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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서

국제어문학부 윤상헌 교수에 대한 징계 논의를 지켜보며 한동대학교 졸업생들은


참담한 심정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합니다.

1. 윤상헌 교수에 대한 징계 논의는 부당합니다.

사립대학   교원의   신분을   엄격히   보장하는   사립학교법   및   교원지위   향상을   위한  


특별법의   내용과   취지상   교원에   대한   징계 사유는   사립학교법   제61조   제1항   각   호의  
사유로   제한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특정   교수들의   주관적인   가치 판단에   의해   징계
논의가   시작되고,   자의적인   징계 사유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는   위   법률의   취지에  
반하는   비상식적   상황이며,   교원에   대한   부당한   처우입니다.   뿐만   아니라   징계의  
사유를   인정하기   위한   판단의   근거는   공정한   방법을   통해   수집된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에   한하여야   함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이번   징계   논의의   발단이   된   일부   학생들의  
강의평가와   학부모의   편지는   편향된   관점에서   쓰여진   주관적이고   부분적인   의견에  
불과함에도,   이러한   제한된   정보만을   근거로   인사위원회를   소집하고   교수에게  
일방적인   사과를   요구한   학교   측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2. 대학은 교수의 자율권을 충분히 보장하여야 합니다.

대학에서의   학문∙사상의   연구와   교수   활동은   초∙중∙고   교육과정과는   확연히   다릅니다.  


지식의   습득만이   목적이   아니라,   자연과   사회의   변화∙발전에   관한   법칙   또는   진리를  
탐구하고   인식해나가는   일련의   과정   자체를   그   목적으로   삼는   곳이   바로  
대학(大學)입니다.   또한   이러한   학문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의   하나로  
인류의   정신적∙사상적   활동의   근간이자   원동력입니다.   특히   교수(敎授)의   자유는  
대학이나   고등교육   기관에   종사하는   교육자가   강의   내용이나   방법   또는   학술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명할   수   있는   특수한   자율권을   의미하므로   학문   활동의   자유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자유에   해당합니다.   그러므로   수업에서   교수   자신이   연구한  
학문적   성과들을   학생에게   가르칠   때는   당해   교수가   선택한   방법과   입장이   충분히  
존중되고   보장되어야만   합니다.   따라서   수업   시간의   자율적   배분을   이유로   수업에  
대한   불충실함을   논하거나   수업의   맥락에서   이루어진   교수의   정치적   견해   표명을  
근거로   징계나   사과를   운운하는   일은   헌법이   보장한   교수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대학  
교육의   토대를   송두리째   뒤흔드는   위험한   행위입니다.  

2011년 2월 6일 졸업생 성명서


3. 특정 교수에 대한 징계를 학습권 보장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없습니다.

교원에   대한   징계는   교원의   인격과   명예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처분으로  


당사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남깁니다.   따라서   징계   절차는   비난의   여지가  
있는   교원에게   제재를   가하여   공동체   내에서   규율과   규범의식을   강화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종적이고   보충적인   수단으로만   활용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된   여러   글에서   징계   논의의   목적이   학생의   수업권과   학습권   보장을   위한   것인   양  
호도하고   있지만,   사실   학생의   수업권과   학습권은   이를   보장하는   다른   시스템을  
활용하여   달성하여야   하는   문제일   뿐   특정   교원을   징계하는   방법으로   이를   달성하려  
해서는   안   됩니다.   학교는   학생을   위한   교육   서비스   제공자로서   이러한   수업권과  
학습권을   확보하는   노력을   항시적으로   하여야   하되,   미비점이   있다면   이를   보완하고  
재정비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야지,   특정   교원을   징계하고   이를  
본보기로   삼아   다른   교수들을   압박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4. 한동대학교는 권력과 자본 앞에서 자유로워야 합니다.

1995년   개교   이래   한동대학교는   다른   학교와   구별되는   특수한   교육   이념을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모든   한동인의   가슴   속에   새겨진   ‘Why   not  
change   the   world?’라는   문구는   한동대학교의   시대적∙역사적   소명과   사명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핵심입니다.   그런데   강의   중에   현   정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학내   사안에  
비판적인   견해를 표명하였다는   것을   빌미로   교수에게   무리한   사과를   요구하는   모습,  
학교의   재정적   후원자들이나   학비를   부담하는   학부모들의   생각에   반하는   수업을  
했다는   이유로   교수에게   비상식적인   제재를   가하는   모습을   보면   지금   한동의  
리더십이   품은   비전에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학생들이   어떻게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겠습니까?   한동대학교는   시대적   상황과   현실적  
문제들을   묵과하지   않으며   사회   앞에   마땅히   해야   할   말을   하고,   해야   할   행동을   하는  
실천력을   겸비한   인재를   양성해야   합니다.   한동대학교의   교육목표는   자본과   권력의  
노예가   되어   복종하는   사람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주체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윤상헌   교수의   징계   논의   이면에   권력과   자본의  
문제가   깔려   있는   게   아니라면,   한동대학교의   리더십이   먼저   나서서   한동대학교의  
교육   이념에   반하는   부당한   논의를   쳘폐해   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이에 아래의 졸업생들은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2011년 2월 6일 졸업생 성명서


1. 윤상헌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를 즉시 중단시켜 주십시오.

1. 이번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하고 윤상헌 교수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한 학교 당국의


책임자들은 윤상헌 교수와 한동 공동체 앞에 사과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주십시오.

1. 한동대학교는 교수의 자율권과 학생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보완∙확충하고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태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 조치를 취해
주십시오.

1. 한동대학교가 단순히 직업교육에만 치중하는 학원이 아니라 참된 대학교육의


장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대학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연구와 표현을 보호하고
존중하여 주십시오.

2011년 2월 6일

* 연서자 리스트는 다음 문서에 첨부합니다.

2011년 2월 6일 졸업생 성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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