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wnload as pdf or txt
Download as pdf or txt
You are on page 1of 20

돌트 신경의 기독론적 해석과 알미니우스 비판:

‘무조건적 선택’과 ‘제한속죄’의 상관성에 집중하여

문병호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1. 들어가는 말: 돌트 신경의 기독론적 동기

돌트 신경(Canones Synodi Dordrechtanae, the Canons of the Synod


of Dort, 1618-1619)은 항론파라고도 불리는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을 반박하며 개혁신
학의 정통적 맥락에서 성경의 가르침을 순수하고 참되게 고백한 것으로서 웨스트민스
터 신앙고백서와 더불어 그 신학적 체계나 가르침에 있어서 17세기에 가장 주목받는
신경으로 여겨지고 있다. 알미니우스(Jacobus Arminius, 1560-1609)는 칼빈의 대를
이은 제네바의 종교개혁자 베자(Theodore Beza, 1519-1605)의 영향 아래에 있었지
만 칼빈의 사상과는 양립할 수 없는 돌이킬 수 없는 몇 가지 큰 오류에 빠져 있었
다.1) 그 핵심이 1610년에 작성되어 공표된 “알미니우스주의 혹은 항론파의 조목들
(Articuli Arminiani sive Remonstrantia)“에 다섯 가지로 나타난다. 여기에서는 선
택의 무조건성이 거부되고, 보편적인 구원이 주장되며, 믿음을 공로의 산물로 보며,
구원의 은혜는 성도의 공로가 함께 해야 작용하므로 불가항력적이지 않다고 여기며,
성도의 견인이 불확실하다고 단정하였다.2)
돌트 신경은 이러한 항론파에 대한 신학적 변증으로서 작성되었다. 그것은 성
도의 믿음에 과연 공로가 있는가에 대한 질문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만약 그렇다고 한
다면 전적인 은혜가 거부될 것이며, 전적인 은혜가 거부되면 전적인 타락은 설 자리
가 없어지며, 결국 언약신학의 대표성의 원칙이 허물어져 아담을 통한 죄의 전가와
그리스도를 통한 의의 전가가 모두 부인될 수밖에 없다. 즉,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
시기 전에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구속주로, 대속을 구속방식으로, 선택과 유기의 이중
예정 가운데 구속백성을 작정하셨다는 구원협약에 대한 정통적인 가르침이 무너지고
만다. 달리 말하면, 성경이 가르치는 그리스도 안에서의 영원한 구원 작정이(엡 1:4)
부인되는 것이다.
돌트 신경은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그 요체를 그리스도 안에서의 무조건적
선택에 두었다. 무조건적 선택은 전적타락을 전제하며, 전적타락은 오직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은 대속의 필연성으로 귀결되며 이는 은혜의 불가항력성과 맞물린다. 성

1) 특히 문제가 되는 신학적 주제들에 대해서, Carl Bangs, Arminius: A Study in the Dutch
Reformation (New York: Abingdon Press, 1971), 332-349.
2) Philip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with a History and Critical Notes, vol. 3, The
Evangelical Protestant Creeds with Translations (Grand Rapids: Baker, 1996, rep.),
545-549.

- 1 -
도의 견인은 구원의 전 과정의 의가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에 있다는 점을 부각시킬
뿐, 그 이상 어떤 의미도 지니지 않는다. 곧, 부르시고, 의롭다 하시고, 거룩하게 하시
고, 영화롭게 하시는 모든 구원의 과정이(롬 8:30) 자기 자신과 함께 모든 것을 더하
여 주신(롬 8:32) 그리스도의 다 이루신 의로 말미암는다는(요 19:30) 것이다. 이 의
는 오직 택함 받은 사람들만이 믿음으로써 얻게 된다. 오직 그들에게만 그들의 것으
로 삼아진다. 즉, 전가(轉嫁)된다. 이는 무조건적 선택에 따르는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말미암는다. 믿음을 유일한 도구로 하나, 믿음조차도 은혜의 선물이다. 이 점에 있어
서 무조건적 선택과 제한속죄는 둘 다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전제하며, 서로 조건으
로 삼고, 서로 함의한다.3)
본고는 이어지는 제2장에서 개혁신학자들이 주장하는 제한속죄 교리가 무조
건적 선택과 어떤 상관성을 갖고 있는지 일별함으로써 본 사안에 대한 기독론적 이해
의 적실성을 조망하고, 제3장에서 이에 대한 항론파의 입장을 알미니우스의 신학 문
건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제4장에서 이에 맞서는 돌트 신경의 변증을 조목별로 고
찰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은 결론에 할애한다.

2. 제한속죄와 무조건적 선택: 기독론적 이해

칼빈과 그를 잇는 개혁신학자들은 그리스도의 대리적 속죄의 공로가 전체 구


원 과정에 모두 미친다고 보았다. 뚤레틴이 말하는 바와 같이 “그는 무르심으로써 공
로를 취하셨고 공로를 취하심으로써 무르셨다(Meruit ergo satisfaciendo, et
merendo satisfecit).”4) 그 공로는 죄의 삯인 사망의 형벌을 치르는 값이 될 뿐만 아
니라 성도가 영원히 하나님의 자녀로서 복된 삶을 살아가는 영생의 선물이 된다.5) 바
빙크는 특히 이 점에 주목한다. 성도에게 값없이 전가되는 의는 그리스도의 당하신
순종(obedientia passiva)과 행하신 순종(obedientia activa)에 모두 미친다,6) 이는
칼빈이 칭의와 성화의 이중적 은혜(gratia duplex)를 말하면서 “오직 믿음에 의해서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위도 의롭게 된다(sola fide non tantum nos, sed
opera etiam nostra iustificari)” 라고 천명한 것과 일맥상통한다.7)

3) 그러나 뱅스는 알미니우스 신학의 문제점을 고찰하면서 이 부분은 전혀 도외시하였다. Bangs,


Arminus, 332-349.
4) Francis Turretin, Institutes of Elenctic Theology, 3 vols., tr. George Musgrave Giger, ed.
James T. Dennison, Jr. (Presbyterian and Reformed Publishing, 1994). 14.13.12. 이에 대한
라틴어 원본 인용은 다음에 의한다. Institutio Theologiae Elencticae (New York: University
Press, 1847), 2.394. 이하 권·장·절을 표기하고 괄호 안에 라틴어판의 권과 페이지를 제시한다.
5) Turretin, Institutes of Elenctic Theology, 14.10.6-12 (2.368-371), 14.13.10-11 (2.393-394).
6) Herman Bavinck, Reformed Dogmatics, 4 vols., ed. John Bolt, trans. John Vriend (Grand
Rapids: Baker, 2003-2008), 3.364-366, 385, 394-396.
7) Ioannes Calvinu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in libros quatuor nunc primum
digesta,......, 1559, 3.11.23; 3.17.10, in Ioannis Calvini opera quae supersunt omnia, ed. G.
Baum, E. Cunitz, E. Reuss, vol. 2 (Brunswick: C. A. Schwetschke, 1864), 552, 598. 이는
1543 Institutio, 10.70 (CO 1.787)부터 나옴.

