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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로드 10권 모략의 통치자

프롤로그

방에 들어온 알베도는 한가득 공기를 들이마셨다.

비공을 간질이는 냄새라 할것은 아쉽게도 없다. 그것도


그럴 것이다. 사랑하는 주인은 신진대사를 하지 않고, 호흡
조차 하지 않기에, 냄새같은 것을 남기지 않는다.

하지만--기분으로는 냄새를 느낀다.

주인이 있던 방의 공기를 마시는 것으로 마음이 가라앉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여자란 이런 것이다.

“쿠--후후”

생각지 못하게 웃음이 흘러나와버려, 알베도는 입가를 눌


렀다.

누군가가 있을리도 없기에, 이’이빨’를 보인다 해서 문제


는 없을 것이지만, 그것은 숙녀가 할 짓은 아니다.

알베도는 침대에 살며시 앉아, 그리고는 가로지른다.’눕


는다’
몇번 코를 들이마시지만, 역시 냄새는 없다. 그렇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침대에 파묻히는 것은 그녀에게 깊은 기쁨
을 안겨준다.

이것은 사랑에 빠진 여자의 행동으로서는 정당한 것이다.


혹시 예를 들어 사랑하는 남자의 침대에서, 자신과 같은 식
으로 행동을 하더라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는 여자를, 같은
“사랑에 빠진 여자”라는 단어로 묶으려 한다면, 진짜 사랑
을 모르는 불쾌한 무리로서 처분해버릴 것이다.

“하아--”

하복부에 얹혀지려는 손을 알베도는 멈춘다. 지금은 그런


것을 하고있을 때가 아니다.

아무래도 습관이 되어버려, 따위를 생각하면서, 알베도는


몸을 일으킨다.

어쨌든 오늘분의 일을 끝내두지 않으면 안된다.

마도국을 건국하여, 에.란텔을 지배하는 것에 의해 알베


도의 일은 급격히 늘었다. 애시당초 에.란텔을 지배하고 있
던 왕국의 관료들이 도망쳐--왕국내로 돌아가버려, 내정을
할자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자신의 주인이 만들어낸 언데드들이 그 역할을


담당할 터이지만, 지금은 교육을 베푸는 단계이자, 거기에
시간이 뺏겨, 더욱이 일이 늘어났다. 그 때문에도 이래저래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들이 있다.

그리 멀지 않은 시기에 다시 시간은 비게 되겠지만, 아직


당분간은 바쁜채일 것이다.

물론, 알베도에게 있어 다망한 것은 고통이 아니다. 아니,


이 나자릭에 속한 자로서 주인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괴롭
게 생각하는 자 따위 한명도 없다, 라고 알베도는 확신한다.
모히려 격무일수록 기쁠 것임에 틀림없다.

“그래도 슬슬 한번, 교육의 결과를 보고 싶네...”

수일에서 수주간, 1개월은 무리라고 해도, 내정을 그들에


게 맡겨, 상태를 보고싶은 쯤이었다.

때마침 왕국에 한번 향하여, 회의를 해야할 것이라 생각


하고 있다. 솔직히, 예지 넘치는 우리의 주인이 있다면, 자
신이 없더라도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지
만 그것은 절대자에 어울리지 않는 일을--잡무를 하시게 하
는 것이 되어버린다.

왕에게는 왕의 일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 해도... 아인즈님은 마도국을 어떤 식으로 이끄


려고 생각하시는 걸까”
나라로서의 특색이다.

그것까지 결정된다면 거기에 맞는 법률같은 것을 만들고,


나라의 방침도 정해진다.

예를 들면 인간을 전부 노예로 삼아, 나자릭을 위해 사역


하는 국가, 라는 것이라 한다면, 인간을 완전히 노예로 하
는 법률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그 때에는 근린의
인간의 국가라는 것을 어떻게 관여케 할것인가, 타국의 인
간은 어떻게 둘것인가 같은것도 하나하나 정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말하자면, 지금의 마도국은 굵은 기둥이 될 부분이 빠져


있는 상태로, 옛날 집-왕국이라는 이름의-구조를 그대로 쓰
고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아니면 이것이 자신의 사랑하는 주인의 나라인 것일까.


아니면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후자라 한다면 주인의 생각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몸이 부끄러울 뿐이다.

자신의 주인이 영리한 두뇌를 가지고 있으시기에 곤란한


것이 이런 때다.

주인은 한수에 복수의 의미를 갖게하는 지모의 존재. 그


때문에 주인의 취한 행동에 대하여,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
지 못하여, 면목없게 되는 것에 너무나 얼굴을 들수 없게
되고 만다.

나자릭내에 있어서 자신에 필적, 혹은 그 이상일지도 모


르는 데미우르고스도 “주인의 지모의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
여, 한없이 부끄럽다”고 한탄할 정도다. 그렇다 해도--

“어떤 나라를 만드신다 해도, 나는 아인즈님의 판단하심


에 따를 뿐이야”

단 하나의 일을 제외하면, 알베도는 사랑하는 바깥분’단


나사마-남편, 혹은 어르신’에 따르려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정말로 어떻게 하시려나?”

알베도의 중얼거림에 답하는 자는 당연히 없었다.


챕터1. 아인즈.울.고운 마도국

마도왕, 즉 나자릭 지하대분묘에 해당하는 아인즈.울.고


운 마도국의 절대지배자. 지고의 41인의 조정자이자, 최후
까지 나자릭에 남은 존재로서, 부하들에게 섬겨지는 인물은,
지금, 부드러운 침대에 드러누워 잠자리에서 책을 읽고 있
었다.

나자릭 지하대분묘에서 옮겨와, 이곳--에.란텔의 전 통치


자, 파나솔레이 도시장의 거주를 일부 개조한 아인즈의 방-
-에 놓여있는 침대에서는, 나자릭의 개인실의 것과 같은 좋
은 향기가 풍기지 않는다.

아마도, 이쪽의 침대는 향수같은 것을 뿌리지 않기 때문


이겠지 라고, 그 몸을 침대에 누이고 있는 아인즈는 생각한
다.

물론, 수면따위 언데드인 아인즈에게는 불필요하다.

분명 인간의 잔재가 정신적피로를 남겨, 마음이나 뇌의


가열을 식히기 위하여 침대에서 자듯이 하는 일은 있지만,
그것도 단시간이다. 지금과 같이 장시간을 쓰러져 인간처럼
뻗어있을 의미는 없다.
하지만, 어떤 것에도 예외는 존재한다.

예를 들어--그렇다. 책을 읽을 때다. 특히 사람의 눈을 의


식하면서.

‘슬슬 아침인가... 오!’

창에 드리웠던 커텐의 틈새에서 들어오는 작은 햇빛에,


거의 시간을 안 아인즈는, 펼쳐두었던 책을, 침대 아래에
아무렇게나 집어넣는다.

그리고 얼굴을 움직이지 않은채, 방 구석으로 시선을 옮


긴다.

거기에는 한명의 메이드가 있었다.

나자릭 내에 있는 일반 메이드의 한명으로, 오늘--보다


정확히는 어제의--아인즈 당번이다.

똑바로 등골을 편채 매우 똑바른 자세로 의자에 앉아있으


나, 그 자세는 어젯밤부터 쭉 저대로다. 아인즈가 아는한,
자세를 무너뜨린 메이드는 한명도 없었다.

그 시선은 아인즈에게 쭉 향해있다. 작은 눈깜빡임을 제


외하곤, 쭉이다.

뭐라고 할수 없는 프레셔였다.

물론 프레셔를 주려고라든지같은 생각은, 그녀에겐 분명


없었을 것이다. 무엇이 있었을 경우 곧바로 행동할 셈이기
때문에야말로 저 태도이겠지만, 일반인인 스즈키사토루 쪽
에서 보자면 좀 참아주세요라는 기분이 한가득이다.

누구라도 그렇겠지만, 쭉 쳐다봐지는 것에는 기껍지 않은


생각이 든다. 특히 이성에게 응시되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뭔가 있는 건가라고 생각해 버린다.

무엇보다 문제는, 아인즈가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녀도


또한 거기에 연동하여 소리를 나지 않게끔 하면서도 움직이
는 것이다.

확실히 말하자.

고통이다.

물론, 아인즈는 절대의 지배자다. 그만두라 한다면 그만


두겠지. 하지만 그러지 말라고 말했을 때, 메이드가 떠올리
는 표정을 생각해버리면, 명령하는 건 할수 없었다.

전이하고, 곧 모몬으로서 활동을 개시했던 탓에, 이렇게


까지 메이드들을 자신 주변에 붙여두고 움직인 것은 처음이
다. 그렇기에 그녀들도 놀라울 정도의 충성심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 그것을 아는 탓에, 아인즈로서도 강경하게 자
신의 의사를 밀어붙일 기분이 솟지 않았다.

앞으로 조금만 더 있으면 가라앉겠지.


그렇게 생각하고 벌써 1개월이다.

어쩌면 쭉 이렇게인가 하는 작은 불안을 품으며, 메이드


의 시프트가 일주하는 데엔 41일이 걸리니, 거기에서 생각
하면 된다고 문제를 미뤄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지배자의 고통인건가... 나자릭의 유지운영, 조직


의 이후의 계획, 그리고 부하들의 기대에 응하는 등인가...
위에 선 인물이란거 대단하구나. 급여 높은것도 당연하네’

위쪽이란 건 열심히 움직이지도 않는 주제에 돈만 많이


받고있구나. 그런 생각이 어느정도로 어리석었던 것인지를
질근질근 곰씹어가며, 아인즈는 천천히 일어났다.

그 순간, 마치 실이 이어져 있는 건가 하고, 생각될 정도


로 연동하여 메이드도 또한 의자에서 소리하나 내지않고,
조용히 움직여 일어섰다.

한밤 내내, 자는 것을 지키고 있었음에도 상관없이, 그 움


직임은 기민한 것이다.

“--일어나겠다”

“예. 그럼 저는 이것으로 주군, 실례했습니다. 물러난 후


에, 오늘의 메이드와 교대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인즈는 잘 부탁한다 같은 것을 말하지 않고, “음”이라


고 장중하게 말하고, 손을 대수롭지 않게 흔들어 행동을 개
시하라고 지시를 내린다.

너무나도 오만한 태도라고, 아인즈 자신은 생각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하는 걸로 되는거다.

햄스케를 써서 들어본 조사의 결과로는, 메이드들의 반응


1위는 “지배되고 있는 느낌이 들어, 아인즈님 최고” 라는
듯 하다. 성벽이 M이라 해야하나, 라고 곤혹했지만, 냉정히
되어 생각해보면 지배자에게는 지배자에게 어울리는 폼새
나 태도라는 것이 있다. 그것을 부하들은 바라고 있는 거겠
지.

회사로 말하자면, 사장에게는 사장다운 태도나 모양새를


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도왕에게 어울리는 태도인듯한 기분도


들고, 실제로, 한가해졌을때 훔쳐봤던 제국의 지배자 지르
크니프.룬.파로드.엘=닉스의 태도가 그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사회인 스즈키사토루의 관점에서 본다면 “수고하


셨습니다”가 없는 것도 좀 그렇다.

“...그러면 너도 천천히 쉬도록”

“아! --두터우신 온정의 따뜻함 깊이 감사드리옵니다, 아


인즈님”

메이드가 깊이 머리를 숙여, 감사의 뜻을 표한다.

“하오나, 아인즈님께서 빌려주신 이것이 있기에, 쉬지 않


고도 언제나 아인즈님을 위하여 움직있수 있사옵니다”

아니, 그런거가 말하고 싶은게 아니야, 라고 아인즈는 맘


속에서 외친다.

링.오브.서스테넌스를 장비하면 확실히, 한밤내내 일어나


있어도 문제없겠지. 하지만, 하룻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의
자에 앉은채, 아인즈를 보고 있기만 하는 일 같은건 지옥같
지 않은가. 아인즈를 섬기는 것이 기쁨이라는듯 하지만, 그
렇더라도 이건 아니다.

‘적어도 불침번 정도는 없어도 되지 않나?’

메이드로서 주인을 끝까지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것.

어떤 메이드 였던가가, 그런 것을 말했었다.

‘주인을 따른다, 인가. 혹시 나도 너희들과 대등하게 하여


살아가라, 라든지 말하면 어떻게 되는 거려나?’

이 땅에 전이 직후와는 다르게, 지금에서는 부하들이 자


신에게 절대의 충성을 바치고 있음에는 확신이 있다. 이미
반란따위의 가능성은, 외적요인을 제외하고는--나머지는 아
인즈가 실망시킬 법한 짓거리를 하지 않는다면 없겠지. 라
고 하면 관계를 조금 바꿔서, NPC들과 대등하게 살아가는
것도 선택지로서는 좋지 않은 걸까.

그렇게 된다면 지금같은 지배자로서 뇌를 쥐어짜는 듯한


생황에서 해방될 것이다. 거기다--

‘--옛날의, 그래, 그때의 길드같잖아, 그런 생활이 된다든


지 하는게 아닐까’

NPC들과 이야기하고 있자면, 때때로, 그들에게 예전의


동료들의 모습이 겹쳐보이곤 했다. 그렇기에야 말로 주인과
부하가 아니라, 예전처럼--.

--아니, 라고 아인즈는 맘속에서 고개를 젓는다.

무엇이 실망의 씨앗일지 알수 없는 이상, 현체재에서 커


다란 변화는 좋지않다. 거기에 그들이 주종관계를 원하고
있다고 한다면, 그것을 유지하는 것도 주인의 의무. 최후에
남은 자가 짊어진, NPC’아이들’에게의 책무다.

메이드가 아인즈에게 실례하겠습니다하고 인사하고는, 방


을 나간다.

그 순간, 튀어나가듯이 아인즈가 행동을 개시했다. 우선


은 침대밑에 놔두었던 책을 취하여 다른 책과 교환한다. 지
극히 어려운 타이틀의, 보는 것 만으로도 읽을 기분을 없애
버리는 책이다. 밤중에 읽었던 책은 자신의 공간--인벤토리
에 숨긴다.

이것도 주인으로서의 의무다.

한밤내내, 머리가 아파질법한 어려운 책을 읽고 싶지는


않다. 가능하면 가벼운 책이나 즐거운 책이 읽고싶다. 하지
만 그러한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부하에게 알려지는 것은,
지배자로서 모양이 안선다. 그렇기에, 이런 잔짓거리를 하
고 있는 것이다.

덤으로 메이드가 베드메이크를 할 즈음에, 침대 밑의 책


을 다른 장소로 이동시키는 것도 고려한 작전이다.

침대의 위에서 할 일을 끝낸 아인즈는, 침대천장부터 내


려뜨려진 엷은 막을 걷어내고, 침대에서 내려온다.

딱, 그 타이밍에 문이 노크되었다. 그리고 교대의 메이드


가 방에 들어온다.

아인즈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는 것을 보고는, 기쁨을


그 얼굴 가득히 하고, 다가온다. 오늘의 아인즈 당번--약칭
아인즈번은 그녀인 거겠지.

“좋은 아침이구나, 피스’fifth인 듯-일본어...란’”

메이드의 표정에 눈부실 정도의 빛이 머문다.

“안녕하십니까! 아인즈님! 오늘은 잘부탁드리옵니다!”


혹시 피스에게 꼬리가 있다면 전력으로 흔들고 있을 상황
이겠지. 문득, 페스토냐도 꼬리를 흔들었었지, 같은걸 생각
한다.

메이드복은 아까까지의 포스와 같은 것이다. 일반 메이드


인 그녀들의 메이드복은 전투메이드와는 다르게, 일관되있
다. 그렇지만 외견--입고있는 여성--이 다르면 또 신선한
무언가가 있었다.

시끄러울 정도로 역설하던, 예전의 동료의 말이 떠오른다.


“심플한 메이드복도 좋지만, 이런저런 장식이 꾸며진 메이
드복도 최고구만” 그 말은 이렇게 이어진다. “즉슨 메이드
복은 뭘 하더라도 최고라는 거지. 메이드복이야말로 인류사
상최고의 발명이야. 비바, 메이드복”

비바라는 단어의 의미를 아인즈는 알수 없었지만, 아마도


뭔가 감탄을 의미하는 거겠지.

혹은 그가 만들어낸 말일까. 이런 곳에도 예전의 동료들


과의 추억이 있다.

쓴웃음--얼굴은 당연히 움직이지 않지만--을 띄운 아인즈


는 메이드를 쭉 바라본다.

“아, 아인즈님, 무슨일이 있으십니까?”

메이드복의 에이프런 부분을 쥐고, 우려하는 듯한 얼굴의


피스의 물음에, 아인즈는 자신이 어색하게 굴었음을 깨닫는
다.

“미안했구나. 조금... 그래, 넋을 잃었달까, 했을 뿐이다”

“---!”

“그러면 가볼까”

“--히에? 아, 예. 알겠사옵니다!”

조금 높아진 기운찬 목소리로 대답한 메이드를 뒤에 따르


게 하여, 아인즈는 몇갠가의 방을 빠져나간다.

나자릭 지하대분묘 제9계층과는 비교하는 것이 불가능한


압도적인 차이가 있었다. 그 때문에, 아인즈가 여기에 머무
르는 것을 정했을 때, 수호자 각자에게서 반대의견이 나왔
던 것이다.

가로되, 지고의 존재가 계실 장소로서는 품위가 떨어진다.

가로되, 방어능력이 열등하고, 정보대책도 허술하다.

가로되, 가로되, 가로되--.

그렇지만 아인즈는 그것들 모두를 누르고 여기에 자신의


주거를 정했다.

왕된 자의 의무--지르크니프도 마찬가지로 제도내에 있는


황성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니까--로 보았기 때문이다. 무엇
보다, 아인즈 아니 스즈키사토루로부터 보자면 도시장의 저
택도 충분히 훌륭했다. 이전의 자신의 집을 떠올리면 비교
조차 되지 않는다. 애시당초 9계층의 방은 좀 너무 호화롭
고, 너무 크다.

게임일 때에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거기서 생활하고 있자


면 몸을 두고 있을 곳이 아니다. 방구석에서 조그맣게 되어
있고 싶고 되고 만다.

아인즈가 피스, 그리고 침실에 이어진 방에서 천정에서


내려온 팔지도 암살충을 따르게 하여, 도착한 것은 드레스
룸이다.

이미 대기하고 있던 몇명의 일반 메이드가 황급히 도열했


다. 피스가 그녀들을 가로질러 재빨리 선다.

“아인즈님, 오늘 입으실 것은 어떤 것으로 하올까요?!”

기운 가득차게 질문을 던져오는 피스.

‘...오우, 피스도 눈이 반짝반짝이다. 라기보다 지금까지


의 누구도가 이 장면에서 눈을 반짝반짝하게 하고 있던 기
분이 드는데? 여자는 옷을 좋아한다고 들은 적이 있지만...
그런 걸까? 아니면 코디네이트가 좋은 걸까?’

조금 지켜보면서도 태도에는 내보이지 않고, 반대로 “흠”


하고 스스로는 대단한 척 생각되는--연습했기에 자신이 있
는--목소리를 냈다.

솔직히 말해서, 아인즈는 옷을 교환의 필요는 없다고 여


긴다.

마법의 로브는 밤새 침대에 굴렸더라도 주름이라든지가


생길리가 없다. 거기다 몸에서 노폐물이 나올리도 없다.

공기중에 연기 먼지 정도가 붙는 정도일 뿐, 그런것은 가


볍게 떨어진다. 가는 곳은 전 메이드들의 손에 의해 철저적
으로 청소되어 있고, 식사할 일도 없기에 더러워질 일도 없
다.

입고 있는 채로도 문제없을 터이다.

하지만, 부하의 누구도 그것을 용서해주지 않는다. 뭐 그


것도 당연한 것이겠지. 절대자가 매일 같은 옷을 입고 있어
서야, 체면이 서지 않는다.

하지만, 아인즈는 코디네이트에 자신이 없었다.

전투준비의 일환으로서, 상대의 능력이나 특수기술같은


것을 고려하여, 전술을 읽어내, 대항수단을 모색하기 위한
적당한 장비를 선택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아니, 스즈키사토루로서 길러온 경험에서 이 넥타이와 이


수츠는 어울리고, 어울리지 않는다는 조금은 말할수 있다.
하지만 보라빛 바탕에 은색의 무늬가 들어간 로브와, 이 커
다란 다이아몬드가 네개 달려있는 은의 목걸이를 맞춘다든
지 같은 것을 말하라 해도, 어울리는지 아닌지 같은건 말할
수 없다. 거기다 해골의 몸으로, 다.

하지만,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해서는, 지배자


로서의 품격을 의심받을 가능성조차 있다. 그것은 충성을
다하는 부하들에게의 배신에 가깝다. 그렇기에, 복장에 있
어서도 아인즈는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여기에 치명적인 문제가 한가지 있다.

어울리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다 해도, 부하의 누군가가


아인즈에게 의견을 낼수 있을 것인가. 큰 회사의 회장의 복
장이 조금 어긋나 있다거나, 누구도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상의 여러가지 요인에서 취할 행동은 단 하나.

“--피스, 네게 맡긴다. 내게 어울리는 복장을 골라라”

“알겠사옵니다! 맡겨주십시오, 아인즈님! 이몸의 전신전


령을 다해, 골라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기합을 넣지 않아도--라고, 언제나 아인즈는 생각


하지만, 한번도 메이드에게는 말한 적이 없다.

“저는! 아인즈님은 적색이 매우 어울리신다고 생각하옵니


다! 그러니 오늘의 코디네이트는 적색을 바탕으로 한 복장
이 좋으실까 생각하옵니다. 괜찮으시겠사옵니까!”
“...나는 방금 네게 맡기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물어볼 필
요도 없다”

“예! 알겠사옵니다”

자신에게 자신이 없다고 한다면, 타인에게--이런식으로


메이드에게 고르게 하면 된다.

그녀가 가지고온 새빨간 로브에 아인즈는 곤혹한다. 눈이


아플정도로 선명한 붉은 로브는, 단추같이 복수의 거대한
보석이 달려있었다. 한가지 색으로 모여져 있다면 좋겠지만,
다종다양한 보석의 빛깔은 합계 6색, 더욱이 주위에 금색의
기묘한 문자의 자수가 짜여져 있다.

‘--이건 제대로 된 옷인가? 상식의 범주에 들어가는 옷인


건가?’

전신을 네온사인으로 두른 샌드위치맨 같다. 스스로는 결


코 고르지 않는다.

라기보다 이런 로브를 옛날에 자신이 왜 샀던 것인지 의


문으로 생각한다. 길드멤버의 누군가에게 억지로 맡겨진 기
억도 없으므로, 소거법적으로 자신밖에 없는 것이겠지만.

‘오마케’덤’였나? 뭔가의 오마케로 강제적으로 입수했었


나? ...하지만, 뭐, 별수 없으려, 나’
어째서 가지고 있는가 같은 것을 생각하는 사이에, 눈앞
에 있는 진홍로브가 소멸할 리도 없다.

거절하는 것은 쉽지만, 그래서는 방금 피스에게 말한 “맡


기겠다”라는 대사가 거짓이 되어버린다. 뭣보다, 이것이 좀
안좋지 않나 생각하는 것은 아인즈 뿐으로, 다른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멋지다고 생각될 가능성 또한 있는 것이다.
아니, 충분히 있을 법하다.

거기에 차갑게 말하는 거지만, 이 로브를 고른 것은 피스


이므로, 누군가에게 무언가 말해진다면 그녀의 소행으로 하
지 못할 것도 없다.

‘최저의 상사로구만’

아인즈는 죄의식을 느끼며, 이것이 더러운 짓거린가 하는


생각에 이른다.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상사--위에 선 자로서 칭찬받을 행


위가 아니라는 것은 아인즈라도 거듭 숙지하고 있다. 그렇
다해도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다.

자신의 입장을 지키기 위해 부하를 희생삼는다. 그렇게


하지 않을수 없다는 건 이런 거겠지.

“--미안하구나”

“아, 면목없습니다!”
“아니... 혼잣말이다. 신경쓸 필요는 없다. 그런데...”

아인즈는 한번, 만약을 위해 물어본다.

“한번 물어보고 싶다만, 이 로브는 내게는 조금 화려하지


않으냐?”

“그럴 일은 없사옵니다! 확실히 아인즈님이시라면 어떤


옷도 어울리시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검정을 기조로 한
암갈색계열도 멋지다고는 생각하옵니다만, 그쪽만 입고 계
셔서는 아인즈님의 다른 멋짐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
니다! 아인즈님의 격렬한 힘이라는 이미지를 널리 알리고자
--”

탁류와 같이 쏟아지는 말이 밀어닥친다.

“--아니, 어울린다 한다면 문제는 없다. 자, 옷을 입혀주


겠느냐?”

“알겠사옵니다!”

피스가 다른 메이드들에게 눈짓을 한다.

아인즈가 그대로 있으면, 메이드들이 아무말 없이 아인즈


의 옷을 벗겨간다.

옷을 여성에게 입혀진다든지 같은건, 해골의 몸이라고 해


도, 근질근질할 정도로 부끄럽게 느껴버린다.
그렇지만 절대적인 지배자의 행동거지로서는 극히 당연한
듯 하다.

라고 할까, 지르크니프가 그랬었다. 거기에 아인즈가 읽


은 책에도 그렇게 써있었다.

아인즈는 메이드에게 하게끔 하며, 아무말 없이 모습을


살핀다.

이윽고 모습에는 진홍의 로브를 착용한 아인즈가 서있었


다. 역시나 화려하다. 화려 이외에 다른 말이 없다.

‘...아니, 이 세계의 미적감각이라는 것은 꽤나 다르지. 이


모습이 지배자에게 어울리는 가능성도 높을...거겠지’

아인즈는 예로서 햄스케를 떠올리고, 자신의 불안을 밀어


누른다.

“그럼, 갈까”

피스를 함께 걷게하는 아인즈는 맘속깊이 생각한다. 마음


을 쉴 시간이 필요해, 라고.

호화로운 붉은 로브를 휘날리며 향한 앞은 집무실이다.


아인즈가 문의 앞에 서자, 피스가 재빨리 앞으로 나가 공손
히 문을 열었다.

문정도 스스로 열게 해, 라고 생각하지 않는 때가 없었지


만, 메이드들의 누구라도 자랑하듯이 “크, 나, 쓰여지고 있
어!” 라는 느낌으로 자신의 일처리에 이를 꽉깨무는 모습이
기에, 아인즈는 이 자동적수동문의 시스템을 다물고 받아들
일 수밖에 없었다.

아인즈는 피스, 팔지도 암살충들을 데리고 집무실에 들어


갔다.

방의 중앙에는 나자릭 내의 아인즈 개인실과 마찬가지로,


중후감이 넘치는 책상이 떡 놓여있었다.

이것도 침대와 마찬가지로, 나자릭에서 가져온 예비의 책


상이다. 그리고 안에는 아인즈.울.고운의 기--마도국의 국
기가 걸려있다.

아인즈는 방을 가로질러, 바깥창에 가까이 간다.

바깥창의 천장쪽 위에는 그렇게 크지 않은 유리 상자가


있어, 숲의 일부를 재현한 레이아웃이 깔려있다. 생물이 없
는듯 보이는 그 상자에 아인즈는 손가락을 집어넣어 잎을
한장 제낀다.

거기에는 햇볓을 피해, 그늘에 숨은 생물이 있다.


고운 살색의 몸은 분비되는 끈적끈적한 액체로 코팅되어
있어, 앞부분은 인간의 입술을 떠올리게 했다.

아인즈는 구순충을 쭉 관찰한다.

“--좋은 빛깔이구나. 건강해보여 다행이다”

색은 중요합니다, 라고 들었던 때의 일을 떠올린다. 몇마


리의 구순충을 바라보고, 어느게 가장 건강한 빛깔인가를
생각했을 때의 일을. 그때와 비교해도 건강한 것에는 틀림
이 없다.

아인즈는 가까이에 놓여있는 그릇에서 신선한 캐비지’양


배추’를 손에 쥔다.

“자-, 누루누루군. 먹이시간이다-”

캐비지를 구순충에게 가까이 대자, 얌하고 먹어댔다. 손


을 떨어뜨리면 야금야금 먹어댄다.

순식간에 먹어치운 구순충에게, 아인즈는 다시 두장의 캐


비지를 준다.

너무 주는 것도 좋지 않다는 것이 엔토마의 이야기였기에,


이걸로 끝이다.

잔뜩 배불리 먹어, 만족한 듯 구순충이 유리상자 안쪽의


나무 그림자--안전할 환경에--슬금슬금 되돌아간다.

“처음에는 기분나빴다만, 이렇게 얘기해보면 귀여운 놈이


다”

딱히 누구에게가 아니게 읊조리며, 아인즈는 슬며시 웃고,


엷은 잎을 덮는다. 진심으로 도망치려 한다면 역할이 안될
정도의 잎을 쓰고 있는 것은, 제대로 기르고 있다는 자신의
표현이다. 뭐, 금화를 소비하여 소환한 용병몬스터이기에,
여기서 자신의 판단으로 도망칠까에는 의문이 남지만.

옆에 놓인 수건에 손을 가볍게 닦고, 아침의 준비를 전부


마친 아인즈는 의자에 깊숙히 앉아, 등을 폈다.

‘...일인가. 시업’업무시작’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


지만, 이 시간이 되면 맘이 무겁네. 예전의 습관은 아직도
버리지 못했다는 걸까’

책상 위에는 서류가 한장도 놓여져있지 않은 모양이랄까,


티끌조차 없다.

스즈키사토루의 책상과는 큰 차이다.

이것은 날을 보낼 정도의 일이 없기 때문이다. 아인즈의


일은 커다란 결정을 하는 것이며, 세세한 집무를 행하는 것
이 아니다. 결정하면 뒤는 부하들이 행동한다.

‘...그게 괴롭지만도. 책임의 중요도야말로 업무의 괴로움


이라고 처음으로 알았다고... 육체적인 고생보다도 정신적
인 고생... 프레셔의 쪽이 괴롭다니. 어이쿠, 슬슬 시업시각
일까?’

시계를 볼 것까지도 없었다.

그 타이밍에 방에 노크된다. 문 가까이 서있던 피스가 방


문자를 확인한다.

“아인즈님. 알베도님과, 엘더리치의 여러분입니다”

피스의 목소리에 경의가 있는 것은, 엘더리치가 아인즈가


만들어낸 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입실을 허가한다”

피스가 내방자에게 문을 앞을 양보하자, 알베도를 선두로


엘더리치 6체가 각각 손에 서류를 가지고, 방에 들어왔다.

“아인즈님, 안녕하시옵니까”

알베도의 인사에 이어, 엘더리치들이 깊이 아인즈에게 머


리를 숙인다.

“음, 좋은 아침이구나, 알베도. 오늘도 좋은 날씨로구나”

“예. 오늘은 하루내 맑을 것이라 보고 받았사옵니다. --물


론, 이 세계의 절대적인 지배자이신 아인즈님이 바라신다면,
어떠한 날씨로도 바꾸는 것은 가능하지만, 어떻사온지요?”

별것 없는 화제로 회화를 걸어보려고 생각한 것일 뿐인데,


그런 제안에 이어지는 것인가.

“그럴 필요는 없다. 날씨의 변화는 싫어하지 않는다. 맑


아도 좋지만, 번개가 떨어질듯한 비도 깊은 맛이 있고, 짙
게 깔린 구름도 흥이 있다. 하루의 즐거움은 제멋대로 변화
하는 날씨에서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세계의 기후의 변화는 싫지 않았다. 환경이 좋은 이 세


계에선 “비는 본래, 은혜를 가져다 주는 것”이라는 블루.플
라넷의 설명도 정말 그말대로였다고 생각한다.

자연은 자연 그대로 있는 것이 좋다.

“예, 알겠사옵니다. ... 기후를 자유자재로 조작하려 하신


다든지의 마음이 없으신 것은 처음부터 깨닫고 있었습니다
만, 만약을 위해 제안드렸사옵니다. 아인즈님은 스스로의
욕구를 솔직히 저희에게 명해주시지 않는 분이시기에”

“...그런가?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만...”

생각해보면 특별히 바라는 것 따위는 없다. 스즈키사토루


의 때도 위그드라실 관계 이외엔 없었다. 이 몸이 되고나서
는 더욱이다. 이것이 언데드가 된 부작용인가 어떤가는 모
르겠지만, 원래부터일 가능성이 높다. 혹시 있다고 한다면
레어한 것을 콜렉션하고 싶다는 욕구. 그리고--.

아쉬운듯 아인즈는 웃고, 가볍게 머리를 좌우로 젓는다.


“아니, 그럴지도 모르겠구나. 다만, 그건 정말로 바라는
것이 없을 뿐인 일. 정말로 뭔가가 있다면 명하도록 하마”

“그 때는 수호자총괄인 제가, 곧바로 요망에 응할수 있도


록 인선을 하도록 하겠사옵니다” 알베도가 가볍게 머리를
숙이고, 원래대로 돌아올 때 그 얼굴에는 약간의 불그스름
함이 담겨있었다. “그렇다 쳐도 오늘 입으신 모습도 멋지사
옵니다. 마치 빛나고 있으신 듯 하옵니다. 아니, 아인즈님이
입으셨기에야말로 빛나고 있는 것이겠지요”

알베도는 매우 칭찬했다.

빛나고 있는 것은 단추대신에 달려있는 보석인 건 아닌가,


머리는 별로 빛을 반사하지 않으니까 말이지, 같은 것을 생
각하면서도 아인즈는 끄덕인다.

“그런가, 고맙구나, 알베도”

“황공하신 말씀이옵니다. 저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씀


드렸을 뿐. 아인즈님은 실제로--”

아인즈는 흥분하기 시작하는 알베도에게 손을 펼쳐든다.


절대로 길어질 거라는 예감에서.

“--그 정도로 해두자꾸나. 그럼, 그것이 어제 알베도들이


처리한 서류로구나”
“...예”

아주 조금, 귀엽게 뺨을 부풀렸던 알베도의 지시에 따라


엘더리치들이 책상에 서류를 가져다 놓는다.

놓여진 하나하나의 서류가 두껍다. 제안은 적지만, 그에


관견되는 정보가 잔뜩 있다는 패턴이다. 다양하게 자료가
필요한 것이, 복잡한 문제일 경우가 많은 것은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아인즈는 맘속으로 각오를 다진다. 언제나 아침은 각오를


하는 시간이다.

스즈키사토루는 단순한 회사원이었다. 그것도 회사의 운


영에 관련되는 인간이 아니었다. 그런 인간에게 일국의 정
치를 행해가는 게 가능할까 묻는다면, 자신있게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아니, 회사의 운영에 엮여있는 자라고 해도,
한 나라의 운영은 지극히 곤란한 것일터다.

더욱이 안좋은 것이 아인즈는 절대의 지배자다. 그가 말


한 것은 그것이 틀렸다 하더라도, 부하들이 만전의 태세를
취하여, 모든 것이 실행된다.

그 이상의 공포가 있을 것인가. 아인즈의 한마디에, 서툴


게 굴면 집단자살을 하는 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


대답은 간단하여, 이 옷과 마찬가지다. 즉, 할수 있는 자
에게 맡기면 된다.

부하의 적재적소한 배치야말로, 상사에게 요구받는 능력


이다.

라고 해도, 모든 것을 맡긴다는 것도 또한 문제다. 알베도


에게라면 맡길수 있겠지만, 모양 뿐인 왕이라도 위에 선 이
상은, 위에 선 자로서의 책무가 존재한다.

몰랐습니다라고 도망칠수 없는 때나 일도 있다.

그렇기에 올려진 서류는 제대로 눈으로 훑고, 국새를 찍


는다.

몇건 정도 리드미컬하게 도장을 찍은 아인즈는 손을 멈추


고, 서류의 하나를 오늘의 목표로 맘속에서 정해, 이해하게
끔 내용에 눈을 훑어간다. 하지만--

‘...역시나 의미를 모르겠어. 물자의 일이 적혀있는 거지?


중요한건가? 엘더리치라면 알고 있는...걸까나. 녀석들은
내가 만들어낸 거잖아? 뭐야 이 차이는... 하지만 읽기 힘들
어. 법령같다고.’

몇번이고 별도서류 참조라는 단어가 나온 페이지를 넘길


필요가 있어, 마지막의 마지막에 이상의 결론에서 부정한다
같은 단어가 나타났다. 더욱이 한 문장속에는 몇번이고 부
정하는 단어가 들어가 있기에, 독해가 어렵다.
“--알베도여”

“예, 아인즈님! 뭔가 신경쓰이는 점이라도 있으십니까?”

“아니, 이건 다른 건이다만 조금 떠올랐구나. 법률의 쪽


은 어떻게 되고 있느냐?”

마도국같은 식으로 말해도, 독자적인 법률같은게 존재하


지 않고, 왕국의 법률을 그대로 쓰고 있다.

“예. 일단 초안은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강제적으로 시행


하면 여러가지 면에서 불만이 나올 걱정이 있기에, 헤메는
차이옵니다”

인간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알베도답지 않은 발언이


긴 했지만, 아인즈는 후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데미우르고스와 상담은 하고 있지만... 왕국의 법률로는


아인즈님의 절대지배자다운 권세의 부분이 약하기에, 국법
의 제일장에 실어, 그것만큼은 강제시행하는 편이 좋다고
현재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나는 다른 것에는 다소 자신이 있다만...” 새빨간 거짓말


이다. 대부분의 것에 자신따위 없다. “아쉽게도 법률에는
그다지 깔끔하지 않구나. 너희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대로
하려무나. 신뢰하고 있다”
“예! 알겠사옵니다”

알베도가 기쁜듯한 얼굴을 한다. 보아하니 날개도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그녀는--데미우르고스도 그렇지만, 어떻게
된건지 확실히 알수 없지만, 아인즈를 아직까지 자신들의
사고를 한발 앞서나갈 정도의 천재라고 보고 있다. 그렇기
에 아인즈가 모르겠다라고 따위 말해도, 지자로서 태어난
자신들의 존재의의가 발휘된다고 기뻐하는 모양이다.

“하오나, 법률에는 깔끔치 않으시다는 등의 거짓을 말씀


치 않으시더라도...”

“아니, 정말로 그런 것이다. 아무래도 법률이라는 것은


서툴구나”

“과연... 법에 얽매이지 않는 절대자라는 시점에서라고,


라시는 것이로군요. 말씀하시는 의미를 잘 알겠습니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이 생각됐지만, 아인즈는 거기


에 대해서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뭐라 말하면 좋을까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대신에 쓴웃음을 띄운다. 이미지뿐이
기는 하지만, 어쩌면 부모에게 자랑스레 뭔가를 알려주려는
아이라는 것은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무언가 이상하셨사옵니까?”

알베도의 이상해 하는듯한 얼굴이 보다 한층 아인즈를 기


쁘게 해준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웃는 것도 실례다.

“미안하다. 기쁜듯 하는 네가 귀엽다고 할까--뭐라고 하


면 좋을까. 설명이 어렵구나”

말로 한 순간, 천정의 팔지도 암살충이 술렁하고 움직였


다. 하지만 그 이상의 움직임은 없었다.

“어머나! 부끄럽사옵니다”

알베도가 양손으로 얼굴을 숨긴다. 뺨에 홍조가 띄워진것


을 보고, 아인즈는 자신이 어느 정도로 부끄러운 말을 입에
담았는가 이해하여, 커흠 하고 기침을 하며, 시선을 떨군다.
아무래도 NPC가 상대이면, 친구의 아이들을 귀여워하는
기분이 짙은 말을 뱉어버린다.

스스로 다잡으면서, 최후에 남은 서류에 도장을 한번 찍


는다. 이것으로 일단, 일은 끝났다.

입가가 느슨해진 알베도에게 그 서류를 건네고, 그녀에게


서 엘더리치들에게 건네진다.

“자, 그럼 언제나의 것을 하자. 오늘의 제안 분량은 이거


다”

아인즈는 준비했던 종이의 일부를 답는다. 이것은 나자릭


내의 모든 자에게서 모은 제안서다. 마도국을 더욱한 발전
에 관한 제안이나 의견이 모여있다.
이것엔 아인즈가 훑어보고, 제안된 것을 아침 이 시간에
알베도에게 들려주고 있다.

“아인즈님이 일부러 제안서를 올리게 하는, 이런것에 손


을 수고스럽게 하시는 것은 소중한 시간의 낭비이옵니다”

“아니, 그중에는 내 이상의 제안도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


거기에 나는 수면을 취할수 없는 몸이다. 뭔가 하지 않을때
의 틈을 둔 여유분으로다”

거짓말이다. 아니, 확실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틈이 생


긴다는 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하지만, 독서나 목욕, 연기의
훈련, 모의전투같은 것의 시간죽이기에는 빠질 틈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을 하고 있는 것은--

이 중에는, 실은 아인즈가 생각한 아이디어도 섞여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인즈가 직접 제안했을 경우, 글러먹은 아이디어


라 생각된다 해도 먹지로 진행에 옮겨, 비참한 결과로 끝나
버린다는 따위의 위험성이 있다. 그렇기에 제안자의 정체를
숨기는 것으로, 알베도에게 공평한 눈으로 판단해주길 바랬
다. 거기다 정체를 숨기는 것은 아인즈의 능력이 의심받지
않는 것에도 이어져, 일석이조라고도 말할수 있다.

아인즈는 최초의 제안을 읽는다.


“흠... {아이들을 교육하는 기관을 만드는 편이 좋을까 하
옵니다. 우수한 인재를 발견하여, 육성하는 것은 장래의 나
자릭의 힘을 늘리는 것도 되겠지요. 그렇지 않더라도 기술
의 발전으로 이어져, 나자릭의 강화와 연결되는 것에 틀림
없을 것입니다} 라는 모양이다”

아인즈는 알베도를 정면에서 바라보며 질문한다.

“메리트도 제대로 기록되어 매우 좋은 제안서다. 플랜을


내놓은자의 우수한 재능을 느끼게 한다. 모두의 견본으로서
배포하더라도 이상하지 않겠구나” 사회인으로서 우선 칭찬
한 뒤에, 진지한 얼굴--얼굴은 움직이지 않지만--로 돌아간
다. “하지만, 이 제안이다만,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유리.알파일까 하고”

즉답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인즈도 동감이었다.

“그렇겠지. 유리일테지. 그럼 알베도. 이 제안, 어떻게 생


각하느냐?”

“어리석음의 극치가 아닐까 합니다. 돼지는 돼지인채로


태어나, 그리고 사육주의 도움이 되게 죽으면 되는 것입니
다. 그 이상의 살아갈 방법따위, 할 필요도, 알 필요도, 고
를 권리도 없사옵니다”

“엄한 말투다만 나도 거기에 찬성이다. 최저한의 수량이


있다면 사회의 톱니바퀴가 될수 있을테지.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죽으면 된다. 기술을 널리퍼뜨리는 것은 우리를 위
협할 힘을--음?”

“어떤 일이십니까, 아인즈님?”

“이것과 비슷한 이야기를 전에 한 기억이 있구나. 누구였


지. 나베랄과 아아, 루프스레기나였던가. 포션의 사건 때였
구나. ...그런 식으로 알기 쉬운 이야기를 알베도에게 한적
도 없었구나. 부끄러운 일이다, 잊어다오”

“아, 아니오! 아인즈님과 생각을 맞추어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 부디! 부디, 이야기 해주십시오”

“그, 그러냐... 부끄러운 일이다만, 뭐, 나 혼자의 생각이


라고 단언해두마. 혹시 틀림이 있다면 정정해다오”

잘 알고 있는 상대를 두고 현명한 듯 설명하는 것 정도로


부끄러운 일은 없다. 이녀석 바보같은게 아닌가하고 생각되
면 어떻게 하지 라는 불안도 동시에 품으면서, 기술에 관해
서의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지식이나 교양, 그리고 정보라는 것은, 사람--이 세계에


있이서 인간 이외도 그렇지만--이 처음에 가지는게 가능했
던 무기다. 그리고 지식을 넓히는 것은 국력을 증대하고 키
우는 반면, 지금까지 없었던 불만을 키우게 된다.
그렇기에 지배자는 무기를 줄것인가 아닌가를 고려하지
않으면 안된다. 지배자에게 무기가 향해질 가능성같은 것도
충분히 있을법 하다.

아인즈는 위그드라실이라는 게임에서 정보의 소중함을 잘


배웠다. 그 때문에 감시를 하고 경계하며 카르네마을에 두
명의 발레아레를 보내어, 거기서 포션을 작성하게 한 것이
다. 개발된 지식을 모두 독점하여, 밖으로 흘러나가지 않게
끔.

아인즈로부터 본다면 피지배자는 피지배자인 채로--무지


는 무지인 채로 살게하고 싶었다. 다만, 국력을 증대시키는
것에 새로운 기술에 개발은 불가결이다. 결국, 문제는 지식
이라는 무기가 향하는 앞에 누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결론으로서, 신기술은 나자릭 지하대분묘에 절대의 충성


을 다하는 자들 속에 공유시켜, 사용케하면 된다. 일반대중
에게는 쓰더라도 문제가 없을 낮은 기술 등을 지원하면 될
테지. -- "지식의 과실은, 독점해야만 이야말로 가치가 있다
" 였다, 로구나”

여기까지 이야기한 아인즈는 알베도의 얼굴을 훔쳐본다.


거기에 의문이나 불신의 색은 없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가 나의 본제이다만--알베도여. 그야


말로 방금의 이야기와는 반대된 이야기를 한다만, 나는 이
제안을 받아들일 만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알베도가 한순간만 눈을 동그랗게 한다.

“그건 어떠한 목적이 있으셔서의 일이시온가요?”

“감상적인 부분. 그리고 유리가 말하는 것도 일리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디메리트의 쪽이 크다로 생각되옵니다만... 아니라면 어


딘가의 변경에 만드시려 하옵니까? 외부에 정보가 흘러가
지 않게하며, 세뇌교육을 해나간다면 분명히 메리트의 쪽이
크게 될거라고는 생각하옵니다만”

“그러한 것은 하지 않는다. 유리의 제안에서 조금 어긋나


있지만, 이 도시에 고아원을 만들어도 좋다고 생각한다”

아인즈는 모몬으로서 활약하던 때에, 신관이 고아원을 운


영하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거라면 아인즈.울.고운의 이름
으로 고아원을 만들어도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요는 나자릭의 기술이 외부의 유출이 있는가가 문제인


것이다. 단순한 고아원을 운영하여, 거기서 가르치는 지식
은 어디까지나 주변에 알려져 있는 지식 정도로 눌러두면
된다. 거기서 혹시 재능을 보이는 자가 있다면, 그 경우에
만 장래를 생각하면 되지 않겠느냐”
“...과연. 확실히 그렇게 한다면 문제는 없습니다”

“그리고 고아원의 직원으로서 미망인들을 채용하자고 생


각하고 있다”

“아인즈님의 힘의 한부분을 보여주신 저 전장에서 남편을


보내고, 빈곤에 허덕이는 여성들에게 직업을 주어 구제하시
려는 것이군요. 미망인과 고아의 교육도 아인즈님의 평판을
높이는 지극히 좋은 수라고 생각되옵니다. ...역시나 아인즈
님”

“음. 모몬이 미망인들에게 빈궁한 상황을 부탁받은 후에


행동해서는, 모몬의 평판이 올라갈 뿐이고, 나의 평판은 그
다지 올라가지 않겠지. 모몬이 누군가에게 부탁받아 구하기
전에, 서둘러 행동할 필요가 있다. 그 때문에 우선은... 페
스토냐와 니글레도의 근신을 풀게끔 명령을 내린다”

알베도의 눈 속에 어떤 빛깔이 작게 변화하는 것을 아인


즈는 민감하게 눈치챈다.

“말씀이시옵니다만--아인즈님의 판단에 거스른 자들에게


벌도 주지않고 죄를 용서한다는 것은, 나자릭의 규율을 어
지럽힌다고 항상 생각하옵니다만?”

“감금이란 벌을 주었지 않느냐”

“너무 가볍사옵니다. 아인즈님의 말씀이야말로 저희들의


모든 것. 거기에 거스르는 것은 대죄이옵니다. 개인적으로
는 참수해야할 것이라고 어리석게나마 생각하옵니다”

“그러한--”

시시하다고 말하려다, 그녀들에게 있어서의 아인즈, 지고


의 41인이라 불리우는 자들에의 숭배의 염원에 생각이 닿
는다. 그것을 부정해서는, 그녀들이 슬퍼한다.

다만, 그렇다고 용서하지 않아서는 안된다. 그녀들은 아


인즈의 동료들이 성격을 만들었다. 그렇다면 페스토냐나 니
글레도의 행동도 동료들의 의사라고 말할수 있다.

아인즈가 위에서 강하게 명한다면, 알베도는 절대로 따를


것이다. 다만, 그것은 최후의 수단. 우선은 말로 설득하고
싶다.

“--결국에는, 그 명령은 밖으로 정보를 유출하는가에 대


한 문제였었다. 그 왕도에서 벌였던 사건의 뒤로, 나자릭에
실이 이어졌다고 불특정다수에게 알려지는 것을. 그 때문에
어린아이들도 처분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그 두명이 구
한 것은 기억조차 남지 않는 아기다. 그렇다면 처분할 필요
도 없다. 그녀들은 나의 노림수를 바르게 받아들였다고도
말할수 있다”

“그것은 자신에게 상황좋은 방향으로 말을 왜곡시키는 것


입니다. 그것은 용서할수 없는 행위입니다”
“알베도--”

수호자총괄로서 움직이는 알베도의 기분도 안다. 그렇기


에 어떻게 하면 잘 설득할수 있을까. 아인즈는 곤혹할때의
쓴웃음을--물론, 얼굴은 움직이지 않지만--띄운다.

“아인즈님, 그 얼굴은 치사하시옵니다...”

조금 뺨을 붉게 물들인 알베도의 중얼거림에 아인즈는 자


신의 얼굴을 만진다.

“음? 그러냐?”

“예, 그렇사옵니다...” 기어들어가는 듯한 목소리를 낸 알


베도는 아래를 향하며, 하아, 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얼굴을 들었을 때에는 언제나의 그녀였다. “알겠사옵니다.


무엇보다 아인즈님의 말씀은 저의 모든것 이옵니다. 기쁘게
따르도록 하겠사옵니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따라주기 바란다만”

“그렇다면 문제는 없사옵니다. 아마도 그 두명의 근신을


푼다해도 나자릭 내에 불평을 말하려는 자는, 방금전의 저
이외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옵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좋다. 그러면 그 두명에게도 고아원


의 운영에 협력받도록 하자”
“알겠사옵니다. 뜻하시는 바, 두명에게 전하도록 하겠사
옵니다”

“잘 부탁하마. 그럼 다음으로 넘어갈까”

꿀꺽하고 아인즈는 침을 삼킨다. 다음은 자신이 생각한


제안이다.

“...흠. 그다지 좋은 제안이라고는 말할수 없겠다만...뭐


별수 없는가” 힐끔 알베도의 표정을 살펴가며 아인즈는 계
속한다. “유니폼을 만들어 나자릭의 단결력을 보다 강하게
하면, 이라는 의견이구나”

순간, 알베도가 눈썹을 뒤집어 세웠다.

“...도를 넘어선 하등한 발상. 대체 누구의 것이옵니까?”

아인즈는 “죄송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기분에 쌓여, 참


으로 곤란한 것이라는 태도를 취한다.

“아니, 그--모르겠다. 애시당초 제출지는 이미 파기했으


니 말이다”

“곤란한 것이옵니다. 이렇게나 어리석음의 극치스런 제안


을 하여, 아인즈님의 귀중한 시간을 쓸데없게 할줄이야. 조
사에 나서, 어떠한 형태의 처분을 하셔야 할듯하옵니다”

“--그! 그럴 필요는 없다! 알겠느냐, 알베도! 결코 그런


일은 하지 말아라”

맘속에서는 “어버버버”하면서도, 아인즈는 당당하게 가슴


을 폈다.

“나는 나자릭의 여러가지 자들에게서, 다각도의 의견을


듣고싶기에 어떤 제안이라도 결코 탓하지 않겠다고 했다.
혹시 네가 규명해 버린다면 나의 말은 거짓이었다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래서는 이후, 전부 거짓이라 생각되겠지. 그
런것에 매달려서는 의견을 구하기 어렵게 된다. ...이 방에
서 나가면, 지금의 제안은 네 머리에서 지우거라”

“옛! 아인즈님의 말씀대로 따르겠나이다!”

“조, 좋다. 그럼 그렇게, 다”

아인즈는 땀을 흘리지 않는 이 몸에 감사한다. 그렇지 않


았다면 땀이 어느정도였을까. 그저, 이런 굉장한 육체, 정신
에 있어서도 마음을 찔러버린 “하등한 발상’아픔’”은 아직
완전히는 낫지 않았다.

“...아인즈님. 제안이옵니다만, 이후는 적어도, 제 쪽에서


선별토록 할까요? 그러한 어리석은 제안이 두번다시 없게
끔”

“그... 아, 아니, 그건 맞지 않다. 우선 처음으로 알베도가


골라버리고 나면, 남은건 내가 승인할 뿐이 되어버린다. 그
래서는 여기서 두명이서 상담하는 의미가 없지 않으냐”
“아! 그, 그렇군요, 아인즈님. 저희 두명의 공동작업이로
군요”

알베도의 날개가 크게 움직여, 거기에 연동하는 듯이 천


장에 매달려있는 팔지도 암살충들이 다시 일제히 움찔거렸
다.

“조, 좋아! 알베도도 납득해준 것같고, 다음으로 가자”


개인적으론 뭐가 안됐던 걸까 라고 생각했지만 물을 분위기
가 아니고, 그쪽의 이야기는 다시 한번 꺼낼 자신도 없다.
“그럼, 다음은--”

아인즈가 읽어가려 했을때, 문이 몇번 노크되었다.

두명의 시선이 피스에게 향하고, 그녀는 가볍게 머리를


숙이곤 아까와 마찬가지로 내방객을 확인한다.

문틈새에서, 기운찬 아이의 목소리와, 자신없이 기어 들


어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두명이 이런 시간에 온건 이게 처음이려나? 뭔가


위험한 일이라도 일어났나? 그러면 알베도가 있을때에 와
줘서 럭키구나’

누가 왔는지를 알았기에, 입실허가는 곧바로 내어도 좋다.


하지만 피스가 내방자의 이름을 보고하기 전보다 먼저 허가
를 내서는, 기쁘게 하고 있는 그녀의 일을 뺏어버린다. 도
를 넘어선 행위는 거기에 종사하는 자의 의욕을 뺏는다. 위
에 선자는 그럴때의 태도가 중요한 것이다.

‘아마, 지르크니프도 그렇겠지. 여러가질 메이드에게 시


키고 있고’

왕의 견본으로서 관찰하고 있는 인물의 상을 맘속에서 되


새긴다.

언젠가 같은 왕으로서 수고로 이야기를 나누고픈 기분이


다.

“아인즈님. 아우라님, 마레님입니다”

그녀의 역할이 끝나고, 아인즈는 두명의 입실허가를 냈다.

문이 열리고 두명의 작은 다크엘프가 들어왔다. 그 얼굴


엔 만면의 미소가 띄워져있어, 뭔가 안좋은 상황이 일어난
것은 아닐 것이라는 데에, 아인즈는 안도했다.

“안녕하세요! 아인즈님”

“아, 아, 안녕하십니까, 아인즈님”

“아아, 좋은 아침이다. 두명 모두 오늘도 건강차보여 다


행이구나”

들어온 두명은 알베도와도 인사를 나누고는, 아우라가 책


상을 돌아왔다. 그리고 앉아있는 아인즈 옆에 선다.
매우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온 아우라가 브이자를 양팔로
펼친다.

“음”

곤혹하는 아인즈에 대해서, 단어가 아닌 목소리를 내어,


다시한번 손을 펼쳤다. 그리고는 반짝반짝하고 기대에 가득
찬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묘하게 꼼지락 거린다.

그제서야 간신히 뭘 해주기 바라는지를 깨달은 아인즈는


의자를 조금 당겨 아우라의 허리에 손을 대 안아올렸다.

“무, 무슨, 아인즈님!”

깜짝놀라 비명같은 목소리를 알베도가 내고 있지만, 상관


치않고 들어올린 아우라를 180도 회전시켜, 등을 이쪽으로
향하게 하는 형태로 자신의 오른쪽 대퇴골에 앉힌다.

대퇴와는 다르게, 부드러움 없는 뼈이기에, 돌려 앉혀진


부분에서 아우라 자신의 엉덩이의 부드러움으로 딱딱함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

“에헤헤”

환한듯한, 즐거운듯한 웃음소리를 내는 아우라에게 아인


즈도 미소를 보낸다. 그리고 시선을 움직여, 꼼지락꼼지락
거리고 있는 마레에게 손짓을 한다.
머뭇머뭇거리면서 다가온 마레를 같은 식으로 들어올려,
왼쪽 대퇴골에 내려놓는다.

“저, 저기, 아, 아인즈님, 저, 저도”

다음에는 쿠션이라도 준비해둘까 라든지를 생각하던 아인


즈에게, 머뭇거리면서 알베도가 호소하지만, 역시나 성인여
성을 대퇴--대퇴골에 앉히는 것은 부끄럽다.

“아니, 그건...안되겠구나”

“하, 하지만, 두명 모두...”

“...알베도, 두명은 아직 아이들이잖느냐? 너는 어른이지


않느냐”

한순간, 알베도의 뒤에서 마음을 충격을 구현한 듯이 번


개빛이 내달리는 것이 보인듯한 기분이었다. 조금 나쁜짓을
했는가 하고 생각하지만, 그렇더라도 부끄러운 것은 부끄럽
다. 뭣보다, 성추행이지 않은가.

“그래서 두명은 대체, 어쩐 일이냐. 뭔가 있었더냐?”

토브의 대수림 내부에 만든 요새--자재의 창고용, 혹은


거짓’더미’ 나자릭--는 일단 완성했다.

아우라에겐 다음에 그 요새의 방비를 강화하는 것과 은폐


공작을 맡기고 있다. 본래라면 적이 있었을 때,
거기에 도망치는 것으로 진짜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존재
를 숨길 계획이었지만,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위치는 지르크
니프에게 알려진 이상, 피난소나 물자의 저장소로서 역할을
우선시킨 것이다.

마레에겐 에.란텔의 근교에 지하분묘를 만드는 임무를 내


려두었다.

그다지 그걸 쓸 계획은 없지만, 놀고 있는 힘을 낭비하고


있어서는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사람이라면 인건비가 생기겠지만, 골렘이나 언데드라 한


다면 문제없고, 마레의 마법으로 단순한 석재같은 것이라면
만들어낼수 있다.

덤으로 다른 수호자들, 샤르티아는 <전이문-게이트>를 사


용한 이동관계의 업무쪽 나자릭 경비, 코퀴토스는 리자드맨
의 마을을 포함한 호수 일대의 관리, 데미우르고스는 성왕
국에 출장중이다.

그 때문에 현재, 에.란텔에 있는 수호자는 이 자리에 모두


모여있는 형태가 된다.

그러면, 그런 일을 맡고 있는 두명이 이 자리엔 무얼하러


온것인가.

아인즈의 그런 의문에 아우라가 빙글하고 대답한다.

“아인즈님을 만나뵙고 싶었어요!”


천진난만히 그렇게 말하는 것에 아인즈는 파안한다.

“그러냐. 나도 너희들과 만나 기쁘구나”

아인즈는 아우라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 손에 기분 좋


은듯이 아우라가 머리를 맡기고 있다. 뭐랄까 귀여운 강아
지를 상대하고 있는 듯하다.

“저, 저기, 아인즈님은, 에에또 무얼하고 계셨었나요? 폐,


폐가 되는건 아닌가요?”

“그래--”

“그런 일은 없고 말고. 너희들과 만나는 어디가 폐라는


것이냐” 마레에게 상냥하게 말하고는, 아인즈는 알베도에게
얼굴을 향한다. “미안하구나, 알베도. 뭔가 말하고 싶은 듯
했다만 잘라버려서. 그래 그렇지. 물론, 너와 만나는 것도
그렇다”

“예, 예에...” 얼굴이 새빨개진 알베도가 꾸욱하는 표정을


만들었다. 그리고 말했다. “아인즈님!”

왜 그러느냐, 그렇게 물으려던 아인즈의 눈이 동그래진다.

“빼액-’오캬’”

아인즈는 자신의 귀를 의심한다. 그녀는 뭐라고 말하고


있는건가.
방금전의 말이 잘못들은게 아니었다는 증거로, 부끄러운
듯이 또 한번 알베도가 “빼액-”하고 말했다.

‘...틀림없이 애기처럼 굴고 있는거지. 아니, 그 이외에 뭔


가 있다면 그쪽이 무서워. 그럼, 어쨰서, 그런 짓을? 일을
너무 만겨서 마음이 피폐해졌나? 핫! 니글레도에 관해서 뭔
가 말하는 선도 있겠군. 방금 근신을 푼다고 이야기를 했던
참이고’

언데드의 몸이면서도 혼란하고 있자니, 슬금슬금하고 마


레가 움직인다.

“저기, 저는, 그 괜찮으니까, 그게, 알베도님을...”

그 말에 의해 계시가 내렸다.

다시말해 이 두명은 아이이니까, 어른인 너는 참고 있어


라로 말한 것에 대해, 자신도 아이라고 하는 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애기? 거기다 역시나 알베도를 다리에


내려놓기엔...’

하지만 어느정도 부끄러운지 생각하면서도 어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위에 선 자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그것을 무
시할 수는 없다. 거기에 알베도도 아우라, 마레와 마찬가지
로 아이같은 존재다. 한쪽편만 들어줄 것은 아니다.
“미안하구나, 마레” 각오를 굳힌 아인즈는 마레를 내려놓
고, 알베도에게 손짓한다. “오너라, 알베도여”

“예!”

방금전의 부끄러운듯한 표정은 사라지고, 마치 산보를 가


기전의 강아지처럼 기대에 가득한 얼굴의 알베도가 순식간
에 아인즈의 바로 곁으로 온다.

알베도가 손을 브이자로 들어올린다.

앉은채로 아인즈가 알베도의 허리아래에 손을 내려서 들


어올리는 것은, 조금 정도가 아니라 어렵다.

“...그, 미안하다. 그대로 앉아주겠느냐?”

“예! 알겠사옵니다!”

마레와 교대로, 아인즈의 왼쪽 허벅지 어귀에서 뒤로 돌


아 허리를 내린 알베도가, 슬쩍 기대온다.

처음에 아인즈가 느꼈던 것은 부드러움이었다. 아이들과


는 달리, 성장한 육체의 부드러움이었다. 그리고 물들어오
듯한 따뜻함에, 아인즈는 근질거림을 느낀다.

‘그건 그렇고 부드러워!’

100 레벨의 전사직임에도 상관없이, 근육이 어디에 있는


건지 모를것 같은, 나쁘게 말하면 연체동물같은 부드러움이
다.

“쿠후후후”

작게 알베도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알베도의 긴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형기가 아인즈의 비공


을 간질인다.

“--응?”

그 순간, 아인즈의 있을리 없는 뇌세포에 스파크를 일으


키듯 내몰았다.

‘이 냄새, 어딘가에서 맡아본 적이 있는데? 알베도의 옷?


아니 향수인가’

알베도에게서 풍기는 왠지 진정시키는 향기를, 아인즈는


틀림없이 맡은 적이 있다. 하지만 기억을 되새겨 찾아낼수
가 없다.

“흠... 알베도. 뭔가 향수를 쓰고 있느냐?”

“예. 확실히 쓰고 있사옵니다만, 불쾌하시온지요?”

“그런 것은 아니다. 좋은 향기다”

알베도가 재빨리 아인즈의 방향으로 돌아앉았다. 그 눈은


크게 띄여, 조금은 아인즈에게 공포를 느끼게 했다.
“그렇습니까, 아인즈님! 괜찮으시다면 좀더 맡아보시는건
어떠신가요? 한시간이라도 하루라도!”

“아니, 역시나 한시간 같은...”그렇지만 조금만큼은 흥미


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거기에 좀더 맡아보면, 이 냄새의
기억에 도달할 것 같다. “음... 조금만 맡게 해주겠느냐?”

아인즈는 가볍게 콧뼈를 다가세워, 알베도의 냄새를 빨아


들인다. 방금보다도 가까워서, 어딘가 마음편한 향기가 조
금 더 확실해진다. 역시 어딘가 맡아본적이 있지만, 아무래
도 그 장소를 떠올릴수 없다. 아인즈가 필사적으로 기억의
실을 찾고 있자니, 차가운 목소리가 날아들었다.

“...아인즈님”

한순간 누구의 목소리였는지 알수 없었지만, 그건 아우라


의 것이었다. 움찔움찔 시선을 움직이자, 차가운 눈의 아우
라가 거기에 있었다. 조금 눈썹을 찡그리고, 뺨을 부풀리고
있다.

“조금 변태같아요”

“미, 미안하다”

확실히 그 말대로다.

아인즈는 아이들을 앞에 그런 것을 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한다. 정조교육에 안좋은 짓이었다. 이래서는 예전의 동
료에게, 동생에게 화낼때 같은 목소리가 들려와버린다.
“자, 자아, 아우라와 알베도. 두명 모두 내 다리에서 내려
가라. 그러면 알베도, 아까의 이야기를 계속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다.

두명 모두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어느쪽이 먼저 내려가


는가를 겨루고 있는듯 했다.

“이런이런...”

아인즈는 아우라를 들어올리고, 바닥에 세운다. 알베도에


게서 “쿠후후후”라고,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우라는 먼저 앉아있었으니 말이다. 알베도도 내 대


퇴에서 내려가라”

“하, 하지만, 아우라는 3분 41초간 앉아 있었사옵니다.


그에 비해 저는 아직 57초밖에 앉아 있지 않았사옵니다. 여
기는 저도 앞으로 3분은 앉아있을 법하다고 어리석게나마
생각하옵니다”

“아인즈님이랑 만나고 있던 시간은 알베도 쪽이 길잖아”

“그건 어쩔수 없는걸. 일이었으니까”


“뭐야-. 일이구나-. 나는 아인즈님한테 만나고 싶으니까
왔는데 말이지-”

“읏!”

아인즈의 허벅지 위에서 알베도의 엉덩이가 움찔하고 움


직여, 아우라와 알베도가 서로 노려본다.

아레도가 자신의 허벅지에 앉아있고 싶어하단 것은 알겠


다. 하지만 어째서 아우라도 그걸 바라고 있는가. 알베도처
럼 아인즈를 사랑하고 있는 것도 아닐 것이다. 무엇보다,
거기까지 사랑받을 짓을 한 기억이 없고, 아우라 같은 아이
에게 사랑같은 감정은 너무 빠르다. 그럼--거기까지 생각한
아인즈는 답에 도달한다.

‘그런가. 독점욕인가’

달리는, 부성에의 욕구라는 선도 있을법하다. 아우라, 그


리고 마레는 어리게 만들어져 있다. 양친이 있고 어리광 피
울 연령으로서. 그렇기에 결락되어 있는 부분을 아인즈에게
구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두명에게 친구를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 다크엘프의 나라


가 있다면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부성에
의 욕구라는 스즈키사토루에게는 없었던 감정이었기 때문
에 깨닫는게 늦었다.
‘아이의 정조교육같은 책은 도서관에 있었던가?’

단순한 데이터일 때는 아무 문제도 없었지만, 이후를 생


각하면, 아우라와 마레의 정신적인 성장을 탄탄히 하기 위
한 무언가는 필요불가결.

‘역시 다크엘프의 친구를 만들어줄 부분인가! 우선도를


높여두자. 그러고 보면--’

“아우라여. 하나 물어보고 싶다만, 너와 마레에게 맡긴 3


명의 엘프는 어떠하냐?”

“나자릭에 흙발을 들이밀었음에도, 아인즈님의 자비에 의


해 죄를 용서받은 자들 인가요?”

아인즈는 긍정한다.

워커들을 불러냈을 때, 동행했던 노예의 엘프들을 아우라


와 마레에게 내어주었다. 본래라 한다면 나자릭에 초대받지
않고 침입한 자들을 살려보낼 셈은 없었지만, 자신의 의지
가 아니고, 보물도 자신의 것으로 삼기 위해서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자비를 내려도 되겠지라고 생각한 것이다.

거기에 엘프라면, 아우라나 마레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주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네. 일단, 저희들의 계층에 두고 있어요”


“두고 있다?”

“네. 뭐랄까, 그 녀석들, 저희들의 잔일을 봐주려는 듯,


자잘하게 움직여서 조금 방해되거든요”

“그, 그랬었어요. 오, 옷이라든가, 스, 스스로 입을수 있


는데 입혀주려 들곤 하구요...”

“너는 조금 더 제대로 해. 그러니까 옷입혀지거나 하는거


잖아. 나는 그런거 없다구”

‘과연, 그런 뒷처리를 봐주려 하고 있는건가. 나를 대하는


메이드처럼 말이로군. 안단다, 마레, 너의 괴로움이. 라고
해도 그 3명을 살려준건 쓸데없진 않았군. 하지만 원래 노
예였는데 정조교율에 안좋을까? 으-음’

“뭐, 일단 목숨을 구해준 것이다. 화가 나더라도 죽이거


나 하지는 말아라. 너희가 방해라고 생각했을 때는, 내가
데려가서 다른 장소에 돌리마”

“알겠습니다! 그때는 잘 부탁드릴게요”

끄덕끄덕하는 마레를 보면서 “그럼”하고 아인즈는 입을


열어 알베도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알베도, 슬슬 내려가라. 이제 3분은 지났을 것이다”

한순간 매우 유감스러운 듯한 얼굴을 한 알베도 였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아인즈의 허벅지에서 내려
간다.

“그런데, 아인즈님들은 뭘하고 계셨어요?”

“음? 아아. 나자릭 내의 자들에게서 모은 이 나라를 보다


좋게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있다. 그렇군, 두명
모두. 뭔가 아이디어가 있다면 말해보지 않겠느냐? 뭐라도
좋다만?”

팟하고 아우라의 머리가 반짝인다.

“그런거라면 아인즈님! 저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요”

“호오-. 뭐냐 아우라. 말해보아라”

“네! 남자아이는 여자아이의 복장을. 여자아이는 남자아


이의 복장을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부글부글찻주전자-!’

아인즈는 옛 친구의 이름을 맘속에서 절규한다.

한순간, 핑크색의 슬라임이 “미안해” 라고 본적없는 몸짓


으로 귀여운 목소리로 사죄를 하는 듯한 모습을 환시해버린
다.

“과연. 부글부글찻주전자님의 생각이시라는 거네. 확실히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야. 거기다 저 지고의 분들이 정해주
신 것을 이 나라에서도 베푸는 것은 올바른 행위네”
올바른거냐, 라고 아인즈는 알베도에게 태클을 걸고 싶지
만 그건 할수 없었다.

어쨌든 그것은 안될 것이겠지. 하지만 문제가 있다.

이 두명은 부글부글찻주전자에 따라 그 복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아인즈가 아우라의 제안을 부정한다면, 그들은 되
고 다른자들은 안되는 이유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아이디어 같은걸 곧바로는 떠올릴 수가 없다.

“아인즈님. 아우라의 제안을 실행에 옮기게끔 행동을 개


시하는 편이 좋겠사옵니까?”

어째서, 그렇게 추천을 서두르는 거냐.

이미 시간이 없다.

혹시 이것을 허용하면, 마도국은 도착스런 취미를 가진


나라라고 내외에 선전하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것은 절대로
좋지 않다. 기뻐하는 것은 부글부글찻주전자 뿐이다. 아니,
부글부글찻주전자가 이 세계에 있다고 해도, 절대로 찾아오
지 않는 나라가 될듯한 기분이 든다.

‘자신이 만든 NPC들이 자아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듣는


다면, 만나러 오는게 아니라 피하는 인간이 몇명이 있을 기
분이 들지만, 부글부글찻주전자상은 그쪽이지. 야마이코상
이라든지 팥고물떡상은 와줄거 같네. 같은 여성인데 어째서
이렇게 다른건지...’

그녀들의 모습을 그립게 떠올리면서, 아인즈는 천천히 일


어서서, 창쪽에서 바깥을 쳐다본다. 이 동작에 의미가 있을
리는 없다. 단순한 시간벌기다. 어쨌든 나온 결론의 생각이
끝내고, 빙글하고 돌아서, 3명의 시선에 잡힌다.

“그 아이디어는 절대로 각하다”

“어, 어째서이신가요?”

‘당연히, 그렇게 물어보겠지... 그런것보다, 크리스마스


날에 상대가 없는 남자한테는 가면을 제공한다든지 쪽이 몇
배는 좋은 법률이라고...’

후하고 숨을 토한다. 물론, 의미같은 것은 없다. 이것도


또한 단순한 시간벌기다.

“복수의 이유가 있기는 하다만, 알베도, 하나하나 설명을


하는 편이 좋겠느냐?”

“예, 예에. 부, 부탁드립니다”

알베도에게 말할 셈이었지만, 인터셉트한 것은 마레였다.


언제나 솔직한 아이가 왜 그런 짖궂게 구는 걸까하고, 아인
즈는 슬프게 생각한다. 알베도라면 “그 필요는 없사옵니다.
제 입으로 두명에게 설명하겠습니다” 라든지 말해주었을 것
임에 틀림없다. 이 상황에서는, 이미 아인즈가 설명할수 밖
에 없겠지.

“...그러냐. 그렇다면 설명하마. 가장 먼저 무엇부터 이야


기 하는 편이 알기 쉬울까”

흠, 하고 아인즈가 턱에 손을 댄다. 말할 것도 없지만 이


것도 시간벌기다. 뇌에서 땀이 배어나올 정도로 필사적으로
생각한 아인즈에게 섬광이 친다.

“--우선, 그렇구나. 두명이 그런 복장을 하고 있기에, 이


나라의 자들도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 것이겠지? 그것
이 부글부글찻주전자상의 의지다, 라고. 하지만, 그것은 다
른 것이다. --그래. 너희들은 특별한 것이다”

“특별한 건가요!”

“그런 것이다. 너희들은 부글부글찻주전자상에게 있어서


특별하기에야말로, 그런 복장을 허락받고 있는 것이다. ...
너희들은 그 {특별}을 본적도 없는 많은 자들에게 허하겠다
는 말이냐?”

“설마요!”

큰 목소리를 낸것은 놀랍게도 마레였다.


“절대로 싫어요! 부글부글찻주전자님의 특별은, 저랑 누
나 이외에 누구에게도 건내주고 싶지 않아요!”

“그, 그렇구나. 그런 것이다. 알겠느냐, 아우라”

“네! 부글부글찻주전자님의 기분도 생각치 않은, 제가 바


보였습니다!”

좋아! 아인즈는 승리포즈를 취하고 싶은 기분을 꾹하고


참아냈다.

“다른건 그렇구나...”

아우라와 마레는 이미 납득하고 있다. 유야무야하게 이야


기를 끝내더라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걱정되는 것이
딱 한가지 있다.

아인즈는 수차례 파기로군, 하고 중얼거리며 알베도의 모


습을 살핀다.

비범한 그녀라면, 아인즈 이상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끝내버리면 알베도가 이상하게 생각
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다.

시선이 교차하여, 알베도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짓는다.

그녀가 취한 반응의 의미가 모르겠지만, 아인즈는 시선을


떨어뜨린다. 슬그머니 그 앞에 있던 엘더리치의 한마리에게,
시선은 자연히 그 손에 들려있는 서류에로 이동한다.
“--아아. 역시 아인즈님도 그 건에 관해서 생각하고 있으
셨습니까. 가장 집중하고 현명하게 계시오니. 이 두명에게
라면 이야기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시옵니까?”

돌연한 알베도의 말에 아인즈의 시선이 다시 그녀에게 돌


아간다.

“--음. 역시 알베도도 생각하고 있었더냐”

“예. 아인즈님도 그 건을 말씀하시게 되는 것인가, 하고


생각하였습니다. 두명에게 말해도 되는 것인가 생각하셨던
것이군요?”

“역시나 알베도구나. 나의 마음을 말로하지 않아도 이해


하고 있을 줄이야”

“전혀 그렇지 않사옵니다”

미소지은채 알베도가 머리를 숙이는 한편으로, 아우라는


불만스럽게 뺨을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가장 중요시될 것, 부글부글찻주전


자님의 이야기는 저도 생각하지 않고 있었사옵니다. 역시나
우리들의 조물주, 지고의 존재. 여러가지 관점에서의 판단
은, 역시나 제가 미칠 곳이 아니옵니다”

“아니, 그렇게 말하지 말거라. 알베도여. 너라면 언젠가


는 나를 넘어선 재능을 반드시 보여줄 것이라 생각하고 있
다”

이미 그녀는 자신을 훨씬 뛰어넘고 있다. 스스로도 무슨


말을 하는거냐고 부끄럽게 되지만, 한편 알베도는 결의에
가득찬 얼굴로 끄덕인다.

“옛! 반드시!”

“--에 저기, 다른 것도 뭔가 이유가 있었던 건가요?”

“그렇다, 아우라여. 알베도, 두명에게 들려주도록 해라.


아이들로서도 이해할수 있게, 알기 쉽게. 그래, 알기 쉽게다”

아인즈는 그렇게 고하고는, 자신은 이야기하지 않아요,


라고 다시 창에서 밖을 내다본다. 그렇지만 전신경은 청각
에 집중하고 있어, 알베도의 목소리를 한마디도 놓치지 않
으려고 하고 있다.

“그래. 사실은 나중에 아인즈님에게 제안드리려고 생각하


고 있었지만, 사실은 조금이지만 문제가 생겨 있는거야”

“에에? 어떤 녀석이 귀찮은 일을 일으킨 거야? 우리들이


콱콱 죽여버리고 올까?”

“아니, 그런게 아니야. 실은 물자가 장래적으로 부족해질


것이 판명됐어. 그러니 지금부터 급하게 복장을 전부 교체
하려고 명령을 내렸을 경우, 옛것과 교환한다든지의 수단을
취하지 않으면 귀찮은 일이 되겠지”

에, 그런거야? 같은 들었던 적도 없는 아인즈는 방금의


서류에 적혀있었던 것을 필사적으로 떠올린다.

확실히, 물자에 관해서 쓰여는 있었지만, 양은 꽤나 있었


던 듯이 생각됐다. 하지만, 알베도가 그런거라면 사실이겠
지.

‘랄까 그러면 꽤나 위험한게 아닌가. 하지만, 그거라면 제


국이나 왕국에서 구입하면 되는거 아닌가? 그정도의 재산
은 도시내에 남아있을텐데?’

아인즈의 당연한 의문은 알베도가 대답해주었다.

“이 도시는 물자의 저장소로서 역할이 강하고, 교역도시


였었어. 하지만 현재, 아인즈님이 지배하시게 되고나서, 찾
아오는 3국의 상인이 거의 절무. 그 탓에 서서히 물자가 감
소하고 있는 사태인거야”

“없다면 있는데에서 가져오면 되잖아. 제국이라든가 왕국


에서 뺏어오면?”

“누나, 그, 그건 안돼. 아, 저기, 그, 아인즈님이 3국에의


무력행사는 엄금이라고 말씀하셨잖아”
그렇다. 장래엔 알수 없지만, 이 도시를 완전히 지배하에
놓기까지는 무력의 사용은 엄금하고 있다.

물론, 상대에세서 공격받는다면 이야기는 별개지만.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에, 에, 그, 그래도 걱정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나. 저기,


그, 아인즈님이 해결해주실거야”

거기서 나한테 돌리는건가, 하고 마레에게 태클을 받아버


렸지만, 꾹하고 아인즈는 견뎌낸다. 마레에 더해서 “그런
가!”하고 말하고 있는 아우라라는 두명의 아이들의 신뢰를
배반하는 일 따위 누구에게 가능할 것인가.

하지만 고작 일개의 회사원에게 올바른 경제정책 따위를


내놓을수 있을리 없다. 그렇기에 아인즈는 두장의 비장의
카드 중의 하나를 쓴다.

천천히 돌아서면서 자신있는 듯이 말한다.

“--알베도. 이미 손은 쓰고 있는 거겠지?”

즉, 우수한 인재’알베도’에게의 떠넘기기다.

“예. 조만간에 데미우르고스가 뿌려두었던 씨앗을 거두어


올것입니다”

“그런 것이다. 두명 모두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굉장한 사람을 보는 듯한, 반짝반짝한 존경의 눈에 아인
즈는 조금 죄악감을 품는다. 동시에 그것이 전부 거짓이었
다고 알았을 때의 두명이 떠올리고 말을 실망의 눈에 대한
공포도.

‘하지만, 데미우르고스인가. 대체 어떤 씨앗을 뿌려뒀는


지는 모르겠지만, 역시나구나’

거둬들이는 것에 관해서는 듣고싶은 부분이지만, 물어볼


수 있을리도 없다.

아인즈.울.고운은 모두 숙지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경제학이라든지도 공부해두는 편이 좋다는건 알고 있지


만, 어려운 책을 읽어도 눈이 못받는달까... 케인즈 경제학
이라든지 좀더 알기 쉽게 설명해달라고. 나이 탓에 뇌가 굳
어버렸으려나...’

위그드라실의 게임시스템은 잘 기억하고 있다. 자만은 아


니지만, 자신이 습득한 700을 넘는 마법의 전부를 암기하고
있어, 동료들조차도 경악했을 정도다. 더욱이 습득하지 않
은 마법이라도, 알고 있으면 그것은 상대의 힘을 읽어내기
위한 무기가 된다. 그렇기에 가능한 한 마법은 전부 기억해
두려고 노력했다. 그 결과도 있어서, 아마도 길드 내에서는
마법관계의 지식은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것이다. 그런
아인즈였지만, 학술서는 익숙치 않았다.
‘어라? 어쩌면 뇌가 들어있지 않으니까 이 이상 기억하는
걸 할수 없는건가?’

이 세계에 오고서 이런저런 것을 알게된 이상은 절대로


있을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매우 두려운 것을 망상하며,
몸을 떨어버린다.

“거기서 아인즈님의 허가를 받고 싶습니다만...”

“--뭐냐? 허가라고?”

알베도의 제안이라면 허가의 필요따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총명한 그녀는 자신따위 보다도 올바른 선택을 할것
이니까. 다만, 그래서는 조직이 잘 굴러가지 않는다. 위의
역할을 아래의 책임을 지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역시 위가
허가를 주었다고 하는 양식이 필요하다.

“그 인간들을 움직이기 위해서 왕도에 누군가를 보내려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이 제가 다녀와도 되겠사옵니까?”

“뭣이!?”

아인즈는 너무 놀라서 평소보다 큰 목소리를 내고 말았다.

