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load as pdf or txt
Download as pdf or txt
You are on page 1of 65

꿈을 현실로

재료 과학의 힘!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

복합재료야
놀자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
복합재료야 놀자
복합재료야
놀자
2017년 4월 28일 초판 1쇄 인쇄
2017년 4월 28일 초판 1쇄 발행

저자 재료연구소
발간 재료연구소
주소 (51508) 경상남도 창원시 성산구 창원대로 797
홈페이지 www.kims.re.kr

제작 (주)동아에스앤씨, 과학기술홍보협동조합 통
주소 (04370) 서울시 용산구 청파로 109

ISBN 979-11-954973-4-8 43500

* 본 책의 내용에 대한 무단 전재 및 복제를 금합니다.


** 본 책의 내용을 인용할 시에는 반드시 출처를 표기합니다.
머리말

복합재료의 시대,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다

인류 문명의 발전은 늘 재료와 함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재료는 그 요구되는 분야에서 먼저 시작됐는데, 금속보다 강하면서도 가벼운 복합재료가
시대의 기술과 생활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흔히 현대는 합성수지 고분자와 강화섬유를 통해 개발됐다. 특히 자동차, 항공 분야에서는 복합재료
의 발전으로 ‘플라스틱의 시대’, 정보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실리콘의 시대’라 덕분에 더 가볍고 외부 충격에 강한 자동차와 비행기가 개발돼 획기적인 경량
불렀다. 이제 그 시대를 넘어, 복합재료의 시대가 다가왔다. 우리는 지금도 일 화가 이뤄지고 있다.
상생활에서 끊임없이 복합재료를 접하고 있으며, 생활 전반에서 복합재료로부 또한 복합재료는 ‘고온에서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견딜 수 있는 특성’도 갖고
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있다. 우주개발 분야에서는 초고온에서 버틸 수 있는 복합재료를 사용해 우주
복합재료는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진 소재에서 장점만을 뽑아 또 다른 새로운 특 로 쏘아 올리는 로켓(우주발사체)의 성공적인 발사를 이끌었다. 고순도 및 고온
성을 갖도록 만든 재료를 의미한다. 소재는 성분에 따라 금속, 세라믹, 고분자 열처리가 요구되는 반도체 제조 및 진공 열처리 분야에서 기존 재료의 한계를
소재 등으로 나누어지는데, 이런 소재가 단독으로는 얻을 수 없는 새로운 특성 극복하고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것도 복합재료 덕분이다. 이 외에도 해양
을 가지며 기존의 한계를 상호보완하는 것이 바로 복합재료이다. 플랜트, 스포츠 레저 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는 물론이고 일상용품에 이르기
복합 쇼핑몰을 생각해보자. 복합 쇼핑몰은 하나의 공간에서 영화, 공연, 쇼핑, 까지 곳곳에서 복합재료가 쓰이는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식사처럼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켜 주는 곳이다. 복합재료 또한 <복합재료야 놀자>는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일상 생활에서부터
우리가 흔하게 접하는 철, 플라스틱, 유리 등의 소재를 다양한 제품의 특성에 최첨단 과학기술에까지 적용되는 복합재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누구나 쉽
맞게 결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서로 다른 종류의 소재를 인위적으로 결 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복합재료야 놀자>를 통해 복합재료의 발전과 미
합시켜 더 우월한 성능을 내고자 함이다. 래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되는 구조용 복합재료의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가 2017년 4월
벼우면서도 강하다’는 것이다. 복합재료의 발전은 주로 가볍고 견고한 성질이 재료연구소
목차

머리말 …4 CHAPTER 2 복합재료의 시작

01 복합재료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 32

02 근대적인 개념의 복합재료 … 34

CHAPTER 1 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3 2차 구조 재료에 복합재료 활용 … 36

04 고대 로마 수로에서 철근 콘크리트까지 … 38

01 복합재료란 무엇인가 … 12 05 당구공, 플라스틱 그리고 복합재료 … 40

02 조합과 배열의 복합재료 … 14 06 섬유강화 플라스틱,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 … 43

03 복합재료의 특성, 재료의 이방성과 설계의 유연성 … 16 [읽을거리] 풍력 발전에 스텔스 기술이 필요하다고? … 46

04 보강섬유, 유리섬유에서 아라미드섬유까지 … 20

05 스펙트라 섬유 vs 케블라 섬유 … 24

[실험] 에디슨처럼 대나무를 이용한 전구 만들기 … 28 CHAPTER 3 복합재료의 현재 1

01 섬유강화 복합재료 vs 입자강화 복합재료 … 50

02 고분자 복합재료 … 54

03 금속 복합재료 … 58

04 세라믹 복합재료 … 62

[읽을거리] 내가 바로 대세다! 차세대 소재 탄소나노튜브 … 66


CHAPTER 4 복합재료의 현재 2 CHAPTER 6 재료연구소의 연구 성과

01 우주선과 비행기 속 복합재료 … 70 01 기능복합재료 분야 … 112

02 자동차 속 복합재료 … 74 02 탄소복합재료 분야 … 114

03 스포츠 속 복합재료 … 78 03 복합재료 구조시스템 분야 … 118

04 친환경적인 복합재료 … 82 [읽을거리] 재료연구소 소개 … 122

[읽을거리] 세계 최초의 방탄조끼는 메이드 인 조선! … 86

[화보] 제9회 경남 초등학교 과학상상 그리기 대회 … 124

CHAPTER 5 복합재료의 미래 이미지 출처 … 128

01 복합재료와 미래 … 90

02 차세대 ICT 디바이스 … 92

03 바이오 복합재료 … 95

04 고분자 복합재료 … 98

05 나노복합재료 … 101

06 나노셀룰로오스 보강 복합재료 … 104

[읽을거리] 재료 관련 학과 및 직업군 … 108


CHAPTER 1

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1 복합재료란 무엇인가

02 조합과 배열의 복합재료

03 복합재료의 특성, 재료의 이방성과 설계의 유연성

04 보강섬유, 유리섬유에서 아라미드섬유까지

05 스펙트라 섬유 vs 케블라 섬유

실험 에디슨처럼 대나무를 이용한 전구 만들기


01 장 단단한 물질로 알려졌던 거미줄보다 강도가 5배나 더 강하다.
삿갓조개는 바위에 붙어사는 작은 조개류로 바위 표면의 조류(algae)를 긁어먹
복합재료란
는다. 돌을 이빨로 긁는다니! 이쯤 되면 삿갓조개의 이빨이 무엇으로 만들어
무엇인가
졌는지 궁금해진다. 연구진에 따르면 삿갓조개의 이빨은 사람의 뼈처럼 유기
물질과 무기물질이 결합한 복합재료라고 한다. 즉 철광석의 일종인 침철석과
키틴(chitin)이 복합화해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이 된 셈이다.

자연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 자연 속 복합재료

자연계의 생물체에서 발견된 가장 단단한 물질은 무엇일까? 놀랍게도 영국 포 ‘삿갓조개의 이빨’처럼 자연에는 복합재료 개념의 사례가 많다. 우선 제비집을
츠머스 대학 연구진이 발견한 ‘삿갓조개의 이빨’이다. 그동안 무게에 비해 가 들 수 있다. 모내기철이 다가오면 제비들은 논의 진흙과 지푸라기 등을 모아
집을 만든다. 흙과 지푸라기가 결합해 더 단단한 둥지가 완성되는 것이다. 또
한 대나무와 나무 역시 복합재료의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나무의 길이 방

© pixabay
향은 셀룰로오스라고 부르는 섬유소를 리그닌(lignin)이 에워싸서 단단한 나무
의 세포벽이 형성된다. 인간의 몸도 나무의 세포벽과 비슷하다. 인체는 뼈와
근육이 결합한 구조가 대부분인데, 이것 역시 복합재료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 복합재료는 두 종류 이상의 물질이 결합한 것을 말하지만, 여기
서 설명하고자 하는 복합재료(複合材料, composite materials)의 개념적인 정의는 다음
과 같다. 두 종류 이상의 소재가 합쳐진 것으로, 자연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 아
니라 인공적으로 제조돼야 하며, 각각의 소재가 원래의 물리적·화학적인 상태

삿갓조개. (phase)를 유지하면서 원래의 소재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는 물질을 의미한다.

01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13


02

© shutterstock
조합과 배열의
복합재료

자연적으로 발생한 복합재료 외에도 우리가 오랫동안 사용해온 재료 중에는


어떤 복합재료가 있을까. 주변을 둘러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도로를 포 대나무 배열.

장하는 아스팔트나 건물을 짓는 공사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시멘트도 복합재


료 중 하나이다. 이 외에도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복합재료가 존재한다.

1960년대부터 복합재료를 별개의 분야로 규정하고 연구와 개발에 대한 노력 알루미늄 등의 금속이나, 플라스틱, 세라믹 같은 기지(基址)재와 탄소섬유, 유리
을 기울이면서 복합재료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졌다. 우주·항공·건축 구조 섬유 등의 강화재를 조합하는 방식에 따라 복합재료의 쓰임새는 크게 달라진
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볍고 튼튼한 복합재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다. 금속기지 복합재료의 경우 아직까지는 주로 자동차 부품에 한정돼 있지만,
최근에는 복합재료가 포함되지 않은 물건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섬유 강화 플라스틱의 경우 종류에 따라 생활 잡화에서 항공·우주분야까지 매
우 다양하게 쓰인다.
조합과 배열 원하는 복합재료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조합’을 찾았다면 그 다음에는 ‘배열’
더 우수한 기능을 가진 복합재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합’과 ‘배열’이라는 단 에 신경 써야 한다. 복합재료는 주로 1차원 및 2차원 형상의 강화재가 사용되
어에 주목해 보자. 먼저 ‘조합’이라는 말은 여럿을 한데 모아 한 덩어리로 짠다 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강화재의 배열 각도에 따라 서로 다른 물성을 나타낸
는 뜻이다. 다시 말해 복합재료는 두 가지 이상의 물질을 조합해서 만드는 것 다. 예를 들어 어떤 규칙으로 배열하는지에 따라 강도가 크게 달라진다. 대나
이기 때문에 어떤 물질을 조합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은 크게 차이가 난다. 무를 생각해보면 이해하기가 쉽다.

01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15


03 ‘삼시세끼’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보일러가 설치되지 않은 시골집에서 숙
식을 해결하는 내용인데, 밥이나 난방이 필요하면 출연자들이 직접 땔감을 땐
복합재료의 특성,
다. 잠시 ‘삼시세끼’에 출연하는 주인공이 돼 보자.
재료의 이방성과 설계의 유연성
어느덧 해가 지고 날이 추워져서 나무를 잘라 땔감으로 써야 하는 시간이 됐
다. 도끼로 나무를 잘라 땔감을 만들 때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나무
를 길게 세워서 도끼질을 할 것인가. 나무를 가로로 눕혀서 도끼질을 할 것인
가. 아마 대부분은 나무를 세워서 쪼개는 방법을 택할 것 같다.
도끼질의 방향 이유는 나무는 길이 방향을 따라 결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나무는 결 방
복합재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복합재료의 특성인 ‘재료의 이방성’을 먼저 살 향으로는 쉽게 쪼개지지만 그 반대 방향으로는 쉽게 쪼개지지 않는다.
펴봐야 한다.
재료의 이방성

복합재료도 사용된 강화재의 배열에 따라 나무처럼 이방성을 가지고 있다. 이

© shutterstock
방성(異方性)은 말 그대로 물체의 물리적 성질이 방향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뜻
한다. ‘조합’과 ‘배열’이라는 키워드로 복합재료를 이해하고 있다면 ‘재료의 이
방성’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대나무 묶음처럼 방향에 따라 균일하지 않은
물리적 성질을 갖고 있는 것을 이방성이라고 한다.
이방성과 반대되는 성질을 등방성(等方性)이라 한다. 철과 같은 금속재료들이 대
표적으로 등방성을 띠는 물질이다. 어떤 방향이든 금속재료의 강도는 비슷하
다. 그렇기 때문에 금속판을 자를 때 필요한 힘은 방향과는 상관이 없다.

나무를 자를 때 도끼질은 어느 방향으로 해야 할까.

01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17


설계의 유연성 섬유 플라스틱, 아라미드섬유 플라

© shutterstock

© pixabay
‘재료의 이방성’만큼 중요한 복합재 스틱, 하이브리드섬유 플라스틱 등
료의 특성은 바로 ‘설계의 유연성’ 으로 나뉜다. 값이 싼 유리 섬유 플
이다. ‘설계의 유연성’을 이해하기 라스틱의 경우 욕조나 물탱크 등을
위해서는 흙담이나 제비집을 생각 만드는 데 주로 사용되지만, 탄소섬
하면 쉽다. 유의 경우 항공·우주 분야의 필수
시골에 가면 볏짚을 넣고 진흙을 바 진흙에 볏짚을 섞어 만든 흙담. 다양한 종류의 스파게티 면. 적인 재료로 쓰인다.
른 흙담을 쉽게 볼 수 있다. 여기서 이는 우리가 만드는 음식에도 비유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운 생활을 엿볼 수 있다. 진흙을 볏짚과 섞어 담을 쌓으 할 수 있다. 같은 이름의 요리를 만든다고 해도 요리사가 어떤 재료를 얼마만
면 단순히 진흙으로만 쌓은 담보다 튼튼하다. 대나무가 많이 나는 지역에서는 큼 넣느냐에 따라 그 맛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스파게티’를 만들기 위해
대나무를 넣고 흙을 발라 담을 만들었고, 돌이 많은 지역에서는 돌을 끼워 넣 장을 본다고 상상해 보자. 면의 종류와 굵기에 따라, 거기에 넣는 재료가 해산
으며 담을 쌓았다. 흙담을 더 단단하게 할 수 있는 재료라면 어떤 것이든 상관 물인지, 육류인지, 야채인지에 따라서 우리가 느끼는 맛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
없었다. 에 어떤 재료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원하는 맛을 내기 위해서 한 가지
제비집 역시 비슷하다. 모내기철이 되면 제비는 둥지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재료만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또한 요리책에 나와 있는 레시피(recipe)를 그대
풀이나 지푸라기 등을 물어와 진흙에 결합하곤 한다. 로 따라 할 필요도 없다.
이렇듯 복합재료는 결합하는 재료를 자유롭게 선택해 조합할 수 있는 ‘설계의 ‘설계의 유연성’이라는 특징 덕분에 복합재료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 우수한
유연성’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성질을 갖고 있는 다수의 재료를 찾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
이다. 우수한 재료가 많이 개발되는 만큼 새롭게 조합돼 탄생하는 복합재료의
팔방미인 섬유강화플라스틱 종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섬유강화플라스틱(Fiber Reinforced Plastics, FRP)을 예로 들
어 살펴보자. 섬유강화 플라스틱은 강화재료에 따라 유리섬유 플라스틱, 탄소

018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19


04 으로 건설현장에서 흔히 사용하는

© shutterstock
철근 콘크리트 건축 기법 중 하나
보강섬유,
이다. 이는 건축물의 강도를 높이
유리섬유에서 아라미드섬유까지
기 위한 방법인데, 복합재료의 개
념으로 비유하면 철근 콘크리트는
‘보강섬유로 강화한 복합재료’로

유리섬유. 이해할 수 있다.


