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리하르트 로테 (Richard Rothe) 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2015 (NRF-2015S1A5B5A0704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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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http://dx.doi.org/10.18804/jyt.2017.12.42.371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이정환
| 한세대학교, 조직신학 |
leben97@hanmail.net

국문초록

리하르트 로테의 신학은 기독교 믿음과 지성, 철학과 신학이 서로 학문적으로 배


타적인 대립 관계에 있지 않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제시했다. 그의 신학은 칼 다웁
으로부터 시작한 사변적 신학의 영향 아래 자신의 주저인 “신학적 윤리”를 통해 전
개되었다. 현재 개신교 신학은 사변적이라는 용어에 대해서 상당히 부정적으로 인
식하고 있다. 이러한 편견은 한편으로 국내 신학에서 19세기 독일의 사변적 신학에
관련한 연구가 전무한 상황에서 비롯된 이유일 수도 있다. 본 연구는 우선적으로
19세기 초 헤겔의 종교철학과 그 사변적 철학의 뿌리를 고찰하여 본래적인 사변적
철학과 그와 연관된 사변적 신학이 주장했던 내용을 객관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
해 사변적 신학과 로테의 신학 윤리에서 적극적으로 주장한 인간의 유한한 사유와
종교적 의식이 어떻게 상호 간에 결합되고 실천적인 도덕적 힘으로 표출될 수 있는
지를 연구한다. 그리고 본 연구를 통해 사변이란 일반적 의미에서 추상적이고 현실
세계와 전혀 관계없는 하나의 이념, 이론적 지식이 아님을 밝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 연구 과제를 통해 19세기 독일 개신교 신학에서 중요한 학파를 형성

*
이 논문은 2015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
2015S1A5B5A07040956).

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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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변적 신학의 주요한 내용을 확인할 뿐만 아니라 현재 한국교회의 당면한 문제


를 해결할 수 있는 이론적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당시에 사변적
철학과 신학에 대한 비판적 논점이 무엇이며, 그 신학적 논쟁에서 어떠한 문제점들
이 노출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믿음에 의한 칭
의와 중생, 성화의 과정에서 개입한 하나님의 계시와 성령의 역사는 신앙인 개인의
도덕적 정신화의 과정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윤리적 변혁의 과정이라는 사실
을 밝히게 될 것이다.

I. 들어가는 말

1789년 프랑스 대혁명 이후부터 시작한 서구 유럽의 역사는 정신사적으로


칸트의 비판철학을 시작으로 헤겔의 독일 관념론이 완성된 시기인 19세기 중

반까지 철학뿐만 아니라 개신교 신학의 학문 역사에 있어서도 역동적인 정신

의 역사였다. 이 시기는 결정적으로 개신교의 20세기 현대 신학에 정신적 자양

분을 공급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와 국가에 대한 신학의 역할과 책임이 구체적

으로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보여주었던 역사적 보고이다. 본 연구는 19세기 중

후반 독일 개신교 신학에 독자적인 신학 노선을 구축하여 사변적 신학이라는

중요한 지류를 형성했던 리하르트 로테의 신학을 국내 신학계에 처음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의 신학이 이루고자 했던 학문 목표와 그 내용을 고찰하고자 한

다. 이번 연구를 통해 현대 신학의 여러 사조들과 그 대가들의 신학에 집중했던

국내 신학의 연구 방향에 좀 더 폭넓은 문헌학적 연구 범위를 제공하고 오늘 이

시대에 필요한 교회의 현주소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필자는 로테의 사변적 신학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어서 먼저 그의 생

애와 학문사적 영향 관계를 역사적으로 살펴봄으로써 19세기 당시의 사변적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73

신학이 태동하게 된 배경과 발전의 역사를 고찰할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사변

적 신학을 창출한 칼 다웁을 비롯한 마르하이네케 등의 사변적 신학자들과 헤

겔의 종교철학을 분석하여 그 정신적 원류의 사상적 맥락을 상세하게 검토할

것이다. 본 연구의 두 번째 주요 내용에서는 로테의 주저인『신학적 윤리』다섯

권의 주요 내용을 분석하여 사변적 윤리신학의 핵심을 설명하며, 마지막 평가

와 결론에서는 헤겔의 사변적 철학과 신학에 대한 19세기 보수적 신학자들의

논쟁과 함께 로테의 신학이 당시 19세기와 현대 신학에 공헌했던 점들을 정리

하고 논문을 마무리할 것이다.

II. 19세기 개신교 사변적 신학의 역사적 배경

1. 리하르트 로테의 학문적 생애

1799년 1월 28일 프로이센 공국의 고위 공무원 외아들로 태어난 리하르트


로테는 1809년 슈테틴(Stettin)과 1811년 브레슬라우(Breslau) 도시에서 성장

했다.1) 19세기 초 독일 낭만주의(노발리스)에 감명을 받은 그는 1817년 하이델

베르크 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하여 사변적 신학을 주창한 그의 신

학 스승인 칼 다웁(Carl Daub)을 만나 일생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받았고 이

곳에서 1816/17년 겨울 학기부터 철학을 가르쳤던 헤겔의 강의를 통해 관념론

1) 로테의 생애에 관한 이하의 설명은 F. Wagner, Rothe, Richard (1799-1867), Theologische


Realenzyklopädie, Bd. 29, Gemeinschaft mit Horst Robert Balz und von Gerhard M
ller, et al., hrsg. (Berlin: de Gruyter, 1998), 436-41; F. W. Graf, Rothe, Richard, Religion
in Geschichte und Gegenwart, Bd. 7, 4 Aufl., Hans Dieter Betz, Don S. Browning,
Bernd Janowski, Eberhard Jüngel, hrsg. (Tübingen: Mohr Siebeck, 2004), 646-49;
G. Dawes Hicks, Richard Rothe, Encyclopaedia of Religion and Ethics, Vol 9, James
Hastings, ed. (New York: Charles Scribner’s Sons, 1951), 858-63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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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심취했다. 당시 로테는 다웁의 교의학 강의를 듣기 위해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를 떠나고 싶지 않을 만큼 그를 존경했다. “그 강의는 내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2) 하지만 헤겔이 1818년 베를린 대학교로 청

빙되어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를 떠난 직후, 로테는 헤겔을 뒤따라 1819/20년 겨

울 학기에 베를린 대학교로 옮겨 당시 슐라이어마허와 마르하이네케(Philipp


Konrad Marheineke)의 강의를 들었지만 그들의 신학에 큰 관심을 갖지 못했
다. 오히려 베를린 대학교 신학부에서 그는 경건주의 신학자인 네안더(Johann
Wilhelm August Neander)의 신학에 이끌리어 그를 통해 헤겔의 관념론을 비
판하면서 믿음의 중생을 강조한 각성신학3)의 대표적 신학자인 톨룩(Friedrich
August Gottreu Tholuck)과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맺었다.
로테는 1820년 가을 베를린에서 1차 신학 시험을 통과하고 경건주의자인 호

이프너(Heinrich Leonhard Heubner)와 슈티어(Rudolf Stier)가 이끄는 비텐

베르크 도시에 소재한 목사후보생 신학교에서 1822년까지 신학 수업을 진행했

다. 그 이후 그는 브레슬라우의 개신교 교회에서 목회 훈련을 받았으며 1823

년 베를린에서 마지막 2차 신학 시험을 통과한 후 정식 목사로 임직되었다. 목

사 임직 이후에 호이프너의 추천으로 로테는 1824년 1월 호이프너의 처제이자

그의 부인이 된 루이제(Louise von Brück)와 함께 프로이센 공국에서 파송된

설교자로 로마에서 목회 사역을 시작했다. 여기서 그는 로마가톨릭교회의 부패

와 교권주의의 폐단을 경험하면서4) 후에 자신의 윤리신학에서 강조한 하나님

2) A. Hausrath, Richard Rothe und seine Freunde, Bd. 1 (Berlin: G. Grote’ sche Verlagsbu-
chhandlung, 1902), 50.
3) 개인의 회심과 신앙의 실천적 도덕생활을 강조한 각성 신학은 계몽주의를 통해 발전한 합
리주의적 성서 비판(역사적 비평)에 반대하여 성서의 영적 권위를 강조했다. 그런 이유로 이
신학은 반이성주의적인 신학 성격을 갖고 있으며 경건주의 운동의 발전과정 속에서 출발
했다. 19세기 각성 신학에 관한 역사신학적 개요는 W. Pannenberg, Problemgeschichte der
neueren evangelischen Theologie in Deutschland (Göttingen: Vandenhoeck und Ruprecht,
1997), 78-89.
4) Hausrath, Richard Rothe und seine Freunde, Bd. 1, 293f.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75

나라의 이상을 품게 되었다.

로테가 신학 교수 자리를 처음 얻게 된 기회는 호이프너가 원장으로 재직하

고 있던 비텐베르크의 목사후보생 신학교였다. 1828년 가을 학기부터 1837년 봄

학기까지 로테는 9년 동안 이 신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하면서 연구하여 1837

년 그의 첫 번째 주저인『기독교 교회와 그 헌법의 시초들』(Die Anfänge der

christlichen Kirche und ihre Verfassung)을 출간했다. 이 책에서 그는 기독교와

교회, 그리고 도덕적 문화국가에 대한 일련의 발전적이고 포괄적인 신학 사상

의 밑그림을 완성하여 19세기 독일 개신교 신학 안에서 자신의 독자적인 신학

위치를 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 로테는 1837년에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신학부에서 자신을 가르쳤던 칼 다웁의 후임자로 신약성서, 교의학, 실천신학

전공의 전임교수와 대학교회 설교자로 부임하게 되었고, 동시에 하이델베르크

에 소재한 목사후보생 신학교의 원장을 겸임하게 되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신학부 시절 그는 당시 중재적 신학자들인 칼 울만(Karl Ullmann)과 움브라

이트(Friedrich Wilhelm Karl Umbreit)와 긴밀하게 연구 작업을 함께 진행하

여『신학적 연구들과 비판들』(Theologischen Studien und Kritiken)이라는 학술

지를 공동으로 창간했다. 또한 1845년부터 1848년까지 로테는 자신의 대표적

저서라고 말할 수 있는『신학적 윤리』(Theologische Ehtik) 세 권을 출간했다.『신

학적 윤리』는 첫 판이 나온 지 22년 뒤인 1867년부터 그의 사후인 1871년 시

기 사이에 내용이 확대되고 보완되어, 개정 2판이 다섯 권으로 완간되어 출판

되었다. 로테의 신학적 윤리는 말하자면 “깊은 의미에서 중세의 신학대전, 혹

은 스피노자의 윤리학, 단테의 신곡과 비교할 수 있을 만큼, 하나님과 세계에

관한 모든 인식을 하나의 원리로부터 집대성한 엄청난 책”으로 평가될 만한 역

작이었다.5)

5) A. Hausrath, Richard Rothe und seine Freunde, Bd. 2 (Berlin: G. Grote’ sche Verlagsbu-
chhandlung, 1906), 83.
376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신학적 윤리』1판 세 권이 출간된 1년 뒤인 1849년부터 로테는 독일 중부의

본 대학교 신학부로 교수직을 옮겨 1853년까지 실천신학을 강의했다. 1854년

로테 부인의 정신적 육체적인 건강상 이유로 그는 공기가 좋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는데, 칼 울만의 후임 교수로 교회사를 가르쳤다.

부인의 건강이 악화되어 1861년 6월 사별의 아픔을 안고 있었음에도 로테는 연

구뿐만 아니라 대외적인 사회정치적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1860년에

는 남부 칼스루에(Karlsruhe) 도시의 교회자문 최고위원회의 외래위원으로 위

촉을 받았고, 1861년부터 1867년까지 바덴 공국의 상원의원으로 활동되기도

했다. 자신의 신학 이론을 독일 사회에 실제적으로 접목시켜 그 이상을 정치 활

동을 통해 실현하고자 노력한 그는 1867년 8월 20일 방광염에 뒤따른 중독의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했다.