데미우르고스도 없는 상황에서 알베도를 보내는 것에는


불안이 있다. 거기에 이 도시의 통치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

거기다 무엇보다, 그녀가 그런것을 말한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의 놀람이었다.

“...너를 보낸다는 것은...곤란하구나”

“어머나” 알베도가 기쁜듯이 웃었다. “괜찮사옵니다, 아


인즈님. 금방 끝내고서 당신께로 돌아올 것입니다”

“그런가... 단기간이라 한다면 문제는 없다만. 나자릭과


이 도시의 관리는 누구에게 맡겨둘 예정이냐?”

아우라와 마레가 의아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에서


두명이 아닌것은 명백. 설마 나는 아니겠지, 그런 기분으로
아인즈는 물어본다.

“판도라즈.액터에게 맡길 예정입니다”

아우라와 마레에게서 “판도라즈.액터라면 괜찮겠네”같은


식의 목소리가 들린다.

“...녀석인가”

“그는 아인즈님께서 만들어내신만큼 매우 우수한 인재입


니다. 자식은 부모를 닮는다는 그야말로--실례했습니다. 창
조되었을 뿐인 저희들을, 저 지고의 존재분들의 자식이라는
듯이 말해버려. 실례를, 용서해주십시오”

돌연한 알베도의 사죄에 아인즈는 눈을 깜빡였--붉은 광


점의 빛을 떨어뜨렸다.
“사죄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뭐, 나의 자식... 미안하다.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만, 그 뭐랄까, 못난 자식... 아니, 그
녀석이 나쁜 것도 아무것도 아니다만... 에에이, 뭐랄까. 자
식같은 것이구나, 음”

왠지 모르게 서로 다물게 다물게 되어버려, 이대로는 결


말이 안난다고 아인즈 쪽에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판도라즈.액터가 관리를 한다라는 것은, 녀석에


게 맡겨두고 있는 모몬은 어떻게 하느냐? 내가 할까?”

“아뇨, 아인즈님께 그런 식의 일은. 모몬은 의뢰를 받아


근처를 돌리게 했다는 것으로 해둘 셈입니다”

흠, 하고 아인즈는 끄덕인다. 오랜만에 모몬이 되어 날개


를 펼치고프다고 생각했지만, 생각해 보면 마음 편하게 모
험자를 하고 있을 때와는 상황이 크게 변해있다. 귀찮은 일
이나, 신경을 쓸 일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몬에게는
순회로 내보냈다고 하는 것이 가장 좋을지도 모른다.

“저, 저기, 그렇지만, 모,모몬님이 밖에 나가계시게 되버


리면, 이 거리의 인간들은 문제없는 건가요?”

“문제없어. 아인즈님의 한수는 치명적일정도로 효과적이


었다고 하는 거야. 우리들은 결코 인간들에게 잔혹한 짓을-
-애시당초 그런것을 할 셈도 전혀 없었지만서도--하지 않는
다는 그림자로 모몬이라는 캐릭터를 강하게 신뢰하고 있어.
그러니 모몬이 밖에 나가기 전에 거리의 유력자들에게, 우
리들에게 따르게끔 말을 들려주는 것만으로 문제는 없어.
그렇다 해도 괴뢰를 조작해, 지배되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거라곤... 전이직후에 여기까지 앞을 읽고 준비하셨다
고는, 정말로 역시나 아인즈님이라고밖에 말할수 없사옵니
다.”

“으--음. 모몬님의 말을 믿으니까, 아인즈 님의 말을 신용


한다란거 왠지 복잡하네”

“그러네. 하지만, 이 도시를 평화적으로 완전지배하기 위


한 한수로서는 별수 없는 일이야. 서서히 모몬을 빗겨내면
서, 아인즈님에게의 충성심을 키워나가면 되는거야. 몇년이
지난지도 모르겠지만, 별수 없는 일인거야”

“좋다. 그럼 알베도, 판도라즈.액터에게 맡기고, 준비나


그 인수인계가 끝나는 대로, 수확하러 가보아도 좋다. 뭔가
바라는 것은 있더냐?”

“알겠사옵니다. 그러면, 관련하여 왕도에서 인간의 왕과


만나, 몇가지의 교섭을 하고자 생각하옵니다만, 그 초안의
준비를 할것이기에 보아주실수 있겠사옵니까?”

“흠. 나중에 가져오도록 하여라”

어차피 알베도의 초안에 도장을 찍을 뿐인 간단한 일이다.


“그리곤 부끄러운 이야기입니다만, 몇벌인가 옷을 받았으
면 하고 생각하옵니다. 저쪽에서는 의복을 갈아입을 필요가
나올것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런가. 그러면 내가 가진 옷에서 몇가지를 내어주마.


나중에 오거라. 그런데 데미우르고스--아니, 됐다. 아무것
도 아니다. 그럼 계속해볼까. ...모처럼 왔으니 두명의 의견
도 들어봐야지 않겠느냐”

일이 끝나고, 3명과 엘더리치들이 방을 나가, 남은것은


아인즈와 피스. 그리고 천장에 매달린 팔지도암살충 뿐이
된다.

사실, 아인즈의 하루의 일은 이걸로 끝으로, 뒤는 자유시


간이 된다. 이 사이에 할일도 있긴 하지만, 먼저 해치워둬
도 결국 나중에 틈이 생길 뿐이다. 이 시간을 어떻게 쓸까
생각하던 아인즈는 문득 떠올리고는, 일어선다.

“이제부터 판도라즈.액터를 만나러 가겠다”

명하고 걸음을 옮기자, 피스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뒤


에 따라온다. 당연히, 필지도암살충도다.

집을 나서자, 달력대로라 할까, 아직까지 시원한 바깥공


기가 불어온다. 지내기 편하다 말할 바람이지만, 냉기에 대
한 완벽한 내성을 가진 아인즈는 힐끔 피스의 상태를 확인
하고, 그런후에 걷는다.

이 부지내에는 아인즈가 지금까지 있었던 본관, 각종내정


기관이 모인 건물, 별관과, 잡다하게 셋으로 나눠진 건물이
있다. 판도라즈.액터--아니 모몬이 숙박하고 있는 것은 그
별관 쪽이다.

본래라면 모몬을 불러오는 것이 주인으로서 어울리는 것


이겠지만, 이것도 기분전환이다.

“--음? 어찌된 일이냐?”

별관에 가까이까지 온 아인즈는 혼자말을 흘린다. 시선의


앞에는, 별관에 인접하게 건축된 마굿간이 있다. 마굿간이
라 하지만, 지금 거기에서 숙박하고 있는 것은 햄스케 한마
리다. 아니, 이었을 터였다.

어떤 의문을 품은 아인즈가 마굿간에 가까이 가자, 피유-,


피유하고 자는 숨소리가 들려온다. 수면은 산자의 권리. 그
렇다면 햄스케는 있다.

태양은 꽤나 올라있음에도, 아직 자고 있는 모양이다.

햄스케는 고양이등과 같이 어둠을 볼수있는 눈을 가졌지


만, 본인의 이야기를 듣는 한 행동하는 것은 낮밤관계가 없
는 모양이다. 먹이를 잡고, 그 뒤엔 배가 빌때까지 잔다고
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말해, 이야기를 들은 아인즈의 최초의 감상은,


“어디에 숲의 현왕같은 부분이 있는 것인가” 였다. 좀더 지
적인 행동을 기대한 자신이 바보같이 생각될 정도다.

“여기까지 접근했음에도 우리들을 깨닫지 못한다니 야성


을 잃은 건가? 참나... 맘편한 녀석이다. 아니, 어제는 밤는
게까지 움직였다고 할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겠구
나”

“그런 일은 없사옵니다. 어제도 햄스케님은 하루종일 여


기에 있으셨습니다”

“...그런가”

피스에게서 구원없는 말을 들으면서도, 햄스케를 옹호할


법한 말을 찾지만 뭔가 떠오르지 않는다.

‘뭐, 애완동물이고, 뭔가 기대하는 것도 틀려먹었으려나.


맘편한 것도 상관없이...마는, 여러가지로 내가 움직이고 있
는데 놀고 있는 녀석이 있다고 하는 상황은 불쾌한 것도 있
구만. 별거 아니지만’

마굿간을 엿보면 거대한 햄스터가 고로롱하고 뒤집어져


자고 있다. 코골이가 떠오르면 완벽하다고 할, 그림으로 그
린듯한 게으른 잠이었다.

그런 햄스터에게는 절대로 있을수 없을듯한, 그 당당한


아저씨스런 자는 모습 이상으로 아인즈의 눈을 잡아끄는 것
이 있었다.

햄스케의 꼬리에 감긴듯이 데스.나이트가 있었던 것이다.


그것이 마굿간에서 아인즈가 느꼈던, 수수께끼의 언데드 반
응의 정체였겠지.

자신이 만들어낸 언데드라고는 감각적으로 연결이 있어,


대체적인 위치는 안다. 그렇지만 에.란텔에는 다수가 배치
되어 있어, 혼란스러워지는 일이 있다. 확실히 말한다면, 지
금 자신이 만들어낸 어떤 언데드가 어디에 있는가, 라는 자
잘한 파악은 곤란하다. 다만, 그렇더라도 마굿간에 배치한
기억은 없었기 때문에, 언데드 반응에 의문을 느꼈던 것이
다.

“일어나라, 햄스케”

“음, 이로소이다”

눈을 요령있게--라기보다도 인간처럼 비빈 햄스케는 거대


한 얼굴을 움직여, 아인즈를 찾아냈다.

“오오! 누굴까 생각했더니 주공이지 않소이까!”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 그걸로 상관없다만, 보통은 아인


즈님이라 불러야할 것이다만? 너는 모몬의 기승수이며, 나
의 것이 아니니 말이다”

“물론이외다, 주공!”

“그런가, 이해했다고 한다면 다행이다만...”

정말로 알고 있는건가, 같은 질문을 걸고 싶은 반응이었


다.

거기다 마수로 대표되는 짐승은, 정신조작에 약하다. 그


렇기에 정신조작무효의 아이템을 빌려주었지만, 그렇더라도
마법이외의 수단으로 입을 열어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이 있었다.

“뭐, 너는 지금까지 미스를 범하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믿으마. 그래서 본제다만 그 데스.나이트는 무어냐?”

“오오! 그는 함께 훈련을 하던 친구이외다”

아인즈는 그제서 떠올렸다.

저것은, 햄스케에게 전사직을 취하게 하며 동시에 보냈던,


무투기를 갖게 하는 것이 가능한가 하는, 말하자면 전사로
서의 레벨업이 가능한가하는 실험에 사용했던 데스.나이트
인 모양이다.

들어오는 경험치를 증대하는 대신 능력치가 감소하는 아


티팩트를 장비시키면서까지 실험시켰지만, 데스.나이트는
결국 레벨업하지 못했다. 상정대로의 결과였던 탓에 별로
아인즈는 화내지 않았었지만, 햄스케가 뭔가 말을 꺼내기에,
아티팩트를 회수하고 나서, 내버려둔 것이다.

‘저것이... 랄까 갑옷의 가시가 둥글어져 있는데... 그다지


다키마쿠라 대신에 빌려준게 아닌데, 어쩌면 전사로서 뭔가
마스터할지도 모른다고 기대했으니까 뭐랄까... 뭐 됐나. 데
스.나이트는 꽤나 숫자가 있지. 한마리 정도 줬다는 정도로
뭔가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데스.나이트는 너무 넘쳐서, 이미 일과가 되어있는 언데


드 창조로는 제작하지 않고 있을 정도다.

“그런가. 그건 이해했다. 하지만 예를 들어 예전 야생의


마수였던 습성인데, 누군가가 이 거리까지 다가섰는데도 눈
치채지 못했다는 것은 문제로구나. 우리들은 아우라가 아니
다만? 조금 긴장감을 가지는게 어떠냐?”

햄스케는 풀죽은듯이, 털을 내린다

“면목없소이다. 본좌는 애시당초 저 숲에서는 가장 강한


생물이었소이다. 습격받는 일이 없었기 때문에, 경계는 그
다지 하지 않았던 것이외다”

“네게도 아이...시대가 있었...지 않느냐? 아니, 그전에


동쪽 거인이나 서쪽 마의 뱀이라든가는 어찌되느냐?”
“누구이외까? 그분들은? 동? 서? 무슨 이야기외까?”

아인즈는 의문부호를 머리위에 떠올린다.

“...너와 그 숲을 나누어 지배하고 있던 자들이다”

“호호-.그 숲에 그런 자들이 있었다곤 몰랐었소이다! 역


시나 주공! 엄청 알고 계시오이다! 본좌는 영역밖의 일은
그다지 모르오이다”

“너, 자신을 숲의 현왕이라고 말했던...”

“옛날에, 본좌의 영역에 들어온 인간의 전사가 본좌를 그


렇게 불렀었소이다. 그러고 보면, 꽤나 멋진 이름이었으니
까 그 전사만큼은 살려서 돌려보냈었던 것이외다. 그립소이
다-”

왠지 경위를 알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전사를 살려보냈을 때, 적대했던 햄스케를 크게 과장


해서 말했겠지. 동료를 죽임당했음에도 살아남은 자신을 정
당화한다는 의미에서도.

모를 것도 아니다. 실제로 햄스케는 강하다. 아인즈가 만


난 중에서 햄스케에게 이길수 있는 전사는 클레만티느와 가
제프 정도일 것이다.

문득, 아인즈는 가제프를 떠올린다.


“음음? 무슨일이시외까, 주공?”

“아니...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그렇구나. ...너는 숲의


현왕 실격. 숲의 햄스터다”

“햄스터 라는 것은, 확실히, 주공이 예전에 말했던 동물


의 것이었소이다! 역시 본좌는 햄스터인 것이외까?”

“음. 너는 자이언트 햄스터다”

“오오! 본좌는 자이언트 햄스터 였소이까! 그럼 동족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아시는 것이외까!”

“그건 모른다”

강하게 잘라 말하자, 햄스케는 풀이 죽는다. 조금 가여운


가, 라고 아인즈는 생각하며, 위로한다.

“나는 나자릭을 위해 움직이는 자들에게는 걸맞는 포상을


약속한다. 네가 이후에도 나자릭을 위해 움직인다 한다면
반드시 동족을 찾아주도록 하마”

“오오!” 햄스케의 털이 핑하고 솟아오른다. “본좌는 이전


부터 주공꼐 충성을 다하는 자이외만, 보다 한층더 충성을
다하겠소이다!”

“음음. 그래서, 햄스케여. 모몬--아니, 판도라즈 액터는


별관이냐?”

“주공의 카게무샤공이외까? 있는지 없는지는 조금 자신


이 없소이다. 그분은 이 거리의 인간들이 준비한 마차에 타
기에, 반드시 본좌를 데리고 가거나 하지 않소이다.”

“아아, 정보의 공유를 위해 마차가 쓰이고 있다, 랄까 들


었던 기억이 있구나”

크큭, 하고 아인즈는 사악하게 웃는다.

그 부분도 전부 계산대로다. 그들로부터 본다면 정보의


공유화를 통하여 아인즈가 모몬에게 비밀로 하고 있는 것을
전달하여, 이반을 노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실제로
는 판도라즈.액터에 의해 그들은 그런줄도 모르고 맹독에
침식되고 있는 것이다.

아인즈는 지극히 신뢰할수 있는 왕이며, 백성의 일을 생


각하는 자비깊은 존재다, 라고.

“그런가 알았다. 다만... 너도 갑옷을 입을수 있게 된 것


이다. 할일이 없다고 한다면, 그것을 입고 훈련을 한다면
어떠냐?”

“알겠소이다, 주공! 그럼 리자드맨 공들과 만나고 싶소이


다”

“좋겠지. 그 바램은 들어두마. 나중에 코퀴토스에게 말하


여 누군가를 여기로 부르도록 하마”
“감사감격이외다, 주공! 자, 데스.나이트 공! 함께 열심히
해보소이다!”

한마리와 한체의 뜨거운 우정을 넘기며, 아인즈는 걸어나


간다.

뒤에서 “아-, 번거롭소이다!”같은 소리가 들렸지만, 데스.


나이트가 뭔가 말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햄스케는 뭘하
고 있는건가하고 생각했지만, 곧 잊어버릴 일이다.

‘그러고보면, 이전에, 햄스케한테... 뭔가 잊어버린 기분


이 들지만, 기억나지 않는다는건 대단한 것도 아니겠지’

재채기가 안나오는듯한 석연찮은 기분을 품으며, 별관의


입구에 선다. 도어노커가 걸려있거나 하지는 않는다. 곧바
로 뒤에 붙어 따라왔던 피스가 슥 앞에 나선다.

“열거라”

“알겠사옵니다, 아인즈님”

문을 연 피스는 빠릿하게 표정을 만들었지만, 입가가 작


게 흔들리고 있다. 아인즈의 도움이 되고 있다는 만족감에
서의 황홀한 웃음일 것이다.

‘역시 지르크니프를 관찰하고 있던게 정답이었다. 나는


지금, 확실히 지배자가 되어가고 있어. 이후로도, 그에게는
미안하지만 관찰을 계속해가도록 해야지. 내가 왕으로서 행
동을 익히기 위해서도’

아인즈는 피스에게 감사를 말하는 일도 없이, 열린 문을


지나간다.

“--팔지도 암살충”

“옛! 주군 앞에!”

사삭하고 뒤를 따라오던 팔지도 암살충의 몇명이 나란히


섰다.

“--가라”

“옛!”

턱을 끄덕이자, 서 있던 팔지도 암살충들이 보통때보다


기합이 들어간 목소리로 건물로 침입한다. 이 건물에는 판
도라즈.액터 이외에는 없다. 종종, 나베랄도 있지만, 대체적
인 상황에서, 그녀는 나자릭 지하대분묘에서, 아인즈가 명
령한 것을 실행하고 있다.

일반 메이드 한명을 여기에 놔두면 좋을까, 모몬에게 만


나러온 인간에게, 감시를 붙이고 있다고 생각되게 하면 좋
지 않기에, 현재의 형태로 된 것이다. 다만, 판도라즈.액터
를 여기에 혼자서 놓아두고 있어서는 샤르티아를 세뇌한 상
대가 잠입해올 가능성을 생각하면, 뭔가의 수단을 써두는
편이 좋다고 생각된다.

‘여기까지 잠입할수 있는자가 있다면, 이지만. 뭐, 경계를


소홀히 하는 건 어리석은 자의 짓거린가. ...음-, 그렇다 쳐
도 이 문 앞에서 언제까지 기다리면 되는거야? 그렇잖으면
들어가야 하려나? 상식으로 생각하면 여기서 기다리고 있
는게 정답일 텐데. 팔지도 암살충들이 돌아오는 거는 여기
일 거니까. 다만,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는건 왕다운건가?’

한동안 망설인 아인즈는, 뭐 됐지, 하고 별관의 안에 발을


디딘다.

몇십회나 개인실에서 움찔움찔하며 연습했던, 지배자에


어울리는--이라고 생각하는--당당한 태도로 걸어나간다

그렇지만 20보도 걷지 않은 사이에, 팔지도 암살충의 한


마리가 돌아와서, 아인즈의 앞에 엎드린다.

“아인즈님, 판도라즈.액터님을 불렀사옵니다. 곧 대령하


옵니다”

“그런가. 그러면 나는 응접실에서 기다리도록 하자”

전에도 이 별관에 온적이 있기에, 대체적인 방의 위치는


알고 있다. 피스에게 문을 열게 하여, 아인즈는 응접실의
상좌석에 망설임없이 앉는다.
보통은 회사원 매너가 빠져있지 않기 때문에 위화감이 있
었지만, 지배자 훈련을 거듭한 아인즈에게는 난이도가 낮은
기술이다.

그대로 기다리고 있으니 문이 노크되었기에, 아인즈는 피


스에게 끄덕인다.

허가를 받은 피스가 문을 열고, 판도라즈.액터가 입실한


다. 아인즈의 모습을 취해 마법을 발동하는 것으로 변하고
있는 모몬이 아니라, 평소의 군복을 착용한 모습이다.

“지고의 주군, 제 창조주이신 모몬가님께--”

“인사는 되었다. 앉거라”

“옛!”

탁하고, 발꿈치를 쳐울리곤, 척척 걷는다.

군인스러운 절도있는 움직임이지만, 아인즈로부터 보자면


불필요한 액션을 취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과장스런 움직임
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판도라즈.액터는 그대로 걸어와, 아인즈의 옆에 앉는다.

‘보통은 대면이지 않냐?’

사람에게는 퍼스널 스페이스라고 하는 것이 있지만, 거기


에 태연하게 침입하는 판도라즈.액터에게 아인즈는 당혹한
다.
‘...뭐, 괜찮나. 하지만, 가까워...’

앉은 판도라즈.액터를 힐끔힐끔 관찰한다. 저 보물전에서


만났을 때 정도의 충격은 없다.

시간의 경과와 함께 몇가진가 명했던 것이 쇼크를 덜어주


고 있는 거겠지.

“어찌 되셨--”

“아, 아니, 신경쓰지 마라. 그럼, 네게 몇가진가 이야기를


듣고싶다고 생각해서 말이다. 우선 모몬으로서의 현상태를
듣자. 알베도에게 보고받고 있기에 알고 있다만...뭔가 문제
는 있느냐?”

“특별히는 없사--”

“그러냐. 그건 다행이구나. 그러면 판도라즈.액터로서 네


게 듣고 싶은 것이다만, 뭔가 문제는 있느냐?”

공기가 변했다.

“실은 말입니다, 아인즈님!”

꾸욱하고 몸을 들이민 판도라즈.액터에 눌리는 형태로 아


인즈가 뒤로 밀린다.

“저, 괴로운 겁니다”

누구냐, 너.

아인즈가 그렇게 태클을 걸 사이도 없이, 판도라즈.액터


는 이야기를 계속한다.

“요즈음, 쭈욱 매직아이템을 닿아보지 못했습니다. 지고


의 분들이 만들어내신 여러가지 매직아이템을 쓰다듬지 못
합니다. 데이터 크리스탈을 구분하는 도중에서 멈춰있습니
다. 부디, 아인즈님! 제게 매직아이템과 닿을수 있는 시간
을!”

“...나, 너를 그런 식으로 만들었던가?”

“그야말로! 이 기분은 아인즈님에게서 받은 것!”

“......아아”

아인즈는 필사적으로 판도라즈.액터의 설정을 떠올린다.


확실히 매직아이템의 관리를 좋아한다든지 뭐라든지 하는
설정을 붙였던 기억이 있다. 그것은 판도라즈.액터가 혼자
서 보물전에 있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설정--좋아하는 물건
에 둘러싸여 있다, 말하자면 천국같은 일을 맡고 있다, 라
는 아인즈의 뇌내설정의 탓이다. 하지만, 이것은 페치의 영
역의 기분이 든다.

“너는 매일 나자릭에 돌아오고 있지 않느냐”

나자릭에 생산되고 있는 언데드의 반은 아인즈 제작이지


만, 나머지 반은 판도라즈.액터 제작이다. 아인즈 산에 비해
액터 산은 다소 약하지만, 오차의 범위 내라고 할수 있고,
제5계층에 얼려둔 시체는 아직 한참있다.

두명이서 생산해도 손이 모자랄 정도다.

“하지만, 보물전에 돌아갈 허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보통의 오버스런 제스쳐가 없는것은 어떤 심경에 의한 것


인가.

“알겠다. 그럼 샤르티아에게 반지를 네게 건네주라 지시


해두마. 그리고 네가 부탁한 동료의 무구의 건이다만, 허락
한다. 망가뜨리지 않도록”

“예--”

“그 몸떨기는 그만둬라. 보통으로 이야기하라고 전에 말-


-하지 않았구나. 흠, 판도라즈.액터여”

“예!”

“나와 너는 창조주와 창조된 자라는 관계다. 네가 나에게


창조된 대로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매우
기쁘다. 다만, 이렇게도 생각하는 것이다. 자식은 아버지를
넘어서야 하지 않는가, 하고”

“오오... 아인즈님. 저를 자식이라고”

“음, 음. 너는 그렇다, 나의 아이, 같은, 그런, 그, 무언가


다, 분명, 아니 틀림없이. 그러니까, 독일어라든지 경례라든
가, 오버리액션이라든가는 내 앞에서는 할 필요가 없다. 나
에 의해 생겨난 부분도, 내가 만들어내지 않은 부분도 보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다. 네 성장의 증거로서”

코를 훌쩍이는 소리에 시선을 움직이면, 피스가 눈가를


손수건으로 누르고 있다.

어째서?

눈물샘이 너무 헤픈거 아니야?

아인즈가 곤혹해하는 중에, 판도라즈.액터가 깊숙히 머리


를 숙였다.

“알겠사옵니다--아버님!”

“......어”

“이 몸, 아버님의 바램을 반드시 이루어 드리겠습니다!”

틀렸다. 서둘렀다. 있을리 없는 일이지만 아인즈는 두통


에 습격당했다.

“판도라즈.액터여. 여기서 있던 것을 다른 자들에게 말해


서는 안된다. 알고 있겠지? 너만을 특별하다고 알려서는 알
력이 생겨날 것이다. 그리고--그렇기에야말로 너의 우선도
는 나는 낮게 설정한다. 수호자와 너, 어느쪽인가를 구할수
없는 상황에 처하면 너를 잘라낼 것이다”

“물론이옵니다! 저를 잘라내 주십시오!”

가슴을 펴고 말해지면 죄악감이 생겨난다.

“미안하다. 그리고...피스. 여기서 있던 일은 일절 누설해


서는 안된다고 알거라”

피스가 끄덕이는 것을 보고, 아인즈고 끄덕였다.

“그러면 나는 이제 가겠다”

“그것은,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오래간만에 뵈었기에,


아버님께 여쭈고 싶은 일이 있사옵니다. 아버님은 마도국을
어떤 식으로 통치하고자 하시는지요?”

“뭣이?”

“많은 인간들이, 아버님이 이 나라를 어떻게 이끌어 가시


려는가를 의문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영토확장정
책을 시작할 것인가, 그렇게 되면 자신들은 전쟁에 끌려나
가는 것인가, 등입니다”

아인즈는 움직임을 멈춘다.


아인즈.울.고운의 향하는 앞은 어디인가.

결국은 일반인이었던 아인즈는, 세계정복이라는 터무니


없는 목표를 제시받고, 거기서 이제와선 생각하는 것을 포
기하고 있다. 알베도나 데미우르고스라고 하는 머리 좋은
자들에게 맡겨두면 된다고.

그렇다지만, 이 나라의 장래, 어떤식으로 통치해갈것인지


를 정하는 것은, 피해갈수 없는 문제다.

“어떤, 일이십니까, 아버님”

“...이야기하고 싶은 부ㅜㄴ이다만, 그것은 아직 내 안에


서 초안에 지나지 않는다. 이후, 나자릭의 수호자 각자와
상담한 후에 들려주마”

“옛!”

아인즈는 말없이 일어선다.

“그럼, 판도라즈.액터”

아인즈는 판도라즈.액터의 담례를 뒤로 들으며 방을 나선


다.

현관에서 밖으로 나오기 전에, 잊기 전에 샤르티아에게 <


전언-메세지>를 날려, 판도라즈.액터의 부탁을 전한다. 일
이라는 것은 뒤로 미뤄두고자 하면 대부분 잊어먹는 법이다.
현관에 이르러 피스가 앞으로 나오기 전보다 빠르게, 아
인즈는 문을 스스로 연다.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 본다.

푸는 하늘이다.

“날겠다”

아인즈는 짧게 그것만을 말한다. 뒤에서 대열선 자들이


당황하는 기색이 있지만 무시한다.

<비행-플라이>에 의해 아인즈는 공중에 떠오른다. 그리고


별관의 지붕에 올라섰다.

에란텔은 3중의 성벽에 의해 지켜지는 요새도시이며, 여


기에서는 성벽에 의해 시야가 크게 가려진다.

“보이지 않는가. 그럼 갈수밖에 없는가”

거리를 걸으면 뭔가 떠오르는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 여


기에 있어선 절대로 떠오를 일 없는 것이.

벽을 타고 오르는 팔지도암살충의 모습이 나타났다.

“아인즈님, 기다려 주십시오! 주군 홀로 움직이시는 것은


위험하옵니다!”

팔지도 암살충의 말을 웃을수는 없다.


시야가 열린 곳에 혼자 서있다는 따위, 저격해달라고 말
하는 것 같은 일이다.

“그렇구나. 확실히 상대가 페로론치노상이라 한다면 좋은


표적이 되겠구나”

"아인즈.울.고운"의 안에서도가장 원거리난전에 특화한


궁사였던 페로론치노라면, 아인즈를 난타할수 있었을테지.
그렇더라도, 아인즈 또한 설령 페로론치노가 상대라 해도
일방적으로 얻어맞다 죽을 셈은 없다.

복수의 수단을 사용해 방어한다거나, 도망치거나, 공격을


날려대거나 할 자신은 있다. 그것이 가능하게끔 그와의
PVP로 단련했던 것이다. 일부러 죽어준다든지 한적은 절대
로 없다. 그렇다지만 이 세계에밖에 없는 기술을 경계한다
고 한다면, 팔지도 암살충이 말하는 것이 올바르다.

아인즈는 아직 죽을수는 없다. 적어도 플레이어의 소생실


험을 하기 전까지는, 목숨은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여 방
패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절대의 안전패는 수호자최경의 알베도다. 하지만 그녀를


다시 호위할 자가 필요하게 되고, 행렬이 늘어날 것은 틀림
없다. 적의 습격을 유발하는 목적 이외에는 하고싶지 않다.

그렇게 되면 최적인 것은 쓰고버릴수 있는 고레벨의 종자


이지만--

‘나도 고위몬스터의 종자가 없으니 말이지. 용병 몬스터


를 써먹으려해도, 알베도 직할의 부하를 소환하는 것에 꽤
나 써먹었으니까, 맘편하게 쓸 여유는 이제 내 지갑에는 없
어’

조금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고 분발한 것을, 지금와서는


살짝 후회하고 있지만, 상사는 때로는 베풀어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라고 자신을 위로한다.

‘기다려기다려, 하나씩 생각해보자’

아인즈는 머리속에서 하나하나 리스트업해간다.

용병몬스터. 돈이 없으니까 무리.

특수기술’스킬’ "언데드의 부관". 경험치를 소비하니까 각


스태프 오브 아인즈.울.고운에서의 소환. 길드무기를 들


고 걷는다 따위 논외.

특수기술’스킬’ "언데드 창조" 상위 언데드 상조라도 70레


벨 까지로, 수호자들을 데리고 걷는듯이 말할 레벨에는 미
치지 못한다.

‘아니, 나한텐 비장의 카드가 있지’

암흑의식숙달에 의한 언데드 창조 특수기술’스킬’의 강화


다.

하루에 사용할수 있는상위 언데드 창조는 4회까지지만,


이것을 2회분 사용하는 것으로 최대 90레벨 밑의 언데드를
만드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아인즈는 턱에 손을 대고서, 어떤 언데드를 만들까 생각


한다. 도적계에 속하는 영원의 죽음’이터널 데스’나, 아니면
탐지에 특화한 아이볼 계나...

영원의 죽음’이터널 데스’는 매우 우수한 언데드지만, 죽


음과 부패의 오라라고 하는 패시브스킬을 상시 전개하고 있
다. 아인즈의 절망의 오라V 와 절망의 오라I 을 섞은듯한
우수한 기술로, 즉사와 능력치의 페널티를 상대에게 부여하
는 언데드다. 특히 후자의 능력치 페널티는 특수한 것으로,
정신계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신계무효로는 막을수
없다고 하는 왜곡된 자다.

프렌들리파이어가 가능하게 된 사태하에서 사용하면 아비


규환의 지곡도가 펼쳐질 것에 틀림없다. 명령한다면 억지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거리에서 그런 언데드를 제리고 걷
는다는 것은 광기의 사태다.

달리도 몇가지의 두려운 몬스터가 머리속에 떠올랐다 사


라진다.

‘...뭐랄까 ...이것도 저것도 보여지기엔 나쁘구나. 능력은


우수한데’

왕이 자신의 거리를 걸으며 데리고 다니는 호위로서는,


심하게 부적절하게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아인즈가 고민하고 있자니 밑에서 필사적으로 벽을 타고


오르려 하는 피스가 눈에 비쳤다.

아인즈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날아 내려간다. <비행-플


라이>에 의해 도중에 속도가 떨어져, 춤춰내리듯 지상에 내
려선다.

창가에 손을 대고는, 새빨간 얼굴을 하고 있는 피스가 황


망하게, 아인즈의 뒤에 따라붙는다.

“피스”

“예!”

“나는 지금부터 거리에로 나간다”

“알겠사옵니다! 그럼 마차의 준비를!”

“아니, 그럴 필요는 없다. 나는 거리를 보고싶다. 이 내가


지배하는 거리를. 그러니 걸어가려고 생각하고 있다”

“에!? 주군의 발을 더럽히시는! 곧바로 길을 청소하게끔


명령을! 그리고 주변의 준비를!
에.란텔 내는 석재로 포장된 장소 쪽이 적다. 그 때문에
비라든가가 내리면 곧바로 진흙탕이 된다.

“필요없다. 애시당초 나는 이 도시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는 숙소에 들어가면 언데드 작성을 위해 나자릭에 귀


환하고 있었지만.

“그리고 호위는 이 나의 마법으로 만들어낼 셈이다. 일부


러 나자릭에서 준비할 필요도 없을테지”

“...그것이 지고의 주군의 판단이시라고 하신다면”

‘뭐, 문제는 뭘 소환하면 좋을지를 정하지 않았다는 것 뿐


이지만. 악마나 언데드는 나쁜 소문이 돌게 틀림없지. 그러
면 가장 아름답고 평판이 높아질 법한걸 소환하면 돼. 뭐
가...’

거기까지 생각한 아인즈는 답에 도달한다.

“이제부터 천사들을 소환한다. 간다”

“예”

아인즈는 카르마치가 마이너스에 지나치게 기울어있지만,


그렇다 해도 플러스가 크게 기울어 있는 천사를 소환하더라
도 문제는 없다. 일부의 직업에는 자신의 카르마치와 크게
차이가 나는 몬스터가 소환할수 없는 페널티가 있지만, 아
인즈는 그런건 가지고 있지 않다. 덧붙여 그런 직업의 사람
은 반대로 자신의 카르마치에 근접하면 근접할수록 소환한
존재를 강화시킬수도 있다.

디메리트가 있다면, 메리트도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 위그


드라실이라는 게임이다.

아인즈가 향하는 것은 뜰이다.

말의 조정, 엽견의 훈련. 여러가지 용도로 쓰여지기 때문


에 잘려진 잔디가 펼쳐진 뜰은 놀랄정도로 넓다.

“그러면, 해볼까. 조금 시간이 걸릴것이니 뭔가 이야기라


도 걸어다오”

“제가, 말입니까!?”

“그렇다. 그렇구나. 나자릭 제9계층에 관한 무언가--그렇


다. 청소에 관해서라도 들려주겠느냐. 우리들의 방을 청소
하는 이야기라도 들려주지 않겠느냐?”

아인즈는 피스의 대답을 기다리며, 장비를 일부 변경한


뒤에 마법을 발동시킨다.

사용하는 것은 초위마법 <천군강림-판테온>이다. 이것은


제10위계 마법 <최종전쟁.선>이나 초위마법 <반지의 발키리
-니벨룽>과 닮은 마법으로, 같은 초위마법 <마군병발-판데
모니엄>과 정반대의 것이다.
피스의 이야기를 들으며 초위마법이 발동할때까지의 시간
을 쭉 보낸다. 시급히 발동시킬 필요가 있다면 과금아이템
을 사용하겠지만, 이런때 사용하는 것은 아깝다.

메이드와 세간 이야기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 그런것을


아인즈는 생각한다.

처음 들은 것은, 알베도의 방은, 현재 메이드들이 들어가


는 것을 금지시켜 두었다는 것일까.

“--과연, 매우 흥미 깊은 이야기였다. 그러면 지금 떠올랐


다만, 서둘러서 내 방에 돌아가, 누루누루군을 가져와다오.
그게 없어서는 좋지 않다”

“알겠사옵니다!”

달려가는 피스의 난폭함에 메이드복의 빳빳함이 흐트러뜨


리며, 아인즈는 광장에 홀로 선다. 기다리는 동안 아인즈는
피스의 이야기를 되새겨본다.

알베도의 방의 청소는 신부수업의 일환으로서 스스로 행


한다는 메이드들의 보고, 아인즈에게 받은 방이니 다른자에
게는 실내에 들어오게하고 싶지 않다고 하는듯 하다.

아인즈는 이런이런하고 홀로 되뇌인다.

“알베도여, 기분은 모를 것도 아니다만, 너도 바쁜 몸인


이상 메이드들에게 잡무를 맡겨둬야할 터다. 이렇게 말하면
뭐하다만, 지배자로서는 내 승리인 듯 하구나”

이윽고, 누루누루군을 공손히 가져온 채 숨이 끊어질듯


고르고 있는 피스를 바라보며, 아인즈는 자신의 기술에 만
족스레 웃는다.

“수고했다”

아인즈는 짧게 피스를 치하하고 구순충을 받아들어, 뼈의


목이랄 부분에 그것을 붙인다.

“음, 음-. 음-”

어떤 구조인 것인가, 아인즈의 목소리가 변한다. 몬스터


의 특성이겠지만 이해불능이다. 그런 것이라고 납득할 수밖
에 없다.

아인즈가 의문을 떠올렸을 즈음에 초위마법이 발동하여,


주위에 6체의 천사가 빛의 기둥과 함께 출현한다.

사자의 머리를 가진 천사로, 펼쳐진 한쌍의 날개와 몸을


감싼 한쌍의 날개의 합계 네장의 날개를 가졌다. 빛나는 갑
옷을 착용하고, 그 손에는 눈의 문양이 새겨진 방패와 날끝
에 불꽃이 품어진 창이 있었다.

80레벨대의 천사, 문번의 지천사’케루빔 게이트키퍼’이다.


신화의 지식은 없기에, 어떠한 경위로 문번’문을 지키는’
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몬스터로서의 능력
은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

문번의 지천사’케루빔 게이트키퍼’는 탱커로서 우수한 성


능을 지녔다. 또한 탐지능력도 나름대로 우수하며, 경호원
으로서 사용하는 데에도 충분히 합격이다.

“나를 지켜라. 적대자는 죽이지 말고, 가능한한 상처를


입히지 않은채로 무력화시켜라”

“알겠습니다. 소환주여”

자비깊은 명령인 것이 아니다. 적대자를 죽이는 것은 망


설이지 않지만, 뒤에서 무언가에게 실이 이어져있을 경우를
상정했을 경우다. 거기에 모몬이 죽이지 않으면 안되기에야
말로의 포박명령이다.

“그럼, 간다”

아인즈는 천사들을 주위에 전개시켜 방위의 준비를 펼치


고서, 걸어간다.

소환마법은--이 초위마법이라도 그렇지만, 일정시간이 경


과하면 사라져 버린다. 그 탓에 시간의 낭비는 극력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천사들이여, 피스도 동행한다. 나의 몸과 마찬가지로 피
스의 몸도 지켜라”

“알겠습니다, 소환주여”

“아, 아인즈님! 제 몸을 지고의 주군의 옥체와 같은 식으


로 대응해 주실 줄이야!”

“...피스. 너는 메이드이다만, 나의 동료가 창조한 자다.


그 가치는 나에게 있어 지극히 높다. 알겠느냐, 귀찮으니
같은 것은 몇번이고 말하지 않는다. 기억해 두어라. 그리고
동료전원에게 나의 말을 고해두거라”

“가, 감사하옵니다!”

덧붙여 동행하고 있는 팔지도 암살충에 관해서는 아무것


도 말하지 않는다. 그들은 위그드라실 금화라도 있다면 소
환할 수 있는 존재다. 아깝다는 식의 기분으로 지키는 이상
의 가치는 없었다.

“그럼, 가자”

아인즈는 천사들 여섯체와 피스, 팔지도 암살충의 몇체--


나머지는 이 땅을 경호의 임무로 붙였다--를 데리고 문으로
걷는다.

거기에는 아인즈가 만들어낸 데스.나이트를 12마리 이상


지휘하고 있는 지휘관 지하성당의 왕’크립트 로드’의 모습
이 있었다.
본래는 호화로웠을 너덜너덜한 보라색의 로브를 걸치고,
불균형스레 빛나는 왕관을 쓴, 나자릭에서 불러온 70레벨대
의 언데드다.

지휘관계의 특수기술에 의해 지배하에 두고 있는 언데드


를 강화시키는 것이 가능할 터이지만, 부하 데스.나이트는
아인즈의 지배하에 있기 때문에 강화효과가 발휘되고 있지
않다. 라기보다, 그 지휘능력은 높고, 거기를 평가하여 둔
배치다.

“나는 이제부터 밖으로 나간다. 알베도에게 그리 전해두


거라”

머리를 깊숙히 숙인 지하성당의 왕’크립트 로드’을 가로


지르며 아인즈는 거리로 나간다.

이렇다 할 목적지같은건 없다.

밖으로 나가는 것은 산보라기 보다도, 판도라즈.액터에게


던져진 질문에 대해서 답을 구하기에다. 옆에서 시끄럽게
굴면 떠오를 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인즈는 자신이 지배하는 미래의 아인즈.울.고운 마도국


을 이미지하면서 걸어나간다.
3

아인즈들은 대로를 일직선으로 나아간다.

그다지 활기가 있다고는 말할수 없다. 모몬일 때의 기억


과, 눈앞의 광경을 비교해 보면 일목요연하다. 걷고 있는
인간들의 표정은 어둡고,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빠르다.

대신에 길거리 한중간에 당당하게 데스.나이트들이 걷고


있다. 아마도 도시의 경비병 대신에 순회하고 있는 반일 것
이다. 싸움 따위의 폭력행위를 행하는 자를 붙잡고, 도움을
청해졌을 때는 보호하라는 간단한 명령을 내리고 있다.

아인즈는 시선을 성벽으로 향한다.

대량으로 만들어 낸 데스.나이트들의 일부가 성벽의 위에


서 경계를 맡고 있다. 다른 곳에도 방금전처럼 문을 지나는
자들이나 순회하는 자 등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특이
하게 쓰여지고 있는 것은, 개척촌을 만들기 위해 내보낸 슬
럼의 거주민들에게 동행시킨 데스.나이트들이다.

슬럼의 주민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은 마을의 차남, 삼남이


라는 밭을 갖지 못한 예비다. 그랬던 자는 거리라면 틀림없
이 생활할 수 있을거라는 꿈을 꾸며 왔던 모양이지만, 꿈은
이루어지는 일 없이 빈민의 생활을 보내는 식이 된다.
그렇기에 아인즈는 그랬던 자들을 밭을 준다는 약속을 하
고 보냈던 것이다.

향하는 앞에 있는 것은, 법국의 음모에 의해 불태워졌던


마을 부근에 재건된 마을들이다. 외적요인으로 멸해진 것이
라 한다면, 그것을 배제하고, 마을 사람을 모으면, 마을로서
부활은 쉽다.

한번 습격당했다는 역사가 있기에, 데스.나이트나 소울이


터를 경비병으로서 동행시키고 있다. 더욱이 그들 언데드에
겐 그들의 밭 일구기를 도와줄 것을 명하고 있다.

확실히 그들은 농작업은 특기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단순


한 육체노동에 있어서는 인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성능을
지녔다. 연료가 필요없고 24시간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 중
기다. 개간이나 중노동에는 가지고 와 식이고, 이후의 수확
량에 크게 공헌해줄 것이다.

아인즈가 추구하고 있는 것은 1년으로 마을을 만들어주어,


최저한의 자급자족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 이어지는 2
년째에 보통의 마을처럼 결실을 얻는 것이다.

그런 것도, 세금으로 들어오는 농작물을 익스체인지 박스


에 부어넣어, 위그드라실 금화로 만들 셈이었던 것이다. 이
계획은 자세하게 이야기하기 전에 알베도와 데미우르고스
에게 절찬받았었으니, 잘 될 터이다.
그런 연유로 마을의 개척에 몇년이고 걸리는 어리석음은
피하고 싶어, 언데드들을 빌려주었다.

덤으로 언데드들은 렌탈이어서, 이후의 세금에 렌탈료를


덧붙이는 것으로 계약을 나누고 있다. 별로 렌탈로 하지 않
더라도 괜찮지만, 장래적으로 언데드를 이런저런 자가 사용
하는 것을 고려한 플랜이다.

그런 계획을 위해서 슬럼의 주민을 대량으로--가족을 가


진자들을 우선적으로 보냈지만, 그렇다 해서 그것이 거리를
걷는 인간이 적다는 것의 이유는 아니다.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이 적은 것은 아인즈가 걷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인즈의 모습을 보고는, 눈을 감고 도망치
는 듯이 아까 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자나 길을 가로질러가
는 자가 너무 많다.

마치 무인의 황야를 가는 듯하다.

두려워하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깔보이는 것에 비교


한다면 몇십배는 낫다.

‘하지만, 이 활기 없는 도시가 나의 나라인가’

나자릭 지하대분묘, 그리고 거기에 소속된 NPC들이 행


복하다 한다면, 다른자들 따위 아무래도 좋다. 하지만 혹시
나 예전의 동료들이 있다면 뭐라 할 것인가.
아인즈가 언데드로서의 자신에게 끌려간 것처럼 몬스터로
서의 자신에게 끌려가 인간은 먹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아니라면 사람으로서의 감정을 강하게 가지는 것이 글러먹
은 것일까

‘대체, 나는 이 나라를 어떻게 하고 싶은 건가...’

판도라즈.액터가 말한대로, 아인즈는 나라의 방침, 도시


지배의 목적을 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보리 따위를 식료로 생산하여, 그것을 보물전


에 있는 익스체인지 박스에 던져넣어, 나자릭 지하대분묘를
강화하기 위한 금화를 얻기 위할 뿐인 나라.

예를 들어 인간을 생산하여, 죽이는 것으로, 경험치를 "강


욕과 무욕"에 축적한다거나 하는 나라.

예를 들어 생산 따위의 모든 것을 언데드에 맡기고, 산자


는 노동을 일절 하지 않고서 끝나게끔 하는 나라.

예를 들어--.

자애에 가득찬 나라에서 원망과 탄식이 넘치는 나라까지,


아인즈는 길드명을 가진 이 나라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것은 부하들에게 맡길수 없는, 나자릭의 지배자로서, 아
인즈.울.고운 마도국의 왕으로서 책무였다.
“--피스여. 이 도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나라는 어
떠냐?”

“면목없습니다. 어떠냐시는 것은 어떻게 답하면 좋겠사옵


니까?”

너무 추상적이었을까. 아인즈는 다시 말한다.

“이 나라는 네게 있어 포근한 나라더냐? 거짓없이, 발림


없이 들려다오”

“예. 아인즈님에게 지배되고 있어, 지극히 포근한 나라라


고 생각합니다”

아인즈는 하늘을 본다. NPC라 한다면 이것은 예측이 되


는 답이다.

“다만--”

“오, 왜 그러냐? 뭐라도 말해보도록 해라”

“예. 이 나라의 지배자이신 아인즈님이 그 옥체를 보이시


고 있음에도, 아무도 거리에 나와 경배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찌된 일일른지요? 건물의 안에서 살피듯이 이쪽을 훔쳐
볼 뿐이고... 지극히 불쾌하옵니다!”

피스의 콧숨이 흐른다. 확실히 거리에 인접하고 있는 가


게에서 숨을 죽이고 아인즈들 일행을 살피는 자들은 많다.
개중에는 천사들을 보며 허리를 빼고 있는 자들도 있다.
“...피스여, 너는 인간을 별볼일없는 생물이라고 보고 있
구나?”

“예. 말씀대로입니다. 지고의 존재들께 창조되지 못한 불


쌍한 생물입니다”

나자릭에 존재하는 대다수의 자에게 통용되는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것은 1레벨의 메이드라 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다.

“--피스여. 나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것은 너희들이다”

“감사하옵니다!”

“하지만 내가 지배하는 자들에게도 다소의 자비는 주어야


할 것이다. 이 마도왕의 백성이니 말이다”

“말씀하시는 대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상향을 만들어 주자. 달콤한 꿀에 잠기는 듯


한 상냥한 꿈의 세계를. 영원히 피지배자로서 있고 싶어지
게 생각될것같은 그런 세계다”

“멋진 생각이시라고 생각하옵니다”

“세계를 정복한다고 한다면, 대상은 인간 뿐이 아니다.


많은 종족이 내 앞에 무릎꿇을 것이다”

“당연한 것이옵니다”
이상향 계획.

나자릭 제6계층에서 하고 있던 계획은 플레이어와 조우했


을 경우에, 나자릭은 이러한 종족을 상냥하게 맞아들이고
있습니다, 하는 좋은 길드로서 어필하는 노림수로 시작했던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실험으로서 정답이었다, 그렇게 아인즈는


생각한다.

“세계에 널리 알리게끔. 이 마도왕의 밑이야말로 영원한


번영이 있다는 것을”

“그야말로 진리라고 생각하옵니다”

이걸로 저것은 혹시 예전의 동료들--길드 멤버가 찾아냈


을 때에는, 자랑스레 이 도시를 보여줄수 있는 일이 가능하
겠지.

아인즈가 생각하는 나라의 형태. 그것은 역시 지배하에


있는 여러가지 종족이 공존할수 있는 나라였겠지. 예전의
나자릭 지하대분묘에서 "아인즈.울.고운"이 보여주었던 모
습을 이 세계에서 재현한다.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동료들이, 이형종이라 하더라


도 여러 사람들과 웃고 지냈던 것처럼.
아인즈는 눈 속의 빛을 강하게 한다.

아인즈.울.고운 마도국은 여러가지 종족이 공존하여 지내


는 국가로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 마도국밖에 할수
없다.

설령, 한사람의 천재적인 왕이 나라를 만들어냈다 하더라


도, 그 자식이 우수할거라는 보증은 없다. 그리고 그 다음
의--손자, 또 그 자식의--증손자도 우수할 것이라는 보증은
없다. 2대째가 글러먹고, 3대째가 회사를 말아먹는다던지를
아인즈는 어딘가에서 들은 적이 있었다.

하지만, 불노불사의 천재들이 지배해간다면 그런건 없다.


한줌의 천재가 행하는 독재정치야말로 이상의 형태다. 데미
우르고스나 알베도와 같은 자들이 존재하는 마도국이야 말
로, 아니, 뿐만이, 영원의 낙원을 만들어낼수 있는 것이다.
우르베르트가 말했던 철인이 독재한다면 굉장할텐데, 라는
놈이다.

아인즈는 더욱이 발걸음을 옮기며 생각한다.

데미우르고스나 알베도를 필두로 수호자들은 세계정복을


향해 매진하고 있어, 아인즈도 그것을 완전히 부정하는 일
은 할수 없었다. 그 쪽이 동료들에게도 이름이 닿을거라 생
각했으니까다.
하지만, 힘으로 지배하는 것이라든지도 다른 수단으로 알
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게 아니잖을까. 이 아인즈.울.고운
마도국이 그야말로 이상향이라 하는 것을 선전하여, 그 달
콤한 꿀에 의해 많은 자들을 지배한다는 수단도.

당근과 채찍이다.

데미우르고스나 알베도의 방법이 채찍이라면, 아인즈는


당근을 주면 된다.

‘명안이군...’

아인즈는 결의한다. 이것이야말로 나자릭 밖의 존재를 깔


보는 NPC들과는 다른, 사람의 잔재를 가진 아인즈 프로듀
스의 세계정복. 압도적인 매력에 의한 통치다.

그런 계획의 목적의 달성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면 좋을


것인가.

다시 걸어나가면서 아인즈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데미우르고스나 알베도들과는 다른 수단--힘에 의존하지


않는 수단이다.

나라로서의 움직임같은 것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


에 아인즈는 자신이 작은 회사의 사원이라고 상정하여 생각
한다.

빌딩의 한층을 사용하고 있을듯한 작은 회사다. 사원은


아인즈 한명 뿐.

상품은 “마도국의 굉장한 통치”다. 그리고 그 상품을 영


업하러 가는 것이다.

우선은 이 상품을 누가 사줄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필요로 해줄 사람 있는 곳에 찾아가는 것이다. 하지
만 누가 탐낼것인가의 정보가 부족하다. 그것은 어째서인가.
간단하다. 선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라고 해도 여러곳의 도시까지 가서, 입구에서 광고지를


뿌리면 된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의 낭비다.
사원은 아인즈 한명 뿐. 더 다른 수단이 필요할테지.

원래의 세계에 있었던 것 같은 매스미디어라고 하는 것은


이 주변에는 없다. 행상인 같은 나름의 직업들의 네트워크
라면 있지만, 거기에 선전포고를 때리는 것이 정답인 것일
까. 깨닫고 보면 아인즈는 모험자조합의 앞에 서있었다.

모몬이었을 때, 자주 왔었던 탓에, 왠지 모르게 몸이 익숙


해져버린 모양이다. 이것도 또한 하나의 워커홀릭의 증상인
것일까.

아인즈는 쓴웃음을 지으며 문을 연다.

안에 있는 카운터가 눈에 들어온다. 거기에는 접수아가씨


가 한명 앉아있다. 왼쪽에는 커다란 문, 오른쪽에는 보드가
있어, 의뢰를 적은 양피지가 내어져있다. 그 앞에는 모험자
의 모습이--없다.

조합은 텅 비어있었다. 모몬일 때와 비교할 것도 없는 상


황이다.

눈을 크게 뜨고 이쪽을 주시하는 접수아가씨를 무시하고,


아인즈는 내어진 양피지 앞에 선다.

문자는 지금도 읽을수 없지만, 몇가지의 단어정도는 암기


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년월이다.

슥 살펴보지만, 일개월 정도 전의 옛 일 밖에 없다. 다시


말해 긴급성이 없고, 반복해서 행해질 법한 일이 메인이다.

“...접수. 매우 적게 된 모양이구나. 새로운 의뢰는 없느


냐?”

“힉... 예, 예에. 거기에 있는것뿐만이 되어 있습니다, 마


도왕폐하”

의뢰가 적어졌으니 모험자의 모습이 적어졌다는 것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아인즈가 원인이다.

아인즈는 자신이 가진 병력--데스.나이트--을 중심으로


가도를 순찰시키고, 마도국내의 치안을 유지시키고 있다.
그 결과 몬스터의 위협이 줄어들었겠지.
이후에도 순찰을 계속하는 것을 고려하면, 모험자들이 완
전히 없어지게 될 가능성도 있다.

그들이 남아있게끔 의뢰를 만들어낼 필요가--아니, 모험


자에게 남아있어 줄 이유따위 없는 것이다.

모험자에게 할수 있는 것은 데스.나이트라도 할수 있다--


일부의 작업, 약초채취 같은 것은 어렵겠지만, 그거라면 데
스.나이트를 경비역할로 두고 약사들에게 맡기면 될 뿐이다.

모험자의 유의의한 사용법이 지금의 아인즈에게는 떠오르


지 않는다. 무엇보다 모험자를 고용하면 돈이 든다. 그런
여유는 세수입이 떨어진 에.란텔에는 없다.

없어진다고 곤란한 자도 아니다.

아인즈는 그렇게 판단하고, 발을 밖으로 향하려 한다.

‘꿈이 없는 직업이었으니까’

나베랄과 함께 처음 이 도시의 모험자 조합에 찾아왔을


때의 일을 떠올린다.

미지를 추구하고, 세계를 모험하는 자. 모험자란, 그런 위


그드라실이라는 게임의 올바른 노는 방법을 체현한듯한 직
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때의 일을.

‘대 몬스터 용의 용병에 지나지 않는다면, 그것이 필요해


지지 않을 때는 무직이 되지. 뭐라도 그런 것이다. 위그드
라실과 같은 모험자따위 꿈과 같은... 꿈? 미지를 추구하고,
세계를 여행한다? 그건 설마...’

아인즈의 뇌내에 섬광이 쳤다.

혹시 예를 들어, 모험자라는 존재가 지금의 몬스터 퇴치


의 용병에서, 위그드라실과 마찬가지의 미지를 추구하는 직
업으로 변한다면, 본적없는 토지에 마도국의 선전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아닐까.

아인즈가 구하고 있는 것은 사람의 세계뿐이 아니라, 많


은 종족에게 알려지는 것이다. 사람의 사회 만에 선전을 뿌
린다면, 상인의 커넥션을 쓰면 충분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모험자는 최적이지 않을 것인가.

아인즈는 “흠흠”하고 끄덕인다.

접수아가씨가 괴상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건


무시다. 라기보다 상대하고 있어봐야 모처럼의 섬광이 어딘
가에 날아가버리고 만다.

작은 회사의 사장인 아인즈는 이 계획의 앞을 생각한다.

‘하지만, 현재, 마도국의 모험자는 감소추세에 있다. 이대


로 가면 아까 봤듯이, 가까운 장래에, 거의 없게 되고 말거
야.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서 막아내면 좋지?’
수를 늘리는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과 반대로 하면 된다.
다시말해 마도국에서 돈을 내고, 몬스터 퇴치를 시키면 된
다. 하지만, 그것은 미지를 추구하는 모험자로서 쓰려고 하
는 아인즈의 목적과 다른 것이다. 선전의 의뢰를 내는 것은
하나의 안일지도 모르지만, 아인즈에게는 돈이 없다.

나자릭 지하대분묘에는 산처럼 있지만, 개인적 자산은 거


의 바닥이다. 나자릭에 있는 돈은 아인즈의 것이라고 NPC
들은 말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아인즈가 독단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그쪽의 돈은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았다.

아인즈가 생각에 빠져 있자니, 입구의 문이 열리는 소리


가 났다.

머리를 들어보면, 본적 있던 모험자가 이쪽을 본채로 입


구에서 굳어 있다.

‘어라, 저녀석은 확실히... 뭐라는 이름이었더라. ...요크


모크? 아니지. 하지만 비슷해’

손끝을 닿으려 해도, 확실히 잡히지 않는다. 그런 아릿함


에서 아인즈는 전력으로 기억을 더듬어낸다.

“모크나크...!”

정답을 찾아 맞춘 순간, 생각치 않게 그것을 입밖으로 내


버렸다. 돌연히 이름을 불린 모험자는, 경악으로 완전히 얼
어붙었다.
‘저질렀다!’

당황해도 이미 늦었다. 조합의 직원도 뭐가 일어난건가


하고 이쪽을 주시하고 있는 것이 확연히 느껴진다.

에.란텔의 새로운 지배자, 마도왕 아인즈.울.고운이 미스


릴 급의 모험자 따위의 이름을 알고 있을리가 없다.

알고 있다고 한다면 어떤 케이스인가 생각할수 있을 것인


가. 아인즈는 사고를 고속회전시키지만, 답에 도달하기 전
에 모크나크가 입을 열었다.

“모, 모몬 공에게 들으셨습니까? 저에 대해서...”

“음, 그렇다. 그 말대로”

아인즈는 곧바로 달려든다. 모크나크의 표정의 위에, 상


반되는 두가지의 감정이 달렸다. 기대와 두려움이다.

방금의 동요에서 회복한 아인즈는, 주의깊게 분석한다.

확실히 이 남자는, 미스릴 급 모험자 팀 "무지개"의 리더


다. 처음에 만났던 것은 흡혈귀사건의 때.

그 이후로 모몬으로서 몇번인가 말을 나눈 적이 있지만,


최근 한동안 본적이 없었기에 조금 잊고 있었다.

그는 다른 모험자나 병사와 마찬가지로, 모몬이라는 영웅


에 빠져있던 모양이었다. 그 모몬이 마도왕의 군문에 들어
간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그 모몬이 마도왕에게 자신의 일을 이야기한 것은 어째서


인가? 단순히 지나가는 얘기인가? 아니면 자신을 팔았는가?
그러한 생각이 맘속에 뒤섞여 있는 것이겠지.

아인즈는 그 핀치를 찬스로 바꿀 방법을 찾는다.

“이 주변에 있는 유능한 모험자에 관해서 물었을 때, 모


몬이 대답했었다. 그건 "무지개의" 모크나크다, 라고”

피폐할 기미였던 모크나크의 얼굴이 되살아났다.

“그! 그것이 정말입니까!?”

“내 말을 의심하는가?”

“아뇨! 그런 식으로는...”

영업에서 고객이 있는 곳에 갔을 때, 우선 해야할 것은


“칭찬한다”다. 대체의 인간은 칭찬받으면 나쁜 기분은 아니
다. 상대의 기분을 좋게 하고나서 매매의 이야기를 하는 것
은, 영업토크의 기본이자 오의였다.

동요하고 있는 마음의 틈새를 찌른 반응을 얻은 아인즈는,


기회를 놓지지 않게끔 질문을 던진다.

“그런 네가 에.란텔에 있는 것은 어째서더냐?”


모험자의 일을 알기에는 모험자에게 묻는 것이 가장 좋다.

그 말에 모크나크는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고, 그리고선


뜻을 정한듯 입을 열었다.

“언데드이외다, 폐하. 카체평야가 가까우니까요. 일할 상


대로서는 부족함이 없지요”

잘 모르겠지만, 그는 대량으로 땀을 흘리면서도 “말해버


렸다고”라는 반항스런 웃음을 띄우고 있다.

카체평야는 가까운 시기에 지배하에 넣으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땅을 달리는 배의 소문’유령선?’에는 흥미를 품
고 있던 참이다.

“그런가”

“에?”

“음?”

“아, 아뇨...”

말 끊는게 나쁜 남자다. 아인즈는 한숨이 나오려는 것을


참으면서 질문을 겹친다.

“그것뿐인가?”

“...그외엔, 그렇군요. 모몬 공이 올때까지는, 상위의 모


험자는 저희들 미스릴 급 까지였으니까, 보수가 좋은 일이
맡겨졌습니다”

역시 보수인가. 국가 예산의 일부를 모험자의 보수로 돌


리는 것이 베스트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저는 이 도시 출신이라서 아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나머지는 여러가지 매직아이템이 흘러온다라는 겁니
다”

“호오, 매직아이템인가”

“예. 아이템 하나로 목숨을 구하는 일도 있으니까, 모험


자 된자가 물건이 좋은 곳을 본거지로 삼는 것은 당연합니
다”

확실히 위그드라실에서도, 단 하나의 아이템의 덕으로 전


멸을 피한 이야기가 있었고, 말해보면 도시에 있던 시장에
는 모험자스러운 자들이 많이 보였다. 즉 제국수도 이상의
규모로 매직아이템을 판매한다면, 모험자들을 끌어들일 구
실로는 확실.

적당한 데이터 크리스탈로 아이템을 만들어 경매형식으로


한다면 잘 팔릴듯 하다. 하지만 나자릭의 재산을 깎아먹는
형태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연구한 기술이 아인즈들의 목에
닿지 않는다고 단정할수 없다.
‘뿌릴 미끼로서 치자면 문제는 없나? 아니, 가능하면 나
자릭내의 재원은 쓰고 싶지 않아. 이 세계의 기술에 의한
여러가지 아이템 개발인가. 그 중에서도 타국에 흩어져도
문제없는 것... 어렵군. 그 선은 조금 보류하자’

“저기...”

모크나크가 사양스레 말을 걸어온 것에, 아인즈는 사고의


바다 속에서 돌아온다.

“마도왕폐하, 어째서 그런 것을 제게 물으시는 겁니까?


솔직히 말해서...”

입술을 깨물고 포기한듯이, 모크나크는 피를 토하는 듯이


말했다.

“폐하의 지휘하는 언데드 한 체 조차도, 저희가 잡아둘수


없습니다. 그런 언데드가 이 도시주변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 마도국에 있어서, 모험자의 존재의의는 거의 없게 되었
습니다”

뭐라고 말하면 좋은가. 어떻게 말하면 그가--그리고 이쪽


을 계속 주시하고 있는 접수아가씨나, 어느샌가 늘어난 직
원들에게 좋은 인상을 안겨줄수 있을 대답이 될 것인가.

아예 크게 실패하기보다 “네게 말할 필요는 없다”라고 독


한 방법이 안전한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것은, 그들을 의
심암귀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잇다. 좀더 뭔가--
‘아니, 자신을 믿어라. 나는 지금까지 몇번이고 이런 위기
를 넘어왔던 남자. 이번에도, 아마, 어떻게 된다!’

아인즈는 기백을 북돋는다.

‘라고 할까. 거기까지 알고 있으면서 왜 너는 이 거리에


있는거야? 근거지라서? 애인이라도 있는건가?’

그 대답에 따라서, 마도왕이 여기부터 이야기할 얘기의


방향성이 바뀐다.

“왜인지 대답하기 전에, 내게서의 최초의 물음에 대답하


거라. 너는 어째서 이 거리에 있나”

“그, 그것은...”

모크나크는 말을 잃는다. 그리고 주저하면서, 하지만 결


연한 표정으로 입을 연다.

“모몬 공 입니다. 모몬 공이 그 몸을 방패로서 이 거리에


남아있음에도, 이 거리에서 태어난 내가 후닥닥 도망가서야
꼴불견인 일, 할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 순간, 아인즈는 웃음을 띄웠다.

모몬으로서 그의 일을 조금은 알고 있다고 해도, 이 남자


는 간단히 심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가. 그러면 나도 네 질문에 대답하마”


아인즈는 일부러 한박자를 벌리고선, 무게있게 고한다.

“모몬이다. 장래 모몬과 같이 될수 있는 자들, 다시 말해


모험자가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구하고 있는가를 알고 싶
었다”

모크나크가 눈을 크게 뜬다. 주변의 직원들이 숨을 들이


마시는 소리가 몇인가 들려온다.

“모몬은 강하고, 그 이상으로 고결한 남자” 스스로 말하


는 것은 아프지만, 그런 캐릭터 설정이니까 별수 없다. “그
리고 나는 모몬의 속에 있는 빛남을, 너희들 모험자 속에서
보고 있다”

부단한 연기의 훈련이 보람이 있었던 걸까, 힘있게 말을


발하자, 모크나크의 배후에 전광이 친듯이 보였다.

“하, 하지만 모몬 공은 선택받은 자밖에 도달할 수 없을


법한 지고의 존재. 우리들이 그와 같이 될수 있을리가...”

“그렇다면 모몬의 눈도 옹이구멍이었다는 것이 되겠구나”

“무! 모, 모몬 공도 그렇게 말했다는 겁니까!?”

“확실하게 말로 했던 것은 아니다만”

우습지 않더라도 맘속에서 우스운 것이다라고 암시를 걸


치며, 왕에 어울리는 웃음을--훈련했던 결과를 아인즈는 모
두에게 피로했다.

“설령 너희들이 도달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아이는?


손자는? 네게 이어지는 자에게서 모몬과 같은 자가 나타날
지도 모르지 않느냐. 나는 불멸의 존재로서, 마도국의 왕.
다음의 모몬이, 마음깊이 나에게 충의를 다해주게끔 행동하
는 것은 당연한 일. 그것이 위정자로서의 내가 보고 있는,
마도국의 모험자의 존재의의다. 뭐, 또 하나가 있다만, 여기
서는 아직 내 안에서 형태가 되어있지 않기에 사양해두도록
하겠다”

주변에 물을 끼얹은 듯이 정숙함이 퍼졌다.

‘어라? 안되나? 이 남자는 모몬한테 심취한 타입이 아닌


가?’

아인즈가 불안속에 헤매고 있자니, 모크나크가 깊이 사의


를 표했다.

“마도왕폐하, 이렇게 뵙고, 그 생각에 접할수 있었던 기


회에 감사드립니다”

고개를 든 모크나크는, 최초 때처럼의 불안이나 두려움,


의심같은 것이 엷어지고, 밝은 웃음까지 떠올라 있다.

“...두려운 분이다. 그 강대한 마력 이상으로, 사람을 매


료하는 카리스마를 가지셨다”
“나도 장래를 기대할수 있는 우수한 모험자와 만나서 기
뻤느니라”

모크나크가 조금 기쁘게 얼굴을 푼다.

“하지만, 마도왕폐하. 모험자조합은 정치와 무연한 입장


에 위치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저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기대하십니까?”

“흠. 내가 여기에 온것은 그것이 목적이다. 형태를 정하


지 않은 아이디어이다만. ...접수원이여. 조합장에게 이 마
도왕이 만나러 왔다고 고하거라”

“예, 예!”

쭉 이야기를 듣고 있던 접수아가씨가 후다닥 달려간다.

“그러면 폐하, 물러가겠사옵니다”

나타났을 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경의에 가득찬 예를 표


하며, 모크나크는 사라져 갔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아인즈의 형태가 잡히지 않은 아이디어--마도국의 굉장함


을 널리 펼치기 위한 모험자 이용에 관해서 중요한 것은 세
가지.

첫번째는 모험자조합의 강대화다. 10명 정도가 소속된 조


직을 손에 넣은 정도로는 의미가 없다.

두번째는 그들의 육성이다. 약자로서는 그다지 멀리까지


여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마도국의 지배가 어느정도 굉장
한지 하는 정보를 퍼뜨리는데는 시간이 너무 걸려 메리트가
적다.

세번째로서는 이상의 관점에서 호의적인 협력을 해주지


않으면 안된다. 모몬이라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인잭
이 자주적으로 협력을 약속해준다면 이후가 편해질 것이다.

‘아인잭과 교섭하여, 우선은 이 세번째의 문제를 해결해


야겠군. 하지만... 아무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의 프레젠테이
션은 어렵군. 아-, 위가 쓰리다’

남은것은 조합장이 없는 것을 바랄 뿐이지만, 유감스럽게


도 돌아온 접수아가씨의 첫마디는 “부디 이쪽으로”였다.

아인즈는 천장을 올려보며, 거기서부터 접수아가씨를 따


라 걸어간다.

모몬으로서 몇번 지나간 복도를 통해, 조합장의 방에--는


가지않고, 그 근처의 방에 들어갔다. 응접실로서 쓰여지는
방이다.

맞이한것은 중년의 남자--조합장의 플루톤.아인잭이다.

모몬으로서는 면식이 있는--어른의 가게에도 강제적으로


데리고 가졌던적 있는 인물이다. 다만 아인즈.울.고운 마도
왕으로서는 첫대면이라는 것을 잊지않고, 언동에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이것은 마도왕폐하. 이러한 장소까지 와주셔서, 이 나라


에 살아가는 한명의 백성으로서 이 이상의 기쁨은 없습니다.
자자, 부디, 지저분한 곳이지만, 괜찮으시다면 앉아주십시
오”

아인잭의 권유에 따라, 아인즈는 의자에 앉는다.

피스는 아인즈의 뒤에 선다. 방에 들어온 천사는 3체. 나


머지는 방의 밖에서 대기다.

“본래라 한다면 제쪽에서 찾아뵈어야 할 몸입니다만, 찾


아와 주신것에 감사드립니다”

무릎을 붙이고 아인잭이 깊이 머리를 숙인다.

그 태도에 아인즈는 쓴웃음을 짓는다.

모몬의 때와는 목소리의 톤이 완전히 다르다. 친밀한 음


색으로, 정중한 말투라곤 하지만, 그저 그 뿐이다. 영업토크
에 지나지 않는다고 알아, 쓴웃음을 띄워버린다. 뭐, 물론,
아인즈의 표정은 일절 움직이지 않지만.

아인즈는 입구와는 다른 문에 시선을 움직인다.

근처에 있는 조합장의 방쪽의 문이다. 모몬이라면 저쪽에


서 이야기했을 것이지만, 오늘은 응접실이라고 하는 것도
어느정도 느껴버린다.

“어쩐 일이십니까, 마도왕폐하”

아인잭이 머리를 들고, 이쪽의 기색을 살피고 있다. 조금


근처의 방에 너무 주의를 기울여, 아인잭을 방치해버리고
말았다. 아인즈는 자신의 어리석음에 가볍게 코웃음친다.

자신의 일에 웃은 것이라 생각한 것인가, 아인잭의 표정


이 굳었다.

실례스런 태도를 태도를 취한것에 자기혐오를 느꼈지만,


마도왕이 사죄하는 것은 할수 없다. 아인즈는 이야기를 진
행시켜 유야무야하게 하기 위해 얼버무린다.

하지만, 모험자 조합장에 대해서 어떤 식의 태도가 바를


것인가.

더듬더듬거리는 상태로 왕을 하고 있는 아인즈에겐 그 주


변의 지식이 없다. 이런 느낌이겠지라고 생각되는 것으로
도전한다.

“이미 이야기는 들었다고 생각한다만, 아인잭, 네게 제안


이 있다”

“--면목없습니다, 폐하. 어떤 일인지 알지 못하기에, 괜찮


으시다면 처음부터 들려주실수 있겠습니까?”

모몬으로서의 어울림에서, 아인잭이 척하는 사람이며, 슬


그머니 거짓말을 하는 남자라는 걸 알고 있다. 꽤나 높은
확률로, 사실은 이미 이야기를 파악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
되었다. 천사에게 마치 놀랐다는 모양을 보이지 않는 건 그
런 것이겠지.

그렇다면 돌리는 이야기는 필요없다. 아인즈는 단도직입


적으로 말한다.

“이 모험자조합을 마도국에 편성코자 한다”

“...그렇사옵니까. 그걸 막아설 자는 없겠지요”

“호오, 모험자조합은 국가의 아래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들었다만 상관없는 것이냐?”

“뜻하시는대로, 폐하. 이 나라는 폐하의 만드시는 법의


아래에 있습니다. 폐하가 모험자조합을 지배하에 두신다고
하면,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인즈는 코웃음친다. 반응은 상대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아주 작게 눈동자 속의 무언가의 감정의 흔들림이 있었다.

“확실히 그 말대로다. 하지만 너는 이렇게 할 셈이겠지?


모험자들에게는 왕국이나 제국에 가게끔 권하기로. 그리고,
텅비어버린 조합을 내게 내놓겠다, 고”

쭉 살펴보자니, 이미 거기까지라는 느낌으로 아인잭이 눈


썹을 세웠다.

“역시나 마도왕폐하. 군림하여, 통치하시는 것 뿐 아니라,


잘도 제 생각을 읽어내셨습니다. ...마법으로 제 마음을 읽
으신 겁니까?”

“마법따위 쓰지 않았다. 경험에서다”

“긴 세월을 살아오셨기에 라는 겁니까. 이런이런, 무서운


분이다. 그래서 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무렇게도 하지 않는다”

“...감사는 드리지 않습니다?”

“감사 따위는 필요없다. 그보다도 이야기를 듣고 싶군.


모험자 조합이 나라에 붙지 않는것은, 모험자라는 것은 사
람들을 지키기 위한 존재이자, 말하자면 사람의 싸움에 모
험자의 힘이 이용되지 않게 하기 위해라고 들었다만, 진실
이더냐?”
“폐하. 그 말대로입니다. 실제, 폐하가 이 도시를 점거했
을 때에도, 저희들은 싸우려 들지 않았습니다”

“저 모몬이라는 남자는 우리들 앞에 섰더라만...?”

웃, 하고 아인잭이 멈칫한다. 뭐, 자신의 목을 졸라서 좋


을 것은 없다. 아인즈는 말을 잇는다. 물론, 모몬의 팔로우
는 잊어서는 안된다.

“뭐, 그것은 불문에 붙이지. 그와는 어느 한점에서 협력


을 나누는 관계이니 말이다. 그래, 이 도시를 평화적이게
지배해간다는 의미에서 말이지”

아인잭이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을 보이지만, 아인즈는


상관치 않고 앞으로 나아간다.

여기부터가 진짜다.

아인잭을 마도국에 호의적으로 협력시키는 구실이 없어서


는 안된다.

아인즈는 모몬으로서 얻은 여러가지의 어리석음이나 불만


같은 것을 떠올리며 이야기한다.

“...그럼, 네 이야기에 의문이 하나 들었다. 네가 방금 긍


정한, {모험자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중에서
가르키는 {사람들}은 어떤 범위에서 말하고 있는 것이냐?”
“말씀하시는 바가?”

의미를 알수 없다고 아인잭의 표정이 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란 인간종이라는 의미더냐, 아니


면 인간 뿐이더냐? 엘프는, 하프엘프는, 인간과 함께 살아
가고 있는 다른 종족은 그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냐?”

“그건 뭐, 들어갈 겁니다”

“그건 이상한 이야기구나. 제국에서는 엘프는 노예지 않


더냐? 그것을 지키고 있다고 말할수 있느냐? 제국의 법을
범한 죄인이라는 것도 아니잖느냐?”

아인잭이 시선을 아래로 움직인다. 그리고서 다시 아인즈


로 되돌아온다.

“...저는 왕국의 모험자조합의 장의 한명이며, 제국의 조


합이 어떤식으로 생각하는지 까지는 알수 없습니다”

“말을 흘려서 도망쳤느냐...”

아인잭의 눈이 크게 떠진다. 안에는 분노의 불길이 보였


다.

“폐하, 공교롭게--”

“공교로운가? 진실이지 않으냐? ...다시 한번 묻겠다. 말


을 흘려서 도망치지 않았느냐?”
아인잭이 눈을 내리깐다.

“......말씀대로입니다”

엘프도 하프엘프도 지킨다고 말하면서, 전혀 지키지 않는


다. 그것은 어째서냐?”

제국의 모험자 조합의 내정까지는 알수 없지만, 이라는


전제를 깐 아인잭은 이야기를 시작한다.

“모험자 조합이라 말해져도, 역시 나라의 족쇄에서 완전


히 도망칠수는 없습니다. 자유를 표방하여, 비지배를 부르
짖는 모험자라고 하나 나라의 법의 아래에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무력집단입니다. 그렇기에 힘을 나라에 휘두르는
것은 너무 위험합니다. 그렇게 제국의 모험자조합은 생각하
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구나. 나라의 법의 아래 존재한다고 한다면, 어울리


는 편이 문제가 없을 터이다. 왜, 그것은 피해지느냐?”

“제국도 왕국도 우리들의 힘에는 하나 떨어뜨려 두고 있


습니다. 강한 몬스터와 제대로 싸울수 있는 것은 역시나 모
험자 뿐이기에. 그렇기에 터무니없이 어려운 요구는 할수
없습니다, 그러나, 폐하에겐 그게 통하지 않습니다. 조직으
로서 말려들었을 경우, 우리들이 무력으로서의 힘을 백성에
게 향하게 되는 것도 생각하게 되기에”
“너희들이 나라에 말려든다는 것을 피하는 이유는 {모험
자로서의 힘을 사람에게 향하게 되는 것이 두렵기에}인 것
이냐?”

“폐하의 말씀대로입니다. 탄압이나 전쟁같은 것에 쓰여져,


많은 사망자가 나오는 것 같은 것에는 협력하고 싶지 않다
는 것입니다”

아인즈는 언질을 얻었다, 라고 웃는다. 뭐, 알고 있던 것


이지만, 이라는 것은 입에는 담지 않는다.

“앉거라. 그럼, 이제부터 너희에게 내가 무엇을 해주었으


면 하는지를 설명하마”

아인즈는 한번 더 대면에 앉으라고 아인잭에게 명령을 내


린다. 그가 두렵게 두렵게 앉고나서, 설명을 시작했다.

“나는 모험자에게는 좀더 다른 일을 해주었으면 하고 생


각하고 있다. 내가 모험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미지를 찾아
내고, 세계를 살펴봐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처음으로 아인잭이 정면에서 이쪽을 보기 시작한 기분이


들었다.

“예를 들어 남쪽의 땅, 법국과 성왕국의 사이의 황야가


있다만, 자세한 지형이나 어떤 몬스터가 생활하고 있는지는
알고 있느냐?”
“아뇨, 그 땅에는 여러가지 아인의 부족이 있어, 왕국의
모험자조합에서는 거기에 갔다가 무사히 돌아온 자가 없는
탓에 제대로 된 정보가 없습니다”

“그러면 이 나라의 남서쪽 법국을 낀 산맥이 있다만. 그


쪽은 어떠냐?”

“아뇨, 그다지 자세한 정보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부족한 지식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냐? 아니,


모험자의 일을 생각해보면 별수 없는 일이려나? 사람들을
지키는 조직이다. 사람이 없는 곳의 지식따위 불필요한 일
이겠구나. 거기에 인간을 구한다는 효능을 가진 약초같은
것이 자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만”

공교롭게 아인잭이 눈섭을 일직선으로 한다.

“내가 산하에 취하려 드는 것에는, 모험자조합에 그러한


공백을 찾아달라고 싶다 생각하는 것이다”

“...폐하의 속마음이 그러시다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시시한 것을 말하지 마라. 아인잭은 전 모험자였다고 들


었다만, 같은 말을 한번 더 들려주지 않겠느냐? {모험자}라
는 단어의 의미를 염두에 둔 위에. 너희들은 몬스터와 싸울
뿐인 존재이더냐? 나는 모험자란, 미지를 찾는 자라고 생각
하고 있느니라. 모험자라고 말한다면 말이다”
아인잭은 입술을 씹었다. 입술이 찢어져, 피가 새어나올
정도로 강하게.

“--저희들은 사람을 지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은 불필요하다. 마도국에 관해서는 지배자인 내가


백성을 지킨다. 그것은 의뢰의 양이 줄어든다는 것에서 진
실이라고 이해하고 있겠지?”

신음과 같이 아인잭이 그것을 긍정한다.

“그러면 이제부터 너희들은 어찌할 것이냐? 사람을 지키


기 위해 마도국에서 왕국이나 제국에 이동할 것이냐? 마치
단순히 몬스터 전문의 용병이로구나”

아인즈는 거기에서 말을 멈춘다. 여기부터는 권유다. 한


마디 한마디에 머리를 풀회전시킬 필요가 있다.

“아까 네가 말한 {내 부하에게 맡기면 된다} 라는 의견은


맞는 부분도 있다. 다만, 내 부하는 적을 죽이는 것에는 특
화되어 있다만, 미지의 세계에서 만나는 자들과 우호적인
일을 진행해나가는 점에 있어서는 의문이 남는 자들이 많기
에 말이다, 부끄러운 이야기다. 그렇기에야말로, 그 역할을
할수 있다면 모험자에게 맡기고 싶은 것이다”

입을 다물고 이쪽을 살피는 아인즈의 반응은 매우 내키는


것이었지만, 프레젠테이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뭐, 그렇게 위험한 건을 일로서 맡기는 이상, 전면적으


로 백업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을 위해선 모험자
조합을 산하에 둘 필요가 있겠지?”

“...의뢰하시는 것만으로도 괜찮으시지 않겠습니까”

“과연. 너희들은 상당히 자신들의 실력에 자신이 있는 것


이구나. 그 용기, 싫어하진 않는다”

“어, 어떤 의미이십니까, 폐하”

“미지를 발견하고, 그것이 다른 문화권과의 불해한 조우


가 되었을 경우, 마도국은 모험자를 잘라버려도 좋다는 것
이냐? 그리고 거기서 생겨나는 문제는 너희들 모험자 조합
만으로 해결할수 있는 것이겠더냐? 너희들이 독자의 조직
으로서 존재한다고 한다면, 당연한 것이더냐? 마도국에는
일절의 손실이 나지 않게끔 문제를 해결할 것을 약속받게해
다오”

아인잭이 입을 다문다.

