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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구 자

신 의 기 ( 연구위원)
발간사

문화재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문명과 민족문화의 기본요


소가 되는 것입니다. 문화재는 일단 한 번 사라지면 다시는 원상태로 재
생할 수 없는 것으로 보호의 필요성이 매우 높습니다. 국제사회에서도 이
러한 필요성을 인정하여 어느 나라의 문화재든 모든 인류의 공동유산으
로 전 인류에게 보호의무가 부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많은 전란과
사회적 혼란으로 문화재들이 파괴되어 남아 있는 문화재가 많지 않은 실
정입니다.
남아 있는 문화재가 많지 않은 가운데 또 다시 문화재범죄로 문화재가
일부 사람들의 사유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도굴, 절도, 위조 등 문화재범
죄는 인류의 공동유산인 문화재를 일부 사람들이 자신들의 전유물로 만들
려는 욕심과 맞물려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중적으로 일어나는 범죄는 아
니지만 문화재에 대한 안목을 가진 사람들이 관련되는 점에서 문화재범죄
는 전문화된 범죄로 일반범죄와는 다른 여러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
라서 문화재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다른 범죄에 대한 대책과는 다른 방법
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연구의 필요성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은 실정이었습니다. 우리 연구원에서는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문화
재범죄를 단기연구과제로 연구하기로 하였습니다. 단기간에 연구된 것
이라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종합적
인 문화재범죄에 대한 연구가 없는 상황에서 우선 이 연구를 통하여
문화재범죄 대책마련에 조그만 보탬이라도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
니다.
끝으로 이 연구를 위해 자료협조를 비롯한 많은 도움을 주신 문화재청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01년 12월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원장
5

목차

국문요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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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 장 서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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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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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연구의 범위와 방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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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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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문화재 범죄 관련 개념의 정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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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유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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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화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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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정문화재와 비지정문화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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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산문화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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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문화재 범죄의 유형과 실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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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 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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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인에 의한 문화재범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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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국가에 의한 문화재범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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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화재범죄의 특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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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절 문화재범죄의 원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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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소장욕구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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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화재에 대한 인식변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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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문화재 감정 및 유통의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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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화재에 대한 관리 소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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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 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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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문화재범죄에 대한 규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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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규제법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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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화재에 대한 관리실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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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범죄와 관련된 문화재 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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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문화재범죄에 대한 방지대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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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리체계의 정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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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난 문화재 유통에 대한 통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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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관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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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문화재 해외 밀반출 및 불법 거래 예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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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 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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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국제적 차원에서의 노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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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문화보호협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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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문화재의 불법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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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산문화유산을 침해하는 범죄예방을 위한 국제연합 모범조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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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도난 또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와 협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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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지역적 차원의 노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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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럽지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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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주지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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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 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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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법적 정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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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선의취득 원칙의 배제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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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효에 대한 특례인정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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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불법거래자에 대한 실질적 처벌 강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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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인력과 관리체계의 확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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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인력의 확충 및 전문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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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관리체계의 확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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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데이타 베이스의 구축, 관리 및 문화재지정의 확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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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절 국제적 차원의 협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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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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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개 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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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원소유국으로의 반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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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 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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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반환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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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절 반환 외의 방법에 의한 협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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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 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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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지에서의 보존, 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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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 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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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절 우리나라와 관련된 문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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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검토의 필요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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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한일문화재반환 협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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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우리나라의 대응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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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 장 결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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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목차

<표 1> 연도별 문화재 도굴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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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2> 문화재 도난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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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3> 사찰문화재 도난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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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 연도별 국외 반출 사건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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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5> 해외소재 한국 문화재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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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연도별 비문화재 확인실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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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7> 연도별 압수문화재 국가귀속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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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요약

제1 장 서 론

문화재는 민족예지의 총합체이며 민족의 문화를 상징하는 전통적 재산


으로 근대적 국민국가의 형성에 각국의 자주성 확보와 단결의 상징으로서
큰 역할을 하였다. 문화재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문명과 민족
문화의 기본요소가 되며, 어느 나라의 소유에 속하든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전 인류에게 보호의무가 부여되고 있다.
문화재범죄는 일반범죄와는 다른 여러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검토함으로써 국제적 규범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
는 문화재범죄 예방대책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2 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제1 절 문화재 범죄 관련 개념의 정리

문화재보호법에서는 문화재를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유형문화재, 무형문


화재, 기념물, 민속자료로 분류하고 있다. 유형문화재는 건조물·전적·서
적·고문서·회화·조각·공예품 등 유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
는 예술상 가치가 큰 것과 이에 준하는 고고자료이다. 무형문화재는 연
극·음악·무용·공예기술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는 예
술상 가치가 큰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재 가운데 범
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주로 동산문화재이다.
12

제2 절 문화재 범죄의 유형과 실태

문화재범죄는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광범위하게 이루어지


고 있는 것이 매장문화재의 도굴이다. 도굴범죄는 과거의 매장풍습이 부장
품을 많이 매장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범죄이며, 범죄가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발이 잘 되지 않아 정확한 실태를 알 수는 없다. 도
굴사건은 극히 적은 수 만이 적발되고 있어 많을 때에는 1년에 10건 적을
때에는 2건 정도가 적발되고 있다.
문화재범죄의 유형 가운데 가장 쉽게 파악되는 것이 문화재의 절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89년부터 1998년 사이에 지정문화제 47건을 포함
178건이 도난당했다. 문화재 절도는 특히 관리가 어려운 불교문화재와 개
인 또는 문중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재가 그 대상이 되기 쉽다. 과거에는
탱화 등 불화가 주대상이었으나 최근에는 석탑이 주대상이 되고 있다. 이
는 불화에 대한 유통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처분이 용이한 석탑과
석불로 표적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문화재위조도 이루어지고 있다. 위조는 밀매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전문가들까지
가담한 조직적 위조 밀매이다.
도굴 또는 훔친 문화재를 판매하기 위하여 문화재범죄는 필연적으로 문
화재 밀거래와 연계될 수 밖에 없다. 밀거래에서 나아가 이를 합법적인 물
품처럼 하기 위하여 전문 도굴꾼들은 골동품 가게 등을 차려 도굴 문화재
를 밀매하고 있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문화재범죄는 개인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국가에 의해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에 의한 문화재범죄는 약탈과 문화재파괴가 있다. 중세까지 전
리품이라는 이름으로 승전국은 패전국의 문화재를 반출해 갔으며, 이는 정
13

당화되었다.
문화재범죄는 전문성을 가진 범죄이다. 우선 문화재범죄를 저지르기 위
해서는 문화재에 대한 기본적 안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매장
문화재의 도굴이나 사찰이나 서원, 사당 등에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의 절
도는 풍수지리, 회화, 도자기, 고문서 등 문화재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있어야 가능한 범죄이다. 문화재위조범들의 경우에도 매우 전문적인 지식
을 가지고 있다.

제3 절 문화재범죄의 원인

문화재범죄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소장 욕구의 증가


로 인한 수요의 증가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화재는 필요에 따라 생산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비탄력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재에 대
한 관심과 소장욕구의 증가는 문화재의 도굴이나 절취로 이어지게 된다.
문화재범죄가 확산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문화재에 대한 인식변화이다.
문화재를 모두가 합심해서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보기보다는 일정한
가치를 지닌 재화로 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문화재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문화재를 고가로 교환가능한 재화로 보는 시각이 광범위하게 유포되면서
문화재범죄자들도 다양화하고 있다.
문화재범죄가 발생하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는 투명한 거래가 이루어지
지 않는 유통구조상의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감정을 거치지 않은 문화재
가 음성적으로 거래되면서, 문화재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문화재범죄가 쉽게 일어나는 이유는 문화재에 대한 관리소홀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관리소홀은 발굴문화재의 국가귀속이 잘 이루어
지지 않는 경우에서 시작하여 중요 문화재에 대한 관리의 부실로 도난이
쉬운 상태로 방치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14

제3 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제1 절 문화재범죄에 대한 규제

우리나라에서 문화재범죄를 막고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형법에 관


련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문화재의 중요성에 비추어 문화재범죄자에 대한
가중처벌을 위하여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하여 형법보다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재보호법은 무허가 수출 등의 죄(제80조), 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제81조), 도굴 등의 죄(제82조), 집단행동에 대한 가중처벌(제83조), 구
역 외 무허가 반출 등의 죄(제89조)에 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이들
문화재 도난 사범들에 대한 처벌은 일반 형법 법규에 비해 상당히 가중되
어 있다.
문화재에 대한 관리는 소유자에 의한 관리를 원칙으로 하면서 해외로의
유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제도를 취하고 있다. 지정문화재는 원칙적으로 국
외로 수출하거나 반출할 수 없으며, 비지정문화재 역시 이를 준용하며, 문
화재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일반 동산문화재를 국외로 수출할 경우에는
문화재청장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문화재범죄와 관련되어 몰수된 문화재는 원칙적으로 주인이 있는 경우
주인에게 반환되며 주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는 국가로 귀속된다.

제2 절 문화재범죄에 대한 방지대책

현재 문화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재의 도난 방지대책으로는 사찰


의 박물관 건립을 지원함으로써 방치되고 있는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관리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특히 불교문화재의 경우 사찰 경내 또는
15

사찰 인근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관리의 어려움이 많다는 점에서 도난방


지장치가 되어 있는 건물내에 보관함으로써 보존성도 높이고 도난을 막기
쉽기 때문이다.
또 문화재 사범 단속반을 운영하여 도난문화재의 유통을 막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문화재청 뿐만 아니라 시·군·구별로 별도의 문화재단속
반을 운영하고 있다. 경찰청도 문화재 전담수사반을 발족시켜 단속인원을
확충하고 있다. 도난 또는 도굴 문화재의 매매를 차단하기 위하여 도난 문
화재자료를 전산입력하여 유통을 차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고 있다. 이
를 위하여 문화재청과 경찰청이 작업을 하고 있다.