- 2 -
이런 맥락에서 핫지는 그리스도가 십자가에서 다 이루신 의는 단지 관념적이
거나 추상적이지 않으며 성도의 삶 전체에 미치는 “실제적이고 적합한 보상(a real
and adequate compensation)”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8) 주님은 고통의 양이나 정
도에 있어서가 아니라 아버지의 뜻을 다 이루셨다는 점에 있어서 대속의 모든 의를
다 이루셨다. 그는 율법을 어긴 인류의 죗값을 다 치루셨을 뿐만 아니라 주어진 율법
의 명령에 다 순종하심으로써 영생에 이르는 언약의 조건을 다 충족시키셨다. 이런
점에서 그는 “율법 외의 한 의(cwri;" novmou dikaiosuvnh)”가 되셨다(롬 3:21).9) 주님의
대리적 속죄의 공로는 언약의 조건을 이루는 실제적 값을 치르신 것이다. 바빙크가
말하듯이, 그리스도의 죽음은 “잠재적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서 “구
원의 가능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원의 실제”이다.10) 그렇다고 해서 이를 등가
적 교환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언약의 실체는 그 값의 양이나 정도 자체가 아니라
아들의 공로를 통하여 자신의 뜻을 이루시고자 하시는 아버지의 무조건적 사랑에 있
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워필드는 아들을 통한 대리적 속죄의 의가 하나님의 영
원한 선택과 연결된다는 점에 특히 주목하였다.11)
이 땅에 오신 하나님의 아들의 일은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는 것이었다. 그리
스도는 사람의 아들로서 인성에 따라서 율법에 순종하고 고난을 겪고 죽기까지 하셨
지만 그는 언제나 하나님의 아들로서 신성 가운데 계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그의 의도
이러한 그의 신인양성의 인격, 즉 위격적 연합 가운데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런 점에
서 한 사람을 위하여 충분한 것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충분한 것이 된다. 이러한 뜻
에서 그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충분히, 오직 택함 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효과적으로
(sufficienter pro omnibus, efficaciter tantum pro electis)” 죽으셨다고 말하는
것이다.12)
그리스도의 대속은 단지 민사적이지 않으며 형사적이고, 단지 상사적이지 않
으며 법정적이다.13) 달리 말하면, 그것은 언약적이다. 그것은 오직 하나님의 약속에
따른 것이며, 그리스도의 의를 값으로 하되 그것을 받아들이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따
르는, 궁극적으로 무조건적 선택의 은혜에 의하여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멀러
는 칼빈과 그를 잇는 개혁신학자들 사이의 연속성을 확정짓는 언약신학의 요체가 여
기에 있다고 보았다.14)
칼빈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창세 전 선택은 택함을 받는 자들의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오직 그들이 기름부음을 받은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고 그를 믿어 그

8) Charles Hodge, Systematic Theology, 3 vols. (Grand Rapids: Eerdmans, 1995, rep.), 2.470.
9) Hodge, Systematic Theology, 2.476.
10) Bavinck, Reformed Dogmatics, 3.385-386.
11) Benjamin B. Warfield, “Christ Our Sacrifice,” The Works of Benjamin B. Warfield, 10
Vol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32), 2.411-417.
12) Hodge, Systematic Theology, 2.546.
13) Cf. James I. Packer, “What Did the Cross Achieve: The Logic of Penal Substitution,”
Tyndale Bulletin 25 (1974): 3-45.
14) Richard A. Muller, Christ and the Decree: Christology and Predestination in Reformed
Theology from Calvin to Perkins (Grand Rapids: Baker, 1986), 17-38.

- 3 -
의 지체가 되게 함으로써 그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심에 있다고 갈파한다.15) 그리고
그러한 선택은 공로에 대한 예지가 없이 무조건적으로 이루어지므로 필히 제한적이라
고 보았다.16) 하나님은 선택해서 거룩하게 하시는 것이지 거룩함으로 선택하시는 것
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천명하였다.17) 칼빈은 선택은 “값없는 은혜(gratia
immerita)”로 베풀어지는 반면 유기는 “합당한 형벌(poena debita)”을 치르는 것이
기 때문에 이를 두고 불평하거나 원망할 수 없다고 말한다.18)

우리는 예정을 하나님이 각 사람이 어떻게 되기를 원하시는 것을 자기 자신


가운데 결정하신 영원한 작정이라고 부른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이 동일한 조
건하에 창조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로 어떤 사람에게는 영원한 생명이
정해져 있고, 다른 사람에게는 영원한 저주가 정해져 있다.19)

칼빈의 대를 이은 베자로부터 촉발되었던 구원의 작정 혹은 계획에 있어서의


타락전예정설과 타락후예정설의 첨예한 대립이 개혁신학자들 사이에 있었지만 이러한
칼빈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그들 모두에 의해 공유되었다고 볼 것이다.20) 정통 개혁신
학자들은 그리스도의 공로는 오직 전적인 은혜로 택함 받은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것
이라는 점에 이견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21) 그들은 모두 구원의 작정에 있어서의
무조건적 선택을 전제하는 이중예정과 오직 택함 받은 백성만을 위한 그리스도의 공
로를 말하는 제한속죄(limited atonement 혹은 definite atonement)는 본질상 그
궤를 같이한다는 인식에 이르렀던 것이다. 이러한 이해는 칼빈으로부터 비롯되어,22)
돌트 신경에서 수립되었으며,23)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도 분명히 천명되었다.24) 그
러나 그리스도의 공로가 만인을 위한 것으로 보는 반(半) 펠라기우스주의자들
(Semi-Pelagians)과 항변론자들(Remonstrants), 성령의 은사로 그리스도의 은혜가
모든 사람에게 미치되 그것을 취하는 것은 각자에게 달렸다고 보는 웨슬리안 알미니
안주의자들(Wesleyan Arminians), 그리스도의 의는 복음을 듣는 사람에게 작용하지

15) Calvinu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3.22.1 (CO 2.687-688).


16) Calvinu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3.22.2 (CO 2.688-689).
17) Calvinu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3.22.3 (CO 2.689).
18) Calvinu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3.23.11 (CO 2.707).
19) Calvinu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3.21.5 (CO 2.683): “Praedestinationem vocamus
aeternum Dei decretum, quo apud se constitutum habuit, quid de unoquoque homine fieri
vellet. Non enim pari conditione creantur omnes; sed aliis vita aeterna, aliis damnatio
aeterna praeordinatur.”
20) Cf. Heinrich Heppe, Reformed Dogmatics: Set out and Illustrated from the Sources, tr.
G. T. Thomson (London: George Allen & Unwin, 1950), 133-149.
21) Cf. Roger R. Nicole, “The Case for Definite Atonement,” Bulletin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10/4 (1967): 201-204.
22) Cf. Roger R. Nicole, “John Calvin’s View of the Extent of the Atonement,”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47/2 (1985): 197-225.
23) Cf. Stephen Strehle, “The Extent of the Atonement and the Synod of Dort,”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51/ 1 (1989): 1-23.
24) Cf. A. Craig Troxel, “Amyraut ‘At’ the Assembly: The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and the Extent of the Atonement,” Presbyterion 22/1 (1996): 54-55.

- 4 -
만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 보편속죄(universal atonement)와 제한선택
(limited election)을 내비치는 루터파,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소명을 보편적인 구원의
단초라고 여기고 믿음의 존재를 가정하여 모든 사람의 구원을 말하는 쏘우물
(Saumur) 학파의 신학자들은 이와는 다른 이견을 드러내었다.25)
자신들이 정통적인 개혁신학의 입장을 견지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편향된 시각
을 가진 학자들도 있다. 예컨대, 쉐드(William G. T. Shedd, 1820-1894)는 하나님의
의는 절대적이나 그의 사랑은 자원적이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가 언제나 선
택과 유기의 예정에 제한된다고 보지 않고, 스트롱(Augustus H. Strong,
1836-1921)은 칭의에 있어서는 하나님의 의가 앞서나 성화에서는 사랑이 앞선다고
함으로써 이중적 은혜가 오직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는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그만
큼 속죄의 제한성도 완화된다고 여기며,26) 핫지와 속죄론에 관한 논쟁을 벌였던 테일
러(William Taylor, 1786-1858)도 그리스도의 대속을 말하기는 하되 원죄에 대한 모
호한 입장을 취함으로써 보편구원의 여지를 남긴다.27)

3. 알미니우스와 항론파의 보편속죄와 조건적 예정

3.1. 항론파 5개 조항

1610년에 공표한 항론파의 5개 조항은 알미니우스의 신학에 대한 당대의 첨


예한 반론에 대한 여과 없는 반박을 담고 있다.28) 이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제1조,
조건적 예정(conditional predestination). 하나님은 구원받을 공로를 이룰 자질을 갖
춘 사람을 미리 아시고 택하여 구원하셨다. 즉 선택과 저주는 예견된 믿음을 가진 자
들과 믿음이 없는 자들로 구별된다. 제2조, 보편속죄(universal atonement). 그리스
도는 모든 사람을 위하여, 각 사람 모두를 위하여, 죽으셨다. 그 공로 혹은 값은 모두
를 위한 것이나 다만 그 작용은 믿는 자들에게 한정된다. 제3조, 구원적 믿음(saving
faith, fides salvifica). 타락한 인류는 선을 행할 능력이 없을뿐더러 구원에 이르는
믿음도 스스로 가질 수 없다.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거듭난 사람만이
그 믿음을 가진다. 다만 그 믿음은 그저 선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공로의 산물이
다. 제4조, 항력적 은혜(resistable grace). 구원의 은혜는 성도의 공로가 합력하는
은혜이므로 불가항력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제5조, 견인의 불확실성(the

25) Cf. 문병호, 『기독론: 중보자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 (서울: 생명의 말씀사, 2016), 990-991.
26) Cf. George Baker Stevens, The Christian Doctrine of Salvation (Edinburgh: T. & T. Clark,
1905), 174-186.
27) Cf. David F. Wells, “The Debate over the Atonement in 19Th-Century America, Part 3,
The Collision of Views on the Atonement,” Bibliotheca Sacra 144/576 (1987), 366, 373-374.
28) 멀러는 알미니우스의 신학을 당대의 논쟁점들에 국한해서 보는 오류를 벗어나 중세 스콜라신학으로
부터 종교개혁을 거쳐 17세기에 이르는 큰 맥락에서 파악해야 함을 제안하고 그 대표적인 주제로서
하나님의 창조와 섭리를 부각시킨다. Richard A. Muller, God, Creation, and Providence in the
Thought of Jacob Arminius: Sources and Directions of Scholastic Protestantism in the Era
of Early Orthodoxy (Grand Rapids: Baker, 1991), 269-285.

