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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지상주의 7권
실력지상주의 7권
contents
류엔 카케루의 독백
한겨울의 발소리
재회와 이별의 소식
몰상식
결착의 때
엇갈리는 마음
류엔이 얻은 것, 잃은 것
○ 류엔 카케루의 독백
반이 난리가 난 것을 기억한다.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 공포 』 와 『 유열 』 은 표리 일체
○ 한겨울의 발소리
12 월도 중순을 넘겼다.
계절의 변화는 꽤나 빨라서, 벌써 날씨는 추워지고 있었다. 목도리나 장갑, 긴 양말을 신는 학생도
당연하게 늘고, 오늘의 하늘은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이 흐렸다.
"결국 어느 반에서도 퇴학자는 나오지 않네. 슬슬 C 반쯤에서 저지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리가
만든 문제 간단하지 않았으니까"
"그 말 그대로야. 아이리가 하는 말도 이해는 하지만, 밀어내지 않으면 밀려날 뿐이야. 이 학교에서
이긴다고 하는 건 다른 세 반을 희생시키는 거야. 우리가 희생할 필요는 없잖아"
"그렇, 겠지……"
"예를 들면, 비법 같은 건 없어? 마지막 시험에서 클래스 포인트가 모두 동점이 된다던가. 그래서
경사스럽게도 모두 A 반으로 졸업. 그렇게 되거나 하지는"
"그거 엄청 좋은데!"
"어떤 시험?"
"어땠냐니 뭐가 "
"왠지 말이야. 태어나서 지금까지 궁도에 흥미를 가진 적이 없거든. 뭘 어떻게 잘못하면 그쪽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하루카의 마음속에서 궁도의 길은 잘못된 방향인 것 같다. 뭐 화려한 경기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흥미가 있다. 그래도 한 번도 활을 만진 적이 없는 학생은 많지 않을까.
"없네"
즉각 부인해 두었다. 이후에 이상한 캐릭터로 대해지면 곤란하기 때문이다.
"완전히 동의 한다"
일축한 하루카의 말에 수긍하는 케세이. 그것을 듣고 아이리가 남몰래지만 콰광하고 일격, 크리티컬한
데미지를 받는 듯했다. 지금은 쉬고 있는 것 같지만 셀카와 SNS 에 업데이트 하는 걸, 취미로 하고
있었으니까.
"나도 내가 유행에 뒤쳐져 있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으니 그건 반박할 수가 없네요. 인스타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미안합니다"
하지만 거리도 꽤 멀고, 따진다고 해서 지켜보고 있다는 증거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우연이 몇 번
겹쳤을 뿐이라고 우기면, 그 이상의 추궁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달려든 이쪽이 나쁘게 몰릴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페이퍼 셔플에 의한 필기시험, 그 대책을 위해서 공부 모임을 열었을 때의 일이다. 공공장소인 카페에 C
반 아이들이 나타나, 갑자기 이쪽 그룹에 달려들었다.
"역시 고문과 상급생이 있는 앞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 연습이 끝날 쯤에는 돌아가던데 "
문제는 그게 『언제』인가.
"아아. 12 월 초에 발표된 클래스 포인트는 D 반이 262 포인트. C 반이 542 포인트. 그 차이는 아직 280
포인트였다"
"C 반에 중대한 위반 행위가 있다고 하더라고. 그 자세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마이너스 100 클래스
포인트라는 큰 벌칙이 주어졌다"
자존심이 갈가리 찢기고 억울해하는 류엔의 모습이라도 떠올리며 조금 기분이 나아진 것인지, 아키토도
동의했다.
"즉 C 반의 자멸?"
"그래도 말이야, 고생에 걸맞은 결과인지 생각할 때도 있는 거야. C 반은 참패했지만 바캉스 즐긴 것 같고.
그 고생을 모르고 끝난 건 조금 부러울 지도 "
하지만 무인도 시험에서 류엔도 그저 무의미하게 주어진 포인트를 낭비한 것은 아니다. 사실 류엔은 모든
포인트를 썼지만 돌려쓰는 화장실이나 텐트, 남은 식량 등을 모두 A 반에게 주고 있었다. 그 류엔이
무상으로 제공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즉 클래스 포인트를 잃은 대신 얻은 것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물론 신뢰와 우정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받았을 리는 없다. 클래스 포인트를 잃고라도 얻는 것.
그것은 개인 포인트 말고는 없다.
"으, 응. 그렇네. 엄청 곤란했던 친구도 몇 명 있었고. 조금만 타이밍 늦었다면 나도 힘들었던 거……"
그렇게 말하고 아이리는 얼굴을 붉히면서 고개를 숙인다. 어느 정도 여자에 대해서는 배려가 있었던
무인도 시험이지만 그래도 남자보다 훨씬 힘들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 그건"
"……무슨 소리냐"
분위기를 읽지 못하는 케세이가 여자들의 사정에 더욱 발을 담그려고 했으나 아키토가 화제를 바꾼다.
"신나게 놀기만 하다가 마지막으로 중요한 곳만 맞추려고 했지? 전원 리타이어 했다고 가장하고. 하지만
그거 섬에 남는 게 류엔 군인 필요가 있었을까? C 반 리더고, 더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을 남긴 쪽이
확실했잖아?"
그러나 그것은 모든 클래스에 적용되는 것이기도 하다. 눈에 띄는 인간이 리더라는 것은 처음에 생각해
볼 것이지만, 누구나 리더로 지명할 수 이상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애초에 섬에 남아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류엔을 리더라고 지명할 수 있는 학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남아 있던 것이 드러나더라도, 지명될 위험성은 높지 않았을 것이다. 눈에 띄지 않는 C 반 학생들이 밖에
잠복 하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 했다. 지명하는 메리트보다 빗나갔을 때의 디메리트가 더 큰 시험.
결국 결정적인 증거를 쥐지 않는 한 누구라도 확신을 갖고 지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슨 소리야?"
"류엔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고, 어떻게 할 생각인지 알고 싶어. 체육제나 페이퍼 셔플을 생각하면
이제부터는 더 반에서 연계를 취할 필요가 있어"
체육제에서 류엔이 호리키타의 낭비를 획책한 것이나 쿠시다의 배반은 당연히 숨긴다.
만약 리더의 지명이 학생 전원이 모이고 나서 실시하는 것이었다면 이 작전을 류엔도 전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무인도에 배포된 매뉴얼에는 마지막 날의 점호 직후에 이뤄질 것으로 명기되어 있었다.
즉 각 클래스 집합 전에 이루어진다. 류엔는 그 부분을 눈여겨보고 작전을 세운 것이다.
"역시 호리키타구나……나는 거기까지 깨달을 수는 없었다. 처음부터 다른 반의 리더를 맞추기는 포기한
것이고, 상황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쿄퐁의 여자친구지"
"하하하. 미안 미안"
"론리?"
"그래. 누구랑 사귀고 있거나 사귀지 않거나. 하룻밤을 같이 했다던가 하지 않거나? 좋아서 혼자 있는
건데, 묘하게 불쌍한 눈으로 보거나 "
"시끄럽다"
"맛있는데"
"아마? 사귀는 남녀도 있으면 헤어지는 남녀도 나오겠지. 크리스마스는 여러가지 일이 일어나니까"
"꼭 그렇다고 만은 볼 수 없다는 거야. 미야치가 모르는 곳에서 의외의 커플이 생기거나. 연애는 클래스
안에서만 성립하는 것도 아니고.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누군가에게 빼앗기기 전에 행동하지 않으면"
"…… 시끄럽다"
"이케(池?) 녀석들처럼 큰소리로 말하고 다니지는 않겠지만 남자도 여자도 비슷한 거잖아"
"……뭐, 이상형인 남자가 있으면 거부하진 않을 거 같은데. 유키무-는 비교적 연애 자체에 부정파인 것
같지만 유키무-를 좋아하는 아이가 나타나면 어떡하지?"
"시끄럽다"
"나는 공부할 것 같은데. 3 학기, 예정대로 C 반에 올라가면, 쫓는 것뿐만 아니라 쫓기는 처지가 되니까.
반에 학력이 낮은 학생이 많은 이상 필기시험을 견인할 수 있게 되고 싶은데 "
"맡기는 건 좋지만, 만약 A 반으로 졸업하고 임의의 희망 직업으로 간다고 해도, 실력이 높지 않으면
자멸하는 미래밖에 없다구"
"후...후훗"
그런 교환을 보던 아이리는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작은 웃음을 터뜨렸다.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으려 하고는
있지만 못 참는 것 같다.
"뭔가 이상했나?"
"좀 보자"
다시 말을 걸었다.
"……나? 뭔데"
"하? 무슨 소리야?"
"그거, 어느새……"
"그렇겠지. 우연이고"
"……잠깐만 기다려"
"그런 곳까지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잖아. 사실, 학창시절이라는 귀중한 시간을 써서 지루한 미행을 한다.
사카야나기를 신뢰하고 존경하고 있으니까 할 수 있는 일이지"
"글쎄. 그건 나도 전혀 모르겠는데"
나는 굳이 부정하지 않는다.
"나를 협박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이쪽도 마음만 먹으면 류엔에 말할 수 있어"
"앞으로도 마음대로 미행해도 좋다. 일절 개입하지 않는다. 게다가 사카야나기에 고자질도 하지 않는다.