2. 사변적 신학자들의 사상과 그 영향

앞서 언급했듯이 로테의 신학 사상에 가장 큰 영감을 준 스승은 하이델베르

크 대학교 신학부에서 헤겔 철학을 개신교 신학에 처음 접목하여 사변적 신학

을 개척한 칼 다웁(1765-1836)이었다. 다웁은 19세기 독일 개신교 신학의 대

표적인 두 대립 진영이었던, 하나님의 영감에 의해 기록된 성서만이 종교의 원

천이라고 주장한 초자연주의 신학과 유한한 인간의 이성이 신학의 유일한 척

도가 되어야 한다는 합리주의 신학 양자 모두를 거부했다.6) 그는 두 신학 사이

의 타협할 수 없는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하나님-이념”(Idee Gottes)7)이라는

6) J. Rohls, Protestantische Theologie der Neuzeit I. Die Voraussetzungen und das 19. Jahrh-
undert (Tübingen: Mohr Siebeck, 1997), 348f.
7) 하나님-이념은 마르하이네케에 따르면 칸트 철학에서 언급된 사유 자체를 뜻하지 않고,
종교적 의미에서 “운동하는 모든 영혼, 기독교 종교의 정신, 실체, 참된 모든 믿음의 핵심”
으로 “하나님 자신과 분리되지 않으며, 모든 정신들 안에 있는 정신 그 자체이신 하나님”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77

개념을 내세웠다. 하나님-이념은 인간의 이성으로부터 파생된 것이 아니라 하

나님 자신에 의해서 사유되어 나왔음을 논증했다. 하나님은 근원적으로 자연

과 역사 혹은 성서 속에서 계시된 초월자라는 전통적인 기독교 계시 이해를 넘

어서서 자신 스스로를 이성 속에서 계시하신 존재로 규정된다. 즉, 이성 안에

내재한 하나님-이념은 하나님의 계시로 지칭된다. 다웁에 따르면 하나님은 하

나님 인식에 있어서 자신의 본질과 현존재를 사유(Gedanke)로 규정하며 동시

에 자신에 의해서 규정된다. 인식하는 주체와 그 인식 대상이 하나님 안에서 절

대적으로 동일하다.8) 따라서 자신의 사유와 존재, 개념과 실재는 일치된다. 자

신의 작용적 힘에 의해 스스로를 사유하는 “하나님은 무한하게 규정하고 규정

된, 역동적 힘이다.”9)

하나님의 이러한 자기 규정적 사유 능력은 인간의 한정된 인식 능력과는 근

본적으로 차이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전능하신 신의 속성은 바로 자신을 스스

로 생각하는 사유의 힘에 의해 규정되기 때문이다. 다웁의 교의학에서 언급된

신적인 실체 개념은 “생각하는, 순수하고 절대적으로 생각하는 존재”를 의미한

다. 인간의 지성적 사고는 자신의 지능적인 능력에 의해 좌우되지만 하나님은

그러한 능력을 결코 필요로 하지 않으시고 사유하시는 분으로 정의된다.10) 여

기서 우리는 초기 사변적 신학이 현상세계 안에 있는 모든 존재자들을 사유하

는 인간 주체의 지성적 활동으로부터 나왔다고 주장하지 않았으며, 인간의 유

한한 사유와 정신을 하나님의 절대적인 신적 사유와 동일선상에 두고 있지 않

을 의미한다. Ph. Marheineke, System der christlichen Dogmatik. D. Philpp Marheineke’s


theologische Vorlesungen, Bd. 2, Steph. Matthies und W. Vakte, hrsg. (Berlin: Verlag
von Duncker und Humblot, 1847), 21.
8) C. Daub, System der christlichen Dogmatik. Carl Daub’s philosophische und theologische
Vorlesungen, Bd. 6, Marheineke und Dittenberger, hrsg. (Berlin: Verlag von Duncker
und Humblot, 1842), 49.
9) Ibid., 69.
10) Ibid., 140f.
378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았다는 사실을 주의 깊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편으로 다웁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에서 40년간 교직생활을 하면서 인간

학 강의를 열여섯 번 개설했을 만큼 인간학에 관한 철학적 관심이 지대했다. 그

의 인간학 강의는 1797년 처음 개설된 이후부터 마지막 생애 시기인 1836/37

년 겨울 학기까지 지속되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신학에서 인간학

에 대한 학문적 중요성이 확인된다.11) 다웁의 인간학, 즉 몸과 영혼, 그리고 정

신을 본질로 한 인간에 관한 학문인 인간학은 종교 특히 신학과 필연적인 연

관성을 갖는다. 더 나아가 그는 신학과 인간학의 연관 관계를 실천적 관점에서

윤리학으로 발전시켜, 윤리학을 신학의 독립된 학문 분과로 분리시키는 작업

에 일조했다. 다웁에게 인간의 의지와 욕망, 충동, 도덕법 등을 주제로 한 윤리

학은 신학의 중심이 된다.12) 전체 신학의 독립된 학문 분과로 자리매김한 윤리

학은 후에 그의 제자이자 후임 교수가 된 로테의 신학을 통해 결실을 맺는다.

당시 로테의 동료 교수이자 중재적 신학자였던 다니엘 쉔켈(Daniel Schenkel,


1813-1885)도 신학의 독립된 분과로 윤리학을 발전시키고자 한 학문 작업에
동참했다. 그는 도덕적 양심의 개념을 중심으로 교의학을 전개하여 종교적이고

윤리적인 양심을 인간 정신의 가장 보편적인 기관으로 주장했다. 이와 연관된

이성의 활동은 의지와 감정을 통일하여 하나님과의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교제

를 가능하게 만든다고 보았다.13)

11) C. Daub, Vorlesung über die philosophische Anthropologie. Carl Daub’s philosophische und
theologische Vorlesungen, Bd. 1, Marheineke und Dittenberger, hrsg. (Berlin: Verlag
von Duncker und Humblot, 1838), VI.
12) Ibid., 14.
13) D. Schenkel, Die christliche Dogmatik vom Standpunkte des Gewissens aus dargestellt,
Bd. 1 (Wiesbaden: Kreidel und Niedner, 1858), 135-50, 158-61 참조. 교의학 2권에서
그는 양심이란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 의식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자기의식이며,
양심의 판단과 목소리는 하나님의 절대정신에서 기원한다고 주장한다. D. Schenkel, Die
christliche Dogmatik vom Standpunkte des Gewissens aus dargestellt, Bd. 2 (Wiesbaden:
Kreidel und Niedner, 1859), 216f.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79

사변적 신학의 대표적 신학자이자 헤겔 노장학파의 베를린 대학교 교수인

필립 마르하이네케(1780-1846)14)는 다웁의 제자였다. 그는 다웁에게 헌정한


1827년 출판된『학문인 교의학의 근본교리들』에서 “하나님-관념 안으로 수
용된 이성은 인간 정신에 있어서 성스러운 존재이며, 여기서 그의 신적인 사유

가능성이 놓여 있다. 이성은 종교와 하나님-관념으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라

고 표명한다.15) 1843년 셸링의 후기 베를린 강연을 비판한 책에서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헤겔 철학이 기독교에 완전히 부합하다고 평가한다. 그의 신론은 하

나님 존재 자체의 절대적 차원을 고찰하기보다는 사유와 정신 활동의 절대적

차원을 우선적으로 중요시했다. 이에 따라 “자기를 의식하고, 사유의 활동을

자신의 본질로 갖는, 절대적 자기이자 의식하는 주체”로 정의된 하나님은 “정신

과 앎, 절대적 지성으로 인간의 의식 안으로 들어온 존재”로 설명한다.16) 하지만

마르하이네케는 인간의 이성을 전적으로 기독교와 교의학의 학문 기준이 되는

14) 1831년 헤겔의 서거 이후 마르하이네케는 할레 대학의 철학자인 요한 칼 로젠크란츠(Joh-


ann Karl Friedrich Rosenkranz)와 법학자인 칼 괴셀(Karl Friedrich Göschel)과 공동으
로 헤겔의 기독교 해석에 대한 안팎의 비판, 특히 헤겔 좌파인 청년헤겔주의의 공격을 변
호한 신학자였다. W. Pannenberg, Theologie und Philosophie (Göttingen: Vandenhoeck
und Ruprecht, 1996), 277 참조. 마르하이네케 신학에 관한 개요는 J. Rohls, Philosophie
und Theologie in Geschichte und Gegenwart (Tübingen: Mohr Siebeck, 1997), 453-57.
마르하이네케의 교의학 신론에 관한 이해는 F. Wagner, “Der Gedanke der Persönlich-
keit Gottes bei Ph. Marheineke,” Neue Zeitschrift für systematische Theologie und Rel-
igionsphilosophie, Vol. 10 (1968): 44-88.
15) Ph. Marheineke, Die Grundlehren der christlichen Dogmatik als Wissenschaft, 2 Aufl.
(Berlin: Verlag von Duncker und Humblot, 1827), 14.
16) Ph. Marheineke, Zur Kritik der Schellingschen Offenbarungsphilosophie (Berlin: Verlag
von Th.Chr.Fr. Enslin, 1843), 44. 1년 전인 1842년 마르하이네케는 학문의 장에서 종교
가 단순히 주관적인 감각적 측면에만 관련하지 않고 진리들을 다루는 총괄적인 가르침
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철학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헤겔 철학을 “철학 자
체”로 표현하면서 그의 철학 이외에 어떠한 참된 철학도 알지 못한다고까지 찬사를 아끼
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Ph. Marheineke, Einleitung in die öffentlichen Vorlesungen über
die Bedeutung der Hegelschen Philosophie in der christlichen Theologie (Berlin: Verlag
von Th.Chr.Fr. Enslin, 1842), 51.
380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원리나 규범으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의 신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기록된 말씀

인 성서와 교회는 교의학의 규범이 되며, 이성은 자신에게 있어서 “고유한 개념,

추상적인 지성, 모든 진리에 대한 형식적인 매개체”로 결과적으로 “유한한 주관

적 인식”으로 한정된다.17) 그럼에도 진리를 추구하는 이성적 지(知, Wissen)를

바라보는 그의 관점은 긍정적이다. 이성적 지는 무엇보다 “하나님 자신에 의한

하나님에 관한 지”이자 “그분의 영 안에서 그리고 그의 영에 의해서” 유한하고

상대적인 인간의 앎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18)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마

르하이네케는 신학의 학문에서 이성의 힘을 강조한 것일까?


1847년에 편집되어 출간된『기독교 교의학의 체계』서론에서 그는 “사변적
신학은 신앙과 사유가 동일한 방식으로 파괴하는 대립을 해결하는 것 이외에

다른 무엇이 아니다.”라고 밝힌다.19) 기독교 역사에서 계시와 이성, 신학과 철학

이라는 두 중심축은 서로가 한편에서의 우위와 중요성을 강조하여 자신의 진

리 가치를 논증하고 상대편을 폄하시킨 경우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일방

적인 편향성과 배타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다 객관적인 이성적 관점이 필요

하다. 그런 이유로 기독교 종교가 무엇인지를 규정하는 믿음은 신앙인 개인의

주관적인 종교적 체험과 감정에 의해서만 그 진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

라 모든 이성적 사람들이 결합된 객관적인 공동체(교회)의 신앙을 필연적으로

요청한다. 사변적 신학의 입장에서 학문으로서의 신학은 그 목표에 있어서 우

선적으로 신자들을 위하거나 혹은 크리스천을 만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

니다. 오히려 “믿음 안에서 그리고 믿음에 관해서 이해와 지성을 추구하는 자

17) Marheineke, Die Grundlehren der christlichen Dogmatik als Wissenschaft, 65.
18) Ibid., 67. 마르하이네케는 하나님은 “절대적 정신이며, 그리고 이러한 사유에 의해 하나
님의 관념은 그 본질에 있어서 완성에 도달한다.”라고 주장한다. 이에 관해서는 Marhe-
ineke, System der christlichen Dogmatik, 38. 또한 절대정신인 하나님은 “절대적 실체”로
서 자신에게 즉자적일뿐만 아니라 대자적인 본질을 가지신 “존재” 이자 “사유” 혹은 “주
체”로 규정된다. Ibid., 412-15.
19) Marheineke, System der christlichen Dogmatik, 9.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81

들을 위해서” 신학의 존재 이유가 있음을 천명한다.20)

독일을 벗어나서 사변적 신학의 입장에 서 있었던 또 다른 신학자가 있다.


1834년부터 1836년까지 독일로 여행하여 다웁과 마르하이네케의 신학 강의
를 수강하며 믿음과 지성, 계시와 이성의 대립을 중재하고자 한 덴마크 신학자

인 한스 마르텐젠(Hans Lassen Martensen, 1808-1884)이다. 그는 1849년『기

독교 교의학』에서 하나님에 관한 종교적 지를 추상적으로 사고된 형식을 통해

연역한 어떤 지가 아니라, “하나님과 관계된 인간의 삶과 세계에 대한 포괄적

인 직관을 통해 얻어진 하나님에 관한 관념”으로 해석했다. 다웁은 종교적(신

학적) 인식이 신앙인의 내면적인 심정 속에서 일어난 감정뿐만 아니라 지를 포

함한다고 주장했는데, 이 지점에서 마르텐젠은 종교적 지를 “직접적인 지”로 표

현한 헤겔의 사상을 훌륭하게 신학적으로 차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직접적인

지의 개념은 저급하거나 불완전한 앎을 철학을 통해 완전한 앎으로 해결하겠

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변의 토대인 근원적인 지”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

한다.21) 그렇다고 마르텐젠이 기독교 신앙을 정신의 운동을 통해 추상화된 종

교적 지에 강조점을 둔 것만은 아니었다. 종교적 의식을 무엇보다 종교적 의지

로도 파악한 그는 감정과 인식 속에서 하나님이 인간을 찾으시고, 인간을 그의

나라로 인도한다고 설명한다. 슐라이어마허의 신학으로부터도 영향을 받은 마

르텐젠은 신앙이 “하나님 안에 있는 감정과 심정의 삶”이며, 그분 안에 내가 거

하며 내가 그분 안에 있다는 사실을 직접 느끼는 자만이 신앙인일 수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명시하기도 했다.22)

20) Ibid., 18.


