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al)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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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페이지] F01
극단 星座(성좌) 36回(회) 公演(공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2막14장)
괴 테 : 原作(원작)
權在佑(권재우) : 脚色(각색)
權五謚(권오익) : 演出(연출)
1982.3.4-10
文藝會館 大劇場(문예회관 대극장)
[페이지] F02
등 장 인 물
베르테르 (비련의 주인공) .....................
롯 데 (그의 연인) .........................
알베르트 (롯데의 약혼자) .....................
법 관 (롯데의 아버지) .....................
소 피 아 (10살. 롯데의 동생) .................
마리아네 (8살. 롯데의 동생) ..................
말 헨 (6살. 롯데의 남동생) ................
사 나 이 (동네집 머슴) .......................
하 인 (베르테르의) ........................
아인리히 (실연당한 ---) ......................
노 파 (그의 모) ...........................
에에그레 (동네처녀) ..........................
베 르 타 (동네처녀) ..........................
프리테니케( ,, ) ..........................
스 미 트 (동네남자) ..........................
한 스 ( ,, ) ..........................
아우드랑 ( ,, ) ..........................
[페이지] F03
무대
1. 무도회장 정원
2. 롯데의 집 일실
3. 베르테르의 방
4. 샘 터
5. 알베르트의 거실
6. 숲 속
7. 거 리
8. 법 정
[페이지] 001
(저 깊은 곳에서 울려나오는듯한
베르테르의 소리)
[소 리] 전지전능하신 창조주여 우리의 모든 것을 밝혀주는 자비하신
신이시여 찬란한 여름날의 태양빛으로 부터 천만가지 풀줄기 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미물들까지 오! 오! 대지위에 숨쉬는 모든 것이여 그대의 영혼이 무한한
신의 거울인냥 내영혼의 거울이 되게 할수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단 말인가
(음악 흐른다)
나의벗 빌헬름이여- 나는 정말 행복하다네, 나같은 영혼에게 꼭 어울리는 이
작은 고장에서 난 나의 생활을 즐기고 있네, 나의 어머니에게 들려서 안심시켜
드리길 바라네, 안개가 서리는 정다운 계곡이며 햇빛도 스며들지 않는 무성한
숲속이며, 대지와 하늘은 정다운 애인의 모습인냥 완전히 나의 영혼속에 깃드는
것일세 정말이지 우리들의 눈을 속이는 영이 이 근처에 떠돌고 있어서 그런지,
혹은 나의 가슴속에 깃든 절묘한 공상 때문에 그런지는 알수 없어도 주위의
모든것이 천국 같이만 느껴지네 오오 벗이여, 사랑하는 나의 벗이여
[페이지] 002
난 장엄한 자연의 위력에 압도되어 쓰러져 버리네, 무한히 풍성한 것은 자연
뿐이며, 자연만이 위대한 예술을 창조할수 있는걸세, 문학이니 그림이니 목가
따위가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우리들은 자연속에 그대로 참여하면 될것이
아닌가, 그것을 이리저리 뒤적거려 주물러 빚어낼 필요가 어디있단 말인가
(음악 커지며 한줄기 가느다란 빛이 한켠에 스며들면 안개가 깔려있다)
[막] 1막
[장] 1장
(소리는 약간 흥분되어 다시 깔린다)
[소 리] 빌헬름이여 지금 막 저녁식사를 끝내고 이 편지를 쓰는걸세 나는 지금
... 아, 이런, 무슨 말부터 먼저 꺼내야 할지 ... 말할수 없이 사랑스러운 사람을
만나게 된 경위를 잘 정리해서 이야기 하는일이 나로선 힘이 들것 같네 - 천사와
같은 사람- 이런 말이야 누구나 제 애인을 부를때 쓰는 말이지. 그렇다고 다른
말로서 어째서 그녀가 나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로잡고 말았는지 설명 할수가
없다네 굉장히 이기적
[페이지] 003
이면서도 단순하고 착한 마음씨, 진정 활발하면서도 조용한 마음씨, 이렇게 내가
그녀에 대해 여러가지를 늘어놓아도 그것은 쓸데없는 추상어 일 뿐이지. 이거
아무래도 요령부득 이겠군 그럼 억지로라도 자세하게 얘기해 보겠네. 이고장 젊은
친구들이 무도회를 열겠다고 하기에 난 기꺼이 참석을 했었지
(무도회 음악이 윗 대사 끝부분과 겹쳐 들리기 시작했고, 안개를 비추든
가느다란 조명이 꺼진다.
잠시후 춤이 끝나는 박수와 환호소리,
무대 밝아지면 무도회장 안쪽이 들여다 보이는 정원,
나무그룻터기나 벤취나 정원석이 놓여있어 쉽게 앉을수도 있다.
하늘은 노을로 물들여지고 있다.
군중 떠드는 소리 계속되며 법관과 베르테르가 한쪽에서 나타난다)
[법 관] 공작님의 수렵관에서 생활하고 있으니 한번 들리게나 산책도 할만
하다네
[베르테르] 성문 문지기가 까다롭지 않을까요 ?
[법 관] 친해 놓으면 괜찮지. 비교적 순박한 사람들이니까
[페이지] 004
베르테르씬 그런걸 느끼지 못했오 ?
[베르테르] 법관님 말씀이 맞습니다 퍽 순박하고 티없이 일하는 사람들
이더군요
[법 관] 이고장의 자랑 이라네
[베르테르] 역시 지방행정을 맡아하는 관리들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겠지요
[법 관] 응 글쎄 ... (뒤를보며) 휴식인가본데
[베르테르] 그렇군요 잔뜩 몰려 나올것 같습니다.
[법 관] 우린 오늘 어쩌다가 우울증에 대한 토론이 시작됐었나 모르겠군. 이
즐거운 무도회장 까지 와가지고는
[베르테르] 발단은 법관님 서기가 갑자기 우울증 환자가 됐었다는 그 얘기부터
...
[법 관] 아, 그래 그랬었군 허헛 ...
[베르테르] 그 서기관은 아직도 법관님 밑에 있읍니까
[법 관] 아 아닐세 파면을 시켰는데 ... 그후엔 ... (난처한듯) 허허 참
괜한 얘길 꺼냈었나보군 그이상 묻지말게 자 그럼 베르테르씬 젊으시니까 좀더
어울려서 즐기시고 ...
[베르테르] 같이 즐기시는 것도 좋으실텐데요
[법 관] 아냐 방해만 되지 테프 끊을때만 있었으면 된걸세 (좌측 뒤로
나가며) 그래도 오늘은 베르테르씨
[페이지] 005
덕분에 꽤 오래 있었던 걸세
[베르테르] (따라 나가며) 수렵관 까지는 멀지 않읍니까 ?
(무도장에서 에에그레와 베르타, 아우드랑과 한스, 슈미트와 프리테니케들이
각기 떠들며 정원으로 몰려 나온다)
[에에그레] 어머, 정말 멋진 노을이에요.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베 르 타] 이쁜 포도주 색갈 같아요
[슈 미 트] (나무그루터기쪽) 프리테니케, 이쪽 바위가 좋을것 같군
[프리테니케] (가며) 좋은데가 있었네요 건포도 드시겠어요 슈미트 ?
[아우드랑] 그래, 어쩌자구 파트너 발은 계속 밟고 다녀야 되었담
[한 스] 난 아주 그 독일 춤이라면 딱 질색입니다. 그런 표정 짓지 마십시요
아우드랑씨 쑥스럽게
[아우드랑] 헛허허 ...
[한 스] 에- 더워 더워 자 한잔 받으세요
[아우드랑] 아직 남았어요 (잔을 비운다)
[베 르 타] 아무래도 한줄기 쏟아질거 같죠 ?
[에에그레] 아녜요. 조금만 있으면 별빛이 찬란하게 드러날거예요--온 하늘에
구슬을 뿌린듯이 말예요.
[페이지] 006
[베 르 타] 난 아까 천둥치는 소릴 들었어요
[에에그레] 천둥소리가 아녜요. 북소리를 잘못 들었을 거예요 보세요. 이 색깔
...
[프리테니케] 당신 아주 멋져요. 매일매일 무도회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슈 미 트] 그래 정말야 대단한 파티야 대단해
[프리테니케] 아니예요. 그게 아니예요 슈미트 당신의 멋진 모습을 매일 볼수
있을거 아녜요
[슈 미 트] 프리테니케 아주 멋진 말이군 자- 건포도
[프리테니케] 고마워요. 어쩜 법관님 같에요
[슈 미 트] 법관님
[프리테니케] 롯데의 아버지 말예요
[슈 미 트] (대단히 기분좋게) 야 그거참 좋은데 법관님 이라
(자신을 둘러본다)
[한 스] 그래서 내 파아트너는 아델하이트에게 빼아기가 말았죠
[아우드랑] 적어도 그 ... 젊은친구, 오- 그래 베르테르정도는 되어야지 아주
멋지거든
[한 스] 베르테르요 ?
[아우드랑] 미친사람처럼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는 방랑자 말이요
[한 스] 아 노란조끼의 사나이 말이군요 저기 마침 오는군요
[페이지] 007
(베르테르가 에에그레와 베르타에게 튜립 한송이씩을 주고있다)
[아우드랑] 내일부터라도 당장 교사로 초빙해서 스탭을 배우시지
[에에그레] 베르테르씨 당신 정말 신사시군요
[베 르 타] 튜립이네요 고마워요
[아우드랑] 여어 방랑자씨 이쪽으로 오시오 여자하고만 노시지 말고
[베르테르] (아직도 튜립 한송이를 들고) 저쪽 튜립 꽃밭 보셨읍니까 어떻게
넓은지 가운데다가 오두막 하나 지었으면 좋겠읍디다.
[아우드랑] 배추밭이나 무우밭 보다야 낫겠지
[한 스] 그리구 보니 우리보다 먼저 나와 계셨군요
[베르테르] 발끝을 밟지않는 아가씨를 찾으려구 파트너를 계속 바꾸는 것두 꽤
힘든 일이더군요. 그래서 하하핫 -
[한 스] 나하군 정반대로군 난 여자들이 도망가요
[아우드랑] 핫하하 ...
[베르테르] 한스씨 (꽃을 주며) 이걸 꽂아 보시죠 도망가는 여자는 없을 겁니다
[한 스] 그래요 허지만 될까요
[아우드랑] 베르테르 조금 있으면 이동네 제일 멋진 춤을 추는 롯데가
나타날거요. 좋은 상대가 되겠군 그렇지만
[페이지] 008
조심 하시오
[베르테르] 네
[아우드랑] 법관의 큰딸예요 대단히 아름다운 미인이거든 나두 결혼만 하지
않았었다면 ... 허허 -
[한 스] 반하지 않도록 조심 하셔야 할겁니다.
[베르테르] 왜요 그래선 안됩니까 ?
[슈 미 트] (끼어든다) 약혼자가 돌아와서 결투라도 신청하면 야단이지
[베르테르] 슈미트씨, 여긴 언제 빠져 나왔오
[슈미트] 말마십쇼 프리테니케한테 끌려 나온겁니다. 술좀 그만 마시라구
[프리테니케] 안녕하세요
[베르테르] 안녕하십니까 프리테니케
[프리테니케] 오늘은 밤나무 숲 정자위에 안가셨어요
[베르테르] 네 그림 그리는데 도취 하다가 그만 ...
[아우드랑] 밤나무 숲이라니 숲치고는 고약스런 곳이구먼
[베르테르] 그렇지도 애습니다. 그 언덕위에 조그마한 정자를 발견했는데
보기드문 절경입니다
[에에그레] (뒤에서 크게) 바람이 부는것 같은데 베르타 -
(모두들 하늘을 본다)
[아우드랑] 베르테르 이런날 저녁에 어울리는 좋은 싯귀가
[페이지] 009
없겠오 ?
[베르테르] 있지요. 있구 말구요 좋은게 있읍니다.
[한 스] 자작시 입니까
[베르테르] 아뇨 남쪽 아일랜드 작가의 것입니다. 오씨안 전설에서 따온
미극시죠.
[아우드랑] 자- 긴얘기 줄이고 시작해요
[프리테니케] 그렇허세요. 베르테르씨
[슈 미 트] 조용, 조용히
[베르테르] (읊는다) 으스름 밤의 별들이여 그대는 서쪽 하늘에 아름답게
반짝이며 빛나는 머리를 구름위로 치켜들고 당당히 언덕을 넘는구나 그대는 거친
황야에서 무엇을 찾으려는가 사나운 바람 고히 잠들고 아득한 곳에서 여울물이
속삭인다. 도도한 파도는 까마득한 바윗전을 희롱하고 땅거미 지는 들판으로
날파리 떼지어 나르는데 무엇을 찾아 가는 고녀 그대 아름다운 빛이여 눈웃음
치며 멀리만 가는구나 잔물결은 기쁜듯이 그대를 둘러싸고 그대의 사랑스런
머리결을 적신다
[페이지] 010
잘가거라 조용한 빛이여 나타나거라 그대 오씨안의 영혼이 깃든 빛이여 힘차게
나타나다오 그대여-
(박수와 환호가 터진다. 어느덧 여인네들도 모두 모였다)
[아우드랑] 하하 ... 멋지군 멋져요
[슈 미 트] 건배! 정말 아름다운 시예요
[프리테니케] 베르테르씨 그뒤를 마저 들려주세요 슈미트 안그래요
[베르테르] 오씨아의 송가중의 일부입니다. 요즘 막 번역에 착수 했읍니다.
[아우드랑] 아깝군 그뒤를 계속 듣고싶은걸
[베르테르] 잘 될지 모르겠읍니다만 여러분 마음에 들도록 노력 하겠읍니다
[아우드랑] 좋은 번역을 위하여 건배
(모두들 웃음과 박수 왈쓰곡이 들린다)
[한 스] 여기들 계시겠어요 이번엔 다른 아가씨의 발을 좀 밟아봐야
겠는걸요 에에그레 한곡 부탁드릴까요
(웃으며 여인들과 퇴장)
[아우드랑] 왈쓰곡이군 베르테르 들어와서 우리집사람 파트너 한번 돼주시오
(퇴장)
[페이지] 011
[슈 미 트] (프리테니케에게) 우린 어떻하지
[프리테니케] 덥지두 않아요 좀 쉬어요
[슈 미 트] 그러지 그럼 베르테르씬
[베르테르] 저두 지쳤읍니다. 계속 돌았으니까요
[프리테니케] 롯데는 왜이렇게 늦을까
[베르테르] 아! 법관의 따님이라구 했죠
[프리테니케] 예
[슈 미 트] 어머니가 안계셔서 동생들 뒷바라지 하고 오느라 늦나본데 ...
