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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보다 사람이 먼저다

CHRO의 새로운 역할

Idea in Brief

- 문제점

CEO들은 끊임없이 인적자본 문제를 최고의 도전과제로 꼽는다. 하지만 그들은 일반적으로 자신
의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과소평가하고 HR이 다른 기능보다 중요성이 낮다고 본다.

- 해결책

CHRO는 CEO에게 진정한 전략파트너가 돼 줘야 한다.

- 접근방식

CEO는 CHRO의 직무를 새롭게 정의해야 하며 CEO, CFO, CHRO로 구성된 핵심 의사결정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CEO들은 인적자원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다.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는 비
즈니스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하지만 대다수 기업에서, 조직을 한 꺼풀씩 벗겨보면 CEO가 HR부
서는 물론 최고인사책임자CHRO와 거리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종 HR에 대해 전반적으로 불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맥킨지와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실시한 연구를 보
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CEO들이 인적자본을 관리하는 일을 가장 어려운 도전과제로 여기며HR을
고작 여덟 번째 내지는 아홉번째로 중요한 업무기능으로 꼽는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온다. 이제
그런 인식을 바꿔야 한다.

지금은 HR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재무파트에서 보여준 수준의 도약을 성공시키고 CEO의 진정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해야 할 때다. CHRO는 인재들, 그중에서도 핵심 인력을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며, 조직의 에너지가 분출되도록 함으로써 CEO를 도와야 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재무
자원을 끌어모으고 할당하면서 CEO가 사업을 이끌어나가도록 돕듯이 말이다. ‘슈퍼 CFO’의 시대
가 막을 열고 심각한 구조조정이 경쟁적으로 시작됐던1980년대에 재무담당 부서가 누렸던 것 같
은 우선순위를 인적자원을 관리하는 일에 부여해야 한다.

CEO들은 CHRO가 행정업무 처리에만 파묻혀 있다거나 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할지도 모
른다. 하지만 명확히 해두자. HR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CHRO가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요소를 해소하는 일은 CEO에게 달려 있다. 어차피 재무기능을 단순한 회계업무 이상으
로 끌어올렸던 역할도 CEO들이 하지 않았는가. 또 CEO들은 순전히 판매 위주였던 영업에서 마케
팅 기능을 창출해낸 주역이기도 하다.
HR 기능을 향상시키려면 HR 책임자와 계약을 새로 써야 할 정도로 CHRO의 업무내용을 완전히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 또 CEO와 CFO, CHRO로 핵심그룹을 구성해 우리가 ‘G3’라 부르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면 CHRO가 CFO만큼 조직에 많은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이다. CHRO는 이미 결정된 사항을 실행하기 위해 투입된 조력자가 아니라 기업 의사결정에
서 핵심적인 부분을 맡게 될 것이고, 또 그런 역할에 걸맞게 준비를 제대로 갖추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HR 담당임원들뿐 아니라 조직 내 다른 리더들의 향후 진로에도 중대한 전환점을


가져올 것이다. 더 나아가 단지 재무자원뿐만 아니라 인적자원도 잘 관리하게 됨으로써 사업에서
도 이득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가 확신을 갖고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GE나 세계적 자산운용
사인 블랙록, 타타커뮤니케이션, 보험중개업체 마시 등 하나같이 ‘인사 관리’에 매진하겠다는 다짐
을 실천한 기업들과 일한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CEO가 CHRO와 체결할 새로운 계약

CFO의 업무는 부분적으로는 투자자 커뮤니티, 이사회, 외부 감사, 규제기관 등에 의해 규정된다.


하지만 CHRO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CEO가 단독으로 CHRO의 역할을 정의하기 때문이다. 조직
을 이끄는 CEO라면 CHRO가 회사에 커다란 공헌을 할 수 있다는 관점을 분명하게 지녀야 하며,
그런 기대를 명확하고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 CEO와 CHRO는 필요한 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함으로써 적절한 행동과 원하는 결과에 대한 이해를 확실하게 공유할 수 있다.

이처럼 CHRO의 업무를 재규정하는 작업을 시작하려면 CEO는 자신의 팀, 이사회 핵심 구성원, 그
중에서도 이사회 내의 보상위원회(더 적절하게는 ‘인재보상위원회’라 불리는 조직)와 협의를 거쳐
야 하며, 그들이 이상적인 CHRO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 모범적인 CHRO라
면 직원만족도, 직원채용·관리, 복리후생과 보상, 다양성 등을 감독하는 통상적인 HR의 책무를 넘
어서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우리가 중시하는 핵심 활동은 다음과 같다. 성과예측과 문제분석, 그리고 인사 영역에서 사업에
가치를 보탤 수 있는 실행안의 처방, 크게는 이렇게 세 가지다. 이 중 일부는 CHRO의 통상적인
업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활동들이 대체로 사라져 버린 상태다.
대다수 CEO들의 입장에서는 실망스럽게도 말이다.