“나라의 산하가 아닌, 독자의 조직으로서 존재한다는 것


은 그런 것이겠지? 상대가 나라로서 움직였을 경우, 너희들
만으로 해결해내겠다 라는 것이 될 것이다. ...뭔가 웃기는
것을 말하고 있느냐?”

“전혀 아니옵니다, 폐하” 아인잭은 동의의 뜻으로서 깊게


숙인다. “말씀하시는 한마디 한마디가 틀림없습니다”
“그러한 것이다. 다만 그래서는 귀중한 모험자, 특별한
기술직의 수가 감소해버린다. 사람은 성장할 때까지는 시간
이 걸리는 이상, 우수한 인재의 소모는 커다란 손실이다.
그렇기에 나는 모험자 조합을 산하에 흡수한다. 그리고 명
하는 대신, 전면적인 백업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지극히 매력 넘치는 제안입니다. ...한가지 의문에 대답


을 받을수 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만, 미지를 알고자 하는
것에는 마도국의 침공의 일조시키게 하기 위함이십니까?”

“그것은 어려운 질문이다. 절대로 없다고까지는 잘라말할


수가 없다. 미지의 장소에 있는 상대가 침공계획을 꾸미고
있을 경우, 얻은 정보로 선수를 쳐 공격하는 일도 있을테지.
황야같은 곳에 있는 아인종족, 오거나 오크같은 것에 대하
여 상황에 따라서는 힘을 보이는 것을 전제로 한 침공도 있
을지도 모른다. 네 신변근처에 흉폭한 괴물이 발톱을 들이
대려 한다면, 선수를 쳐서 대처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느
냐?”

“과연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다만--”

“...흠”

“무슨 일이십니까, 폐하?”

“아니 이야기의 요점이 빠져있어 미안하다. 뭔가 계속할


셈이었겠지? 먼저 말해다오”

“...알겠사옵니다. 다만, 제가 걱정하던 것은, 평화적으로


대할수 있는 자들을 무력으로 짓누르시려는 것이 아닐까 하
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네가 이미지하는 것은 어디의 종족이냐? 엘프같은 것이


냐?”

“뭐,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 주변은 국가의 계획에 관한 것이기에, 한마디로 잘


라말할수 없구나. 침공하여 지배하는 것이 마도국에 메리트
가 된다고 한다면 그렇게 하고, 디메리트가 된다고 한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것은 국가로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
겠지? 다만, 단순히 침공한다고 한다면 나는 문제없을 정도
의 군세를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만큼은 말해두마. 모험자
에게 기대하고 있는것은 적국의 정보수집같은 것이 아니고,
침공루트를 찾고자 함도 아니다. 아까도 말했다시피 미지를
찾아, 이런저런것을 발견해주었으면 할 뿐이다. 그것은 약
속하마”

그런데, 하고 전제를 깐 아인즈가 아인잭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보기에 추한 종족은 다르게 생각하는구나. 오


거나 오크에 대해 침공하는 것을 말했을 때, 어째서, 그 말
이 나오지 않는 것이냐? {평화적으로 대할수 있는 자들을
무력으로 짓누르려는 것이 아닐까}하고”

“그, 그것은 아인이기 때문에--!”

“하하하하. 과연. 과연. 그런 생각이냐. 알겠다. 알겠다.


그래서 대답은 어떠냐?”

아인잭은 뭔가 말하려 표정을 만들었지만, 곧 고개를 흔


든다. 마음을 바꾼 것이겠지.

“이 건, 곧바로 대답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옵니까, 폐


하?”

“대답받고 싶기는 하다만, 이래저래 살피거나 상담할 일


이 있겠지. 다소는 시간이 걸릴수 밖에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전에 네 생각을 들려다오, 아인잭”

아인즈는 꾹하고 몸을 일으켜, 지근거리에서 아인잭의 눈


을 바라본다.

“나는 아깝구나. 너희들이 단순히 퇴치역에 있는 것이.


한탄스럽다. 그런 너희들이 모험자의 이름을 거느냐. 아인
잭, 너는 어떠냐? 마도국의--나의 아래에서 모험을 해볼 생
각은 없느냐? 나는 너희들에게 바라고 있다--”

아인즈는 거기서 일단 말을 끊었다. 시선과 목소리에 힘


을 담았다.
“--너희들이 {모험자}가 되는 것을”

긴박감이 방안에 찬다. 필살의 일격을 먹고 쓰러진 적을


관찰하는 것처럼. 아인즈는 숨이 끊어진--애당초 하지 않았
지만--아인잭의 반응을 기다린다.

“...지극히 매력있는 제안이시라고 생각합니다”

아인즈는 눈안에 잠든 빛을 어둡게 한다. 이 태도라면 아


마, 그러나 안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라고 이어진다.

“--그렇기에, 이것이 받아들여질 것인가 이런저런 자들의


의견을 듣고 싶다고 생각하옵니다. 확실히 혹시 정말로 그
런 목적으로 모험자들을 쓰고 싶다는 것뿐이시라 한다면,
그것은 꿈과 같은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거기에 국가의
산하에 들어간다는 이야기도 납득이 되는 것이었사옵니다.
한명의 전 모험자로서 말씀드리고자 한다면... 협력드리고
싶다고 생각하옵니다”

‘--어레, 이거 잘된거 아닌가?’

“그런가...”

아인즈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프레젠테이션이 성공했다는 것에 의한 기쁨이 오싹오싹


퍼져간다. 고객앞을 나와 찻집에서 회사에 연락해서 “됐다-”
하고 기뻐하고 싶은, 그런 기분이다. 모험자를 했던 경험이
이런 곳에서 살릴수 있을것이라고는 생각치 않았다.

아니, 그 경험이 있었기에야 말로 이런 발상에 도착했던


거겠지.

거기서 또 하나 해두지 않으면 안되는 것을 떠올린다. 마


도국의 장레를 생각한 이야기를

“아아, 그렇지. 그리고 또 한가지가 있었다”

아인즈는 뼈의 손가락을 하나 세운다.

“아까 네가 사람들을 지킨다고 하는 발언을 했을때, 인간


종이라는 나의 단어에 긍정적인 발언을 했었지? 모험자의
존재이념은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라고”

“예, 그렇사옵니다, 폐하”

“그리고 침공의 이야기를 했을 때 아인이라서 상관없다는


것을 지적해서 말했었잖느냐?”

아인잭은 그것이 어떤 의미인가 하는 느낌으로 끄덕인다.

“마도국은 모든 종족을 국민으로서 받아들인다. 그것은


인간종 뿐만이 아니라 아인종도, 이형종도다. 그렇기에 혹
시 모험자의 존재이념이 {사람들}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다면 그것은 아인도 이형도 마찬가지로 지키게 할 것이다”
아인잭이 눈을 크게 뜬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왜 그러나? 나는 네가 흥분하는 이유를 알수가 없구나.


나의 나라에서는 인간도 아인도 이형도 관계가 없다. 나를
왕으로 섬긴다고 한다면 같은 백성이다”

“그, 그것은어, 엉망진창입니다. 무리한 이야기입니다, 폐


하!”

“그런가? 왕국의 북방의 평의국이라는 나라가 있는듯 하


다만, 거기에는 여러가지 종족이 공존하고 있지 않으냐?”

“그 나라는 확실히 그렇다고 들었습니다만... 아니! 저희


들을 먹이로밖에 생각치 않는 종족과 공존하라고 하시는 것
입니까!”

“과연. 확실히 그런 말이구나. 마도국에서는 자국민이 자


국민을 먹는 것을 허가치 않는다. 그것을 법률로서 제정한
다. 그것으로 됐겠지? 자국민 이외라면 막지는 않는다는 것
이 되겠다만, 국민의 식생활까지 관여하는... 아니, 같은 종
족의 자들이 사고 팔리는 것을 보는 것은 정신위생상 좋지
않겠지. ...그 부분은 조금 검토의 여지가 있구나”

루프스레기나의 이야기로는, 카르네마을에서 고블인이나


오거들과 공존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니, 이 도시에서도 불
가능이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람의 수가 많기에 귀찮다
는 건 알고 있지만.

“대, 대체, 무엇을 생각하시는 겁니까?”

“이상한 것을 묻지 말아라. 라기보다 어째서, 같은 산자


끼리 협력하지 않는 것이냐. 언데드인 나로서 보자면 잘 알
수 없는 것이다. 내게 있어서는 인간도 고블린도 우열이 없
다. 내가 지배하는 모든 것은 평등하다. 물론 너희들의 위
에는 절대자인 나와 그 직속의 부하들이 있겠다만”

아인잭의 표정이 휘둥그레 변하고, 이윽고 냉정한 표정으


로 돌아온다.

“고블린같은 것도 산하--국민으로 하시는 겁니까?”

“너는 방금까지의 나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것이냐? 오거


나 오크들도 산하에 흡수한다고 했을 터다만?”

“아, 아뇨, 들었습니다만, 노예로서일까하고”

“엘프를 노예로 삼는 종족다운 발언이구나. 다시 말한다


만, 나의 산하에 들어온다고 한다면 국민은 평등하다”

헐떡이는 듯한 아인잭의 모습을 살피면서, 이쪽의 진의는


읽혀지지 않은건가, 하고 아인즈는 생각했다.

극론으로 말하면 국민의 모두가 나자릭 지하대분묘에 소


속된 자들의 노예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은 말하지
않는다. 말할 필요가 없다. 깨닫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건
그대로 상관없다.

“이미 다수의 고블린이 내 비호하에 있다. 조만간에 고블


린의 일단이 에.란텔에 올것이다. 그 녀석들과 이야기해보
면 된다. 분명 네가 이미지하고 있는 고블린상이 무너질 것
에 틀림없다. 그리고 리저드맨은 고기는 거의 먹지 않는듯
하다. 놈들이 먹는 것은 생선이다. 드라이어드나 트렌트는
깨끗한 물이나 햇볕을 좋아한다. 인간을 공격하는 것은 자
기방위 때 뿐이다”

“이미 그만큼을 부하로 삼으셨다는 겁니까?”

“물론이다. 이미 몇가지의 아인이나 이형을 내 백성으로


서 받아들이고 있다. 어이쿠, 이야기가 벗어났구나. 그럼 아
인잭은 모험자조합을 마도국의 기관의 하나로서 취한다는
건에 관해서 찬성이라는 스탠스로 괜찮겠느냐?”

“--폐하가 거짓을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상관없습니


다”

“걱정이 많은 성격이구나. 거짓따위 말하지 않았다. 모험


자에게는 미지를 탐구하는 일을 붙여줄 것이다”

가능하면 여러가지 종족의 혼성팀을 만들어주고 싶은 것


이다.
“모험자에게의 설명은 맡기겠다. 마도국에 있어서, 모험
자는 나라에 소속되는 구성원의 일원이라는 것에 부정적인
자는 나가더라도 상관없다”

“괜찮으신 겁니까?”

“억지로 움직이게 하더라도 양자가 불행해질 뿐이다. 다


만, 조직이나 하는 방식을 갑자기 지금것과 크게 개변하면
귀찮은 일이 많아진다고 생각하기에, 어느정도는 지금대로
하는 식을 유지하도록 하자. 당면의 변화는 조합장의 위에
마도국의 심사기관이 있다는 정도일까?”

나머지는 모험자들이 마도국의 조합에 소속되고자 생각할


만한 추가가치를 붙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마도국의 지원의 형태로서는, 우선 훈련소의 설립이구나.


모르는 곳에 도착한 앞에 미지의 몬스터에게 살해당해버려
서는 손실이 크다. 그렇기에 지금보다도 더욱 제대로 된--
몬스터와의 실전형식을 취할수 있는 훈련소다. 팀으로서의
전투에 익숙해진다는 의미에서도, 던전을 하나 만들어, 그
곳을 공략시켜도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구나”

나자릭에서 자동적으로 팝하는 언데드를 거기에 붙여줘도


될것이다. 완성한다면 몬스터의 역할도다.

“너무나 굉장한 아이디어입니다. 하지만, 상당한 대공사


가 될것이라 생각하옵니다”

급료가 불필요한 언데드를 사역하고 있으니까 가볍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너무 솔직하게 말할 필요는 없다. 은
혜를 팔아둘 때는 팔아두는 것이다.

“확실히 파격적인 초기예산이 필요하게 되겠구나. 그렇다


지만 필요경비는 범주내다. 마도국에 있어 모험자는 중요한
인적재산이다”

“감사하옵니다, 폐하”

“상관없다. 그래서, 어떠냐? 이거라면 모험자들이 매력을


느끼겠느냐”

“확실히... 이거라면 저위의 모험자들에게 있어 커다란


매력이겠지요. ...거기서 단련된 자가 왕국이나 제국의 모험
자 조합에 옮겨가는 것은?”

“허가치 않는다. 국가의 기관이잖느냐? 그것은 반역행위


다”

“과연... 그곳은 확실히 설명할 필요가 있을듯 합니다”

“그래서, 중위, 고위의 모험자에게 있어서의 매력이란 무


엇이냐?”

“역시 보수의 액일까 합니다”


“뭐, 꿈으로는 먹고 살수 없을테니”

“그것도 있습니다만, 보다 강한 무기나 방어구, 도구라는


물건을 모으지 않아서는 강한 몬스터에게는 이길수 없기 때
문이옵니다. 그런 물건은 고액이 되기 때문입니다”

“...흠. 역시 그쪽인가”

대량생산한다면 싸게 될지도 모르지만, 강한 모험자는 수


가 적다. 그 때문에 특수주문이 되어, 고액이 되어버린다.
또한 그런 물건을 제작하는 자가 적다는 것도 요인의 하나
일 것이다. 이것들의 문제도 해결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모험자--왕국이나 제국의 모험자들에게도


알리고 싶다. 뭔가 좋은 아이디어는 있느냐?”

“폐하의 만들어내시는 모험자조합은, 왕국이나 제국의 것


과 비슷하며 다른 것이옵니다. 정보를 퍼뜨렸을 경우, 각국
의 모험자조합은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 뭔가의 수를 써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험자는 비장의 수단적인 측면도 가지
고 있습니다. 그것이 타국에 유출되는 것을 기뻐하는 자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정론이구나.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겠다 생각하느냐?”

“즉답하기는 어렵기에, 시간을 다소 주시겠사옵니까?”


“그렇구나. 나도 이후의 행동방침에 관하여 생각할 필요
가 있겠다”

실제로, 꽤나 많은 플랜을 혼자서 너무 진행시켜버린 생


각이 든다. 조금은 냉정하게 되어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거
나, 상담하거나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인즈는 일어섰다.

“그럼 이쯤에서--” 실례한다고 말이 나오는 것을 아인즈


는 눌러막는다. 왕의 발언이 아니다. “이쯤에서 끝이구나.
가보겠다”

아인잭이 일어나 머리를 숙였다.

“알겠사옵니다, 마도왕폐하”

돌아보지 않고 아인즈는 피스가 열어준 문에서 방을 나간


다.

생각치 않게 한숨을 쉬고싶게 되지만, 아직 상대의 회사


안이다. 그런것을 하기에는 이르다.

지천사들을 끌고, 아인즈는 모험자 조합에서 밖으로 나간


다. 그리고 상당히 걸어나간 뒤에, 간신히 작게 숨을 내쉬
었다.

‘아-, 지쳤다’

아인즈.울.고운은 지쳤다든지같은걸 말하지 않지만, 스즈


키사토루는 오버히트한 뇌를 쉬게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모험자조합을 산하로 두자는 아이디어를 알베도에게 말


하기 전에 조금 휴식시간을 갖자. 알베도가 걷어차지 않을
듯한 메리트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고... 해야될 게 잔뜩
있구나’

아인즈는 입을 다물고 걷는다. 걷는 와중에 좋은 아이디


어가 떠오르기를 빌며, 전이마법은 사용하지 않았다.

근처방--아인잭의 집무실과 이어진 사이의 문이 열리고,


새로운 손님이 들어왔다.

너무 말라서 신경질적인 선이 비치는 그 남자는 아인잭의


오랜 친구, 에.란텔 마법사조합장, 테오.라케실이다.

“플루톤, 놀랐구만. 설마 두명이서 이야기하고 있을때에


마도왕이 올거라곤. 뭔가 감잡았던 걸까?”

“그건 모르겠군”

아인잭은 오늘 아침도, 평소와 마찬가지로 이르게부터 라


케실과 만나고 있었다.
두명이 만나는 것은 이 도시가 마도왕의 지배하에 되고부
터 반드시 아침 뿐이다. 그것은 태양을 익숙치 않아하는 언
데드가 많다는 지식에서다. 거리중에 순회하는 언데드의 병
단을 보는 한에선, 그런일은 위안정도라도 알고는 있었지만.

만나고서는 거의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것으로, 이후의


모험자조합, 마술사조합으로서 움직임까지의 상담하는 일은
없었다. 라는 것도 마도국 건국의 단계에서, 옮겨갈 자는
왕국이나 제국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마술사 조합에 이르
러서는 가지고 있던 매직아이템의 대부분이 가지고 가버려,
이 도시에 남아있는 것은 고작 몇명. 말하자면 이 도시의
마술사 조합은 해산이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다만 정보를 나눈다는 의미에서는 중요한 안건이 많았다.

모험자는 나라의 사슬이 엷지만, 마도국에서도 그게 통하


는 걸까. 말하자면 자국의 백성을 도망에 추격자를 붙여올
것인가. 그경우는 무사히 국경에 도착한다고 해도, 내놓으
라는 요구를 국가레벨에서 낼 것인가. 마술사에 관해서는
어떨까.

자신을 내놓으면서까지 백성을 지키고 있는 모몬에게 어


떤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할까. 또한 모험자 조합으로서 모
몬에의 대응은 어찌해야 할까.
신관세력은 침묵을 지키고 있고, 마도왕도 일선을 넘지않
는 듯이 생각되지만, 이후도 이대로일 것인가. 항전이 시작
되거나는 하지 않는 것인가.

이것들은 어떤 것도, 두명이 필사적으로 지혜를 짜도 대


답이 나오지 않는 문제뿐이었지만, 아무 준비도 없이 있는
사이에 사건이 발발해도 곤란하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신관세력이다.

그들 신관세력이, 불구대천의 적인 언데드를 왕으로서 섬


기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현상태에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
지만, 그게 더 두렵다.

거기에 주변국가의 신관세력의 존재도 있다. 서툴게 군다


면 각국 신관세력이 독자적으로 성전을 포고, 내응하는 형
태로 마도국의 신관세력이 움직임에 나선다는 것도 있을수
있다.

이 자리에 신관세력을 대표하는 법한 인물이 없는 것도


그들이 선 위치가 불투명하고, 서툴게 부르는 것으로 말려
들어가는게 아닌가 하는 우려에서다.

다만, 두명도, 신관세력이 마도왕에게 이길수 잇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불안한것은 그것에 의해 학살이
수행되는 것이 두렵다. 더욱이 모몬이 마도왕의 검이 되어
그들을 베어죽이는 꼴이 된다면 어떻게 한다면 좋을까. 또
한, 그후에 이 나라의 백성의 치유는 어찌되는 걸까
그런 식으로 머리가 아파오는 때에 마도왕이 찾아온 것이
다.

“하지만, 마도왕폐하는 네가 있던 것에 눈치채셨었다고”

마도왕이 근처의 방의 문을 보고, 코웃음친것이 그 증거


다.

“어쩌면 언제나의 우리들의 밀담은. 어떻게인가 알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뭐라고? 그러면?”

“그렇겠지. 네게도 들려줄 셈이셨겠지”

이 방의 소리는 약간의 공작을 한것에 의해 옆방에서도


듣는 게 가능하다. 그 덕분에, 옆 방에 숨어있던 라케실은
틀림없이, 두명의 회화를 들었을 터다.

“기분탓은 아닌가?”

“아니, 그건 있을수 없지. 적어도 누군가가 있는것을 깨


닫고 있었던 거다. 어쩌면 신관세력이라 생각하고 계셨을지
도”

그때는 돌연한 상황에, 경악과 혼란이 컸지만, 지금 생각


을 다시해보면 아쉬움밖에 없다. 어찌저찌 동료를 숨기고,
자신의 협소함을 코웃음쳐져.
거기에는 아케실을 불러내어, 3명이서 속을 털어놓고 이
야기 했어야했다.

마도왕도 속을 완전이 털고 이야기 했던건 아니었겠지.


하지만, 왕에 어울리는 당당한 태도로 단순한 평민에게 말
해주었다. 거기에 대해서 자신은 어떠했던가.

미간을 찌푸리기 시작한 아인잭에게, 라케실이 차갑게 말


했다.

“그래서 너는 어쩔 셈이냐? 아니,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


다. 아까까지 마도왕이라고 불렀던 남자가 지금와서는 경칭
을 붙이고 있으니 말이지”

“우리들의 이야기가 도청되고 있으니까라고는 생각지 않


나?”

“그런거면, 너는 충고해줬을테지?”

“마법으로 매료된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건가?”

“가능성이 없다고는 말할수 없지만, 일단 있을수 없겠지.


매료의 마법에는 제한시간이 있어. 아무리 마도왕이라도 무
한하게 유지하는건 할수 없을거다”

“그게 가능한것이 마도왕폐하일지도 모른다”

“그만둬주게. 진짜 그럴거 같아서 곤란해. 신의 영역일


제8위계마법을 쓸수있을 존재니까 말이지”
두명은 웃고, 아인잭은 진지한 얼굴로 돌아온다.

“나는 마도왕폐하께 협력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침략에 일조하게 되는 건가?”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지배해가는 것은 당연한 광


경이지 않나?”

“불행하게 된다고 알고 있어도 그걸 묵인한다고?”

“그렇게 정해진건 아냐. 무엇보다 마도왕폐하가 이 나라


를 지배하시고 나서부터, 누군가 불행하게 된 사람이 있었
나?”

라케실은 입을 다문다.

실제로, 놀라울 정도로 불행해졌다고 단언할수 있는 자는


없다.

“일이 줄어든 모험자가 있겠지?”

“뭐, 그건 있던가, 그건 조금... 너도 공교로운건 말하지


말아달라고”

“그렇구만. 조금 짖궂었구만. 다각도에서니까 신관세력을


어떻게 할까 들어봐도 좋지는 않을까?”

“그만두게. 혹시 서툴게 찔렀다가, 그러고보면 방해니까


멸할까, 라든지 말해진다면 어쩔 셈이야. 나는 학살의 포화
를 끊은 것 같은 식으로 무거운 돌을 지고 살아가고 싶지
않다고”

“그런 행동에 나설 상대라고 생각했나?”

“아니, 그 반대다. 저분은 지극히 이지적이다. 솔직히 놀


랄정도다. 저 언데드로서의 얼굴이 마법으로 변신한건 아닐
까, 하고 생각될 정도다. 그래--모몬 공에 닮은 분위기구만”

“그건 아무리 그래도, 모몬 공한테 실례겠지”

불쾌한듯이 얼굴을 찡그리는 친구의 태클에 아인잭은 쓴


웃음 짓는다.

“확실히 그렇구만. 인간의 영웅과 언데드의 마왕을 함께


취급하는건 실례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양자 모두 사람이
서는 영역에서 이탈한 강함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에서는 같
지 않나. 말하자면... 그래. 초월한 존재이기에야말로 발하
는 것이 가능한 독특한 분위기를 느꼈어”

“과연. 그거라면 조금 알듯한 기분이 드는군”

두명이 어른어른하고 그 영웅’모몬’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럼, 하고 아인잭이 한숨을 쉬고는 라케실을 정면에서


바라본다.
“--라케실. 혹시 마도왕폐하께 협력할 생각이 아니라고
한다면, 이후로는 오지 말아주겠나?”

이유는 말할것도 없다. 이후에, 아인잭의 방에는 마도국


의 국가운영에 관련된 자료가 있게될지도 모른다. 그런 방
에 부외자를 들이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친구에 대해 그런 발언을 할 정도로, 마도왕의 발언은 아


인잭의 마음을 강한 충격을 주었다.

그의 말에서 새로운 모험자상의 빛남을 보았다. 미지의


땅을 답파해가는 모험자라는 자가 있다. 그렇지만 대체로는
죽거나, 현실의 앞에서 꺾인다. 그런 위험한 여행이 가능한
것은 한줌 속에서도 한줌 뿐이다. 하지만, 마도왕이라는 절
대의 힘을 가진 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가 백업해준다고 한
다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인다.

진정한 모험자의 탄생이다.

피식하고 라케실이 말을 잇는다.

“저기, 아인잭. 이 땅의 마법사조합이 거의 해산되어 있


는것은 알고 있겠지?”

“아아, 물론이다”

“그러면, 예전의 동료로서 전면적으로 지원하지. 그리고


끝나고나면 우리들도 미지를 찾아 여행에 나가보지 않겠
나?”

“--하하” 아인잭은 웃는다. “우리들의 나이를 생각하라고.


후후--해볼까?”

“생각있나. 그 때문에도 마도왕폐하의 모험자 조합에 있


어서는 연령에 제한이 없게끔 이야기 해주게나”

방에서 두명의 밝은 웃음소리가 울려퍼졌다.


챕터2. 리.에스티제 왕국

안쪽포켓에 들어있는 매직아이템이 떨리자, 클라임은 그


것을 꺼낸다.

손안을 채우는 커다란, 3개의 침--시침과 분침, 그리고


초침--과 그것을 둘러싼 열둘의 숫자가 단면에 새겨져있는
회중시계다.

대형의 시계라면 기계식의 물건도 있지만, 개인이 휴대할


정도의 사이즈가 되면, 왕국에 있어서는 매직아이템 이외에
는 존재치 않는다. 시계는 생활에 밀접한 관계도 있기 때문
에, 매직아이템으로서는 낮은 가격대에 팔리고 있다. 그렇
긴 해도 서민이 가볍게 손에 넣을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

클라임이 가진 시계는 그가 빌려받은 물건이다. 그 덕분


에 보통의 매직아이템의 시계와는 달리, 특별한 마법의 힘
을 가지고 있다.

시계의 명칭은 "12의 마법의 힘’트웰브.매지컬.파워’"라


하여, 하루에 한번, 세트한 시각이 되면, 그 시간에 응하는
마법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다만 그 은혜를 입기 위해서는 최저라도 하루는 시계를
소유할 필요가 있기에, 막 빌렸을 클라임에게는 마법의 힘
은 발동하지 않는다.

“응? 벌써 시간? 빠르네”

근처에서 멍하니 파란 하늘을 바라보던 여성이 말을 걸어


왔다.

“그런듯 합니다”

클라임은 그 여성--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팀 "청장미"의


구성원인 티나에게 대답한다.

“흐-응. 이렇게 한가롭게 굴고 있으면 시간경과를 잘 모


르겠네”

여러가지로 태클걸 곳이 많은 발언이었다.

우선 그다지 티나는 한가롭게 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장소를--클라임의 뒤에 있는 건물의 정면입구를 경계해주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벌써 시간””빠르네” 같은 식으로 말
하고 있지만, 그녀는 꽤나 정확한 체내시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모험자 중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정확한 체내시계를 가지


고 있는 자가 있다. 특히 도적같은 직업에 많지만, 이것은
훈련의 결과물이다. 은밀히 조사하는 관계상 단독행동이 많
고, 시간감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응? 뭔가 말하고픈거라도 있어?”

“아뇨, 그다지 없습니다”

대답을 듣고는, “그런가-” 라 말하며 티나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어째서 거짓을 뱉은건가, 따위로 그녀가 숨기고 있는 것


에 일부러 질문할수 있을리도 없다.

본래라면 티나들을 고용할 정도의 돈이 없음에도 상관없


이, 가끔씩 목적지가 같았으니까 라는 식의 구실로 돌봐주
고 있는 것이다. 기분을 해칠법한 언동은 삼가지 않을수 없
다.

“그럼 공주님께 말을 걸고 오겠습니다”

“갔다와-”‘다녀와 느낌이지만 잇데라-까지만 되어있어서


그냥 갔다와로’

클라임은 뒤꿈치를 돌려 지금까지 뒤에 지키고 있던 건물


로 향한다.

건축중에는 몇번인가 본적이 있지만, 완공된 건물의 안에


들어가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다. 이 건물의 거대함--거기에
담긴 자신의 주인의 마음씨를 느껴, 클라임은 마음속이 따
뜻해진다고 생각했다.

문을 열자, 막 만든 냄새가 날터, 독특한 나무의 향기가


클라임의 코를 간질였다.

그대로 걸어나가, 통로를 빠져나가, 안쪽의 방의 문을 연


다.

거기에 자신의 주인이 있다.

빛날 정도의 미모를 가진 공주. 라나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몇명이고 아이들이 있다.

소란스런 아이들에게 상냥한 미소를 띄우며, 그들의 이야


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모습은 그야말로 성녀를 떠올리게 한
다.

마치 한폭의 회화같은 광경에, 클라임은 말이 나오지 않


는다.

그 신성함에 물든 광경을, 자신이 파괴해 버린다는 것이


두려웠던 것이다. 그것은 창가에 서서, 그 시설에서 일하게
된 여성들도 마찬가지였던듯, 누구 한명도 미동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방에 있는 어떤 한사람만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이, 애송이가 왔다고. 이제 시간이다”

가면의 아래에서 들려오는 차가운 목소리에, 라나가 머리


를 들고, 클라임을 진 정면에서 본다.

그 사파이어를 떠올리는 눈동자 속에 자신이 비치는 것을


클라임은 확신했다.

“...면목없습니다. 라나님. 왕궁에 돌아갈 시간이 되었습


니다”

“그런가요. --그러면 저는 아쉽지만, 가지 않으면 안되겠


네요”

아이들이 “에-” 하고 유감스러운 듯 소리를 올린다. 완전


히 아이들의 마음을 잡지 않고서는 결코 이런 목소리를 울
리게 하는 것은 할수 없을 것이다.

그런 반응에 황망히, 여성들이 움직였다. 아이들을 달래


고, 상당히 듣지 않으려는 아이를 억지로 안아서 라나에게
서 떨어뜨렸다.

“여러분, 또 놀러와도 괜찮을까요?”

라나의 질문에 아이들이 일제히 기운차게 대답했다.

“그러면, 다음엔 요리를 만들어올께요. --클라임, 가볼까


요. 이빌아이상도”
“흥. 말하지 않아도 나는 네 경호--의뢰를 받지는 않았으
니까 단순한 동행자였었나. 신경쓰지 마라. 나는 뒤에서 붙
어갈테니”

일행이 모여 건물을 나갔을 때, 근처에 멈춰있던 마차가


막 도착했다.

사양도 없이 티나가 먼저 마차에 올라탄다. 예의를 모르


는 것처럼 보이지만, 안전확인을 위해서다. 이어서 라나가,
그리고 클라임, 마지막에 이빌아이가 올라타자, 마차가 움
직인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마차 속에서, 문득 이빌아이가 말을


꺼냈다.

“...하지만, 너도 큰일이구나. 그런 고아원을 만든다든지


하고”

“큰일인가요?”

“아아. 꽤나 이런저런 인간들에게 말을 듣거나 하지 않았


나? 지금 이 시대에 그런 것에 내놓은 돈은 없다든지”

라나는 턱에 손가락을 하나 대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일은 없었는걸요? 오라버니는 곧바로 제 부탁을 들


어주셨어요. 그리고 이런 시대이기에야말로, 아이들을 지켜
주지 않으면 안되는 거에요”

이빌아이가 앞을 재촉하듯이, 턱을 내밀었다.

“네. 알고 계시는대로 마도국의 왕에 의해서, 많은 사망


자가 나왔습니다. 그 탓에, 부모를 잃은 아이들이 많이 나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러한 아이들을 지켜줄
고아원을 세웠던 거구요. 거기에 남편을 잃은 부인들을 고
용해줄 장소도 필요하니까요”

“마도왕인가...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한다 치고, 애들한테


내놓기보다 좀더 다른 곳에 돈을 내야하는게 아닐까? ...나
는 약한 녀석이 죽는것은 할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만?”

“그건 틀립니다”

라나는 확실히 단언했다. 지금까지의 말과는 달리, 힘이


있었다.

“약한자를 강한자가 구하는것이 올바른 모습이에요. 거기


다...”

라나의 시선이 힐끔하고 자신을 향하는 것을 클라임은 느


꼈다.

‘어쩌면--’

클라임의 기억속에서 아이 무렵의 자신이 떠오른다.


그 자신의 모습을 알고 있기에야말로, 왕녀는 고아원을
만들려고 생각해 준것이 아닐까. 클라임과 같은 인간을 이
이상 늘리지 않기 위해서도.

가슴이 한순간 뜨거워진다.

물론, 라나의 진의를 확인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틀림


없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뭐, 그런 사고방식도 있겠지. 거기다 내 생각을 타인한


테까지 밀어붙이는 것은 틀린거겠고. 하지만, 저렇게나 커
다란 걸로 만들 필요가 있었던 건가?”

“예. 많은 아이들이 들어가게 될것 같으니까. 왕가 직할


의 땅에서 모을 예정도 있고, 저래도 작을 정도라고 생각해
요. 아이들은 제 보물입니다. 그들이 결코 그릇된 길로 이
탈하지 않게끔, 뒤를 돌봐줄 필요가 있습니다”

“흐-응. 왕녀님, 머리 좋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냐? 티나”

“부모를 잃은 아이란게 어떻게 자라날 거라고 생각해, 이


빌아이”

“그건... 과연... 귀중한 일꾼을, 사라진 병사의 매장에 돌


릴 여유는 없어. 그러니 다른 방법으로 치안의 악화를 저지
한다고? ...과연”
“{누군가 보고 있다면 청렴결백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아무도 보고 있지 않으면 욕망에 져버리는 일도 있다. 그리
고 그 범죄가 능숙해졌을 때, 점점 악의 길로 굴러떨어져
간다. 작았던 범죄가 굴러떨어지는 눈덩이같이 커져간다.
그러니 그런 틈을 보이지 않게끔 해야겠지만 어려우니까 이
런 방법으로 틈을 없앤다}”

“흥. {--인간은 누구나가 강한 것이 아니다}”

“이빌아이한테도 했던 말인가-. 꽤나, 좋아하는 걸까나?”

“...녀석이 비슷한 대사를 말하는 것을 세번정도 들었던


적이 있다고”

후반은 이빌아이와 티나밖에 모르는 회화였지만, 전반부


분은 클라임으로서도 거기까지 말해지면 안다.

부모를 잃은 아이의 대부분은, 살아가기 위해 범죄에 손


을 물들이는 것이 될테지. 그렇게되면 힘을 잃었을터인 여
덟손가락이라도 숨이 돌아올 것이고, 왕도의 치안이라 해도
보다 한층 악화된다.

자신의 경애하는 주군은, 장래에 대비하여, 손을 썼다라


는 것이겠지.

하지만--이상한 듯이 라나가 이빌아이에게 질문을 건다.


“--무슨 얘기인가요?”

“어이. ...우리들이 너무 깊이 읽은건가? 아니면 그건 연


기냐?”

“응-. 보는 느낌으론, 진심”

“네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런 건가. 뭔가 감탄해서 손해


봤군”

“에 또, 제 평가가 맘대로 요동치고 있는것 같지만요...


그래도, 지요. 저도 꽤나 생각하고 있는걸요? 이번에 시작
한 고아원이 잘 되면, 아이들에게 어느정도 교육을 해나가
면서, 우수한 인재가 나타나면, 다른 귀족들도 따라해줄까
하고. 그렇기에 어느정도는 아이들의 수도 필요한 거에
요. ...그다지 칭찬받을 이유는 아니겠지만”

“아니, 그런 이유로 애들을 모으는 거라면 납득이 가고,


감탄할수 있어. 장래적으로 결과가 나온다면 상찬받을 일이
지. 무상의 봉사따위 위선자냄새뿐이고 말이지”

“이빌아이는 고생했던 것 때문에 맘이 비뚤어져 있어”

“어이! 너라고 해도 나랑 같은 타입이잖아!”

“그런 일은 없음. 나는 퓨어. 더러워진건 당신 뿐”

칫! 하고 강하게 혀차는 소리가 가면 아래에서 들렸다.


“맞아맞아. 제가 고아원을 만든건, 브레인 상이 아이디어
를 주셨던 덕분이에요”

“브레인.앙글라우스인가. 그 녀석은 어떻게 된거지? 오늘


은 본적이 없지만”

“브레인 상은 지금, 다른 일로 왕도를 돌아다니고 계세요”

“호오? 왕녀의 경호보다 우선할 일이 있다고?”

“예. 돌아가신 전사장의 부탁을 이루어주려 움직이고 계


십니다. 에 또. 전사장의 건 이지만, 그 때는 폐를 끼쳐 버
렸지요”

잠든 감정을 숨기듯이 티나가 조금 눈을 가늘인다.

“우리네 귀신리더의 예쁜 얼굴에 상처를 낸거는 열받음”

“면목없습니다. 아버님을 대신해서 사죄드리겠습니다”

“보스한테 직접 사과했던건 알고 있으니까 용서할께”

“고맙습니다”

“...죽은자의 말은 때로는 산자의 말보다도 강한 힘을 가


졌으니까”

이빌아이의 시선이 조금 마차의 작은 창에서 밖으로 향하


는 듯이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것도 한순간의 일이다.
“이야기로 돌아가지. 브레인.앙글라우스는 뭘 하고 있다
고?”

“브레인 상은 전사장에게서 {전사장을 이어주길 바란다}


고 들으셨던 것 같지만, 자신으로선 그건 할수 없다고 생각
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사장을 잇기에 어울리는 인
물을 찾아, 자신이 단련시키겠다고”

“귀족의 커넥션이 없는 녀석을 찾는다고 한다면... 과연


가제프도 앙글라우스도 같은 평민출신. 그렇기에의 사고방
식인가. 거기에서 너는 번뜩임을 얻어--”

“--그런 거지요. 고아원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 브레인


상을 불러 아이들에게 만나보게 한다면, 이라고 생각해요.
어쩌면 그들 중에 재능을 가진 아이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나는 거기까지 보지 못하지만 말야-” 말한 것은 티나다.


“이빌아이는 어땠어?”

“마법의 재능은 본것만으로는 알수 없어. 몇회고 마법의


훈련을 한다면, 그녀석이 마법을 쓸수 있게 될까 정도는 약
간 알것 같지만, 그래도 마력계마법 뿐이다. 혹시 그 꼬마
가 정신계, 신앙계 쪽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해도 나로서는
재능 제로로밖에 안보여”

라나가 “우-응” 하고 고민하는 듯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는 꽃이 피는듯한 미소를 보인다.

“장래적으로는 고아원에 이런저런 분을 초대해서, 아이들


의 재능을 봐달라할까, 하고 생각하네요”

라나의 시선은 두명에게 향해있다. 거기에 담겨있는 것을


전달하겠다는 의미로서는 말보다도 웅변이다.’그 시선이’

“...달콤한 생각이구만. 그녀석이라면, 아-”

“유감, 이빌아이. 그 귀신리더라면--”

“--그렇겠군. 하지만 나는 녀석의 말이더라도, 간단하게


는 머리를 세로로 흔들지 않을걸? 그 나름의 보수--최저한
이라도 고용된 것에는 돈을 받는다. 역시나 매번 거의 무보
수로는 다른 녀석들에게도 미안하지. 모험자의 규칙에도 위
반하고 있어. 거기다 기술을 전수하는 것에는 나름의 대가
를 지불해야할 일이다”

“말씀하시는 일은 모두가 그야말로 그 말대로 라고 동의


할 수밖에 없습니다만, 면목 없습니다. 실은 저, 돈이 없어
요...”

라나가 풀죽은듯 말했다.

제3왕녀는 스페어의 스페어. 결혼한 귀족의 집에 왕족의


피를 흘리는 것 정도뿐이 기대되지 않았던 라나의 뒤에서
방패가 되어주려 하는 귀족은 없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지
금까지 대부분 자유롭게 될 돈을 가지지 않았다. 조신한 라
나이었기에, 이제까지도 문제는 없었지만, 제1왕녀나 제2왕
녀였다고 한다면 절대로 참아내지 못했을 테지.

그렇기에 자신의 갑옷에는 그녀로부터의 배려가 들어있다


고 클라임은 실감하고 있다.

“왕녀님은 번쩍이는 의장을 두르고, 우아한 생활을 한다


고 들었지만 말이지-”

“현실에선 그렇게 달콤하지는 않은 거에요. 그래도, 그런


공주님이 없다고는 말하지 못하겠지만요”

동경하네요, 라고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라나에게 클라임


은 무어라 말할수 없는 감정에 습격당한다.

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마음이 어여쁜 그녀에게는


그런 생활을 바치고 싶은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반면, 그런 그녀이기에야말로 자신은 살


아난 것이며, 지금의 자신이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 때, 빙
글하고 라나가 얼굴을 돌려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눈으로,
옆얼굴을 살피던 클라임의 시선을 잡았다.

“--무슨 생각 하시나요, 클라임?”

“아,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라나님”

“그런가요? 뭔가 있다면 말해줘야 해요? 곤란할 때엔 도


와주지 않으면 안되요”

“예, 예! 감사합니다!”

“어이, 노닥거리는 중에 미안하지만, 역시 기술을 그냥


가르쳐주는건 좋아하지 않아. 역시나 그녀석이 말한다 해도
그 때는 나름대로의 것을 받을거다?”

“어떻게든, 저라도 지불할수 있는 금액으로 부탁드립니다”

꾸벅하고 라나가 머리를 숙인다.

“으응-. 하지만 왕녀님이 알고 싶은 것은 재능이 있는가


어떤가겠지? 나는 움직임이라든가 보겠지만? 이빌아이는
뭘하는데?”

“...음. 하아. 솔직하게 말하지. 몇번의 연습만으로는 그


자의 재능의 깊숙히까지는 엿볼수 없어. 마법의 재능은 외
적인 적보다는 내적인 것 쪽이 커. 거기에 마법의 재능이라
는 의미에서는 나는 천재라곤 하지만, 그 이상은 아니야.
저 제국의 대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처럼 능력을 쓰거나는
할수 없으니까”

“태어나면서부터의 이능-탤런트로의 판별인가-”

“탤런트인가요” 라나가 하아 하고 한숨을 쉰다. “그것도


아이때부터 찾아낸다면 좋을텐데요. 그렇게 하면 평민이니
까 라는 귀족주의로 응어리진 사고도 조금은 풀릴테지요”

“라고한다면, 모든 아이에 대해서 탤런트를 간파하는 마


법을 쓰는 것 같은 시스템을 꾸리면 되지 않나? 가졌나 가
지지 않았나의 파악만이라 한다면 제3위계마법에 있어. 어
떤 건가를 조사하는 것은 보다 고위계마법이 되는듯 하지만
--뭐, 꿈속의 이야긴가”

“그런가요? 탤런트란게 읽어낼수 있는 건가요?”

“뭘 눈을 반짝반짝거리는건지 모르겠지만, 그다지 커다란


기대는 하지 말라고? 정신계의 제3위계마법에 간신히 눈
앞의 대상이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가 하는 판별이 되
는 정도라고 들었던 기억이 있는 정도다. 가지고 있다고 해
도 거기서부터가 귀찮다. 어떻게 하면 그게 발휘되는지를
조사하지 않으면 안돼. 거기다 조사한 결과, 아무래도 좋은
것일 가능성의 쪽이 높으니까”

“그런가요...”

라나의 눈의 빛남이 사라져간다.

“그것보다는 여러가지로 시험해보는 게 좋아. 개울을 쳐


본다거나, 위험하지 않은 약을 들이마시고 트랜스한다거나,
탤런트란거 돌연, 뭔가가 맞아 떨어지는 느낌으로서 아는것
같고”
“그런가? ...흠, 그랬었던가?”

“아라? 이빌아이상도 탤런트를 가지고 계신 건가요?”

지금까지 실없이 입을 놀리던 이빌아이가 돌연히, 바위같


은 분위기를 풍기기 시작했다. 들려주고 싶지 않은 화제에
들어간 모양이다.

하지만 자신의 주인은 순진하게 질문을 던진다.

“어떤 힘인지 가르쳐주실수 없나요?”

의외로 날카롭다고 생각되는 때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는 대체로 이런 느낌이다. 분위기를 읽지 못한다고 할
까, 들려주기 괴로운 것을 태연하게 들으려거나 한다.

상대의 일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만, 왕족으로서


커왔던 때문이겠지.

“뭐냐, 너. 그렇게 식욕돋는 이야기냐?”

“주변에 탤런트를 가지신 분이 적은걸요. 그래서 이빌아


이상이 어떤걸 가지고 있는지 알고싶네-라고”

“그런가. 그런거라면, 뭐, 대답해 주지”

슥하고 이빌아이가 몸을 일으켜, 조마조마한 얼굴의 라나


도 마찬가지로 몸을 일으켰다.

때로는 탤런트는 비장의 수단도 된다. 특히 모험자라 한


다면 더욱이나 그렇게 된다. 라나가 나불나불 누군가에게
이야기 할거라곤 생각되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간단하게 고
백해도 되는 것은 아닌 듯이 클라임은 생각했다.

“그다지 들려주고 싶지 않은 이야기다. 귀를 빌려주지 않


겠나?”

“네”

라나가 자신의 귀를 이빌아이에게 향한다.

그리고--

“그런 중요한 걸 나불나불 떠들어댈리가 없잖아!!!”

노성이 마차내에 울려퍼진다.

옆의 티나는 예측했던 거겠지, 이미 귓구멍을 손가락으로


막고 있다.

“심해요! 귀가 윙윙 울려요!”

클라임의 가슴에 날아들듯이 라나가 몸을 던져온다. 효과


음을 붙인다고 하면 포옥 이라고 해야할까.

눈가에 눈물을 맺힌 라나가 팔께에서 올려다본다.

귀여워, 좋은 향기, 같은 것을 생각한 클라임은 자신의 하


찮은 생각을 내다버린다. 자신의 주군에게 대하여 그런 식
의 생각을 품는것은 있을수 없다.
“이빌아이님. 기분은 알겠습니다만, 용서해주신다면--”

“--아--앙? 애송이, 네놈이 어리광 피우니까 이 꼬마아가


씨가 이렇게 된거 아니냐?”

“그, 그런식의 짓은 하지 않습니다. 제가 공주님께 어리


광 따위...”

어리광 피우고자 생각해도, 그런일, 자신이 할수 있을리


없다.

“그래요! 클라임은 좀더 저한테 어리광 피워도 된다고 생


각해요. 이빌아이상의 의견에 찬성이에요”

“아, 아뇨, 공주님. 그건 뭔가가 다른 기분이...”

“그런 일은 없어요! 좀더 어리광 피워준다면, 이런 때에


꾸짖어져도 솔직히 납득이 될테니까요. 그러니까 어리광 부
려주세요. 우선은 아이때처럼 같이 낮잠을 같이 자죠. 자,
이빌아이상, 좀더 말해주세요!”

“이제, 됐어. 내가 바보였다. ...어쨌든 꼬마아가씨, 나는


탤런트를 사람에게 말하지 않아. 알겠지”

“그렇게 위험한 것인가요?”

“아아. 비장의 카드다. 쓰면... 그래, 우리의 리더의 검의


폭주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도시를 쉽게 파괴해버릴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어”

이빌아이의 말에는 무거움이 있었다.

다만, 자신의 팔께에서 “으-응?”하고 의문스런 소리가 들


려왔다. 시선을 향하고 싶은 부분이지만, 그렇게 되면 필연
적으로 라나가 몸가까이 있다는 것을 강하게 인식해버리게
되어, 참아낼수 없다.

라나를 밀어내기에도, 너무나 부드러워서 어느정도의 힘


이 적당한 것인지가 알수없다.

클라임의 심장이 빠르게 울리고 있는 사이에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라퀴스가 가진 검 말인가요?”

“아아. 녀석의 이야기로는 폭주하면 매우 안좋은 일이 되


는듯 하다. 도시, 아니 나라였던가? 하나를 멸망시키는듯
해. 그것을 참아내는 것에 힘을 할애하고 있다는 이야기였
었지”

“그랬었던가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마검의 일은 아직 주인에게도 클라임은 이야기하지 않았


다.

“신경쓰지 않는 편이 좋아. 귀신리더는 당신을 걱정시키


고 싶지 않았으니까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을 뿐. 모르는 척
해줬으면 해”

“...그렇네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고보면 아인드라님은 어떻게 되신 건가요? 요즈음


얼굴을 뵙지 못했습니다만”

“음? 아무도 말하지 않았었나? 어이, 공주, 네 쪽에서 말


하진 않았나?”

“...잊고 있었습니다. 에 그러니까 말이죠, 클라임. 가가


란상과 티아상의 수행에 어울리고 있어요”

라나의 말을 이빌아이가 이어간다.

“그 두명은 그 왕국을 습격한 마왕, 얄다바오트와의 일전


에서 죽었다. 물론, 부활하긴 했지만, 그때에 상당한 생명력
을 잃게 되었다.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 위험 속에서 자신
의 몸을 두고, 사선을 넘나드는 것으로 힘을 회복하려고 하
는 거다”

“사실은 우리들도 같이가고 싶었어”

“그렇게 되면 마음속 어딘가에 무름이 생겨버리니 말이지.


소수로의 전투야말로 단기간에 강하게 되는 최고의 수단이
다”
“그것도 진짠지 의심스러워”

“으음. 효율적이라기보다 위험한 의식같은 거지만... 뭐,


그런 이야기라도 믿고서 단련을 쌓지 않으면, 혹시 다시 놈
이 왕도를 습격할 때에 시간벌기조차 어려워”

“시간벌기? 아-, 이빌아이를 한번에 넘어뜨린 그 사람이


올때까지의 시간?”

“그래! 그 대영웅님이 와주실때까지는!”

돌연히, 이빌아이의 분위기가 변한다.

흥분한 듯한 열의가, 가면의 아래에서도 확실히 느껴졌다.

“모몬ㅆ--님이셨었지요”

“그렇다! 대영웅모몬님이다! 거검을 양손에 들고 마치 나


뭇가지라도 휘두르는듯이 사용하는 최강의 전사! 틀림없이
주변국 최고의 전사라고! 그 사람까지 있어준다면, 다시 얄
다바오트가 공격해왔다고 해도 베어버릴 것이 틀림없어! 저
번엔 아까운 곳까진 갔지만, 놈이 도망쳐버렸다. 하지만 그
분의 일이다, 이미 대처방법은 생각하셨을 것이다!”

열변에 눌린듯한 형태로 클라임은 “아, 예”하고 맞장구를


칠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사람, 이번엔 와줄까나? 그 마도왕의 산하에


들어갔을텐데?”
양손을 꼬나쥔 이빌아이에게, 티나는 드물게 지쳤다는 표
정으로 말을 걸었다.

“아-! 모몬님!!! 제길, 마도왕 놈! 그 분을 지배하겠다는


따위, 하늘이 용서해도 이 내가 용서못해! 놈을 쓰러뜨려
해방할수 있다면! 뭘 생각만 하고 있었던거야! 역시나 한번
에.란텔에 가서 모몬님의 생각을 들어두는 편이 좋지 않을
까?”

“...저 두명이 힘을 되찾고 나서로 해줘”

“조금 갔다올 뿐이다. 장소를 기억해두면 전이로 돌아온


다. 편도는 <비행-플라이>를 써두면 그다지 시간도 걸리지
않아!”

“이빌아이, 정말, 모몬의 일이 되면 무너지네. ...그건 해


선 안된다고 귀신리더한테 들었었겠지?”

“네가 비밀로 해준다고 하면!”

“나는 실은 입이 너무도 가벼워. 둥둥 뜰 정도로”

“전직’예전직업’을 생각해보면 그건 절대로 없을텐데?”

“유감. 지금의 나는 모험자 "청장미"의 티나. 이명은 "입


이 엄청 가벼움"“

거기서 티나의 눈에 진지한 빛이 머문다.


“...좋은 찬스. 여기서 묻고 싶어. 이빌아이, 당신에게 마
도왕을 죽이는 일은 가능해?”

움찔하고 이빌아이의 움직임이 멈췄다. 방금까지 있던 흥


분했던 기색은 이제와선 절무. 모험자 최고위의 마법영창자’
매직캐스터’가 거기에 있다.

“전해들은 이야기가 전부 정말이라고 한다면--이미 그건


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 한명이 가질 힘을 초월하고 있어.
카체평야에 있었던 일을 그 뒤에 나도 조금 조사하고, 여러
가지로 연줄에 부탁해서--그 노파와 연락을 취하거나 해서
정보를 분석했었지만, 솔직히 너무나도 지나치게 황당무계
해. 애송이가 환술로 속아넘어 갔었다고 생각하고 싶을 정
도로군”

“그것은 결코 환술이 아닙니다. 많은 사자가 나왔습니


다...”

라나의 얼굴이 비통하게 일그러진다.

“그 싸움에 참가했던 자는 26만명. 그 중에서 죽은자는


18만명에 달합니다. 거기에 정신이 병들고 말아, 제대로 된
생활을 보낼수 없게된 자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저 고아
원에 온 아이들 중에서도 그런 부모를 가진 아이도 있습니
다”
“...애송이의 이야기를 듣게 되버리면 그렇겠지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아. 그정도의 몬스터에게 쫓겼어서야...”

“...예. 그건 지옥이었습니다. 행운이게도 저는 브레인상


이나... 전사장, 강한 두명과 함께 있었던 덕에 마음이 병들
지 않는 선에서 끝났습니다만, 그렇더라도 지금도 때때로,
뒤를 돌아보게 되어버립니다. 민병의 쪽이라 한다면 그 공
포는 더욱 강하여, 마음이 병들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
다”

“너는 정말로 자신의 행운에 감사해야 할거다”

클라임이 딱 한번 끄덕인다

“그럼, 티나. 네 질문에 솔직히 대답하지. 나로서는 마도


왕에게 이기는 것은 불가능이다”

예상은 되었던 대답이었다.

“역시나”

“뭐 글쎄. 그 소환된 괴물, 정도라면 어쩌면 어떻게 될지


도 모르지만, 역시 현물을 보지않고는 단언은 어렵군. 다만,
그런 괴물을 복수체 소환하여 조작하는 마도왕은 솔직히,
이 세계에 있어도될 존재가 아니야. 신대의 힘을 가진 자다”

“마도왕 개인의 힘이 아니라, 뭔가 아이템을 이용해서의


소환일 가능성은?”

“있을법한 일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단정짓는 것도 위험


하다. 라기보다 확인해볼 수단도 없지마는”

“얄다바오트와 부딪혀주면 행복”

“그게 누구라도가 바라는 전개겠지. 다음은 모몬님이 마


도왕을 베어주신다면 최고겠지만...”

“모몬님과 마도왕, 어느쪽이 강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질문한 클라임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정도의 몬스터를


소환하는 마도왕의 쪽이 아득히 위라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이빌아이가 생각에 빠진 모습을 보이는 것에 놀란다.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저 얄다바오트를 격퇴한 모몬님


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마도왕의 힘 또한 상상을 거절하
는 것이다. 양자모두 힘의 규격이 우리들과는 너무 달라서
상상조차 안돼”

“그런 인물이 마도왕의 부하로 흡수된것은 최악. 누구도


싸움을 걸수 없음”

그 말대로다.

유일하게, 마도왕과 대등히 싸울수 있을지도 모르는 인물


이 마도왕의 부하라는 곤란한 사태다. 마도왕에 싸움을 도
전하는 것은, 두명의 마도왕과 싸우는 것 같은 처지가 되는
것이 된다.

왠지 모르게 마차내의 공기가 어두워졌을 때, 마부석의


칸막이 판의 작은 창이 두드려지고, 열렸다.

“슬슬 왕궁입니다”

마부의 목소리에 라나가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앞에 앉은 두명의 모험자를 번갈아보았다.

“오늘은 정말 여러가지로 감사했습니다. 라퀴스가 돌아오


고 나면, 감사와 함께 한번 식사라도 하고싶다고 전해주시
겠어요?”

여동생이 돌아왔다는 보고를 듣고, 제2왕자--자낙.발레온.


이가나.라일.바이셀프는 마중하러 방을 나섰다.

형--발브로.안드레앙.이엘드.라일.바이셀프 제1왕자가 행
방불명되고, 시간이 상당히 경과했기 때문에 생존은 절망적
이라 보여져, 거의 차기왕에 내정되었다고 말해지는 그의
쪽에서 여동생에게 간다는 것은, 본래라면 이상하다. 남매
라 하더라도, 명확한 신분의 차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상관없이, 그가 가는 것에는 시급하게 이야기하
고 싶은 안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팔인 인재를 잃은 그에
게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여동생밖에 의지할 상대가
없었다.

이윽고 자낙은 여동생의 모습을 발견한다.

여동생 가까이에는 순백의 갑옷을 착용하고 있는 클라임


의 모습도 있었다. 라나가 가는 곳에는, 대개의 경우, 종자
로서 두었기 때문에, 별로 이상한 광경은 아니다.

라나가 주워온 빈민의 아이, 클라임.

머리 속이 꽃밭투성이라서 변덕스레 주워왔다고 예전엔


생각했지만, 라나의 기괴함과, 유례없는 지혜를 알고부터는,
뭔가 이유가 있어서의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든 밝혀지게 된것은 얄다바오트의


왕도습격이나, 마도왕에 의한 대학살의 결과부터다.

이 왕도에 클라임보다 강한 병사는 매우 적다. 가제프에


의해 선택된 전사단조차 클라임과 동등이상의 자는 손꼽아
헤아릴 정도다. 거기에 더해, 라나는, 클라임이 데려왔다는
듯한 브레인.앙글라우스 라는 남자나, 아다만타이트급 모험
자팀 "청장미"의 리더, 라퀴스와도 개인적인 우호관계를 쌓
기에 이르렀다. 자신의 여동생이야말로 이 왕도내에서 가장
물리적인 힘을 가진 존재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무력에 의한 전복을 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낙이 그렇게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다.

라나가 그렇게 간단하게 직접적인 수단에는 나오지 않는


다 해도 경계는 필요하다. 그 때문에 자낙은 현재, 만약을
위해서 비밀리에, 오리하르콘급 모험자나 미스릴급 모험자
와 개인적인 연결고리를 가지는 것에 매진하고 있다.

자낙은 자신의 형 왕자에게 감사의 뜻을 보낸다.

이러한 여러가지의 일에 손이 닿을수 있게끔 된 것도, 형


왕자가 행방불명이 되어, 자신이 다음 왕이 되는 것이 거의
확정된 때문이기에야 말로다. 형 왕자의 세비를 자신에게
돌리게끔 한것도 크다.

라고 해도, 바르블로 제1왕자의 사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는 것에는 아주 조금 불안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마도왕에
게 붙잡혀있더라도 성가시고, 상처를 입고 어딘가의 마을에
숨어있더라도 곤란하다.

“정말로... 마지막까지 폐를 끼쳐주는군”

따라오는 자들에게는 들리지 않게끔, 입속에서 중얼인다.


조금만 더 반석인 지위를 얻을 때까지는, 귀족들을 자극
하는 일은 피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자낙은 뒷배’경’에 불안이 있다.

함께 왕국을 발전시키자고 약속했던 레에븐 후작은 만류


하는 자낙의 손을 뿌리치고, 영지로 돌아가버렸다.

영지의 자들이 많이 죽었으니까 당연한 일이라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분위기가 거기엔 있
었다.

자랑스레 이야기하던 평민출신의 군사와, 호랑이새끼라고


불린 전 오리하르콘급 모험자의 사망 등이 그 원인의 하나
가 된것은 틀림없다.

자낙은 자신의 위 부근에 가벼운 아픔이 달리는 것을 느


꼈다. 여동생에게 상담한다면, 조금은 이 아픔이 가셔줄 것
인가.

자낙은 이 수주간, 한가지의 문제를 품고 있다.

그것은 마도왕에게 헌상품을 증정할 것인가 어떤가, 증정


한다 해도, 건국기념으로 주는 것인가, 그게 아니면 다른
이유를 붙여서 바칠 것인가다.

현상태에서는 바치지 않는다고 하는 선택지가 타당하겠지.


영토를 빼앗아 건국된 나라에 대하여 증정하는 물건이라는
것 따위, 종속의 도장을 찍었다고 주변국가에게 받아들여져
도 별수가 없다. 그렇다해도 마도국과 우호를 깊게하는 것
은 지극히 중요하다.

마도국의 전력은 아직까지 불명확하지만, 마도왕 한명으


로도 충분히 나라를 멸망시킬수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있
는 사실이다.

그의 눈이 왕국에 이 이상 향해지는 것은 절대로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기에 증정품이라도 내어--자낙으로서는 종속이라 받


아들여지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고 있지만--조금이라도
시간을 벌고 싶다.

하지만 그것을 귀족들이 인정할리가 없다는 것이 성가신


문제다.

확실히 마도왕의 힘은 많은 자들이 알았다. 하지만 그런


강자에 대해서 차기왕’자낙’이 종속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용서할수 없겠지.

귀족들은 커다란 손해를 입고, 불만을 해소할 산제물을


찾고 있다.

비장의 칼이었던 가제프.스트로노프가 쓰러진 것으로, 현


왕’란포사3세’는 비탄과 동요에서 격렬히 날뛰었다’날뛰었
다기보다는 미친듯이랄까 느낌’. 그 추태를 본 귀족들은 얼
마간 불만을 숙인듯은 했지만, 대패배를 당한 국왕, 이어져
서는 왕가에의 원한은 사라져 없어졌다는 것이 아니다.

‘녀석이라면 조금은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 주겠지’

가능하면 자신만으로 대답을 내놓고 싶었지만, 이미 시간


이 너무 지나버렸다. 슬슬 결론을 낼 필요가 있었다.

자낙은 멈춰선다. 그 때, 구두소리를 크게 울린다.

그 소리에 반응하여, 라나가 자신 쪽으로 얼굴을 향했다.


그리고 방향을 바꾸어, 자낙 쪽으로 걸어온다. 이것으로 상
위자로서의 면목은 섰다.

머잖아 여동생이 눈앞에 섰지만 스스로는 아무것도 말하


지 않는다. 지금은 미묘한 때다. 명확하게 어느쪽이 위인가
를 많은 자들에게 알리기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

“다녀왔습니다, 오라버니”

“어서오너라, 여동생아”

왕녀에 어울리는 사의를’인사’ 보이는 여동생에게 대범하


게 답한다. 시야의 구석에서 클라임도 인사를 하고 있지만,
단순한 한명의 병사에게 대답따위 하지는 않는다.

“도중까지 함께 갈까”
“기꺼이, 오라버니”

라나와 나란히 서 자낙이 걸어간다. 턱을 내밀어, 호위들


을 조금 떨어지게끔 지시한다. 보아하니 라나도 클라임에게
떨어지게끔 신호를 보냈다.

“그러면 오라버니. 꽤나 서두르신 모양입니다만, 대체,


어떤 일이신가요?

미소를 띄운채로, 작은 목소리로 라나가 물음을 던져온다.

“마도국에서 사자분이라도 오셨는가요?”

자낙은 심장이 한번 크게 뛰는 것을 느꼈다. 이쪽에서의


액션을 생각하는 와중에 상대측에서 이런 말을 걸어올 것이
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라나는 슬슬 저쪽에서 행동을 일으켜도 이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일 터이다.

자낙은 그것을 맘속 메모지에 써넣어두며, 머리를 흔든다.

“그건 아니다”

“그 이외에 일부러 저를 만나러 와주실 정도의 일이 있으


신가요?”

“아아. 증정품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어서 말이다”


“사자분이 오셨을 때에 지금 오라버니가 생각하시는 배의
물건을 증정하면 좋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와주신 수고에 절
반, 나머지 절반은--말씀드릴것도 없겠지요”

자낙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라나의 말을 되씹는다.

그것은 매우 좋은 수다.

귀족들에게는 저쪽에서 와주신 것에 대한 포상이라 하면


아무것도 떠들어질일이 없다. 설령, 좀더 다른 의미도 섞여
있는 거겠지라고 내심으론 생각하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머리를 감싸쥐돈 문제의 해결법을 그자리에서 내


놓는 라나에게, 자낙은 다시금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무
력면에서 라나의 부하의 쪽이 강한 이상, 라나를 죽인다는
수단을 쓰더라도, 맞받아쳐질 뿐이겠지. 그렇다면 선택지는
회유 뿐이다.

“...내가 왕이 된다면 네게는 어딘가 변경의 장소에 영토


를 내리마. 그곳에 가라”

“알겠습니다. 오라버니의 말씀에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한번 내보내고선, 너를 두번다시 왕도에는 불러오지 않


는다. 부자유가 없다고는 말할수 없겠다만, 괴롭지 않을 생
활이 가능할 영토를 예정하고 있다. 거기서 죽을때까지 살
아라”
“네. 감사합니다”

그다지 이 이상은 말하지 않더라도 라나라면 이해하겠지


만, 입에 담는 것으로 보다 은혜를 입힌다.

“네가 거기서 어딘가의 부모없는 아이를 자신의 아이로


삼는다 하더라도 상관치 않는다. 좋을대로 하면 된다”

“감사합니다, 오라버니”

곧바로 대답하는 것은 이미 라나도 그런것을 생각하고 있


었기 때문이겠지.

거기까지 클라임이라는 평민을 사랑하는 여동생의 기분을


자낙으로선 알수가 없다. 얼굴도 그렇게 뛰어난 것도 아니
고, 뭔가를 가지고 있을리도 없다. 여동생에게는 모자라다
고 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아아, 그러고보면 그때, 이 녀석의 성벽을 들었었지’

잊고싶은 여동생의 치부를 떠올림으로서, 자낙은 클라임


을 조금뿐이지만 불쌍히 여긴다.

“오라버니가 왕위에 오르시는 때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왕이 되시더라도, 제가 그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을 때때
로 떠올려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오오, 그렇게 하마, 여동생아. 다만, 때때로 상담에 응해


준다면 기쁘겠다. --음?”
자낙은 종종걸음으로 이쪽에 다가오는 병사의 모습을 발
견했다.

그 병사는, 살아남았던 가제프의 전사단 중 한명이었다.

그들은 그 전장에서 왕을 잘 섬겼다. 그 덕분에 전사장을


지금도 그들의 지위는 보장되어 있고, 왕의 신뢰는 깊다.
덧붙여 라나의 두명의 부하도 같을 정도로 신뢰받고 있다.

자신의 부친의 마른듯한 얼굴이 떠오른다.

“왕자, 폐하께서 부르십니다” 한숨을 돌린 병사가 다음으


론 라나를 본다. “왕녀께서도 부탁드립니다”

“무슨 일인가?”

“예. 마도국에서 외교사절단이 온다고 하는 보고가 들어


온 듯 합니다”

한순간 자낙은 라나의 옆얼굴에 시선을 옮기고, 대답한다.

“알겠다, 곧바로 간다, 고 전해다오. 여동생아, 먼저 가겠


다. 너도 준비가 되면 오너라”

“알겠습니다, 오라버니”

방금까지 고아원에서 지냈었던 라나의 의복은 구겨지곤


한 것이다. 이래서는 귀족들의 앞에서 수치를 사고 만다.
그렇게 말하곤, 자낙은 험한 표정을 떠올리며, 라나보다
먼저 걸어나간다.

“...우후. 이제와선 매력을 티끌만큼도 느낄수 없는, 너무


때늦은 제안이네요”

마도국의 사절단은 일주간에 거쳐 에.란텔에서 왕도까지


찾아온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이 그 7일째. 예정대로라고 한다면 사절단이


도착하는 날이다.

익숙치 않은 갑옷을 몸에 두른 자낙은, 좌우에 늘어선 기


사들과 함께, 왕도의, 에란텔 방면쪽 문의 앞에서 정렬하고
있다.

며칠간 계속되던 흐린 날씨가 거짓말 같이 개어, 봄의 기


분좋은 하늘이 펼쳐져 있다.

그렇다지만 멀리서는 짙은 구름이 끼어있어, 푸른 하늘’


청공’은 왕도의 위쪽 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이상한 현상이며, 실제 왕성에 있는 기상관측사


가 “말도 안돼”라고 머리를 쥐어뜯고 있다.

그는 예전부터 왕궁에 근무하여, 다음날의 날씨예측이라


면 9할을 능히 넘기는 적중률을 가졌다. 그런 그가 그렇게
말하는 이상에는 이 청공은 자연의 것이 아닐 것이다.

자낙은 투구의 밑에서 후하고 숨을 토한다.

기후조작이라는 마법을 교사에게 들었던 적은 없지만, 저


마도왕이라 한다면 손쉬울거라 생각하는 편이 좋겠지.

자낙은 마법뿐이 아니라, 다양한 이질적인 힘에 관하여


지식을 충분히 가진 부하가 없는 것에 고뇌했다. 보다 정확
하게 말하면, 레에븐 후작에게 너무 기대고 있었다.

그는 모험자에게서 지식을 받아들여, 그것을 제대로 된


두루마리를 만들곤 했었다. 그들의 알고 있는 매직아이템의
종류나 형태, 몬스터의 종류나 능력, 마법의 종류 같은 것
이다.

지금까지는 그 지식을, 동맹자로서 자낙도 이용할수 있었


다. 하지만, 지금, 레에븐 후작은 이 왕도에는 없고, 두루마
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다른 귀족중에 레에븐 후작처럼 모험자에게서 지식을 얻


고 있는 자를 찾아봤지만, 유감이게도 존재하지 않았다. 다
른 귀족들이 어리석기 때문이 아니다. 모험자가 살아가는
세계는 귀족들로서 보자면 완전히 별세계다. 모험자를 품고
자 하는 귀족도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힘에 기대는 것 뿐
이고, 그들의 사회나 지식을 알고자하고 생각해서의 일이
아니다.

왕국 2백년의 역사 속에서 귀족은 그래왔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레에븐 후작의 쪽이 이질적이라 말할 수 있다.

‘은퇴한 모험자--그것도 미스릴 이상의 자라든지 그렇게


간단히 찾아낼수 있을까’

모험자는 정치에 관련되는 귀찮은 일을 지극히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고 들은 적이 있다. 확실히 정치의 세계는 자유
와는 상당히 떨어져있는 것이다. 그런 모험자가, 은퇴하고
나서 자신의 곁에 와줄 것인가?

자낙은 암담한 기분에 휩싸인다.

“--왕자”

옆의 기사의 목소리에 자기를 되찾고, 가도의 앞에 시선


을 두자니--있다.

점처럼 보이지만 마도국의 사절단이다.

압력을 걸어, 오늘 이 가도는 아무도 통행할수 없게끔 되


어있다. 배후에 있는 문을 넘어 이 가도에 나오는 자도 없
다. 문은 오늘에 한해 폐쇄되어있다.

“좋아. 다시한번 확인하겠다. 국외의 귀빈과 마찬가지다.


마도국의 사절단에게 뭔가 저지르려는 자가 있다면 중죄다.
그 자리에서 사형을 집행하라”

“옛!”

늘어선 기사들에게서 위세가 좋은 목소리가 돌아와, 허리


에 찬 검을 부딪히는 소리가 일제히 울렸다.

“좋아! 그러면 예의를 다하여, 상대의 국위와 우리나라의


국위를 부딪히는 싸움을 행한다!”

“옛!”

일동은 사절단이 도착할때까지 부동의 자세를 무너뜨리지


않는다.

이윽고 사절단의 선두가 도착한다.’선발대? 같은 식으로


한참 먼저 온 형태’

붉은 눈이 휘황찬란히 빛나는 칠흑의 일각수에 올라탄,


검은 갑옷의 기사다. 그렇지만 내용물은 인간이 아니겠지.
뿜어지는 농후한 기색이 태양의 불꽃처럼 흔들려 목숨의 위
험을 느끼게 한다. 착용하고 있는 전신갑’풀플레이트’에 이
르러서는 살아있는 것처럼 맥박치고 있다.

자낙은 자신의 아래에 군마가 깜짝놀라 떨고 있는 것을


느꼈다.

클로같은 건틀렛이 고삐에서 떨어져, 팡하고 가슴께를 두


드린다.

“마상에서 실례! 우리들은 아인즈.울.고운 마도국의 사절


단이오!”

비유해서 말한다면, 낡은 현악기처럼 귀를 막게하는 소리


였다. 듣는 것만으로 공포심이 달려, 불안을 일으킨다. 자낙
은 두려움을 떨쳐내듯이, 목소리를 울렸다.

“리.에스티제 왕국 제2왕자 자낙.발레온.이가나.라일.바


이셀프요! 귀공들을 왕궁까지 안내하게끔 폐하께 명받고 있
소. 우리의 뒤에 따라와주었으면 한다!”

“확실히 숙지했다. 그럼 귀공들의 안내에 따르겠소. 나의


이름은--용서를, 나는 이름을 갖지 않았기에, 종족명으로
대답하도록 하겠소. 죽음의 기병’데스.카발리에’요!”

종족명이라 말해져 당혹하지만, 대답을 늦추는 일은 할수


없다.

“카발리에 공’기수, 기사’로 부르면 되겠는가?”

“그렇게 해주신다면 기쁘겠소”

“알겠다. 그러면 최초로, 이 자리에서 사절단 단장분과


조우케 해주실수 있겠는가? 나는 제2왕자이자, 단장분을 왕
궁내에서의 행동의 책임을 진 몸. 가능하면 지금 사이에 제
일을 기억해주셨으면 하는 것이다”

“받아들였소. 단장공께 들려드리겠소”

“감사한다”

선두가 되돌아간다.

이미 몇가지나 태클걸 곳이 있지만, 상대는 저 마도국이


다. 언데드를 지배하고, 몬스터를 사역하는 나라라 한다면
이미 일반상식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이 좋다.

사절단의 단장이 인간에 가까운 외견을 가지고 있다고 기


대하는 것도 어리석겠지.

“그러면, 마음을 다잡아라. 결코 실례가 없게끔”

“옛!”

기사들의 대답을 들으며, 자낙은 단전에 힘을 넣는다.

사절단은 도중에 몇개인가의 거리를 경유하여, 왕도에 향


해왔다. 그 덕분에 사절단의 구성은 파악되고 있다.

마차의 수는 다섯대.

그 어느것도가, 말 형태의 두려운 몬스터에게 끌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주위를 지키는 것은 몬스터다. 죽음의 기
병’데스.카발리에’의 수가 많지만, 그 이외의 형태의 몬스터
도 있다.

그것들이 뭐라는 이름이고, 어느정도 위험한 몬스터인지


는 알수 없다. 하지만, 그것을 알든지 모르든지, 이쪽이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저 마도왕이 보내온 사절단이다. 실례
가 없게끔 하지 않으면 안된다.

접근해온 사절단에서, 죽음의 기병’데스.카발리에’--아마,


방금 왔던 자일 것이다--이 다가왔다.

“기다렸소. 단장공--아인즈.울.고운 마도왕의 한팔이 되


시는 알베도님이 만나도 상관없다고 하십니다. 자낙 공, 부
디 이쪽으로”

자낙은 주변의 기사들에게 그 자리에 대기라고 핸드 시그


널을 보내고, 걸어간다.

솔직히 말하면 무서웠다.

지금까지 한번도 본적이 없는듯한 몬스터 속을 걸어가는


것이니까.

그럼에도 왕가의 의지가 있다. 자낙은 아마도 가까운 시


기 왕이 될 몸. 이후 몇번이고 마주봐야 할 마도국의 사자
앞에서 부끄러움을 살 일은 할수 없다.반대로 여기서야말로
자신을 어필하여, 리.에스티제 왕국에 걸물이 있다는 정보
를 가지고 돌아가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낙은 번져가는 땀을 기분 나쁘게 생각하면서, 말에서


내려, 마차의 앞에 선다.

“그러면, 사절단 단장, 알베도님입니다”

얼마나 무서운 괴물이 나타난다 하더라도, 표정을 바꾸지


않게끔 기합을 넣는다.

문이 열리고, 천천히 마차에서 나오는 그림자가 있었다.

그것은--아름다웠다.

아니, 그 이상에 이르는 단어를 자낙은 갖고있지 않았다.


절세의 미녀라고밖에 말할수 없는 것이다.

라나와 동등한 미를 가진자 따위 있을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했던 자낙이지만, 그것은 틀렸던 모양이다. 두명의 차
이는, 화려한 라나의 미에 대해서, 알베도는 엷게 어둠이
깔리는 요염한 미라고 말할 것이다.
알베도가 마차의 트랩에 내려섰다. 그 힐이 세워지는 잠
깐의 소리가 자낙을 현실로 되돌렸다.

자낙은 곧바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다.

타국의 사자라곤 하나, 이 나라의 왕자된 자가 무릎을 꿇


는 것은 지나친 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행위는 왕국
과 마도국의 힘의 차를 생각한다면 바르다. 지금, 왕국에
있어 필요한 것은 과시따위가 아니다.

실리다.

“고개들 들어주시겠습니까”

조용하고 아름다운 목소리가 머리위에서 들린다.

“예”

머리를 들자, 미녀가 조용한 띄운채로 자낙을 내려다보고


있다.

위에 서는 것에 익숙한 인간의 태도--아니 인간일 것인가.

자낙은 눈을 움직이지 않은채 미녀를 관찰한다. 우선 허


리에서 돋아나있는 날개는 매직아이템인가, 아니면 다른 것
인가. 측두부에 있는 뿔 같은 것도 그렇다.

매직아이템이라도 이형종이라도, 어느쪽이라도 마도국이


라는 나라를 생각해보면 있을법하다.
“아인즈.울.고운 마도국의 사자로서 찾아온 알베도입니다.
며칠이라는 짧은 기간이겠으나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자,
일어서주시지요, 왕자님. 언제까지고 무릎을 꿇고 계실 것
이 아닙니다”

“감사드립니다”

자낙은 일어서면서, 그럼, 문제구나 하고 생각한다.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하면서도 알베도라는 이름 뿐이 전


해받지 못했다는 것은, 그것밖에 이름이 없다는 것이겠지.

왕국은--제국도 그렇지만--평민이 두개, 귀족이라면 3개-


--칭호를 넣어서 4개--로 이름이 이뤄져 있다. 왕족은 4개-
-호칭으로 5개다.

그렇기에 4개로 된 지르크니프.룬.파로드.엘=닉스를 왕


족이 아니라고 조소하고 있는 것이지만, 알베도라고 하는
마치 위명’가명’이나 통칭인듯한 이름을 가진 자에 대해서,
귀족들이 멍청한 행위를 취하지 않는걸까.

쓸데없는 걱정이라고 생각하고 싶지만, 절대로 그렇다고


도 잘라말할수 없다.

라는 것도, 전장에 나가 많은 귀족이 죽었다. 당주가 죽었


다든지, 일족의 사내들이 죽었다 같은 것에서, 예비의 예비
정도에 해당하는 자가 가문을 잇는 것이 빈발하고 있다.
예비의 예비다. 그다지 기대되지 않았던 자가 귀족으로
된 것이다. 품위도 없거니와 지식도 없다. 그러한 교육을
받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래라 한다면 파벌에 소속되는 위쪽에서 그런 자들을 교


육하겠지만, 역시 먼저번 전쟁의 탓에 그 여유가 없다. 그
결과, 무능함을 내보이고, 무능끼리가 모여, 무능파벌이 생
겨나기 시작한다.

지금, 왕국의 귀족의 품위는 단번에 떨어져 있다. 그런 사


태하에서 알베도라는 이름의 여성을, 예의를 가지고 받아들
일 여유가 있는 것일까.

“...실례입니다만, 알베도님은 어떻게 부르면 좋겠습니


까?”

조금 무리가 있는 질문이다.

실제는 “알베도님은 어떠한 작위, 혹은 마도국에 있어 어


떤 지위에 계시는지요” 라고 물어보고 싶다. 하지만, 그것
을 말했을 때 너희 나라는 인근국가의 사자의 지위조차 모
르는건가, 라고 말해질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은 마도국이 잘못이다.

왜냐하면 마도국은 어떠한자가 있다는 정보를 그야말로


흘리려고 하지 않는 것이다. 나라를 만들고 수개월. 거의
내부만에서 움직이고 있어, 능동적인 외교는 이것이 처음이
라고 생각되었다.

자낙이 알베도에게 대해서 알고싶은 것은, 방금전에 들었


던, 사절단의 단장이며 마도왕의 한팔, 이라는 것 뿐이다.

‘제국은 알고 있을 테지만... 정보를 흘려두지 않는다. ...


뭐, 그런 마법을 사용하게끔 요구했던 이상은 상당히 우리
나라를 미워하고 있다는 것이 되려나’

그런 이쪽의 난처함을 간파한 것처럼 알베도가 답을 돌려


준다.

“이 몸은 불손하옵게도, 아인즈.울.고운 마도국에 있어


계층수호자 및 영역수호자, 전 총괄이라는 지위에 있사옵니
다”

“오오, 과연”

과연이라고는 말했지만, 총괄이라는 것을 알수가 없다.


라기보다도 계층이라는 의미가 알수 없었다. 숨겼던 이쪽의
곤혹을 알아챈 것인가, 계속하여 말을 잇는다.

“그렇군요. 아인즈님--아니, 고운 마도왕폐하의 차석되는,


수호자총괄이라는 지위를 맡고 있다고 하면 될까요?”

“오오, 그러셨습니까!”

‘아인즈님, 이라 부를수 있는 관계나 권력자인건 사실인


듯 하군. 후작위나 공작위인가? 이 이야기는 빨리 가지고
돌려보내, 모두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겠군. 하지만, 수호
자...총괄?’

“그러면 알베도님. 우선은 왕궁까지 안내드리겠습니다.


왕성의 한쪽에 있는 귀빈관을 왕도체재중의 숙소로서 생각
해두고 있습니다. 노령의 몸이시기에, 왕성의 입구까지밖에
아버님--란포사3세가 마중하지 못하는 것을 용서해주십시
오”

“상관없습니다”

웃는 얼굴은 그야말로 무너뜨리지 않는다.

통상의 관계라 한다면, 왕자에 대해서 감사의 뜻을 표할


것이다. 이 그녀의 태도는 명확히 피아의 상하관계를 전하
고 있는 것이다.

자낙의 등골에 오싹하고 땀이 찬다. 우호관계를 맺는 것


은 곤란하다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래라 한다면 축하의 종을 울려야 할테지만,


귀국과의 불행한 생각차이에 의해 생겨난 비극에서 울리지
못하는 것을 용서해주십시오. 거기에 백성에겐 귀하들께서
찾아오심을 알리지 않았으나, 그것또한 용서해주셨으면 하
고 생각합니다”
“물론, 상관없습니다”

마도국에서의 사자가 왔다고 백성이 알았다간, 어떤 행동


에 나올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알베도의 이 대
답은 고마웠다.