돌아가신지 얼마 안돼요 롯데가 큰딸이라구 아이들을 전부 맡기다싶이 해놨죠
[베르테르] 가련한 아가씨로군
[슈 미 트] 그렇지만은 않아요 천성적으로 무척 쾌활한 아가씨죠
[프리테니케] 미뉴엣을 출땐 어디 계셨어요
[베르테르] 법관님과 같이 있었읍니다 재미있는 얘길 많이 했지요
[프리테니케] 요즘엔 살인사건도 없었을텐데 뭐 좋은 뉴스감이라도 있었읍니까
[베르테르] 아뇨 그런게 아니고 토론을 좀 했어요 이를테면 우울증에 대해서
[슈 미 트] 우울증이라 ... 그건 아주 병중에서두 지랄같은 병이죠
[페이지] 012
[프리테니케] 슈미트 그렇지 않아요 그건 병이 아녜요 그건 몸의 상태와 관련이
있는 거예요
[베르테르] 문제는 심술궂은 감정 입니다. 누구나 벗어놨으면 하는 감정이죠
한번 우울증에 걸리면 환자가 약을 찾듯이 여러가지를 시도해 보겠지만 여의치가
않죠 아무튼 이건 지독한 악덕인데도 불구하고 설교단에서 훈계하는걸 한번도
본적이 없어요
[슈 미 트] 악덕이라 ... 좀 과장된것 아녜요
[베르테르] 천만에요 자기자신만이 아니라 옆사람까지 손해를 입히는데 그걸
악덕이라는 말 이외에 뭐라고 표현 해야겠읍니까 안그래요 ?
[슈 미 트] 그 ... 그런것 같기도 하군
(모두들 웃는다. 무대는 노을이 사라지고 어두워져 있다. 무도장 불빛이 더욱
포근해 보인다)
[프리테니케] 어머 하늘이 어두워 졌어요 구름이 몰려와요
[슈 미 트] 좋지 않은데 (멀리 우뢰소리)
[베르테르] 소나기 정도겠죠
[프리테니케] 너무 더웠어요 그렇죠!
[아우드랑] (나오며) 들어오시요 뭣들하고있오 베르테르씨
[페이지] 013
롯데양과 인사하시지 않으려오
[프리테니케] 아니 어디루 왔어요
[아우드랑] 후문에다 마차를 댔어요. 들어갑시다.
[슈 미 트] 한잔 더 하죠 무슨술을 드셨읍니까
[베르테르] 전 포도주 한잔에 취하고 맙니다.
[프리테니케] 슈미트, 건포도 접시 어딨어요 아 여기있네 (그들 들어간다)
[사 나 이] (등장) 저- 선생님 (쟁기를 메고 있다)
[베르테르] 아니 여긴 (아우드랑에게) 먼저 들어가시죠 (아우드랑 퇴장)
웬일이오 여긴
[사 나 이] (붓을주며) 밭고랑에다 그림붓을 떨어트리고 가셨더군요. 그래서
[베르테르] 아! 그래요 이것 때문에 일부러 오셨군 손가락은 어때요 괜찮아요
[사 나 이] 네 이까짓것 금방 나아요 (쟁기를 보여주며) 보세요 아주 탄탄하게
고쳤읍죠
[베르테르] 주인마님이 좋아 하겠군
[사 나 이] 그거- 뭐 이런데까지 신경쓰나요 제가 할일이니까 그냥 하는거지요
[베르테르] ...
[사 나 이] 하루종일 뭘해야 할지 자꾸 멍해지구요 막 답답
[페이지] 014
하구 (사이) 이놈의 쟁기루 땅이라두 실컷 파보면 좀 풀릴것 같기두 해서 ...
(한숨)
[베르테르] 왜 대우가 좋다면서요
[사 나 이] 네 정말이지 저헌테 만큼은 정말 잘해 주십시요 이번주에두
수우프용 흰빵을 사라구 20크로이체나 따로 주시던걸요
[베르테르] 그런데 뭐가 답답해요 마님이 너무 잘해 주는거 아녜요
[사 나 이] 네
[베르테르] 자식두 하나없이 여자 혼자 살다보면 아무래도 믿을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겠지
[사 나 이] 그- 그런말씀 하지 마십시요 큰일날 소리를요 어쩌다 남편한테
학대만 받다가 과부가 됐지만요 아무 남자나 넘겨다 보고 하는 그런 여자가
아니라구요
[베르테르] 내 얘긴 당신을 좋아하고 있는거 같에서 한 말이예요
[사 나 이] ... ??
[베르테르] 어떻게 생긴 분인지는 모르지만 꽤 매력적이죠 목소리도 아름답구
...
[사 나 이] 네 네 허지만요 선생님 생각처럼 저를 그렇게 까지 생각진 않으세요
[페이지] 015
어찌 제가 감히 ... 그런 훌륭하신분을 욕되게 할수 있겠애요. 천벌을 받을일이죠
정말 가엽기두 하구요 어쩌다가 몹쓸 남자분을 만나 그런 고생을 하셨는지 ...
천사같은분이 (화를내며) 이눔의 쟁기로 진종일 밭을 까뭉겠지만 조금도 피곤하질
않아요 (사이. 기운없이) 밤새도록 뜬눈으로 새워요 줄창 ...
[베르테르] 이렇게 늦도록 마님혼자 있게 내버려 둬도 괜찮아요 ?
[아우드랑] (소리만) 베르테르씨 ...
[사 나 이] (일어나며) 내일두 그림 그리시나요 ?
[베르테르] 물론이죠 우리 밭에서 만나요
[사 나 이] 네! 재미있게 노십시요 선생님 (괴로운듯 한숨쉬며 퇴장)
(베르테르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우뢰소리.
뒤쪽에서 춤이 끝나는 웃음과 박수소리 이윽고 여럿이 떠들며 몰려나온다.
하얀 드레스의 롯데가 돋보인다)
[아우드랑] 베르테르씨 롯데양이오
[베르테르] 아!
[아우드랑] 시인 베르테르씨예요 롯데
[롯데] 안녕하세요
[페이지] 016
[베르테르] ...
(곧이어 베르테르의 소리)
[소 리] 우리는 모두 얼키고 설켜 빙빙 돌면서 미뉴엣을 추었네. 그녀도
함께 원을 그리기 시작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는줄 아나 아.아. 롯데가 춤을
추고 있는 것은 참으로 볼만 했다네 그야말로 온 마음과 정성을 다 기울여서
춤을추는 것이였네
(음악이 깔리며 마주보고있는 베르테르와 롯데에게 스폿트 곧 주위는
어두워지고 모두들 퇴장한다. 무대에 남은 둘은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춘다 조용히
쑥스러운듯 점차 빨라져간다) 몸 전체가 완전한 조화를 이루며 허심탄회하고
춤추는것 외에 는 아무런 생각도 감정도 갖지 않은것 처럼 보였지 우리들은
오랫동안 여러가지 춤을 추며 팔을끼고 흥겨워 했네 더구나 왈츠를 추며 하늘의
별들처럼 서로서로 돌기 시작 하면서 부터는 난 이미 내가 아니였네 빌헬름이여
자넨 이해해 주리라 믿네. 그때부터 나는 해든 달이든 별이든 무슨짓을 한들 내겐
상관이 없게 되었고 낮인지 밤인지 온세계가 내 주위에서 그 모습을 감추고
말았던 것일세
[페이지] 017
(음악과 베르테르의 소리가 스폿트와 함께 사라지면 천둥 우뢰소리. 곧이어
비오는 소리. 잠시후 효과 사라지며 무대 밝으며-)
[장] 2 장
(롯데의 집 일실 창가에 베르테르 긴 쇼파에 열살짜리 소피아가 웅크려 자고
있다. 잠시후 무도복 차림의 롯데가 들어온다)
[베르테르] (돌아보며) 다들 잠들었읍니까
[롯 데] 아직 안자고 기다리던 아이가 있어서 겨우 재워놓구 왔어요
(소피아를 보고) 어머 소피아 얜 어떻게 여기서 잠이 들었을까 천둥 번개가
무섭지도 않나보지 (담요를 덮어주며) 셋째애요 이 아이 아래로 여섯이나 더
있어요
[베르테르] 그럼 모두 ...
[롯 데] 네. 저까지 해서 아홉이예요
[페이지] 018
[베르테르] (과장하며) 아홉
[롯 데] 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알베르트와 저한테 신신당부를 했어요.
항시 어머니처럼 잘 보살펴 주라구요
[베르테르] 알베르트가 누굽니까 ?
[롯 데] (망설이다가) 선생님한테 숨길 필요 없겠죠 알베르트는 훌륭한
법관이 될거예요 저하구 약혼한 사이나 다름 없어요
[베르테르] (서먹서먹하게) 아!
[롯 데] 도시에서 견습중인데 곧 돌아 오실거예요 (분위기 바꾸려고) 선생님
정말 멋진 춤이였어요 왈츠를 출땐 전 얼마나 즐거웠는지 몰라요 이동네
맹꽁이들은 그것두 못해요
[베르테르] 난 당신의 춤솜씨에 감탄하고 있었지요. 춤을 추기위해 하강한 천사
같엥어요
[롯 데] (수줍어하며) 어머 제가 너무 열중했나보죠
[베르테르] 아 - 아뇨 아름다웠어요
[롯 데] 솔직히 고백하면 춤처럼 좋은것은 없는것 같아요 무슨 근심 걱정이
있다든가 불쾌한 일이라도 있을 때는 왈츠라두 추며 땀속에 흠뻑 젖어 보세요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요
[베르테르] 오늘밤두 그랬나요
[페이지] 019
[롯 데] ... 조금 달랐어요 전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파티가 어떻게
끝났는지 통 몰랐어요 글쎄 아버지가 언제 오셨다가 언제 가셨는지도 모를정도
였으니까요
[베르테르] 법관님은 피곤하신지 일찍 나가셨어요 젊은이들 틈에서
어색하셨나봐요. 피곤하지 않습니까
[롯 데] 아뇨 조금두요 머리속은 자꾸 맑아지는것 같에요 선생님은요
[베르테르] 당신이 눈을뜨고 있는것을 보는 동안은 그동안에는 절대로 잠들
염려 없읍니다.
[롯 데] (기쁘게) 어머, 정말예요
[베르테르] 난 내친구에게 당신의 얘기를 써보낼 작정입니다. 당신이 춤을추는
아름다운 모습을 저의 가장 가까운 벗이죠 빌벨름 이라구 해요. 아마 그를 붙잡구
롯데 당신 이야길 하라구 하면 밤새도록 할거예요
[롯 데] 선생님 ...
[베르테르] (옷깃에 달린 리본을 보며) 아름다운 리본이군요 롯데 하얀
드레스에 분홍색 리본 당신을 닮았군요
[롯 데] (그의 손에 손을 얹으며) 선생님 - (사이. 억제하며) 클로프
슈토크의 시가 생각나요
[베르테르] 클로프 슈토프 ... 좋아 하시나요
[페이지] 020
[롯 데] (고개를 끄덕인다)
[베르테르] 그의 사랑의 노래를
(롯데 고개를 끄덕인다)
[베르테르] (그녀의 눈을 보며) 당신의 눈동자 속에 담긴 시인에 대한 탄식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소 (시선 바꾸며) 오! 고귀한 시인의 이름이 롯데 이외에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듣지 않게 해주소서 (그녀의 손목에 키스한다)
[소피아] (잠꼬대) 롯데 ... 으응 ... 롯데 ...
[롯 데] (미소) 잠꼬대가 심해요 소피아는
[베르테르] (일어나 창가로 가며) 비가 멈추었나 봅니다. 곧 안개가 깔리겠지요
[롯 데] 그리곤 곧 아침이 될거예요
[베르테르] 그렇군요 롯데 (사이) 오늘 해가 떠오르면 무얼 하렵니까
[롯 데] 항시 하는것처럼 아이들에게 빵을 나눠줘야해요 그다음엔 전 ...
피아노를 치겠어요 지난밤의 황홀했던 왈츠를 제가 알고있는 무도곡을 선생님을
만난 기쁨을 치겠어요 이 손가락이 지칠때 까지요 그러다가 피곤 해지면 ...
샘물을 마시러 가겠어요. 그래요 샘물을요
[페이지] 021
목장길 따라 조금만 올라가면 맑은 샘이 흐르고 있어요 싫컷 마실거예요
선생님은요
[베르테르] 롯데 ... (사이) 난 ... 호메로스를 읽어요 호메로스는 내몸의
일부예요
[롯 데] 저두 읽고싶은것이 있어요 선생님이 번역 하신다는 오씨안의 송가를
꼭 읽어보구 싶어요
[베르테르] 롯데 당신이 오씨안의 송가를 좋아할줄은 몰랐군요
[롯 데] 아니예요 잘 몰라요 그렇지만 선생님의 것이라면 전 좋아하겠어요
[소 피 아] 으음 롯데 - 롯데 -
[롯 데] 잠깐만요 (소피아에게 간다) 소피아 소피아 (담요로 다독거려준다)
[베르테르] (독백) 오-롯데 난 당신의 검은 눈동자 속에 비친 속일수 없는 나의
운명을 엿보고 있오 그래요 나는 느낄수가 있읍니다. 롯데여, 당신은 나를
사랑하고 있군요 나를 ... 오오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소
(자신을 부등켜 안으며) 이순간 나라는 인간이 내 자신에게 얼마나 값진것이
되어가고 있는지 당신은 모를겁니다. 아 - 나는 나의 천국을 어떤 말로도
표현할수가 없구나. 그녀는 나를 사랑하고 있는데 빌헬름! 나의 영혼이 거꾸로
도는것만 같네 (롯데가 그에게로 다가온다) 롯데 우리는 또 만날수 있는 거지요
[페이지] 022
[롯 데] 네 우린 언제든지 만날수 있어요 동생들두 좋아할거예요 낯을 가리지
않아요
[베르테르] 오늘두 만날수 있겠죠
[롯 데] 아이 참 어린애 같아요
[베르테르] 가렵니다. 가면서 아침햇살을 담뿍히 받으렵니다. 이 가슴속에다가
... (문쪽으로 움직인다)
[롯 데] (따라나선다) 바래다 드릴께요 하녀두 이제 잠들었어요 (둘이
나간다)
(창으로 스며드는 아침 햇빛이 점점 강해져 소피아가 자고있는 쇼파를 비춘다)
[베르테르] (소리) 사실 빌헬름 이세상에서 어린아이들 만큼 내 마음과 가까운
것은 없네 그래서 난 언제고 "그대들은 어린아이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금언을
되풀이 생각하네 아마 하늘에 계신 신의 눈에는 나이많은 어린애와 나이 적은
어린애의 차이밖에 없을걸세, 아무튼 빌헬름이여 난, 나의 천사 롯데를 위해
살아야 하겠네
(암전)
[페이지] 023
[장] 3 장
(곧이어 무대 앞쪽 베르테르의 책상에 동그란 조명 떨어진다. 베르테르가
편지를 쓰고 있다. 이 장면은 4장이 준비되면 적당한 곳에서 고쳐도 되겠다.
