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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가메쉬 팬픽
길가메쉬 팬픽
「큭.」
「웃기지마―――――」
「하늘의 쇠사슬이여―――――!」
「빌어먹을―――――!」
왼팔이 잘려 있었다.
「잘도 했겠다.」
교회의 지하.
너무 청정한 공기 속에서 영웅왕은 혼을 먹고 있었다.
「―――――코토미네냐.」
그런 고로 짐의 마음대로 움직인다.
오만불손한 언동 속에서도 확실한 왕으로서의 품격을 느껴지게 한다.
「그런가. 그렇군.」
「왜 가까이 오는 거지?」
「글쎄」
「길가메쉬. 우리들의 주종은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립되고 있었다고 해도 되겠지.
―――――고로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것은 붕괴한다.」
「코토미네, 네놈!!! ――――――――――하지만.」
「배반하겠다는 거냐………」
「천만에, 길가메쉬.
우리의 관계는 원래부터 이랬잖나.
화창한 일상생활을 체험하느라 해이해진 건가―――――
서로 등을 맡길 정도의 관계는 없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말에 길가메쉬는 큭, 하고 웃었다.
「령주, 라고―――――!?」
「마지막 령주다. ――――――――――자해해라. 아처.」
「큭!」
그러나―――――.
「―――――큭.」
피가 멈추지 않는다.
상처입은 어깨. 빼앗긴 팔에서도 피가 분출한다.
다친 몸으로는 이것이 한계란 말인가.
고통스러워하는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혼을 먹고 있을 틈이 없다.
팔을 휘둘러 내리치는 것만으로도 다친 몸이 비명을 지른다.
그 진흙에게 예상 이상으로 빼앗겨 있다.
이렇게까지 자신이 약해지고 있었다니.
코토미네가 일어나기 전에 죽일 수밖에 없다.
지익, 지익, 하고 몸을 질질 끈다.
다행히 코토미네는 아직도 일어나지 않는다.
「―――――길가메쉬.」
그 말을 듣고 코토미네는 웃었다.
「―――――흥.」
―――――고마워.
「―――――구역질나. 말이 다르잖아.」
항상 많은 인간을 죽였다.
마음에 들지 않는 자는 모두 다 죽였고.
갖고 싶은 것은 모두 빼앗았다.
불로불사까지 앞으로 한 걸음 다가왔을 때, 길가메쉬는 생각했던 것이다.
엔키두는 벌써 죽어버렸다.
그 친구의 죽음 때문에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했을 터인데.
불로불사의 감미로운 울림은 무한의 원망으로 바뀌었다.
―――――살아서 어떻게 할 거냐.
모든 것을 평정해 온 영웅왕에게 있어서 한순간만 빼앗은 의문이었다.
친구는 이젠 없다. 세계는 전부 짐의 것이다.
재보는 모두 모았다.
절세의 미녀라 불리는 존재조차 보는 거에 질렸다.
―――――그 이상으로 더 이상 겨룰 상대가 없는 것이다.
신조차 길가메쉬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짐을 죽이려고 하는 자의 움직임 따위는 전부 손바닥 위에 있다.
더 이상 살아서 뭘 한다는 것일까.
시시하다고 판단했다.
망설일 정도라면 처음부터 불로불사 따위를 원해서는 안 되었다.
정을 알 정도라면 친구를 양성해서는 안 되었다.
왕좌에 한 명. 왕좌에 혼자.
모든 것을 손에 넣으려고 생각했을 때부터 길가메쉬는 영웅이 되었던 것이다.
아니, 영웅왕으로.
뱀이 약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흥, 하고 코를 울린다.
불로불사의 묘약을 내던진다.
「―――――주겠다, 뱀이여.」
길가메쉬는 비웃었다.
엔키두를 죽인 『죽음』이다.
자신마저도 위험할지도 모르는.
하지만―――――그것이야말로 경쟁이 있다.
황금갑옷을 걸치고 길가메쉬는 크게 웃었다.
「―――――짐을 죽여봐라!
삼천세계의 모든 것은 짐에게 엎드린다.
죽음이라고 해도 그 예외가 아니다!」
―――――그렇다.
왜 그 진흙을 용서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가.
팔을 먹혔기 때문인가. 물론 그것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짐은 자신의 것을 다치게 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큭, 하고 소리를 흘리면서 웃었다.
어느 사이에 자고 있던 것 같았고, 밖에서 빛이 비추어지고 있다.
그렇다. 그렇다. 그렇다.
오랫동안 잊고 있었다.
왜 잊고 있었던 것일까.
짐에게 엎드리지 않는 자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불필요한 사고 따위는 불필요.
그저 발소리를 울리면서 석권하자.
짐의 백성을 상처입히는 자는 후회한다.
짐의 백성을 상처입히는 자는 죽음으로서 속죄한다.
―――――고마워.
「―――――그렇다면 여흥이겠지.」
그저 흐르고 있었다.
―――――빼앗긴 왼팔, 빼앗긴 60 명의 생명.
몸을 일으켰다.
한쪽 팔이 없다는 것은 생각의 다른 균형을 무너지게 한다.