제4 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제1 절 국제적 차원에서의 노력

국제적 차원에서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1954년 전시문화재보호협약이


체결되어 전쟁시 문화재 보호를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협약에서는 각
국가에 평시에 전시에 대비하여 문화재의 보호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제
3조), 타 체약국들의 영토 내에 위치하고 있는 문화재에 대한 존중과 절
도, 약탈, 불법사용 및 문화재 파괴행위의 예방 및 방지의무, 동산문화재의
징발금지(제4조)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서 유
네스코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
장 중요한 것은 1970년에 체결된「문화재의 불법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이다. 이 협약은 자국의 영역내에 존재하는
문화재를 도난, 도굴 및 불법적인 반출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모
든 국가에 부과된 책임이며, 자국의 고유문화 유산과 다른 모든 국가의 문
16

화유산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점을 기초로 하여 1970년 11월 14일에 체결


되었다.
「도난 또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와협약」은
1995년 로마에서 채택된 것으로 문화재의 불법적인 거래와 그에 의해서
야기되는 훼손을 막고, 약탈된 문화재는 원소유주에게 반환하고 불법적으
로 반출된 문화재는 원산지국으로 반환하기 위하여 채택된 것이다.

제2 절 지역적 차원의 노력

문화재보호를 위한 지역적 노력을 하고 있는 지역은 유럽과 미주지역이


다. 유럽지역은 기독교전통을 바탕으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
한 전통으로 인하여 다른 지역에 비하여 많은 분야의 협력이 일찍부터 이
루어지고 있었다.
문화재보호와 관련하여 볼 때 유럽지역 국가들은 대부분 문화재의 수요
국이기 때문에 앞서 본 국제조약들에 대하여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
다. 유럽연합의 중요 원칙의 하나는 역내에서의 상품의 자유로운 유통이지
만 문화재에 대한 반출입의 제한은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에 따라 1993년부터 회원국간의 국경에서의 세관
검사가 철폐되면서 국내법에 의한 규제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유럽연합차
원에서의 문화재반출에 대한 규율이 행해지고 있다.
미주지역은 잉카문명, 마야문명, 아즈텍문명 등 많은 문명의 유적과 문
화재들이 있는 지역으로 이들 지역에서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문화재의
불법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의 위하여
1976년 산살바도르에서「미주국가의 고고학적, 역사적 및 예술적 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였다.
17

제5 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제1 절 법적 정비

문화재범죄는 소장하려는 수요가 있는 한 계속될 것이기 때문에 처벌규


정의 강화보다는 범죄로 인한 물품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매수자의 법적 위험성을 높이기 위해서 도난 문화재에 대하여 민
법상 인정되고 있는 선의취득제도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문화재보호
법에 둘 것인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의 절취 후 시효기간이 경과하기를 기다려 문화재를 처분하는 경
우가 많아 시효를 유명무실하게 하는 데 대한 대응도 문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시효에 대한 특례조항을 두는 방안이 검토되기도 하였으
나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 때문에 입법되지는 못하였다.

제2 절 인력과 관리체계의 확립

문화재 사범들은 전문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한 전


담수사반 운용이 필요하다. 문화재범죄의 특성상 한 번의 범죄로 큰 피해
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범죄에 대한 전문요원의 양성으로 대비하여
야 할 것이다. 현재 문화재에 대한 관리체계는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개
인이나 기관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화재나 도난의 위험에 쉽
게 노출될 수 있어 문화재에 대한 관리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
우선 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과 문화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문화재나 문중에서 전해 내려오는 문화재에 대한 보호방법을 강구하
여 관리체제를 정비해야 한다.
18

제3 절 국제적 차원의 협력

문화재범죄는 국내적 차원 뿐만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협력하여 해결


해야 할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문화재의 불법적인 거래가 국제적, 조직적
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국제적으로 할 필요가 있
는 것이다. 국제적 대응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적 협력을
위한 기초적 단계로 도난문화재 데이타 베이스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협력체제의 구축에 따라 중요 문화재범죄가 발생한 경우
국제형사경찰기구를 통한 공조수사가 가능하다.

제6 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제1 절 개 요

국제법상 약탈문화재를 반환할 것인가의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


다. 외국의 경우 문화재의 반환에 대하여 주로 약탈국가의 입장인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입장과 다른 나라의 입장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 있다.
문화재 반환은 1815년 비엔나 회의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제1차 세
계대전 이후 과거까지 소급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여 약탈문화재의 반환은
시효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식민
지지역이 독립하면서 식민지배시절의 약탈문화재에 대한 반환문제가 대두
되었으나 반환은 제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유네스코가 중심
이 되어 식민지배 기간중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과 현재 널리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재의 불법유통방지라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19

이러한 노력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데 우선 문화재의 반환을 요구하는


신생독립국들과 문화재의 반환에 소극적 태도를 가지는 구식민지배국가의
이해상충이 가장 큰 문제이다.

제2 절 원소유국으로의 반환

1815년 비엔나 회의에 의해 약탈문화재는 원소유국으로 반환되어야 한다


는 국제적 규범이 확립되었으며 이후 이것이 원칙으로 자리잡았다. 문화재
의 반환에는 많은 사례가 있다. 나폴레옹의 문화재약탈에 대한 반환을 결정
한 1815년 비엔나회의를 비롯하여 제1차 세계대전과 그 전의 전쟁시 약탈
한 문화재를 반환할 것을 결정한 제1차 세계대전 강화조약들 및 제2차 세
계대전시의 약탈문화재의 반환을 규정한 제2차 세계대전 강화조약 등에서
문화재의 반환을 규정하고 실제로 반환한 사례가 있다.
전쟁종결시 문화재의 반환 외에도 많은 문화재 반환사례가 있다. 국가,
단체 또는 개인이 자발적 또는 요청에 의해 문화재를 반환한 사례들을 통
하여 문화재의 출처국으로의 반환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제3 절 반환 외의 방법에 의한 협력

해외유출 문화재의 경우 무조건적인 반환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민간


인이 소장하고 있는 경우에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 경우 기증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하여는 외교적으로 많은 노력이 경주되
어야 하지만 실제의 성과가 미미한 무조건적 반환요구보다 현실적인 방안
이 될 수 있다.
20

일단 국외로 유출된 유물의 공식적인 반환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현지에서 ‘한국관’ 등을 설치하여 우리 문화재를 따로
전시하는 것도 한 방편이 되고 있다. 우수 문화재가 외국에서 전시되는 것
이 오히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실제의 성과가
의심스러운 반환요구보다는 현지에서 보존하고 전시하는 것도 하나의 훌
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국가간 약탈문화재의 무조건적인 반환이 어려운
경우 상호교류와 대여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제4 절 우리나라와 관련된 문제

우리나라에서도 일제 강점기에 많은 문화재들이 일본으로 약탈되었다.


이들 문화재 가운데 일부분은 국교정상화와 함께 반환되기도 하였으나 여
전히 절대다수의 약탈문화재가 반환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문화재 약탈
외에도 근래 문제되고 있는 것이 병인양요시 이루어진 프랑스의 우리 문
화재 약탈이다.
현재 75,000여점으로 파악되고 있는 해외 문화재 가운데 반환된 것은
4,000점에 불과할 정도로 반환의 실적이 적다. 이는 우리 정부가 국제법적
측면에서 조직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도 그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
으므로 지금부터라도 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시에 과거 식민지배에 따른
법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5개의 조약 및 협정을 체결하였으며, 여기에 문
화재반환문제도 포함되어 있으나 반환된 문화재는 많지 않다. 이 협약은
불법반출과 반환, 원상회복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식민지 지배
하에서의 불법반출에 대한 원상회복이라는 것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는 점
에서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
21

프랑스와는 외규장각도서반환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프랑스측의 등가


교환 주장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국제법에 비추어 병인양요시
의 문화재 약탈은 교전중에 이루어진 것으로 국제법상 반환요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들 문화재는 프랑스의 국유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유재산의
침해문제도 없어 반환의사만 확실히 한다면 반환에 지장이 되는 것은 없
는 상황이다.

제7 장 결 론

금전적 가치가 적은 문화재는 개발과 관련한 파괴가 가장 큰 문제이며,


금전적 가치가 큰 문화재는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경제성장과 함께 문
화재의 소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문화재범죄가 늘어나게 되었
다. 문화재범죄로부터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도굴 또는 절취된 동산문화재의 밀거래를 막기 위한 선의취득원칙에 대한
예외규정의 설정을 통해 불법적인 문화재에 대한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책으로는 무엇보다도 인력의 확충과 전문화가 필
요하다. 문화재 사범들의 전문화에 발맞추어 단속 인력 역시 전문화할 필
요가 있다. 문화재범죄의 특징상 한 번의 범죄로 국가적으로 큰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범죄에 대한 전문요원의 양성으로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인력의 전문화와 함께 관리체계도 정비하여 조직적으로 문화재에
대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23

제1 장 서 론

제1 절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문화재(cultural property)는 민족예지의 총합체이며 민족의 문화를 상징


하는 전통적 재산으로 근대적 국민국가의 형성에 각국의 자주성 확보와
단결의 상징으로서 큰 역할을 하였다.1) 문화재는 흔히 ‘민족문화유산으로
서 보존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으나2) 그 의미는 하나로
정의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3) 그러나 어떤 정의에 의하
든 문화재는 조상들의 삶의 자취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문화재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으로 문명과 민족문화의 기본요소가 되며, 어
느 나라의 소유에 속하든 인류의 공동유산으로 전 인류에게 보호의무가
부여되고 있다.
문화재를 보존하려는 목적은 문화재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물질
적·정신적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의 보호를 통해서 민족의식을 고
취시킬 뿐 아니라 관광산업과도 연계될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 측면에서
도 중요하다. 이러한 중요성이 인식되고 문명의 발달과 함께 문화재에 대
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재 보호는 국제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
다. 문화재는 일단 한 번 파괴되면 재생이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보존이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의 문화재에 대하여서도 보호를

1) 김수갑, “문화재 보호정책의 문제점과 개선방향,” 치안문제, 제186호, 1997. 10, 20면.
2) 정재훈, “문화재보존의 기본방향,” 문화재, 제17호, 1994, 1면.
3) 문화재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며, 이를 둘러싼 논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기도 했다.
Tomson, D. N., “Rolling Back History : The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and the Right to Cultural Property,” Case W. R. JIL Vol. 22, Winter 1990, p.47.
2 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해야 하는 것이며, 이는 국제법적으로 확립된 원칙이다.