- 5 -
uncertainty of perseverance).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으로 부여되는 의는
구원에 족하나 그것이 한번 주어졌다고 결코 상실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29)
항론파들이 다섯 가지 조항을 통하여 각각 반박하고자 한 다섯 가지 정통적
입장의 교리는 다음과 같았다. 여기에서 첫 번째 두 가지는 타락전예정설의 입장을
보여준다. 1. 하나님은 타락 전에, 심지어 창조 전에, 불변하는 작정으로 어떤 사람들
은 영원한 생명으로, 다른 사람들은 영원한 저주로 정하셨다. 의나 죄, 순종이나 불순
종에 무관하게 단지 지기의 기뻐하심에 따라 그렇게 하신 것이다. 2. 하나님은 최초
의 인류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모든 후손에게 미치는 결과인 저주로부터 일부 사람들
을 면해 주시고자 정하시고 그들을 값없는 은혜로 구원하신다. 그러나 나머지는 연령
이나 도덕적 조건에 무관하게 저주 가운데 내버려 두신다. 3. 그리스도는 모든 사람
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직 택함 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죽으셨다. 4. 성령은 불가항력
적인 은혜로 작용해서 택함 받은 사람들은 필히 회심하고 구원을 받는다. 그러나 나
머지에게는 구원에 충분한 회심과 믿음과 구원이 거부된다. 그들이 하나님의 계시된
뜻에 의해서 외적으로 부름과 초청을 받았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5. 불가항력적인
은혜를 받은 사람은 결코 그 은혜를 완전히, 궁극적으로 잃어버리지는 않고 같은 은
혜로 끝까지 인도를 받는다.30)
항론파는 제2조에서 다음과 같이 그리스도의 대속의 의가 모든 사람에게 미
침을 단정적으로 선포함으로서 보편속죄론을 개진한다.

“세상의 구주이신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사람 그리고 각 사람을 위하여(pro


omnibus et singulis hominibus) 죽으셨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위하여
(omnibusque) 십자가의 죽음을 통하여 화목과 죄사함의 공로를 이루셨다
(promeritus reconciliationem et remissionem peccatorum). 그러나 요
한복음 3:16의 말씀과......요한일서 2:2의 말씀에 따라서 믿는 사람들이 아니
면(praeter credentes) 그 누구도 그 죄사함에 실제로 참여하는 자가 될 수
(fiat reipsa particeps) 없다.”31)

여기에 제시된 세 문단은 각각 다음에 있어서 주목된다. 첫째, “모든 사람 그


리고 각 사람을 위하여” 그리스도가 죽었다고 함으로써 그리스도의 사역이 모든 사람
각각을 향하여, 바라보며, 예지하는 가운데 이루어졌음을 천명한다. 둘째, 그가 십자
가의 죽음을 통하여 “모든 사람을 위하여” “화목과 죄사함의 공로를 이루셨다” 라고
함으로써 그가 모든 사람의 구원을 위한 값을 치른 대속의 사역을 이루셨음을 선포한
다. 즉, 그의 죽음이 단지 모든 사람을 위한 표상이거나 관념이 아니라 실제적 성취

29) Philip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with a History and Critical Notes, vol. 1, The
History of Creeds (Grand Rapids: Baker, 1996, rep.), 517-519.
30)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1.517. Cf. Alan P. F. Sell, The Great Debate:
Calvinism, Arminism, and Salvation (Grand Rapids: Baker, 1983), 13-14.
31)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46.

- 6 -
라는 것을 적시한다. 셋째, 그런데 이러한 실제적 공로를 “믿는 사람들이 아니면” 자
기의 것으로 삼을 수 없다. 그들은 그것에 “실제로 참여하는 자”가 될 수 없다. 여기
에서 “믿는 자들”이라고 해서 현재분사형이 사용되고 있다. 곧, 자기가 믿어야 그리스
도의 의에 참여할 수가 있다. 이 경우, 믿음은 성도의 공로로 예지될 뿐 선물로서 부
여되는 것이 아니다. 구원의 은혜는 선택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성도의 믿음
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선택은 그 사전적 가설 혹은 준비에 불과하게 될 뿐이다.
그러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의 공로의 ‘실제성’과 성도의 참여의 ‘실제성’은
사실상 성도의 믿음을 조건으로 나타나는 사후적 효과 혹은 효력을 뜻할 뿐이다.
이들에게 있어서, “그리스도 안에서 그 자신의 성령을 통하여 하나님으로부터
거듭나고 오성, 정서, 의지, 모든 덕성에 있어서 새롭게 되기 위하여 필요한” “구원적
믿음(fides salvifica)”은32) 성도들이 “수행하고자 마음에 품을 수 있는 모든 선행들과
행위들”과 다를 바 없이 “그 은혜의 작용 방식에 있어서 그것은 불가항력적이지 않다
(ad modum operationis eius gratiae attinet non est ille irresistibilis).”33) 이와
같이 믿음의 공로를 천명하는 제3조와 항력적인 은혜를 천명하는 제4조가 나란히 다
루어진 후 성도의 견인과 관련하여 성도들이 “참 믿음으로 그리스도에 접붙임을 받아
그의 살리는 영에 동참하는 자들로서 충만한 능력 가운데 세워져(vera fide insiti,
ac per consequens vivificantis eius Spiritus participes facti sunt, abunde
instructi sunt viribus) 죄, 세상, 그리고 그들 자신의 육체와 싸우고 승리를 얻게
되는 것이” 전적인 은혜가 아니라 “항상 있는 성령의 은혜의 도움으로
(semper......auxilio gratiae Spiritus Sancti)” 말미암은 것이라고 천명하는 제5조가
나타난다.34) 여기에서 천명된 내용만 가지고 성도의 견인에 대한 입장을 확정하기에
는 어려움이 있으나 최소한 그들이 그리스도의 공로가 택함 받은 백성에게 불가항력
적으로 전가되어 성도의 견인이 되는 것으로 보고 있지 않음은 확실해 보인다.
우리는 이러한 2-4조의 전체 맥락에서 아래 제1조에서 항론파가 조건적 예정
론 혹은 예지예정론을 천명하고 있음을 확정할 수 있다.

“창세 전에 하나님은 그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영원하고 불변하는


작정에 의해서 타락하여 죄 가운데 있는 사람들 중에서 성령의 은혜를 통하
여 그의 아들인 바로 그 예수를 믿게 될 자들을, 그리고 바로 그 믿음과 믿음
의 순종 가운데서 그 동일한 은혜를 통하여 계속해서 끝까지 견인하게 될 자
들을(qui per gratiam Spiritus Sanctus in eundem Filium suum
credituri, inque ea ipsa fide et obedientia fidei, per eandem gratiam,
usque ad finem essent perseveraturi)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로 인하
여, 그리스도를 통하여 정하셨다. 반면에, 완고하고 믿지 않는 자들은
(contumacio et incredulos) 죄 가운데 그리고 진노 아래에 내버려두시고

32)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46-547.


33)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47.
34)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48.

