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ula Kim Kor Chungcheong Dialect Speech Rate and Articulation R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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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 방언의 말 속도

국어국문학과 2018130007 김슬아

1. 서론

“돌 굴러가유~~” “그렇게 급하면 어제 오지 그랬슈~~”

한국인들에게는 진부할 정도로 익숙한 유머이다. 이 유머가 익숙하다는 것은 한국인들에게는


충청도는 말도 성격도 느리다는 고정관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방언을 소재로 한 개그
프로그램에서도 충청 방언은 대개 느린 이미지로 나타난다. 심지어 이는 증명할 필요 없는 사실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 예로 tv 프로그램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님은 충청도는 삼국이 번갈아가며
차지했던 지역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 편을 확실히 들지 않고, 분위기를 파악하느라 충청도 말이
느려졌다는 썰이 정치권에서 떠돈다고 말하기도 했다.

충청 방언의 발화속도가 실제로 다른 지역에 비해 유의미하게 느리다면 그것이 언어 내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 언어 외적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살펴보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고 흥미로운 연구 주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실제 충청도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1 충청 방언이 느리다는 인식이 근거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고정관념일 뿐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우선인 것처럼 보인다. 또한 충청 방언이
느리고, 충청도 사람의 성격이 차분하다는 고정관념이 ‘점잖다’ 등의 충청 방언 관련 인식이나 ‘
수더분하다’ 등의 충청도 사람 관련 인식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에, 이를 알아보는 것은
방언에 대한 인식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한국어 방언의 말 속도 관련 논문을 정리하고, 위 연구들의 한계점을


보완해 직접 충청 방언의 발화 속도 및 조음 속도를 측정해보았다. 이를 토대로 방언 간 발화 속도의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러한 결과가 나온 원인에 대해 고민을 해보았다.

2. 선행 연구

발화 속도는 언어 내적 요소뿐 아니라 성별, 연령, 지역 등 여러 언어 외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특히 여러 언어에서 발화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강력한 변수로 지적된 것은 지역
변수였다.2 Byrd (1994)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남부보다 북부의 발화 속도가 빨랐으며, Schwab &
Avanzi (2015)에 따르면 프랑스어는 사용 국가별로 발화 속도가 다르게 나타났다. 이처럼 지역
변수는 발화 속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러나 한국어의 경우, 유독 충청도에만 발화 속도
관련 인식이 존재한다. 다른 언어에서는 국가처럼 뚜렷한 경계를 보이는 경우나, 남부/북부처럼 여러
도시에 걸쳐 발화 속도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살펴보면, 유독 중부지역인 충청도에서만 말속도가
느리게 나타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한국어도 정말 지역에 따른
말속도 차이가 나타나는지 선행 연구를 찾아보았다.

먼저 이현정 (2015)은 경남 및 호남 지역에서 태어나 거주 중인 12 명 (각 6 명)을 대상으로 자유


발화 자료를 수집한 후 호남 방언과 경상 방언의 발화 및 조음 속도를 비교 분석했다. 또한
언어재활사에게 이들의 말 속도를 평가하게 하여 인식 상 말속도와 실제 말속도를 비교했다. 이 결과
1
“충청도말은 느리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최양락님 말 진짜 빠르네요 후루룩 지나가는느낌ㅋㅋㅋㅋ” “충청도
말느린 사람 거의 없어유~~~말끝에…유~~~겨~~늘어지는 억양이 있어서 느리게 들린거에유~~~~~ 말은
빨라유~~~” “부산 사람도 나한테 부산 사람보다 말 더 빠르다고 그랬음ㅋㅋㅋ” 등의 댓글을 충청 방언 관련
유튜브 영상 댓글에서 확인할 수 있다.
2
이나라, 신지영, 유도영, 김경화 (2017). 한국어 발화 속도의 지역, 성별, 세대에 따른 특징 연구. 말소리와
음성과학, 9(1), 28 쪽.
대부분의 과제에서 호남 방언의 발화 및 조음 속도가 경상 방언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이는
한국어에서도 지역이 발화 속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두 방언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과제에서도 언어 재활사들은 대체로 호남 방언이 경상 방언보다 빨랐다고
평가했다. 이는 사람들의 청지각적 평가가 실제 말속도와는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이나라 외 (2017)는 위 연구와 다른 결과를 보인다. 이 연구에서는 지역별로 총 9 개 권역,


