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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문학 (신사고) 1 - 3) 문학의 유기적 구조 (3) 북어 대가리 - 이강백 (23문항)
고2문학 (신사고) 1 - 3) 문학의 유기적 구조 (3) 북어 대가리 - 이강백 (23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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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링: 마침내 결정한 거예요? 기 임: 안 돼, 그건 손 대지마.
기 임: 그래, 함께 가서 살기로 했어. 자 앙: 가져가요.
다 링: (살림 도구들이 있는 곳에서 접시, 그릇, 찻잔들을 다 링: (자앙의 침대 밑에서 상자 하나를 꺼낸다.) 이건 뭐
가져와 낡은 짐 가방에 담으며) 무조건 다 가져가 죠?
요. 자 앙: 북어 대가리죠. 그건 가져가세요. 꼭 필요할 겁니
기 임: (다링이 담은 것들을 다시 꺼내 놓으며) 아냐, 반절 다.
만 내 것인걸! 다 링: ㉢북어 대가리……?
다 링: 둘이서 함께 쓰던 물건은 어쩌려구요? 반절로 나눌 기 임: 이게 왜 필요한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상
수도 없잖아요. 자를 열어서 북어 대가리를 하나 꺼내 자앙에게
준다.) 난 너한테 이것밖에 줄 게 없군. 내 생각이
자앙과 운전수, 손수레에 상자를 싣고 창고 안으로 들어온 날거야. 항상 곁에 두고 보라구.
다. 자 앙: (북어 대가리를 받으며) 그래, 언제나 내 곁에 두고
볼게.
운전수: 우린 트럭에 상자들을 다 옮겼어. 그런데 너희는
짐도 안 싸고 뭘 했지? 창고 밖에서 트럭의 재촉하는 경음기가 울린다. 미스 다링
자 앙: 짐이라니……? 은 서둘러서 물건들을 담요에 담는다.
기 임: 으음. 그렇게 됐어. 오늘 나는 이 창고 속을 떠난다
고! 다 링: 아버지가 재촉해요. (상자와 담요를 들며) ㉣어서
자 앙: 정말 가는 거야? 이렇게 갑자기……? 들고 나가요.
기 임: 미안해! 그런데 막상 떠나려니까 조금 서운하군. 기 임: (짐 가방을 들고, 자앙에게) 그럼 잘 있어.
(창고 안을 둘러보며) 너하고 여기서 얼마나 살았 자 앙: (마지못해 대답한다) 잘 가……. 가서 행복해.
더라……? 몇 십 년은 훨씬 더 될 거야, 아마
……. 기임과 다링, 창고 밖으로 나간다. 자앙은 북어 대가리를
자 앙: 그래…… 우린 철부지 시절부터 이 창고지기 였어. 식탁 위에 놓고, 떠나는 기임을 바라본다. 창고 문 앞에서
기 임: 언제나 너는 나를 고맙게도 보살펴 줬지. 자앙과 기임의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자 앙: 날 의붓어미라고 미워했으면서 뭘…….
기 임: 진짜로 미워한 건 아니잖아? 기 임: ㉤(소리) 이 창고 앞의 상자들은 어쩔 거야? 내가
자 앙: 나도 알아. (기임을 껴안는다.) 제발 가지 말아! 이 좀 창고 안에 옮겨 주고 갈까?
창고도, 나도, 전혀 달라진 게 없잖아? 자 앙: 괜찮아! 나 혼자서도 할 수 있어!
기 임: 그건 안 돼. 이 창고는 더 이상 내가 살 곳이 아냐.
운전수: 남자들끼리 헤어지면서 무슨 말이 그렇게 많아? (라) 창고 밖으로 떠나는 것이 즐겁다는 듯이 기임의 환호
(창고 밖으로 나가며) 시간 없어! 나 먼저 트럭에 성이 들린다. 트럭 운전수와 다링의 웃음소리도 들린다. 잠
가서 있을 테니까 너희는 어서 짐 사 들고 나와! 시 후, 트럭이 경음기를 울리며 떠나는 소리가 들린다. 창고
는 조용해진다. 자앙, 식탁 앞에 힘없이 주저앉는다.
