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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 SMALL BUSINESS 줄 서서 기다린다…‘셀프 사진관’ 창업해볼까

무인 운영 ‘매력적’…시장 포화는 ‘우려’

나건웅 기자 na.kunwoong@mk.co.kr

# 3월 1일 오후 4시에 찾은 서울 성수동 상
권. 휴일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젊은이들로 도
로 전체가 북적인다. 인기 맛집과 편집숍이 즐
비한 성수에서도 유독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
는 가게들이 있으니 바로 ‘셀프 사진관’이다. 촬
영 부스 제외 3~4평 남짓한 매장 안에 10명
넘는 이들이 본인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대기
줄이 매장 밖까지 늘어선 곳도 많다. 지하철 2
최근 셀프 사진관이 MZ세대 사이 큰 인기를 끌면서 매장 앞 기다란 대기줄도
호선 성수역 주변 상권에 자리 잡은 셀프 사진
익숙한 풍경이 됐다. 사진은 서울 합정에 위치한 ‘RGB포토스튜디오’. (RGB포토스튜디오 제공)
관만 30개 남짓. 인생네컷, 포토이즘박스, 하
루필름, 모노맨션, 더필름, 비룸스튜디오 등이 메인 상권에는 한 상권에만 30개가 넘 창업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셀프 사진관
매장 하나 건너 하나꼴로 위치해 있다. 하루필 는 셀프 사진관이 있을 정도다. 별다른 창업이 날개를 달았다.
름에서 만난 김진영 씨는 “20대 사이에서 셀프 운영 노하우 없이 무인으로 운영 가능하 창업 붐은 통계로도 증명된다. KB국
사진관은 필수 코스로 떠올랐다. 예쁜 매장 인 다는 점에서 창업 진입 장벽은 낮은 편 민카드가 오프라인 카드 결제를 분석한
테리어를 배경 삼아 친구들과 스마트폰 셀카를 이다. 하지만 최근 매장 개수가 너무 빠 결과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셀프
찍거나, 부스에 들어가서 어떤 포즈를 지을지 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탓에 ‘포화’ 우 사진관 매출은 전년 대비 271%, 같은
상의하고 있다 보면 기다리는 시간이 금방 지나 려도 없잖다. 과거 ‘인형뽑기방’처럼 반 기간 신규 가맹점은 54% 늘어났다.
간다”고 말했다. 짝 인기 후 줄폐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브랜드도 여럿이다. 스티커 사진 최초
예상도 있다. 로 매장형 사업을 시작하며 셀프 사진
‘셀프 사진관’이 새로운 놀이 공간으로 관 붐을 일으킨 주인공 ‘인생네컷’을 시
급부상했다. 10여년 전 유행했던 스티 브랜드만 50여개 ‘우후죽순’ 작으로 리모컨 촬영 도입 선구자로 평가
커 사진 기계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2022년 매출 전년 대비 271%↑ 받는 ‘포토이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
보면 쉽다. 매장 내 마련된 각종 소품과 셀프 사진관 창업 열풍은 2021년 들 서가 창업하며 관심을 모은 ‘하루필름’,
조명, 배경을 활용해 다양한 사진을 찍 어 본격 시작됐다. 인생네컷과 포토이 부스마다 4가지 조명을 끄고 켤 수 있는
을 수 있다. ‘색다른 기념사진’을 남기고 즘 인기가 급증하면서 셀프 사진관에 관 ‘RGB포토스튜디오’, 인공지능(AI) 안
싶어 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폭 심을 갖는 예비 창업자가 늘었다. 외부 면 인식 기술이 자동으로 얼굴을 보정해
발적’이다. 환경도 도와줬다. 때마침 코로나 팬데 주는 ‘포토그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이
창업 열풍도 뜨겁다. 업계에 따르면 믹으로 공실이 늘면서, 건물주 입장에 밖에 ‘모노맨션’ ‘포토드링크’ ‘포토시그
현재 셀프 사진관 브랜드는 50여개. 전 서는 당장 매장을 채울 창업 아이템이 니처’ ‘비룸스튜디오’ ‘인싸포토’ ‘플랜비
국 매장 개수만 1000개가 훌쩍 넘는다. 필요했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과 바이 스튜디오’ ‘셀픽스’ 등 매장을 여럿 보유
홍대나 성수같이 젊은 세대가 몰려드는 러스 감염 이슈로 ‘무인 점포’가 새로운 한 프랜차이즈 브랜드도 많다.