- 7 -
그들을 그리스도로부터 멀어지게 요한복음 3:36의 말씀에 따라서......정죄하
고자 정하셨다.”35)

여기에서 “성령의 은혜로 아들을 믿게 될” 자들을 정하심은 그 믿음을 예지


하는 선택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믿음과 믿음의 순종 가운데서 그 동일한 은혜를
통하여 계속해서 끝까지 견인될 자들”은 그 믿음과 믿음의 순종을 예지하는 선택을
의미한다.36) 곧, 믿음의 공로와 견인의 공로가 전제되고(제3, 5조), 은혜의 불가항력
성이 거부되며(제4조), 궁극적으로 제한속죄가 부인된다(제2조). 즉, 보편속죄를 지향
하는 선택과 유기가 된다.

3.2. 알미니우스의 입장

항론파의 5대 조항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은 알미니우스가 죽음을 일 년


앞두고 저술한 “소견 선언(A Declaration of the Sentiments 혹은 Declaratio
sententiae)”이었다.37) 이 글에서 알미니우스는 자기를 펠라기우스주의자로 몰아 공
격했던 고마루스(Franciscus Gomarus, 1563-1641)에 응수하는 수준을 넘어서서 자
기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개진하였다. 그리하여 ‘알미니우스신학’의 존재가 부각되고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이 군을 이루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 글에는 “예정, 하나
님의 섭리, 의지의 자유, 하나님의 은혜, 하나님의 아들의 신성, 하나님 앞에서의 사
람의 칭의에 관하여” 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실제로 이 외에 성도의 견인, 구원의 확
신, 이 삶에서의 신자들의 완전함, 벨직 신앙고백서과 하이델베르크 신앙교육서의 개
정이 목차로 다루어져 전체 열 가지 주제가 다루어진다. 여기에서 다루어진 내용들은
그의 글 “변해 혹은 변증(Apology or Defence)”을 통하여 더욱 체계적으로 기술된
다. 이는 총 31개 조항으로 되어 있으며 조목별로 잘못된 교리를 반박하는 형식을 취
한다. 여기에서는 특히 구원적 믿음, 하나님의 예정, 그리스도의 신성과 사역과 의,
칭의 등이 중점적으로 다루어진다.38) 이하 이 두 글을 통하여 제한속죄와 무조건적
선택에 대한 알미니우스의 반론을 기독론적 관점에서 고찰해 본다.
“소견 선언” 제1항목에서 예정에 대해서 다루면서 알미니우스는 먼저 타락
전예정설에 주안점을 둔 이중예정론의 입장을 상세히 소개한 후39) 자기가 그러한 입
장을 거부하는 이유를 20가지로 개진한다. 그는 이중예정론이 기독교(1), 복음(2), 초
대교회 공의회들(3), 초대교회 교부들(4), 개혁교회의 신앙고백서들(5), 벨직 신앙고백
서와 하이델베르크 신앙교육서(6), 하나님의 본성(7), 사람의 본성(8), 창조(9), 영생의
본성(10), 영원한 죽음의 본성(11), 죄의 본성과 특성들(12), 하나님이 은혜의 본성

35)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45.


36) Cf. Muller, God, Creation, and Providence in the Thought of Jacob Arminius, 143-166.
37) James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3 vols., trans. James Nicholas and
William Nichols (Grand Rapids: Baker, 1996, rep.), 1.580-732.
38)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733-770, 2.1-63.
39)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14-617.

- 8 -
(13), 하나님의 영광(14), 구주 예수 그리스도(15), 사람들의 구원(16), 예수 그리스도
의 복음의 순서(17), 복음의 사역(18), 종교 일반의 기초(19), 이전과 현재의 기독교
신학자들의 가르침(20)에 배치됨을 조목조목 밝힌다.40)
이를 우리의 주제와 관련하여 상론하면, 알미니우스에 따르면, 하나님이 기뻐
하시는 뜻은 우리의 구원을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만 맡기는 데 있지 않다. 하나님의
의는 영원한 작정 자체로부터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성도의 믿음에 달려있다(1).41) 선
택과 유기의 예정에 관한 가르침은 구원에 필수적이지는 않다. 그것에 대한 계시는
단지 상대적인 의미를 지닐 뿐이다(2).42) 성경은 선택과 유기를 절대적으로 정해진 것
으로 여기지 않는다. 영생이 하나님의 자녀들의 기업이 되는 것은 그들의 믿음, 순종,
사랑, 선한 싸움 때문이다(딛 3:7; 요 1:12; 마 5:12; 히 4:10; 계 2:10; 딤후
4:7-8)(10).43) 영원한 죽음은 죄의 삯이며,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순종하지도 않는 데
서 비롯되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과 천사들과 마귀에게 보응되는 것이다(롬 6:23;
살후 1:8-9; 마 25:41; 히 10:27)(11).44) 죄는 불순종이고, 반역이며, 정죄의 “공로적
원인”이 될 뿐, 유기의 작정이나 뜻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 될 수 없다(12).45) 은혜
는 사람이 자유의지에 따라 행하는 것을 금하거나 방해할 수 없다. 은혜는 “어떤 불
가항력적인 힘이거나 작용”이 아니다(13).46) 하나님이 사람의 의향, 뜻, 행위에 대한
어떤 예지도 없이 사람이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죄를 짓도록 하셨다면 하나님이 유
일한 죄인으로서, 실제로 죄를 짓게 된다(14).47) 선택이 절대적으로 정하여졌다면 그
리스도는 “단지 종속적인 원인”이 되실 뿐 “공로적 원인”이 되실 수는 없다. 이렇게
되면 그리스도의 공로로써 잃어버린 자가 구원을 얻는 일이 있을 수 없다(15).48) 선
택이 무조건적이라면 내적으로 믿음을 일으키는 불가항력적인 힘에 의해서 자기의 믿
음이 없이 영생이 부여되게 된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
는다는 말씀이(요 3:16) 무색해진다(17).49) 하나님의 사랑은 의 가운데 베풀어진다.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피를 의로 여기시기 때문에 회심하여 그리스도를 믿는 자를 사
랑하신다. 하나님이 성도를 사랑하시는 것은 그리스도의 의 자체로 말미암은 것이 아
니라 그 의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는 것이다(19).50)
이러한 논의 후 알미니우스는 자기의 ‘소견’을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정리한

40)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18-653.


41)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19. 이는 창세 전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속언약 혹
은 구원협약과 관련하여 문제가 된다. Cf. Raymond A. Blacketer, “Arminius' Concept of
Covenant in Its Historical Context,” Nederlands Archief Voor Kerkgeschiedenis 80/2(2000),
211.
42)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20.
43)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28.
44)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28.
45)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28.
46)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29.
47)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30.
48)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30.
49)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32-633.
50)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36.

- 9 -
다. 첫째, 하나님의 절대적인 작정에 따라 지명된 예수 그리스도는 자기 자신의 죽음
으로 죄를 파괴하고, 자기의 순종으로 구원을 획득하며, 자기 자신의 힘으로 그 구원
에 참여하게 한다. 둘째, 하나님의 절대적인 작정은 회개하고 믿는 자들에게는 호의를
베푸시나 회개하지 않고 믿지 않는 자들은 진노 아래에 둔다는 데 있다. 셋째, 하나
님은 자기의 지혜와 의로써 충분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회개와 믿음에 이르는 수단
을 마련하신다. 그리하여 자기에게 합당한 것을 요구하시고 그것이 수행되도록 명령
하신다. 넷째, 어떤 사람들은 구원하고 다른 사람들은 저주하는 작정은 하나님의 예지
에 기초한다. 하나님은 각자가 선행(先行)적 은혜에 의해서 믿고 계속되는 은혜로 견
인될 사람이 누구인지 각자를 아셨다. 그리고 누가 믿지 않고 견인되지 않을지에 대
한 예지도 가지고 계셨다.51) 알미니누스가 말하는 예지는 가능성에 불과하다. 그것은
실체를 뜻하는 지식과는 다른 것이다.52)
이러한 알미니우스의 입장은 결론적으로 다음과 같이 고찰된다. 첫째, 선택과
유기의 작정은 절대적이지 않고 성도의 믿음과 행위를 예지하는 상대적인 것이다. 그
러므로 무조건적이지 않다.53) 둘째, 그리스도의 의는 구원을 위하여 그 자체로 작용
하는 절대적 “수단”이 되지 않고 성도의 믿음으로써 작용하는 상대적 “원인”이 된다.
그것은 “수단”이 아니라 “원인”으로서, 성도에게 공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성도가 공
로에 이르게끔 한다. 그러므로 그 은혜는 불가항력적이지 않다. 그 은혜를 받아들이는
믿음도, 그 은혜를 누리는 구원도 불가항력적이지 않다. 그 믿음에도, 그 구원에도 성
도의 공로가 있기 때문이다.54) 셋째, 죄는 그 자체로 멸망에 이르는 절대적 “수단”이
되지 않고 성도를 불신앙과 불순종 가운데 멸망에 이르게 하는 “원인”이 된다. 그러
므로 유기된 자라고 해서 누구나 불가항력적으로 파멸에 내던져지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입장이 “소견 선언”에서 계속해서 견지된다. 제2항목에서 섭리를 다루
면서, 그리스도의 의만 유일하다고 보고 구원의 효과를 모두 그 하나에 돌리면 결국
하나님을 죄의 조성자로 볼 수밖에 없게 된다고 한다.55) 제3항목에서 자유의지를 다
루면서, 은혜가 계속해서 돕지만 중생이나 갱신에 있어서 의지의 자유에 따른 생각과
행위의 공로를 사람에게 돌려야 한다고 한다.56) 제4항목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다루면
서, 하나님의 은혜의 “주입”이 성령의 항구적이고 계속적인 도움으로 역사함을 말한
다.57) 제5항목에서 성도의 견인을 다루면서, 그리스도에 접붙임을 받고 성령의 은혜

