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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15 ~ 2022. 3.

22
2022 트렌드 노트 – 저자: 신수정 외 6 명 출판사: 북스톤
<MZ 세대를 잡아라>
삶의 여유와 휴식이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던 밀레니얼 세대의 시대감성이 자신의 인생을
열정으로 꾸려가는 Z 세대의 시대감성으로 바뀔 것을 어느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트렌드는 단 일 년, 아니 한
시간 사이에도 바뀔 만큼 쉴 새없이 변화하고 동시대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오랜
시간 빅데이터를 쌓아 두고 그것을 분석하여 우리 사회의 흐름을 좇는 기업 ‘바이브 컴퍼니 생활 변화 관측소’
는 이 책에서 7 개의 키워드로 빅데이터를 분류했다: 시간, 기록, 남자, 현실, 연대, 열정, 과금.
우리가 최근 흔히 말하는 ‘z 세대스럽다’는 말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본인만의 개성을 가꾸는 데
사활을 거는 Z 세대는 강박처럼 보일 정도로 남들과 차별점을 만든다. 그 변화가 자의일수도, 타의일수도
있지만 확실한 건 결과적으로 그들이 나만의 것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 우리 사회의 전반이 그들의 입맛에
맞게 변했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Z 세대의 조그마한 특성들이 모여서 2000 년대 생들의 트렌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예를 들어, 그들의 취미는 남들이 한다고 해서 우르르 따라하는 것이 아닌, 지속성, 성장성,
기록성을 갖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맛있는 간식 먹기’가 아닌 ‘맛집 탐방’으로, ‘인테리어’가 아닌 ‘방 꾸미
기’로 확장되었다. 그들의 감성에 발맞춰 SNS 마다 지역별 맛집 리스트들이 넘쳐나고, 아기자기한 소품
가게가 성행하기 시작했고, 특히 스스로를 ‘기록’하며 자기 공간에 애착을 키우는 그들은 블로그, SNS, 동영상
플랫폼 등 갖가지 사이트에서 자신의 개성을 뽐낸다. 즉, 그들의 행동 하나하나가 겹쳐 비슷한 형상을 이루고
그게 꾸준히 지속된다면, 그것이 곧 당대의 사회를 대표하는 트렌드가 된다.
그럼 Z 세대의 특성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들은 한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를 세우고 굉장히
주체적으로 스스로의 인생을 꾸려나간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가정의 평안함을 위해 연봉과 승진을 가장
큰 목표로 쫓았던 20 세기의 직장생활과는 달리, Z 세대의 직장생활은 단지 그들의 행복 추구를 위한 수단일
뿐이다. 업무 실적을 위해 개인시간을 투자하기는 커녕, 그 에너지를 분산시켜 개인적인 일에 사용한다.
직업을 여러 개 선택하기도 하고, 애사심 투철한 직원이 되기보다는 더 높은 연봉 제안에 따라 자유롭게
이직하는 시대다. 과거에는 ‘시간’을 아껴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불필요한 ‘양’을 줄이는
것이 핵심과제가 되었다. 또 한 가지 특성을 꼽자면, 단연 ‘디테일’이 아닐까. 정보통신의 발달 때문인지 Z
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훨씬 섬세함과 완벽함을 추구한다. 최근 뜨거운 사랑을 받는 미디어 컨텐츠들의
공통점이 바로 ‘하이퍼리얼리즘’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우리의 일상을 굉장히 자세하게 관찰하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표현해내는 이 과정을 과연 소통이 불편했던 10-20 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지 않은가. 또
여기에 기술의 발전까지 더해지면서, 이제 우리는 가상세계에서까지 디테일한 설정값을 요구한다.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 차원의 가상세계, 메타버스는 미디어산업과 서비스업 분야에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화두다. 하지만 가상세계의 새로움도 잠시, 금세 대중들에게 이벤트성은 줄고 기술과 컨텐츠
내용의 중요성이 늘어 웬만큼 세밀하고 치밀한 세계관과 서사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들은 싫증내버리고 만다.
