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ESG, 가까운 곳에 있다
황준호 아시아경제 자본시장부 기자 (rephwang@asiae.co.kr)

요즘 재계에서는 ESG가 열풍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환경(E)이나 사회(S), 지배구조(G) 등 비재무적인 요소들을 기
업의 평가 기준으로 삼아, 주주 자본주의를 넘어서 이해관계
자 자본주의로 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가들도 하나둘씩 이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ESG 위원
회를 설립하거나 국제기구에 가입하거나, 더 나아가 친환경
건물을 짓거나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 등의 활동을 펼치
고 있다. 여기에 지배구조 재정립 정도가 현재의 ESG 활동이
라고 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나 합리적 지배구조 확립은
신뢰 받는 기업을 향한 매우 중요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하
지만 ESG 측면에서는 필수적 혹은 기본적인 ESG 활동이라
볼 수 있다.
실질적 ESG를 위해서는 S를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 직
장이나 하도급 사이에서 벌어지는 갑질 문화를 없애고 사회
공헌 활동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건설사로서 단
순히 집만 짓고 떠나는 식의 기업 활동보다, 지역사회를 위
한 활동을 펼친다면 S를 위한 실질적 활동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부동산의 활성화를 위해 나선다면 어떨까. 자발적
으로 사회적 부동산사업을 위한 전용 창구를 마련하고, 주택
협동조합과 논의해 낮은 분양가와 임대료를 제공한다면 매우
실질적인 S 활동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건설사가 집값만
높인다는 아우성도 피할 수 있다. 젠트리피케이션(낙후된 구
도심지역이 활성화되어 중산층이 저소득 원주민을 대체하는
현상)의 해결사로 각광받을 수도 있다.
물론, 이윤이야 적을 수 있다. 하지만 ESG 등급을 높이면
서 투자자금을 확보하는 데에는 유리할 수 있다. 현재 자산운
용사들은 ESG를 자금 투자의 평가기준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아직 표준화된 기준을 마련하지는 못했지만, 자체
평가를 통해 일정 등급 이상을 받지 못하는 기업에는 자금 투
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눈에
보이는 사회적 부동산은 그 누구도 부정 못할 ESG의 상징으
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민간이 나서서 해
결해야 하냐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ESG는 공공과
민간 혹은 너와 나를 가르는 개념이 아니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기업의 자발적인 활동을 지켜보고, ESG에 적합
한 기업만 생존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 가까운 곳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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