21) H. L. Martensen, Die christliche Dogmatik(1849), Neuer Abdruck (Berlin: Verlag von
Gustav Schlawitz, 1870), 9.
22) Ibid., 11.
382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3. 헤겔의 종교철학 이해와 사변적 인식

필자는 로테의 사변적 윤리신학을 고찰하기에 앞서서 먼저 그의 학문적 생

애와 19세기 사변적 신학을 대표하는 다웁과 마르하이네케, 그리고 마르텐젠

의 신학을 개괄적으로 살펴보았다. 당시 사변적 신학자들 모두는 초기 관념론

의 피히테나 셸링의 철학에 관심을 두지 않았고 전적으로 헤겔의 관념론에 집

중해서 그의 사상과 종교철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이제 그들이 긍정적으

로 발견했고 재해석했던 헤겔 철학의 핵심 내용을 고찰하여 절대자의 자기의식

과 하나님 이념, 종교적 의식, 절대정신이자 주체인 하나님에 관한 사변적 신학

의 연관성, 그리고 그 철학적 근거와 내용이 무엇인지를 밝혀보겠다.

헤겔은 1830년 자신의 철학 체계를 마지막으로 집약해서 정리한『철학 강

요』개정 3판 §384에서 “절대자는 정신이다. 이는 절대자에 관한 최고의 정의

이다.”라고 단언한다.23) 하나님을 정신으로 규정한 헤겔의 의도는 기독교 신학

과 성서에서 증언하고 있는 인격적이신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비판하거나 거

부하는 데 있지 않았다. 그는 개개인이 저마다 갖고 있는 직접적인 종교 체험은

자신의 신앙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하더라도 시간적으로 소멸될 수밖에

없는 주관적 경험의 영역 안에 예속되어 있음을 주시한 것이다. 그의 종교(기독

교) 개념은 우리의 종교적인 주관적 느낌(감정)과 감각적인 직관이 보다 객관적

이고 보편적인 실재 이해 아래에서 종교적 진리의 보편성과 타당성을 가져야 함

을 역설한 것이다. 이성을 포기하지 않는 신앙은 종교적 믿음의 객관적 가치와

그 진리의 필연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영원하신 절대자를 향한 더 높은 차원의


정신적인 고양이 필요하다.24) 비록 인간이 현실 속에서 허물과 죄악 가운데 자

23) F. G. W. Hegel, Enzyklopä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im Grundrisse(1830),


8 Aufl., Friedhelm Nicolin und Otto Pöggeler, hrsg. (Hamburg: Felix Meiner, 1991),
314.
24) F. G. W. Hegel, Einleitung in die Philosophie der Religion. Vorlesungen über die Philosophie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83

신의 본래적 주체와 자아가 분열(소외)되어 있다 하더라도 기독교 종교는 주체

와 자아의 분열을 다시 하나로 통일하고 화해시킨다. 뿐만 아니라 세계사적 관

점에서 기독교를 절대적 종교, 혹은 계시 종교로 규정한 헤겔은 정신적 존재자

인 인간이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현실 공간은 국가이지만, 그 자유

의 뿌리는 기독교 종교 안에 있다고 주장한다.25) 이 세계사는 헤겔의 철학적 관

점에선 “하나님, 혹은 정신 자체가 스스로를 실현하는 절대적 과정”, 또는 “정

신 자신이 그의 참된 본질인지를 객관적으로 생성하는 단계의 과정”으로 관철

된다.26) 정신의 본질은 본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스스로 인식하는 데 있으며,

세계의 역사 과정 속에서 예술과 종교, 철학을 통해 실재적인 정신이 구체적으

로 실현된다고 본 것이다. 그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증언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건은 신적 본질과 인간적 본질이 하나로 통일된 사건으로, 그리고 신

성을 무가치하게 본 신인동형론이 아니라 “참된 하나님-이념”으로 이끌어 내

는 신적 행위로 해석한다.27)

이성과 정신의 기독교를 지양하고자 한 헤겔은 하나님의 속성이 본질적으로

사유이며, 이 사유를 통해 인간은 본질과 현상, 의식과 존재, 인식과 개념이 일

치되어 있는 절대자를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하나

님은 “절대 이념, 즉 정신 혹은 영이신 하나님은 자신의 진리와 계시성에 따라

der Religion, Teil 1, Neu herausgegeben und Walter Jaeschke, hrsg. (Hamburg: Felix
Meiner, 1993), 4f. 이에 반하여 톨룩의 제자 뮐러는 헤겔 철학이 신앙과 지식의 관계에
서 신앙을 낮은 단계로, 지식을 높은 단계로 설정하여 순수한 논리적 사고의 과정을 강
조한 것으로 평가한다. 뮐러는 이러한 헤겔의 시도는 “공허한 이성의 월권”이자 범신론
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J. Müller, Dogmatische Abhandlungen (Bremen: O.E.
Müller, 1870), 28f.
25) F. G. W. Hegel, Vorlesungen über die Philosophie der Weltgeschichte, Die Vernunft in
der Geschichte, Bd. I, Johannens Hoffmeister, hrsg. (Hamburg: Felix Meiner, 1995),
111, 127. 여기서 헤겔은 “가장 훌륭한 국가는 가장 큰 자유가 지배하는 국가이다.”라고
천명한다. Ibid., 142.
26) Ibid., 74f.
27) Ibid., 127.
384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의식의 대상이 된다.”28) 그의 종교철학 핵심은 이하의 문장에서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하나님 개념은 스스로 객관화되고 객관화하는 그의 이념이다. 이는 정신이


신 하나님 안에 포함된 것이다.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그의 교회 공동체 가운
데 존재하며 이 공동체를 갖고 계신다. 하나님은 스스로 대상적이며 오직 자
기의식 가운데서 참되게 존재한다. 그의 최고 규정 자체는 자기의식이다. 그
러므로 하나님 개념은 그 자신에게 필연적으로 종교가 된다. 하나님 개념은
불완전하지만 완전하게 되며 그때서야 진리를 갖는다. 따라서 하나님은 오로
지 절대적 이념이다. 이 이념은 자신의 실재성 측면에서 대자적으로 정립된
것이며 또한 개념과 동일성으로 정립된 것이다.29)

기독교 종교와 하나님은 헤겔의 말을 빌려서 표현하자면 “사유 속에서, 그리

고 사유를 통해서” 존재한다. 물론 그는 당시에도 기독교 신앙에 사유, 혹은 이

성이 대립하고 위해하다는 통속적인 선입관이 있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인간

과 동물이 결정적으로 구별되는 이유는 느낌과 감정이 아니라 의식과 사유를

통해서만 구별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인간의 고유한 특질은 생각한다는 것이며,

그의 존엄성이 사유의 활동과 정신의 운동 과정을 통해 발현된다는 점에서 헤

겔은 “우리 시대의 가장 심각하고 중대한 오류 가운데 하나는 이 모든 것 가운

데 들어 있는 사유를 토대와 본질적 형식으로, 즉 유일무이한 근본 내용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에 있다.”라고 예리하게 비평한다.30) 그래서 기독교는 보다 깊

28) Hegel, Einleitung in die Philosophie der Religion, 28.


29) Ibid., 96.
30) Ibid., 118. 최신한에 의하면 “헤겔에게 특징적인 것은, 종교와 철학의 근거가 사유하는 이
성(denkende Vernunft)에 있다는 사실에 있다.”헤겔은 철학뿐만 아니라 종교에서도 동일
한 이성의 활동을 통하여 유한자와 무한자의 대립이 해소되고 통합된다고 주장한다. 이에
관해서는 최신한『 , 헤겔철학과 종교적 이념』(서울: 한들, 1997), 130-32.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85

은 의미에서 “정신의 종교”로 정의된다.31) 종교 개념은 인간의 사유 활동과 반성

을 매개로 표상되고 의식됨으로써 종교적 진리는 “이념으로서만” 드러나며, 그

리고 종교 자체는 “하나님에 대한 자기의식의 관계에서만” 존립한다는 사변적

종교철학의 결론에 다다른다.32) 사변적 인식에 있어서 종교적 진리는 자기 아닌

타자의 진리와 대립하지 않고 타자와의 차이성과 구별까지 자신 안에 포섭하

는 “즉자적이고 대자적인” 완전한 보편성을 갖는다. 곧 “무한자는 유한자 가운

데 있는 무한자이며 유한자는 무한자 가운데 있는 유한자이다.”33)라는 명제를

실제적으로 현실화시키는 절대적 이념이다. 따라서 종교는 “즉자적이고 대자적

인 진리에 대한 의식”이자, 철학적 규정으로 말하자면 “이념의 의식”이다. 이 이

31) F. G. W. Hegel. Vorlesungen. Ausgewälte Nachschriften und Manuskripte, Bd. 5. Vor-


lesungen über die Philosophie der Religion, Teil 3. Die vollendete Religion, Walter
Jaeschke, hrsg. (Hamburg: Felix Meiner, 1984), 76, 105. 헤겔은 기독교 종교를 계시
의 종교, 진리의 종교, 화해의 종교라는 삼중적인 측면에서 정의한다. Ibid., 2-6 참조.
1827년『철학 강요』2판 서문에서도 헤겔은 “참된 종교는 정신의 종교다.”라고 언급한다.
Hegel, Enzyklopä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im Grundrisse (1830), 12.
32) F. G. W. Hegel. Vorlesungen. Ausgewälte Nachschriften und Manuskripte, Bd. 4a. Vor-
lesungen über die Philosophie der Religion, Teil 2. Die bestimmte Religion, Walter
Jaeschke, hrsg. (Hamburg: Felix Meiner, 1985), 4f. “Indem aber die Religion selbst
nur zugleich als Idee ist, das Verhältnis des Selbstbewußtseins zu Gott.”
33) Hegel, Einleitung in die Philosophie der Religion, 22. 헤겔의 종교철학 이해는 O. 푀겔
러 편『 , 헤겔철학 서설』황태연 역 (서울: 중원문화, 2012), 245-53. 그에 의하면 “철학적
사변은, 그 자체가 신학이며, 다만 헤겔에 있어서는 신학이 이제 신에 관한 지(Wissen von
Gott)가 아니라 신의 자기지(Sichwissen Gottes) 자체이다.” Ibid., 253. 또한 권기철『 , 헤
겔과 독일관념론』(서울: 철학과 현실사, 2006), 112-23; 찰스 테일러『 , 헤겔』정대성 역 (서
울: 그린비, 2014), 365-95, 888-944. 프레드릭 코플스턴『 , 18·19세기 독일철학. 피히테에
서 니체까지』, 코플스턴 철학사 제7권, 표재명 역 (파주: 서광사, 2008), 286-302, 393-
403; 니콜라이 하르트만『 , 독일관념론철학』이강조 역 (파주: 서광사, 2008), 935-52; 한자경,
『헤겔 정신현상학 이해』(파주: 서광사, 2009), 338-58; W. Jaeschke, Hegel-Handbuch.
Leben-Werke-Schule (Stuttgart: J.B. Metzler, 2003), 467-77; T. S. Hoffmann, Georg
Friedrich Wilhelm Hegel. Eine Propädeutik (Wiesbaden: Marix Verlag, 2004), 454-78.
헤겔의 전체 생애에 관한 최근의 참고서는 테리 핀카드『 , 헤겔, 영원한 철학의 거장』전대호·
이대호 역 (서울: 이제이북스, 2006). 그의 생애와 저서에 관한 중요한 연구 문헌으로 19
세기 헤겔 우파 철학자인 로젠크란츠의 책을 참고하라. K. Rosenkranz,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s Leben (Berlin: Duncker und Humblot, 1844).
386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념의 진리는 주관적인 직관이나 표상을 통해 규정되지 못한 추상적 진리가 아

니다. 오히려 사유 속에서 실재와 추상, 개별성과 보편성의 분열을 자신 안에 수

렴하여 통합하는 진리이다. 반성은 우리의 사유 속에서 직관과 표상을 분리시

키지만, 이러한 반성과 직관의 대립을 하나로 통일하여 파악하는 철학적 사유

를 헤겔은 “사변”(spekulation)으로 지칭한다.34) 이러한 의미에서 종교는 헤겔

철학에 있어서 사변이다. 종교는 즉자-대자적인 진리에 관한 의식으로 파악되

며, 자연과 정신의 모든 대상을 가장 보편적인 사유의 형식으로 파악하는 철학

이 사변적 철학이고 사변적 의식이다.

