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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보다 사람이 먼저다 - DBR
전략보다 사람이 먼저다 - DBR
CHRO의 새로운 역할
Idea in Brief
- 문제점
CEO들은 끊임없이 인적자본 문제를 최고의 도전과제로 꼽는다. 하지만 그들은 일반적으로 자신
의 최고인사책임자(CHRO)를 과소평가하고 HR이 다른 기능보다 중요성이 낮다고 본다.
- 해결책
- 접근방식
CEO는 CHRO의 직무를 새롭게 정의해야 하며 CEO, CFO, CHRO로 구성된 핵심 의사결정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CEO들은 인적자원이 기업의 성공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다.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는 비
즈니스가 아니라 사람이니까. 하지만 대다수 기업에서, 조직을 한 꺼풀씩 벗겨보면 CEO가 HR부
서는 물론 최고인사책임자CHRO와 거리를 두고 있을 뿐만 아니라 종종 HR에 대해 전반적으로 불
만족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맥킨지와 경제조사기관인 콘퍼런스보드가 실시한 연구를 보
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CEO들이 인적자본을 관리하는 일을 가장 어려운 도전과제로 여기며HR을
고작 여덟 번째 내지는 아홉번째로 중요한 업무기능으로 꼽는다는 결과가 일관되게 나온다. 이제
그런 인식을 바꿔야 한다.
CEO들은 CHRO가 행정업무 처리에만 파묻혀 있다거나 사업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불평할지도 모
른다. 하지만 명확히 해두자. HR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CHRO가 전략적 파트너가 되는 데 방해가
되는 장애요소를 해소하는 일은 CEO에게 달려 있다. 어차피 재무기능을 단순한 회계업무 이상으
로 끌어올렸던 역할도 CEO들이 하지 않았는가. 또 CEO들은 순전히 판매 위주였던 영업에서 마케
팅 기능을 창출해낸 주역이기도 하다.
HR 기능을 향상시키려면 HR 책임자와 계약을 새로 써야 할 정도로 CHRO의 업무내용을 완전히
새롭게 규정해야 한다. 또 CEO와 CFO, CHRO로 핵심그룹을 구성해 우리가 ‘G3’라 부르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 그러면 CHRO가 CFO만큼 조직에 많은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 존재가
될 것이다. CHRO는 이미 결정된 사항을 실행하기 위해 투입된 조력자가 아니라 기업 의사결정에
서 핵심적인 부분을 맡게 될 것이고, 또 그런 역할에 걸맞게 준비를 제대로 갖추게 될 것이다.
이처럼 CHRO의 업무를 재규정하는 작업을 시작하려면 CEO는 자신의 팀, 이사회 핵심 구성원, 그
중에서도 이사회 내의 보상위원회(더 적절하게는 ‘인재보상위원회’라 불리는 조직)와 협의를 거쳐
야 하며, 그들이 이상적인 CHRO에게 기대하는 바가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 모범적인 CHRO라
면 직원만족도, 직원채용·관리, 복리후생과 보상, 다양성 등을 감독하는 통상적인 HR의 책무를 넘
어서서 어떤 일을 해야 할까?
우리가 중시하는 핵심 활동은 다음과 같다. 성과예측과 문제분석, 그리고 인사 영역에서 사업에
가치를 보탤 수 있는 실행안의 처방, 크게는 이렇게 세 가지다. 이 중 일부는 CHRO의 통상적인
업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런 활동들이 대체로 사라져 버린 상태다.
대다수 CEO들의 입장에서는 실망스럽게도 말이다.
여기서 예측이라 함은 인센티브 시스템의 변경, 이직률의 상승, 새로운 전문가 채용 등 경쟁업체
들이 인적자원과 관련해 꾀하는 모든 변화들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그리고 그러한 변
화들이 경쟁업체들의 향후 행보에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등을 포함하는 작업이다. 일례로 2014
년 애플은 의료기술 전문인력들을 채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행보는 앞으로 애플이 (애플워치 같
은) 시계는 물론이고 다른 애플 기기들도 의료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적극 나서리라는 점을 미
리 알려주는 일종의 조기경보였다. 애플의 이런 움직임은 의료산업, 의료기기 생산업체, 혹은 병
원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당신 회사의 경쟁업체가 조직의 구조조정 작
업에 나서거나 경영진의 보직을 전면 재배치한다면 생산라인에 본격적으로 더 집중할 것이라는
뜻일 수도 있다. 그건 결과적으로 당신의 회사에 더 힘든 위기를 불러올 수도 있는 움직임일 것
이다.
문제점 진단하기. CHRO는 조직이 더 나은 성과를 내지 못하거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이유를
정확하게 집어내야 하는 위치에 있다. CEO는 무조건 컨설턴트를 찾기보다는 CHRO로 하여금 이
런 문제를 분석하도록 해야 한다.
