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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수능시험의 변질, ‘그들만의 리그’

송영주 군산동고등학교 교장입력 : 2022.02.16 03:00 수정 : 2022.02.16 03:01

2022 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관련한 기사에는 불수능, 고난도, 오류, 혼란 등의 단어들이 나왔다. 특히
생명과학Ⅱ와 관련해서는 이의, 소송, 모순, 심각 등의 표현이 따라왔다. 늘 그래왔듯이 수능 직전에 “고교 교육과정” “
모의평가 기조” “예년과 같이” 등의 표현으로 상투적 브리핑이 있던 시험이었다.

송영주 군산동고등학교 교장

정답 취소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퇴로 심각한 논란을 봉합한 듯한 이번 수능은 그 성적


분포로 보아 많이 어려웠다. 시험 당일, 출제 측과 수험생의 난이도 평가 간극은 더 큰 문제이기도
했다. 이는 전체적인 난이도가 대다수 학생들의 수준에 맞춰지지 않았거나, 변별력을 위한 고난도
문항 출제가 늘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30 년 가까운 역사 속에서 수능은 공정성 담보를 위한 지식 측정 위주 문항으로의 변화도 있었지만,


활용도에서 변화가 있어왔다. 학생부 위주 전형의 수시 제도 이후 수능 활용이 필요한 학생은 많이
줄었다. 수능 최저등급 적용과 정시의 수능 전형으로, 거의 상위권 학생들에게 수능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있다. 16 개 대학의 수능전형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라는 개선안 발표도 상위권
학생의 수능 활용과 효용성을 공고하게 해주었다.

재학생의 통과의례적 응시와 재수생의 합류로 수능 인원은 활용성에 비해 크게 줄지는 않는다.


통과의례적 수능 지원은 매년 결시 비율이 느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의치한약 학과와 최상위권
대학 지원자들은 경쟁적 고득점을 위해 수능에 몇 년을 더 할애하는 것에 과감해지는 풍토가 되었다.
고교 4 학년, 5 학년이라는 말의 유행은 오직 수능 경쟁의 한 판을 대변하고 있다. 이렇듯 수능은
대입에서 최상위권 학생들을 확실하게 분리해내고,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판을 벌이는 장이 된
것이다.

수능은 이제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 여부를 테스트하는 시험’이 아닌, 상위권 리그전의 실력


경기로 거의 변질되었다. 평가원에서는 오직 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 리그전에 고난도의 변별
문항을 포함시킴으로써 맞장구를 치고 있다. 이 고난도의 문제에 대하여 ‘공교육은 사교육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항간의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번 수능의 생명과학Ⅱ 문항에 대하여, ‘
고교시험에 이렇게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다니 놀랍고 인상적’이라는 스탠퍼드대 석좌교수의 평가를
주목해본다.

예년(평이함) 수준과 정상적인 고교 교육과정을 운운하면서 공교육 수준에서 풀어낼 수 없는 문항


출제 의도에 타당성 검토가 있었는지도 따져보아야 한다. 수능이라는 이름으로 ‘그들만의 리그전’을
돕기 위해 범접하기 어려운 문항을 동원하거나 제도 개선을 하면서 상위권 학생들 끼리의 치열한
교육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교육당국은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고교 졸업생의 학력 평가와 더불어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을 가늠하는 수능은 그 본질을 찾아야 한다.
당해연도의 6 월, 9 월 모의평가를 통해 난이도 기준을 잡겠다는 약속도 지켜져야 한다. 수능의
중점은 상위권 재수생이 아닌, 재학생에 두어야 마땅하다. 수능은 상위권 재수생의 특정 대학과 학과
진학용 입학시험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와 문항 특성은 교육의 사회적 현상과 대응적 흐름에 바로 영향을 준다.
적어도 치열한 교육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 대입 특성을 교육당국이 조장하는 결과를
보이면 안 되지 않는가. 당해연도 수능의 주인공인 고 3 학생들의 고교 3 년간의 교육특성, 교육경향
등이 중심이 되는 수능이 매년 치러져야 한다. 2022 학년도 수능은 코로나 19 로 인하여 2 년간이나
등교수업이 원활하지 않았던 고 3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이었다. 그 학습력은 이미 6 월, 9 월
모평을 통해 데이터로 확인되었음도 부인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올해의 수능은 가장 어려웠고
문항의 고난도 수준도 심각했다.

유독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매우 중요해져버린 수능이 교육당국의 공정성 방안에 대한 좁은 시야와


출제기관의 잘못된 대응이 편승되면서 수능의 변질은 심화되고, 그 변질은 공교육의 위기를 또
가속시키고 있다. 수능의 원론적 기능과 본질을 공교육을 기반으로 심각하게 추슬러볼 때이다.

한 줄 정리

수능의 원론적 기능과 본질을 공교육을 기반으로 심각하게 추슬러볼 때이다.

내 생각

고교 졸업생의 학력 평가와 더불어 대학에서의 수학 능력을 가늠하는 수능은 그 본질을 찾아야 한다.
이 문장이 가장 인상깊었다. 나는 아직 고등학생도 아니고 수능을 본 적도 없지만 수능에 줄세우기를
위한 고난이도 문제가 계속 출제된다고 하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다. 공교육은 참 문제가 많은
나라이다. 내가 고 3 이 되었을때는 과연 지금의 수능과 다를 게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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