이 책의 저자가 말했듯, 기술은 놀이나 체험에 그쳐서는 안된다. 현실세계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할 때 기술이
빛을 발한다.
이처럼 점점 더 빨라지고 있는 트렌드 변화 속에서 지금도 각국의 기업들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조금이라도 이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와 내 주변인들의 신념이 브랜드가 되는 세상에서 브랜드도
내가 무엇에 진심인지 밝혀야하기 때문이다. 바이브 컴퍼니가 수 년간 해 온 조사로도 간신히 따라잡는 우리
사회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앞서가려면 지속적으로 분석 및 수치화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드는 책이었다.

2022. 4. 1 ~ 2022. 4. 8
그냥 하지 말라 – 저자: 송길영, 출판사: 북스톤
<어영부영의 위험성>
이 책을 처음 선물받았을 때는 이렇게 맥 빠지는 제목이 또 있을까 싶었다. ‘당장 하라!’, ‘지금
시작하라!’라고 해도 모자랄 판에 ‘그냥 하지 말라’라니. 이 제목이 '그냥 하지 말고 모든 것을 기록하면서
하라!' 라는 건 이 책을 다 읽고 나서야 깨달았다. ‘2022 트렌드노트’가 빅데이터 분석과 관련되어 있었던
것처럼 이 책 또한 대규모로 저장된 데이터 안에서 체계적이고 자동적으로 통계적 규칙이나 패턴을 분석하여
가치있는 정보를 추출하는 ‘데이터 마이닝’학회에서 출간한 서적이다.
물론 책을 읽기 전, 그리고 책을 읽은 후에도 이 데이터들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남긴 했다. 하지만 다수가 한 쪽 방향으로 몰릴 때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는 법이고,
우리는 그것을 트렌드라 부르기에 사회의 전체적인 흐름을 따질 때에는 이 데이터 통계만한 게 없다. 이 책의
저자도 사회적 흐름을 읽어내는 법은 그저 많이 읽는 것이라고 했다. 최대한 많은 곳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그
속에서 공통점을 찾아내는 것이 그만의 비법이나, 흐름이 보일 때까지 수천 권을 읽는 노력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지 단순히 많이 읽었다고 해서 요행을 바랄 수는 없다는 이야기도 남겼다. 정보가
쏟아지는 사회에서는 한 가지에 시간과 노력을 쏟고 전문성을 얻어야만 주어진 직무를 해낼 수 있다.
축적해야 할 정보의 깊이가 더더욱 많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안 그래도 팍팍한 삶에 이
세상이 너무 큰 짐을 지우는 게 아닌가 싶지만, 저자는 세상에 인류애가 점차 사라지는 듯해 보여도, 체계적인
세상이 오히려 인과응보를 낳을 때도 있다고 말한다. 그저 결과물만 성공적이면 퉁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부지런하고 꾸준하게 시간을 쏟아야 인정받을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것. 다만 이것은 매사에 열심히
해도 운이 나빠 인정받지 못했던 사람들만이 환호할 소식이지, 그 소수를 제외한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하나부터 열까지 혼신의 힘을 다하고 그에 마땅한 대가를 얻는 사람들은 모두의 부러움과 존경을 산다.
하지만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마치 그 사람처럼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냐 물으면 대부분이
자신 없다고 할 것이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미친듯이 사는 삶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는다.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고, 주말엔 여유롭게 산책도 하며, 친구들과 만나 맛있는 점심을 같이 먹을 수 있는 삶이
바로 그들의 목표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모두 평가할 수 있는 사회는 플랫폼을 만들던 장인이
되던 1 등이 되어 마땅한 인재들만을 요구하고, 가운데의 사람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은 '기록'이다. 무관심한 세상에게 나의 노력과 능력을 조금이라도 어필하려면 절대 '그냥' 해서는
안된다. 보여주고 싶은 나의 능력을 열정과 패기, 또는 한 때의 시험점수가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남겨온
기록물로 '증거'를 제시해야한다는 것이다. 친구들이 지필 시험을 준비할 때 그간 쌓아온 학교 생활의
결과물들 덕분에 그저 내신만 잘 챙기며 입시 준비하는 나를 보면 저자가 강조한 기록의 중요성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점차 콧대가 높아지는 세상에게 억울함 없이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려면, 하나하나
증거를 남기는 수밖에 없나보다.