(다) 다링: ㉠(놋쇠 국자로 소리 나게 두드리며) 그만하고, 늙고 허약해진 모습이다. 그는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북어
서로 자기 물건들이나 골라 봐요. 대가리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기 임: (자앙의 포옹을 풀며) 난 내 물건을 잘 모르겠어.
굼벵아, 네가 골라 줘. 자 앙: 그래, 나도 너처럼 머리만 남았군. 그저 쓸쓸하
자 앙: ⓓ아냐, 쓸 만한 게 있거든 모두 네가 가져. 고…… 허무한 생각으로 가득 찬…… 머리만……
기 임: 너는 이 창고 속에서 혼자 살 텐데……. 덜렁…… 남은 거야. (두 손으로 북어 대가리를
자 앙: ㉡내 걱정은 말고 어서 먼저 골라 봐. 그리고 내가 집어서 얼굴 가까이 마주 바라보며) 말해 보렴,
너한테 줄 게 있어. (침대 밑의 상자들 중에서 화 네 눈엔 내가 어떻게 보이는지? 그토록 오랜 나
려한 색깔의 스웨터를 찾아낸다.) 너의 생일날 주 날…… [A]나는 이 어둡고 조그만 창고 속에
려고 두었던 건데, 헤어지는 날 선물이 됐군. 서…… 행복했었다. 상자들을 옮겨 오고…… 내보
기 임: (자앙에게서 스웨터를 받아 몸에 대본다.) 근사한 내며…… 내가 맡고 있는 일을 성실하게 잘 하고
데! 있다는 뿌듯함…… 그게 내 삶을 지탱해 왔었는
다 링: (자앙의 침대 밑을 바라보며) 좋은 건 이 속에 다 데……. 그러나 만약에…… 세상이 엉뚱하게 잘못
있잖아요! 이걸 가져가도 돼요? 되고 있는 것이라면…… 이 창고 속에서의 성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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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슨 소용 있는 거지? (사이) 북어 대가리 소통을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을 나타내고
야, 왜 말이 없냐? 멀뚱멀뚱 바라만 볼 뿐 왜 대 있군.
답이 없어? (북어 대가리를 식탁 위에 내려놓는 ③ ⓒ: 창고 밖이 부조리하다면 창고 안에서의 성실함이 오
다.) ⓔ아냐, 내 의심은 틀린 거야. 덜렁 남은 머 히려 세상의 부조리함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
릿속의 생각만으로 세상을 잘못 됐다구 판단해선 니, 현실의 부조리함을 통찰하는 안목이 필요하겠군.
안 돼. (손수레에 실린 상자를 서류와 대조하며
④ ⓓ: 쓸 만한 물건을 양보하는 것으로 보아 기임과 자앙은
혼자서 쌓기 시작한다.) 제자리에 상자들을 옮겨
서로 가치관은 달랐지만 함께 생활했던 시간동안 우정이
놓아라! 정확하게 쌓아! 틀리면 안 돼! 단 하나의
쌓였음을 알 수 있군.
착오도 없게, 절대로 틀려서는 안 된다!
⑤ ⓔ: 삶에 대한 회의에 빠진 것도 잠시, 다시 상자를 쌓는
모습에서 성찰을 통해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각성할 수
자앙, 느릿느릿 정성을 다해 상자들을 쌓는다. 무대 조명,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군.
서서히 자앙에게 압축되면서 암전한다. /
―막
-이강백, 북어 대가리-
1.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3.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3)
것은?1)
① 자앙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하고 정직한 인물
<보기> 이다.
이 작품은 한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두 명의 인물로 형상화
② 다링은 자앙도 자신들을 따라 함께 창고를 떠나기를 원하
하였다. 인간의 정신은 육체를 통제하려 한다. 하지만 육체
고 있다.
를 상실하게 되면 자신의 존재감을 상실한 채 무기력한 존재
③ 기임은 자신의 일에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로 남게 된다. 작가는 한 인간의 내면으로 상징된 공간에서
창고를 떠난다.
이성적 자아를 상징하는 ‘자앙’과 육체적 자아를 상징하는
‘기임’을 통해 개인의 내면 의식의 붕괴를 무대화하여 관객 ④ 운전수는 서류는 형식적인 문서일 뿐 진실을 담고 있지
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않는다고 생각한다.