문화재는 건축물, 미술품 등과 같은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로 나뉜다.
무형문화재는 보존의 가치는 높으나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기 때
문에 각국에서 자국의 고유문화 보존의 차원에서 지원·육성되는 것이며,
범죄의 대상으로 되지는 않는다. 유형문화재 중에서도 부동산의 형태로 된
문화재는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국가적 차원에서 약탈이 행해져 이집트와
그리스의 거대유물을 영국이나 프랑스로 옮겨가던 시대가 있었다. 이러한
국가적 차원의 약탈이 불가능해진 오늘날 국제적으로 이동되는 문화재는
주로 동산문화재에 집중되고 있다.
문화재의 국제적 거래는 상당히 많은 이익이 남는 사업으로 과거부터
성행하여 왔으며, 문화재를 얻는 방법도 도굴·절도 등 다양한 방법이 동
원되고 있다. 과거 제국주의 시대에 성행하던 국가적 차원에서의 약탈은
각국의 인식의 전환으로 이제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으며, 과거에 약탈한
문화재의 반환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근래에는 국가적 차원에서의 문화재의 약탈이 없어진 대신 범죄를 통한
문화재의 해외반출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국제조직범죄집단의 사업으로도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의 추정에 의하면 국제적인 문화재의 불법거래
규모가 마약의 불법거래에 이어 두 번째라고 한다. 이는 1980년대 세계경
제가 호황을 맞이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새로운 소비계층의 발생과 불법자
금의 위장을 노리는 마약거래조직의 수요, 주식시장에서 이탈한 부자들의
수요 등으로 거대한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4)
문화재의 불법적 국제거래는 유럽을 중심으로 발달하였으나 우리나라도
그 예외가 될 수 없다. 과거 우리 문화재는 주로 일본에서 약탈하였으나

4) Forbes, S. O., “Securing the Future : Current Efforts to Protect Cultural


Property,” The Transnational Lawyer, Vol. 9, Spring 1996, p.236.
제1장 서 론 2 5

오늘날에는 국가위상 제고와 함께 세계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보호정책은 우리 문화재의 해외유출을 막고 불법적인 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문화재의 국제적 거래는 문
화재의 보호 위한 정책을 국내적인 차원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차원에서
수립해야 할 필요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러나 약탈, 증여 또는 구입 등 어
떤 형태로든 문화재를 외국으로부터 주로 반입한 국가와 반출된 국가가
뚜렷하게 갈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제적 협력은 쉽지 않은 실
정이다. 많은 국제조약에서 향후 적용을 규정하고 있으나, 과거의 약탈문
화재에 대한 반환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도 협력
의 필요가 있으나, 각국의 입장의 차이로 협력이 쉽게 이루어지기는 어려
운 실정이다.
문화재의 유출국인 이집트, 그리스, 멕시코 등은 문화재의 수출을 엄격
하게 규제하고 불법유출문화재에 대한 강제적 반환을 관철하려 하고 있으
며, 문화재의 수요가 많은 서방선진국과 일본 등은 문화재의 자유거래를
장려하고 문화재거래에 대한 규제완화를 옹호하면서 문화재반환의 소급적
용에 대하여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5)
문화재범죄는 일반범죄와는 다른 여러 특성을 지니고 있다. 문화재는 국
제적으로 거래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어 한 나라의 노력만으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또한 문화재범죄는 상당히 전문적인 범죄로 절취한 문화
재를 상당 기간 보관하고 있다가 처분하는 경우가 많아 시효의 적용, 선의
취득의 문제 등 일반적인 범죄에서 볼 수 없는 문제들이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검토함으로써 국제적 규범과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
는 문화재범죄 예방대책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5) Forbes, S. O., op., cit, p.237.


2 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제2 절 연구의 범위와 방법

이 연구는 문화재범죄의 실태분석을 통하여 문화재 보호정책의 문제점


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법적, 제도적 개선방안을 도출하는 것을 목적
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우선 문화재범죄와 관련
된 여러 개념에 대하여 정리하고 문화재범죄의 유형과 실태를 분석하였다.
또한 문화재보호를 위하여 시행하고 있는 여러 제도들에 대하여 검토하였
다. 문화재의 국제적 거래와 관련하여서는 문화재보호를 위해 체결된 국제
조약과 지역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협력방안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
하였다.
이러한 현실진단과 국제적 추세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재
보호정책의 문제점을 도출하고 이에 대한 개선대책을 서술하였다. 법적으
로 문제되고 있는 시효문제와 선의취득에 대하여도 쟁점을 중심으로 분석
하였다.
개인에 의한 문화재범죄를 막기 위한 방안외에 과거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진 약탈문화재의 반환문제에 대하여도 그 역사적 배경과 반환사례
를 중심으로 간단히 언급하고 우리나라의 대응방안에 대하여 비교적 간단
하게 언급하였다. 외국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가 어떤 경로를 통하
여 외국으로 반출되었는지 명백하지 않은 것이 많은 현실에서 이 부분에
주안점을 두게 되면 논점이 흐려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중국
에 소재하고 있는 고구려 문화재의 경우 우리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지의 문제 등도 언급하지 않도록 하였다. 다만 국가에 의한 약탈이 명백한
문화재의 경우 외국에서는 많은 반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반환을 요구할 수 있으며, 요구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이 연구는 기존의 연구, 각종 통계자료, 전문가에 대한 자문 등을 통하
제1장 서 론 2 7

여 문화재범죄의 실태를 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현 정책의 문제점을 파


악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실
질적이고 효율적인 문화재범죄 대처방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우선 우리나라에 참고가 되는 사항을 정리하기 위하여 외국의 예와 국제
협약들을 검토하도록 하였다.
통계자료는 문화재범죄가 은밀히 이루어지고 암수범죄가 많은 특성상
실제보다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였다. 통계자료는 주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에서 파악하고 있는 자료들을 활용하였다. 그 밖에 우리나라
문화재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문화재에 대한 자료는 조계종의
통계자료들에 주로 의존하였다. 이러한 자료와 기존의 연구들을 바탕으로
문화재범죄의 현실을 파악하였다. 문화재범죄 가운데 도굴이나 해외밀반출
등은 암수범죄가 매우 높은 범죄이기 때문에 통계에 나타나지 않는 사항
에 대하여는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실제의 윤곽을 파악하도록 노력하였다.
이러한 현실진단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문화재범죄 관련 정책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29

제2 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제1 절 문화재 범죄 관련 개념의 정리

1 . 문화유산

문화재범죄와 관련하여 문화재 또는 문화유산이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


고 있다. 문화재와 문화유산이라는 용어는 비슷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으나
명확한 구별은 불가능한 실정이다.6) 문화는 인간이 자연환경에 적응하여
나타난 결과이며, 문화유산은 그 결과 가운데 유형적 실체를 의미하는 것
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와 문화유산은 시간적·공간적으로 결합되어 만
들어진 것으로 지역과 전통에 기반을 두게 된다. 따라서 정신적인 면과 물
질적인 면이 모두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7)
문화유산이라는 용어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라는 면에 중점을
둔 개념이다. 이에 대한 상세한 정의는 1972년의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
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다. 이 협약에서 문화유산이란 기
념공작물, 건물의 집단 및 유적을 말한다. 기념공작물은 건축물, 기념적 의
의를 갖는 조각 및 회화, 고고학적 물건 또는 구조물, 명문, 동굴주거 및
조형물의 결합으로서 역사, 예술 또는 과학적 관점에서 현저한 가치를 가
지는 것을 말한다. 건물의 집단은 독립 또는 연속된 건물의 집단으로서 건
축성, 균질성 또는 풍경내의 위치로 인하여 역사, 예술 또는 과학의 관점

6) 이들 용어에 대한 논의로는 Merryman, J. H., “Protection of Cultural Heritage?,”


38 American Journal of Comparative Law(1990), pp. 513-522 참조.
7) 박성욱, 국제법상 수중문화유산 보호제도에 관한 연구, 경희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1997. 12, 11면.
3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에서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유적은 인공으로 만든 것


또는 인공과 자연의 결합물 및 고고학적 유적을 포함한 지역으로서 역사
적, 미학적, 인종학적 또는 인류학적 측면에서 현저한 보편적 가치를 가지
는 것을 말한다.8)
이와 같이 문화유산은 고고학적 건조물이나 기념물에서 전통적인 삶이
나 환경 등 문화환경에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9) 일반
적으로 문화유산이라고 말할 경우 보존과 보호에 중점을 두고 조상으로부
터 물려받은 유산을 잘 보호하여 후대에 물려주어야 한다는 개념이 강하
다. 이런 점에서 문화에 대한 재화로 보는 문화재와 인식을 달리하는 측면
이 있다.

2 . 문화재

문화재라는 용어는 산업혁명 이후 영국에서 공업의 발달과 도시화의 진


전에 따라 자연의 파괴와 역사적 문화유산의 손상, 파괴 및 소멸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면서 민간의 자연보호, 문화재보호운동 과정에서 성립되었
다.10) 이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문화재는 근대 산업과 자본주의의 발달에
따른 개념이다. 문화재는 인류문화의 보존·보호를 위한 정책적 개념이며,
근대자본주의적 재화의식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즉
근대 이전의 사회에서는 문화재의 개념은 있었으나 재화라는 개념으로서
의 문화재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오늘날 문화재는 국제적으로
보호되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문화재라는 용어가 국제사회에
서 공식적으로 사용된 것은 1954년 무력충돌시 문화재보호를 위한 헤이그

8) 1972년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 제1조.