그리고 밖을 돌아다니기에도 눈에 띈다.
장농을 찾아서 롱 코트를 꺼냈다.
코토미네의 것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낫다.
걸쳐 입고 행방불명된 백성들이 주거하던 장소를 머리에 주입시킨다.
주는 것도, 이루는 것도.
옛날과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았다.
침략에는 새로운 침략으로 돌려줄 뿐이다.
코트를 걸치고 길가메쉬는 방을 나왔다.
영웅왕의 병사는 어느 때라도 뒤를 따르고 있다.
「키무라 씨, 이건.」
「카토에게 전해. 뭔가 읽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네.」
「―――――이봐이봐.」
고개를 젓는 남자.
「―――――무섭군. 너의 눈은 무서워.
그건 너. 죽이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눈이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희생해도 상관없다는 눈이야.」
「물론이다. 짐을 다스리는 것은 짐뿐.
―――――그리고 죽여야 할 자는 죽여야 한다.」
「그렇다면 그렇지.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납득할 수 없어.
불합리하게 빼앗긴 사람은 아무도 납득할 수 없어.
부처님도 천국에서 화내고 있어.
집안에는 먹고 있던 케이크가 있었다.
생일이었던 걸까. 아직 아이였다.
도로에 떨어져 있던 슈트가 있었다. 퇴근길이었겠지.
필사적으로 일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던 아버지였을 거다.
자신이 죽을 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의복만이 서로 겹쳐서 떨어져 있는 사람도 있었다.
연인이었겠지. 자신들의 행복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리고 그것은 배신당할 미래가 아니었는데 말이야.」
「분한 건가.」
「하지만 받아들였다.」
―――――맡겨두면 된다.
―――――판매장의 상인.
먹어보라고 내민 음식.
재미있게 진행되던 서적.
어울린다고 칭찬받았던 양복.
길가메쉬는 생각해낸다.
이질적인 자의 용모 때문인지 상점가의 사람들이 많이 말을 걸어오곤 했다.
자신을 향하던 웃는 얼굴을 생각해낸다.
―――――짐의 백성, 인가.
없어져서는 곤란하다.
「―――――하.」
영웅왕은 웃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 따위는 바로 그 옛날에 떠맡고 있었다.
그것을 빼앗겠다면, 그 건방짐을 깨닫게 하면 된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악이여.
네놈이 그것을 깨달았을 때 짐의 이름을 외칠 것이다.
짐의 이름은 길가메쉬.
인류 최고의 영웅왕이리니.
「―――――허탕을 쳤나.」
―――――스륵.
「뭐지?」
「―――――그런가.」
「―――――누구시죠?」
라이더가 말한다.
길가메쉬는 대답하지 않는다.
쓰러져서 엎드려 있는 린에게 손을 뻗었다.
안색은 창백함을 넘어서 흙빛이 되어 있다.
「사………쿠……, 라.」
「뭘 웃고 있는 겁니까, 아처.」
「정정해주십시오, 아처.」
「그것은.」
「짐의 모든 것이자 진정한 작품이다.
서투른 몽상을 안고 시시하게 죽지 마라. 라이더.」
―――――죽일까?
「그럼―――――」
「―――――어떻게 된 거지.」
스윽, 하고 손을 뻗었다.
또 흐르고 있던 눈물을 가볍게 손가락으로 닦는다.
그럼 정말로.
「―――――어떻게 된 거지.」
「당신, 누―――――」
사쿠라가 중얼거린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길가메쉬의 동작에 의해 차단되었다.
딱, 하고 손가락을 튕기자 재차 보구가 발사된다.
하지만 그것은 사쿠라에게 닿지 않고 주위의 벽이나 바닥을 도려냈다.
「―――――문답무용이라고.」
「버………를,………불러……」
「바보같은. 저게 엑스―――――」
칼리버인가. 길가메쉬가 말을 흘렸다.
확실히 수많은 보구 중에는 선성과 악성이 있다.
하지만 저 강력함은 무엇인가.
오히려 그 검이 발하는 황금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어둠이 강력함을 보이는 것일까.
「―――――큭!」
「약속된――――――――――」
「――――――――――승리의 검!」
섬광이 눈을 가렸다.
「―――――사쿠라!」
「잠깐, 시로, 안 돼! 지금의 사쿠라는 보통이 아니야!」
『■■■■―――――!!』
「헤라클레스냐!」
길가메쉬가 말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평상시의 자신이라면 아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한쪽 팔. 그리고 마력 공급이 전혀 없는 상태로는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달린다.
이리야가 외쳤다.
「―――――칫.」
「이봐, 너, 뭘 하는 거야!」
「적과 대립할 때는 발을 멈추는 거다. 그것이 서번트라면 더욱 그렇지.
가라, 잡종. 이대로 쭉 가면 나갈 수 있을 거다.」
「어쌔신. 잘 왔다.」
길가메쉬의 뒤에 무수한 보구가 떠오른다.
길가메쉬는 눈을 감고 웃었다.
해골가면이 웃는다.
「뭣―――――!」
그러나 외투 안에는.
「오.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웃는다.