성과예측하기.통상적으로 CEO와 CFO는 3개년 사업계획과 1년 예산을 함께 수립한다. CHRO는 인


사관리 방면의 지식을 활용해 사업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특정 핵심그룹이나 리더가 외부 환경의 빠른 변화에 발맞춰 시의적절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까? 혹은 팀 구성원들이 일을 효율적으로 조정해나갈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제시하고는 자신
의 견해를 제공해야 한다.
기업의 성과는 일과 사람의 ‘궁합’에 크게 의존한다. 따라서 CHRO는 특정 직무에는 어떤 역량이
요구되는지, 그 자리에 배정된 사람이 그러한 자격요건에 부합하는지를 현실적으로 평가함으로써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파급 효과가 큰 직무라면 특별히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 HR 업무를 들여
다보면 다수의 과정에서 모든 직원들을 똑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관
찰한 바로는 어떤 사업에서든 2%의 사람들이 98%의 영향력을 이끌어낸다. 코칭은 도움이 될 수
있고, 특히 개인이 자신의 잠재력에 도달하는 데 방해가 되는 한두 개 사안에 집중할 때는 더 유
용할 수 있지만 자체적인 한계를 지니고 있다. 맞지 않는 궁합은 무엇으로도 극복할 수 없기 때
문이다. 리더의 재능과 자격요건 사이에 큰 갭이 존재할 경우 리더 자신뿐만 아니라 상사, 동료,
그리고 직속 부하들에게까지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CHRO
는 자격요건의 변화에 따른 행동이나 기술의 격차가 있는지 솔선해서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특히 그 핵심적인 2%의 사람들에게서 그런 갭이 보이는지 알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 CHRO는 CFO와 함께 핵심성과지표, 인력배정, 예산 등의 요소들이 조직이 원하는 성과를 달성


하기에 적합한지 고려해보고, 필요하다면 새로운 지표를 함께 개발해야 한다. 재무정보는 측정하
기 쉽다는 점에서 성과를 평가하고 인센티브를 책정하는 가장 일반적인 기준이 되지만 CHRO가
얼마든지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회사에 기여하는 가치에 따라 보수를 받아
야 한다. 그 가치는 직무의 중요성과 그 직무를 수행하는 방법을 조합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
다. 재무부서와 HR부서는 예상되는 가치를 미리 규정하기 위해 정량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정성적
인 요인까지 활용해 협력해야 한다. 재무와 인사 분야의 리더들이 전투가 한창일 때 경쟁에서 앞
서나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더 잘 파악하기 위해 특정 사업 부문의 관리자에 대해 논의를 하고
CEO, 그리고 해당그룹을 이끄는 임원과 함께 삼각구도를 이루는 모습을 상상해보라. 예를 들면,
‘디지털화를 더 신속하게 이루려면 그 관리자는 팀을 재구성하거나 자금을 재분배해야 할 것인가’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이다. 성공을 예측한다는 말은 그 관리자가 외부 압력과 기회에 얼마나 잘
적응할 것인지, 경제가 갑자기 하락할 경우 얼마나 회복탄력성을 가지고 대응할 것인지, 혹은 디
지털화를 위해 얼마나 빨리 규모를 키울 수 있을지 등을 평가한다는 의미다. 이에 준해서 구체적
인 지표들이 설계될 것이다.

다른 예로 어떤 고위급 마케팅 관리자가 광고에 예측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고 치자. CFO와 CHRO는 이 관리자가 데이터애널리틱스의 기초를 익히는 데 실패하고 이 분
야의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빨리 고용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해 자신들의 회사가 지
닌 가치를 파괴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표를 개발할 때는 그 마케팅 관리자가
자기 부서를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려고 얼마나 신속하게 행동했는지를 반영해야 한다. 그중 하
나의 지표 세트는 채용계획에 중점을 두도록 설계될 것이다. 예를 들면, ‘마케팅매니저는 (채용에
관해) 어떤 조치를 언제까지 취해야 하는지’와 같은 요소를 반영하는 식이다. 이러한 조치들은 어
떤 특정한 시점에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게 된다. 또 다른 세트의 지표들은 예
산 배분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다. 일단 새로 들어온 인력이 조직에 융화된 상태라면 해당 관
리자는 마케팅 예산을 재배분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지, 또 그 자금이 매출이나 마진, 목표로 둔
세부 시장 내 시장점유율, 브랜드 인지도 등을 끌어올리는 데 실제로 도움이 되는지 등의 문제들
은 어느 정도 시차가 생기는 일은 감수해야 하겠지만 충분히 측정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아울러 CHRO는 경쟁에 대해 의미 있는 예측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군 장성들이 적진에 속


한 상대편 장성들에 대해 파악하려고 열심히 공부하듯이 CHRO는 경쟁업체에 속한 핵심적인 의
사결정권자와 실행조직이 자사의 인력과 비교해 얼마나 견줄 만한지를 포함해 경쟁자에 대한 온
갖 정보로 무장해야 한다.

여기서 예측이라 함은 인센티브 시스템의 변경, 이직률의 상승, 새로운 전문가 채용 등 경쟁업체
들이 인적자원과 관련해 꾀하는 모든 변화들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그리고 그러한 변
화들이 경쟁업체들의 향후 행보에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을 포함하는 작업이다. 일례로 2014
년 애플은 의료기술 전문인력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행보는 앞으로 애플이 (애플워치 같
은) 시계는 물론이고 다른 애플 기기들도 의료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적극 나서리라는 점을 미
리 알려주는 일종의 조기경보였다.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의료산업, 의료기기 생산업체, 혹은 병
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당신 회사의 경쟁업체가 조직의 구조조정 작
업에 나서거나 경영진의 보직을 전면 재배치한다면 생산라인에 본격적으로 더 집중할 것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그건 결과적으로 당신의 회사에 더 힘든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움직임일 것
이다.