9) 강찬석, “유형문화재 보호실태와 개선방안,” 월간 민족예술, 2000. 5, www.kpaf.org.
10) 김봉건, “영국의 문화재보존정책,” 문화재, 문화재관리국, 1989, 313면.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3 1

협약에서 처음 등장하였다.11)
문화재의 개념은 사회가 급격하게 변화하면서 과거 문화유산의 중요성
특히 재산적 중요성이 인식되면서 널리 사용되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본격적 개발이 시작되기 이전인 1950년대까지는 문화재라
는 용어 자체가 쓰이지 않았고 보물, 고적, 천연기념물 혹은 유적, 유물이
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었다.12)
문화재의 정의는 문화재보호법 제2조에서 규정되어 있다. 이 법에서는
문화재를 포괄적으로 규정하여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기념물, 민속자료
로 분류하고 있다. 유형문화재는 건조물·전적·서적·고문서·회화·조
각·공예품 등 유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큰
것과 이에 준하는 고고자료이다. 무형문화재는 연극·음악·무용·공예기
술 등 무형의 문화적 소산으로서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큰 것이 이
에 해당한다. 기념물은 패총·고분·성지·궁지·요지·유물포함층 등의
사적지로서 역사상·학술상 가치가 큰 것, 경승지로서 예술상·관상상 가
치가 큰 것 및 동물(서식지·번식지·도래지를 포함한다)·식물(자생지를
포함한다)·광물·동굴로서 학술상 가치가 큰 것을 말하며, 민속자료는 의
식주·생업·신앙·연중행사 등에 관한 풍속·관습과 이에 사용되는 의
복·기구·가옥 등으로서 국민생활의 추이를 이해함에 불가결한 것을 말
한다.13)
지금까지 국제적, 국내적으로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유산은 기념
물, 유적, 자연유산 등 유형문화유산의 보호에 집중되고 있으며, 무형문화
유산에 대하여는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14) 그러

11) 장동희,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규범 : UNIDROIT의 도난 및 불법반출 문화재


에 관한 국제협약안을 중심으로,” 외교, 제20호, 1991. 12, 137면.
12) 이장섭 외, 역사고도 보전을 위한 특별조치법(안) 작성연구, 문화유산의 해 조직위
원회, 1997, 6면.
13) 문화재보호법 제2조 제1항.
3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나 최근 유네스코를 중심으로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무형유산의 보존에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이를 유형의 형태
로 기록하고 보전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한가지는 다음 세대로의 전승을 통
해 살아있는 형태로 보존하는 것이다. 무형유산의 진정한 보존을 위해서는
두 가지 접근법이 모두 필요하다. 1990년대까지 유네스코는 전자의 방법만
을 추진했으나 1993년 전문가회의 이후 후자의 접근법을 강조하여 격차를
줄여나갔다. 따라서 무형유산 기·예능 보유자를 지정하고 그들의 지위를
향상시키는 것이 유네스코의 주요사업 중 하나가 된 것이다. 이 분야에서
의 유네스코의 중심활동은 인간문화재 사업이다. 1998-1999년에 유네스코
는 약15개국에서 인간문화재제도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이 문화재는 인간의 활동에 의해 발생한 것 뿐만 아니라 자연적
인 것도 포함되어 경승지 및 동물, 광물도 지정되어 있는 등 다양한 영역
에 걸쳐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문화재 가운데 범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주로 동산문화재이다.

3 . 지정문화재와 비지정문화재

문화재보호법상 문화재는 지정문화재와 비지정문화재로 나눌 수 있다.


“지정문화재”는 국가에서 지정한 문화재인 국가지정문화재, 지방자치단체
에서 지정한 문화재인 시·도지정문화재 및 문화재자료로 다시 분류된다.
지정문화재는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가 있는데 문화재범죄와 관련하여
문제되는 것은 유형문화재와 천연기념물 등 유형의 자산 가운데 부동산을

14) Prott, L. V. and O’Keefe, P. J., Law and the Cultural Heritage, Vol. 1,
Discovery and Excavation, Professional Books Ltd., 1984, p.10. 예외적으로 우리
나라와 일본에서는 유형문화재와 무형문화재를 구별하고 무형문화재에 대한 보호
조치를 부여하고 있다.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3 3

제외한 동산문화재가 주 대상이 된다.


국가지정문화재는 문화체육부장관이 문화재보호법 제4조 내지 제7조의
규정에 의해 지정한 문화재를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는 국보, 보
물 등 중요 유형문화재, 중요무형문화재, 사적·명승·천연기념물, 중요
민속자료 등이 있다.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가운데에서
특별시장·광역시장 또는 도지사가 지정한 문화재를 시·도 지정문화재
라 한다.
유형문화재중 중요한 것은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보물로 지정할
수 있다(제4조 제1항). 동산문화재 가운데 보물의 지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보물의 경우 전적·서적·고문서의 경우 전적류는 사본류에 있어서는 한
글서적·한자서적·저술고본·종교서적 등의 원본이나 우수한 고사본 또
는 이를 계통적, 역사적으로 정리한 중요한 것, 판본류에 있어서는 판본
또는 판목으로서 역사적 또는 판본학적 가치가 큰 것, 활자본류에 있어서
는 활자본 또는 활자로서 역사적 또는 인쇄사적 가치가 큰 것이다.
서적류는 사경·어필·명가필적·고필·묵적·현판·주련 등으로서 서
예사상 대표적인 것이거나 금석학적 또는 사료적 가치가 큰 것이 해당되
며, 고문서류는 역사적 가치 또는 사료적 가치가 큰 것이다.
회화·조각류는 형태·품질·기법·제작 등에 현저한 특이성이 있는 것,
우리나라 문화사상 각 시대의 귀중한 유물로서 그 제작이 우수한 것, 우리
나라 회화사상 또는 조각사상 특히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는 것, 특수한
작가 또는 유파를 대표한 중요한 것, 외래품으로서 우리나라 문화에 중요
한 의의를 가진 것 등을 보물로 지정할 수 있다.
공예품으로서는 형태·품질·기법 또는 용도에 현저한 특성이 있는 것,
우리나라 문화사상 또는 공예사상 각 시대의 귀중한 유물로서 그 제작이
우수한 것, 외래품으로서 우리나라 공예사상 중요한 의의를 가진 것이 이
3 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에 해당한다. 고고자료로서는 선사시대 유물로서 특히 학술적 가치가 큰


것, 지석묘 등을 포함하는 고분·패총 또는 사지·유적 등의 출토품으로서
학술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는 것, 전세품으로서 학술적 가치가 큰
것, 종교·교육·학예·산업·정치·군사·생활 등의 유적출토품 또는 유
물로서 역사적 의의가 크거나 학술적 자료로서 중요하거나 제작상 가치가
큰 것이 보물로 지정될 수 있다. 무구는 우리나라 전사상 사용된 무기로서
희귀하고 대포적인 것, 역사상 명장이 사용하였던 무구류로서 군사상 그
의의가 큰 것이 이에 해당된다.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중 인류문화의 견지에서 그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수 있다(제4조 제2
항). 국보의 지정기준은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특히 역사적,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큰 것,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중 제작연대가 오래되었으며
그 시대의 대표적인 것으로서 특히 보존가치가 큰 것, 보물에 해당하는 문
화재 중 제작의장이나 제작 기술이 특히 우수하여 그 유래가 적은 것, 보
물에 해당하는 문화재중 형태·품질·제재·용도가 현저히 특이한 것, 보
물에 해당하는 문화재중 특히 저명한 인물과 관련이 깊거나 그가 제작한
것 등이 국보의 지정요건이다.15)
이러한 문화재의 지정과 관련하여 지금까지 문화재로 지정되기 위해서
는 관례상 5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였다. 즉 적어도 50년 정도가 경과해
야 역사적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것은 문화재 매매업자에 대한 규정에서 동산에 속하는 유형문화재나 유형
의 민속자료는 제작된 지 50년 이상인 것(문서류의 경우에는 1945년 8월
15일 이전에 작성된 것)으로 한다(문화재보호법 시행령 제37조 제1항)고
규정하고 있다. 해외반출시 비문화재 판정을 받는 기준도 50년 이상된 유

15) 문화재청, 동산문화재 관리와 보존, 16-17면.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3 5

물이다.16)
그러나 급속한 사회의 변화에 따라 50년 관례를 재고하여 30년 정도로
당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건축물은 개발과 재건축 등으
로 인한 훼손 및 철거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50년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사회변화가 몹시 빠르기 때문에 50년이 되지 않
은 건축물 등도 보존해야 될 가치가 있는 경우가 있다. 2001년 삼청각 철
거논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건물이 연한이 되지 않
았다는 이유로 보호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경우 연한에 구애받지 않고 문화재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17) 이러
한 추세는 세계적인 추세로 유네스코 역시 2차대전 유적을 세계문화유산
으로 지정하는 등 문화재 지정의 시간 제한에서 벗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지정문화재의 지정해제는 문화재로서 가치를 상실하거나 기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지정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문화재보호법
제12조 제1항), 일단 지정된 문화재라 하더라도 사정이 변경된 경우에는
문화재의 지정을 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4 . 동산문화재

동산문화재는 역사상 또는 예술상 가치가 있는 유형문화재 가운데 건조

16) 국가 지정문화재는 모두 1950년 이전의 것으로 지정문화재 중 가장 최근의 것인


‘백범일지’(보물1245호·1943)도 50년을 넘긴 시점인 1997년에 지정되었다.
17) 삼청각은 1970년대에 우리나라 전통건축의 대가인 조승원에 의해 지어진 것으로
1972년 남북적십자 회담 만찬이 열리는 등 현대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시설물
로 건물 자체도 전통 양식을 잘 살린 건물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았으나 2001년 요정을 폐업하면서 이를 매수한 측에서 이를 철거하고 타운하우
스를 지으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에 이 건물과 주위의 노송을 문화재로 보존해야
한다는 각계인사들의 주장이 제기되었다. 결국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건
물의 원형을 살려 전통문화공간으로 보존하게 되었다.
3 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물 등 장소이동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부동산 문화재를 제외한 典籍, 고문


서, 회화, 조각, 공예품, 고고자료, 武具 등과 같이 이동이 가능한 문화재를
말한다.18)
이들 동산문화재는 휴대, 운반 등 이동이 용이하기 때문에 범죄의 대상
이 되기 쉽다. 과거에는 전시에 국가적 차원에서 전리품으로 약탈의 대상
이 되었으며, 평상시 절도의 대상이 되기 쉬우며, 해외로의 유출도 쉽기
때문에 범죄로부터 가장 취약한 문화재이다. 특히 사찰을 포함한 개인소장
문화재의 경우 전통가옥의 특징상 보호장치가 미흡하기 때문에 범죄의 대
상이 되기 쉬운 실정이다. 동산문화재 가운데 국가적으로 보호받는 문화재
는 국가지정 문화재 1,022점, 지방지정 문화재 644점, 문화재자료 124점으
로 모두 1,790점에 이르고 있다. 이를 소장처별로 나누어 보면 국가지정
문화재의 경우 박물관 및 도서관 360점, 사찰 168점, 개인 및 기타 494점
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를 일반동산
문화재라 한다. 일반동산문화재는 보호대상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문화재보호법에 의하여 일정한 보호를 받고 있다. 외국으로의 수출 또는
반출금지규정(문화재보호법 제76조)이 준용되며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가운데 동산에 속하는 문화재로서 전적, 서적, 판목, 회화, 조각, 공
예품, 고고자료 및 민속자료 등 역사상, 예술상 보존가치가 있는 문화재를
말한다(동법 시행령 제44조).
일반동산문화재의 범위는 일정한 연한을 지난 유물로서 학술상, 예술상,
역사상 가치가 있는 것에 한하고 있다. 일정한 연한은 문화재의 종류에 따
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제작후 50년이 경과한 것을 대상으로 한다. 그러
나 생존자의 작품은 보호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외국에서 제작 또는 발