철근과 콘크리트는 친구 사이 철근 콘크리트에서 철근에 해당하
건물이나 아파트를 짓는 공사장에 가보면 콘크리트 사이에 철근이 삐죽하게 는 것이 보강섬유이고, 철근을 둘러싼 콘크리트가 복합재료의 기지(基址), 다시
올라온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철근을 뼈대 삼고 주변을 콘크리트로 채운 것 말해 바탕이 되는 재료라고 할 수 있다.
철근의 굵기, 크기, 형태와 종류에 따라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의 강도와 쓰임
새가 달라지는 것처럼 보강섬유의 종류에 따라 복합재료의 강도와 쓰임새는

© shutterstock
달라진다. 흔히 사용하는 보강섬유에는 유리섬유, 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 고
분자섬유 등이 있다.

가볍고 튼튼한 유리섬유

유리섬유는 말 그대로 유리를 섬유처럼 가늘게 뽑은 것을 말한다. 아주 오래전


부터 장식 등에 쓰였던 유리섬유는 1960년대에 들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
작했다. 유리섬유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고온에 견디며 불에 타지 않고,
흡수성이 없고 부식하지 않으며 강도가 강하다. 또 가공이 쉽고 단열성이 뛰어

철근 콘크리트는 철근으로 보강한 콘크리트이다. 나서 40여 년간 석면의 대용품으로 많이 쓰여 왔다. 이러한 장점은 복합재료

02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21


를 만들 때도 고스란히 녹아 들어간다. 복합재료의 바탕이 되는 플라스틱을 액 돼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 shutterstock
체로 만들어 유리섬유와 결합하는 방식으로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이 만들어 윤한식 박사팀이 1984년 미국, 네
진다.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은 가벼우면서도 튼튼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덜란드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서 쓰이고 있다. 유리섬유 역시 이방성을 갖고 있다. 여러 겹의 유리섬유를 겹 아라미드섬유를 개발했다. 이때 분
칠 때 어느 각도로 붙이느냐에 따라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의 특성은 크게 차 자성장배행법을 적용해 순수화학
이가 난다. 보강섬유가 적용된 방탄조끼와 방탄헬멧. 적으로 섬유를 제조하는 기술은 국
내외 특허를 받았다. 이렇게 제조된
새처럼 가볍게 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의 경우 강철보다 높은 강도와 300℃에서도 견디는 내열성이 장
복합재료를 만들 때 유리섬유만큼이나 많이 쓰이는 보강섬유 재료가 탄소섬유 점으로 꼽힌다.
이다. 탄소섬유는 발명왕 에디슨이 ‘대나무 섬유’를 탄화해 전구의 필라멘트로 실제로 5mm 정도 굵기의 아라미드섬유로 자동차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한
사용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탄소섬유는 셀룰로오스, 아크릴섬유, 비닐론, 피 다. 또 힘을 아무리 가해도 늘어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아라미드섬유를 보강
치(pitch) 등의 원재료를 진공·고온에서 태워 탄소만 남겨 섬유 형태로 만든다. 섬유로 사용한 아라미드섬유강화플라스틱은 특수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경찰
복합재료의 바탕이 되는 플라스틱과 함께 결합하면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이 이나 군인에게 꼭 필요한 방탄조끼나 방탄헬멧 등의 군수 물자는 물론 건축용
된다. 보강재로 쓰이는 탄소섬유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철보다 밀 시멘트의 보강물질로 인기가 높다.
도가 낮다. 이 때문에 경량화가 필요할 때 많이 사용된다. 또 강도가 높고 열팽 최근에는 유리섬유, 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 등의 섬유끼리 결합한 보강섬유
창률이 낮다. 덕분에 항공·우주 산업의 소재로 수요가 많지만, 가격 면에서는 도 많이 개발되고 있다. 각각의 섬유들이 갖고 있는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보다는 비싼 편이다.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탄소섬유와 유리섬유를 결합하거나 탄소
섬유와 아라미드섬유를 결합한다.
재료의 활용도를 높이는 보강섬유 다양한 보강섬유의 개발로 복합재료의 활용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복합재
유리섬유나 탄소섬유 외에 아라미드섬유도 보강섬유로 유명하다. 아라미드섬 료는 보강섬유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므로 용도에 맞게 최적의 특성을 살린 보
유는 열에 강하고 튼튼한 방향족 고리를 결합하는 고분자 폴리아미드로 형성 강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02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23


05 이다. 김연아 선수와 아사다 마오 선수와의 관계에서 알 수 있듯이 때로는 라
이벌의 존재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스펙트라 섬유 vs
복합재료에도 세기의 라이벌로 부를 수 있는 섬유가 있다. 바로 스펙트라 섬유
케블라 섬유
와 케블라 섬유다.

세상을 바꾼 발명품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케블라 섬유는 세상을 바꾼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힐


세기의 라이벌 만큼 1965년 화려하게 등장했다. 케블라 섬유는 미국 듀폰사의 상품명으로 2
“아사다 마오 선수가 있었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 개의 방향족 고리가 아미드 결합(amide bond, 화학식 -NHCO-)으로 이어진 구조를 갖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김연아 선수가 했던 말 는 아라미드섬유이다. 강도가 좋고 열에 강해 ‘고강력’ 섬유라고도 불린다.
케블라 섬유는 밀도가 유리섬유의 절반 정도라서 가볍고 강도가 강철보다 5배
나 강력하다. 듀폰사에 입사한 미국의 화학자 스테파니 크월렉(Stephanie Kwolek)

© shutterstock
이 개발한 케블라 섬유는 초기에는 자동차 브레이크의 마찰재, 자동차 타이어,

© wikimedia

© wikimedia
김연아 선수. 케블라 섬유. 케블라 섬유의 분자 구조.

02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25


타이밍 벨트 등에 많이 쓰였다. 고무와 결합하기 쉽고 가볍기 때문이다.

© shutterstock
또한 케블라 섬유는 잘 안 찢어지는 성질이 있어서 방탄복이나 방탄 모자는 물
론 날카로운 전기톱 등을 다루는 작업복, 작업장갑 등의 원료로 폭넓게 사용됐
다. 최근에는 광섬유 케이블, 우주복이나 우주선의 표면 등에 쓰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가벼운 섬유

케블라 섬유보다 늦게 등장한 스펙트라 섬유는 1980년대 중반 개발됐다. 스펙


트라 섬유는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가벼운 섬유’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스펙트라 섬유의 원료는 겔 방사 공정(gel spinning)을 통해 만들어진 초고분자 폴
리에틸렌(polyethylene)이다. 겔 방사 공정은 섬유의 강도를 높이기 위한 방식 중
의 하나인데, 이 공정을 거친 스펙트라 섬유는 외부의 힘이나 환경 변화에도 미국의 예술가 자넷 에힐만이 스펙트라 섬유로 만든 그물 형태의 예술 작품. 2015년 10월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시그널 페스티벌’에 전시됐다.
변형되지 않고 오래 견디는 폴리에틸렌의 장점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다. 그렇
기 때문에 물에 뜰 만큼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나며 자외선이나 화학약품에 강
하다. 따로 또 같이

스펙트라 섬유는 케블라 섬유보다는 40%가량, 강철보다는 10배나 강도가 높 스펙트라 섬유와 케블라 섬유는 각각의 장점이 있지만, 방탄섬유 소재로 사용
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쓰인다. 방탄복의 재료로 사용될 뿐 아니라 군사 작 되는 공통점도 있다. 섬유로 만든 조끼가 총알을 막는 원리는 그물 원리와 비
전에 필수적인 장갑차와 군용기에도 사용된다. 방탄 및 방호의 성능은 케블라 슷하다. 스펙트라 섬유나 케블라 섬유로 만든 조끼에 총알이 명중해도 그물처
섬유와 비슷하지만 무게가 가볍기 때문에 기동성을 높일 수 있다. 럼 얽힌 실로 인해 총알이 걸려 관통하지 못한다니, 매우 놀랍다.
최근 이탈리아, 호주, 미국 등의 군대에 스펙트라 섬유로 만들어진 방탄 헬멧 ‘케블라 섬유’의 개발은 ‘스펙트라 섬유’ 개발의 출발점이 됐지만 현재는 다양
이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스펙트라 섬유는 굴곡 강도가 높기 때문에 낚 한 분야에서 각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비슷하지만 다른 두 섬유의 라이벌전
싯줄, 선박의 돛 등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02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1•복합재료와 친해지기 027


에디슨이 만든 전구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대나무는 전기가 통하지 않는 부도체이다. 그렇지만
실험
대나무를 탄화하면 탄소섬유가 만들어지는데, 이때 물질의 성질이 부도체에서 도체로 바뀌게 된
다. 에디슨은 이 원리를 이용해 탄소섬유 필라멘트를 만들 수 있었다. 대나무를 탄화해 탄소섬유
를 만들었던 에디슨의 발명 원리를 이용해 전구를 만들어 보자.

에디슨처럼 대나무를 이용한 전구 만들기

© shutterstock
준비물
가늘고 긴 대나무 조각, 알루미늄 포일, 전원공급장치, 진공병, 집게 전선, 주사기

실험순서

1. 대나무 조각을 알루미늄 포일로 10회 정도 감싸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한 뒤 가열한다.


처음 가열하면 메탄과 같은 기체가 발생되는데, 기체 발생이 멈춘 뒤에도 3분가량 더 가열한다.

2. 알루미늄 포일을 열어 탄화된 대나무 섬유를 전선과 연결한다.


3. 주사기를 이용해 ‘진공병’ 안의 공기를 빼내서 진공상태로 만든다.
4. 전원을 공급하면 에디슨 전구에 불이 켜진다.

© 신세기 사이언스
발명왕 에디슨.

강하고 가볍게, 뜨거운 열에도 거뜬히! 우주항공·자동차 산업은 물론 스포츠·레저 산업의 재료


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섬유강화복합재료의 특징이다. 복합재료 강화재로 혜성처럼 등장한 탄소
섬유를 최초로 만든 사람은 바로 ‘발명왕 에디슨’이다. 오래가는 전구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던
에디슨은 수만 번의 실험 끝에 탄소섬유를 발명해 냈다. 탄소섬유로 만든 필라멘트 덕분에 전구 에디슨 전구 실험 키트. 사진에서는 탄화된 대나무 섬유 대신 샤프심이나 크롬선을 이용한다.

는 쉽게 꺼지지 않고 오랜 시간 빛을 밝힐 수 있었다.
CHAPTER 2

복합재료의
시작 01 복합재료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02 근대적인 개념의 복합재료

03 2차 구조 재료에 복합재료 활용

04 고대 로마 수로에서 철근 콘크리트까지

05 당구공, 플라스틱 그리고 복합재료

06 섬유강화플라스틱,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

읽을거리 풍력 발전에 스텔스 기술이 필요하다고?


01 키는 방법으로 벽돌을 만들고 있다.

© shutterstock
그런데 흙으로만 벽돌을 만들면 문
복합재료의 기원은
제가 생긴다. 흙은 건조되면서 수축
고대 이집트
하는 성질이 있어 흙으로만 만든 벽
돌은 균열이 생기기 쉽기 때문이다.
흙의 이런 성질을 보완하기 위해 사

흙벽돌. 용된 재료가 바로 짚이다. 고대 이


인류는 언제부터 복합재료를 사용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고대 이집트에 집트인들도 벽돌을 만들 때 짚을 넣
서 찾을 수 있다. 기원전 15세기 이집트 무덤에 그려진 그림을 살펴보면 흙으 었다고 알려져 있다. 어쩌면 고대 이집트인들이 만들었던, 짚으로 보강된 벽돌
로 벽돌을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노예들이 흙으로 모양을 빚어 햇볕에 건조시 이 복합재료의 기원인지도 모른다.
벽돌은 우리 전통가옥 ‘흙벽돌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황토

© wikimedia
를 짚과 섞어 반죽한 뒤 나무틀에 넣어 찍어내는 방식으로 흙벽돌을 만들었
다.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이 단점이지만, 흙벽돌로 지은 집
은 냉난방 효율이 좋고 흙벽이 스스로 습도를 조절해 실내가 쾌적하다는 장점
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은 고온다습하고 겨울은 한랭건조한 특성이 있
기 때문이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흙벽돌집은 많이 사라졌지만, 최근 흙벽돌
을 대량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흙벽돌집의 장점이 재조명받고 있다.

기원전 15세기경 건설된 레크미르의 무덤에는 벽돌을 만드는 벽화 그림이 발견된다.

03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2•복합재료의 시작 033


02 1960년대 들어서는 유리섬유보다 특성이 우수한 탄소섬유가 개발됐다. 미국
듀폰사가 개발한 ‘케블라 섬유’를 시작으로 복합재료의 발전은 속도를 더한다.
근대적인 개념의
보강섬유인 탄소섬유가 플라스틱뿐만 아니라 금속이나 세라믹과도 결합하면
복합재료
서 새로운 복합재료가 탄생했다. 고강성·고강도를 가진 고성능 섬유들인 붕소
(boron)섬유, 알루미나섬유, 탄화규소(silicon carbide)섬유 등이 개발돼 복합재료에
사용됐다.

