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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1
에세이1
에세이1
나는 내년에 에세이 한편을 준비 중이다. 그동안 잡지와 신문에 기고했던 칼럼을 모으니 책 한 권이 될 것 같다.
이 책은 다른 책과 다르게 에세이가 좋을 것 같다. 제목은 비밀이다. 에세이는 제목 자체가 메시지이다. 내가
퇴사 후 어떻게 독립해서 15 년 이상 살아남았는지 소회를 밝히는 것이다. 이번 에세이는 가족과 멘토, 위기와
극복, 희로애락이 담길 것이다. 대략 예시하면 이렇다.
아버지의 직업은 운전사였다. 나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직업란에 뭐라고 써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결국엔
‘운전사’보다 ‘회사원’이라고 쓰곤 했는데 어린 마음에 아버지의 직업을 부끄럽게 느꼈던 것 같다. 어느 날
아버지에게 ‘왜 운전사가 되셨느냐?’고 대뜸 물어보았다. 아버지는 원래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을 가고
싶었으나 집안 사정상 갈 수 없어 공군에 지원했고 그때 헌병대에 근무했다고 하셨다. 그때 보여준 공군 헌병대의
사진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빛바랜 베레모 속의 아버지는 옛날 영화에 나오는 장교 같았다. 아버지는 제대 후
결혼했고 농사를 지었는데, 그것이 싫어서 서울로 오면서 운전대를 잡으셨다고 한다. 우리네 보통 아버지들이
그렇듯이 직업의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 윤영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