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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 국어 - 춘향전 글
1-1 - 국어 - 춘향전 글
“야야, 일 났다!”
“소피 보고 들어오오.”
“춘향이 빨리 불러 올려라.”
“암행어사 출두야!”
역졸들이 일시에 외치는 소리에 강산이 무너지고 천지가 뒤집히는 듯하니 산천초목인들 금수인들
아니 떨겠는가. 한 번 소리가 나자 남문에서도
“출두야!”
북문에서도
“출두야!”
“공형 들라!”
“공형이오.”
“에고, 죽네.”
“공방, 공방!”
“에고, 박 터졌네.”
좌수 · 별감은 넋을 잃고, 이방 · 호장은 혼을 잃고, 삼색 옷 입은 나졸들은 분주하네. 모든 수령들이
도망하는데 그 꼴이 가관이다. 도장 궤 잃고 유밀과 들고, 병부 잃고 송편 들고. 탕건 잃고 용수 쓰고.
갓 잃고 밥상 쓰고, 칼집 쥐고 오줌 누기, 부서지니 거문고요, 깨지나니 북 · 장구라. 본관 사또 똥을
싸고, 멍석 구멍에 새앙쥐 눈 뜨듯 하면서 관아 깊숙한 안채로 들어가며 급히 내뱉는 말이,
“에고, 나 죽네.”
이때 암행어사 분부하되,
“본관은 봉고파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