나의벗 빌헬름 사랑이 없는 세계란 우리에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사랑이 없는
세계란 불빛없는 램프와 같은것 그곳에 불을 부쳐 흰벽에 찬란한 영상을 비추듯이
비록 그것이 순간적인 환상에 지나지 않더라도 우리에겐 사랑이라는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아! 빌헬름 나는 아침마다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이렇게 부르짖네
"오늘 그녀를 만나리라" "나는 그녀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소리치면 나는 온종일
그녀를 만나는 기대속에 휘말려 들어가 더 바랄것이 없어지고 만다네
(베르테르는 잠시 펜을 놓았다가 다시 쓴다 소리 깔린다)
[페이지] 024
[소 리] 어쩌다 모임 같은데서 롯데의 이야기라도 나오기나 하게되면 내가
얼마나 어리석은 꼴을 하는지 자네가 본다면 정말 가관일걸세 더구나 롯데가
마음에 드느냐고 묻기나 하면 ... 마음에 든다니 그런말이 싫어죽겠네 롯데가
마음에 든다는 사람치고 롯데에 대해서 일체의 감각 일체의 감정이 벅차서 넘치지
않는 사람이 도대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마음에 든다니 근자에 호메로스가
맘에 드냐고 묻는 어리석은 작자가 있더군 그러나 그녀가 자기의 약혼자에 대한
이야기를 할때면 나는 모든 명예와 관직을 박탈당하고 칼자루를 빼앗긴 사람의
기분이 되네그려
(암전)
[페이지] 가-001, 0A0010
[장] 제 4 장
(무대 밝아지면 숲속 샘터, 새소리, 베르테르가 소피아와 마리아네 에게 미뉴엣
스텝을 가르치고 있다)
[베르테르] 자, 손을 이렇게 팔을 너무 꺾으면 보기 흉해요 이렇게 말야 그래
그리군 발을 이렇게 다시 왼쪽, 오른쪽 천천히 오른쪽, 왼쪽 아니, 아니 마리아네
틀렸지 ?
[마리아네] 안돼요 베르테르
[베르테르] 소피아는 잘 하는데 자 그럼 다시한번
(노파가 아인리히를 찾으며 등장)
[노 파] 아인리히, 아인리히, 에구 나으리 우리 아인리히 못 보셨나요 ?
[베르테르] 아인리히 요 ?
[노 파] 네, 제 아들놈인 뎁쇼 이쪽으로 온거 같에서요
[베르테르] 여기루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어요
[노 파] 어쩌나 가시넝쿨쪽으로 가지 않았나 모르겠네 나으리 그 아인 꽃을
참 좋아해요 착한 아이죠 (울먹이며) 그런데 그만 가엾게두
[소 피 아] 할머니 꽃은 저쪽에 많이 피었어요 거기루 가보세요
[페이지] 가-002,, 0A0020
[노 파] 그래요 많이도 피었더군 (다시 나가며) 아인리히 - 아인리히
[마리아네] 있잖아요 ? 저 할머니 아들은 미친놈이 래요
[베르테르] 아인리히가 ?
[마리아네] 옛날엔 우리집에도 놀러오구 그랬어요 아버지의 ... 아버지의
[소 피 아] 서기관
[마리아네] 그래 맞아 서기관 이었어요
[베르테르] 저런 쯧쯧, 자 우리 멋진 춤을 위해서 ...
(다시 춤 연습을 하려하는데 롯데가 말헨의 손을 잡고 등장)
[롯 데] 베르테르 아직도 미뉴엣 이예요 ?
[소 피 아] 롯데 난 잘한데 베르테르 아저씨가 나는 잘한데
[마리아네] 힝, 왜 자꾸 틀리지
[롯 데] (소피아 에게) 그래 그럼 무도회에 나가도 되겠다 소피아
[소 피 아] 피이 -
[베르테르] 어디까지 갔다 왔어요
[말 헨] 저기 위에서 따온거야 이쁘죠 ? 꽃
[롯 데] 너무 머리 갔었나봐요 더워요
[말 헨] (표주박 내밀며) 물
[마리아네] 이줘 나두 목말라 이리줘 말헨
[페이지] 가-003, 0A0030
[말 헨] 싫다니까 롯데 누나가 먼저야
[롯 데] 그래 그래 (말헨 에게서 물을 받는다)
[베르테르] 그거 참 (웃으며 말헨을 들어 올려 볼에 입을 맞춘다)
[말 헨] 으앙 -
[베르테르] 어?
[롯 데] (웃으며) 선생님이 나빳어요 자 이리온 말헨, 뚝 물로 씻으면
아무렇지도 않아요
(말헨은 샘물로 볼을 열심히 씻는다)
[소 피 아] 마리아네 이리 와봐 여기 이상한 구멍이 있어
(소피아와 마리아네는 나무밑에 쪼그리고 앉는다)
[베르테르] 롯데 말헨이 왜 그랬죠?
[롯 데] 수염이 볼에 닿으면 옮는데요 수염을 아주 싫어해요
[베르테르] 저런 저런
[롯 데] 말헨, 아저씨한테 꽃 한송 이 드리지 않으련?
[말 헨] 싫어
[롯 데] 그럼 누나가 할께 하나만줘요
[마리아네] 무슨 버섯이 요렇게 조그만게 있을까 이상하다 소피아
[롯 데] (바싹 붙어서 ) 가슴에 꽂아 드릴께요
[페이지] 가-004, 0A0040
[베르테르] (거북해 하며) 숨을 쉴수가 없어요 롯데
[롯 데] 노랑색 조끼에 아주 잘 어울려요 꼭 그려 놓은것 같아요
[말 헨] 뭐 해 거기서 재미 있어?
(아이들은 무대밖으로 나간다)
[롯 데] 참 선생님 그림은 안그리세요?
[베르테르] 솔직히 말해서 당신을 안후로는 별로 그리지 않아요
[롯 데] 어머? 왜요?
[베르테르] 자연에 대한 감각이 요즘같이 풍성하고 진지 해 본적도 없었어요
조그만 돌조각, 조그만 풀 한포기에 이르기 까지 그런데 나는 그것을 어떻게 표현
해야 좋을지 모르고 있읍니다
[롯 데] 안돼요 마음을 잡고 좋은 그림을 그리세요 시도 지으시 고요
[베르테르] 이상 하게도 내마음에 비치는것은 모조리 모호하게 뒤흔들리고
있어요 좀처럼 윤곽이 잡히질 않어요 사실, 전 세번씩이나 손을 댔다가 세번 다
실패하고 있답니다 곧잘 되어간다 했더니...
[롯 데] 뭘 그리셨는 데요
[베르테르] 당신의 초상
[롯 데] 제 얼굴을 요?
[페이지] 가-005,, 0A0050
[베르테르] 그래요 그런데 혼자 있어도 눈으로 보는것 만치 명확히 떠오르지만
나의 표현력이 보잘것 없어서 그런지 창조주 가 만든 아름다움에 한치도 접근
할수가 없읍니다 화만 치밀어 오르구
[롯 데] 제가 언제 초상화 그려 달라구 그랬어요
[베르테르] 그냥 그리고 싶었읍니다 저의 욕심 입니다 그, 그런데 실루엣만
만들고 말았읍니다
[롯 데] 실루엣 이요?
[베르테르] 그것으로 만족 해야죠 아 - 어째서 그대를 그릴수 있다고
생각했었는지 내 자신도 모르겠오 감히 그런 생각을 하다니 (그들은 어느 곁에
바싹 붙어 앉았다) 사랑하오 롯데
[롯 데] 그럼 시라도 지으세요 듣구 싶어요
[베르테르] 그러죠. 롯데 (사이) 오씨안을 읽어 봤어요?
[롯 데] 아뇨 아직 두려워서 겉장을 넘길수 가 없어요 숨막힐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허지만 언젠가는 읽을 거애요 제 옷장속 에 깊이 넣어 뒀어요
(아이들이 들장미를 들고 들어오며)
[마리아네] 롯데 이거봐요
[소 피 아] 롯데 들장미 꺾어왔어요
[말 헨] 나두
[베르테르] 아니? 왠 들장미를 이렇게 많이
[페이지] 가-006, 0A0060
[소 피 아] 집에다 꽂을 거에요 알베르트가 내일 와서 보면 좋아 할거에요
[베르테르] (안색이 변한다) ...
[롯 데] (당황하며) 소피아
[소 피 아] (의아) ...?
[롯 데] 소피아 착하지? 저쪽에 가서들 놀구 올래? 자아 말헨, 마리아네
[마리아네] 말헨 가자 (뛰어들 나간다)
(어색한 침묵, 새소리)
[베르테르] 우린 한가지 잊고 있었군요 롯데
[롯 데] 잊고 있지 않았어요 그저 말씀 드리고 싶지 않아서 미안해요
[베르테르] 그렇잖아도 당신과 자주 만나지 않겠다고 여러번이나 작정을
했었는데... 매번 만나고 싶은 유혹에 지고 맙니다 누가 그것을 지킬수
있겠읍니까 마치 커다란 바위덩이로 되어 있는 자석에 끌려가서 산산이 부서지는
배처럼 나의 모든것이 당신께로 향해 빠져 달아나곤 합니다
[롯 데] 그런 생각 하시면 싫어요 알베르트는 좋은 친구 가 될수 있을 거애요
내일두 집에 오셔야 해요
[베르테르] 가지 않으렵니다
[롯 데] 안돼요 선생님
[페이지] 가-007, 0A0070
[베르테르] ...
[롯 데] 오셔야 해요
[베르테르] 롯데 꽃, 고마웠어요 (일어난다)
[롯 데] 선생님 그냥 가시면 안돼요 약속하세요 롯데가 기다리구 있어요
[베르테르] ...
[롯 데] 아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당신을 만날수 있었다면, 동생들을
당신에게 부탁 했을텐데
[베르테르] 롯데!
[롯 데] 내려가요 선생님 얘들아 소피아, 마리아네 가지 않으련
(멍하니 서있는 베르테르와 롯데에게 아이들이 뛰어들어와 매어 달린다.
베르테르가 마리아네를 들어 올린다)
(암전)
[소 리] 알베르트가 돌아왔네, 그녀의 약혼자가 돌아왔네 아- 아 그는
누구나 호의를 갖지 않을수 없는 훌륭하고 마음에 드는 사나이 일세 대단히
점잖아서 내가 보는 앞에서 아직 한번도 롯데와 키스한 적이 없으니 가상할
일이지 그는 나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네 롯데가 그렇게 꾸며 놓지 않았나 싶군
그리고 그의 태연자약한 태도는 불안정한 내 성격과 아주
[페이지] 가-008,, 0A0080
뚜렷한 대조를 이루고 있네 그는 풍부한 감정의 소유자 로서 롯데의 진가를 알고
있고 심술궂은 기분에 사로 잡히는 일도 없는것 같네 어쨋든 나는 알베르트를
존경하지 않을수 없네 나는 그를 깊이 있는 인간으로 보고 있으니까 그러나 그 게
다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롯데와 함께 있을수 있는 기쁨 에 사라졌는데 난 참
어리석군 그래 알베르트가 오기전 부터 이미 알고 있던건데 그런데 이제와서
그녀를 빼앗기게 되니까 어리석게도 눈이 휘둥그레 지다니 나는 이를 악물고 나의
비참한 꼴을 조소하네
[페이지] 가-009, 0A0090
[장] 제 5 장
(무대밝아지면 알베르트의 집 뒷쪽에 정원으로 향한 넓은 창 술장과 책장과
벽걸이 장식이 되어있는 권총이 눈에 띈다)
[소 리] 빌헬름, 우리들이 마주 앉아 롯데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곁에서
듣고 잇으면 재미있을 것이네 이 세상에서 우리들 관계만큼 우스꽝스런 것은
없으리라 믿네 그리고 나는 그때문 에 내눈 에 눈물이 흐르는 때가 많지
(알베르트와 베르테르가 정원 쪽에서 들어온다)
[알베르트] 그녀는 쾌활하구 명랑한 기분을 한시도 잃어 버리는 적이 없네
돌아가신 모친 대신 아이들 치닥거릴 하면서두 항상 쾌활하지 한잔 하지 않겠나
이쪽으로 오 게 베르테르
(술장으로 간다)
[베르테르] 아, 아냐 난 사양하겠네 이럴땐 창가에 앝아 호메로스를 읽는게
제격이지
[알베르트] 오호 옆구리에호메로스가 있다는걸 깜박 잊었었군
[베르테르] 시원한 저녁 바람은 공상의 나래를 마음껏 펴게 해준다네
[페이지] 가-010, 0A0100
[알베르트] 그럼 위대한 시의 탄생을 기원하며 건배(웃는다)
[베르테르] 시혼을 위하여
[알베르트] 베르테르 이 마을엔 오래 머무를 건가?
[베르테르] 글쎄...풍성한 자연과, 사랑하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 이렇게
행복의 조건을 다 갖추고 있는데도 결코 오래 있을것 같지는 않네(사이) 오, 참
궁정에서 일하게 됐다는걸 들었네 평판이 아주 좋더군
[알베르트] 음...좋은 일자리지 어차피 난 이곳에 머물면서 아이들과 노인네를
돌봐야 되니까 그리고 롯데도...(사이) 롯데의 모친이 임종 할때의 부탁도 있고
하니 이곳 궁정에서 일하게 된건 큰 다행이라 생각하네(사이) 참 사람이란
묘하거든 왈가닥 거리구 철없이 뛰놀던 롯데가 진짜 어머니 처럼 달라 질수 가
있다니 아주 열성적으로 아이들을 ...