헤겔은 종교를 절대적 진리에 대한 의식의 관점이자 자기 자신을 절대적으로

규정하는 진리로 파악함으로써 오직 “이념”으로서만 종교의 참된 본질이 드러

난다고 주장한다. 이념이란 일반적인 의미에서 공허하고 추상적인 것을 의미하

거나 그 어떤 무엇에 관한 하나의 특정한 이념을 뜻하지 않았다. 헤겔 자신이

철학적으로 표명한 이념 개념은 자신 스스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도 참된 진

리이며, 주관과 객관, 이상적인 것과 실재적인 것, 유한과 무한, 영혼과 몸을 하

나로 결합하여 절대적으로 통일시키는, 자신의 가능성을 현실성으로 실현시키

는 “이성”을 말한다.35) 지성적 관점에서 이념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복귀하고 그

러한 자기 동일성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부정과 대립을 자신 안으로 통합시키

는 변증법적 과정의 역사를 스스로 갖는다. 그리고 이성은 자신의 주관적-객

관적 확실성을 잠정적이고 상대적인 방편의 진실성으로 고착시키지 않고 모든

실재성을 포괄하는 참된 진리로 고양시킨다. 이와 같은 이성은 자기만이 자신

에게 고유한 진리의 세계이자 그 진리 세계를 자기 자신으로 의식하는 정신이

다.36) 또한 실재적 의식이 자신의 정신적인 본질인 이성은 현상세계를 넘어서

34) Ibid., 114.


35) Hegel, Enzyklopä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im Grundrisse (1830), 182.
36) F. G. W. Hegel, Phänomenologie des Geistes (1807), Hans-Friedrich Wessels und
Heinrich Clairmont, hrsg. (Hamburg: Felix Meiner Verlag, 1988), 288ff. 참된 존재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87

있는 초월적인 이론 이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 실체”로 명명된, 도

덕적 실재성을 갖고 있는 정신이기도 하다. 곧 “살아 있는 도덕 세계는 그의 진

리 안에 있는 정신이다.”37)

헤겔의 종교철학 이론이 사변적 신학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끼친 영역은 그의

사변적 신론이었다. 절대자이며 삼위일체 하나님은 “오직 정신으로” 존재하시

기에, 하나님은 정신이다.38) 이 정신은 공허하고 추상적으로 정립된, 혹은 내용

없는 텅 빈 진리가 아니라 절대적 실재가 그의 내용인 진리 자체이자 즉자-대

자적인 진리로서 규정된다. 하나님을 정신으로 규정한 헤겔의 사변적 인식의 관

점에서 절대자는 고정불변의 형이상학적 초월자가 아니다. 절대자는 자신의 자

기의식에서 자유롭게 사유를 통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대상화할 뿐만 아니

라 자신에게로 복귀하는 영원한 “절대적 활동”(absolute Tätigkeit, actus purus)

이고, 그 생동하는 과정을 계기로 개념과 실재를 통일하는 절대적 이념이다. 헤

겔은 1807년『정신현상학』서언에서 하나님을 “주체”로 명명하기도 했다.39) 절

대자를 주체로 규정한 이면에는 단순히 자신 속에 홀로 갇혀서 타자를 배타적

으로 부정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는다. 주체는 자신을 구별하고 스스로를 대

인 자기(Selbst)개념은 헤겔의 정신현상학에서 “실체(Substanz)”와 “주체(Subjekt)”라


는 두 가지 양면적 의미의 통일로 이해된다. 실체는 독립적이고 변화 없는 자기동일성
을 지향하는 존재자로, 주체는 시작과 결과를 동일한 원환 구조의 과정으로 파악한 활
동으로 이해된다. 이에 관해서는 백훈승, “헤겔의『정신현상학』에 있어서의 자기(Selbst)
의 의미에 관한 연구,”『동서철학연구』제83호 (2017): 411-21; P. Tillich, Vorlesung über
Hegel (Frankfurt 1931-32), Gesammelte Werke. Bd. 8, Erdmann Sturm, hrsg. (Berlin:
Walter de Gruyter, 1995), 370-406; R. Haym, Hegel und seine Zeit (1857), 2 Aufl.
(Hildesheim: Georg Olms, 1962), 222f.
37) Ibid., 290. “Die lebendige sittliche Welt ist der Geist in seiner Wahrheit.”
38) Hegel. Vorlesungen. Ausgewälte Nachschriften und Manuskripte Bd. 5, Vorlesungen über
die Philosophie der Religion, Teil 3. Die vollendete Religion, 2f, 12, 16f, 46, 105f.
39) Hegel, Phänomenologie des Geistes (1807), 17. 정신현상학에서의 주체개념에 대해서는
Gerd Gamm, Der Deutsche Idealismus. Eine Einführung in die Philosophie von Fichte,
Hegel und Schelling (Stuttgart: Reclam, 2015), 85-108.
388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상화하여, 끊임없이 자기를 부정하는 활동을 통해 그의 목적을 실현하는 정신

을 말한다.40) 그렇기에 절대적 정신은 총체적인 생명이고 자기운동이며 중단 없

는 생성의 과정이다. 그리고 이 절대적 정신은 단적으로 인간의 정신 안에서, 그

리고 인간의 정신적 삶의 형식을 통해서 현존한다.

이러한 헤겔의 사변적인 신론은 19세기 일련의 사변적 신학자들에 의해서 긍

정적 관점에서 적극 수용했지만, 동시에 개신교의 보수적 신학과 헤겔 좌파를

비롯한 마르크스와 키에르케고르의 철학에서는 냉혹한 비판과 함께 뜨거운 논

쟁을 불러일으켰다. 헤겔의 종교철학에 관한 비판적 논쟁에 관해서는 본고의

마지막 평가에서 다루기로 하고, 이제 필자는 로테의 윤리학 내용을 신론부터

시작하여 이신론적 윤리 사상에 이르기까지 사변적 철학과 신학이 어떻게 그

의 윤리학 안에 비판적으로 착안되어 전개되었는지를 조명하겠다.

III. 로테의 사변적 신학과 윤리 이해

1. 신학 윤리의 학문적 자리

앞선 논지에서 필자는 헤겔의 철학적 사변과 신론을 설명하면서 당시 사변

적 신학을 주창한 대표적 신학자들이 하나님-이념과 절대정신이라는 절대자

개념을 통해 그들의 신학 체계 속에서 얼마만큼 헤겔 철학과 밀접하게 연관 관

계를 가졌고 그 영향 아래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전의 사변적 신학자들과

40) Ibid., 88f. 헤겔은 자기 자신의 반대물이 되는 “자신의 타자(대상)”가 존재함으로써 사물


의 본질의 자립성이 보장된다고 주장한다. 헤겔의 절대자 이론에 관한 철학적 이해는 백
훈승, “헤겔과 절대자”『 , 범한철학』제32집 (2004): 269-89; W. Jaeschke, “Das absolute
Wissen,” Hegels Phänomenologie des Geistes heute, Andreas Armdt und Ernst Müller,
hrsg. (Berlin: Akademie Verlag, 2004), 205-10.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89

는 달리 로테는『신학적 윤리』1권 첫 번째 명제에서부터 헤겔의 철학적 사변

과 자신의 신학적 사변 사이의 경계선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이전의 사변적 신학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헤겔의 사변적 철학에 대한 신

학의 예속 관계를 벗어나서 신학의 독자적이고 독립적인 학문 위치를 찾고자

한 것이다.

도덕에 관한 신학적 학문인 신학 윤리는 로테에 의하면 “사변적 신학 체계

안에서의 통합된 일부”이자 사변적 신학의 분과로 정의된다.41) 도덕이란 무엇인

가라는 질문을 원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윤리신학자에게 먼저 자신의 학

문적 출발점이 어디에 있으며, 그 설정된 이론의 토대가 얼마만큼 설득력과 타

당성을 가질 수 있는지에 관한 자기 검증 작업이 요구된다. 이 지점에서 로테

가 제시한 신학 윤리의 학문 자리는 철학적 사변이 아닌, 신학의 고유한 사변

적 사유이다.

무엇보다 기독교 신학의 전체 체계에서 왜 사변적 사유가 필요한지에 대한 로

테의 답변은 다음과 같다. 사변적 사유는 “단적으로 통일된 사고”라는 독특한

인식 구조의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습득하고 경험

한 여러 다양한 생각과 의식의 부분은 실제적으로 완전하게 규정된 개념으로

체계화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부분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전체 속

에서 파악할 수 있는 사변적 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변적 사유는 경험

적으로 반성된 사유와 대립한다. 경험적으로 반성된 사고는 분석적이고 후험적

(aposteriorisch)인 사유로서 외부로부터 주어진 인식의 대상을 분석하고 추후


적으로 정립하는 사고(nachdenken)를 말한다. 그에 반하여 사변적 사유는 본

질적으로 종합적이며 선험적(apriorisch)이다. 이 사변은 인식 주체 바깥의 외

부 세계를 자신에게 주어진 인식 대상으로 생각하는 이론적 인식 개념과 연관

41) R. Rothe, Theologische Ethik 1, 2 Aufl. (Wittenberg: Zimmermann’ sche Buchhand-


lung, 1867), 3.
390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되지 않기에 “순수 사유”로 지칭된다.42) 사변적 사유에선 개체적인 낱낱의 사변

들이란 결코 가능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적이고 유기적인 총체성과 통일성의

원리에 따라 생각들을 체계화시키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변적 사유는 자신의

고유한 논리적 법칙을 수단으로 오직 자기 자신으로부터 그 사유의 체계를 세

우는 내적 필연성을 갖는다. 유기적으로 전체를 관찰하고 파악하는 사유는 필

연적으로 자신의 사유를 전체와 연관하여 통합하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실제

적으로 완성된 사유”라고 말할 수 있다.43) 로테에 따르면 정신과 같은 순수하고

초감각적인 개념들은 경험으로부터 관찰하여 반성하는 사고를 통해서는 발견

될 수 없고 그의 본질을 파악할 수 없다. 내적인 자기 사유의 필연성을 갖고 그

러한 개념들의 객관적 타당성을 도출시킬 수 있는 사유는 사변이다. 그러나 사

변적 사유는 그 시작에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인 변증법적 과정을 통

해 모든 사물의 실재성을 참된 관념의 상들 안에 선험적으로 수렴하며, 마지막

에 이르러서야 개념의 진정한 체계를 완성한다. 이러한 사변적 사유의 작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선험적으로 개념들에 관한 체계를 산출한 사유의 상(像)과

경험적인 실재성을 갖는 모든 사물에 관한 사유의 상이 일치해야만 한다. 로테

는 사변이 경험적으로 반성하는 사유를 경시하며 우리의 실재적 경험을 무시한

다는 선입관이 대중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실은 사변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서

부터 기인한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진정한 사변은 현실에서 경험하는 사유와 반

성을 정당하게 인정할 수밖에 없는데, 인간의 모든 사유는 시초에서 경험적인

반성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44) 따라서 사변적 사유의 과제는 의식에 경험

적으로 주어진 모든 인식의 상들을 반성을 통해 매개함으로써 그 의식 자체를

“사유의 직접적인 자기 확실성”으로 정립시키는 데 있다. 우리의 사유가 그 어

42) R. Rothe, Theologische Ethik 2, 2 Aufl. (Wittenberg: Zimmermann’ sche Buchhand-


lung, 1867), 58-60, 138f.
43) Rothe, Theologische Ethik 1, 6, 14.
44) Ibid., 20f.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91

떤 전제 없이는 생각의 정립이 불가능한 것처럼, 사유의 직접적인 자기 확실성

없이는 사유 자체가 가능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로테는 데카르트의 “cogito,


ergo sum은 모든 근대 철학적 사변의 토대를 정립한다.”고 명시한다.45)
그렇다면 이제 로테가 제시하는 철학적 사변과 신학적 사변 사이의 학문적

경계 지점은 어디에 있는가? 하나님에 의해 규정된 존재이자 그분을 통해 자신

의 존재가 발견된 종교적 인간(혹은 경건한 인간)은 그의 믿음이 자기의식의 활

동인 사유 행위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곧 신앙인의

믿음생활은 단순히 영적인 차원에서만 국한되지 않고 지성적인 사고 활동도 함

께 동반되어 있다는 점이다. 더 나아가 로테는 인간을 사유뿐만 아니라 감정에

의해서도 실존하는 존재로 파악했기 때문에 인간의 감정에 상응하는 종교적인

하나님에 대한 감정을 사유와 연결시킨다. 경건한 신앙인의 자아 감정은 직접

적으로 동일한 “하나님-감정”으로서, 자신의 자아의식 또한 동일하게 하나님

에 대한 의식과 결합되어 있다. 사유하는 주체인 종교인에게는 그러므로 자아

의식과 하나님-의식이라는 이중적인 사변의 토대가 하나로 통합되어 사유 행

위를 실행한다는 것이다.46)

철학적 사변이 전적으로 사유하는 인간 주체의 자기의식에서만 그 활동의 가

능성을 두고 있다면, 신학적 사변은 하나님-의식에 의한 신학적이고 종교적인

사유로서 하나님 개념을 통해 사변이 시작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종교적 존

재이기 때문에 신앙인의 사유는 자신의 자아의식의 경험적 활동 안에서만 한

정되지 않는다. 그는 오히려 하나님에 의해 직접적으로 규정된 신앙 관계를 의

식한다. 그래서 초월자에 대한 믿음과 경건의 실재성을 직접적으로 고백하고 의

식하는 신앙인은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확실성을 갖고 있다. 철학적 사변의

45) Ibid., 33.