18) 문화재청, 동산문화재 관리와 보존, 2000, 문화재청, 1면.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3 7

굴된 작품으로서 우리나라 문화에 직접 영향을 주었거나 학술상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은 보호대상이 된다.
1970년 문화재보호법의 개정에 의하여 동산문화재의 등록에 관한 규정
이 신설되었으나, 등록이 저조하여 실효를 거두지 못하자 1984년 법개정으
로 이 조항을 폐지하였다. 일반문화재 등록이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우
선 개인의 사유재산에 대한 침해라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등록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등록으로 인하여 소장처가 밝혀질 경우 절도범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로 등록을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조사인력의 부족으로 일반동산문화재에 대한 효율적 관리가 사실상 불가
능하였기 때문에 이 조항이 결국 폐지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사유로 현재
비지정동산문화재의 현황은 파악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제2 절 문화재 범죄의 유형과 실태

1. 개 요

문화재범죄는 국제법적으로는 국가에 의한 약탈, 문화재 파괴 등도 포함


되지만 국내법적으로는 주로 도굴, 절도, 불법매매, 밀반출 등의 범죄를 말
한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범죄는 절도와 도굴이 대부분이다. 절도의 경우는
파악이 가능하지만 도굴의 경우 실태의 파악조차 어렵기 때문에 문화재범
죄는 많은 암수범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도난사건은 연평균 20여건, 도굴사건은 연평균 4-5건 정도가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범죄는 도난 및 도굴 사건이 대부분으로 나
타나고 있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1996부터 2000년까지 범죄 발생건수
3 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는 155건인데, 그 가운데 도난 136건(88 %)·도굴 19건(12%)으로 나타나


고 있어 도난과 도굴이 절대다수를 나타나고 있다. 또한 도난되는 문화재
대부분이 불교문화재로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로 나타나고 있다.19)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범죄발생건수는 155건이며, 피해품은
4,968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건수에 비해 피해품수가 많은 것은 전적류 등
의 경우 한꺼번에 많은 피해품이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범인
을 검거하고 피해품을 회수한 경우는 37건 461점으로 검거율이 23.8%에
불과하여 다른 범죄의 검거율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사람이 거주하였던 지역으로 특히 선사시대 고인
돌의 경우 세계적으로 매우 많은 유적지가 있다. 고인돌과 같은 석조문화
재 이외의 목조문화재 등은 보존이 잘 되지 않는 특성상 전해지는 것이
많지 않으나 우리나라는 많은 문화유적과 문화재가 전국에 산재하고 있다.
전국에 분포하고 있는 문화유적지는 약 3만 여곳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비
지정 문화재는 일반 동산문화재로서 수백만점으로 추산되고 있다.20) 이러
한 현실에서 문화재 사범의 범행 수법은 전문화, 다양화되고 있으나 방비
책의 현실 여건 개선은 미비한 실정으로, 문화재 사범 검거율은 20%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2 . 개인에 의한 문화재범죄

가. 매장문화재 도굴

문화재범죄는 여러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가장 광범위하게 이루어지

19) 문화재청 2001년 4월 26일 보도자료.


20) 문화재청 추정, 앞의 자료.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3 9

고 있는 것이 매장문화재의 도굴이다. 우리나라는 잦은 전란과 목조 문화


재가 많은 특성상 문화재가 보존되기 힘든 상황이었다. 따라서 유통되고
있는 상당수의 문화재가 도굴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굴범죄는 과거의
매장풍습이 부장품을 많이 매장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범죄이며,
범죄가 전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적발이 잘 되지 않아 정확한 실태를
알 수는 없다. 다만 가끔 수사망에 적발되는 도굴단이 보관 또는 판매한
것으로 나타나는 문화재로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이들 범죄집단은 풍수지리에 대한 지식을 갖춘 경우가 많아 비록 지금
은 분묘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곳에서도 문화재 매장 장소를 찾아내어 매
장문화재를 도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지식은 사찰이나 주택의 유허지
에도 미치는 실정이다.
매장 문화재의 경우, 일단 도굴되면 도굴범들이 도굴장소를 밝히지 않기
때문에 출처를 확인할 수 없어 학술적 가치를 잃게 되어 골동품으로서의
가치 밖에 지니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복장유물은 전적과 불경은 물론, 의복, 천, 곡식 등에 이르는 다채로운
물건을 넣고 불상에 영험을 불어넣고자 한 것으로 당시 불교 교리와 신앙
생활뿐 아니라 복식, 의례 등 당시의 생활상을 알려 주며, 발원문을 통해
불상의 명칭과 제작시기, 제작자, 시주자와 같은 정보를 담고 있어 도굴될
경우 그 학문적 손실은 매우 심각하다.21)
우리나라의 매장 문화재는 주로 도굴범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 도굴범들
은 규모가 크고 매장문화재가 많은 경우 여러 차례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
굴을 하기도 하는 등 전문적 수준으로 도굴을 하고 있어, 우리나라 동산문
화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매장문화재는 90% 이상을 전문 도굴범들이 발

21) 박유리, “문화재 유통실태와 해외문화재 반환 문제,” 월간 민족예술, 2000년 5월호,


www.kpaf.org.
4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박물관에 소장된 유물중에도


도굴품이 있는데 1999년 호암미술관이 소장한 국보 138호 가야금관이 도
굴품인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와 같이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국
보로 지정된 문화재가 도굴품으로 밝혀질 정도로 도굴은 광범위하게 진행
된 현상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영남지방의 경우 고분을 발
굴해 보면 2-3%만이 도굴 당하지 않은 무덤이라는 전문가의 주장도 있
다.22)
이러한 도굴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세계적으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많은 부장품을 매장하였던 고대 이집트의 왕들의 무덤은 일찍부터
도굴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다른 지역의 주요 고분 역시 대부분 상당히
오래 전부터 도굴당한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도굴은 과거에도 문화재에 대
한 수요가 있었던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과거의 도굴은 금과 귀금속을 노
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역시 지난 시대의 문화재를 소장하려는 욕구 때문
에 도굴이 주로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고분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무덤의 경우 대부분 일제
시대부터 도굴이 시작되어 사회적 혼란기에 거의 도굴이 된 것으로 알려
지고 있다. 일제시대에는 체계적으로 문화재의 일본으로의 반출이 이루어
졌다. 이러한 반출은 합법적인 발굴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불법적인 도굴
을 통해서 많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일제시대에 도굴교육을 받은 사
람들은 해방 이후에도 도굴을 계속하여 많은 문화재들이 도굴되고 전란과
사회혼란기에 파괴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도굴사건은 아래 표에서 보
는 바와 같이 극히 적은 수 만이 적발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퍼져 있는 우
리나라의 주요 유형문화재들의 대부분이 도굴된 물건이라는 것을 감안하
면 최근 5년간의 도굴사건의 실태는 도굴이 이루어졌는지 여부조차 알기

22) 박유리, 앞의 글.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4 1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표 1> 연도별 문화재 도굴현황

연도 지정문화재 비지정문화재 계 범인검거 비고

1985 - 6(분묘) 6

1986 - 2(분묘) 2

1987 - 2(분묘) 2

1988 3(고분) 7(분묘) 10

1989 1(고분) 2(분묘) 3

1990 - 2(분묘) 2

1991 - 2(분묘) 2 2

1992 - 6(분묘) 6

1993 - 2(분묘) 6 4

1994 1(고분) 2(분묘) 3 1

1995 3(고분) - 3 1

1996 - 1(분묘) 1

1997 1(왕릉) 1(분묘) 2 2

1998 1(석탑) 1(고분) 2 2

1999 5(고분) 5(고분) 10 6

2000 1(사지) 3(고분2, 분묘 1) 4 1

2001(11월말) 2(사지 1, 왕릉 1) 2(사적1, 도요지 1) 4 2

자료 :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이와 같이 도굴은 극히 소수만이 적발되고 있다. 극히 소수만이 적발되


는 것은 도굴될 만한 것은 거의 도굴되었다는 사실의 방증이기도 하다. 고
분의 형태를 띤 것 가운데 적석총 등 도굴이 어려운 양식의 고분을 제외
하면 거의 도굴이 되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러나 아직도 도
4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굴이 진행되고 있으며, 도굴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다. 제사를 위장해서


접근하는 경우도 있으며, 합법적인 발굴작업을 위장해서 도굴하는 경우도
있다. 고분 인근의 집을 빌려 고분까지 지하 터널을 파서 고분을 도굴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는 장기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대부분의 도굴은
사전에 도굴이 가능한 분묘인지, 부장품이 있는지를 확인한 후 단기간에
몇 명이 조를 편성하여 도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경우에는 역할
의 분담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도굴이 이루어지게 된다.
도굴의 대상은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분묘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
으나, 도요지 등도 도굴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분묘는 외형상 분묘의 형태
를 띠고 있는 경우 뿐만 아니라 봉분이 무너져 내린 것 등 분묘의 형태를
가지지 않은 경우도 있다.
도굴은 대개 단기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고분 가운데 도굴
되지 않은 고분은 대부분 적석총과 같이 두껍게 돌을 쌓아 만든 고분의
경우 도굴되지 않은 경우가 있으나 외형상 고분의 모습을 가진 경우는 거
의 도굴되었다.