세대별로 청년층과 장년층 2 개 집단, 성별로 남녀 2 개 집단으로 나누어 각 변수별 12 명씩 총 432
명의 발화 속도 및 조음 속도를 분석했다. 이 결과 발화 및 조음 속도에 성별과 세대는 영향을 주지만
지역은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이 두 연구에서 다른 결과를 보이게 된 이유에 대해 이나라 외
(2017)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먼저, 과제 유형에 따른 차이일 수 있다. 이현정 (2015)에서는
자유 발화 과제를 실행한 반면, 이나라 외 (2017)에서는 낭독 과제를 실행했다. 또한 이현정 (2015)의
경우 실험 대상자의 연령과 성별이 불균형했기 때문에 이런 변수가 영향을 미쳐 차이가 나타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이처럼 두 연구는 방언의 발화 속도와 조음 속도에 대해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위 두 연구로는 본 보고서의 목적인 ‘충청방언의 발화속도’를 알아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간단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3. 연구 대상 및 방법

3.1. 분석 자료

이나라 외 (2017)에서처럼 낭독 과제를 이용한다면, 같은 문장에서의 휴지의 양상과 빈도를


비교하기 용이하며, 발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는 특정 지역 사람의 말이 다른 지역 사람의 말보다 빠른지 느린지를 알아보는 데는
적합하지만, 특정 방언이 다른 방언보다 빠른지 느린지를 알아보는 데는 적합하지 않다. 예를 들면,
맺음씨끝을 어떻게 실현하는가 같은 방언 자체의 특징들 또한 발화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충청 방언의 말속도’를 알아보고자 한 목적에 맞게, 표준어 낭독
과제가 아닌 자유발화 영상을 활용했다.

또한, 이현정 (2015)에서는 충청 방언은 다루지 않고 있으며, 호남 방언과 동남 방언의 실험


대상자의 성별과 연령대가 균일하지 않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충청
방언의 발화 속도’를 알아보고자 하는 목적에 맞게 충청 방언을 추가하였다. 또한 실험 대상자의
성별과 연령대가 균일하지 않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 외의 다른 변수들을 통제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본 보고서에서 분석한 9 명의 화자는 모두 성별은 여성이며, 연령은 60~70 대이다.
이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에서는 각 변수별(성별, 연령, 지역)로 충분한 수의 대상자를 찾고 이를 모두
분석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3.2. 분석 방법
본 보고서에서는 충청, 경상, 전라 방언의 화자 각 3 명의 자유 발화 영상을 활용하였고, 그 발화
속도와 조음 속도를 음성 분석 프로그램 Praat 을 이용하여 측정했다.3

발화 속도와 조음 속도의 경우 이나라 외 (2017)의 기준을 바탕으로 본 보고서의 목적에 맞게


수정하여 설정했다. 이나라 외 (2017)에서는 휴지를 포함한 전체 발화 시간으로 발화 음절수를 나눈
것을 말 속도로, 휴지를 제외한 발화 시간으로 발화 음절수를 나눈 것을 조음 속도로 보았는데, 본
보고서에서는 둘 이상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자유 발화를 활용하여 분석하였기 때문에 ‘발화 간 휴지’
를 측정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따라서 발화 속도는 발화 간 휴지는 포함하지 않고 발화 내 휴지만을
포함한 한 발화의 시간으로 발화 음절수를 나눈 것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맺음씨끝의 지속시간에
따라 발화시간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조음 속도는 발화 내 휴지뿐 아니라
맺음씨끝의 지속시간을 제외한 발화시간으로 음절수를 나눈 것으로 설정했다.

발화 속도: 음절수/발화 내 휴지를 포함한 한 발화의 시간

조음 속도: 음절수/전체 발화 시간-(휴지 구간+맺음씨끝 지속시간)

4. 연구 결과

발화 속도 조음 속도
충청 A 5.2714 6.3391
충청 B 5.8326 6.7373
충청 C 6.3744 7.0564
경상 A 5.5006 6.5083
경상 B 6.7349 7.1741
경상 C 6.8267 7.6837
전라 A 6.4911 7.5619
전라 B 6.6409 7.6778
전라 C 5.4748 6.3957
충청 평균 5.826 6.7109
경상 평균 6.354 7.122
전라 평균 6.2022 7.2118
3
분석에 사용한 영상 자료와, 화자의 거주 지역은 다음과 같다; https://www.youtube.com/watch?v=hUTcXCKfo4E (
충청-충남, 경상-경남, 전라-전남 방언 화자), https://www.youtube.com/watch?v=e1EuJaA71_c (전라- 전북 남원 방언
화자), https://www.youtube.com/watch?v=StDy377ULRU&t=167s, https://www.youtube.com/watch?v=tbcmhUReaI4 (충청-
충남 당진, 충북 영동 방언 화자), https://www.youtube.com/watch?v=NKbng2vK0Yc&t=63s (경상 방언 화자)
4
소수 넷째 자리 수까지 나타냈다. 단위는 sps (syllable per second, 1 초당 발화된 음절수)이다.
전체 평균 6.209 7.0149