「이 이상 해도 승산이 없어.」
「결판을 내겠다.」
「죽을 텐데도 일부러 도전하는 거냐, 어쌔신.」
조롱하듯이 웃었다.
궁합이 나쁜 것은 아무래도 난감하지만, 이미 드러난 암살술 따위는 얼마든지 대책을 세울 수 있다.
어쌔신은 대답하지 않고 몸을 날렸다.
단번에 나뭇가지에 뛰어서 올라탄다.
해골가면을 잠깐 보이고.
「―――――큭.」
귀, 배, 그리고 몸에 꽂힌 채로 있는 다크.
애초에 계속 그렇게 되어 있었으니 반동이 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하다.
하지만 여기서 죽을 수는 없다.
「■■■―――――!」
「가야 해.」
「―――――윽.」
「짐이, 정의―――――인가?」
「―――――뭐지.」
「잡종―――――.」
「―――――네놈의 이름은?」
비웃는다.
에미야 저택에 도착한 후, 이 계집은 아무래도 예의를 모르는 마술사였는지, 에미야 시로가 다친 이유와 왜
깨우지 않았어, 이 바보 등 여러가지를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용서해주자. 드물게 지금의 나는 기분이 좋다.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에, 짐의 이름을 가르쳐줬더니 이 사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입가에 손을 대는 린.
「저기, 길가메쉬.」
「뭐냐.」
「너, 이대로 방치하면 죽어.」
「상처라면 낫는다.」
「왼팔의 상흔도?」
기가 막히는구나, 라고 린은 중얼거렸다.
「근성으로 온 거구나?」
「거래하지 않을래?」
「뭐야―――――?」
길가메쉬의 눈이 가늘어진다.
일어섰다.
「―――――기다려보는 것이 어때.」
「에?」
「잡종의 대답 따위는 직접적으로 나올 거라고 짐은 생각하지만. 그 녀석은 나아가는 걸 주저하지 않아, 절대로.
반한 여자를 위해 반신을 타도하는 남자다. 죽음 따위는 방해도 되지 않겠지.」
내뱉어버린다.
사쿠라의 환영은 슬픈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팔은 떨고 있지 않았다.
「언, 니.」
「비극의 배우는 어울리지 않아. 꺼져라, 검은 성배.」
딱, 하고 손가락을 튕겼다.
마토우 사쿠라의 환영을 무수한 보구들이 완전히 날려버린다.
길가메쉬는 중얼거렸다.
Interlude――――――――――
지하 동굴에 발을 디딘다.
휘잉, 부는 바람이 어쌔신을 가렸다.
「마술사.」
호소했다.
대답이 없다. 마토우 사쿠라도 움직이지 않는다.
「마술사―――――?」
「―――――세이버.」
「―――――큭!?」
「마술사!」
바람을 가른다.
그렇게 표현해도 될 일격이다. 등으로부터 베이는 것은 어쌔신에게 잘 어울리는 말로일까.
하지만 어쌔신은 마음 속으로 외쳤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쌔신은 이름을 갖고 싶어한다.
하찮은 꿈이겠지. 하찮은 소원이겠지.
지금 등을 베려 하고 있는 기사왕의 소원에 비하면, 자신의―――――왜소한 암살자의 소원 따위는 작은
것이겠지.
하지만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양보해선 안 되는 것이다.
「날 얕보지 마라앗!」
그럼 어쌔신은―――――?
――――――――――난 죽지 않는다!
대성배의 틈에 피가 튄다.
카앙, 하고 날카로운 소리를 내면서.
가면이 떨어졌다.
「―――――」
「―――――뭐야, 저건.」
린이 입술을 깨문다.
「뭐야, 저건!!」
「어머, 저건 우리들이 바란 거잖니, 린.」
「바보같은 소릴 하고 있잖아. 난.
그래, 이해하고 있고, 각오도 되어 있었어.
시로는 신뢰하고 있었고, 응해주었어.
―――――그렇지만 이건 터무니없잖아!」
눈에는 눈물이 떠올라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흘리지는 않는다.
고개를 숙였다.
이리야는 동의했다.
린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리야는 아까부터 혼자 생각에 잠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왜 그러나, 잡종.」
길가메쉬가 웃었다.
「―――――느려.」
「―――――잡종.」
눈을 감는 길가메쉬.
「나는―――――기억하고, 있어.」
―――――그런데.
그런데, 왜.
상처입으면서, 눈물을 흘리면서 나아가는 소년의 모습이 이렇게 가슴을 뜨겁게 하는 것일까.
알고 있던 것일까.
알고 있던, 것일까.
그것조차 잃게 된다.
알고 있던 것일까―――――!
달려나가는 다리가 납처럼 굳어진다. 다리에 얽혀붙는 것은 죽은 자들이 큰 소리로 외치는 소리다.
그것을 자신 안에 있던 중요한 것과 맞바꿔서 뿌리쳤다.
부서진다.
부서진다.
부서진다.
「나는―――――누구도 아니야.」
웃지 않는 소녀.
희미하게 웃는 소녀.
언제나 함께 웃었던 소녀.
비오는 날에 운 소녀.