대신이라고 하기에는 뭣하지만 내 일은 사카야나기 이외에는 덮어 주었으면 한다"
○ 재회와 이별의 소식
등교하던 스도는 불평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지나 호리키타에게로 다가왔다. 그 표정은 엄청난 분노를
안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된거야"
눈 앞에 와 버려서는 무시할 수도 없었던지, 호리키타가 이야기에 어울린다.
내가 스도에게 물어보자.
"그래서 무슨 말을 들었어?"
"글쎄. 지금은 뭐라고도 말할 수가 없네. 그렇지만 대책을 생각해 둘게. 또 얽히면 절대 손대지 말고"
"스도 군 이제 겨우 철이 든 걸까"
"그는 D 클래스를 그늘에서 조종하는 인물을 찾으려 하고 있어. 그 때문에 이렇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거야"
"즉 너 말이구나"
"만약 다른 학생들처럼 아직도 내가 다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연히 나에게 접촉하지 않으면
이상하잖아. 하지만 이번에 나는 아무것도 당하지 않았는 걸"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잖아. 페이퍼 셔플 때 보여준 너의 작전이 의외로 통하고 있다는 것 아니야?
하책으로 덤비는 걸 망설이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잖아. 해자의 바깥쪽부터 메우려는 작전일수도"
"그의 방식은 기본적으로 똑같은 걸. 성공해도 실패해도 싸우는 방식은 같아. 그렇게 여러 번 싸움을
걸어오면 싫어도 학습하게 되고. 그래서 그녀를 ─ ─ ─쿠시다 씨를 페이퍼 셔플 때 이용할 거라는 것도
읽고 있었어. 물론 그렇지 되는 않는 게 이상적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하지만 생각에 따라 상황은 바뀐다. 쿠시다라는 내부의 적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류엔이 안심했던
부분이 있다. 만약 달리 쓸 패가 없었다면 다른 수를 써왔을 것이다.
"그래. 그래서 시험공부를 소홀히 한 C 반의 누군가가 퇴학당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지만,
역시 달콤한 생각이었던 것 같아"
완벽한 문제와 답을 입수할 수 있으면 공부할 필요는 없다. 그래서 방심한 C 반에는 퇴학자가 나와도
이상할 것이 없다, 라고 하는 거겠지.
케세이들도 그랬다. 역시 생각하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구나.
"의외로 받아들였구나"
"무슨"
"또 너는 그렇게……"
"별로 유익한 그룹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원래 하세베 씨와 미야케 군의 서투른 과목이 편향된 것에서
출범한 스터디 그룹이잖아? 시험의 없는 지금은 필요 없지 않을까"
오전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된다. 아키토와 케세이에게 점심의 권유를 할까 생각하고 있자면,
이웃이 계속 이쪽을 보고 있었다.
"일부러 내가 반납해도 네가 도서관에 가야 하는 데에는 변함이 없잖아? 오히려 효율성만 따지면 올바른
판단이라고 생각하는데"
"잘 부탁해"
"오늘 중이라면 점심시간이라도 방과 후라도 좋아하는 타이밍에 반납하면 되니까. 하지만 반드시 처리는
해야 돼. 연체 통보가 날아오면 책임을 물을테니까"
"알겠다구"
"기왕이면 뭔가 다른 책도 빌려볼까……"
"확실히 C 반의……"
시이나 히요리.
"아마……아야노코우지군, 이었지"
"아아. 우선 이걸 "
책을 전한다.
"감사합니다"
"브론테 좋아해?"
"과연……“
[#삽화(12.jpg) ]
아무래도 같은 소감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 그럴지도.."
"방해해서 미안해"
귀중한 점심시간이다. 점심보다 우선해서 여기에 와 있다는 것은, 다른 반 학생과의 잡담에 시간을
뺏기는 행위는 썩 달갑지 않을 것이다. 재빨리 사라져 주도록 하자.
"음……"
"그러는게 좋아요"
"...아"
이자와를 쓰면 웬만한 정보 수집은 가능하겠지만, 류엔에게 마크 당해서 지금은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
이쪽의 보유 카드인 멤버들는 모두 좁은 커뮤니티밖에 가지고 있지 않아서 시이나의 상세를 살피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걱정 마세요. 그때는 류엔군 때문에 형식상으로 움직였을 뿐이에요. 저는 원래 싸움 같은 것에는 흥미가
없는 걸요. 아니면 저랑 얘기하면 조금 문제가 생겨 버리나요?"
그래도 많은 학생은 자연스럽고 평범하게 생활하는 사람이 대부분일까. 히라타나 쿠시다가 차별없이
인기가 많은 것처럼 원래 『친구』라는 것에 벽이 생긴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괜찮아. 뒤에 줄이 길게 생긴 것도 아닌데"
"죄송합니다……"
"들통났나요?"
"오래 전부터 관심은 있었는데 처음에 갈 기회를 놓치면 발이 멀어져요. 모처럼 이라고 생각하고 용기를
냈어요 "
"네"
후발조였기 때문에 식사를 마쳤을 때 식당에서 학생 대부분이 떠나간 뒤였다. 몇몇 잡담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거나 천천히 먹는 학생이 띄엄띄엄은 남아 있지만.
"꽤 좋은 안목인데……"
"알아요?"
"그런가요"
"다 제 개인 물품이에요. 언젠가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이 나타났을 때에 빌려주겠다고 생각해서 가지고
다니는 거예요. 처음에는 한권이었는데, 상대를 찾기 전에 책이 점점 늘어나서"
"그래서, 이렇게"
뭔가 약간 나사가 하나 빠진 것 같은 아이다.
"여기 있어요"
4
방과후가 되자, 언제나처럼 휴대폰의 단체 채팅방에 연락이 왔다.
하루카의 그런 편한 채팅이었다.
"누가"
"……오늘은 땡땡이다"
"정말로 슬슬 C 반의 폭거를 멈추지 않으면 안 될지도 몰라. 동아리 활동에도 지장이 가고."
"봤다니, 뭘"
약간 화난 듯이 케세이가 말한다.
"물러, 너무 무르네 유키무-. 남녀관계는 결국 연애에 귀착되는 거라고, 그것보다 세속적이라고 말하는
거 너무 촌스러워. 요즘 젊은이들은 생각하는 것 빠르다구"
"아니, 그게 아닐지도 몰라. 최근 D 반에 모습을 감춘 책사가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잖아. 지금까지는
인정하지 않았었는데, 류엔이 우리를 미행하는 이유는 그걸지도 몰라? 아야노코지, 실제로 시이나는 어떤
걸 물어봤어?"
"하루카가 말하는 연애는 그렇다 치고, 확실히 C 반이 말하는 내용은 조금 신경쓰여. 도청한 것도
나쁘지만, 스도도 시비 걸렸다고 호리키타에 상담했던 것 같고"
"최근 C 반의 학생이 자주 보이는 느낌이 든다. 신경 쓰지는 않았지만 전부 다 류엔의 추종자 녀석들이고.
혹시 나도 미행당하고 있었다, 던가?"
그럴 가능성은 매우 높을 것이다.
"나도"
"왠지 C 반 학생들이 많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 전에 느티나무 몰에서 합류했을 때도, 코미가 있었고.
그리고 지금도.."
"와- 기분 나빠"
숨지기 않고 감시하고 있을 코미에게 하루카가 독설을 퍼붓는다.
아키토는 별로 납득 가지 않은 모양이었다.
"호리키타 씨가 아니고, 그동안 시험에서 활약한 사람이라는 거지? 유키무-라던가? 머리 좋고, 실제로
테스트 보면 항상 상위이고"
"다만 이 이야기는 완전히 억측이다. 류엔의 말처럼 책사가 정말 있는 것을 전제로 하니까. 게다가 모든
시험에 손을 대고 있다는 것도. 만약에 실재한다고 해도 무인도 시험에서는 관여하지 않았을 지도 몰라.
전부 추측에 불과해"
"응?"
그런 말에 남은 3 명도 일제히 나를 봤다.
"키요퐁은 시험 점수 좋았던가?"
"……정말이다"
"아아. 그럴게"
그렇게 말을 걸어 온 것은 D 반의 여자 사토이다.
"아-……"
오늘은 특별한 예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룹의 모임도 강제 참여가 아니어서 신경쓸 필요는 없다.
멤버들의 시선이 신경쓰이지만, 그것은 사소한 일이다.
"타이밍 안 좋았어?"
"……아야노코지"
"저한테 뭔가 용무라도?"
"바로 알게 될 거야"
장난을 섞어 봤지만 고작 학생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는다는 건가.
"들어오세요"
부드럽고도, 연령의 관록을 느끼게 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챠바시라 선생님이 응접실의 문을 열었다.
왜 여기로 불렸는지를.
"물론입니다"
"그럼 나도 이만 실례합니다……"
"그러면 내가 원하는 답을 한다고 생각해도 좋은 거냐? 그렇다면 논의할 필요는 없다. 이쪽도 바쁜
상황에 짬을 내서 온 거다"
"이미 자퇴의 준비는 되어 있다. 교장과도 아까 이야기를 했다. 뒤는 네가 승낙하면 그것으로 끝이다“
[#삽화(13.jpg)]
"확실히 없군"
"이 학교의 존재를 네게 알려주고 입학하도록 꾀를 쓴 마츠오가 어떻게 됐는지 궁금하지 않나?"
"별로"
그럼으로써 상대에게 내용을 깊게 각인시킴과 동시에 중요성이 높은 대화가 시작된다는 의식을 심어 둔다.