⑤ 자앙은 기임이 떠난 후에 자신의 신념에 의심을 품다가
① ‘편지’를 보내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는 ‘자앙’과 운전수의 이내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대를 통해 운전수의 무기력한 정신을 일깨우려는 ‘자앙’의
시도를 보여 준다.
② ‘기임’이 떠난 후 혼자 남은 ‘자앙’의 독백은 기존의 삶의
방식을 확신하지 못하는 내면 의식의 붕괴를 보여 준다.
4. 윗글의 제목 ‘북어 대가리’에 대한 상징적인 의미를 서술하시오.4)
③ ‘자앙’이 머무는 창고를 ‘기임’이 떠나는 행위는 한 인간
이 정신만 남겨두고 육체를 상실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④ ‘자앙’이 식탁에서 마주하고 있는 ‘북어 대가리’라는 소품
은 육체를 상실해 불완전한 자아로 남겨진 내면의 문제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5. 윗글의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5)
⑤ ‘기임’과 ‘자앙’이 먹고 자는 생활마저도 함께 하는 ‘창고’
① 상자가 뒤바뀐 것을 알고 편지를 보내는 ‘자앙’의 행동을
라는 무대 공간은 인간에게는 이성적인 면과 육체적인 면
통해 성실하고 정직한 태도로 일하는 인물임을 알 수 있
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다.
② 상자를 내리고 올리는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지만 상자가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자앙’의 처지로 보아 현대 사
회의 부속품과도 같은 인물임을 알 수 있다.
2. ⓐ~ⓔ에 대한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2)
③ ‘다링’은 있는 물건을 모조리 챙기려는 모습으로 보아 남
① ⓐ: 분업화되고 획일화된 현대 산업 사회에서 기계의 부 을 배려하지 못하는 욕심이 많은 인물이다.
속품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군.
④ 창고를 나가 다른 삶을 개척하려는 ‘기임’은 정상적으로
② ⓑ: 정확한 이름도 모른 채 지내는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운영되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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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운전수’는 ‘서류’에 대한 불신을 통해 사회의 거대한 부 북어들이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조리함을 인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거봐,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너도 북어지
귀가 먹먹하도록 부르짖고 있었다.
- 최승호, 「북어」
①ⓐ ②ⓑ ③ⓒ
6. 이 작품에서 인물의 명명법(命名法)이 상징하는 의미로 가장
④ⓓ ⑤ⓔ
적절한 것은?6)
① 산업 사회의 기성품과 같이 개성을 상실한 인물을 풍자하
기 위해 드러내기 위한 표현이다.
② 현대의 개인주의적 성향이 팽배한 사회에 대한 우회적 비
판이다. 8. 위 작품의 내용을 바탕으로 인문학 합동 심포지엄을 개최할
때, 각 학과가 선택할 수 있는 주제로 가장 적절한 것은?8)
③ 개인의 특성을 잃고 부속품처럼 살아가는 인물의 모습을
드러냄과 동시에 산업 사회에서 인간적 교류가 단절되고 ① 심리학과 : 이상을 잃어버리고 죽음과 같은 상태에 빠져
있음을 보여 주는 표현이다. 버린 현대인의 우울증에 관한 진단과 대책
④ 별명이나 성씨만으로 이름을 대신하여 표현하는 의도는 ② 정치학과 : 보이지 않는 권력의 위협과 검열 때문에 진실
익명성을 추구하여 인간의 개인적 부분에 대한 보호의 필 을 말하지 못한 과거의 정치적 상황 검토
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표현이다. ③ 사회학과 : 거대 산업 사회 속에서 개성을 잃고 기계적인
⑤ 복잡한 인간관계를 지양하는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되어 실천력과 방향성을 상실해버린 현대인의 모
이름의 명명법보다 소중한 것은 인간적인 정을 나누는 삶 습과 그 사회학적 배경 연구
임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이다. ④ 철학과 : 자기 자신을 사유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인
간의 자기 성찰적 능력에 관한 철학적 고찰
⑤ 국문학과 : 독자의 현실 참여를 독려하는 저항적 문학이
라는 측면에서 신동엽의 ‘껍데기는 가라’와의 비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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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소리 친다 말야. 상자들을 싣고 와서는 빵빵 경음기를 울려댄다
- 박노해, <침묵이 말을 한다> 구. 빌어먹을, 그런데 지금이 몇 시야? 새벽 선잠을
깨서부터 지금까지 우린 쉬지 않고 일만 했어!
