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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oi.org/10.31839/ibt.2022.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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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강 준 하**
1

目 次
Ⅰ. 서론
Ⅱ. ISDS 제도의 주요 문제점
Ⅲ. ISDS 제도 개선방안: EU식 접근방식
Ⅳ. 결론

Ⅰ. 서론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제도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이하 ISDS)


는 투자자가 투자유치국 정부의 조치를 문제 삼아 중재를 청구하는 제도이
다. ISDS는 1969년 이탈리아-차드 BIT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이래 지금까지
많은 BIT 또는 FTA에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에도 2021년 11월 현재
약 100여 건의 BIT(FTA 투자챕터 포함)를 체결하고 있으며, 상당수의 BIT에
서 ISDS를 규정하고 있다.1 종래 ISDS는 단순히 협정문 상의 문구로만 존재
했으나 ISDS 건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1987년 이후 2021년 1월까지 알려
진 ISDS 건수는 총 1104건에 이르며, 2020년에만 68건의 신규 ISDS 건수가
발생하였다.2 가장 많이 제소된 국가는 아르헨티나(62건)이며, 베네수엘라
(54건), 스페인(53건)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3 한국의 경우에도 미국의 사모

* 이 논문은 대한상사중재원 투자분쟁모니터링센터의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다.


**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1. UNCTAD는 각국의 투자협정(BIT 및 FTA 투자챕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한국의
투자협정 건수에 대하여는 다음을 참조: https://investmentpolicy.unctad.org/country-navigator/114/
korea-republic-of (2021년12월24일 방문).
2. UNCTAD, IIA Issues Note Issue 4 (2021.9), p2 참조.
3. I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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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인 론스타가 한-벨기에 BIT를 근거로 제기한 ISDS 사건을 필두로 현재


까지 총 10건의 ISDS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되었다.4 10건의 ISDS 사건
중 최종 판정이 나온 것은 3건으로 그 중 다야니 사건(Dayyani v. Korea)에서
는 한국 정부가 패소하였고, 1건(Seo v. Korea)은 한국정부가 승소하였으며,
다른 1건(Hanocal and IPIC International v. Korea)은 청구인이 사건을 취하해
ISDS 절차가 종료되었다.5

<표1 ISDS 피제소국가 순위>

출처: UNCTAD, ISDS Navigator6

ISDS 건수가 늘어나면서 ISDS 제도에 대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


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국은 ISDS에 대한 대응방안에 대해 고심하면서, 현
행 ISDS 제도 개선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볼리비아, 에콰도르, 베네수
엘라 등 국가들은 ISDS 제도에 반대하면서 ‘국가와 타방국가 국민간의 투자
분쟁의 해결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Settlement of Investment Disputes
between States and Naitonals of Other States, 이하 ICSID 협약)에서 탈퇴하였

4. 국가별 ISDS 사건수에 관하여는 다음 사이트를 참조:


https://investmentpolicy.unctad.org/investment-dispute-settlement (2021년12월23일 최종 방문).
5. 2021년10월18일, 이란의 다야니 일가는 ISDS에서 패소한 한국 정부가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이란 BIT에 근거하여 ISDS 중재신청서(Notice of Arbitration)를 재차 법무부에 접
수하였다 (2차 사건). 정부합동 보도자료 2021년10월28일자(한-이란 투자협정(BIT)에 따른 국제
투자분쟁(ISDS) 중재신청서 접수) 참조.
6. UNCTAD, “Invester-State Dispute Settlement Cases: Facts and Figures 2020”, IIA Issue4. (2021.9)
에서 재인용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61

고, ISDS 제도를 포함하고 있는 기존 양자간 투자협정 일부도 폐기하였다.7


호주의 경우 다른 국가와 신규로 투자협정을 체결하는 경우에 ISDS를 규정
하지 않는 정책을 일시적으로 추진한 바 있다.8 미국, 캐나다 등도 ISDS와
관련하여 기존 BIT나 FTA 협정문에서 규정해 왔던 것과는 다른 내용과 접
근방식을 신규 협정문에 채택하였으며, 이러한 내용이 최근 발효된 USMCA
투자챕터 등에 반영되어 있다. USMCA에서는 특히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서
만 ISDS를 규정하고 있고,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캐나다와 멕시코간에는
USMCA 상의 ISDS를 적용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9 EU는 투자유치국의 의
무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하여 기존 협정에 규정되어 있던 불명확한 부분을
상당부분 명확하게 하는 한편 상설법원 및 상소제도 등을 도입하여 ISDS 제
도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10 EU의 이러한 접근방식은 캐나다와의 포괄적 경
제 및 무역협정(Comprehensive Economic and Trade Agreement, 이하 CETA),
베트남과의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EU-Vietnam Investment Protection
Agreement), 싱가포르와의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EU-Singapore
Investment Protection Agreement)에 반영되어 있다.11
최근 몇 년간 ISDS에 대한 개혁논의는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 (The
United Nation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Trade Law, 이하 UNCITRAL) 등을
중심으로 다자포럼에서도 진행되어 왔다. UNCITRAL은 각국의 다양한 의견

7. 볼리비아는 2007년 5월 2일 탈퇴의사를 ICSID에 전달하였으며, 2007년 11월 3일 탈퇴가 효력을


발생하였다. 에콰도르는 2009년 7월 6일 탈퇴의사를 전달하였고 그 효력은 2010년 1월 7일부터
발생하였다. 그 뒤를 이어 베네수엘라는 2012년 ICSID를 탈퇴하였다. UNCTAD, “Denunciation
of the ICSID Convention and BITs: Impact on Investor-State Claims“, IIA Issues Note 2. (2010.12.2.)
p1 참조.
8. 호주의 경우 2010년 ISDS를 두지 않는 정책을 고수하다가 2013년 정권교체 이후에는 다시
ISDS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변화가 이루어졌다. 강병근, “ISDS로 인한 규제권 제한 관련
주요 쟁점과 각국의 대응 태도에 관한 연구”, 「통상법률」 제147호 (법무부, 2020.5), p 16 참조.
9. 다만 캐나다와 멕시코는 모두 CPTPP의 당사국이기 때문에 CPTPP 상의 ISDS 제도는 적용될
수 있다. 따라서 캐나다 투자자는 멕시코 정부를 상대로 CPTPP 상의 ISDS 제도를 활용할 수
있지만, USMCA 상의 ISDS 제도는 적용될 수 없다. 멕시코 투자자가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미국은 2021년 12월 현재 CPTPP의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는 CPTPP 상의 ISDS 제도가 적용될 여지가 없다.
10. ISDS 개혁과 관련된 EU의 역할과 노력에 대하여는 다음을 참조: Anastasios Gourgourinis (eds),
Transnational Actors in International Investment Law (Springer, 2020), pp 19-44.
11. 2021년 12월 현재, CETA는 잠정적용 중이며,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과 EU-싱가포르 투자보
호협정은 미발효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및 EU-싱가포르 투자
보호협정을 통해 ISDS 개혁과 관련된 EU의 접근방식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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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반영한 모델 협정문을 만드는 작업을 지속하고 있는데, 쟁점에 따라 일