2022. 4. 12 ~ 2022. 4. 15
나, 함께 산다 – 저자: 서중원, 출판사: 오월의 봄
<함께 먹고 사는 세상>

“어, 어떤 할아버지는 나한테 도, 돌아다니지 말고 집에만 있으래. 그래서 화났어. 노인처럼 약한


사람이 살 수 있으면 그 사회엔 누구나 다 살 수 있는 거 아니야?” 책 ‘나, 함께 산다’에 수록된 이상분 씨
인터뷰 중 일부다. 경제활동 참여는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는 것, 그 이상을 의미하고 있다. 장애인을 포함해
모든 인간은 취업을 통해서 생존권과 노동권의 보장과 함께 사회의 일원으로서 참여하고, 삶의 보람도 얻게
된다. 또 장애인에게 취업이란 비장애인과의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격차를 줄임으로써 취업이 장애인의
사회통합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그러나 고용패널 조사에 따르면
정신적 장애인의 인구 대비 취업자 비율은 지적장애 22.5%, 자폐성장애 8.8%, 정신장애 9.9%로 매우 낮다.
대한민국에서 소수자인 장애인은 실제로 장애로 인한 불편 때문에 투표율도 저조해 정치적 입지가
좁고,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정책 분야에서 장애인에 대한 연구는 그리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실질적인 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과 장애인복지서비스의 역효과 예방을 위해서는 체제의 정비와 신설이
필수적인데, 보건복지부와 정부의 소득보장정책과 경제활동 활성화 방안이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의 여지가 있다. 소년의 집과 요양원, 은혜원을 전전하던 상분 씨에게 어린 시절은 애증의 기억이라고
한다. 최대한의 효율을 추구하는 시설에서 그녀는 추웠던 기억뿐인데, 언제나 돌아오는 말은 ‘다 너를
위한거야.’였기에 그 배려로 포장된 말이 물리도록 싫었다고 한다. 처음으로 옹골차게 고집을 부렸던 날, “나,
나........갈래..요!”라고 외치면서 시설 전수조사를 나왔던 인권활동가들의 도움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세월이 흐르며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일이 이토록 지난하고도 어려웠다.
하지만 시설에서 나오는 길은 조금 거친 비포장도로였을 뿐, 세상을 마주한 상분 씨에게 펼쳐진 건
그런 길도 나 있지 않은 정글 그 자체였다. 장애인이 미취업상태이거나 실업상태라 하더라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의사는 매우 높다. 그러나 구직의사가 있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아무 일 없이 쉬고 있는 장애인이 무려
60.2%로, 경제활동 시 초래될 수 있는 장애와 건강문제로 인한 어려움, 그리고 일자리가 없고 고용주가
채용하지 않을 것 같다는 외부 환경적인 요인을 구직활동의 장애물로 꼽았다. 장애인의 경제적 능력은
그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문제이기에 무엇보다 보장되어야 할 요소지만, 장애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57.2
만원으로 300 만원을 웃도는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의 절반에 불과하다.
작가는 다시 한 번 의문을 품는다. 매년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으로 상당히 높은 복지 수준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인데, 장애인의 생존권 하나조차 보장해주지 못하는 걸까? 이 질문에 뇌병변을 가진
신경수 씨는 이렇게 답했다. “수급비 65 만원 받고 40 만원 월세, 15 만원 관리비 내면 10 만원 가지고 살라는
건데, 쌀을 사 먹을 수가 없었죠. 동사무소 나누미쌀은 영 맛이 없어서 먹을 게 못되고...” 물론 정부와 국회
또한 다음 표와 같이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방면에서 장애인들의 생활권을 위해 갖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관련 법을 개정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 육성, 직업재활시설 운영 등을 통해 장애인이 안정된 고용환경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지만, 여전히 장애인복지나 직업재활시설에 투자되는 예산은 충분하지
않다. 정부는 장애인들의 생계 지원과 치료 지원만으로도 빠듯한데, 그들의 일자리까지 찾아줄 여력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사회에 나가서 차별과 불평등을 견디며 일하라고 하는 게
정말 장애인들을 위한 일이냐고.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에서 복지를 누리는 것이 당연히 경제적인 자립보다
쉬운 길 아니냐고. 소아마비로 장애를 갖게 된 진석 씨는 부양의무제와 장애등급제로 인해 퇴소하게 되면
아무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꽤나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시설에서도 자연스럽게
인지능력에 따라, 가족의 유무에 따라 꽤나 심한 차별이 있었다며 단호하게 다시 돌아가도 경제적 자립을
택했을 거라고 말했다.