① 정당하게 말을 해야 할 때 할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자 앙: (㉡서류와 상자를 대조하며) 일할 때는 온 정신을
일종의 책임 회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쏟아. 그럼 불평 따윈 생기지 않는다구.
② 때로는 하고 싶은 말을 참고 조용히 침묵을 지키는 것도 기 임: 난 너처럼 굼뜨게 일하는 건 싫어. 아무렇게나 운
문제를 해결하는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반해서 그냥 쌓아버리면 간단히 끝날 것을, 너는 상
자 하나 옮겨 놓고 서류 한 번 보고, 상자 두 개 옮
③ 각성한 민중이라면 자유가 억압당하는 부당한 현실 속에
겨 놓고 서류 두 번 보고……. 난 질렸다구!
서 결코 침묵만을 지키지는 않을 것입니다.
자 앙: 이 서류 좀 봐. 3-1014번에서 3-1082번까지의 상
④ 침묵이란 세계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 깨어있다는 확신과
자들은, 4-9124번부터 4-9300번 상자들과는 절대로
삶의 가치관이 중심을 잡을 때 힘을 낼 수 있습니다.
뒤섞이지 않도록 쌓아 두라는 거야. 더구나 오늘 작
⑤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억압당하는 시대에는 내면의 힘을 업은 복잡해. 5-7708번부터 5-8010번 상자들은, 이
기르는 침묵이 오히려 진실을 키워내는 계기가 될 수 있 미 보관중인 2-5631번부터 2-6907번 상자들과,
다고 봅니다. 6-2122번부터 7-8044번 상자들 사이에 쌓아두라고
했어.
기 임: 정말 속 터져 죽을 일이군!
자 앙: 이 서류를 보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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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중간중간에서 여러 갈래로 수없이 나눠지거든. ⑤ 기임은 효율적인 창고 관리를 위해 자앙의 의견에 반대한
자 앙: 부속품 상자는 결국 한 군데로 모아지는 것이 아닙 다.
니까?
운전수: 물론, 모아지는 곳도 있겠지. 상자들이 한 군데에서
나와 여러 군데로 흩어지느냐, 여러 군데에서 나와
한 군데로 모아지느냐……. 그건 그럴 수도 있구, 그
렇지 않을 수도 있어. 어쨌든 중간에 있는 우리가 어 12. <보기>를 참조하여 위 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떻다고 확실하게 알 수는 없지. 것은?12)
자 앙: 그래도 상자 주인에게는 반드시 알려줘야죠. 엉뚱 <보기>
하게 바뀌어진 상자 하나 때문에 뭔가 잘못 만들어 이 작품은 등장인물을 통해 익명성에 매몰되어 자신의 고
지면 안 되잖아요. 유한 가치를 상실한 채 폐쇄적 산업 사회에서 기계의 부품처
운전수: 잘못 만들어진다니……. 그게 뭔데? 럼 살아가는 현대인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를 통해 분업화되
다 링: (멀리서 듣고 있다가 큰 소리로 외친다.) 어떤 굉장 고 획일화된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그로 인해 야기된 인간
한 기계래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즐겁고 기쁘게 소외를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해주는 신기한 기계죠!
운전수: (다링에게 외친다.) 무슨 기계라구? ① 자앙은 편지를 통해 부정적인 사회를 비판하고 극복의 대
다 링: (큰 소리로) 기계가 아니라 폭탄이래요! 이 세상 모 안을 마련하고 있군.
든 사람들을 한꺼번에 죽여요!
② 창고 안에서 상자 쌓기만 반복하는 창고지기를 통해 폐쇄
운전수: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네! (자앙에게) 어쨌든
적인 산업 사회의 모습을 드러냈군.