부 논의의 진전은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 실질적인 성과는 도출되지 않은
상황이다.12 각국의 동향과 다자포럼에 나타난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해 보
면, 결국 ISDS는 투자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이기는 하지만
그 동안 부각된 여러 부정적인 측면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 국
제사회의 대체적인 평가이다.
이런 배경하에 본고에서는 ISDS의 주요 문제점에 대하여 검토하고 최근
논의되고 있는 개선방안에 대해 분석하려고 한다. 특히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CETA,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등에
서 새로 도입한 제도에 대해 분석해 본다. 제2장에서는 ISDS에 대한 우려를
크게 ①판정의 일관성 부족, ②투자유치국의 정당한 권한 행사 제약, ③과
도한 시간과 비용 등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제3장에서는 각각의
우려와 관련하여 EU가 추구하고 있는 개선방안인 ①상설 중재법원의 설치
및 상소제도의 도입, ②투자협정문에 투자유치국 의무 명확화 및 정당한 정
부 규제권에 대한 ISDS 적용 배제, ③중재비용에 대한 비용담보제도에 초점
을 맞추어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는 제2장 및 제3장의 분석을 토
대로 ISDS 제도에 대한 향후 전망과 최근의 ISDS 개선논의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Ⅱ. ISDS 제도의 주요 문제점

1. 판정의 일관성 부족

ISDS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 중의 하나는 판정의 일관성 부족이다.13


판정의 일관성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12. UNCITRAL 제3작업반(WG 3)에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논의 상황에 관련해서는


다음 사이트를 참조: https://uncitral.un.org/en/working_groups/3/investor-state (2021년12월19일 방
문).
13. ISDS 판정의 일관성 부족에 대하여는 다음을 참조: Susan D. Franck, The Legitimacy Crisis in
Investment Treaty Arbitration: Privatizing Public International Law Through Inconsistent Decisions,
73 FORDHAM L.R. 1521 (2005).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63

있다. 먼저 통일된 규범의 부재이다. ISDS 사건은 개별 BIT를 근거로 제기된


다. 전 세계적으로 존재하는 3000여개의 BIT를 살펴 보면, 각각의 BIT에서
규율하고 있는 내용이 크게는 유사해 보이지만 개별 조항으로 들어가 보면
매우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따라서 중재절차가 개시되고 특정 조항의 해
석 문제가 쟁점으로 부각되었을 때, 각기 다른 BIT의 유사 조항이 동일한
방식과 의미로 해석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또 다른 원인은 중재판정부의 임시적 성격이다. ISDS는 사건이 발생되면
당사자의 합의에 의해 중재판정부가 구성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시 말하면
사건의 발생유무와 상관없이 상시적으로 투자분쟁을 다루는 전문적인 중재
판정부가 존속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사건이 발생한 이후에 당사자가 동 사
건을 다룰 중재판정부를 필요에 의해 구성한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해당
사건이 종결되면 중재판정부는 그 존재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해체되는 것이다. 이러한 중재판정부의 임시적이고 일회성의 특성 때문에
추후에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그 이전의 사건을 다룬 경험이 있는 중
재판정부 또는 중재인이 동 사건을 다룰 가능성은 매우 낮다.
ISDS 판정의 일관성 부족 사례로 많이 언급되는 것은 CME Czech Republic
B.V. v. Czech Republic 사건과 Ronald S. Lauder v. Czech Republic 사건이다.14 이 두
사건에는 모두 Ronald Lauder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사건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 국적의 Lauder는 CET 21이라는 체코 회사에 투자를 하였는데, 체
코 방송위원회(Media Council)는 CET 21에 방송허가권(Licence)을 부여하였
다. 외국인에게 방송허가권을 부여했다는 국내적인 반발에 부딪치게 되자,
Lauder와 CET 21은 CNTS라는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CET 21의 방송허가
권을 활용하여 방송국을 개소하였다. 1994년 체코 정부는 CNTS가 방송허가
권 없이 방송국을 운영하였다는 혐의로 조사를 개시하였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CNTS와 CET 21은 기존 계약을 수정하여 CET 21이 방송
허가권을 보유하고 방송운영을 하는 대신, CNTS는 CET 21의 방송서비스를
지원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양자 관계를 정립하였다. 그러나 CNTS와 CET

14. CME Czech Republic B.V. v. Czech Republic 사건과 Ronald S. Lauder v. Czech Republic 사건
중재판정문은 다음을 참조: https://www.italaw.com/sites/default/files/case-documents/ita0180.pdf
(CME), https://www.italaw.com/sites/default/files/case-documents/ita0451.pdf (Lau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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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과의 관계는 사업상의 이유로 악화되었고, 급기야 CET 21은 CNTS와의 계


약 관계를 종료시키기에 이른다. CET 21이 CNTS와 계약을 종료시키자, 타
격을 입게 된 Lauder는 미국-체코 BIT를 근거로 하여 체코 정부를 상대로
ISDS 중재를 청구하였다(Lauder 중재). 그로부터 6개월 후에 이번에는 Lauder
가 소유하고 있는 네덜란드 회사인 CME (CME는 CNTS의 주식을 99% 보유)
가 네덜란드-체코 BIT를 근거로 ISDS 절차를 개시하였다(CME 중재). 결과
적으로 동일한 사실관계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ISDS 절차가 발동된 것이
다. 각각의 ISDS에서 청구인은 체코 정부가 수용(expropriation) 의무, 공정공
평대우(fair and equitable treatment) 의무, 완전보호 및 안전(full protection and
security) 의무, 국제법에 따른 대우 의무, 자의적 차별적 조치 금지 의무 등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였다. 흥미롭게도 동일한 쟁점을 포함하고 있는 사건
을 다루게 된 Lauder 중재판정부와 CME 중재판정부는 완전히 다른 판정을
내렸다. 즉 Lauder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주장을 모두 배척한 반면에 CME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주장을 모두 인용하였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사실
관계에도 불구하고 양 중재판정부는 완전히 다른 결론을 도출함으로써 체
코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판정결과는 ISDS 제도가 예측가능
성과 법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제도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Lauder 사건은 두 개의 BIT가 존재함으로써 청구의 법적 근거가 다르고,
실질적으로 동일한 사안을 서로 다른 중재판정부가 다룸으로써 그 법적 결
론의 상위성을 막을 수 없었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러
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자중재와 관련하여 적용할 수 있는 규범을
통일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그러한 통일된 규범을 가능하다면 동일
한 재판관(적어도 일정 범위의 재판관들)이 해석·적용할 수 있는 체제, 즉
투자분쟁사건을 전담해서 다룰 수 있는 상설 분쟁해결기구가 필요하다. 다
른 한편으로 상소제도의 도입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설령 1심 판정에
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상소제도를 통해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다면 규범
의 법적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개선방안에 대해서는 다
음 장에서 상술하기로 한다.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65

2. 투자유치국의 정당한 권한 행사 제약

ISDS와 관련하여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주요한 내용 중 하나는 ISDS 제소