경쟁자에 대한 정보는 보통 헤드헌터, 언론, 타사에서 채용한 직원, 공급업체, 혹은 고객의 고객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수집할 수 있다. “그 마케팅 부사장은 숫자는 잘 다루지만 사람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한다”라든가 “그 사람은 비용 절감주의자라서 사업을 확대할 수 없다”라든가, 혹은
“그 회사의 신규 사업부 수장은 고속성장을 한 기업 출신이다”라는 등의 개인 경험이나 관찰에
기반한 정보로도 예측력을 개선할 수 있다. 일례로, 애플이 모토로라의 기술 인력을 채용하려고
나섰을 때 CHRO가 CEO에게 그런 사실을 알렸다면 모토로라는 아이폰의 출현을 예측했을지도
모른다.

CHRO는 이미 자리를 잡은 기존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앞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도 있는 비전통적


인 경쟁자들까지 관찰하면서 사업부 대 사업부, 팀 대 팀, 리더 대 리더 차원에서 비교해야 한다.
X사에서 모발관리 사업팀장으로 승진한 사람이 우리의 신규 사업부 수장보다 더 경험이 많고 에
너지가 넘치는가? Y사에서 무선 센서를 담당하는 연구개발팀이 우리 연구개발팀에 비해 협력을
잘하는가? 이 같은 질문들에 대한 대답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 재무제표상의 숫자로 나타나게 될
결과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점 진단하기. CHRO는 조직이 더 나은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집어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CEO는 무조건 컨설턴트를 찾기보다는 CHRO로 하여금 이
런 문제를 분석하도록 해야 한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려면 CHRO는 CEO, CFO와 함께 일해야 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사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금리인하, 통화가치 변화 같은 명백한 외부 요인을 넘어서서 그러
한 수치들을 회사의 사회적 시스템, 즉,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로 연결시켜야 한
다는 뜻이다. 정확한 분석은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결정을 내렸음에도
운이 따르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반사적으로 다른 인력으로 대체해버리고 마는 상
황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업무성과가 전년도에 비해 뒤떨어지는 경우에는 조직의 리더가 어떻게 대
응했는지가 핵심이다. 자동차 불빛을 보고 놀란 사슴처럼 무기력하게 행동했는가, 아니면 선제적
으로 대응했는가? 경쟁자나 외부 변화에 견주어 볼 때 상대적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가? 이런
상황에서 CHRO는 리더의 실수인지, 아니면 리더와 그 리더의 보직이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것인
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분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CHRO는 또 그가 얼마나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
인지 등 리더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 업무를 배정할 때 유용하
게 쓰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개별 리더에게만 초점을 맞춘다면 수학공식의 반쪽만 보는 셈이다. CHRO는 장애물이 되


거나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는 활동들을 체계적으로 찾아보는 등 사회적 시스템의 다양한 부분
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도 전문가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 어떤 CEO는
중요한 생산라인에 대한 숫자를 검토하다가 시장점유율과 이익이 3년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의 회사에서는 이러한 추세를 역전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의료분석기기 제품
을 아직 시장에 내놓을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CEO와 CHRO는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
고, 미국 밀워키 주에 있는 마케팅팀과 프랑스의 R&D팀이 제품 사양에 합의하지 못했다는 사실
을 파악했다. 두 사람은 즉각적으로 이러한 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차례의 대면회의를 주
선했다.

CHRO가 문제를 분석하고 이슈를 상정하는 것은 큰 가치가 있지만 실제로 비즈니스계에서 그런


열린 태도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정보를 감추거나, 반대의견을 드러내지는 못하면서 행동을 취하
기를 거부하거나, 동료를 깎아내리는 행동을 해도 들키지 않은 채 지나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어
떤 CEO들은 자신의 직속 부하직원들 사이에서 생기는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그냥 무시함으로써
조직의 에너지를 낭비하거나 우유부단한 조직으로 만들기도 한다. 서로 담을 쌓고 지내는 폐쇄적
인 부서들(사일로[1]) 사이에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을 때 발생하는 문제를 예로 들어보자.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리 비용을 절감하고 예산을 조정하거나 경고를 한다고 해도 사태가 악화되는 일
을 막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삐거덕거리는 관계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CHRO는 황금
으로 만들어진 사람만큼이나 큰 가치가 있다.

[1]서로 다른 부서와 담을 쌓고 폐쇄적으로 지내는 부서 이기주의를 뜻함 - 역주


이와 동시에 CHRO는 에너지를 창출하는 직원들을 찾아내 그들의 역량을 개발시켜야 한다. 그런
직원들은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직접적인 책임은 없지만 문제의 중심을 파고들어 아이디어를 재구
성하고, 협력을 독려하는 비공식적인 연대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조직을 더 건강하
고 생산적으로 만드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이야말로 조직의 가치를 창출해내는 ‘숨겨진 힘’
일 수도 있다.