‘빚을 만들었다, 라고 생각해야 할 부분이겠군’

사자단이 폭주에 습격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저 죽음의 기병’데스.카발리에’뿐 아니라, 이 자
리에 있는 것은 아마도 저 마도국의 안에서도 손꼽히는 강
자겠지. 한명한명이 그 가제프.스트로노프에 필적한다고 말
해져도 믿을수있다.

“그러면 이쪽에서도 질문을 해도 되겠습니까?”

“예! 대답할수 있는 것이라 한다면 뭐든지 대답해 드리겠


습니다”

“우선은 왕궁에 도착하고 나서의 예정을 들려주실 수 있


겠습니까”

“예! 우선 오늘밤은 저희들 왕족과의 궁정만찬회를 예정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무대의 관람회, 내일밤은 왕
궁내의 귀족들을 모아 입식파티가 되어 있습니다. 모레는
궁정악단에 의한 음악회--그 후, 외교교섭의 시간을 만들어
두고 있습니다”

“과연... 왕도내의 견학을 해보아도 상관없으신지요?”


“물론입니다. 귀하를 지키게끔 선별된 기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호이기도 하지만, 감시이기도 하며, 바리케이
트이기도 하다. “어딘가 흥미가 있는 곳이라도 있으십니까?”

그 날은 그 장소를 완전히 봉쇄하여, 평민이 접근하지 않


게끔 할 필요가 있다.

“아뇨... 특별히는 없습니다. 왕국의 명소를 알지 못하기


에, 혹시 괜찮으시면 어딘가를 안내해주실수 있을까 생각하
고 있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러면 그렇게 계획을 세워두겠습니다”

알베도가 웃는 얼굴로 끄덕인다.

필립은 이 1개월 이상의 사이, 자신에 대해 이 왕국에 있


어서 위에서 몇번째쯤의 행운의 남자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첫번째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사양하는 것은 미덕이다. 거기에 어쩌면 자기보다도 운이
좋은 귀족이 있을지도 모르기에, 그정도로 해두는 것이 현
명하다는 것이겠지.
‘귀족--인가’

필립은 일그러지려 하는 입가를 끌어내려, 주름을 펴고


복장을 가다듬는다.

귀족들의 이러한 모임에 참가하는 것은 이것이 두번째라


곤 하나, 역시나 왕가주최인 만큼, 그 화려함은 전에 참가
했던 것과는 비교할수 없다.

참가하고 있는 자들도 저번것보다도 멋지고 번쩍이는 옷


을 걸치고 있다. 그 옷 한벌에 어느정도 돈을 들인 것일까.

필립은 팍 와닿지 않는 자신의 옷을 보고, 조금 우습게 느


낀다.

역시나 상급귀족들이 입고있는 옷은 굉장하다.

화려한 옷을 입은 귀부인들이 미소짓고 있지만, 그것이


자신의 복장만의 시원찮음을 조소하고 있는 것은 아닌 걸까.
아무 근거도 없지만 그렇게 생각되어 버린다. 주위를 살펴
보면, 이 자리에 있는 모든 귀족들이, 자신을 비웃고 있는
듯한 기분조차 든다.

‘이것도 전부 돈이 없는 탓이다’

영지에 돈이 있다면 좀더 좋은 차림을 할수 있었다. 그렇


지만 필립의 영지는 그다지 부유한 토지는 아니다. 지금 입
고있는 옷은 형에게 물려받은 것을 매우 급하게 치수를 고
친 것이다. 그 탓에, 조금 어깨 근처가 불편하다.

‘돈이 없는 것은 지금까지의 통치자가 무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다음의 통치자인 내가 제대로 해주지’

필립은 귀족의 3남으로서 생을 받았다.

평민이라도 그렇지만, 귀족이라도 3남이라는 것은 그다지


기뻐해주는 존재가 아니다. 어느정도 유복한 가문이라 하더
라도 재산을 분산해가면 그 힘을 잃는다. 그렇기에, 모두
장남이 물려받는 것이 평민이고 귀족이고 간에 기본이다.

유복한 귀족가라 한다면 3남에게도 금전적인 지원따위 하


여 몸을 일으키는 것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커넥션이 있는
귀족가라 한다면 어떠면 어딘가에 양자로 내보내질지도 모
른다. 그렇지만 필립의 가문은 달랐다.

장남이 성인을 맞이한 단계에서--병사의 가능성이 사라진


단계에서--거의 불필요한 존재가 된 것이다.

약간의 돈이 주어져, 가문에서 내쫓기던가, 혹은 시원찮


은 집을 받고, 농부처럼 살아갈 것인가. 그 어느쪽인가밖에
용서받지 못할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터였다. 허나 그렇게
되지 않고, 이러한 화려한 사교계에 데뷰할수 있었다.

그렇기에 필립은 행운인 것이다.


최초의 행운은, 차남인 형이 성인전에 병으로 죽어버린
것이겠지.

애시당초 가장 위의 형--장남--이 성인인 단계에서 그다


지 가치가 없어졌다는 것에 더해, 영토가 가난하고 돈이 없
는 탓에, 신관에게 들일 여유는 없었다. 그 탓에 약초에 의
한 치유를 했던 것이지만, 용태는 회복되지 않고, 그대로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이것으로 필립의 입장은 예비까지 다시 올라갔다. 농부에


서 집사정도로 가치가 올라간 것이다.

여기까지는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다.

필립이 왕국에서 상위에 들어갈 정도의 행운이다라고 생


각하는 이유는, 여기서 다시금 행운이 가산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성인이 되고, 수년. 형이 슬슬 부친에게서 영토를


이어받는다는 시점에, 저 제국과의 전쟁이 일어났다. 예년
이라 한다면 시위정도로 끝난다. 어떤 의미로, 형이 무훈을
쌓기에 어울리는 안전한 전쟁이며, 그것을 노린 것의 출병
이었다.

하지만, 형은 돌아오지 않았다.

마도왕의 마법에 휘말려들어, 동행시켰던 농부 2천명과


함께 죽어버린 것이다.
그 보고를 받았던 순간의 환희는 잊을수가 없다. 예비지
않게 되었던 순간의 기쁨을.

유체는 돌아오는 일 없이, 선조대대의 전신갑’풀플레이트’


이 돌아오지 않았다는 점 만큼은, 필립에게 있어 그다지 기
쁜 이야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하면 그런 것은
대단한 것도 아니다. 영지에서 올라오는 돈으로, 보다 훌륭
한 갑옷을 만들면 될 뿐인 것이다. 그 이상으로, 결코 손이
닿을리 없던 영주의 지위를 이어받을 입장이 되었다는 것은
크다.

타이밍도 최고다.

혹시 형이 가문을 이은 뒤에 죽었다고 한다면, 필립은 어


디까지나 형의 아이가 성장할때 까지의 보호자밖에 되지 않
았다. 하지만, 이어받기 전에 죽어준 것으로, 자신이 영주가
되는 것이 확정되었으니까.

그야말로 마도왕이 필립을 위해서 해준 듯한 것이다.

그 탓에 필립은 본적도 없는 마도왕에게 친밀감을 느끼고


있다. 그 감사를 가능하면 마도국의 사자에게 전하고 싶다.

아니--

‘그래. 이 행운을 더욱 이용하는거다. 난 지금 운이 붙었


어. 이 찬스를 놓쳐서 어찌하나!’
필립의 맘속에 도사리던 불꽃이 이글이글 타오른다.

지금까지 아버지나 형이 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어리


석은 것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어째서 좀더 이렇게 하지 않
는거냐, 이렇게 하면 좀더 이익이 나올텐데, 라고. 다만 입
으로 내어 형들에게 말한 것은 없다.

말했다 해도, 거기서 생기는 이익은 자신에겐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토를 부유케한 명성
도다. 그래서 긴 세월, 쭉 영토경영의 아이디어를 삼켜두고
있었다.

‘나야말로가 영주에 어울린다고 근처의 영주들에게 알려


주마. 형따위에게 가문을 물려주려 한 부친의 안목없음을
알려주마 많은 상인들에게 훌륭한 보리나 야채를 팔아치워-
-아니, 어쩌지? 내가 생각한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도둑맞는
게 아닌가? 하지만 팔지 않으면 돈은 들어오지 않아. 입이
무겁고 신료할수 있는 상인을--그놈은 안된다’

고용상인이라 불리는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고, 필립은 얼


굴을 일그러뜨렸다.

이런 빛나는 장소에서 마음이 둥실 떠오르는 것에도 상관


없이, 고용상인의 얼굴을 떠올리면 불쾌감이 이겼다.

‘나를 깔보듯이 쳐다보고는! 지금은 참아주겠지만, 반드


시 왕도에서 우수한 상인을 찾아내어 놈을 쫓아내주마! 이
미 커넥션은 만들어뒀으니 말이지!’

필립은 왕도에 와서 수주간밖에 보내지 않았음에도 상관


없이, 이미 커넥션을 만들어두고 있는 자신을 칭찬하며, 불
쾌감을 쫓아낸다.

‘역시나 나다. 이미 굵은 파이프를 만들어뒀어. 절대로 나


의 영토를 부유케 해서, 막대한 돈을 손에 넣어주마. 나를
깔보고 있던 모든 바보들에게, 누구를 바보취급했는지를 알
려주마’

필립이 확실히 찾아올 것이라는 빛나는 미래에 생각을 놓


고 있자니, 회장에 남자의 목소리가 울린다.

“여러분! 이제부터 마도국 사절단 단장이신 알베도 님을


소개하겠습니다!”

조용히 연주되고 있던 악단의 손이 멈추고, 담소를 나누


던 자들의 목소리가 멈춘다.

보아하니 문을 가로질러서 의전관이 있고, 이번의 왕족주


최의 입식파티에 있어 주빈의 이름을 부른듯 했다.

“알베도님은 마도국에 있어 마도왕폐하의 한쪽팔이라 불


리시는 분이시며, 재상위에 상당하는 수호자총괄이라는 지
위에 계십니다. 이번은 혼자서 입장하십니다”
필립의 근처에서 작게 “어머, 혼자인가요”라는 여성의 작
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근처에 선 유복해보이는 귀족이 “그
만둬”라고 꾸짖고 있다. 필립은 조금 괴상하다는 듯한 얼굴
을 했다.

‘혼자라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해도, 그 정도의


지위를 가진 놈이 사자로서 온건가! 마도국은 왕국에 상당
히 흥미를 품고 있는건가?’

필립은 어떤 남자가 모습을 보일 것인가, 하고 의전관의


근처에 있는 문에 눈을 둔다.

“그러면 사절단 단장 알베도님의 입장이십니다!”

문이 열리고, 실내가 정숙함이 돌아온다.

거기에 있던것은 그야말로 여신과 같은 여성이었다. 아름


다운 얼굴은 필립이 지금까지 본 농민, 왕도에 오고서 갔던
매춘부의 여자, 만나봤던 누구보다도 아름다웠다. 아까 봤
던 왕녀도 확실히 아름다웠지만, 필립의 취향으로서는 이쪽
이 위다.

복장도 훌륭하다. 백은의 드레스에 금의 머리장식, 드레


스의 하반부는 검은 날개와 같은 것이 둘러져 있다. 위쪽에
서 내리는 마법의 빛을 반사하는 모습은, 스스로가 빛나고
있는 듯 했다.
필립은 옆눈으로 방금 이야기했던 여자를 본다. 그녀는
어안이 벙벙한듯 얼빠진 얼굴을 보이고 있다.

‘뭐냐, 뭐냐. 대단하신 귀족의 동행씨라도 그런 얼굴을 하


는구나. 완전히 어딘가의 농민이구만’

필립의 마음속에 승리의 감정이 떠올랐다. 왠지 모르게


친근감을 느끼고 있던 마도국에서의 사자가 이겼다라는 사
태가 기쁨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서오시오, 알베도 공”

란포사3세가 자리에서 일어서, 알베도를 맞이한다.

“폐하. 초대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알베도가 싱긋 미소를 띄우는 것이 옆 얼굴을 보고 있던


필립에겐 보였다.

‘뭐라고 말할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나는 늙었기에 면목없네만 의자를 쓰도록 하지. 자 왕국


의 귀족의 모두여. 주빈이 오셨다. 오늘밤은 즐겨주게. 자,
알베도 공도 즐겨 주시오”

“감사합니다, 폐하”

싱긋하고 알베도가 웃고 있다.


힐끔 보자니 방금의 귀족의 여자가 “머리를 숙이지 않아”
따위의 의미를 모를 일을 말하고 있다. 필립은 머리 나쁜
여자의 헛소리를 잊고, 절세의 미녀를 눈으로 쫓는다.

왕녀인 라나와 친근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은, 눈을 태울듯


이 된다.

‘저런 여자를 자기걸로 할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역시나 그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완전


히 불가능한 것이라고도 생각되지 않는다.

‘영지를 부유하게 한다면 나에게 자신의 딸을 맺어주려


하는 귀족가라도 나올 터다. 더욱 부유케 한다면 그 이상의
여자가 오게 되겠지. 저 왕녀라도, 저쪽의 사자라도 절대로
무리라든지는 할수 없다고’

필립은 열의가 아랫배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대단한 귀족이 되면 첩같은 것도 있는 모양이지만... 저


런 미인을 두명 동시에 즐긴다면 최고겠구만’

알베도와 라나. 두명을 필립은 번갈아 본다.

망상이 부풀어오를 듯 되어, 필립은 황급하게, 마실것을


가지러 간다. 역시나 고간을 부풀어오르게 한다든지는 할수
없다. 마실것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차가움에, 냉정함이 돌
아온다.
‘하지만, 이 얼음이라든가는 어떻게 만들고 있는거지. 마
법같은 걸까...’

필립의 영지에 마법을 쓸수 있는 자라 할수 있는 것은 신


관 정도다. 그들은 병이나 상처를 고치는 것이 가능하지만,
그를 위해서는 돈을 요구한다. 얼음을 만들려 한다면 역시
나 동등한 금액을 요구할 것이다.

‘내 영지에 있는 거니까, 내 병이나, 상처는 무료로 치료


하게끔 말해볼까. 영민의 주제에 영주한테 돈을 받는따위
이상하지 않은가!’

필립은 새로운 시책의 하나로서 신관에 대한 이 요구를


맘속에 메모했다.

영지에 돌아가면 어디서부터 손을 쓸지가 기대된다. 하나


하나의 명안이 자신에게 황금의 빛을 가져다 주는 것이다.

‘--어라?’

알베도에게 시선을 되돌리자니, 그녀가 홀로 우두커니 있


는 것이 보였다.

주변에 귀족들은 있지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알수


없다라는 분위기다.

‘마도왕인가... 왕국은 이후, 어떻게 되지?’


왕국이 어떻게 되든 알바인가. 하지만 자신의 영토가 어
떻게 된다든지 하면 곤란하다.

라고 한다면--

필립은 자신의 생각에 등골이 떨린다.

‘--어이어이. 그런 위험한 걸 생각하지 말라고. 하지만...


나쁜 수는 아닌, 가? 이럴수가... 이정도의 아이디어를 떠올
리다니...’

얌전한 알베도의 옆얼굴이 보인다.

‘3번째는 안된다. 2번째도 의미가 없어. 첫번째니까말로


의미가 있는거다’

마도국의 사자는 아무도 이야기 걸어오지 않기에 몸을 둘


곳이 없는듯이 보인다. 여자가 이런 상황에 약해지는 것은
책을 읽어서 알고 있다.

‘내딛는거다. 도박에 나서기에야말로 리턴이 있는거다.


사태를 변화시키기에야 말로, 뻗어올라갈 찬스인거다. 나는
행운의 남자. 이 행운을 내것으로 삼는거다’

필립의 가문은 예전부터 어떤 파벌에 속해는 있지만, 서


열은 아랫쪽에서부터 세는 편이 빠르고, 그 파벌에 속해있
는 것으로 은혜를 입은 듯이는 생각하지 않았다.
필립은 최근 들었던 말을 떠올린다. 어떤 여윈 여주인의
“당신께서 새로운 파벌을 만들면 되는게 아닐까요?” 라는
말을.

결의를 다진 필립은,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잔을 꿀꺽하


고 단번에 들이켰다.

집에서 마셨던, 물로 희석시킨듯한 술과는 다르다. 목을,


그리고 위를 태운다. 뱃속에서 올라오는 열에 떠밀리듯이,
필립은 발걸음을 내디뎠다.

“알베도님, 조금 괜찮으시겠습니까?”

말을 걸자 알베도는 웃는 얼굴로 자신을 보아주었다.

얼굴이 붉어진 것은 술의 탓이 아니다.

“아라, 처음 뵙겠습니다--”

조금 생각하듯이 눈썹을 찌푸리는 그녀에게, 필립은 뭘


요구되고 있는 건지를 순식간에 깨닫는다.

“필립이라 합니다”

“에? 아, 필립 경-- 아니, 님. 만나뵈어 영광입니다”

“이쪽이야말로 알베도님과 만나뵈어, 이 이상없는 기쁨입


니다”
주변의 공기가 작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필립에겐 느껴
지고 있다.

가볍게 시선을 움직이자면, 먼쪽에서 보고 있던 상급귀족


들조차 놀라는 색이 있었다.

이 왕가주최의 입식파티에 있어서, 지금 모든 이목을 모


으고 있다고 하는 실감은 열락의 극치였다.

‘나는, 나는 지금, 중심에 서있는 거다!’

찬밥신세였던 자신이, 왕국귀족--왕국의 위에 선 자들에


게 주목받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자, 믿을수 없을 듯한 흥
분이 필립을 지배했다.

‘그렇다! 나야말로 필립! 보아둬라! 이제부터의 왕국의


중심에 서는 인간의 모습을!’

필립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회전시켜, 일생에 한번의 도박


을 건다.

그것은 뒷날, 알베도를 무도회에 초대하고 싶다는 것이었


다.

“이 멍청한 놈아!”
그 노성은 흥분하고 있던 필립에게 물을 끼얹었다. 하지
만, 그것과 동시에, 작았던 불씨를 단번에 태워올리는 힘도
있었다. 지금까지의 필립의 인생에서 참고 참아왔던 연료를
양식으로 불꽃이 타올랐다.

필립은 눈앞에 있는 백발이 성성한 남자를 모멸하듯이 쳐


다본다.

“너를 보냈던 것은 그런 짓을 시키기 위함이 아니다! 이


완전 멍청한 놈아!”

부친에게 왕궁의 입식파티에서 있었던 것을 들려준 필립


은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 가문 따위에 왕가주최의 입식파티의 초대장따위 올


리가 없다. 그것을 내가 뼈를 깎아 손에 넣었던 것은, 백작
님이나 다른 분들에게 감사를 고할 기회를 얻어, --그리고
너를 소개하기 위함이다!”

왕가주최의 입식파티라는 것이 되면 이런저런 파벌의 자


들이 모인다. 그 중에서 자기파벌에 소속된 가문의 당주가
바뀌었다고 하는 이야기는 우선순위가 낮다. 그 탓에 그다
지 중시되지 않고, 유야무야한 사이에 인정될 것이다. 그리
고 한번 인정하게 되면, 뒤에 불만을 말하기는 어렵다.

즉 부친이 필립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하는 것에


달리 없다. 평범히 파벌의 인간들에게 소개한다면, 뭔가가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깨닫고 있는 필립은 불쾌감을 필사적으로 억누르


고, 얼굴에 만들어낸 웃음을 떠올린다.

“아뇨아뇨. 아버님, 그렇게 흥분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


는 우리 가문--”

“--뭐가 우리 가문이냐! 네가 한 것은 멋대로 계약서를


찢은거나’하고 싶은대로 억지로 밀어붙이는 것, 혹은 사람’
마찬가지다!”

뭐가 제멋대로냐. 필립은 맘속에서 내뱉는다. 누구나가


행동할 용기가 없는 겁쟁이들 이었기에말로, 자신이 가장
먼저 움직였을 뿐이 아닌가.

무능과 겁쟁이 들에게 사양해두어, 언제까지 이런 별볼일


없는 지위에 안주할 셈인가.

“아버님! 조금만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마도국과 왕도


의 사이, 주된 가도에서는 떨어져 있다고는 해도, 그 도중
에는 우리들의 영지가 있습니다. 혹시 마도국과 왕국의 사
이에 전쟁이 벌어지면, 그 전화를 입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
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마도국과 우호를 살펴야 하겠지요”

“이, 이 멍청한 놈이!”


방금보다도 얼굴이 뻘개진 부친이 노호한다.

“마도국의 망할 놈들은 네 형을 죽인 자들이잖느냐! 그자


들과 손을 잡겠다는 것이냐! 그것은 왕국에의 배신행위지
않으냐!”

그게 어쨌다고, 라고 필립은 생각한다.

마도국 쪽이 강하다고 한다면, 왕국을 배신한다 해도 문


제없다. 마도국의 신하가 되면 되는 것이다. 약자가 보다
강한 강자에게 붙어서, 뭐가 나쁘다는 것인가. 누가 책한다
는 것인가.

“넌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

자신의 부친의 어리석음에, 혐오가 일었다.

이런 당연한 것을 입에 담는 것도 바보같지만, 그렇더라


도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거겠지.

“간단합니다. 아버님. 나--”

나의, 라고 하려던 말을 삼킨다. 가까운 장래 그렇게 되겠


지만, 지금은 아직 완전하게는 자신의 것이 아니다.

“--우리들의 영토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영민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마도국은 압도적으로 강합니다. 왕국보다도 입
니다. 그렇게 되면 장래, 상대가 공격해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잖습니까. 지금부터 파이프를 만들어두려는 겁니다”
“윽! 뭐가 파이프냐! 그런 짓을 하면 주변의 영주들에게
어떻게 생각되겠나!”

“지금 이 시대에, 쳐들어온다든지 할 자는 없잖습니까”

필립의 영내에서도 저 전쟁에서 많은 자들이 죽은 것이다.


그것은 주변의 영내에서도 마찬가지겠지. 그렇다하면 필립
의 영토에 공격해올 여력이 있는 자 따위 있을리가 없다.

“달리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더냐?”

“하?”

부친의 질문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필립은 질문을 되돌


린다.

“그러니까 너는 생각이 얕은 것이다. 망상한 것 만으로


현실이 된듯한 기분이 되가지고는. 이--”

“--그 정도로 하시지요”

지금까지 부친의 뒤에서 보고 있던 남자가 입을 열었다.

부친을 오래 섬겨온 집사다. 감정을 보이지 않는 타입으


로 필립은 이 남자도 싫었다. 자신이 당주가 되어 권력을
확고한 것으로 갖추면 쫓아낼 예정 중의 한명이다.

집사의 말에 부친이 호흡을 가다듬는다. 얼굴에 차올랐던


붉은 빛이 빠져, 원래 혈색의 나쁜 안색으로 돌아갔다
“...하아. 하아. 필립이여. 네게 묻고 싶다. 그 이외에 주
변의 귀족들을 적으로 돌리는 것에의 걱정은 없는 것이냐?”

“특별히 없습니다만?”

부친이 어깨를 떨구었다. 그 태도에 필립은 이상함과 불


안을 떠올린다.

뭔가 잊은 것이 있었던 걸까.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이 닿


지 않는다.

“카체평야의 전쟁에서 많은 젊은이가 죽었다. 수년이내에


여러가지 문제가 생겨나겠지. 그 때문에 지금부터 주위의
귀족들과 협력하는 체제를 만들어두지 않으면 안된다. 이쪽
의 영태에서는 식료를 만들고, 저쪽의 영내에서는 베를 짜
는 등 협력해가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자기 영내만으로
모든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커다란 영토를 가진자는 없고,
여유자금이 남아돌지도 않을 테니까. 그럼, 이 상황에서 마
도국과 거래하고 있는 가문과 협력하고 싶다고 누가 생각하
겠나?”

필립은 등에 땀이 차는 기분을 느낀다. 확실히 부친이 말


하는 대로다.

“너라 해도 알겠지? 우리들의 영내는 타 영지에서 절대로


필요로 하는 물건--특산품을 생산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렇
기에 우리들을 협력체제에서 제외한다 하더라도 그들에게
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필립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린다. 자신은 머리가 좋다.


이런 바보같은 부친의 말따위 얼마든지 논파할수 있다.

“--그러니까 마도국인겁니다, 아버님”

부친이 앞을 계속하라는 듯이 재촉했다.

“마도국과 연결고리를 갖고, 그들에게 지원받으면 됩니다”

“...그렇다면 들려다오. 네가 마도국의 인간이라 치고--아


니, 네가 예를 들어 어딘가의 나라의 왕이라 치고, 적대하
는 나라에 소속된 마을에서, 식료따위를 보내달라고 말한다
면 보내주겠나?”

“물론입니다. 저라면 틀림없이 보냅니다”

“--어째서?”

“정해져있지 않습니까. 어진 군주라는 것을 증명할수 있


으니까, 지요”

“그 이외에는?”

“...특별히 없습니다”
부친이 가볍게 입을 벌렸다. 감탄하고 있는 것일까. 하지
만 그런것 치고는 반응이 이상하다. 아니, 실제로 어질다는
평판은 마도국이라도 탐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마도국
은 전 왕국령인 에.란텔 주변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그
들을 위해서 좋은 얼굴로 꾸미고 있을 것은 틀림없다.

“그런가... 너는 그렇게 생각하느냐. 나도 지원하겠지. 그


나라를 공격하기 위한 구실의 하나로 삼기 위해서. 왕국의
괴로워하는 마을을 해방하기 위해서 왕국과의 전쟁을 걸겠
다고”

“바보같은. 너무 악질적인 추리입니다. 무엇보다, 그런식


의 명분이 통할리가 없습니다”

“그런가, 너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느냐”

“뭣보다, 혹시 아버님이 말하신 것 같은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면, 더욱이 마도국과의 관계를 살펴봐야 하지 않겠습니
까?”

“너는--”

부친이 기가 막힌듯한 표정을 지었다. “네게는 왕국귀족


으로서의 긍지는 없는 것이냐?”

“있고 말고요. 하지만, 설령 없다고 하더라도, 멸망하기


보다는 낫겠지요”
“두려운 마법으로 네 형을, 많은 왕국의 백성을 유린한
마왕이라고? 놈들이 떠받드는 왕은”

“전쟁입니다, 아버님. 검으로 죽는 것도, 마법으로 죽는


것도 다를게 없지 않습니까?”

“...너는 어째서, 거기까지 마도국의 왕을 믿는 것이냐?”

별로 믿고있는 것은 아니다. 친근감은 확실히 있다. 다만,


그 이상으로, 그들은 가치를 만들기 위한, 지금 자신의 지
위를 보다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발판에 지나지 않는다.

‘발판! 그렇다! 내게서 본다면 왕국의 백성이 모두, 공포


스러워 하는 마도국의 왕조차도 발판에 지나지 않아!’

자신이 엄청나게 거대한--나라라는 레벨의 보드게임에 흥


겨워하는 모습을 환시하며, 필립은 흥분한다.

‘라고 해도, 확실히 아버지의 걱정도 당연하다. 하지만 간


단하게 논파했듯이 그정도에 지나지 않아. ...라고 해도, 이
번에 알베도 공에게 말해두는 편이 좋을까’

“네게는 이미 아무것도 말할 것이 없다. ...백작님께 입식


파티에서 인사는 드렸느냐? 네가 당주가 된다는 것을 인정
받았다는 것에 대해서”

이것이 필립에게는 가장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어째서, 파벌의 장이라고 해도, 새빨간 타인인 백작에게


머리를 숙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차대 당주를 정하는 것은 영주의 자치권의 범위다. 백작


은 관계없다. 혹시 형들이 있는 중에 백작이 3남인 자신을
추천하여, 그 결과로서 자신이 영주가 되었다라 한다면 갔
었겠지만, 그랬던 일도 없다. 필립의 지금의 지위는 모두가
행운의 결과다.

즉슨 머리를 숙일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필립은 백작에게 머리를 숙이거나 따위로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것을 말했다간 부친이 또 흥분할 것이
다. 이것은 몸이 안좋은 아버지를 생각하는 거짓말이다.

“물론입니다”

“그런가. 그러면 다행이다. 그렇다면, 아직 어떻게 되겠


지. 여차하는 상황에서는 협력을 청하면 된다”

이걸로 끝인가 하고 필립이 안도하는 타이밍에서, 뒤에서


집사가 입을 연다.

“--아직 하나 문제가 있습니다. 최초에 필립님이 말씀하


셨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필립님은 마도국의 사자
분을 이 가문 주최의 무도회에 초대하셨다고 말씀하셨습니
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그거다, 필립이여! 너는 무얼 생각하고 있는 거냐! 우리
집에 무도회를 열만한 장소는 없잖느냐”

지방영주는 왕도에 별장을 가진다.

왕도에 왔을때의 주재하기 위한 것의, 작은 별장이다.

물론, 확실히 평민의 집과 같은 작은 것은 아니다. 1년에


몇번밖에 사용하지 않는 것이기는 하지만, 귀족으로서의 힘
을 증명하기 위해, 그리고 동행시키고 있는 영민을 주재시
키기 위한 넓이는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넗을 뿐이고, 무도회 등을 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문제는 이미 해결하고 있다.

“괜찮습니다. 확실히 이 집에서는 할수 없지만, 빌려받은


장소가 있습니다”

“오오, 혹시나 백작님인가?”

약간 얼굴을 기쁘게 물어오는 부친에 대해서, 필립은 머


리를 젓는다.

“다릅니다. 왕도에서 만든 지인의 집입니다. 그 집의 여


주인님이 빌려주시겠다고, 실제로, 돌아오기 전에 만났습니
다만, 문제없는 모양입니다”

“감사금의 쪽은 어떻게 되셨습니까?”


집사의 질문에 필립은 맘속에서 탄식한다.

그런 질문이 처음인가, 하고

“무료다”

“무료입니까? ...그런 일이?”

“있다”

필립은 기억속에서 여주인의 말을 떠오른다. “당신은 장


래유망한 듯 하시니, 투자해 드리겠어요. 그 대신에, 장래에,
배로 해서 갚아주세요” 라는 것이다.

“그런 식의 달콤한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


습니다. ...속아넘어가는 것은 아니십니까?”

필립은 발끈 하지만, 집사는 부친에게서 지극히 신뢰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지금은 아직 노성을 날리거나는
할수 없다.

“빚을 만들었다만, 동시에 그것을 갚게끔 하듯이 해두었


다. 그 부근은 문제없다”

“...그럼 회장은 되었다 하고, 초대장은 어찌하나? 백작님


께 부탁할 것이냐?”

무슨 말을 하는건가, 라고 필립은 맘속에서 한탄했다. 이


것은 주최를 하기에야말로 필립의 가문명이 올라가는 것이
다. 어째서, 여기까지 밑준비를 했음에도 상관없이, 맛있는
부분을 내어주지 않으면 안되는 것인가.

‘이것이 노예근성인가. 이 얼마나 슬픈... 이렇게는 되고


싶지 않은 것이다’

“괜찮습니다. 회장을 빌려주신 여주인에게 부탁하여 내어


받을 계획이 되어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초대객은 제가 고
를 겁니다”

“...백작님을 통하지 않는 것은 실례가 될 것이다. 지금이


라도 백작님께 말씀드려 힘을 빌려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너는 무례가 되지 않게끔 초청할 귀족가문을 알고 있는 것
이냐?”

“어느 정도는 입니다만. 거기에 저는 이번에, 어떤 특별


한 분들을 부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이름에 관해서
는 여주인에게 맡겨두고 있습니다”

“너...” 부친의 눈동자 속에 의심의 색이 떠오른다. “...그


여주인이라는 것에게 놀아나고 있는 것은 아니냐?”

“아버님! 아무리 그래도 실례지 않습니까! 제가 입안하여,


제가 실행하고 있는 겁니다! 확실히 힘은 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주인도 계획을 듣고서,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했
기에야말로--제 계획이 잘 될것이라고 봤기에야말로, 나름
의 대가를 지불해주는 것입니다! 그것을 아까부터 뭐라고
하시는 겁니까! 본래라 한다면 차기당주인 제게 전면적으로
협력하지 않으시면 안되는 몸이시면서!”

실제로 그 말대로다. 여주인은 “그 무도회에 자신과 친한


귀족을 몇명 참가시켜 준다고 한다면, 힘을 빌려주겠다” 라
고 말했던 것이다. 정확히 이쪽에게도 이익을 달라고 하는
이야기이니까 말로, 그는 협력을 요청했던 것이다. 놀아나
든지 따위가 아니다.

부친이 얽매이는 백작처럼, 이익만 자신이 가져가고, 이


쪽에는 아무것도 넘기지 않는 인간들과는 다르다.

놀아나고 있는 것은 아버지 쪽이다, 라고 필립은 말해주


고 싶었다.

“...미안하다. 다만, 그 여주인이라는 것은 뭐라는 이름이


더냐?”

필립은 화를 참는다. 노예근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대


인 것이다. 관대한 기분으로 용서해주어야 할 것이다.

“그녀의 이름은 힐마 슈그네우스라 합니다. 들어보신 적


은?”

“아니, 모른다. 자네는?”

집사도 머리를 젓는다. 필립은 오랜 세월 귀족사회에 몸


을 둔 부친이 모르는 것을 빠르게도 알고 있는 자신에게 만
족감을 느낀다.

“백작님의 건도 그녀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합니


다. 그녀의 머리위에다 백작님께 부탁했다라는 경우, 귀찮
은 일이 되지 않을수 없습니다. 아버님, 달리 뭔가 있으십
니까?”

그것에 대해서 꾹하고 지친듯한 표정의 부친에게서 대답


은 없었다.

불만은 남지만 필립의 계획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남은건


마도국의 사자인 알베도 양을 초대하여, 거기서 자신의 입
장을 강고하게 할 플랜을 꾸릴 뿐이다.

필립의 시계에는 멋진 회장이 펼쳐져 있다. 그의 기억에


있는 왕궁에서의 회장에 뒤떨어지지 않는--아니 그 이상이
라고도 생각되었다.

그는 누군가에게 어떻게든 자만하고 싶은 기분이 한가득


이었다. 확실히 이 회장의 준비는 힐마에게 맡겼다. 그렇다
하지만 그녀는 필립에게 이렇게 물어왔던 것이다. “보통의
무도회 회장정도의 준비로 좋겠는가, 적어도 비교할수 없는
회장을 준비하겠는가. 혹시 후자라 한다면 빚은 커지는 것
이 된다”라고. 여기서 필립은 망설임없이 후자를 골랐다.

즉 이 회장은, 필립이 큰 빚을 만들어 준비했다--즉슨 그


의 노력이 있었기에의 장소인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그
에 의해 모인 많은 귀족들이 있다.

완벽하다. 그렇기에, 단 한가지, 필립을 불쾌하게 하는 것


이 있다.

초대장을 보낼 곳을--다소는 지혜를 빌렸다고는 하나--결


정한 것은 자신이고, 자신의 가문의 문양을 찍어 봉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여기에 온 모든 자는 마도국의 사자를 만
나러 온것이다. 그 마도국의 사자를 부른 것도 필립이다.

즉 주최자 겸 공로자인 자신에게, 감사의 말과 함께 머리


를 숙이지 않으면 안될 터이다. 불러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누구도 말을 걸지 않았던 마도국의 사자를 불렀다는 용기에
찬사를 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여기에 온 누구나가 최초에 조우하는 상대는 자신이 아니


라 힐마다. 그 뒤에 간신히 자신에게 조우하러 오는 것이다.
그것도 힐마가 필립의 이름을 꺼내고나서 간신히다. 혹시
이름을 떠내지 않았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었던 것일까.

힐마에겐 커다란 빚이 있는 탓에, 자신보다도 면목이 서


는 것은 참아주지 않을수 없지만, 귀족들에게는 불쾌감밖에
없다. 귀족이라 한다면 상식적으로, 최초에 누구에게 조우
해야 할것인지 알수 있을법한 것이다.

‘그러니까 너희들은 안되는거다. 칫. 역시 힐마의 제안을


삼킨것은 잘못이었던가’

이번에 불러모은 귀족들은 힐마의 지혜를 빌려 고른 면면


이다.

고른 것은, 마도국과의 전쟁의 결과, 새로이 당주가 되었


거나, 조만간 될 것인 자들이다. 즉 필립과 같은 입장에 있
는 인물이라 할수 있다.

힐마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는, 필립의 생각에 공감을


느낄수 있는 자가 많은 것이 아닐까라는 것이다. 당주가 바
뀌지않은 가문은, 그의 부친처럼 마도국에 대해서 마이너스
의 감정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능밖에 없는건가’
눈앞에 방금 막 도착한 초대객이 또 힐마에게 최초에 조
우하고 있다.

실패했다라고 필립은 생각했다.

웅크리고 있던 식의 바보는 역시나 바보였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초에 조우해야할 상대를 착각하고 있는 것이겠
지. 라기보다도 그 이외엔 생각할 길이 없다.

‘...아니, 하지만, 그렇기에 좋은게 아닌가? 바보이기에야


말로 주도권을 쥘수 있는게 아닌가? 나보다도 머리좋은 귀
족이 상대라면 새로운 파벌의 머리로는 되지 못하지. 거기
에 유감스럽지만 나의 가문은 아직 힘이 있는 가문이 아니
니까 말이지’

이것도 또한 찬스다. 그들의 실태인, 최초에 자신에게 조


우하러 오지 않았다라는 것을 빚으로서, 장래적으로 뭔가
있었을때 되돌려받으면 되는 것이다.

필립이 김칫국을 마시고 있자니, 힐마가 눈앞으로 다가왔


다.

뼈와 가죽밖에 없는 듯한 여자다.

병적일 정도로 말라있어, 무거운 병을 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좀더 살이 붙으면 꽤 미인이겠지만, 그것은 이미
과거의 일이다.

“필립 님. 슬슬 초대된 분은 전원 오신것 같은 듯 합니다”


“그런가”

즉 자신은 전원에게서 두번째로 생각되고 있다는 것인가.

열등감을 자극받는 사실에 필립은 잘 감정을 숨겼다고 생


각했지만, 힐마에겐 간파되고 있던 모양이다.

쿡, 하고 그녀가 웃는다.

“불만스러우신 모양이시군요”

“아니, 그런 일은 없다”

필립은 씨익하고 웃는다. 이래뵈도 귀족이다. 화를 참는


연기정도는 나름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 거짓말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는 필립님의 협력


자로서 단 즙을 빨아먹는 몸. 저희들의 사이에는 숨기는 일
은 없게끔 해주시잖고선”

그 말에는, 겸손하게, 교태를 파는 듯한 공기가 있었다.

이것이다.

필립은 마음을 떤다.

이것이야말로 귀족과 평민의 올바른 모습이다.

긴 세월 동경하던 입장에 지금, 자신은 앉아있는 것이라


고 실감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불쾌감이 거짓말같이 사
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어쩐 일이신가요, 필립님?”

“아니... 그렇구나. 화가난 것은 아니다만, 조금 불안을


느껴버려서 말이지”

“어떠한 불안이신가요? 뭔가 부족한 것이 있으셨습니까?


혹시 그렇다면 사자분이 보시기 전에 준비해둘까요?”

“그런 것이 아니라 말이다” 필립은 커흠하고 잘난척 기침


을 하면서 질문에 답한다. “여기에 와있는 자들이 그렇게까
지 우수한 듯한 인간으론 생각되지 않아서 말이지. 그런 자
들을 모아서 파벌을 만들었다 해도, 다른 파벌과 승부가 될
까 불안해서 말이지”

“과연 그러한 일이십니까”

힐마가 미소를 떠올린다

여위어 있기에 육욕을 조금도 느낄수 없다고는 하나, 그


래도 침을 삼키게 하는 듯한 고혹적인 매력이 있었다.

“그렇기에야말로 필립님이 이끌어가시면 되지 않겠습니


까? 필립님의 영지를 떠올려 주십시오. 거기에 살던 평민들
은 현명한 자들이었습니까?”

“아니--”
“그렇기에 위에선 자가 현명함을 요구받는 것이 아니겠습
니까?”

“그래, 그렇구나. 그 말대로다”

“필립님이라 하시면 파벌을 잘 조작하실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도 가능한한 협력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 꿀을 빨기 위해서, 로구나”

“물론이옵니다. 이익이 된다. 그렇게 확신하고 있기에야


말로 힘을 빌려드리는 것입니다”

싱긋하고 힐마가 웃었다.

필립의 속의 분노는 이미 완전히 사라져있다.

힐마가 말하고 있는 것은 정론이다.

필립은 힐마라는 여성과 알게된 자신의 행운에 감사한다.

면식의 넓음, 그리고 재력. 왕도내의 커넥션 같은 필립이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에 한
정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자신과 사이좋게 되는 것에 메리
트가 있다고 알기 쉽게 말해주고, 어떤 보수를 지불하면 되
는지가 간단하여 지극히 안심하고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내게 협력한다면, 어떤 여자보다도 유복하게 해주마”


조금 힐마의 눈이 커졌던 듯 했다. 그리고 만족스레 웃는
다.

“그것은 기쁘옵니다. 귀족의 부인이 하는 것처럼 커다란


보석이 달린 네클리스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기운내 주십시오, 필립님”

“아아, 맡겨둬라. ...그런데 협력자 분께 하나만 질문이


있지만 괜찮은가?”

“네. 부디, 물어주십시오”

“...어째서 그렇게 여윈 것이냐? 어딘가 안좋은건가?”

그녀에겐 이제부터도 협력받지 않으면 곤란하다. 혹시 신


관도 고칠수 없는 병이라면 시급히 그녀를 대체할 자를 찾
아낼 필요가 있고, 혹은 일을 이어줄 인간을 소개받지 않아
서는 곤란하다.

“그다지 아무데도 나쁜 곳은 없습니다, 만”

“커다란 가문의 아가씨는 여위기 위해서 다이어트하는 일


도 있는 듯 하지만, 그건가?”

힐마가 미소를 떠올렸다. 필립이 처음 보는 듯한, 뭐라 할


수 없는, 불안에 습격당할 듯한 미소였다.

“다릅니다. 실은 고형물을 먹을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마


시는 것으로밖에 취할수가 없습니다만, 그다지 양을 취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 이지요. 병 따위가 있더라도 치유마법
을 받고 있기에, 그쪽의 걱정은 하지 말아주십시오”

휙하고 다시 분위기가 원래대로 돌아온다.

“필립님에게서 단 꿀을 잔뜩 빨기 전에는 결코 죽거나 하


지 않습니다”

“오, 오오. 그런가. 그렇다면 됐다. 하지만... 고형물을 먹


을수 없다는 건 어째서 그런 일에?”

아무렇지도 않은 질문이었었지만, 그것을 던진 결과는 컸


다. 힐마의 표정에서 감정이 빠져나가는 듯 했다.

방금 이상의 변화에 필립이 오싹함을 느낀다.

“어, 어쩐 일이--십니까?”

“아, 아아, 실례했습니다. 조금 떠올려버리고 말아서”

힐마는 그렇게 말하면서 입가를 누른다. 안색이 나쁘다.

“아-, 면목없네. 싫은 일을 떠올리게끔 해버려서”

어떤 경험을 하면 고형물을 먹을수 없게 되는 트라우마를


알게 되는 것일까. 지금은 나름의 커넥션을 가진 사치스레
살아가고 있는 모양이지만, 되지못한 것이라도 먹던 시대가
있었던 것일까. 들어보고 싶은 부분이지만, 역시나 그것을
묻는 것은 안좋아보인다.

“필립님. 슬슬 사자의 분을 불러모실 무렵일까 하고 생각


합니다. 저 분의 에스코트를 맡으신다면, 누구나가 필립님
에게 눈을 두겠지요. 말 이상으로 이 모임을 주최--가장 힘
을 가진 인간이 누군가라는 것이 명확하게 전해질 것이옵니
다”

“오오! 그렇구나”

왕궁에서의 입식파티에서 그녀는 혼자 나타났었기에, 그


것이 보통인가 하고 생각했었지만, 그렇지는 않은 듯 하다.
몰랐다는 것은 부끄러웠기에, 그런척 하면서 지금 간신히
떠올렸다는 연기를 한다.

“분명 모든 분이 놀라실 겁니다. 필립님에게 조우하러 가


지 않았던 자들이 많지만, 오싹하는 불안을 느끼게 되겠지
요”

새디스틱한 기끔이 필립 속에 떠오른다. 여기에 모인 귀


족들 중에는 자신보다도 지위가 위인 자도, 영토가 넓은 자
도 있다. 그런 자들이 어떤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설 것인
가. 에전에는 가문의 골칫거리였던 자신의 앞에--.

“그렇구나. 기다리시게 하는 것도 나쁘지, 불러모시도록


하지”
“그럼 도중까지 안내시키겠습니다”

필립은 힐마가 부른 급사에 이끌려, 마도국의 사자인 알


베도가 기다리는 방까지 향한다.

문을 노크하고, 그리고 열린다.

거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성이 있다. 그 몸에 두른


것은 왕궁에서 본 것과는 다른 칠흑의 드레스. 살짝 드러난
어깨는 백아의 빛을 뿜고 있었다. 목에는 커다란 보석이 늘
어진 네클리스를 하고 있으나, 결코 싸구려가 아님에도, 그
녀의 미모에 작은 꽃을 더한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아름답다...’

생각치 못하게 얼굴이 빨갛게 되고 만다.

“--그럼 가보실까요?”

“예. 에스코트하도록 하겠습니다”

검은 레이스의 장갑을 낀 손을 잡고, 알베도를 일으킨다.

나란히 서자니 좋은 향기가 났다. 어떤 향수일까, 마음이


떠오르는 듯한 향기다. 생각지 못하게 코를 들이마셔서라도
좀더 맡고 싶은 충동에 휩싸였지만, 역시나 그런 것은 할수
없다.

두명이 나란히 서 회장까지 걷고 있다는 것이지만, 쭉 무


언이라는 것은 좀 무겁다. 적당히 좋은 화제가 없을까를 필
사적으로 생각하던 필립은 파티 회장의 문에 가까이 오고서
야 간신히 화제를 떠올린다.

“--회장에는 많은 귀족이 모여있습니다. 모두 알베도님과


만나뵙고 싶다고 생각하는 자들 뿐입니다”

저돌적인 화제이긴 했지만 곧바로 받아주었다.

“그러십니까. 필립님이 힘써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알베도가 친밀한 미소를 띄워준다.

필립의 심장이 크게 뛴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어쩌면 조금은 자신에게 마음이 있는


것은 아닐까.

자신은 조금 더 후엔 커다란 파벌의 톱에 설 남자가 된다.


마도국은 압도적인 무력을 가졌다고는 하나, 아직 하나의
도시밖에 가지지 못한 국가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자신은 꽤나 좋은 물건인게 아닐까.

마침 상황좋게 부인도 없다.

“그러고 보면 알베도님께 남편분은 있으십니까?”

알베도가 눈을 점으로 했다. 상냥한 미소는 몇번이고 보


았지만, 이런 표정은 처음이었다.

이상한 질문을 했다고 이해하고, 필립은 조금 수치스러움


을 떠올린다.

“특이한 질문이시군요, 필립님. 매우 유감스럽지만 없습


니다. 외롭게도 홀몸입니다”

“그렇습니까. 알베도님정도 아름다운 분이라시면 가만히


있어도 얼마든지 그러한 이야기가 날아들어올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만”

“후후--희한하게도 그런 이야기가 날아들지는 않았습니


다. 라고 해도, 날아들어도 곤란합니다. 그렇기에 딱 좋다고
생각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만”

“그러셨습니까”

문의 앞까지 온, 필립은 알베도의 어깨에 손을 둘러,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다

으득, 하는 기묘한 소리가 났다. 소리의 발생원을 찾고자,


얼굴을 움직인다.

“...무슨 일이신지요?”

웃는 얼굴의 알베도에게 질문을 받고자니, 작은 의문따위


날아가 버린다.

“아뇨,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면 에스코트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그들의 눈에는 무엇이 보일 것인가.

화려하게 꾸며입은 귀족들이 어떤 식으로 이 무대를 보고


있을 것인가, 힐마는 조금 흥미를 느낀다.

일류의 요리, 일류의 급사, 일류의 물건들, 일류의 음악,


그리고 3류 이하의 쓰레기 귀족들.

여기에 모인 자들은 많지만, 식충이, 삼남이하의 예비의


예비,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머리를 짓눌려, 불만을 품고
있던 자들이다.

그것은 그 얼굴을 보면 안다.

해방감에 의해 밝아진 얼굴을 하고 있는 자가 많고, 욕망


의 불꽃에 몸을 태우고 있는 자도 또한 많다.

그러한 자들에게서 보자면, 이 회장은 자신의 허영심을


만족시키는 장소겠지.

하지만 본래, 여기는 미끼판인 것이다.

현재, 왕국의 귀족사회는 혼란 속에 있다.

수개월이 경과했음에도 마도국과의 싸움에 의해 생겨난


상처는 깊어, 치유되지 않는 것이다. 몇몇 파벌이 해산하고,
새로운 파벌이 생겨나고 있다. 위에 위치하고 있던 귀족가
문이, 아래로 떨어져 바뀌어지고 있다.

지금의 왕국의 혼란은, 여러가지의 이유로 파벌에 속하지


않았던 자들에게 있어서도 절호의 찬스다. 아니, 이것이야
말로 최후의 찬스이겠지. 혹시 파벌이 다시 조정된다면, 구
석으로 쫓겨날테니까. 그렇기에, 이 모임은 그들에게 있어
거대한 미끼판일 터다.

송사리를 뱃속에 삼키려고 움직이는 굶주린 월척들.

한편 송사리는 눈앞에 있는 상대의 목적을 깨닫지 못하고,


한입에 잡아먹히는 일이 될 것인가. 아니면 눈치를 채고 능
숙히 빌붙어 갈것인가. 적어도--반대로 잡아먹히는게 아니
라 잡아먹는 듯한 귀족은 있을 것인가.

힐마는 회장의 움직임을 수십분을 지켜보길 계속한 결과,


여기에는 일류라 부를법한, 전력으로 거래하고 싶다고 생각
되는 귀족이 없다고 단정한다.

하지만, 실망은 없다. 이런 위험한 회장에 태연히 모습을


보이는 일류의 귀족이 있다면 그건 그것대로 스파이 따위의
가능성 쪽이 너무 높다.

초대장을 보낸 단계에서 휘둘렀다고는 하나, 완벽하다고


까지는 힐마도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로 어딘가의 파벌의
인간이 녹아들어있을 것이다.

그건 그것대로 재미있다, 고 그녀는 생각한다.


제출하는 보고서에 깊이가 늘어, 자신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니까, 그녀에게 있어도 나쁜 이야기지는 않았다.

‘그럼, 슬슬 시간일까?’

무도회가 시작하고서 한시간 반. 지정된 시간이다.

힐마의 진짜 일은 여기서부터 시작한다.

--무섭다.

방금의 교만함이 거짓말같이 없어져간다.

무섭다 따위의 따뜻한 말로 끝나지 않는 공포가 위 부근


에서부터 솟아오른다. 흥을 잃게 했다간 저 지옥이 다시 기
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전력으로 이 자리에서
도망치고 싶어지고 만다. 물론, 그런 짓을 했다간 그것조차
천국이라 생각될 법한 일이 기다리고 있을 테지.

여덟손가락의 일원으로서, 몇번이고 사람을 죽이라 지시


를 내려왔다. 때로는 고통을 맛보이며 죽이게끔 명령한 일
도 있다. 하지만 어떤 명령도 저 괴물들의 짓거리에 비하면
자비넘치는 것이었다.

“--힐마”

뒤에서 목소리가 걸려와, 깜짝하고 어깨를 떨게끔 되었다.

돌아보자니 거기에 있던 것은 회장내에서 가장 어리석은


남자다.

“응? 왜그러나?”

“아뇨, 필립님, 아무것도 아닙니다”

힐마는 본심의 미소를 아래로 숨긴다. 이런 쓰레기에게


놀라버린 자신에게 화가 났다.

“알베도님이 10분정도 휴식을 취하시고 싶다고 하시기에,


너를 찾고 있었다”

“귀족의 분들과 쉬지않고 이야기 하셨던 모양이오니, 그


것도 당연하시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휴게실까지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가. 그럼, 나도 따라가지”

무슨 말을 하는 건가, 라고 힐마는 진심에서 질려 돌아본


다. 아니, 아니면 뭔가 감을 잡았다는 것인가.

경계심을 품으면서 힐마는 연기를 계속한다.

“따라오시지 않는 편이 좋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어째선가? 나는 방금까지 알베도님의 옆에 있었다. 함께


간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만?”

힐마는 이 남자가 진짜로 이해하고 있지 않다고 확신한다.

즉슨 바보중의 바보. 귀족으로서의 예의나 지식이라는 것


이 일절 빠진 무능이다.

“여성이 쉬는 장소에 남편이 아닌 남성동반이라는 것은,


여러가지로 좋지않은 화제를 여러분들께 제공하는 것이 된
다고 생각됩니다”

“아아--. 하지만, 안내한다면 곧바로 돌아올 생각이라고”

“그렇더라도, 입니다. 호스트로서, 걱정이심은 알겠습니


다. 하지만, 저도 회장을 제공한 몸으로서, 무사히 알베도님
을 휴게실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아...”

뭔가 말하고픈 것이 있는 모양이기에 계속되는 말을 힐마


는 입을 닫고 기다린다.

사실은 후닥닥 꺼지라고 말하고 싶은 부분이지만, 일단은


이 바보가 주최자라는 것으로 되어있다. 너무 실례인 태도
는 취할수 없다.

“그녀와 결혼관계를 맺으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다고 생각


하나?”

“하아!?” 힐마는 이어진 그의 말에, 연기를 잊어버린다.


“에? 뭐라구요?”‘약간 따지는 식 말투이기에 뭐라구요 라고
적음’
“알베도님과 내가 결혼하는 방법이다”

“진심인가, 이자식” 하고 토하고 싶어지는 기분을 꾹하고


힐마는 참는다. 여기까지 바닥없는 바보라고는 생각치 않았
다. 상대는 힐마가 모은 정보로는 저 마도왕의 한팔--재상
위다. 그런 상대에 대해서 주변국의 하급귀족이 할 말이 아
니다.

아직 라나왕녀와 결혼하는 방법은, 이라고 질문받는 편이


놀라움이 적다.

“아니, 나도 이정도의 귀족을 모았던 몸. 결코 그녀에게


지지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겠나”

힐마는 자신을 잊고, 입에서 솟아오르는 것을 꾹하고 힘


을 넣어 참아낸다.

그게 목을 넘어 떨어지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도, 새겨진


트라우마에서 오는 불안과 공포에서 그런 행동을 취하고 만
다.

아니, 트라우마로는 끝나지 않는다.

여자로서 봐서 매력을 일절 느낄수 없는 남자의 헛소리를,


저 분의 귀에 들어갔을 때 어떤 감정을 품을까. 그것이 당
사자인 필립에게 향해진다 한다면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혹시 자신에게 향해진다고 하면 저 검은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여, 역시나 그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저 분은 마도


국의 재상위에 해당하신다고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왕국에
있어 공작이라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도국은 하나밖에 도시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


지 않은가”

“아, 아뇨,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말이죠”

마도국을 깔아보는 발언에 힐마는 소름이 돋는다.

확실히 영토는 카체평야 등을 포함해도 크지 않다. 하지


만 그 무력은 압도적이지 않은가.

무역이다 외교다라고 결과를 내는 시점에서, 결국 나라와


나라의 관계라는 것은 야만적인 힘의 대소에서 결정난다.
아무리 영토가 넓든, 싸움에서 지면 모든것을 빼앗기는 것
이다.

그것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이 바보에게는 어떻게 말해야


납득받을수 있을까.

힐마는 생각을 쥐어짜보지만,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상


식과 바보는 상반되는 존재인 것이다.

때문에 결과를 말로 들려준다.


“무리입니다. 그녀와 필립님이 결혼할수 있는 가능성은
절무합니다”

“...꽤나 좋은 분위기였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그녀와 함


께 회장에 들어왔을때 왠지 그렇지 않았었나?”

이 자식은 그런 것을 생각하면서 그 자리에 있었던건가


하고, 힐마는 놀란다.

‘그 마도국이 뒷배경에 있다, 라는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손님들을 자신의 파벌에 끌어들이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
아니야? 이 자식, 궁극의 바보다... 이제 좀 참아다오. 저
사람을 자극하지 말아달라고’

힐마는 위에서 괴로운 것이 올라오는 듯한 기분이 된다.

위에 흘러드는 그 감촉을 이 자식에게도 맛보여주고 싶다


는 기분과 함께.

“...조금 잡담이 길어진것 같습니다. 알베도님은 제가 동


행하도록 하겠사오니, 필립님은 남아주시어, 주최자로서 여
러분을 즐겁게 해주셨으면 하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이라면 별수 없는가. 알베도님을 부탁한다”

말하지 않아도, 등은 입에 내지 않으면서, 힐마는 가볍게


머리를 숙였다. 그리고 이 이상 바보같은 이야기를 듣지 않
고 싶었기에, 일직선으로 알베도 쪽으로 나아간다.
알베도는 귀족의 한명과 이야기하던 한창이었다. 보통이
었다면 분위기를 읽어, 잠깐 기다렸다가 좋은 타이밍에서
말을 걸었겠지만, 바보를 상대로 해서 지쳐있던 힐마는 곧
바로 이야기를 건다.

“실례하겠습니다, 알베도님, 슬슬 조금 휴식을 취하시는


편이 좋을까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실례입니다만, 저는 조금 쉬도록 하겠습니다”

알베도를 뒤에 두고, 회장에서 밖으로 나간다.

“후... 아아, 기분나빠”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힐마는 어깨 너머로 본다. 혹


시 정말로 상황이 나빴다면 어떻게 할까하고 생각했다.

보자니 자신의 어깨를 손수건으로 닦고 있다.

알베도와 힐마의 시선이 교차한다.

“기분나쁜 남자에게 닿았는걸. 이 몸에 욕망을 가지고 만


지는 것이 허락되는 것은, 세계에 단 한사람뿐인 것을... 쓰
레기가. 저 지성도 없는 쓰레기가”

으득으득하고 이를 가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때에도 상


냥한 미소를 띄우고 있던 그녀가 불쾌감을 표하고 있다. 그
정도로, 라고 해야겠지.
힐마는 망설인다. 그녀와 말을 섞어도 되는 것일까. 아니
면 이것은 벌을 주기 위한 밑준비인 걸까.

“...왜 그러니? 이야기라도 하자”

“예, 예에...” 힐마는 내심으로 지독히 겁먹으면서 입을


연다. “알베도님의 기분, 잘 알겠습니다”

“아라. 그러면... 저것을 잘라버리고, 다른 인간을 지금부


터 세우는 것은 무리일까?”

“알베도님이 바라신다면 곧바로 다른 인형을 준비하겠습


니다”

알베도의 입이 열리고, 그리고 닫힌다. 그것이 몇번 반복


되었다.

망설여버릴 정도로 매적적인 제안이었던 것이겠지.

어느쪽을 고르더라도 지옥이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어리


석은 필립에 대해서는 자업자득이라는 생각밖에 솟지 않는
다.

“후... 신경쓰지 마렴, 단순한 어리석음이야. 그의 바보스


런 짓거리는 왕국에서 입식파티 때 많은 귀족들에게 인상을
남겨두었어. 그런 의미에선 교환하면 아깝다고 생각되는
걸. ...거기까지 생각하고서의 행동이라 한다면 꽤나 즐거운
상대겠지만, 그럴리는 없겠지”

힐마는 방금의 회화를 떠올린다. 알베도와의 결혼을 바란


다던가 말하는 광인의 헛소리를.

저것을 고한다면 어떻게 될까.

무서워서, 아무래도 알베도에게 말할수 없다. 분풀이 같


은 것도 있을수 있으니까.

“아무것도 이룬 것도 없는 주제에, 자신은 특별하다고 생


각하는. 궁극의 무능이군요”

“그러네. 저건 조만간, 충분히 지면을 기게 해줘야겠어.


아인즈님의 것인 이 몸을 더러운 손으로 건드린 죄를 주지
않으면”

그대로 입을 여는 일도 없이, 그리고 누구와 만나는 일도


없이, 알베도를 어떤 방의 앞까지 힐마는 안내한다.

문의 앞에 선 힐마는 안도에서 쓰러지고 싶었다. 단 혼자


서 그녀의 상대를--저 얄다바오트조자 지배하는 마왕의 측
근을 상대로 하여, 어느정도 정신을 깎아먹었을까. 하지만
쓰러지는 일따위, 용서될리가 없다.

힐마는 전신전령의 힘을 총동원한다. 이것이 끝난다면 하


루내내, 잠으로 보내겠다고 마음속으로 정하면서.
“이쪽이옵니다”

힐마가 방의 문을 열자, 의자에 앉아있던 남자들이 일제


히 일어섰다. 어느 남자도 힐마와 마찬가지로 바싹 여위어
있다.

그녀의 동료. 여덟손가락의 각 장들의 5명에, 의장으로


합계 6명이다.

다시말해, 이 세계에서 가장 믿을수 있는 동료들이다. 이


전에는 겨루고 있었지만, 그런 것은 이제와선 생각치 않는
다. 얄다바오트와 마도왕의 관계를 알아버린 이상, 일련탁
생이다. 이 나라가 삼켜져, 해방되는 때까지 노예로서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안된다.

친근감까지 느껴지는 동료들은, 공포의 권화’알베도’의


모습을 눈에 담고는, 깊숙히 고개를 숙인다. 부들부들하고
미처 숨기지 못하는 공포가 어깨에 나타나있다.

힐마는 문을 닫고, 알베도는 방의 상좌에 놓여있는 가장


고가의 의자에 앉았다. 남자들도 힐마도 앉지 않은채, 직립
부동의 자세를 유지하며, 발해지는 명령을 기다린다.

“그럼, 너희들에게 명령하겠어. 우선은 마도국에 이런저


런 물자를 보내도록 하세요”

“알겠사옵니다. 기쁘게 바치겠습니다”

밀수품의 장이 한순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망설임따


위 있을리가 없다. 여기에 불려진 단계에서, 있을수 있는
온갖가지 명령에 관하여 단지 “알겠습니다” 라는 긍정밖에
가능할리가 없었다.

밀수품의 장인 그는 얄다바오트 소동에서 많은 물자를 빼


앗겨, 상인 길드따위에의 힘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지위는
반석이다. 라는 것도 마도국과의 전쟁에 참전했던 귀족과
거래할때 모두 즉시 현금지불을 철저하게 시켰던 덕이다.
후불을 허가했던 상인들이 괴로워진 지금, 다시 그의 힘은
떠오르고 있다고 하는 것이 올바를지도 모른다.

“그런게 아니야. 적절한 가격으로 팔도록 하도록. 그리고


얻은 돈으로 장래, 왕국을 습격해올 식량난에 대비해 식료
를 매입하도록. 왕국군이 가져가지 못했던 대량의 식료가--
아니, 식료의 선물 거래를 해두자. 아인즈님은 이미 그것을
위한 것으로 식료를 대량생산에 착수하시고 계시니까”

많은 일꾼을 잃은 이상, 그녀의 말은 확실하게 찾아올 미


래다.

“알겠습니다. 곧바로 상인들을 보내겠습니다”

“특히 필요한 것은 이것들이야. 제1진에 제대로 챙겨두길”

탁상에 놓여지는 종이를 공손히 받아든다.

“옛!”

“그리고 매직아이템에 관한 정보는 어때?”


다른 인간이 튀어나오듯 움직인다.

“면목없사옵니다!”

그는 허리를 굽혀, 이마를 강하게 탁자에 부딪혔다. 부딪


는 소리는 놀라울 정도로 큰 것이었다.

“마술사조합에 수중의 자를 집어넣어, 자세히 조사하고


있는 한참입니다! 조금더 시간을 주신다면-- 아니, 중간경
과라도 괜찮으시다 한다면 곧바로 제공드리겠습니다!”

“그러면 그걸로 상관없어. 가능한한 서둘러 행동하도록.


남은건, 그렇네. 너희들의 새로운 동료는 정해졌나? 정해졌
다면 제리고 돌아가서 세례를 해주지 않으면”

동료라는 것은 결석이 되어있는 자리를 가르키는, 새로운


여덟손가락의 장의 일이다.

세례라고 하는 것이 어떤 행위를 가리키고 있는지를 떠올


려, 힐마는 토해낼 기분이 된다. 필사적으로 표정을 죽이려
고 하고 있자니 동료들도 같은 식으로 표정을 짓고 있다.

마음을 부러뜨리고, 적대의욕을 완전히 꺾는 악마의 세례.


여기에 있는자는 모두, 그것을 또 한번 받아라 따위 말해진
다면, 절대로 아이처럼 울부짖을 것에 틀림없다.

“유감스럽게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의장이 입을 열었다.

사실이면서 동시에 거짓이기도 하다.

라는것도 별로 새로운 자를 머리에 두어야 할 의미가 아


니다. 없어진 것은 경비의 장과 노예매매의 장이다. 후자는
이미 거래가 거의 없어졌고, 새롭게 둔다고 해도 그다지 메
리트가 없다. 전자는 있어서 의미가 있는가부터가 의문이다.
거기에--

“빌려주신 분들이 지극히 우수하시기에, 그들을 머리로


두더라도 좋을지도 모릅니다”

언데드를 제공받고 있는 것이지만, 그 어느것도가 믿을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여섯팔이 죽었단 것을 듣고서, 워커 출신을 중심으로 쳐


들어왔기에 보냈던 적이 있었는데, 단 한체로 40명 가까이,
한명의 도망도 허락치 않고 주살했을 정도다.

그리고 웃어버리고 말 이유가 하나. 이 자리에 있는 누구


나가 다른자를 자신과 같은 꼴이 되게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을 태연히 내릴듯한 뒷사회를
지배하는 자들이, 누군가에게 그 정도의 절망을 맛보이고
싶지 않다고 바래는 것이다.

“...알겠어. 그걸로 문제없이 조직이 움직인다고 한다면


상관없어. 그런데 너희들로부터 부탁은 있는 걸까?”

“송구하옵게도, 제가 권리를 빌리는 것을 허락받은 광산


에, 스켈레톤들이 굉장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괜찮으
시다면, 그 자들을 좀 더 빌릴수 있을까 부탁드리옵니다”

“에에. 물론. 적절한 금액을 지불한다면 빌려주겠어요”

“감사합니다”

입을 연 남자가 이마에 흐르는 땀을, 색이 변할정도로 적


신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마도국이 두려운 것은, 채찍만이 아니라 당근도 준다는


것이다.

강자로서 약자가 손에넣은 것을 모두 빼앗는 것이 아니라,


능숙한 상인처럼 거래를 하여, 그 룰은 지킨다. 실제, 배신
하겠다는 의사같은 걸 보이지 않는다면 강대한 존재에게 지
켜지고 있다는 안심감조차 주어준다. 물론 이렇게 앞에 세
워지면, 공포로 도망치고 싶게 되어지지만.

“그럼, 내가 너희들의 앞에 직접 얼굴을 내민 것은 말할


필요도 없어요. 이야기는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장래, 마도
국이 왕국을 삼키기 위해, 전면적으로 협력하세요. 그걸 위
하여 겉세계에도 충분히 뿌리를 길러두세요”
“알겠사옵니다!”

황망히 전원이 머리를 숙인다.

마도국이 왕국을 삼킨다고 하는 것에 이론따위 있을리가


없다. 저 괴물들이 그렇게 단언하는 거라면, 빠르건 늦건의
차이정도는 있어도, 틀림없이 그렇게 된다.

최초엔 청장미나 붉은 물방울, 칠흑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는 안도 없지는 않았지만, 얄다바오트조차 부하로 두고 있
는 마도왕의 압도적힘을 듣고, 희망따위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와선 머리를 숙이고, 끝나는 때를 기다릴
뿐이다.

“그래 그렇지--”

힐마도 다른 멤버도, 음찔하여 어깨를 움직인다.

“또 하나 말하는걸 잊은 것이 있었네. 너희들의 정보조를


써서 개인적으로 찾아주었으면 하는 매직아이템이 하나 있
어. 일정기간 간격으로 결과를 적은 양피지를 마도국의 알
베도에게로 보내세요. 외견따위의 정보는 일절 없지만, 말
이지”

“...그것은 어떠한 아이템인 것입니까?”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템이야”

“정신을 지배한다... 매료따위의 마법의 완드 같은 것입


니까?”

“아니, 좀더 강력한 물건이라고 생각해. 모아주었으면 하


는 것은 일반에는 유통되지 않을법한 전설급의 아이템에 관
한 소문이야. 어떤 작은 것이라도 나에게 전할 것. 알겠지?”

정신지배라고 하는 매우 두려운 효과를 가진.

그녀가 경계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그들은 곧바로 명령이


해의 뜻을 표했다.

“고, 공주님”

허둥지둥하는 태도로 메이드가 들어온다.

노크도 없이, 그다지 칭찬할만한 태도이진 않지만, 그 정


도로 서두를만한 일이라는 것이겠지.

라나는 무엇이 있었는가 곧바로 읽어낸다. 그렇지만 메이


드의 앞에서는 라나는 순진무구한 공주님이다. 거기에 어울
리는 표정과 함께 질문을 던지는 태도로 물어본다.

“왜 그러시나요?”
메이드의 눈초리가 조금 움직인다.

맘속에 분노의 감정이 솟은 것이겠지. 아마도 자신이 이


정도로 당황하고 있음에도, 멍하니 굴고 있는 공주님에 대
해서.

라나는 한가로이 컵을 받침에 되돌린다.

그 소리가 테이프를 끊은 것처럼 메이드가 움직인다.

“저, 저, 저기--”

“네. 괜찮아요. 진정하고, 심호흡해주세요”

메이드가 라나의 말을 따라 급히 호흡을 가다듬으려 심호


흡을 반복한다. 그리고 어느정도 평정을 되찾은 모습을 보
고 라나가 묻는다. “왜 그러시나요? 또 악마라도 나왔나요?”

“다, 다릅니다. 마도국의 사자분이 라나님을 만나시고 싶


다고!”

“여성의 분이신가요?”

“네. 너무나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마도국의 사자는 한명밖에 없었을텐데, 라나의 질문은 이


상할 터이다. 거기가 태클 걸 부분인지 이 녀석은 무슨 말
을 하고 있나 라고 생각되게끔 하고 싶었지만, 혼란하고 있
는 메이드에게 진지하게 대답받아 버렸다.
뭐, 상관없나 하고 라나는 생각한다. 이러한 것의 씨앗을
겹쳐가는 것이 이용할수 있는 평판에 이어지는 것이다. 모
든 것은 포석이다.

가까이 당긴 클라임의 갑옷이 부딪히는 소리를 냈다.

머리를 기울여야 할까.

귀여운 강아지의 순진한 행동에, 라나의 가슴에 사랑스런


감정이 솟아오른다.

그의 생각을 추측하자면, 사자가 라나의 근처에 온 이유


가 상상되지 않는 것에 틀림없다. 이미 라나가 그녀와 접대
를 나누던 곳은 보았었다. 그렇기에 어디까지나 꾸밈에서의
제3왕녀와 이야기했던 정도에서 마도국에 있어 유익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라는 정도일까.

라나는 맘속에서 상냥하게 미소짓는다.

바보같은 아이만큼 귀엽다 라는 말은 사실이다. 아니, 아


바타도 보조개라는 것이 올바를 것인가. 아마, 어느쪽도 정
답이다.

혹시 이것이 클라임 이외의 행동이었다면, 좀더 다른 감


정이 떠올랐을 것이니까.

클라임의 반짝반짝하는 눈을 쭈욱 보고 싶다는 충동에 휩


싸이지만, 그것은 아직 참는다. 달콤하고 달콤한 설탕과자
로 둘러싸이는 그 순간까지.

“알베도님이 대체, 어째서, 저를 만나러 오셨을까요?”

고개를 갸웃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서두르고


있는 상대에게 그다지 좋은 감정을 품게하지 않는 것은, 몇
번인가 실험하여 알고 있다.

사실, 메이드의 눈동자의 속에는 아주 작은 불꽃이 떠올


라있다.

분노다. 그와 함께, 클라임의 갑옷이 다시 작은 소리를 냈


다.

메이드의 감정을 살피어, 조금 집히던 것이 있던 거겠지.


하지만 소리는 곧 멈춘다. 다시 부동의 자세를 유지하는 거
겠지.

귀엽다.

주인을 지키기 위해 앞으로 나올까 어쩔까 망설이는 강아


지다.

라나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면 움직이지 않는 편이 낫


다고 판단했겠지. 메이드는 가문이 좋은 귀족의 영애이며,
어딘가의 말뼈다귀인지 알수 없는 클라임이 뭔가를 말하면,
부모에게까지 이야기가 닿아, 결과적으로 라나에게의 폐가
될 것이다, 라는 쯤일까.
라나를 신뢰하는 그의 일이니까, 마음속에서 눈물을 흘리
는 것이겠지. 자신의 가문이 좋았다면 그런 일은 놔두지 않
았을텐데, 라고.

라나는 뒤에선 클라임을 보고 싶다는 욕구를 눌러죽인다.


방해스런 메이드가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건 저로서는 모르겠습니다. 단지, 만나고 싶다 라고”

“그런가요... 알베도님도 여성이시고, 여성끼리의 이야기


를 하고 싶다는 것도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화장의 일 같
은 걸까요?”

순진무구---라기보다 바보같은 물음을 걸었다.

“그건 저로서는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모셔와도 괜찮으시


겠습니까?”

“물론이에요!”

기쁜듯이 보이는 듯이 라나가 대답하고는, 클라임 쪽으로


똑바로 향한다.

“저기, 클라임. 면목없지만요, 여성끼리의 이야기에요. 방


에서 나가있어 주시겠어요?”

“알겠습니다”

조금 유감스러웠지만, 할수 없는 일이다. 어려운 이야기


는 아무것도 모른채로, 그저 그 아름다운 눈으로 자신을 보
고 있어주면 좋은 것이니까.

알베도가 방에 들어오자, 안에 있던것은 한명 뿐이었다.

알베도가 이 왕도에 왔던 목적은 네가지.

첫번째가 물자를 옮기게끔 하는 것, 두번째가 전쟁을 일


으키기 위한 명분을 만드는 것, 세번째가 개인적인 목적의
포석을 깔아두는 것, 그리고 네번째가 이 방의 주인과의 거
래다.

아니 거래라는 것은 조금 잘못되었다. 포상의 수여라고


불러야 어울린다.

방의 주인의 허가도 얻지 않고 알베도는 방을 가로질러


놓여진 의자에 앉는다.

그리고 자신의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인 소녀에게


입을 연다.

“머리를 드세요”

“--예”

라나라는 소녀가 머리를 들었다.

“당신의 움직임은 상당히 멋졌습니다”


“감사하옵니다, 알베도님”

“아라--”

알베도는 이제까지 만났던 때와는 완전히 다른 그녀의 반


응에, 심히 흥미를 자극받는다.

이것이야말로 데미우르고스의 이야기에 있었던 라나다.

자신의 가족을, 피를, 백성을 배신했음에도 또한, 그 표정


에 후회의 색은 없다. 이것은 인간이면서 인간이 아니다.
정신의 이형종이라 할 것. 선이나 악을 그녀는 머리로 이해
하고 있는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이해하고 있을 뿐이고, 그
것에 얽매이는 일 없이 자신의 목적을 태연히 진행할수 있
는 타입이다.

“...공로를 칭찬하시어, 아인즈님께서 포상을 내리셨습니


다”

알베도는 공간에서, 자신의 주인에게 받아온 아이템을 꺼


낸다.

작은 상자는 몇중이고 봉인이 걸려있다. 특정조건이 만족


되지 않는 한, 이것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이것이...”

감사하는 듯이 받아드는 소녀를, 모르모트를 살피는 연구


자 처럼 차가운 눈으로 알베도는 본다.

그야말로 그녀는 모르모트다. 그렇기에 서로간에 메리트


는 일치한 것이다.

“감사하옵니다. 아인즈.울.고운 폐하께도 감사의 말을 전


해 주십시오”

“약속하지요. 당신이 바라고 있는 또 한가지에 관해서는


말할 필요도 없겠죠?”

“물론입니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했을 때에 자비를 베풀


어주신다면 거기에 이길 기쁨은 없사옵니다”

소녀가 미소짓는다.

너무나 사랑스러운 웃는 얼굴이었다.

그렇기에 질문한다.

“...그 상자를 열게 되면 바램은 이루어지겠지만, 그것을


여는 것이 가능할지?”

알베도가 인간을 걱정한다는 따위, 나자릭의 인원들에게


알려진다면 어떻게 생각될까. 그렇지만 혹시, 그녀의 바램
이 이루어지는 날에는, 영역수호자와 동등한 지위가 주어질
준비가 되어있다. 장래의 부하후보를 다소는 걱정하더라도
특별할 것은 없겠지.
“네, 알베도님. 이미 준비는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요. 그러면 우리들이 침공할 때까지 준비를 갖추어


두세요”

“알겠사옵니다. 위대하신 분”

다시 머리를 숙이는 소녀에게서, 그녀의 그림자로 눈을


옮긴다.

거기에 잠들어있던 그림자의 악마가 스윽하고 모습을 드


러내, 소녀와 마찬가지로 머리를 숙인다.

추가의 병력을 주어야할까하고 생각했지만, 그 말을 알베


도는 삼킨다.

혹시, 마도국이 왕국에 침공할때까지 이 소녀가 하고 있


는 일이 들통나버린다면, 그녀는 나자릭에 받아들일 가치가
없었다라는 정도 뿐인 일.

말하자면 이것은 테스트다.

“그럼 딱딱한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하죠”

알베도의 목소리의 느낌이 변했다. 라나는 의아한듯한 얼


굴을 한다.

“아직 나가기에는 빠른걸. 뭔가 이야기--세상 이야기라도


할까요. 자, 앉아요, 당신의 왕쨩’강아지’의 이야기라도 들
려주겠어요?”
만면의 웃음이 알베도를 맞이한다.

“기꺼이 알베도님. 그리고, 혹시 괜찮으시다면 아인즈.울.


고운 폐하의 이야기도 들려주시겠습니까?”

막간

슬레인 법국의 최심부.

이 신성불가침의 방에 들어오는 것이 허락된 자는 적다.

우선은 슬레인 법국의 최고위에 앉은자--최고신관장.

이어서 6주의 신--6개의 종파의 최고책임자인 6인의 신


관장. 덧붙여 이 인원들 속에서--현재의 최고신관장이 재임
하는 종파를 제외한 5명의 중에서--다음의 최고신관장이 선
발된다.

불의 신관장--베레니스.나구아.산티니.

이 모임의 유일한 여성이다. 50을 넘겼기에, 연령에 의한


것인가, 그 체구는 통통하다. 살집좋은 얼굴에 어려있는 자
애로운 미소는, 보는자에게 안심감을 준다.
물의 신관장--지네딘.델란.궬피.

마른 가지같은 노인이다. 연령이 불명할 정도로 나이든


얼굴이며, 살가죽은 이미 흙빛. 건강면의 걱정은 느껴지지
만, 지식과 지혜는 비할바가 없다.

바람의 신관장--도미니크.이레.팔토슈

온후한 노인의 풍체라고는 하나, 전 양광성전에 소속되어,


다수의 이형종을 별했던 성전사다. 그 분노는 열화와 같고,
그 살의는 빙설과 같다고 말해진다.

흙의 신관장--레이몬.자그.로랑생

날카로운 시선을 가진 남자로, 멤버 중에서 가장 어리다.


라고 해도 40대중반이지만,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정력적이다. 전 칠흑성전으로서 15년이상 계속 싸워온 호국
의 영웅이다.

빛의 신관장--이본.재스너.드라클로우

가는 눈초리에 몹시 여윈 모습은 지극히 음험하게 보이지


만, 결코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이 자리에 있는 모
두가 알고 있다. 신앙계마법의 사용자로서는, 이 모임 속에
서도 1, 2위를 겨룬다.

어둠의 신관장--막시밀리언.오레이오.라기에
<부유판-플로팅.보드> 이라는 마법을 개량하여 만들어낸
마법으로, 자신의 근처에 복수의 서적을 띄워둔, 둥근안경
을 쓴 남자다. 본래는 사법기관출신의 신관장인 탓에, 서적
은 법률에 관한 것이 많다.

여기에 법국에 있어 사법, 입법, 행정의 3기관장. 마법의


개발따위를 한수에 처리하는 연구기관장. 군사기관의 최고
책임자인 대원수.

총 12명에 의해 구성된 이 모임이야말로, 법국에 있어 최


고집행기관이다.

모여서 방에 들어온 그들은, 손에 든 청소도구를 써서 방


을 청소하기 시작한다. 먼지털이를 쥐고 먼지를 터는자. 마
른 걸레질을 하는자. 물걸레질을 하는자. 매직아이템을 써
서 먼지를 빨아들이는 자.

그 움직임에는 낭비가 없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방을 청


소한다.

인구 1500만을 넘는 슬레인 법국의 정점에 선 자들이면


서, 누구하나 손을 놀리는일 없이, 흠뻑 땀을 적셔가며, 청
결함 넘치는 아름다운 로브를 먼지로 더럽혀가며, 한곳에도
더러움이 남지 않게끔 청소를 계속한다.

이마의 땀을 닦지도 않고 전원이 일렬로 서서, 방의 안쪽


에 지켜보듯이 선 여섯체의 상에 깊이 고개를 숙인다.

“오늘도 또한 인간인 저희들의 생명이 있는 것을 신께 감


사드리옵니다”

최고신관장에 이어, 전원이 일사분란하게 화답한다.

“감사드리옵니다”

깊숙히 숙인 머리를 되돌려, 그들은 방의 구석에 청소도


구를 모은다. 그 뒤에 <청결-클린>의 마법을 발동시켰다.
자신들의 옷이나 청소도구에서 묻은 더러움을 지워나간다.
땀을 닦은 타올에서도 세탁하고서의 냄새가 풍겨왔다.

제1위계마법인 이 마법을 걸면 더러움이나 얼룩은 한순간


에 지워진다. 범위를 확대하여 걸면 방 전체를 청소하는 것
도 손쉽다. 하지만, 이 신성한 방에 그것을 행하는 따위의
불신자는 이 중에는 없다.

마지막으로 자신들도 씻기를 끝낸 그들은 원탁에 앉았다.

법국 최고위자인 최고신관장도다.

이 테이블에 앉는자는, 이 장소에 있어서는 전원이 동등.


상하없이, 협력자이며, 동료인 것이다. 그렇다, 인간의 번영
을 위해서다.

“그럼 이제부터 회의를 개시합니다”


오늘의 회의의 진행역을 맡은 것은, 흙의 신관장 레이몬.
자그.로랑손이다.