44 | 2023.3.8~3.14
셀프 사진관, 그게 돈이 됩니까 수밖에 없는 구조다. 했다. 성수에서 셀프 사진관을 운영 중
월매출 1000만원에 마진율 70% 관건은 임대료와 권리금이다. 셀프 사 인 A씨는 “매장 개수가 계속 늘어나고
셀프 사진관 초기 창업 비용은 얼마나 진관 창업 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입 있다. 한정된 상권 내에서 제 살 깎아 먹
들까. 여러 브랜드 답변을 종합한 결과, 지’다. 셀프 사진관 주요 타깃층인 10대 기 식 경쟁에 돌입하다 보니 매출이 점
임대료와 권리금을 제외하면 1억원 수 부터 20대 후반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점 줄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원
준(10평 기준)이다. 보통 10평 매장에 ‘메인 상권’에 입점하지 못할 경우 안정 호 RGB포토스튜디오 대표는 “현재 시
셀프 촬영용 ‘포토 키오스크’를 3~4개 적인 매출 확보가 어렵다. 하지만 해당 장이 포화 상태라는 것을 부정하기 어
정도 운영한다. 키오스크 가격은 브랜 상권은 그만큼 임대료와 권리금이 비쌀 렵지만 경쟁력 있는 브랜드만 살아남는
드마다 편차가 있다. 저렴한 곳은 1200 수밖에 없다. 메인 상권 10평 기준 임대 ‘옥석 가리기’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만원에서부터 비싼 곳은 2500만원까지 료는 300만원에서 500만원, 비싼 곳은 며 “가맹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라면 시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셀프 사진관 권리금만 2억원이 넘는다. 익명을 요구 장을 좀 더 관망한 후 경쟁력 있는 브랜
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장 초기라 부르 한 대형 셀프 사진관 브랜드 대표는 “홍 드를 선택해 진입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는 게 가격 체계가 투명하지 않다. 평균 대 등 메인 상권에 위치한 매장은 월매 생각한다”고 말했다.
으로 따지면 1600만~1800만원 수준” 출이 1500만원, 많게는 2000만원 가 브랜드 선택 시 또 하나 확인해야 할
이라고 설명했다. 평균 인테리어 비용 까이 꾸준하게 찍힌다. 문제는 주택 단 점은 본사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기술
은 10평 기준 2500만원 수준이다. 이 지나 신도시, 지방 상권이다. 월매출이 력, 쉽게 말해 ‘AS 역량’이다. 통상 3~4
외에 가맹비·교육비와 인화지 등 비용 100만원도 안 나오는 곳이 있을 정도로 개 키오스크만으로 운영하는 셀프 사진
이 200만~300만원 정도 더 들어간다. 매출 편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관 특성상 하나만 고장 나도 하루 매출이
별도 운영비가 들지 않는다는 점은 셀 30% 가까이 날아간다. 익명을 요구한
프 사진관 창업이 갖는 최대 장점이다. 창업 시 주의 사항은 한 업계 관계자는 “AS 역량이 없는 소형
무인으로 운영 가능한 덕분에 인건비가 옥석 가리기 中…AS 기술력 꼭 확인 브랜드의 경우 문제 해결까지 2~3일이
들지 않고 요즘 비싼 가스비도 필요 없 셀프 사진관이 최근 인기라는 점은 분 걸릴 때도 있다. 매출 피해가 막심할뿐
다. 월매출 1000만원을 가정하면 로열 명하다. 다만 시장 경쟁이 너무 치열하 더러 ‘관리가 되지 않는 매장’이라는 이
티 70만원(업계 평균 7% 수준)에 필름 다는 리스크도 있다. 실제 유명 셀프 사 미지가 생기는 게 더 큰 문제”라며 “브랜
값과 전기세를 더한 월 150만원 그리고 진관 브랜드 중 하나인 ‘하루필름’은 지 드 선택 전 소프트웨어 기술팀이나 AS
임대료 정도가 전부다. 월매출만 확보 난해 매장 개수 100개를 넘어선 이후 관리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고
된다면 점주가 가져가는 마진율이 높을 가맹 사업을 접고 매장을 늘리지 않기로 강조했다.■

셀프 사진관 창업 비용과 예상 수익은


창업 비용
키오스크 기곗값 7200만원
인테리어 비용 2500만원
가맹비·교육비 등 300만원
합계 약 1억원
예상 수익
매출 1500만원
임대료 -300만원
인화지+전기세 등 -100만원
로열티 -105만원
수익 995만원
아기자기한 소품과 트렌디한 인테리어 덕분에 셀프 사진관은
MZ세대 새로운 놀이 공간으로 진화했다. (인생네컷 제공) *서울 메인 상권 10평 매장, 키오스크 4대 기준
인테리어 비용·로열티 등은 업계 평균 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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