나. 문화재 절도

문화재범죄의 유형 가운데 가장 쉽게 파악이 되면서 문제가 되는 것이


문화재의 절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89년부터 1998년 사이에 지정
문화제 47건을 포함 178건이 도난당했다. 최근의 도난사건을 보면 다음 <
표 2>와 같다.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4 3

<표 2> 문화재 도난사건


(2001년은 10. 31 현재)
구분 도난문화재
회수현황
연도 지정문화재 비지정문화재 계
1995 1건 13점 6건 666점 7건 679점 1건 18점
1996 2건 2점 14건 1,945점 16건 1,947점 3건 6점
1997 5건 99점 18건 950점 23건 1,049점 5건 18점
1998 9건 27점 28건 979점 37건 1,006점 6건 399점
1999 7건 27점 25건 118점 32건 145점 6건 24점
2000 6건 12점 22건 827점 28건 839점 4건 6점
2001 1건 1점 14건 245점 15건 246점 4건 6점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불교가 전래된 이래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문화적


으로도 국가지정 문화재 중 불교문화재가 50. 7%를 차지하고 있는 등 다
수의 문화재가 불교문화재이다. 불교문화재는 주로 산속의 사찰에서 보관
하고 있어 절도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어 그 보호에 문제가 된다. 우리나
라 고사찰의 경우 대부분 국보·보물급 문화재들을 소유하고 있다. 이런
불교 문화재들은 사찰의 경비가 허술하기 때문에 쉽게 절도의 대상이 된
다. 1999년 조계종 총무원에서 발간한 불교 문화재 도난백서에 나타난 바
에 따르면 지난 1984년부터 1999년 6월까지 전국 각 사찰에서 도난 당한
문화재가 453점에 이르러 매년 28점 꼴로 불교 문화재가 도난 당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23) 한 사찰에서 도난당하는 문화재도 적지 않은 실정이
다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전남 순천시 선암사의 경우 1998년 보물
급 탱화 2점이 도난당한 것을 비롯하여 지난 30년간 50여 점의 문화재를
도난당한 일이 있다. 신고되지 않거나 불상의 복장유물 등 도난 여부를 알
수 없는 경우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은 것으로 생각된다.

23)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 불교문화재 도난백서, 1999년.


4 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표 3> 사찰문화재 도난 사건


(2001년은 10. 31 현재)
연 도 도 난 회 수 비고
1995 2건 14점 -
1996 3건 7점 2건 5점
1997 10건 19점 3건 6점
1998 5건 10점 -
1999 13건 22점 1건 1점
2000 9건 22점 2건 4점
2001 5건 14점 3건 19점

이와 같이 문화재 절도는 특히 관리가 어려운 불교문화재와 개인 또는


문중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재가 그 대상이 되기 쉽다. 문화재청과 조계종
문화부에 접수된 불교문화재 도난 건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999년 7
월부터 2000년 7월까지 1년 동안 도난 당한 불교문화재는 모두 15건으로
이 가운데 석탑과 석불이 각각 5건과 4건으로 많았으며 불화 3건, 불교조
각 2건, 복장물 1건 순이었다. 이는 지난 90년부터 매년 평균 13건의 피해
를 입었던 ‘불화’의 도난이 현저하게 준 대신 매년 0.5건의 피해에 그쳤던
석탑의 도난이 10배 이상 불어난 수치로 절도범들의 표적이 ‘불화’에서 ‘석
탑’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처분의 용이성
에서 찾을 수 있다. 절도 대상이 ‘불화’에서 노천에 있는 ‘석탑’과 ‘석불’로
급속히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도굴범들이 종단의 행정력이
미치는 곳은 피하고 야산, 학교, 개인, 私庵 등에 흩어져 있는 불교문화재
를 주 표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같은 도난품의 변화는 ‘불교문화재도난백서’ 발간 이후 불화에 대
한 유통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처분이 용이한 석탑과 석불로 표적이
옮겨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처분의 용이성은 문화재범죄에서는 상당히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4 5

중요한 문제로 문화재범죄의 80% 정도가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범죄로 나


타나는 것도 처분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처분의 용이성 뿐만 아니
라 절도의 용이성도 중요한 요소이다. 불화 등 문화재의 도난에 대한 경각
심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범행이 쉬운 마을 야산이나 논밭, 학교, 개인
사암 등에 산재해 있는 석탑이나 석불로 범행대상을 바꾸었기 때문이다.
석탑과 석불은 경매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집 정원이나 고급 음식점의
조형물로 쉽게 유통이 가능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다.
절도의 대상은 불상 등의 복장유물에까지 미치고 있다. 복장유물은 불상
을 조성할 때 불상의 배나 머리부분에 경전, 발원문 등을 채워 넣은 것을
말한다. 대체로 귀중한 유물을 넣어 두지만 불상이 예배의 대상이라는 점
때문에 꺼내지 않아 실태파악이 되지 않는 점에서 절도범의 표적이 되기
쉬운 점이 있다.
조계종에 따르면 1999년부터 복장유물 도난사건이 증가하는 추세로 자
체 조사에 따르면 복장유물 도난사건은 1996년 1건(서울 개운사) 1997년 3
건(경북 기림사, 전북 실상사 백장암, 전북 심곡사 각1건), 1999년 6건(경
북 광흥사 2건, 전북 개암사, 경북 환성사, 경북 직지사, 경기 보광사 각1
건) 등으로 증가해 왔다. 복장유물 도난사건이 잇따르자 2000년까지 14개
사찰을 대상으로 조사작업을 벌였다. 이 가운데 복장유물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은 불과 3개 사찰밖에 되지 않고 완전히 도난당한 곳은 4개 사찰,
일부가 도난당한 곳이 7개 사찰로 나타날 정도로 복장유물의 도난도 심각
한 문제이다.
복장유물이 근래 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금전적 이득 때문이다. 조선
왕조 말기에 고려시대 왕릉을 대상으로 시작된 문화재 절도, 도굴은 무덤,
탱화, 석탑 등을 거쳐 최근에는 무인석과 문인석 등 석조물과 복장유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양상의 변화는 선호의 변화라기 보다는 과거의
4 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주범죄대상이 이미 고갈되어 도굴과 절도의 대상이 그 만큼 줄어들었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다. 복장유물을 절취하는 형태도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쌍계사 사천왕상의 경우 공구를 사용해 사천왕상 뒷부분에 있는 나
무뚜껑을 뜯어내고 그 속에 있던 복장품들을 절취하였다. 불상의 경우 개
금불사(불상에 금색을 새로 입히는 것) 과정이나 내부자와의 결탁에 의해
복장유물이 도난당하기도 한다. 사찰측은 도난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질 경
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문화재의 절도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이탈리아, 독일
등 문화재가 많은 국가의 경우 연간 수천건의 문화재 관련 범죄가 발생한
다고 하며,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 등 고대 유물이 많은 곳에서는
어김없이 도굴이나 절도가 발생한다. 이와 같이 각종 문화재의 도난, 도굴
사건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2차 대전 이후 예술품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예술품의 시장가격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러한 문화재의
도난, 도굴 사건은 더욱 지능화·국제화경향을 띠고 있다.24)
문화재에 대한 절도를 정부에서 직·간접으로 조장하거나 방임하는 경
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는 주로 문화유적이 많고 중앙정부의 통제가 잘 미
치지 못하는 지역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로는 캄보디아와
타이 국경지대인 ‘반테아이치마르 사원’의 문화유산 도난사건을 들 수 있
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1999년 “이 사원이 대규모로 도굴되어 사원 전체가
폐허가 되었다”라고 보도하여 세계에 알려지게 되었다. 12세기 크메르왕국
시절 화려한 불교문화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던 이 사원은 앙코르
와트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의 문화유산이었으나 거의 외부로 반출되어 이
제는 무너진 벽과 돌조각들만 남아 있는 실정이다. 이 사건은 이 지역 주

24) 장동희,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규범 : UNIDROIT의 도난 및 불법반출 문화재


에 관한 국제협약안을 중심으로,” 외교, 제20호, 1991. 12, 136면.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4 7

둔 캄보디아 정부군의 소행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와 같이 대규모의


도난사건에는 일부 정부도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문화재보
호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다. 위 조

문화재범죄는 수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기존의 문화재를 복제하거나 유사하게 위조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골동품
의 공급은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 위조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위조는
밀매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전문가
들까지 가담한 조직적 위조 밀매이다.
1999년에 발생한 한국고미술협회 전직 회장·부회장 등이 포함된 대규
모 위조단 사건은 위조 고미술품 밀매가 어떤 구조로 진행되는지 보여주
고 있다. 고미술품 위조수법은 습자지를 이용한 전형적인 베끼기와 앞장떼
기, 뒷장떼기, 환등기 베끼기, 낙관 바꿔치기 등 6가지 정도가 있다. ‘습자
지 베끼기’ 또는 ‘유산지 밑그림법’은 유명작가의 진품 위에 얇고 투명한
기름 먹은 습자지를 원본에 대고 목탄으로 밑그림을 베껴낸 다음, 다시 습
자지 밑에 한지를 놓고 화필로 그림 자국을 남긴다. 이 밑그림 자국을 따
라 먹과 물감으로 채색해 가짜 작품을 만드는 방법이다. 겸재 정선의 ‘금
강전도’가 이 수법으로 위조됐다.
앞장·뒷장 떼기는 여러 장으로 겹쳐진 종이 위에 그려진 진품을 물에
불린 후 두 장으로 분리하는 방법이다. 앞장의 원그림을 떼어내어 표구하
고, 뒷장에 남아있는 희미한 그림 위에 덧칠하는 방법이 뒷장떼기이고, 반
대로 윗그림이 희미하고 아랫그림이 선명할 경우엔 앞장떼기 수법을 쓴다.
중국에서 수입했던 ‘옥판 화선지’의 경우 3장까지 벗겨낼 수 있으며 다른
4 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종이도 2겹으로 떼어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환등기 모사법’은 진품을 구하지 못했을 경우 활용하기도 한다. 즉 유명
작품의 슬라이드 필름을 환등기에 올려놓고 비치는 영상을 그대로 모작하
는 수법이다. 위조범들은 유명화가의 화풍과 비슷하지만 값싼 무명화가의
작품을 구입한 뒤 낙관과 서명을 위조해 그려넣거나, 낙관이 없는 동양화에
유명작가의 낙관을 새로 위조해 넣기도 했다. 공재 윤두서의 그림과 혜원
신윤복의 그림이 이렇게 위조되었다. 이들이 위조한 고미술품은 별다른 국
가적 감정기관이 없는 상태에서 고미술협회 감정위원들과 사전에 담합하여
진품이라는 허위감정서를 첨부하여 판매하는 등의 수법을 이용하고 있다.
문화재 등 예술품에 대한 위조는 일찍부터 있어 온 범죄로 그 유형도
이와 같이 매우 다양하다. 위조기술의 발달에 따라 갈수록 정교해지고 있
는 가짜들로 인해 문화재와 예술품의 진위문제를 가리는 것은 날로 어려
워지고 있으며, 신뢰할 수 있는 감정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위조범된
문화재는 다수가 진품으로 감정되기도 한다. 한 때 국보로 지정되었던 조
선시대 총통의 위조사례가 우리의 현실을 대변해주고 있다.25) 문화재 위
조범들은 국제화되고 고도로 전문화되고 있어 위조범죄에 대한 대비가 필
요한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적발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경우 유적 발굴터에서 구한
오래된 진흙을 원료로 한나라의 병사상 등을 위조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이 경우 육안으로 구분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연대 추정에 사용되는
과학적인 방법들을 통해서도 적발이 어렵게 된다. 또한 위조범들이 단순히
위조를 할 뿐 아니라 조작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 높은 가격에
파는 일도 생겨나는 등 위조는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25) 거북선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龜艦別黃字銃筒을 1992년 한 골동품상이 주