몸조차 일으킬 수 없는데도 웃는 소녀.
「―――――웃기는군.」
「라이더.」
「네 녀석이 옮겨라.」
린이 중얼거린다.
「세이버는 말할 것도 없고, 어쌔신도 어두운 곳 안에서 난전이 되면 마술사인 우리는 정신이 들면 목이 달아나고
있다는 것이 될 수도 있어.」
「서번트도 예외는 아니다. 그건 살인에 특화된 서번트다.
죽인다고 하는 한 분야의 천재다. 살인의 영웅이지.
짐으로서도 될 수 있으면 상대로 하고 싶지는 않다.」
길가메쉬가 분한 듯이 중얼거린다.
린이 눈썹을 찡그렸다.
「타락했군, 세이버. 예전의 네 녀석은 아름다웠지만, 지금의 네 녀석에게는 전혀 매력이 느껴지지 않아.」
「베이지 않는 칼날에서 베이는 칼날이 되었을 뿐. 이것이 접니다, 아처.」
「………토오사카.」
「사쿠라를, 부탁한다.」
「―――――보장은 할 수 없어.」
시로가 말한다.
린은 놀란 듯이 눈을 크게 떴다.
그렇구나, 라고 한 마디 중얼거린다. 가볍게 수긍했다.
발길을 돌리고 주저없이 걸음을 진행시킨다.
「――――――――――그래.」
(―――――마음에 안 들어.)
「잡종―――――」
「뭐지?」
「할 수 있는, 건가?」
「할 수 있다.」
길가메쉬는 단언했다.
시로가 시선을 향하자, 라이더와 길가메쉬의 보구가 폭풍처럼 날뛰면서 세이버를 공격하고 있었다.
「잡종.」
아니야.
용서할 수 없는 것은.
무엇보다도 용서할 수 없는 것은, 그렇게 강하고 고상한 그녀를 그런 꼴로 만들어버린 자기 자신이다.
그러니까.
「목숨이라면 이미 옛날에―――――!!」
「――――――――――걸고 있었다고!!!」
「세이버―――――!!!」
「시로―――――!?」
「시―――――」
「아무래도 할 수 없어.」
시로는 말했다.
「이 검을 봐주십시오, 시로.」
자조한다.
「………미안.」
「왜, 사과하는 겁니, 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사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것만큼은, 그것만큼은 사과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웃기지 마라――――――――――!!」
「할 수 있을까!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네 녀식은 검이 아니다. 짐이 네 녀석을 뭐라고 불렀는지 잊었나, 세이버!
이 영웅왕이 네 녀석을 뭐라고 불렀는지 잊었나!」
「――――――――――기사왕이여!」
「세이버.」
시로가 말을 건다.
「나는 네가 말하고 있는 것을 잘 알아.」
「―――――구하고, 싶었어.」
「그렇지만 나는」
「나는―――――」
「―――――이상을 버렸어.」
「후회는, 없습니까.」
세이버가 입을 연다.
알고 있어.
알고 있다.
금빛의 눈동자를 가늘게 했다.
「하지만」
웃었다.
「―――――고마워.」
「어쌔신………!」
「가라.」
「뭐라고요?」
「―――――무운을.」
웃기지 마라.
나는 슬프다.
「어쌔신!!」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옷!!!」
―――――받아들여라.
(아까워하지 않는다―――――인가.)
난다.
필중의 마가 걸린 보구의 『위』에 올라탔다.
공격해 오는 보구를 발을 디딜 곳으로 삼아서 암살자는 질주한다.
그렇다.
문득 사고가 떠올랐다.
그 눈이다. 그 진홍의 눈이다!
불타는 것 같은 붉은색. 그것이 날 열광시킨다.
카리스마다.
그 눈동자와 위세 앞에서는 이성과 약으로 굳힌 자신 따위는 간단하게 무너져버린다.
냉정한 자신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열광하고 있다. 왕을 죽여라.
「천지를 괴리시키는――――――――――」
「――――――――――개벽의 별!!」
그것은 하늘과 땅을 가른 검. 창생의 검. 에아의 이름을 두른 괴리검.
자신의 몸을 당장 날려버리겠다는 듯이 들이닥치는 마력의 소용돌이.
하아, 하고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어쌔신이 몸을 떤다.
손 안에 있는 다크는 셋.
전설도 전승도 없는 단도로 세계를 가른 검을 막아 보이자.
―――――받아들여라.
길가메쉬가 웃고 있다.
휙, 하고 단도를 한 개 던졌다.
보구의 약점은 많이 있다.
마나의 해방. 그리고 대군 보구에 있는 최대의 약점은.
사용자를 속박한다는 것이다.
아직도 길가메쉬가 쥔 괴리검에서는 마력의 소용돌이가 내뿜어지고 있다.
투척한 팔에만 기척 차단을 걸었다.
겉보기에는 온 몸으로부터 한쪽 팔만이 빠져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투척된 칼날은 길가메쉬에게 눈치채이지 않고 그의 손가락에 꽂혔다.
악력이 약해지면서 괴리검이 길가메쉬의 손바닥에서 흔들렸다.