46) Ibid., 34. 로테에 의하면 하나님-의식은 하나님에 의해 자극되어 촉발된 규정으로 인간
의 의식과 동일하다. 같은 책, 467.
392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자기 확실성과는 달리 하나님과 신앙적 관계를 갖고 있는 경건한 자는 올바른

하나님-의식과 신학적 사변이 인류의 구원자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로테에 의하면 하나님에 대한 직접적인 확실성은

신앙인 개인의 단순한 주관적 의식이 아니라 믿음의 경건 개념 안에서 표출되

기 때문에 철저하게 객관적이며 그 필연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로테는 신학적 사변이 의심의 여지없이 믿음의 경건을 직접적인 경건 의식, 그

리고 하나님-의식으로부터 고양된 하나님-감정에 대한 확실하고 직접적인 내

용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47) 로테의 신학 윤리는 이와 같이 철학적 사

변의 출발점과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신앙적 의식과 경건의 자리에서 출발한다.

이 구분된 경계 지점은 서로 간의 완전한 학문적 독립성을 요구한다. 신학의 사

변은 결정적으로 학문의 지적 호기심으로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믿음의 경건

에 대한 직접적인 관심으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2. 절대자 하나님의 자기규정과 신지학적 인식

종교적 인간은 자신과 세계의 존재 의미를 찾고자 할 때 스스로를 사유하는

자아로 의식할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하나님을 생각하는 자로서 진리를 추구한

다. 그러나 일상에서 하나님에 대한 생각(Gottesgedanken)으로 표현된 그의

종교적 의식은 완전하고 실제적인 하나님에 관한 개념을 포착하기보다는 단순

히 개인적인 종교적 표상일 수 있다. 그때마다의 시간적 상대성과 공간적 제한

성 가운데 형성되고 구체화된 하나님-생각(예를 들어 하나님의 속성과 본질은

무엇인가 등)은 의심과 확실성 사이에서 더 높은 차원의 신에 대한 사고로 고양

47) Ibid., 45. “Die theologische Spekulation soll und will ja wesentlich nichts anderes,
als den dem Frommen unmittelbar gewissen Gehalt seines Gottesgefühls, aus welc-
hem sein Gottesgedanke sich erhebt, nach seiner specifischen Bestimmtheit in beg-
riffsmäßiger Form ausdrücken.”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93

되어야 할 신학적 과제가 주어진다. 하나님에 관한 생각은 처음에는 “하나님에

대한 예감”(Gottesahnung)이라는 초월자에 대한 원초적인 느낌의 형식을 취

한다.48) 종교적 감정으로 표현된 하나님-예감은 지성적으로 하나님에 관한 사

유로 한층 높은 단계로 이행되어야 하는데, 바로 이러한 논리적인 내적 연관성

(변증법적 사고를 통한)을 갖는 통일된 하나님-생각이 절대자 개념이다.


하나님에 관한 신학적 사변은 하나님을 단적으로 존재하는 절대적 존재, 곧

절대자로 규정한다. 하나님이 절대자라는 사유의 규정은 하나님-예감의 내용

에 있어서 “가장 포괄적인 방법으로, 그러나 아직 완전하게 발전하지 못한, 가

장 직접적으로 지성에 적합한, 그리고 가장 추상화되고 근본적인 하나님에 관

한 개념”이다.49) 이 절대자 개념은 그 개념의 명확성과 적확성을 도출하기 위

한 논리적 분석을 통해 “단적으로 무한한 존재”(das schlechthin unbedingte


Sein)로 설명된다.50) 여기서 로테가 절대자를 정의하는 데 있어서 빈번하게 사
용한 ‘단적으로’라는 부사적 용법은 의미론적으로 ‘완전하게, 혹은 자기자신에

의해서만’이라는 초월적 인식 용어로 이해될 수 있다. 그렇다면 무한한 존재를

하나님으로 규정한 로테의 종교적 반성은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제시하고 있는가? 절대자란 스스로가 규정한 존재 양태 그대로 존속하는 실체

적 존재이자 자신에 의해서만 그의 실재성이 충족된 절대적 존재, 곧 존재와 현

존이 자기 외에 그 무엇으로도 규정할 수 없는, 단적으로 그가 존재하는 실상

그대로인 존재 자체를 총괄적으로 지칭하는 무한 개념이다. 절대성과 무한성은

신의 존재를 절대자로 규정하는 관점에 있어서 존엄하고 전능한 신적 존재자에

대한 우리의 사유 내용을 구체화시킨다.

신의 절대성은 한편으로 다신론의 종교적 표상과 대립한다. 절대적 존재라는

48) Ibid., 69-74. 또한 Theologische Ethik 2, 173-78.


49) Ibid., 74.
50) Ibid., 75f.
394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단어는 일자로서 일신론의 신 개념과 연관되며 주체에 의해 존재의 술어가 확

언된다. 존재가 절대적이라는 명제의 형식은 이미 그 자체 안에 시간적으로 사

멸하지 않는, 유한성에 대한 부정명제를 함축한다. 따라서 우리는 절대자 혹은

하나님을 “영원하신 분”으로 생각해야 한다. 신의 영원성은 주체인 절대적 존재

자를 직접적으로 암시하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의 존재 양식에 있어서 절

대적인 완전성 개념을 함유한다. 믿음을 갖고 있는 신앙인에게는 당연한 진술

이겠지만, 존재 개념에서 절대자라는 표상은 항상 존재의 완전성과 무오류성이

결합되어 있다. 신의 완전성과 무한성이라는 두 가지 종교적 언표는 절대자에

관한 우리의 사유 속에서 서로가 본질적이고 필연적인 연관 관계를 갖는다.51)

로테의 신학 윤리에서 서술한 절대자 이해는 헤겔의 사변적 철학과 동일하게

주체와 절대적이라는 논리적 술어를 매개로 설명하고 있음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헤겔의 종교철학에서 함께 다뤘던 무한한 절대정신의 이념이

유한자를 통해서 실현된다는 철학적 사유가 로테의 절대자 개념에서 어떻게 수

용되었는가라는 중요한 질문이 제기된다. 로테는 자신의 사변적 절대자 개념이

우선적으로 참된 “선”의 개념과 내용적으로 양립되어야 함을 주목한다. 이 선

의 개념은 행위의 분명한 목적을 지향하면서도 본질적으로 자기자신에 의해서

만 규정되어 정립되기 때문에 절대자 개념과 동일하다고 본 것이다. 절대 존재

인 하나님은 절대적으로 올바른 존재자로서 도덕적으로 “절대적으로 선한 존

재”로 정의된다.52) 오직 절대자 하나님만이 자신 스스로에게 근거(원인)과 결과

(작용)를 갖고 있으며 자신을 통해서만 자기를 규정하고 정립하시는 존재(causa


sui)가 되신다. 절대적으로 선하고 순수한 존재를 의미하는 절대자 개념은 구체

적이고 실제적인 존재의 규정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순수하고 절대적인

51) Ibid., 81f.


52) Ibid., 83-86, 141f. 로테에게 선의 개념은 구체적으로 정신으로 동일시된다. 같은 책, 383.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95

가능성( potentia)”이라는 부정적 형식까지도 함께 포괄한다.53) 현실성과 가능성

이라는 양면적인 존재 범주는 우리에게 필연적으로 절대자의 “직접적인 자기

동일성(형식과 내용, 주체와 객체)” 개념을 표상시킬 뿐만 아니라 신적 본질의

내용이 긍정과 부정을 모두 포함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절대 존재의 부정적

형식은 절대자에게 그 어떤 결함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존재의 절대적 충만”

을 의미한다. 차이와 모순은 순수 존재의 자기 동일성(절대성) 개념에서 배제되

는 것이 아니라 통합된다.

우리는 또한 로테의 신학적 맥락을 신중하게 재해석한다면 헤겔의 사변적 절

대자 이해와 분명하게 갈라지는 분기점을 발견한다. 곧 유한한 존재인 인간과

그의 정신은 하나님 자신에 의한 자기규정의 사유 능력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근

본적으로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한계를 인식한다. 이같이 사변적 철학과 거리를

두면서도 로테는 헤겔과 동일한 관점에서 절대적 존재의 본질이 존재의 되어감

(Werden)이라는 변증법적 과정의 계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54) 절대자란 사


변적 의미에서 “절대적 정신”55), “절대적 자기의식, 혹은 절대적 이성”56), “절대

적인 정신적 인격”57)으로 자신의 삶(생명) 가운데 존재와 되어감을 절대적으로

53) Ibid., 94-104.


54) Ibid., 104-06.
55) Ibid., 108. 로테는 정신 개념을 순수하게 물질과 대립하는 의미로 정의한다. 이 정신 속에
서 실재성(현존)과 관념성(사유)은 하나로 결합되어 현실적이고 완전한 통일성을 실현한
다고 주장한다. 같은 책, 112f. “Denn wo in einem Sein kein Gedanke(keine Ideelletät)
ist, da läßt niemand es als Geist gelten, wenn auch noch so viel Dasein (Realität) an
ihm wäre; aber eben so ist auch da keine Rede vom Geist, wo im einem Sein kein
Dasein(keine Realität) ist, und wenn auch noch so viel Gedanke (Ideelletät) in him
wäre. Weder der bloße Gedanke für sich allein gilt schon für Geist, noch das bloße
Dasein für sich allein; sondern erst wo wir beide verbunden finden, halten wir dafür,
ein Geistiges zu haben ... Kurz, wo wir eine vollendete, eine wirkliche Einheit von
Gedanke und Dasein sehen, da urtheilen wir: hier sei Geist.”
56) Ibid., 120.
57) Ibid., 136, 140f, 178. 하나님은 그분의 신적 본성과 인격성이 절대적으로 통일되어 있다
는 점에서 “절대적 인격”으로 정의된다. 로테는 정신을 인격적으로 규정하여 정신 개념
396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통일하는 분으로, 그리고 생성의 과정을 스스로 산출하여 현실적 실재와 추상

적 이상이 분열되지 않고 통합된 “절대적 통일”로 서술된다. 그러므로 하나님

의 삶과 존재라는 개념을 우리가 철저하게 추상화하여 사유한다면, 과정의 연

속성을 계기로 영원히 자신의 실재와 이상을 완전하게 실현하는 삶이다. 이 점

에서 우리는 그분의 절대적 존재 양태를 “절대적으로 순수한 존재”58)로 표상할

수 있다. 복음적으로 해석한다면, 그분의 영원한 말씀(로고스)이 인류의 역사

안에서 구체적인 구원 행동을 통해 현실화된다는 뜻이며, 말씀과 행동의 일치

가 절대자 하나님의 현존과 생명이라는 것이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로테는 사변적 인식에 관한 철학과 신학의 고유한 차이

점과 서로 간의 고유한 학문적 독립성을 강조했다. 하나님은 의식과 사유의 주

체로서 개인 신앙인에게 종교적 감정을 불러일으키어 하나님을 생각하고 인식

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으셨다. 이는 신앙인의 하나님-의식에서만 국한한 것

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우리의 의식과 사유를 포함한다. 종교적 인식은 사유뿐

만 아니라 명상과 기도를 통해서도 하나님에 관한 직관적인 종교적 체험의 현

실을 매개한다. 로테는 이러한 예감과 감정, 명상과 기도, 의식과 인식의 활동

을 종교적으로 연관하여, 단계적인 과정 가운데 높은 사유에 도달하는 하나님

인식을 “보편적인 종교적 인식”으로 설명한다.『신학적 윤리』2권 §267에서 종

교적 인식은 구체적으로 “종교적으로 생각하는 인식”을 뜻하며, 이를 “신지학

적 인식”(das Theosophiren)59) 으로 명명한다. 이 인식은 일반적 의미에서 우

리가 알고 있는 신비적으로 직관하는 종교적 인식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에 반

을 인격으로 이해한다.
58) Ibid., 93ff, 99f, 105-108.
59) Rothe, Theologische Ethik 2, 179ff. 신지학적 인식으로 필자가 번역한 로테의 Theoso-
phiren 독일어 동명사는 문자적으로 신학(Theologie)과 철학(Philosophie) 단어에서
Theo(神)와 Sophie(知)를 단순하게 합성한 것이 아니다. 또한 종교학적 의미로 초월적인
영적 존재를 신비적으로 체험한다는 신지학의 인식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97

하여 로테가 주장하는 신지학적 인식이란 신학적으로 하나님-의식으로 표현

된 “지성적 의식”으로서 종교적 감각(religiösen Sinne)과 연관된 보편적 인식

을 말한다. 우리의 하나님-의식은 하나님에 의해서만 규정된 종교적 인식이지

만, 그 구체적인 형식과 내용에서는 개인과 인류 사이의 종적인 차이성을 엄격

히 배제한다. 이를 통해 보다 더 보편적이고 객관적인 종교적 반성이 동반되어

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종교적 반성은 철학적 인식에서 말하는 자기 주관적

인식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적 조명의 힘에 의해 실행되

는 신학적 인식을 의미한다.