를 통하여 투자유치국 정부의 권한 행사가 제약된다는 점이다.15 예를 들어,
노동, 환경, 보건, 안전 등의 공공목적을 위해 정부가 펼치는 정책이나 조치
는 정부의 정당한 권한행사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투자자의 ISDS 청구로 인
하여 환경문제 등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하는 정당한 규제가 위축될 수 있다.
정부가 투자자로부터 중재청구를 받으면 정부의 조치가 정당하고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점을 방어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과 비용을 지출하여야 하며,
만약 패소할 경우에는 거액의 손해배상을 감수해야 한다. 각국은 정부의 조
치가 투자협정상의 의무 위반이 되지 않도록 사전 점검 장치를 마련하고 이
해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등의 주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16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중재 청구가 제기되는 것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에 정부는 투자자들에게 민감한 정책의 경우에는 그 시행을 주저하게 된다.
정부의 규제 권한으로 인한 부당한 침해를 막는다는 것이 ISDS의 의의이기
는 하지만 문제는 이로 인해 정당한 정책 수행마저 방해받을 수 있다는 점
에서 ISDS에 대한 우려가 있다.17
물론 정부의 모든 조치가 ISDS 청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투자유치국
이 BIT(또는 FTA 투자챕터)상의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투자자는 투자유치
국 정부를 상대로 ISDS를 청구할 수 있다. 대다수 투자협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무로는 최혜국대우, 내국민대우, 대우의 최소기준 부여, 손실에 대한
보상, 고위 경영진 및 이사회에 특정국적의 자연인 임명요건 부과 금지, 이
행요건 부과 금지, 수용 및 보상 요건 준수, 송금 제한 금지 의무 등을 들
수 있다. 따라서 만약 투자유치국이 이러한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투자자는
ISDS를 발동할 수 있다.

15. Yulia Levashova, The Right of States to Regulate in International Investment Law (Wolters Kluwer,
2019) 참조.
16.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투자기업의 고충처리를 위한 외국인투자옴브즈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법무부 보도자료 2021년4월30일자(법무부-외국인투자옴브즈만 업무협약 체결) 참조.
17. ISDS 위협으로 인한 정부 규제권한의 제약인 소위 “regulatory chill”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David Gaukrodger, The balance between investor protection and the right to regulate in investment
treaties: a scoping paper, OECD Working Papers in International Investment (2017.2) pp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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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사건마다 주요 쟁점이 다르기는 하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ISDS 사건


을 분석하여 그 청구원인을 살펴 보면, 공정공평대우 위반과 관련된 내용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은 수용 위반임을 알 수 있다.18 따라서 대다수 투자자는
투자유치국 조치의 공정공평대우 위반 또는 수용 의무 위반과 이로 인한 손
실을 주장하며, 반대로 투자유치국은 그러한 조치가 정당하며 합법적이라
고 항변한다. 이러한 경우 ISDS 절차를 통해 중재판정부가 이를 판단하게
된다. 많은 경우에 투자자와 투자유치국은 협정문의 관련 조항에 대한 해석
을 달리하게 되는데, 그 원인은 협정문이 관련 조항을 모호하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추상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조문의 해석에 있어 중재
판정부가 포괄적 재량권을 가지고 최종 판단을 하게 되고, 중재판정부의 최
종 판단에 따라 투자유치국의 공공정책이 좌초되는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
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되도록이면 협정문의 조항 내용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가능한 범위에서 공정공평 대우, 수용 등 투자유치국의
의무조항을 명확하게 규정하여 중재판정부에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협정문에서 정부의 규제권한과 그 한계를 명확하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정부 규제의 목적과 범위를
명확하게 하는 한편 권한행사의 요건과 절차를 명시하는 것이다. 만약 정부
의 조치가 정당한 공공목적에 해당한다면 ISDS 제소 범위에서 제외함으로
써 투자자의 권리와 투자유치국의 규제권한과의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
이다. EU의 협정문은 이러한 측면에서 투자유치국의 의무를 협정문에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는 한편 정당한 정부 규제 권한의 내용을 예시로 규정함으
로써 협정문 해석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그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검토한다.

18. 이는 ISDS 절차에서 투자협정상의 의무 위반으로 판정된 234건을 대상으로 청구원인을 항목


별로 분석한 결과이며, 공정공평대우 의무 위반(154건), 수용 의무 위반(108건) 이외에 자의적
차별조치(35건), 완전보호 및 안전 의무 위반(22건), 내국민대우 의무 위반(9건), 이행요건 금
지 의무 위반(4건) 등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보다 자세한 통계에 관하여는 다음 사이트
를 참조: https://investmentpolicy.unctad.org/investment-dispute-settlement (2021년12월20일 방문)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67

3. 과도한 중재비용

ISDS 제도의 개혁과 관련하여 논의되는 쟁점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절차


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선하여 절차가 지연됨으로써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투자중재와 관련하여 과도한 비용이
지출되고 있다는 불만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중재비용은 당사자 비용(party costs)와 판정부 비용(tribunal costs)로 나누어
지는데, 당사자 비용은 소송대리 비용, 전문가 활용비용, 증인신청과 관련된
비용을 포함한다.19 판정부 비용은 중재인에 지급해야 할 비용, 중재기구의
서비스와 관련하여 지출해야 하는 비용 등을 포함한다.20 2020년 통계에 따
르면 ICSID 중재절차에서 평균적으로 청구인이 부담하는 비용은 6백4십만
달러이고 피청구국이 부담하는 비용은 4백7십만 달러에 달했다.21
과도한 중재비용은 투자유치국과 투자자 모두에게 부담이 되지만, 특히
투자유치국에게 보다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투자유치국 입장에서는 자국
이 취한 조치에 대해 ISDS가 제기되면 이에 대응해야만 하기 때문에 이를
회피할 수가 없다. 특히 재정규모가 크지 않거나 재정상태가 건전하지 않은
개발도상국의 경우에는 ISDS 제소 자체로도 많은 부담을 느끼게 된다. 또한
만약 투자중재에서 패소할 경우에는 중재비용 뿐 아니라 상당액의 손해를
배상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유치국은 ISDS 동향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과도한 중재비용은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불리하다. 중재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금력이 풍부하거나 제3자 펀딩을 통해 중재비용을 조달하
는 경우가 아니라면 중재비용 때문에 ISDS 청구 자체를 포기하는 투자자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투자유치국의 불공
정한 조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ISDS라는 법적인 구제장치를 적극적
으로 활용도 못해 보고 정의의 실현이 부인당할 우려가 크다.
중재비용을 줄이고 절차를 효율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근거없는 청구의

19. 예를 들어, ICSID의 중재비용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https://icsid.worldbank.org/services/content/cost-of-proceedings (2021년12월29일 방문)
20. Ibid.
21. Matthew Hodgson, Yarik Kryvoi, Daniel Hrcka, 2021 Empirical Study:Costs, Damages and Duration
in Investor-State Arbitration(BIICL, 2021.6), pp 9-15 참조.
168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조기 기각 제도를 생각해 볼 수 있다. 본안 판정에 가기 전에 신속하고 집중