196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의 경제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복합재료 성형 기술이


이집트의 벽돌이나 우리나라의 흙벽돌집처럼 두 종류 이상의 소재를 복합화한 발전하고 다양화되면서 복합재료의 수요는 더욱 확대된다. 이때 개발된 복합
재료를 넓은 의미에서는 모두 ‘복합재료’라고 하지만, 지금 흔히 사용하고 있 재료들은 항공·우주, 자동차, 철도차량, 선박, 방위산업 제품, 스포츠 용품 및
는 근대적인 의미의 복합재료는 1940년대부터 시작됐다. 1940년대 초 유리섬 건설 자재에 이르기까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현재 복합재료는 거의 모든
유강화플라스틱이 등장했다. 유리섬유강화 산업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에 유리섬유가 결합한

© shutterstock
복합재료이다.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컵을 자세히 보면 무
늬들이 보이는데, 유리를 섬유처럼 가늘게
뽑아 만들었기 때문이다. 유리섬유강화플라
스틱은 단열성이 뛰어나고 녹슬지 않는 데
다가 가공이 쉬워서 많이 사용된다. 또한 유
리컵을 떨어뜨렸을 때 유리는 깨지지만, 유
리섬유강화플라스틱 컵은 떨어뜨려도 깨지
지 않는다.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컵.

03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2•복합재료의 시작 035


03 대비 5%씩 감산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을 ‘1차 석유파동’이라고 하는데, 이 결
정으로 전 세계는 ‘에너지 위기’를 맞았다.
2차 구조 재료에
그로부터 3년 뒤 1978년 ‘2차 석유파동’이 시작됐다. 2차 석유파동으로 경제
복합재료 활용
성장률은 낮아지고 소비자 물가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친 것이다.

1970년대 두 차례에 걸친 석유파동은 전 세계적으로 ‘자원 및 에너지 절약’이


라는 목표를 갖게 만들었다. 자동차 회사에서는 자동차의 연비를 향상하기 위

1973년 10월 16일, 석유수출국기구(OPEC)회의에 참석한 6개 회원국들은 원유 해 차량의 무게를 줄이는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했고, 항공·우주 분야에서도
고시 가격을 17%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에는 이스라엘이 아랍 점령지 강도가 높으면서 가벼운 소재의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역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이 권리를 되찾을 때까지 매월 원유생산을 전월 이때부터 경량화와 고성능·고기능화가 특색인 복합재료는 큰 각광을 받는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발된 최첨단 복합재료 제조기법 덕에 탄소결합 복합재

© shutterstock
료, 세라믹 복합재료, 금속 복합재료 등이 다양하게 사용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항공기를 살펴보면 항공기의 동체 및 날개처럼 골격에 해당하는 주
구조물과, 승강타, 방향타, 보조 날개처럼 항공기의 운동 방향과 비행 자세를
제어하는 조종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항공기 주 구조물은 1차 구조라고 하
며, 조종면 등은 2차 구조라 한다. 경량화를 통해 연비를 높이고자 조종면 등
의 2차 구조물에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적용하고 있다.
복합재료는 전투기나 헬기 등 방위산업 제품에 주로 쓰였지만, 1970년대 이후
부터는 항공·우주 산업은 물론 스포츠·레저 용품에서도 2차 구조 재료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복합재료는 2차 구조 재료를 넘어 1차 구조 재료로 활용하

석유 굴착 장치로 땅을 파고 뚫어 석유를 채취하고 있다. 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다.

03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2•복합재료의 시작 037


04 건축자재로 가장 많이 쓰는 재료 중 하나인

© shutterstock
콘크리트는 고대 로마인들이 발명했다. 물
고대 로마 수로에서
론 현재의 콘크리트보다는 수분 함량이 많
철근 콘크리트까지
고 다져진 정도가 덜해 내구성은 약하지만,
로마인들이 사용한 콘크리트 덕분에 지금도
세계 곳곳에 남아 있는 고대 로마의 유적을
볼 수 있다.
유럽의 일부 지역에서는 고대 로마의 수로가 아직도 사용되고 있다. 약 2000 로마 시대의 콘크리트는 돌에 석회와 화산회
년 전에 지어진 로마시대의 건축물이 아직도 견고하다니! 그 비결이 몹시 궁 토를 섞어 혼합했는데, 지금 사용하는 콘크
금해진다. 비밀은 바로 콘크리트이다. 철근 콘크리트. 리트의 원리와 같다. 현대의 콘크리트는 시
멘트와 골재를 섞어 복합재료이다.

© wikimedia
콘크리트 자체도 우수한 성능의 복합재료이지만, 더 견고한 건축물을 짓고자
하는 열망은 철근콘크리트 복합재료의 개발로 이어졌다. 철근 콘크리트 복합
재료는 우수한 성질 덕분에 현재 대부분의 건설 현장에서 많이 사용된다.
콘크리트는 압축강도가 높지만 인장강도가 낮아 균열이 쉽게 일어나는 반면,
철근은 인장강도가 높지만 철근 자체로는 압축에 간단히 구부러지고 쉽게 녹
슨다. 그래서 콘크리트 속에 철근을 넣어 건축물을 짓게 되면 철근의 높은 인
장강도가 콘크리트를 보강하고 철근 역시 콘크리트 속에 묻혀 있기 때문에 쉽
게 구부러지거나 부식되지 않는다. 철근 콘크리트 복합재료는 철근과 콘크리
트 각각의 소재가 가진 특성을 유지하면서 좀 더 우수한 성능을 갖춘 덕분에

프랑스 남부에 남아 있는 로마 시대 수로 ‘퐁 뒤 가르’. 내구성, 내진성, 내화성이 높아 각종 구조물에 널리 쓰이고 있다.

038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2•복합재료의 시작 039


05 날 우리의 후손들은 지금을 무슨 시대라고 할까? 어쩌면 플라스틱 시대라고
부를지도 모른다.
당구공,
20세기를 주도한 재료 중 하나인 플라스틱을 살펴보자. 플라스틱의 역사는 19
플라스틱 그리고 복합재료
세기 독일의 화학자 크리스티안 쇤바인(Christian Friedrich Schönbein)으로부터 출발
한다. 스위스 바젤대학 교수였던 쇤바인은 폭발성이 높고 탄성이 큰 질산섬유
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때 개발된 복합재료 물질은 광범위하게 사
용되지는 못했다.
선사시대 역사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으로 구분된다. 당시를 살 당구 경기 속에도 플라스틱의 역사가 숨어 있다. 당구는 당구대 위에 있는 적
았던 인류가 무기와 도구를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에 따라 시대를 구분한 것 색과 백색의 공을 큐(긴 막대)로 쳐서 점수를 내는 레저 스포츠로, 무려 기원전
이다. 돌로 만든 도구를 사용했던 시대를 석기시대라고 칭하는 것처럼, 먼 훗 400년경 그리스에서부터 시작됐다. 현대적인 당구는 19세기 초부터 유행했는

© shutterstock

© shutterstock

© shutterstock
당구 게임에 플라스틱의 역사가 숨어 있다. 합성수지로 만든 당구공. 한때 당구공의 재료였던 코끼리 상아.

04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2•복합재료의 시작 041


데, 당시에 당구공은 아프리카 코끼리
06

© shutterstock
의 상아를 깎아 만들었다. 상아로 만든
섬유강화 플라스틱,
당구공은 값이 비싸고, 많은 코끼리의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
희생을 불러왔기 때문에 상아를 대체
할 물질을 찾기 위한 연구가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1868년 천연수지 플라스 플라스틱은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재활용하는
것이 좋다.
틱 ‘셀룰로이드’가 처음 등장했다. 천
연수지 플라스틱의 개발이 성공한 뒤 합성수지 플라스틱 개발에도 속도가 붙 강도가 약하거나 내열성이 떨어지는 플라스틱의 결점을 보강하고자 개발된 복
었다. 합재료가 바로 ‘섬유강화 플라스틱(Fiber Reinforced Plastics, FRP)’이다. 오늘날 복합
합성수지 플라스틱은 1930년대부터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대표적인 재료라고 부르는 것들은 대부분 FRP로, 여기에 어떤 보강섬유를 결합하느냐
것이 폴리에틸렌이다. 폴리에틸렌 플라스틱은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NASA
물건을 살 때 담아주는 포장용 비닐봉지, 음료수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병, 전
선을 감싼 피복재 등이 모두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졌다.
그런데 상용화된 플라스틱에는 몇 가지 약점이 있었다. 바로 열에 약해 높은 온
도에서 사용할 수 없고 충격에 쉽게 깨진다는 점이었다. 플라스틱의 이런 단점
을 보완하기 위해 플라스틱 복합재료의 연구가 시작됐다. 먼저 유리섬유와 페
놀수지를 결합한 플라스틱 복합재료가 만들어졌는데, 이 또한 플라스틱 성형
시 고압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제였다. 초창기 플라스틱 복합재료는 고압 상태
에서 유리섬유의 파손이 심해 복합재료의 완성도가 원래 재료보다 그다지 나아
지지 않았기 때문에, 실용화되지 못했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이 이루어졌고, 이것이 오늘날의 복합재료를 개발하는 밑거름이 됐다. 최초로 FRP가 적용된 비행기 ‘페어차일드 F-46’. 1937년 5월 12일에 처녀비행을 했다.

04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2•복합재료의 시작 043


고 공정이 비교적 간단해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이다. 이후 탄소섬유가 개발돼

© shutterstock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탄소섬유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1980년
대 후반에는 탄소섬유의 소비량이 약 200톤에 달했다. 탄소섬유로 강화한 플
라스틱은 고성능 복합재료의 핵심으로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높으며 탄성률이
높아 항공·우주 분야에 꼭 필요하다.
철보다 강하고 알루미늄보다 가벼운 ‘꿈의 소재’라고 불리는 ‘탄소섬유강화 플
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 CFRP)’은 오늘날 다양한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
다. 영화나 소설을 보면 지구 밖 행성에 건설된 우주 기지에서 살아가는 사람
들의 모습이 종종 등장한다.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 미

우주기지 상상도. 가볍고 강한 CFRP가 중요하게 쓰일 것이다. 국항공우주국(NASA)은 오래전부터 우주기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주·항공 산업에서 사용되는 CFRP는 우주선과 인공위성의 안테나나 레이더,
에 따라서 이름이 달라진다. 충전 전지 등에 적용되지만, 우주기지를 건설하게 되면 CFRP에 대한 의존도

FRP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개발됐다고 알려져 있다. 전쟁에 필요한 낙하산 는 더욱 커진다. 지구와 우주를 오가는 스페이스 셔틀의 경우 적재능력의 한계
과 밧줄부터 수송 작전에 필요한 글라이더까지 모두 FRP로 만들기 시작했는 가 존재해 같은 성능을 갖고 있다면 가벼울수록 활용도가 높아진다.
데, 연합군은 전쟁에 이기기 위해 더 강하고 더 가벼운 복합소재의 연구에 박 우주산업 분야뿐 아니라 항공기나 자동차 산업에서도 CFRP는 매우 중요한 역
차를 가했다. 할을 한다. CFRP가 항공기나 자동차를 경량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열쇠이기
전쟁의 산물로 개발이 시작됐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복합소재의 발 때문이다.
전은 눈에 띄는 성과로 나타났다. 전쟁을 겪으면서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고 그러나 ‘복합재료’를 향한 연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미 개발된 CFRP보다
세계의 문화 유적을 비롯한 많은 시설이 파괴됐지만, 의약과 화학 등의 분야는 인장강도와 탄성률을 높이고 무게를 줄인 새로운 복합재료를 만들기 위해 지
전쟁 후에 비약적인 발전을 거뒀다고 하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금도 연구진들은 노력하고 있다.
보강섬유로 처음 개발된 것은 유리섬유이다. 유리섬유는 FRP 중에서 값이 싸

04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2•복합재료의 시작 045


읽을거리

풍력 발전에 스텔스 기술이 필요하다고?

© 재료연구소

© 재료연구소
© shutterstock
재료연구소에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복합소재로 만든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의 레이더 신호 흡수 능력을
특수 시트. 알아보기 위해 실험하고 있다. 왼쪽의 구조물이 스텔스
복합재 블레이드의 일부.

그런데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 풍력 발전에도 한 가지 문제가 있다. 풍력 발전기가 레이


더에 전파 간섭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즉 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빠르게 돌 때 레이더는 풍력 발
전기를 항공기나 전투기 등으로 오인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국 곳곳에 군부대가 있고 군
사 작전도 수시로 열리기 때문에 풍력 발전기 설치에 제약이 많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스텔스(stealth) 복합재료’이다. 스텔스 기술은 적군
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도록 신호를 은폐하는 기술로 걸프전을 통해 유명해졌다. 스텔스 기술을
풍력 발전기 블레이드에 적용하면, 레이더가 흡수되거나 상쇄돼 레이더 간섭 문제를 해결할 수

풍력 발전기.
있다.
재료연구소 김진봉 박사 연구팀은 전기적 특성을 갖는 탄소나노소재로 특수 시트를 제작한 뒤
블레이드 표면에 씌워 레이더 신호를 흡수해 열로 바뀌도록 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트는 두께
바람의 힘으로 전기를 만드는 풍력 발전은 태양열 발전과 더불어 대표적인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꼽 0.21~0.22㎜, 밀도 1.6g/㎤의 얇고 가벼운 복합소재로 만들었는데, 실험 결과 이 시트가 적용
힌다. 바람이 불면 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회전하는데, 이때 생긴 회전력으로 전기 생산이 가능하다. 된 블레이드는 레이더의 99% 이상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트는 경량화가 요구되는
풍력 발전기의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다. 화석연료 대체효과가 크고, 산간지역이나 해안지역뿐 군사기술 분야는 물론 컴퓨터, TV, 냉장고 등의 전자파 차단이나 각종 전자기기의 소음 방지에
아니라 낙도 등에도 설치가 가능하며, 관광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응용할 수 있다.
CHAPTER 3

복합재료의 현재 1
- 복합재료의 특징 01 섬유강화 복합재료 vs 입자강화 복합재료

02 고분자 복합재료

03 금속 복합재료

04 세라믹 복합재료

읽을거리 내가 바로 대세다! 차세대 소재 탄소나노튜브


01 무너지는 등의 피해를 TV나 뉴스를 통해 접할 수 있었다. 또 언제 예고 없이
일어날지도 모를 지진, 과연 우리 집은 안전할까.
섬유강화 복합재료 vs
복합재료가 재해 안전 대비책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
입자강화 복합재료
제 지진 같은 재해에서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복합재료가 주목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난양기술대에서는 기존 콘크리트에 고분자 초미세 합성섬유를 더
해 부서지지 않고 유연성이 있는 복합재료를 개발했다. ‘콘플렉스페이브
복합재료의 시대, 재료의 한계를 뛰어넘다 (ConFlexPave)’라 불리는 이 재료는 구부러지는 콘크리트로, 기존 콘크리트에 인

2016년 9월 경상남도 경주에서는 국내 관측 사상 역대 최강 규모인 5.8의 지 성이 높은 고분자 섬유를 보강해 내구성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이 재료
진이 발생했다. 그 당시 지진의 여파로 일부 건물에 균열이 생기거나 천장이 는 강한 힘에도 부서지지 않고 구부러지므로 지진 같은 재해 발생 시에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콘플렉스페이브는 장기적인 안전성과 내구성이 확

© shutterstock
인된다면 내진 건물, 교량, 도로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합재료는 다른 성질을 가진 두 개 이상의 원소재가 결합한 것이다. 각 소재
의 성질은 유지되면서 합쳐진 재료의 특성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
다. 복합재료는 새로운 소재 개발로 산업 전반에서 응용 영역을 넓혀가고 있
다. 오늘날은 복합재료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각 소재 분야
의 경계가 허물어져 모든 제품들이 ‘복합재료’라는 범주에 속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입자강화 복합재료

지진으로 부서진 도로. 복합재료는 보통 모재료에 섬유나 입자, 휘스커(whisker, 바늘 모양의 미세한 입자) 등

05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51


다양한 형태의 보강재를 집어넣는다. 이 보

© shutterstock

© shutterstock
강재에 따라 복합재료를 구분할 수 있다.
길을 지나다니며 흔히 볼 수 있는 건물 벽
이나 시멘트로 만든 콘크리트 도로는 입자
형태의 재료가 보강된 ‘입자강화 복합재료
(particulate composite)’를 활용한 사례이다. 콘크
리트는 시멘트 외에도 모래와 자갈 등이 촘
촘히 박혀 있다. 아주 큰 입자들이 기지(모재, 콘크리트 계단.