상자 속의 부속품으로 뭘 만드는지 알 수는 없어. 만
③ 등장인물을 이름 대신 ‘자앙’과 ‘기임’과 같이 성으로만
약 폭탄을 만든다면 오히려 상자가 바꿔진 것이 사람
명명함으로써 현대 사회의 익명성을 드러냈군.
들의 목숨을 살릴 테니깐 잘된 일이잖아? (㉣자앙의
편지를 허공에 들고 두 조각으로 찢으며) 여봐, 자넨 ④ 자앙이나 운전수 모두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지
너무 배짱이 약해. 이 조그만 창고 속에서 모든 걸 못한다는 점에서 기계의 부품과 같다고 할 수 있군.
성실하게 잘 했다는 것이, 창고 밖에서는 매우 큰 잘 ⑤ 상자를 분배하는 사람과 접수하는 사람이 단절된 채 일하
못이 된다고 생각해봐. 그럼 상자 하나쯤 틀렸다고 는 모습을 통해 소외된 현대인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군.
안절부절못하진 않을 거야. (두 조각으로 찢은 편지
를 자앙의 바지 양쪽 호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무슨
일이 생겨도 창고 밖으로 알릴 필요는 없어. 그게 잘
한 일인지 못한 일인지 모를 바에야 그냥 덮어두라
구. 창고 속의 자네한테는, 그게 배짱 편한 거야. 13. ㉠~㉤에 대한 연기 지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13)
자 앙: (손에 들고 있는 서류를 가리키며) ㉤그렇다면 이 ① ㉠: 불만이 드러날 수 있게 동작을 크게 해야 합니다.
런 서류들은 뭡니까? 누군가 이 서류들을 보면, 상
② ㉡: 상대의 말에 크게 개의치 않고 일에 몰두하는 모습을
자가 잘못된 것을 알 수 있을 텐데요?
보여줘야 합니다.
운전수: 서류가 완전하다고 믿는 건 바보들뿐이지! 좋은 예
③ ㉢: 간절한 어조로 연기해야 합니다.
가 있어. 내 아내는 옛날에 죽었는데 사망 신고를 안
했거든. 그래서 구청에서 호적을 떼어 보면 지금도 ④ ㉣: 거침없이 편지를 찢는 모습이 드러나야 합니다.
서류상으로는 버젓하게 살아있는 것으로 나온다구. ⑤ ㉤: 궁금한 사항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는 어조로 말해
자, 굼벵이 양반, 꾸물대지 말고 어서 상자들이나 옮 야 합니다.
겨!
- 이강백, 「북어대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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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땅하게 생각한다. 기임은 상자를 싣고 내리는 일보다 트럭 15. 윗글에 드러나는 갈등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
운전수의 딸인 다링과의 만남에 열중한다. 창고를 나가고 싶 은?15)
어 하는 기임은 다링의 부추김에 상자 하나를 바꾸어 트럭에 ① 자앙과 운전수의 외적 갈등이 드러난다.
싣는다. 이를 뒤늦게 알아챈 자앙은 잘못 나간 상자 번호를
② 자앙은 상자의 주인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
확인하고, 상자 주인에게 잘못을 시인하는 편지를 쓴다.
다.
③ 운전수는 어차피 편지가 상자 주인에게 도착하지 않을 것
(나)
이라고 주장한다.
운전수: 그건 미친 짓이야! 일부러 잘못했다고 편지를 보낼
필요는 없어! ④ 자앙은 운전수의 말을 들으면서 편지를 보내는 것에 대한
자앙: (편지를 운전수에게 내밀며) 제발 보내야 해요! 내적 갈등을 겪는다.
운전수: 여봐, 내가 상자들을 운반하고 다니니깐 상자 ⑤ 운전수는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자앙이 편지를 보낼 필요
주인과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 모양인데, 그건 큰 가 없음을 설득한다.
착각이야. 난 말이야,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싣
고 왔다가 그냥 실어 가는 거라구. 실제로 내가 아
는 건, 정거장에서 여러 트럭들이 상자를 나눠 받
을 때 만나는 분배반장 딸기코하고, 창고에 보관했
다가 다시 나눠 싣고 정거장에 가서 만나는 접수 16.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16)
[A] 반장 외눈깔, 그 둘뿐이라구. ㉢딸기코와 외눈깔은 ① ㉠: 자앙과 기임의 직업으로, 기계 부속품처럼 살고 있는
내가 붙인 별명인데, 물론 진짜 이름이야 있겠지.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하지만 그들이 내 이름을 부르지 않고 노름꾼이라 ② ㉡: 자앙과 기임의 대조적인 성격을 보여 준다.