51)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53-654. Cf. Bangs, Arminus, 350-352.
52) Bangs, Arminus, 354.
53) 이러한 논법은 그가 하나님의 주권을 “potentia absoluta”로 보지 않고 “potentia ordinata”로 보
기 때문이라고 다음 글은 지적한다. Blacketer, “Arminius' Concept of Covenant in Its
Historical Context,” 201.
54) 이 점에서 알미니우스는 구원을 피조물이 조물주의 선함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는 토마스 아퀴나스의
영향을 드러낸다. 이에 대해서, Richard A. Muller, “God, Predestination, and the Integrity of
the Created Order: A Note on Patterns in Arminius’ Theology,” in W. Fred Graham, ed.,
Later Calvinism: International Perspectives (Kirksville, MO: Sixteenthe Century Essays &
Studies, 1994), 440.
55)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58.
56)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59-660.
57)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63-664.

- 10 -
로 계속적으로 효과적인 도움을 얻는 사람이 전적으로 끝내 믿음을 떠나서 파멸할 것
인지에 대해서는 확답할 수 없으나 성경에는 그런 구절도 있다고 하여 모호함을 보인
다.58) 제6항목에서 구원의 확신을 다루면서, 단지 그것에 대한 가능성이 있음을 말한
다.59) 제7항목에서 이 땅에서의 신자들의 완전성을 다루면서, 그리스도의 은혜가 없
이는 그것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 확실하나 그리스도의 규범을 이 땅에서 완전하게
지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하여 모호함을 드러낸다.60) 제8항목에서는 하나님의
아들의 신성에 대해서 다루면서, “하나님의 본질이 교통된다” 라고 하거나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신적 본질을 지니신다” 라고 하는 말은 가능하나 “하나님이 교통된다”
라고 해서는 안 된다고 하여 하나님의 본질을 신성과 동일시하고 이를 “추상
(abstractum)”으로 여겨 하나님의 존재 자체인 “구체(concretum)”와 구별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삼위일체론과 기독론과 관련하여 더 상론이 필요하다. 제9항목에서 하
나님 앞에서의 사람의 칭의를 다루면서, 그리스도의 당하신 순종(obedientia
passiva)만 신자들의 의가 된다고 보는 피스카토르(Johannes Piscator, 1546-1625)
의 입장과 그의 행하신 순종(obedientia activa)도 그것에 포함된다고 보는 프랑스
신학자들과의 논쟁을 언급하면서 자신의 입장을 어느 한 편에 속한 것으로 확정할 수
는 없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결론적인 언급을 하고 이는 칼빈의 입장과 다르지 않
다고 말한다.

“나는 죄인들이 오직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의롭다고 헤아려지는 것을 믿는다.


그리스도의 의는 신자들의 죄를 용서하고 그들이 마치 모든 율법을 이룬 듯
이 어렵다고 여겨주는 유일한 공로적인 원인이 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리스
도의 의를 믿지 않는 자들에게는 그 누구도 전가해 주시지 않는다. 이것이 나
의 결론이다.”61)

여기에서 알미니우스는 그리스도의 의의 실체와 그것에 대한 작정 자체보다


그것의 적용에 더욱 관심을 쏟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제10항목에서는
화란 신앙고백서와 하이델베르크 신앙교육서의 개정을 다루면서, 성경의 권위와 하나
님의 작정 등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한다.
이러한 “소견 선언”에서의 입장이 “변증 혹은 변해”에서는 특정한 신학적 논
점을 두고 더욱 민감하게 다루어진다. 이 글에서 알미니우스는 의롭게 되는 믿음이
택함 받은 사람들에게만 부여된다고 볼 수 없고(1-2),62) 믿음은 단지 선택의 효과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선택에 있어서 예견되는 전제라고 할 것이며(4),63) 하나님의 작정
은 그 무엇도 절대적으로 필연적이지 않으면 우연성이 항상 함께 있으며(5-7),64) 성

58)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64-667.


59)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67.
60)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76-678.
61)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695-700, 인용, 700. Cf. Bangs, Arminus, 314.
62)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740-741.
63)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745-748.

- 11 -
령의 충분한 은혜로 사전적 은혜로 주입된 습성(habitus)에 도움이 주어져 성도의 구
원을 이루게 되며(8),65) 따라서 누구나 그 도움이 없이 자기의 자질대로만 은혜를 부
여받는다고 할 수 없다는 점(17)66) 등을 들어 다시금 조건적 선택설을 분명히 지지한
다. 그리고 이러한 입장에 기초해서 그리스도의 의와 성도의 구원에 어떤 가치를 갖
는지에 특히 주목한다. 알미니우스에 따르면, 하나님은 본성에 있어서는 자유로우시나
그렇다고 해서 누구든지 사랑하시는 것은 아니다. 즉, 하나님은 선하시나 거저, 자유
롭게, 선하시지 않다. 즉, 선을 베푸시되 의를 요구하신다(22).67) 그리스도의 의가 우
리에게 전가된다고 해서 우리의 의가 그것에 의해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
의 의에 대한 믿음과 그것을 믿는 행위는 우리의 의로 돌려지기 때문이다.68) 이 점에
있어서 믿음은 단지 “도구”가 아니라 “행위”이다. 그러므로 그것에는 공로가 따른다
(26-27).69) 여기에서는 그리스도의 의만이 유일하고 절대적인 구원의 의가 되며 그
의의 전가가 오직 택함 받은 사람들에게만 일어난다는 제한속죄가 분명히 거부된다.

4. 제한속죄와 무조건적 선택의 상관성: 돌트 신경의 기독론적 이해

지금까지 우리는 항론파의 5개 조항이 알미니우스의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하


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알미니우스도 영원한 작정과 그리스도의 의와 성도에 구원에
있어서의 그 의의 전가를 말하기는 했다. 다만 성도의 공로가 믿음으로부터 칭의와
성화에 이르는 전체 구원과정에서 작용함으로 영원한 작정은 이를 예지하는 것이었으
며 그리스도의 의는 이런 점에서 절대적으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고 가변적
이라고 보았다. 알미니우스의 가장 큰 맹점은 믿음에 공로를 부여하는 가운데서 그
대상이 되는 영원한 작정과 그리스도의 의의 상관성을 왜곡했다는 점에 있음을 또한
우리는 파악했다. 이제 이러한 알미니우스주의가 어떻게 반박되며 성경적인 정통 진
리가 변증되고 있는지 돌트 신경을 통하여 살펴본다.
돌트 신경은 전체 4장에 걸쳐서 항론파의 5개 조항이 반박되었다.70) 그것을
일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제1장, 무조건적 선택(unconditional election). 하나님은
전적이고 절대적인 은혜로 그리스도 안에서 일부를 선택하셨으며 일부는 그렇게 하시
지 않고 그냥 두셨다. 구원은 오직 은혜로 말미암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공로나 자질
에 대한 예지가 없이 영원한 작정에 따라 무조건적으로 선택이 이루어졌다. 제2장,
제한속죄(limited atonement).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혜는 오직 택함 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다. 중보자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사람으로서 대속의 모든 의를

64)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750-762. Cf. Muller, “God, Predestination, and
the Integrity of the Created Order,” 443.
65)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1.763-764. Cf. Blacketer. “Arminius' Concept of
Covenant in Its Historical Context,” 207.
66)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2.19-20, 667.
67)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2.34-35.
68)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2.43-45.
69) Arminiu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2.49-52.
70) Cf. Strehle, “The Extent of the Atonement and the Synod of Dort,” 7-8.