(롯데가 빨래 광주리를 들고 지나가며)
[롯 데] 알베르트 내 얼굴이 까맣게 탄것 같지 않아요 어머 베르테르 한잔
안하세요?
[베르테르] 마시지 않아두 충분히 취해 있읍니다 인간을 취하게 하는건
여러가지가 있지요 롯데
[롯 데] 재미있는 말씀예요
(우측으로 퇴장)
[페이지] 가-011,, 0A0110
[알베르트] 롯데롯데 (크게) 당신은 내 빨래 주러 온 거요? 기것
할수...(하다가) 이런 잠깐만 실례 하겠네 베르테르 (롯데를 따라나간다)
[베르테르] (독백) 빌헬름 어제는 알베르트와 롯데가 샘터가에 단둘이 앉아있는
것을 보고 나는 꼼짝 할수가 없었다네 그래서 마음껏 어리석은 짓을 하고 익살을
부리고 미친수작을 했었지 그랬다가 롯데에게 핀잔만 받았지만 말야 제발 그러지
말아 달라고 하더군 내가 유쾌한 것을 보면 화가 난다나? (뒤를보며) 지금도
단둘이 있을걸세 그래서 난 엊저녁과 같은 짓을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무척
애쓰고 있네
[알베르트] (소리) 롯데 까운이 보이질 않는데 물에 담근것 아뇨?
[롯 데] (소리) 아뇨 침대밑에 보세요
(베르테르는 책장옆 벽장식에서 권총 한자루를 내린다. 만지작 거린다 소리난
쪽을 힐끗본다 창밖을 겨누어 본다 이윽고 알베르트가 시내복으로 갈아 입고
들어온다)
[베르테르] 알베르트 이거 멋진 총이군 여행용으로 제격이겠는데
[페이지] 가-012,, 0A0120
[알베르트] 호신용으로 구해 놨던건데 지금은 그저 벽걸이 장식으로 보고
즐기지
[베르테르] 그래? 그럼 이거 나좀 빌릴수 있겠나?
[알베르트] 맘데루 하게나 탄창은 비어 있을 거야
[베르테르] 그렇군
[알베르트] 언젠가 하인에게 손질을 부탁 했다가 생각지도 않은 사고가 있은
다음부턴 일체 장잔을 하지 않고 있다네
[베르테르] 음...?
[알베르트] 안전사고 외에도 쓸데없는 귀찮은 일이 생길수도 있으니까
[베르테르] 귀찮은 일?
[알베르트] 이를 테면 자살행위 같은것 난좀 납득이 가질 않지만 말야
[베르테르] (갸우뚱 하며) 납득이 가지 않는 자살 행위라
[알베르트] 음 인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수있을 만큼 어리석을수 있다는데
대해서 말일세 비겁한 행동이지
[베르테르] 글쎄...그럴까
(오른쪽 이마위에 총구를 갖다댄다)
[알베르트] (권총을 잡아채며) 어리석긴 무슨짓을 하는건가 베르테르
[페이지] 가-013,, 0A0130
[베르테르] 탄환이 들어 있지 않다며?
[알베르트] 그렇다 해도 어쩔 생각인가 생가만 해도 불쾌해지는군
[베르테르] 알베르트 당신같은 관리직에 있는 사람들은 어떤 일에 대해서든
당장에 그것은 어리석다 그것은 현명하다 또는 그것은 좋다 나쁘다고 하지 않으면
못 베기나 본데 그러기전에 어떤 동기에서 그런 일을 해야만 되었는지를
생각해본적이 있나?
[알베르트] 뭐...동기야 어떻든 그런종류의 행위가 죄악이 된다는건 부정하지
않겠지?
[베르테르] (어깨를 으쓱) 그야 물론이지 허지만 죄도 죄나름 이네 사흘 굶어
담뛰어 넘은 도둑에게 무조건 돌 팔매질만할수 없는걸세 제멋대로 놀아난 아내와
가증스런 간부를 살해한 남편에게 누가 맨 먼저돌을 던지겠나 또 억제할수 없는
사랑이 기쁨에 취하여 한때 이성을 잃었던 소녀에게 누가 감히 돌로서 벌할수
있을까
[알베르트] 그건 경우가 다르네 왜냐하면말야 자기의 정열에 휩쓸려 들어간
인간이란 이성을 잃고 있는 거라고 한다면 그건 바로 술취한 사람이나
미친사람으로 밖에 볼수 없는 것이니까
[베르테르] 오 - 정말 도덕군자다운 분별있는 말씀이요
[페이지] 가-014,, 0A0140
자고로 위대한일, 불가능한 일을 해치운 비범한 사람들을 미치광이라고
불러왔다는 것을 난 잘알고 있네 그뿐 아니라 일상생활에 있어서도 누가뜻하지
않은 일을 하려들 때도 의례이 그렇게들 욕을 하지
[알베르트] 자, 고만, 고만 자네는 이야기를 비약시키고 있군 그건 자네의
망상일세 적어도 우리가 얘기하고 있는 자살을 위대한 행동 이라곤 말할수 없지
않은가 자살이란 결국 나약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거니까
[베르테르] 겉 껍데기만 보고 미혹당하지 않길 바라네 인간의 본성이란 어떤
한계가 있네 기쁨, 슬쁨, 괴로움을 참을수 있다는 것도 어느 한계가 있는 법이고
그 한계가 넘으면 당장 파멸하고 마는 것일세 따라서 이런 경우엔 그사람이
강하고 약하고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의 한도를 과연 견디어 내느냐
마느냐에 달렸단 말이네
[알베르트] 베르테르
[베르테르] 잠깐만 그러니까 나는 자살하는 사람을 겁장이라고 하는것은
열병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비겁하다고 하는 것과 같이 이상하게만 들린단 말일세
[페이지] 가-015,, 0A0150
[알베르트] 역설이군 베르테르 대단한 역설이야 자넨 무지몽매한 자들이
저질르는 행동을 변호하고 있군 그것은 이성을 잃은자의 무지의 소치일세
[베르테르] 알베르트 인간은 인간일세 다소 남보다 냉정한 분별력을 가졌다해도
그런것은 일단 정열이 끓어오르고 인간성의 한계가 넘어섰을땐 거의 아니 전혀
아무런 맥도 못쓰게 되는 법이네 오히려... (말을 중단한다, 롯데가 나온다) 이
이야기는 다음 에 하세
[롯 데] 토론은 천천히 하시고 창밖을 좀 내다 보세요 온세상이 불타고
있는것 같에요
(베르테르와 알베르트 창으로 가서 내다본다)
[알베르트] 내일은 날씨가 좋지 않겠군 황혼이 너무 붉어
[베르테르] 오 오 장엄한 우주의 조화요 자연의 멋 입니다.
(황혼이 짙어지며 실루엣만 남는다)
[소 리] 빌 헬름이여 이 세상에서 한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해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 것일까? 우린 기여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채 토론을 끝내고 말았네
(암전)
(사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동시에 불행의 원천이될 수 있다는 사실은
피할수 없는 진리일까
[페이지] 가-016,, 0A0160
한때는 그렇게도 풍성한 환희를 가지고 나의 마음을 적셔주던 생생한 자연이
이젠 나를 괴롭히는 유령이 되어, 어디를 가나 나를 따라다니며 떨어지지를 않네
비참하다 빌헬름 나의 활동력은 변모 해서 안정감을 잃고 게으름으로 변하고
말았네 언제까지고 허탈상태에 빠질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일을 할 수도 없네
인간이 자아를 상실하게 되면 남는건 아무 것도 없는 가 보이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사랑하는 친구여 환경의 변화를 원하는 내 마음속의 욕구야말로
우울한 초조로서 어디를 가나 나를 따라 다니지 않을까 싶네
[페이지] 가-017,, 0A0170
[장] 제 6 장
(앞쪽 베르테르의 방, 편지를 끝내고 봉함한다 노크소리)
[베르테르] 네
[하 인] (들어오며) 소폰뎁쇼
[베르테르] 소포?
[하 인] 생일선물 인가봐요
[베르테르] (받으며) 아니? 누가 내 생일을 알고 있길래
[하 인] 알베르트님 께서 보내온 것인뎁쇼 우편 배달부가 방금 다녀갔어요
[베르테르] (얼른 편지를 주며, 당황스럽게) 이거 좀 부쳐줘요 (동전 한잎주며)
자, 이건 수고비
[하 인] 네, 네 고맙습니다 나으리 (퇴장)
[베르테르] (카드를 뽑아 읽는다) 오! 그렇군 (포장을 뜯으면 분홍색 리본으로
묶은 책 두권) 오! 롯데, 롯데
(리본에다 수없이 입을 맞추며) 당신의 하얀 드레스 깃에 달려입던 리본을 내게
보내 주시다뇨 오 롯데(흥분하여 서성인다) 이럴수가 사랑스런 선물이여, 나의
것이여 허헛 허헛 롯데, 롯데, 롯데 (기어이 책상에 엎드리고 만다)
[페이지] 가-018,, 0A0180
[소 리] 빌헬름 이런 꼴 일세 그러나 나는 군소리 않겠네 인생의 꽃 이란
환상에 지나지 않네! 얼마나 많은 꽃들이 흔적 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버리는
것이냐!
(암전된다)
열매를 맺는 꽃들은 얼마나 적으며, 그 열매들중 익는 것은 얼마나 적단 말인가
오 - 나의 벗이여 우리들은 익은 열매를 그대로 업신여겨 맛도 보지않고 내던져
썩혀야만 될것인가?
[장] 제 7 장
(벤취가 있는 숲속 달이 둥실 떠있고 밤안개가 서린다 베르테르가 서성이고
있다 멀리서"어이 ..."하는 소리가 메아리쳐 들린다. 잠시후 가까운 곳에서
노파의 소리가 나며)
[노 파] (소리) 아인리히 - 아인리히야
[베르테르] ??
[페이지] 가-019,, 0A0190
[노 파] (등장) 아인리히 얘가? 아인리히
[베르테르] 아드님이 또 없어졌나요?
[노 파] 네 나으리 밤중엔 통 나다니지 않던 애가 오늘 따라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요 혹 못보셨나요 나으리
[베르테르] 난 아직 댁의 아드님의 얼굴도 모른답니다
[노 파] 그러시겠죠 (푸념하듯) 뭔놈의 안개가 이토록 두텁담 (퇴장하며)
아인리히 아인리히 (잠시후 베르테르는 정면을 향한다)
[베르테르] (독백) 나는 떠나야 겠네 벌써 2주일 전부터 그녀의 곁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방황하였네 나는 떠나야만 하겠네 견디기 어려운
날들 이 었지 빌헬름 이제 나는 모든것을 감당해 낼걸세 다시는 그녀를 만나지
않을것이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주문한 마차가 오게 되어있지 (한숨) 그녀는
다시는 나를 만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감히 생각지도 못할걸세 (좌측에서 롯데가
올라오는 소리
베르테르는 놀란듯 마음을 진정시킨다)
[롯 데] 베르테르 오래 기다리셨어요?
[베르테르] 아! 롯데
[페이지] 가-020,, 0A0200
[롯 데] 밤 바람은 차거워요 그렇죠?
[베르테르] 나무 뿌리에 채이지 않도록 조심해요 응? 알베르트는?
[롯 데] 뒤에 올라와요 저 아래 계곡쪽을 좀 보세요 안개가 연기 피어오르듯
해요
[베르테르] 그렇군요 마치 악마의성 꼭대기에 올라와 있는것 같군
[롯 데] 하필이면 악마의 성 이예요? 공주와 왕자님의 유리성이 좋잖아요?
[알베르트] (소리) 달밤의 산책이라니 이야말로 시인다운 착상이군 그래 (등장)
롯데 우리가 시인의 감흥을 방해 하는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군
[베르테르] 천만에 천만에 감흥 이라니 저녁후엔 줄곳 롯데를 만난다는 기쁨에
들떠있었네
[알베르트] (웃으며) 베르테르 내가 질투하지 않도록 조심하게나
[롯 데] (혼자 떨어져서 크게) 알베르트 달밤이라는건 참 이상해요
[베르테르] (알베르트와) 자연이 빚어낸 가장 낭만적인 장소라네 저 아래
강물이 보이나?
[알베르트] 아니 소리만 들리는군 너도 밤나무와 보리수 숲이 장관이군 기분이
들뜰만도 한데
[페이지] 가-021,, 0A0210
[롯 데] (크게) 아베르트 이런밤에는 꼭 생각 나는 게 있어요
[알베르트] 롯데가 생각나는게 있다는군 그게 뭘까? 베르테르 자네와의 추억을
더듬고 있는것 같군
[베르테르] 그게 정말이라면 자넨 이해할수 있겠나?
[알베르트] 아! 이해하구말구 물론이지
[베르테르] 고맙군 알베르트
[롯 데] (가까이 오며) 이상해요 자꾸 죽음에 관한거나 내세에 대한일을
생각하게 되요
[베르테르] 롯데 내세를 믿으 십니까?
[롯 데] 그럼요 믿구말구요 저희들두 언젠가는 그곳에 가야돼요 그런데...
거기서두 우린 다시 만날수 있을까요? 우리 서로 만나서 알아볼수 있을까요?
[알베르트] 저어 롯데
[베르테르] 롯데(그녀의 손을 잡으며) 만나게 되구 말구요 우리는 여기서도 저
세상에서도 만나게 될겁니다
[롯 데] (점점 감상적이 된다) 아 - 아 저높은 곳에서 어머니가 내려다 보고
계신다면 아이들과 같이 있는 내 모습을 단 한번만이라고 보실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베르트 돌아가시면서도 아이들을 염려하시든 어머니의 불쌍한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요
[알베르트] 롯데! 당신 지나치게 감정에 사로 잡혀있군
[롯 데] 아니예요. 알베르트 당신은 생각이 안나세요?
[페이지] 가-022,, 0A0220
아버진 차마 보고 있을수가 없어서 눈물을 감추며 밖으로 나가시고 그래도 우린
끝까지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고 있지 않았어요? 어머닌 당신한테 말씀하셨어요
우리 두사람은 행복한 부부가 될거라구 그러면서 우리를 번갈아 보셨어요
[알베르트] (롯데를 껴안으며) 우리들은 행복해 앞으로도 행복할거야
[롯 데] 아 아 살아가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다는 것이
어떤것인지... 아무도 뼈저리게 느끼는 사람은 없을 거에요
[알베르트] 안되겠군 우리 내려갑시다
[베르테르] (롯데의 손을 잡으며) 롯데 우리는 다시 만나게 될겁니다 (크게)
우리는 서로알 수 있을 겁니다 어떤 모양을 하고 있더라도 알아볼 수 있을 거에요
(사이) 나는 갑니다 나는 갈 수 있어요 허지만 이것이 영원한 헤어짐이라면 나는
참을수 없을거에요 안녕히 계십시요 롯데 잘있게 알베르트
[알베르트] 베르테르
[베르테르] 우리는 다시 만나겠지요
[롯 데] (놀란듯 그러나 농조로) 내일 말이죠?