"내 관리 하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이 학교의 존재를 너에게 가르치고, 그리고 친아버지의 뜻을 일체
무시하고 입학 절차를 멋대로 진행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다"
마츠오는 젊어서 결혼했지만 좀처럼 아이를 가지지 못해, 40 세를 지나서 겨우 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그 대가로 불행하게도 아내를 잃었다. 남자 혼자서 키운 아이의 나이는 나하고 동갑이고 누구보다
자랑스런 아들이라는 것을 거듭 입에 담았던 것을 기억한다.
그 아들에게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어른이 되면 아버지에게 은혜를 갚을 것이라고 하며 날마다 공부에
힘쓰고 있다고 마츠오가 말했다. 그때의 미소는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었다.
그 말이 의미하는 것은 단순하다.
"여기까진 너도 그리 놀라진 않을 거다. 고용주를 거스른 거니까 어느 정도의 처벌은 필연이지만 마츠오는
상상 이상으로 깊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원래 책임감 있는 상냥한 남자. 젊어서 아내를 잃고 홀아비
손 하나로 아들을 키운 녀석은 자신의 경솔한 행동이 아들의 장래까지 빼앗아 버린 것에 고뇌한 걸지도
모른다. 그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한 가지 제안을 했다. 그것과 바꿔서 더 이상 아들에는 손을 대지
말라고 나에게 간청한 끝에, 지난 달에 분신자살했다"
"너를 섬기고, 구해준 남자가 죽었다는 사실에 전혀 흥미가 없는 것 같구나. 자신의 거취를 걸고 정성을
다했는데, 지금 너의 그 태도를 보면 마츠오도 후회할 것이다"
뭔가 개그라도 하는건가.
"너에게는 확실히 최고의 교육을 시켰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세상에 당당하게 밝힐 수 없는 방식이라
할지라도, 나는 화이트 룸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타인에게 과거를 이야기 할 생각도 없고,
너를 함정에 빠뜨리지도 않는다. 다만 너는 너무나도 이상을 추구했다. 그 결과가 지금의 내 모습이라는
거다"
"너는 여러가지를 우리들에게 가르쳤다. 순수 학문은 말할 것도 없이, 무술과 호신술, 처세술... 일일이
열거 할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이 하찮다고 내버렸던 『속세』라는 녀석을 배우고 싶어졌다"
"네가 여기에 온 이유는 이해했다. 그러나 그것으로 해결됐다고 생각한다면 무르다. 마츠오의 아들처럼,
힘으로 이 학교를 그만두게 할 수도 있다"
"정부의 입김이 불어넣어진 이 학교에, 지금의 당신이 개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첫째, 네가 항상 데리고 다니는 복수의 경호원의 모습이 없다. 이곳저곳에서 원한을 사는 네가 그들을
놓고 오지는 않았을 테고. 그런데 이 방에도 복도에도 보이는 범위에는 녀석들이 없었다"
"화장실까지 호위를 데리고 다니는 남자가 그렇게 서투를 리가 없지. 데리고 오려고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 이 학교의 권력자가 허가하지 않았다, 라는 거다"
그리고 그것에 따르지 않고는, 이 남자가 여기에 들어오는 것을 인정받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적잖게 적지라고 예상되는 이 학교에서 당신이 무리하게 움직였다고 세상에 알려지면
너의 야망……컴백도 영원히 사라지는 것 아닌가?"
"너 정도의 개체가 왜 길을 벗어난 짓을 하나. 불필요한 것을 배우는 것에 의미가 없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을 것이다"
"그건 당신 생각이잖아"
"아아. 같은 의견이다"
"이미 화이트 룸은 재가동하고 있다. 이번에는 방해받지 않는 완벽한 계획이다. 뒤늦은 것을 보충할
준비도 하고 있다"
"확실히 계획은 재개됐고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하지만 너 정도의 인재는 아직 오지 나오지 않았다"
그건 그렇다
"마지막 경고다 키요타카. 잘 생각한 뒤에 대답하는 게 좋다. 자신의 의지로 이 학교를 떠나는가, 부모의
손에 강제로 끌려 나가는가. 어느 쪽을 희망하지?"
"너에게 구원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배우는 것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방침은 다르지만, 이 학교도
인재의 육성을 하고 있다. 거기에 걸어 봐라"
"그랬으면 좋겠네"
"이제 이야기는 끝내도 되겠지. 이 이야기는 언제나 평행선을 그린다는 걸 깨닫고 있을 텐데"
"실례합니다"
그렇게 말하고 나타난 남자는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은 마치 부하와 상사이다.
"자, 앉아"
"그건 다릅니다. 확실히 학생의 부모님께는 큰 발언권이 있습니다. 부모님이 퇴학을 원한 경우 아이의
의견이 존중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른 이유를 고려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예로서
말하면 극단적으로 심한 왕따를 당한 사실 등이 있으면, 이야기가 다르겠지만요. 그러한 사실은 있습니까,
키요타카 군"
"없습니다"
그것과 동시에 한 가지 이해했다. 마츠오가 말하던 『이 학교라면 화이트 룸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발언에는 이 남자의 존재가 관계하고 있다는 것을. 아버지를 두려워하지 않고 생각한 것을 그대로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효력을 발휘하고 있다.
"나는 네 방식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아버지의 의지를 잇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렇다면 왜 키요타카를
이 학교에 입학시켰나"
"비밀리에 이 학교에 추천되는 게 규칙일 터. 그리고 그 시점에서 확실히 합격하도록 되어 있다. 뒤집어
보면 추천이 이뤄지지 않은 학생은 어떤 존재든 모두 불합격이 되지 않으면 이상하다. 다른가?"
사실상의 퇴학 완전부정.
"분명히 네 필드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일 수 없다. 그래도 그렇게 나온다면 이쪽도 생각을 바꾼다"
그 점으로 능력이 특화된 이 남자가 그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할 수 없다는 것의 표명이기도 했다.
"배웅하겠습니다"
"필요없다"
"아뇨 그다지"
"의문?……무슨 의미지?"
"역시 그렇습니까"
"그렇습니다"
이걸로 납득이 간다. 스도와 이케같은 학력이 떨어지는 학생과, 카루이자와와 히라타처럼 과거에 문제를
안고 있는 학생들이 입학한 것도.
매우 특이한 학교다.
"그럼 이만 실례합니다"
응접실을 나오면 거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챠바시라 선생님의 모습이
보였다. 인사하고 지나가려고 하자 걷는 속도를 맞추어 따라왔다.
"……이해했다, 라는 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겉으로는 극한까지 감정을 억누르고 있지만 그래도 동요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삽화(14.jpg)]
"그 남자는 챠바시라 선생님에게 접촉 따윈 하지 않았다. 당연히, 퇴학시키도록 압박하지도 않았구요 "
"아니, 네 아버지는 내게 협조를 요청했다. 사실, 내가 네게 가르쳐준 것처럼 퇴학을 강요했을 텐데"
나는 얇게 웃는다.
그 순간 챠바시라 선생님은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알아챈다.
"아야노코지, 날 떠본 거구나...?"
"네. 이사장은 챠바시라 선생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연결되어 있다는 것은
명백했으니까요."
"........"
"우연히 저라고 하는 이레귤러가 나타난 올해는 예년과 상황이 달랐다. 성격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많지만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호리키타에 코엔지, 히라타에 쿠시다. 잘 움직인다면 상위의 학급을 노릴 수 있는
학생들. 기대도 하고 싶겠죠. 그렇게 되면 봉인했던 야심이 다시 타오른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죠.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선생님과 호시노미야가 나눈 발언을 기억해낸다면 더욱 알기 쉽죠"
"그리고 지금, 제가 아무리 무례한 말이나 태도를 취하더라도 선생님은 이 자리에서 그것을 참고 삼키지
않으면 안 되죠. 이사장이 저를 잘 지켜보라고 명령한 것, 그리고 A 반에 올라가기 위한 무기로 삼고 싶은
기분을 생각하면, 여기서 폭언을 당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
"……과연. 이사장이 특별시할 정도네. 네 그릇은 고등학교 일학년의 것이 아냐. 발상이 이미 연령의
한계를 훨씬 뛰어넘고 있는 건가"
한 호흡 두고 수긍하면서 인정했다.
"하지만 내가 마음만 먹으면 너를 퇴학시킬 수 있다는 사실은 어떻게 할 거지. 중대한 룰 위반이 있었다고,
학교 측에 넘길 수도 있어. 너도 퇴학은 절대로 피하고 싶겠지?"
"그래"
"일단, 지금은 가만히 지켜보세요. 더 이상 개인적인 감정에 얽매인 이유로 저한테 접촉하시면 학생의
본분을 다하는데 지장이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질문을 바꾸자. 내게서 희망이 사라졌을 때, 너를 함께 데려가지 않는다는 보증은 없다고
생각하지 않나?"
"확실히, 지금부터 클래스 포인트가 급격히 떨어질 가능성은 있네요. 그렇게 되면 희망은 사라진다.
그렇게 된다면 상관없어요. 할 테면 자유롭게 하시길"
해질녘의 가로수길.
"춥다"
낯선 여학생이 추운 듯이 내 옆을 지나간다.
별로 도청할 생각은 없었는데, 저렇게 큰 소리로 얘기하면 싫어도 내용이 다 들린다. 대화 내용으로
생각하면 2 학년 여자인 것 같다.