母財) 상에 가득 차 있는 모양으로 생각할 수


있다. 모재료인 시멘트 안에 보강재료인 모래, 자갈을 섞어 딱딱하고 견고한
계단이나 건물을 만들 수 있다. 탄소섬유복합재.

섬유강화 복합재료

‘섬유강화 복합재료(fibrous composite)’는 다양한 길이의 섬유 형태를 보강재로 사 의 보강재는 입자 형태보다 강화효과가 더 뛰어나다. 섬유는 일정한 길이를 갖
용하는 것이다. 섬유들은 방향성을 갖거나 불규칙하게 배열된다. 어떤 소재에, 고 있어, 잘 부서지는 성질을 가진 재료와 합쳐졌을 때도 그 재료에 큰 결함이
또 어떻게 배열되는지에 따라 다양한 성질을 가질 수 있다. 주로 강화섬유는 생길 확률을 낮추기 때문이다.
탄소섬유, 유리섬유, 세라믹섬유, 금속섬유 등이 사용되며, 대체로 무게에 비
해 상대적으로 높은 강도와 강성을 갖는 특징이 있다.
현재까지 섬유강화 복합재료는 재료 무대의 주역으로 등장해 왔다. 높은 강도
와 강성을 갖는 다양한 섬유들이 개발되면서, 복합재료는 이 섬유들을 활용해
좀 더 가볍고 강한 경량 구조재를 개발하려는 데 집중됐다. 일반적으로 섬유상

05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53


02 년간 금속, 목재, 세라믹 등의 재료를 플라스틱으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끊임
없이 이어져 왔다. 가공하기 편하고 생산성과 원가절감 측면에서 장점이 있기
고분자
때문이다. 플라스틱의 이런 장점이 다른 재료와 만나 날개를 달았다!
복합재료
2011년 11월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홍콩으로 출발하는 ‘꿈의 항공기’ 보잉 787
드림라이너가 첫 이륙을 시작했다. 보잉 787에는 기존의 알루미늄을 상당 부분
대체해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 CFRP)이 50%나 사용됐
다. 비행기 동체가 CFRP로 통째 제작되어 무게가 가벼워져 연료도 절감된다.
만들기 쉽고 가벼운 플라스틱 비행기를 탈 때 기압 때문에 귀가 멍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CFRP 같은 탄소
오늘날 플라스틱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학용품, 용기, 의자, 장난감 섬유 복합재는 잘 부식되지 않고 강도와 내구성이 좋아, 비행기 객실 안의 환
처럼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없는 게 없을 것만 같다. 지난 수십 경을 개선할 수 있다. 고강도의 CFRP를 사용하면 객실 안에서 높은 기압을 유
지할 수 있어 귀가 편안해진다. 이젠 장기간의 비행 중에도 목의 칼칼함, 피부

© shutterstock
의 건조함 등이 줄어들 것이다.

꿰어야 보배, 고분자 복합재료

고분자가 기능성 섬유와 만나 가벼우면서 강하고 성형하기도 쉬운, 더 많은 장


점을 가진 복합재료로 거듭났다.

© shutterstock
고분자를 기지재로 하는 복합재
료를 고분자 복합재료(Polymer Matrix

Composite, PMC)라 부른다.

플라스틱, 일명 고분자(polymer)는
고분자는 분자 단위 단량체가 구슬처럼 사슬로 이어진
보잉 787 드림라이너. 것이다. 사진은 구슬 목걸이. poly(많은, 복수의 뜻)와 mer(부분, 단위라는

05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55


뜻)의 합성어로, ‘많은 단위’라는 의미의 거대한 분자를 뜻한다. 마치 실에 꿰어

© shutterstock

© shutterstock
진 수천 개의 구슬처럼 분자 단위 단량체(monomer, 단위체)가 사슬로 길게 이어져
거대한 중합체(polymer)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강하다

고분자 복합재료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비행기의 동체로 쓰일 만큼 ‘가벼우면 가볍고 강한 골프클럽을 제작하기 위해 섬유강화 역기를 어떤 소재로 만들면 손가락으로 들어 올릴 만큼
플라스틱을 사용한다. 가벼울까.
서도 강한’ 특성은 상대적으로 모순되는 성질인 것 같다. 보통 가벼운 것은 약
하지 않은가.
플라스틱에 섬유강화재를 혼합해 만든 고분자 복합재료는 고분자 단독 소재와 틱의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상생활에 많이 사용된다. 보기에 투명한 유리컵
그 특성을 비교하면 강도와 강성이 수십에서 수백 배가 높아진다. 고분자 기지 같았는데, 던져 보니 깨지지 않았다면, 유리와 플라스틱이 만난 유리섬유강화
재료의 강도를 1이라 할 때 유리섬유와 탄소섬유는 각각 25, 40이며, 강성, 즉 플라스틱으로 만든 컵일 가능성이 높다. 유리섬유는 강도가 높고 열에 강하며
외부의 힘에 변형하지 않으려는 저항능력은 유리섬유가 고분자 기지재료의 20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된 섬유로, 처음 복합재료의 역사를 함께 시작한 장본인
배, 탄소섬유는 70배 이상이다. 이처럼 고기능 섬유는 강철보다 가벼우면서도, 이다. 그러나 유리섬유는 폐기와 재활용이 어렵다는 환경적인 문제 때문에 천
강철만큼 뛰어난 강도를 갖는다. 연섬유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더욱이 가벼운 플라스틱과 조합되는 섬유강화 플라스틱은 무게에 비해 상대적 탄소섬유강화 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s, CFRP)은 고성능 복합재료의
으로 강한 이상적인 재료가 된다. 이는 구조재로 응용돼 획기적인 경량화를 불 핵심으로 항공우주 분야에 필수적인 구조재료이다. 탄소섬유는 초고온의 극한
러왔다. 현재 섬유강화 고분자 복합재료는 우주·항공 산업뿐 아니라 골프채, 환경과 액체, 가스에 의한 부식이 쉬운 환경에서 내열재로서 우수하다. 또 무
테니스 라켓과 같은 레포츠용품까지 두루 이용되고 있다. 게가 금속보다 가볍고 강성과 강도가 아주 뛰어나다.
섬유강화 플라스틱에는 다양한 섬유가 강화재로 사용된다. 유리섬유, 탄소섬
유, 아라미드섬유가 대표적이다.
그중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s, GFRP)은 섬유강화 플라스

05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57


03 은 철기 제조기술 덕분이다. 인류의 역사는 새로운 금속 가공기술을 익히고 더
강한 금속을 얻음으로써 생활을 크게 변모시켜 왔다. 오늘날 주변의 흔한 금속
금속
은 이제 다른 물질과 만나 성질이 향상된 금속 복합재료로 개발되고 있다.
복합재료

단단하면서도 쉽게 변형된다

금속은 딱딱하면서도 변형하기 쉬운 성질을 갖고 있다. 예컨대 고무는 변형되


기 쉽고 힘을 가하면 잘 늘어난다. 그에 비해 세라믹은 매우 단단해 거의 변형
금속의 사용은 재료 측면에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나무나 돌밖에 없었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물질은 단단할수록 금이 가면서 순간적으로 깨지는
던 시절, 금속 도구를 사용하면서 세상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역사를 돌이켜 성질이 있다. 가장 단단하다고 알려져 있는 다이아몬드도 어느 각도에서 충격
보면 인류가 청동기시대에서 철기시대로 진입하는 데 가장 큰 계기가 됐던 것 을 가하면 순간적으로 깨어질 수 있다. 이렇게 늘어나기 쉬운 정도와 단단함은
일반적으로 상반되는 성질이다. 그러나 금속은 단단하면서도 쉽게 변형될 수

© shutterstock
있으며 심지어 잘 깨지지도 않는다.
금속의 특성을 강화재로 보완해 성질을 향상시킨 것을 금속 복합재료(Metal Matrix
Composite, MMC)라 한다. 금속 기지에 주로 세라믹, 섬유 등을 보강해 만든다.

특히 섬유강화합금(Fiber Reinforced

Metal, FRM)은 금속 기지재에 가볍고

© shutterstock
강한 강화섬유를 포함시켜 금속기
지만으로는 얻을 수 없는 우수한 기
계적 성질을 가진다. 상온과 고온에
서 단단하고 가벼운 특성을 가지는
금반지. 금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순수한
금속 가공 중 하나인 단조 과정. 금속이다. 경량형 금속복합재료와, 1000℃ 이

058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59


개발 초기에 주로 항공우주 산업과 군사용 목적으로 연구됐다면, 최근에는 자

© shutterstock
동차, 스포츠레저 산업 등으로 그 응용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자동차의 경량
화 면에서 일부 부품이 응용되기도 한다.
금속 복합재료는 설계한 그대로 성질을 나타내는 점이 뛰어나 여러 가지 조합
에 따라 사용 용도의 폭이 넓다.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의 활용이 기대되는 재
료이다.

금속복합재료는 자전거 프레임과 부품 등에도 사용된다.

상의 고온에서도 그 특성을 유지하는 고온형 금속복합재료를 개발하는 방향으


로 연구돼 왔다.

초고온에서도 단단하고 가볍다

섬유강화합금이 발전한 것은 고분자 복합재료가 채워주지 못하는 성능의 필요


성 때문이다. 보통 고분자 복합재료는 실내 온도에서부터 약 200℃까지는 특
성을 유지하지만, 그 이상의 고온에서는 사용하기가 힘들었다. 초고온에서도
가볍고 단단한 섬유강화합금은 주로 우주산업과 방위산업에 많이 사용됐다.

06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61


04

© shutterstock
세라믹
복합재료

세라믹은 기원전 2500년 전 인류 최초의 세라믹 토기가 발견될 정도로 아주 오


랜 역사를 갖고 있다. 우리 조상들이 모래와 흙에서 빚기 시작한 도자기를 비
롯해 유리, 시멘트, 벽돌 등 전통 세라믹
부터 현대의 첨단 세라믹까지 일상생활

© shutterstock
세라믹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파괴되는 성질(취성)을 갖고 있다.

과 산업 전반에서 아주 중요한 소재다.

비금속 무기재료, 세라믹 믹이다. 금속에 비해 열에 강하고 각종 화학물질에 부식되지 않으며, 강도가
세라믹은 무엇일까. 사실 어디까지를 세 높고 잘 마모되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단점은 작은 결함에
라믹으로 규정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범 도 매우 취약하다는 것인데, 표면의 작은 긁힘, 흠집이나 내부의 미세 결함에
위가 넓다. 세라믹은 열을 가해 만든 비 의해 깨지거나 부서지는 경향이 있다. 즉 제조 중이나 사용 중에 발생하는 열
금속 무기재료(無機材料)이다. 구성 성분은 충격이나 손상에 매우 민감하다.
금속 원소와 산소, 탄소 등의 비금속 원 세라믹 복합재료(Ceramic Matrix Composite, CMC)는 낮은 밀도와 매우 높은 온도에서
소다. 산화알루미늄(Al O ), 탄화규소(SiC)
2 3 도 견딜 수 있는 세라믹의 중요한 특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작은 충격에도 파괴
흙으로 빚어 고온에서 구워낸 도자기. 현재에는
와 같은 금속의 산화물, 탄화물이 세라 첨단 세라믹으로 개발돼 각광받고 있다. 될 수 있는 세라믹의 취약점을 보강해 개발된다. 세라믹 기지(基址) 복합재료로

06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63


서 관심을 끄는 것은 실리콘, 알루미늄, 티타늄, 지르코늄 등의 산화물, 질화물 우주선은 세라믹 복합재로 만들어져 100회 정도 재사용이 가능하다. 이 외에
과 탄화물 같은 비교적 새로운 세라믹들이다. 도 고온의 가스터빈 연소실, 터빈 블레이드 등의 부품에 세라믹이 사용된다.