직장에서 차별을 경험한 장애인 역시 매년 늘어가고 있다. 2014 년 조사 결과 소득, 동료 관계, 고용
등 여러 방면에서 차별 경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애인들에게 경제활동에 대한 반감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이 바로 사회의 편견과 차별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공식적인 부문에서는 법 제정을 통해 어느
정도 차별을 해소하고 있지만, 편견은 강제성을 부여할 수 없는 개인의 태도이므로 이들이 가지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은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들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장애인들의 경제활동은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점차적인 변화와 장애인들 스스로 권리를 찾고자 하는 의지가 맞물려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아직까지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장애인에 대한 복지예산 부족을 비롯해 제도적인
정비가 잘 되어있다고 볼 수는 없어도, 장애인에 대한 복지예산의 확충과 관련 교육 및 연구, 그리고 더
적극적인 고용 정책을 펼치면 경제활동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은 보다 실질적이고 높은 수준의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체제가 마련될 거라 기대해본다.

2022. 4. 21 ~ 2022.4. 25
세상이 너를 원하고 있어 – 저자: 위문숙, 출판사: 개암나무 
<막연함이 앞을 가릴 때>

꿈꾸는 사람들 가운데 노력하지 않는 자가 있을까? 가만 생각해보면, 노력만큼 쉬운 것도 없다.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것이 노력이라면, 꿈이 있는 사람들은 그 누구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어른들은 꿈을 위해 '노력'만이 살 길이라 말하지만, 정말 그게 다라면 우리 삶에 실패는 없어야한다. 
도대체 왜, 누군가는 빛나는 노력의 결실을 맺는가 하면 누군가는 갖은 노력 끝에도 실패를 마주할까? “
인생의 실패자들은 포기할 때 자신이 얼마나 성공에 가까이 있었는지 모른다.”라는 말이 있다. 즉, 성공을 코 
앞에 두고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막연함 때문에 노력을 접어버릴 때, 우리는 그걸 '실패'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비행청소년이었던 야마구치 에리코는 학교 유도부에 들어가 훈련에 매진하며 목표를 위해 땀 흘릴 
줄 아는 바른 아이로 성장하지만, '옛날의 자신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꿈을 위해서는 명문대 
정치학과에 입학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주변 사람들은 네 성적으로는 꿈도 못 꾼다며 만류했지만 
에리코는 늦은 만큼 더 열심히 해야한다며 코피를 쏟으면서까지 학업에 정진했다. 결국 에리코는 죽어라 
공부해 국제기구에 입사했으나, 현지 실정을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 채 계산기만 두드리는 국제기구의 
현실에 실망하게 된다. 결국 직접 방글라데시에 가방을 만드는 기업을 설립하고, 수 년간 동분서주해도 
여전히 더디게 성장하는 기업과 무능한 자신의 모습에 지쳐 눈물을 쏟고 만다. “힘든 것은 괜찮아요. 
실패할까봐 겁이 나서 그래요. 전 언제쯤 환하게 빛이 날까요? 지금 저는 마치 불 꺼진 등대 같아요.” 축 처진 
에리코를 토닥이며 그녀의 아버지가 말한다. “네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을 게다. 어쩌면 넌 이미 빛나고 
있는지도 몰라. 자, 같이 밥을 먹으러 가자꾸나. 점심을 굶었다며?”