“최초의 의제는, 왕국의 성새요시 에.란텔을 점거하고,


그곳을 중심으로 2주전에 건국된 아인즈.울.고운 마도국에
관하여”

돌연히, 건국된 수수께끼에 관한 의제 이상으로 중요한


사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자세한 사정을 아는 자는 적고, 얻어진 정보는 소문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우선 마도왕이 언데드라는 것, 강대한 마법영창자’매직캐


스터’라는 것, 사역하는 언데드 중에는 데스.나이트가 한체
있는 것, 등이다.

그것들에 있어 선명한 정보는, 육색성전을 지휘하고 있는


오늘의 진행역인, 레이몬에게서의 보고가 올라오는 것으로
되어있다.

투덜대듯 누군가가 말한다.

“역시나, 묵인하는게 아니라 전쟁에 개입했어야 하는 것


은 아닌가?”

“...무슨 말인가. 데스.나이트를 지배하고 있는 마법영창


자’매직캐스터’와 정면에서 적대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
으로 결론났었잖나. 자네는 반대였던 모양이네만, 이제와서
되돌리지 말게. ...하지만, 설마 정말로 나라가 될거라곤 생
각치 않았다”

일동이 함께 끄덕인다.

“제국은 어떤 식으로 움직일 셈인가? 마도국의 동맹국으


로서 이름을 걸고 건국을 지원하고 있었지만, 완전히 협력
자로 붙은 것인가? 아니면 마법으로 조작되기라도 하는 건
가?”

“그건 아니겠지. 저 파라다인이 있네”

“그러면, 저 황제는 신뢰할수 있다고 생각한 우리들이 잘


못 보았다는 것인가?”

“...그것보다 적은수의 이탈자중 한명을 유익하게 써먹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저것을 이쪽편에 끌어들이는 플랜을
실행에 옮겼어도 좋았지 않겠나?”

“그럼--”

팡하고 손이 한번 쳐 울려져, 열기를 띄워가던 자리에 냉


정함이 돌아온다.

“--제국과 왕국과의 전쟁을 칠흑성전 "점성천리"가 감시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의 탓에, 약간 보고가
늦었던 점, 용서해 주십시오”

다른 문제라는 것은 그녀가 돌연히 방에 틀어박혀, 한동


안, 밖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는 드문 사건의 일이겠지라며,
모두가 맘속으로 생각한다.

“우선, 이제부터 그녀가 보았던 내용을 기록한 용지를 돌


리겠습니다. 뒤에 판명된 것은 일절 적히지 않은, 전장에서
마도왕의 군세를 본 그녀의 말만으로 기재된 것입니다”

귀찮은 짓을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입으론 내지 않고, 받


아든 들은 순서대로 몇장인가의 종이를 읽기 시작한다.

최후의 용지까지 뒤집은 자들의 손이 멈춘다. 몇번이고


몇번이고 같은 부분을 다시 읽는다.

표정은 누구라 할것없이 굳어져있다. 안색도 안좋은 것으


로 변화해있다.

그런 변하는 쪽을 레이몬은 웃으며 보고 있다. 같은 고통


을 맛본자만의 연대감 넘치는 표정이다.

이윽고, 전원을 대표하듯이, 막시밀리안이 외친다. 너무


나 크게 입을 열었던 탓에 둥근안경이 빗겨내려갔지만, 신
경쓸 여유조차 없는 모양이었다.

“거짓말이다! 이런 일이 있다느... 있겠는가!”


“방금도 말했듯이, 이것은 그녀의 말한 내용을 그대로 기
록한 것입니다”

태연한 레이몬의 대응에, 막시밀리안이 말을 잃는다.

막시밀리안이 그야말로 전력으로 달린듯한 난폭한 호흡을


고르는 사이, 베레니스가 동료에게 확인을 위한 질문을 던
졌다.

“한번 더 물어봐도 되겠나? 이것이 사실이라고?”

“여러분이 "점성천리"의 말을 믿으신다면, 입니다만”

괴로운 얼굴로 전원이 다시 손에 든 종이에 눈을 떨어뜨


린다.

그들 전원이 손을 멈춘 장소에 적혀있던 것은 마도왕의


군세다.

“데스.나이트 수백--최저 200. 소울이터 수백--최저


300... 인가. 이 군세는... 좋지 않다 정도가 아니겠지...?
이녀석들이 날뛰었다간 왕국도 제국도 도시국가연합도 성
왕국도 멸망한다”

“...우리들이라해도 그렇다. 이런 것이 눈사태처럼 공격해


온다면, 피해에서 회복까지는 수백년이상의 시간을 요하겠
지”
데스.나이트. 추정난이도 100이상. 스콰이어.좀비를 만들
어내고, 그 종자들이 좀비를 만들어낸다. 좀비 자체는 전투
능력은 절무하나, 보다 강한 언데드의 자연발생에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소울이터. 추정난이도 100에서 150. 주위확산형의 능력


을 갖고 있어, 그리고 사망한 자의 혼을 먹는 언데드다. 혼
을 먹으면 먹는만큼 능력을 증강시키는 힘을 갖고 있다. 경
우에 따라선 공포를 주는 오라를 뿌리는 것도 가능하여, 최
저라도 제3위계마법을 행사할수 있는 자가 아니면 상대하
는 것도 어렵다.

각각 한체라도 도시나 어설픈 소국을 멸망시킬 레벨의 언


데드다.

“잘못본것은 아닌가? 어쩌면 마도왕이 이쪽의 감시를 눈


치챘기에, 존재하지 않음에도, 환술따위로 이쪽을 홀렸다던
가”

마른 나무같은 손가락을 하나, 핑하고 세우며 이본이 가


능성을 제기한다.

오오, 라고 그건 있을법하군 이라는 목소리를, 레이몬이


곧바로 잘라낸다.

“칠흑성전은 여러가지 몬스터의 지식을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모든것을 기억하고 있는가에는 의문이 있습니다만,
그녀--"점성천리"는 지식면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녀가 잘못봤다는 건 있을수 없습니다. 그리고 더욱이 마
도국의 수도--전 에.란텔에 있어서도 데스.나이트나 소울이
터의 존재는 확인되고 있습니다”

지친듯한 한숨이 몇이고 들려왔다.

인정할수 밖에 없는 사실을 들이밀어진 자들의 피로감에


넘치는 목소리에 중얼중얼하고 상담을 시작한다.

“어찌하나? 인간의 수호자인 우리들이 취할 최선의 수단


은 뭔가? 1체로 1국을 떨어뜨리는 괴물 500체를 어떻게 해
야한다고 생각하나?”

“병력으로서 소국가 500개 분량이라든지, 미친게 아닌가?


얼마나 밸런스를 무너뜨린 나라라는 것인가”

“문제는 그 병력을 마도왕이 무엇에 쓸것인가겠지? 단순


히 방어력으로서 가지고 있는 것이라면 당분간은 문제 없겠
지”

“바보같은. 자국의 방위전력으로서는 지나치외다. 무엇보


다, 마도왕은 산자를 증오하는 언데드지 않은가. 확실히 그
힘으로 주변국가를 공격하는 것은 틀림없겠지”

“마도왕이 그 병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해봐도 의


미가 없다. 여기는 대처하기 위한 수단을 모색해야할 부분
이다”

정론이다, 라고 의론이 방향타가 조금 바뀐다.

“그러면, 칠흑성전으론 대처가 가능한가, 가 최중요로군”

슬레인 법국에 있어 최강의 카드. 영웅들로 구성된 특수


부대.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팀에도 닮아있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모험자가 영웅담에서 말해지는 식으로 탐색을
가고 이루어 드디어 습득할수 있을 법한 신들이 남긴 무구
를, 칠흑성전의 자들은 각각이 복수 소지하고 있다는 것.

만약, 혹시나 그들이 이기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 뒤엔 대


의식에 의한 최고위 천사를 소환하여 상대에게 부딪힐수밖
에 없다.

최고위 천사라면 데스.나이트나 소울이터에게도 지지 않


을 것이다. 다만, 상대의 수를 고려하면 지극히 불안이 남
는다.

전원의 눈이 레이몬에게 향해진다.

그는 후하고 웃었다. 이 웃음이 생각찮은 웃음으로 돌려


받고만 자들은 이어지는 그의 말에 얼어붙는다.

“무리로군요. 전 칠흑성전 제3석차로서 말씀드리겠습니


다만, 500체를 상대로 하는 것 따위 광인의 헛소리입니다.
동수이상이 된 시점에서 절망적이지요. 아니, 그렇지 않다
면, 미래를 비관하여 "점성천리"가 자기방에 틀어박힌다든
지는 하지 않겠지요. 하지만...”

웃음의 종류가 변한다.

“신인은 별개입니다”

오오하고 환성이 울렸다.

“저 두명이라 한다면 데스.나이트와 소울이터의 군세가


공격해온다 하더라도 쉽게 대처가 가능하겠죠. 물론, 만의
하나를 대비하여 만전의 백업이 필요불가결하겠지만”

“저 두명이 있다면 괜찮은건가”

“그것은 마음 든든하군”

환성이 넘치는 중, 지네딘이 “후우”하고 한숨을 토해냈다.


그 너무나 무겁고 지친 분위기를 깨닫고는 누구나가 목소리
를 낮춘다.

“...뭘 숨기고 있나?”

“지네딘 로. 무엇을, 이라는 건?”

“여기에 있어서 위증이나 허위, 은폐는 확실히 법으로는


금지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우리들은 같은 방향에 나아가
는 동지인 이상, 암흑속의 대죄로서 있을 것이다. 그 인식
에 들이민 뒤에 한번 더 묻지. 무얼 숨기고 있나?”

“지네딘 로. 대체, 무슨 말씀이십니까? 어째서 그러한 말


씀을?”

“도미니크여. 한가지 의문이 있다. 어째서, 점성천리는


틀어박혔나?”

아무도 대답할수 없다고 알고는, 그는 계속한다.

“비관하여 틀어박혔다. 혹은 쇼크를 받은 것이겠지. 언데


드의 데군은 공포였던거겠지. 하지만, 그렇더라도 칠흑성전
이 그정도로 틀어박히는가? ...그녀는 신인조차 이길수 없
는 힘을 봤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는 이걸로 끝인게 아닌거
겠지?”

레이몬과 지네딘의 사이로 모두의 시선이 움직인다.

“...내밀히 하여 어쩔 셈이었나? 자네란 사람은 믿고 있네.


자네가 성전을 자신의 목적만으로 쓸 남자가 아니라고. 하
지만 이 자리에 이야기하지 못할것 따위 무엇이 있나?”

“훌륭하십니다. 역시나 지네딘 로. 먼저 가능성을 찾을


셈이었습니다만... 그렇다면 이야기하지요. 저 혼자서 끌어
안는 것도 위가 아파질 뿐이고, 이 자리에 공유할수 있다면
그 이상은 없겠습니다”
레이몬은 빙글하고 모인 면면을 살펴본다.

“왕국과 제국--아니, 마도국의 전투에 관해 여러분은 어


느정도 들어보셨습니까?”

대표로 입을 연것은 최고신관장이다.

“마도왕이 강대한 마법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그것에 의


해 왕국은 와해되어, 패배했다. 그 결과로서 개전전의 이야
기가 있었던 대로 에.란텔을 양도하고, 마도왕이 건국했다
고까지는 들었네만”

“사망자의 수는?”

레이몬에게 질문받은 최고신관장은 머리를 젓는다.

“거기까지는 듣지 못했네. 내쪽으로 올라온 것이 아니므


로, 모두도 마찬가지지 않은가?”

“네. 그렇습니다. 언데드를 머리로 떠받드는 마도국의 도


시로 되고나서, 신관도 상인들도 에.란텔에는 향하지 않습
니다. 그 때문에 진위가 불확실한 소문 정도의 이야기밖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렇기에의 성전--이 경우는 풍화라기보다는 수명성전


이 나갈 차례이지 않은가?”

“과연. 말하자면 육색성전의 조정역인 자네밖에 알지 못


하는 정보. 우리들 쪽에 있는 것은 흘러남은 이야기 정도에
지나지 않지”

“...그렇습니까. 그러면 그 뒤, "점성천리"가 본 전쟁의 일


부 시종’시작과 끝’을 적은 것을 넘겨드리겠습니다”

건네받은 종이를 다 읽고나서, 방에는 절망적인 침묵밖에


없었다.

이윽고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한 것인가, 이본이 중얼거


리듯 물음을 던진다.

“과연. 과연. ...자네가 최초에 이것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은 우리들의 심장이 멈추지 않을까 걱정했던 것인가”

“그런 식의 일은 없습니다. 털조차 나지 않았을 여러분의


심장이겠죠. 다만, 최초에 이것을 넘겼을 경우 신용해주실
것인가, 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본이 거듭거듭 끄덕인다.

“확실히. 혹시 최초에 이것을 봤다고 하더라도, 의심했었


겠지. 우선 확실히 믿지 못했을 것임에 틀림없네. 하지만
아까 종이에 적혀있던 마도왕의 군세가 진실이라고 이해했
던 이상, 그녀가 본 이것도 또한 믿을수밖에 없을 터”

“하지만... 나는 믿고싶지 않네. 마법 하나로 왕국군의 반


수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따위. 이번의 싸움에 있어 왕국
이 움직였던 병력은 26만. 반수 이상이라 한다면 최저라도
13만이라고? 왕국의 군을 파멸시켰다고는 들었긴 하지만
이것은...”

“그녀가 봤던 것 뿐이겠지? 피해를 크게 보아’생각해’버


리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그렇더라도 마법하나로 국세의 한 날개가 전멸이라는 한


문장만 보더라도 8만의 사망자는 나왔을 터다. 그들을 희생
하여 추악한 괴물의 소환인가...”

“이미 그녀가 본 광경을 부정할수는 없네. 이것은 신들의


마법. 제11위계마법인게 아닌가?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나
그것이군”

“신의 강림인가”

“저 신을 닮은 모습도 적혀있지만... 재강림이라는 가능


성은 없는건가?”

“있을수 없네. 죽음의 신이신 슬샤나 님은 구전에 따르면


두려운 팔욕왕에게 시해당해버리셨네. 우선 틀림없이 다른
존재이겠지. 거기에 슬샤나님의 재강림이라 한다면 그분이
우리들에게 뭔가 말씀해주셨을 터. 슬샤나님의 제1종자이신
그 분께서”

“그러면, 드디어 온것인가?”


“그렇겠군. 200년 만인가?”

“구전으로 본다면 그 정도일까. 그 사이에 대륙의 어디에


선가 출현하고 있을 가능성은 있을까”

“저 쓰레기에 의해 계획이 크게 어그러진 탓에, 국력의


향상은 꽤나 늦어져 버렸군”

“왕국의 바보들이...”

그 한마디에 이 자리에 있는 전원의 눈에 증오가 밴다.

왕국은, 입지적으로도 가장 안전한 장소에 만들어진 나라


다. 그것을 위해 법국이 진력했던 것은, 왕국이 사람을 구
하는 나라가 되는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안전하고 비옥
한 대지에 의해 많은 사람이 태어나, 그 중에서 우수한 자
들이 많이 출현하여, 이종족의 침공과 싸우는 용자들이 길
러졌을 터였다. 그렇지만 안전함과 풍족함은 타락을 불러,
왕국은 내부에서 썩어버리고 말았다.

특히 머리가 아픈 것은, 마약을 만들어, 우수한 또 하나의


나라, 제국에게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이르러 법국은 플랜을 바꾸었다.

제국에 왕국을 삼키게 해, 그중에 우수한 인재를 교육시


키게끔 하는 제2안이다.
법국 자신이 삼키지 않았던 것은, 평의국과 근접하는 것
에 의해, 민의가 평의국을 멸하라고 하는 방향에 움직이게
끔 된다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법국은 인간이야말로 신에게 선택받은 종족이고, 타종족


은 전멸시켜야 할 이라는 이념을 걸고 있다. 자신들의 주변
에 주위엔 적들뿐이기에 단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생
각을 갖게하는 것으로 나라의 힘을 일점에 집중시켜, 강국
화 하고 있다. 하지만 평의국과 근접하게 되면 그 이념이
위험한 방향에 찔려나갈수 있다.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각국의 국력, 자국의 국력, 우선순


위 따위를 알고있기에야말로, 이후 슬레인 법국의 움직임을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다지만 일반의 백성은, 인간
의 적인 종족을 멸한다는 목적을 위해, 평의국에 싸움을 걸
려고 하는 목소리를 올릴것이라는 상상이 어렵지 않다.

그렇게 되면 최악이다.

평의국은 강하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평의원의 한명인 "백금의 용왕"이. 저


용제’용황’의 아이인 용왕은 위험한 것이다. 현존하는 최강
의 용왕의 한명이며, 혹시 그것과 싸우게 되면 나라가 초토
화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바로 근방에 멸해야할 자들이 있음에도 손가락을
빨며 보고만 있는 사태를.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의 힘으로 찍어누르는 것은 손쉽지만,


생겨나는 일그러짐은 국력을 감소시킬 것이 틀림없다. 장래
적으로 우발적인 전쟁이 일어날수 있는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기에 법국은 평의국과 근접할수는 없었으며, 왕국을


직접지배하는 것도 할수 없었다. 그리고 음지에서 지배하기
에는 왕국은 너무 컸다.

“마도왕만으로 한정하여 순서에 따라 생각해보세. 우선,


보냈었던 양광성전을 멸한것은 마도왕으로 틀림없겠지”

빠리릿하고 공기가 얼어붙는다.

“거의 같은 타이밍으로 마을에 나타난 마법영창자’매직캐


스터’가 이름을 대고 있었으니 틀림없다”

“그럼 칠흑성전이 조우했던 흡혈귀의 정체는? 마도왕의


부하인가?”

“가능성은 높지만, 나로서는 마도왕과 같은 입장의 존재,


저 존재들인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있네. 그렇지 않
나면 그 힘, 이치에 맞지 않아”
“확실히. 라고 한다면, 다수로 출현하는 예도 있으니, 같
은 식으로 얄다바오트도 그런 것이 아닌가? 그거라면 왕국
에서 휘둘렀던 힘도 납득이 가지. 돌연히 그런 힘을 가진
괴물이 출현했다는 이유도”

“그러면 모몬은 어떤 자인가? 흡혈귀를 쫓고 있다는 듯


하지만, 앞의 예상이 옳다면 마도왕과 같은 존재. 그렇다면
얄다바오트 동급의 강함에도 납득이 가겠군. 문제는, 마도
왕의 동료인가 어떤가...”

“모몬은 흡혈귀를 멸하고, 얄다바오트와 적대하고 있네.


같은 존재일 가능성은 높으나 적대하고 있네. 혹은 그 시점
까지는 적이었던 것은 아닌가? 그것이 마도왕과 교섭하여
동료가 되었다”

“흡혈귀를 멸했다는 것만으론 마도왕과 적대하고 있는지


는 불명이에요. 지보에 의한 지배를 받았기에 죽였다는 것
일지도 모르죠. 허나, 얄다바오트와 적대했던 이유는 뭘
지? ...모몬은 마도왕의 아군이고, 얄다바오트와 적대하고
있다는 패턴도 있겠나요?”

“...흡혈귀와 얄다바오트가 편이고, 마도왕과 모몬이 편이


라는 패턴. 흡혈귀, 얄다바오트, 마도왕, 모몬 등이 전원 적
대하고 있는 패턴. 달리도 여러가지 패턴이 생각되는군. 그
부근은 너무나도 정보가 적어”
“최악인 것은 넷이 모두 편이라는 패턴이지만, 그 가능성
은 낮겠지. 모몬은 너무나도 얌전하네.’굳이 따지면 어른스
럽다의 뜻도 가능’ 보통이라면 그 무력을 배경으로 좀더 정
력적으로 움직이더라도 이상하지 않지. 그래, 저 팔욕왕처
럼. 혹은 우리들의 신처럼”

“과연. 그렇지 않다는 것은 서로의 행동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인가. 아니, 어쩌면 다른 동격의 존재를 유념하고 있다
는 선도 있을수 있겠지”

“그렇게 되면 마도왕이 겉무대에 서서, 건국을 한 이상,


전력을 호각으로 하기 위해 움직임에 나서는 자들이 있다고
생각해야 할까. 모몬의 이야기를 믿는다면 호뇨페뇨코에겐
동료가 있네. 얄다바오트를 포함해, 그 근처를 경계해야겠
군”

“전체적으로 상상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는군. 마도왕이


나 모몬에게 직접 접촉을 꾸며볼수밖에 없는가...”

“너무 위험해. 너무나 위험천만일세. 우선은 제국의 인간


에게서 정보를 끌어내야 할 것이네. 여기는 황제에게 접촉
을 꾸며야겠군”

“그게 제일 좋군. 저 황제가 마도왕에게 꼬리를 흔들지


않는다고 한다면”

“다소는 도박일 수밖에 없군. 겁먹고 있어서는 후수후수


로 돌아가버리니”

“하지만, 다소, 로 끝날까? 서툴게 굴면 이 나라에 대한


선전포고에 이용되는 것은 아닌가? 우선은 황제가 어떠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지를 가볍게 접촉하여 조사할 부분이
겠지”

전원이 그것들의 제안을 긍정해가는 중, 한명이 당연한


의문을 입에 담는다.

“...하지만, 언데드에게 지배당해, 에.란텔의 민초는 반기


를 들지 않는건가? 설마 몰살당한 것인가? 아니라면 완벽
한 공포정치를 펼치고 있는건가?”

질문받은 레이몬이 너무나도 믿어지지 않을듯한 대답을


입에 담는다.

“보고로는 평화적으로 통치가 진행되는 듯 합니다”

하아? 라고 그들에게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것도 당연하다.

“이 나이가 되면 귀가 먼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급속히


나빠진 모양이다. 평화적이라고 레이몬 공이 말한듯이 들렸
네”

“음음. 내 귀에도 들렸네. 하하. 언데드가 평화적이라든


지. ...흥. 언데드가 평화적이라든지”

“내일의 태양은 북쪽에서 떠올라도 이상하지 않겠군”

“...농담은 그 정도로 한다치고, 레이몬 공이 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 할 경우, 너무나도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
군. 정보를 보내오는 자가 인격파탄자나 냉소주의자 같은
것은 아닌가?”

“보고에 의하면 데스.나이트가 경비를 서고, 엘더리치가


행정을 맡으며, 소울이터가 마차를 끌어 화물을 옮기는 모
양입니다”

레이몬을 제외한 전원이 입을 떡하고 벌린다.

“아니, 아니, 기다려. 뭐라고? 다시 한번 말해주지 않겠


나?”

아직까지 어긋나있는 둥근 안경의 막시밀리안의 질문에,


레이몬이 일언일구 바꾸지 않고 반복한다.

하아? 라고 이번엔 전원이 어울리지 않는 목소리를 울렸


다.

어느것도 특급의 언데드다. 그럴 터이다. 하지만 명부의


기사가 말단 관리처럼 시가를 순찰하고, 미궁의 주인이 탁
상에서 물류의 관리, 성읍을 멸망시키는 괴물은 나귀를 대
신한다. 그런 나라가 국경의 앞에 있다는 것이다.

“뭐냐, 그게. 그건... 어디의 지옥이냐”

언데드가 활보하고, 도시의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도시


따위, 사람이 멸해져 있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아뇨. 전 에.란텔 시민--마도국의 국민들은 그 속에서,


보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확실히 최초기엔 다소의 혼란
이 있었다지만, 현재는, 평정을 지키고 있는 모양입니다”

“......우리들은 어쩌면 왕국을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르


겠군”

“음... 뭐라할 정신의 강함인가”

자신의 근처에 산자를 증오하는 언데드가 활보한다. 그런


광경을 떠올려, 누구나가 몸을 떤다.

그것은 굶주린 짐승이 근처에 있는듯한 것이다. 평범한


사람이라 한다면 겁먹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아마도 저 대전사, 영웅급의 모험자, 칠흑의 모몬을 신


뢰하고 있기에야말로, 참아내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레이몬은 에.란텔이 마도왕에게 맨처음 양도되었던 날에


있던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진지한 얼굴로 모두가 그 이야기를 경청한다.


“역시나 모몬과 마도왕이 원래부터 동료관계라는 것은 있
을수 없는듯 하군”

“아라. 역으로 이거야말로 모몬과 마도왕은 그룹이라는


증거이지 않나요? 확실히 나타났던 시기도 거의 같겠지요?”

으-음, 하고 전원이 머리를 감싸쥔다.

어느쪽도 가능성은 있어, 단언하는 것은 할수 없다.

“어떻게든 해서 모몬과 마도왕을 반목시키는 수단은 없는


가? 에.란텔의 인간을 써서, 어떻게든 한다면--”

“위험하다. 너무나도 위험하다. 그것은 마도왕에 모몬,


양자를 적으로 돌릴지도 모르네”

“그야말로, 그 말대로. 현재 우리들은 많은 손실을 입고


있다. 되살아났다고는 하나 칠흑성전의 결원, 양광성전의
와해, 액관의 상실, 무녀님’미코히메’에 카이레의 사망. 국
력의 회복에는 십년단위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 사태하
에서 잠자고 있는 용의 가까이에서 고기를 구울 것은 없겠
지”

“과연. 무엇보다, 전선을 둘로 나누는 위험은 피해야 할


터다”

순간, 적의가 팽배해졌다.


“저 더러운 배신자놈들이”

“엘프놈들”

법국은 남방의 대수림에 존재하는 엘프의 나라와 전쟁이


한참 중이다. 원래 법국과 엘프의 나라는 협력해가는 관계
였다. 그것이 무너져, 법국은 가진 힘을 써서 지금까지 계
속 엘프와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와서는 엘프의 수도가 있는, 초승달호수의 근처에 전


선기지를 만드는데 이르렀다. 앞으로 몇년내에 멸망시킨다
고 하는 계획이었다. 그렇다지만 그 계획도 망쳐지고 있다.

“놈들과의 전쟁을 일시 중단해야하나?”

“바보같은 소리 말게. 지금까지 어느정도의 피가 흘렀다


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 저 분의 한을 풀어주지 않고서는
용서할수 없네”

“저 아이는--”

입에 담은 노인이 쓴웃음을 짓는다.

외견의 탓에 아무래도 아이처럼 취급해버린다. 실제는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도 연령은 위일테지만.

“--그녀는 어떻게 하고 있나?”

“그녀는 언제나대로 근처의 방에서 빠져있습니다”


“흠. 그녀에세도 모친의 한을 풀 찬스를 주지 않으면”

“음. 그렇지 않는다면 너무나도 가엽지. 복수가 끝난다면,


조금은 그녀의 마음도 가라앉을테지”

괴로운듯한 얼굴을 그 장소에 있는 누구나가 떠올린다.

“...솔직히, 나는 당시의 신관장들에게는 말하고픈 것이


있네. 불쌍한 아가씨를 저런 성격으로 길러버리고”

“그걸 말하게 되면 역시나 저 숲의 축생들이 나쁘다는 것


으로 끝나오. 신관장들이라도 모친에게서 뺏어오는 것은 좋
지 않다고 생각했을 것이오”

“...어려운 이야기외다”

“하지만, 저 아가씨를 내놓으면 용왕이 움직일 가능성도


있소”

“파멸의 용왕과는 다르게, 시원의 마법을 쓰는 놈에게는


아마도 신의 힘, 경성경국도 닿지 않네. 허면... 마도왕에게
건다는 것은 어떤가?”

침묵이 자리를 채웠다. 누구나가 생각하고 있으면서도 입


에는 담지 않았던 아이디어다.

“...나쁜 수는 아니네. 그렇지만 마도왕의 부하의 힘이 미


지수인 이상, 불안이 크지”
“...제한없이 무한히 매료할수 있다면 문제는 없었을 테
지만”

“불경이오! 우리들을, 인류를, 수호해 주시고, 그 목숨을


던져주신 신들께서 남기신 비보에 불만을 말할줄이야! 미쳤
는가!”

노성이 날아들어, 발언했던 노인은 깊숙히 머리를 숙인다.

“실례했소”

“말에는 주의를 기울이게!”

“이야기로 돌아가지요. 마도왕에게 경성경국을 쓰는 것에


는 모두가 반대라는 것으로 괜찮겠습니까?”

“너무 위험하네”

“파멸의 용왕이 출현한다면 지배하고, 선진’원문은 선병’


으로서 썼을 것을...”

없는 것에 떼를 써보아야 별수 없다.

“별수 없네. 엘프에 관해서는 그 용왕에게 사자를 보내어,


한번 이야기 해보도록 하세”

“어느정도의 요구를 받을지 알수 없네만?”

“얼마정도는 융통을 발휘해봐야지 않겠나. 저 아가씨의


마음의 안녕을 위함이다”
이론은 없었다. 이 자리에 있는 누구나가 생각하고 생각
하는 모습으로 기억에 남아있는 것을 떨쳐내려는 듯 했다.

“후후--” 머금은’참는듯한?’ 웃음이 울려, 그 자를 제외


한 전원의 시선이 모인다. “후후. 당시를 아는 자는 모두 가
버렸다고’죽었다고’ 하는데도... 따뜻한’상냥한’ 것이다”

비꼬는 대사이긴 했지만, 어조 자체는 다른 것이었다.

“...저 아가씨를 포함해, 우리들은 함께 약한 인류를 타종


족에게서 지킨다고 하는 동료다. 그 동료를 구하기 위해서
라 한다면 다소의 직권남용은 허용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네”

“...그래서 죽는자가 없다고 한다면 나는 막지 않겠소”

대원수의 말에 쓴웃음이 떠오른다.

“구전이 아니라, 이 지식을 널리 알리는 편이 좋은건 아


닌지? 눈에띄는 자라 한다면 문제없지만 지하에 잠기는 것
은 위험하다. 널리 알리는 것으로 정보는 빠르게 모일테지”

수백년전부터 종종 의제에 올라왔었던 제안이다. 그리고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부결된다.

“우리들이 살아가는 세계가 망망대해에 풀어진 가벼운 배


다, 따위를 아는 자는 적은 편이 좋소. 백년의 간격으로 강
대한 태풍이 올지도 모른다, 같은 것은. 그렇지 않으면 안
심하고 잘수도 없지 않겠소? 무엇보다, 강자라 한다면 언제
까지고 음지에 숨겨지거나 하지도 않소. 평범히 살아간다
하더라도 눈에 띄는 것이오”

“이번 것이 확실하다고 한다면, 그 전 신관장 공은 어떻


게 움직여줄까”

전원이 복잡한 표정을 짓는다.

“모르겠지만 움직일 가능성이 높겠지. ...어떠한 비장의


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어쩌면 전 제9석차, 질풍주파라 한다면 뭔가 알고 있을


지도 모르겠소만...”

“곤란한 일이로군. 이번엔 우리들의 가까이지 않은가. 곤


혹정도가 아닐세”

하아, 하고 한숨이 몇번이나 들려왔다.

“전력의 회복, 아니, 경계를 엄중히 하기 위해서, 은퇴한


칠흑성전들에게 조력을 청하는건 어떤가? 용왕국쪽의 원군
으로서다. 그들이라면 사망자가 나올 확률도 낮을 터”

칠흑성전은 항상 위험한 안건에 날아들기 때문에 죽을 가


능성이 높다. 죽기 전과 같은레벨의 움직임을 되찾기 위해
서는, 상당한 시간과 훈련을 필요로 한다. 그 탓에 은퇴라
는 길을 택하는 자도 당연히 있다.

물론 나이에 의한 쇠함을 느끼고 직’업’을 그만두는 자도


있지만, 언젠가의 케이스에 있어서도 은퇴후는 희망의 직종
에 우선적으로 돌려준다. 그 중에는 직종에 적응하지 못하
고 스스로 타락한 생활을 보내는 자도 있지만, 그 수는 극
히 적다. 우선 대체적인 경우, 복수의 부인의 시선이나 아
이들의 “아빠는 왜 일 안해?” 라는 질문이 면목없기에 일에
복귀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들이 실전의 감을 되찾기 위해서는 훈련기간을


내줄 필요가 있고, 늙음에 의해 전성기의 활약을 기대하기
어려운 자도 있지만, 그럼에도 널려있는 자들에 비해 의지
가 되는 것은 틀림없다.

“일단, 각 인원에게는 현 상태와 요망을 전하지요. 그렇


다지만 전원이 전원, 다시 무기를 들어줄거라고는 생각하지
말아 주십시오”

“당연하다. 가장 위험한 장소에서 잘 움직여주고, 그리고


은퇴해준 자들을 혹사시킨다 따위 외도다”

“과연. 청할 뿐이다. 하지만 받아들여준 자에게는, 바라


는 이상의 보수를 제공하지 않을수 없겠군”
“우리들 정도의 급료를 지불해야겠구만”

비꼬는 웃음소리가 울렸다.

그들의 급료의 적음은 웃기는 이야기의 종류다.

법국에 있어서 어떤 일정이상의 지위부터는 서서히 급료


가 줄어들어 간다. 이것은 위에 선 자가 사욕에 빠진 인간
이어서는 안된다는 자쟁을 위함이다. 그 때문에 위로 올라
가 꾸짖는 것은, 대개가 나라나 사람을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치고 싶다고 바라는 자들 뿐인 것이다.

웃음 소리가 멈춰지고, 최고신관장이 입을 연다.

“그러면 모두, 다음의 의제에 옮겨갈까. 레이몬, 잘 부탁


하네”
챕터 3. 바하루스 제국

알베도가 왕국으로 출발하는 그 날은, 딱 맑아져 있다. 아


인즈는 그녀를 전송하고자, 저택의 뜰에 있다.

거기에는 5대의 호화로운 마차가 서있었다. 알베도가 타


는 마차에 그녀의 화물을 실은 마차. 그리고 나머지 마차
중, 한대가 왕국의 왕에게의 증정품을 실은 마차다. 왕국과
마도국의 힘의 차를 알리기 위한 증정품이다. 마차를 둘러
싸듯이 아인즈가 만든, 죽음의 기병’데스 카발리에’도 합계
12기가 모여있다.

전이마법을 써서 왕국에 가는 편이 간단하지만, 그것을


고르는 것은 하지 않았다.

알베도의 일행에게는 마도국의 힘을 과시한다는 사명도


있는 것이다. 마차를 끄는 말을 대신해서, 몬스터를 쓰고
있는 것도 그를 위함이다. 시위행위라는 녀석이다.

“그럼 아인즈님, 당분간 자리를 비우도록 하겠습니다”

“음, 주의하거라. 아직까지 샤르티아를 세뇌했던 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너를 조작하여, 나자릭에 건곤일척
의 대 대미지를 주려고 꾸미고 있을 가능성은 버릴수 없으
니 말이다”

“물론이옵니다. 이것은 결코 제 몸에서 떨어뜨리지 않게


끔 맘에 새기겠습니다”

알베도가 끌어안은 것은 세계급 아이템이다.

“그것까지 있다면 세계급아이템에 의한 세뇌효과는 없다


고는 생각한다만, 상대가 가진 물건이 그것뿐이라고는 한정
할수 없다. 무엇보다 그것은 대 물체최강의 세계급아이템이
기는 하지만, 대인 등에서는 그렇게 쓰일 것이 아니라는 점
을 잊지 말거라”

“그렇사옵니까? 제 주무기는 이것을 형태변화시킨 것이


옵니다만...”

“특화시킨 신기급 아이템에는 뒤떨어진다. 뭐, 절대로 파


괴되지 않는, 열화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강한 것은
사실이다만, 말이지.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강자라는 사실
에 방심은 하지 말라는 것이다. 알베도는 그러한 미스는 하
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만...”

생각해보면 알베도는 지금까지 밖에 내보낸 적이 없다.

언제나 나자릭 내에 배치하여, 후방을 지키게 했다. 때문


에, 왠지 모르게 아이의 첫 심부름스러운 걱정이 아인즈의
마음속에 솟아오른다.

“항상 경계하여라. 방심은 하지마라. 조금이라도 위험하


다고 생각되면 곧바로 철수해라. 전이계의 아이템은 가지고
있느냐? 일부의 전이 아이템은 발동까지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 있다. 곧바로 전이할수 있는 아이템은 있느냐? 적에
따라서는 전이를 저해하는 공격을 해오는 상대도 있다. 그
러한 자에게의 대처방법은 정해져 있느냐? 함정에 눈을 빼
앗고서, 숨어서 기다리는 상대도 있다. 적의 강함에 속지
말아라?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전투훈련을 하고 있다고는
듣고 있다만, 아직까지 연구가 끝났다곤 할수 없는 것이다.
그 이외에는--”

샤르티아에게도 같은 식으로 주의를 주었다면 좋았을 것


이라고 생각하면서, PK가 자신이었다면 어떤 작전을 꾸렸
을까를 생각하며, 알베도에게 머신건처럼 말을 쏟아낸다.

생각되어지는 여러가지 공격에 관하여 어느정도 이야기


했을까. 알베도가 지극히 기쁜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동시에 자신을 되찾았다.

너무나도 부끄러운 행위다.

아인즈는 헛기침을 한번 했다.

“이 정도로 해두마. 알베도라면 이것들 모두에 대해서 대


책이나 준비를 태만치 않으리라고 믿고 있다. 붙잡아두어서
미안했구나. 조심해서 다녀오거라”

“알겠사옵니다, 아인즈님”

“가기전에 묻는 것도 뭐하다만, 데미우르고스에게서--아


니, 아무것도 아니다”

“괜찮으시옵니까?”

아인즈가 머리를 세로로 흔든다.

데미우르고스에게서 뭔가 연락이 있다면, 관련하여 자연


스럽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산처럼 있었다. 알베도에게서
반대가 없었던 모험자 조합의 건 따위 였지만, 그것은 그가
돌아왔을 때 직접 물어보면 될 것이다. 알베도는 의아해하
고 있었지만, 대답할 생각이 없는 것을 살폈는지, 언제나의
온화한 얼굴로 돌아온다.

“그러면 아인즈님. 수호자총괄로서 그 이름에 어울릴 만


큼의 행동을 마치고 돌아오겠나이다”

“너는 언제라도 그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움직여주고 있


다”

말하면서 밀려넘어졌을 때의 일을 떠올렸지만, 이런 장소


에서 말할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말해두도록 하마. 너는 병에 대해서
는 완전내성을 보유하고 있다만, 이 세계에는 그것조차도
돌파하는 병이 있을지도 모른다. 주의해두거라. 계절이 변
하는 때에는 감기가 걸리기 쉽다고 들은 것도 있으니 말이
다”

스즈키사토루가 살고있던 세계에서는, 이렇게 확실한 식


의 4계절의 변화는 없었다.

문득 블루.플라넷이 있었다면 어떤 반응을 했을까하고 생


각한다. 그라면 눈앞의 알베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표정을
띄우고 있었을 것이다. ...그 외견에서 그런 표정을 만들수
있을까 어떨까는 별도로 치더라도.

그런 마치 만개한 꽃과 같은 미소를 띄운 알베도가 제안


한다.

“아인즈님! 소녀, 병에 대해 지극히 훌륭한 예방약을 알


고 있사옵니다”

“호오”

이 세계특유의 예방약을 알고 있다는 것은 놀랍다.

약사인 운필레아와는 알베도는 접촉을 갖지 않았을 터이


다. 그렇다면, 어쩌면 위그드라실의 지식, 혹은 타블라.스마
라그디나의 지식일까. 호기심을 자극받은 아인즈는 이어질
말을 기다리고 바란다.
“키스입니다!”

“.........키스?”

“예. 키스를 하면 스트레스가 풀려, 부교감신경이 활성화


되는 것입니다. 부교감신경의 움직임이 높아지면 면역기능
도 높아집니다. 다시 말해 키스를 받으면 병이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듣고보자니 어딘가에서 들어본 기억이 있구나”

위그드라실을 하고 있을때, 누군가가 부교감신경이 어떻


고 어떻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던 기억이 있다. 분명 그것의
일이겠지. 하지만, 그것이 이 세계에서도 유효하다고는 생
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키스입니다!”

알베도가 눈을 감고 입술을 내민다.

문어가 거기에 있다.

뭐랄까 미인이 망가지는가 하고 생각하면, 거기까지 미모


가 무너지진 않는다. 미인이라는 것은 어떤 표정을 지어도
미이인 것이구나, 라고 아인즈는 동떨어진 생각을 품는다.

도피는 거기까지 하고 아인즈는 생각한다.

그건 아니겠지, 하고 태클을 넣고싶은 부분은 있었지만,


그녀가 키스를 바란다는 것은 일목요연하다. 그렇다면, 이
제부터의 업무로 출발하는 자의 부탁을, 어느정도는 이뤄주
고 싶다. 거기에 타블라.스마라그디나의 딸의 부탁을 뿌리
치는 것도 마음 아프다.

아인즈는 알베도의 턱을 한손으로 고정시키고, 그 뺨에


키스를 한다. 따위로 말해도 아인즈에겐 피부가 없다. 그
때문에 입술도 없다. 그래서 아인즈의 키스는 앞니를 밀어
대었던 것이다. 타액따위도 없기에, 건조하고 딱딱한 것이
밀어 대어진 감촉밖에 없을 터이다.

너무나도 너무나라고 할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은 참아주


는 수밖에 없다.

‘아무것도 먹거나는 하지 않지만, 제대로 이는 닦고 있어


서 다행이다’

턱에서 손을 떼고서, 눈을 크게 뜬 알베도와 시선이 교차


한다.

“무, 무어냐? 역시나 입술에의 키스는 지나친 기분이 들


기에 뺨에 했던 것이다만, 뭔가 안좋은 것이었더냐!?”

“...절대로 상대해주시지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아인즈가 그 진의를 묻기보다도 빨리, 알베도의 눈가에서


둥근 구슬이 떠오른다.
“후에-엥”

알베도가 울었다. 그것도 거짓울음이 아니라, 진심의 울


음이다.

오랜만에 정신이 강제적으로 진정화되어버릴 정도의 충격


을 받은 아인즈는 당황하여, 허둥지둥 움직인다. 라고 해도
어찌해야 좋을지 등은 알리가 없다.

예전, 보물전에서 알베도를 울렸을 때는 위로하는 말이


곧 떠올랐다. 하지만, 키스를 해서 울려버렸을 때의 대처방
법따위 떠오르지 않는다. 이러한 때에 미남황제’지르크니프’
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따위 생각하지만, 아인즈가 훔쳐보
고 있던 중에서는 그런 씬은 나오지 않았다.

“알베도. 울지 말아다오”

뒤에 서있던 오늘의 아인즈 당번 메이드에게 도움을 청하


듯이 시선을 보내고 싶었지만, 지금도 인정없는 상황인데,
그 이상의 인정없음은 피로할수 없다.

“알베도여. 울지 말아라”

아인즈는 알베도를 끌어안고, 등을 퐁퐁 가볍게 두드린다.

잠시 그대로 있자니 알베도가 코를 들이마신다. 아무래도


눈물이 멎은 모양이다.
아인즈는 안도하면서 알베도의 등에 돌렸던 손을 푼다.

“괜찮으냐, 알베도”

“예. 아인즈님.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드려 면목없사옵니


다”

눈물자국이 남아있는, 매우 좋은 웃는 얼굴이었다.

그녀가 울었던 이유따위 하나밖에 없을 것이다.

자신이 적었던 것이 어느정도로 심한 일이었었는지를 맛


보며, 없을터인 위가 으득으득하고 아팠다. 게임도 마지막
이니까--같은것 생각하지 않았더라면, 그녀에게 이런 눈물
을 흘리게 하지 않고 끝났을 것이다.

“그런가. ...슬슬 시간이겠지. 문제가 없다면 다녀오도록


하거라”

“알겠사옵니다! 모몬가님!”

마차의 창에 걸린 커튼을 열고, 알베도가 손을 흔들고 있


는 것이 보인다. 아인즈도 응하듯이 손을 흔든다.

예전, 텔레비전에서 본 전차에서의 이별의 씬 같았다.

천천히 마차가 움직여가고, 경호하는 자들이 그것을 따른


다.
알베도의 마차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전송한 아인즈는, 그
쪽을 보지 않으면서 되도록 무겁게 고했다.

“여기서 무엇이 있었는지는 잊거라”

“알겠사옵니다”

메이드가 머리를 숙이는 것을 아인즈는 가로질러 지나간


다. 그녀가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가, 아인즈로선 그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

선혈제, 지르크니프.룬.파로드.엘=닉스는 머리를 감싸쥐


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요즈음 쭈욱 그렇다.

어떤 귀족을 숙청했을 때도, 제국을 흔들법한 반란의 계


획을 들었을 때도, 주변국과의 관계가 악화됐을 때도, 결코
당황치 않고, 혼란도 하지 않았던 남자가, 답이 나오지 않
는 문제의 앞에서 머리를 쥐어싸고 있는 것밖에 할수 없었
다.

“네 이놈! 이~놈! 죽어! 죽어서 썩어버려라!”

마법에 의한 주문으로 상대를 죽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지르크니프는 그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 때문에 단순한
노성에 지나지 않지만, 수개월을 거쳐 마음과 위에 부담을
주고 있는 증오스러운 남자를 주살할수 있다고 한다면, 수
행을 해서 그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다.

“...아니, 기다려. 살아라, 라고 해야 올바른가? 파괴되어


라 라고 말하는 편이 나은가? 신관은 언데드를 신성한 힘으
로 파괴할수 있다고 들은 적이 있으니까”

그런 별볼일 없는 일까지 생각해 버린다.

지르크니프가 위을 아파하는 것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침상에 머리털이 잔뜩 빠져있는 것도, 모든 원인은 아인즈.
울.고운 마도왕이다.

마도왕을 끌어들여 생겨난 문제는 구멍없는 대응책을 취


할수가 없는 것이다.

첫번째의 문제는 카체평야에서의 싸움에 의해 생겨난 제


국기사단의 사망자에 관해서다.

수는 143명. 정면에서 적과 싸웠다고 한다면 그정도의 소


모는 별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체평야에서 생긴 사
망자는, 자멸에 의한 것이다.

그 뿐인가 제국에 돌아와, 기사단을 탈퇴하고 싶다고 바


라는 자의 수가 3788명. 카체평야의 전쟁에 참가했던 제국
기사 6만명 중에, 6퍼센트의 자들이 용기를 잃은 것이다.

때로는 불안을 호소하는 자, 잠들지못하는 밤에 겁먹은


자 따위가 이미 수천명 단위로 나와, 올라오는 보고서로는
정신불안정자가 최저라도 2백명은 있다.

기사는 전업전사이기에, 1명을 교육하는데에도 나름대로


의 경비가 들어간다.

돈 뿐만이 아니라, 훈련시간 또한 필요하다. 아무 부근에


걷고있는 자를 잡고서, “내일부터 당신은 기사입니다” 같은
게 아닌 것이다.

빠진 구멍을 메우기 위해서 필요로 여겨지는 제국의 출자


비용을 보전할 자금은 어디에서 가져오면 되는 것인가.

이 상황에서, 귀족을 숙청하여 뺏은 재산으로 벌충하는


것은 위험이 크다.

라는 것도, 두번째의 문제인 제국기사들에게서의 탄원서


다.

기사단에게는 황제 지르크니프에게 직접 의견을 내는 것


이 허가되어 있다. 실전에서 피를 흘리는 자가 아니면 알수
없는 것도 있다는 명목이기도 하지만, 문관과 무관의 충돌
을 완화하는 노림이며, 지르크니프의 무력배경인 기사단에
게 특별취급받고 있다는 실감을 주기위한 목적도 있다.
물론 명목의 쪽의 이유도 실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작
금의 탄원서는 심하다.

기사단 상층부에서 연명식으로, 마도국과의 전쟁은 피해


달라고 적혀지고 있다.

그런 것은 지르크니프라도 말해지지 않더라도 알고 있다.

저 나라와 정면에서 부딪혀 싸운다는 것은, 어리석은자


따위를 넘어서, 광인이다. 마법하나로 20만이라는 병력을
유린할수 있는 상대에 싸움을 걸리가 없다.

그럼에도 상관없이, 기사들이 탄원서를 올리고 있는 것은,


지르크니프에게의 신뢰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카체평야에서의 싸움 전에, 지르크니프가 마도왕에게 “최


대의 마법을 사용해주기 바란다” 라고 제안한 것을 알고 있
는 기사단 상층부는, 저 처참한 지옥풍경을 일으킨 원인의
하나이자 최대인 것이 지르크니프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다.

다시말해 장본인 취급이다.

그런것을 알았을 때, 지르크니프는 진심으로 화를 내고,


격노했던 것이다.

저런 마법이 존재한다고 알았더라면 그런 것은 말하지 않


았다.

무엇보다, 지르크니프가 증오하는 마도왕에게 최강의 마


법을 사용하게 하게끔 부탁한 것은, 그가 가진 마법이 어느
정도의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본래라 한다면, 반대로 “마도왕의 힘의 일단을 꺼내어 주


신것에 감사드립니다. 이것으로 어리석게 손을 써서는 안된
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라고 감사받아야 할것이 아닌가. 운
이 나빴다면, 도시에서 저런 마법이 작렬했을 가능성조차
있었던 것이니까.

하지만, 기사단은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는다. 지르크니프


는 지극히 우수한 황제라고 생각하기에, 저 마법의 존재를
알고 있으면서 사용케 했다, 따위로 의심의 눈을 향하고 있
는 것이다.

지르크니프는 처음으로 자신의 명성을 성가시게 여겼다.

하지만, 우는소릴 말해봤자 소용없다. 누군가가 지르크니


프를 대신하여 뭔가 해준다고 한다면 정말로 울고불며, 위
의 아픔이 가실때까지 쉬고 있었을 테지만, 지르크니프 레
벨로 일해줄 자 따위 없다. 자기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네 이놈, 마도왕! 놈의 짓거리로!”

아파오는 위를 윗쪽에서 누르면서, 아니--하고 지르크니


프는 생각한다.

이것은 “마도왕의 짓거리”가 아니라 “마도왕의 음모”인


것이 아닌 걸까.

이 제국의 상황은 모두 놈의 생각대로였을 가능성이 있다.


냉정히 생각해보면, 그 가능성은 매우 높게 생각된다.

지르크니프는 열쇠를 집어, 책상의 서랍을 열고는, 그 안


에 놓여져있는 병을 하나 꺼내어 놓는다.

오른손에 끼워진 은의 반지를 가까이 댄다.

일각수의 반지’링.오브.유니콘’--독의 탐지, 독이나 병에


의 내성의 강화, 1일1회 상처를 고치는 능력을 가진 반지에
아무 반응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단숨에 들이마신다.

병을 책상위에 조용히 놓은 지르크니프는, 잔뜩 코에 주


름을 일으킨다.

입안에 퍼지는 익숙해진 아린 맛을 지우려는 듯, 책상위


에 놓여진 컵의 물을 한모금 들이키고, 지르크니프는 다시
위 부근을 누른다.

플라시보 효과일까, 아니면 정말로 상처를 치유하는 것인


가는 모르겠지만, 위의 아픔이 가라앉았다.

“하아--”
일과가 된 매우 무거운 한숨을 한번 뱉고서, 업무를 계속
한다. 우선은 쌓여있는 서류부터다.

손가락을 뻗으려던 그 타이밍을 기다린 것처럼, 문고리로


의 노크가 실내에 울렸다.

들어온것은 비서관 중 한명이다. 지르크니프가 고른 비서


관은 어떤 인물도 매우 우수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는 로우
네와 나란히 서는 남자다.

덧붙여 비서관에 여자는 한명도 없다. 여자 중에 이러한


일을 맡길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자는, 유감이게도 자신
의 측실 단 한명밖에 없었다.

“폐하--”

길어질듯한 인사를, 지르크니프는 손을 흔들어 멈춰세운


다.

“--됐네됐어, 인사는 됐네. 시간의 낭비다. 어떠한 용건인


가를 이야기하라”

“예, 폐하. 실은 저 나라의 상인의 분들과 연락이 닿았습


니다. 매우 좋은 상품을 가지고 있으신듯 하여, 이 제도’제
국수도’까지 모셨습니다”

“그런가!”
지르크니프는 이 수주간 중에 가장 좋은 이야기에 파안한
다.

저 나라 라는 것은 슬레인 법국을 가리키는 단어로, 상인


이란 말할것도 없이 법국의 사자의 일이다.

이 방은 정보대책이 되어 있지만, 저 마도왕의 마법을 본


후에는 종이세공인 것처럼 안심되지가 않는다. 실제, 때때
로 누군가에게 관찰당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몇명인가에게 조사시켜봤지만, 누구도 감시자를 발견치


못하고, 지르크니프의 피해망상인 것이 아닌가, 라고 말해
지고 끝났다. 확실히 말해지고 보면 신경이 삐릿삐릿해진
탓에, 그런 느낌이 드는듯 착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시선을 느껴지는 듯한 위화감은 언제
까지고 벗어지지 않는다.

이전이라면 플루더에게 정보대책의 일익을 담당케 했을


부분이지만, 배신했을 그를 쓰는 것은 할수 없다. 그렇기에
이미 황성에 들어왔다라는 것을 전제로 행동할수밖에 없다.

그러한 이유에서 대응책의 하나로서, 중요한 안건에 관해


서는 지시대명사를 쓰는것으로 되어있다. 물론, 극히 당연
한 것으로 몇가진가 문제가 생겨나고 있지만, 그렇더라도
대 아인즈.울.고운 동맹계획이 들키는 것보다는 안전하다.
“그래서 언제냐?”

“예. 근일중을 바라고 있는 듯 합니다”

본래라면 황성에 초대하고 싶은 부분이지만, 그것은 아무


래도 너무 체면차리는 것이다.

‘우연을 가장하여, 그들과 만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어


떠한 장소라면 이상하지 않을까?’

이제 어떻게도 안돼, 라고 생각되어지더라도, 단순한 게


임같이 포기하는 것은 할수 있을리 없다. 저렇게나 잔혹이
끝없을 듯한 마법을 사용하고, 님블에게 “언데드이니까 산
자의 목숨을 뺏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라고 말하는 듯한
존재를 방치할수는 없다.

조금이라도 승산을 높이는 것이야말로, 바하루스 제국황


제로서의 의무다.

그를 위한 수단의 하나가 슬레인 법국과의 뒷쪽에서의 동


맹이다. 법국은 제국보다도 긴 역사를 지닌 나라이며, 신앙
계마법을 나라의 지침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언데드에의 대
책에 관해서 협력을 구하기에는 최고의 나라다.

하지만 법국과의 접촉을 기다리는 것이 마도국에게 알려


지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

제국은 마도국 건국에 협력한 동맹국이라는 위치를 가지


고 있다. 제국이 협력자의 입장을 취하는 것은, 마도국의
힘이나 조직, 그 외의 모든것을 알기 위함이다. 그것이 반
마도국으로서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알려진다면, 마도왕
의 힘이 제국에 가장먼저 향해질것은 명백한 이치다.

“조금 괜찮으시겠습니까, 폐하”

지르크니프는 입을 다문채 턱을 내밀어, 그 앞을 계속하


게끔 지시한다.

“마도국과 창을 겨루는 것은 이미 어리석은 행위지 않겠


사옵니까?”

지르크니프는 비서관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보낸다. 너도


그런 일을 말하느냐, 라고. 힐끔 전용쓰레기통에 던져버린
양피지를 일별하고, 질문을 건다.

‘부러져버릴것 같은 내 마음을 완전히 꺾으려 하지마라...


하지만...’

“그럼, 어찌하라는 말이냐?”

“그것은...”

비서관이 꿀꺽하고 목을 울리는 모습을 보며, 지르크니프


는 쓴웃음짓는다.

“안심해라. 네가 어떤식으로 말하더라도 죄는 묻지 않는


다. 생각을 읊어보아라”
“예. 그럼 실례임에도” 커흠하고 기침을 한 비서관은 자
신의 생각을 입에 담는다. 동맹국이라는 입장을 강화해가며,
혹시 마도국이 뭔가를 요구해온다고 한다면...... 무릎을 꿇
는 수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르크니프가 약속했음에도 상관없이 비서관의 얼굴은 파


랗다.

매국이나 다름없는 발언에, 자신의 목숨이 없어질지도 모


른다는 공포와 싸우고 있는 것이겠지.

지르크니프는 다시 쓴웃음짓는다.

“네가 말하고 있는 것은 올바르다”

“--하?”

입이 떡 벌어진 모습은 그의 우수함을 알고 있는만큼 우


스워진다. 방금까지와는 다른 웃음을 얼굴에 떠올린 지르크
니프는 말을 계속한다.

“네가 말하고 있는 것은 바르다고 말했다. 내가 네 입장


이었다면 틀림없이 그리 제안했을 테지. 아니, 제안하지 않
는 놈을 비서관에 두는 편이 문제로구나”

확실히 말해, 마도국은 너무 강한 것이다.

판명되고 있는 것은 군사력 정도지만, 그것뿐만으로도 너


무나 차이가 커 대처불가능한 레벨이다.

마도왕, 아인즈.울.고운 한명만으로도 충분하고 넘칠정도


이며, 더욱이 전장에 데려왔던 언데드 군단은, 이야기로는
한체로도 나라가 망하게 할수 있을 몬스터라고 한다.

차원이 너무 달라서, 진지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보같다고


생각되어진다.

“나도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만, 그 이외의 수단에


도 준비해두지 않으면 안되잖느냐? 혹시 예를 들어 마도왕
이 제국을 멸망시키자고 했을 때, 무릎을 꿇는 것만으로 허
락되어질지 불명확하다”

현재, 에.란텔에서 학살이 개시되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

언데드들이 없는건가 하고 정보를 모아보자면, 흘러넘치


는 모양이다. 이런저런 곳에 언데드가 배치되어 마도로 변
해있다, 라고.

어쩌면 지배지의 인간을 죽일 셈은 아닌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겠지. 저 아다만타이트급 모험
자’모몬’이 억제했다고 하는 소문이 있기 때문에, 마도왕의
자비가 제국에까지 미쳐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너무 위험
하다.
“말씀하시는 대로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마도왕의 압도적
인 힘에 겁먹어, 그 이상의 극히 당연한 것이 떠오르지 않
았던 듯 합니다. 매우 면목없사옵니다”

“사죄할 필요는 없다. 나라 해도 같은 것을 생각했다. ...


이야기로 돌아가자. 저 나라의 상인은 어디를 체재장소로
삼고 있느냐?”

“예. 4의 2에 가장 커다란 곳에 체재하는 모양입니다.

4의 2는 화신의 신전을 가리킨다. 가장 커다란 이라는 건


암호는 없지만 아마도 제국에서 가장 커다란 신전--중앙의
신전이겠지.

거기서 자연스럽게, 거짓으로 꾸민 잡담을 시작한다.

가끔, 적당한, 생각했던 법한 것을 말하고, 혹시 누군가가


듣더라도 정보의 참과 거짓을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한고생
하게끔.

더더욱 이 뇌에 부담을 주는 일은 계속되는구나, 라고 생


각하면서, 몇분 이야기를 돌리던 중 슬슬이겠지 하며 지르
크니프는 본제로 화제를 옮긴다.

“그래서 네 가족은 어찌하고 있나? 지금도 건강한거냐?”

“예? 아, 예. 건강하게 지내고 있사옵니다”

“그런가. 그건 다행스런 일이구나. 건강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 실은 요즈음 조금 몸상태가 좋지 않다. 약도 한순
간을 넘기는 정도밖에 되지 않고 말이지. 신관을 부르는 것
은 어떻게 생각하나?”

신전은 작금의 폐하를 유쾌히 생각하지 않는듯 합니다.


고압적인 태도를 내세우면, 반발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릅니
다. 여기는 만나러 가보시는 편이 어떠실지요?”

“좋은 제안이구나”

언데드와 싸우는 신전--신관들에게서 보자면, 근처에 강


대한 힘을 가진 언데드가 지배하는 나라가 출현했다라는 매
우 경계해야할 사태다. 그 때문에 그쪽에서 몇번인가 지르
크니프에게 이야기를 듣고싶다고 하는 문장이 도착하고 있
지만, 그 때에는 거절했다.

하나라도 도움이 필요했던 지르크니프가 날아들지 않았던


이유의 하나는, 그들의 정보방어능력에 신뢰가 미치지 않았
다는 점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지르크니프가 얻어낸 정보
를 이야기하여 전부 들려준 후의, 그들의 움직임이 예측되
지 않기 때문이다.

협력한 뒤에, 그 정도로 강대한 힘을 가진 마도왕에게, 언


데드니까 라는 이유로 신관들이 싸움을 건다든지 한다면 그
결과는 말할것까지도 없다. 자살에 말려들어 잡아먹힐 것이
다.

결국에는, 깊숙히 감추고 있는 것은, 신전과 접촉하는 것


으로 적의를 품고 있다고 마도왕에게 판단되어지면 곤란하
다는 것. 즉 겁나는 것이다.

지르크니프는 다시 한숨을 내쉰다.

기회를 기다리고 싶었지만, 거기까지는 읽어내지지는 못


했다, 라고. 하지만 법국의 외교단이 극비리 뒤에서 제도에
들어와, 신관세력과 접촉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역전을
노릴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며칠내에 신전에 몸 상태를 조사하러라도 가볼까”

“그게 좋으실까 생각합니다. 그럼 준비를 꾸려두겠습니다”

“그렇구나. 잘 부탁한다. 그런데 투기장의 쪽은 어떻더냐.


이번에 관전하러 가볼 예정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그
대로 진행할 것이냐? 몸의 상태를 보고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그런데에 가는 것은 안된다 같은건 말하지 말아다
오? 너희들 중에서 누군가 함께 보고싶다고 하는 자가 있다
면 특별히 귀빈실에서 함께 보는 것을 허가할테니 말이다”

비서관의 눈동자에, 진의를 파악하고자 하는 예리한 빛이


어렸다.
‘그거다. 바로 그거다. 네 의문은 당연하다. 그 앞을 파악
해라’

신전에서 법국의 인간과 만나는 것은 피하고 싶다, 라고


지르크니프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신전에는 치유관계를 포함하여, 여러가지 지식이 보관되


어 있다. 이 장소가 전제공격의 대상으로 골라져서는 잃는
것이 너무 많다. 쌓아온 지식이 때로는 무엇보다 소중한 때
도 있다.

“알겠사옵니다. 투기장의 건, 깨달았습니다. 하오나, 확실


히 그 날은, 전쟁부상자가 수용되어 있는 병원에 찾아가시
는 예정이시지 않은지?”

그런 이야기는 지르크니프에게 들어와있지 않다. 우선 블


러프겠지.

즉 투기장에서가 아니라, 병원의 쪽이 좋은게 아닐까, 하


는 제안일 것이다.

지르크니프가 투기장을 고른것은, 전에 투기장에서의 부


상자를 고치기 위해 신관들이 불려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
은 기억이 있기 때문이었다. 거기다 ‘주의를’흐뜨러트리는
형태로 와주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것이다.

“찾아가는 것은 나중으로 돌리지. 그것보다도 지금 말한


계획의 스케쥴을 진행시켜 다오”
그럼, 상인의 이야기가 도중에서 사라져버린 것에 대해서,
혹시 스파이가 있다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4의 2라는 숫
자만으로 어디까지 조사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마도왕이 얼마나 악마의 지모를 가진 존재라 해도 정보가


모이지 않고서는 손을 쓸수 있을리 없다. 그리고 마도왕의
예지를 부하의 모두가 가지고 있을리도 없다. 거기에 스파
이라도 숫자가 많다면 들킬 확률이 높아진다. 현재까지는
아무것조 붙잡히지 않은 이상, 스파이는 소수일 터이다. 아
니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마도왕의 절대적인 마법이 머리를 농락해, 마음속 어딘가


에서 “마도왕의 수하는 그만큼의 정예집단”이라고 외치고
있다. 저 옥좌의 홀에는 압도적인 강함을 가진자들이 줄지
어 있었지만, 스파이들도 동격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혹시 그렇다면 어떻게도 안되겠지. ...속국으로 끝난다고


한다면, 그것이 최선일까?’

방금 포션을 막 마신참인데도, 지르크니프의 위는 욱신욱


신하고 아파오기 시작했다.

.
2주 후, 지르크니프를 태운 마차는 곧장, 투기장으로 향
한다.

명목은 투기장에의 관전의 위해서지만, 진정한 목적은 약


속을 잡은 법국의 사자, 또한 제국내의 고위신관들과의 협
의다.

주목을 피하기 위해 근위는 동원하지 않고 있지만, 마차


에는 경호역으로서 4기사의 두명-- "전광"과 "격풍"이 타고
있다.

사실은 일기당천의 그들 전원에게 경호를 명하고 싶은 부


분이지만, "중폭"만큼은 신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그녀는
황성의 수호라는 명목으로 남겨두었다. 아니, 신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정확하지는 않다. 보다 바르게 말하면, 마도
국에 가고싶어하는 기색이 비치고 있었기에, 투항선물이 될
법한 정보에서는 떨어뜨려 두어야 할 것이다.

그녀는 “저주가 풀린다고 한다면, 폐하에게라도 검을 향


한다”라고 선언했던 인물이고, 그것도 포함하여 부하로 삼
았던 경위가 있다. 그 때문에 제국을 배신한다 하더라도 그
녀를 책할수는 없다. 그렇다고 해도 제국의 중요정보를 가
지고 도망치는 것을 용서할수 있을리도 없다.

혹시 예를 들어 그녀가 중요기밀을 가지고 도망쳤을 경우,


추격자를 보낼수밖에 없지만, 제국최강의 일각인 그녀를 죽
인다고 한다면, 동격을 보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검으로
싸운다고 한다면 "전광"과 "격풍"밖에 없으며, 어설픈 추격
자로는 물리쳐질 뿐이다. 숫자를 동원했을 경우 제도나 황
제의 수호가 약해진다.

그렇게 되면 플루더의 고제, 혹은 워커, 그도 아니면 이쟈


니야로 대표되는 암살자 같은, 근접전투가 아닌 스킬을 가
진자들을 보낼수밖에 없지만, 어느것을 고르더라도 상당한
비용을 각오하지 않으면 안된다.

고제들에게는 연봉제--플루더의 배신이 있고나서 영지를


주고, 귀족에 봉했지만--로 지불하고 있는 탓에, 쓸데없는
추가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지만, 그들을 보내는
것은 본래의 업무정체현상 따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손
실이 생기는 일이 된다. 거기다 물리쳐졌을 경우의 손해는
후자의 두가지에 비할바가 아니다.

따라서 최선의 수는 "중폭"이 중요정보와 접할 기회를 없


애고, 아무것도 갖지 않은채 마도국에 가게하는 것이다. 아
마도 그것이 전원이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지르크니프도 "중폭"에게 그러한 이야기를 넌지시 건넨적


이 있었다.
다만, "중폭"은 아직 황성에 남아있다. 그녀의 대답은 “폐
하께 입은 은혜를 갚기까지는 여기에 있겠다”다.

솔직히 받아들일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리가 없다.

"중폭"은 확실히 제국4기사의 한명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서 그 실력을 마도국이 높이 평가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마도왕의 직속부대인 대량의 언데드의 힘은, 어느것도 그녀
보다도 위라 한다. 그렇기에 자신을 비싸게 팔기 위한 타이
밍을 재고 있는 것이겠지.

거기까지 생각한 지르크니프는 자국최강의 기사의 한명 "


중폭"이상의 언데드가 이미 천마리--마도왕을 넣치 않고도-
-있다고 하는 절망적사태에 위가 아파온다.

‘정말로 어떻게 하라는 거냐!’

한명의 강자로는 전국을 바꿀수 없다, 라는 것이 아니다.

왕국에 있던 가제프.스트로노프라는 남자는 그것을 가능


케하는 남자였다. 제국주석마법사 플루더.파라다인은 그 이
상이며, 국가를 뒤흔드는 마술사였다.

하나의 개’개체’는 때로는 하나의 군, 나라와 동등한 것이


다.

그 말은, 마도국은 저 두려운 언데드 왕을 제외하더라도,


천의 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리지 않은가, 이거? 군단을 천 개라고 가정하고, 그


것을 막을 수단따위 있을리 없다고? ...역시 포기하는 편
이...’

부하들의 앞에서는 결코 입에 담지 않지만, 몇번이고 떠


오르는 답이었다. 애시당초, 카체평야의 싸움의 이야기를
들었을 무렵 최초에 떠올랐던 생각이었다.

“--그래서 폐하, 투기장 내에서 은사조의 얼굴들과 만나,


거기에서 이동이라는 것으로 괜찮으신 거죠”

지르크니프는 눈만을 움직여, 앞에 앉은 남자를 쳐다본다.

제국4기사의 1명 "전광" 바지웃.페슈멜이다.

지르크니프는 질문에 입을 다문채로 끄덕인다.

이번의 경비에는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팀을 불렀다. 일


단, 경호라는 명목으로 부르고 있지만, 마도국의 정보대책
이 메인이다. 유감이지만 후보의 하나였던 이쟈니야와는 접
촉하지 못하고, 그들을 제국에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곤란
한 일임을 알았다.

“폐하. 확실히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는 인류의 최고전력


입니다. 하지만, 결국은 인류의 영역을 넘지 못합니다. 주의
를 거듭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격풍" 님블.아크.데일.아녹이 무슨말을 하고 싶은지는 지
르크니프로서도 아플정도로 안다. 라기보다도 대학살의 현
장을 본 그 이상으로 잘 알고 있다. 그 옥좌의 홀에 줄지어
선 괴물들을 본 몸으로서는.

“물론이다. 그렇다하지만 그들이라면 어떻게든 막아낼수


있을지도 모른다. 왕국의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 모몬. 그
는 마도왕의 앞에 검을 내밀어, 그 힘으로 백성을 지켰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같은 아다만타이트인 것이다. 막아주지
않아서는 곤란하다”

말로 하면서, 지르크니프는 쓸쓸히 웃었다.

“그래서 그들조차도... 막아내지 못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지르크니프의 물음에, 두명의 기사들은 침통한 얼굴을 했


다. 그것이 말 이상으로 답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생각지 못하게 지르크니프도 두명이 떠올리고 있는 듯한


표정을 떠올리고 말았을 정도다.

“폐하, 그러한 얼굴은 하지 말아 주십시오. 저희들은 비


력하다 하나, 전신전령을 다할 것입니다”

“그렇구 말구요, 폐하. 좀더 당당하게, 언제나의 자신만


만한 표정을 떠올려 주시라구요. 그런 맥없는게 아니고 말
이죠”

두명의 상냥한 말이 가슴을 찌른다. 너희들도 같은 표정


을 하고 있었다 같은건 말하지 않고, 솔직하게 지르크니프
는 받아들였다. 사막에 물을 뿌리듯이, 지르크니프의 황량
한 마음에 스며든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니까.

“...미안하다. 너희들의 기분, 감사한다. 그래서... 너희들


밖에 없는 이 자리인만큼 조금만 어리석음을 받아주지 않겠
나?”

두명의 기사가 말없이 끄덕인다.

“저기, 어떻게 하면 좋겠나? 그런 괴물이 어째서 제국쪽


에 나타난 거냐? 어째서냐? 뭐가 나빴던 것이냐. 어떻게하
면 그런 괴물을 쓰러뜨--리기까지는 못하더라도 봉인할수
있는거냐. 제국최강의 카드가 적에게 붙었다는 최악의 사태
를 역전시킬 수는 정말로 존재하는 거냐?”

여기까지 말할 셈은 아니었다.

지르크니프가 앞에서서 걷지 않으면, 모두는 쫓아오지 못


한다. 위에 선자에게는 위에 선자 나름의 태도가 필요하게
된다. 특히 다수의 귀족을 숙청한 "선혈제"라면 특히 그렇다.

황제는 약함을 보여서는 안된다, 그것이 존경하는 아버지


의 가르침이었다.
하지만, 인간인 이상, 참는 것에도 한계는 있다.

측실의 앞에서밖에 보이지 않은 인간 지르크니프가 토로


한다.

“확실히 놈에게 마법을 사용하게끔 부탁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수 없었던 거다! 놈의 능력의 일
단을 조사하지 않고서는 대처방법따위 생겨날리가 없어! 내
가 잘못했다는 것이냐! 나쁜일은 전부 내 책임인가! 이놈도
저놈도!”

지르크니프는 눈썹을 찡그리며, 양손으로 머리칼을 헝클


었다.

실은, 이런것은 말하고 싶은 것의 서반에 지나지 않았다.


사실은 마음속 깊은 속에서 끌어올린 감정에 몸을 맡기고,
절규하면서 굴러버리고 싶었다. 제국황제라는 복장을 어떻
게 지킨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굴레’각오?조임?’가 느슨해졌다라는 것은 자각하고


있다.

아무래도 피로해진 모양이다, 같은 것을 생각하면서, 지


르크니프는 자세를 되돌린다.

“미안하다. 조금 흥분한 듯 하다. 최근에, 스트레스가 심


해서 말이다”
힐끔 내려다보면 손에는 머리카락이 몇가닥이고 빠져있다.

초상화를 보는 한에선, 선조중에 숱이 적은 인물은 없었


다. 어쩌면 자신이 대머리가 되는 최초의 황제가 될지도 모
른다고, 그런 시시한 것을 생각해버린다.

두명의 부하에게 눈치채이지 않게끔 손을 턴다. 동정받는


다는 것은 노성보다도 아픈 때가 있다. 두발문제는 딱 그런
것이다.

“지금의 모습을 보여놓고서, 이렇게 말해지더라도 곤란하


겠다만, 두명모두 걱정하지 마라. 아직 대처방법은 뭔가 있
을 터다. 이 제국을 놈이 좋을대로 하게 두진 않는다”

겁없게 생각되는 웃음을 띄운다. 두명의 부하들이 조금이


지만 얼굴을 밝게 해주었다.

다만, 안도의 색은 없다.

그들도 지르크니프의 말이 위안에 가깝다고 이해하고 있


는 것이겠지.

어떻게 생각해봐도 그 괴물에의 대책따위 떠오르지 않는


다.

지르크니프도 솔직히, 사실은 언데드를 확실하게 죽일 무


기가 있다거나, 돌연히 엄청난 파워에 눈을 뜬 인간같은게
나오지 않는한은 무리다, 라고 생각하고 있을 정도다.
‘그렇기때문에 슬레인 법국이다. 그들이라면, 우리나라보
다도 오랜 역사를 가진 저 나라라면, 언데드를 일격에 죽일
무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지식만이라도 가지
고 있다면, 나는 아직 싸울수 있다!’

이미 그렇게 바랄수밖에 없었다.

마차가 나아간다. 지르크니프의 최후의 희망을 싣고.

투기장은 원형으로 되어있다. 그 한 구역 쪽에 커다란 입


구가 있어, 마차는 거기에 들어간다. 귀빈실에 들어갈수 있
는 한줌의 인간용의 입구다. 다른것은 일반객 용의 입구와
반입반출 용의 출구, 커다랗게 나누어 3개의 입구가 투기장
에는 있다.

마차에서 먼저 내려서는 것은 당연히, 보디가드를 맡고


있는 두명의 기사다. 그들이 안전을 확인한 후에 지르크니
프가 내려선다.

거기에는 5명의 남자들이 있었다.

귀빈용의 입구에 서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지르크니프는 미술품을 보고 가치를 대체로 추측할수 있
지만, 그들의 장비에서 그 가격을 읽어내는 것은 할수 없다.
그들이 장비하는 것은 미술품으로서의 무장--귀족의 경비병
이 아니라, 싸움을 헤쳐나온 자들이 몸에 걸치는, 전투용의
무장이었기 때문이다.

예의로 따지면 신분이 낮은자부터 자기소개를 해야할 것


이다. 하지만, 일부의 모험자는 신분에 얽매이지 않는다. 그
들은 그런 일부의 자들이다.

다만, 제국의 지배자이기도 한 인간이 모험자에 대해서


먼저 나서는 것이 좋은 것일까.

그런 곤혹을 읽은 것인가, 5명의 중앙에 선 남자가 입을


열었다.

“지르크니프.룬.파로드.엘=닉스 폐하. 처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이번의 경호의 의뢰를 받은 아다만타이트급 모
험자팀 "은사조"입니다. 저는 팀의 조정역을 맏고 있는 프레
이발츠라 합니다. 이 여행은 잘 부탁드립니다”

늠름한 목소리가 주변에 울린다.

등에는 류트를 늘어뜨리고, 허리에는 레이피어를 차고 있


다.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은 묘한 빛을 품고 있는 체인 셔츠
다.
어느것도 단순히 빛을 반사하는 것과 다르고, 장비품의
내부에서 배어나오는 듯한 마법의 빛을 발하고 있다.

이것도 저것도 일급품의 매직아이템답고, 특히 유명한 것


이 류트로 "별의 교향곡"‘스타.심포니’ 이라는 이름을 가진
듯 하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지르크니프는 수개월 전의 자신을


떠올려, 조금은 부럽게 생각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모험자 팀인 제군의 일은 자주 듣고


있네. 레이디 앤트 크로울러 를 쓰러뜨린 영웅담에는 가슴
이 뜨거워지곤 했다. 그러니, 물론 자네들 한명 한명을 잘
알고 있을 셈이다. 다만, 모처럼이다. 여기는 자네들의 입으
로, 아리나라의 영웅을 소개해주지 않겠는가?”

“그러면 음유시인’바드’으로서 소개를--”

“--참아주지 않겠어요, 리더. 미안하지만, 리더의 그걸 듣


고 있자면 소름돋고 있는다굽쇼. 반짝이는 단검이라든가...
참말로, 그만둬졌으면 합니다요. 어이쿠 면목없습니다 폐하.
그다지 좋지않은 곳의 출신이라 말투가 나쁩니다만 용서해
주십쇼”

프레이발츠의 오른쪽에 서있던 남자가, 한발 내딛으며 가


볍게 머리를 숙였다.

삭발한 작은 몸집의 남자다. 표정은 웃음을 띄우고 있지


만, 머리의 사이즈를 나눌땐 작은 눈동자에 웃음이 없다.

도적직인 청부업자 직업을 가지고 있는 케이라.노.세데슈


텐이다.

청부없자라는 직업에 관해서는 정보가 부족하여, 불명확


한 점이 많지만, 아마도 도적같은 것 보다, 언더그라운드,
암살자따위의 어둠에 관련된 직업일것이라 생각되었다.

가볍게 머리를 숙인 남자에게 지르크니프가 신경쓸 필요


는 없다고 대답하자니, 바지웃이 작게 웃음소리를 냈다.

“하하, 폐하는 나로 단련되어 계셔서 괜찮을거요”

“어이쿠, 이건... 저 4기사의 한명 "전광"씨와 만나는군요.


혹시나, 당신도 그쪽 출신이오?”

“음? 아니, 아마 다를거라 생각하오. 더러운 길거리 뒤쪽


출신이긴 하지만, 당신은 나보다도 깊은데서 올라온거 같은
데?”

“그런 모양이군요. 확실히 공기가 달라... 이건 실례. 너


무 빠르게 기분을 냈군요”

“신경쓰지 말라구. "암운"“

“암운이라고 이름댄적은 한번도 없지만 말이죠... 참말로,


전부 리더가 나쁜거라니까요”
흘끔하고 그의 눈이 향하자니 프레이발츠는 눈썹을 좁혔
다.

“이상한 이명을 붙일 바에라면 스스로들이 유도하는 편이


좋지 않나? 실례했습니다, 폐하. 일단은 이 팀의 귀이자, 눈
인 세데입니다. 이어서, 우리들의 전사를 소개해 드리겠습
니다. 보고 놀라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의 실력은 보증
합니다”

“아니, 폐하는 의심같은거 안한다고. 나보다도 강해보이


는걸”

“강한 사람에게 말해진다니 기쁘네. --판.롱이야”

소개된것은 신장 170센티 정도의 새빨간 털을 세운 원숭


이다. 그런 인물이 하얀 동물의 모피로 된 갑옷같은 것을
두르고, 좌우의 허리에는 상당히 써온 배틀액스를 늘어뜨리
고 있다.

원후’엔코우’라는 아인이며, 숲의 동물의 영혼을 다루는


비스트로드라는 전사직 중에서도, 원숭이의 힘을 다루는 인
물이라고 보고서에는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그래도 실제
로 만나 보면 충격은 크다.

거기에 이런 외모의 인물이 지르크니프의 부하 중에서도


가장 강한 전사, 바지웃 보다도 위라는 것이니까.

판.롱이 가볍게 오른손을 들어 인사해온다.


“에 또, 그럼, 다음이 우리들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인물
입니다”

황급히 프레이발츠가 다음 인물의 소개에 이동한다. 지르


크니프가 내켜하지 않는다면,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겠지.

이번은 프레이발츠의 왼손에 선 남자가 한발 나선다.

“실례” 손에 든 기묘한 지팡이가 짤랑하는 소리를 냈다.


“석장”‘승려들이 쓰는 지팡이’이라는 것 같다. “소승, 승명
운케이라 하오. 신불’원문은 불신’을 신앙하는 자 이외다.
이후로도 잘 부탁하오”

그도 특이한 복장을 하고 있지만, 방금의 비스트로드 보


다는 문명적인 복장이다.

쓰고있는 것은 또한 기묘한 커다란 모자--삿갓--을 썼다.


그 아래는 머리털이 없었다. 혹시 먼저 머리를 깎았다고 알
지 못했다면, 젊은 것에 비해, 라는 동정어린 눈을 향했을
지도 모른다.

제국에서는 그다지 볼수 없는 가사 라는 전투의복으로 몸


을 두른 그야말로, 치유능력에 있어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언데드와의 싸움에 우수한 능력을 보이는 승려라는 정신계
마법영창자다.

그가 신앙하는 신불이라는 것은, 상당히 남방의 땅에서


신앙되고 있는 매우 마이너한 신으로, 사대신의 종속신이라
고 말해지고 있다. 제국에 그 신전이 건축되어 있는지에 관
해서는 과문하여 알지못하지만, 그의 존재는 매우 귀찮은
것이 되어있는 모양이다.

기본적으로 치유마법이라는 것은 신전의 관리에서 가격을


정하고 있다. 그럼 이러한 곳에서는 완전히 관계가 없는 치
유마법을 사용하는 자를 어떤식으로 취급해야 하는가. 특히
그 인물이 아다만타이트라는 최고위의 모험자라고 하면.

제국은 정치와 종교에 밀접한 이어짐이 없다. 지르크니프


는 그야말로 관계가 없는것이 행운이었다.

이 이상, 귀찮은 일에 끌려들어가고 싶지 않다.

다만, 그들의 공로등을 조사해봤을때 눈에 띄인, 언데드


등에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인다는 평가가 지르크니프의 마
음을 붙잡았다는 것은 사실이다. 어쩌면 다소의 신관관계자
에게 압력을 건다든지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 전에 그의 힘이 유용한지 어떤지 조사해봐야겠지만.

