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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눈물 (작품 해설)
우상의 눈물 (작품 해설)
우상의 눈물 (작품 해설)
l 작품 투시도
l 작품 해설
드러난 폭력
작품 전반부에서 최기표는 악의 화신으로 등장한다. 사소한 이유로 잔혹한 폭력을 행사하고, 같은
반 친구들의 도시락을 뺏어 먹으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기표에게 지독한 린치
를 당한 뒤 ‘나’는 기표야말로 악마의 자식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배후의 폭력
이 작품은 최기표의 악랄함을 고발하면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일깨울 것이라는 기대를 한껏 배반
한다. 오히려 반장과 담임 선생의 계획된 ‘쇼’를 통해, 합법적 권력이 행사하는 폭력의 또다른 측면
을 부각시킴으로써 우리 사회 어디에서나 존재할 수 있는 폭력의 두 가지 양상을 보여 준다.
l 핵심 정리
갈래 단편 소설
배경 시간 - 1970년대 말
공간 - 어느 고등 학교
시점 일인칭 관찰자 시점
주제 휴머니즘을 가장한 권력의 폭력성에 대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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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작품 내용
l 인물 소개
나(이유대)
소설을 이끌어 가는 화자. 다소 소심하지만 영리한 우등생
최기표
문제 학생의 전형으로, 재수파의 우두머리임. 학기 초 두려운 존재로 학생들 위에 군림하다가 담임
선생의 계획된 전략에 따라 초라한 동정의 대상이 되는 인물
임형우
학급을 헌신적으로 통솔하는 모범생. 담임 선생의 계략 아래 기표를 불쌍한 존재로 만듦.
담임 선생
치밀하며 권위주의적인 성향의 인물. ‘자율’이라는 미명 아래 학생들을 이용해 학급을 장악하려 함.
- 2 -
내용 체크
1 ‘나(이유대)’가 재수파에게 린치를 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서술형 체크
1 학생들이 더 이상 기표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 과정을 쓰시오.
논술형 체크
학생들이 기표에게 느낀 공포와 기표가 세상에 대해 느낀 공포의 차이를 설명하고, 어떤 공포가 더
위협적인지 쓰시오.
- 3 -
우상의 눈물 전상국
내용 체크
1 새로운 학급에서 기표를 중심으로 한 재수파가 공포 분위기를 다시 한 번 확산시키기 위하여 2 중간고사 중에 기표에게 정답을 적
은 커닝 쪽지를 건넸기 때문 3 기표와 재수파를 분리시켜 기표의 힘을 빼기 위해서이다. 4 가난하다는 것
서술형 체크
1 기표는 학생들에게 저항하지 못하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린치를 당한 뒤에도 가
해자를 고발하지 않는 형우의 의리 있는 모습을 담임 선생이 의도적으로 퍼뜨림으로써
기표를 지지하던 재수파들마저 등을 돌리게 되고 기표의 힘이 빠지게 된다. 형우는 이 기
회를 놓치지 않고 가정 형편이 어려운 기표를 돕자는 운동을 전개하여 기표는 두려움의
대상에서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만다.
논술형 체크
학생들이 기표에게 느끼는 공포는 그가 행사하는 물리적 폭력 그 자체이다. 기표에게 잘못
보이면 으슥한 곳으로 끌려가 지독한 린치를 당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학생들은 기표의
부당한 행위에도 침묵하는 것이다. 이는 폭력의 일반적 형태이다. 하지만 이러한 폭력 행사
의 장본인이었던 기표는 작품의 말미에서 “무섭다, 나는 무서워서 살 수가 없다.”라는 편지
를 남기고 가출한다. 기표가 느낀 공포의 대상은 반장이나 담임 선생이라는 존재를 넘어서
는 세상 전체에 대한 공포라고 할 수 있다.
부모 모두 고치기 힘든 질병으로 누워 있는 상태에서 뾰족한 수입원이 없는 기표에게 이 사
회는 헤어나기 어려운 고난의 전장이다. 남들보다 좋은 체격 조건을 갖추고, 유급을 해서
남들보다 나이까지 한 살 더 많은 기표는 ‘폭력’이라는 방법을 통해 상황을 수습해 나간다.
급우들의 도시락으로 식사를 해결할 뿐 아니라, 재수파의 일원들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받아
생활비로 사용한다. 하지만 기표의 폭력성은 사회적 약자의 선택이었으며, 이는 근본적으로
사회에 대한 두려움에서 출발한다. 기표의 반사회적 행동은 사회가 용인하는 방식의 경쟁으
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공포에서 나온 것이다. 담임 선생이 준 체육복을 학생들 앞에서
갈기갈기 찢어 버리고 보란 듯이 다른 학생의 체육복을 뺏거나, 중간고사 도중에 형우가 건
넨 답안 쪽지에 불같이 적의를 드러내는 방식으로 스스로의 폭력성과 존엄성을 확인하는 기
표에게서 우리는 언제 꺼질지 모르는 사회적 약자의 불안감과 공포 심리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이 기표에게 느낀 공포나 기표가 세상에 대해 느낀 공포는 ‘두려움’이라는 측면에서
는 동일하나 그 대상이 다르기 때문에 속성들도 다를 수밖에 없다. 가장 큰 차이는 영속성
에 있다. 학생들은 기표의 폭력을 두려워하지만 그 힘이 오래 계속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어른이 되면, 기표나 재수파의 존재는 더욱 음지로
숨을 뿐 우리 사회의 양지에서는 결코 힘을 발휘할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
이다. 기표는 다른 학생들보다 학업 성적도 열등하고, 집안 형편도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
이다. 기표에게 복종하는 학생들의 심리는 어쩌면 기표에 대한 우월감, 또는 비웃음에서 비
롯된 것인지도 모른다. 반면에 기표가 세상에 갖는 두려움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
리 날뛰어 봤자 이 사회의 주류에 편입할 수는 없다.
학생들과 기표 중에서 누가 더 두려웠는가라는 질문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기표에게
린치를 당하는 순간에는 죽음의 위협마저 느끼기 때문에 학생들이 기표에게 느끼는 공포도
크겠지만, 아무리 몸부림을 쳐도 결국 이 사회에서 낙오자밖에 될 수 없다는 기표의 영속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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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역시 대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은 세상에 의해 발가벗겨진 채 두렵다는 말을
남기고 가출한 기표를 통해 사회에 대한 기표의 두려움이 근본적으로 더 강력한 것임을 분
명하게 시사한다. 물리적 폭력 앞에서 개인이 느끼는 순간적 공포는 물론 지대하겠지만, 해
결의 전망 없이 항시 지속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기표가 세상에 느끼는 두려움이 더 위협
적이라는 사실 역시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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