[페이지] 가-023,, 0A0230
[베르테르] 어서 내려들 가십시요 알베르타 롯데를
[알베르트] 롯데(코트를 덮어주며) 우리 먼저 내려 갑시다 곧 내려 오게나 밤
안개가 사람들을 이상하게 만든는군
[롯 데] 그런가 봐요 알베르트 (베르테르를 주시하며) 베르테르...
(롯데가 알베르트 에게 끌리듯 사라진다)
[베르테르] 롯데 롯데 보리수 나무 숲새로 사라지는 당신의 흰옷자락이
안개속에 묻혀 갑니다 당신만이 아니라 다른것도 안보이기 시작합니다 내손에
잡히는건 공허뿐이고 내귀에 들리는건 사납게 뛰노는 심장의 고동소리 뿐입니다
롯데...롯데...(격해진다) 심장의 고동소리뿐입니다 롯데! (터지려는 오열을
억누르며) 롯데...
(안개가 더욱 짙어지며 막이 내린다)
[페이지] 나-001,, 0B0010
[막] 제 2막
[장] 1 장
(어두운 무대위에 음악 흐르며 베르테르의 소리 담담히 깔린다)
[소 리] 사랑하는 롯데여, 친애하는 알베르트여, 신의 보살핌으로 하여
그대들 두사람 에게 행복한 나날이 내려 지기를 - 나는 그대들의 결혼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네, 그날에는 내 초라한 방구석에 걸어둔 롯데의 실루엣을 떼어
흘러가는 추억속으로 영원히 띄울 작정이었네 그런데 그대들은 소식도 없이
한쌍의 부부가 되고 말았네, 덕분에 롯데의 그림은 아직도 그자리에 걸려 있다네,
어차피 걸린것 그대로 둘수밖에, 그래서 안될것도 없지 않은가? 알베르트, 확힐히
나는 그대들과 함께있는 것일세. 자네 한테 페를 끼치는 일 없이 나는 롯데의
가슴속에 두번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것 이라네. 나는 그자리를 간직하고 싶고
또한 그러기 위해 안간힘을 쓸걸세. 만일 그녀가 그자리를 외면 한다면 난,
미쳐버리고 말걸세 그런데 알베르트, 사실 이런 생각 밑바닥에는 악마의 본성이
도사리고 있다는걸 명심하게나, 잘있게. 잘있게나 알베르트 (사이) 잘있어요,
롯데,
[페이지] 나-002,, 0B0020
(바람소리 높아졌다가 낮아지면 홀로 서있는 베르테르에게 조명 비춘다.
독백으로 이어진다)
[베르테르] 나의벗, 빌헬름 - 나는 단지 나그네에 불과하다네. 이 세상 에서의
보잘것 없는 일개 방랑객 이란 말일세. 허기야 자네들 이라고 그 이상의
것이랴마는,
(사이) 고백 하겠네 빌헬름 - 롯데가 알베르트의 품속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 내
온몸이 오싹해지는것 같으이. 내가 이런말을 해서 구태여 안될일도 없지 않은가
빌헬름. 그녀는 나와함께 하는편이 더 행복 하리라 장담하네. (사이) 아! 나의
눈물은 말라 버렸고, 이젠 차마 울지도 못하네. 잘있게, 사랑하는 친구여
(조명, 밝아지면, 가을의 마을풍경, 가을바람에 베르테르가 옷깃을 여민다
슈미트와 프리테니케, 들어오며)
[프리테니케] 슈미트, 이젠 정말 가을 맛이나요.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지
않아요?
[슈 미 트] 떠나다니? 여행이라도 하고 싶다는거야? 프리테니케, 당신은 가을에
너무 민감해. 잠깐만
[페이지] 나-003,, 0B0030
저길봐
[프리테니케] 응?
[슈 미 트] 진짜 멀리 여행하고 온 사람이야
[크리테니케] 베르텔? 그렇죠?
[슈 미 트] 그래 베르테르야 (급히가며) 베르테르씨
[프리테니케] 안녕하세요?
[베르테르] 아! 프레테니케, 슈미트!
[슈 미 트] 베르테르씨의 가을은 무척이나 길군요. 거이 일년만에 뵙게되니.
[베르테르] 네? 가을?
[프리테니케] 호호호... 그런게 있어요
[슈 미 트] 그동안 어디계셨읍니까?
[베르테르] 네에... 좀... 여긴 다들 잘있읍니까?
[슈 미 트] 네에, 지난겨울에 좀 추웠었다는것 뿐이죠. 그리고 빅 뉴스라면
결혼 했다는것.
[베르테르] 그소식은 들었읍니다. 행복하겠죠 물론?
[프리테니케] 그럼요, 아주아주 행복해요 (슈미트의 팔을 잡는다)
[베르테르] 그럼 아이들은 누가 돌봐줍니까? 여덟명씩이나 되는데
[프리테니케] 아이요? 누, 누가요?
[슈 미 트] 아하! 롯데 말이군요. 롯데가 왔다갔다하며 돌봐주죠 우리가 생각
했던것보다는 어울리지 않는 부부
[페이지] 나-004,, 0B0040
같더군요
[베르테르] (당황하며) 아니, 그럼? 어이구 두분께서 결혼하신걸 몰랐군요.
축하합니다 슈미트, 축하합니다. 프리테니케
[프리테니케] 너무하셨어요, 남의 얘기만 하시구,
[베르테르] 미안합니다. 용서 하십시요 부인,
[슈 미 트] (웃으며) 용서 하기로 하지, 응?
[프리테니케] 그러죠, 몰랐다니까 (모두들 웃음)
[베르테르] (기분이 좀 풀어졌다) 정든 옛 고향에 온 기분입니다. 여러곳을
다녀봤지만 이곳 만큼 좋은곳도 드물 더군요
[슈 미 트] 잘 오셨읍니다 베르테르씨의 시를 다시 듣게 됐군요
[프리테니케] 이번엔 오래 계실거죠 ? 그럭허세요 우리는 선생님의 얘길 자주
했었어요
[슈 미 트] 프리테니케, 늦겠군
[프리테니케] 저흰 목사님과 약속이 있어요
[슈 미 트] (우측을 보며) 베르테르씨, 저사람 아시죠? 과부집 머슴 이었어요
마님을 넘보다가 그집 오래비 에게 쫓겨 났어요 맹랑한 사내죠
[베르테르] 아, 생각나는군요. 이쪽으로 오고 있는데요
[페이지] 나-005,, 0B0050
[슈 미 트] 우리를 봤나 봅니다. 그럼 자주 만나겠군요 베르테르씨,
[프리테니케] 롯데를 만나 보세요 요새 알베르트가 출장중이라 심심 할거예요
(팔장을 끼며) 슈미트
[베르테르] 녜, 안녕히들 가세요
(두사람, 좌로 퇴장, 사나이가 우측에서 들어온다)
[사 나 이] 나리, 절 기억 하십니까?
[베르테르] 기억하고 말고, 잘있었오?
[사 나 이] 네, (사이)나으리님도 많이 안됐는뎁쇼 고생이 심하셨나보죠?
[베르테르] 고생이랄께 있나요? 자, 이쪽으로 앉겠오?
[사 나 이] 아닙니다. 전 곧 가봐야 할데가 있어요 저어, 저 사람들이 아무
얘기도 안했나요? 저말예요
[베르테르] 오래비 때문에 마님 곁에서 나왔다더군
[사 나 이] 네, 사실이예요 마님한텐 자식이 없으니까요 오라비되는 사람은
마님 재산이 탐이 나나봐요 그래서 날 내쫓구 딴 머슴을 들였읍죠.
[베르테르] 이해가 안되는군.
[사 나 이] 아, 글쎄, 제가요 그 재산이 탐이나서 마님을 유혹한다는 거예요
세상에 이런 망발이 어딨읍니까요
[베르테르] 그랬었군. 허지만 괜이야 그랬을라구. 무슨 사연이
[페이지] 나-006,, 0B0060
있었던게지.
[사 나 이] (주저하며) 여지껏 아무 한테두 하지 못한 부끄러운 얘긴뎁소 저...
(사이, 눈치를 살핀다)
[베르테르] (미소) 이해할 수 있는 얘기 같군요
[사 나 이] (용기를 얻어) 네, 네 (사이) 그땐 정말 제정신이 아니였나봐요
그만 참다 못해서 마님방 으로 뛰어올라 갔읍죠. (사이) 그래서 마님한테 한참
야단을 맞았지만요 그래두 그다음 부턴 마님곁에 제가 가까이 있어두 좋다구
허락을 해 주셨거든요... 마님이요 (사이) 그렇지만 나으리 제가 마님을 사랑하고
존경 하는건 요만큼두 변하지 않았어요. 하나님을 걸구 맹세 할 수 있어요 (사이,
초조하게) 전요, 마님곁을 떠나서는 못살 것 같아요 같이만 있을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다 하겠어요 재산 같은건 필요 없어요 제가 밭갈구 씨뿌려서 마님
행복하게 해드리면 됩니다요 안그렇습니까!? 나으리
[베르테르] ...
[사 나 이] 어떤땐 꼭 목을 조이는것 같이 가슴이 답답하구 어떤땐 할일 다
잊어 버리구 종일 먼하늘만 바라
[페이지] 나-007,, 0B0070
보고 살지만요, 마님 곁은 떠날수가 없어요 정말예요
[베르테르] (그의 어깨를 매만지며) 당신은 그런 용기라도 있군 그래서 멀리
안가고 이마을에 있는거요?
[사 나 이] 네, 나리, 도저히 못떠나요 곧 돌아와야 할것 같은 기분두 들구요
(베르테르, 고개를 끄덕인다)
[사 나 이] (낮추어서) 저... 들리는 말에는요, 새로 들어온 녀석하구 오라비
하고 다투었다구요. 마...마님만 불쌍합죠. 새로 들어온 그녀석 응큼 한가봐요
[베르테르] ...
(좌측에서 떠드는 소리가 들린다)
[롯 데] (소리) 말헨, 그건 소피아 것이야 남자는 그런거 쓰는게 아냐
[말 헨] (소리)싫어, 나 이거쓸래
[롯 데] (소리)안되, 어서 소피아 에게 주렴, 착하지?
[소 피 아] (소리) 롯데, 말헨은 개구장이 예요 버리구가요
(그들 나타난다. 베르테르와 롯데의 눈이 마주친다)
[베르테르] 롯데...
[롯 데] (보기만 할뿐)
[베르테르] 롯데... 나요, 베르테르 입니다
[페이지] 나-008,, 0B0080
[롯 데] ...
[소 피 아] 야, 아저씨, 아저씨다. 말헨
[말 헨] (모자를 던져 버리고) 아저씨, 아저씨,
(소피아와 말헨이 떠들며 매어 달린다)
[베르테르] 오, 말헨, 잘있었니? 소피아도?
[롯 데] (냉냉하게) 소피아, 말헨, 그럼안돼 이리와
[베르테르] 그냥둬요
[롯 데] (외면) ...
[베르테르] 어디갔다 오는거니? 소피아
[소 피 아] 알베르트 한테 편지 부쳤어요
[베르테르] 아, 그래?
[롯 데] (눈물을 참는듯 하늘을 본다)
(소리 깔린다)
[소 리] 나는 돌아오고 말았네, 빌헬름. 그러나 가슴속에는 무서운 공허,
공허 뿐일세. (서서히 암전) 나는 벌써 여러차례 그녀의 목에 매달릴뻔 했네
그녀의 정다운 모습을 눈앞에 보게 되면서도 손을 내밀수 가 없다니, 손을
내민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충동인데도... 어린아이는 생각 나는 것이
있으면, 무엇이든 손을 내어 밀지 않든가? 그런데 나는? 아- 단 한번만
이라도좋으니 그녀를 이 가슴속에 안을 수 가 있다면 이 공허는
[페이지] 나-009,, 0B0090
채워질 수 있으면만
(잠시, 음악 흐르고)
나의 사랑하는 친구여 나는 이젠 제발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아니, 때로는
이젠 깨지 않았으면 하는 희망을 품고 잠자리에 드네 그러나 아침이 되어 눈을
뜨고는 낙담을 하네 딱한 노릇이지. 이제 이 마음 마저 죽어버려 어떠한 감정도
흘러 나오질 않는다네. 심장에서 퍼내어 머리속으로 쏟아넣을 단 한방울의 기쁨도
찾을 수 가 없네. 오히려 괴로워 스럽고통던 그때, 어째서 그때가 그렇게도 행복
했었던가
[장] 제 2 장
(무대 앞쪽 베르테르의 방에 조명 떨어진다 책상위에 포도주병, 홀로 앉아 잔을
기울인다 잠시후 무대 뒤쪽의 롯데에게 부분조명
베르테르, 한잔 포도주에 기분이 좋아진듯 히쭉히 웃는다. 이윽고 병채 마셔
버린다)
[롯 데] 제발 그렇게 하시지 마세요
[베르테르] (흔들 흔들)
[롯 데] 롯데를 생각해 주셔야죠
[페이지] 나-010,, 0B0100
[베르테르] 생각 하라구요? 새삼스럽게 무슨 얘기요 생각하고 있지요 생각하고
있는 정도가 아닙니다 당신은 제머리속에서 잠시도 떠난적이 없읍니다 오늘도
저는 요전번에 당신이 마차에서 내리던 버드나무 밑에 앉아있었읍니다 (롯데의
조명꺼진다) 당신은 나를 당신 하고 싶은데로 할 수 있군요 (성격책을 든다)
아버지 시여,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 시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탕,
놓는다. 씁쓸하게 웃는다 뒤쪽으로 가서 또 한병의 포도주를 들고 나온다 선채로
흔들거리며) 나의 온갖 본질이 존재와 비존재 사이에 끼어서 떨고, 과거가
번갯불과 같이 미래의 심연위에 번쩍이고 주위의 온갖것이 소멸되고, 나와 더불어
세계가 멸망해 가는 이 무서운 순간에 내가 창피하게 여길것이 무엇인가?