9 명의 68 개 발화를 분석한 결과, 평균 발화 속도는 약 6.2sps 이며 평균 조음 속도는 약 7.01sps


였다. 충청 방언이 발화 속도와 조음 속도에서 모두 가장 느리게 나타났으며, 발화 속도에서는 경상
방언이, 조음 속도에서는 전라 방언이 가장 빠르게 나타났다. 그러나 이를 토대로 충청 방언이
실제로도 가장 느리고, 사람들은 이를 있는 그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

이숙향, 고현주 (2004)에 따르면 실험 결과 한국인에게 느린 발화는 4.21~4.80sps, 보통 발화는


5.60~6.29sps, 빠른 발화는 7.04~8.14sps 정도의 값으로 나타난다. 즉, 발화 속도에서 한 등급 정도의
차이가 있다고 느끼려면 초당 1 음절~2 음절 정도의 차이는 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충청 방언은
발화 속도와 조음 속도 모두에서 타 방언과 초당 약 0.4~0.5 음절 정도의 차이밖에 보이지 않았다. 즉,
이를 청자가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의 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5. 논의

연구 결과를 요약해보자면, 충청 방언이 타 방언에 비해 발화 속도와 조음 속도에서 모두 느리게


나타나기는 했지만, 그 차이가 청자가 알아차릴 만큼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왜
한국인은 충청도 방언은 느리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일까?

추측해보건데, 이는 충청 방언에 나타나는 맺음씨끝 {유}로 인해 생긴 인식일 것 같다. 한국인이


충청 방언 하면 가장 흔히 떠올리는 형태는 ‘~유’의 형태이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충청도 사투리는
유만 붙이면 되는 줄 알았다’ 등의 글이 상당히 많다. 그리고 이 {-유}는 실제로 길게 발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충청 방언 전체가 느리게 인식되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도 {-유} 형태가 사용된 발화 7
개의 평균을 내보면 발화 속도 4.75sps 로 다른 방언에 비해 충분히 느리게 나타난다.

그러나 충청 방언에서 {-유} 형은 높임을 나타낼 때만 사용한다. 또한 조오현 (2004)에 따르면 {-유}
뒤에 바로 반복 설명이나 부연 설명을 할 때는 {-유}가 짧게 실현되기도 하며, 그 외의 경우에도
개인적, 감정적 차이에 따라 길게도 발음되고 짧게도 발음된다.

우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충청 방언인 {-유}를 떠올리고 충청 방언을 느리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충청방언에는 {-유} 형태의 맺음씨끝만 있는 것이 아니고 {-유} 형태로 실현될 때도 화자의 의도에
따라 짧게 발음되기도 하기 때문에 실제 발화를 비교한 자료에서는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은 것이
아닐까?

6. 의의 및 한계

이번 발표를 진행하며 한국인이 갖고 있는 충청 방언 말속도 관련 인식이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인지에 관심을 갖고 이를 알아보았으며, 그 원인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았다. 그러나 이
보고서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도 존재한다. 먼저, 연구 대상과 관련된 문제가 있다. 직접 조사를
하지 않고 유튜브 영상을 이용했기 때문에 패널 웃음소리나 잡음, 다른 사람들의 개입 등 잡음이
섞였다는 문제가 있다. 표본 또한 각 지역 당 3 명, 총 9 명으로 부족했다는 문제가 있다. 조사
대상자의 출생지 등의 정보를 직접 조사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사 대상자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또한, 같은 방언권 내에서도 하위 방언권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이는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 물론, 위에 제시한 방언 화자 거주지에서도 알 수 있듯, 한
방언권의 남쪽이나 북쪽 어느 한 쪽에 표본이 쏠리지 않도록 연구 대상자를 선정하기는 했지만, 이를
더 본격적으로 고려해서 연구를 설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분석에서는 한 음절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지잉~’을 ‘지~’라는


한 음절로 봐야할지, 두 음절 ‘지잉’으로 봐야할지, 이 소리는 언제 끝난다고 봐야할 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내리지 못하였다. 따라서 경향을 알아보았다는 점에서 의의는 있지만, 이는 추후 더 자세한
실험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참고문헌

이현정 (2014). 정상 성인 말속도의 청지각적/음향학적 평가에 관한 기초 연구. 말소리와 음성 과학,


6(3), 73-77

이나라, 신지영, 유도영, 김경화 (2017). 한국어 발화 속도의 지역, 성별, 세대에 따른 특징 연구.
말소리와 음성과학, 9(1), 27-39.

이숙향, 고현주 (2004). 발화속도와 한국어 분절음의 음향학적 특성. 한국음향학회지, 23(2), 162-172.

조오현 (2004). 충청남도 청양 방언 의향씨끝 {-유}의 억양에 의한 서법 체계 연구. 한말연구 제 14 호,


247-278.

Byrd, D. (1994). Relations of sex and dialect to reduction, Speech Communication, 15, 39-54.

Schwab, S., & Avanzi, M. (2015). Regional variation and articulation rate in French. Journal of
Phonetics, 48, 96-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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