가치를 더할 수 있는 실행 방안 처방하기.민첩한 기업이라면 기회가 있는 곳에 자본을 투입해야


하며 관성에 젖은 (전년도 예산보다 보통 5% 증가 혹은 감소시키는 방법처럼) 예산 편성이 주는
전형적인 압박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맥킨지가 1600개 이상의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 15년간의 자본배분 패턴을 살펴본 결과, 해당 기간 동안 56% 이상의 자본
을 사업 간에 이동시킨, 공격적인 재배분 성향을 가진 기업들의 경우 그보다 자본을 적게 이동시
킨 기업들에 비해 주주에게 돌아가는 총수익이 30%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자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인적자본에 대해서도 그와 비슷한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 그리


고 CHRO는 숨어 있는 가치를 끌어내거나 창출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제안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실행방안에는 누군가의 숨겨진 재능을 인정하고, 잠재력이 높은 인재리스트에 추가
하거나, 새로운 시장에서 성장을 촉발시키기 위해 자리를 이동시키거나,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역량
을 구축하기 위해 외부에서 누군가를 영입하는 일 등이 포함된다. 자본의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그와 함께 인력을 재배치하는 일이야말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일이다.

오늘날 외부 환경에 대응하려면 때때로 조직의 리더들은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 디지털화, 급격한
변화를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 등 과거에 없었던 역량을 필요로 한다. 그런
데 그 같은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회사에서 낮은 직급을 맡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영향을
제대로 주려면 이런 인재들 개개인을 일반적인 ‘고용 사다리’를 통해 점진적으로 승진시키기보다
한 번에 세 단계 정도를 뛰어넘는 식의 파격적인 인재 등용을 할 필요가 있다. 일단 CHRO는 미
래의 가치 창조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하고, 그런 다음 상상력을 발휘해 어떻게 그들
의 재능을 끌어낼지 고민해야 한다. CFO가 숫자로부터 추론해내는 데 재능을 지니고 있듯이 사람
을 판단하는 능력은 CHRO가 가진 특별한 기술이 될 필요가 있다.

다우케미컬은 창업가 기질을 지닌 밀레니얼 세대를 공격적으로 채용하는 방법이 전통적으로 긴


사이클을 가진 자사의 R&D 역량과 더불어 ‘짧은 주기(사이클)의 혁신’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최단
노선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회사의 30세 미만 직원 비율은 2004년에 9%였지만 2014년에는
15%로 확 치솟아 올랐다. 다우케미컬은 이 새로운 인재들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고자 기존 커리
어 노선을 바꾸는 방식으로 20대와 30대 직원들이 비중이 큰 자리에 상대적으로 빨리 오를 수
있도록 했고, 글로벌 리더십 미팅에도 이들을 상대적으로 일찍 참여시켰다.

숨어 있는 가치를 이끌어내는 다른 방법을 꼽자면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의 빈틈을 메우거나 역량


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메커니즘을 제안하는 방안도 있다. 여기에는 해당 인력에게 다
른 보직을 제공하거나,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거나, 특정 기량을 키울 수 있
도록 ‘조력자’가 될 누군가를 지정해주는 메커니즘이 포함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벤처캐
피털리스트 존 도어는 자신이 자금을 조달한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기술 전문성을 구축할 수 있도
록 벨연구소에서 일하는 최고의 과학자들을 스타트업 운영자들과 연결해주는 등 방대한 인맥 네
트워크를 활용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CHRO 역시 직원들과 그들의 역량을 다져줄 수 있는 이
들을 연결해주기 위해 다른 CHRO들과의 네트워크를 보다 잘 활용할 수도 있다.

기업들은 인적자본에 대해서도 비슷한 유연성을 가져야 하며, CHRO는 숨어 있는 가치를 끌어내
거나 창출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제안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자본의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그
와 함께 인력을 재배치하는 일이야말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일이다.

CHRO는 성장을 촉진하고 P&L(손익) 책임을 떠맡을 수 있는 리더를 더 많이 발굴하기 위해 한


사업부를 여러 개의 서브그룹으로 나누자는 제안을 할 수도 있다. 국가별 담당 사업부나 규모가
큰 사업부를 이끌 리더를 채용할 때 살펴봐야 할 특정 기량을 명확히 제시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도 있다. 또는 관계의 질, 신뢰나 협력의 수준, 과단성 등 기업을 작동하게 하는 ‘사회적 엔진’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처방전을 내놓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CHRO는 연 1회
가 아니라 월 1회 평가를 시행하기 위해 다른 사업부와 작업을 벌일 수도 있다. 실행과 피드백
사이의 시간 격차가 줄어들면 성취동기가 높아지고 사업 운영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CHRO가 해서는 안 되는 일. CHRO의 새로운 계약은 결과를 예측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실행방안을 처방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사안들을 명확하게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에 더해
CHRO에게 요구해서는 안 되는 일도 계약서에 명시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CHRO가 집중할 수
있고 여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더 높은 수준의 업무를 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CHRO를 복리후생 관리를 비롯한 HR의 행정적인 업무에서 배제시켜 주고 그런 일을 다른 사람에
게 배정할 수 있는데, 이미 이런 조정을 시작한 기업들도 있다. CFO에게 그런 책임을 맡기는 방법
도 하나의 옵션이다. 넷플릭스에서는 HR부서가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코치하는 역할만을 맡는 대
신 전통적인 HR 과정과 업무는 재무부서의 관할구역에 속한다. (‘더 읽을 거리’ 목록을 참고하라.)
최근 등장한 또 다른 모델은 HR, 재무, IT의 백오피스 기능을 통합하는 공유 서비스를 만드는 모
델이다. 이 서비스 기능은 CFO에 대한 보고 체계에 포함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보상 업무는 전통적으로 CHRO의 권한이었다. 하지만 CFO가 ‘사회적 엔진’의 미묘한 차이점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CHRO에게도 비즈니스 리더들이 직면하는 특정한 이슈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보상은 기업의 행동뿐만 아니라 스피드와 기민성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에 CEO와 CFO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CHRO가 앞장설 수는 있지만 보상에
대한 결정은 세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 또 기관투자가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
을 감안할 때 이사회의 참여도 필요하다.
CHRO의 적합도. CEO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때 CHRO가 현재 직무를 위한 자격요건을 얼마나
잘 충족할 수 있을지, 그리고 3년 뒤에 어디에 도달해야 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대부분의 CHRO
는 HR 파이프라인을 타고 승진한다. 일부는 라인업무line job[2]를 맡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콘페리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포천 100대 기업에 근무하는 CHRO들 중 단
40명 만이 HR부서를 이끌기 전에 HR 이외의 업무 경력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쌓았다. 이런 현실
은 예측과 분석 작업을 하고 사업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실행 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빈틈이
생겨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CHRO들이 보다 폭넓은 논의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되면 사업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CEO는 CHRO가 새롭게 규정된 역할을 해내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를 제공해야 하며, 분기별로 진전이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사실 CHRO의 성과를 측정하는 일은 오랫동안 골칫거리로 여겨져왔다. HR 리더들은 통상적으로