(롯데에게 조명 떨어진다 소피아와 마리아네가 발밑에서 놀고 있다)
[롯 데] (밖을 보며 크게) 알베르트, 베르테르씨가 가세요 알베르트 (작게)
안들리나봐요
[베르테르] (그의 방에서) 밖이 춥군, 안녕, 롯데
[페이지] 나-011,, 0B0110
[롯 데] 안녕히 가세요 (사이) 사랑하는 베르테르
(베르테르이 몸이 굳어버린다 롯데의 조명 꺼진다)
[베르테르] 사랑하는... 베르테르! 사랑하는 베르테르!
(책상에 앉는다) 주여, 그녀를 제게 주소서 그녀를 제게 주소서 (사이) 아,
아니야 아냐, 아냐, 미안하네 알베르트
(한잔 따뤄 마신다 술병에다 키스한다
롯데에게 세번째 조명 떨어진다
롯데가 말헨의 자고있는 얼굴에 키스한다)
[베르테르] 하늘의 혼령들이 잠들고 있는 순결한 입술이여, 그대, 롯데여, 나는
감히 당신의 입술을 갖겠다는 생각을 못하오, 감히 - (어조 바꾸어 혼자 소리로)
그렇지만, 단념 할 수 가 없어. 맹세를 하면서도 말야 (크게) 빌헬름, 난, 난,
말일세 그행복 그 입술만 얻을 수 있다면 파멸하여 그죄를 속죄해도 좋으이
그것이 죄가될까?
(롯데의 조명 꺼지며 피아노 소리가 천둥치듯 시작된다) 그것이 죄가 될까?
그것이 죄가될까?
(피아노 소리 이어지며 암전)
[페이지] 나-012,, 0B0120
[장] 3장
(알베르트의 집, 피아노소리, 베르테르가 서성거리고 있다 말헨이 상자로 뭘
만들고 있다)
[말 헨] 베르테르, 베르테르
(베르테르는 듣지 못하고 여전히 서성거린다)
[말 헨] (갸우뚱, 좌측으로 나가며) 소피아, 소피아, 이게 잘 안돼
[베르테르] (우측문을 열고) 롯데, 제발 부탁이오, 제발 그만 두구료
(피아노소리, 그친다. 그는 쇼파에 앉는다
롯데가 나와 그를 찬찬히 들여다 본다)
[롯 데] (나즉히) 베르테르? (사이) 베르테르? 당신은 기분이 아주 좋지
않군요 당신이 좋아하시는 곡도 마음에 안들어 하시니...
[베르테르] 롯데!
[롯 데] 요즘 이상해 졌어요 알베르트와 저는 당신이 걱정스러워요
[베르테르] 오 - 제발, 알베르트, 알베르트하지 말아요
[페이지] 나-13,, 0B0130
그 이름만 들어도, 내몸은 가누기 힘들정도예요
[롯 데] 그러시면 안 돼요 베르테르! 저어... 우리 옛날처럼 즐거워질 수
없을까요? 제발 부탁이니 마음을 진정 시키세요
[베르테르] 그런 동정어린 눈으로 보지 말아요 (시선 떨구며) 알베르트는
고의적 으로 나를 피하고 있어요 두분 결혼하기 전엔 안그랬지요
[롯 데] 그건 오해예요 알베르트는 일부러 자리를 피해줘요 같이 있으면 당신이
답답해 하실까봐서요
[베르테르] 그렇지 않아요 그는 내가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내가 있는것이
귀찮은 겁니다.
[롯 데] 오, 베르테르, 제정신이 아니군요 어쩌면 좋을까!
[베르테르] 제정신이 아니라구요?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내머리 속에서
당신것을 빼어버리면 아무것도 남는것없이 텅비고 말테니까요
[롯 데] 베르테르, 우리들의 운명이 이렇게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지
못했어요
[베르테르] 아뇨, 롯데, 난 이미 점치고 있었읍니다. 당신을 처음 만났을때
당신 눈동자에는 이미 나의 운명이 비추어 지고 있었어요. 무도회 다음날 새벽을
난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당신의 검은 눈동자에서 나의 사랑과 나의 운명을
잃던날, (사이) 그래요
[페이지] 나-014,, 0B0140
이것이 어쩔 수 없는 나의 운명인가 봅니다
[롯 데] 쾌활하고 예리하던 옛날의 천재는 어디로 가고 미련스러운 고집만
남은 베르테르 -
[베르테르] 어제밤에는, 달빛아래 흐르는 긴 강줄기가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당신이 별을 보며 내세를 이야기 하던 밤나무숲 정자위로 올라가 봤읍니다 그런데
롯데, 그곳은 이미 지난번 홍수로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더군요. 흙속에 파묻힌
아름다운 꽃나무와 벤취는 황폐한 추억의 몰골마냥 앙상 하더군요
[롯 데] 베르테르, 좀 주무시지 않겠어요? 수면부족 같아요
[베르테르] 그럴리가 없어요 지난밤엔 꿈까지 꾸었는걸요 아, 아 - 그것이 꿈이
였다니, 울고 싶었읍니다. 나는 나의 품에 안겨 사랑을 속삭이는 당신을 힘껏
껴안고 당신의 순결한 입술에 끝없는 키스로 덮고 있었어요 그런데 꿈이였다니,
롯데 - 꿈속에서나마 행복을 느낀다고해서 죄책감을 느껴야 하나요?
[롯 데] 안돼요, 베르테르, 안돼요
[베르테르] 안되겠군. (허탈하게 일어난다) 하나님이시여, 당신은 내 비참한
꼴을 아시겠지요
[페이지] 나-015,, 0B150
이제 그만 끝나게 해주십시요 빌헬름, 이것이 반신 이라고 칭찬받는 영장류,
인간의 꼴이라네
[롯 데] 그만가세요 가시도록 하세요 제발 부탁이니 마음을 진정시키세요
베르테르 -
[베르테르] (문까지 갔다가는 망서리다가 다시 온다 다시 망서리다가는 문까지
간다. 그리고는 급히 나가 버린다)
[롯 데] 베르테르... 가엾은 베르테르 -
(우측에서 알베르트가 나온다 롯데, 얼른 눈물을 닦는다)
[알베르트] 여기 있었군 당신, 베르테르는 갔소?
[롯 데] 네, 알베르트 이제 그는 생각할 능력마저 상실했군요
[알베르트] 그래, 당신이 잘좀 유도해봐요. 현재로선 내가 뭐라고 할수도
없잖소. 당신에 대한 그의 정열이 다른데로 방향을 잡도록 말이요
[롯 데] 알베르트?
[알베르트] 이왕말이 났으니 하는 말인데, 잦은 방문도 좀 조절해 보구료. 세상
사람들의 눈이라는건 그런게 아니니깐
[롯 데] ? ? (입을 다문채, 창가로 피한다)
[페이지] 나-16,, 0B160
[알베르트] (난처한 표정으로 롯데를 주시하다가 그녀에게 다가간다) 미안하오,
롯데, 내가 할말이 아니였나보군.
[롯 데] -...
(롯데, 주변의 조명이 어두어지며 무대 앞쪽이 밝아진다. 아인리히가 뭘 찾고
있다. 흥분을 가누지 못한 베르테르가 걸음을 멈춘다. 뒷쪽의 알베르트가 롯데를
남겨두고 우측으로 퇴장한다. 롯데가 희미하게 보인다)
[베르테르] 여기서 뭘 하시오. 뭘찾고 있나본데
[아인리히] 찾고 있는데... 없군요
[베르테르] 찾고 있는게 무엇인데요?
[아인리히] 꼬... 꽃을... 꽃을...
[베르테르] (미소) 지금 꽃필철이 아닌데 있을리가 있나요 겨울이예요.
[아인리히] 그런데요... 많이 피어 있었거든요?
[베르테르] 많이요?
[아인리히] 네, 헤헤, 우리집 뜰에는 장미하고 인동넝쿨 두가지 꽃이 있읍죠.
아버지가 주신건데, 둘다
[페이지] 나-017,, 0B0170
잡초처럼 우거졌읍네다 그래서 이틀씩 이나 그것을 찾아 다니는데 보이질
않는군요
[베르테르] 이 근방을 말입니까?
[아인리히] 네, 이근처에도 언제나 꽃이 피어 있었어요. 노란것도 있고
파란것도 있고, 빨간것도 있고 그리고 용담초 에는 아주 예쁜 꽃이 피거던요?
그런데 하나도 눈에 띄질 않아요
[베르테르] 그래요? 꽃은 무엇에 쓰려는거요?
[아인리히] (실룩 거리는 듯한 미소) 아무한테두 말하지 마세요 (속삭이듯)
애인한테 꽃다발을 주기로 약속 했거든요
[베르테르] 참 좋은 생각이요
[아인리히] 그런데 말씀예요 우리 애인은 없는게 없어요 부자거든요
[베르테르] 그래도 당신의 꽃다발 만한게 어디 있겠오
[아인리히] 그여잔 보석두 있구, 왕관두 있구요
[베르테르] 대관절 누구요? 애인이
[아인리히] (딴청한다) 공무원으로 채용만 되었더라도, 전 인간이 달라졌을
겁니다. 한때는 정말 좋았죠 그렇지만 이젠 글렀읍니다. 이제 저는 (시선이
허공을 헤맨다)
[베르테르] 그땐 퍽 행복 했었나 보군요
[아인리히] 네... 그때가 다시한번 돌아왔으면 좋겠어요 참 좋았었는데,
물속에서 꼬리치는 물고기 처럼
[페이지] 나-018,, 0B0180
웠었죠
[노 파] (소리) 아인리히, 아인리히,
(등장) 아니 얘야, 애미 속좀 작작 썩히렴아, 날도 찬데 왜이런데까지 올라왔니
응?
[베르테르] 아들이신가요?
[노 파] 네, 나리, 제가 말씀드린 바로 그 아이랍니다 하나님은 저희에게
너무 무거운 십자가를 지워 주셨나봐요
[베르테르] 얼마나 됐나요?
[노 파] 이렇게 조용하게 된건 반년 됐어요 이만한게 다행이죠. 꼬박 한해
동안이나 미쳐 있었으니까요 정신병원에 가둬 놓았었읍니다 이젠 남에게 행패도
부리지 않습니다만 입으론 왕이니 임금이니 하는것만 찾고 있어요 상냥하고
조용한 아이 였는데... 그런데 난데없이 우울증이 생기더니 심한 열병이라도
앓은것 처럼 미치고 말았어요 말씀드리자면...
[베르테르] 한때는 아주 행복하고 즐거웠다고 말하던데, 그건 언제쩍 얘긴가요?
[노 파] 어리석게두... 한참 심하게 미쳤을 때를 말하는 거예요 그때를
언제나 자랑하고 있어요
[페이지] 나-019,, 0B0190
정신병원에서 어떤 꼴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구
[베르테르] (동전 한잎 건네주며) 이걸루 꽃을 사주도록 하세요
[노 파] 아이구, 나으리,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아인리히, 그만가자 저녁두
먹어야지 (끌고 나간다)
[베르테르] (독백) 그대의 슬픔과 그대를 괴롭히는 정신착란이 부럽구나 그대는
희망에 넘쳐 사랑하는 공주를 위해 꽃을 찾아다니는 구나 이 한겨울에, 꽃이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그 이유를 알지도 못하는구나. 그런데 나는 희망도 목적도
없이 나왔다가 마찬가지 꼴로 되돌아 간다 아 - 아... 하느님이여, 당신이
만들어낸 가련한 인간을... 이대로 침묵하고 계시렵니까?
(뒷쪽의 조명, 이미 어두어져 롯데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법관이 멀찍히
등장하여 베르테르를 보고 있었다)
[법 관] 베르테르씨, 뭘 그리 골돌히 생각하고 있오?
[베르테르] 아! 법관님, 건강이 나쁘시다는 얘길 들었읍니다 찬공기 쐬면 좋지
않습니다.
[법 관] 답답해서 붙어 있겠든가요 어디, 그런데? 여기있던 녀석은 아인리히
아닙디까?
[베르테르] 그 불쌍한 사내를 아시는군요
[법 관] 바로 내가 데리고 있던 서기관이오 언젠가 얘기했던...
[페이지] 나-020,, 0B0200
[베르테르] 오! 참 소피아와 마리아네 에게 들은 기억이 납니다
[법 관] (자책감에) 아무래도 내가 좀 심했나보군 저러기 전엔 그런데로
쓸만한 놈이였는데, 롯데를 자꾸 넘보길래 파면을 시켰지. 누가저렇게 될줄
알았나?
[베르테르] 그럼 저 사내가 말하는 공주는?
[법 관] 말하던가요?
[베르테르] 공주라고 하더군요
[법 관] 쯧쯧, 역시 롯데를 두고 하는 말일게요 상사병이 시초였지
[베르테르] 네에... !
[법 관] 여기서 뭘해요 자, 수렵관으로가서 저녁 이라도 같이 합시다.
만찬에 초대하지
[베르테르] 아닙니다. 법관님, 저도 우울증에 걸려 있읍니다
[법 관] 우울증?
(한스가 헐레벌떡 뛰어온다)
[한 스] 법관님, 여기계셨군요. 한참 찾았읍니다
[법 관] 무슨일야?
[한 스] 어서 가보셔야 겠어요. 살인 같습니다
[법 관] 살인?
[한 스] 네, 바트하임의 과부집 머슴에 주막집 문앞에 죽어 있읍니다
[페이지] 4-021 ,,OB0200
[법 관] 사망이 확인됐나?
[한 스] 네, 의사가 와 있는걸 봤어요
[법 관] 서둘러 가봤자 다시 살아날 일도 없고...
[베르테르] 그럴수가...
[한 스] 베르테르씨, 같이 안가보시겠어요?
[베르테르] 가지요, 죽은건 첫번째 머슴인가요 두번째 머슴인가요?
[한 스] 두번째 머슴이 죽었어요
[법 관] 저녁초대는 거절하더니 살인 현장엔 마음이 끌리나 보군. 갑시다
산책삼아
[베르테르] 불쌍한 사람, 기여코 일을 저질렀군
(퇴장과 암전)
[페이지] 다-001,, 0C0010
[장] 4장
(법정, 어두운 곳에 조명 한점 떨어지면 사나이만 보인다)
[사 나 이] (수갑이 채워져 있다) 그녀를 아무도 손에 넣지 못할 겁니다.