마치 하늘을 가르듯이 한 줄기의 빛이 동굴의 하늘을 태웠다.
잔재주.
그렇다. 이것은 잔재주라고밖에 할 수 없다.
뜨겁다.
「망상――――――――――」
몸이 다 타버리지 않고.
어쌔신은 왕에게 겨우 도착할 수 있다.
몸은 아직도 중천, 낙하의 한중간.
「――――――――――심음.」
「―――――어림없다!」
「이럴―――――수가!?」
피를 마구 흩날린다.
「―――――」
외침을 울린다.
나아가는 다리는 망설임이 없다.
손에는 두 개의 단도.
가볍게 보지 않았다.
자신의 보구가 효과가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고로 생각했다. 고로 사고했다.
괴리검을 견디고, 자신의 보구를 쏜 다음에 생길 방심을 예측했다.
이미 영웅왕은 바로 거기다.
어쌔신은 길가메쉬에게 돌진했다.
「훌륭하다―――――」
―――――웃었다.
「하지만 짐 쪽이 한 수 위였군.」
「―――――」
「―――――곤란하군.」
「―――――어쌔신」
「안녕이다, 핫산 자바하.」
―――――잘못된 것은 선택기였다.
린은 탈진해 있는 사쿠라를 끌어안고 있었다.
옆구리에서는 매우 새빨간 피가 흘러 떨어지고 있다.
사쿠라를 죽일지 어떨지 망설이는 것이 아니었다.
성배를 부술지 어떨지 망설어야 했던 것이다.
검은 그림자가 린을 둘러싼다. 그것을 몇 번이나 보석검으로 베어버렸다.
「아아, 빌어먹을.」
여기서 죽는다. 아마도 토오카사 린은 여기서 죽는다.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것을 어떻게든 하려고 하면서.
토오사카 린은 죽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채.
토오사카 린은 죽는다.
「에미야 군이 올 때까지.」
―――――결론부터 말해둘까.
「웃기, 지………말라고.」
「―――――하, 아.」
「토오사카!」
제길. 제길.
팔은 축 처졌고, 보석검은 손가락 끝에 걸려 있었다.
빨리 휘두르지 않으면.
빨리 빨리 빨리 하지 않으면.
이 아이가.
사쿠라가 또 멀리 가버린다.
「얕보지 마!!」
―――――눈물이 흘러나왔다.
많은 것을 버려 왔고. 많은 것을 배반했으면서.
결국은 정에 흐르게 되는 자신이 우스꽝스럽게 여겨졌다.
린은 린이었다.
어쩔 수 없는 바보같은 언니였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이 소녀는 충분했던 것이다.
사쿠라를 잡고 있던 손을 떼어 놓는다.
「토오사카!!!」
다리가 끊어지는 것이 아닐까, 라고 할 정도로 필사적으로 달려오는 에미야 시로의 모습이 있었다.
조금 전의 소리는 환청이 아니었던 것이다.
희미하게 미소를 띄운다.
그의 뒤에는 무언가를 외치는 세이버와 진흙을 쳐내면서 나아가는 라이더가 있었다.
「토오………, 사카?」
그런데―――――
그 토오사카가 죽다니.
「시로!!!」
「토오사카.」
아니다.
「―――――시로!!」
아니야, 아니야―――――아니야!
이미 정의의 아군이라는 말은 없다. 쫓아갈 이상은 없다.
마토우 사쿠라를 무엇보다도 우선한다고 결정했을 때로부터 만 명을 위해 일하는 에미야는 죽었다.
세이버가 고함치고 있다. 오지 말라고 고함치고 있다.
그래, 그렇지만 말야. 세이버.
그대로 내버려두면 토오사카가 죽어버려.
아직 살아있을 거야. 아직 죽지 않았을 거야.
왜냐하면 그녀는 토오사카 린이니까.
「시로.」
목소리는 조용하다.
린의 시체는 세이버 앞에 널려 있었다.
검은 성검을 내걸 수 있다.
검이 달린다―――――.
「―――――어리광부리지 마라!!」
린의 목이 데굴데굴 구른다.
「성배, 전쟁.」
「그렇다!」
세이버가 외쳤다.
저주처럼 그 말을 마구 내뱉는다.
차례차례로 세이버를 찔러 죽이려고 하는 촉수를 튕겨 날렸다.
다만 인정할 수 없었던 것 뿐.
다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 뿐.
―――――천국에는 갈 수 없다.
천국이라는 것이 있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세이버는 미소를 깊게 했다.
그것으로 됐다. 기사왕이라 불리고 있어도 결국 자신은 살륙자로서의 일면도 가지고 있다.
몇 명을 죽였는지도 모른다.
지옥으로 가도 좋다.
정말로 두려운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니까.
「약속된―――――」
「―――――승리의 검!!」
그러니까 힘을 발휘하자.
그렇다면 검을 휘두르자.
대답은 아마도.
그렇게 하는 것밖에 낼 수 없는 것이니까.
성검의 빛이 작렬하면서 동굴을 뒤흔들었다.
육괴가 튀고 날아 가루가 되어 지면이나 벽에 달라붙었다.