실패 원인을 분석하려면 CHRO는 CEO, CFO와 함께 일해야 한다. 대부분의 문제는 결국 사람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금리인하, 통화가치 변화 같은 명백한 외부 요인을 넘어서서 그러
한 수치들을 회사의 사회적 시스템, 즉,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방식에 대한 통찰로 연결시켜야 한
다는 뜻이다. 정확한 분석은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결정을 내렸음에도
운이 따르지 않아 어려운 상황에 빠진 사람들을 반사적으로 다른 인력으로 대체해버리고 마는 상
황을 피할 수 있게 해준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업무성과가 전년도에 비해 뒤떨어지는 경우에는 조직의 리더가 어떻게 대
응했는지가 핵심이다. 자동차 불빛을 보고 놀란 사슴처럼 무기력하게 행동했는가, 아니면 선제적
으로 대응했는가? 경쟁자나 외부 변화에 견주어 볼 때 상대적으로 얼마나 빨리 움직였는가? 이런
상황에서 CHRO는 리더의 실수인지, 아니면 리더와 그 리더의 보직이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것인
지를 구분하는 중요한 분석에 도움을 줄 수 있다. CHRO는 또 그가 얼마나 회복력이 뛰어난 사람
인지 등 리더에 관한 새로운 사실들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향후에 업무를 배정할 때 유용하
게 쓰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오늘날 외부 환경에 대응하려면 때때로 조직의 리더들은 알고리즘에 대한 지식, 디지털화, 급격한
변화를 심리적으로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 등 과거에 없었던 역량을 필요로 한다. 그런
데 그 같은 역량을 가진 인재들이 회사에서 낮은 직급을 맡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영향을
제대로 주려면 이런 인재들 개개인을 일반적인 ‘고용 사다리’를 통해 점진적으로 승진시키기보다
한 번에 세 단계 정도를 뛰어넘는 식의 파격적인 인재 등용을 할 필요가 있다. 일단 CHRO는 미
래의 가치 창조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야 하고, 그런 다음 상상력을 발휘해 어떻게 그들
의 재능을 끌어낼지 고민해야 한다. CFO가 숫자로부터 추론해내는 데 재능을 지니고 있듯이 사람
을 판단하는 능력은 CHRO가 가진 특별한 기술이 될 필요가 있다.
기업들은 인적자본에 대해서도 비슷한 유연성을 가져야 하며, CHRO는 숨어 있는 가치를 끌어내
거나 창출하기 위한 실행방안을 제안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자본의 재분배도 중요하지만 그
와 함께 인력을 재배치하는 일이야말로 회사를 성장시키는 일이다.
CHRO가 해서는 안 되는 일. CHRO의 새로운 계약은 결과를 예측하고, 문제를 분석하고, 효과적인
실행방안을 처방하는 과정에서 예상되는 사안들을 명확하게 담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에 더해
CHRO에게 요구해서는 안 되는 일도 계약서에 명시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CHRO가 집중할 수
있고 여유시간을 확보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더 높은 수준의 업무를 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CHRO를 복리후생 관리를 비롯한 HR의 행정적인 업무에서 배제시켜 주고 그런 일을 다른 사람에
게 배정할 수 있는데, 이미 이런 조정을 시작한 기업들도 있다. CFO에게 그런 책임을 맡기는 방법
도 하나의 옵션이다. 넷플릭스에서는 HR부서가 인재를 스카우트하고 코치하는 역할만을 맡는 대
신 전통적인 HR 과정과 업무는 재무부서의 관할구역에 속한다. (‘더 읽을 거리’ 목록을 참고하라.)
최근 등장한 또 다른 모델은 HR, 재무, IT의 백오피스 기능을 통합하는 공유 서비스를 만드는 모
델이다. 이 서비스 기능은 CFO에 대한 보고 체계에 포함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보상 업무는 전통적으로 CHRO의 권한이었다. 하지만 CFO가 ‘사회적 엔진’의 미묘한 차이점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CHRO에게도 비즈니스 리더들이 직면하는 특정한 이슈를 이해하기 힘든
경우가 있다. 보상은 기업의 행동뿐만 아니라 스피드와 기민성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
에 CEO와 CFO가 함께 참여하는 방안이 최선의 해결책이다. CHRO가 앞장설 수는 있지만 보상에
대한 결정은 세 사람이 함께해야 한다. 또 기관투자가들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
을 감안할 때 이사회의 참여도 필요하다.
CHRO의 적합도. CEO는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때 CHRO가 현재 직무를 위한 자격요건을 얼마나
잘 충족할 수 있을지, 그리고 3년 뒤에 어디에 도달해야 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대부분의 CHRO
는 HR 파이프라인을 타고 승진한다. 일부는 라인업무line job[2]를 맡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콘페리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포천 100대 기업에 근무하는 CHRO들 중 단
40명 만이 HR부서를 이끌기 전에 HR 이외의 업무 경력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쌓았다. 이런 현실
은 예측과 분석 작업을 하고 사업 성과를 개선할 수 있는 실행 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빈틈이
생겨나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CHRO들이 보다 폭넓은 논의에 참여할 기회를 갖게 되면 사업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CEO는 CHRO가 새롭게 규정된 역할을 해내면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
를 제공해야 하며, 분기별로 진전이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G3 구축하기
CHRO를 진정한 파트너로 만들려면 CEO가 나서서 CFO와 CHRO를 포함하는 ‘삼각체제’를 구축해
기업 최상단에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팀을 구성하는 일이야말로 재무상의 수치들을 그
수치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과 연결시킬 수 있는 최선책이며 유일한 방책이기도 하다. 또한 이런
구도를 통해 CEO가 기업의 내부 깊숙이 자리잡은 핵심 영역에 HR을 등용하고 있으며 CHRO의
기여도가 CFO와 같다는 신호를 조직 전체에 보낼 수도 있다. CHRO가 최고기술책임자와 최고리스
크책임자 같은 직책까지 포함하는, 그러니까 더 확대된 그룹의 일부가 되기를 원하는 기업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G3’라 불리는 CHRO, CFO, CEO는 기업을 이끌어나가는 핵심그룹이므로 다른
모든 조직원들과는 별개로 그들만의 ‘3자미팅’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G3는 다른 임직원들이
사업을 꾸려나가느라 정신이 없을 때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을 그림으로써 기업의 운명을 개척
해야 한다. 그리고 실행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들을 추적해 기업이 정상 궤도를 유지
하도록 해야 한다. G3야말로 조직과 사업 성과를 연결하는 주체인 셈이다.
G3 미팅 정기적으로 갖기
새로운 HR로의 전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