아무도 그녀를 차지 하지 못할 겁니다
(또 다른 조명 셋이 떨어진다)
[베르테르] 빌헬름 일체의 모든것이 뒤흔들리어 뒤죽 박죽이 되는 순간 일세.
그 사나이에게 죄가 없다는 생각이 자꾸 머리속에 굳어지네 나는 그를 위해
변호를 원했고 또 많은 변론을 폈지만
[법 관] (고개를 두세번 흔든다)
[베르테르] 주무관은 머리만 흔들 뿐이었네 진심으로 정말 진심으로 한 인간이
다른 한 인간을 변호 하기에 필요한 언어를 남김없이 털어 놓았지만 주무관을
격코 감동 시킬수가 없었네
[법 관] 살인자를 두둔 하다니 말도 되지 않아요 변호인의 변론이 명석한
사리판단을 거친 변론인지 의심치 않을수가 없어요 우리가 그를 용서한다면
법율은 휴지화 될것이고 국가의 안녕 질서는 완전히 파괴되고 맙니다.
[페이지] 다-002,, 0C0020
이 순박한 고장에 이런 추잡한 치정사건이 있을수 있다니 심히 유감스러운바요
[베르테르] 결론은 만사가 질서 정연하게 정해진 궤로를 밟고 나가도록 주의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였네 빌어먹을...
[알베르트] 우리는 냉정하고 공정한 입장에서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친분이나 감상적인 입장에서 사건을 처리 할수는 없읍니다. 더욱이 그의
살인동기나 계기가 사전에 충분히 계산되고 검토된 계획 살인 이란것이 명백히
밝혀진 이상 우리는 그를 살려둘 하등의 명분이 없는 것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시성을 잃어버린 광인의 발작과 같은 것입니다.
[베르테르] 알베이트의 노골적인 비난 이었네 나에 대한 반감이 어느정도까지
침식되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나는 공정 할수가 없네 그리고 알베이트가
훌륭하고 선량한 사람 이라는 것을 되풀이 해서 내 자신에게 타일렀지만 내장을
갈기 갈기 찝기는 듯한 고통이 있을 뿐이네 나는 공정할수가 없네
[사 나 이] 그 머슴놈은 그놈은 마님의 침실을 들락 거리며
[페이지] 다- 003,, 0C0030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았고 내가 누웠던 곳에 누웠읍니다. 나 이외엔 아무도
그녀를 갖지 못할 겁니다.
[베르테르] 나로서는 그를 그대로 사형대로 보낼수는 없네 빌헬름, 나의 변론은
계속되...
[법 관] (그의 말을 자른다) 천만에 살려 둘수는 없다
[알베이트] (급히 받는다) 그렇습니다 절대로 살려 둘수 없읍니다
[베르테르] (한동안 숨막히는듯) 그대는 살아날수 없다. 불쌍한 자여
(베르테르의 조명만 남는다) 살아 날수가 없다 나는 알고 있네.우리는 살아날수
없다는 것을...
(사이) 빌헬름, 비록 헛된 노력이였지만 이건 내 마지막 불길이였나 보네 나는
나의 등불을 지필수 있는 심지도 기름도 모두 다 잃고 말았네 (암전 되고 그의
소리 깔린다)
[소 리] 나의 벗 빌헬름, 이젠 마지막 일세, 더 이상 내가 해야 할일은
없나보네 그리고 내 사랑하는 한 여성을 안정을 방해 하면서 까지 슬픈 교제를
계속 하고자 무리할 힘도 이제 없네
[페이지] 다-004,, 0C0040
요즘 나는 어디를 가도 기분이 좋지 않네 그런가 하면 어디를 가도 기분이 좋기도
하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네. 나는 물러 가는것이
좋을것 같네. 그러나 성급하게 굴거나 조급해 보이지 않게, 최선의 확신을 가지고
할수 있는한 냉정한 결단으로 최후에 임하려 하네. 장막을 쳐들고 그속에 발만
들여 놓으면 모든것은 쉽게 끝이나네. 그런데 왜 주저하고 겁을 내는 걸가?
그속이 어떤지 몰라서 그러는 걸까 두번 다시 돌아오지 못하니까 그러는 걸까
확실치 않은 곳엔 혼란과 암흑이 도사리고 있다고 지레짐작 하는것이 우리들의
폐단 인듯 싶네 빌헬름 우리 어머니 에게는 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도록 말씀
드려주게나, 그리고 불효한 꼴을 용서해달라는 말도 함 께 전해주게, 기쁘게
해줘야 할 사람을 슬프게 한다는 것이 정작 나의 운명이었네.잘있게나 나의
다정한 친구, 하늘의 축복이 같이 하기를, 잘있게
[페이지] 다-005,, 0C0050
[장] 제 5장
(알베르트의 집, 베르테르가 츄리를 만지고 있다 롯데는 동생들의 선물 상자를
정리 하고 있다)
[롯 데] 아- 다 됐어요 아버지것 까지 아홉개를 준비했어요 (츄리 쪽으로
간다) 츄리 만드는 솜씨가 대단 하시네요
[베르테르] 어릴때 고향에서 봐 두었던 겁니다. 맘에 들어요?
[롯 데] 네, 촛불만 키면 되겠네요
[베르테르] 아버지, 어머닌 즐겨서 츄리를 준비 하곤 했어요 내가 학교간
사이에 만들어 놓곤 했지요 학교에서 돌아와 응접실 문을 열어 보면 거기엔
아침에도 없던 전나무 츄리가 들어서 있죠 솜과 색종이와 초인형으로 장식된 그
츄리에 촛불이 켜지는 날이 되면 아침부터 가슴이 설레이죠 드디어 불이 켜집니다
그러면, 뭐랄까, 천당에라도 간듯이 황홀해 졌다고 할까요 잊혀지지 않는
어린날의 추억입니다. 여기 과자 몇개 달아 놓으세요 자리가 비었군
[페이지] 다-006,, 0C0060
[롯 데] 과자요?
[베르테르] 아이들이 좋아 할겁니다. 어머닌 과자 이외에두 사과나 쬡코렛을
가지고도 장식을 했으니까요
[롯 데] 좋은 생각이예요. 그런데 가지가 꺽이지 않을런지...잠깐만요
(테이블 위의 사과를 집어든다). 사과가 있어요 실이...
[베르테르] 여기 실이 남았어요
(그들은 사과를 달아 맨다)
[롯 데] 됐어요 어머 이뻐라 뱅글 뱅글 돌아요 베르테르 잠깐만요
(우측으로 퇴장한다.
베르테르는 책장으로 가서 벽에 장식된 권총을 본다
롯데, 사과 광주리를 들고 들어온다)
[롯 데] 베르테르, 여기 많이 있어요 이거 다 달아요 실두 갖구 왔어요
도와줘요 베르테르
(그들은 사과를 달기 시작한다)
[베르테르] 사과나무가 되겠군
[롯 데] 알베이트가 보면 깜짝 깜짝 놀랄거예요
[베르테르] 그의선물은 뭘루 준비했어요
[페이지] 다-007,, 0C0070
[롯 데] 아직 일주일이나 남았는 걸요 그동안 생각할 거예요
선생님도...(하다가 말을 끊는다)
[베르테르] 녜?
[롯 데] 선생님도 얌전하시기만 하면 선물을 받으시게 되죠 우선
긴초하고...
[베르테르] 얌전하게 라니 어떻게 하는 겁니까?
[롯 데] (당황한다)...
[베르테르] 어떻게 하라는 것이죠? 어떻게 하면 얌전한 거예요 롯데?
[롯 데] 목요일날 밤이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그날 저녁에는 아이들이 와요
아버지가 데리구 오실 거예요 그때 저걸 모두 나눠 줄거거든요 선생님도 그때
오세요 그대신요 (사이) 그전엔 오시면 안되요
[베르테르] (아연) 롯데!
[롯 데] (서둘러) 부탁해요 베르테르 그렇게 결정 된걸요
[베르테르] 누가 무엇을 결정 한 겁니까?
[롯 데] 그건 묻지 마시구요 그냥...저어...부탁이예요 이 대로는 안돼요
이대로 더 어찌 할수 없잖아요
[베르테르] (서성대며) 이대로는 안된다?
[페이지] 다-008,, 0C0080
[롯 데] (당황을 감추며) 베르테르, 이건 길게 좀 달을까요?
[베르테르] (고개만 끄덕 끄덕)
(어색한 침묵)
[롯 데] 여기두 있구, 여기두 있구 이 쪽에 하나 더 달까요? 사과는 아직
많은데
[베르테르] (우 뚝 서더니) 그렇게 하죠, 좋아요 롯데 두번다시 당신을 안
만나겠읍니다
[롯 데] 왜 그러세요 차암- 베르테르 우리들은 다시 만날수 있어요. 다시
만나는 거예요 다만... 지나치다구 생각이 들어서...정도껏 하려구요 차암
선생님은 어째서 그렇게 격하게만 생각 하세요? (그의 손을 잡는다) 부탁해요,
베르테르 용감해져 보세요 사내 다웁게요, 선생님의 정신 학식, 재능, 아 -
얼마나 흥미 있는 생활들이예요 잠시라도 좋으니 마음을 진정시켜 보세요 (사이)
베르테르, 당신은 자기 자신을 속이고 스스로 파멸 시키려 하고 있어요. 왜
그러셔야 되나요 하필이면 왜 저를 남의 소유가 되어버린 저를 소유할수 없다는
바로 그것이 선생님 에게 더욱
[페이지] 다-009,, 0C0090
그런 소원을 자극 하고있는게 아닌가 싶군요
[베르테르] (손을 빼며) 현명 하시군! 알베르트라 알으켜 주던가요? 전략적인
얘긴데
[롯 데] 그런것은 누구라고 생각할수 있어요
[베르테르] 대단한 말솜씨로군
[롯 데] 선생님의 마음을 흡족 시켜줄 여자가 그렇게두 없을까요? 찾아
보세요. 틀림없이 있을 거예요 마음을 단단히 가지셔야 해요 여행이라도 하면
기분이 좀 풀릴텐데
[베르테르] 그런말은 인쇄물로 만들어서 국만학교에나 배부해 주면 고마워
하겠군요 롯데, 조금만 조금만, 날 이대루 조금만 놔둬요 가만히 내버려둬요 곧
만사가 끝날겁니다
[롯 데] 다만, 베르테르 크리스마스 이브 까지에요 한번만 참아 보세요
[베르테르] ...
[롯 데] 그것도 못하시겠다면 난 어떻게 하라는 거예요
[베르테르] ...
[롯 데] 기여코 약속을 안하시는 군요 저는 우리들 두사람을 위해서 청을
했던 거예요
(암전)
[페이지] 다-010,, 0C0100
[장] 제 6장
(같은 무대, 불규칙한 피아노 소리 베르테르가 들어온다. 우측 문으로 간다)
[베르테르] 롯데, 롯데
(피아노 소리 멈추고 롯데가 나온다)
[롯 데] 약속을 안지키셨군요
[베르테르] 아무것도 약속한 것이 없는데요
[롯 데] 약속은 안했어두 적어도 제청을 들어줄 수는 있지 않아요
[베르테르] 미안하오 롯데 사실은 오늘이 아니면 당신을 만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영원히 말입니다
[롯 데] (사이) 피아노 치시겠어요?
[베르테르] (고개 젓는다 소파에 앉으며) 알베르트는?
[롯 데] 아직 안들어 왔어요
[베르테르] 늦는군요
[롯 데] 야근인가봐요 (사이) 여행을 하실 작정이군요?
[베르테르] 내
[페이지] 다-011,, 0C0110
[롯 데] 좋은 생각이예요 권태가 좀 풀릴거예요 그렇지만 크리스마스이브는
지나고 가세요 바로 내일인데
[베르테르] 그때까지 기다릴수 없어요 롯데. 막상 그렇게 하기로 결심을 하고
나니 얼마나 후련한지 모르겠읍니다. 어차피 누군가 한사람이 희생되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롯 데] 무슨생각을 하고 계세요 베르테르 어떻게 하실려구요 여행이
아니신가요?
[베르테르] 아뇨, 여행이지요 그렇지만 돌아오지 않으렵니다 영원한 방랑자가
되렵니다. 인간은 방랑자 이상의 그 이하의 것도 될수 없읍니다. 마지막 몸을
쉬는 곳은 언제나 정해져 있기 마련이죠
[롯 데] 베르테르 멀리 가시지 마세요 그건 원하지 않아요 정말에요
베르테르
[베르테르] 당신은 욕심이 많군요
[롯 데] (사이) 그런가 봐요 알베르트도 선생님도 두분다 제겐 소중해요 아!
모르겠어요 뭐가 뭔지 (사이) 당신이 저의 사촌만 되었더라도 아니면 제 가까운
친구의 남편이라도 된다면
[베르테르] (씁쓸한 미소) 당신과 마주 앉아 있는건 이외엔 다른 즐거움을
모르는 불행하고 불안한 사나이를
[페이지] 다-012,, 0C0120
누군들 좋아 하겠읍니까
[롯 데] 호메로스를 즐겨 읽으시는 베르테르 오늘은 그것도 갖고 오시지
않았군요
[베르테르] 네.
[롯 데] 기다리세요 제 설합속에...(오씨 안의 원고를 찾아 내온다)
선생님이 번역한 오씨안의 일부예요. 아직읽어 보지 않고 있었어요 선생님과 같이
읽을 기회가 없었죠?