세이버도 반동으로 날아가 그 몸을 고무 공처럼 튀면서 굴렀다.
「세이버!!」
「길가메쉬.」
「추악한 것이다.」
슬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하아-----」
「미안.」
「………아니요.」
살짝 고개를 젓고 말했다.
「사쿠라를 잘 부탁합니다.」
그래, 분명.
납득할 수 없는 것도 있을 것이다.
따지고 싶은 일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라이더는 받아들여주었다. 받아들여주었다.
「눈을 떴을 때는 전부 끝나 있을 테니까.」
「세이버!!!」
「약속된―――――」
혀가 눈을 뚫었다. 안구가 튀어나가서 공중을 난다.
웃는 기사왕. 배반의 기사에게 이 업보는 잘 어울린다.
혀가 멈추지 않는다. 세이버의 뇌 골수조차 뚫어버리려고 뼈를 깎아 나간다.
기사왕은 마나를 완성시키기 위해 말을 연결했다.
머릿속에는 적을 죽인다는 사고와 꺾인 검의 이미지가 떠올라 있었다.
꺾인 검의 이름은 칼리 번. 자신이 기사도를 거역해서 꺾인 검.
지금의 나는 이 검 자체다.
두 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검.
보기 흉하게 꺾인 검은 주인에게 버림받는다.
아니, 그 이상으로. 검 자신이 자신에 대해 포기한다.
적을 벨 수 없는 검 따위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검의 존재 의의가 살인이라면, 죽일 수 없는 시점에서 그것은 보통의 쇳조각이다.
「―――――승리의」
정말로―――――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검인가?
아니다.
그 추억의 저편에서.
예전의 내가 서 있다.
칼리번.
내디딘다. 내디딘다.
체내에 구멍이 뚫린다. 갈라진 머리에서 피가 흩날린다.
수육한 것이 실수였나?
에미야 시로의 아군이 된 것이 실수였는지?
―――――설마.
발을 디딘다. 발을 디딘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악』이 절규를 질렀다.
아이의 얼굴로, 노인의 얼굴로, 여자의 얼굴로, 남자의 얼굴로.
절망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저것은 우리들과 동질적인 존재. 그것이 왜 저렇게 눈부신 걸까.
교차.
「―――――아.」
『이 세상 모든 것의 악』이 문득 목소리를 흘린다.
아이 같은 목소리이며, 노인 같은 목소리이며, 남자 같은 목소리이며, 여자 같은 목소리였다.
「훌륭하다, 기사왕.」
「짐이 직접 손을 댈 것도 없었나.」
「뭣―――――!?」
「잡종!」
「기―――――」
―――――최고의 마술사.
「하하―――――」
그것뿐이다.
「고마……, 웠, 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악』에 삼켜졌다.
「안녕, 어쌔신.」
「힘을 빌려줄래?」
작열의 밤. 시작의 날.
거기서 밟아 온 모든 인간에게.
자신은 원망의 목소리를 향할 수 있을까.
「괜찮겠나.」
「그래.」
하지만――――.
――――그런 것은 할 수 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
정의의 아군.
한 걸음.
길가메쉬와 에미야 시로는 어깨를 나란히 한다.
길가메쉬의 입술은 치켜 올라가 있었다.
「과연.」
문득 중얼거렸다.
아직도 꿈틀거리는 『이 세상 모든 것의 악』을 지켜보면서 중얼거린다.
「――――따라와라, 잡종.
적은 무려 세계의 악의다.
이 세상 모든 것의 악의다――――
아무것도 두려워할 것 따위는 없겠지?」
『이 세상 모든 것의 악』따위는 적이 아니다.
영웅왕은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인솔하겠다, 따라오라면서 그 금빛의 등을 보였다.
하지만 그런데도.
공중에 떠오르는 수많은 전설의 보구인데도.
길가메쉬가 그 말을 잘라버렸다.
거기서 말을 자르고.
「"움직이지 마."」
길가메쉬는 눈을 감았다.
그녀가 무엇을 하는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멈출 이유는 없다. 멈출 생각도 없다.
길가메쉬는 이 성배에 아무런 생각도 없다.
그렇다. 역할이다. 이것은 적용된 역할이다.
계집이 여동생을 끝까지 지키고, 세이버가 마스터를 끝까지 지킨 것처럼.
이것은 움직이지 않는 배역이다.
누구나 헛되지 않게 배치되어 있다.
그렇게 길가메쉬는 생각했다.
사람의 역할이란 어디까지나 보편적인가. 혹은 불변인가.
――어느 쪽이라도 좋다. 물어보는 것은 한 가지.
죽는 것이 이 성배의 역할이라고 하면.
――자신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것.
그 사고를 일소로 덮어버렸다.
이 영웅왕을 세계가 정하는 역할 따위에 적용시킬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사납게 미소지으면서 성배를 본다.
죽는 것이 역할인가.
동정은 없다. 연민도 없다.
멈출 생각 따위는 전혀 없다.
하지만 어긋나지 않도록.
길가메쉬는 손을 꽉 쥐었다.
「기적은 많이 있었어.