극한 환경에서 견고하다 ‘글로벌 사랑꾼’ 세라믹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 발사체인 나로호가 하늘로 세라믹 복합재료는 각 나라마다 분야별로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미국은 우
날아올라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로켓이 날아가기 위해 로켓엔진에서 엄청난 주왕복선 발사와 재귀환에 필요한 초고온 소재 및 내열소재로 세라믹 복합재
열이 발생한다. 그 열을 버티기 위해서 로켓엔진 연소기 내에는 세라믹 코팅을 료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유럽은 전투기 및 극초음속 항공기용 소재로서 세라
이용한 기술이 적용된다. 믹 복합재료의 개발을 추진했다. 일본은 에너지효율과 열효율을 향상시키는
또한 우주선이 지구 대기권을 진입할 때 생기는 마찰열을 견디기 위해 세라믹 에너지 소재의 관점에서 세라믹 가스 터빈을 개발했다.
복합재료가 사용된다. 만약 알루미늄 합금으로 우주선을 만들었다면 대기권을
진입하기도 전에 녹아내렸을지도 모른다. 최근 개발되는 우주왕복선과 같은
© shutterstock

© shutterstock

우주왕복선은 세라믹 복합재로 항공기 엔진에도 세라믹 복합재료가 사용된다.


만들어져 재사용이 가능하다.

06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3•복합재료의 현재 1 065


읽을거리

© shutterstock

© shutterstock
내가 바로 대세다! 차세대 소재 탄소나노튜브

© shutterstock
탄소나노튜브 구조. 반도체 소재는 점점 소형화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 CNT)는 육각형 벌집구조로 결합한 탄소 원자가 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단위 지름의 원통 모양을 이루는 물질이다. 탄소 원자 평면이 말린 튜브 모양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
CNT는 가히 차세대 소재이자 꿈의 소재라 할 만한 물리화학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인장 강도는
강철의 100배이며, 탄력성도 좋아 60° 정도 구부려도 원래 상태로 되돌아간다. 탄소의 배열 방식
에 따라 금속처럼 전기가 잘 통하기도 하고, 전기가 조금만 통하는 반도체 성질을 갖기도 한다.
현재 CNT는 소재의 강도를 높이거나 전기를 잘 통하게 하는 역할로 활용되고 있다. CNT를 활
용한 복합재료로는 수천m 상공을 나는 비행기의 날개가 얼어붙는 것을 방지하거나 가볍고 더
단단한 고기능성 스포츠용품을 만드는 식으로 우주·항공, 자동차, 스포츠 산업에서 적용되고
우주엘리베이터의 상상도. 있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CNT를 이용해 초강력 방탄복을 만들었는데, 보통 총알 속도보다
2배 이상 빠른 초속 2000m로 날아오는 총알도 막아내는 강도를 보였다 한다.
CNT는 우수한 전기적·열적 특성 덕분에 실리콘을 대체할 반도체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반
지구와 우주를 다니는 우주엘리베이터를 건설한다? SF에나 있을 법한 일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 도체 기술이 점점 소형화돼 가는 흐름에서 CNT는 앞으로 실리콘의 한계를 해결할 차세대 소재
다. 꿈과 같은 이 계획은 일본건설업체가 2050년까지 정지 위성과 지상을 연결해 실제로 승강기 로서 기대된다. CNT로 반도체 칩을 만들면, 테라(1조)바이트 수준의 집적도가 가능해진다.
를 건설한다는 내용이다. 수만km 상공에 떠 있는 우주정거장과 지상기지를 오르내리려면 엄청 반도체 소자를 비롯해 의료용 나노 센서, 생체 물질과의 결합 등에 CNT를 활용하려는 다양한 시
난 무게와 압력을 견뎌야 하는데, 그 유일한 소재로 탄소나노튜브를 꼽는다. 탄소나노튜브가 없 도가 이뤄지고 있다. 강도가 우수하고 열전도성과 전기전도성이 높은 CNT는 소재 활용 영역이
었다면 계획을 세우는것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무궁무진하다.
CHAPTER 4

복합재료의 현재 2
- 생활 속 복합재료 01 우주선과 비행기 속 복합재료

02 자동차 속 복합재료

03 스포츠 속 복합재료

04 친환경적인 복합재료

읽을거리 세계 최초의 방탄조끼는 메이드 인 조선!


01 극한 환경에도 버티는 우주선

우주 개발의 경우, 우주선이나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로 진입시키기 위해 추진


우주선과 비행기 속
로켓(우주 발사체)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우주 발사체
복합재료
의 발사 성공확률은 30%도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발사에 성공하기 위해 고
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많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바로 무게다.
우주선이 우주 궤도에 진입하면 외부 온도가 -100℃에서부터 150℃ 이상으로
“한 사람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That’s one small 변하는데, 우주선의 재료는 이런 온도 변화를 버틸 수 있을 만큼 내열성이 높
step for man, one giant leap for mankind)” 으면서도 가벼워야 한다. 이런 조건 때문에 로켓이나 우주선을 이루는 구조물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이 인류 의 40% 이상이 복합재료로 만들어지고 있다.

© shutterstock
최초로 달에 첫발을 디디며 한 말이다.
당시 미국은 우주 개발을 선점하기 위해 비행체에서 복합재료의 활약 눈부셔

러시아와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아폴로 우주 발사체뿐 아니라 최첨단 전투기에서도 복합재료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11호의 달 착륙으로 러시아를 앞질러 나 하고 있다.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자 미국, 영국, 프랑스 등 34개
가게 됐다. 국 군인들로 구성된 다국적군이 이라크를 상대로 싸웠다. 보통 걸프전이라고
그러나 지금은 미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하는 이 전쟁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줬던 F-117 전투기는 복합재료의 특징
세계 여러 나라들이 우주 개발에 노력을 을 잘 보여준다.
기울이고 있다. 우주 개발을 하는 이유 F-117 전투기는 ‘레이더에 보이지 않는 검은 폭격기’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는 안보나 군사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경 그 이유는 바로 스텔스 기술 때문이다. 스텔스(stealth) 기술은 항공기나 유도탄
제적인 이유도 크다. 달 표면에 서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을 제작할 때, 레이더 전파를 흡수하는 자재(복합재료)를 사용해 항공기나 미
우주인. 미국의 닐 암스트롱이 1969년 인류
최초로 달에 첫발을 디뎠다. 사일이 적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도록 하는 최첨단 군사과학기술이다. 복합

07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71


재료로 구현한 스텔스 기술이 적용

© shutterstock

© shutterstock

© wikimedia
된 전투기 덕에 다국적군은 이라크
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에 이미
동체 전부가 복합재료로 이뤄진 쌍
발 비행기가 만들어졌다. 전투기에 F-117 스텔스기.

복합재료가 많이 사용되는 것은 레
이더 탐지를 막을 수도 있지만, 복합재료가 고속 비행 시 공력가열(비행체 표면 근 라이트 형제가 제작한 비행기. 1903년 12월 17일 인류 최초로 동력 1910년 라이트 형제가 만든 17번 엔진.
비행에 성공했다.
처에서 공기의 마찰, 압축에 의해 기체 표면이 가열되고 표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을 견딜 수 있는 고

내열 소재이기 때문이다. 실제 미 공군의 고등전술 전투기 같은 군용 항공기는


구조물 무게의 반 이상이 복합재료로 사용된다. 동체 전체가 일체형 복합재료 라이트 형제는 비행기 발명가로 유명하다. 그들이 만든 비행기를 살펴보면 기
로 제작된 항공기의 경우 연료 1L당 5km를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 체는 나무와 천을 이용해 만들었지만 가장 무거운 엔진을 감싼 케이스는 알루
다. 전체 무게에서 복합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연료 효율은 높아 미늄이었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만들 당시에도 모든 재료의 선택 기준이
지기 때문에 향후 활용 가능성이 높다. 무게였음을 보여준다. 현재에도 고강도이면서 가벼운 복합재료를 향한 연구는
그 외에도 민간항공기나 헬리콥터 분야에서도 복합재료의 활약은 눈부시다.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복합재료로 항공기를 만들 경우 생산 공정과 부품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미
국 보잉사의 실험 결과를 보면, 무려 1만 개가 넘는 금속 부품으로 구성된 헬
리콥터를 복합재료로 만들어서 90% 이상의 연결용 부품을 줄일 수 있었다. 부
품 수가 줄면 조립하기 위한 노력도 줄어든다. 또한 항공기는 표면이 매끄럽지
않을 경우 공기의 흐름을 교란하게 돼 연료 소모가 많아 비경제적이지만, 복합
재료를 사용해 일체형으로 만들면 경제성도 높일 수 있다.

07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73


02

© shutterstock
자동차 속
복합재료

바퀴의 진화

세상을 바꾼 인류의 발명품은 아주 많다. 그중에서도 바퀴의 발명은 인류 진화 자동차조립용 컨베이어벨트.

속도를 더해준 시발점이라고 불릴 만큼 의미 있는 일이다. ‘바퀴에서부터 우주


선까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니까.
고고학자들의 발굴에 의하면, 바퀴는 고대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에서 17세기 중반에 증기기관이 실용화되면서 인류 최초의 증기자동차가 만들어졌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바퀴는 수차, 톱니바퀴, 물레바퀴에서부터 마차, 다. 그러나 초기의 자동차는 속도가 느리고 가격이 비싸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자전거, 자동차까지 매우 화려한 변천사를 겪어 왔다. 오늘날 가장 흔한 교통 지금의 자동차 개념은 1910년대에 이르러 생겨났다. 1913년 포드 자동차 회사
수단이 된 자동차 역시 바퀴의 진화를 통해 탄생한 것이다. 는 컨베이어벨트로 연결된 조립라인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컨베이어벨트 조립
라인이 들어서면서 자동차는 대량생산·대중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 shutterstock
우리나라에 처음 자동차가 도입된 것은 고종 즉위 40주년을 맞은 1903년이다.
주한 미국공사 알렌이 자동차를 들여왔지만 말이나 전차 등의 교통수단을 대
체할 여건은 되지 못했다. 광복과 6.25전쟁 이후, 국내 자동차 산업은 1975년
포니 생산을 계기로 급속하게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현재 한국은 세계 5대 자

바퀴의 진화. 왼쪽부터 돌바퀴, 고대나무바퀴, 살(spoke)로 연결된 바퀴, 철제바퀴, 현대식 합금바퀴. 동차 강국의 하나가 됐다.

07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75


자동차 부품, 복합재료로 다 바꿔

© shutterstock
자동차 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자동차 재료도 변화돼 왔다. 자동차 차체는 안정
성, 편리성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을 뿐 아니라 안전이나 연비와도 매우 중요하게
연관돼 있다. 차체를 견고하게 만들어 안전성을 높이고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
기 위해서는 어떤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 답은 바로 복합재료에 있다.
현재 자동차 차체는 강판, 주철 등 철강 재료와 알루미늄, 구리 등의 비철재료
가 많이 사용되고 있지만, 차체 강도를 높이고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 철강 재
료의 사용 비율은 점점 낮아지는 실정이다. 또 복합재료는 가볍고 녹슬지 않으
며 충격에 강하고 형상을 자유롭게 성형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서, 자 자동차 프레임. 점차 복합재료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동차의 외장 부품에 적절한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차체뿐 아니라 하중을 전달받는 부품에도 복합재료는 많이 사용되고 있다. 복
합재료는 기존 금속재에 비해 무게는 40%가량 가벼울 뿐 아니라 강도가 높고 에서 복합재료로 바뀌고 있다. 연료 탱크를 알루미늄으로 만들면 사고 시 쉽게
내피로성(힘이 반복적으로 가해질 때 잘 견디는 성질)이 우수하다고 평가 받는다. 파열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더운 여름 햇빛에 방치된 자동차는 외부
엔진부품에 복합재료를 사용하기 위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엔진 로부터 흡수된 열에 의해 연료가 팽창하거나 증발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외부
부품 중 하나인 실린더 블록은 주로 열에 의한 이런 문제를 막을 뿐 아니라 주유 중 증발가스 방출을 막아 연료를

© wikimedia
알루미늄을 사용하는데, 이것을 복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연료 탱크에도 복합재료 사용이 늘고 있다. 또한 복
합재료로 대체하는 시도를 하고 있 합재료는 기존 알루미늄보다 미세성형이 가능하고 부식이 생기지 않는다.
다. 복합재료가 엔진에 사용될 경우 이 외에도 스프링이나 창 등을 복합재료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다.
무게가 가벼워질 뿐 아니라 소음이 닛산, 포드, GM 등의 자동차 제조사에서 복합재료 스프링을 설계해 적용하고
줄어들고 충격에 잘 견디다. 있고, 창의 무거운 유리를 복합재료로 대체해 단열, 흐림 방지 등의 효과를 높
연료 탱크의 주재료 역시 알루미늄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 포니. 이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07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77


03 강도와 낮은 밀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잘 찢어지지 않고 가벼운 특징이 있다.
이 장점 덕에 스포츠화나 텐트, 등산복에도 많이 쓰인다.
스포츠 속
유명 테니스 대회에서 세계적 선수들이 펼치는 경기를 보면, 선수가 힘차게 때
복합재료
린 공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강한 서브를 넣을 때도 공의 속도가 빠르지만, 힘
이 실린 테니스공은 상대 선수의 라켓에서 튕겨져 나온 뒤 가속력을 얻는다.
건너편에서 날아온 테니스공이 라켓에 부딪힐 때의 속도는 무려 시속 228km
에 달한다.
테니스공 시속 228km의 비결 이쯤 되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받아칠 수 있을 만큼 단단한 라켓의
항공기나 우주선, 자동차뿐만 아니라 스포츠용품에도 다양한 복합재료가 사용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테니스 라켓은 유리섬유와 탄소섬유 등의 복합
되고 있다. 방탄복 소재로도 많이 쓰이는 케블라 섬유는 강철보다 5배나 높은 재료로 만들어졌다. 유리섬유와 탄소섬유 복합재료는 가볍고 튼튼하기 때문에
휘어짐과 뒤틀림 없이 견고하면서 무게가 가벼워 라켓의 재질로 손색이 없다.

© shutterstock
경주용 요트에서 골프채까지 복합재료의 무한 변신

바다를 가르며 빠르게 내달리는 경주용 요트는 보통의 요트보다 길고 높으며


바람과 파도를 이길 수 있을 만큼

© shutterstock
튼튼해야 한다. 비결은 역시 복합재
료이다.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에
접착성이 강한 레진(resin)을 붙이는
라미네이션(lamination) 공법으로 만든
경주용 보트는 가벼울 뿐 아니라 강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라파엘 나달이 공을 힘차게 때리고 있다. 경주용 요트에도 복합재료가 중요하게 쓰인다. 도가 매우 강하며 내식성도 좋다.

078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79


© shutterstock

© shutterstock

© shutterstock
설원을 가르는 스키 선수. 장대높이뛰기. 복합재료로 만든 장대가 등장하면서
선수들의 기록이 향상됐다.