“과연. 그럼 최후의 그가 포와폰인가”

“그 말씀대로입니다, 폐하”

프레이발츠에게 소개되어, 보다 한층 기괴한, 말하자면


이 인원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모습을 하고 있는 인물이 머
리를 숙인다.

토템샤먼이라는 특이한 직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인가, 꽤


햇볕에 탄 상반신은 나신인채로 거기에 기묘한 문양이 하얀
색으로 그려져 있다.

“...춥지는 않은건가?”

“온도변화에 관한 보호를 받는 매직아이템을 장비하고 있


사옵기에, 완전히 문제 없습니다”

생각보다도 평범한 대답으로, 지르크니프는 내심 놀랐다.


기괴한 외견에 관해서는 자료에 적혀있었고, 진지한 인물이
라는 보고는 있었다. 그렇더라도 이 갭은 솔직히 놀라움의
종류다. 잘 보아하니 그 나름의 외모를 갖추어서, 그렇게까
지 나이도 먹지 않은 듯 하다.

지르크니프는 은사조를 바라본다.

기괴한 멤버로 구성된 기괴한 팀이다. 유일의 공통점은


전원의 장비의 각각의 장소--토템샤먼의 그는 허리뿐이지만
--에는, 옛팀에서 길렀다는 은사조의 깃털이 꽂혀있다는 것
뿐이다.

마치 방금 막 뽑아낸 것처럼, 그런 빛나는 은의 빛남을 지


닌 깃털이었다.
“알겠다, 제군. 오늘은 잘 부탁하네”

“맡겨주십시오, 폐하. 큰 배에 탄 기분으로 있어 주십시


오”

프레이발츠의 말을 듣고, 지르크니프는 쓴웃음을 띄워버


리고 마는 자신을 억누르며, 먼저 앞서 걸어나가려 한다.
하지만--

“--기다려주시겠습니까, 폐하”

세데가 억양없는 목소리로 억누른다.

“폐하의 몸 주변을 지키는 일에 불려져선 말입지요. 선두


에 서서 걸어가시게 하는건 말려두고 싶다고 생각합니다만
괜찮으시겠습니까?”

“좋고 나쁘고도 없네. 자네들은 그것을 위해 불려진 것이


다. 자네들이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거기에 따
를 뿐이다. 그리고, 이 자들의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라도 어떤 식이라도 써주어도 좋다. 다만, 가능하면 내
근처에서 떨어지지 않아준다면 고맙겠다”

“이거야 또, 제국4기사의 나리들을 멋대로 써도 좋다고야


우리들도 대단해진 모양이구만요. 라고 해도, 두분에 관해
서는 폐하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아주신다면 상관없습니다.
뭔가 있었을 때도 저희들의 지시에 따라, 도망치거나, 달리
거나 해주시면 괜찮습죠. 음 그럼, 리더, 한곡 부탁합시다”
“오케이. 폐하, 세데의 입이 거칠어 면목없습니다. 몇번
이고 말해도 이런식이라...”

“신경쓸것 없다. 라고 해도 공개된 장소에선 곤란하려나”

기분이 통한 것일까, 프레이발츠는 가볍게 머리를 숙인다.


때와 장소는 가리게 하겠다는 약속의 의미가 있던듯 했다.

그리고서 그가 노래를 부른다. 아니, 노래라고 하기보다


는 특이한 음색의 모임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라는 것도,
귀에 들어와도 의미가 알수 없었던 것이다. 고작 몇초에 지
나지 않았음에도 상관없이, 멋대로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끝나고 나자, 세데가 움직였다.

효과음을 붙인다고 하면 “흔들”이라 할까 “느릿”이라 할


까. 지르크니프에겐 할수 없는 움직임이었다.

“그러면, 10미터의 간극을 두고 따라와 주십쇼”

세데에게 말해진듯의 거리를 두고 일행은 걸어간다. 지르


크니프는 옆에선 프레이발츠에게 방금의 노래에 관해 물어
본다.

“대체, 뭐였던 건가?”

“폐하는 모르고 계십니까? 그것이 음유시인’바드’의 특수


기술의 하나인 주가’呪歌’입니다. 사람에 따라서는 악기로
연주하는 자도 있습니다만, 저는 노래로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저것이 그것인가, 하고 지르크니프가 외치자, 프레이발츠


가 씨익하고 웃었다. 거기서 지르크니프는 조사하자, 조사
하자 생각하면서도 찬스가 없어 조사하지 못했던 것을 떠올
려, 좋은 기회라고 질문을 한다.

“...하나, 듣고 싶은 것이 있네만, 그 주가로 사람을 조작


하는 것도 가능한가?”

“주가 중에서는 암시’서제스쳔-Suggestion’라는 것이 있


습니다. 마법에 있는 것과도 같은 효과를 갖는 겁니다만,
그걸 쓰는 건 가능하겠지요. 그 이외에도 매료라도 어느정
도는 가능합니다.”

지르크니프는 바지웃과 시선을 교환한다.

“과연... 그러한가...”

“그런 모양이군요”

역시 음유시인’바드’의 힘을 가진 몬스터라는 것인가. 아


니면--

“그럼, 개구리 같은 몬스터에 관해서는 뭔가 아는게 없


나?”
--몬스터로서 태어나 가진 능력이라는 선도 없다고는 단
정할수 없다. 그곳을 확실히 해두는 것은 중요하다.

“개구리 입니까? 자이언트 토드, 같은 것입니까?”

“아니, 그건 다르다. 좀더 지성을 가지고 있는 느낌이다.


두 다리로 서있고 주가 같은 힘을 순식간에 발동시킬수 있
는듯한 몬스터구나”

“...토드맨일까요? 토드맨의 음유시인’바드’라 한다면 의


뢰받은 내용은 적습니다만... 토드맨은 그렇게 우수한 아인
이진 않았던 기분이 듭니다. 나이먹은 족장급의 놈이 된다
면, 특별한 목소리로 상대를 혼란시키는 능력이 있는듯 합
니다”

혼란과는 조금 다르다.

토드맨이라는 것은 책에서 읽었던 적이 있지만, 저 데미


우르고스라는 자와는 형태가 상당히 달랐던 듯이 생각되었
다. 토드맨의 아종이나 변이종, 왕족같은 가능성까지는 버
릴수 없지만, 다를 가능성 쪽이 높다.

“아무래도 다른듯 하군요. 면목없습니다, 폐하. 정보가


너무 적습니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신다면 대답해
드리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상황좋은 이야기다.
“그런가. 그럼 몬스터의 자세한 외견을 전해줄테니, 혹시
괜찮다면 자네의 가진 지식을 빌려주지 않겠나? 그리고 주
가에 관해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나?”

제국에 있어,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인 그 이상으로 자세


한 자는 없을 것이다.

“폐하, 그건 어렵지 않을지요. 그들의 밥벌이라구요?”

바지웃의 말에 그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뇨아뇨, 비장의 수 따위의 이야기는 할수 없겠습니다


만, 극히 당연한 일 따위를 알려드리는 것에 관해서는 문제
는 없습니다. 하지만... 저 대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분께
여쭈시면 되시지 않겠습니까? 저 분이라면 저보다도 잘 알
고계시잖을지...”

플루더의 일을 말해져, 지르크니프는 표정을 움직이지 않


게끔 노력한다.

플루더가 배반했다는 이야기는 함구령을 내려두었고, 밖


에는 일절 흘려보내지 않았다. 어쨌든 플루더를 그대로 주
석마법사의 지위에 둔채로, 눈치채지 못하게끔 조금씩 권한
을 뺏어, 벌어진 구멍을 메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벌어진 구멍의 커다람에서, 제국이 플루더라는 인물에게


어느정도 은혜를 입고 있었는지 알았지만, 이미 모든것은
너무 늦었다.

“저 노인에게 모든걸 기대어버려선 좋지 않네. 학생의 숙


제와 같은 것이지. 교사가 우수하다고 해서 답을 들려줄때
까지 기다리고 있어서는 잔소리듣고 말걸세”

지르크니프의 말에 주변에서 웃음소리가 몇인가 들려왔다.

“그거야 확실히 폐하의 말씀대로시군요. 알겠습니다. 이


번의 의뢰비는 일의 내용에 비해서 너무 파격적이라 생각하
던 참입니다. 나중에 폐하께 주가에 관해서 간단한 이야기
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가. 잘 부탁하네”

귀빈실은 복수가 있어, 투기장의 경영에 기여하고 있는


자산가용, 고위귀족용, 그리고 황제용의 셋이다.

그 역대황제를 위한 방에 곧바로 향한다. 먼저 조사해두


었던 것인가, 한번도 길을 들은적도 없이, 그는 선행하여
나아간다.

이윽고 그 끝이 구부러져’구부러진 복도’ 문이 보인다는


곳까지 오자니, 선두의 세데가 손바닥을 지르크니프에게 내
밀었다.

“사람의 기척은 없군요. 하지만, 제가 먼저 갈테니, 여러


분은 이대로 이 꺾인 곳에서 기다려주시렵니까?”
목소리를 낮추고 말한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스륵
스륵하고 통로를 나아간다. 흥미가 끌려, 지르크니프는 조
금 얼굴을 엿보는 듯한 모양으로 살핀다.

완전히 소리를 내지 않고 문의 앞에 도착한 그는, 뭔가를


하고서는 슥하고 연다. 아주 잠깐밖에 열리지 않았다고 생
각됐지만, 그가 들어가기에는 충분했던 듯하여, 스륵하고
그 모습은 방 안으로 사라졌다.

십수초정도 지나고서, 문이 크게 열려, 세데가 얼굴을 보


였다.

“괜찮구만요. 이 방은 안심입니다”

전원이 움직여, 그가 안전을 확인한 방에 들어간다.

지르크니프는 주변을 둘러본다.

방은 좁은 편이었지만, 단정한 물건들은 어느것도 일급품


으로, 거의 오지 않는 황제를 위해 완벽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다.

경기장 측의 벽에는 커다랗게 열려있어, 내려보는 경관은


아주 훌륭하다. 힐끔힐끔 살펴보면, 만원의 관객이 들어찬
만큼 환성이 울려 열광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렇게나 많이 들어온 것은, 급하게라곤 하나 무왕의 일


전이 짜여진 것에 의한 것이다.

투기장의 왕자--무왕은 그 압도적 강함에 의해, 제대로


싸워볼 상대를 가지지 못했다. 그 탓에, 그의 시합을 꾸려
지지 못하고 말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고 있다.

그런 무왕의 오랜만의 일전이라는 것으로, 싸우는 모습을


기대하는 자들로 넘치고 있는 것이다.

역시 강함에 대한 동경을 큰 것이겠지. 거기에, 제국에는


전업병사인 기사가 있는 탓에, 시민에게서 보자면 전장 따
위는 다른 세계의 광경이 되어있다. 그 때문에 목숨의 쟁탈
전을 돈으로 즐기는 것이겠지.

아니, 기사들 중에서도, 투기장을 좋아하는 자들은 있다


고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야만성의 발휘와 해방이라는 것이라는 것일까.

지르크니프가 멍하니 생각하는 사이, 은사조의 일행은 실


내의 탐색을 마쳤다.

“방 안에 정보계의 마법이, 뭔가 발동하고 있는 낌색은


있었는가?”

“발견은 되지 않았습니다, 폐하. 그렇지?”

“그렇습죠. 우선 마법의 발동 자체를 간파하는 것은 제게


는 어려운거라, 매직아이템이라든지로 조사했습니다만, 발
견은 안됐습니다요. 하지만,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만,
저한텐 도적정도의 조사능력은 없습니다요. 절대로 괜찮다
고는 생각하지 말아주십시오. ...뭐, 우리들 리더의 주가에
탐지능력을 상승시키고 있는 상태니, 괜찮다고는 생각합니
다마는”

“마법 쪽은 소승이 탐지계의 마법으로 조사했소이만, 발


동되고 있는 기척은 없소. 어쨌든 탐지방해의 장을 만들어
두었으니, 문제는 없을것이라 생각하오”

운케이가 석장을 두드려 붙이자, 챡하고 서늘한 음색이


울린다.

“그럼 추가로 부탁해도 괜찮을까? 어떤자인가가 접근해


온다면 발견할수 있을법한 마법은 없을까? 투명하게 되어
있더라도 알수 있을법한 마법이라면 기쁘겠다만?”

“유감스럽게도 소승이 가진 마법에 그런 것은 없소. 하지


만, 리더라면 확실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외다”

이야기가 돌려진 프레이발츠가 오케이 사인을 보내고는,


방을 나간다.

“다른건 어떨까? 상대가 도청하려고 한다면 어떤 대책이


자네들에게 떠오르지?”
필사적으로 지르크니프는 아인즈.울.고운이라 한다면 어
떠한 식의 것이 가능할까를 생각한다. 확실히 말해, 상상을
거절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따위 할수있을리 없다. 그러니
그를 얼마나 거대하게 본다 하더라도, 결코 과소평가에는
되지 않을 것이다.

“...솔직히, 여기까지 해두면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


니다만. 이래뵈도 복수의 마법으로 지키고 굳히고 있습니다
요?”

“그렇소, 폐하. 탐지방해도 걸고 있으니, 상대가 마법적


으로 조사하려고 생각한 경우, 곧바로 소승에게 전해지게끔
꾸며져 있소이다. 안심해주시오”

세데와 운케이에게서 교대로 다독여진다.

조금 편집광적으로 생각되어졌겠지. 아니면 암살의 기척


을 살피며 너버스하게 되어있다고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인
가.

다만, 상대가 마도왕이라고 안다면, 두명이 어떠한 반응


을 보일까는 흥미진진했다. 얼마나 경계하더라도 부족하지
않다고 납득해줄 것인가. 아니면 이런 푼돈으로는 이 일을
받아들일수 없다고 말할 것인가.

가장 상황이 좋은 것은, 그들이 마도왕에 관해서 아무것


도 모른채로, 전력을 바쳐 대응해주는 것이다.
하지만, 마도왕에 관해서의 정보는 규제를 하고 있지만,
6만의 입을 봉하는 것은 불가능이다.

절대로 이미 흘러갔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험자라는 자


는 위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평소부터 정보를 모으고 있다
고 들었으니까, 마도왕의 힘에 관해서도 알고 있을 가능성
이 높다.

‘이쪽의 뱃속을 살피게 만들겠군’

여러가지로 생각했던 지르크니프는 애매하게 웃는 것으로


얼버무린다.

두명모두 자신들의 말에 납득해 주었다고 판단한 듯, 그


이상 뭔가 말하려는 기색은 없었다.

투기장에서 일제히 커다란 환성이 울렸다.

그쪽에 눈을 두자니, 시합중 하나로서 검투사들의 싸움의


결판이 난 모양이다.

예전엔 패자는 죽음을 내리게끔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시합의 한중간에 죽어버리는 일은 있어도, 승패가 갈린후에
죽이는 것은 일단 없다. 이것은 연패하면서도 재미있으니까
라고 가끔 목숨을 건지고 있는 검투사가, 재능을 개화시켜,
챔피언에 오르는 것에 이어지기까지 한 때부터 폐지되었다
고 이야기된다. 어쩌면 그와같은 인물이 달리도 있는 것은
아닌가, 라고 생각되었던 때문인듯 하다.

‘몇대째의 무왕이었던가. 지금의 무왕정도는 아니지만,


꽤나 강했던 듯 하군. 이러한 나라에 소속될 생각이 없는
강자를 회유할 수단을 생각해봐야겠다만...’

“일단은 끝났습니다. 폐하”

프레이발츠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수고했네”

상대가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가 된다면 감사의 말을 보


낼 부분이겠지만, 생각지 못하게 언제나의 말로 노고치하를
표하고 말았다.

“별것 아닙니다. 호위라는 부분입니다만, 우리들도 방 안


에 대기시켜 주시는 걸로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들은 보디가드로서 와있다. 그것을 생각하면 매우 당연


한 제안이다.

하지만 그들을 방안에 들여둔 채로, 밀담을 나누어도 괜


찮은 것일까.

그들을 끌어들이는 것의 메리트도 크지만, 이쪽의 노림을


알아챈 순간, 적으로 돌리지 않아도 되는 자들을 적으로 돌
려ㅓ리고 마는 위험도 있었다.
‘하지만, 놈보다 대단할 것은 없다--무얼 생각하는 거냐.
적으로서 괜찮은지를 비교하는 상대로 그 괴물을 골라서는,
머리가 본격적으로 이상해지고 있는 증거다. ...이 이상, 적
을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자다.’

지르크니프는 머리를 가로로 저었다.

“유감이지만, 이제부터 매우 중요한 회담이 있다. 들어와


버리면 곤란하네”

“그러한 사태에서 폐하를 지키는 것은 매우 곤란하게 됩


니다만...”

“방안에는 내가 신뢰하는 두명이 있다. 자네들이 들어와


줄때까지, 시간정도는 벌어주겠지”

“뭐, 그건 확실히 그렇네” 지금까지 입을 다물고 있던 원


후가 입을 열었다. “그래도 말야, 세데 클래스의 암살자가
상대였을 경우 어설프게 굴면 위험한 일이 되니까 말야”

“내 클래스의 암살자라고 말하면, 이쟈니야의 딸내미가


그렇겠구만. 인술을 쓰니까 돌연히 그림자에서 습격이 날아
들어오니까”

“전사인 저 두명이라면 검에 의지한 상대는 문제 없겠지


요. 하지만 마법은 어떨지. 소승은 거기를 두려워하고 있소.
거기에 우리들은 분명 시합 쪽에 신경쓸테니, 폐하들의
회담에는 흥미를 갖지 않는다고 생각하오만?”

각각 설득하려 하지만, 지르크니프로서도 여기까지 정보


를 흘리지 않게끔 행동했던 이상, 그들의 제안을 삼킬수는
없다.

“제군들의 걱정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로서도, 제국의


황제로서 그 언저리는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인 것이다”

은사조의 면면의 시선이 리더에게 모인다. 그는 한번 크


게 한숨을 쉬었다.

“별수 없겠군요. 폐하의 입장이시라면, 저희들에게 들려


줄수 없는 이야기도 있으시겠죠. 그럼, 저희들은 밖에서 경
비로 붙어 있겠습니다. 다만, 어떠한 분이 오실지는 알려주
시겠습니까?”

“당연한 질문이다. 다만 자네들은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괜찮겠지?”

“물론입니다. 설령 어떠한 분이 오셨더라도, 저희들의 입


에서 그 정보다 흘러나가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혹시 흘러
나갔을 경우는 저희들이 책임을 지고 대처하도록 하겠습니
다”

“신뢰하지. 우선은 불의 신전의 신관장. 바람의 신전의


신관장. 나머지는 동향하고 있는 신관이 네명이다”

“과연. 그럼 그 이외의 사람이 오는 경우는 경계하겠습니


다”

“아아, 그렇게 해주게. 이 귀빈실에는 다른 귀빈실관는


떨어뜨려 만들어져 있네. 여기에 헤메여 오는 자는 우선 없
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리고 폐하, 문의 자물쇠는 부숴버려도


상관없겠습니까?”

“자네들이 그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면, 해주게”

슥하고 나간건은 판이다. 배틀액스의 자루에서 으직으직


하는 사람으론 불가능한 악력에서 생기는 소리가 났다. 잠
깐 문고리를 부술정도 치고는 과잉스런 힘을 넣어 버린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전사가 아닌 지르크니프는 아무것도 말하
지 않는다.

다만, 4기사의 두명도 의아한 듯이 소근거리는 것에 조금


신경이 쓰였다는 정도다.

천천히 배틀액스가 상단으로 꼬나잡아진다.

“--아, 문을 파괴하면 안된다고”

프레이발츠의 발언에, 판의 움직임이 멈췄다. 지르크니프


도 생각치 못하게 어깨를 움직였다.
“...라고 할까? {자물쇠를 부술 셈이지만, 착각으로 문까
지 부숴서는 면목없네. 그러니까 모처럼이고, 우리들도 안
에 같이할께요} 작전은 아닌건가?”

“이번엔 그건 그만두자. 나는 정치같은 끈적끈적한거에


관련되는건 바라지 않으니까”

“틀리지 않지. 소승으로서도 이 이상 신전세력에 얽혀드


는 것은 사양하고 싶네”

“오케이네. 그럼 그 정도로네”

슥하고 내려진 배틀액스가 문고리에 부딪혀 손쉽게 파괴


한다.

멍해야 할까. 아니면 불쾌하게 생각해야 할까. 여러가지


반응이 있었던 듯 하지만, 지르크니프에게 있던것은 감탄이
었다. 역시나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배틀액스로 손쉽게 문고리를 파괴했던 것이 아니라, 이


나라의 최고권력자의 앞에서 당당하게 그 정도의 것을 말할
수 있는 담력. 그리고 받아들일 인에 최선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 한다면, 의뢰인으로서 최고권력자의 바램을 무시할
수 있는 교만함에 대해서다.

지금의 지르크니프에게는 없어져버리고 만 것이었다.


“...이녀석들 정치의 끈적끈적함을 듬뿍 맛보게 해줘야
할까. 도망칠수 없을 정도로”

소근하고 지르크니프가 말했던 순간, 튀어나가는 토끼의


기세처럼 은사조의 인원들이 밖으로 나간다. 미리 정해진듯
한 움직임이었다.

3명만이 남게된 지르크니프들은 서로의 얼굴을 마주한다.

“저건 굉장하네. 아무말 없이 저 정도로 일치단결하여 행


동할수 있다니... 아니아니, 역시나, 로군요. 저러한 움직임
이 가능하니까 아다만타이트 겠지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알수 없겠습니다만, 조금 감탄


할 곳이 다른듯한... 폐하, 마실것을 준비해 드릴까요?”

“그렇구나. 미안하다. 준비해주겠나?”

“알겠습니다. 그럼 바지웃 공도”

준비를 도와달라는 제안에 그는 찌푸린 얼굴을 했다.

“에? 나도인가? 폐하-. 역시 메이드의 한명이라도 데려오


는 편이 좋았던게 아닙니까? 손님도 나이먹은 아저씨한테
마실거 따라지는것 보다는 여자 쪽이 맛있게 느끼겠지요.
저라면 틀림없이 그렇습니다요”

“예예. 어리석은 것은 거기까지 해주세요, 바지웃 공, 손


을 그 몇배 움직여 주십시오”

“부탁한다, 바지웃. 없는것은 별수 없는 것이다. 있는 자


로 어떻게 하지 않으면 말이지. 마치 지금의 제국과 마찬가
지다”

“그 달관, 전혀 멋있지 않습니다요, 폐하” 라고 말하면서


바지웃이 준비를 돕는다.

아래의 투기장에서 관객의 응원이 들리고, 짐승과는 조금


다른듯한 수컷의 포효가 들려왔다.

다음 시합이 시작한 모양이다.

지르크니프는 기억을 검색한다.

무왕과의 일전의 앞에 벌어지는 시합은 모험자와 몬스터


의 전투다. 모험자가 투기장에 나오면 마법따위가 작렬하기
때문에 호화로운 시합이 많고, 관객의 인기가 높다.

열광적으로 떠드는 백성을 내려다보며, 지르크니프는 중


얼거린다.

“평화로운 광경이구나”

“그런가요, 폐하?”

혼잣말에 대해 대답이 있을거라고 생각지 못하고, 옆을


보니 바지웃이 서있었다. 뒤에는 님블이 불만스런 얼굴을
하고, 바지웃의 몫까지 움직이고 있다.

“그다지 평화적인 광경으론 보이지 않습니다만, 보세요”

모험자의 한명이 짐승형의 몬스터의 손톱을 받아, 피가


튀어올랐다. 관객의 비명이나 응원이 크게 일어났다.

“시합내용이 아니다. 관객의 일이다”

큰 소리를 올리고 있는 관객들을 지르크니프는 둘러본다.

“지금의 제국이 놓여져있는 상황에 비해서는, 너무나 평


화로운 광경이 아닌가? 얇은 가죽 한장 아래에 괴물이 존재
한다고 알고 있다면, 이렇게까지 즐거워할 것인가 하고 생
각해서 말이다”

“평화적이라 좋지 않습니까? 평민에게 위가 아파오는 생


각을 하게 해도 별수 없겠죠?”

바지웃의 말은 올바르다.

지르크니프는 말하지 말것을 말했다고 후회한다.

“네가 말하는 대로구나, 바지웃. 그럼, 슬슬 저쪽이 올 시


간이다만, 준비 쪽은 어떠냐?”

“예, 폐하. 어느분께서 협력해주시지 않았기에, 때에 맞


을까 불안했습니다만, 마실것과 종이의 준비는 완료입니다.
잉크도 충분합니다”

종이를 놀라울 정도로 대량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귀빈


실내의 목소리를 도청당하는 것을 경계하기 때문이다.

환성이 크고, 주변방이 없는 이 장소에서, 여기의 소리만


을 들을 수단따위 셀수 있을 정도도 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주의에 주의를 기울여서 손해날 것은 없다.

귀찮은 것은 알고 있다. 황성내에서 했던 것이 있지만, 그


것은 매우 피곤했다.

이러한 조곤조곤 조심스러움은 모두, 마도국의 힘이 미지


수인 탓이다.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불가능한가, 그것을 알수 있다


면 대응이 변한다.

전쟁에서 조사하려고 했다는 명목의 결과는 너무나도 뼈


아픈 결과로 끝나, 커다란 비참함을 낳았다. 그렇다고 해도
모든것을 단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수단을 고안하고, 전
번보다는 안전하게 조사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적의 그림
자를 두려워하는 일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것뿐인가, 좋
은 수가 모였다고 해도 그림자에 겁먹어서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몰리고 말아버린다.

단지, 목을 넘어오는 저 뜨거움을 잊어버리는 것은 아직


할수 없다.

“아인즈.울.고운--마도왕의 힘의 한계를 알게된다면. 이


런 준비도 필요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만”

그 때는 협력자라는 입장에서 의뢰할수 있었지만, 대등한


왕으로 되어버린 지금에서는 의뢰따위 불가능에 가깝다. 아
니, 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어떠한 것을 대신에 요구받을
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마도왕뿐만이 아니라구요, 폐하. 그 부하들도 뭐가 가능


한가 알지 못하면 위험하지 않습니까?”

“정론이구나”

“...그 부하된 자들이 마도왕보다도 강자라든가 하는 일


은 없겠지요?”

“설마, 있을수 없겠지?”

라고 대답하면서도 지르크니프는 식은 땀을 흘린다.

자신보다도 아득하게 강한 4기사를 부하로 삼고있는 자신


의 일을 생각해보면, 있을수 없다따위 말할수 있을리 없다.
위에 서는 것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완력같은 힘이 아니다.
좀더 다른 것이다.

그럼 아인즈.울.고운도 그렇다고 한다면?

“--아니, 있을수 없다. 알겠나, 님블. 네 생각은 잘못되어


있다. 알았나?”
“예! 실례했습니다, 폐하!”

그런 사실이 있다면 이젠 틀렸다. 최악이라도 마도왕과


호각--신에게 빌어도 좋으니 이하였으면 바란다.

역시 부족한 것은 정보다.

‘다크엘프의 소녀에게서 정보를 듣는 계획을 위험을 알면


서도 진행해야할 부분이겠군. 법국에서 엘프를 대량으로 살
수없는가를 이야기해서, 그것을 쓴다면 어떻게든... 소년’아
우라’쪽이 좋을까? 아니, 아직 너무 아이라서 여자라는 색
이 통할거라 생각되지 않고, 거기에 밀어붙이기식이 강하다’

지르크니프가 장고에 들어가고 있던 타이밍에, 문이 노크


되었다.

3명이 시선을 교환하고, 님블이 대표로서 문을 열었다.

거기에 있던 것은 예상했던 대로 프레이발츠다.

“폐하께 손님입니다. 인원수는 전원으로 6명. 신관장님은


만나뵌 적이 있기에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들여보내다오--”

그렇게 말할 때, 열린 문에서 세데의 누구인지 묻는 소리


가 들려왔다.

“어이쿠 기다려주실까. 뒤쪽의 분들이다. 숫자는 들은대


로기는 하지만, 어찌된건지 그 안에 두명한테서 나랑 닮은
냄새가 나는걸. 신관직속의 징벌부대--법률을 어긴 신관을
주살하는 존재라는 놈은 소문이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았는
데 말이지?”

“소승도 깜짝 놀랐소”

“너희들, 어디쪽 자들일까?”

“이런이런 곤란한 일이구나.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통과


시켜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우선 착각하고 있는듯 하다만,
나, 아니 우리들은 정당한 이유가 있어, 황제폐하께 불려졌
다. 적의를 보이는 것은 불쾌함을 사게 될것이다”

“흐-응. 그럼 그쪽에서 잠깐 기다려주지 않겠나? 이야기


가 거짓인가 진짜인가 듣도록 하지”

지르크니프가 얼굴을 살피자니, 불의 신관장, 바람의 신


관장에 더욱이 뒤에 있는 네명의 본적없는 자가 있었다. 깊
게 후드를 쓰고 있어, 얼굴 전체는 보이지 않고, 이 이상없
이 수상하기는 하다.

초대면인 탓에, 정말로 그들이 법국의 사자인가의 보증은


없다. 하지만, 신관장이 있기도 하고, 신뢰하지 않는다로는
이야기가 나아가지 않는다. 머뭇거리다 파산이 나더라도 기
뻐하는 것은 마도왕 뿐이다.
“그들이야말로 내가 기다렸던 상대임에 틀림이 없다. 미
안하지만 통과시켜주겠나?”

은사조의 인원들이 내키지 않는 얼굴을 했지만, 곧바로


전원이 통과된다.

뒤에서 문이 닫아지고서도, 그들은 후드를 벗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 예의없음에 대해서 지르크니프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


는다. 지르크니프가 경계하고 있듯이, 그들도 또한 경계하
는 것이겠지. 물론 마도왕에 대해서다.

“나를 경호하는 자들이 폐를 끼쳐버렸다. 참으로 면목없


네”

“신경쓰지 마시길. 실제로 뒤의 두사람은 그쪽의 아다만


타이트급 모험자가 간파한 대로이니 말입니다”

법국의 사자로서 자리에 앉은 것은 두명. 뒤의 두명은 선


채로다.

지르크니프는 가지고 있던 펜으로 종이에 “성전” 이라고


문자를 적었다. 거기에 대한 대답은 묘한 웃음이었지만, 말
이상으로 그것이 바르다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법국에 존재
한다고 말해지는 성전의 이름을 가진 특수부대 무리. 육색
성전의 어느쪽임에 틀림없다.

“그럼, 이제부터 관전을 즐겨보지 않으시겠습니까? 메인


이 되는 시합은 이제부터, 였었지요”

질문에 지르크니프는 끄덕인다.

메인의 시합에는 관객의 흥분이 최고조에 달해, 지극히


소란스럽다. 도청은 매우 곤란할 터이다. 그렇기에 이 때
이 자리를 고른 것이다.

옆에 앉은 법국의 사자는 품에서 편지를 꺼내어, 지르크


니프에게 건넨다.

지르크니프는 옆이나 뒤에서 훔쳐보지 못하겠끔, 작게 편


지를 펼쳤다. 거기에 적혀있던것은 질문이었다.

요약하자면 우선, 마도왕에게 어째서, 그러한 마법을 사


용하게끔 요청했던 것인가.

다음은 이후의 제국이 설 위치.

마도국에 관련된 정보는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가.

문장은 정중한 것이지만, 요는 힐문이다.

편지만으로 먼저 보내었다면 될 것을 여기서 간신히 건네


었다는 것은, 법국도 마도국의 손의 범위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제국을 신뢰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가.

약간의 불쾌감이 지르크니프의 가슴속에 솟아오르지만,


법국사이드가 너무나 제국을 신뢰하고 있지 않은 것은, 지
금까지 마도국과의 어울림을 생각하면 당연하겠지.

지르크니프가 종이에 대답을 적으려 할때, 한층 커다란


함성이 올라왔다. 시합이 개시된듯 하다.

“이 가장 큰 대시합을, 엘=닉스 황제폐하도 관전하십니


다. 여러분, 위에 있는 귀빈실을 보아주십시오”

매직아이템으로 증폭된, 진행계의 목소리가 울렸다.

“잠깐 실례”

지르크니프는 일어서서, 눈 아래의 시민들에게 얼굴을 보


인다.

시민들에게서 일제히 지르크니프를 칭송하는 환성이 들린


다. 지르크니프는 단정한 얼굴로 조용히 미소를 띄우며 시
민들에게 손을 들어 응한다. 여성들에게서 화색의 소리가
올랐다. 아직까지 자신의 인기가 쇠하지 않은 것에, 지르크
니프는 만족을 느낀다.

“감사했습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 이제부터 오랜만에


무왕의 일전이 시작됩니다. 준비에 조금 시간이 걸릴듯 하
오니, 이대로 잠시 기대로 주십시오”

무왕인가, 하고 지르크니프는 읊조린다.

이전, 4기사 전원이서 무왕에게 싸움을 도전한다면 어떻


게 되는가를 바지웃에게 물었을 때, 그는 웃으며 승산은 없
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에 어려하여, 플루다에게 무왕에 관
하여 정보를 모으게 했다. 결과 알게된 것은, 무왕은 비겁
할 정도의 강함을 가지고 있는 존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폐하, 무왕과 싸운다는 것은 대체 어느분이신지


요?”

당연한 질문이 사자에게서 나왔다. 실은 거기에 대한 대


답을 지르크니프는 가지고 있지 않았다.

“나도 모르겠소. 이번의 무왕의 일전은 급하게 정해진듯


하니 말이오. 화제성을 위해서도 극비로 했던듯 하여, 프로
그램에도 적혀있지 않더군”

과연, 하고 사자가 입에 담았다.

“뭐, 무왕과 일기토를 할수 있는 자 따위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 정도겠지요. 하지만 은사조의 분들은 여기에 계십니
다. 그러면 잔물결 팔연의 분중 누구시라는 걸까요. 솔직히
희소한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의 분이 죽을지도 모르는 싸
움, 그것도 보여주기 위한 싸움에 내는 것은 찬성하기 어려
운 것이군요”

“부정은 할수 없지만, 강함은 매력이다. 휘두르는 힘을


보여주어, 자신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하기 위
해서, 이러한 장소는 최적이겠지”

입을 내민것은 화신을 섬기는 신관장--제국에 있어 화신


신앙의 최고권력자다.

“그것은 그렇습니다만, 제국의 현상태를 생각한다면, 전


력의 저하에 이어질수 있는 행위는 어떠할른지. 무왕은 제
국 최강의 존재. 그를 끌어들이는 것은 아니되십니까?”

“...당신들이 그런 것을 말할줄이야”

슬레인 법국은 인간을 중시하는 나라. 아니, 타종족을 인


정하지 않는 나라라는 쪽이 정확하겠지.

여러가지 종족이 존재하는 이 세계에 있어서, 그 사실을


타국에 알려가면서도 나라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은 역시나
라고밖에 말할수 없다. 아니면 단일 종족으로 통일한다는
것이, 강국을 꾸리는 조건이 된다는 것일까.

“개인적으로서 아이디어를 내었을 뿐입니다. 나라는 관계


없습니다. 그러면 잡담은 이정도로 하고, 폐하, 대답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군. 그렇게 하--”

“--그러면 여러분, 매우 기다리셨습니다. 이제부터 도전


자의 입장입니다!”

펜을 들어올려, 최초의 질문에 대한 답을 적으려던 지르


크니프의 손이 멈춘다. 저 무왕에게 도전한 용맹한 도전자
에게 호기심이 솟았기 때문이다. 도전자로서 인정되었다는
것은, 최저라도 좋은 승부를 할것이라 보여졌다는 것이다.
그런자가 이 제국에 아직 있었던 것인가.

혹시 우수한듯 하며 더욱이 제국을 섬길 생각이 있다고


하면, 패배하더라도 채용해도 괜찮다. 상황에 따라서는 "부
동"의 죽음에 의해 빈 제국4기사의 자리를 허락해도 좋을
정도다.

“...도전자의 이름을 소문으로 들어보신 분은 매우 많으


시겠죠. 그 분이 찾아와 주셨습니다. 마도국 국왕 아인즈.울.
고운 폐하입니다!”

“--하아?”

생각치 못하게 지르크니프는 얼빠진 소리를 냈다.

사회자의 발한 말의 의미가 머리속을 지나가버린듯 했다.

투기장이 곤혹에 휩싸이는 중, 귀빈실에 있던 것은 정숙


이었다.

지르크니프는 주변을 둘러보며, 누구나가 자신과 같은 소


리를 귀에 들었다는 것에 확신을 얻는다.

“아인즈.울.고운?”
‘--말도 안돼’

당연하다. 일국의 왕이 타국의 검투시합에 나온다 따위


있을 턱이 없다. 그런 것은 상식이 있는 자라면 극히 당연
할 것이다. 어딘가의 야만족이 아닌 것이다.

무엇보다 마도국의 움직임에는 주의하고 있다. 혹시라도


마도왕이 제국에 들어왔더라면, 곧바로 지르크니프의 귀에
들려오게끔 최우선사항으로 위치시켰다. 지르크니프가 후궁
에 있든지, 어떠한 상황에 있던지, 정보가 도착하게끔 손을
써두고 있다.

그럼에도 상관없이 자신의 곁에 정보가 오지 않았다는 것


은--

‘밀입국? 그런걸 한단 말인가? 거기에 투기장? 무슨 생각


에--에? 설마? 그런건가? 그런 바보같은?’

지르크니프가 부들하고 몸을 떤다.

그리고 눈만을 움직여, 슬레인 법국에서의 사자를 보았다.

후드 아래의 그들의 시선은 예리하다. 그 시선이 의미하


는 것따위 하나밖에 없다. 아니, 반대의 입장이라면 지르크
니프라도 같은 대답에 도달할 것이다.
그들은 마도왕을 불러낸 것은 지르크니프라고 판단한 것
이다.

“기다려라. 이건 함정이다!”

그렇다.

이것은 아인즈.울.고운의 모략의 일수다. 그것을 이해해,


아니 납득해주지 않아서는 좋지 않다.

“마도국의? 아니면? 장소를 지정은 폐하에게서였지요.


거기다 이쪽에 전해진 것은 몇시간 전”

그 말대로다. 아슬아슬할때까지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게


끔 했다.

지르크니프는 필사적으로 정보를 알고 있는 자들을 떠올


렸다. 수는 매우 적다. 신용할수 있는 자 뿐이다. 하지만 정
말로 그랬던 것일까.

아니--

“--어쩌면 마법에 지배당해, 정보를 내놓았을 가능성도


있다. 결코 내가 흘린것이 아니다. 그 증거로, 내 함정이었
다고 한다면 내가 이렇게 당황할리가 없지 않은가!?”

“그것을 신용하라고? 우리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이 아닙


니까? 혹은 우리들을 팔아넘겼는가”

조금도 신용을 받지 못했다.

아니 당연하다. 이것이 반대 입장이었다면 자신이라도 같


은 식으로 규탄한다.

‘하지만, 대체 어디에서 정보가 흘렀나? 아니, 흘려졌는


가? 어쩌면 모든게 놈의 노림대로였다는게 아닌가? 미끼를
풀어놓고 먹는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싹하고 등골에 오한이 달린다.

어디까지 마도왕은 이쪽의 움직임을 읽고 있었는가.

처음부터 여기까지에 이르는 모든 것이 계산되어져 있었


을 가능성은 지극히 높다.

마도왕은 그런 상대라고, 지르크니프의 명석한 두뇌는 대


답을 내놓는다.

‘어느정도의 책을 꾸미고 있는 것이냐! 아니, 여기는 놈의


지모에 공포를 느끼고 있을때가 아니야! 빨리 하지 않으면!’

“위험해! 빨리 여기에서--”
하지만, 너무 늦었다.

새로운 난입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걸어둔 덫에 사냥감이


걸린 것을 만족스레 기뻐하는 사냥꾼과 같은 목소리가.

“지르크니프.룬.파로드.엘=닉스 공. 오랜만이로군”

황급히 숨을 필사적으로 참아내면서 뒤돌아보자, 투기장


의 중심에서 귀빈실의 높이까지 상승한 마도왕의 모습이 있
었다.

두려운 그 맨얼굴을 태연히 드러낸 것은, 본인이라는 것


을 알리기 위함임에 틀림없다.

“이, 이속이햐--후우. 이쪽이야말로, 고운 공. 설마 이런


곳에서 얼굴을 마주할 줄이야...”

무얼 말하면 좋을지 알수 없다. 어떤 말을 꺼내더라도 언


질을 얻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지르크니프의 입
술을, 달라붙은 듯이 열게 해주지 않았다.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다. 정말로 우연이란 무섭군”

큭큭하고 마도왕이 사악한 웃음을 흘린다. 조금조차도 우


연따위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명백하다.

틀림없다.

지르크니프는 확신을 가졌다. 모든것은 아인즈.울.고운의


모략이었던 것이다.
법국과의 밀담의 현장을 덮치는 것으로 지르크니프에게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양국의 동맹을 저지하고, 법국에도
압력을 건다.

그야말로 귀재.

손바닥에 차오르는 땀을 옷에 닦는다.

이쪽의 정보는 확실하게 상당히 흘러간 것이겠지. 그럼,


어디까지 놈은 알고 있는건가.

지르크니프가 필사적으로 머리를 회전시키고 있자니, 마


도왕의 안와’눈가’에 불타는 두려운 불빛이 법국의 사자에
게 향해졌다.

“그쪽 분들은 폐하의 지인이신가”

아인즈에게 말해진 지르크니프는 말을 잃는다.

이것은 간단한 질문이 아니다.

떠보기다.

법국을 커버하고 거짓을 말할 것인가. 아니면 마도왕의


아군으로서 팔아넘길까.

너무나도 악랄함에, 지르크니프는 구토하고픈 기분이 올


라온다.
표정이 떠오르지 않는 해골의 얼굴이 사악하게 일그러져
있는듯한 기분이 든다. 입을 열수가 없는 지르크니프를 분
명 조소하고 있는 것이겠지.

“왜 그러나? 엘=닉스--아니, 지르크니프 공. 안색이 나


쁘지만, 기분이 좋지 않은 건가?”

맘속깊이 걱정하고 있는듯한 말이기에야말로 두렵고, 그


리고 공포스럽다. 손안에 쥔 작은 동물을 귀여워 하는듯한,
그런 희열이 들어간듯한 기척에 겁먹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하다.

“아, 아니, 괜찮소. 조금 상태가 어찔했던듯 하오”

“그런가. 몸은 자본. 소중히 하게나”

지르크니프의 너무나 어색한 변명따위 통하지 않았을 것


임에도 상관없이, 이야기에 타주는 것은 사냥감을 처리하는
순간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아니라면 가학성이 강한
성벽을 가진 자인걸까. 아니면--

“그쪽 분들을 소개받아도? 나는 아인즈.울.고운 마도왕이


다”

--이것을 말하고 싶었던 건가.

일국의 왕이 이름을 댄 이상, 아무 말없이 퇴석하는 것 따


위 가능할리가 없다. 위명으로 이름을 댔을 경우, 혹시 마
도왕이 그들의 진짜 이름을 알고 있다면 어떠한 태도로 나
올 것인가.

‘희롱하지 마라!!’

표정은 완전히 움직이지 않는다. 라기보다도 근육도 피부


도 없는, 뼈 뿐인 얼굴이다. 그 위에, 눈동자도 없고, 안에
흔들리는 듯한 붉은 불꽃이 있을 뿐이다. 무엇하나조차 감
정을 잡을수가 없다. 하지만 지르크니프에겐, 보다 한층 사
악한 웃음이 강해지고 있는 것을 알았다.

“감사합니다. 본래라 한다면 이름을 대는 것이 당연한 몸


이지만, 화급한 용건에 서둘러 퇴석하지 않으면 안되는 곳
입니다. 저희들의 일은 나중에 폐하께 들어주십시오”

법국의 사자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런가. 그건 참으로 유감이군. 또 어딘가에서 만날 일


이 있겠지. 그럼 그때까지는 무사하게. 그럼 나도 시합이
있으니 실례하지”

다분히 비꼬는듯한 이별의 말을 고하고, 슥 하고 마도왕


이 아래로 내려간다.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고, 법국의 사자의 예리한 안광이


지르크니프에게 향해진다.
“얕봐주었구나”

“다, 다르다!”

“뭐가 다르단 거지. 아무리 보아도 놈은 이쪽의 일을 알


고 있었지 않은가. 생각대로 행동한 어리석은자를 비웃고
있었잖나, 방금 놈의 행동은. ...어디까지 놈에게 이야기했
나. 자신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팔아넘겼나? 터무니
없는 파괴마법을 간원했다는 것도 사실이었나”

지르크니프는 도움을 구하며, 신관장들을 본다.

두명의 그 눈에 떠올라 있는 감정은 곤혹이나 회의가 아


니라, 적의와 실망.

마도왕의, 가장 효과적인 타이밍에서의, 최고의 일격. 완


벽할 정도로까지의 제국의 무릎을 꿇리우는 일격이었다. 이
미 제국에게는, 인간을 배신하는 길밖에 없다고 알려주기
위한--.

“믿어주길 바라네. 나는 결코 놈에게 정보를 흘리거나 하


지 않았네”

“...믿었다 하더라도 정보가 완전히 넘어갔다는 것은 변


하지 않겠지요. 유감입니다만 황제폐하. 이제 만날 일은 없
겠지요”

법국의 사자가 그것만을 말하고 방을 나간다. 이어서 신


관장들도다.
“기다려! 너희들의 생각을 듣기까지는 방에서 나가는것은
용서할수 없다”

님블과 바지웃이 무기를 손에 대면서 움직인다.

지르크니프는 부러진 마음을 떨쳐세우면서, 두명의 신관


장을 쳐다본다. 슬레인 법국의 사자는 뒤돌아보는 일 없이
달려갔다.

“너희들, 신전세력의 생각을 들려다오. 마도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마도왕은 사악한 언데드이며, 저것을 왕으로 인정하는


것은 용서할수 있는 일이 아니다” 지르크니프가 입을 열기
보다도 빠르게, 그대로 화신의 신관장이 말을 잇는다. “하
지만. 저것과 싸워서 승리를 얻을수는 없겠지. 그 때문에
놈을 멸할 수단을 모색한다”

“팔아넘기려거는 팔아넘겨라, 황제여. 강대한 마에 매료


된 자여”

풍신의 신관장의 발언은, 완전히 지르크니프와 적대한다


는 의사표시다.

이것은 너무나 안좋다.

신전세력은 정치에는 머리를 들이밀지 않는다. 하지만,


대적인 언데드와 손을 잡은 황제에 대해서는 축출하려는 듯
이 움직일지도 모른다.

숙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신전은 백성의 마음을 구하고


있음과 동시에, 의료를 베풀고 있다.

혹시나 그러한 짓을 한다면 제국은 내부에서 붕괴하는 일


이 된다.

지르크니프는 아인즈.울.고운이 때린 일수, 사신의 낫과


같은 일격에 공포한다. 놈이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이대
로 가면 제국은 붕괴한다. 그리고 그 뒤에 무언가의 이유를
붙여서 마도국이 쳐들어올 것이다.

지르크니프라면, “친우인 근처의 나라가 혼란한 상태이기


에, 그 치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군을 움직인다” 따위 아무
런 구실로 쓸테지.

방금전의 반응에서 추찰하면, 혹시 마도국이 그런 태도를


내보이더라도, 슬레인 법국은 비난하지 않겠지. 왕국에도
그런 여력은 없을 것이다. 도시국가연합이 비난성명을 내기
에는 그 나름의 시간이 필요하게 된다.

어떠한 이치를 제시한다면 그들의 마음에서 회의의 색이


사라질 것인가. 아니, 의심을 삼키고, 협력을 약속해줄 것인
가.
지르크니프가 황제로서 상대와 이야기 할때는 언제나 그
것이 염두에 있었다. 사람의 기분을 움직이는 데는 욕망을
자극하는 것이 가장 간단하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생
각이 맞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아름다운 얼굴 아래서 욕
망에 휩싸인 인간따위 얼마든지 보아왔다.

하지만, 이 순간, 지르크니프에겐 답이 떠오르지 않았다.

인간을 배신하고, 언데드와 손을 잡았다고 생각되는 상황


을 타개할 이치따위 없다.

그렇기에 진지하게, 자신의 맘에 거짓없이, 이야기 할수


밖에 없었다.

“하나만 말하게 해다오. 놈의 지모는 나를 넘고 있다. 이


전개도 모두, 놈의 계획대로겠지. ...나도 너희들의 입장이
라 한다면 꽤나 믿을수 없었을 테지만... 나는 정말로 정보
를 팔아넘기거나 따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믿어주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만 사람으로서 충고하고 싶다. 마도왕의 통치
는 자비깊은 것이다. 에.란텔의 백성은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언제까지 그것이 계속될까 모르지 않습니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무사하다. 아무 승산


도 없이 도전하는 것은, 우리 나라를 곧바로 멸망의 길로
내보내는 일이 된다. 그렇기에 성급한 행동은 참아주었으면
한다”

두명의 신관장은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

그리고 지르크니프에게 향해진 눈에서는 적의의 색이 엷


어져있다.

“...조금 감정적이 된 모양이외다. 확실히 소문으로 들은


저 언데드라 한다면, 모든 것이 놈의 계략이었을 선도 버릴
수 없지요. 다시 한번, 어딘가에서 만나지요”

“부탁한다. 그리고 그 전에 하나 부탁이 있다. 어딘가에


서 놈이 투기장에서 싸우는 모습을 봐주었으면 한다. 그리
고 놈을 쓰러뜨릴 수단이 있다면 가르쳐다오”

지르크니프는 머리를 숙인다.

모략따위를 포함한 지략전에서는 아인즈에게는 이길수 없


다. 혹시 대등히 싸울수 있다고 한다면, 사람의 마음만이
비장의 수일 것이다.

아래에서의 함성을 들으며, 지르크니프는 시선을 옮긴다.

“...무왕 이겨다오. 신이여!”‘...무왕 간바레 카미사마!’

진심으로 지르크니프는 무왕의 승리를 신에게 빌었다.


3

오래간만의 제도’제국수도’다.

작게 열린 창의 틈새에서 보이는 광경은 아인즈에게 패배


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활기가 흘러넘치고 있다.

사람들의 얼굴은 밝고, 소란스럽다. 불이 꺼진듯한 자신


의 나라와는 완전히 다르다.

그렇다 하지만 아인즈의 마음을 습격한 패배감은 곧 사라


져 없어진다. 아인즈가 저 도시를 지배한 것은 거의 최근의
일이다. 새로운 지배자를 받아들인다면 당연히, 지금까지와
는 다름에서 오는 불안으로부터 활기는 일시적으로 잃게 될
터이다.

뽕실모에가 아인즈에게 전략게임에 관해서 가르쳐주었던


적이 있다. 전쟁에서 이겨 토지를 점령하게 되면 그 도시의
백성의 기분적인 파라미터가 단번에 떨어진다는 듯 하다.
그리고--

‘--파르티잔이 나온다, 라든가 말했었지? 어째설까? 어째


서 무기가 잔뜩 나오는 거야?’ -주: 빨치산, 게릴라의 이야

전의 문장과 뒤의 문장에 연관성이 없다. 뭔가 다른듯한


기분이 든다.
위그드라실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는 게임이었기에, 얘기
를 반정도만 들어두었던 것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뭔가
관계가 있는 것이겠지.

‘나온다고 하는건 아마 팔았다든가 하는 의미라고 생각하


지만, 게이머 특유의 은어였던 걸까... 파르티잔... 확실히
창이었지. 무기가 잔뜩 팔렸다는 것은 싸울 이유가 있다는
것? 시민이 싸운다? 응? 새로운 지배자와 싸운다는 거려나.
내란이 일어난다는 거려나. 그거라면 반란이 일어난다로 돼
잖아. 왜 파르티잔? 뭐, 됐지만...’

에.란텔에서 반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역시나 데스.나


이트를 순회시키는 등의 치안유지활동이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겠지. 혹은 최초에 모몬이라는 캐릭터를 쓴 것에 의한
억지의 효과가 큰 것일까. 아니, 좋은 정치를 펼치고 있으
니까 라는 선도 있다.

‘...평화적으로 지배할수 있다면 그 이상의 것은 없지. 알


을 낳는 닭의 목을 비트는 것 따위 어리석음의 극치. 때로
는 PK했던 상대의 드롭품을 돌려주는 것으로서 원한을 품
지 않게 하는 행동은 필수, 였었지’

{누구라도 쉽게 할수 있는 PK술}에 적혀있던 내용을 떠


올리고 있던 아인즈는, 사고가 벗어나고 있는 것을 깨닫고,
방향을 수정한다.
‘어이쿠, 활기였었지. 뭐, 내가 지배하고 있는 것은 도시
하나. 비해서 여기는 복수의 도시를 가진 제국의 수도다.
활기의 차이가 있어도 별수 없지. 인구수도 다르고 말이
지. ...인구가 늘어나면 우리 마도국도 활기에 가득차겠
지. ...낳고, 늘고, 잔뜩이 되면 정책으로서 알베도에게 은
근히 흔들어도 괜찮을지도 몰라’

아인즈는 스스로를 위로하고, 거기서부터 지배자다운 새


로운 정책을 생각한다.

“저, 저기 폐하”

같은 식으로 마차의 창에서 밖의 모습을 보고 있던 남자


의 목소리에, 아인즈는 자신을 되돌린다.

“화, 황송하옵니다만 폐하. 이 도시는 제국의 수도, 아윈


타르이라고 생각되옵니다만?”

상당히 억지스레 끌고왔던 남자가 떨리는 말투로 질문을


걸어온다.

“그 말대로다. 역시나 모험자조합장이로구나. 본것만으로


여기가 어딘지 알것이라곤”

“가, 감사하옵--이 아니옵니다! 검문소따위를 통과한 기


억이 없사옵니다만, 이것은 밀입국이 아니옵니까!”
그 말대로다. <전이문-게이트>로 직접 제도까지 전이했다.
검문소따위는 통과하지 않았다.

“--사소한 일이다”

“사소한 것이 아닙니다! 틀림없이 국가레벨의 문제가 되


옵니다! 왕이 타국에 밀입국이라니!”

나자릭에 왔을 무렵, 지르크니프라도 했다고, 라고는 말


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정론은 조합장의 쪽이다.
틀림없이 아인즈의 쪽이 나쁘다.

필사적으로 생각해봐도, 아인잭을 납득시킬만한 말은 생


각나지 않는다. 라기보다도 꽤나 진지하구나, 하고 감탄해
버렸다. 들키지 않으면 된다, 라고 말할법한 타입이라고 생
각하고 있었기에, 조금 평가를 고친다.

“...조합장이여. 나와 엘=닉스 공은 사이가 좋다. 부탁을


쾌히 받아들여준 적도 있다” 그 전쟁의 일을 아인즈는 떠올
린다.

“그렇기에 라는 것은 아니다만, 그라고 해도 내가 말하면


쾌히 용서해줄테지. 사후승락이라는 형태가 되겠다만... 황
제폐하가 허가할테지라는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느냐?”

“그, 그것은 확실히 그 말씀대로입니다만...”


“무엇보다, 나도 너도 가지고 들어오면 안될 물건을 가져
온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대단한 일도 아니지 않느냐”

으음, 하고 아인잭이 신음소리를 낸다.

얼버무렸음을 확신한 아인즈는 씨익, 하고 맘속으로 웃는


다.

실제는 노리고서 밀입국한 것이지만, 거기에는 두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혹시 지르크니프에게 내가 왔다는게 알려지면, 확실히


접대한다든지 하겠지. 설령, 그가 나자릭을 경계하고 있더
라도, 동맹국의 왕이 왔다고 한다면 건전하게 라면 환영해
줄터다. 하지만, 그게 좋지 않아’

제국의 황제가 동맹국의 왕을 환영하는 식전따위, 귀족사


회를 모르는 아인즈로부터 보자면 절대로 피하고 싶은 행사
다.

거기서 웃음거리가 된다면, 마도국에서 힘써주고 있는 수


호자들에게 얼굴을 들수 없다.

거기다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다른건 어떻게 하면, 아인잭을 잘 끌어들일까를 생각하


지 않으면. 조합의 때처럼 꿈을 이야기하거, 협력을 요청하
는 것이 가장 안전한 수단인 걸까?’
강제적으로 아인잭 모험자조합장을 끌어들일 셈이었기 때
문이다.

아인즈가 여기에 온것은 모험자를 권유하기 위해서다.

아인즈는 모험자 조합을 국가기관의 하나로서 흡수하고


싶었다. 하지만 상자가 그럴싸해도 내용물이 충실해지기에
는 시간이 걸려버린다. 라는 것도 우선, 마도국은 단 하나
의 도시밖에 가지고 있지 않고, 모험자인구가 적다. 리자드
맨으로 대표되는 타종족모험자에 관해서는 이후의 과제로
치고, 우선 인간의 모험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

그렇기에 스카우트다. 적다고 하면 주변국가에서 끌어오


면 된다.

다만, 누구라도 알수 있게끔 권유한다는 것은 간단한 일


이 아니다. 특히 아인즈가 이제부터 해야할 것은 개척영업’
날아들기영업’--영업직 내에서는 최고로 난이도가 높은 업
무에 다르지 않다.

아인잭도 말했었지만, 자유로운 신분이라고는 하나, 모험


자는 사실상 대 몬스터의 국방전력인 것이다. 무리하게 끌
어오게 된다면, 각 방면에서 강한 반발을 부를 것은 틀림없
다.

물론 각국의 모험자 조합이 각국의 모험자 조합이 연결되


어 마도국과 전면적인 항쟁으로 발전한다고 해도, 아인즈는
질 생각 따위 없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끌어안은 모험자
들의 사기가 저하해버릴 것이다. 새로운 소속조직과 옛집단
이 싸우는 것을 싫어하여, 의욕을 잃는다는 것은 크다고 생
각되었다.

그래서, 아인즈의 목적이나 컨셉을 알고 있는 아인잭을


끌어들여, 중개역으로서 쓰는 것으로 이야기를 원활하게 진
행시키고 싶었다. 혹시 이것을 에.란텔에서 말했더라면 그
는 동행을 거절할 것이겠지 라고 생각됐기에, 억지로 데리
고 온 것이다.

아인잭에게는, 더욱이 상대와 공통의 화제를 제공해 줄


노림수도 있었다.

영업의 핵심의 하나다. 접점이 있으면 의외로 사람이라는


것은 이쪽을 바라봐주게 되는 것이다.

출신지가 같아서, 스포츠에서 같은팀을 응원하고 있어서,


같은 것을 통해 동료가 거래상대를 붙잡았던 것을 아인즈--
아니, 스즈키사토루는 봤었다.

모험자 모몬으로서 아인즈는 나름대로 모험자의 일을 알


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단번에 계급을 뛰어넘고 올라간 탓
에, 모험자의 고생을 정말로 알고 있다고는 말할수 없다.
그렇기에 위쪽에 올라간 모험자이면서, 조합장으로서 모험
자들을 보아온 그를 사이에 두는 것으로, 이쪽에의 친근감
을 갖게 하려는 것이다.

즉, 이번의 제국에서의 일의 성패는 아인잭의 움직임에


달려있다고도 할수 있다.

‘다만, 문제는 어떻게 하면 아인잭의 모티베이션을 올려


줄수 있을까 겠구만’

보수에 따라라는 것이라면 나름의 액수를 지불하겠지만,


그걸로 아인잭이 움직일까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가자”

아인잭이 마부석에 말을 걸자, 마차는 조용히 움직였다.


마차를 조작하고 있는 것은 아인즈의 없는 돈으로 소환한
80레벨을 뛰어넘는 몬스터 "판조우"다.

휴머노이드 타입중에서도 닌자계통의 몬스터인 판조우는,


은밀발견능력에 뛰어나다.

그 밖에는 이 레벨대라면 환술에 뛰어난 카신코지, 소수


전투나 특수기술에 뛰어난 프우마, 무기전투에 뛰어난 토비
가토우가 있다.
마차가 나아가, 덜컹덜컹하고 차내가 흔들린다.

평소 사용하고 있는, 마법을 다수 넣어둔 마차로는 불심


검문이라도 당할지 모른다고 생각해, 일반적인 마차를 고른
탓이다.

“...그런데 마도왕폐하. 지금까지 이야기해주시지 않으셨


습니다만, 제도에 오신 이상에는, 어떤 것을 하시고자 하는
지, 여쭤보아도 좋겠사옵니까?”

“여기에 온 목적은, 이야기를 했으니 알 터가 아니냐”

에? 하고 아인잭이 눈썹을 찌푸린다.

“모험자를 우리나라에 부르는 건이다”

아인잭이 찌푸린 얼굴을 했다. 분명하게 찬성키 어렵다는


표정이다.

“...설마, 제국의 모험자를 권유하시는 것이옵니까?”

“그 말대로다. 이 나라의 모험자를 끌어온다”

전쟁이라고는 하지만, 왕국의 병사를 그만큼 죽였던 이상,


왕국의 모험자를 끌어오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거기에 왕
국에는 지금, 알베도가 방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에게 폐
를 끼칠듯한 일은 할수없다. 그렇게 되면 동맹국인 제국이
최적이다.

도시국가연합 등 조금 떨어진 곳은, 플루더를 통하여 나


라의 정보를 모으고 있는 한창이며, 알베도나 데미우르고스
등의 생각을 듣지 않고선 좀 나가는 건 무섭다.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계시는지요? 저는...”

아인잭이 깊은 호흡을 한번 했다.

“...폐하, 저는 폐하의 모험자에 대한 생각에 접하여, 감


동을 받았습니다. 그렇기에 가능한한 협력은 하고 싶다고
생각하옵니다. 하오나, 그것은 제가 어느쪽이냐 할때 체재
측에 가까운 자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현역의 모험자가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버려줄른지요. 솔직히, 어렵다고 생
각하옵니다. 특히 제국의 모험자가, 라는 것은”

아인즈의 마음속에 신선한 기쁨이 솟아오른다.

그렇다, 이러한 의견을 바라고 있던 것이다.

수호자들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들은 아인즈의 말을


절대로서 행동하는 탓에, 정말로 올바른 것을 명하고 있는
것인가에는 불안하게 생각되는 일이 많았다. 그 때문에, 아
인즈가 원하고 있는 것은, 자신의 의견에 대해 부정적인 반
응을 내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어디가 좋지 않은지를 알
수 있을 테니까.

아인즈 속에서 아인잭에게의 호감도가 조금 상승한다.


하지만, 그의 생각에 솔직하게 감탄해서는 안된다.

정말로 수수께끼지만, 아인즈.울.고운 마도왕은 지자라고


부하에게 생각되고 있다. 그것을 무너뜨리는 언동은 할수
없다.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이상한 이야기구나. 메리트와 디메리트를 비교하여,


메리트의 쪽이 큰 이야기일 터이다만, 어렵구나. 역시나 아
직까지 모험자에의 지식이 부족하구나”

정말로 이 표정 하나 나오지 않는 얼굴에는 도움받는다.


거짓을 내뱉고 있어도 누구한테도 읽히지 않으니까. 궁극의
포커페이스다.

아인즈는 거기서 한번 구분짓고, 아인잭을 정면에서 쳐다


본다.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는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

“너라면 어찌하겠느냐? 한번 홈그라운드를 정한 모험자


가 거점을 바꿀 기분이 되게끔 하는 매력넘치는 제안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폐하. 곧바로 끌어오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옵니까?”

“뭣이?”

“이 제도에 있는 모험자를 급하게 끌어내지 않으면 안되


는 것이옵니까?”
아인즈는 턱에 손을 대고, 생각한다.

가능하면 서두르고 싶다. 하지만 무리라고 한다면, 참을


수는 있다. 마도국이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이 주된 목
적이다.

이형종에게는 수명이 없으니, 어떤 의미로, 시간은 충분


히 있다고 생각해도 좋다.

“확실히 그렇게까지 서두를 것도 없구나”

“그러면, 우선은 발판을 굳히는 편이 좋지 않을지요? 우


선 마도국에서 이야기해주신 조직을 만들어, 그 외의 여러
가지 시설을 만듭니다. 껍질을 만들고나서 내용물을 모아가
는 편이 좋지 않겠사옵니까?”

“매우 좋은 제안이다. 그것은 나도 생각했다. 하지만 하


나 문제가 있다. 최초에 어느 정도의 내용물이 들어갈까의
검산한 위에 물건을 만들지 않으면, 크든 작든 문제가 생겨
버린다. ...검산할수 있겠느냐?”

“그, 그것은 확실히, 저로서는 그것은 무리입니다. 폐하


의 머리속에 있는 모험자 육성의 기관이 어느 정도의 것인
지 모르는데다, 마도국에 있어서 어느 정도를 점하는 계획
인지도 모르옵니다.”

“그렇구나. 나도 사실은, 수가 막히던 상황인 것이다. 특


히--너는 나의 이야기에 흥미를 가져준 모양이다만, 그것이
얼마나 많은 모험자의 마음을 울릴까 대중적으로 취해보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에 반응을 살피기에도 제국에서 시험적
으로 권유하여, 그 결과를 알고 싶은 것이다”

“과연... 역시나 폐하. 거기까지 검토를 끝내셨을 줄이야.


얕은 생각이 부끄러울 뿐이옵니다”

“그럴 것은 없다. 나는 너희들과는 다른 존재. 그렇기에


인간의 반응 등에 관해서 착각하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
어쩌면, 상대가 불쾌하게 생각할 법한 것을 말할지도 모른
다. 그러할 때, 내게 조언해다오. 그런 의미에서도 협력자는
필요한 것이다. ...아인잭”

“옛!”

“이후로도 잘 부탁한다”

일초정도 아인잭은 생각에 빠진 기색을 보이고, 그러고선


깊숙히 머리를 숙였다.

마치, 나자릭의 수호자가 하는 듯한 것이었다.

아인즈는 대범하게 끄덕이면서, 이야기를 되짚어간다.

‘즉 제국에서의 모험자에 대한 어필은, 아인잭에게 전부


던져둬 버리면 괜찮다라는 것이려나?’
매우 중요한 때이다.

프레젠테이션은 나름대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좀 더 잘하는, 우수한 자가 있다고 한
다면 던져두는 편이 타당하다. 아니--

‘--완전히 던져두는 것은 안좋아. 최저라도 거기서 발생


하는 문제는 상사인 내가 대응해서 해결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사로는 될수 없다, 고 아인즈가 각오를 품고 있


자니, 아인잭이 뭔가를 생각하고 있는 기색을 보이고 있는
것에 눈치챈다.

“무엇이냐?”

“...폐하는 지금의 모험자뿐만이 아니라, 이후 새로이 생


겨날 모험자들에게도 그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미지를 탐구
하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시지요?”

“그럴 셈이다”

“아까 말씀드렸던 듯이, 현역의 모험자는 어려울까하고


생각하옵니다. 하오나, 이제부터 모험자를 목표하는 자들에
게 마도국에 가고싶다 생각케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겠사옵
니까. 병아리를 모아 기르는 것이옵니다”

모험자에게 국경은 없지만, 모험자가 되기 전의 자들에게


는 국경은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지만, 이 세계에
관한 지식을 아인즈보다 가지고 있는 남자가 그렇게 말하는
것이라면 문제는 없는 거겠지.

“과연. 그래서 어찌하는 것이냐?”

“예. 강자는 동경의 눈으로 쳐다보여집니다. 그러니, 마


도왕폐하의 힘을 보여, 거기서부터 선전한다면 어떠할지요?”

그래서 어떻게 되는건데? 라고, 아인즈는 생각했다.

그렇다지만 선전은 중요하다. 모험자조합을 만드는 것도,


아인즈.울.고운 마도국의 선전을 위한 것이니까.

“...강자라는 것을 보인다는 것은, 모험자의 흉내라도 해


보면 되는 것이냐?”

제국에서의 모몬을 만들면 되는건가, 하고 생각하면서 아


인즈가 질문을 걸자니, 아인잭은 머리를 흔들었다.

“그것에 관하여 폐하. 여기는 제도. 투기장에서 그 힘을


보여주신다면 어떠시겠사옵니까?”

“호... 뭔가 재미있을 듯 하구나. 자세하게 들려다오”

마차가 멈춘 곳은 커다란 저택의 앞이었다.


모몬으로서 나베를 데리고, 제도를 걸었던 적은 있었지만,
이 정도로 커다란 개인의 저택을 본 기억은 없다. 적어도
에.란텔에서 이것에 비할 집따위 아인즈는 모른다.

“여기가 투기장의 지배인의 저택인가. 상당히 크지 않으


냐”

아인즈의 질문에 “조금 어폐가 있사옵니다” 라고, 아인잭


이 말했다.

“투기장 자체는 국가의 물건입니다. 여기에 있는 자는 그


것을 빌려, 연출을 꾸미는--흥행주’프로모터’라는 것이 올
바르다 생각하옵니다. 그 중에서도 그는 가장 힘을 가진 인
물입니다”

“과연... 지인인 것이냐?”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를듯하다라고 생각했지만, 유감스럽


게도 아인잭은 머리를 저었다.

“투기장의 연출은 여러가지로 이루어져, 때로는 모험자와


몬스터의 전투도 있사옵니다. 그 몬스터를 포획하여, 여기
까지 데려오던 무렵에, 몇번인가 얼굴을 접했던 적이 있다
는 정도입니다”

“그런가. 허나, 그것이 도움이 되는 것이니 네 커넥션에


는 감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에.란텔 근교에서 어떤 몬
스터를 붙잡아 넘겼던 것이냐?”

아인잭은 어려운 얼굴을 했다.

“카체평야의 언데드를 붙잡아달라 했던듯 하옵니다. 언데


드는 식료가 불필요하지요. 그렇기에, 한번 포획한다면 그
이상의 추가의 비용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에”

“호오. 발상이 좋구나. 꽤나 이야기를 알아들을 법한 인


물이지 않으냐”

“그렇사옵니까? 저는 아무래도 좋아하지 않는 상대입니


다만... 하지만, 폐하, 실례이옵니다만 동족의 분이 붙잡혔
다는 이야기입니다만, 괜찮으시옵니까?”

아인즈는 아인잭을 정면에서 본다.

이녀석은 뭘 말하는 건가.

“언데드 이옵니다만...”

“아아, 그렇구나--언데드라 하더라도 여러가지다. 거기에


나는 언데드 모두에 동족의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실례했사옵니다. ...폐하의 종족은 무엇이라 하옵


는지요? 혹시 실례되지 않는다면 들려주실수 있겠사옵니
까?”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다. 들었던 적은 있느냐?”


“아니오, 면목없사옵니다, 공부가 부족한 몸이었사옵니다”

뭐, 그렇겠지, 하고 아인즈는 생각했다.

위그드라실에 있는 몬스터로서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


는, 마법에 뛰어난 죽음의 지배자의 현자’오버로드.와이즈
맨’, 시간계의 특수능력등을 행사하는 죽음의 지배자의 시
간왕’오버로드.크로노스마스터’, 언데드의 군세를 지휘하는
힘에 뛰어난 죽음의 지배자의 장군’오버로드.제네럴’ 등의
다수가 존재하지만, 가장 약한 것이라도 레벨 80은 된다.

이 세계의 평균적인 강함이나 강자로 불리는 상대의 역량


은 어느 정도는 파악하고 있으나, 거기에서 생각해보면, 혹
시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라는 언데드가 출현한다면 꽤나
소란스럽게 될 것임은 틀림없다. 특히 언데드는 불로의 존
재다. 투군가가 쓰러뜨리지 않는 한, 불멸이며, 그 땅에 계
속해 군림할 것이다.

반대로 그런 이야기가 없다고 하는 것은, 여기에는 죽음


의 지배자’오버로드’는 없다는 것이겠지, 라는 추측이 선다.

“그런가. 미지의 세계에 날아들어, 그러한 정보를 모험자


에게는 모아주었으면 하는 것이었지. 혹시 나와 동족의 존
재가 있어, 생명에 대한 증오를 품고 있을 경우, 위험한 존
재겠지? 알겠느냐?”
아인잭이 크게 눈을 뜨고, 머리를 세로로 흔들었다.

“그야말로 말씀하시는 대로이옵니다. 지금 마음속에서 모


험자의 올바른 모습을 깨달은 듯이 생각되옵니다”

“그렇구나. 나는 언데드의 예외라고 생각하라. 나는 인간


등의 가치를 알고 있다. 그렇기에 무의미하게 죽이거나 하
지는 않는다만, 다른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는 다를지도
모르니 말이지?”

“그렇사옵니까?”

“확증은 없다. 나만이 예외인 것인가, 나의 종족의 존재


는 전원이 예외인 것인가. 다만, 최악을 상정하고 행동해야
하겠지?”

“...폐하의 말씀대로이옵니다. 염두에 두겠사옵니다”

아인즈는 끄덕인다.

혹시 출현한 흔적이 있어, 그리고 쓰러뜨려졌다고 한다면


--어쩌면 샤르티아를 세뇌한 상대에게 이어질지도 모른다.
아니,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가 샤르티아와 마찬가지로
매료되어 지배되고 있는 경우도 없다고는 할수 없다.

“그러면 만날 약속을 잡고 오겠습니다”

“잘 부탁하마”

아인잭이 마차에서 내린다. 배웅하는 아인즈는 가면을 취


하여, 그것을 쓴다. 에.한텔에서는 이미 맨얼굴로 태연하게
걸어다니지만, 제도에서는--특히 밀입국하고 있는 몸으로서
는 최저한, 정체는 숨기는 편이 좋을 것이다.

로브도 평소의 것에서 좀더 침착한 것으로 바꾼다.

매직아이템의 등급으로서는 하나 떨어뜨렸지만, 별수 없


는 일이다. 아인즈도 신기급의 로브 등은 하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다른 것은 동료들이 남겨준 것이 있지만, 무기
이상으로, 방어구는 동료들의 각 개인용으로 커스터마이즈
되어있다. 동료가 가지고 있는 특수기술을 강화시키기 위한
데이터를 크게 할애한다던지 하는 식이다. 그 탓에, 쓴다면
쓰지 못할 것은 아니지만, 능력을 완전히 살려내지는 못한
다.

그거라면 조금 약하더라도 아인즈가 자신용으로 만든 물


건쪽이 낫다.

여러가지로 장비를 교환하고 있자니 마차의 문이 노크되


어, 아인잭이 말소리를 걸어온다.

5분도 걸리지 않았던 듯 하다.

“매우 송구스럽사옵니다, 폐하”

“왜 그러나?”
“유감이옵게도 오늘은 상황이 나빠, 내일로 해주었으면
한다고 하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폐하가 오셨다는 것을
전달하여, 꿇리게끔 할수도 있겠으나, 어찌 하시겠사옵니
까?”

“그건 맞지 않구나”

바쁠때에 무리하게 만나러 온 자 따위 좋게 생각될 리가


없다. 오히려 영업의 감각으로 말하자면, 개척이면서 문앞
에서 쫓아내지지 않고 방문예약이 가능했다고 하면, 이미
만만세의 성과라 할수 있다.

“그럼 내일로 해두지 않겠느냐. 가까운 날이 비어있다는


행운에 감사할--왜 그러느냐?”

아인즈는 아인잭이 크게 눈을 뜨고 있는 것에 눈치채고,


질문한다.

“아, 아니오. 폐하는 지극히 관대한 분이시라고... 귀족조


차 상인을 깔아보는 자가 있사옵기에...”

“억지로라도 만나게끔 명령할 것이라고 생각했더냐?”

아인잭이 곧바로 대답하지 못하는 부분이 말 이상으로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라고 전해주었다.

아인즈는 그쪽 편이 지배자로서 올바른 것일까, 하고 생


각한다. 이번엔 늦어버렸지만, 아인즈.울.고운은 왕이다. 그
렇다면 지배자에 어울리는 태도라는 것을, 스즈키사토루로
부터 보자면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실행하는 것이 올바르다.

“나는 인간들의 위에 서는 것은 처음이로구나. 인간의 사


회에 있어서 그것이 바르다고 한다면 그리 하겠다만?”

아인잭이 어려운 듯이 얼굴을 찌푸린다.

“모르겠사옵니다, 폐하. 저는 왕과는 면식이 없사옵기에,


그것이 올바른 행동일지는 모르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금
의 폐하와 같이 생각해주시는 쪽이 좋사옵니다만, 어쩌면
상위의 귀족이라는 것은 힘을 행사하는 것이 바른 모습일지
도 모르옵니다”

“정말로 인간의 사회라는 것은 복잡하구나”

결국 모르겠잖아, 라고 아인즈가 투덜대자니, 아인잭이


친밀함을 담은 미소를 보였다.

“폐하께서 말씀하시는 대로일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귀찮


은 일이 많사옵니다”

마차 안에 두명분의 작은 웃음소리가 울렸다.

아인즈는 보이지 않는 쪽에서 오른손을 움켜쥐었다. 꽤나


아인잭의 마음을 녹일수 있었다는 확신을 품고서.
“--그래서 내일의 방문 때에는 나도 동석하는 것을 전해
두었느냐?”

“아뇨. 그건 하지 않았사옵니다. 폐하의 생각하심을 들려


주고 나서라고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그리고 폐하의 이름을
꺼내어도 문제 없으시옵니까?”

“...수다스럽지 않은 인간이라면 상관없다. 그 부근은 면


식이 있는 네가 정하는 편이 좋겠지”

“알겠사옵니다. 일단, 덮어두고자 생각하옵니다”

시간 등을 자세하게 맞추고, 아인잭이 다시 마차를 나선


다.

부려먹는 듯한 짓을 시켜, 아인즈는 조금 죄악감을 느낀


다. 연공서열의 세계가 아닌 것은 알고 있지만, 연상의 존
재를 턱으로 부리는 것은 사회인이었던 스즈키사토루가 조
금 싫어하는 것이다.

‘연상의 부하를 가지는걸 실어하는 사람은 많다, 라는 게


잘 이해되는걸’

이것이 완전히 다른 사회에 있는 상대라 한다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제국의 인간이라 한다면 얼마나
연장자라 한들 턱으로 명령할 수 있다. 그것을 할수 없다라
고 하는 것은, 아인잭의 일을 아인즈는 자신의 부하의 일원
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 되겠지.
‘정당한 보수는 주어야 할 터. 포상도 바라지 않는 나자릭
의 존재들이, 특별한 예라고 강하게 기억해두지 않으면 최
악의 지배자가 될거다. 절대로 나는 블랙기업적인 왕으로는
되지 않아’

뇌리속을 긁는 헤롱헤롱의 목소리에 아인즈는 강하게 맹


세한다.

‘실제로, 아인잭에게의 포상이지만... 왕으로서 어느 정도


를 지불하면 타당한 걸까? 미스릴급의 모험자의 상장으로
좋은걸까? 아니, 관리직 수당이 붙을테니 1할...은 많으니
까 5퍼센트 늘리는 정도? ...누군가 나한테 적당한 보수에
관해서 가르쳐주지 않으려나’

상담한다면 데미우르고스나 알베도지만, 그 두명이라도


적절한 보수액을 알고 있을까에 관해서는 의문이었다. 왠지
모르게 “아인즈님을 위해 움직이는 것을 기쁨으로 생각할
것이옵니다” 따위로 말해버릴 듯한 기분이 든다.

‘역시... 인간의 지자로군. 플루더도 마법에 관해서는 자


신이 있지만, 그 외의 지식에 관해서는 불안이 있다고 스스
로 말했었고 말이지...’

무적으로 보이는 나자릭이지만, 인간사회 등의 지식에 관


해서는 어느정도 불안이 있다.
‘...평범한 자부터 시작하라, 인가.’주: 평범한 자를 무겁
게 등용하면 현자도 따라온다는 격언’ 데미우르고스의 제안
에 따른게 정답이었군. 라기보다 데미우르고스가 가져온 단
계에서 나한테 거절할 의사는 없었으려나’

아인즈가 쉴새없이 생각하고 있자니, 문이 노크되었다.

“기다리셨사옵니다, 폐하”

별로 ‘오래’기다렸다 따위는 아니지만, 아인즈는 지배자


에 어울린다고 생각되는 웅장한 태도로 아인잭에게 앞을 재
촉한다.

“폐하께서 원하시는 대로, 내일 10시로 약속을 잡아두었


습니다”

“음. 그렇다면 내일까지다만... 전이의 마법으로 너를 에.


란텔로 돌려보내마. 그럼 마음을 편히 하고 마법을 받아들
여라. <상위전이-그레이터.텔레포테이션>

아인잭의 모습이 순식간에 흔적없이 사라진다.

<상위전이-그레이터.텔레포테이션> 이라면 문제없이 에란


텔의 삼중문 중에, 가장 바깥쪽에 있는 문의 앞에 날려보냈
을 것이다. 혹시 전이할 곳에 화물이 있다고 하더라도, 근
처의 안전한 장소에 날아가는 것이기에, 그의 무사를 확인
하기 위한 마법을 쓸 필요도 없다.
“그럼 다음은 <전언-메세지>를 써서 녀석과 연락을 취할
까”

아인즈는 혼자말을 읊는다. 꽤나 싫은 일이었기에, 스스


로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의미로 목소리를 냈던 것이다.

<전언-메세지> 를 사용할 상대는 아인즈에게 모든 것을


바칠 것을 약속한 플루더다. 그가 바라고 있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질질 끌고 있었던 것은, 그 노인에게 지불할 자신
이 없었기 때문이다.

플루더가 바라는 보수라는 것은, 아인즈가 가진 마법지식


을 받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지만 아인즈의 마법의 힘은 연구를 쌓아 얻은


것이 아니다. 그 탓에 플루더에게서 마법을 알려달라고 도
게자받더라도 곤란해지는 것이다.

위그드라실이라 한다면 마법의 운용을 말하겠지만, 유감


스럽게도 이 세계는 위그드라실과는 다른 시스템인듯 하다.
다른 감각일텐데, 어째서 같은 마법인거야, 등의 의문은 몇
가지고 있지만, 대답은 아직까지 해명되지 않는다. 애시당
초 이해할수 없는 일이 산처럼 있다. 최악의 경우, 위그드
라실의 능력을 갑자기 쓸수없게 되는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
으면 안된다.

그런것의 문제에 대한 대답은, 이쪽의 세계가 되어 효과


가 변화한 초위마법 <별에 소원을-위시.어폰.어.스타>의 복
수레벨다운식 발동--레벨을 단번에 복수 떨어뜨리는 것으로
강력한 바램을 가능케 하는 방법--을 쓴다면 얻는 것이 가
능할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도박이다.

쓴다 하더라도 정말로 대답을 얻을수 있을지 없을지는 수


수께끼다. 소용없이 끝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리고 무
엇보다, 비장의 수가 될수있는 마법을 쓸 용기가 없었다.
물론, 경험치를 대량으로 모을 수단이 있다면 별개지만, 유
감스럽게도 그것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으니까.