자기의식에 기초한 철학적 사변을 단호하게 거부한 로테의 신지학적 인식은

그 인식의 완결을 “믿음과 신지학적 인식은 엄밀한 의미에서 단적으로 서로 연

결된다.”라는 최종 목적지에서 찾는다.60) 종교적으로 다양하게 경험하는 신앙

인 개인의 체험적 지(Wissen)는 믿음에 의한 올바른 지성으로, 로테의 표현으

로 말한다면 “종교적으로 지성적 인식에 적합한(erkenntnis ßmäßge) 지”로 고

양되어야 한다. 이는 믿음과 지성적 지(Gnosis)는 본질적으로 하나로 결속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신지학적 인식은 하나님-이념과 연관하여 사유하는 주체의

인식주관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 인식의 반성을 포괄하기에 보편적인 종교적

지이다. 더 나아가 이 인식은 합리적으로 “도덕적 규범성” 아래에서 실행되기

때문에 도덕적인 보편적 인식을 목표로 한다. 신학의 사변적 사유는 이러한 의

미에서 사회와 세계에 대한 반성적 인식 가운데 도덕성의 보편적 지를 지향하

는, 참다운 믿음의 실천적 지성인 것이다.

60) Ibid., 181.


398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3. 인간의 본질과 도덕적 자기규정

필자는 상기 논제들에서 로테의 사변적 신론의 주요한 사상을 정리하여 논

증함으로써 사변적 윤리의 방법론적 출발점과 그 논리적 근거를 설명했다. 이

제 본 논제에서는 그의 윤리신학의 중심 사상을 고찰하여 로테 자신이 심혈을

기울였던 사변적 신학 이론의 내용을 그의 창조론과 인간론의 관점과 연관하

여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먼저 로테의 창조론 이해에 따르면, 절대 존재이자 절대적인 정신적 인격이신

하나님은 그의 피조물을 상대적인 존재로 창조하셨다. 상대적으로 창조된 피

조물의 특성은 즉자적인 존재 형식에 있어서 사멸(무)적 존재라는 제한성을 갖

는다. 로테에 의하면 존재의 유한한 특질을 갖는 세계는 동시에 무한한 개체적

다수를 이루고 있기에 집합적 의미에서 무한적이다. 상대적이고 한정된 존재론

적 특성을 갖는 세계와 피조물은 하나님에 의해 창조된 물리적 연장의 실체로

정의되지 않고, 정신으로 정립된다.61) 로테는 이 정신을 단순히 창조주가 피조

물에게 부여하신 특정한 소여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신 자체는 스스

로 그의 본질적 특성을 산출해야만 하는 목적 지향적인 능동적 소질이 있음을

주목한다. 정신적 피조물의 물리적 물질성은 자신의 고유한 정신 활동을 통해

비물질적 정신성으로 변환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서 정신이란 본질적으로

“도덕적 정신”을 가리키고 있다.62) 유한하면서도 그러나 개별자들의 다수에 의

한 “무한한 유한 정신”은 사변적 의미에서 정신적 인격이신 그의 창조주와 마

찬가지로 “개체적 인격들로 이루어진 정신들”로 이해된다. 인격적 정신들(혹은


정신적 인격들)로 규정된 피조물은 타자에 대해서는 그 작용의 대상물로서 객

체이지만, 그의 현존은 상호적인 인식 활동의 관계를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 “지

61) Rothe, Theologische Ethik 1, 177f.


62) Ibid., 184.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399

성적 의식과 의지적 활동”을 점유한다. 피조물인 인격적 정신들은 바로 창조주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이자 도구이다.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눈으로 보

았을 때, 피조물의 존재 가치는 자신의 도덕적인 존재 규정에 놓여있다. 하나님

은 악을 미워하시고 오직 도덕적인 피조물만을 사랑하시기 때문에 피조물의 자

기규정은 도덕적이어야 한다.63) 이러한 의미로 로테는 하나님의 창조 과정을 “창

조된 정신적 인격이 완성되어 가는 정신의 과정”으로 파악함으로써, 하나님과

그의 피조물이 완전하게 하나를 이루는 통일 속에 “순수한 정신의 세계”가 실

현된다고 주장한다.64)

한편으로 생명적 유기체인 인간은 모든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물질적인 신체

의 생명을 유지하고 보존하기 위한 자기 생존 본능을 갖고 태어난다. 동물계와

식물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생명 유지를 위한 원초적 충동은 인간에게서도

자기 발달을 촉진시키려는 힘이 내재되어 있음을 증명한다. 물론 이러한 자기

발달의 내재적 힘은 유아기 시기엔 단순한 생물학적 성장의 힘으로 표출되지

만, 점차적으로 그러한 동물적 힘을 정신적인 도덕적 힘으로 고양시킬 필요성

이 증가한다. 인간학적 관점에서 인간은 몸과 영혼이라는 이중적 양태의 유기

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지성적 의식과 의지가 통합된 존재로 규정된다. 로테의

신학적 관점에서 우리의 유기체적 기관과 몸은 감각적인 충동과 욕구에 의해

작용하지만 영혼은 의식과 그의 활동에 의해 규정된다.65) 그리고 인간의 몸과

영혼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인과적인 작용 관계를 갖고

있다. 우리가 조금 더 인간의 생물학적 삶을 목적론적 의미의 관점에 비추어 설

명할 수 있다면, 인간은 미성숙한 유아 시기부터 성인 시기에 이르기까지 발달

과정을 통해 자신의 동물적 본성을 제어하고 감각적 충동을 지성적 의식과 내

63) Ibid., 181.


64) Ibid., 186.
65) Ibid., 312ff, 334f. 로테는 특히 영혼을 그의 활동을 통해 발생하는 “활동적 의식”, 혹은
“지성적 의식” 곧 자기의식으로 규정한다. Ibid., 327f, 330f.
400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적으로 통일시키는 단계에까지 상승되어야 할 정신적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인간은 보다 높은 정신적인 인격을 함양하여 하나님과의 신앙적 관계를 통

해 자신의 본질을 실현해야 한다는 것은, 창조신학적 관점에서 이해할 때 창조

주의 사랑에 의해 인간이 창조되었음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정신적 피조

물인 인간은 개별자로서의 개인과 사회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개인생활뿐만 아

니라 사회 공동체 안에서 구체적인 도덕적 과제를 실행하여 자신의 현존재를

“도덕적 주체”로서 확인하게 된다.66) 자신을 도덕적 실행자로 인지하고 규명해

야 한다는 사실은 인간 스스로가 타율의 강제성에 의해서가 아니라, 도덕적 자

율성의 법칙 아래에서 그의 인격성을 통해 참된 도덕성을 정립해야 함을 의미

하기도 한다. 인간의 인격성은 로테에 따르면 두 가지 존재 방식, 곧 “지성적 의

식”과 “의지적 활동”에 의해 구성된다. 도덕적 인간으로 만들어져 가는 과정,

곧 하나님의 창조 목적과 그의 사명을 올바르게 완성시킬 수 있는 도덕화의 과

정은 사변적 신학의 관점에서 “자기자신의 행위(Tat)를 통해 관념과 실재를 하

나로 통일하는 도덕적 과정”, 혹은 “인간에게 있어서 자기 정신화의 과정”이

다.67) 구체적인 의미에서 자기 정신화의 과정이란 도덕적 주체자인 인간의 정신

적 활동에 의해 “정신적인 자연 생명체, 혹은 좀 더 가깝게 인간의 인격성에 생

기가 불어넣어진 몸”을 산출하는 작업이다.68) 이 지점에서 로테는 도덕적 자기

정신화의 완성이 인간에게 하나님과 같은 완전한 존재 양태(절대성)를 부여하

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비록 인간 자신이 수행하는 도덕적 완성이라 할지라도

그 자체는 절대자 하나님에 의해 “유래된(derivirte), 오직 상대적 방식”에서의

66) Ibid., 415.


67) Ibid., 435, 437, 442f, 450.
68) Ibid., 443. “In concreto ist sonach der sittliche Proceß der Proceß der Erzeugung
eines geistigen Naturorganismus oder näher beseelten Leibes der menschlichen Per-
sönlichkeit durch diese selbst.”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401

의존적 과정이기 때문이다.69) 그러나 인간은 물질적인 현실 세계와 정신적인 이

상 세계 사이에서 현존하며, 끊임없는 변화와 무의 존재적 위협 속에서 “존재하

지 않는 무엇”(ein nichtiges)으로 살아가는 죽음 아래 있는 존재로, 그리고 자

기자신에게도 모순된 비도덕적인 존재일 뿐이다.70)

이러한 의미에서 자연적이고 물질적인 것을 추구하는 자연적 본성과 도덕적

이고 종교적인 정신적 본성은 우리의 현실에서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수많은

갈등과 대립을 초래한다. 인간의 비도덕적 성향과 이기적 기질이 삶 속에서 자

신의 도덕적인 존재 규정의 과제를 실현시키는 힘을 약화시키고 구체적인 실행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현실 또한 우리의 일상임을 누구도 부인하기 힘들다. 그

렇다면 어떻게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정신적 존재인 도덕적 인격의 존재자로,

동시에 절대자인 하나님과 올바른 종교적 관계를 맺는 경건한 신앙인으로 전

환될 수 있으며,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있는가의 물음은 로테의 신학 윤

리에서 풀어야 할 결정적 문제이다. 이에 대해서 로테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

조된 인간의 관점에서 그 해답을 찾는다. 지성적 인격체인 인간은 본질적으로

하나님과의 관계를 통해서 “거룩한 정신”으로 특징지어진다.71) 종교적으로 규

정된 인간은 점진적인 도덕화의 과정에서 하나님의 내주하심을 체험하며, 이를

통해 신앙인의 도덕적 성화라고 말할 수 있는 경건한 삶의 여정에 들어선다. 우

리가 신중하게 평가해야 할 점은 로테가 주장하는 도덕적 삶의 과정이란 자신

의 물질적인 자연 본성과 절연하고 정신적 존재로만 고양되는 이상적 휴머니즘

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성적 의식과 의지의 활동이 우리의 인격성

안으로 들어오신 하나님의 내주하심과 그분과의 상호적 신앙 관계를 통해 참된

“하나님 의식과 하나님의 활동”으로 온전히 변화하는 데 있다.72) 세상을 사랑

69) Ibid., 448f.


70) Ibid., 175, 218, 260f, 431.
71) Ibid., 461.
72) Ibid., 467f.
402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하시는 하나님의 자기 헌신은 인류의 영혼 구원 안에서만 의미를 갖지 않고 궁

극적으로 도덕적 세계의 완성에 있다. 곧 “기독교적으로 경건의 현실성은 본질

적으로 그리고 오직 (종교적) 도덕성에 있다.”73) 그분의 사랑은 또한 우리 자신

의 이기심을 극복하고 타자를 돌아볼 수 있는 시선의 변곡점을 가져온다. 로테

에 따르면 사랑의 본질은 서로 간의 진정한 나눔과 소통에 의해 가능하기 때문

에, 신앙을 통한 사랑의 교제는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감사와 이웃 사랑을 실천

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다.