하듯이 나도 그들을 별명으로만 불러. 어쨌든 딸기
③ ㉢: 타인과의 소통이 단절된 채 무관심하게 살아가는 현
코가 상자를 분배하는 곳은 정거장 의 왼쪽이고,
대인의 모습을 보여 준다.
외눈깔이 상자를 접수하는 곳은 정거장 의 오른쪽
이야. 그래서 그들은 같은 정거장에서 둘 다 상자 ④ ㉣: 자앙 역시 타인에게 무관심하며, 소통할 의지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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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의 부속품으로 뭘 만드는지 알 수는 없어. 만 ② 운전수는 상자 속 내용물이 ㉡을 만드는 것이라면 상자가
약 폭탄을 만든다면 오히려 상자가 바꿔진 것이 사람 바뀐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라고 여긴다.
들의 목숨을 살릴 테니깐 잘된 일이잖아? (자앙의 ㉢ ③ 자앙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을 ㉢에 담 아 보내
편지를 허공에 들고 두 조각으로 찢으며) 여봐, 자넨 려고 한다.
너무 배짱이 약해. 이 조그만 창고 속에서 모든 걸
④ 자앙은 ㉣ 때문에 자신의 잘못이 드러날 수 있으므로 없
성실하게 잘했다는 것이, 창고 밖에서는 매우 큰 잘
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못이 된다고 생각해 봐. 그럼 상자 하나쯤 틀렸다고
⑤ ㉤에 욕심을 부리는 다링의 모습에서 이기적이고 탐욕적
안절부절 못하진 않을 거야. (두 조각으로 찢은 편지
인 성격이 드러난다.
를 자앙의 바지 양쪽 호주머니에 쑤셔 넣는다.) 무슨
일이 생겨도 창고 밖으로 알릴 필요는 없어. 그게 잘
한 일인지 못한 일인지 모를 바에야 그냥 덮어 두라
구. 창고 속의 자네한테는, 그게 배짱 편한 거야.
자앙: (손에 들고 있는 ㉣서류를 가리키며) 그렇다면 이런
20. ⓐ를 통해 알 수 있는 기임의 성격으로 가장 적절한 것
서류들은 뭡니까? 누군가 이 서류들을 보면, 상자가
은?20)
잘못된 것을 알 수 있을 텐데요?
① 눈치가 빠르다.
운전수: 서류가 완전하다고 믿는 건 바보들뿐이지! 좋은 예
가 있어. 내 아내는 옛날에 죽었는데 사망 신고를 안 ② 계산이 분명하다.
했거든. 구청에서 호적을 떼어 보면 지금도 서류상으 ③ 동료를 배려할 줄 안다.
로는 버젓하게 살아있는 것으로 나온다구. 자, 굼벵 ④ 공과 사를 구분할 줄 안다.
이 양반, 꾸물대지 말고 어서 상자들이나 옮겨!
⑤ 원칙을 중시하고 양심적이다.
자앙과 트럭 운전수, 손수레에 실은 상자들을 창고 밖으로
운반해 간다. 침대에 앉아 있던 기임은 일어나서 자신의 담
요를 둘둘 말아 걷는다. 그리고 침대 맡의 낡은 트렁크를 꺼
내 물건을 주워 담는다. 미스 다링, 기임의 곁으로 다가온다.
다링: (살림 도구들이 있는 곳에서 ㉤접시, 그릇, 찻잔들을 자앙: 날 의붓어미라고 미워했으면서 뭘…….
기임: (다링이 담은 것들을 다시 꺼내놓으며) ⓐ아냐, 반절 자앙: 나도 알아. (기임을 껴안는다.) 제발 가지 말아! 이
(나)
다링: (자앙의 침대 밑에서 상자 하나를 꺼낸다.) 이건 뭐
19.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19) 죠?