하아, 하고 아인즈는 숨을--폐는 없지만--토해내고, 손에


넣겠다고 약속한 상품이 아직 손에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을
손님에게 사죄하는 영업의 기분으로 <전언-메세지>를 발동
시킨다.

“플루더.파라다인. 나다. 아인즈.울.고운이다” 거기까지


말하고서, 약속했던 말로 잇는다. “벨모우스 마을 출신. 마
법에 접했던 것은... 확실히, 네 마을에 있던 주술사가 기억
에 있는 중에서는 최초였던가”

{오오! 이것은 스승이시여!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플루더에게서 감사의 념이 전해져온다.

방금의 단어는 암호다. 플루더가 <전언-메세지>의 앞에


있는 건가 아는 사람인척 하는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했기에, 이제는 이미 이름이 바뀌어버린 마을과 그의 추억
을 최초에 말하기로 약속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만큼 지났어도, <전언-메세지> 에 대한 갈망을 플


루더의 마음속에서 지우는 것은 불가능했다.

병적이구만, 하고 생각했지만 그런 것이라면 별수 없다.

아인즈는 플루더의, 열의가 넘쳐흐르는 불꽃과도 같은 태


도에 쓴웃음지으며 대답한다.

“조금 시간을 비워두어 미안했다. 네게 슬슬 약속의 마법


을 알려주고자 생각해서 말이다. 지금, 어느정도 시간은 있
느냐?”

{물론이옵니다! 스승을 위해서라면 무엇이 어찌되더라도


시간을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아니, 거기까지 열심히지 않아도 되는데, 라고 생각하지


만, 이 마법에의 열의야말로 플루더라는 인물을 단적으로
표하고 있다. 그런 마법광인이 가르침을 바라고 있는데, 단
순한 일반인이 그것을 잘 얼버무리지 않으면 안된다.

때때로 클레이머의 클레임처리에 필적하는 큰일에, 아인


즈는 위가 아파졌다.
‘...틀림없이 이 제도에서 이 순간, 가장 위를 쓰리고 있
는 것은 나겠구만’

하지만, 이미 물러서는 것은 할수 없다.

아인즈는 플루더의 방으로 전이하기 위하여, 우선은 장소


를 확인하게끔 정보계마법의 준비를 한다.

“좋겠지. 그러면 지금부터 <상위전위-그레이터.텔레포테


이션>을 사용하여 네 방으로 가겠다”

{오오! <전이-텔레포테이션>이 아니라 <상위전이-그레이


터.텔레포테이션>이옵니까! 그것은 제 몇위계의 마법이옵니
까!?}

“...그 부근의 이야기도 나중에 하지. <전언-메세지>도 무


한하게 끌고 있을수는 없다. 나는 지휘관계의 직업을 보유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전에 확인해야 하는 일이 있었
다. 정보계마법에 대한 대책으로서 어떠한 마법을 어떤 식
으로 펼치고 있나? 전이방해는 무엇을 하고 있나?”

{아, 아니오, 그런 것은 일절 펼쳐두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단언되어, 아인즈는 움찔하고 없는 눈썹을 움직인


다.

“조금 너무 부주의한게 아니냐? 아무것도 펼쳐두지 않는


다는 것은”

플루더의 방에서의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제3자에게 흘


러나갈지도 모르는 것이다.

{면목없사옵니다. 허나, 저는 그쪽의 마법은 특기가 아니


옵기에...}

“그렇다면, 매직아이템 등으로 대용하는 것이 기본이지


않느냐? 이 제도에서 여러가지 물건을 보았다. 그것은 네
쪽에서 만들어냈다고 들었다만?”

아인즈는 처음 제도에 갔을때의 시장을 떠올렸다. 냉장고


에 가까운 것까지 있던 것에는 놀랐었다.

{말씀하시는 대로 입니다만, 기존의 것과 비슷한 매직아


이템 작성에는, 가까운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시되어
있사옵니다. 불꽃을 재워두는 무구라 한다면 <화구-파이어
볼> 등으로 대표되는 공격마법 등을. 그렇지만 정보계마법
에 대한 방어라는 것은, 습득을 좋아하는 자가 적은 마법의
종류로서...”

과연, 하고 아인즈는 생각했다.

위그드라실이라 한다면 마법은 1레벨에 3개밖에 보통의


수단으론 습득할수 없다. 20레벨의 존재라면 60개다. 그 중
에서 탐지방해같은 것을 습득하려고 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부분이다.
60이라는 수는 모르는 자에게서 본다면 많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아인즈가 스스로 습득하고 있는 제3위계까지의
마법의 중에서 60개만을 엄선하라고 말해진다면 생각에 빠
져, 그것만으로도 하루는 고민할 것이다.

우선, 이후 어떠한 용도로 사용할 것인가, 직업의 변경은


있을 것인가, 등, 상정할 것의 기로가 많기 때문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확실히 플루더를 조잘조잘 꾸짖는 것은


불쌍하게 생각되었다.

“그 말대로구나. 이것은 내가 나빴다. 네가 말하는 대로


다. 확실히 공격마법, 방어마법 등을 취해간다면 아무래도
탐지계나 정보계 등에는 우선순위가 떨어지지”

게임에서는 “이건 내가 챙길테니 그쪽은 부탁해” 등으로


쉽게 하겠지만, 그들로부터 본다면 마법의 선택은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는 행위에 가깝다. 인기가 없는 마법을 취하
는 것은 그 나름의 용기가 필요할 것이다.

거기에 탐지계는 꽤나 속이 깊다. 상대가 어떠한 마법으


로 정보수집을 해올 것인가 라는 읽어내기 등도 필요하다.

확실히 말하면, 탐지계마법에 특화한 마법영창자’매직캐


스터’라는 것은, 인생이라는 칩을 써서, 도박에 나서는 종류
에 닮은 직업이라는 것이다.
“...좋다. 내가 가지고 있는 탐지방해의 아이템을 네게 건
네마. 이후, 그것을 써서 경계하라”

{옛!}

보이지는 않지만, 플루더가 깊숙히 고개를 숙이고 있음을


알았다. 어쩌면 도게자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스승의 자애 넘치는 말씀, 확실히 받들었사옵니다!}

적당한 아이템으로 좋다구, 라고 생각했던 아인즈의 마음


이 아팠다.

“아, 아아... 그러면 지금부터 네 방을 살펴보마”

아인즈는 마법을 발동시켜, 플루더의 방을 엿본다.

꿇어앉아있는 플루더가 부감되어 보였다.

마법의 오라를 탐지하자니, 과연 플루더라고 할까, 실내


에는 복수의 색이 있다. 하지만 전이를 방해할 법한 위험한
색은 없다. 아인즈는 그만큼 확인하고는 <상위전이-그레이
터.텔레포테이션>을 기동시켰다.

시계가 바뀌면서, 플루더의 개인실에 전이에 성공한다.


지연 등이 발생하지 않은 것이나 살펴봤던 감촉 등에서 적
지에 날아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주위
를 재빨리 살펴본다.
이러한 경계같은 것은 필요없다. 그렇다 하지만, 전이 직
후의 무방비상태야말로, 가장 적의 습격을 받을 확률이 높
은 것이다. 그것을 피하려 행동하는--대 PK의 움직임은 스
즈키사토루의 몸에 확실히 배어들어 있다.

“잘 와주셨습니다, 스승이시여”

“...머리를 들거라”

아인즈의 모습을 인식하고, 깊숙히 머리를 숙인 플루더에


게 아인즈는 명한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안해도 괜찮은데,
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조금 충성심--그의 경우는 지식욕에서 오는 복종이라는


편이 바르겠지--이, 이상할 정도다.

나자릭의 존재들에게 상당히 닮았다고까지 할수 있다. 나


자릭의 존재들의 충성심에는 간신히 익숙해졌지만, 이렇게
거의 모르는 자에게서 절대적인 충성심을 보여지자면 깜짝
하고 몸이 움츠러들어 버린다.

“옛!”

“그럼 서서 이야기하기도 그렇구나. 앉도록 하마”

“옛! 제가 소유한 모든 것은 스승의 것. 자유롭게 사용해


주십시오!”
이러한 태도에 익숙해지고 싶은듯 익숙해지고 싶지 않은
듯 복잡한 기분으로 아인즈는 소파에 앉지만, 대면의 자리
에 플루더는 앉으려 들지 않는다. 바닥에 꿇어앉은채로, 머
리만 들고 있다.

“됐다. 자리에 앉으라”

“괘, 괜찮으시겠사옵니까? 스승과 같은 식으로 앉더라도”

“...네게도 제자가 있다고 생각한다만, 이렇게 했었더냐?”

체육회 계열의 영업직에게 있을법한 사고방식에 꽤나 질


려 질문하자, 플루더는 머리를 저었다.

“그런 일은 하지 않았사옵니다. 하지만, 스승과 제게는


비교가 되지 않는 차이가 있사옵니다. 저와 스승을 같은 식
으로 생각한다는 따위 황공하--”

“--상관없다. 착석을 허한다. 자, 앉거라”

“옛!”

플루더가 자리에 앉는 것을 확인하고, 아인즈는 위가 아


프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질문을 한다.

“우선, 네게--” 부탁한 이라고 말하려다가, 말을 바꾼다.


“명했던 예의 건은 어찌 되었느냐. 제국이 손에 넣은 각국
의 내정을 적은 것의 사본이라는 건은”
“옛! 근린국가에 관련한 정보의 기록은 끝났사옵니다. 다
만--”

“무엇이냐? 뭔가 문제되는 것이?”

“예! 역시나 황제라고 해야 할지요” 그 얼굴에는 자랑스


러움이 있었다. 우수한 제자에게 향하는 교사의 얼굴이다.
“아무래도 제 배신에 감을 잡은듯 하옵니다”

전직하는 무렵은 전의 회사에서 얻은 기밀을 흘리지 않게


끔 계약받는다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에서 생각해보면 내부
정보를 흘리게끔 스파이짓을 시키고 있는 아인즈는 외도의
종류다.

그렇다해도 이미 아인즈는 잘 알고 있다. 아인즈가 지배


하고 있는 것은 회사가 아니라, 나라다. 국가번영--나자릭
지하대분묘에 소속된 자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무엇을 하
든 그것은 올바른 것이다.

지르크니프에게 원한따위 절무하다. 하지만, 그런 것은


자신의 나라의 이익에서 본다면 어찌되든 좋다. 그가 불행
하게 되는 것으로 마도국이 유복해진다고 한다면, 어디까지
고 불행하게 할 것이다.

그렇지만, 정면에서 딱 잘라 치고받는 것보다는, 공존공


영을 바라고는 있다.

뽕실모에가 예전, 낫슈 상이 수인’감옥에 갇힌 사람, 혹은


포로가 된’이 되었던 경우라는 의미불명의 이야기를 해주었
지만,’주: 아마 죄수의 딜레마’ 기회가 무한하다면, 서로간
에 협력하는 편이 커다란 이익에 연결되는 듯 하다.

아인즈는 양국이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라고는 알고 있지


만, 지르크니프 개인과는 사이좋게 있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다.

‘플루더를 끌어들인 대신에, 카체평야에서 제국의 인간에


게는 피해가 나오지 않게끔 해주었기도 하고, 플러스 마이
너스 제로겠지. 거기에 자주 훔쳐보고 있던 탓인가, 친근감
이 든다고 할까’

“...어찌 되셨습니까, 스승이여?”

“으, 음, 아무것도 아니다. 조금 생각했을 뿐이다”

“그러셨사옵니까. 스승을 방해해버려, 참으로 면목없사옵


니다!”

“실례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늘은 네게 만나러 여기


에 온 것이니까”

“오오! 감사하옵니다, 스승이여!”

뭔가 굉장히 감격하는 듯 하지만, 어째설까, 하고 생각하


며 아인즈는 이야기를 되돌린다.
“아-, 끌어들인 것의 이야기 였구나. 들키는 것은 상관없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 네 몸의 안전이구나”

“오오! 스승이여! 저 따위의 몸의 안전을 생각해주실 줄


이야!”

어째서 이 노인은 하나하나 감격해버리는 것일까. 처음부


터 잘라내버릴 셈이 아니라면, 부하의 최저한의 안전에 주
의를 기울이는 것은 상사의 일이지 않은가. 아니면 제국에
서는 다른 것인가.

‘후자였다면 무서운걸... 그거야 나도 방해가 된다면 죽일


지도 모르겠지만, 한번 부하가 된 자를 죽인다는 건 말이지’

“플루더여, 그리, 흥분치 마라. 주변에 누군가가 있다면


수상히 여겨질 것이다”

“괜찮을 것이옵니다. 이 층은 저만의 것. 다른자 따위 없


사옵니다”

한번 온적은 있지만, 이 탑은 꽤나 컸다. 그것의 한 계층


을 혼자서 쓰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니, 역시나 제국 최고
의 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다.

“그럼, 네 몸의 안전의 이야기로 돌아갈까, 배신이 발각


된 결과, 너를 죽이려고 들지는 않겠느냐?”
“그러한 모습은 없사옵니다. 다만, 요직으로서의 업무가
줄어들고 있사옵니다. 거기에 저는 자주 황제에게서 상담을
받고 있었사오나, 스승이 지배하시는 위대한 땅에서 돌아온
이래, 일절 불려지는 일이 없었던 것입니다”

“과연... 그러면 플루더여. 내 곁으로 오겠느냐?”

“오오! 기꺼이!”

‘즉답이냐...’

“그럼 네 역할도 고려한 뒤에--아니, 그 전에 해야할 일


이 있었구나. 포상의 건이다”

헌데, 그러면 하고 아인즈는 한숨을 쉬면서 공간에 손을


넣는다. 이 뒤의 이야기의 흐름은 몇번이고 반복해 연습하
여, 스스로 태클 등을 넣어가며 수정해왔었다.

플루더가 정말로 아인즈의 생각대로의 행동을 취해줄지


어떨지는 상상도 되지 않지만, 연습은 충분하다.

“약속한 나의 예지의 단편을 네게 내려주마, 플루더여.


받거라. 그리고 그 책을 읽고 깨우치라”

아인즈는 사자의 서라 불리는 책을 건넨다.

낡은 책의 냄새. 하지만 책 자체는 이상할 정도로 깔끔하


게 되어있어, 벌레먹은 구멍따위 어디에도 없다.
꺼낸 책을 플루더가 떨리는 손으로 받아든다. 아인즈는
자신이 언데드라는 것에 감사한다. 혹시 인간인 채였다면
긴장감에서 책이 떨렸을지도 모른다.

플루더가 바라고 있는 것은 마법의 심연을 엿보는 것. 그


렇다지만 그 마법의 심연이라는 것이 아인즈에게는 알수가
없다. 위그드라실이라는 게임에서 얻은 지식이라면 수업해
줄수도 있지만, 마법의 심연은 무리다.

하지만 그것을 건네주지 않아서는 충성을 배신하는 행위


다. 은의에는 은의로, 충절에는 포상으로 응해야 할 것이다.
그렇기에 자신이 가진 중에서 가장 마법에 관한 지식이 기
재되어 있을법한 책을 건넨 것이다. 실제로, 아인즈가 보는
한에서는 영문을 알수없는 마법적인 뭔가에 관련된 것이 기
록되어 있다.

“실례하겠사옵니다”

책에 손을 대고, 희열에 가득찬 얼굴이, 몇페이지를 넘긴


후, 실망에 일그러진다.

“--뭔가? 바라던 것이 아니더냐?”

불안을 눌러죽이며, 냉정히 아인즈는 물음을 건다. 바라


던 것이 아니라고 말하더라도 문제는 없다. 그 부근의 전개
도 이미 연습을 끝냈다.

“아, 아닙니다, 그것이 아니라. 저로서는 읽을수가 없습


니다”

“아아, 과연”

아인즈는 플루더에게서 책을 받아들고, 펄럭펄럭 넘겨 적


당한 페이지에서 손을 멈춘다.

“이 장은 사자변질에 관련된 혼의--이질화에 관하여 적혀


있구나”

확실히, 일본어로 적혀있다고 하면 플루더에게는 읽을수


없는 것이겠지. 하지만--

‘판타지 소설이라기보다 판타지 세계의 설정자료집 같은


데. 이질화라니 뭐냐고. 혼이 어쩌고 저쩌고, 라든가 적혀있
지만 어려운 것이 이래저래 나열되어 있어서 머리에 들어오
지 않는데. 위쪽면을 바라보고 있을 뿐인 듯이... 어쩌면 나
한테는 읽어도 이해할수 없게끔 되어있는 건 아닌가?’

뭐랄지 오컬트틱한 것이 적혀있다. 라고 할까 아마, 오컬


트다. 그러한 지식을 갖고있지 않은 스즈키사토루로서 보자
면, 누군가가 적당히 적어두었을 뿐이 아닌가라고도 생각되
지만, 이것도 어딘가의 신화에서 가져왔던 것일까. 타블라.
스마라그디나가 있다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겠지.

“오오!”
환희의 눈으로 이쪽을 보는 플루더에게, 죄악감이 솟는다.

“그렇구나... 하나밖에 없으니 줄수는 없겠다만, 이것을


사용해 보아라”

아인즈가 모노클’주: 외눈안경’을 책 위에 얹어 건네자,


그것을 쓴 플루더가 황망히 페이지를 넘겨간다.

“이, 이것은! 즉슨 혼이라는 것은 거대한 세계의 흐름에


서 솟아올라 흩어지는 물방울 같은 존재이며, 어떤 혼도 커
다람의 차이는 있더라도 같은 것. 그렇다며어어언!!!!”

‘히익, 미쳤다’

아인즈가 책을 뒤로 두고 뺄 정도의 급변이었다.

눈은 크게 뜨여져, 핏발이 섰다. 숨결은 짐승처럼 황급해


져, 지금이라도 누군가를 덮칠듯 하다.

“어, 어떠냐?”

번뜩하고 눈이 움직여, 아인즈를 정면에서 쳐다본다.

“괴, 굉장하옵니다, 스승이여! 그야말로 이것은 제가 바


라고 있던 지시이이이익!! 햐하하하하하!”

노인의 광소하는 모습에, 동요의 정도가 일정치를 넘어섰


는지 아인즈의 정신이 급속히 가라앉았다.
“--그런가. 그럼 그 안경은 되돌려받으마”

“무! 하지만, 이것은...”

“그것을 기대지 않는 부분부터가 네 수행이다. 그것을 읽


고 깨쳐, 이해에 이르러야말로, 너는 한층 위의 영역에 도
달할 것이다. 그 안경을 써서는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이 무슨 일이옵니까... 예를 들어 전 페이지를 넘겨서,


한번 읽어볼수는 없는 것이옵니까?”

“한 페이지 정도라 한다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만, 그


이상을 읽어서는 네 성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겠지”

플루더가 턱하고 책을 덮고, 그리고 눈을 감는다.

수십초 후, 간신히 눈과 입을 열었다. 그 목소리는 평정


그 자체였다.

“알겠사옵니다. 스승의 가르침에 따르겠사옵니다. 그런데


스승이여. 혹시 알지 못하겠는 부분이 있다면 지혜를 빌려
도 괜찮겠사옵니까?”

“으, 음. 내가 아는 것이라 한다면 답해주마”

“옛!”

플루더가 안경을 벗어, 아인즈에게 되돌려준다.


‘좋아! 이걸로 당분간 플루더한테는 아무것도 듣지 않겠
지. 아, 이것만큼은 다짐해두지 않으면. 에 그러니까... 뭐
라고 말할 거였지’

“플루더여”

“예!!”

“너를 신뢰하고, 비법이 기재된 서적을 빌려주었다. 결코


제삼자의 손에 넘어가는 일이 없게끔. 당연히, 네가 해석하
기 위해서인 메모도다. 그 서적에 관련된 일체를 입밖에 내
지 말라”

“예!!”

“이유는 말할것도 없이 알것이다만, 사람에게는 지나친


지식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다른 자들에게 알려진다면 귀찮
은 일이 된다. ...손에 넣은 자가 네 정도의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또한 구원의 길은 있겠다만. 나는 십년후에 네 뒷
처리를 쫓는 일 같은것은 하고 싶지 않다만?”

“물론이옵니다. 여기에서 얻은 지식, 결단코 누구에게도


흘러갈 법한 짓은 하지 않겠사옵니다. 약속드리옵니다!”

“--신뢰하지, 플루더여. 나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옛!!!”
의자에서 내려온 플루더가 바닥에 도게자를 했다.

거기까지 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라고는 생각했지만, 그


만큼 당부를 들인 위협이었겠지라고 생각한 아인즈는, 열시
간에 걸친 연기와 발성연습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만족한
다.

“됐다됐어. 이해해 주었다면 그 이상 네게 말할 것은 없


다. 자, 자리로 돌아가라. 라고하나, 뭔가의 도움도 없이 미
지의 단어를 해석한다는 것은 지극히 곤란한 일. 그것에 대
한 아이디어는 네게 있더냐?”

“예! 매우 효율은 나쁘옵니다만, 독해의 마법이 있사옵니


다. 그것을 써서 조금씩 해나갈까하고 생각하고 있사옵니다”

“그런가! 그런가! 그것은 훌륭하구나”

그야말로 아인즈에게 있어 최고의 대답이었다. 적당히 시


련을 주면서, 시간을 번다. 게다가 플루더가 내던질 정도의
문제이지도 않다.

“그럼 이것은 네게 주마... 아니, 그렇구나. 이것을 넣어


둘 상자를 빌려주마. 네가 그것을 허투루 취급할거라 생각
하지는 않는다만, 어떤 놈이 네게서 훔치려고 들지도 모르
지”

아인즈는 공간에서 상자를 꺼낸다. 자신의 물건을 넣어두


는데에 쓰고 있는 것과 같은 물건이다.
“이것에 넣어두면 도둑맞는다 하더라도 열때까지는 시간
이 걸릴테지. 상자를 여는 키워드까지 훔쳐들려버린다면 의
미가 없다만... 그 부근은 신경을 쓰거라”

“물론이옵니다, 스승이여! 그러한 일은 결단코 하지 않겠


사옵니다”

“그렇다면 됐다”

아인즈는 기쁜듯이 책을 만지고 있는 플루더에게서 시선


을 천장으로 향한다. 또 이야기 하지 않으면 안되는 꺼리가
뭐가 있었던가를 떠올리기 위해서다.

“아아, 그랬었지. 배신이 들킨 탓에, 내 곁으로 오라고 했


던 이야기를 끝내지 않았었구나. 우선 언제쯤 올수 있느냐?”

“스승의 바램이시라면 언제라도 상관없사옵니다. 이 나라


에 미련은 없사옵니다”

아인즈는 맘속에서 눈썹을 움직인다.

책임자라 하는 지위를 간단히 내던지는 성격이라는 것은


어떨까. 이후 아인즈의 곁에서도 같은 식의 일을 하지 않는
가 하는 불안이 있다.

아인즈는 플루더의 이력서에 빨간펜으로 마이너스 점을


적어둔다.
“...그러면 플루더여. 네게는 마도국의 마법개발사업에 관
하여 맡겨둘 생각이니라. 다만, 네가 개발한 마법은 일절
밖에 내보내지 않는다. 너나 나, 그리고 내 심복들의 사이
에서만 흘려두는 것이 될 것이니라. 너는 그것을 참을수 있
겠느냐? 명성에 대한 욕망을 버리는 것이 가능한 것이냐?”

“문제따위 무엇하나 없사옵니다. 저는 그저 마법의 깊은


바닥을 엿볼수 있다면 좋은 것입니다. 그 이외에 바램따위
없사옵니다”

단언하는 플루더의 얼굴을 아인즈는 진지하게 관찰한다.

아인즈에게 그 사람의 본질을 간파하는 힘 따위는 없다.


인간성으로 비교한다면, 사람으로는 결코 있을수 없을 정도
의 시간을 살아오며, 제국이라는 거대한 나라의 운영에 크
게 관련되는, 천재적인 학자인 플루더 쪽이 아득히 위다.
그가 아인즈를 속이려고 든다면, 절대로 간파하는 것은 불
가능하겠지.

하지만, 할수 없는것과 하지 않는 것은 다르다. 그 기분으


로 플루더를 바라보던 아인즈는 이윽고 “그렇다면 좋다” 라
고 한마디만을 고했다.

“네가 마도국에 올 무렵에는 전권을 맡기도록 하마. 마법


의 개발에 관하여 가능한 한의 협력을 해줄 셈이다. 그럼...”
이걸로 나자릭에 협력하는 인간이 발레아레가에 이어서
손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남은건 데미우르고스와 알베도 추
천의 여자가 손에 들어오면 나자릭 강화는 보다 나아간다.

보이지 않는 적이 그 정체를 밝히기 전에 가능한한 힘을


붙여두지 않으면 안된다.

상대는 세계급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위그드라실


이외의 힘을 시급히 손에 넣어두지 않으면 안된다. 자신에
게 가능한 것은 상대에게도 가능할 것이라 보고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겠지.

다만, 문제가 하나 있다.

어떻게 제국을 지켜갈 것인가다.

데미우르고스의 의견으로는 제국은 잠재적인 적이라는 듯


했지만, 아인즈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장래 어떻게 될지는 알수 없지만, 세계정복이 목적이라


해도 힘만으로 뚫고 나가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 아니다. 마
도국이 거슬리는 적은 모두 파멸시켜가는 국가라는 평판이
선다면, 아군이 될수 있는 나라까지 적으로 돌리게 되어버
리겠지.

그렇기에 여기는, 절대적인 지배자인 지르크니프와 아인


즈가 우정을 깊게 확립해가며, 그것을 신하에 전해가는 것
이라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되면 데미우르고스들도 힘에 의한 정복은 최저한


으로 참아주겠지. 훌륭한 아이디어구나. 국가의 영역을 넘
어선 우정. 다시 말해 길드를 넘어선 우정이다. ...친구인가’

아인즈의 뇌내에 이형의 동료들의 그림자가 떠오른다.

‘하지만, 친구를 만들어라 라고 해도 어떻게일까? 뭔가


탐내는 물건을 준다는 것은 친구를 만드는 방법으로서 틀린
거 같고... 여기는 지르크니프의 소중한 것, 제국을 지켜주
는 것이 제일이겠지. 내 적에게 노려질 가능성은 높을거 같
으니까’

샤르티아를 세뇌한 보이지 않는 적의 일수로서, 아인즈라


한다면 할것이라는 작전이 있다. 그것은--

‘최악의 패턴은 <검은 풍양에의 공물-이아 슈브니구라스>


를, 동맹국이라는 입장의 제국의 수도에 쓰여지는 것이다.
누구라 해도 확실히 내 행위로 치겠지... 그리고 그것을 세
계에 널리 퍼뜨리는 행동을 할테지. 그렇게 하는 것으로 마
도국의 세력확대의 스피드를 둔화시킬 터’

아인즈는 위그드라실 시대를 떠올린다.

강대한 길드와 정면에서 부딪치는 것은 어리석다고, 세력


을 깎아내기 위해 다른 길드를 부채질하여 항쟁시키는 일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 수는 써먹을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인즈가 반대의 입장이라 한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상대도 그것을 해올 가능성이 있다.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서, 그렇지 않으면, 아인즈가 그 마


법을 두번다시 사용하지 않는다--거짓말이지만--라는 소문
을 플루더에게 퍼뜨리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플루더는 이미 쓸수 없다. 뭔가 다른 수단을 생각하지 않으
면 안된다.

‘손바닥 사이즈의 위험물을 반입하지 않는다는 방법에 가


깝지, 이거... 역시 데미우르고스에게 그 부근의 이야기를
해서 어떻게든 대처방법을 생각게끔 명령하는 편이 좋을듯
하구만. 하지만 이상하게 생각된다든지 하진 않으려나? 아-,
정말. 모르겠구만’

일체 모든걸, 무엇이고 전부 두명에게 떠맡겨버리면 최고


이겠지만, 역시나 그것은 절대자로서의 이미지를 흔들수 밖
에 없다. 자신의 입장을 지켜가며, 어떻게 할 방법을 생각
하지 않으면 좋지 않다.

“스승이여, 어찌 되셨사옵니까?”

“...플루더여. 나는 당분간 제국을 지켜주려 한다만, 뭔가


좋은 아이디어는 없느냐?”

“...어떠한 이유에서 이십니까?”


“정복하는 것은 손쉬운 것이다만, 잔해더미의 산 위에 서
는 취미는 없다. 제국은 깨끗한 형태로 받아내고 싶다. 그
때문에 네가 없어지는 것에 의한 국력저하를 저지하고 싶구
나”

플루더의 주름이 더욱이 늘어난다.

“즉답하기는 어려운 문제이옵니다. 제가 없어진다 하더라


도 곧바로 뭔가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절무라고 생각하옵
니다. 그렇다 하나, 빈 구멍을 막기 충분한 인물도 없는 것
은 사실. ...문제라고 한다면, 우선은, 제가 여기에 남아 있
도록 하지요”

“그렇게 해주겠느냐? 이쪽에서 논의하여, 뒷날, 연락하마”

“예!”

“...그렇구나. 마지막으로 두가지 정도 해주었으면 하는


일이 있다. 하나는 무왕에 관한 상세정보가 필요하다. 그리
고 또 하나는 데스.나이트의 건이다”

약속의 시간의 직전, 아인즈는 우선 탐지마법을 쓴다. 본


래라 한다면 복수의 대항마법을 쓰고서의 일이겠지만, 소중
한 두루마리를 대량으로 써버리는 것은 아깝다. 적이 명확
히 있던 묘지 때와는 달리, 아인즈는 단순하게 발동시킨다.

다만 만약을 위해 카운터를 먹어도 타인이 말려즐지 않을


장소에서, 다.

시계에 다른 광경이 떠오른다. 마차의 내부다. 떠오른 시


계를 조작하여, 마차의 밖의 광경을 본다.

거기서 아인즈는 <상위전이-그레이터.텔레포테이션>을 발


동시켰다.

엇나가는 일 없이 전이에 성공하여, 그대로 마차의 문을


열었다. 안에 앉아있던 아인잭이 놀라는 표정을 띄운다. 그
것에 개의치 않고 마차에 올라타고, 문을 닫고서, 아인즈는
발동시키고 있던 불가시의 마법을 해제했다.

“역시나, 폐하셨사옵니까. 왠지 모르게 그렇지 않을까하


고 생각했사옵니다만, 불가시화하고서 들어오시는 것은 자
제해주지 않으시겠는지요?”

“불가시가 아니라면 이 모습이 보여버리지 않겠느냐?”

“그 가면을 쓰고 계시오니, 괜찮다고는 생각하옵니다만?”

“그럴지도 모른다만, 전이마법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귀찮


게 말려드는 것은 가능한한 피하고 싶구나”

“확실히 그렇겠군요...”

“납득한 듯 하니, 그러면 가볼까?”

“예. 그러시지요”

마차는 열린 문을 빠져나가, 문지기에게 지정된 장소에


도착했다. 몇대의 마차를 대둘수 있는 마차장이다.’주차장’

“그럼 내리겠습니다”

아인즈는 아인잭에 이어 마차에서 내려선다.

거기에는 집사의 모습을 한 노인이, 메이드를 한명 데리


고 기다리고 있었다.

집사라 해도 세바스 정도의 풍채는 아니다. 극히 보통의


모습이 좋은 노인이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집사는 인간인
듯 하지만, 메이드는 다르다.

메이드의 머리의 정점에서 사람의 것이 아닌, 동물의 것


일 귀가 나와있다. 머리카락에 숨겼다는 단언은 어렵지만,
사람이라면 귀가 있을법한 장소에는 굴곡이 없다. 얼굴생김
도 귀엽지만, 사람과는 다른 귀여움--동물적인 것이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인잭 님과--마도왕 폐하시지요.


주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안내해 모시려 하니 따라와주시
겠습니까?”

“뭣!?”

아인잭이 집사의 질문에 놀라는 목소리를 격하게 내뿜었


다.

어제의 이야기로는 아인즈의 정체는 이야기 하지 않는다


는 것이 되어있었으니, 아인즈의 정체를 맞추었다는 놀라움
이겠지. 하지만 아인즈로부터 보자면 그다지 놀랄정도의 일
은 아니다. 가면으로 얼굴을 숨기고 있다고는 하나, 복장은
아무것도 바꾸지 않은 것이다. 연줄이 있는 인간이라 한다
면 들었던 정도는 있을수 있을 것이다. 그것보다도 상대에
게 대답하지 않는 쪽이 무례다.

“감사하지. 그럼 안내를 부탁하네”

“예”

집사가 머리를 숙이고, 뒤늦게 메이드가 머리를 숙인다.

두명에 따라 걷고 있자니, 아인잭이 작게 말을 걸어왔다.

“폐하, 감사하옵니다”

그 감사는 집사의 말에 아인즈가 대답해준 것에 대한 것


이겠지.

필요없다, 라고 말할까도 생각했지만, 아인즈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들였다.

스즈키사토루 시점에서 보자면 부하가 미스를 한것에 상


사가 커버해줬다는 느낌이다. 아인잭의 감사는 당연한 반응
이며, 상사 아인즈는 부하의 이후의 성장을 위해서도 그것
을 무시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상사라는 것도 편하지 않다고 욱신욱신 통감한다.

문득, 지배자로서의 롤플레이를 하지 않았더라면, “고마


워”가 여기서의 대사이지 않을까, 하고 아인즈는 생각했다.

‘어딘가에서 수호자들, 전 NPC에게 감사를 보내고, 위로


를 해두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화이트기업을 목표하는 나자릭 지하대분묘의 지배자로서


그런 것을 멍하니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도 발은 멈추지 않
고, 안내하는 대로 걷는다.

“하지만 래빗맨이 있을 줄이야 놀랍군요, 폐하”

그런 말은 상대가 없어지고서가 좋지 않아? 라든지 아인


즈는 생각했지만 흥미깊은 이야기였기에, 그대로 이어가는
것으로 했다.

“래빗우먼인 것은 아닌가?”

“아뇨... 뭐... 종족명이 래빗맨이기에”

“아인잭, 그냥 농담이었으니 그렇게까지 진지하게 대답한


다면, 조금 곤란하다”

“......도시국가연합의 더욱 동방에서 온 것일까요. 진귀


하군요”

“흠...”

도시국가 연합의 동쪽이라 말해도 그것이 어느정도로 먼


것인지가 불명이었다. 아직 아인즈도 거기까지 정보의 손을
넓혀두지 못했다.

하지만 왕국에서는 본적이 없고, 제도를 살피던 한에서는


그녀 이외의 래빗맨은 본적이 없었다. 그러한 동족이 없는
장소라는 것은, 타종족의 배척따위가 없다고 하더라도, 상
당히 지내기 쉬운 환경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조금 그녀에게 이야기를 들어볼까 하는 호기심도 일었지


만, 그럴 수는 없다. 그것이 그녀의 지뢰였다든지 하면 귀
찮다.

별일없이, 어떠한 방 앞까지 안내되었다.

“여기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부디 안으로 들어가 주십


시오”

실내에는 몇가지의 무기나 방어구가 기름칠되어져, 먼지


하나없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진열되어 있다.
잘 보아하니, 대부분의 무구에 흠집이나 굴곡 따위가 있
다. 실전에서 쓰여져 왔던 것임은 틀림없다.

무기상인의 전시품이라기보다는, 이 저택의 주인의 빛나


는 추억에 관련되는 무구이겠지.

슥 둘러보고, 그리고 최초의 한자루의 검에 되돌아온다.

이 방에 있는 무기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검이었다.

어디에도 흠집따위가 없이, 더욱이 방에 들어왔을때 자연


스레 눈이 가는 장소에 놓여져 있는 것을 고려하면 주인의
마음에 든 검이겠지.

“마음에 드셨습니까”

“아아, 실로 좋은 콜렉션이다”

방의 중앙에 놓여진 대면의 소파의 앞에 서있는 방의 주


인--저택의 주인의 물음에 아인즈는 대답한다. 주인은 덩치
가 좋은 남자로 머리카락은 매우 짧게 잘라두어, 머리가죽
이 보인다.

“무언가 가장 마음에--아아, 그거로군요. 이 방에 들어온


누구나가 말해주십니다”

아인즈는 방을 가로질러, 그 검의 앞에 선다.

“들어보아도?”
“물론, 상관없습니다”

아인즈는 예를 표하며 검을 든다. 장비하려고 하면 떨어


지지만, 들고 있는 것 뿐이라면 문제는 없다.

검을 살펴보며, 그 도신에 둘러져있는 문자를 눈치챈다.


이 기묘한 문자를 아인즈는 어디선가 본적이 있었다. 필사
적으로 뇌내를 검색하여, 이윽고 답이 나온다.

“룬 문자인가?”

“오오! 역시나 마도왕 폐하. 그 문자를 알고 계십니까!”

‘뭐? 진짜로 그런거야? ...룬 문자가 이 세계에도 평범하


게 있어?’

룬 문자는 스즈키사토루의 세계에 옛적에 있던 문자라는


듯 하다. 그런 문자가 이 세계에도 있는 것은 스즈키사토루
와 같은 세계의 존재가 전달했을 확률이 높다. 신중하게 아
인즈는 대답한다.

“...뭐, 그렇지. 지식으로서 알고 있는 정도다. 나는 룬을


새긴 아이템을 만드는 능력은 없으니 말이다. 어딘가의 명
공이 만든 것이더냐?”

“오오, 잘 물어봐 주셨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아제를리시


아 산맥에 있는 드워프 왕국의 눈공방이 만들어낸 검으로,
아마도 150년 이상 오래된 물건입니다. 번개를 도신에 재워
두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검의 자루에 기호가 조형되어 있
는걸 살펴보시겠습니까?”

아인즈의 옆으로 저택의 주인이 선다.

옆에 서자 향수의 냄새가 강하게 코를 찌른다.

“이것은 드워프의 룬 공방의 하나로서 매우 유명한, 스톤


네일 공방의 한자루입니다”

‘드워프의 룬 공방이라고? ...자세한 정보를 모으는 편이


좋겠군’

“호오. 매우 유명한 공방인 모양이다만, 그 공방의 무구


는 달리도 여기에 있는가?”

아인즈가 실내를 둘러보자, 남자는 기분 좋은 듯이 웃었


다.

“하하하하. 여기에는 없습니다. 다른 장소에 보관하고 있


습니다. 다만, 이정도로 강력한 마력이 깃든 물건은 이것뿐
입니다”

“호오”

감탄의 목소리를 울리면서, 아인즈는 실망을 맘속에 숨긴


다.

라고 해도, 스톤네일 공방이라는 정보는 얻었다. 거기에


플레이어의 존재가 없는지 조사할 필요는 있겠지.

“드워프의 룬 장인이 만들었던 무기는 거의 시장에 나오


지 않는다고 들었네만, 그것을 달리도 가지고 있는 건가?”

옆에서의 아인잭의 질문에 아인즈는 맘속에서 엄지를 세


웠다.

“그렇고 말고 아인잭” 씨익하고 남자가 웃었다. “옥션에


출품되는 때엔 반드시 가고 있으니 말이지. 이 전번쯤에는,
겨루던 모험자가 끈질겨서, 예정의 세배의 금액이 되어버렸
지만 말일세”

아인잭이 질렸다는 듯이 작게 머리를 흔드는 것을 보며,


아인즈는 감명깊게 끄덕였다. 콜렉터는 이런 것이다. 누구
에게도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때로는 자신조차 과거의 자
신을 이해할수 없는 것이니까.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었지만, 아인즈는 검을


되돌린다.

“인사도 제대로지 않은채, 훌륭한 물건에 눈을 빼앗겨 버


렸구나. 무례를 용서해다오”

남자의 얼굴이 만면의 미소를 만들었다.

“폐하는 지극히 어투가 좋으시군요. 그럼 다시금, 저부터


--별볼일없는 상인의 오스쿠라 하옵니다”

“별볼일없다고 한다면, 제국에 있는 다른 상인이 화를 내


지 않겠는가. 나는 아인즈.울.고운 마도왕이니라”

“폐하의 존함을 듣지 않은 날이 없사옵니다. 앉아주시지


요. 마실것을 준비하겠습니다”

“...모처럼이다만, 내 몫은 되었다”

오스쿠가 얼굴의 커다란 부분에서 비하면 작은 눈으로 아


인즈를 쭈욱 살펴본다.

“폐하, 소문으로는 들었사오나, 그 가면을 벗어주시면 어


떨른지요?”

“...저택의 주인의 말이라면 벗지 않을수 없겠구나”

아인즈가 가면을 벗고, 그 맨얼굴을 보인다.

오스쿠의 표정에 놀라움의 색은 없다. 짓눌린 눈은 너무


나도 작아, 웃음의 취하자면 그 안을 살피는 것을 할수 없
다.

“오오... 과연, 과연” 몇번 끄덕인 오스쿠가 입을 연다.


“사실은, 소문에 이름높은 마도왕폐하의 입에 맞을법한 찻
잎이 준비할수 있을까 불안했습니다만, 불필요한 걱정이었
던 모양이군요”
밝게 그렇게 말하는 오스쿠가 그런 식으로 배를 움직이며
웃는다.

“저기 오스쿠, 어째서 폐하가 함께시라고 생각했나?”

“아니, 어려운 일은 아니겠지? 지배되는 에.란텔에서 모


험자조합의 장인 자네가 오고, 자신보다 위의 입장의 분이
동행하시고 있다고 듣게되면, 떠오르는 인물은 한명밖에 없
다네”

마도왕폐하의 심복이라는 선은 있지만 그 부근은 감이로


군, 하고 오스쿠가 말을 잇는다.

“그럼 다음은 나로부터도 질문을 해도 되겠느냐? 거기에


놓여진 무기는 자네가 쓰는 것인가?”

아인즈의 질문에 확실하게 오스쿠는 웃는다.

“설마! 폐하, 제 이 체형을 봐주십시오! 저는 계산도구를


튕기는 일은 있어도, 검 같은걸 휘두르는 일은 없습니다.
저것들은 제 취미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강한자가 좋았
었던 데다, 검 같은 무구가 좋았던 것입니다”

“과연...”

“납득해주신듯 하여. 그러면 저로부터도 질문드려볼까 생


각합니다만, 폐하는 비할바없는 힘을 가지고 계시다 들었습
니다. 예로부터 긴 세월을 살아오셔--뭐 살아오셨던 것이겠
지요?”

“자네들 인간의 수명으로 본다면, 이겠다만”

아인즈는 말하고서 생각한다. 아인즈.울.고운 마도왕이라


는 것은 어떤 존재가 되어 있는 걸까, 하고.

아니, 여기서 “그런 일은 없다구. 당신들 쪽이 연상이라


고” 따위 말할수 없고, 말하더라도 믿어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마도왕의 캐릭터를 만들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지만, 슬슬 어떤 캐릭터인가 정해두지 않으면 위험한 일이
될듯 하다.

‘어찌되었든, 언데드로서 길게 살아오고 있다는 것은 결


정이구나. 어째서 길게 살아오고 있는데 모르는거야, 라고
물어진다면 틀어박혀서 마법의 연구를 하고 있었어서, 라고
대답하면. 이걸 기본으로 마도왕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가
자’

“그러시다면 옛 무구 등도 가지고 계신지요?”

오스쿠가 호기심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물어온다.

“물론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줄 셈은 없다만?”

“적절한 금액--아니 상장의 3배라 한다면 애써보겠습니


다”
아인즈는 곧바로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지갑속이
매우 우울한 것을 떠올린 것이다. 하지만, 왕이 “그럼, 여기”
라고 할수는 없다.

“...돈에는 매력을 느낄수 없구나”

“확실히 일국의 왕이신 폐하께 대해서 실례한 것을 지껄


여버려, 참으로 면목없사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것을
내어드린다면 가능하겠습니까?”

‘나의 나라에 대한 움직임에 치하하는 것으로, 등일까?


음? 그렇다면...’

아인즈는 한 자루의 단검을 꺼낸다. 흔들리는 이슬과 같


은 이펙트가 단검에서 흘러나온다. 푸르게 약간씩 비쳐보이
는 듯한 도신은, 블루 크리스탈을 쓴 물건으로, 안에 담긴
마력은 꽤나 미묘하다. 그렇더라도 종합평가적으로는 상급
매직아이템으로, 이 세계에 일반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물건
에 비교한다면 강대하다.

“이, 이것은!”

목소리는 둘이었다.

아인잭도 크게 눈을 뜨고, 단검을 주시하고 있다. “흠”하


고 아인즈는 중얼이고, 아인잭의 앞에 검을 놓는다.
“주마”

“하!?”

놀라는 목소리도 또 둘이었다.

“아인잭, 네 움직임에 대한 포상이다. 라고 해도 증서도


아니며, 네 신분같은 걸 보증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바라
는 나라에는 어울릴법한 포상이라 생각하기에 줄 뿐이다.
돈 쪽이 좋다면 그것을 팔더라도 개의치 않는다”

데이터양 적으로는 아인즈를 죽이는 따위 불가능한 무기


이고, 옛 길드멤버가 만들어준 추억이 있는 무기라는 것도
아니다.

“이, 이 정도의 물건을 받을수는...”

부들부들하며 아인잭이 떨고 있다.

“대단한 것은 아니다. 뭐, 네가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조


만간 좀더 다른 물건을 주마. 상처를 낫게하는 포션같은 것
도 상관없겠다만. 어쩌겠느냐?”

아인잭은 충분한 시간, 우물쭈물하면서 단검을 받아든다.

“받겠사옵니다. 감사하옵니다, 폐하! 이 훌륭한 검에 지


지않게끔, 폐하를 섬기고 싶다고 생각하옵니다”

“축하하네, 아인잭. 혹시 자네에게 곤란한 일이 생긴다면,


이 나라는 친구를 떠올려 주었으면 싶구만”

힐끔힐끔 단검에 눈을 주면서 오스쿠가 말하자, 아인잭은


새끼강아지를 지키는 어미개 같은 얼굴이 되었다.

“그런 일은 하지 않네. 절대로다”

아인즈는 약간 어조를 바꾼다.

“좋아. 슬슬 이야기를 시작해보지 않겠나”

아인잭이 도신을 손수건으로 싸는 모습에서, 슬금슬금 눈


을 되돌린 오스쿠가 수긍한다.

“......알겠습니다. 오늘 저희 집에 찾아와주신 것은 어떠
한 용건이시온지요?”

“흠... 나는 말을 돌리는 것이 서툴어서 말이다. 단도직입


적으로 이야기 하도록 하겠다. ...투기장의 무왕과 싸우게
해주었으면 한다”

오스쿠가 눈을 작게 뜨지만, 곧 원래의 표정으로 돌아왔


다.

“무왕은 투기장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네가 기르


는 검투사라고 들었다. 네가 무왕과 싸울 허가를 낸다면,
곧바로 카드를 꾸릴수 있을 것이라고 아인잭에게 이야기를
들었기에 부탁하러 온것이다”
“후하하하하. 진심이십니까, 폐하. 무왕은 몬스터의 육체
와 뛰어난 전사의 기술을 가진 투기장 최강의 남자입니다?
아마도 역대 최강입니다. 폐하의 부하에도 강한자가 있을지
도 모르겠습니다만, 그에게 이길수 있는 자 따위...”

자랑스레 오스쿠가 머리를 젓는다.

“...플루더 보다도 강한가?”

“아뇨, 전사라는 구분에서, 입니다. 마법영창자’매직캐스


터’는 안되지요. 하늘을 날아 마법을 연사라는 것은 정말로
더, 받을수가 없습니다”

중얼중얼거리는 오스쿠에게 아인즈가 당혹하자니, 아인잭


이 “예전, 하늘을 날아 마법과 활 등의 원거리 공격으로 승
리를 취한 모험자 팀이 있어, 매우 분위기를 떨어뜨린 일이
있는 듯 합니다. 그 탓에, 투기장에서 비행이나 전이 등의
마법은 엄금이 되어 있사옵니다” 라고 알려주었다. 그 무렵,
간신히 자신을 되찾은 오스쿠가 아인즈를 보았다.

“커흠! 실례했습니다, 폐하. 쓴 기억을 떠올려 버려서...,


헌데, 그래서, 폐하. 무왕과 싸우고 싶다는 것은 어떠한 분
이십니까? 사람이옵니까?”

아인즈와 아인잭이 얼굴을 마주본다. 그리고 아인즈가 대


답한다.
“나다”

“......에!?”

“나, 아인즈.울.고운이 상대한다”

공백의 시간이 생겨났다. 오스쿠가 황급히 말을 더듬으며


질문을 걸어온다.

“아, 아니, 폐하는 일국의 왕이지 않으십니까?”

“그렇다만?”

“에? 아니, 그렇다만, 이... 그...”

“아아, 네가 걱정하는 것은 알고 있느니라. 혹시 내가 상


처를 입는다면,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겠지?”

상처로 끝난다면 좋겠습니다만, 이라고 작은 목소리로 오


스쿠가 말하는 것을 듣지 않은척 한다.

“안심하라. 내게 무언가 일어나더라도 문제는 삼지 않는


다. 그 근처는 제대로 서면으로 남겨주마”

“하오나, 그런 것이 된다면 제가 거래상이 되지 못하게


됩니다. 전해들리는 이야기로는 제국과 마도국은 동맹국입
니다. 그 동맹국의 왕이 큰부상이라도 입는다면, 제가 나라
에서 곁눈질 당할 것입니다”
“그 부근의 일로 네게 폐를 끼치는 일은 없으리라 약속해
주마”

“라고 하시더라도...” 오스쿠가 조금 생각에 빠진 모습을


보이더니 다시 질문을 걸어온다. “말투가 나쁘겠습니다만,
담도가 될 물건을 빌려주실수 있겠습니까?”

“담보라고? 어떠한 것이냐?”

“...아까 아인잭에게 건내주셨던 것 같은 물건을 빌려주


십시오. 무슨일이 있었을 경우 그것을 받아가겠다는 것이
가능하다면 상관없습니다”

“그런 것으로 괜찮겠다 한다면, 그것은 약속하지. 그렇다


지만 지금 바로라는 것은 무리다. 내일, 네 쪽에 도착시키
겠다고 약속하마”

“감사합니다, 폐하. ...조금 살피고 싶사오나 괜찮으시겠


습니까?”

아인즈는 손을 흔들어 계속하게, 라고 지시한다.

“저는 흥행주를 맡고 있는 것으로, 여러가지로 정보를 모


으고 있습니다. 특히 투기장이라는 장소에 나와줄법한 강자
나 몬스터라는 존재에 관해서 입니다. 그 소문 중에 폐하의
것도 있었습니다--정말로 하나의 마법으로 몇만이라는 왕국
의 백성을 죽이셨던 것인지?”

“커흠!”
아인잭이 일부러인듯한 소리를 냈다. 오스쿠를 책하는 듯
한 시선으로 보고 있지만, 별로 그 건은 숨기고 있어봐야
별수 없고, 이야기하지 못할 법한 부끄러운 이야기인 것도
아니다.

“그 말대로다. 나의 마법으로 죽였느리라. 비난할 것이


냐?”

“아뇨, 지금은 단지 폐하가 어느정도마법의 힘을 가지고


계신지를 살피고 싶었던 것입니다. 소문에 들릴법한 마법을
써버리신다면 지극히 위험한 것이 됩니다. 투기장은 제도
안에 있사옵기에”

“아니, 아니, 그러한 마법을 쓰거나 하지는 않는다”

역시나 아인즈라도 우호국의 도시의 한중간에서 그런 마


법을 쓸 셈은 없다. 무슨 테러리스트냐.

“물론,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폐하는 언데드


라고는 생각되지 않을법한 이지적인 분입니다. 생명을 증오
하여 대살육을 한것이라든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당연하겠지라고 생각하여 확인을 게을리 하다 실패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인드도 동의한다. 새로운 인간이 들어왔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위험 중 하나다. 실제로, 스즈키사토루라도 그걸로
실패했던 적이 있었다.

“당연한 생각이구나. 다시금 말하겠다만, 그러한 마법을


사용하거나 하진 않겠다만?”

“어째서입니까? 별의 위치 따위가 관계있는 것입니까?”

“그러한 것은 일절 관계 없다만--” 반짝하고 아인즈의 머


리에 꼬마전구가 켜졌다. “에 또, 그것은 내가 사용할수 있
는 마법 중에서도 최강의 카드다. 엘=닉스 공에게서의 희
망이라는 것도 있어, 별수 없이 10년에 한번밖에 사용할수
없는 대마법을 사용한 것이다. 그 때문에 지금부터 10년간,
나는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

“오호!” 오스쿠의 눈에 기괴한 빛이 어렸다. “제게 이야


기해 버리셔도 괜찮으신 겁니까? 그것은 어떤 의미로 폐하
의 약점이라고도 말할수 있는 것이 아닐까하고 생각됩니다
만...”

“상관없다. 그 정도의 파괴마법을 쓸수 없다고 하더라도,


내게 적대하는 어리석은 자를 죽이는 따위 손쉽다. 별로 마
법전부가 쓸수 없게 된 것도 아니니 말이지”

“과연 마도왕폐하. 말하자면, 무왕도 또한 손쉬운 상대라


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아인즈가 자랑스레 끄덕이자, 오스쿠가 미소를 그 얼굴에


띄웠다. 다만, 아인즈의 관찰안으로는, 진짜로 웃고 있는 것
인지 어떤지는 알수가 없었다.

“과연. 마지막으로 또 하나, 들려주십시오. 어째서, 무왕


과 싸우고자 생각하시는 것입니까?”

“강한 상대가 있다고 들었던 것이다. ...저 가제프.스트로


노프와 어느쪽이 강한지 알고싶다고 생각해서니라. 왕국에
는 가제프가 있었다. 그럼 제국은, 이라고 흥미를 가진 것
이 최대의 이유일지도 모르겠구나”

물론, 그런 것을 위해서 싸우는 것은 아니다. 아인잭과 말


을 맞춘 결과다.

솔직히 말하더라도 상관없었지만, 그는 아무래도 신뢰하


기 충분한 인물은 아니다. 어느쪽인가 말하면 자신의 메리
트를 우선하는 타입이라고 생각됐다. 그런 상대에게 솔직하
게 본심을 보이는 것은 그다지 좋은 결과를 내지 않는다고
하는 판단이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폐하와 무왕의 시합을 꾸려


보지요. 다만--”

감사의 말을 하려던 아인즈를 오스쿠가 손으로 제지한다.

“투기장의 룰을 지켜주었으면 한다는 것. 그리고 폐하나


무왕에 있어서 진검승부라도 저희들로서 본다면 흥행. 일방
적인 싸움으로는 재미가 없사옵기에, 마도왕폐하께는 마법
을 사용치 않는다는, 검--무기로 무왕과 싸워주셨으면 합니
다. 그렇게 되면, 좋은 승부가 되지는 않을까 하고 어리석
게나마 생각하옵니다”

“뭐라고!”

자리에서 일어난 것은 아인잭이다. 얼굴에는 분노한 탓인


지 홍조가 떠올라 있다.

“그러한 것이 되겠는가! 마도왕폐하는 마법영창자’매직캐


스터’시다! 어떻게 이기라는 것이냐!”

“오호. 그렇군요. 마도왕폐하라 하더라도 마법을 봉해져


서는 이길수 없는 것이군요. 아니아니, 당연한 것을 제안해
버렸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런 것을 말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습니다. 마도왕폐하가 져버리시더라도 신경쓰지 않으신
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조금 견해를 바꾸는 편이 좋겠군
요”

“--네놈!”

“아인잭, 흥분하지 마라. 나는 상관없느니라”

“...폐하, 뭐라고 하셨습니까?”

오스쿠와 아인잭이 동시에 자신에게 시선을 향하는 모습


이 재미있어, 아인즈는 작게 웃음소리를 내버린다. 다만 그
것은 웃음소리라기보다 콧소리같이 들렸을까, 하고 아인즈
가 황급히 코를 꾹꾹 매만지며 필사적으로 얼버무리려 한다.

하지만, 구멍밖에 없는 몸으로는 불가능이다.

아인즈는 노력하는 것을 포기하고, 이야기 하는 것으로


얼버무리는 것으로 한다.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구나. 나는 이리 말했느니라. 상관


없다, 라고”

오스쿠의 표정에 변화는 없지만, 그 실체는 빙글빙글 머


리를 회전시키고 있는 것이 손에 잡힐듯이 알수 있었다.

“...그것은 마도왕폐하의 이름을 걸고서의 약속이라는 것


으로?”

“이름을 걸고 맹세하라고? ...알겠다. 이 아인즈.울.고운


의 이름에 걸고, 무왕과의 일전에서 나는 마법을 사용치 않
는 것으로 하마”

“잠! 폐하! 무왕의 힘을 보지도 않으시고 그러한 약속을


하셔서는!”

확실히 아인잭의 말은 당연하다. 그렇다지만 무왕에 관해


서의 정보가 올바른 것이라고 한다면 그다지 문제는 없을
터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어떻게든 되겠지는 위험하겠지요!”

아인잭의 태클에 아인즈는 조금 감동했다. 나자릭 지하대


분묘의 지배자로서 군림하고서 이런 풍으로 자신에게 의견
을 내는 자는 없다. 모몬의 때에는 최초 무렵엔 조금 있었
지만, 단번에 계급이 올라가고서는 그런 것도 일절 없게 되
었다.

“너도 타국의 왕이 제국의 투기장에서 돌아가신다던지 한


다면, 터무니없는 신세가 될텐데!”

그건 그렇지, 하고 아인즈는 오스쿠와 얼굴을 마주 본다.

“뭐, 그것은 당연한 말씀이군요. 어쩌시겠습니까, 폐하.


충신의 제안을 받아들여, 그만두시더라도 괜찮습니다만?”

대하여 아인즈는 어깨를 으쓱인다. 아인잭의 걱정은 알겠


지만, 애시당초, 이 계획을 세운것은 그다. 마법을 써서 싸
우는 것을 염두에 두고 계획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렇
다 해도, 마법을 쓰지 않는다면 그렇게 약할 것이라고 생각
하고 있었던 것인가?

“문제는 없다. 라기보다도 아인잭, 부끄러운 것을 말하지


마라. --그리고 오스쿠여. 모르겠다만, 내가 죽는 것에 의한
네 메리트는 무엇이냐?”

오스쿠가 눈을 깜빡였다. 아저씨가 해도 전혀 귀엽지 않


은 반응이다.

“아무래도 폐하는 뭔가 착각하고 계시는 모양입니다. 그


러한 일은 무엇하나 없습니다. 조합장 공도 말했던 대로 디
메리트 쪽이 크겠지요”

아인즈에게 불리한 승부를 하게끔 계획하고 있던 것이 아


니라, 정말로 흥행주로서의 생각이었던 거겠지.

“--그런가. 그렇다면 됐다”

“...폐하는 저 가제프.스트로노프보다 강한 무왕에게 마법


없이 이기실 승산이 있으시다고?”

“...스트로노프인가. 그것은 부러울 정도로 강한 남자였다”

옆에서 아인잭이 경악의 표정을 떠올리고 있는 것을 눈치


챘지만, 아인즈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그 전사장을 떠올
린다.

“그 남자보다 강하다고 한다면 경계는 필요하겠지. 하지


만, 내가 강하다고 말하는 것은 그의 마음가짐에 대한 것.
결코 전투능력이 아니니라. 무왕이 완력으로 스트로노프보
다 강하다고 하는 것이라면, 순살조차 손쉽다”

“과연. 그러면, 저도 아까의 폐하의 질문에 추가하여 대


답드리겠습니다”
오스쿠는 자신의 양손을 들어올린다. 살집이 좋은, 굴곡
없는 양팔을.

“저는 검과 검, 주먹과 주먹이 부딪히는 것이 너무나 좋


습니다. 다만 제게는 육탄전의 재능이 편린조차 없사옵기에,
노력하더라도 전혀 이길수 없지요. 그렇기에 생각한 것입니
다. 자신의 대리전사를 만들어, 그것에 승리시킨다면 된다,
라고”

오스쿠가 싱긋하고 웃는다. 지금까지의 상인의 얼굴생김


이 아니다. 인간으로서의 그가 거기에 있었다.

이렇게 변하는 인간과 만나는 것은 처음이지만, 성벽은


사람 나름나름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즉 이상성벽을 가진
자라는 것이구나, 라고 아인즈는 변태라는 푯말을 만들어
거기에 오스쿠에게 달아둔다.

“그렇기에 입니다. 폐하가 혹시 제가 길러낸 무왕에게 패


하신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지극히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
뿐입니다”

“그런가”

오스쿠와 아인잭이 놀라는 표정으로 아인즈를 쳐다보았다.

아까부터 뭐냐고, 라고 생각하면서 묻는다.

“얼빠진 얼굴을 하지 마라.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고


해보거라?”
“아, 아뇨, 그것 뿐입니다만?”

“나는 오스쿠가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구나...


인간이라는 것은 정말로 이해하기 어렵구나. 뭐냐? 그것 뿐,
이라는 것은 좀더 뭔가 말하고 싶었던 것이냐? ...흠, 그럼
이런 것은 어떠냐? 마법을 쓰지 않는 나에게 이기더라도 기
쁜 것이냐?”

뭔가 알수 없지만 오스쿠가 우물쭈물하며 아인즈에게 대


답한다.

“에, 아, 저기... 저는 마법이라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에...”

“그런가. 그러면 이걸로 이야기는 끝이로구나”

오스쿠와 아인잭이 서로 얼굴을 살펴본다. 말하고 싶은게


있다면 확실히 말해, 라고 생각하지만, 사회라는 것은 이런
것이다. 그다지 발언권이 없는 인간이, 솔직한 감정 따위를
토로한다면 창가’한직’에 내몰린다.

“서로간에 뱃속을 터놓고 이야기 했을 터이니, 단도직입


적으로 숨기는 일 없이 이야기를 진행토록 하자. 무왕과의
일전이다만, 일정은 어찌 되느냐? 가능하면 대대적으로 해
주었으면 한다만”

“그럼 오늘의 시합에서 무왕에게 도전자가 나타났다는 것


을 공표하여, 곧바로라도 시합을 꾸리지요. 다만, 도전자가
폐하라는 것은 시합의 개시까지 극비로 하고 싶다고 생각합
니다”

“이유를 모르겠구나. 흥행주의 입장에서 본다면 그것은


지극히 아까운 일이 아니냐?”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동맹국의 왕이 검투시합에 나온다


라든지... 어라? 환영식전이 열린다든지의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만, 이제부터 하시는 겁니까?”

아인즈는 생각지 못하게 눈을 깔았다.

위험하다.

아인즈는 심장이 없는 것을 감사하면서, 빈 두개골내에


있을 언데드 두뇌를 빙글빙글 회전시킨다. 그리고 익살스레
어깨를 으쓱인다.

“이번은 몰래 제국을 방문한 것이라 말이다. 엘=닉스 공


은 내가 온것도 모르고 있을 터겠지”

오스쿠가 일절의 표정을 지운다. 수상한 냄새를 맡았던


것이겠지. 상인인 이상, 이익이라는 것에는 민감할 것이다.
그야말로 이익이 아니라, 손해밖에 없는 것이라 한다면 올
라탈리가 없다.
“알겠사옵니다”

‘에?’

“폐하가 대전자시라는 것을 공표하게 되면 각 방면에서


참견이 들어올테니, 역시, 도전자는 시크릿 취급하겠습니다.
그 뒤에 생기는 여러가지의 문제는 폐하께 전부 던져두게
되겠습니다만”

“물론. 그것에 관해서는 맡도록 하마”

“알겠습니다. 그럼 조금만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시합의


날짜를 잡아보고자 합니다”

“돌아갔는가”

“네, 나리”

오스쿠의 질문에 마도왕을 전송하고, 돌아온 집사가 대답


한다. 그런가, 하고 대답한 오스쿠의 시선은 집사의 뒤에
있는 메이드에게 향한다.

“--목베는 토끼”‘주: 목사냥토끼가 맞음-그냥 멋대로 바


꿈’

뭐야, 하고 그는 고개를 갸웃한다.

그렇다, 그다. 메이드복이 매우 잘 어울리지만 남자다.

이런 차림을 하고 있는 것은, 그가 말하길, 여자의 차림을


하고 있으면 상대가 깔보고 방심한다는 것과, 고간을 공격
받지 않는다, 라는 두가지의 메리트에서 그런다. 취미라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다만, 방금전 같은 귀여운 척을 평범
하게 하고 있는 것을 보자면, 취미도 끼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버리는 것은 너무 악질적인 추리인 것일까.

오스쿠로서는 특별히 거기에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기에,


어느쪽이든 상관없겠지만.

또한, 그런 그가 가진 이명 "목베는 토끼"

귀여운 외견을 가진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지만, 그야말


로 도시국가연합의 동쪽에 위치하는 나라의, 전사 겸 암살
자로서 그 이명이 알려진 용병이다.

그런 그를 초대한 오스쿠는 파격의 금액으로 계약을 맺어,


고용해두고 있다. 달리도 몇의 워커팀이나 검투사와 개인적
으로 호위계약을 맺고는 있지만, 그 누구보다도 그에게의
지불은 고액이다.

그만큼의 힘--오리하르콘은 우선 확실하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그를 고용한 이래, 귀찮은 일에 휘말린 적은
없다.

“마도왕폐하를 본 감상을 들려다오”

그는 일류의 전사 겸 암살자로서 의외이게도, 재능을 가


지고 있다.

그것은 상대를 간파하는 눈이다. 전사나 암살자로서의 수


라장을 겪어온 경험에서 오는, 인물평가--강자인가 어떤가
다.

“초급으로 위험해”

그가 그렇게 평가했던 상대는 지금까지 무왕뿐이다. 즉슨


그로서는 이길수 없는 두명째의 존재의 등장이다. 덧붙여
그 다음에 오는 것이 제국4기사를 평가한 “위험해” 이다.

“마도왕폐하는 전사로서도 강자인건가?”

“몰라. 발소리를 듣는 한에서는 강한것 같지 않았어. 전


사나 암살자, 그런 훈련을 받은 녀석의 걸음거지가 아냐.
오히려, 옆의 아저씨 쪽이 전사였어. 그래도--위험해. 뒤에
서있는 것만으로도 엄청 기분 나빴어. 전력으로 도망치고
싶어질 정도로”

슥하고 그가 자신의 팔을 보였다.

오스쿠의 눈은 주먹으로 빨려들어간다.


둥근 주먹이다.

몇만, 몇십만이고 쥔 주먹을 굳건한 것으로 단련한 것인


가가 변질되어, 볼처럼 둥글어져 있다. 싸우는 생물의 손이
다.

오스쿠는 그대로, 흥분을 멈출수가 없었다.

“--어디를 보고 있어, 변태”

“좋은 손이라고 생각해서 말이지”

손은 매우 취향이지만, 유감스럽게도 목베는 토끼는 그의


취미에서 벗어나 있다.

성별은 큰 문제는 아니지만, 오스쿠에게 있어서의 이상은


왕국에 있는 청장미의 전사’가가란’다. 목베는 토끼도 나쁜
상대는 아니지만, 그녀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너무 가늘다.
무왕은 반대로 좀 너무 두껍다.

“...내년의 계약은 갱신 안한다?”

“그건 곤란해! 너한테 필적할 자따위 거의 없다고. ...저


이자니야의 여당주 정도일까. 어이쿠 이야기는 그거다. 그
리고--”

오스쿠의 시선이 그런 둥근 주먹에서 위로 이동한다. 목


베는 토끼의 팔에 소름이 돋아있다.
“아직도 안나아졌어. 엄청 기분나빠”

“전사로서는 대단한 것이 없지만 위험한 상대인가...”

“그야말로 또 한명의 무왕이라고. 저거는”

목베는 토끼가 말하고 싶은 것에 오스쿠는 눈치챈다. 확


실히 그것은 그야말로 무왕이다.

이 세계에는 강한 종족과 약한 종족이 존재한다.

약한 종족이란 것은 인간으로 대표되는, 야음을 간파하는


힘도, 몸을 지킬 굳건한 외피도, 특수한 힘도 가지지 않은
육체의 것이다.

대비되는 강한 종족은, 예를 들면 드래곤이다. 강한 비늘


에 지켜지고, 민첩하고 강대한 육체능력. 강철을 손쉽게 갈
라버리는 이빨이나 발톱, 화염이나 냉기의 브레스 등의 특
수능력을 보유하여, 천공을 가르는 날개를 가졌다.

그들은 종족으로서, 전사의 훈련 따위를 하지 않아도 강


하다.

마도왕도 그러한 종족일 가능성이 높다고 목베는 토끼는


말하고 있는 것이다.

언데드는 육체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오스쿠의 지식이었지


만, 마도왕은 다른 듯 하다.
“오스쿠님, 어째서, 시합을 받아들이셨습니까? 마도왕폐
하는 무왕의 일을 알고 계셨습니다만, 이쪽은 저쪽의 능력
을 모릅니다. 꽤나 불리한 시합이 되지 않는가하고 생각됩
니다만”

“...어라? 모르겠나?” 목베는 토끼가 지친듯이 말했다.


“나라면 그런 쓸데없는 생각 안할텐데-”

집사의 이상한듯한 눈이 오스쿠에게 향해졌다. 그러니 웃


으며 대답한다.

“챔피언이 도전자에게서 도망치라는 건가”

“그것 뿐입니까?”

“그것뿐이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 죽고


죽이기일 뿐이라면 이런짓은 안하지. 하지만, 시합으로서
도전장을 보내온 것이라고 한다면, 도망칠수는 없지. 무왕
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바보라니까-”

“그럴지도. 그게 남자라는 거다. 다만 마도왕폐하는 시합


형식이 아닌 싸움이야말로 보다 능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라
고 봤다. 시합형식으로 싸우는 것과, 뭐든지 있는 암투. 어
느 쪽에서 마도왕 폐하와 싸우고 싶나?”
“양쪽 다 사양. 꼬리를 말고 후다닥 도망쳐”

오스쿠는 웃었다. 그것이 가장 현명하다.

“음 그럼, 말야. 이번은 이쪽 차례. 마도왕의 평가는?”

주인을 대하는 말투는 아니지만, 뒤에 선 집사의 표정도


변하지 않는다.

예전엔 고용된 입장으로 주인에 대해 그런 태도는 아니겠


지요 라는 무언의 불만을 표하고 있었지만, 언제부턴가 없
게 되었다. 암살자를 목베는 토끼가 격퇴한 때부터인지도
모른다.

“카리스마는 있구나”

하-앙, 하고 이상한 목소리를 목베는 토끼가 울렸다.

아인잭의 모습을 살펴봤지만, 그의 태도에 강제되고 있는


기색은 없었다. 다시말해 도시를 점령한 고작 몇개월로 점
령국의 주민이 협력을 약속할 만큼의 무언가를 마도왕은 가
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당당한 몸가짐을 봤나? 동행으로서 아인잭밖에 데리


고 오지 않은 것도 좋고, 무왕과 마법을 쓰지 않고 싸우겠
다고 약속할수 있는 것도 좋다, 강자로서 강한 자각이 있는
것이겠지. 그리고 머리도 매우 돌아간다. 이러한 교섭에 능
숙한 분위기다”
말하고 있는 자신도 이상하다고는 생각한다.

마도왕은 상인인 자신을 대등한 상대로서 취급했다. 보통,


왕에 한정되지 않고 귀족이라도 좀더 상하관계는 명확히 과
시해온다.

그렇기에야말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전엔 상인이었다면 이해하겠지만, 그럴리가 없다. 즉,


단순히 교섭에 교묘하다는 것이겠지.

“종합평가로서, 우리들의 황제폐하에 필적할만큼의 재능


을 가지고 있는 것이겠구만”

물론, 실제의 바닥을 보여준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생각


케하는 두려움이 마도왕에겐 있었다.

“아니, 최저라도 선혈제와 호각의 재능을 지녔다고 가정


해야 할까”

역대최고라 불리우는 제국의 황제와 동등하다는 것이 최


저라인이라는 것은 악몽같은 이야기다.

오스쿠는 머리를 흔든다. 이 이상 생각해봐도 움직일수


없게 될 뿐이고, 마도왕의 심연을 엿보고 싶은 것도 아니다.
지금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은 하나.

“...무왕에게 이야기하고, 지금부터 최고의 컨디션을 갖춰


두라고 해야겠군”

“싫어하지 않을까?”

“그는 전사다. 도전을 받았다고 들으면, 결코 도망치지


않는다”

“하-앙. 이기면 좋겠지만 말야-”

마도왕과의 시합 당일. 오스쿠는 언제나의 질문을 던진다.

“상태는 어떤가?”

“아무 문제도 없다. 최고의 컨디션이다”

그렇게 대답한 것은 거대한 몬스터 였다.

요거인’트롤’로 불리는 종족이지만, 그것과는 결정적으로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다수의 격전을 거쳐온 자밖에 이르지 못하는, 전


사의 기백.

하지만, 그것도 당연한 것. 그는 전투에 적응하여, 전투에


특화된 트롤. 트롤 파생종족 중에서도 특히나 이채를 발하
는 워트롤이라 불리는 종족의 존재.
그 야말로가 무왕. 투기장최고의 검투사다.

오스쿠는 그 육체에 뜨거운 눈빛을 보낸다.

분명 전사로서의 레벨’역량’만을 비교한다면, 무왕에 이


길자는 많다. 은’실버? 미스릴?’급 이상의 모험자 팀에서
전위를 맡고있는 자들 정도다. 하지만, 그런 그들이라도 무
왕에게 승리를 빼앗겨왔다. 그 이유는 심히 간단하다.

워트롤의 기본 스펙이 인간의 것을 아득히 능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력이나 내구력뿐인가, 그 거체에서 유래하는 공격범위


의 넓음. 그리고 인간에게는 없는, 종족으로서의 여러가지
특수능력까지 있다.

우선 그 가죽이다. 두껍고 단단한 가죽의 위에 갑옷을 착


용하고 있어선 거의 대부분의 공격도 튕겨낸다. 다만, 관절
의 가동부분등은 부드러운 탓에 그러한 약한 부분을 노리는
자는 많다. 하지만, 그런 도전자를 막아온 벽으로서 재생능
력이 가로막는다.

인간이라면 절명필지의 공격을 받아도 트롤은 죽지 않는


것이다. 놀라울 정도로 강한 재생능력이 상처를 고쳐간다.
화염이 지지거나 하여 쓰여지지 않으면 그 재생능력을 막는
것은 할수 없다.
이러한 생물로서의 강함을 가지고 있기에, 현 무왕은 역
대최강인 것이다.

오스쿠의 눈앞에 스스로가 기른 최강의 전사가 갑옷을 입


었다.

아다만타이트급 모험자를 고용하여 모아온 재료에서 만들


어낸, 마법을 봉한 명품이다. 당시의 재산의 20퍼센트를 쏟
아부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손에 쥔 마법금속으로 된 곤봉
도 그렇다.

무왕이 마법의 반지, 마법의 아뮬렛과 풀장비를 착용해간


다.

“--준비가 됐다”

옛날에 비하면 훨씬 지적인 말투다.

오스쿠는 언제나 그렇지만, 그의 사내다운 모습을 볼 때


에 가슴이 뜨거워진다. 자신이 그를 여기까지 길러낸 것이
다, 라고.

“그러면, 무왕, 가볼까”

투기장의 입구까지 그와 함께, 두명만으로 걷는다. 그것


은 언제나의 의식이다.

무왕은 방에서 나오고서 부터는 무언으로 일관한다.


그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것은, 이전에는 싸울 상대에
의 기대와 흥분에서 였다. 그것이 언제부턴가 상대에의 실
망이 강해져갔다. 그러면 이번은 어떨까.

돌연, 멈칫하고 무왕의 다리가 멈췄다.

기억에 있는 한, 한번도 이런 것은 없었다.

첫 경험에 오스쿠는 당황하여, 어떻게 된것인가 살펴보자


니, 무왕이 천천히 아머드헬름의 바이저 부분을 올려, 그
얼굴을 보였다.

“감사한다...”

‘목이’졸리는 듯한 목소리였다.

오스쿠는 눈을 꿈뻑거렸다.

무기를 주었을 때, 갑옷을 주었을 때, 그리고 지금까지에


서 최고의 상대였던 전 무왕 "부랑"‘쿠사리오오가미-腐狼’
크렐보.바란타이넨 과의 싸움 뒤, 이외에 들었던 적이 없는
--네번째의 감사의 말이었다.

“뭐, 뭐가 말인가, 무왕”

그 눈은 예리하게 복도의 앞을 쳐다보고 있다.

“훅, 훅”
엷은 웃음소리와 함께 무왕의 몸이 작게 떨리고 있다.

무인의 떨림이겠지.

그렇게 오스쿠는 판단했지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이럴 수가... 이 무슨 도전자. 아니, 나야말로 도전자인


가?”

“뭐, 뭐라고?”

“훅, 훅... 무섭군. 오스쿠여. 이것은 공포로 떨리고 있는


것이다”

오스쿠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것이, 이것이 생물로서의 감이라는 녀석인 거겠지. 다


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간다면 죽는다고 알려주고
있다, 훅훅”

웃음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난폭한 숨을 억지로


토해내고 있을 뿐이다.

“이번의 상대는 마도왕이라 들었다만, 어느정도의 상대인


건가. ...지금까지의 교만함의 빚이 돌아왔는가”

“무슨 말을 하고 있나, 무왕. 교만함 따위라니”

“나는 강하다”

무왕은 그렇게 잘라말하고, 오스쿠도 그 말대로라고 답하


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무왕이 말을 잇는 편이 빨
랐다.

“아니, 강하다 따위 거짓말이다. 나의 강함은 종족의 특


성에서 온 강함. 진정한 강함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적 따위 헤아릴수 있을 정도밖에 없었다. 특히 전사로서의
기량을 포함한다면. 그러니 도전자의 능력이나 장비 따위를
물어본 적은 없었다. 불리한 상황을 만들기에는--자신을 단
련하기에는 그럴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의 감이
도망치라고 고동치는 상대를 데려와 주었다. 감사한다. 너
는 나와 만났을때의 약속을 전부 지켜주었다”

“무왕이여... 고.긴이여”

무왕과 만난 것은 10년 가까운 전이 된다.

제국 근경에 강한 몬스터가 나온다고 말해지는 도로가 있


었다. 그 몬스터는 매우 이지적이며, 무기를 버리면 결코
죽이려 들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거기에 흥미를 가진 오
스쿠는 그 기묘한 몬스터에 만나기 위해, 황급히 제도를 빠
져나갔다. 그럴 것이 슬슬 제국에 있어 최강의 무력, 플루
더.파라다인이 몬스터 퇴치에 출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
었던 탓이다.

최초엔 두려웠다. 당연하다. 지금까지의 인간이, 어쩌다


가 운좋게 살아났을 뿐인지도 모르기 때문에.

하지만 실제로 마주한 무왕은 오스쿠에게 그야말로 흥미


를 보이지 않았다. 한번 쳐다봤을 뿐 코를 울리고서 떠나가
려 했던 것이다.

그렇기에 두려움도 잊고서 물었다. 어째서, 그런 것을 하


고 있는 건가, 라고.

그에 대해 돌아온 대답은, 지금만큼 유창한 이야기 방식


은 아니었지만, “강해지기 위한 무사수행이다” 라는 것이었
다.

오스쿠는 그 때 눈에서 비늘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스쿠에게는 하나의 꿈이 있었다. 그것은 강한 전사를


육성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재능이 없는 자신을 대신하여,
최강의 전사가 될 인물을 길러낸다고 하는 꿈. 하지만 별로
인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라고 깨달았던 것이다. 아니,
반대로 인간 이외의 종족의 편이 기본적인 스펙이 높은 이
상, 강한--최강의 전사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하고.

이미, 오스쿠에게는 한마리의 몬스터를 데리고 돌아간다


는 의식은 없었다. 최강의 전사, 투기장의 패자, 미래의 무
왕으로서의 스카우트였다.

그런 만남에서 10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지금, 무왕은


공포로 떤다고 하는, 첫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무왕--”

오스쿠의 머리속에 몇가지의 말이 떠오른다. 최초에 떠오


른 것은 “이 시합을 포기할텐가” 라는 것이었다. 시합에서
죽어버리는 일은 있다. 여기까지 키워온 그를 잃는 것은 오
스쿠가 참아낼수 없다.

하지만 그 말을 입에 낼수는 없다.

강한자에게 있어, 걱정한다고 하는 것은 업신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니 그것은 무왕과의 사이를 묶고 있던 우
정을 부수는 한마디가 될지도 몰랐다.

여기서 말해야할 단어따위 하나밖에 없다.

“--지지마라, 무왕”

“흥. 무슨 말을 하나. 질 생각따위 조금도 없다. 지금까지


의 도전자가 그렇다. 모두 이길 생각으로 내 앞에 선 것이
다. 지금, 그것이 내 차레가 되었을 뿐이다”

“그 말대로다!”

오스쿠는 무왕의 몸을 두드린다.

“마도왕은 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다. 하지만, 그래서는


시합이 시시해진다 하여, 쌍방, 마법은 사용금지라는 룰로
시합을 꾸리고 있다. 그런 상대에게 질리가 없다”

“...마법을? 그럼에도 마도왕이란 자는 나와의 싸움에 동


의했다는 건가?”

“그렇다. 패배따위 생각하지 않든다는 듯한 태도로 말이


지”

“호오...”

꾹하고 무왕이 움켜쥔 주먹을 만들었다. 거대한 해머를


떠올리게 하는 그런 주먹이다.

“강자는 거만한 모양이군. 그 생각이 어리석었다는 것을


가르쳐 주지”

“그 의기다! 하지만, 방심은 결코 하지마라. 마도왕은 눈


알이 튀어나올 정도로 굉장한 무기를 아무렇게나 내주었다.
아마도, 놀라울 정도의 힘을 지닌 매직아이템을 다수 보유
하고 있을 것이다”

매직 아이템의 사용을 제한한다면 무왕의 승산은 높아지


겠지. 그렇다지만 그래서는 너무나도 핸디를 크게 벌린다.

“문제는 없다. 지금의 나의 마음가짐은 도전자다. 방심따


위 절무. 저력에서의 패배 이외는 존재하지 않는다”

무왕이 제대로 된 발걸음으로 걸어나가고, 오스쿠가 황급


히 따라선다.
“저기, 근데 전의 이야기는 진지하게 생각해 주었나?”

멈칫하고 발을 멈춘 무왕이 매우 싫은 듯한 표정을 만들


었다.

“전의 이야기라는 건... 그건가?”

“그렇다. 네 신부의 이야기다”

“왜 지금... 후핫”

무왕이 웃어, 오스쿠는 얼굴을 벌겋게 하면서 찌푸린다.


알았다면 태도로 내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이다.