           훗날의 내가 내 인생에서 '미운 오리 새끼'였던 시기를 회고하게 된다면 지금 이 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만큼, 고등학교 3 학년 수험생활은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지는 시기다. 매일 
새벽까지 공부하는 것도, 이른 아침 일어나 다시 연필을 드는 것도 적응이 되고 나면 어느 순간 힘들고 
답답한 것에 둔감해진다. 다만 이 긴 노력의 대가로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는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과 
불안이 자꾸만 밀려온다. 중학교 1 학년, 수업의 절반이 영어로 진행되는 학교에 전학 와 죽을 힘을 다해 
적응했는데, 그리고 그로부터 6 년간 단 하루도 후회없는 학창생활을 보냈는데, 마치 단 1 년으로 내 오랜 
노력을 평가하는 것만 같은 서러움이 들기도 한다. 에리코가 말한 것처럼,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면 어떤 
수고스러움도 마다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하지만 그 끝에 놓인 결과가 실패일까 두려워 자꾸만 
스스로에게서 부족한 점을 찾아 메우는 동시에 실패하면 내놓을 핑곗거리도 만든다. 자책하는 나에게 
아빠가 해 준 말이 에리코의 아버지가 하신 말씀과 너무나 비슷해 소름이 돋았다. “네가 어떤 결과를 낳든 
내가 사랑하는 딸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고,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넌 이미 나에게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아이야. 그러니 딸, 저녁은 맛있는 고기 구워먹고 기운 내렴.” 
           아빠와의 통화 한 번으로 대학의 합격 여부는 감히 내 인생에 성공이나 실패라는 잣대를 들이밀 수 
없다는 것과 '엄마 아빠의 자랑스러운 딸'이라는 가장 큰 목표를 나는 이미 이뤘다는 걸 깨닫고 난 
막연함이라는 단어조차 잊어버렸다. 에리코의 아버지가 에리코의 사업보다 그녀가 점심을 굶었다는 사실에 
더 안타까워했던 것처럼, 우리 아빠 또한 내 학창 시절의 끝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것보다 하나뿐인 딸이 
기죽지 않고 씩씩하게 타국 생활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더 바라고 있었다. 내 노력의 결실은 겨우 대학 따위가 
맺어줄 수 없다. 그저 후회 없이 학창생활을 마치기 위해, 그리고 미래에 내가 원하는 삶을 꾸려나가기 위해 
지금부터 차곡차곡 노력을 쌓아가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을 짓누르는 막연함을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린다. 앞서 말했듯, 희망이 
창명하게 빛나고 종점이 코앞에 보이는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 노력에 '인내'라는 큰 능력이 뒷받침될 
때, 우리는 비로소 꿈을 이루고 세상을 바꿀만한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더딘 성장에 지쳐 울던 야마구치 
에리코는 그녀의 주식회사 ‘MotherHouse(마더하우스)’에서 방글라데시산 주트로 제작한 친환경 가방, 
악세사리 등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단순한 원조 방식이 아닌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소외 
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지만, 한 기업으로서의 마더하우스는 ‘불쌍해서 사주는’ 상품이 아니라 ‘
너무 좋아서’ 살 수 있는 상품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을 느끼기 힘들만큼 경쟁력 있는 상품들, 
깔끔한 가게 내부 디자인, 고급스러움까지 내세워 경쟁우위전략을 짰다. 결국 공정무역이라는 사회성에 
호소하지 않고도 설립 후 10 년 만에 일본 전역에 21 곳의 매장을 열고 대만과 홍콩에도 매장을 열어 연 매출 
900 만 달러를 달성했다. 만약 에리코가 울고 있을 때 그녀의 아버지가 위로를 건네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방글라데시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또 '마더하우스'로부터 얻는 삶의 보람없이 에리코는 
얼마나 지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까. 언제 닿을지 모르는 성공을 쫓았던 그녀처럼 언젠가 막연함이 내 
눈을 덮을 때, 어둠 속에서도 두려움을 이기고 한 발짝씩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기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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