복합재료는 새하얀 눈밭을 가르는 스키 용품에도 많이 사용된다. 겨울 스포츠의 스팅어 샷을 날리는 타이거 우즈.

꽃이라고 불리는 스키는 유연성과 강도가 매우 중요하다. 스키는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으로 만들면 강도를 높일 수 있는 동시에 두께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
과거에 장애물을 넘기 위해 사용되던 장대는 19세기에 스포츠에 도입됐다. 바 서 붙여진 이름이다. 타이거 우즈가 사용하는 골프채 역시 복합재료로 만들어
로 장대높이뛰기다. 장대(pole)를 쥐고 도움닫기를 한 뒤, 장대에 몸을 실으며 진다. 우수한 성능의 골프채 샤프트(shaft)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테니스 라켓처
공중으로 뛰어올라 바(bar)를 넘는 경기로 뛰어넘은 높이를 겨룬다. 초창기 장 럼 비틀림에 강하고 무게 분포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까닭으로 대부
대의 재질은 대나무였다. 대나무가 쓰이던 1910년대에는 선수들이 4m 정도를 분의 골프채 샤프트는 초경량, 고강도 탄소섬유 복합재료로 만들어진다. 요즈
넘을 수 있었는데, 1980년대 탄소섬유와 유리섬유가 결합한 장대가 등장하면 음에는 샤프트뿐 아니라 골프채 헤드(head)에도 가볍고 튼튼한 복합재료가 사
서 선수들의 기록은 크게 향상됐다. 최고기록은 무려 6.14m에 이르렀다. 인간 용된다.
의 한계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경기인 장대높이뛰기의 기록이 복합재료의 발달 골프 외에도 탄소섬유 복합재료가 쓰이는 스포츠 종목은 많다. 변형의 회복성
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니 매우 놀랍다. 이 좋아야 하는 양궁이나 낚싯대의 주재료 역시 복합재료이다. 경주용 자전거
미국의 유명한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의 샷은 ‘스팅어 샷’이라는 별칭으로 도 복합재료로 만들어지는데, 경주용 자전거의 프레임은 단단하면서도 가벼워
불린다. 높은 고도로 빠르고 강하게 날아가는 모양이 지대공 미사일 같다고 해 야 하기 때문에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많이 사용한다.

08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81


04 아쉬운 점이 있다. 바로 폐기·재활용 문제이다.
자원은 사용한 뒤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금속류나 종이, 유리 등
친환경적인
은 비교적 재활용도가 높지만 복합재료의 경우 재활용하기 쉽지 않다. 재활용
복합재료
할 수 없다면 폐기해야 하지만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을 예로 들어보자.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을 연소하면
유리섬유는 연소되지 않고 소각로 벽면에 달라붙는다. 또 여러 가지 약품을 이
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경우도 있다. 바닷가에 섬유강화
환경을 생각하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선박들이 수명을 다해 방치돼 있는 모습도 종종 눈에
인류의 역사에서 ‘재료’는 시대를 움직이는 중심에 있다. ‘복합재료’의 발명으 띈다.
로 과학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완전하게 보이는 복합재료에도 복합재료의 응용분야가 더욱 많아지면서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복합재료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계속 이용될 것이기 때문에 재활용 방

© shutterstock
법을 찾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뿐 아니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다행히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가 최근 들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유
럽 등에서는 복합재료를 재활용하는 공정을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국의 리사이클링(recycling) 전문회사인 밀드카본(Milled Carbon Ltd.)이 재활용 공
정을 개발했는데, 밀드카본이 개발한 재활용 공정에 보잉이나 에어버스 같은
회사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하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자 - 친환경 삼륜차

복합재료를 재활용하는 기술도 물론 필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재

소각로에서 유리섬유강화 플라스틱을 연소하면, 유리섬유는 타지 않고 유독가스를 배출하기도 한다. 자체를 친환경적인 재료로 바꾸는 일이다. 친환경적인 복합재료에 대한 연구

08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83


© 재료연구소

© shutterstock
재료연구소에서 아바카 섬유강화 복합재료로 만든 삼륜차. 삼륜차는 필리핀의 대중교통이다. 필리핀의 고유 식물인 아바카에서 뽑은 섬유를 말리고 있다.

성과는 이미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친환경적인 복합재료 연구를 선도하고 있 유강화 복합재료는 삼륜차 지붕 및 외장 소재로 쓰일 수 있었다. 친환경 소재
는 곳이 바로 경남 창원에 위치한 재료연구소(KIMS)이다. 일 뿐 아니라 필리핀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아바카 섬유강
재료연구소는 필리핀 산업기술개발연구소(ITDI)와 공동연구로 친환경 차량 지 화 복합재료의 개발은 매우 의미가 있다.
붕 소재를 개발해 필리핀의 대중교통이라고 불리는 삼륜차에 적용하는 데 성 마닐라 시장은 “아바카는 바나나와 유사하지만 열매가 없어 그동안 경시돼 왔
공했다. 이 삼륜차의 재료는 놀랍게도 아바카(abaca)라는 마닐라삼이다. 아바카 는데, 아바카에서 추출한 섬유로 훌륭한 친환경 소재를 만들어 놀랍다”고 말
를 이용한 ‘아바카 섬유강화 복합재료’는 앞으로 필리핀에 있는 약 350만 대의 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친환경 소재가 결합된 복합재료가 만들어져서 사업성
삼륜차에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과 환경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리핀의 고유 식물인 아바카는 부둣가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밧줄의 주재료
로 가볍고 탄성과 마찰강도가 우수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한지 제조에 필요한
닥나무의 대용 원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아바카 섬유강화 복합재료는 가볍
고 충격에 강하며 열전도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 덕에 아바카 섬

08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4•복합재료의 현재 2 085


읽을거리

세계 최초의 방탄조끼는 메이드 인 조선!


© 국립중앙박물관

© 국립중앙박물관
병인양요를 겪은 흥선대원군은 서양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서양 총탄
을 막아낼 방탄조끼 ‘면제배갑’은 병인양요를 겪으며 탄생했다. 면제배갑은 면 13겹을 겹쳐서 단
단히 꿰맨 것인데, 실제로 총알이 면제배갑을 뚫지 못했다고 한다. 이 면제배갑은 신미양요 때
실전에 적용되면서 그 성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조선의 방탄조끼인 면제배갑은 면을 13겹이나 포개 놓았기 때문에 여름에 입기에는 너무
더웠다. 실제 신미양요는 6월에 일어났기 때문에 병사들의 고충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컸다. 더구
나 면제배갑은 면섬유의 특징을 고스란히 갖고 있었으므로, 불에 잘 타고 물을 잘 흡수해 불이
붙거나 비가 오면 매우 위험해졌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면제배갑의 가치는 매우 높게 평가된다. 왜냐하면 면제배갑이 총탄을
막는 원리가 현대의 방탄복의 원리와 같기 때문이다. 케블라 섬유나 아라미드 섬유처럼 현대에
개발된 복합재료들을 살펴보면 섬유끼리 강하게 결합한 형태를 띤다. 매우 강력한 결합력은 총
탄의 운동 에너지를 흡수해 총탄을 잡아두게 된다. 13겹의 면 헝겊을 겹친 면제배갑도 이와 같은
형식으로 총탄을 막는다.

면제배갑의 앞모습. 면제배갑의 뒷모습. 최근에는 방탄복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기본 섬유 위에 다양한 물
질을 섞는 방법으로 섬유의 성질 대신 젤리처럼 말랑말랑한 성질을 가진 방탄복이나 강한 결합
구조를 갖는 탄소나노튜브로 만든 방탄복도 개발됐다.
방탄복이라고 하면 대부분은 미국 듀폰사에서 1972년에 개발한 케블라 섬유를 떠올린다. 같은 무기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방탄복의 성능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언젠가는 ‘모순(矛盾)’
무게의 강철보다 5배나 질긴 케블라 섬유는 방탄복에 흔히 쓰이는데, 총알은 질긴 실 사이에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창과 방패처럼 가장 강한 무기와 가장 강한 방탄복이 동시에 등장할지도 모
물처럼 걸려 뚫고 지나가지 못한다. 이런 원리를 이용해 세계 최초의 방탄복을 만든 나라가 있 르겠다.
다. 바로 조선이다!
CHAPTER 5

복합재료의
미래 01 복합소재와 미래

02 차세대 ICT 디바이스

03 바이오 복합재료

04 고분자 복합재료

05 나노복합재료

06 나노셀룰로오스 보강 복합재료

읽을거리 재료 관련 학과 및 직업군
01

© shutterstock
복합소재와
미래

4차 산업혁명의 개념도. 4차 산업혁명이란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재하는 것일까. 이들은 놀라운 첨단과학기술과 결합된 엄청난 힘을 보여주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증강현실, 빅데이터, 로봇, 사물인터넷…. 최근 가장 많 데, 대부분이 가상의 슈퍼소재를 이용하지만 모두 소재기술과 관련돼 있다는
이 볼 수 있는 단어들이다. 영화 속에서만 보던 것들이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걸 알 수 있다. 앞으로 소재기술이 계속 발달한다면 인류는 상상 그 너머의 세
현실이 되고 있다. SF영화가 더 이상 공상(fantasy)이 아니게 될 날이 머지않은 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것 같다. 소재 가운데서도 특히 복합재료는 앞으로 펼쳐질 4차 산업혁명과 미래기술의
활강기능이 있는 망토를 두른 배트맨, 다양한 기능을 가진 파워 슈트를 입은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1차 산업혁명은 증기기관을 통한 기계적 혁명이었고,
아이언맨, 절대로 깨지지 않는 방패를 가진 캡틴아메리카, 주먹에서 삼지창이 2차 산업혁명은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의 시작이었고, 3차 산업혁명은 컴퓨
솟아나는 울버린 등. SF영화에서 봤던 많은 슈퍼히어로들은 영화 속에서만 존 터를 통한 자동화 생산시스템의 탄생이었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은? 정보
통신기술(ICT)의 융합을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
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즉 로봇이나 AI를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 shutterstock
사물을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산업상의 변화
를 뜻한다. 한마디로 기계와 제품이 지능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함
께 제품의 성능이나 기능적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소재의 혁명은 더욱 중요하
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에너지문제, 환경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새로운 소재

영화 속에 등장하는 슈퍼 히어로들. 왼쪽부터 배트맨, 아이언맨, 울버린, 캡틴 아메리카. 를 찾기 위한 첨단 복합소재의 연구개발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09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091


02 해질 것이다.

1992년 모토로라의 마이크로택Ⅱ 출시 이후로 휴대전화는 우리 삶의 많은 부


차세대
분을 변화시켰고, 2007년 최초의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스마트폰 열풍이 이어
ICT 디바이스
져 왔다. 어느새 우리 삶의 일부가 된 모바일 기기는 더 가볍고 더 얇고 더 오
래가고 더 많은 기능을 갖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편리
함 속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전자파 간섭 문제와 발열 문제이
다. 특히 폭이 좁아진 공간에서 복잡한 전자파 간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적외선이 나오는 잠옷을 입고 숙면한 뒤, 아침에 일어나면 사물인터넷(IoT)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박막화된 복합소재가 필수적으로 사용돼야만 한다.
시스템이 자동으로 집 안 불빛과 온도를 조절하며 냉장고의 식재료를 파악해 웨어러블(wearable, 착용) 디바이스는 현재 밴드형과 시계형이 주를 이루지만, 향
오늘 저녁 메뉴를 알려준다. 스마트 속옷은 내 심전도를 측정해 건강관리를 해 후 몸에 직접 착용하거나 붙이는 형태로 발전할 전망이다. 이 중 대표적인 예
주고, 자율주행자동차에 올라타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여유롭게 음악을 듣거 로 스마트 의류를 들 수 있다. 스마트 의류란 전도성 특수소재 및 초소형 집적
나 밀린 일을 처리한다. SF영화 회로를 이용한 고기능·고성능 의류로, 착용자의 심박 수, 체온 등을 감지해 헬
에나 나올 법한 일들이 그리 머

© shutterstock
스케어부터 멀티미디어, 위치기반서비스 등의 서비스가 가능한 것을 말한다.
지않은 미래로 다가왔다. 이 모 이와 관련해 재료연구소에서는 별도의 전원공급과 충전이 필요 없고, 휴대가
두가 소재기술과 정보통신기술
(ICT)이 융합된 결과이다.

© shutterstock

© 재료연구소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의
중심 키워드는 ICT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세대 ICT 디
바이스가 주목받는 가운데, 여
스마트폰에서는 발열 문제뿐 아니라 전자파 간섭 재료연구소에서 개발한 초박막 전자파 차폐필름
기에서 복합소재의 역할이 중요 사물인터넷 시스템이 적용된 상상도.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복합소재.

09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093


03

© shutterstock
© 재료연구소
바이오
복합재료
텍스타일 기반의 플렉서블 FET형
광센서.

최근 SNS에서 바다 거북이의 코에 깊게 박힌 플라스틱 빨대를 꺼내는 영상이

미래의 웨어러블 장치는 단순히 시계형이 아니라 의복형으로도 착용이 가능할 것이다. 널리 공유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영상을 본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언제나처럼 테이크아웃 컵에 빨대를 꽂아

편리하며, 의복형 착용이 가능한 웨어러블 스마트 텍스타일 기반의 에너지 저

© shutterstock
장 소자 및 센서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ICT 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스마트카는 경량화, 전기충전, 자율주행기술이


복합된 형태인데, 이 중에서 경량화를 실현시킬 이상적인 소재가 바로 탄소섬
유강화플라스틱(CFRP)이다. 탄소섬유복합재료는 고강도이면서 경량이란 특성
이외에도 장점이 많다. 즉 다양한 성형과 가공이 가능하고, 철과 달리 스크래
치에 의한 부식도 거의 없다. 앞으로 30, 40년 후에는 모든 일반자동차에 자율
주행시스템이 확산될 전망이라고 하니, 우리도 배트맨이 타던 배트카 같은 스
마트카를 탈 날이 머지않은 모양이다.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는 바이오폴리머.