적으로 해당 문제를 심리하고 법률상 근거없는 청구라고 판정하는 경우에
는 조기에 신청을 기각하는 방안이다.22 또한 중재에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
게 드는 조정(mediation) 등 다른 분쟁해결 수단의 적극적 활용을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비용담보 제도를 활용하는 것
이다.23 비용담보 제도를 통해 미리 청구인으로 하여금 중재비용을 제공하
도록 하고, 최종적으로 피청구국이 승소하면 중재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비용담보 제도를 통해 불필요한 중재를 미리 예방하는 효과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Ⅲ. ISDS 제도 개선방안: EU식 접근방식

1. 상설 투자법원 설치 및 상소제도 도입

판정의 일관성 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통일된 다


자 투자규범을 만드는 것이다. 현재 3000여 개의 투자협정이 존재하고 각각
의 투자협정이 서로 다른 내용의 조항을 두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아무
리 유사한 쟁점을 다루는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중재판정부가 동일한 해석
과 판정을 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인지도 모른다. 만약
투자분쟁을 다루는 통일된 다자 투자규범이 존재한다면 일단 중재판정부가
고려하는 협정문 자체가 단일화되기 때문에 협정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 변
수가 등장할 확률이 낮아지게 된다. 과거에 OECD를 중심으로 통일된 다자
간 투자규범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1995년 5월 OECD 는 다자투자
협정(Multilateral Agreement on Investment, 이하 MAI) 협상을 개시하였다. MAI
협상의 목적은 높은 수준의 국제투자 자유화를 추진하면서 효과적인 투자

22. 예를 들면, CETA 제8.32조 및 제8.33조,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3.14조 및 제3.15조, EU-
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44조 및 제3.45조 참조. 다만 본고에서는 청구의 조기기각에 대해서
는 자세히 다루지 않는다.
23. 비용담보 제도에 대한 각 국의 실행에 대하여는 다음을 참조: Sarah Brewin, Security for Costs
IISD Best Practices Series (IISD, 2018.10).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69

보호 수단을 제공하는 것이었고, OECD 비회원국에도 협정의 가입을 개방


하는 형태의 조약이었다. 그러나 협상과정에서 협상국들간의 이견이 노정
되고 NGO24 등 외부의 반대여론에 의하여 MAI 협상은 결국 실패로 끝났고
다자협정은 채택되지 못했다.25
당분간 다자투자협정이 체결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미
3000여 개의 파편화된 투자규범이 존재한다는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전제하
에 다른 해결책을 모색하여야 한다.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다자
중재판정부 또는 중재법원을 상설화하는 것이다. 중재판정의 일관성 결여
문제는 분쟁이 발생하면 중재판정부가 임시로 만들어졌다가 분쟁이 종료되
면 해체되는 중재판정부의 일회적 구성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만약 동일한
재판부가 지속적으로 투자협정상의 분쟁을 다룰 수 있다면 장기적으로 볼
때 일관성 있는 중재판정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당사자들에게도 예측가
능성이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투자협정은 다양하게 존재하더라
도 중재판정부를 구성하는 중재인이 고정되어 있다면 이들 중재인이 통일
된 판정을 내릴 것으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정된 중재
인으로 구성된 중재판정부 내지는 중재법원이 존재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일정 범위의 중재인 풀(pool)을 가지고 다자 상설 중재판정부 또는 상설 중
재법원을 설립하는 것이 일관성 있는 중재판정을 기대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그러나 당장 다자 중재법원의 등장을 기대하기는 이르며, 이에 관한
국제적 논의가 무르익어 그 결과물로서 다자 중재법원이 등장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26 다만 이러한 국제적 논의의 진전을 기
대하면서 다수의 FTA 투자챕터에서는 이와 관련된 조항을 두고 있다. 예를

24. 투자협정 협상은 기본적으로 국가간에 이루어지지만, 국가 이외의 이해관계자들이 협상과정


에서 다양한 목소리와 압력을 행사하여 실제 협정문의 내용을 바꾸기도 한다. Catharine
Titi(eds), Public Actors in International Investment Law (Springer, 2020), pp 1-17 참조.
25. OECD MAI협상 실패 원인에 대해서는 Eric Neumayer, Multilateral Agreement on Investment:
Lessons for the WTO from the failed OECD-negotiations, Wirtschaftspolitische Blätter 46 (6),
(1999), pp. 618-628 참조.
26. 이런 측면에서 UNCITRAL WG3에서 2022년 2월 제42차 회의의 의제 중 하나로 “Standing
Multilateral Mechanism: Selection and Appointment of ISDS tribunal members and related matters”
를 선정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https://uncitral.un.org/sites/
uncitral.un.org/files/media-documents/uncitral/en/acwp_213_for_submission.pdf (2021년12월21일 방
문).
170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들어, EU의 투자협정문에서는 다자 중재법원의 설립을 위하여 국제적인 공


조 노력을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만약 다자 중재법원이 설립되면 기존
투자협정문에서 발생하는 투자분쟁을 다자 중재법원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근거규정을 두고 있다.27
다자 중재법원의 등장을 기다리면서 차선책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개별 BIT(또는 FTA 투자챕터)상의 투자분쟁을 다루는 양자 상설 중재법원
을 설치하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를 적극적으로 견지하는 것이 EU의 입장
이다.28 EU는 미국과의 FTA 협상인 TTIP 협상과 캐나다와의 CETA 협상 과
정에서 기존 ISDS 제도를 개선하여 투자자-국가간 분쟁을 다루는 상설법원
설치를 명문화하고자 하였다. TTIP 협상은 여러 이유로 좌절되었지만 캐나
다와의 CETA 협상은 성공적으로 타결되어 2017년 9월 21일부터 발효(잠정
적용)되었다. CETA 투자챕터에서는 투자분쟁에 적용되는 분쟁해결제도로
서 기존 ISDS 제도와는 다른 상설 중재법원(Tribunal)29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다. 그 이후 EU는 베트남 및 싱가포르와의 투자보호협정에서도 CETA와
유사한 상설법원, 상소제도 및 상소법원을 규정하였다.
CETA에 의하면 투자분쟁을 다루는 상설법원은 15명의 재판관30으로 구
성된다. 다만 이러한 숫자는 확정적인 것은 아니고 CETA 공동위원회는 추
후 이를 증가 또는 감소시킬 수 있다.31 15명의 재판관은 국제공법에 전문성
을 가져야 하며, 국제투자법, 국제통상법, 국제투자 및 통상협정 상의 분쟁
해결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32 중재법원의 구성

27. CETA 제8.29조,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41조,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3.12조 참조.
28. European Parliament Research Service, From Arbitration to the Investment Court System (2017.6)
29. “Tribunal”은 국내법원 조직과는 다르기 때문에 이를 법원이라고 부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
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 굳이 따지자면 상설 “투자분쟁해결기구”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
다. 다만 본고에서는 임시적인 중재판정부와의 대비를 위해 이해의 편의상 중재법원으로 번
역하고자 한다.
30. CETA는 “Member”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직역하면 “구성원” 정도가 적절할 것이다. 그러
나 “Tribunal”을 중재법원으로 번역한다면 그 구성원은 재판관 또는 법관으로 번역하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CETA에서는 “Member”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에서 법조인이 될 자격
을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CETA 제8.27조 제4항 참조.
31. CETA 제8.27조 제3항 참조.
32. CETA에서 국제공법에 대한 전문성은 반드시 갖춰야 하고(shall have demonstrated expertise in
public international law), 국제투자법, 국제통상법, 분쟁해결에 대한 전문성은 바람직하다
(desirable)고 규정하고 있는 점은 흥미롭다.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71