“참나, 너는 조금 다른 응원이 안되는건가? 몇번이고 말


하게 하지 마라... 신부를 바란다면 태어난 고향에 돌아간다.
네가 말하는 상대는 인간이겠지? 네게는 감사하고 있다만
인간따위는 참아다오. 나는 변태적 취향은 가지고 있지 않
다. 라기보다도 내게 안기고 싶다는 인간 따위 기분 나쁜
것에도 정도가 있다. 어떤 변태성벽을 가지고 있는거냐 애
시당초 네가 바라는 것은 내 아이겠지? 인간과의 사이에 태
어날리가 없다”

인간종족이라 한다면 아이는 태어나겠지만, 아인종과의


사이에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은 이야기속의 세계에밖에 없
다.
“뭐, 그렇겠다만... 그렇다면 신부를 데리고 돌아와다오.
개선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면 말해주면 준비할테니
까”

“...네게 말했었다만, 우리들 트롤로부터 본다면 인간은


식료니까 말이다. 신부가 인간을 태연하게 먹을지도 모른다
고”

오스쿠로부터 보자면 필요없는 인간은 식료가 되어도 상


관없다고 생각하지만, 입으로 내거나는 하지 않는다.

“그런가. 그렇다면 아이가 인간의 맛을 기억하기 전에 데


리고 와다오. 더욱이 영재교육을 베푼다면, 분명 지금의 너
보다도 강하게 될 터다”

무왕은 유쾌한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건 흥미깊은 이야기다. 그렇구나. 조금은 진지하게 생


각해보지”

“폐하. 정말로 이기실수 있겠습니까?”

아인잭의 질문에 대해서, 아인즈는 몇번이고 반복했던 대


답을 되돌린다.

“문제없다”

승산이 없는 승부에 도전하는 것은 진정한 용자거나 단순


한 어리석은 자 중의 어느쪽이겠지. 조우전은 아닌 것이다.
준비의 단계에서 모든 것이 정해졌다고 해도 좋다.

아인즈는 모여진 정보를 머리속으로 떠올린다.

무왕이, 동쪽의 거인과 같은 정도라면 문제없이 이길수


있겠지. 하지만, 예를 들어 이것이 더욱이 가제프와 같은
정도의 전사로서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면,
종족레벨에 직업레벨이 가산되는 것이 되어, 매우 위험하다.

하지만--

‘애시당초 비겁한 싸움인걸. 그러고서 플루더에게 부탁하


기도 했고’

아인즈는 그 능력으로부터 저위의 공격을 완전히 무효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 무왕 등으로 말해져도 그 수호를 깨부
술거라든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아인즈는 스스로의 수호를 해제한다.

절대로 이기는 싸움이어선 안되는 것이다.

그 전쟁에서 아인즈가 마법으로 죽인 인간의 수는 십만을


넘는다. 위그드라실이라는 게임에서는 레벨차에 의한 경험
치 양에 증감이 있었다. 그 때, 최저치는 1점이 된다. 즉 그
것으로 10만점은 경험치가 들어왔을 터였다. 전이하기 전에
모여있던 경험치에 가산한다면 레벨업했어도 이상하지 않
을 터이다. 그렇지만 레벨업따위의 특별한 현상이 일어난다
든지는 아인즈에겐 느껴지지 않았다.

즉, 아인즈는 역시 이 이상, 강해질수 없는 것이다.

라고 하더라도--거기에 만족해서 좋을리가 없다.

100레벨이 한계라고 한다면, 그것은 별수 없다. 그렇다면


그 100레벨의 능력을 완전히, 풀활용할수 있게끔 자신의 기
술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언제까지고 자신들이 최강일
거라는 생각에 빠져, 거기에 안주하고 있으면, 언젠가 쫓겨
넘어서질지도 모른다.

아인즈는 마법직으로서의 실력은 있다고 스스로도 단언코


평가하고 있다. 위그드라실에서 단련해온 능력이 이 세계에
서도 유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위로서의 능력이나 기
술이라는 것은 위그드라실 시대에도 그다지 단련해두지 않
았다.

‘그 여자와의 일전은 좋은 공부였다’

자신에게는 전위로서의 전투능력이 빠져있다고 가르쳐 주


었던 그 여자에게는 이제와서는 감사밖에 없다.

그것이 있었기에야 말로, 근접전 능력을 높이려고 생각한


것이다. 지금에서는 능력치의 면 뿐만이 아니라, 기술이나
전술에 있어서도 33레벨의 전업전사에 비견할수 있는 자신
을 가지기에 이르렀다.

그 시금석으로서 이번의 무왕전에는 기대하고 있다.

아인즈는 자신의 머리를 본다.

역시나 그것을 붙일 여유는 없겠지.’??무슨 말인지?’ 거


기에 워커의 때에도 생각했었지만, 경험이 많이 들어갔다는
느낌도, 기술을 몸에 익혔다는 느낌도 없었다. 솔직히 말해
서 쓸데없었던 듯한 기분이 든다.

같은 것을 생각하던 아인즈는 좀더 중요한 문제를 떠올린


다.

‘아-, 지르크니프가 관전하고 있었던 건가? 왜 온걸까나-?


내가 훔쳐보고 있었을 때에는 한번도 오지 않았으니까 괜찮
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밀입국이 들켰
으려나... 뭐, 사과하고 용서를 청하면 되겠지. 혹시 뭔가
말해진다면, 그쪽이 나자릭에 왔을때 왕국에 허가를 얻었는
가를 물으면 그다지 문제로는 되지 않겠지. ...최초에 인사
를 해둘까. 역시 인사가 없으면 쓸데없이 인상이 나빠질 법
하니까’
“마, 마도왕폐하, 슬슬 입장하실 시간입니다”

투기장 사이드의 인간이 방으로 들어와, 아인즈에게 가르


쳐 준다.

몇번 얼굴을 마주하고 있지만, 아인즈의 맨얼굴에 눈을


둘 때는 오들오들하고 굳어있다.

얼굴을 숨긴채로 싸우는 편이 좋은걸까, 하고도 생각했지


만, 무왕에게 이긴 후, 관중에게 프레젠테이션할 허가는 받
고 있다. 어쩌면, 이 투기장에 와있는 관객 중의 몇명인가
는 마도국에 모험자의 문을 두들기러 올지도 모른다. 그렇
게 생각하면 숨기는 일은 피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자신의 선택을 믿을수 밖에 없다.

아인즈는 천천히 걸어나간다.

본래라 한다면 지위적으로 위의 인간이 나중에 들어가는


것이겠지만, 투기장이라는 장소에 있어서는 아인즈의 쪽이
도전자--격이 낮으며, 먼저 입장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물
론, 아인즈는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아인즈는 걱정하는 듯한 아인잭에게 웃는다.

이제부터 싸우는 자신보다도, 그의 쪽이 걱정하고 있다는


것은 뭔가 이상한 기분도 든다.

“--몇번이고 말하게 하지 말거라, 아인잭. 나는 지지 않는


다”

지르크니프에게의 인사를 끝내고, 아인즈는 투기장에 돌


아온다.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약속이었지만, 전투 전이다. 이 정


도는 크게 넘어가 주겠지.

‘...밀입국 했음에도 상관없이 그다지 화내지 않았었네.


나중에 여러가지로 말해지려나? 아니면 보통으로 입국한
것으로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고 하면 내 환영식전을 열지
도, 라는가 조금 자의식과잉 이었을지도 모르겠네. ...지르
크니프라고 불렸지만 화내지 않았던 건가?’

자신의 생각을 아인즈는 곰씹으며, 대면의 입구에 시선을


준다.

아직 무왕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그럼...’

아인즈는 투기장에 있는 관객을 둘러본다.


놀라움에서 생겨난 침묵이 장소를 지배하고 있다. 약간의
동요가 크게 들려올 정도다.

‘뭐, 별수 없지. ...아니, 거기의 관객, 이거 가면이 아니


니까’

아인즈는 자신의 매끄러운 얼굴을 쓰다듬는다. 지금이라


면 안다. 이것을 보고, 태연하게 있는 것은 상당히 호탕한
인간 뿐이라고.

‘그렇기에 관객을 부추기는 것으로 인기를 단번에 얻는


것이 가능할 거다’

인기를 얻는 것이 목적이지는 않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


는 편이 좋다. 거기에 언데드 전체의 평판이 올라가는 것은,
언데드를 사역하는 마도국의 평판에도 이어지는 것이 아닌
가.

아인즈는 지팡이를 쥠을 확실히 한다.

순수한 마법직인 아인즈가 쥘수 있는 무기는 상당히 한정


되어 있다. 지팡이나 단검 정도다. 이번에 선택한 것은 물
리공격용의 지팡이’스태프’이며, 위그드라실 시대에 만들어
두었다지만 쓰지 않았던 무기다. 상당히 예전에 썼던 물건
뿐이어서, 그다지 강하지 않다. 지금의 아인즈라면 좀더 최
적화한 무기가 만들어지겠지.

하지만, 그것은 준비하지 않았다.


무왕과의 역량의 차이를 고려하여, 지금 가지고 있는 무
기만으로 싸워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 결정은 위그드라실 플레이어 스즈키사토루로서 보자면


어리석음의 극치이며, 용서되지 않는 방심이다. 동료가 있
다면 “안된다고-” 하고 꾸짖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왕이 가지고 있는 매직아이템의 성능을 플루더


에게 듣고 있기에, 훈련으로서는 이 정도는 자신을 몰아세
우기 위함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일방적인 유린극이 아니다.


목표하는 것은 모양좋은 압승이다.

“여러분! 북쪽 입구에서, 무왕의 입장입니다!”

방금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넘치는 환성이 울려퍼진다.


아인즈는 그 속에서 방금 얼굴을 내밀었던 귀빈석에서 목청
을 울려 찢어질듯이 외치는 지르크니프의 환성을 듣는다.

‘...뭔가 굉장히 흥분하고 있구나. 지르크니프는 무왕을


그만큼 좋아하는 건가? 투기장의 왕이라는 것은 아이돌 적
인 것이겠고, 당연한 반응이려나? 위그드라실의 때에도
PVP의 관전시합에 강한 녀석은 인기 있었었지’

위그드라실 시대를 그립게 떠올리면서, 아인즈는 지르크


니프에게 친근한 감정을 품는다.

‘내가 이긴다면 쇼크를 받아버리려나. 편드는 팀이 져버


리면 불쾌하게 되는 거래전이야기라든지 있었고 말이지’

기분이 무거워지지만, 일부러 져줄수도 없다.

저편의 입구에 거대한 그림자가 비친다.

이 이상 클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환성이 보다 한층 커


진다.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솔직히 이 환성을 조금만이라도 나눠주었으면 하고 생각


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힘으로 뺏어오면 되는 것이다.

위그드라실 시대에는 도전자가 좋은 승부를 하면 서서히


목소리의 방향이 바뀌어갔다. 즉 아인즈도 무왕과 좋은 승
부를 한다면, 서서히 아인즈를 응원하는 목소리도 늘어날
것은 틀림없다.

‘거기에 지금같이 응원이 없는 사태에서 제압하는 편이,


선전으로서는 좋은게 아닐까?’

천천히 무왕이 모습을 보인다.

전신갑옷에 거대한 곤봉.

난공불락의 요새와 같은 모습에, 아인즈는 눈--공허한 안


와에 떠오르는 붉은 불꽃이 가늘고 예리하게 되었다.

‘흠... 외견은 이야기대로. 그러면--아니, 그건 속단이지.


조심해두자’
플루더.파라다인에게 얻은 정보를 분석했지만, 장비품에
치명적인 물건은 없다.

다만, 위그드라실에서는 같은 외견의 장비를 또 하나 준


비해두어, 완전히 다른 데이터를 집어넣는 수단을 취하는
자가 있다. PVP로 대표되는 1대1의 승부에서 이러한 세세
한 블러프가 승률에 관계되는 것이다. 예비무장은 주된 물
건보다도 꽤 약한 무렵에 있었거나, 아니면 상대의 상정외
라는 수치적인 강함 이상으로 효과적인 것이다.

무왕이 그것을 하지 않는다고도 단정할수 없다.

아인즈는 그런 것을 머리속에 두면서, 무왕의 관찰을 계


속한다.

이야기로는 들었지만, 이렇게 눈 앞에 두고나면 “과연”


하고 생각한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이
런 것이다. 플루더에게 갑옷의 아래의 모습을 들었던 것에
한하자면, 그 때에 죽여 좀비로 만든 워트롤에 닮아있는 듯
하지만, 그 몸이 풍기는 분위기는 완전히 다른 물건.

짐승과 돼지라고 할까, 그런 차이가 있었다.

“이건... 재미있겠군. ...재미있겠지만”

아인즈는 조마조마하는 자신에게 얼굴을 찡그린다. 그 때


에도 생각했었지만, 호전적이 된다고 할까, 전투광이 된다
고 할까, 싸우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 기분이 든다.

이것은 그다지 좋은 방향은 아니다.

양자가 거리를 좁혀, 저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무왕이라 불리는 워트롤, 고.긴”

“나는--” 아인즈는 가슴을 편다. “아인즈.울.고운 마도왕


이다 언데드의 최고위종족,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다”

“그런가. 그럼 전력으로 도전하도록 하지”

“...어라?”

아인즈는 희한하게 생각한다.

질문은 두가지가 있었지만, 큰쪽을 질문한다.

“너는 나의 이름을 바보취급하지 않는 것이냐?”

“어째선가?”

“어째서...?”

질문이 되돌아와, 아인즈는 머리를 기울인다. 그 때는 그


랬었을 터이지만.

“확실히, 긴 이름이 어떻고, 였던가?”

“과연. 아무래도 마도왕폐하는 내 종족에 자세하신듯 하


다. 확실히 우리들의 종족은 이름이 짧은 쪽을 강한자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나라에 사는 것이 몇년이나 된
다. 그 중에서, 인간이 긴 이름을 붙이거나 하는 것을 배웠
다. 그러니 바보취급따위 하지 않는다. 거기에 마도왕폐하
가 그 이름에 자부를 가지고 있으심을 느꼈다. 강자의 이름
을 깔본다던지, 전사의 수치다”

“그런가... 워 트롤이라는 종족에 대해서 사고방식을 고


칠 필요가 있겠구나”

“후하하하하. 그럴 필요는 없다. 내가 이단일 뿐이다. 거


기에 어떤 종족이라 해도 여러가지 생각을 가진 자가 있다.
그 뿐인 일이다”

“...하하하하! 그 말대로다. 마음에 들었다, 무왕. ...내가


이긴다면 내 것이 되어라”

아인즈는 천천히 오른손을 내민다.

그 때는 거절되었지만,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무왕이 잠


깐의 시간을 고심하고는, 대답을 입에 담았다.

“...좋겠지. 내가 진다면 당신의 부하가 되지. 그럼 내가


이긴다면 어쩔텐가?”

“어려운 질문을 하는구나. 너는 무엇을 바라느냐? 바램을


말해보아라”
“...폐하를 먹겠다”

“......하?”

“나는 지금까지, 죽이고 먹을 가치가 있는자와 만난적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보다 강한 폐하를 먹으면, 나는 폐하의
힘을 얻는 것이 가능하다”

아인즈는 잠깐 멍해졌다. 예전 길드멤버에게서 식인문화


에 관해서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었지만, 한마디로 식인이
라 말해도 그 동기는, 무왕과 같이 상대의 영적인 힘을 얻
는다고 하는 것에서 성적인 기호까지 여러가지가 있었다.

‘성적인 기호가 아니라 다행이다. 지는 일은 없겠지만, 그


런 눈으로 바라봐진다면 싸우는게 기분 나쁠테니까’

“좋겠지. 어찌되었든, 생사여탈의 권리는 승자의 손에 있


다. 그러니 내가 너를 죽이더라도 소생을 거부하지 말거라?”

아인즈는 한걸음 내밀고, 무왕이 한순간 몸을 움츠리지만,


곧 그 자세를 무너뜨린다.

아인즈가 앞에 서서 오른손을 내밀자, 무왕도 그것에 응


해 거대한 오른손을 내밀어왔다.

악수라기보다 무왕의 손에 감싸였다는 편이 적당하다. 관


객에게서 커다란 환성이 울렸다.

“그럼 하나 더 질문하게 해다오. 어째서, 너는 나에게 경


칭을 붙이느냐?”

무왕의 태도는 왕으로서 도전자를 맞아들이는 것이 아니


다.

“강자에 대해 경의를 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과연... 납득이 갔다. 내게서의 질문은 그 뿐이다. 그러


면 시작해볼까. 거리는 어찌하겠나? 방금정도의 거리--10
미터 정도가 어떠냐? 이 투기장에서의 룰이 있다면 거기에
따르겠다만?”

“거리의 룰은 없다. 다만, 상관없는 것인가? 아주 약간으


로 내 공격범위인데”

“핸디캡이다, 핸디캡”

무왕은 대답하지 않고, 수긍했다는 듯이 끄덕인다.

얼굴은 보이지 않지만, 움직임이나 호흡등은 냉정 그 자


체.

도발이라고 보았던 것일까, 아니면 불쾌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것이었을까.

아인즈는 마음속에서 혀를 찬다.

하기 어려운 상대다. 감정적이 된다면 거기를 찌르겠지만,


방심이라는 것이 없는 상대는 격이 낮더라도 얕잡아볼수 없
다. 무왕이 등을 보이고, 아인즈와의 거리를 벌린다.

그리고 10미터 정도의 거리를 취하고 돌아선다.

“그러면 종이 울린다면 시작할까, 마도왕폐하”

“그렇구나... 헌데, 무왕. 나는 너와 같은 종족의 자와 싸


운 적이 있었다만, 너는 나와 같은 종족의 자와 싸웠던 적
은 있는가?”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 였던가? 아니, 없군. 들은적


없는 언데드... 종족이다”

“그런가... 그렇구나. 혹시 나와 같은 종족의 존재와 만났


더라면 너는 여기에는 서있지 않았겠지. 죽음의 지배자’오
버로드’는 언데드의 최고위... 그러면 뭔가의 언데드와 싸웠
던 적은 있는가?”

“언데드와 싸웠던 적은 없다. 이 투기장에 끌려왔던 언데


드로는, 상대도 되지 않는다고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그러면 네가 지금까지 싸웠던 적이 있는 언데


드와 같은 식으로 생각하지 말거라, 라든지도 말할수 없겠
구나. 엘더리치를 몇배로 한 존재이다만... 유감이다”

무왕이 작게 웃은듯 했다.

어깨를 으쓱인 아인즈는 들고 있는 지팡이를 대검처럼 쥔


다.아인잭이 뒤에서 보고 있겠지만, 모몬으로서 싸우는 모
습을 보여준 적은 없었기에 아무런 문제는 없다.

무왕도 거대한 곤봉을 쥐었다.

종이 울렸다.

그 순간, 아인즈를 거대한 그림자가 덮는다.

‘치! 빠르군!’

그 정체는 휘둘러 내려치는 곤봉이 만든 그림자다.

지팡이로 받아 막는다--라는 생각을 아인즈는 곧바로 버


린다. 좀더 상대의 정보를 알지 않는 한, 큰 휘두르기--데미
지 양이 클법한 공격은 회피하는 것에 한정한다.

그리고, 밸런스가 무너져도 좋게끔, 그 몸을 던지듯이 회


피에 구른다.

아슬아슬하게 회피에 성공하여, 곤봉은 그대로 대지를 친


다. 지진과 같은 소리가 주변에 메아리친다. 말려일어난 흙
먼지가 폭풍과 같이 불어올랐다.

아인즈는 추격을 두려워하며, 더욱이 몇보뒤로 거리를 벌


린다.

흙먼지가 개이고, 다시 곤봉을 쥔 모습이 드러났다.


대환성이 투기장에 메아리쳤다.

‘뭔가의 무투기를 쓰고 있구만? 그치만... 대흥분이네’

귀가 아플 정도의 환성의 속에서 지르크니프의 응원이 확


실히 들려왔다. “해치워! 거기다!” 등의 아이같이 응원하고
있다.

아인즈는 지르크니프답지 않은 태도에 조금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가 이런 태도를 보일 줄이야, 관찰하고 있는 황
성에서의 모습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다.

‘...의외로 재미있는 녀석이지 않나’

아인즈 속의 지르크니프 호감포인트가 꾸국하고 올라간다.


좀더 황제로서 자연스러운 완벽한 남자일까하고 생각했었
다. 하지만, 지금, 시합에 열중하고 있는 그를 보자니, 보다
한층 사이좋게 될수 있을법 하다. 라는 친근감을 떠올렸다.

아인즈는, 다시금 의식을 무왕에 집중한다.

거대한 곤봉을 이쪽에 들이밀고, 가까워지면 영격하고,


멀어지면 추격한다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가장 효율좋게
상대의 움직임을 견제할수 있는 모습이다.

무기의 길이를 쓰는 방어적인 자세이며, 그야말로 방패다.

솔직히 말해 아인즈에겐 이 자세를 부수는 이미지는 떠오


르지 않았다.

‘이건... 곤란하군. ...동격상대라는건 역시 마법을 쓰지


않으면 어려운걸. 뭐, 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이고...’

그렇다면 역시 이렇게 하는수밖에 없다.

“왜 그러나? 공격해오지 않는 건가? 마치 거북이같이 웅


크려서는”

“마도왕폐하. 유단은 하지 않소. 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룰을 쓰더라도, 먼저 공격을 회피할수 있는 당신을 얕보는
짓은 하지 않소”

“내게 공격하라는 것이냐? 그렇다면 그 곤봉을 조금 치워


주지 않겠나? 그것이 방해라 공격할 방법이 없군”

무왕에게의 대답은 없고, 바이저의 슬릿에서 엿보는 예리


한 시선이 아인즈의 전신을 붙잡고 있는 것을 알수 있다.

“그런가... 그러면 이쪽에서 가볼까”

아인즈는 손에 든 지팡이로 마음껏 곤봉의 앞부분을 때린


다. 곤봉이 지면에 격돌하여, 그것과 동시에 무왕에게서
“큭!”하는 신음소리가 울린다.

전해진 충격이 무왕의 손에 피로라는 상흔을 남겼을 터였


다. 반대로 아인즈에겐 그러한 육체적 기능은 관계가 없다.

순식간에 아인즈는 정면에서 무왕의 공격거리에 답파한다.


지팡이에 사고로 명령을 보내, 불꽃을 불러일으킨다. 불
러일으켰다고 해도 지팡이에 휘감겨있을 뿐이며, 불꽃자체
로 공격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아인즈는 무왕의 시
선이 자신에게서, 지팡이로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그렇겠지. 네게는 트롤의 재생능력이 있다. 그렇다면 그


재생에 돌이킬수 없는 상처--불이나 산같은 데미지를 입히
는 무기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것이 치명상이다’

아인즈는 비어있는 왼손으로 무왕의 갑옷을 가볍게 건드


린다. 그 순간, 번개에 맞은듯이 무왕의 몸이 떨리고, 곤봉
이 휘둘러진다.

“큭!”

회피에 실패하여, 으득하는 소리와 함께 아인즈의 몸이


크게 날려졌다. 상위 물리 무효화를 꺼둔 탓에, 구타무기쇠
약이 걸려있는 몸에 이 데미지는 크다. 볼처럼 몇 미터, 아
니 10미터 이상이나 아인즈의 몸은 공중을 춤춘다.

그리고 대지에 부딛혀, 굴렀다.

터질듯한 대함성이 솟아오른다.

구르던 아인즈에 대해서 지르크니프가 큰소리로 기뻐하고


있는 것이 또 귀에 들어와, 아까까지 있었던 호감 포인트가
급속히 저하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너, 일단은 동맹국이라고. 그 동맹국의 왕이 구르고 있다


면 조금은 걱정하라고. 아앙?’

데미지는 입었지만, 아픔은 이미 없는 아인즈는 지면에


엎드린채, 무왕을 살핀다.

추격은 없다.

환성이 서서히 작아져간다. 그 이상으로 불온한 느낌이


회장을 감싸기 시작하고 있다. 어째서, 무왕은 추격하지 않
는 것인가. 아니, 그 이상으로 무왕은 어째서, 그 몸을 < 자
로 구부리고 있는 것인가. 무왕의 움직임이 둔한 것은 어째
서인가.

아인즈는 가볍게 일어서서, 그 몸에 붙은 먼지를 털었다.


당당하게, 날려진 것에 아무런 아픔을 느끼지 않는다는 듯
한 태도로.

한편 무왕의 움직임은 둔했다.

아인즈는 작게 웃는다.

연출로서는 최고다.

동요가 휩싸이는 사이, 아인즈는 아까의 위치까지 되돌아


간다. 거기에 무왕에게서 의심스런 목소리가 들렸다.
“뭐, 뭐지? 독...은 아닌 것인가, 이것은 대체?”

“그런 룰 위반은 하지 않는다. 이것은 정정당당한 승부다.


라곤 하나, “독”이라는 것은 맞지는 않다만 먼 것은 아닌,
것이구나. 나의 접촉은 부의 에네르기를 상대에게 보내는
것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이것은 트롤로서의 재생능력으
로 고칠수 있을 것이다”

아인즈는 건드렸던 손을 쥐락펴락 움직인다.

“하지만, 나는 접촉하는 것에서 또 하나의 힘을 발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것은 상대의 육체능력에 데미지를 주는
능력이다. 네 근력이나 민첩성 같은 것에 손상을 입히는 것
이다. 그것은 고쳐지지 않겠지?”

아인즈가 아는한 트롤의 재생능력은 어디까지나 데미지를


치유하는 것 뿐이다. 약체화까지는 고칠수 없다.

“다시 말해, 무왕. 너는 내게 접해지면 접해질수록 육체


능력을 잃고, 마지막에는 애벌레같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거짓이다.

확실히 상대의 능력치에 페널티를 주는 것은 가능하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제로가 되든가는 아니다. 하지만, 그
런 것을 상대가 알수 있을리가 없다.
다만, 이것에 가까운 능력을 다른 언데드 등이 알고 있을
경우가 있기에, 정말로 모르는지 어떤지는 불명이다. 그는
언데드와 싸운 적은 없다라고 말했지만 블러프일지도 모르
며, 지식으로서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었다.

그렇기에 아인즈는 자신의 종족을 솔직하게 이야기한 것


이다.

죽음의 지배자’오버로드’라는 종족은 아득히 강대한 종족


이며, 네가 모르는 종족이라고 기억에 새겨두는 것으로, 아
인즈의 능력이 무왕이 모르는, 완전히 다른 능력인 듯이 생
각케 한 것이다. 최고위 종족 따위를 말한 것도, 불안을 강
하게 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가르쳐줄 필요가 없음에도 무왕에


게 능력의 설명을 한 것은, 허위의 정보에 의한 혼란을 주
기 위함이다.

‘--싸움이란 넓은 의미로 따지자면 속고 속이기 같은 것


이다’

능력치 페널티를 고치려들지 않는 무왕을 아인즈는 냉정


히 관찰한다.

무왕의 행위가 블러프일 가능성을 살피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능력치 페널티를 낫게할 수단을 가지고 있으면서


쓰지 않는 것으로, 아인즈에게 치명적인 틈을 만들어내려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혹은 태어나면서부터의 이능’탤
런트’라는 아인즈에게는 영문을 모를 능력도 있다.

정면에서 싸워 답파해나가는 것은, 압도적인 차가 있는


경우 뿐이다.

“...내가 준 능력의 페널티는 시간으로는 치유되지 않는


다. 조금씩 육체능력을 깎아나가, 지팡이로 결정타를 날린
다. 이해했느냐? 그럼, 슬슬 재개해볼까”

아인즈가 한걸음 나아가자, 무왕이 천천히 몸을 편다.

무왕은 투구를 쓰고 있는 탓에, 그 얼굴은 살펴서 파악하


는게 불가능하다. 만족스레 웃고 있는건가, 아니면 초조해
하고 있는건가.

‘후자라 한다면 기쁘겠다만...’

휙하고 지팡이를 들지 않은 왼손을 움직이자, 무왕의 몸


이 움직였다. 충분히 경계하고 있다.

무왕은 경계하는 것은 왼손만으로 괜찮은가 사고를 굴리


고 있을 것이다.

그 말대로다. 아인즈의 실험으로는 이 접촉공격은 어디에


서든 가능하다. 하려고 생각하면 헤드버팅’박치기’를 통해
서도 가능하다.
아인즈가 더욱이 걸어나가자, 무왕이 찌릿하고 거리를 취
하듯이 움직였다.

아인즈는 엷게 웃는다.

지금의 움직임만으로도 관객에게는, 어느쪽이 우세이고,


어느쪽이 열세인지 알수 있었을 것이다.

‘나와 너의 차이가 무엇인지 알겠나, 무왕? 확실히 전사


로서라면 네 쪽이 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절대적인 차이
가 하나 있다’

아인즈와 무왕의 가장 커다란 차, 그것은 HP의 차이다.

아인즈는 100레벨이며, 그것에 적합할 만큼의 체력을 가


지고 있다. 서로간에 방어를 내던지고, 치고받으며 싸우더
라도, 그것은 아인즈의 승리에 이어지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무투기 따위의 아인즈의 지식 밖에서 오는


공격이다.

“...나는 너와의 싸움에서 마법을 사용금지하는 이외에도


하나의 룰을 부과했다. 그것은 매직아이템이다. 이번의 시
합에서 매직아이템--장비품에 관해서는 제한이 없었다. 허
나, 그것은 내게 있어 너무 유리한 조건이다”

아인즈는 위그드라실에서 수많은 매직아이템을 손에 넣었


다. 그 어느 것이라도 이 세계에서는 비교할수 없는 무구다.
그렇기에 그것들을 사용한다면 손쉽게 무왕에 승리를 거두
는 일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올바른 싸움
법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지금, 저위의 매직아이템으로 그 몸을 감싸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제한을 건 것이다. 너라도 가지고 있을 법한


레벨까지밖에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새로이 얻은 무기를 사용해 볼 찬스라고도 생각했다”

아인즈는 지면에 지팡이를 꽂아 세우고는, 허리에 달린


네자루의 스틸레토 중 두자루를 취하여, 양손에 꼬나잡는다.

“모몬에게서 빌려온 무기를 사용해보겠다고 하는 것이다”

우스운 듯한 아인즈의 말의 의미를 무왕은 알지 못했을


테지. 아인즈로서도 알아주었으면 하는 속셈 같은건 없었다.
단순한 혼잣말 가까운 것이다.

“그럼--간다”

그 기묘한--크라우칭 스타트--에 닮은 자세는 아인즈로서


는 할수 없다. 하지만, 훈련에 의해 그것에 가까운 주법을
습득하는 것은 가능하다. 쏘아진 화살과 같이 전력으로 무
왕을 향해 질주한다.
거리는 가깝다. 하지만 순식간에 간격에 침략됨에도 상관
없이, 무왕의 곤봉이 베어넘길듯이 추격해온다. 근력에 페
널티를 주었던 탓에 약간 둔해는 졌지만, 그것은 확실히 필
중 코스다.

그 여자 정도로 아인즈는 멋지게 회피하는 것은 할수 없


다. 하지만, 그 여자에게는 불가능하고 아인즈에게는 가능
한 것이 있다.

능력의 해방과 함께, 무왕의 움직임이 한순간 멈췄다.

그 찰나에 아인즈는 거리를 좁혀, 어깨를 노려 스틸레토


를 찔러넣는다. 속도를 실어, 전신의 힘으로 휘두른, 그야말
로 한 대의 화살과도 같은 일격이다.

그 때의 일격은, 아인즈가 마법으로 만들어낸 아다만타이


트보다도 단단한 갑옷에 흠집을 내는 것이었다. 그것과 동
격의 일격이 무왕의 갑옷을 관통하여, 무왕의 가죽을 뚫고,
스틸레토는 무왕의 몸에 꽂힌다.
--하지만, 그 순간.

“<외피강화>, <외피초강화>“

무왕의 무투기가 발동했던 모양이었다.

마치 내부에서 무언가가 방출되었던 것인가 싶게, 스틸레


토의 날끝이 밀려 돌아온다.

아인즈가 현재 낼수 있는 전력으로의 일격은, 놀라울 정


도로, 정말 작은--생채기정도밖에 입히지 못했다. 트롤의
재생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몇 초로 나을 법한 얇은 가죽 한
장의 상처.

무왕이 안도했던 것은 틀림없을 것이다. 아인즈를 휘둘러


쫓아내려는 추격의 곤봉의 속도에 그것이 있었다. 아인즈의
최고의 일격으로도 생채기밖에 입지 않았다는 것은, 무왕의
승리를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기동”

“크! 크와아아아아!!”

마법이 해방되어, 플루가에게 넣게 한 <화구-파이어볼>


이 찔린 장소에서부터 무왕의 몸을 태운다. 그대로 또 한자
루의 스틸레토를 반대의 어깨쪽에 꽂아넣지만, 그것은 힘이
실려있지 않아, 갑옷에 튕겨진다.
갑옷의 틈새로 노림을 바꾸려던 아인즈는 무왕의 몸이 움
직이는 것을 깨닫고, 아무것도 보지 않고 곧바로 빠져나간
다.

배후를 밀어닥친 호풍은, 곤봉이 일으킨 바람이겠지.

도망치듯이 10미터 이상 달린 아인즈는 뒤로 돌아선다.

곤봉을 쥔 손으로 어깨를 누르고 있는 무왕의 또 한쪽의


손은 추욱 늘어져 있어, 움직일 낌새가 보이지 않는다.

플루더의 마법은 조금 너무 강했던 것일까. 좀더 약한 마


법영창자에게 마법을 넣게 할 부분이었다.

무왕이 압도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다고 알게 된 관객에


게서 비명에 가까운 함성이 일어난다.

아인즈는 투기장을 둘러본다.

관객석의 어디를 보아도, 아인즈를 응원하고 있는 모습은


없다.

‘이상하네... 위그드라실이었다면, 슬슬 나를 응원하는 사


람이 나오더라도 이상하지 않을텐데... 역시 적지’어웨이’라
는건 엄한건가’

“별수 없지. 마음을 붙잡는 것은 포기하자. 그럼... 무왕.


다음은 죽인다”
아인즈는 힘을 해방한 스틸레토를 치우고, 다른 스틸레토
를 쥔다. 이쪽에 넣어져 있는 것은 제3위계의 산성계 공격
마법이다. 불에 대해서 무왕이 완전무효화를 포함한 대책을
세웠을 경우의 준비다.

방금의 일격으로 화계열의 공격에 데미지를 입은듯 하지


만, 그것이 연기일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재생계의
능력을 가진 몬스터가 그것을 방해하는 공격 전 종류에 대
해서 완전내성을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다만 그것은
위그드라실에 있어서일 뿐이다.

어쩌면 이 세계에서는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일이 있다면 관객의 눈에--누구의 눈에도 승패가 명


확해진 시점에서, 특수기술’스킬’을 발동시켜, 죽일 셈이기
는 했지만.

“패배를 인정하겠다면... 여기까지로 하겠나?”

“아니... 마도왕폐하. 아직, 이다. 나는 이래뵈도 무왕. 이


투기장의 왕. 죽을때까지 저항해가겠다”

“그렇다면 투구를 벗고, 그 얼굴을 보여라”

이상한 요구였던 것이겠지만, 무왕은 투구를 벗고 그 얼


굴을 보인다.
이마에서는 주륵하고 땀이 흘러내리고 있어, 격통을 참아
내고 있는 것인가, 그 얼굴은 크게 일그러져 있다. 하지만
그 눈에는 힘이 있었다.

“좋은 눈이구나. 가제프.스트로노프를 떠올리게 한다”

“고맙소. 강자인 당신에게 칭찬받는다는 것은 내 기쁨이


다”

“...들으마. 너는 내게 이길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느냐?


여기서부터 역전할수 있는 기술을”

“--없다. 그렇더라도 나는 싸우고 싶다”

정면에서의 말이었다.

아인즈는 블러프를 다용하여 싸웠던 자신이 조금 인정머


리없다고 느꼈다. 그리고 좋은 승부를 연출하기 위해서, 이
런저런 능력을 봉인하고 있는 것이.

상대가 정면에서 싸우겠다 한다면, 아인즈는 가능한 범위


에서 전력으로 싸우는 것이 바른 자세인 것은 아닐까.

정면에서 전력으로 싸움에 도전해오는 무왕의 모습은 눈


부시게 보였다.

“수호자들은, 이 눈의 빛남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것을 알더라도 또한 나자릭 이외의 모든 것에 아래로


내려다 볼 것인가. 그렇다 한다면--조금의 불안과 쓸쓸함이
아인즈의 속에 파고들었다.

아인즈는 그것을 떨쳐내며, 천천히 스틸레토를 꼬나쥔다.

무왕도 또한 팔 앞쪽으로 이마의 땀을 훔치고, 투구를 다


시 쓴다.

“--덤벼라, 무왕”

“크오오오오!!”

노호와 함께 거체가 아인즈에게 육박한다.

방금보다도 빠른 것은 무투기를 기동시켰기 때문인가.

놀라울 속도와 거체. 두가지의 상승효과에 의해 생기는


압도적인 위압감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되는 자도 있
을 테지. 아니, 비슷한 수준이라면 확실히 그리 될 것이다.
다만 언데드에겐 그러한 정신계의 작용은 돌지 않는다.

아인즈는 냉정히 무왕을 바라본다.

빠르지만--그것 뿐이다.

스틸레토를 찔러넣었던 쪽의 어깨가 움직이지 않는 탓인


가, 밸런스가 무너져있다.

‘--그래서는 못 미치겠군’

그리고 무엇보다--
‘너는 나의 발을 묶는 능력의 정체를 깨달았나? 그렇지
않다면 이걸로 끝이라고?”

아인즈는 방금과 같은 식으로 능력을 기동시킨다.

절망의 오라.1’공포’.

이 능력에는 다섯가지의 효과가 있다.

1에서 공포.

2에서 공황.

3에서 혼란.

4에서 광기.

5에서 즉사다.

공포는 겁먹는 것에 의해, 여러가지의 동작에 대한 페널


티를 부여하는 상태이상이다.

공황은 공포의 무거운 상태로 배드 스테이터스를 부여한


대항에게서 전력으로 도망칠 것을 요구받는--그 대상에게는
전투행위가 일절 취할수 없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혼란은 그 말대로다. 회복수단을 받지 않는 한, 일정시간


내에 혼란이 계속된다.

그리고 광기는 지극히 귀찮은 영속효과의 배드 스테이터


스로, 마법따위에 의한 제삼자에게서의 회복수단을 받지 않
는한 원래로는 돌아오지 않는다.

즉사는 말할것도 없이 사망하는 것이다.

이러한 레벨을 올리는 것에 따라 효과가 변한다.

그 중에서 아인즈가 사용하는 것은 공포다. 이것을 한순


간만 발동시켜, 곧바로 그것을 해제한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한순간, 뇌가 이미지하는 움직임과


실제로 육체가 움직이는 갭을 만든다. 그것에 의해 몸이 경
직하는 듯한 위화감에 습격당하는 것이다.

하지만, 무왕도 접근하여 치게되면 그렇게 된다고 하는


예측은 붙어 있겠지. 몸과 뇌의 밸런스가 무너지더라도 곤
봉을 휘둘러 올 것이다.

아인즈의 접촉에서 오는 능력치 페널티와 공포상태의 페


널티. 이 두가지의 능력치 페널티를 생각해보면, 무왕에게
서의 공격을 회피하는 것은 쉬울 것이었다. 하지만--

“<강격> <신기일섬>“

섬광이 달리는 듯이 아인즈의 눈에는 보였다.

그 순간, 격통--순식간에 아픔은 참을수 있을 정도로 억


눌려진다--과 함께 전신을 부유감이 지배한다.
“<유수가속>“

그리고 위에서 둔통이 달려, 다음 순간, 다시 아픔이 달린


다.

한순간의 사태의 파악이 어려워 혼란해지지만, 아인즈는


곧바로 자신을 되찾는다.

아마도 2연속 공격, 1격째는 위에서 받고, 2격째에 대지-


- 아래에 처박혔던 거겠지.

스즈키사토루라 한다면 사태파악하지 못하는 채 혼란했었


겠지만, 아인즈.울.고운에겐 그런 배드 스테이터스는 돌지
않는다.

자신이 지면에 쓰러졌으며, 그리고 곤봉이 휘둘러 떨어지


고 있는 것을 안다.

“치!”

아인즈가 구르면서 회피하자 동시에 곤봉이 두들겨진다.


무투기에 의한 것인가, 충격이 대지에 전달되어 아인즈의
몸을 두드린다.

그렇다지만 그것에 의한 추가의 데미지는 없었다.

아인즈가 날아서는 것과 동시에, 지면에 박힌 곤봉이 뽑


혀오른다. 곧바로 솟아오르는 듯한 일격에는, 이것으로 끝
내겠다고 하는 기백이 담겨있었다.

아인즈는 한순간에 결단하여, 그것을 손에 든 단검으로


받아낸다. 다시 아인즈의 몸이 공중에 뜬다. 다시금 커다란
함성이 울리지만, 무왕에게선 “제기랄!” 이라는 실의의 태
도가 비쳤다. 여기에 전령을 걸고, 모든것을 끝내려던 셈이
었던 거겠지.

수미터를 날려진 아인즈는 뒹굴뒹굴 구른 후, 재빠르게


태세을 바로잡고 비꼬듯이 중얼인다.

“역전의 수는 없다, 인가. 속았구나. 뽕실모에 상에게 혼


날 부분이다”

아인즈와 마찬가지로, 무왕도 아슬아슬할때까지 비장의


수인 지금의 무투기를, 비닉의 베일에 감싸 숨겨두고 있었
다. 그도 또한 일류의 전사였다는 것이다.

아인즈는 스틸레토의 한자루를 치우고, 한손을 비운다.

결착을 서두른다고 하는 교만에서의 일격--아니, 이격을


받는 것이 되었다. 더이상 그러한 무른짓은 버린다. 적확하
게 상대의 힘을 깎아내어, 승패를 결정짓는다.

‘소란스럽구만...’

관객의 환성이 번거롭다. 비명이었던 것이 지금에서는 대


환성이다. 특히--

‘--지르크니프, 너라고! 뭐가 “해치워!”냐. 정말로...’

천천히 아인즈는 움직인다. 데미지 양은 대단할 것 없지


만, 방심한 것의 아픔은 충분히 깨달았다. 더이상 두번다시
그러한 미스는 하지 않는다.

‘라고 해도 무투기라는건 잘 이해되지 않는걸. 위그드라


실에는 없었던 기술이고... 누군가가 대 위그드라실 플레이
어를 위해서 부추겼다라든지 같은 거는 지나친 생각이려
나... 어이쿠, 방금의 무투기는 일격의 속도를 늘렸다, 라고
생각할 부분일까? 상대는 이제 한번 같은 수로 올테니까,
이쪽은 살을 베면... 뼈를 내주나?’’주:말장난’

아인즈가 무왕의 공격범위에 들어가자 무왕은 곧바로 곤


봉을 휘둘러온다. 아인즈는 피하지 않는다. 전진하면서, 그
것을 몸으로 받는다.

무게와 함께 아픔이 달리지만, HP의 차이가 있다면 이런


것도 가능하다. 아무런 문제도 없다. 거기에 언데드의 육체
는 아픔을 순식간에 억제해준다. 산자라면 참아내지 못할지
도 모르는 아픔이라도 문제가 없다.

그대로 아인즈는 무왕의 몸을 건드린다. 역시나 공격한


직후의--그것도 아인즈의 오라에 의해 공포를 받는 상태에
서의 회피는 곤란하다.
그리고 밀착하듯이 되면서, 무왕의 뒤로, 뒤로 돌아가며
건드려간다. 물론, 능력치에 페널티를 줌과 함께, 부의 에네
르기를 갑옷 너머로 흘려넣어간다.

“우오오오오!”

이번에, 구르듯이 거리를 벌린 것은 무왕이다.

아인즈는 추격할까를 망설이지만, 숨긴 카드가 있을 것을


경계하여 움직이지 않는다.

무왕이 둔중한 움직임으로 무기를 잡는다. 그 숨은 황망


하고 난폭하여, 이미 만났을 당초의 패기는 없었다.

아인즈는 스틸레토를 꼬나잡는다.

준비는 끝났다. 남은것은 결정타를 찌를 뿐이다.

이쪽의 분위기가 변한 것을 깨달은 거겠지. 무왕이 그 투


구를 벗고, 벗어던진다.

아인즈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이, 무왕은 모든 갑옷을


벗어버린다. 약체화가 효과를 발휘한다고는 하지만, 갑옷이
무거워 움직일수 없다고 하는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무왕의 각오를 정한듯한 표정을 보고, 그의 결론


을 깨달았다.

‘과연. 갑옷이 있다면 스틸레토는 막을수 있을지도 모르


지만, 약체화에는 의미를 갖지 못하지. 점점 압박될테고. 그
러니 이쪽의 HP가 적게 남았다는 것에 걸고, 조금이라고
몸을 가볍게 하여 공격해가겠다는 속셈인가’

이것은 최후의--그것도 불리한 도박이다.

“들려주게. ...나는 약한가?”

“뭐라?”

“폐하는 이제까지 무엇하나 진심을 내지 않았다. 마법이


라는 날개를 빼앗겼음에도, 여유의 색을 비쳐보였다. 나는...
그 정도까지 약한가?”

아인즈는 눈을 감고, 몇초 생각하고, 그리고서 눈을 떴다.

“약하다”

“......그런가”

투기장은 침묵이 깔려있다.

아인즈들의 목소리가 관객에게 닿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


하지만--그들의 눈에도 승패가 확실하게 갈려있기 때문일지
도 모른다.

“나는 이 싸움에 있어서, 다수의 매직아이템을 봉인하고,


그리고 다종다양한 능력을 금하는 룰을 자신에게 부과하고
있다”
“그것이 없었다면, 순식간에 승패가 나기 때문인가?”

아인즈는 긍정의 표시로서 머리를 세로로 흔들었다.

“그렇다. 허나, 나는 네 정보를 알고 있다. 그렇기에--”


아인즈는 머리를 저었다. 이것은 위로가 되지 않는다. “뭐,
상대가 나빴던 것이다. 네가 제국최강이라면... 나는 아마도
세계굴지다”

“과연... 하지만... 즐겁군. 위에는 위가 있다고 알고 있는


편이 훈련에도 몸이 따르지”

“그 기분은 조금 알겠구나”

옛 친구들의 일부--터치.미 등에게는 PVP에서 이긴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그를 제압할 전술이나 무장을 생각하던
것은 그리운 추억이다.

아인즈는 무왕에게 웃으며, 무왕도 또한 아인즈에게 웃는


다.

“...그럼, 슬슬 가볼까”

“--마도왕 아인즈.울.고운 폐하. 마지막으로 보여주었으


면 하오. 진심의 힘의, 그 일부만이라도. 정점의 높이를 느
끼게 해주었으면 하오!!”

꾹하고 무왕이 무기를 꼬나잡는다.


“그런가... 좋겠지. 그럼... 높이를 깨닫거라”

아인즈는 특수기술’스킬’을 해방하고 걸어나간다.

무왕의 공격범위에 들어간다. 무왕이 곤봉을 내리쳐온다.

날려보냈을 때의 속도와 완전히 다른 빠름. 아마도 무투


기에 의한 백업을 받은 것이겠지만, 그럼에도 능력치에 페
널티를 받기 전의 일격에서 보자면 너무나도 늦다.

툭하고 아인즈의 몸에 곤봉이 두들겨진다. 하지만, 아인


즈는 신경쓰지 않는다.

이미 아인즈에게 데미지를 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산들바람을 받는듯이 그대로 걸어나간다.

연격이 그 몸을 두들기지만, 단지, 무왕의 눈을 바라보며


정면에서 똑바로 나아간다.

무왕이 포기한 듯이 웃은 타이밍에, 아인즈는 뒤에서 떨


어지지 않는 무왕의 가슴에 스틸레토를 꽂아넣었다.

그리고 봉해두었던 공격마법을 해방한다.

.
쓰러진 무왕의 사체를 아인즈는 내려다본다. 그리고 빌려
온 매직아이템을 기동한다. 단순한 확성기다.

“듣거라! 제국의 백성이여! 나는 아인즈.울.고운 마도왕


이니라!”

정숙 속에 자신의 목소리가 왕왕 울리는 것은 아무래도


침착해지지 않는다. 아인즈는 곧바로 끝내야겠다고 결의한
다.

“나는 우리나라에 국가가 운영하는 모험자 육성기관을 만


들려고 하고 있다. 모험자를 육성하여, 보호하고, 세계를 돌
아보게 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있어 유익하다고 생각했기 때
문이다. 많은 모험자는 자신의 자질만으로 살아나갈 것을
요구받는다. 하지만, 재능이 개화하기 전에 비참한 상황에
조우하는 자가 얼마나 많을 것인가!”

아인즈는 짧은 시간이지만, 여행을 함께했던 모험자 팀을


떠올린다.

“...그렇기에 나는 모험자 조합을 나라의 기관의 하나로


삼는 것으로 백업할 것이니라! 나라의 기관이 된다는 것에
서 자유를 뺏기고, 목줄이 걸리지 않는가를 경계하는 자도
있겠지. 그러한 면이 완전히 없다고는 하지 않겠다. 다만
나는 지금 증명해보였듯이, 무력은 충분하게 갖추고 있느니
라. 전쟁의 도구로 삼을 셈이 아니다. 마도국이 구하는 것
은, 진정 모험을 할 자! 미지를 추구하고, 세계를 알고 싶다
고 생각하는 자로서 모험자의 꿈을 보는자가 있다면, 내게
로 오거라! 너희들이 상상도 하지 못하던 힘이, 한명분이
될때까지 너희들을 조력해줄 것이니라! 지금부터 그 일단을
보여주마!”

아인즈는 무왕의 곁까지 겉어간다.

“무왕은 죽었다! 누군가 확인을 하고 싶은자는 있느냐?”

대답은 없다.

“죽음은 끝이다. 하지만--여기에 지식을 가진자가 있다면


알고 있겠지. 죽음에는 저항할수 있다는 것을!”

아인즈는 로드를 꺼내어 무왕의 가슴에 댄다.

이걸로 되살아나지 않았다면 대창피다. 없을터인 심장이


두근두근하고 소리를 울리고 있다.

“보라!”

로드의 기동과 함께, 무왕의 입가에서 숨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뒤늦게 가슴이 움직인다.

“본래라면 부활의 마법은 고위의 신관밖에 쓸수 없다. 하


지만, 내게 있어서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렇다 해도, 나
름의 돈을 대가로 하기는 되겠다만! 죽음을 초극’초월하여
극복함’한 내가 백업하여 제군들의 성장을 보좌하마! 나의
나라로 오거라, 진정한 모험자를 목표로 하는 자여!”

동요가 일어나는 중, 아인즈는 <비행-플라이>를 발동시킨


다.

향한 곳은 지르크니프가 있는 귀빈실이다.

엿보자니 지르크니프와 경비의 병사가 두명밖에 없다. 나


머지 면면은 돌아가버린듯 했다. 귀찮은 일이 줄어들었다고
아인즈는 기뻐하면서도 목소리로는 내지 않는다.

“방금 전엔 실례했네, 지르크니프 공. 어라, 안색이 돌아


온 듯하여 안심했다”

잠깐 아찔했다던 것은 진짜였던 모양이다. 아니--그만큼


기운차게 응원했었으니까, 정말로 한순간 뿐이었겠지.

“걱정시켜서 면목없네. 고운 공”

“아니아니, 신경쓰지 말게. 상태가 나빠보이는 지인을 본


다면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

“마음 깊이 감사하오. 하지만 멋진 시합이었소. 역시나


고운 공. 제국 최강의 전사에게 압승이라니, 멋지다고 밖에
말할수 없군”

“그렇지는 않네. 좋은 승부였다. 어느쪽이 이기더라도 이


상하지 않았겠지만, 행운이 아군이 되어주었던 모양이다”
지르크니프는 무왕을 그정도로 응원하고 있었으니 아마,
상당한 팬이었던 거겠지. 그렇다면 그를 칭찬하는 것은 결
코 마이너스로는 되지 않을 것이다.

라기보다--

‘--너, 내쪽은 전혀 응원하지 않았지 않냐. 알고 있다고’

따위를 생각했지만 역시나 입에는 담지 않는다. 냉정히


생각해서 자국의 전사와 타국의 인간, 어느쪽을 응원할까를
말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자국의 쪽이겠지.

뭐, 혹시 응원해주었더라면 아인즈의 호감도 게이지--페


로론치노가 자주 그런 단어를 썼었다--가 상승했었겠지만.

“초심자의 눈으로도 그렇게는 보이지 않았었지만, 고운


공이 그렇게 말한다면 틀림없는 거겠지. 헌데, 그러면--실
례. 이럴 때에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

“참으로다”

아인즈는 동의한다. 라기보다도 이런 곳에서 지르크니프


와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아인즈.울.고운이 범인’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을 간파될법


한 짓은 피해야 할 터다.

투기장에서 마도국의 선전을 한 것이나 밀입국에 관해서


뭔가 말해질까 하고 생각했지만, 딱히 책망받을 기색은 없
는 듯 하다. 그러면 뒤는 후다닥 도망가야 할 터.

“뭐, 이번엔--” 비공식이라고 말하려던 아인즈는 말을 삼


킨다. 절대로 그것은 자신의 목을 조르는 말이다. “이걸로
마무리 짓도록 하지. 또 훗날, 다시금 만나도록 하지, 지르
크니프 공”

개인적으로는 전이마법을 써서 눈 앞에서 도망치고 싶지


만, 아인잭을 챙겨가지 않을수는 없다. 이대로 한번 지상에
내려가, 데리고서 전이를 해서--같은 것을 생각하고 있자니,
지르크니프가 이쪽을 진지한 얼굴로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절대로 뭔가 이상한 것을 말하겠구만.

회사원이라 한다면 기억이 있는듯한 기색에, 아인즈는 지


르크니프를 돌아본다.

“마도왕폐하. 한가지 제안이 있소만, 괜찮으신지”

안됩니다, 라고 말할수 있다면 얼마나 세계는 멋질 것인


가.

아인즈는 현실도피를 그만두고, 미소--얼굴은 없지만--와


함께 “부디”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나는--아니 바하루스 제국은 아인즈.울.고운 마
도국의 속국이 되는 것을 부탁하고 싶소”

“......에”

아인즈는 너무나 상정외의 말에 생각치 못하게 목소리를


흘려버리고 말았다.

그가 말한 단어가 곧바로는 뇌에 스며들어오지 않는다.

“소, 속국?”

경비의 병사들--양쪽 모두, 본 기억이 있다--도 눈을 뜨


고 놀라고 있다.

생각치 못하게 아인즈는 지르크니프의 이마에 손을 대어


보고 싶은 기분이 된다.

어째서 돌연히, 속국이 된다는 것을 부탁하는 것인가. 애


시당초 속국이라는 건 어떠한 관계인 건가. 말 자체는 알고
있어도, 어떠한 정의에 의한 것인가가 잘 알수가 없다. 자
치권이나 그 외의 것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일단은 이런 중요한 것을 아인즈 혼자서 정할수는 없다.


여기는 데미우르고스나 알베도와 상담하면서, 대답해야 할
것이다.

“...지르크니프 공. 귀국을 속국따위...”

‘우정을 맺어, 왕끼리가 친구가 되는 계획은... 어레?”


속국같은 것 뒤에 어떻게 말하면 될 것인가. 생각에도 없
는, 대답을 해도 되는 것일까.

거기에 어쩌면 데미우르고스 등은 장래, 제국을 속국으로


삼고자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 때에 자신의 목을 조
르고 싶지 않았기에, 말꼬리를 붙잡힐법한 일을 말해버려서
는 좋지 않다.

여기는 말을 흘리는 등의 수단으로 도망쳐야 할 터.

방침을 결정한 아인즈는 이어질 말을 생각한다.

“그 정도로 중요한 이야기를 말로만 진행시키는 것은 위


험하지. 곧바로는 대답할수 없으니, 적어도 서면으로 받고
싶군”

“그럼 서면을 건넨다면 인정하신다고?”

에? 가지고 있는거야? 하고 아인즈는 물어보고 싶어지지


만, 어떻게 삼키는 것에 성공한다. 아마도 정신이 안정되는
것에 의한 것이겠지. 실제로 아까까지 있었던 동요는 이미
없다. 이 몸에는 아무리 감사해도 부족하다.

다만, 문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그런 의미가 아냐. 시간벌기였을 뿐이라고. 따위로 말할


수 없는 이상, 뭔가 생각하여 납득해줄 말을 꺼낼수밖에 없
다.

“...좋겠지요. 그럼 지르크니프공의 생각하는 속국으로서


의 제국의 입장을 기재한 초안을 마도국의 내 쪽으로 보내
주기 바라오. 거기서부터 생각하도록 하지요”

“그럼 그렇게 하겠소. 근일중에, 초안을 작성하여, 폐하


쪽에 보내도록 하겠소. --지금은 아직 같은 왕으로서 대등
한 말투를 쓰고 있소만, 잘 부탁하오”

정신적인 동요는 이미 거둬들이고 있지만, 어째서 돌연히


그런 것이 된것일까가 알수 없는 아인즈는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한다.

거기서 당황하고 있다고는 보이지 않게끔 주의해가며, <


비행-플라이>의 마법으로 투기장에 내려선다.

“뭐가 대체 어떻게 되는거야? 라기보다 데미우르고스라


든지 알베도한테 뭐라고...”

집에 돌아가면 틀림없이 부모에게 혼날거라고 확신한 아


이처럼, 아인즈는 힘없이 어깨를 떨어뜨린다.

.
마도왕이 간 후의 귀빈실에는 공허한 공기가 차있었다.
그 공기를 타파하는 듯이 님블이 크게 목소리를 울린다.

“폐하!”

지르크니프는 일부러인듯한 찌푸린 표정을 만들고, 님블


에게 눈을 돌린다.

“시끄럽구나. 귀는 아직 멀지 않았다”

“시, 실례했습니다. 하, 하오나, 대체, 방금의 건은 어떠


한 일이십니까!?”

“내가 그런 식으로 결정한 이유를 알고 싶다는 것이더냐?”

끄덕끄덕하고 끄덕이는 님블. 시선을 움직여보면 바지웃


도 마찬가지의 분위기를 품고 있었다.

“과연... 그럼 어떻게 하면 되겠나?”

지르크니프는 메마른 웃음과 함께 자학하는 듯한 물음을


던진다.

“놈이 이 장소에 나타난 것으로 저--에에이! 법국과의 교


섭은 완전히 파산이다. 신관세력도 내게 대해서 좋은 감정
을 갖고 있지 않다. 다시 교섭을 기다린다고 한다면 어느정
도의 시간이 걸리겠나? 애시당초 시간으로 해결될 것이겠
나?”
지르크니프가 혹시 법국의 상층부였다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 상대의 나라에서 “저번 건은 아인즈.울.고운에게
움직임을 읽혀버렸을 뿐으로 다른 뜻은 없었다” 같은 무능
한 변명을 하는 것이라면, 버림말로서 쓰여지게 되겠지. 아
니, 그 나라를 모략의 불씨로 쓰여질지도 모른다.

이미 법국과의 동맹은 우선 불가능에 가까운 상태겠지.

“법국과의 동맹이 불가능한 상황하에서 고군분투하라, 라


는 것이냐? 아니아니 역시나 아인즈.울.고운 마도왕폐하.
멋지다고밖에 말할수 없구나. 그의 손은 나의 상상한 것 보
다도 길었던 모양이다. 허우적거리게 하고, 그리고 방심한
곳을 단번에 찔러 죽이다니”

적이라 하지만 완벽한 책략이었다고 감탄하지 않을수 없


다.

여기까지 완벽한 수를 쳐온다면 패배를 인정할 수밖에 없


다. 제국에 원군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이고, 이쪽이
준동한 것의 증거도 이미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뒤
는 조리할 뿐이다.

놓여진 상황을 두명 모두 깨달은 것인가, 바지웃이 머리


를 젓는다.

“이야, 이건... 뭐라고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최고의


일격으로, 급소를 찔러왔다고 해야할까요”
“그렇구나. 이미 나에겐 쓸 수단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
마음은 상당히 부러져버렸다. 이제와선 어찌돼도 좋다고 생
각할 정도다”

“폐하...”

어두운 목소리를 내는 님블에게 지르크니프는 얼굴을 향


한다.

“놈은 언데드라기보다도 악마구나.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깨부술수 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보였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속국 같은...”

아직 납득이 되지 않은 님블을, 지르크니프는 상냥하게


쳐다본다.

기분은 안다.

하지만, 아이처럼 감정을 토로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으


로 대책을 입에 담아주었으면 했다. 그렇더라도, 지르크니
프에게 떠오르지 않는 안이, 님블에게서 나올리도 없다.

“...확실히 말하지. 이미 승산은 없다. 앞으로 쓸수 있는


수가 있다고 한다면, 전에도 말했다만, 놈의 부하의 반역이
다. 놈 개인은 대처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전쟁의 때에도
알려졌듯이 마법영창자’매직캐스터’로서는 최강이다”
두명의 기사가 동의를 표한다.

“그럼 전사로서는 어떤가? 검으로 놈을 죽일수 있겠나?”


지르크니프는 어깨를 움츠린다. “봤겠지? 전사로서도 무왕
조차 이길수 없었단 것을? 거기에 그건 뭐냐? 무왕의 일격
을 받고서 어째서 상처도 없는거냐? 저건 마법을 사용한 것
인가?”

“...모르겠습니다만 가능성은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가. 즉 놈은 마법을 쓰면 어떤 공격도 무효화 할수


있다는 것인가. 암살도 불가능에 가깝겠구나. 놈은 불사신
인게 아니냐?”

“형태가 그렇다고 하여, 불사신일 리는 없사옵니다”

“그럼 어떻게 해서 상처가 없는 채였던 거냐?”

님블은 말을 잃고, 도움을 옆의 바지웃에게 구해보지만,


바지웃도 눈썹을 일직선으로 한채다.

“...일단, 이렇게 하지. 무왕이 가진 무기에 관한 정보를


모아, 거기서 상처가 없었던 것이 어째서인가, 마법영창자’
매직캐스터’나 모험자를 모아서 이야기를 들어볼수밖에 없
다. 고맙게도 놈은 모험자 조합을 적으로 돌리는 발언을 했
었다. 협력해주지 않겠나”
“그것이 끝나고서 속국의 이야기를 하는 편이 좋았던 것
이 아니겠습니까? 행운이게도 저쪽에서 거절해주고 있었습
니다만”

지르크니프는 불쾌감이 오르지만, 그것을 억누르고 얼굴


에 내지 않는다. 그 대신 연민의 표정으로 님블에게 향했다.

“행운이었다? 정말로 너는 그렇게 생각했느냐? 내가 생


각한 것은 그 반대다, 매우 시급히, 속국화의 이야기를 진
행시켜야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는 님블에게 지르크니프는


역으로 질문한다.

“어째서, 놈은 우리나라의 속국화를 거절했다고 생각하


나?”

“그, 그것은... 모르겠습니다만...”

“무능한 자라면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할수 있는 자신이


없어서--라는 선도 있겠다만, 상대는 놈이라고? 그 지모라
한다면 속국화의 이야기를 제안했던 찰나의 짧은 침묵의 시
간에 그 후의 계산을 했을터다. 그 결과로서 속국화를 거절
했다는 것은, 그것이 놈의 목적에 내키지 않는 뭔가가 있었
던 것이다”

“그게 뭘까요?”
바지웃의 질문에 지르크니프는 괴로운 얼굴을 한다.

“모르겠다. 하지만, 뭐, 우리나라에 있어 좋은 이야기가


이닌 것은 확실하다. 그렇지 않다면 속국이 되어 곤란할 것
은 없다. 자신의 나라에서는 할수 없을법한 뭔가를 할 목적
을 상정하고 있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터겠지. 그럼--”

지르크니프는 연기라도 피어오를 듯한 뜨거움으로 머리를


돌린다.

저 아인즈.울.고운이다. 확실히 뭔가 목적이 있어서의 일


일 터다.

자신이 마도국의 왕이었을 경우, 무엇을 바랄까, 그리고


무엇을 기피할까.

식은 땀이 배어나올 정도로 필사적으로 지르크니프는 생


각한다.

“--모험자 조합인가? 모험자 조합을 어떻게든 하기 위해


서 속국화를 저지했다?”

“그 선언입니까? ...그걸 허용해도 되겠습니까, 폐하. 서


툴게 굴면 몇년 사이에, 제국의 우수한 인재가 상당히 흘러
나갈 일이 되겠는데요?”

“...나에게는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였다만, 네가 듣기에는


어떻게 생각되었나”
“자유도가 낮아진다고는 하나, 그 이상으로 저 강함을 지
닌 마도왕이 백업한다는 것은 매력적이지요. 모험자로서 대
성하기보다, 죽는자 쪽이 많죠. 하지만, 저만큼의 강자가 지
원해준다고 하면 어쩌면--이라고 스스로에 자신이 없는 놈
은 생각할 겁니다. 거기다 우리는 기사들이 해버리니까, 저
레벨의 모험자의 일은 많지 않으니 말입죠”

“인재의 유출인가. ...스스로에 자신이 없는 놈이라는 이


야기다만, 재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겠구나”

우수해도 자신이 없는 인간은 있고, 새로운 세계에 뛰어


드는 것도 생각하는 자가 처음부터 자신이 있을리도 없다.

“그렇다면 그 부근이 속국화를 바라지 않았던 이유인가?


하지만... 속국으로 삼는 쪽이 여러가지로 편하지 않은가?
모험자 조합 자체를 완전히 흡수하는 것이 가능하겠지... 아
-! 아인즈.울.고운! 놈의 예지는 나를 아득하게 넘는가! 너
무나 귀재라 수를 읽을수 없어!”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던가?”

멍하게 말하는 바지웃에게, 지르크니프는 증오르 담은 눈


을 향한다.

“그럴리가 있겠나. 여기까지 이쪽의 움직임을 읽고 있었


다고... 안된다. 모르겠어. 아직 산자에 대한 증오의 발산장
소를 구하고 있었다든가, 그런 인간으론 상상도 할수 없는
감정의 움직이라는 것까지 생각되어 버린다...”

언데드의 사고 따위를 읽으려고 하는 것이 잘못되어 있는


지도 모른다. 어떠면 이 고뇌와 의심까지 계산에 넣고서,
초조해진 지르크니프가 속국화를 급진시키려는 것을 양손
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님블이 물어보는 것은, 이후의 제국의 움직임에 대해서겠


지.

“...주변국가에 전달하기 위해서 비서관들을 모을 생각이


다. 제국이 마도국에 공순하여, 속국이 된다는 서면을 생각
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먼저 주변국가에 알려, 기정사실로
만들고. 마도국이 인정하지 않을수 없게끔 한다”

“폐하...”

두명이 굽힌다. 저 바지웃조차 그런 표정을 하는가 하고


지르크니프는 처참한 기분이 된다. 쓴웃음을 애써 지우며,
지르크니프는 상냥히 말했다.

“무얼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나. 속국이라 하더라도 여러


가지다. 자치권을 크게 인정받는다고 하면, 지금의 생황에
서 아무 차이없는 생활을 보내는 것도 가능하다. 아니--마
도국의 압도적 무력에 지켜진다고 한다면, 지금보다 안전해
질지도 모르지 않은가?”

조금은 밝은--지도 모르는--미래를 들은 두명의 얼굴에


약간은 밝음이 돌아왔다.

“그글 위해서는 내부의 불만을 해결해두지 않으면 안된다.


마도국이 자치령을 허용치 않는 경우, 제국내부의 분단공작
을 해올지도 모른다. 거기에 속국화를 듣게되면 불만을 가
진 세력도 움직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지르크니프는 제국내부의 세력에 있어서 기억을 떠올린다.

우선 커다란 곳은 기사단이지만, 그들은 속국반대파로는


돌아서지 않겠지. 어쩌면 입으로는 반대할지도 모르지만,
결코 행동에는 나서지 않을 것이다.

다음은 귀족들이다. 그들은 읽을수 없다.

지르크니프의 결정에 대해서 불평을 말하는 자 따위는 이


미 소수다. 하지만, 그 소수가 선혈제를 끌어내릴 찬스라
보고서, 속국화한 제국의 지배자가 되는 것을 획책하는 자
가 나올지도 모른다.

평민들은 얼마든지 얼버무릴수 있다. 그들은 지금의 제국


의 상태가 계속된다고 하면 속국이 되든 되지 않든 신경쓰
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신관들이구나”

신관세력은 절대로 인정하지 않겠지. 특히 커다란 문제가


되는 것은 신관세력이 적대하는 것 뿐 아니라, 치유 등의
모든 것을 끊었을 경우다. 그런 일이 되지 않게끔 그들과는
몇번이고 협의하여, 이쪽의 생각에 찬동시킬수밖에 없다.

“...폐하의 옥체는 괜찮으시겠습니까?”

“글쎄다. 내가 있다면 좀더 효율좋게 속국이 가능할거라


이야기해서, 결과를 보여줄 셈은 있다만... 그정도 뿐이구나”

어째서 자신이, 라는 생각이 떠오른다.

돌아가신 부친에게 이어받아, 순조로이 제국을 강하게 했


다. 그러던 중, 무엇 하나도 잘못된 수는 취하지 않았을 터
이다.

그것이 저 괴물이 나타나면서 모든것이 미쳐버렸다.

저 괴물과의 교섭이나 거래에 있어서도 잘못은 범할셈은


없었다. 다만, 그저 아인즈.울.고운이 인간이 생각할 수 있
는 능력을 이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고작 수개월로 상황이 일변해 버렸다.

지르크니프는 한숨을 내쉰다.

“세계에서 지금 가장 불행한 것은 이 나겠구나......”


여담이지만, 실의에 빠진 지르크니프의 앞으로, 은사조가
홈타운을 제도에서 도시국가 연합으로 옮겼다는 정보가 들
어와, 불행에 바닥이 없다고 지르크니프가 오연하게 되는
것은 그 며칠후의 일이다.
에필로그

데미우르고스는 기분좋게 나자릭 지하대분묘 제9계층을


걷는다.

꽤나 오랜만인 기분이 드는 것은 기분탓일 것이다. 종종


돌아왔으니, 고작해야 2주간 정도밖에 밖에 있지 않았을 터
다. 그럼에도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은, 이 땅을 걷는 것에 기
쁨을 느끼고 있기 때문 이외에는 없다.

목적지에 가까워져, 기분이 점점 좋아지게 되었다.

문의 좌우에 선, 코퀴토스가 배치한 위병을 무시하고, 데


미우르고스는 넥타이를 당겨매어, 몸가짐을 점검한다. 물론,
보통때부터 주의는 하고 있지만, 자신의 주인에게 볼품없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보일수 있을리 없다.

충분하고 남을 정도로 몸가짐을 체크하고, 마침내 방의


문을 노크한다.

메이드의 한명이 문을 열고, 얼굴을 내밀었다.

문의 틈새에서 주인의 모습을 찾고 싶은 부분이지만, 그


런 부끄러운 짓을 할수는 없다.

“아인즈님은 방에 계십니까?”
“면목없습니다, 데미우르고스님. 아인즈님은 현재 이쪽에
는 계시지 않습니다”

데미우르고스의 기분은 급낙하했지만, 표정에 드러내거나


는 하지 않는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어느쪽에 가계신 건가요?”

“면목없습니다. 저는 거기까지는... 하지만 알베도님이라


면 무언가 알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정론이다.

“과연. 알베도는 어느쪽에?”

“이쪽에 계십니다”

알베도가 스스로의 주인의 방을 집무실로 삼고 있는 것은


알고 있다. 내려받은 방을 쓰면, 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성격을 고려해,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주인이
그것을 인정했으므로,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 쪽이 잘못되어
있다.

“집무중입니까? ...방에 들어가도 되겠는지 허가를 받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눈앞에서 문이 닫힌다. 그리고서 곧 한번 더 열렸다.

“부디, 데미우르고스님”
메이드에게 감사를 고하고, 데미우르고스가 방에 들어가
자, 주인의 집무책상에 앉은 수호자총괄의 모습이 있었다.

내려갔던 시선이 움직여, 데미우르고스에 잡힌다.

“오랜만이군요, 알베도”

“에에, 데미우르고스. 밖에서의 임무 수고많네. 오늘은


어쩐 일이야?”

“예. 현재 진행하고 있는 성왕국의 건으로, 최종단계에


들어가는 허가를 받을까 생각하여 왔습니다. 도플갱어를 한
마리 얻을수 있을까 하여. ...아인즈님은 어디에?”

“조금 먼 곳이야. 곧바로는 돌아오시지 않을거라 생각하


지만...”

에.란텔에는 계시지 않다는 것인가, 라고 데미우르고스는


판단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런 이상한 말투는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곤란하군요. 그렇다면 아인즈님이 돌아오실 때까지,


저도 제7계층에서 다른 일의 준비를 하도록 하지요”

“급한 일이라 한다면 <전언-메세지>로 연락하면 되는걸”

데미우르고스는 조금만 눈썹을 찌푸려, 알베도의 얼굴을


관찰한다.
언제나의 미소를 띄우고 있지만, 관찰력이 뛰어난 데미우
르고스에게는 조금더 다른 감정이 있는 것임을 읽어냈다.
다시 말해 알고 있으면서 말하는 것이겠지. 다만, 문제는
거기에 담긴 감정이다.

놀려대고 있는 것뿐이라면, 아무 문제도 없다.

데미우르고스는 재빨리 관찰하지만, 거기까지는 읽어내지


못했다.

조금은 분한 부분이지만, 별로 이기고 지고를 겨루고 있


을 일도 아니다.

거기에 나자릭 내에서는 그의 관찰안으로 파악하지 못하


는 존재는, 만나본 중에서는 자신의 주인과 알베도 정도인
것이다. 극히 일부의 열외로 생각하는 것이 마음의 안녕을
위해서도 좋다.

데미우르고스는 눈썹을 편다

“그렇게 급한 것은 아닙니다. 후일 돌아오시고 나서 제


입으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인즈님은 언제 돌아오실지 말씀하시지 않으셨어. 어쩌


면 꽤나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는 거야”

“그 때에는 제가 나가뵙지요, 알베도. <전언-메세지>를


쓸 정도의 일도 아닙니다”

“아라? 어째서? 중요한 거라고 한다면 빨리 전해드리는


것이야말로 충의가 아닐까?”

알베도의 웃음의 질이 변화한다. 아까까지의 것이 평범히


만든 웃음이라면, 이번것은 괴롭히는 아이’이지메코’의 웃
는 식이다. 질이 나빠졌다고 판단해야 할까.

아무래도 이유를 자신의 입으로 말해줬으면 하는 듯 하다.

곤란하구만 하고 생각하면서, 데미우르고스는 그 이유를


말한다.

“제가 해온 것을 아인즈님께 칭찬받고 싶기에, 그런 수단


으로 연락을 취하고 싶지 않군요. <전언-메세지>로도 칭찬
받을 수는 있겠습니다만, 역시나 직접 목소리를 듣고싶다고
생각하고 있을 뿐입니다. 나자릭에 존재하는 누구라도 같은
생각을 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에에, 그 말대로야, 데미우르고스. 당신이 말하는 대로.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하겠지”

“그래서, 아인즈님은 어느쪽으로 가신 겁니까?”

“지금까지 국교가 없었던, 정보조차 불확실한 드워프의


국가에 나가셨어. 그러니 어느정도 시간이 걸릴지는 불명확
하네”
“동행은?”

“샤르티아와 아우라”

전력적인 면이라면 문제는 없다. 다만, 그 밖에 관해서는


걱정되고 신경쓰이는 점이 있다.

아우라가 함께라면 문제는 없겠지만, 아인즈님께 폐를 끼


치지 않으면 좋을텐데, 하고 데미우르고스는 또 한사람의
얼굴을 떠올린다.

“그렇더라도 샤르티아를 데리고 가셨다는 것은, 드워프의


국가를 멸하시려는 겁니까?”

같은걸 입에 담았을 뿐이고, 그랬다면 마레를 데리고 가


셨을 것이라 생각되는 만큼 좀더 다른 노림수에서의 선택일
터이다.

“--다른 수호자는 지금 어디에?”

“코퀴토스는 호수 주변의 관리. 마레는 에.란텔 근교의


던전 작성. 세바스는 에.란텔에 머물러 있어. 아인즈님이 어
떤 식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군을 끌고
가신 것은 아니니까, 우호적으로 닿으려는 생각이시지 않을
까”

“...정보가 부족하군요. 어떤 연유에서 아인즈님은 드워프


의 국가로?”
“데미우르고스. 아인즈님의 생각은 우리들급 따위에 비교
될 것이 아니야”

알베도가 말하는 대로다.

아인즈.울.고운. 나자릭 최고의 지배자인 주인이야말로,


반상의 일수에 무수한 책략을 싣는 신산귀모의 주. 우수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데미우르고스조차 발끝에도 미치지
못하는 존재다. 주인의 의도를 읽어내려고 하는 쪽이 잘못
되어 있다.

하지만, 주인의 기분을 읽어내, 먼저 준비를 갖추는 것이


야말로 올바른 충의다.

더욱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하고 데미우르고스가 결의를


새롭게 하고 있자니, 알베도가 책상의 위에서 양피지를 집
어들었다.

“어제, 제국에서 도착한 거야. 아인즈님께서 <전언-메세


지>로 허가를 받고 열어봤어. 내용을 요약한다면 제국에게
서의 종속의 부탁이야. 어떤 형태로 속국이 될지같은 것은
후일 상담하고 싶다, 라는 것 같지만”

데미우르고스는 놀란다. 상정보다도 너무 빠르다.

“어째서 입니까? 제국의 종속은 왕국이 멸망한 후가 되리


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이건 아인즈 님이 제국에 가셨던 결과야”

“이 무슨... 역시나 아인즈님...”

“저기 데미우르고스. 제국이 속국이 되는 것은 왕국의 뒤


라고 정말로 생각하고 있었어?”

“물론입니다. 제 계획에서는 그랬습니다”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그건 어떤 의미입니까?”

“아인즈님은 종종, 당신의 이름을 꺼내셨었어. 그 의미는


{데미우르고스에게 무언가 연락은 없느냐? 이대로로 문제
는 없느냐?} 쯤이었지. 다시말해 당신의 무언가가--우선 틀
림없이 계획에 납득이 가지 않으셨던 거겠지”

“이 무슨... 알베도, 어째서 빨리 가르쳐주지 않았습니까.


그랬었다면--”

“그랬더라면 어떻게 했을까?”

데미우르고스는 말을 잃는다.

“...한번 더 물어볼까 해. 제국을 왕국보다 빠르게 속국으


로 삼을 수단은 없었던 걸까?”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아인즈님을 움직이시게 한다


는 따위의, 부하로서 부끄러운 행위의 필요가 있었습니다.
거기다, 몇가지의 수단을 취한 후--최저라도 1개월 정도의
시간과, 대도시 하나에서 폭동이 있은 후에 될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그럴 정도라면 왕국을 지배하고 나서 압력을 거
는 쪽이 좋다고 판단했습니다만... 아인즈님은 며칠정도로?”

“나도 왕국에 갔었기에 선명하게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한 3일 정도네”

데미우르고스는 눈을 크게 뜬다

너무 빠르다.

어떻게 속국으로 삼을 정도의 힘을 보였던 것인가. 어떻


게 하여 타국과 동맹을 맺으려 했던 황제의 마음을 꺾어버
린 것인가.

데미우르고스는 황제로는 대처할수 없는 완벽한 책략을


준비해두었지만, 자신의 주인은 그 이상의 책략을 준비했다
는 것이다.

“3일입니까? 대체, 그런 일이 어떻게...”

“덧붙여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는 듯 해”

이제와선 벌려진 입이 닫히지 않았다. 단지, 절대적인 지


배자에 대한 존경의 마음밖에 솟아오르지 않는다. 그야말로
죽음 그 자체처럼, 조용히 등뒤에 서서, 그리고는 황제의
심장을 짓이겨 부순 것이다.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부들하고 떨림이 솟아올랐다. 광희,


선망, 외포, 존경 등의 감정이 섞여들어, 말할수 없는 격정
이 되어 데미우르고스의 몸을 떨게한 것이다.

“역시나, 역시나 아인즈님. 역시나 저 따위는 비교할수


있을리 없었군요. 정말로 굉장하신 분입니다. 지고의 존재
의 조정역이셨을만한 분이십니다. 조금이지만, 판도라즈.액
터가 부럽군요”

알베도가 싱긋 웃었다. 야릇한 우월감에 가득찬 미소.

그것은 그 정도의 남자에게 사랑하게끔 명받은 여자로서


의 우월감이겠지.

“그래서, 아인즈님은 당신에게 나와 제국의 종속을 어떻


게 할 것인가를 정하도록 지시를 내리셨어”

“저희들로 입니까? 어째서?”

“정해져 있는거겠지. 이번의 일련의 흐름은 데미우르고스,


당신의 입안에 의한 것이 커. 그럼에도, 아인즈님은 당신에
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제국을 속국화를 먼저 진행시키셨
어. 그러니 마음 아파하시는 거야”

그것을 알수가 없다. 자신이 무능하여 불쾌감을 품으셨다


한다면 알겠지만, 그런것은 아닌 모양이다.
“...어째서일까요? 알기 어렵습니다”

하아, 하고 알베도가 지친듯이 한숨을 쉬었다.

“당신을 신뢰하고 있으니까시겠지. 즉...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당신의 머리라면 알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마 이런
걸거야. 당신의 작전대로 움직이지 않은 것은 당신의 능력
을 의심하고 있다는 것과 마찬가지지. 아인즈님은 그것을
하고싶지 않으셨기에 당신의 연락을 기다리셨던 거야. 하지
만 자신께 사양하고 있다고 생각하셨던 거지. 우선 자신이
움직이는 것으로 당신에게, 사양하지 말거라, 라고 고하고
싶으셨다 라고 나는 생각해”

납득이 되는 대답이었다. 아니, 그야말로 그 이외에 무엇


이 있다는 것인가.

“이 무슨...”

데미우르고스는 너무나 부끄러움에 쥐구멍을 찾고 싶었다.


그것과 동시에 환희를 품었다. 자신들의 주인이 거기까지
자신의 일을 생각해주셨다고 깨달아.

“데미우르고스. 아인즈님의 자비에 응하게끔 우리들은 행


동하지 않으면 안돼”

“물론입니다, 알베도”

데미우르고스는 분기한다.
“아인즈님의 기대에 응할수 있게끔 속국플랜을 아인즈님
이 돌아오시기 전까지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그렇네, 아인즈님이 가셨던 것에는 복수의 의도가 있어


서의 일일거야. 분명 드워프의 나라에서 돌아오시면 바쁘게
될거야”

데미우르고스는 씨익 웃는다

“그 말대로입니다, 알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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