조해, 이를 한산도 앞바다에 빠뜨린 뒤 발굴, 인양한 것처럼 하여 국보 제274호로
지정되었으나 위조사실이 밝혀져 국보가 취소되었다.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4 9

라. 문화재 밀거래

도굴 또는 훔친 문화재를 판매하기 위하여 문화재범죄는 필연적으로 문


화재 밀거래와 연계될 수 밖에 없다. 문화재범죄의 경우 자신이 소장하기
위하여 도굴 또는 절도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이를 처분하여 이익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범죄에 의하여 취득한
문화재는 밀거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화재 밀거래는 그 문화재의 발견이나 획득에 관한 역사적 자료가 전
부 왜곡되거나 허위로 알려지게 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세월이 흐르면 진위 여부를 가리기 데에 엄청난 시일과 비용이 소요
되게 되고, 문화재적 가치마저 크게 훼손된다. 문화재의 가치는 문화재 물
건자체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발견된 장소와 배경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밀거래를 통하여 이를 훼손시키게 되는 것이다.
밀거래에서 나아가 이를 합법적인 물품처럼 하기 위하여 전문 도굴범들
은 부인의 이름으로 골동품 가게 등을 차려 도굴 문화재를 밀매하고 있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26) 문화재 밀거래는 도굴 문화재 뿐만 아니라 도난
문화재 유통에도 활용되어 문화재범죄의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다.
도굴과 도난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불법문화재의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
다. 그러나 소장가들과 은밀한 거래가 끊어지지 않고, 공공박물관에서도
도굴된 문화재를 구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문화재의 밀거래를 막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도굴 또는 절도를 통해서 얻은 문화재의 처분
행위는 불가벌적 사후행위를 구성하기 때문에 이의 단속에는 상당히 어려

26) 2000년 3월 적발된 도굴 및 문화재 밀매사건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이들은 전문


지식을 가지고 문화재를 도굴하고, 합법을 가장해서 밀매하고, 외국으로 반출했다
가 다시 반입하는 등으로 문화재의 출처를 위장하는 등 종합적인 방법을 이용하
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5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움이 있다.
문화재범죄 가운데 국제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문화재의 국외로
의 반출이다. 문화재 유출의 유형으로는 전시약탈, 식민지지배에 의한 강제
반출, 불법매매와 밀수출 등이 있다. 국제법에서는 이상의 모든 유형을 범
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과거 국제법적으로 문제되었던 것은
전시약탈, 식민지지배에 의한 강제반출 등이 있었으며, 이와 관련된 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아 국제적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들 행위는 직, 간
접으로 국가가 관련된 것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현재 범죄와 관련하여 문제되는 것은 불법반출의 문제이다. 문화재는 국
가의 소중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문화재의 국외반출
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재의 국외반출을 막기 위
하여 공항과 항만에 문화재감정반을 상주시키고 있으나 숫자가 적어 이들
을 모두 적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운영 또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 있는데 해외반출금지 문화재의 목록도 비치하지 않고 있어 문화재의
해외유출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국외반출 사례 가운데 가장 많은 사례가 거래 가능한 일반 골동품으로
위장하여 판매, 밀반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골동품상으로부터 문화
재를 구입한 외국인들이 외국으로 반출하려다 적발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다음 표에 나타난 사건들 모두 이와 같은 사례가 된다. 그러나 반출을 시
도하다 반출금지 판정을 받은 문화재가 지금까지 10,000점 가까이 되고 있
는 실정에 비추어 볼 때 문화재의 국외반출은 이보다 훨씬 광범하게 이루
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하여는 비교적 최근의 통계 밖에 입수할 수 없었으며, 통계상 국
외반출이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한 암
수범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의 밀반출은 과거 우리 문화재의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5 1

주요 고객이 일본 등 선진국에 있었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으나


우리 경제의 발전으로 문화재에 대한 소장욕구가 높아지면서 외국에 있는
문화재들이 역수입되는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외국으로 반출하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에 문화재의 해외반출 규모가 줄어
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표 4> 연도별 국외 반출 사건 현황

연도 건수 비고
1998 4 미국 2, 일본 2
1999 1 일본
2000 0
2001 1 미국

문화재의 밀반출에는 전문가들이 가담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외국인의


문화재 밀반출사건 적발시 고미술협회장이 협조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하
는 등 이러한 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2000년 1월 충남 논산시 익안대군(조선 태조의 셋째 아들) 영정각에서 도
난당한 익안대군 영정(충남 지방지정문화재 329호)의 경우 일본으로 밀반
출한 뒤 그곳에서 정상적인 유통절차를 거친 것으로 위장해 같은 해 7월
김해세관을 통해 국내에 들여오는 등 일부 유물은 ‘장물세탁’까지 한 것으
로 밝혀졌다. 이 영정은 일본에서 되찾은 우리 문화재로 알려져 시중에 유
통되었다.27)
해외반출의 도굴 문화재를 입수, 문화재 전시회 명목으로 일본 반출 시
도가 적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문화재 사범 단속반장이 재직 당시 문

27) 동아일보, 2001. 4. 24.


5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화재 매매 업자와 짜고 정기적으로 뇌물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


다.28)
과거에는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외국으로 밀반출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북한이나 중국지역의 문화재가 우리나라로 밀반입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심지어 중국에서 도굴된 고구려의 고분 벽화가 우리나라로 밀
반입되었다는 기사가 나오는 등 밀반입도 적지 않은 수준인 것으로 보인
다.29)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는 75,000여점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국가별
내용은 <표 5>와 같다.
이러한 수치는 문화관광부의 1998년 국정감사 자료에 나타난 것보다 상
당히 늘어난 수치이다. 1998년도 문화관광부의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1998년 4월 현재 외국 박물관 소재문화재는 미국(15,414점), 영국 (7,189점)
등 18개국 68,520여점으로 나타나고 있어 지속적인 현황파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해외문화재 가운데 환수된 문화재는 2001년 현재 일본, 미국, 뉴질랜드,
미국, 프랑스에서 4,492점이 환수되었다. 환수의 내역을 보면 1958년과
1966년 일본과의 문화재 협정에 의해서 1,432점, 1991년 일본과의 협정에
의해서 227점 등 정부간 협정에 의한 환수가 1,659점, 민간 및 정부기증이
2,540점, 국·공립박물관 구입환수품이 283점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역
시 1998년 국정조사 자료에서 나타난 3,777점에 비하여 상당히 증가한 것
으로 나타났는데 증가분은 모두 개인소장가의 기증에 의한 것으로 정부의
노력에 의한 증가는 없다.

28) 박유리, 전게논문.


29) 조선일보 등에서 2001년 10월 4일부터 보도되기 시작한 고구려 고분벽화 중 三室
塚과 장천 1호분 벽화가 2000년 도굴되어 우리나라로 반입되었다는 보도가 있었
으며, 상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5 3

<표 5> 해외소재 한국 문화재 현황


2001. 12월 현재

소장국 확인수량 기타(추정) 계 주요 소장처


일본 19,106 15,051 34,157 동경국립박물관, 쯔꾸바대학 등
미국 9,281 6,831 16,112 스미소니언 프리미어미술관 등
영국 2,414 4,196 6,610 대영박물관, 빅토리아 앨버트박물관 등
독일 1,880 3,409 5,289 뮌헨 베네딕트 수도원 등
러시아 504 3,050 3,554 동양 예술박물관 등
프랑스 1,310 650 1,960 국립기메박물관, 파리국립도서관 등
덴마크 1,240 0 1,240 국립박물관
중국 1,434 0 1,434 요녕성박물관 등
오스트리아 679 0 679 비엔나 민속박물관 등
캐나다 1,080 0 1,080 로얄 온타리박물관 등
체코 0 250 250 국립박물관
폴란드 0 135 135 바르샤바국립박물관
헝가리 0 58 58 호프헤렌쯔동아시아박물관, 민족박물관
벨기에 0 82 82 왕립미술역사박물관
스웨덴 48 756 804 동아시아박물관 등
이탈리아 17 0 17 성천사의 성박물관
네덜란드 44 776 820 국립라이덴미술관 등
스위스 1 456 457 스위스 민족박물관
바티칸 0 500 500 바티간 민속박물관 등
호주 0 28 28 뉴사우스 웨일즈박물관 등
총계 39,038 36,220 75,226

자료 : 문화재청(확인수량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등을 통해 확인된 것이며, 기타(추정)은 신


문 등 자료를 통해 파악된 수치임)

이와 같은 환수율은 해외에 소재하고 있는 문화재의 5%선에 그치는 것


으로 상당히 저조한 실정이다. 유출문화재에 비해 환수율이 적은데는 우리
5 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문화재의 최대 소장국인 일본을 비롯하여 프랑스 등 문화재를 약탈한 국


가들이「문화재 불법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 금지에 관한 협약」 등 문화
재 반환에 관한 국제협약에 가입하지 않음으로써 반환을 강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3 . 국가에 의한 문화재범죄