원은 CETA 공동위원회(Joint Committee)에서 임명되는데, 원칙적으로 15명


중 1/3인 5명은 캐나다 국적을, 1/3인 5명은 EU 회원국의 국적을, 나머지
1/3은 제3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이 임명된다.33 재판관은 5년의 임기가 보장
되며 1회 연임할 수도 있다.34 사건은 3인으로 구성되는 재판부(Division)에
배당되는데, 제3국 국적을 가진 재판관이 주심이 되며 나머지 재판관은 각
각 캐나다와 EU 회원국 국적을 가진 재판관으로 구성된다.35 재판부의 객관
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재판부 배정은 무작위로 이루어진다.
상설법원의 설치와 더불어 상소(appeal) 제도도 판정의 일관성 문제를 해
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만약 1심 단계에서 규범의 적용이나 해석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교정할 수 있는 방식이 상소제도이다. 국가간의 국제분쟁
해결제도에서 상소제도를 허용하고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국가간 분쟁
해결제도의 대명사격인 ICJ도 단심임을 명시하고 있다.36 다만 국제통상분
쟁을 다루는 WTO의 경우에는 상소제도를 두고 있다. WTO는 분쟁해결절차
를 1심인 패널(Panel) 단계와 2심인 상소기구(Appellate Body) 단계로 나누고
있다.37 1심의 재판관격인 패널위원들은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사건을 다루
기 위해 패널을 구성하게 되며, 패널은 사건이 종결되면 해체된다. 그러나
상소기구는 일정한 임기를 가진 7인의 상소위원으로 구성된 상설체이며 개
별 사건과 상관없이 유지된다.38 상소기구는 패널의 판정을 검토하는데,
WTO 협정에 따르면 상소심을 법률심으로 한정된다.39 대다수의 BIT나 FTA
투자챕터에서 규정하고 있는 투자중재의 경우에도 단심이 원칙이며, 상소
는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중재판정에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
으로 판정의 수정 또는 취소를 허용한다.40 ICSID의 경우에도 판정부의 구
성에 심각한 하자가 있거나 권한을 일탈한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판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41

33. CETA 제8.27조 제2항 참조.


34. CETA 제8.27조 제5항 참조.
35. CETA 제8.27조 제6항 참조.
36. ICJ Statute 제60조 참조.
37. WTO DSU 제2조 참조.
38. WTO DSU 제17조 참조.
39. WTO DSU 제17조 제6항 참조.
40. 예를 들면, 한-캐나다 FTA 제8.42조 제3항 참조.
172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상설 법원의 설치와 마찬가지로 상소제도의 도입에 있어서도 EU가 적극


적이다. EU가 캐나다와 체결한 CETA에서는 상소제도를 명시적으로 허용하
면서, 상소의 범위도 ICSID의 취소사유나 WTO의 상소범위와 비교해 볼 때
훨씬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또한 CETA는 상소를 다루는 상설 상소법원
(Appellate Tribunal)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소법원의 구성이
나 상소와 관련된 절차적 부분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하지 않고,
CETA 공동위원회에서 논의하도록 위임하고 있다.42 이에 비해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에서는 상소법원에 대해 비교적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상
소법원은 EU국적(2명), 베트남국적(2명), 그리고 제3국 국적(2명)을 가진 6명
으로 구성된다.43 상소법원의 재판관은 4년 임기로 임명되며 1회에 한하여
중임할 수 있다.44 실제 상소사건을 다루는 재판부(Division)는 3명으로 구성
되는데, EU 국적, 베트남 국적 각 1명과 의장(Chair)을 맡게 되는 제3국인 1
명으로 구성된다.45 개별 재판부의 구성은 무작위(random basis)로 이루어진
다.46
그러나 이러한 EU의 접근방식이 ISDS 개혁의 주도적인 흐름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아직까지 CETA,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EU-싱가포르 투자보
호협정 등 EU가 당사자인 조약을 제외하고는 상설 법원을 설치한 BIT나
FTA를 찾기 어렵다. 따라서 EU식 접근방식은 혁신적인 방식으로 참고할 수
있을지언정 아직까지는 ISDS 개혁과 관련하여 대세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투자협정에서 임시적 투자판정부 대신 상설 투자법원 설치가 대세
가 되기 위해서는 EU 이외의 다른 국가들의 동참과 지원이 현실화될 필요
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현재 EU가 체결하거나 타결한 CETA,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등에서도 통일성이 결여되어 있는 부분이 나타

41. ICSID 협정 제52조는 ①판정부가 적절하게 구성되지 않았거나, ②근본적인 절차적 규칙을 준
수하지 않았거나, ③판정부가 권한을 일탈했거나, ④판정부가 판정이유를 설시하지 않았거나,
⑤판정부가 매수된 경우를 판정을 취소(annulment)할 수 있는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42. CETA 제8.28조 제7항 참조.
43.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9조 제2항 참조.
44.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9조 제5항 참조.
45.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9조 제8항 참조.
46.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9조 제9항 참조.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73

나고 있다. 예를 들어, CETA의 경우에는 15명으로 구성된 상설법원을 두는


것으로 하고 있으나,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에서는 9명을 구성원으로 하
고 있다.47 또한 재판관 임기를 CETA는 5년으로 하고 1차 중임을 허용하고
있으나,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은 임기를 4년으로 1차 중임을 허용하고 있
다.48 상소제도와 관련해서도 CETA에서는 많은 부분이 추후 위원회의 결정
을 통해 보완해야 하는 내용으로 남아 있는 반면,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에서는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EU에 의해 상설 중재법원
의 설치와 상소제도의 도입이 현실화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통일성 있
는 규범으로 완성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상설 중재법원
과 상소제도가 국제투자중재의 큰 흐름으로 발전되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
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 상소제도의 도입은 분쟁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을 더 요구하게
되어 분쟁의 신속한 해결이라는 목적에는 반할 수 있다. 중재의 장점 중 하
나는 신속한 분쟁해결이다. 그러나 상소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분쟁의 최종 해결까지는 일정 시간의 지연이 불가피하다. WTO 분쟁해결제
도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패널 판정에 대해 당사국이 상소를 제기하여 상소
기구의 업무가 가중되는 한편 상소기구가 분쟁을 처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
이 많이 소요되어 결국 전체적인 분쟁해결 처리 시한이 늘어나게 되었다.
따라서 상소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을 엄격한 일정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
하다. 이런 맥락에서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은 상소절차는 일반적으로
180일을 넘지 않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어떤 경우에도 270일을 넘기지 않는
다고 시한을 정하고 있다.49