자앙: 북어 대가리죠. 그건 가져가세요. 꼭 필요할 겁니다.
① ㉠과 ㉡은 다링이 자앙의 행동을 비웃으면서 제 멋대로
다링: 북어 대가리……?
하는 말이다.
기임: 이게 왜 필요한지는 두고 보면 알게 될 거야. (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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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열어서 북어 대가리를 하나 꺼내 자앙에게 준다.) ② 소품인 북어 대가리는 미리 상자 속에 넣어서 침대 아래
난 너한테 이것밖에 줄 게 없군. 내 생각이 날 거야. 에 놓아 주세요.
항상 곁에 두고 보라구. ③ 기임이 떠난 후 창고 안은 예전보다 한층 밝은 조명으로
자앙: (북어 대가리를 받으며) 그래, 언제나 내 곁에 두고 환하게 표현해 주세요.
볼게.
④ 홀로 남게 된 자앙의 외로움이 부각되도록 낮은 목소리
(다)
로 대사를 천천히 말해주세요.
창고 밖에서 트럭의 재촉하는 경음기가 울린다. 다링은 서
⑤ 창고 밖 기임의 환호성, 운전수와 다링의 웃음소리는 점
둘러서 물건들을 담요에 담는다.
점 멀어지는 듯하게 표현해 주세요.
다링: 아버지가 재촉해요. (상자와 담요를 들며) 어서 들고
나가요.
기임: (트렁크를 들고, 자앙에게) 그럼 잘 있어.
자앙: (마지못해 대답한다.) 잘 가…… 가서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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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2문학 (신사고) 1-3) 북어 대가리- 이강백 19) ④
20) ③
1) ①
21) ③
2) ⑤ 삶과 세계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나 자각 없이, 하던
22) ③
일을 맹목적이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것에서 스스로의
존재 이유를 찾으려는 현대인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23) 자앙은 몸통 없이 머리만 남은 북어 대가리를 보며 창고
준다. 이는 성찰을 통한 존재 이유의 각성과 관련이 없다. 안에서 맡은 일을 성실하게 잘 해 온 자신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방향성을 상실하게 된 자신이 북어 대가리와 비슷
3) ② 다링은 기임이 서둘러 창고를 떠나기를 재촉했을 뿐,
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자앙이 함께 가기를 원하고 있지 않다.
4) 북어 대가리는 몸통이 없다는 것에서 행동성을 상실하여
무기력해졌음을, 머리만 남았다는 것에서 생각으로만 가득
차 있음을 상징한다.
5) ④
6) ③
7) ⑤ [A]는 현실의 냉철한 판단력이 보이려는 부분이다. 물
론 뒤 문장에 그 판단력이 물거품이 되고 다시 서류를 맹
신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기계적 인간으로 돌아오기는 하
지만, 밑줄 친 부분에서 만큼은 자신의 신념을 의심해 보
는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가슴에 싱싱한 지느러미를
달고’ (인식된 자의 신선한 행동력을 상징) 가 가장 잘 어
울린다.
8) ③
9) ④
10) ②
11) ⑤ 기임은 효율적인 창고 관리에 대해 관심이 없다. 오
직 고된 일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자앙에게 짜증을 내고 있
다. 따라서 정답은 ⑤번이다.
12) ① 자앙은 잘못 전달된 상자의 주인에게 편지로 이를 알
려주려고 했다. 즉 자신의 일에 충실한 태도를 보인다. 이
를 부정적인 사회를 비판하고 극복하는 대안으로 해석하
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정답은 ①번이다.
13) ⑤ 자앙과 운전수는 서류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
고 있다. ㉤에서 자앙은 서류의 무오류성을 항변하는 것이
지 호기심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정답은 ⑤번이
다.
14) ⑤
15) ④
16) ④
17) 이 작품의 공간적 배경은 ‘창고 안’으로, 외부와 단절되
어 있다. 그리고 창고 밖의 딸기코와 외눈깔도 서로 얼굴
한 번 볼 수조차 없는 것으로 보아 창고 밖도 안과 다름
없이 소통이 단절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산업 사회
의 구조 속에서 부속품처럼 일하며 타인과 단절된 채 살
아가는 현대인들의 삶의 공간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18)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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