4. 인간의 악과 하나님의 나라

기독교 신학에서 인간의 개념을 규명할 때 중요하게 다루는 주제는 죄에 대

한 기독교적 이해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로테는『신학적 윤리』2권 §173-§179

에서 생명을 가진 유기체는 원초적인 감각과 충동을 통해 자신의 생명을 보존

하고 촉진시킨다고 설명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종교적 감정은 본질적으로 “인

간의 종교적 삶의 감정(하나님 안에 있는 삶을 느끼는 감정)”이며, 긍정적으로

이러한 종교적 삶을 촉진시키는 촉매작용을 하거나, 혹은 부정적으로 자신의

종교적 삶을 향한 충동을 저해하고 혐오하는 반작용을 갖는다.74) 이는 헤겔

이『정신현상학』서문에서 절대자는 지성적으로 파악되는 것이 아니라 직관되

기 때문에, 종교는 감정과 직관을 통해 규명된다고 주장한 내용과 일치한다.75)

여기서 감각과 충동은 개인의 인격성 안에서 상호적으로 연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이중적인 생명의 근본 요소는 개인에게 즐거움과 고통의 정서로써

물질적인 탐욕을 넘어서서 도덕적이고 종교적인(정신적) 욕구로 발전시켜야 한

73) Ibid., 480.


74) Rothe, Theologische Ethik 2, 29f.
75) Hegel, Phänomenologie des Geistes (1807), 7.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403

다. 그렇지만 도덕적 주체이자 종교적 존재인 인간은 비도덕적인 악의 가능성

으로 표현되는 “이기적인 죄”의 힘에 위협당한다. 감각적인 육체적 죄는 정신적

도덕화의 과정과 반대되는 의미로 “도덕적 죄, 조금 더 적극적 의미에서 정신

적 죄”로 표명된다.76)

도덕성과 종교적 경건이 서로 동일한 관계에 있음을 천명한 로테는 도덕적

으로 비정상적인 상태를 종교적 죄로 규정할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 대적하는

죄”로 이해한다. 이 죄는 감각적으로 자기 이기심의 형태와 종교적으로 하나님

을 적대하는 반항심의 형태 속에서 하나님과의 분리를 가져오며, 경건과 도덕

성 사이의 관계적 단절을 촉발한다.77) 종교적 관점에서 죄는 불신앙, 곧 하나님

을 떠난 무신론적 비종교성으로 구체화된다. 곧 종교성이 미약한 상태를 가리

키며 하나님-의식의 측면에서 “종교적인 무감각”으로, 그리고 하나님-활동의

측면에서는 “종교적인 나태함”으로 규정된다.78) 이러한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퇴

행은 하나님과의 신앙 관계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성숙한 도덕적 시민사회를

만들어나가는 발전 과정까지 저해시키는 근본 요소로 작용한다.

이제 로테는 “경건의 부패함”(Depravation)79)으로 정의한 종교적 죄의 근본

현상을 다시금 도덕적-종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자연인

이자 죄인인 개인이 도덕적 과정을 수행할 수 있는 길은 두 번째 아담으로 오

신 예수 그리스도에 의한 믿음의 회심과 중생을 통해서이다.80) 에베소서 4장

76) R. Rothe, Theologische Ethik 3, 2 Aufl. (Wittenberg: Zimmermann’ sche Buchhand-


lung, 1870), 8.
77) Ibid., 30f.
78) Ibid., 64-69.
79) Ibid., 64. 경건의 부패함을 로테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Diese Depravatiion der Frö-
mmigkeit ist zunächst eine bloß negative Unfrömmigkeit, eine bloße Verfälschung
der Frömmigkeit durch das sündige Prinzip, Beides als sinnliches und als selbsts-
üchtiges. So ist sie die falsche Frömmigkeit.”
80) Ibid., 296f, 309-15. 인간의 회심은 사변적 신학의 관점에서 자기의식과 자기활동의 행위
를 포함하는 이론적-실천적 행위가 조화되는 통일로 이해된다. Ibid., 311.
404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23-24절 “오직 너희의 심령이 새롭게 되어 하나님을 따라 의와 진리의 거룩함


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 입으라”는 말씀과 같이 ‘새 사람’으로 변화되는

종교적 성화의 삶은 도덕적 의미에서 “실재적인 덕”으로 표현된다. 물론 이 성

화의 삶은 신앙인에게 현실적으로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인 덕일 뿐

이지만, 우리의 자연적 생명체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의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힘은 성령이시다.81) 회심을 통한 점진적 변화의 과정을 체험하는 신앙인은 “성

령의 내주하심” 속에서 선하고 거룩한 몸이 되어 실재적인 정신(혹은 도덕성)

을 산출한다. 로테의 신학적 관점에서 성령님과 동행하고 내주하는 삶은 “구원

자 하나님 자신”의 내주하심과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82) 구원자 하나님은 두 번

째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며, 인류와 성부 하나님을 위해 자유하신 구

원의 계획 아래 스스로를 희생하신 분이다. 하나님과 두 번째 아담의 실제적

연합을 로테는 하나님의 “본질적 계시”, 혹은 “순수한 자기명시”로 명명한다.83)

그는 하나님의 계시를 그분의 객관적인 외적 현시(Manifestation)와 주관적인

내적 영감(Inspiration)이 자신 안에 분리되지 않고 통일되어 있는 창조적 행

동으로 규정한다.84) 이 계시의 창조적 행동이란 인류의 역사 속에서 무신론적

이고 비도덕적인 자연인을 하나님-의식을 가진 죄로부터 자유한 피조물이자,

종교적-도덕적 발전의 과정 가운데 있는 참된 정신적 존재로 만드시는 하나님

81) Ibid., 299. 로테는 신학적 윤리 4권 의무의 윤리에서 인간은 덕의 행실을 통해 완전한 지
복을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덕은 인간에게 결핍에 따르는 동경과 희망에 의해 추구되
는 행위로 본다. R. Rothe, Theologische Ethik 4, 2 Aufl. (Wittenberg: Hermann Roelling,
1870), 22f. 또한 덕은 본질적으로 훈련과 교육을 통해 개인에게 교양과 아름다움, 경건의
성격을 갖는다. Rothe, Theologische Ethik 3, 213f; Theologische Ethik 4, 142-60.
82) Ibid., 318.
83) Ibid., 140.
84) Ibid., 124-130. 로테의 계시 이해는 따라서 주관적이고 객관적인 측면을 구분하면서도 통
합하여 자연적인 인류의 역사 안에 일어나는 초월적인 역사적 발전의 작용을 중요하게 생
각한다. 이에 관해서는, R. Rothe, Zur Dogmatik (Gotha: Verlag von Friedrich Andreas
Perthes, 1863), 76f.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405

자신의 사역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죄의 속박 아래 있는 개인과 인류, 그리고 세

계를 그의 신적 결의와 계획에 따라 도덕적 과제를 해결하시는 창조적 행위로

이해된다.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은 인류의 새로운 변혁을 위한 “절대적인 새 시

작의 작정”으로 생각되어야 한다.85) 로테에게 두 번째 아담을 통한 도덕적 발전

의 완성은 현실 세계에서 실현해야 할 구원의 가시적 나라(완전한 기독교 국가)

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오히려 물질적이고 육체적인 세계로부터 거룩하고 선한

정신으로 완전하게 다시 태어나는 완성에 두고 있다. 하나님 나라는 구체적 의

미로 개인과 인류 전체를 아우르는 “최고 선”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다.86) 이 하

나님 나라의 완성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노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과 세계

를 화해시킨 구원자에 의해서 종교적 공동사회와 도덕적 공동사회가 서로 “절

대적으로 융화”된다.87) 이 지점에서 로테는 개인뿐만 아니라 국가 역시 정치와

도덕성이 무조건적으로 통일된 도덕적 목적을 스스로 가져야 함을 역설한다.88)

종교와 도덕성이 서로 불가분리적 관계를 가져야 하듯이, 정치와 도덕성이 분

리되어야 한다는 요구는 전적으로 인정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IV. 나가는말: 사변적 윤리신학의 평가와 결론

헤겔의 관념론과 그의 종교철학에 영향을 받은 사변적 신학에 관한 비판적

85) Ibid., 118f.


86) Ibid., 175.
87) Ibid., 179, 198ff.
88) R. Rothe, Theologische Ethik 5, 2 Aufl. (Wittenberg: Hermann Roelling, 1871), 290f.
한편으로 로테는 기독교를 “본질적으로 정치적 원칙과 힘”으로 규정하여, 국가를 도덕적
규범성 아래 존속시키기 위해서는 국가는 반드시 기독교적이어야 한다고 언급한다. 같은
책, 356-359.
406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논쟁은 19세기 초중반 헤겔의 서거 이후에 청년헤겔학파인 슈트라우스와 포이

어바흐, 마르크스와 키에르케고르89)뿐만 아니라 독일 개신교 신학 안에서도 상

당히 거세게 진행되었다. 18세기 역사적 성서비평 방법을 비판한 튀빙겐 대학교

의 조직신학 교수였던 요한 토비아스 벡(Johann Tobias Beck, 1804-1878)은


1841년『기독교 교리-학문』의 신론에서 하나님을 개념적으로 자기의식과 세
계의식의 산물로 규정하거나 이념으로 단순히 추상화할 수 없음을 주장하여

헤겔의 절대자 개념을 거부한 신학자이다.90) 이후에 벡은 사후에 출간된『기독

교 신앙론 강의3』에서 사변적 철학의 신론에서 다뤘던, 절대지의 사유에 의해

산출된 세계 이념인 절대자 개념은 사실상 인간의 정신과 하나님의 영을 분명

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했을 뿐만 아니라, 사유와 존재를 동일시하여

인간의 지가 유한적이라는 사실을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연이어서 그는 사변적

철학과 사변적 신학에서 주장하는 자기 사유에 의한 정신의 산출 활동을 “사

기, 환상, 꿈”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91)

일찍이 피히테와 셸링 그리고 헤겔의 관념론을 거부한 19세기 초반의 독일

신학자들 가운데 선두에 섰던 신학자는 할레 대학교의 각성신학자 프리드리히

아우구스트 톨룩이었다. 1824년 익명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종교

소설『구이도와 율리우스. 죄와 화해자에 관한 교의』에서 톨룩은 초기 그리

89) 헤겔주의의 양대 학파인 노장파와 청년학파의 분열과 마르크스, 키에르케고르의 논쟁


에 관해서는 K. Löwith, Von Hegel zu Nietzsche. Sämtliche Schriften 4 (Stuttgart: J. B.
Metzlersche Verlagsbuchhandlung, 1988), 70-148. 여기서 뢰비트는 청년학파 곧 헤
겔 좌파는 종교와 정치에 관한 헤겔의 초기 저서를 통해 기독교 종교의 위기와 시민사
회(국가)의 혁명에 집중했다고 지적한다. 헤겔주의 양대 학파에 관한 신학적 이해는 M.
Welker, Gottes Offenbarung. Christologie (Neukirchen-Vluyn: Neukirchener Verlags-
gesellschaft, 2012), 151-53.
90) T. J. Beck, Die christliche Lehr-Wissenschaft nach den biblischen Urkunden. Ein Versuch.
Erste Theil. Die Logik der christlichen Lehre (Stuttgart: Chr. Belser, 1841), 48f.
91) T. J. Beck, Vorlesungen über christliche Glaubenslehre. Erste Theil, Julius Lindenmeyer,
hrsg. (Gütersloh: C. Bertelsmann, 1886), 20-51, 특히 34.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407

스 철학의 엘리아학파, 스피노자, 피히테와 셸링, 헤겔 철학 모두를 “범신론”으

로 규정했다.92) 하나님의 본질과 존재 자체는 인간의 개념과 직관의 능력을 통

해 생각할 수 없으며, 이러한 우리의 제한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범신론자는 하나님의 인격성에 대한 믿음을 거부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의식에

서 주관과 객관, 주체와 객체 사이의 차이를 전제하지 않았다고 비판한다.93) 톨

룩의 제자인 율리우스 뮐러(Julius Müller, 1801-1878) 역시 헤겔에게 “논리적

인 범신론”이 있음을 주장했다.94) 뮐러에 따르면 인과성(원인과 작용)은 자연계

안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인식의 범주이지만 자유는 이러한 필연적 인과성을 벗

어나 있다. 헤겔의 주장대로 절대 존재(혹은 자유로운 절대정신)로부터 필연적

으로 세계가 산출된다면, 인과성 범주와 자유의 구분은 정신의 영역에선 배제

된 것이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한다. 곧 절대적 본질과 유한 세계의 상호 관계는

자연계의 인과성 범주에서는 결코 발견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헤겔 철학과 사

변적 신학에 대한 19세기 신학 논쟁은 논문 지면의 한계로 인해 다음 기회로 미

루고, 현대 신학에 와서는 판넨베르크가 19세기 당시의 보수적 신학자들이 비

판했던 헤겔 철학의 범신론 논쟁이 타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95)