"기고만장해져 있네, 미야비 녀석. 그것보다 호리키타 학생회장도 쓸모없다고 해야 하나, 미야비를 멈춰
주는 걸 기대했었는데. 결국 게임은 미야비의 승리로 끝나는 건가"
"우왁!?"
"...아 따가……"
이 학교에서는 학생회나 동아리 활동을 통하는 것 외에는 별로 학년을 뛰어넘어 교류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얼굴을 기억할 기회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여자는 춥겠네"
"……이제 끝이다"
그동안 극력 뒤쪽에서 움직여왔지만 시험결과가 공표되는 구조상 D 반이 활약하면 그만큼 주목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물론 경솔한 판단은 몸을 망칠 수도 있다. 전진과 후퇴, 양쪽을 시야에 넣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
"여보세요"
"……옳으신 말씀입니다"
"아직 밖이구나"
"아"
"뭐야"
"물어보고 싶은 것?"
"뭐냐니......"
"시험 점수는 평균 정도. 반에서도 특별히 유익한 발언을 하는 것도 아니고, 네가 평가할 정도의 부분이
어디에도 없잖아"
"내가 말하고 싶은 건 그런 게 아니라"
"그런 것들을 말이야, 좀 더 전부터 했으면 너의 학급 내에서의 평가도 올라갔을 거 아냐? 그뿐만 아니고
학교 전체에서 주목 받게 될지도 모르지. 체육제 때처럼 "
"지당한 의견이야"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기분이 좋다.
스도나 아키토 뿐만이 아니다. 미행의 범위는 갈수록 확산되고 있고, 그 소문은 D 반의 울타리를 넘어서
확산되고 있다. 류엔이 D 반에 있는 누군가에게 패배해서 복수를 위해서 찾고 있다. 이런 일까지 들먹이는
학생도 많아졌다.
"사과?"
"그렇게 되는 거지"
"에?"
다시 전한다.
"물론 만일 예측불허의 사태가 있으면 약속대로 돕는다. 그건 지킨다. 혹시나 해서 비상용의 주소는 전에
가르쳐준 것을 그대로 남겨둬도 상관없지만 기본적인 부분은 증거를 남기지 않도록 완전히 지운다. 이쪽은
이미 네 연락처를 소거했다"
"뭐가?"
"아무리 그래도, 그, 너무 매정하다고 할지……"
"그건, 그렇지만……"
너무 질질 끌어도 좋지 않다.
"…… 알았어"
"아쉬운 건가?"
"그럴 리가 없잖아"
끼지 않는다.
"그럼 이제 끊을게……"
"그럼"
"아……"
그 후 기숙사 관리인에게 2 학년의 것으로 추측되는 부적을 건네주고는 자신의 기숙사로 돌아왔다.
왜 내가 이 학교에 입학했지?
항상 배울 것이 있다는 전제하에 살아왔기 때문에 학습에도 의미가 있었다. 그런데 더 위쪽이 없다면?
그건 정말로 지루한 것임에 틀림없다.
뭐 그런 일은 아무래도 좋다.
언젠가 아버지가 접촉해 올 것은 알고 있었다. 여름의 시점에서 챠바시라 선생님이 퇴학의 냄새를 풍긴
그 시점에서 각오는 되어 있었다. 다만, 그때부터 반신반의하기는 했다.
만약 정말 아버지가 접촉했다면 챠바시라 선생님이 감싸고 감싸지 않고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학교의 담임 정도가 상대할 수 있는 사내가 아니다.
챠바시라 사에는 자신의 과거에 강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고, A 반으로 올라가고 싶어 한다.
아니, 당초에는 자폭을 각오하고 행동하고 있었다고 봐도 좋을지도 모른다. 무인도 시험에서 차이를
메울 때까지 D 반은 매우 어려운 처지에 몰렸었다. 아직 희망을 갖기에는 너무 약할 정도다.
나를 이용할 수 없다면 차라리, 라는 기분이 적잖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그 실감나는 발언에
숨겨진 거짓을 간파하지 못 했다.
도금이 벗겨진 지금 나에게 명령하는 힘은 급속히 쇠하고 사라졌다.
실제로, 이치노세나 사카야나기 같은 녀석들이 나에게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페이드 아웃 하는데 성공하면 곧 흥미를 잃어 줄 것이다.
1 주일 후? 1 개월 후? 1 년 후?
"……홍차라도 마실까?"
"일층?"
"같은 의견이다"
"물건이 없을 뿐입니다"
"나는 이 학교가 쌓아 온 전통을 고수해 왔다. 그것은 이 학교의 구조 및 규정에 납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야비는 그 근본을 뒤집고 있다. 아마 내년에 이
학교는 전대미문의 중도 탈락자로 넘쳐날 거다"
"그럴지도 모른다"
"나는 학생회에 들어가서 한 가지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은 후계자 육성에 실패한 것이다. 유일하게
재능을 느낀 것은 미야비이었지만 나의 방침과는 다른 형태로 크게 성장했다. 다른 2 학년들도 거의 모두
미야비의 지배하에 있다고 봐도 좋다 "
"꽤나 엉뚱한 얘기네. 네가 학생회에 있다면 여동생도 기꺼이 맡겠지만 학생회장에서 물러난 지금 저
녀석은 학생회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게다가 네 여동생이 학생회에 들어가든 말든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너와 선대들이 지키던 전통인가. 그것을 바꾸는 것 또한 시대의 흐름이나 운명인 거 아니냐?"
호리키타 마나부는 이 학교에 재적한 학생의 한 사람으로서 내년부터 열릴 학생회의 행동을 어떻게든
해서라도 막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례했다"
"왜?"
"여동생을 학생회에 넣어서 내가 뒤에서 조종하는 건에 대해서, 조금만 생각할 시간을 줬으면 하는데"
"검토하겠다고?"
이쪽이 의외로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서, 호리키타의 오빠는 반대로 불신감을 안았다.
"거기다가……크흠. 아- 목이 아프다"
그것에 당첨된 인물이 남김없이 먹어 치운 직후에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수수께끼의 게임. 게다가
완창까지 물을 마시는 것을 금지한다는 덤을 붙였다.
"운 너무 안 좋잖아……"
"아, 들켰어?"
"숨길 생각 없었잖아……"
"나 먹을 수 있을까……"
"괜찮아 괜찮아. 만약 힘들면 뱉으면 되니까. 아이리한테 억지로 먹으라고 강요하는 남자는 없을 테고"
"슬슬 돌아갈까"
[#삽화(15.jpg)]
"나도 좀 싫은데.."
"나는 조금은 추운 정도가, 동아리에서도 땀나지 않아서 편하던데"
잡담을 하면서 걷기 때문에 그룹의 걸음이 늦어지고 있으면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아뇨. 저도 즐거웠어요"
"……그래?"
물론 A 반과 B 반의 대결 결과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지고 말았지만-"
"실례합니다"
슬쩍 아이리가 말했다.
"별로 싫어하지는 않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냥 뭐랄까 너무 완벽하다고 할까, 너무 이상적이라고 할까?
조금 정도는 결점이 있어야 귀여운 맛이 있잖아? 성격이라도 나빴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글쎄. 세상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상냥한 사람들도 분명히 어딘가에는 있겠지만. 그것이
근처에 있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가는 걸지도"
"우리는 곧 C 반으로 올라간다. 그러면 다음은 이치노세가 적이야. 그런 의미로 보면 어떻게든 쓰러뜨리지
않으면 안 되는 상대니까. 이상하게 감정이입하지 않은 편이 좋아"
"……전도다난, 이네"
○ 몰상식
챠바시라 선생님은 한순간 류엔 쪽으로 시선을 돌렸지만 바로 교실을 떠났다. 즉시 대난투가 난다면 또
몰라도 다른 반의 학생이 찾아온 것 정도는 아무 문제없다.
지금까지 우회적으로 D 반을 관찰했던 류엔은 찾는 답을 얻지 못한 채, 마침내 정면으로 쳐들어 왔다.
입을 열자마자, 도발적인 발언과 강압적인 표정으로 말을 돌리는 누가봐도 분명한 고압적인 태도에도
히라타는 냉정하게 반론한다.
"분명히 보통은 그렇지. 그래도 이 학교에서는 약간 사정도 달라지지 않을까. 적어도 지금까지 너희들이
이렇게 D 반을 방문한 적은 없었을 텐데"
"이제 겨우 이름 기억했냐"
시선이 교차하고 파직파직하고 신경전을 나누는 두 사람.
"경고? 무슨 의미일까"
작게 웃은 류엔은 조금 뒤에서 대기하는 동료에게 눈으로 신호를 보내고는 교실에서 빠르게 나간다.
"그럴지도"
그렇게 말을 걸어 온 것은 아키토였다.
혹시라도 코엔지가 폭행이라도 당하면, 그것을 막을 수 없었던 D 반에 무거운 책임이 따를 가능성이 있다.
뭐든지 학교에서 패널티를 받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도우러 갔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후회의
마음으로 가득 차 버릴 수도 있다.
"히라타. 너는 교실에 남는 게 좋지 않을까? 어쩌면 그 외에도 따라오는 학생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케나
야마우치 같은 혈기왕성한 녀석들까지 오면, 소동이 쉽게 커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올바른 판단이네 키요타카. 이 이상 인원이 늘어나면 수고만 늘어날 뿐이고. 그러니 히라타는 클래스를
진정시키는 것이 적임일 거야"
"……몰라"
"나도 모르겠는데"
"어떻게 그런 거 알고 있는 거야"
신발이 남아 있으면 교내에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그 경우에는 일이 벌어질 때까지 시간도 벌 수
있는 셈이다.