47. 원칙적으로 9명의 구성원 중 3명은 EU 국적을, 3명은 베트남 국적을, 나머지 3명은 제3국의
국적을 가진다.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8조 제2항. 다만 9명이라는 숫자는 늘리거나 줄
일 수 있으며, 그러한 증감의 권한은 위원회(Committee)가 가진다.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8조 제3항 참조.
48.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8조 제5항 참조.
49.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3.19조 제4항 참조.
174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2. 정부 규제권한의 확인 및 명확화

가. 협정문안의 명확화

투자분쟁의 상당수는 협정문안의 모호성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ISDS 발


생건수를 줄이는 길은 협정문의 관련 조항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이
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EU의 협정문은 공정공평 대우에 관하여 매우 상
세한 조항을 두고 있다. 예를 들면 CETA 제8.10조는 공정공평 대우 의무에
위반되는 경우를 예시하고 있다.50 공정공평 대우는 투자자에게 투자유치국
에서의 일정 수준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기본적인 절차적 권리를 보장받는
개념으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대부분의 BIT에 서 공정공평 대우는 추상
적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투자유치국이 어떤 조치를 취할
경우에 그 위반을 구성하게 되는지에 대해 항상 논란이 되어 왔다.51 CETA
에서는 만약 정부의 조치가 ①형사·민사·행정 소송에서 사법의 부인, ②적
법적차의 근본적 위반, ③명백한 자의성, ④명백히 잘못된 근거에 따른 특정
대상에 대한 차별, ⑤투자자에 대한 강요·협박·괴롭힘 등 학대, ⑥당사국들
이 정한 공정공평 대우의 요소 위반에 해당하면, 공정공평 대우를 위반한
것으로 본다.52 또한 그 적용범위에 대해 논란이 있는“충분한 보호 및 안전
(full protection and security)”의 개념에 대해 투자자와 투자의 물리적 안전과
관련된 투자유치국의 의무를 말한다고 명시함으로써 해석의 여지를 줄이고
있다.53 한편으로 협정문의 다른 조항 위반이 당연히 공정공평 대우 위반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으며,54 단순히 투자유치국의 조

50.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2.5조 제2항,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2.4조 제2항에서도 유


사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51. 투자협정상의 공정공평 대우와 관련된 판정사례 및 그 문제점에 대하여는 다음을 참조:
UNCTAD, Fair and Equitable Treatment: UNCTAD Series on Issues in International Investment
Agreements II (2012), pp 39-102.
52. CETA 제8.10조 제2항 참조. 한편으로 당사국들은 어떤 조치가 공정공평 대우 의무 위반을 구
성하는지에 대해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CETA 제8.10조 제3항,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
2.4조 제4항 참조.
53. CETA 제8.10조 제5항,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2.5조 제5항,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
2.4조 제5항 참조. 충분한 보호 및 안전(full protection and security)”의 적용범위 및 공정공평
대우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C.L.Lim, Jean Ho and Martins Paparinskis, International Investment
Law and Arbitration (Cambridge, 2021), pp 350-357 참조.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75

치가 국내법을 위반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는 공정공평대우 위반을 구성하


지 않는다는 점도 명확히 하고 있다.55 따라서 중재판정부가 공정공평 대우
위반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국내법 위반 사실 이외에 실제로 투
자유치국 정부의 조치가 협정문에서 규정하고 있는 공정공평 대우 요건을
위반하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에서도 CETA에서 규정하고 있는 바와 유사하게 공정공평 대
우에 대한 상세한 조항을 두고 있다.
EU의 협정문은 또한 간접수용과 관련해서도 비교적 명확한 내용을 규정
하고 있는데, 공공목적을 위한 정부의 조치는 적법절차에 따라 비차별적 방
식으로 취해지고, 신속․적절․효과적인 보상이 주어진다면 수용을 구성하
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56 이와 같이 투자유치국의 의무를 명확하게 규
정함으로써 분쟁의 소지를 상당부분 해소하고 중재판정부에게도 판단의 기
준을 제시하여 효과적인 분쟁해결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나. 정부 규제권의 재확인

EU 협정문은 높은 수준의 외국인투자 및 투자자보호와 이를 위한 분쟁해


결제도를 규정하면서도 투자유치국이 공공이익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
는 권한이 있음을 재확인하고 있다.57 EU 협정문은 국내 투자자보다 유리한
대우를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여하지 않는다. EU 협정문은 투자자의 이익에
대한 기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더라도 국내법령을 개정할 수 있음을 재확
인하고 있다.58 또한 투자자에 대한 보상은 중재판정부의 객관적 판정에 의

54. CETA 제8.10조 제6항,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2.5조 제7항,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
2.4조 제7항 참조.
55. CETA 제8.10조 제7항 참조.
56. 수용과 관련하여 EU 협정문은 본문과 부속서에 비교적 상세한 규정을 두고 있다. CETA 제
8.12조 및 Annex 8-A,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2.7조 및 Annex 4,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
정 제2.6조 및 Annex 1 내지 3 참조.
57. CETA 제8.9조,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2.2조,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2.2조 참조.
58. CETA 제8.9조 제2항,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2.2조 제2항,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
2.2조 제2항 참조. USMCA의 경우에도 투자자에게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투자유치국이 투자자
의 기대와는 다른 조치를 취했다는(또는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단순
한 사실만으로는 투자유치국이 대우의 최소기준 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다.
176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하고 투자자가 당한 손실의 한도를 넘지 않도록 하였다.59


각국이 주권국가로서 관할권 내에서 권한을 행사하는 것은 국제법의 기
본원칙에 해당한다.60 따라서 협정에서 투자유치국의 규제권을 규정하지 않
더라도 주권국가로서 규제권한이 있음은 명백하다. 다만 투자협정에서 일
정한 의무를 부담하기로 동의했기 때문에 투자유치국은 이러한 의무에서
벗어나는 권한을 행사할 수는 없다. 투자유치국의 규제권을 협정문에 규정
하는 방식은 EU의 협정문 이전에도 존재했다. 예를 들면, OECD MAI 초안
에도 규제권의 개념이 등장한다. MAI 초안 제3조는 “규제권의 확인
(Affirmation of right to regulate)이라는 제목 아래, “체약국은 투자활동이 건강,
안전, 환경을 고려한 민감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
다고 판단하는 어떠한 조치도 채택하거나 유지하거나 집행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UNCTAD에 의하면 EU 이외에도 최근에 점점 더 많은 투자
협정이 투자유치국의 규제권을 확인하고 있다.61
EU의 협정문을 살펴보면, 정부가 정당한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규제
권한을 가진다고 명시하면서, 대표적인 공공정책분야인 보건, 안전, 환경,
소비자보호, 문화다양성 보호 등을 그 예로 들고 있다.62 물론 협정문에 정
부의 규제권한을 명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사건에서는 정부의 조치가
정당성(legitimacy)을 가지는지에 대해 다투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협정문
에 명시된 분야에서는 정부의 권한을 상당 부분 인정해야 한다는 당사국의

USMCA 제14.6조 제4항 참조.