- 12 -
이루셨으니, 그 의는 무한하고 만인을 살린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의는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제3장, 전적 타락(total
depravity)과 불가항력적 은혜(irresistable grace). 아담의 타락 이후 인류는 전적으
로 타락하여 모태에서 조성될 때부터 사망의 형벌을 지고 전적으로 무능하고 전적으
로 부패하다. 그러므로 하나님 앞에 어떤 선도 행할 수 없으며 선을 행할 의지도 상
실했다. 구원의 의는 오직 그리스도께만 속하며 그 의의 역사로 구원의 믿음도 전적
이고 절대적인 은혜로 선물로서 부여된 것이다. 그러므로 궁극적으로 거역하거나 거
부할 수 없다. 제4장, 성도의 견인(perseverance of the saints). 불가항력적인 은혜
로 구원의 역사가 일어나므로 성도의 자질이나 의향이나 열심에 따라서 구원이 중단
되거나 무효가 되지 않는다.71)
돌트 신경 제1장에서는 무조건적 선택이 다루어진다. 여기에서는 다음 세 가
지가 주목된다. 첫째, “선택(electio)”과 “유기(reprobatio)”의 이중예정론이 확정된
다. “선택은 하나님의 불변하는 계획으로서 이로써 하나님은......영원으로부터 중보자,
택함 받은 자들의 머리, 구원의 기초로 지명되신 그리스도 안에서 어떤 수의 사람들
을......순수한 은혜로, 자기 자신의 뜻에 따른 주권적 기뻐하심에 따라, 전체 인류 중
에서 선택하셨다”(1.7).72) 영원한 작정에 따라서 “영원하고 공로 없는 선택의 은혜가
(aeterna et gratuita electionis gratia)”가 모든 사람들이 아니라 “택함 받은 어떤
사람들에게(quosdam electos)” 부여되었다. 한편 다른 자들은 영원한 작정에 의해서
이러한 선택을 받지 못하고 유기되어 심판을 받고 정죄되어 영원한 사망에 이르게 되
었다. 이는 그들의 죄로 말미암은 것이니,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을 “죄의 조성자
(peccati author)”로 여겨서는 안 된다(1.15).73) 둘째, 선택과 유기가 구별되는 결정
적인 표로서 “값없는 하나님의 선물(gratuitum Dei donum)”인(1.5)74) “참되고 살아
있는 믿음(vera et viva fides)”이 부여되게끔 작정되었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는 점
이 강조된다. “어떤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믿음을 선물로 부여받으나 다른 사람들
은 그렇지 못함이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으로터 말미암는다”(1.6).75) 여기에서 선택이
“예견된 믿음으로부터(ex parevisa fide)”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이, 즉 예지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히 천명된다. 믿음이 선택에 따르는 것일 뿐, 선택이 믿음에
따르는 것은 아니다. “선택은 모든 구원의 선의 원천으로서, 이로부터 믿음, 거룩함,
구원의 다른 선물들, 마지막으로는 영생 자체가 그 열매들과 효력들로서 나온
다”(1.9).76) 셋째, 이러한 믿음의 대상이 그리스도와 그의 의라는 사실이 강조된다.
“택함 받은 자들에게 값없이 주어지는 은혜(gratuita electionis gratia)”는(1.18)77)
“본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 은혜언약으로 말미암아” 부여된다(1.17).78) “하나님의 선하

71)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1-595.


72)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2 (553).
73)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4 (555).
74)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2 (552).
75)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2 (552).
76)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3 (553-554).
77)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5 (556).

- 13 -
신 기뻐하심이 은혜로운 선택의 유일한 원인이다”(1.10).79) 그 기뻐하심은 아들을 우
리를 위한 대속물로 주심에 있다. 그 은혜는 구원의 전 과정에 미친다.

“택함 받은 사람들은 본성상 다른 사람들보다 더 나은 것도 없고 더 가치 있


는 것도 없다. 그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동일한 비참함에 속하여 있
다. 다만 하나님은 그들을 그리스도께 주셔서 그들이 그에 의해서 구원을 받
게 하시고, 그들을 자기 말씀과 성령으로 효과적으로 부르시고 이끄셔서 자기
와 교제에 이르게 하시며, 그들에게 참 믿음과 칭의와 성화를 부여하시며, 그
들을 강력하게 지키셔서 자기 아들과 교제하도록 하시며, 마지막으로 자기의
긍휼을 증언하고 그의 영광스러운 은혜의 부요함을 찬미하게 하시려고 그들
을 영화롭게 하신다”(1.7).80)

제한속죄를 다루는 제2장에서 그리스도의 위격적 연합에 따른 속성교통으로


말미암아 그의 공로가 모든 사람을 구원하기에 족하나 다만 영원한 경륜에 따라서 택
함 받은 사람들에게만 그 효과가 나타남이 다음과 같이 천명된다. 이로써 오직 그리
스도의 인격에 대한 정통적인 입장에 서는 경우에만 그가 수행한 대리적 속죄의 실제
적 가치를 논할 수 있음이 반증된다.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은 죄에 대한 유일하고 가장 완전한 희생이며 무름이다.


그것은 무한히 값지고 가치가 있으며, 세상의 죄를 속하기에 충분하리만큼 넘
친다(unica et perfectissima pro peccatis victima et satisfactio, infiniti
valoris et pretii, abunde sufficiens ad totius mundi peccata
expianda). 이 죽음이 무한한 가치와 고귀함을 지니는 것은, 그것에 자신을
바치신 인격은 참 사람이실 뿐만 아니라 완전히 거룩하시고, 아버지와 성령과
함께 동일한 영원하고 무한한 본질을 지니신 하나님의 독생자이셨기 때문이
다. 이러한 자격은 그가 우리를 위한 구세주가 되시기 위하여 없어서는 안 될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의 죽음은 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부과된 진노와 저주
를 느끼시는 가운데 드려져야 했기 때문이다(2.1).81)

하나님은 “자비로우실(misercors)” 뿐만 아니라 “의로우신(justus)” 분이시므


로 자신의 무한한 엄위 가운데 죄에 대해서는 합당한 형벌을 베푸신다. 그 형벌은 다
름 아닌 사망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랑을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그의 의를 충족
시켜야 한다. 곧, 보아스가 룻의 기업을 물렀듯이 값을 치르는 “무름(satisfactio)”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2.1).82) 그런데 타락한 인류는 아무도 스스로 이를 무를 수 없기

78)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5 (556).


79)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3 (554).
80)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2 (553).
81)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 (561).