"진짜 전쟁 같은 게 시작될지도.."
"그건 스즈네가 걱정이기 때문인 게 당연하잖아. 류엔는 여자한테도 폭력을 쓴다는 소문이니까."
"그러지 말고"
이시자키에게 진로가 방해된 코엔지의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어조는 평소와 다름없다.
"미안했어. 그날 좀 바빠서"
"돌려보내 주지 않을 셈인가?"
"그렇다면 어쩔 건데"
"그러면 따라 오도록"
"우리도 가는 게 좋겠어“
[#삽화(17.jpg)]
"그, 그래"
"히라타는 어디갔냐"
"기다려."
그렇게 말하고, 코엔지는 가방에서 콤팩트 사이즈의 하드 왁스를 꺼내더니, 손가락 끝에 그것을 덜어
양손으로 머리의 세팅를 시작했다.
"적당히 해 둬, 류엔 군"
"다쳐도 치료 같은 건 안 해줄 거니까요"
"사카야나기인가……마치 자로 잰 것 같은 타이밍이군"
우리 D 반이 코엔지를 포함해서 6 명. C 반이 5 명. A 반이 4 명.
합계 15 명의 모임이 된다.
"웃기지마라"
어디를 어떻게 봐도 우연이 아니라는 것은 류엔도 한눈에 눈치 채고 있다.
언제 누가 몇 명이 여기에 올지 모른다.
"그렇다고 볼 수 있지"
그 점을 잘도 캐냈다.
"그건 단순한 심심풀이야. 귀찮은 모임에 몇 번이나 참가할 생각은 없었어. 끝내는 게 자유로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했을 뿐이야"
"크큭, 확실히 그렇지.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한다면, 넌 인축무해한 존재라는 거냐"
"내가 여기서 이 녀석들한테 갑자기 너를 린치하라고 시키면 어떡할 거지? 간지시험의 일로 원한을 품고,
아무 이익도 생각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폭력으로 지배할려고 하면?"
"하지만 하나만 묻자 코엔지. D 반은 꾸준히 클래스 포인트를 늘리고 있다. 그 역할을 하고 있는 머리가
잘 돌아가는 녀석이 반드시 있을 거다. 그게 네가 아니면 도대체 누구냐? 멍청한 얼굴로 여기로 달려온
이 녀석들 안에 있나?"
"조금 괜찮을까요?"
"입 닥치라고 했잖아 사카야나기. 그리고 다음에 한번만 더 그렇게 부르면 죽인다?"
"당신은 자신의 플랜이 D 반의 누군가에게 간파당해 패하고 말았다. 그것뿐인 것 아닌가요. 이 학교는
학급끼리의 싸움이 기본입니다. 다른 반의 방해를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사실 나도 당신도
그렇게 몇 차례나 싸우고 있어요. 어떤 분이신지는 모르겠지만, 정체를 숨기고 전략을 짜는 것도 훌륭한
방법입니다. 그것을 이렇게 관계도 없는 학생에게 따져 물어 알아내야 할까요. 솔직히 보기 흉한
행위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네요"
"내 계획이 X 의 탓으로 꼬인 것은 인정한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뒤에서 슬금슬금 움직이는 녀석을
양지로 끌어내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그런 게임을 하고 있는 거라고"
"당신이 말하려고 생각만 해도, 당장이라도 알려질 일이었습니다. 거기를 신경 쓴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어요. 애당초 계약을 체결할 계획을 세운 것은 카츠라기 군이고 말이죠"
자신은 무관하다고 단언한다. 무인도에서 부재였던 사카야나기에게는 어떻게 할 수 없었던 이야기이다.
"정말 그럴까 스즈네. 우리는 그 무인도에서 실질 클래스 포인트를 200 점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그 포인트 수입은 A 반이 완전히 실각하지 않는 한 영속적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C 반이 클래스 포인트를 계속 잃어서 0 이 된다고 해도, 최소한의 수입은 보증된다. 사카야나기
파에게 몰리고 있었다고는 해도 카츠라기는 잘도 넘어갔구나.
"어이쿠 ─ ─ ─!?"
"훗훗후. 그걸 결정하는 건 자네가 아니라 나란 말이야. 잘못된 용법이 아니야. 네가 걸이라고 부르기에
적당한 연령과 체형이기 때문에, 그렇게 부르고 있는 거니까 "
싸악 하고 머리를 쓸어 올린다.
키도가 한 걸음 걸어 나왔다.
다시 흰 장갑 같은 것을 벗으려고 한다.
"뭐야 그거"
"그거 모르냐? 옛날에 유행한 만화인데. 흰 장갑을 벗으면 귀신이 나와서 악마랑 싸우는 만화인데"
"나는 수상한 것처럼 보이는데요. 뭘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가능성도 있고"
"녀석의 생각과 내 생각이 매치되지가 않아. X 의 녀석은 나와 비슷한 사고를 한단 말이야. 코엔지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애초에 저 녀석이 호리키타와 짜고 행동할 수 있을 것 같은
녀석으로 보이냐?"
"바보는 저리 꺼져라"
"뭐라고!?"
[#삽화(18.jpg)]
○ 결착의 때
그것만으로도 D 반 녀석들은 내 행동의 불순함을 깨닫는다. 스도의 경우는 상상 이상으로 머리가 나빴기
때문에, 직접 도발하러 가야 해서 수고가 들기는 했지만.
그리고 또 하나. 내가 카루이자와를 노리고 있음을 일부러 녀석에 알렸다, 그래도 곧바로 행동에
들어가지 않았다.
"큭큭..."
"류엔 군"
"뭐야"
게다가, 라고 덧붙인다.
"아?"
"네가 힘이 될 만한 일이 아냐"
"시간이네요 류엔 씨"
1
홈룸이 끝나고 30 분이 지나면, 겨울방학에 돌입한 교내는 거의 텅텅 비어있다. 여름방학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일제히 건물을 나서고 있다.
이부키 무리도 이시자키 무리에게 지시를 날리고, 미야케들을 감시하게 하는 것밖에는 모른다.
"끌려 다니는 쪽 생각을 해보라고. 네가 무모한 짓을 하는 탓에, 여기는 항상 조마조마 하니까 말이야"
"카루이자와에 대한 이야기는 기억하고 있겠지. 마나베 녀석들이 스파이로 이용된 원인인 여자다"
교류가 있는 여자……그 녀석의 이름은 일부러 숨겼다. 『쿠시다 키쿄』에 관한 사실은 아직 아무에게도
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과거에 이지메를 당했다라고 하는 비참한 이야기가 겉으로 드러나면, 주변은 큰 난리를 치겠지.
지금의 지위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위험을 각오하고서라도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어떻게 그런 사실을 아는 건가요? 확실히 카루이자와를 지키기 위해서, X 가 마나베 녀석들을 위협했던
건 알고 있지만"
"마나베 녀석들의 이야기로는, 카루이자와는 과거에 상당히 심한 이지메를 당했던 것 같다. 가혹한
경험을 한 인간은 비슷한 환경을 조성해주면 이성을 잃어버린다고들 하지. 그러면, 그 상황을 재현해주면
되잖아. 우리들이 성대하게 대접해주는 거야. 그리고 X 의 정체를 말할 때까지 집요하게 계속한다"
"너는? 이부키"
"여기서부터의, 당신의 책략을 보고.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나는 빠진다"
"그건....?"
"기다리고 있어라"
당연히 그것이 뻔히 알고 있으니까 학생은 얌전하게 옥상을 이용한다. 하지만, 옥상은 연중 인기가 없는
곳이다. 이 학교에는 커피숍이나 몰처럼, 인기가 많은 장소가 무수히 있다. 일부러 여기까지 오는 괴짜는
나 정도뿐일 거다.
마나베 무리의 이름을 대면 그것만으로 카루이자와는 내용을 이해한다. 이해할 수밖에 없다.
"약속대로 잠자코 온 거냐? 아니, 잠자코 올 수밖에 없는 거지. 아무에게도 과거를 들킬 수는 없을
테니까."
"그래도, 역시 혼자 왔나"
"큭큭, 그렇지."
그렇게 하면 자신의 과거가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정체를 숨기는 X 도 마찬가지.
"!……"
"하지만 ─ ─ ─"
하지만, 그런 일은 없다.
"의미를, 모르겠는데"
카루이자와는 분명히 지금까지보다도 큰 동요를 보였다.
"...증거?"
"X 는 마나베 녀석들의 약점을 찌른 거야. 너를 이지메한 사실을 폭로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용히 하고
있어라. 그렇게 입단속을 한거지"
나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
"그건 ─ ─ ─"
"큭큭. 확실히 그렇지. 마나베 녀석들이 X 에게 이용당한 것처럼 내가 너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보증은
어디에도 없지. 그래서 어떻게 할 셈이지?"
"있다고 말하지도 않고, 없다고도 하지 않아. 적당한 누군가의 이름을 언급하지도 않아. 즉, 나는
너에게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아"
"너는 내 뒤에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잖아. 하지만 확실한 정체에 접근하지 못했으니까 나한테
접촉했어. 그러면, 쉽게 그 기회를 버린다고 생각하긴 힘든데"
"나로서는, 네 입에서 X 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해도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아. 천천히 시간을 갖고 계속
해보면 된다는 이야기지. 정체를 밝혀낼 기회는 앞으로 얼마든지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지 못한
모양인데."