주어진 예산 내에서 새로운 절차를 수립하거나, 적절한 곳에서 목표한 만큼 인력을 채용하거나,
직원의 근속기간과 참여도를 향상시키는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은 직접적으로 가치창출과 연계되지 않는다. HR부서가 원가중심점이 아니라 가치창조자로
서의 역할을 하려면 매출, 이익, 브랜드인지도, 시장점유율과 보다 밀접하게 연계된 여러 결과물
을 바탕으로 업무 성과를 측정할 필요가 있다. 밀접하게 연계돼 있을수록 더 좋다.

예컨대 CHRO가 가치를 더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핵심 인력을 다른 상사 밑으로 보내


성과를 향상시킬 수도 있고, 핵심 역량을 강화하는 코칭을 주선할 수도 있으며, 중추적인 역할에
외부 인력을 영입할 수도 있다. 매출이나 이익을 증대시킬 계획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사업을 하
기 위해 두세 명의 인력을 한군데로 모을 수도 있고, 주어진 과제를 2년간 달성 하지 못할 경우
사업부 매니저를 재배정할 수도 있으며, 협력이 필요한 부분에서 생겨난 갈등을 찾아내 완화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방안들은 실행 과정에서 충분히 관찰할 수 있고,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
할 수도 있으며, 회사의 업무 성과는 물론 재무적 수치들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이 경우에 적용될 만한 한 가지 훈훈한 사례가 있다. 어떤 대기업에서 오랜 기간 재직해 온 부회


장을 대신해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리더에게 세 개 사업부를 맡겼는데, 그 사업들이 상승세를 타
기 시작했다. 신임 부회장은 성장지향적이고 디지털화에 경험이 많은데다 박식하기도 했다. 그는
기술과 생산측면에서 세 개 사업부가 지닌 공통점을 파악했으며 제품개발 주기를 거의 반으로 줄
였다. 3년 뒤에 이 사업부들은 경쟁을 물리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G3 구축하기

CHRO를 진정한 파트너로 만들려면 CEO가 나서서 CFO와 CHRO를 포함하는 ‘삼각체제’를 구축해
기업 최상단에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팀을 구성하는 일이야말로 재무상의 수치들을 그
수치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연결시킬 수 있는 최선책이며 유일한 방책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구도를 통해 CEO가 기업의 내부 깊숙이 자리잡은 핵심 영역에 HR을 등용하고 있으며 CHRO의
기여도가 CFO와 같다는 신호를 조직 전체에 보낼 수도 있다. CHRO가 최고기술책임자와 최고리스
크책임자 같은 직책까지 포함하는, 그러니까 더 확대된 그룹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는 기업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G3’라 불리는 CHRO, CFO, CEO는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핵심그룹이므로 다른
모든 조직원들과는 별개로 그들만의 ‘3자미팅’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G3는 다른 임직원들이
사업을 꾸려나가느라 정신이 없을 때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림으로써 기업의 운명을 개척
해야 한다. 그리고 실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추적해 기업이 정상 궤도를 유지
하도록 해야 한다. G3야말로 조직과 사업 성과를 연결하는 주체인 셈이다.

[2]생산 혹은 서비스와 같은 결과에 직접 기여하는 행정적인 활동을 의미함. 라인 관리자는 수직


적 위계관계 혹은 특정한 제품라인을 지휘하는 책임을 가짐 - 역주

보험중개·리스크 관리 분야의 글로벌 리더 기업인 마시에서는 CEO를 맡고 있는 피터 자피노가


CFO인 코트니 라임쿨러와 CHRO인 메리앤 엘리엇과 일대일 토론을 종종 벌인다. 2015년 4월 그
는 이 두 사람과 함께 회사가 목표로 하는 사업성과를 내고 있는지, 조직이 제대로 정렬돼 있는
지 평가하는 회의를 했다. 이들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상의 한 사업을 선택해
플립차트[3]의 빈 페이지 가운데 수직선을 그렸다. 오른쪽은 라임쿨러의 전문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사업성과를 위한 공간이었고, 왼쪽은 엘리엇의 전문 영역인 조직설계와 관련된 사안들을 위
한 공간이었다. 이렇게 해놓고 수평선도 하나 긋자 다음과 같이 두 가지의 단순한 질문에 답을
채워넣을 박스가 만들어졌다:‘어떤 일이 잘 진행되고 있는가?’ ‘어떤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
않은가?’