09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095


음료를 마셨을 것이다. 우리가 마시는 컵이나 물통, 집 냉장고에 가득한 반찬 천정 등 자동차 내부 대부분을 구성

© Biome Bioplastics
통, 각종 음료수와 소스가 담겨 있는 병, 배달음식의 포장용기, 화장품 용기처 하는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을 것
럼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플라스틱이 우리 삶과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가 으로 기대되는 천연 복합재료이다.
볍고 깨지지 않으며 값싸고 만들기 쉬운 이 획기적인 소재는 이제 인류의 악몽 또 하나의 예로 바이오 폴리우레탄
이 된 지 오래다. 이 있다. 이는 석유계 원료를 사용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들기 위해 리그닌으로부터
화석 연료는 고갈되고 있고 지구 온난화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기존의 석 유기화학물질을 뽑아내는 연구 현장. 하지 않고 식물성 천연유지와 같은
유 의존도가 높고 온실 가스를 배출하는 화학 산업에서 벗어나, 바이오 화학 재생자원으로 합성한 폴리우레탄
산업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PU)을 말한다. 바이오 폴리우레탄의 경우 6대 합성원료 중 하나인 폴리우레탄

플라스틱 또한 석유에서 추출되는 원료를 결합시켜 만든 고분자 화합물의 일 의 대체 소재로서 그 적용 분야가 매우 광범위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가
종이다. 지금까지 주로 사용되던 섬유강화 복합재료의 보강재는 유리섬유, 탄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식물성 원료로 대두, 야자열매,
소섬유, 합성고분자섬유였다. 이것들은 모두 자연 환경에서 거의 영구적으 피마자열매, 해바라기씨 등이 있다.
로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그 폐기물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따라서 여러 선 천연 섬유는 같은 성능 기준으로 볼 때 부품 무게를 훨씬 줄일 수 있으며, 실제
진국의 산업체에서 천연소재, 농작물처럼 생분해가 가능한 환경 친화적 보강 로 자동차 내장재의 가격도 더 낮출 수 있다. 부품 무게를 줄이면 연비가 높아
재로 복합재료를 개발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바이오 복합재료 지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기후변화를 방지하고 환경을 보호
(biocomposites)이다. 하기 위해서라도 전 세계에서 필수적으로 개발하고 사용해야 하는 소재인 것
천연섬유 복합재료라고도 불리는 바이오 복합재료에는 마, 면, 실크, 파인애플 이다. 아직은 석유계 복합소재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생산 규모도 미
잎 섬유, 코코넛 섬유 등이 쓰일 수 있고, 그 외에도 대나무나 볏짚, 밀짚도 대 비하지만, 친환경적 경량소재로서 그 장점과 가치가 매우 크기 때문에 시장이
상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리그닌 바이오플라스틱이 있다. 리그닌(lignin) 계속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은 목재나 짚 등에 다량 포함돼 있는 물질인데, 리그닌 바이오플라스틱은 펄프
공업의 부산물로 배출되는 산업폐기물에서 리그닌을 추출해 고분자와 합성한
것이다. 이는 자동차 운전석 전면의 대시보드와 앞좌석 사이의 글러브 박스,

09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097


04

© shutterstock
고분자
복합재료

영화 ‘터미네이터2’에 등장한 액체로봇(T-1000)은 마치 수은처럼 흘러내리는 듯


하지만, 굉장히 강하고 단단하게 변하기도 하는 슈퍼소재로 이뤄져 있다. 어떤
모습이든 복제하고 총을 맞고도 빠르게 복구되어 관객들은 감탄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다. 현실 세계에도 이런 슈퍼소재가 있을까. 그래핀으로 만든 투명 태블릿.

대표적으로 탄소나노튜브와 그래핀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그래핀은 강철보다

200배 이상 강하며,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하고, 단결정 실리콘보


다 100배 이상 전자를 빠르게 이동시킨다. 또한 최고의 열전도성을 자랑하는 고 있으며, 전기전도성과 열전도성이 매우 높아 그 응용범위를 항공, 우주, 자
다이아몬드보다 2배 이상 열전 동차 분야를 넘어 전기, 전자 분야에까지 확대할 수 있다.
도성이 높고, 투명하며, 늘리거 앞으로 10년 내에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자동차가 연간 2400만 대씩 판매될 것
© Carolco Pictures Inc. et al.
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을 잃 이란 예측이 있다. 화석연료로 움직이는 자동차의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 않는다. 그야말로 미래의 슈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차의 가장 큰 핵심은 ‘가벼운 자동차’이다. 수많은 과학
퍼소재로서 부족한 점이 없다 자들은 이 해법을 탄소섬유 및 고분자 복합소재에서 찾고 있다. 지난 수십 년
하겠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고분 간 고분자를 활용해 금속, 목재, 세라믹 등의 재료를 대체하려는 활동이 끊임
자 복합재료의 강화재로 주목받 영화 ‘터미네이터2’에 나오는 액체로봇 ‘T-1000’. 없이 이뤄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이유는 기존 재료에 비해 고분자를 활용하면

098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099


05

© shutterstock
나노복합재료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스포츠카인 아우디 R8 스파이더(왼쪽)와 BMW i8.

나노복합소재가 소재 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가공성, 생산성, 원가절감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일 것이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나노 재료가 보여주는 새롭고 우수한 성질은
스웨덴 예테보리의 엔지니어들과 영국 런던왕립대학의 항공학부 연구원들로 기존의 소재가 가진 한계를 뛰어넘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나노복합재료란 말
이뤄진 국제 공동 연구팀은 최근 탄소섬유와 고분자를 합성한 복합소재가 스 그대로 복합재료를 구성하는 재료의 크기가 나노미터(㎚, 10억분의 1m)인 복합재
스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저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주유하지 않아도 료이다. 나노미터 수준으로 작아지면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크기의 기존
알아서 충전되는, 우리가 상상하던 미래의 자동차는 그 자체가 전기화학 배터 재료에서는 보이지 않던 독특한 특성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불투명했던 물질
리로 작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엄청난 아이디어가 현실이 될 날이 언제일
지 모르지만, 복합소재가 그것을 실현하게 해줄 열쇠임은 분명하다.

© shutterstock

© wikimedia
금 나노입자에 대한 그림. 크기에 따라 색깔이 다른 금 나노입자.

10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101


이 투명해지기도 하고, 고체가 액체가 되기도 하고, 불에 타지 않던 물질이 쉽

© shutterstock
게 불에 타기도 한다.
나노입자는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적은 양을 첨가해도 우수한 성질을 얻을 수
있다. 무게는 가볍고 강도는 높은 운송 수단을 만들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에너
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여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
할 수도 있다.
일본의 탄소섬유업체인 도레이에 따르면, 항공기 재료의 50%에 첨단 나노복
합재료를 적용할 때 390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나노기술의 활용 분야는 나노의학, 나노재료 등으로 다양하다.

친환경 비행기로 유명한 보잉 787 드림라이너는 항공기 기체의 50%에 탄소


섬유강화플라스틱(CFRP)란 복합재료를 사용해 경제성, 효율성을 높였는데, 나
노복합재료를 적용한다면 효과가 더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노복합재료의 활용에 있어 가장 큰 장애는 제조 공정에 있다. 나노복합재료
나노복합소재는 기존의 고분자재료와 금속재료가 충족시키지 못하는 고성능, 를 활용하려면 나노 입자들을 기지 내에 고르게 분포시켜야 한다. 엄청나게 작
고효율, 초경량 등의 특성을 갖출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진다. 에너지 흡수용 은 크기의 나노 입자를 성공적으로 제어해 균일한 분산을 얻기란 쉽지 않다.
나노복합소재는 전자파 차폐, 진동 및 충격 흡수 등의 장점이 있어 디지털 카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대부분의 나노복합재료 기술은 연구단계에 머물러 있
메라, 프린터, 휴대전화, TV에 쓰일 수 있다. 초경량 구조용 나노복합소재는 다. 하지만 나노복합재료는 전 분야에 걸쳐 파격적인 성능 향상을 가져올 수
초고강도이면서 전자파 차단 특성까지 갖고 있어 우주항공 분야, 자동차부품, 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전자·전기 분야, 선박 및 빌딩·건축 분야 등에서 사용될 수 있다. 또한 에너지
절감용 고방열 나노복합소재는 LED, 가전, 자동차, 태양에너지 관련 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켜 줄 것이다. 이와 관련해 재료연구소에서는 다양한 나
노・마이크로 하이브리드 강화소재 기술을 개발해 기존 성능의 한계를 극복하
는 고성능・다기능 복합소재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0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103


06

© shutterstock
나노셀룰로오스 보강
복합재료

나노복합소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강화 재료가 필요한데, 지금까지는 주로 탄


소나노튜브 같은 무기물질이 주로 사용돼 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나노셀룰로
오스(nanocellulose) 같은 유기물질이 새로운 강화재료로서 주목받고 있다. 셀룰로오스의 분자 구조.

셀룰로오스는 식물 세포막의 주성분으로 섬유소라고도 불린다. 자연에서 나오


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내열성이 강하고 접을 수 있어 차세대 IT기기의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물질이다. 나노셀룰로오스란 이런 셀룰로오스를 나노미 있다. 또한 낮은 열팽창계수와 높은 강도로 인해 리튬이온 전지용 분리막, 디
터(㎚, 10억분의 1m) 수준으로 분해한 초극세 고분자 물질을 말한다. 스플레이, 태양전지, 전자종이, 센서 등으로 쓰일 수 있다. 이처럼 인체에 무해
나노셀룰로오스는 셀룰로오스의 본래 특성에 나노 소재의 특성까지 더해져 우 하고 우수한 강도와 열 안전성을 가진 나노셀룰로오스는 생활제품 전반에 널
수한 기계적 강도와 열 안정성, 생분해성 등의 장점이 많은 소재다. 게다가 복 리 활용되며 나노융합산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슈퍼 복합소재로서 부족함이
합소재로 만들면 강도는 강철의 5배이면서 무게는 1/5 수준에 불과하다. 폐목재 없다.
를 활용하기 때문에 기존 화학합성 소재와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핀란드 알토 대학의 민다우가스 불로타는 박사 과정 논문에서 셀룰로오스와
특히 나노셀룰로오스는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몸에 닿는 물건, 예를 들면 인 젖산 중합체(Poly Lactic Acid, PLA)로 제조된 복합재료를 연구한 바 있다. 복합재료
공 피부, 화장품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낮은 공기 투과도와 우수한 기계적 성 에 중량으로 5% 미만의 셀룰로오스만을 첨가했는데도 복합재료의 강도가 순
질, 투명한 광학적 성질 덕분에 식용 및 의약용 포장 재료로도 널리 이용될 수 수한 고분자의 강도보다 약 10배 이상 높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PLA와 셀룰로

10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105


나노셀룰로오스를 이용하고 있다. 나노셀룰로오스로 만든 종이 배터리는 자연
© wikimedia

© Technical Research Centre of Finland(VTT)


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 소재를 이용하면서도 기존의 전지보다 성능도 우
수하고 유연하기까지 하다. 자유롭게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전자제품인
플렉시블 기기나 웨어러블 기기에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나노셀룰로오스는 천연 고분자이기 때문에 생분해성과 생체적합성뿐 아니라
재생 가능한 특성까지 갖고 있어 석유 기반 물질을 대체할 물질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활발한 연구에 비해 실용화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셀룰로오스

컵에 담겨 있는, 겔 상태의 나노셀룰로오스. 핀란드 VTT기술연구센터에서 재생 가능한 원료와 나노섬유는 다양한 기계적인 처리를 통해 얻어지는데, 이때 많은 에너지와 시
나노셀룰로오스로 스탠딩 파우치를 개발했다.
사진은 이를 만든 재료.
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셀룰로오스 나노결정은 일반적으로 산 가수분해(유기
산에 물을 첨가해 이를 분해하는 과정)를 통해 얻어져 나노섬유에 비해 생산과정이 간단
하지만 수율이 40% 정도로 낮다는 단점이 있다. 이처럼 가공성이 좋지 않음
오스는 모두 부서지기 쉬운 고분자이지만, 나노셀룰로오스가 PLA와 혼합되면 에도 불구하고 나노셀룰로오스의 다양한 응용에 대한 연구는 계속될 것이며,
서 마치 깨지기 쉬운 유리가 강력한 플라스틱으로 변형되는 것과 같아진 것 다양한 화학・공정 기술의 개발을 통해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미 식품, 화장품 등에 나노셀룰로오스를 적용하고 있
다. 나노셀룰로오스가 첨가된 식품은 부피는 늘어나고 체내로는 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다이어트 식품으로 개발될 수 있다. 또한 메이크업 고정용 스프레
이나 뿌리는 마스크 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물에 녹인 나노셀룰로오스는 압
력을 가하면 촉촉한 상태를 유지하지만, 마르면 고형에 가까워지는 점성을 이
용한 것이다.
국내에서는 국립산림과학원이 휘어지는 종이 배터리와 지혈제를 개발하는 데

10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5•복합재료의 미래 107


© shutterstock
읽을거리

재료 관련 학과 및 직업군

소재(재료)에 대해 공부하는 학과는 대표적으로 재료공학과와 신소재공학과를 들 수 있다. 그리


고 재료의 일종인 세라믹, 고분자, 금속 등의 용어가 이름에 들어간 특화된 과들도 있다. 좀 더 구
체적으로 나열해보면 섬유공학과, 금속공학과, 재료공학과, 신소재공학과, 섬유시스템공학과, 섬
유패션공학과, 천연섬유학과, 섬유신소재공학과, 반도체·세라믹공학과, 반도체공학과, 반도체시
스템공학 전공, 나노소재공학과, 화학신소재공학과, 나노재료공학과, 전자재료공학과 등이 있다.
이런 학과에서는 재료의 기계적, 전기적, 광학적 성질 같은 각종 특성에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배운다. 화학과, 물리학과에서처럼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 분자 수준의 연구에서부터 재료의 특
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물질을 설계하거나, 실제 재료에 적용하는 공학적 기술까지 폭넓게 공부
한다. 재료의 범위는 세라믹(유리, 반도체), 고분자(플라스틱), 생체 재료, 철강(합금), 나노재료
등으로 다양하다.
한편 미래 소재기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나노소재인데, 사실상 대부분의 이공계 학과
에서 나노소재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소재에 대해 공부하고 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이과 계열
학과부터 공과 계열까지 폭넓게 살펴보고 선택할 수 있다.
이런 학과를 졸업한 뒤의 진로는 크게 취업, 연구, 창업, 공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사실상 대부
분의 산업 영역에서 재료의 특성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디스플레이 계열, 반도체
계열, 자동차, 항공기 등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 취업할 수 있다. 또 전자·전기·반도체·세라믹·
금속·신소재·섬유 관련직 공무원으로 진출할 수 있으며, 석사·박사 과정으로 진학해 국가 연구
소나 민간 연구소에서 연구를 수행할 수도 있다.
나노 분야의 전공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나노소재·소자연구 및 개발자 외에도 나노
소재 분석장비 개발 엔지니어 및 오퍼레이터, 나노제품 연구 및 개발자, 나노사업기획자처럼 조
금 생소하지만 새로운 직업도 있으며, 이들은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소재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 맨 위부터 전기공학자, 재료연구자, 나노재료 분석가.
CHAPTER 6