59. CETA 제8.39조 제3항,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53조 제2항,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3.18조 제2항 참조. 수용 및 보상 관련 국가들의 실행에 대하여는 다음을 참조: Jonathan
Bonnitcha and Sarah Brewin, Compensation Under Investment Treaties (IISD, 2020.11), pp 6-26.
60. UN헌장 제2조 참조.
61. 대표적인 예가 남아프리카 개발공동체(South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이하 SADC)의
2012년 모델 BIT이다. SADC의 2012년 모델 BIT는 ‘국가의 규제권(A State’s Right to Regulate’
라는 제목하에 투자유치국이 영토 내의 개발이 지속가능발전 원칙과 여타 정당한 사회적, 경
제적 정책 목표에 합치되도록 보장하기 위해 규제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문
은 다음과 같다. SACD 모델 BIT 제20.1조: “In accordance with customary international law and
other general principles of international law, the Host State has the right to take regulatory or other
measures to ensure that development in its territory is consistent with the goals and principles of
sustainable development, and with other legitimate social and economic policy objectives.”
62. CETA 제8.9조 제1항,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2.2조 제1항,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
2.2조 제2항 참조.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77

의도가 명확하게 투영되었다고 할 수 있으므로 해당 분야의 특정 조치가 문


제될 때에는 중재판정부가 이를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63

3. 비용담보(security for costs)

비용담보제도란 피청구국의 요청에 따라 중재판정부가 청구인에게 중재


비용에 대한 담보를 미리 제공할 것을 명령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중재
판정부가 비용에 대한 담보 명령을 발하면, 해당 분쟁당사자가 중재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하여야 하며, 중재판정부가 중재의 최종단계에서 결정한
중재비용에 따라 미리 제공된 담보는 승소한 당사자에게 귀속되고 나머지
는 패소한 당사자에게 반환된다.
비용담보제도가 유용한 이유는 여러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먼저
막대한 비용을 일부 보전할 수 있는 기능을 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재비용은 당사자에게 재정적 압박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중재절차 수행에
부담이 된다. 비용담보제도가 이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용담보제도는 청구인에게 일정한 재정적 부담을 지움으로써 기본적으로
근거없는 청구(frivolous claims)를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청구인 입장에서는 중재비용에 대한 담보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진정으
로 중재를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담보제공에 대한 부담 때문에 중
재신청을 기피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담보제공은 청구인에게 중재신청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하나의 도구로써 기능한다고 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남소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비용담보제도는 피청구국의 입장에서는 청
구인이 중재에 패하고 비용을 부담하지 못하는 상황(예를 들면, 청구인이
파산신청을 하는 경우)이 도래하여 중재비용을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를 미
연에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을 하기도 한다. 만약 중재신청이 제3자 펀딩에

63. 한편으로 정부의 규제권한이 아니라 기업의 책임을 강조하여 규정하는 협정문도 있다. 예를
들어, USMCA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을 강조하고 있다. USMCA
는 노동, 환경, 양성평등, 인권, 반부패 등의 가치를 담고 있는 OECD 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OECD Guidelines for Multinational Enterprises)와 같이 국제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기준, 지침,
원칙을 기업의 내부 방침으로 채택하도록 당사국이 기업을 독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USMCA 제14.17조 참조.
178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의한 경우라면 비용담보제도가 더욱 더 유용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비용


담보제도를 통하여 제3자 펀딩으로 인한 불필요한 청구를 제한하는 동시에
자금력이 약한 청구인이 패소할 경우를 대비하여 제3자 펀더로 하여금 비용
담보를 제공하도록 할 수 있다.
종래 중재규칙은 일반적으로 중재판정부에게 잠정조치(provisional
measure)로 비용에 대한 담보 제공을 명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
다. 예를 들어, UNCITRAL 중재규칙 제26조 제2항은 중재판정부가 잠정조치
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에는 추후 판정 이행을 위해 필요한 자산
을 보전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당사자에게 명령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는 것
으로 해석된다.64 ICSID 협약 제47조도 중재판정부는 상황이 요구한다면(the
circumstances so require) 당사자의 권리를 보전하기 위한 잠정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에 근거하여 피청구국은 중재절차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청구인에게 재정적 보증을 제공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고 해석된다.65
최근 중재규칙이나 투자협정에서 비용담보를 보다 명시적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EU의 투자협정에도 피청구국의 비용담보 신청을 인정
하는 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66 EU-베트남 투자보장협정에 의하면, 중재판

64. UNCITRAL 제26조(Interim measures) 원문은 다음과 같다.


1. The arbitral tribunal may, at the request of a party, grant interim measures.
2. An interim measure is any temporary measure by which, at any time prior to the issuance of
the award by which the dispute is finally decided, the arbitral tribunal orders a party, for example
and without limitation, to:
(a) Maintain or restore the status quo pending determination of the dispute;
(b) Take action that would prevent, or refrain from taking action that is likely to cause, (i) current
or imminent harm or (ii) prejudice to the arbitral process itself;
(c) Provide a means of preserving assets out of which a subsequent award may be satisfied; or
(d) Preserve evidence that may be relevant and material to the resolution of the dispute.
65. ICSID협약 제47조의 원문은 아래와 같다.
Except as the parties otherwise agree, the Tribunal may, if it considers that the circumstances so
require, recommend any provisional measures which should be taken to preserve the respective
rights of either party.
66. 인도네시아-호주 CEPA 제14.28조, 슬로바키아-이란 BIT 제21조, 벨라루스-인도 BIT 제28조,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제3.19조 등은 비용담보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또한 싱가
포르 국제중재센터(SIAC) 투자중재규칙 제24조, 스톡홀름 상공회의소(SCC) 중재기구 중재규
칙 제38조 등도 비용담보를 다루고 있다.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79

정부는 피청구국의 요청에 의해 청구인에게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담보를 제공할 것을 명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비용담보 명령을 발하기 위
해서는 청구인이 비용에 관한 중재판정부의 판정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
고 믿을 만한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67 만약 중재판정부의 명령 후 30
일 내에(또는 중재판정부가 정한 기일 내에) 비용담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중재판정부는 이 사실을 분쟁당사자에게 통지하고 절차 진행을 중지하거나
종료할 수 있다.68 한편으로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은 제3자 펀딩에 대해
서도 규정하고 있다. 제3자 펀딩을 받는 경우에는 ①제3자 펀딩을 받는다는
사실, ②제3자 펀딩 계약의 내용, ③제3자 펀더의 성명과 주소를 타방 당사
자와 중재판정부에 알려야 한다. 중재판정부는 비용담보 명령을 발함에 있
어 제3자 펀딩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69 중재판정부는 절차비용
(cost of proceeding)을 결정함에 있어서 이러한 요건이 지켜졌는지를 고려한
다.
비용담보제도가 가지는 여러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동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서는 종합적으로 고려할 부분이 있다. 특히 비용에 대한 담보제도가 투
자자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면,
비용에 대한 담보가 투자자에게 지나친 부담으로 작용하여 중재청구를 사
실상 제약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해서는 안될 것이다. 만약 투자자가 중소기
업(SMEs)인 경우에는 비용부담을 특히 많이 느낄 수 있다. 또한 제3자 자금
제공(third-party funding)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비용담보가 요구되는 것은 아
니라고 할 것이다. 제3자 자금제공은 비용담보 필요성을 판단하기 위한 요
소 중 하나일 뿐이지 그 사실 하나만으로 비용담보 필요성을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70

67.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7조 제1항 참조.