안이하게 이지메 문제를 폭로하면, 카루이자와의 말처럼 자취를 감추게 될 가능성은 있다.
"류엔 씨, 역시 진심으로……?"
"하라고"
"실수를 연속한 다음엔 빠지는 거냐 꼴사납구만 이부키. 중요한 건 어떻게 신뢰를 되찾나 하는 거
아니냐"
"쳇……"
"뭐, 뭐야"
"아아!"
"싫어! 놓으라고!"
[#삽화(19.jpg)]
실제로 카루이자와는 자신에게 일어날 일을 예감했는지, 필사의 저항, 최후의 발악을 한다.
"그게 X 라는 거야?"
이부키가 묻는다.
"히익...!?"
"에? 그런 거 알 리가 없잖아"
"이 학교는 얼핏, 규율이 잘 지켜지는 구조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무리한 수법도 방법을 잘
고르면 인정받는 그런 구조로 되어있다"
"예를 들면 시험의 구조 하나를 보아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냐. 무인도든 선상 시험이든 페이퍼
셔플이든 상급생에게 확인하면 그 상세를 알 수 있다. 얼핏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알아내려고
물어봐도 만족스러운 답변을 해주는 학생은 한명도 없다. 왜라고 생각하지"
만약 상급생들에게 시험의 내용을 확인하고 해결할 수 있다면, 시험의 전제가 성립하지 않는다.
상급생들에게 아첨할 뿐인 시시한 싸움이다.
나는 이시자키에 눈짓한다.
"~!?"
"시, 싫어……!"
귀을 막는다.
"싫어, 싫어어엇!!"
"하지만, 인간의 본질이라는 녀석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거든. 변하지 않는다고. 너는 잠재적으로
괴롭힘 당하는 인간이지, 괴롭히는 인간이 아니야. 그걸 잘 생각해보라고"
"!?"
"이시자키. 다시 한 번 갔다 와라"
"네, 넷!"
"큭큭. 아직까지 숨기는 거냐? 역시 꽤 당찬 모양인데. 아니, 이지메 당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을 뿐인가?
너한테 있어서는 이 정도는 이지메도 아니라 이거지"
"……못 봐 주겠네"
"재미있는 건 지금부턴데?"
"진심으로 기분 나쁠 뿐이라고"
"그걸로 됐어"
뼛속까지 시리다.
마음속이 식는 것이다.
[#삽화(20.jpg)]
왜 괴롭히는 걸까.
왜 나는 살아 있는 걸까.
자신을 책망한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안다고. 여기서 X 의 정체를 밝히면, 그 녀석이 지켜줄 가능성마저 잃게
되니까 말야. 희망이 사라지는 거지"
무섭다.
무섭다.
도와줘.
생각해 냈다.
수용하면 된다.
그것이 없어지면, 나는 ─ ─ ─.
하늘을 쳐다본다.
숨겨 왔던 눈물이, 넘쳐서 흘러 떨어진다.
…….
─ ─ ─ 싫은데...
하지만 ─ ─ ─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
어쩔 수 없잖아.
구해준다.
보낸 메일을 눈치 채지 못했을까?
그렇게 생각했다.
이제 모르겠다.
마나베 무리가 나에게 뭔가를 하지 않는다는 보증도 없이, 그는 나와의 관계를 끊었다.
나 같은 건 그 다음이다.
배신당했다?
"꽤나 X 를 믿고 있는 것 같네 카루이자와"
"너는 속은 거야"
"틀려……"
"진, 실……?"
"그거, 는……"
"그 넓은 배 안에서 온종일 네 뒤꽁무니를 쫒는다니 가능할 리가 없잖아. 그렇다면, 그건 우연이 아니고,
마나베 무리가 나타난 것은 필연이었다는 거다"
아냐…….
그렇지 않아.
그렇지 않은 것은, 바로 알 수 있었다.
속았어……?
그런, 그런 거…….
그런 거 너무하잖아…….
나는 ─ ─ ─ 구해진 것이 아니다.
중요한 때가 되면 버린다.
그도 그럴게 이 상황은...
"너도 이제 알아차렸겠지. 그래, 그것도 또한 악질의 『이지메』인거야"
어둠이 나를 뒤덮었다.
이름.
"그래"
그 확신만은 있었다.
"─ ─ ─타..."
나왔다.
"타?"
되묻는 류엔.
"타……카……"
천천히, 천천히 나는 짜낸다.
그걸로 해방된다.
"몇 번……"
말이 나온다.
왜냐하면 나는 ─ ─ ─
"........"
내가 도달할 수 있었던 것.
"설령, 내일부터 내가 있을 곳이, 여기가, 이 학교가 아니게 된다고 해도…… 계속 괴롭혀진다고 해도…
…"
계속 믿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좋다
이것으로 좋다.
후회할지도 모른다.
"몰라……"
그런 거, 내가 묻고 싶어.
하지만 ─ ─ ─ 지금 알 수 있는 유일한 것.
이것으로 좋다.
이걸로 좋은 거다.
조금 즐거웠다.
후회는 없어
그래도, 말야.
아아, 얼간이.
추운 겨울의 하늘.
안녕. 거짓투성이의 나.
[#삽화(21.jpg)]
○ 교차하는 마음
류엔 곁으로 카루이자와가 가기 2 시간 전.
"방학 중 교내의 일부는 개수 때문에 출입금지가 됩니다. 그 점을 잊지 말도록. 그리고 오늘은 방학식
때문에 동아리 활동도 휴일이다. 가능한 한 빨리 귀가하도록"
언제까지 기다려도 종료를 알리는 신호는 없고, 인내의 한계가 온 이케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 무슨 일인가요?"
"이미 파악한 학생도 많다고 생각하지만, 너희들의 C 반 승격은 거의 틀림없다고 봐도 좋아. 잘 했다"
"그럴지도"
하지만 카루이자와는 내가 메일을 본 것을 시선으로 느꼈는지, 만족한 것처럼 친구들과 교실을 나간다.
한번 학교를 나와서, 나중에 돌아올 셈인가.
정말 미안한 듯이 말을 걸어 온 것은 사토였다.
"에?"
"저, 정말!?"
"어, 어어"
"야, 약속!"
"따라오지는 않는 것 같은데……"
"규칙을 지키기 위해서 인지는 모르지만, 가족에게 연락도 못하는 건 너무 지나치지. 평범한 가정이라면
아이나 신경 쓰여서 아무 것도 못 할걸?"
쉽게 하루카는 말을 흘려 넘겼다.
"아직 2 시도 안됐는데?"
"나다"
"......교실에서 기다린다"
"눈 좋아합니까"
"이 학교는 학생과 마찬가지로 교사들도 서로 경쟁하고 있다, 하나라도 상위의 반을 목표로 하는 것은
자신의 사정을 생각해도 당연한 일이지"
"……그것은 이미, 학교 규칙과는 별개의 문제다. 내 개인의 문제. 너에게 얘기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중요한 이야기는 여기서부터 에요. 오늘이라는 날을 헛되이 보내면 D 반은 A 반에는 올라갈 수 없어요.
그러기는커녕 C 반에 올라가는 것도 의심스러운 일이 되겠죠"
"무슨 말을 하는 거지"
"……류엔이 카루이자와를?"
"금시초문이다……"
"그렇겠죠"
"교사가 학생들의 문제에 개입하고 해결하는 행위는 적어도 이 학교에서는 칭찬받을 만한 행위가 아니야"
그것은 그렇다. 교사가 단신으로 옥상에 올라가서 류엔의 이지메를 멈추게 할 뿐 아니라, 카루이자와의
과거에 대해서도 입막음한다. 그런 달콤한 전개는 있을 수 없다.
"그래도, 그렇게 안이하게 거절해도 좋나요? 앞으로 내가 D 반의 방해를 하지 않는다는 보증은 없잖아요?
교묘하게 행동하면서 상위 클래스에 올라가지 못하게는 할 수 있는데"
"선생님이 빚을 갚고 저와의 관계를 대등한 교사와 학생에게 되돌리려고 한다면 적어도 앞으로 방해
행위는 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큰 메리트라고 보는데요?"
아마 카루이자와에게 과거의 이지메에 대한 플래시백을 일으켜서 자백을 유도하는 류엔의 장치다. 그러나
카루이자와가 바로 실토하지는 않았는지, 그 이후에도 C 학급 녀석들도 카루이자와 본인도 옥상에서
모습을 보이는 기색은 없다.
챠바시라 선생님을 데리고 교실에서 나온 나는, C 반 학생 야마다 알베르토가 감시하는 계단에서 거리를
좀 두고 숨을 죽이고 상황을 주시했다.
하지만 좀 더.
"잡담이라도 하실래요"
"확실히 점수를 구입하는 건 논리에는 제대로 들어맞지만, 항상 그것이 허락되는 환경이라면 애초에
퇴학자는 기본적으로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 않나요? 낙제점을 받을 때마다 누군가가 똑같이 보전하면
된다. 그러면 퇴학만은 막을 수 있다"
"하지만 개인 포인트의 확보가 쉽지 않다. 너희들 D 반은 기적적으로 고 포인트를 유지하고 있지만 예년의
D 반은 절반 정도의 포인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정이 넘치는 동급생뿐이라고는 할 수 없잖아.