92) A. F. Tholuck, Guido und Julius. Die Lehre von der Sünde und vom Versöhner, oder die
wahre Weihe des Zweiflers (1824), 5 Aufl. (Hamburg: Friedrich Perthers, 1836), 50,
185-93.
93) Ibid., 220f. “Unser Ergebniß ist dem nach: Wiewohl Gott der Grund aller Ers-
cheinungen ist, indem sein Seyn ihr Seyn bedingt, und dem menschlichen Ans-
chauungsvermögen es unmöglich ist, sich ein so absloutes Seyn unter den Schranken
(denn so erscheint es uns) eines Bewußtseyens zu denken, so nimmt der Glaube den-
dennoch ein solches an, indem der Mensch die Beschränkheit unsers Anschauungs-
vermögens anerkennt, welches sich über die Dualität nicht hinausschwingen kann.”
94) Müller, Die christliche Lehre von der Sünde, Bd. 2(1838), 6 Aufl. (Stuttgart: Albert Heitz,
1877), 247. 뮐러는 1권 서두에서 헤겔철학과 로테의 사변적 인식을 철학의 범신론과 신
학의 이신론 주제로 비판적으로 다뤘다; Ibid., 5-28.
95) Pannenberg, Theologie und Philosophie, 277-82; Problemgeschichte der neueren evange-
lischen Theologie in Deutschland, 276-89. 한편으로 자아의 창조적 사유 활동에 관한 관
념론의 인식론을 문제시한 본회퍼는 교수자격심사논문에서 “동일한 것은 오직 동일한 것
408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헤겔은 이미 생전에 유한한 사물과 절대적 존재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음

을 논증했다. 1813년 그의『대논리학』2권에서 유한한 사물은 자신에게 모순

적이며 우발적인 존재로 파악된다. 유한한 존재 자체는 시간적으로 소멸될 존

재이기 때문에 모순된 대립을 자신 안에 갖고 있으며, 유한한 존재의 부정이 바

로 절대적 존재라고 설명한다. “유한의 비존재는 절대자의 존재이다.”96) 또한 헤

겔은 1827년『철학 강요』2판 서문에서도 자신에 대한 톨룩의 범신론 비판을

“특이한 미숙함이자 왜곡”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범신론의 표상이 모든 감각적

인 사물과의 차이성을 무시하여 세계 안에 있는 모든 유한자를 하나님과 동

일시한다고 비판함으로써 범신론이 전혀 철학적이지 않다고 단호하게 거부했

다.97) 따라서 초기 셸링의 철학과 슐라이어마허의 전기 종교론 신학이 범신론

적이라는 비판적 평가는 타당할 수 있지만, 헤겔의 전체 철학도 그러한 비판에

서 자유롭지 않다는 당시의 비평이 현재까지도 설득력이 있을지는 앞으로 논

의될 여지가 있다.

본 논문을 통해 로테의 사변적 신학과 윤리 사상을 고찰하면서 우리가 확인

할 수 있는 중요한 연구 결과 중의 하나는 사변적이라는 학술 개념에 대한 개신

교 신학의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 있다. 사변적이라는 철학의 전문용어

는 단순히 현실의 경험과 실재를 초월한 추상적 이론의 개념이 아니었다는 사

실을 헤겔과 로테의 사상을 통해 통찰할 수 있다. 헤겔이 언급한 사변적 사유

는 “변화하는 대상, 역동적인 대상을 파악하기 위한 사유의 방법이기에 그의

을 통해서만 파악 된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형이상학 인식명제를 언급하며 헤겔의 관념


론이 인간과 창조주 하나님을 내적으로 동일시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D. Bonhoeffer,
Akt und Sein(1931), 2 Aufl., Hans-Richard Reuter, hrsg. (Gütersloh: Chr. Kaiser Verlag,
2002), 46f.
96) Hegel, Wissenschaft der Logik II (1813), 2 Aufl., Georg Lasson, hrsg. (Hamburg: Felix
Meiner, 1963), 62. “Das Nichtsein des Endlichen ist das Sein des Absoluten.”
97) Hegel, Enzyklopädie der philosophischen Wissenschaften im Grundrisse (1830), 9f.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409

변증법은 현실과 관계할 수밖에 없다.”98)라는 백훈승의 주장은 이 논문의 공통

된 논점이다. 이념이라는 개념은 흔히 현상 너머에 있는 이상(ideal)이나 공허

한 관념,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헤겔에 의해 규정된 이념이란 우

리의 변화무쌍한 현실 세계 안에서 진정한 본질은 유한한 실재와 참된 그의 개

념이 일치하고 통일되어 있는 진리, 곧 참된 이성에 있음을 가리킨다.99) 기독교

관점에서 로고스 자체인 말씀과 행동이 일치하는 이념은 성서에서 증언하고 있

고 우리가 믿는 살아 계신 하나님뿐이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사변적 종교철학

과 사변적 신학에서 말하는 이념은 현실적인 실재와 개념을 총체적으로 하나

로 통일시키는 절대적 진리이며 절대자를 지시한다. 로테는 이 사변적 인식을

신학 윤리의 관점에서 도덕성과 결합시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도덕성에 있음

을 적극적으로 주장한 것이다.

칼 바르트는 로테의 신학을 “2세기 영지주의의 진지한 회생”이라고 다소 부

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지만,100) 그의 윤리신학은 한국교회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사실을 재확인시킨다. 도덕성과 인간성을 상실한 종교와 종교인은 정신

적으로 이미 부패되었고 종교적으로 타락한 상태일 뿐만 아니라 사회와 국가

의 도덕성 확립에 커다란 장애를 가져온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오순절 신

학은 성령 하나님과 그와 동반되는 신앙 체험에 학문적 관심을 가질 뿐만 아

니라 중생의 경험과 성령을 체험한 이들의 도덕적 갱신과 성화의 실재적 과정

을 중요하게 연구해야 할 시대적 학문 과제가 있다.101) 로테는 도덕적 성화의 과

98) 백훈승『 , 헤겔『법철학 강요(綱要)』해설:〈서문〉과〈서론〉』(파주: 서광사, 2016), 88.


99) Ibid., 144f, 158f 참조. 또한 Rosenkranz, Georg Wilhelm Friedrich Hegel’s Leben, XVI,
103f.
100) K. Barth, Die protestantische Theologie im 19. Jahrhundert. Ihre Vorgeschichte und ihre
Geschichte (Zürich: Evangelischer Verlag Zollikon, 1947), 552.
101) 배재욱은 예수의 복음선포 가운데 이루어지는 치유사건을 성령의 사역을 통한 생명구
원의 역사로 이해했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존재에로의 변화가 성취되는 전인적인 구원
으로 본다. 배재만, “예수의 복음선포에 나타난 치유와 생명 회복,”『영산신학저널』제40
호 (2017), 47-73. 한편으로 구춘서는 오순절 성령운동의 세계적 확산은 그 운동의 초
410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정에서 신앙인 안에 내주하신 성령의 힘과 하나님 자신의 계시적 역사를 특히

강조했다. 이는 인간의 도덕적 정신화의 과정은 우리 자신의 끊임없는 정신적

변혁 노력과 자기의식의 정립만으로는 진정하게 실현될 수 없음을 피력한 것이

다. 동시에 수동적 의미에서 오직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보혜사 성령의 능력에

의해서만 도덕적 인간과 윤리적 사회가 가능하다고 로테는 주장하지 않았다.

그는 성령의 동행하심과 그 성화의 능력이 인간의 정신적 도덕화의 능동적 과

정 가운데 함께 작용할 때 비로소 우리의 내적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음을 논증

했다. 자신 스스로 도덕적 존재자가 되기 위한 실천적 노력 없이 신앙적 체험

으로는 도덕화의 정신적 과정을 수행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성령세례를 체험한

신앙인들이 모두 윤리적이며 정신적인 거룩함의 경건을 가졌다고 말할 수 없

는 현실은 그의 주장이 이 시대에도 타당할 수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역사적

으로 현실화될 수 있는 인간 정신의 도덕적 힘은 하나님의 영의 능력을 통해

서 그 노력의 진정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물론 그의 사변적 윤리신학은 다

양한 신학적 관점에서 비판이 제기될 수 있지만, 관념화된 이론 신학으로 치우

치지 않고 개신교 교회와 신학, 그리고 사회와 국가에 요청되는 도덕성의 실체

와 그 실천적 과정을 선명하게 개진했다는 점에서 신학의 학문 발전에 기여했

다고 평가될 수 있다.

기부터 개인과 사회의 삶을 변혁시키는 실천적인 도덕적 운동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 주장한다. 구춘서, “오순절 성령운동의 발전과 한국교회의 미래,”『영산신학저널』Vol.
26 (2012): 65-67. 국내 오순절운동의 역사와 방향에 관해서는, 배본철, “한국 오순절
성령운동의 역사와 전망,”『영산신학저널』Vol. 29 (2013): 7-56; 배덕만, “오순절 운동
의 어제, 오늘, 그리고 미래,”『영산신학저널』Vol. 29 (2013): 57-92; 류장현, “한국 성령
운동의 사회적 성격에 관한 고찰,”『영산신학저널』Vol. 29 (2013): 123-52; 이정환, “오순절
운동의 역사적 재평가와 신학의 공적 책임성,”『영산신학저널』Vol. 39 (2017): 133-79
를 참조하라.
이정환, 19세기 리하르트 로테(Richard Rothe)의 사변적 신학 윤리 연구 ● 411

참고문헌

<1차 문헌>
Rothe, Richard. Zur Dogmatik. Gotha: Verlag von Friedrich Andreas Perthes, 1863.
. Theologische Ethik 1, 2 Aufl. Wittenberg: Zimmermann’ sche Buch-handlung,
1867.
. Theologische Ethik 2, 2 Aufl. Wittenberg: Zimmermann’ sche Buchhandlung,
1867.
. Theologische Ethik 3, 2 Aufl. Wittenberg: Zimmermann’ sche Buchhandlung,
1870.
. Theologische Ethik 4, 2 Aufl. Wittenberg: Hermann Roelling, 1870.
. Theologische Ethik 5, 2 Aufl. Wittenberg: Hermann Roelling, 1871.

<2차 문헌>
구춘서. “오순절 성령운동의 발전과 한국교회의 미래.”『영산신학저널』Vol. 26 (2012):
53-90.
. 헤겔과 독일관념론』. 서울: 철학과 현실사, 2006.
권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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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The Speculative Theology Ethics Study of


The Nineteenth Century Richard Rothe

Lee, Jung Hwan

The theology of Richard Rothe made it clear that Christian faith


and intellect, philosophy and theology are not in an academically ex-
clusive confrontation. His theology was developed through his repre-
sentative works “theological ethics” under the influence of specula-
tive theology, beginning with Karl Daub. Now Protestant theology
is quite negative about the term “speculative.” This prejudice, on the
other hand, may be the reason behind the fact that there is no research
related to German speculative theology in the nineteenth century in
domestic theology. This study first examines the roots of Hegel’s re-
ligious philosophy and its speculative philosophy at the beginning of
the nineteenth century, and objectively analyzes the original specula-
tive philosophy and its related speculative theology. This study exam-
ines how the finite reason and religious consciousness actively advo-
cating the theological ethics and speculative theology of Rothe can be
combined with each other and expressed as a practical moral force.
This study will examine what the essence of theological thought
is and how it can be distinguished from philosophical speculative
through this theological perspective. At the same time, we will exam-
ine how Christian theology can be established and developed based on
416 ● 영산신학저널 Vol. 42 (2017): 371-416

morality and ethical consciousness in anthropology, creation, sin, and


social ethics. We will be able to identify the theoretical clues that can
solve the current problems of the Korean church as well as identify
the major contents of the speculative theology that formed the ma-
jor schools of German Protestant theology in the nineteenth century
through this research project. It is also possible to understand what
critical issues of speculative philosophy and theology were exposed at
the time and what problems were exposed in the theological debate.
Therefore, through this study, God’s revelation and the Holy Spirit’s
work involved in the process of justification, regeneration, and sanc-
tification by faith will ultimately reveal that it is not only a process
of moral mentalization but also a process of ethical transformation of
society and state.

주제어
사변적 신학, 이성, 하나님 이념, 사유, 인간학, 윤리, 관념론, 절대적 정신, 자기의식, 주체,
사변, 절대자, 인격, 충동, 악, 도덕성, 계시, 성령
Speculative Theology, Reason, God’Idea, Anthropology, Ethics, Idealism, Absolute Spirit,
Self-Consciousness, Subject, Speculation, Absolute, Personality, Impulse, Evil, Morality,
Revelation, the Holy Spirit

논문투고일: 2017. 9. 26. 논문심사일: 2017. 11. 15.


논문확정일: 2017.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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