CEO는 기업의 가장 높은 위치에 CFO와 CHRO를 포함하는 삼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 같은


팀을 구성하는 일이야말로 재무상의 수치들을 그 수치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연결하는 유일한
최선책이다.

엘리엇이 말했다. “피터가 2행2열로 된 차트를 혼자 다 채울 수도 있었지만 우리가 작업을 함께함


으로써 진정한 가치가 더해졌습니다.” 자피노는 이렇게 덧붙였다. “미팅은 총15분이 걸렸습니다.
우리는 이 작업이 매우 가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우리는 이미 규율화된 절차에 따라 사
업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분기별 운영평가를 통해 조직의 재무성과를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고,
인적자본에 중점을 두고 분기별로 인력에 대한 평가도 실시하고 있죠. 따라서 사업이 어떻게 운
영되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또 다른 과정을 도입하고 싶어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실지도 모르겠네
요. 하지만 G3 과정은 구태의연한 관료주의를 더하지 않으면서도 사업을 들여다볼 수 있는 멋진
렌즈를 우리에게 제공했습니다.”

이 팀은 본질적으로 서로 다른 데이터를 하나의 플립차트에 합성하기 위해 공동 작업을 진행했는


데 그 덕분에 향후 4분기에서 8분기 동안의 사업성과를 예측할 수 있게 하는 조직 측면의 사안들
을 찾을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연계가 이뤄지면서 대화 속에서 엄청난 가치가 창출됐다. 자피노
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현재와 같은 사업 성과를 얻고 있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끊임없이
깊게 파고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성과를 실제로 이끌어내는 조직 측면의 사안들이 있을 경우에는
수평적이 아니라 수직적으로 뚫고 들어가는 거죠.” 자피노는 당시 HR에서 진행 중이었던 새로운
판매계획을 실행하는 일을 예로 들었다. 그의 고민은 성과에 대한 보상을 실제 사업의 결과에 확
실하게 맞춰 조정하는 일이었다. “영업에 대한 보상이 사업의 전체적인 재무성과와 단절되지 않도
록 말하려던 것이었죠.” 그는 설명했다. “사업에 어떻게 재투자해야 수익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외형의 성장을 추구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회사의 CHRO는 자신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이 판매계획이 바람직한 행동에 대한 성취동기를 고취시켜
사업 성과를 ‘순조롭게 진행되는’ 범주로 옮겨가게 할 수 있을까?

상호 연계를 보는 관점은 세 사람이 가장 문제가 되는 사안이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데에도 보탬


이 됐다. 라임쿨러가 말한다. “솔직히 우리가 더 잘하고 싶은 모든 일을 리스트로 만들기는 쉬워요.
하지만 어디에서 시작해야 할지는 알기가 어렵죠. 조직 측면에서 무엇이 진정으로 사업 성과를
진전시키고 있는지를 이해할 때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쉬워집니다.” 예를 들어 지역별 사업을 이끌
고 있는 수장들의 인사이동을 관리하는 일은 HR 차원에서 아주 큰 이슈다. 어려운 만큼 미루기
쉬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행되지 않은 조치들 때문에 사업성과가 얼마나 저해되는지 알게
된다면 이 일이 얼마나 시급한지 느끼게 된다.

엘리엇은 지적한다. “HR의 세계에서는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HR 기능을 비즈니스와 통합시키는 일


에 대해 토론을 벌이곤 해요. G3 미팅은 실용적인 활동입니다. CEO, CFO와 함께 앉아 있으면 이론
적인 차원의 HR 담론이 끼어들 자리는 없습니다. 사업성과를 이끌어내려고 조직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이고, 어떻게 핵심 변수들을 정렬해야 할지를 이해하는 데 초점이 전부 맞춰지게 되죠.”

라임쿨러가 덧붙인다. “소규모 그룹이 된다는 의미에 대해 뭔가 설명이 필요할 것 같네요. 열 명의


임원으로 구성된 마시의 전체 임원회의에서 이러한 토론을 한다면 통제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어
떤 경우에든 ‘이 안이 아니면 다른 안’이라는 식으로 결정되지는 않습니다. 토론은 덧셈처럼 무엇
인가가 계속 더해지는 가산적인 방식으로 흘러갑니다.” 자피노는 이렇게 말한다. “사업에 대해 전
체론적 관점을 얻기 위한 간결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지요. 우리 각자는 최초의 G3 미팅을 마치
고 헤어지면서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조직과 사업이 잘 정렬돼 있으며 사업을 잘 관리할 수 있다
는 생각이 들면서요.”

타타커뮤니케이션의 CEO 비노 쿠마르도 비공식적인 G3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다. 쿠마르의 회


사는 유무선 통신회사를 포함한 글로벌 대기업들에 통신, 컴퓨팅, 인프라 제휴 등의 서비스를 제
공하고 있다. 2012년이 되자 서비스 가격이 15%에서 20%까지 하락했고, ‘파괴적 기술’이 등장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타타커뮤니케이션이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려면 사업을 아주 신속하게 변
모시켜야 했고, 이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외부 영입을 통해 새로운 역량을 구축해야 한다는 사
실을 의미했다. 하지만 증가하는 비용 문제에 대처하는 데 이러한 노력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터였다. 해결책이 필요했다. 쿠마르는 당시 CFO였던 산제이 바자와 CHRO였던 아디시 고열을 불
러들여 재무와 인력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고려하면서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경로를 만드는 일을
돕도록 했다.