재료연구소의
연구 성과 01 기능복합재료 분야

02 탄소복합재료 분야

03 복합재료 구조시스템 분야

읽을거리 재료연구소 소개
01

© 재료연구소
기능복합재료
분야

전자파 차폐・흡수하는 복합소재 개발

고주파란 분야에 따라 여러 가지 뜻으로 사용된다. 전기계기 및 전력공학에 재료연구소에서 개발한 자성 금속섬유 및 나노탄소・금속 하이브리드 입자. 광대역 전자파 흡수 복합소재 개발에
활용된다.
서는 상용주파수(50~60Hz) 이상을 고주파라 하며, 통신공학에서는 들을 수 있
는 가청주파수(20~2만Hz) 이상을 고주파라 한다. FM 라디오나 텔레비전에서는

90~20MHz대가 고주파이다. 하고, 레이더를 반사하는 단면적을 작게 설계함으로써 레이더에 전혀 포착되


고주파는 전자파를 방해하기 쉽고, 다른 전파로부터 방사나 유도 등의 방해를 지 않도록 만든다.
받기 쉽다. 따라서 고주파로 전송 시 누설이나 손실이 커서 제대로 정보가 전 현재 재료연구소의 기능복합재료 연구실에서는 고주파 영역에서 일어날 수 있
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면 IT에서 전파 송신의 문제가 발생하거나 자 는 전자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파 차폐・흡수가 가능한 복합소재를 연구·
동차 전기・전자장치에서 나온 전자파의 간섭에 의해 기기가 오작동을 일으키 개발한다. 전자파 차폐와 관련된 가볍고 튼튼한 통신기기용 소재를 개발한다.
거나 스마트폰으로부터 발생되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연구실에서는 항공・우주, 에너지, 전기・전자, 통신 분야 부품들이 소
또 국방 분야에서는 목표물에서 나오는 적외선 신호를 포착하는 적외선 탐지 형화되고 가벼우면서 고성능이 요구되는 현실에 맞춰 항공우주용 금속소재,
기, 상대방의 레이더 같은 탐지기를 은폐하는 스텔스 기술 등이 관련된다. 에너지 저장용 소재, 국방용 방탄 재료, 낙뢰 보호 재료 등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스텔스(stealth) 기술은 문자 그대로 적에게 발견되지 않는 기술이다. 스텔 아울러 나노탄소소재 기반의 경량 금속소재, 높은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극막
스 기술로 만든 항공기나 함정은 페라이트(ferrite) 같은 전파흡수체를 바르기도 연속 필름처럼 다양한 기능의 복합재료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112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6•재료연구소의 연구 성과 113


02 그래핀과 탄소나노튜브의 비교

그래핀 탄소나노튜브
탄소복합재료 구조 탄소 6개의 육각형 모양으로 원자 1개 탄소 6개의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관

분야 두께의 얇은 막 모양의 신소재


굵기 100억분의 2m 10억분의 1m
전기전도도 구리의 100배 구리와 비슷
열전도율 다이아몬드의 2배 다이아몬드와 비슷
강도 강철의 200배 강철의 100배
성질 늘이거나 구부려도 전기적 성질이 변 15% 정도만 변형되면 전기적 성질이
하지 않음 변함

우리 주변에서는 다이아몬드, 숯, 연필심처럼 탄소로 이루어진 소재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같은 원소의 원자로 구성되지만 원자의 배열에 따라 다양한 치테이프를 ‘붙였다 떼었다’를 반복하면서 그래핀을 분리할 수 있었다. 두 사
형태를 갖는 것을 ‘동소체’라고 한다. 이 때문에 탄소 동소체는 어떻게 개발하 람은 그래핀의 발견으로 2010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느냐에 따라 새로운 첨단 소재로 변신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그래핀과 탄 그래핀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그래핀의 기술이 상용
소나노튜브이다. 화되면 얇은 투명 막 한 장으로 고성능 컴퓨터와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 컴퓨터
가 대중화될 것이다.
탄소를 얇게 펼친 소재 그래핀

그래핀은 육각형으로 결합한 탄소 원자가 평면 형태로 나열된 투명 박막(薄膜) 이상적인 반도체 재료 탄소나노튜브

이다. 일종의 탄소와 형제인 셈이 그래핀의 발견으로 탄소나노튜브의 인기가 다


© wikimedia

© wikimedia
다. 그래핀은 선사시대부터 우리 곁 소 줄어든 것 같지만, 여전히 탄소나노튜브는
에 있었던 물질인데, 2004년 영국 우리 생활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볍고 강
맨체스터 대학의 안드레 가임과 콘 한 신소재이다. 탄소나노튜브를 섬유에 활용하
스탄틴 노보셀로프 연구팀에 의해 면 매우 가벼우면서도 강도는 강철보다 훨씬 큰
흑연에서 스카치테이프로 그래핀을 쉽게 분리할 수
발견됐다. 연구팀은 연필심에 스카 있다. 탄소나노튜브. 섬유를 만들 수 있다. 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

114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6•재료연구소의 연구 성과 115


인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적용하고 있다. 자동차산업처럼 대량생산시스템을 적
용하는 산업에는 고속성형 기술이 필요한데, 재료연구소에서 개발한, 자동차
외장재용 탄소섬유 복합재료의 고속 액상성형 기술이 바로 그것이다. 자동차
표면에 사용하는 코팅 기술의 일종인 액상성형은 자동차 생산의 공정 기간을
단축해 많은 양의 자동차 프레임을 가볍고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대량
생산을 하면 제작원가를 낮출 수 있고, 차체가 가벼워지면 연비, 가속성능 등

© shutterstock
이 개선돼 생산비용에서 유지비용까지 절약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 연구실에서는 그 외에도 의복 자체에서 인체 신호를 감지하는 웨어러블 센
서와 에너지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재료연구소 탄소복합재료 연구실에서 개발한 자동차용 복합재료 고속성형 기술.

한 전자기기는 크기가 작아지고 속도가 빨라지며 성능이 더 우수해질 것이다.


현재 최첨단 집적회로의 기억 용량이나 크기와 비교했을 때, 엄지손톱만 한 크
기에 백과사전 전질의 100배에 가까운 정보를 기억시킬 수 있다니 앞으로 탄
소나노튜브로 만든 전자기기들이 얼마나 작아질지 기대된다.

탄소섬유 복합재 고속액상성형 기술

재료연구소의 탄소복합재료 연구실에서는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마이크로 탄


소섬유 등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복합재료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중 하나의 연구로 가볍고 튼튼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고성능 경량화 재료

116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6•재료연구소의 연구 성과 117


03 복합재 풍력 블레이드 이축 피로시험 기술

재료연구소는 풍력 블레이드 시험인증 기술의 국제 표준을 선도하기 위해 풍


복합재료
력 블레이드 이축공진 피로시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강풍이 부는 실제 상
구조시스템 분야
황처럼 블레이드에 상하좌우 방향에서

© 재료연구소
힘을 가해 풍력 블레이드의 한계치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
의 한 방향 시험보다 정확한 성능 검증
풍력발전기는 바람을 통해 블레이드를 회전시켜 날개의 회전력으로 전기에너 이 가능하고, 시험 기간도 기존에 비해
지를 생산하는 장치다. 풍력발전에 사용되는 블레이드(날개)는 크기가 클수록 2분의 1 이하로 단축시킬 수 있다.
좋다. 블레이드와 관련된 풍차의 지름이 커질수록 바람의 힘을 많이 받을 수 블레이드 이축 공진 실험. 현재 대형 블레이드의 안전성 검증이
있기 때문이다. 풍차는 지름이 2배로 커지면 4배의 면적에서 바람을 받아 그
만큼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결국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가 에너지를

© 재료연구소
생산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는 한번 설치하면 20년 이상 사용한다. 따라서 환경 문
제나 기술 문제로 손상되면 경제 손실은 엄청나다. 실제로 국내외에서 강풍으
로 인해 블레이드가 휘거나 부러지는 사례도 있었다.
재료연구소의 복합재료 구조시스템 연구실에서는 복합재의 구조설계부터 해
석, 시험 평가 등을 통해 재료의 성능을 높이는 연구를 한다. 풍력 분야의 특화
된 기술을 바탕으로 풍력발전기 블레이드의 기술 개발, 기업 지원, 전문 인력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재료연구소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에서 중국 시노마사의 풍력발전기 블레이드(길이 60m)를 테스트할 준비를 하고 있다.

118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6•재료연구소의 연구 성과 119


풍력 부품의 성능을 전문적으로 평가하고 풍력 블레이드의 설계, 제작, 시험평

© 재료연구소
가 및 인증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센터이다.
이 연구센터는 그동안 5MW급의 풍력 블레이드를 시험 평가했으며, 최근에는
국외의 블레이드를 인증 평가하는 시험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재료연구
소는 2013년 국가기술표준원 산하 한국인정기구(KOLAS)에서 풍력발전기 블레
이드 국제공인성능검사기관으로 인정받았다.

전북 부안에 있는 재료연구소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의 전경.

가능한 국제 공인 성능검사기관은 세계 10여 곳에 불과하다. 4개월 이상 소요


되는 시험 특성상 수요에 비해 시험시설도 부족하다. 특히 초대형 블레이드는
수송하기 까다로워 개발 일정과 상용화에 맞춰 시험을 완료하기도 어렵다.
재료연구소는 풍력 블레이드 시험인증 기술을 ‘재료연 세계 1등 기술’로 선정
했다. 관련 기술 수준과 장비는 물론이고 운영 측면에서도 선진국과 동등하거
나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블레이드 국제공인성능검사기관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는 재료연구소의 산하기관으로 2006년 설립됐다. 대형

120 소재의 무한변신, 복합재료 시대 열다•복합재료야 놀자 CHAPTER 6•재료연구소의 연구 성과 121


읽을거리

재료연구소 소개

제조업의 근간인 소재 산업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모든 제조업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소재 재료연구소는 1976년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를 모태로 한다. 한국기계금속시험연구소는 1992
분야를 연구하는 곳이 바로 이곳, 경남 창원에 위치한 재료연구소다. 년 한국기계연구원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창원에서 대전으로 본원을 이전했다. 창원 분사무소
재료연구소는 화학, 섬유, 자동차, 항공기 등의 소재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 시험평가, 기술지 는 분원으로 운영되다가 2002년 재료기술연구소로 명칭이 변경된 뒤 2007년 4월 27일 한국기계연
원을 종합적으로 수행해 국가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산업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소재 전 구원 부설 재료연구소로 설립됐다. 현재는 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서 소재 연구의 독립적인 연구
문 정부출연기관이다. 미국, 독일, 중국, 아세안 소속국가 등 자원부국의 연구기관과의 소재-자 기관으로서 꾸준한 발돋움을 하고 있다.
원 기술융합형 국제협력체계를 구축한 뒤 소재에 관련된 국내 기술을 해외 여러 나라의 자원과 전 세계는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적, 산업적, 문화적 르네상스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된
접목해 연구하고 있다. 다. 재료연구소는 새로운 시대를 대비해 소재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는 연구기관이다.
화보
제9회 경남 초등학교 과학상상 그리기 대회

금상: 임도예(외동초등학교 1학년)


<미래의 해저도시를 상상해보았다>

1. 대상: 김기빈(외동초등학교 5학년)


<KIMS 로봇도시>

금상: 박소영(석봉초등학교 5학년)


<미래의 도시>
동상: 송재원(장천초등학교 3학년) 동상: 홍윤서(명도초등학교 3학년)
은상: 이수민(용호초등학교 4학년)
<우주로 발송되는 무인택배> <바다 위 해상도시>
<태양열 우주도시>

동상: 정나경(내동초등학교 5학년)


은상: 이예준(반송초등학교 4학년)
동상: 이나경(외동초등학교 5학년) <미래의 학교 지킴이>
<미래 화성도시>
<우주탐사선>

은상: 정유진(월성초등학교 6학년) 동상: 황성유(율하초등학교 5학년) 동상: 류하람(창원초등학교 6학년)


<바닷속 미래도시> <정글 동물 보호소> <우주로 이사 간 미래인들>
이미지 출처

25쪽 케블라 섬유 : wikimedia / Cjp24(Jean-Pierre)


25쪽 케블라 섬유의 분자 구조 : wikimedia / Ben Mills and Jynto
32쪽 레크미르 무덤의 벽화 : wikimedia / The Yorck Project
38쪽 로마 시대 수로 ‘퐁 뒤 가르’ : wikimedia / Emanuele・Prioryman
43쪽 페어차일드 F-46 : NASA Langley
73쪽 라이트 형제가 만든 엔진 : wikimedia / Vinhtantran・Armistej
76쪽 포니 자동차 : wikimedia / Chu
86쪽 면제배갑 앞모습과 뒷모습 : wikimedia / 국립중앙박물관
97쪽 바이오플라스틱 관련 연구 : http://biomebioplastics.com/research-confirms-next-generation-
bioplastics-could-be-made-from-trees/
98쪽 ‘터미네이터2’의 T-1000 : https://namu.wiki/w/T-1000
101쪽 크기에 따라 색깔이 다른 금 나노입자 : wikimedia / Aleksandar Kondinski
106쪽 나노셀룰로오스 : wikimedia / Innventia
106쪽 핀란드 VTT기술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나노셀룰로오스 재료 : http://www.vttresearch.com/media/news/
vtt-has-developed-stand-up-pouches-from-renewable-raw-materials-and-nanocellulose
114쪽 흑연, 스카치테이프, 그래핀 : wikimedia / Nobelmuseet・Gabriel Hildebrand
115쪽 탄소나노튜브 : wikimedia / Mstroeck

표지 shutterstock.com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