[베르테르] (원고를 받아든 손이 떨린다)
[롯 데] (그의 옆에 다소곳이 앉는다)
[베르테르] (감격을 누르며) 으스름 밤의 별들이여- 그대는 서 쪽 하늘에
아름답게 반짝이며- 빛나는 머리를 구름위로 치켜들고- 당당히 언덕을 넘는구나-
그대는 거친 황야에서 무엇을 찾으려는가- 사나운 바람 고이 잠들고- 아득한
곳에서 여울물이 속삭인다.-도도한 파도는 까마득한 바윗전을 희롱하고- 땅거미
지는 들판으로 날파리 떼지어 나르는데- 무엇을 찾아 가는고녀- 그대 아름다운
빛이여-
[페이지] 다-013,, 0C0130
눈웃음 치며 멀리만 가는구나- 잔물결은 기쁜듯이 그대를 둘러싸고- 그대의
사랑스런 머리결을 적신다- 잘가거라 조용한 빛이여- 나타나거라 그대- 오씨안의
영혼이 깃든 빛이여- 힘차게 나타 나다오- 먼저 가버린 친구들 내눈에 역력하고-
지나간 낱처럼 로오라의 황야에 한데 모여든다-
(롯데가 점점 감동되어 간다)
오- 밤이 되어 나 홀로 비바람 치는 언덕에 버림 받았구나- 바람은 산속에 울고
거센 물살은 바위를 훑는다- 버림받은 자에겐 비바림 막아줄 움막 조차 없는가-
달빛이여구름을 헤쳐다오- 별빛이여 어둠을 밝혀다오.-무슨 불빛이든 사모하는 님
곁으로 나를 좀 인도해 다오- 물소리 바람소리 요란 하건만- 사랑하는 님의 소리
들릴줄 모르는 구나- 님이여 사랑하는 님이여-
[페이지] 014,, 0C0140
이곳에 있겠노라 기약치 애았던가- 잠시만 조용해 다오 바람이여- 잠시만 멈추어
다오 냇물이여- 골짜기에 소리쳐 메아리 치는 내 목소리 나그네가 듣도록-
(베르테르의 시선이 원고에서 떠난다)
님이여 사랑하는 님이여- 소리치는 곳은 여깁니다. 나무와 바위가 있는곳- 오,
나의 사랑 나는 여기 있는데- 어찌하여 그대를 망설이며 오지 않는가- 보라 저기
달이 나타났구나- 넘치는 물결은 골마다 반짝이고- 바위들은 잿빛으로 둔덕에
솟았건만- 어찌하여 님의 모습 보이지 않고- 아무도 그의 행적 알지를 못하네-
아- 아- 언덕위 바위에 서서- 비바람치는 곳으로 소리쳐 다오- 죽어서 떠도는
가엾은 넋이여- 내게 말해다오 그대들 쉬는 곳은 어드메 인가- 깊은 산속
어디에서 그대를 찾는가- 비탄에 잠긴 나는 바람부는 언덕에 앉아-
[페이지] 다- 015,, 0C0150
눈물로 젖어드는 아침을 기다리노라- (베르테르 잠시 멈춘다. 원고가 그의 손에서
미 끄러져 떨어졌다 감정을 억제 시킨다)
폭풍은 자고 새벽도 밝아오고 구름은 흩어졌도다- 정처 없는 태양은 빠른
걸음으로 언덕마다 햇살 보낸다- 여울지는 물결의 속삭임은 귀엽기도 하건만-
허나 죽은 이를 슬퍼하는 알핀의 소리 더욱 귀엽다- 그의 머리는 백발되어
숙여지고- 그의 눈물어린 자위는 붉으레 하구나- 알핀이여 훌륭한 가인이여 어찌
하여 말없는 둔덕에 홀로 섰는가- 숲속의 한가닥 바람처럼 아득한 기슭의
물결처럼 어찌하여 그대는 서러워 하는가- 알핀은 말한다 리이노여, 나의 눈물은
죽은자를 위한것이며 나의 독백은 무덤에 잠든이를 위한 것이로다- 그대는
준엄하고 아름답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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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그대는 쓰러지고 말것이로다 그리고 그대 무덤가엔 애통하는, 나그네가 앉을
것이로다- 이제 그대의 집은 비좁고 자리는 어둡구나- 걸음 세번으로 그대 무덤
잴수 있구나 오오- 지나날 그다지도 위대했던 그대여- 이끼 서린 망주석이 유일한
그대의 기념물이다- 그대는 그대를 위해 울어줄 어머니도 없고- 사랑의 눈물 뿌릴
소녀조차 없구나- 통곡하라 죽은이의 잠은 깊고 티 끌의 베끼는 얕으니라- 그는
잡음에도 정신 없고 소리쳐도 깨어나지 않으리라.-오오- 어느때 누가 찾아라-
잠자는 이를 보고 잠을 깨라 할것 인가- 언제 그대는 깨어나서 아름다운 목소리
울릴 것인가- 일어나라. 가을바람이여- 일어나라, 황야를 몰아쳐라- 숲속의 거센
물결이여 우렁차게 흘러라 울부 짖으라 비바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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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달이여 찢어진 구름을 헤치고 나아가서 그대 창백한 모습 들어 내거라-
[롯 데] 베르테르.
[베르테르] 나의 기운은 사라지고 처녀들 사이에서의 나의 사랑은 떨어졌도다-
산에 비바람 닥칠때면- 북풍이 파도를 높이 치켜 올릴때면- 나는 울어대는 기슭에
앉아 그 무서운 바위를 바라 보노라- 저물어 가는 달 아래로 그들은 승프게도
어울려 함께 떠돌고 있노라-
[롯 데] 베르테르 (흐느낀다)
[베르테르] (그녀의 손을 잡고 운다) (둘은 서로의 눈을 바라볼 뿐 꼼짝하지
않는다)
[롯 데] 그다음을...
[베르테르] (더듬으며 읽는다) 어찌하여 그대는 나를 깨우느뇨 봄바람이여-
그대는 정을 쏟으며 (나는 하늘의 물방울을 적시노라)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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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나 나는 시들 때가 왔느니라- 나의 잎들을 휘몰아 떨어트릴 폭풍은 아주 가깝게
왔느니라- 내일이면 나의 아름다웠던때 나중 본 나그네 찾아 오리라- 그의 눈은
들판을 헤메며 나중 찾으리라- 그러나 그는 나를 찾아내진 못하리라- (베르테르는
원고를 떨어트리고 롯데의 발아래 몸을 던진다. 그녀의 두손을 붙잡고 자기
이마와 눈물로 얼룩진 눈위에 짓누른다 롯데는 그의 두손을 잡고 자기 가슴쪽으로
끌어 당기며 몸을 꾸부린다 두사람의 볼이 서로 닿는다 베르테르는 그녀의 몸에
팔을 휘감아 가슴에 안고서 떨리는 그녀의 입술을 찾아 덮는다)
[롯 데] (질식 할듯이) 베르테르- 베르테르 (그의 가슴을 밀며) 베르테르
(침착한 어조로) 베르테르
[베르테르] (그녀를 놓고 미친듯이 그녀 앞에 몸을 내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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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뿌리치듯 일어난다. 애정과 불안에 몸을 떨며)
[롯 데] 이것이 마지막이예요 베르테르 이젠 만나지 않겠어요. (옆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근다)
[베르테르] (팔을 내밀지만 잡지 못했다.
오랫동안 소파에 몸을 기댄채 있다. 일어난다. 서성거린다. 문쪽으로 간다)
롯데! 롯데! 꼭 한마디만 잘 있으라는 인사 만이라도 (사이) 롯데! 인사만이라도
(사이, 뿌리치듯 문에서 떨어지며 소리친다) 안녕히 롯데 안녕히 계세요
영원히...
(뛰어 나간다. 무대 비어 있다)
[소 리] 하아, 용서 하십시요 롯데여 저는 일생의 마지막 순간이 되리라고
생각 했지요. 오오. 천사여 처음으로 처음으로 조금도 의심 할바 없이 당신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황홀감이 저의 마음속 밑바닥을 뚫고 타올랐읍니다. 당신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그 거룩한 불길이, 새롭고 뜨거운 환희가 저의 마음 속에서
넘쳐 흐르고 있읍니다. 용서 하십시요. 저를 용서 하십시요
(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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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제 7장
[소 리] (잠시 쉬었다가 깔린다) 알베르트가 당신 남편이라는것, 그것이
무엇이지요? 남편, 그것은 이 세상에서의 이야기가 아닙니까 그리고 이
세상에서는 제가 당신을 사랑 한다는것, 제가 당신을 알베르트의 팔에서 제
팔속으로 빼앗아 낸다는 것은 죄가 될른지도 모릅니다. 죄라구요 좋습니다. 저는
스스로 그 벌을 받겠읍니다 저는 그것이 주는, 그 죄가 주는 천국의 기쁨을
남김없이 맛보고 생명의 향유와 힘을 들이 마셨읍니다. 당신은 이순간 부터 저의
것입이다. 저의 것이예요
(조명, 들어오면 그가 편지를 쓰고 있다)
롯데! 저는 먼저 갑니다. 저의 아버지 곁으로 그리고 당신의 아버지 곁으로
그리고 아버지께 하소연 하겠읍니다. 그러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당신이
올때까지 저를 위로해줄 것입니다. 당신이 오면 저는 뛰어가서 당신을 맞아
당신곁에서 떠나지 않고 무한한 신이 보시는 가운데서 영원히 포옹을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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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를 끝내고 정성드려 봉한다. 하인이 들어오면 간단한 쪽지를 준비한다.
멀리 아인리히를 부르는 노파의 소리, 베르테르가 의아해 한다)
[하 인] 그 미친녀석이 드디어 죽었다나봐요 강가 살얼음. 사이에 자빠져
있드래요 새벽녁에요 저건 그 에미 되는 할망구 소리죠
[베르테르] 죽은 자식을 부르는 에미의 심정이 오죽할까?
[하 인] 그런 녀석 은 일찌감치 죽었어야죠 주제에 따지도 못할 감만
쳐다보고 있었으니까요 잘된거예요
[베르테르] (쪽지를 주며) 알베르트님께 갖다 드리게 답장이 있을걸세
[하 인] 네 나으리(나간다)
(알베르트 집에 조명 들어 오면서 소리가 계속된다. 하인의 뒤를 따라
베르테르가 나가면 앞 쪽 조명은 꺼진다. 알베르트가 편안히 책을 들치고 있고
롯데가 소포와 편지 몇장을 들고 들어와 그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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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것들을 대충 훑어 본다)
[소 리] 저는 꿈을 꾸고 있는것은 아닙니다. 망상을 하고 있는것도
아닙니다. 무덤 가까이 와서 저의 마음은 점점 또렷해 집니다. 우리들은 결국 저
세상에 갈몸 입니다. 그곳에서 다시 만나게 될것입니다. 당신의 어머님도
만날겁니다. 제가 찾아 낼겁니다. 아아... 그리고 그분께 저의 마음을 송두리째
털어 놓겠읍니다. 당신의 어머님, 당신과 꼭 닮은 분.
(소리가 끝날 무렵, 예의 하인이 들어와 알베르트에게 베르테르의 쪽지를
전한다.
소리가 끝나면서)
[알베르트] (롯데에게) 이 하인에게 권총을 내주구려 베르테르씨가 보낸
사람이오 (롯데가 휘청이며 일어나 책장으로 간다)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해요 꼭-
[하 인] 녜 나으리
(롯데가 망설이며 총의 먼지를 턴다. 알베르트가 돌아다보며)
[알베르트] 밤도 늦은데 어서 줘서 보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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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 데] 크리스마스 이브예요 갑자기 무슨 여행을...
[알베르트] 오늘 초대에 응하지 못함을 용서 하라는군
[롯 데] 네...(주저바며 하인에게 준다)
[소 리] 권총을 당신의 손을 거쳐서 왔읍니다. 당신이 그 먼지를 털어
주었지요 저는 천번이나 입을 맞추었읍니다. 당신이 만졌던것이니 까요 (롯데가
불안하다) 당신이 롯데여 당신이 제게 권총을 내주었읍니다. 저는 당신 손에서
죽음을 받기를 소원했었는데요 아아 이렇게 받게 됐군요 당신은 권총을 내줄때
떨고 있더라고요. 하인에게서 들었읍니다. 그런데 잘가라는 말한마디 없었군요
너무 합니다 너무해요 잘가란 말도 없다니 (지금까지 롯데와 알베르트를 보여주던
조명이 꺼지고 베르테르가 등잔불을 갖고 들어오면) 조명 들어간다. 그는
여러가지를 정리 중이다) 저를 영원히 당신에게 결합시킨 그일 때문에 당신의
마음을 닫아 버린 것이나 아닌지요? 롯데 천년 이 지나도 그때의 인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요 그리고 저는 알고 있어요. 아무리 당신이라 할지라도 이렇게 까지
당신을 위해 마음을 불사르고 있는 남자를 미워 할수 없으리라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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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머리 교회 종소리
다음 마지막 베르테르의 소리가 깔리면서 알베르트의 방이 흐미하게 반조명으로
밝혀진다. 알베르트가 좌측 문에서 우측문으로 가는동안 롯데의 모습은 애처로울
정도로 불안하다. 적당한 시간에 맞추어 법관이 세아이를 데리고 들어온다.
처음에느 롯데의 불안이 심하나 시간이 가면서 아이들이 재롱에 말려 들어간다.
알베르트와법관의 담소가 무언극으로 진행된다. 베르테르는 대용에 맞추어
행동하면 되겠다)
[소 리] 주위는 온통 고요하다. 내마음도 고요하다. 이런 훈훈한 기분과
기운을 베풀어 주시다니 하나님이여 감사 합니다. 창밖을 봅니다. 휘몰아 치며
지나가는 구름 사이로 아직도 영원한 별들을 바라 봅니다. 그렇다 그들은
떨어지는 일이 없다. 영원한 이가 그들을 품어주고 있으니까 그리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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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성좌의 수레채의 별들이 보이는군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별입니다. 밤에
당신과 헤어져서 당신집 문을 나서면 언제나 그별은 건너 쪽 하늘에 걸려
있었읍니다. 얼마나 많이 그별을 바라 봤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오오 롯데여 당신을 생각케 하지 않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읍니다. 저는 당신에게
둘러 싸여 있지 않습니까 저는 어린 아이 처럼 만족을 모르고서 보잘것 없는
것일지라도 거룩한 당신이 손을 댔던 것은 남김 없이 제것으로 만들지
않았던가요!
[말 헨] 롯데, 힝 마리아네 다가졌어
[롯 데] 마리아네 너무 욕심 내지 말아요
[법 관] 헛허...
[소 리] 저의 시체는 당신의 아버님에게 간단한 편지로서 부탁드려
놨읍니다. 묘지에는 두 그루의 보리수 나무가 있읍니다. 들판으로 향한 안 쪽 한
구석 입니다. 그곳에 저를 묻어 주시기 바랍니다. 아아 그리고 사제나 레바인
들이 성호를 그으면서 묘석앞을 지나가고 사마리아 사람이 한망울의 눈물
[페이지] 다-026,, 0C0260
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베르테르는 권총꺼낸다.) 아, 롯데여 저는 죽음의
잔을 잡기를 겁내지 않겠읍니다. 당신이 손수 내어준 잔입니다. 저는 주저 하지
않겠읍니다. 모든 것이 저의 인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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