- 14 -
때문에 하나님은 독생자를 “우리를 위한 보증(nobis sponsor)”으로 주셔서 “우리를
위한(pro nobis), 우리 대신에(vice nostra), 죄가 되시고 저주가 되시게” 하셨다
(2.2).83) 여기에서 우리를 위한 중보자는 유일하신 참 하나님이시자 참 사람이셔야 할
필연성이 선포된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죄를 위한 “완전한 희생제물과 무름(profectissima
victima et satisfactio)”이 된다. 그것은 “세상 전체의 죄를 속하기에 넘치도록 충분
한(abunde sufficiens) 무한한(infiniti) 가치와 고귀함”을 지닌다(2.3).84) 이는 그가
“완전히 거룩하신 참 사람이시며 독생하신 하나님으로서 성부와 성령과 동일한 영원
하고 무한한 본질”을 지니셨기 때문이다(2.4).85) 여기에 제한속죄 교리의 신학적 변증
이 있다. 첫째, 그리스도의 대리적 속죄의 의는 무한하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아들이
사람의 아들이 되셔서 참 하나님이시자 참 사람으로서 모든 의를 다 이루셨기 때문이
다. 451년 칼케돈 신경에서 선포된 중보자 그리스도의 위격적 연합 교리가 여기에서
확정된다. 그리스도는 인성에 따라서 고난당하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지만 그는 영원
하신 하나님의 아들이시기 때문에 그 의에 무한한 값이 있다. 둘째, 그러나 이 의는
“하나님의 선하신 기쁨”에 따라서 “복음의 약속”에 동참하는 택함 받은 자들만을 위
한 것이다(2.5).86) 복음의 선포를 듣고도 믿지 않는 자들의 멸망은 그리스도의 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그들의 죄 때문에 초래되는 것이다(2.6).87) 그러므로 택함 받은 자
들의 구원의 은총은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부터 그들에게 주어진 오직 하나님의 은혜
로부터(ex sola Dei gratia......ab aeterno ipsis in Christo data)” 나오는 것이다.
이러한 은혜는 오직 그리스도의 공로로 말미암은 것이며, 그 공로는 그 외에 “아무에
게도 돌려지지 않는다(nemini debet)”(2.7).88)
여기에서 그리스도의 공로는 오직 택함 받은 사람들을 위한 것임이 분명히
천명되고 있다. 아들의 죽음은 택함이 없는 자들과는 그 효과에 있어서뿐만 아니라
그 공로에 있어서도 무관하다. 다음은 이를 뚜렷이 규정하고 있다.

“살리고 구원하는 가장 값진 하나님의 아들의 죽음의 효과가 모든 택함 받은


자들에게 미쳐서 오직 그들에게만 의롭다함을 받는 믿음의 선물이 부여되고
그것으로써 그들이 무오하게 구원에 이르게 되는 것은(mortis
pretiosissimae Filii sui vivifica et salvifica efficacia sese exereret in
omnibus electis, ad eos solos fide iustificante donandos, et per eam
ad salutem infallibiliter perducendos) 하나님 아버지의 주권적인 계획과
가장 은혜로운 뜻과 목적이었다. 즉, 그리스도가 새 언약을 확정한 십자가의

82)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 (561).


83)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 (561).
84)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 (561).
85)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 (561).
86)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 (561).
87)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 (562).
88)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6-587 (562).

- 15 -
피로써 모든 민족, 족속, 나라, 언어로부터 오직 영원으로부터 구원에 이르도
록 택함을 받아 아버지에 의해서 자기에서 주어진 모든 사람들, 오직 그들을
효과적으로 대속하신 것, 그들에게 믿음과 성령의 다른 모든 구원의 선물들을
부여하셔서 그가 자기의 죽음으로 그들을 사신 것, 그들을 원죄와 실제적인
죄를 포함한 모든 죄로부터 그것들이 믿기 전이든 후이든 정결하게 하는 것,
심지어 마지막까지 신실하게 그들을 보존하셔서 마침내 그들이 모든 점과 흠
으로부터 자유롭게 되어 그 자신의 현존 가운데 영원히 영광의 기쁨에 이르
게끔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2.8).89)

알미니우스와 항론파를 반박하면서, 여기서는 구원적 믿음이 전적인 은혜의


선물이라는 점, 성령의 선물들은 성도의 공로를 돕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
자체가 그리스도의 의로 말미암는다는 점, 구원의 전 과정에 새 언약에 따른 그리스
도의 의가 미친다는 점 등을 확정한다. 이러한 아들의 공로, 의, 은혜가 택함 받은 사
람들만을 향하고 그들에게만 작용하는 것은 하나님 아버지의 “택함 받은 자들을 향한
영원한 사랑으로부터(ex aeterno erga electos amore)” 기인한다. 아버지는 “택함
받은 사람들이 적합한 때에 모여 하나가 되게 하셨다.” 즉, “신자들로 구성된 교회”를
이루게 하셨다. “그 기초가 아들의 피 위에 놓였다(fundata)”(2.9).90) 성도가 누리는
불가항력적인 은혜는 “전체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선한 기뻐하심과 공로 없는 사
랑으로부터(in liberrimo beneplacito, et gratuita dilectione Dei)” 비롯된다(3.7
).91) 이러한 사랑은 하나님이 “자기에게 속한 자들을 영원히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셨
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3.10).92) 믿음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하나님은 사람 안에서
역사하셔서 그들이 뜻하고 행하게 하신다. 그들에게 “믿고자 하는 뜻과 믿음의 행위
둘 다 모두를” 친히 부여하신다. 그런데 그 믿음은 “실제로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다”(3.14).93) 여기에서 칼빈 이후 정립된 개혁주의 언약신학의 본질을 만나게 된다.
즉, 아버지의 사랑과 아들의 공로를 은혜언약의 두 요소로 삼는 것이다. 칼빈은 이를
“사랑의 시작은 의이다(Principium amoris est iustitia)” 라고 『기독교 강요』에서
말하였다(2.17.2).94)

5. 결론적 고찰

알미니우스에 대한 가장 널리 읽히는 전기를 쓴 뱅스는 비록 많은 왜곡과 흠


결이 없지 않으나 그의 신학에는 복음적, 기독론적, 실천적 측면에서 의의가 있으며
독단적이지 않은 그의 신학하는 자세도 우리가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고 하였다.95)

89)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7 (562).


90)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7 (562).
91)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9 (565).
92)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89 (566).
93) Schaff, The Creeds of Christendom, 3.591 (567).
94) Calvinu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2.17.2 (CO 2.387).

- 16 -
또한 최근 한 학자는 알미니우스의 조건적 선택설이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고도 하였
다.96) 우리는 지금까지 본제를 기독론적 측면에서 주로 논구했다. 그것이 기독론적으
로 온전치 못한 이상 진정 복음적일 수 없고 실천적일 수도 없다. 그의 신학 자세가
온건함을 지녔다는 평과 그것에 위로가 있다는 평도 이러한 관점에서 절하해서 보아
야 한다. 알미니우스주의자들 가운데서도 제한속죄에 대한 시각차는 없지 않으나 강
온에 차이가 있을 뿐 그들은 보편속죄론을 주장한다.97) 성경은 보편속죄론을 주장하
는 듯이 보이는 구절도 없지 않으나 문맥상 일관적으로 제한속죄론을 전하고 있다.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에 따르면 그리스도가 택함 받은 사람들만을 위하여 형벌의 값
을 치르셨다는 점과 구원적 믿음은 이를 믿는 믿음을 지칭한다는 점에서 확정된다.98)
알미니우스와 그를 잇는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은 “그리스도가 행하신 것”과 “그리스도
가 성취하신 것”을 단절시켰다. 그들은 “그리스도가 피를 흘리셨을 뿐만 아니라 그
피를 또한 나누셨다” 라고 본다. 즉, 그리스도의 죽음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인데 그
것을 믿음에 따라 다시 나눈다는 것이다.99)
일찍이 셀은 칼빈주의와 알미니우스주의의 논쟁을 다루면서 칼빈의 예정론은
그리스도의 거울에 비춰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God-in-Christ”에서 읽을 것을
제안한 적이 있다.100) 돌트 신경이 교리사에 남긴 획기적 자취는 그것이 선택과 유기
의 이중예정을 기독론적으로 읽어냈다는 점에 있다. 이만큼 이를 명시적이고 상세하
게 다룬 신경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그리스도의 의는 온 인류를 구원하기에
족하지만 그 전가는 선택된 백성에게 한정되므로 결국 그의 의는 택함 받은 자들만을
위한 것이라는 결론이 여기에서 분명히 도출된다. 이를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보면, “하
나님은 전적으로 타락한 인류의 일부를 무조건적으로 선택하셔서 그리스도의 대속적
의를 전가하심으로 불가항력적인 은혜로 구원을 얻게 하셨으므로 그것은 성도의 자질
이나 성향이나 뜻에 따라 변개되지 않는다.” 이제 그 신학적 의미를 돌아본다면, 첫
째, 오직 그리스도의 의만 대속의 값이 된다. 둘째, 그 의는 택함 받은 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셋째, 구원의 전 과정에 작용한다. 즉, 칭의와 성화가 모두 은혜이다(이중적
은혜, duplex gratia). 넷째, 그 의는 믿음을 도구인(道具因)으로 삼아 전가된다. 그
믿음은 은혜의 선물로서 아무 공로도 없다(3.14). 다섯째, 그러므로 칭의와 성화와 견
인은 구별은 되나 분리될 수 없다. 즉, 함께 있다.