클래스 포인트를 떨어뜨려서라도 개인 포인트를 지키려는 학생이 있어도 이상하지는 않다"
"그럴 수도 있겠지"
"이 학교는 포인트에 관한 사항이 철저하게 명문화되고 있나요? 점수를 사는 상황에 대한 매뉴얼도 당연히
준비되어 있다고 하면 납득이 가는 일인데요"
망설임이 생긴다.
"맘대로 해라"
"그럼 이쪽에서 멋대로 판단합니다. 학교는 매사에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어, 점수의 매매에 대해서도 1 점
10 만 포인트라고 미리 책정해 뒀다. 그 전제로 이야기를 진행하면, 새로운 의문이 생겨납니다. 매번
시험이 있을 때마다 10 만 포인트로 1 점을 살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적당히 해라. 그런 질문에 내가 대답할거라고 생각하나? 만약에 답했다고 해서, 그게 사실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잖아"
"........"
애초에, 챠바시라 선생님뿐 아니라, 다른 교사도 대답하지 못한다는 경우도 있다. 그 경우 복수의
사례를 생각할 수 있다. 원래 최초의 1 점밖에 점수를 팔지 않는 결말이거나, 실제로 낙제점을 받고
점수가 부족한 때밖에 대답하지 않는 경우, 등등.
"규칙에 발을 밀어 넣을 셈이냐"
"그러는 학생은 적지 않겠죠. 포인트를 쌓아 뒀다고 소문난 이치노세나 개인 포인트에 집착하는 류엔을
보면 분명합니다"
"그래"
이로써 하나의 수수께끼가 풀린다. 개인 포인트의 특수한 용도에 관한 규칙에는, 그것을 사용할 요건을
갖추지 않으면 대답하지 않는다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자세한 사정은 모르지만, 카루이자와가 C 반에게 심한 처사를 당하고 있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겉표면에 드러나고 싶지 않다면 다른 도움을 불러야 되는거 아닌가"
"옥상에는 제가 갑니다"
"착각?"
"과연. 확실히 목표를 갖게 함으로써, 사람으로 하여금 집착심을 갖기 쉽게 한다는 발상은 틀리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남에게 걱정 받을 정도의 인간은 아닙니다. 제삼자가 뭘 원해도,
나는 이 학교에 계속 남아 있는 그 선택을 할 겁니다. 적어도 그 남자 밑으로 지금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없으니까요."
"꿈같은 이야기는 아니죠. 실제로 지금, D 반은 C 반으로 올라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호리키타는
지금의 이 반을 잘 추스르겠죠. 반드시요"
"결과적으로 호리키타는 성장하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D 반 애들도 그래요. 나머지는 선생님이
교사로써 잘 이끌어 주면, C 반을 유지하던가……아니면 한없이 A 반에 접근할 수 있을지도 모르죠"
"이야기를 돌리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건 네 마음이지만. 그래서 그걸로 문제가 해결되나?"
"절대라고 보장은 못하겠네요. 어디까지나 류엔의 성격과 행동패턴에서 생각한 다음 대처할 뿐이니까요.
그럼, 어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다렸나 아야노코지"
"어떻게 된 일이야……?"
뭐, 지금 그 일은 관계없지만.
"내가 옥상에 올라가서 몇 분 지난 후에, 옥상에 연결된 계단 중턱에서 기다려 주세요. 옥상에서
내려오는 학생들에게 말을 걸 필요도 벌 줄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옥상에서 나오는 인간 모두를 당신을
인지해 준다면 그걸로 좋습니다"
3
계단을 오른다.
한 단, 또 한 단.
"Don't panic. I'm the one you are seeking for. (당황할 필요는 없다. 나는 너희들이 찾던
상대다)"
"Today, I'll solve the trouble by myself, and no one interferes.(오늘의 문제는 나
혼자서 해결한다. 그 이외의 개입은 없다)"
그리고 조용히 길을 연다. 통과시켜 준다는 무언의 신호였다. 아무래도 인정받은 것 같다. 다만 계단
위에 계속 서있는 점은 이쪽 작전에 차질을 빚는다.
일부러 그 도발을 일본어로 하자, 알베르토는 한번 계단 밑을 봤다.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알베르토는 자기 손으로 옥상의 문을 열었다.
찌푸린 구름에서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다. 문에서 떨어진 펜스 주변. 거기에 웅크리고 있는
카루이자와를 찾아낸다. 그리고 문을 열고 닫는 것에 깨달은 이시자키와 이부키, 류엔이 이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나는 전후좌우를 둘러보고 감시 카메라를 체크한다.
제일 먼저 소리를 낸 것은 이부키.
"늦어서 미안해"
그렇게 말을 걸었다.
"왜……왜, 온거야……?"
"닥쳐라 이부키"
구체성을 빼고, 그리고 굳이 류엔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류엔에게,
멍청하게도 사냥터로 유인된 헌터에게 사냥당하는 사냥감이니까.
[#삽화(22.jpg)]
"호?"
"나는 D 반을 교란하려고 무인도에서 카루이자와의 속옷을 남자의 가방에 숨겼다고. 누구나 당연히, C
반인 나를 범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놈은 의심조차 하지 않았다고. 멍청하게도 나를 보고
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단 말이야"
"농담하지 말라고. 애초에 범인이 난데, 기쁠 리가 없잖아. 그래도 누가 봐도 수상한 녀석을 보고서도
의심조차하지 않는 무능한 학생. 그렇게 인식했을 뿐이라고"
"가장 수상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그렇게 보이게 한 거다. 혹은 호리키타를 이용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고 한다거나"
"그래도 ─ ─ ─!"
"확실히 그렇지. 그동안 호리키타를 앞세운 녀석이, 이런 뻔히 보이는 덫에 선뜻 걸려서 모습을 보이는
건, 평범하게 생각하면 우스운 얘기니까."
"나는 악수라고 생각한다 아야노코지. 이 일에서 유일하게 네가 취해야 했을 최선책은 카루이자와 케이를
포기하는 거였다. 무모하게 뛰어드는 게 아니라. 이부키가 의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네가 정말 X
라고 한다면, 이 궁지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 말해봐라"
"그게 아니잖아. 너는 지금 우리에게 정체를 들켰다. 게다가 카루이자와의 비밀도. 여기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돌아가면, 내일이면 큰일이 벌어질 것 정도는 알겠지"
"큰일?"
"그건 아니다"
"그, 그런가요?"
"다수의 동급생이 카루이자와의 참상을 알면, 내가 말하지 않더라도, 그것만으로 카루이자와의 지위는
끝이다. 머리가 있으면 조금은 생각을 해라"
"과, 과연……"
"무인도 시험. 너는 리더의 키카드를 카메라로 촬영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었지. 그런데 왠지 중요한
디지털 카메라가 고장이 나고 있어서 쓰지 못했다. 틀리냐?"
"핫. 그럼 어떡하지? 이걸로 네 존재는 언제든지 드러나게 된다고? 정체를 알게 된 이상, 이쪽에서
카루이자와의 이지메를 폭로하는 의미도 퇴색됐지. 우리가 조용히 하고 있는 동안에는 너희들은 섣불리
아무런 짓도 할 수 없어. 완전히 속수무책이라는 거냐"
"윽!"
"아……?"
카루이자와를 버리고서라도 자신의 정체를 지키는 잔혹한 X. 혹은 정체를 지키면서 카루이자와도 구하는
머리가 뛰어난 학생. 그 어느 쪽일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창한 짓까지 벌려서 알아낸 X 의 정체가, 이런 멍청한 녀석이라니 헛발질에도 정도가 있잖아.
디지털 카메라도 뭔가 운이 좋아서 그런 거 아니냐"
"……아?"
"라고 하는데. 믿는지 믿지 않는지는 네 마음이지만, 혹시나 그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철저하게 싸우는
일이 되겠지"
"...큭큭"
하지만 ─ ─ ─
"네, 넷"
"나한테는 모든 게 게임이야. A 반에 올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이치노세를 쓰러뜨리는 것, 스즈네를
쓰러뜨리는 것도 모두 놀이의 연장이라고. D 반을 으깨기는 것도 B 반을 으깨기는 것도, 마지막
진수성찬인 사카야나기까지 전부 심심풀이라고"
"큭큭...... 그토록 절망을 품었던 주제에 하나도 무서워하지 않잖아. 아야노코지가 X 인지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던 게 너무 바보 같다고. 아야노코지를 절대적으로 믿고 있다는 눈을 하고 있잖아. 내가
아야노코지의 정체를 폭로해 버리면, 스스로 이지메 당한 걸 보고하러 갈 정도라고 이거. 안심해라. 이제
네 역할은 명확하게 끝났다"
"그리고 결정했다."
팡, 하고 마른 소리가 울린다.
"네가 늦게 나타나서 정체를 보인 이유가 조금은 이해가 되는군. 확실히 이걸로, 서로가 장외에서 싸우는
일은 못하게 됐구나. 문을 닫아라 알베르토"
"확실히 사람은 폭력 앞에서 굴복하지. 그 논리를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이론을 관철하려면 언제나
상대의 역량을 넘을 필요가 있지. 그 점을 알고 있나?"
"아?"
"……?"
"조, 좋습니까?"
"사양하지 말고 해라"
"그래도……"
"기다려!"
"윽!"
"걱정하지마 카루이자와"
"그, 그래도"
"괜찮아"
"어……?"
"어? 아, 읏, 에……!?"
"잠깐 이시자키?"