[3]뒤로 한 장씩 넘겨가며 보여주는 큰 차트 - 역주


G3 간의 빈번한 토론은 공감대를 빚어냈다. 타타커뮤니케이션은 회사가 추구하는 새로운 방향과
맞지 않거나 중복되는 역할들을 다시 정비하고 관련 보직(직무)들을 적합한 지역으로 옮기기로 했
다. 이런 조치들로 인해 직원 채용에 드는 비용이 7%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그렇게 절감
된 비용을 영업, 마케팅, 기술 분야에서 주로 신규 인력의 채용을 통해 새로운 역량을 구축하는
데 투입할 것이다.

이어 G3는 좀 더 긴 시간을 요하는 변화를 꾀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013년 후반 타타커뮤니케이


션은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회사 차원의 프로그램을 출범시켰다. 처음에는 기본 비
용을 1억 달러 절감한다는 목표를 내걸기는 했지만 사실 더 큰 목적은 새로운 문화의 씨앗을 뿌
리는 일이었다. G3는 여러 부서의 직원들이 파트타임으로 참여하는 복합 기능팀을 만드는 식으로
시동을 걸었다. 결과적으로 500명 이상의 직원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50개 범주의 아이디어를
대상으로 작업을 했고, 애초에 목표했던 비용 절감 이상의 성과를 일궈냈다. 한마디로 이 프로젝
트는 엄청난 성공작이 됐고 지금도 계속해서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제도적인 틀 안에서든, 바깥에서든 CHRO와 CFO, CEO 사이의 대화는 이제 타타커뮤니케이션에서


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활 방식이 됐다. 시간이 지나면서 CHRO인 고열이 타타커뮤니케이션의 사
업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게 됨에 따라 쿠마르 CEO는 더욱 대담한 조치를 취했다. 그는 고열에
게 고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자회사 하나를 경영하는 책임을 부가적으로 맡겼고,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새로운 사업을 육성하는 혁신위원회에도 그를 참여시켰다.

G3 미팅 정기적으로 갖기

G3가 효과적으로 운영되려면 CEO가 책임지고 반드시 삼자미팅이 정기적으로 개최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매주 온도를 재라. CEO, CFO, CHRO는 매주 한 번씩 모여 그들이 조직 내외부에서 발견한 ‘사회적


엔진’의 상태를 미리 알려주는 징후에 관해 논의해야 한다. 이들 각자는 서로 다른 렌즈를 통해
사물을 보고 있으므로 생각을 한데 모으면 좀 더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세 사람이 물리적
으로 함께 있어야 할 필요는 없다. 전화회의나 화상회의도 가능하다. 하지만 자주 만나는 건 중요
하다. 훈련을 거치면 6주 정도 뒤에는 미팅을 15분에서 20분 사이에 끝낼 수 있을 것이다.

CEO는 이러한 검토가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균형 잡힌 토론이 벌어지도록 함


은 물론이고 지적인 솔직함과 진실성이 절대적이라는 점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면서 말이다. CFO와
CHRO는 정치적인 중립을 지켜 신뢰를 구축해야 하며, 결코 CEO의 심복이 되려고 진실성을 희생
해서는 안 된다. 기꺼이 속마음을 털어놓을 뿐만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얘기해야 한다. 시간이 지
나면서 G3 구성원들은 각자 다른 사람이 보는 인식의 렌즈를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고, 토론도
더 유연하게 전개될 것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업의 복잡함에 대해 더 많은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또 이들은 서로의 편향을 바로 잡아주는 데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읽을 수 있게 되며, 적절한 사람을 적합한 자리(보직)에 배치시키게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매월 미래를 내다보라. G3는 매달 몇 시간 정도를 투자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염두에 두고 4


분기 내지는 8 분기 앞, 다시 말해 중장기적인 미래를 내다보며 고민해야 한다. 인사관리와 관련
된 어떤 문제들이 우리의 목표달성을 방해할 것인가? 개인적인 문제는 혹시 없는가? 협력에는 문
제가 없는가? 팀 구성원 중 선임자가 시장의 경쟁 구도가 흘러가는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
는가? 혹시 누군가가 우리 회사를 떠날 가능성이 있지는 않은가?

기업들은 사업 운영에 대한 평가를 하기는 하지만 이 평가들은 과거 지향적이며 최소 분기별로


이뤄진다. G3의 목표는 단지 숫자가 아니라 인력의 측면에서 미래를 내다보면서 예측하고 분석하
는 것이다. 사업에서 실패를 하거나 기회를 놓치는 일은 대부분 사람과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조
직 이슈일 수도 있고, 에너지 고갈 문제일 수도 있고, 맨 꼭대기에 자리한 두 계층에서 발생한 사
일로 사이의 갈등일 수도 있다. 매트릭스 조직에는 본질적으로 갈등이 존재한다. G3는 갈등이 어
디에 존재하는지를 알아야 하고, 그런 갈등이 새로운 계획을 진행하는 데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책임을 맡은 리더들이 어떻게 갈등을 관리하고 있는지도 파악해야 한다. 그러한 문제들을 집중적
으로 탐색하는 일은 미시적인 관리나 마녀사냥이 아니다. 좋은 성과든, 나쁜 성과든 성과가 발생
한 진짜 원인을 찾아내고, 그에 대한 시정조치를 즉시, 또는 선제적으로 취하기 위한 수단이다.