여기까지 아무도 죽지 않았던 것도 기적이라면, 내가 이렇게 시로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조차 기적이었다고 할 수
있지.」
한쪽 발이 잠겨 간다.
주저없이 남은 한쪽 다리도 진흙에 담그었다.
「이리………, 야!」
그녀가 한 말을 생각해낸다.
그녀? 그래, 그녀다―――――.
한순간의 노이즈.
문득 빠져버릴 것 같은 기억을 억지로 붙잡았다.
―――――이리야가 등을 밀어주었다.
「온다.」
「―――――잘라버리는 것과 잘리는 것.
세계는 터무니없이 좁다.
그래, 그러니까 많다고 하는 것은 그 만큼 기분 나쁘다고 한 것이다.」
하지만.
촉수가 다가온다.
하지만 길가메쉬는 태연자약.
미소까지 지으면서 다가오는 그것을 보고 있었다.
길가메쉬의 목을 도려내려고 한 일격이 발사된 단도에게 저지당한다.
그것은 본 기억이 있는 물건.
두 번 서로 죽였다. 그렇다면 세 번째도 적인가?
「―――――하.」
「어쌔, 신?」
「왜 왔지?」
조롱하는 투로 묻는 길가메쉬.
어쌔신은 등을 보인 채로 중얼거린다.
「「죽일 뿐이다.」」
목소리가 겹쳤다.
길은 만들겠다. 넌 따라와라.
가로막는 건 처리해주겠다. 마음껏 달려라.
잘도 그렇게 기쁜 말을 해준다―――――!!
하지만. 한 번만.
아아, 핫산으로서 산 자신의 최후에.
한 번만. 나이프를 잡은 그 손이.
한 번만. 사람의 육체를 도려낸 칼날을 잡으면서.
단 한 번만.
―――――툭, 하고 팔이 떨렸다.
그런 아무래도 좋은 말이.
울 것처럼 기뻤으니까.
그 누구든지 타인의 의사로 죽여 왔고.
희망같은 말에 적용하게 된 것이 기뻤으니까.
그래서 달리고 있다니.
그런 것은 잊어버려라. 어쌔신.
준비는 되었나―――――.
―――――그저 오직 이 길로―――――간다!!
포효.
정을 알아서는 안 되었다.
재차 생각한다. 자기 자신이 죽기 직전의 사고를 반복한다.
옛날은 모두 이치로 나뉘어진다고 생각했다.
인간이라는 것 모두가 깨끗이 나뉘어진다고 생각했다.
착한 인간도, 나쁜 인간도 잘 사용할 수 있다고.
어린 아이의 도리다.
이 정도가 인간인가.
「정말이지」
어리석은 이야기.
길가메쉬는 매달아 올린 입술에서 피를 흘렸다.
무리를 하면서 싸웠던 것이다.
여기저기가 손상되어 있다.
하지만 굴복하지 않는다.
「그래도」
지금 처음으로.
저 달리는 두 개의 등을 보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바보같군.」
그래도 모두 알고 있다.
이 가슴을 찌르는, 어쩔 수 없이 외치고 싶어지는 생각이 기분의 미혹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 충동에 몸을 맡기는 것을 변덕이라고 하는 것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괜찮겠지.
속마음에 있는, 그저 얼마 되지 않는 유감을 여기에 두고 간다.
「………큭.」
그러니까 모두 가슴 속에 가라앉히자.
가슴의 가장 깊은 곳에 가라앉히자.
구원를 얻은 날.
키리츠구와의 약속.
에미야 시로를 에미야 시로로서 하고 있던 모든 것을.
지금 가슴 깊숙히 가라앉히자.
자신이 죽을 때에 생각해낼 수 있으면 그것으로 좋다.
웃었다. 그것으로 좋다.
죽기 직전에. 그 약속이.
좋았다고 중얼거린 아버지와의 약속을.
생각해낼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다.
눈부실 정도로 동경한 그 추억도.
정의의 아군이라는 그 최고로 떨리는 말도.
이 일격에.
싣고 가자.
―――――안녕이다, 핫산 자바하.
그 말을 생각해냈다.
영웅왕이 중얼거린 마지막 말.
자신이라는 존재의 마지막. 그 때에 들은 말.
그 영웅왕이 왜 그 때 자신을 이름으로 불렀는가.
스륵 하고 빈 손에 나이프가 나타난다.
―――――묘비로서는 궁상스럽지만.
그저 묘비에 새길 이름을 갖고 싶다―――――.
「그런가.」
어쌔신은 중얼거렸다.
중얼거릴 말 따위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가―――――!!」
그러나.
그것은 정말로-----?
저주의 진흙 위를 달린다.
꾹, 하고 팔에 힘을 집중했다.
「간다.」
황금의 왕을 보았다.
달린다.
「―――――」
――너에게는 무리다.
그것은 에미야 시로를 『규명해』도 불완전한 투영밖에 할 수 없는 것.
「기,………아――!!!!」
양팔 안에 불확실한 검.
형태를 이루지 않은 세계 최강의 검.
아직이다, 아직이다, 아직이다.
더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처의 팔에 호응하듯이 마술 회로가 떠오른다.