몸을 지탱할 수 없어져서, 양 무릎으로 주저앉아, 옥상의 차가운 바닥에 무릎이 붙인다. 참지 못하게 된
건가, 이시자키는 자신의 왼손으로 필사적으로 내 팔을 붙잡아 떼내려고 하지만 소용없다.
"……역시 아프네....."
선글라스 너머라서 알베르토의 표정은 알아보기 힘들지만, 상황은 제대로 파악했을 것이다.
멀리서 보면 이부키에게는 알베르토가 진심으로 공격한 것처럼, 그리고 이시자키가 진심으로 아파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았던 건가.
혹은 믿기 싫은 광경일 뿐인가.
"쳐라, 알베르토"
카운터을 노리는 형태로 알베르토의 복부에 주먹을 찔러 넣는다. 힘조절을 할 수도 있었지만, 미지수의
상대에게 방심하지 않는다.
"!"
"아야노코지!"
일부러 적에게 소금을 보내는 이시자키에게 당황하면서도, 이시자키가 버팀발로 하고 있는 왼발의 무릎을
걷어찼다.
"아무래도, 우리 생각 이상인 것 같구나. 거기까지 강하게 나왔던 것도, 실력에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냐. 그건 생각도 못했는데"
"어……?"
"류엔이 폭력을 써서 상대를 지배하는 타입의 인간인 것은 옛날에 알려진 사실이지. 거기에 폭행을 해도
전혀 문제가 일어나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졌다니, C 반에게 너무 편리한 설정이라고 생각하지 않냐?"
"어?"
류엔은 지금까지, 자신이 계획을 세우고, 예정대로 그것을 순조롭게 실행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다.
"정확히는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이쪽이 가지고 놀고 있었지만"
"뭐냐고……너도, 아야노코지도……!"
매우 좋은 움직임이다.
"윽"
"정말 너인 거냐...?"
"!?"
놀면서 상대해 줘도 좋지만, 그다지 오래 시간을 쓰는 것도 좋지 않다.
"글쎄"
"!?"
내 오른팔에 정신이 팔린 순간, 즉각 공격을 가했다.
"재밌잖아"
"……미안한데. 지는 걸 상상 할 수 없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키요타카. ─ ─ ─!"
식어 가는 것을 느꼈다.
자신을 지키는 기술만 갖추면 된다. 자신만 무사하다면 그것이 승자인 것이다.
"더 놀자고!"
류엔이 외치며, 두 번 세 번이고 내 복부로 집중 포화를 퍼붓는다.
"쳇! 눈치 채고 있었냐"
이것이 그저 무식하게 달려드는 거라면 이야기는 다르지만, 자신의 싸움, 완력에 자신이 있으면
있을수록, 압도적인 차이를 느꼈을 때 절망하는 법인데. 그 기색이 없다.
류엔이 우위에 있던 단계에서 계산을 망치고, 모든 상황을 역전시키는 것으로 마음이 꺾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의미로는 내 계산에 조금 실수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상한을 잘못 읽고 있었을 뿐, 이렇다 할 문제가 아니다. 마음이 꺾일 때까지 필요한 공정이 하나가
더 많아졌지만. 그만큼 류엔은 더 많은 고통을 안게 되겠지.
"그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살금살금 숨어 버린 건 왜지. 잡어들을 깔보면서 매일을 보낸
기분이 어떻냐? 사정할 정도로 기분 좋았냐?"
나는 자세를 고친다.
얼굴에 니킥을 넣는 것으로 목적을 바꾼 류엔의 왼팔을 잡아, 나는 억지로 상대방의 몸을 끌어당기고는
가차 없이 얼굴에 오른쪽 훅을 작렬시켰다.
"컥, ─ ─ ─!?"
나는 다시 주먹을 내리 꽂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큭, 크큭... 정말로 즐거웠겠지 아야노코지. 그만큼 강하면 아무리 거만한 태도를
취해도 상관없겠지. 뭐든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더 보여줘라 아야노코지……"
류엔는 눈을 뜬다.
이기고 싶어?
지고 싶지 않아?
"너는 지금……나를 지배하고 웃고 있나? 화를 내고 있나? 아니면 흥분하고 기뻐하고 있나? 혹은 초조해
하고 있나? 나한테 가르쳐달라고!"
"!"
이제 멈추지 않는다.
너도 본거지?
[#삽화(23.jpg)]
[#삽화(24.jpg)]
너는 이쪽의 마음을 통제할 셈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조종당할 마음이 공교롭게도 내게는 존재하지 않는다.
"나한테 환멸했어?"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늘 당한 일도, 지금 여기에서 일어난 일도. 모두 생각하는 것은
나중으로 미뤄도 좋아. 단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오늘 이 순간, 너의 주박은 없어졌다는 거다. 앞으로
마나베……아니, 다른 누군가가 과거를 헤집지는 않는다. 이제부터는 지금처럼, 평소처럼 행동해도 좋아
"
"키요, 타카……"
확실히 약속을 재빨리 완수했다는 것으로 인해, 카루이자와의 의존도가 강해지는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역으로 다음 같은 상황에 처해서 버려졌을 때, 카루이자와의 낙담은 눈에 띄게 짙어진다.
그런데, 처음 단계에서 여기까지 질질 끈 걸로, 어디까지 가더라도 끝까지 믿겠다는 의지가 생겨난다.
동시에, 카루이자와가 배신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것도 파악할 수 있었다.
"아, 알았어……키요타카는?"
"그러면……"
"윽.……"
"정신 차렸냐"
"필요하다면 전쟁이다"
".....큭큭. 아무래도 그건 좀 보기 흉한데. 하지만, 이기기 위해서라면 그것도 선택지 중 하나로 본다"
"일단 조언은 해 주겠는데, 추천하지는 않아. 내려가면 바로 전 학생회장이 기다리고 있어. 상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문제행동이 있었던 건 바로 들키겠지. 먼저 시비를 건 것이 류엔인 것은, 옥상의 감시
카메라를 처리한 시간으로 봐도 확실하다. 한편 나는, 그 시간대에 느티나무 몰에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지"
"리벤지 매치는 언제든지 받아들인다고 말하고 싶지만……나는 앞으로 눈에 띄는 행동을 할 생각은 없거든.
가능하면 다른 사람이랑 해줬으면 하는데"
"굳이 목격자에 거리를 취하게 한 사실을 깊이 생각해 보면, 내가 앞으로도 너를 집요하게 노리면,
자신의 정체와 카루이자와의 과거를 버리고서라도 우리를 몰아붙일 생각, 이라는 거냐?"
"나의 정체와 카루이자와의 과거가 절대적이라고 과신한 것도 오산이네. 미연에 막으려고 했다면 좀 더
대규모로 하거나, 망을 많이 세웠어야 했겠지"
"그럴지도"
"뭐야……"
"폭군이 성립하는 건, 그 권력이 의미가 있을 동안뿐이다. 이정도로 지면, 거기에 복종하는 인간은
없어진다"
엷게 웃는 류엔.
"그럼"
류엔을 내가 불러 세운다.
"아?"
"왜 나한테 진 건지. 그걸 모르는 채로 좋냐고"
"……그러면 줄거리는 이렇다. 일처리가 나쁜 너희들에게 제재를 가하려 했지만, 역으로 당하고 말았다,
나는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그런 것으로 해둬라"
"너…그걸로 좋은 거야?"
[#삽화(25.jpg)]
○ 류엔이 얻은 것, 잃은 것
죽여 버린 한 마리의 뱀에 대한.
나는 같은 선택을 했을까.
"……시덥잖다"
왜 이렇게까지 다른 것인가.
"…….에취"
"드디어 왔다"
"좀 기다리라고"
"글쎄……?"
"그러니까 뭐냐고"
이제 아무래도 좋다.
"그럴지도"
"그럴지도 가 아니라고"
평소에 적당히 가스를 빼주고 있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부키 녀석은 바로 이렇게 쌓인다.
나는 한번 발을 멈췄다.
"8 억 포인트"
"……아?"
"혼자 승리하려고 한다면 2000 만 포인트만으로 좋아. 그런데 왜 이런 계획을 세운 거지? 8 억이라는 거
C 반 전원이 A 반에 가기 위해서 필요한 포인트잖아. 뭐, 그다지 모을 수 있는 금액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완전히 휴지조각이다.
귀찮은 놈이.
"아까부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데"
돌바닥에 몸을 박는다.
"아아"
"문제라고?"
"잠깐 와라"
"류엔 씨……"
"아?"
이시자키에 알베르토다.
"우리 ─ ─ ─"
"으……"
"너한테 전화로 설명을 들어서 이해는 하고 있지만, 하나씩 해결하자 류엔. 우선 감시 카메라를
스프레이로 오손된 건은 인정하는 거지?"
"아아. 내가 혼자 한 일이다"
"뭘 하는 거냐 류엔!"
나의 제안을 무시하고 카루이자와의 건을 포함한 사실을 학교에 보고했다면, 나뿐만 아니라 이부키와
이시자키도 상당한 벌을 받는다.
"뭐라고……?"
"D 반은 이미 수리비로 개인 포인트를 내고 있다. 내가 확인하고 싶었던 것은, 과실의 비율이 균등으로
좋았는지 여부, 그 부분이다"
"웃기는 짓을……."
"나는 자퇴한다"
"조금만 기다려라"
"젠장할...."
"퇴학은 그만둔다"
마치 입학 당시의 나를 보듯.
나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