3년 뒤를 내다보고 계획하라. 3년 뒤에 회사가 도달해야 할 위치를 계획하고, 어떤 신규 프로젝트


에 자금을 조달하고, 어디에 자본을 투자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일은 기업에서 이뤄지는 통상적인
업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사관리 문제와 관련된 질문을 탐색하는 일은 종종 누락된다. 적절
한 기술과 훈련을 받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체질을 가진 직원들이 우리에게 있는가? 우리 직
원들이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지니고 있는가? 기업 차원에서 전략적인 계획
을 수립할 때 우리 조직 내에 있는, 혹은 경쟁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핵심 인력에 대한 고려는 전
혀 존재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전략을 논의하기에 앞서 ‘사람’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이는 GE라는 기업을 세상에 널리 알린 관


행이기도 하다. 우리 직원들은 어떤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그들에게는 어떠한 도움이 필요한가?
그들이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최상의 인력인가? 한 기업의 예를 들어보자. 이 기업의 CEO와
CHRO는 파급효과가 큰 직위가 공석인 경우에는 조직 내부에서 세 명, 외부에서 두 명 등 총 다
섯 명의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인재를 관리할 때는 항상 광범위한 맥락에서 바라봐야
한다. 누가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고, 누가 내쳐지고 있으며, 누가 다른 회사로 영입될 수 있을지
를 고민하라. 당신 회사의 경쟁력, 혹은 라이벌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모든
정보들을 전부 고려하면서 말이다.
새로운 HR 리더십채널

CHRO의 권한과 역량을 끌어올리는 일에 망설이는 CEO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HR 리더가 지닌 사


업 판단력, 그리고 ‘사람’을 보는 통찰력이 어떨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HR 수장들이
채용, 해고, 급여, 복리후생 등을 넘어선 이슈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CHRO에게 학습할 기회를 충분히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두려움에
정면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G3 미팅을 통해 CHRO가 사업에 더 많이 노출되도록 하고 코
칭도 제공하라. 지식이나 기술의 격차가 여전히 존재할 경우 CHRO에게 어떻게 그 갭을 메울 수
있을지 직접 물어보라. 어떤 CHRO는 위기에 처하면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또 그 자리를 꿰찰
만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CHRO도 있을 것이며, 초기에는 공급이 달려 적절한 대체 인력을
찾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1980년대에 회계 분야에서 적합한 CFO 유형을 찾는 어려움과 관련된
이슈와 같다고 보면 된다.)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지속력 강한 해결방안은 HR 리더들이 사업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


고, 비즈니스 리더들이 사람 보는 눈을 키울 수 있는 새로운 진로를 만드는 것이다. 이제 막 리더
십에 ‘입문’한 초짜 리더들이라면 HR 업무를 맡고 있는지, 아니면 다른 직무를 맡고 있는지에 상
관없이 누구든 인력의 평가, 채용, 코칭에 관해 철저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HR의 수장으로 자신
의 커리어를 시작한 사람들은 맥킨지 같은 컨설팅 업체에서 모든 신규 채용자에게 요구하는 것처
럼 사업분석에 대해 엄격한 훈련을 받아야 한다. HR 업무밖에 모르는 인력이 리더십까지 수직 상
승하는 식으로 승진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야심을 갖춘 CHRO라면 자신의 커리어 경로를
따라가면서 사람과 예산을 관리해야 하는 라인업무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최고의 자리를 향해 나아가는 모든 리더들은 HR 직무와 다른 사업부서의 보직들을 두루 거치면


서 성장해야 한다. 기업에서 최상위 세 개 등급에 해당되는 높은 자리까지 오르려면 HR 리더로서
의 성공적인 경력을 필수적인 자격요건으로 갖추도록 하라. 그러면 그 직무 영역은 오래지 않아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자석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티켓에 확인 도장을 받아오는 겉핥기식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인사 문제에 대한 감각이 없는 사람들이 고위급 직책을 맡은 채로
오랫동안 성공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새로운 HR로의 전환

‘사람’이야말로 지속가능하면서도 경쟁력 있는 차별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궁극의 자원이라고 생


각하는 CEO라면 HR에 활력을 불어넣고 그 역량을 강화하는 일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CFO와 CHRO를 한데 엮는 메커니즘은 사업성과를 향상시키고 CEO의 개인적 역량을 확장하는 효
과를 낼 것이다. 물론 이런 일은 결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도 수준으로
큰 변화를 일궈내려면 최소 3년의 시간은 필요할 듯하다. CEO가 CHRO의 새로운 역할, 새로운
HR의 기능에 대해 품고 있는 기대를 공공연하게 명시한다면 그러한 미래를 위한 좋은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다음에는 비즈니스와 사람에 대한 균형 있는 통찰력을 갖출 수 있는 방
안을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 거기에 커리어 트랙과 인재 평가 방식을 재설계하는 작업을 보탠
다면 기업은 더욱더 멀리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가 따른다. CEO가 개인적
으로 이러한 도전과제들을 기꺼이 수용하고 향후 3년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한 다음, 바로 실행에
나서지 않는다면 앞서 언급된 모든 일들은 결코 이뤄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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