68.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7조 제2항 참조.
69.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제3.37조 제3항 참조.
70. RSM v. Sanit Lucia 사건에서 중재판정부는 청구인의 지속적인 절차불이행과 제3자 자금제공
자가 비용부담 책임을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 등으로 비용담보를 명령하였다. RSM
Production Corporation v. Sanit Lucia (ICSID Case No.ARB/12/10), Decision on Saint Lucia's
Request for Security for Costs with Assenting and Dissenting Reasons, 13 August 2014.
180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Ⅳ. 결론

최근 투자협정의 동향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다. 먼


저 기존 BIT에서 추상적이고 모호했던 조항들을 보다 명확하게 규정함으로
써 분쟁의 소지를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공정공평 대우
의무를 일부 제한하고 간접수용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화하며, 송금의 예외
에 관해 구체적인 내용을 규정하고, 자연자원 보호 등과 관련된 일반예외
조항을 두는 사례가 늘고 있다.71 또 다른 경향은 투자유치국 정부의 정책재
량을 확인하는 한편 투자자의 책임을 강조하는 조항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협정문 서문에서 규정하거나 별도의 조항
으로 두는 협정문이 늘고 있다.72 EU는 신규로 추진하는 투자협정에서 이러
한 경향을 반영하는 한편, 상설 중재법원과 상소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
고 있다.73 또한 비용담보제도를 규정하여 중재비용과 관련된 당사자의 부
담을 경감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각국의 동향은 한국에도 시사점을 준다. 예를 들어, 한국이 체결한 BIT나
FTA를 살펴 보면 상설 중재법원의 설치나 상소제도가 반영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동 제도의 도입에 있어서는 아직 유보적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U가 적극적인 입장을 개진하고 있기 때문에 한-EU FTA 개
정 협상과정에서 상설 중재법원이나 상소제도를 담고 있는 협정문을 제시
하고 그 수용을 요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도 내부적으로 동 제
도에 대한 입장을 정립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한편으로 한국은 100여 건의
BIT를 체결하고 있는 BIT 선진국이다. 그러나 체결된 BIT이 내용을 조목조
목 살펴 보면, 그 내용이 일관되거나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발견할 수

71. 2020년 체결된 투자협정 중 적어도 9건의 협정에서 이러한 경향이 발견된다. UNCTAD, Recent
Developments in the IIA regime: Accelerating IIA reform (2021.8), pp 7~8,
https://unctad.org/system/ files/official-document/diaepcbinf2021d6_en.pdf (2021년11월20일 방문)
72. 브라질-인도 BIT, 헝가리-키르기스스탄 BIT, 멕시코-홍콩 BIT, 한국-인도네시아 CEPA 등이 이
에 해당한다. Ibid.
73. ISDS 개혁과 관련된 각국의 움직임을 세 그룹(Incrementalists, Systemic reformers, Paradigm
shifters)으로 나누고, EU의 접근방식을 두 번째 그룹인 Systemic reformers에 해당한다고 주장
하는 견해로는 다음을 참조: Anthea Roberts, Incremental, Systemic, and Paradigmatic Reform of
Investor-State Arbitration, Americ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Vol. 112, Issue 3 (2018), pp
411-423.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81

있다. 또한 체결된 지 상당 시간이 지난 BIT들을 살펴보면 조항의 내용이


모호하거나 구체성을 결여하고 있어 해석의 다툼이 생길 여지가 크고, 현재
ISDS 개혁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
라서 투자분쟁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기체결된 BIT의 내용을 면밀
하게 검토하여 문제의 소지가 있는 조항들의 경우에는 개정협상을 통해 손
질할 필요성이 있다. 만약 그러한 개정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ISDS 방어 과
정에서 불필요한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는 일이 발생할 수가 있다. 또한 향
후 신규 BIT를 체결함에 있어서 최근의 ISDS 개혁논의에서 다루어지는 내
용이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을 착실하게 해 나가야 할 것이다. ISDS가
더 이상 협정문의 조문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된 이상 한국
의 국익에 맞는 ISDS 제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경주해 나가야
할 것이다.

투고일 : 2021. 12. 31. 심사일 : 2022. 01. 16. 게재확정일 : 2021. 01. 18.
182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참고문헌

<협정문 등>
CETA 협정문
CPTPP 협정문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ICSID 협약
USMCA 협정문
WTO 협정문

<국내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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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 DONG-A JOURNAL OF IBT LAW [Vol.36

[국문요약]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강준하

본고에서는 ISDS의 주요 문제점에 대하여 검토하고 최근 논의되고 있는


개선방안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특히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CETA,
EU-베트남 투자보호협정, EU-싱가포르 투자보호협정 등에서 ISDS 개혁과
관련하여 새로 도입하거나 규정하고 있는 제도에 대해 분석해 본다. 본고는
현행 ISDS 제도의 문제점으로 크게 ① 판정의 일관성 부족, ② 투자유치국
의 정당한 권한 행사 제약, ③ 과도한 시간과 비용 등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 EU가 추구하고 있는 ① 상설 중재법원의 설치 및 상소제도의
도입, ② 투자협정문에 투자유치국 의무 명확화 및 정당한 정부 규제권에
대한 ISDS 적용 배제, ③ 중재비용에 대한 비용담보제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한국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의 ISDS 개혁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쟁점과 EU의 접근방식을 검토하여 기존 BIT 개정이나 신규 BIT 협상에 활
용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어: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절차(ISDS), 국제투자중재, 중재법원, 상소,


규제권한, 비용담보
2022] ISDS 개혁에 관한 소고: EU의 접근방식을 중심으로 185

[Abstract]

Legal Review on ISDS Reforms: Focusing on EU’s Approach

KANG, JUN HA

The aim of this paper is to review and analyze main problems of


current ISDS mechanism and the issues of ISDS reform. This paper
lists up three main concerns for ISDS reform among others. Those
are inconsistent arbitral rulings, limitation on the host country’s
regulating power and excessive time and cost for the proceedings. In
addressing those concerns, this paper focuses on innovative provisions
specified in BITs negotiated and concluded by EU such as
CETA(Comprehensive Economic and Trade Agreement), EU-Vietnam
Investment Protection Agreement and EU-Singapore Investment
Protection Agreement. EU’s approach includes establishment of the
permanent tribunal, introduction of appeal system, clarification of the
obligations that the host country complies with, reaffirmation of the
Parties right to regulate, and allowing the order for security for costs.
Novel concept and innovative mechanism introduced by new BITs
and ideas developed through discussion of ISDS reform process
provides good references for Korea to amend existing BITs and
negotiate new BITs.

Keywords: 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ISDS), International


Investment Arbitration, Tribunal, Appeal, Right to
Regulate, Security for C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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