영원히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올립니다(Soli Deo Gloria in aeternum)!

95) Bangs, Arminus, 354-355.


96) Jack W. Cottrell, “The Classical Arminian View of Election,” in Chad Owen Brand ed.,
Perspectives on Election: 5 Views (Nashville: Broadman & Holman Publishers, 2006), 134.
97) Cf. Roger R. Nicole, “Covenant, Universal Call and Definite Atonement,” Journal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38/3 (1995): 403, 407.
98) Cf. Nicole, “The Case for Definite Atonement,” 202; Edwin H. Palmer, The Five Points of
Calvinism (Grand Rapids: Baker, 1980), 42.
99) Palmer, The Five Points of Calvinism, 41.
100) Sell, The Great Debate: Calvinism, Arminism, and Salvation, 22.

- 17 -
[Bibliography]
Arminius, James. The Works of James Arminius. 3 Vols. Tr. James Nicholas and William
Nichols. Grand Rapids: Baker, 1996, rep.
Bangs, Carl. Arminius: A Study in the Dutch Reformation. New York: Abingdon Press, 1971.
Bavinck, Herman. Reformed Dogmatics. 4 Vols. Ed. John Bolt. Trans. John Vriend. Grand
Rapids: Baker, 2003-2008.
Blacketer, Raymond A. “Arminius' Concept of Covenant in Its Historical Context.”
Nederlands Archief Voor Kerkgeschiedenis 80/2 (2000): 193-220.
Calvinus, Ioannes.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in libros quatuor nunc primum
digesta,....... 1559.
Cottrell, Jack W. “The Classical Arminian View of Election.” In Chad Owen Brand. Ed.
Perspectives on Election: 5 Views. Nashville: Broadman & Holman Publishers, 2006:
70-134.
Heppe, Heinrich. Reformed Dogmatics: Set out and Illustrated from the Sources. Tr. G. T.
Thomson. London: George Allen & Unwin, 1950.
Hodge, Charles. Systematic Theology. 3 Vols. Grand Rapids: Eerdmans, 1995, rep.
Muller, Richard A. Christ and the Decree: Christology and Predestination in Reformed
Theology from Calvin to Perkins. Grand Rapids: Baker, 1986.
----------. “God, Predestination, and the Integrity of the Created Order: A Note on Patterns
in Arminius’ Theology.” In W. Fred Graham. Ed. Later Calvinism: International
Perspectives. Kirksville, MO: Sixteenthe Century Essays & Studies, 1994: 431-446.
Nicole, Roger R. “The Case for Definite Atonement.” Bulletin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10/4 (1967): 199-207.
----------. “Covenant, Universal Call and Definite Atonement.” Journal of the 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38/3 (1995): 403-411.
----------. “John Calvin’s View of the Extent of the Atonement.”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47/2 (1985): 197-225.
Packer, James I. “What Did the Cross Achieve: The Logic of Penal Substitution.” Tyndale
Bulletin 25 (1974): 3-45.
Palmer, Edwin H. The Five Points of Calvinism. Grand Rapids: Baker, 1980.,
Schaff, Philip. The Creeds of Christendom with a History and Critical Notes. Vol. 1. The
History of Creeds. Grand Rapids: Baker, 1996, rep.
----------. The Creeds of Christendom with a History and Critical Notes. Vol. 3. The
Evangelical Protestant Creeds with Translations. Grand Rapids: Baker, 1996, rep.
Sell, Alan P. F. The Great Debate: Calvinism, Arminism, and Salvation. Grand Rapids: Baker,
1983.
Stevens, George Baker. The Christian Doctrine of Salvation. Edinburgh: T. & T. Clark, 1905.
Strehle, Stephen. “The Extent of the Atonement and the Synod of Dort.” Westminster
Theological Journal 51/1 (1989): 1-23.
Troxel, A. Craig. “Amyraut ‘At’ the Assembly: The Westminster Confession of Faith and the
Extent of the Atonement.” Presbyterion 22/1 (1996): 43-55.
Turretin, Francis. Institutes of Elenctic Theology. 3 Vols. Trans. George Musgrave Giger. Ed.
James T. Dennison, Jr. Presbyterian and Reformed Publishing, 1994.
Warfield, Benjamin B. “Christ Our Sacrifice.” The Works of Benjamin B. Warfield. 10 Vol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32: 2.467-508.
Wells, David F. “The Debate over the Atonement in 19Th-Century America, Part 3, The
Collision of Views on the Atonement.” Bibliotheca Sacra 144/576 (1987): 363-376.
문병호. 『기독론: 중보자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 서울: 생명의 말씀사, 2016.

[국문초록]

- 18 -
본고는 돌트 신경에 나타나는 무조건적 선택과 제한속죄 교리의 상관성을 그 기독론
적 의의와 가치에 중점을 두어 고찰한다. 이를 다룸에 있어서 언약적이고 법정적인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에 대한 개혁신학자들의 입장과 알미니우스주의자들의 입장의
차이에 전체적으로 주목한다. 그 주요한 논점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리스도의 의
의 언약적 전가는 당하신 순종(obedientia passiva)과 행하신 순종(obedientia
activa)을 모두 대상으로 하는가? 둘째, 그리스도의 의는 오직 택함 받은 자들만을
위한 것인가? 그렇다면, 유기의 책임이 하나님께 돌려지지 않는가? 셋째, 이러한 제
한속죄는 필히 선택과 유기의 이중예정으로 귀결되는가? 그렇다면, 유기된 자들에게
는 그리스도의 의가 전혀 무관한가? 넷째, 이중예정은 예지적인가 무조건적인가? 달
리 말하면, 공로를 예지하는 조건적 선택과 유기인가? 아니면 공로 없음을 예지하는
무조건적 선택과 유기인가? 다섯째, 구원적 믿음(fides salvifica)은 아무 공로도 없
는, 단지 도구인 혹은 형상인에 불과한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돌트 신경의 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십자가에서 다 이루신 그리스도의 의가 그 실체, 공로, 질
료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그 적용, 실천, 효과, 전가에 있어서도 성도의 전체 구원과
정을 통하여 무조건적이며 전적인 은혜 가운데서 작용함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그
리스도의 은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창세 전의 작정에 따라서, 오직 택함 받은 사람
들에게만 제한적으로 전가된다. 여기에 알미니우스와 그의 추종자들인 항론파에 맞서
는 돌트 신경의 신학적 요체가 있다.

[주제어]
돌트, 알미니우스, 제한속죄, 무조건적 선책, 이중예정

[Abstract]
Christological Understanding of the Canons of Dort and a Critique of
Arminius’ Theology: Centered on the Relevance between ‘Unconditional
Election’ and ‘Limited Atonement’
Moon, Byung Ho
Chongshin University Theological Seminary

This paper makes a study of the relevance between unconditional election


and limited atonement in the Canons of Dort by investigating its
Christological significance, especially focusing on the covenantal and
forensic imputation of Christ’s righteousness, which includes both ‘passive
obedience(obedientia passiva)’ and ‘active obedience(obedientia activa),’ in
comparison with Arminius’ theology, which is deployed significantly in his
main works “A Declaration of the Sentiments or Declaratio sententiae” and

- 19 -
“Apology or Defence” and the Arminians’ position, which is exhibited most
briefly but clearly in the writing “Arminian or Remonstrant Articles(Articuli
Arminiani sive Remonstrantia).” The reason Arminius and his colleagues
and followers do not accept orthodox view of double predestination of
election according to unmerited grace(gratia immerita) and reprobation
according to debted punishment(poena debita), and do not regard God’s
eternal decree of predestinating some to eternal life but others some to
eternal damnation as absolute is they tend to separate what Christ did, that
is its merit, from what He accomplished, that is its efficacy, and think that
in regard to the former there is no difference between believers and
unbelievers because their will and work to believe cannot be decided before
their decision is made. On the contrary, the reformed view of the Canons
of Dort demonstrates a firm conviction of Christ’s righteousness, which was
fulfilled on the cross, is applied to none other than the elect limitedly not
only in its substance, merit, and material(materia), but also in its
application, practice, efficacy, and imputation. In this respect, the
absoluteness of predestination, whether it is election or reprobation, is held
consistently along with limited atonement, Christologically, in the Canons of
Dort.

[Key Words]
Dort, Arminius, Limited Atonement, Unconditional Election, Double
Predestination

- 20 -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