그것은―――――「」에 도달한다고―――――!!
날린다.
아니, 지금 정말로.
내 앞에는 누가 있나―――――?
깊은 미소를 띠고.
「가라―――――에미야 시로!!!」
그렇게 외쳤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투영된 성검은 구멍을 베고, 그것에 몸을 바친 소녀를 벤다.
웃는 이리야. 목소리는 없다. 입술만이 움직였다.
힘.
내.
라고 그렇게 움직였다.
지금인가. 그렇지 않으면 이것 때문인가.
혹은 그 양쪽 모두인가.
육체를 벤다. 지금 정말로 사람을 죽이고 있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할 수 없다.
피로 물드는 그녀의 의복.
벗어나는 찰나, 한 마디만 중얼거렸다.
「그래―――――알았어.」
벗어났다.
이 결과는 알고 있었다.
전회의 성배 전쟁을 본떴다는 것이라면.
이렇게 선 위치에서.
「여어.」
「아아.」
영상이 어긋난다.
그리스의 대영웅. 어깨에 하얀 성배.
하얀 성배는 웃었다.
그렇다.
그 말대로다.
마력은 바닥났고, 지금 육체조차 여기에는 없다.
어두운 어둠에 삼켜지고 자리로 돌아갈 뿐.
―――――반드시?
반드시라고?
「웃기는군.」
「웃겨주는구나.」
「좌절된 기분인가.」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는다.
바라는 대로 모든 것을 손에 넣는다.
불가능 따위는 없다.
신조차 그의 앞에서는 단순한 관객에 지나지 않는다.
「있을 수 없어.」
「어째서 그렇게도」
그렇지만.
그럼 여기서부터는?
―――――자신의 반신이다.
「아니다.」
나는 그것마저도 뛰어넘겠다.
―――――꽉 쥐었다.
「그렇다―――――!」
「―――――모두 뛰어넘어왔다!」
그저 손을 쓸 필요가 없는 것일 뿐.
공격을 퍼붓는 것은 왕의 일이 아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앗!!!!」
「―――――천지를 괴리시키는」
증명이다.
최강의 증명이다.
하늘과 땅을 가른 검.
세계를 모두 평정한 왕.
그 최강의 증명이다.
하지만 그것도.
그것조차도.
「―――――개벽의 별!!!」
이 일격 앞에는―――――이길 수 없다.
들여다 보인 아침해.
살짝 보인 하늘을 올려다본다.
영웅왕은 하늘을 올려다본 채로 쓰러졌다.
화려한 걸 좋아하는 바보가 보기좋게 류도우 사의 동굴을 붕괴시켜준 덕택에 멋지게 나의 사후 처리가 늘어났다.
그것에 대해 불평하자, 녀석이 말했다.
행운이라고 생각해라, 짐이 한 일의 뒷처리를 맡기는 거다.
때리면 살해당할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시선으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가 코웃음치는 반응을 받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단지 도와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고맙다고 생각했다.
타인을 구할 정도라면, 자신을 구하라고 꾸짖어주고 싶기도 하다.
이번 성배 전쟁에서 잃은 것은 수를 셀 수 없다.
모든 것이 터무니없었다.
그 누구나 자신의 분수를 분별하고 있었다면 좋았는데, 아무도 멈추지 않았었다.
아니, 멈추고 있을 수 없었다.
후회를 없게 하려고 생각하면, 많은 짐을 떨어뜨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혹시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말로 고생이구나.」
린은 신음소리를 냈다.
결계 때문에 부지내에 누군가가 들어온 것을 알았다.
딩동딩동, 하고 벨이 울렸다.
린은 한숨을 쉬었다.
열린 문 앞에는 하얀 머리카락.
결정한 것은.
언제나 그 자주 빈정거리는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
언제나 도와준 하얀 소녀에게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
언제나 어딘가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는 바보와 여동생이 가슴을 펼 수 있도록.
살아가는 것.
『안심했다―――――』
반드시 돌아온다.
무너진 동굴 앞.
길가메쉬는 무엇을 하지도 않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하늘은 어느 세계에서도 변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다르다고 생각했다.
예전에 올려다본 하늘은 이렇게 좁지 않았다.
사람이 늘어난 것 때문이겠지.
「어떻게 된 걸까.」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역시 하늘은 좁았다.
넓은 하늘을 보러 갈까.
아니, 가자고 결정했다.
페이트/스테이 나이트
-길가메쉬 루트 완결-
머나먼 옛 이야기.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을 정도의 옛날.
누구보다 강한 왕은 누구보다 믿고 있던 친구를 잃어버렸습니다.
누구보다 사랑한 친구는 육체를 남기고 죽지 않았습니다.
그는 원래의 흙덩이가 되어버렸습니다.
왕은 많이 슬퍼했습니다.
친구였던 흙덩이를 잡고 울었습니다.
간단한 것이었다.
왕은 생각했습니다.
시시한 세계 따위는 이쪽에서 버려주마.
신을 묶는 쇠사슬.
반신의 왕을 반만큼 세계에 두는 쇠사슬.
――――――――――하늘의 쇠사슬(엔키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