가. 문화재 약탈

문화재에 대한 약탈은 과거 주로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과거의


문화재의 국제적 이동은 주로 전쟁에 의한 경우였다. 전쟁이 합법화되던
시절에는 전리품이라는 이름으로 승전국이 패전국의 문화재를 반출해 갔
으며, 이러한 문화재들이 현재 주요 국가의 박물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과
거 문화재를 일반 재화와 구별하지 않고 전리품의 대상으로 포함시킨 관
행은 물질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것일 뿐만 아니라 패전국에 대한 정신적
및 도덕적인 피해의식을 효과적으로 지속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기
대에 있었다.30) 따라서 문화재의 약탈은 정당한 행위로서 문제가 되지 않
았다. 이러한 관행은 그리스시대에도 있어, 정복국은 피정복국의 문화재를
자국으로 옮겼으며 이는 전리품에 대한 권리의 하나였다.31) 그러나 이러
한 관행에 대하여는 다양한 예외가 있었다. 로마시대에 키케로가 문화재약
탈에 대하여 금전배상을 하도록 한 경우가 있었으며, 스키피오가 시실리사
람들에게 문화재를 돌려준 사례가 있다. 이러한 전통은 후대에도 이어져

30) 백충현, “외규장각고문서 반환에 대한 국제법적 고찰,”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에


대한 고찰(문화산업연구소 창립학술회의 자료집), 1998. 11. 23, 11면.
31) Louis-Jacques Rollet-Andriane, “Precedents, Returns & Restitution of Cultural
Property,” Museum, Vol. 31, No. 1, 1979, p.4.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5 5

사를마뉴대제가 이탈리아의 문화재를 당시 로마교황에게 위임함으로써 실


질적으로 문화재의 보호를 도모한 일도 있다.32)
이러한 예에서 보는 바와 같이 중세에는 교회가 중심이 되어 문화재를
‘기독교 공동체 재산’으로 보아 정복국에 의한 문화재의 무조건적인 취득
권을 제한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나 그 대상이 기독교문화권에 한정되었
을 뿐만 아니라 호응이 크지 않아 실효를 거두지는 못하였다.33)
이와 같이 중세까지도 나름대로의 문화재보호와 약탈을 막기 위한 노력
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근대에 이르기까지 문화재는 전리품의 대상
이 되었으며, 문화재의 약탈은 정당한 행위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르네상스 이후 문화재는 인류문화의 산물이기 때문에 다른 전리
품과 달리 취급해야 한다는 인식이 나타남에 따라 17세기 이후 강화조약
가운데 전쟁당사국간의 문화재반환 및 교환을 내용으로 하는 조약이 체결
되기도 하였다.34) 18세기에 들어서면서 국제법학자들을 중심으로 전쟁수
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한도내에서만 문화재를 이용 또는 소유할 수 있다
고 하면서 전시문화재보호의 필요성이 강력히 주장하였다. 그러나 나폴레
옹의 등장 이후 프랑스는 ‘새로운 범유럽문화의 창조’라는 이름으로 프랑
스를 문화적 중심지로 만들기 위하여 외국의 문화재를 약탈하여 루브르박
물관으로 옮기고 이를 합법화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외국 뿐만 아
니라 자국의 양식 있는 지식인으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으며 나폴레옹이
패배한 후 유럽의 질서를 재편하기 위한 1815년 비엔나회의에서 이 때 약
탈한 문화재를 본국으로 반환하도록 합의하여 대규모의 문화재반환이 있

32) Ibid., pp.4-6.


33) Graham, G. M., “Protection and Reversion of Cultural Property,” The
International Lawer, Vo. 21, No. 3, 1987, p.756.
34) 1648년 스페인과 네덜란드간의 Münster조약, 1679년 오스트리아와 프랑스간의
Nimwegen조약, 1713년 네덜란드와 프랑스간의 Utrecht조약 등에서 이러한 규정
이 나타나고 있다. Rollet-Andriane, op. cit., p. 6.
5 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었다.35)
이는 계몽사상가들의 주장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Locke, Martens 등은
문화재는 당해 국가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야 하며 원칙적으로 다른 나
라로 강탈, 이전되어서는 안되며 이전될 경우에도 출처국으로 반환하여야
한다는 ‘문화재귀환의 도덕적 원칙’을 주장하였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베네치아로 약탈된 문화재의 반환을 가져온 1866년 「비엔나조약」과
1907년「헤이그협약 제4차 협약부속서」를 성립케 하여 약탈문화재를 반
환하게 하였다.36) 1899년과 1907년 전쟁법에 관한 헤이그평화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어 문화재에 대한 주권은 기존의 국가가 계속
유지하며, 실제 점유국은 제한된 사용권만을 향유할 뿐이며 어떠한 경우에
도 사유재산을 몰수, 약탈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1907년 헤이그 제4
협약). 또한 이 협약 부속서에서 “역사적 기념물, 예술 및 과학작품을 압
류하거나 파괴하는 어떠한 행위 또는 국제적인 손상을 가하는 행위는 금
지되며 그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기소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협
약 부속서 제56조 제2항). 이러한 규정에 의하여 문화재의 약탈과 파괴행
위가 국제법상 범죄로 처음 규정되게 된 것이다.
전쟁시 문화재약탈이 범죄로 처벌된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부터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마무리하기 위한 원칙을 선언한 1943년의 런던선언에서
문화재의 약탈에 따른 반환과 회복에 대하여 문화재의 이전이 약탈의 형
식을 가지든 외양적으로 합법적인 형식을 가지든 간에 연합국은 이러한
소유권 이전에 대하여 무효를 선언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어서 브레튼우
즈회의에서 추축국들로 하여금 추축국점령지역에서 반출된 모든 문화재를
출처국으로 반환하도록 하였다.
또한 전시 문화재 약탈범에 대하여 처음으로 유죄를 선고함으로써 문화

35) 그 대표적인 학자로 Vatell을 들 수 있다. Graham, G. M., op. cit., pp. 757-758.
36) Rollet-Andriane, op. cit., p. 6.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5 7

재범죄를 국제범죄로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즉 1940년 히틀러의


명령에 의하여 점령대상인 유럽지역에서 문화재를 약탈하였던 4명에게 뉘
른베르크 군사재판에서 유죄를 선고하였다.
그러나 유럽지역에서 전쟁의 처리를 위한 조약에서 문화재의 반환을 명
시하고 문화재의 약탈에 대한 범죄성을 인정한 것에 비하여 다른 지역에
서의 범죄에 대하여는 규정하지 않고 있어 상당한 대조가 되고 있다. 즉
일본의 전범재판에서는 문화재와 관련된 범죄자에 대한 재판이 이루어지
지 않아 유럽중심의 문화재반환정책이라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나. 문화재 파괴

문화재범죄 가운데 특이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문화재파괴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문화재범죄와는 달리 문화재의 파괴 자체를 목적으
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이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문화재는 한번 훼손되
면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한 국가만의 것이 아니라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재파괴 행위는 인류에
대한 범죄행위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재파괴는 국가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개인에 의해서도 행해질 수
있는 범죄로 종교적 신념에 의해 다른 종교의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경우
가 많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바미안 석
불의 파괴행위 등 불교유적 파괴행위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아프
가니스탄 중부 바미안 지방에 있는 5세기 경에 조성된 높이 53m에 이르
는 불상은 아프가니스탄을 상징하는 불교유물이었다.
탈레반정권은 모든 불교석상과 ‘비 이슬람적인 것’들을 파괴하기 시작하
였는데 여기에 인류의 불교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 바미안 석불도 포함
5 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되었다. 이 불상은 이 나라의 격변의 역사속에서도 파괴되지 않았던 역사


적 유물이었다. 인류 문화유산의 보호책임을 지고 있는 유네스코는 탈레반
정권의 바미안 마애석불을 포함한 불교 유물의 파괴 지시가 내려진 이후
이를 막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였다.37)
이러한 문화재 파괴행위는 종교라는 이름 아래 인류의 문명이 파괴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과거 십자군 전쟁을 통해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문화재가 파괴되었으며, 지금도 종교의 다툼으로 인해서 지구상
의 많은 곳에서 살상과 약탈 등 폭력적인 행위가 정당화되고 있는 실정이
다. 이는 세계의 문화적 다양성을 침해하는 행위이다.
문화재파괴는 국가나 종교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
범죄보다는 국가적 또는 집단적 범죄의 특징을 가진다. 인류의 문화유산이
지진이나 폭풍 같은 자연재해에 의해서보다는 인간의 개발 욕구와 부주의,
편견에 의해서 파괴되고 있다는 점을 볼 때 문화재의 파괴행위는 우리 뿐
만 아니라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을 파괴하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 국제
기념물 및 유적위원회(ICOMOS)가 발간한 ‘위기의 인류유산’이라는 보고
서는 유산 파괴의 주범이 자연이 아닌 인간임을 재확인해 준다. 캄보디아
의 앙코르와트 사원, 보스니아의 유적지들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개발 이
외에도 정치와 군사적 갈등에 의해 수 천년 동안 보존되어 왔던 귀중한
여러 유적들이 파괴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거 무속과 관련되거나 합리주의적 측면에서 이해되지
않는 경우에는 인습의 척결이라는 이름으로 장승 등 문화재를 파괴하는

37) 각국에서 석불의 파괴를 막기 위한 성명서를 발표하고 유네스코에서는 특사를 파


견하여 높이 53m와 35m의 바미안 석불을 비롯하여 남아 있는 불교 유적에 대해
더 이상의 파괴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하였다. 또한 유네스코는 파괴된 유적을 복원함과 동시에 장기적인 안정대책
을 마련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의 문화유산 보호에 관한 국제적인 캠페인을 전개
하고 이에 필요한 재원과 기술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5 9

일이 있었다. 또한 무속인이나 다른 종교 신도들에 의한 석불 훼손행위가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 기독교인에 의한 단군상의 파괴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국가에 의한 문화재 파괴와 함께 개인이나 단체에 의
한 문화재파괴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파괴와 관련하여 최근에는 전쟁범죄의 해석과 적용 범위가 확대
되어 문화재파괴행위도 전쟁범죄에 포함시키고 있다. 구유고슬라비아 전범
법원은 중세와 고대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던 도시 두브로브니크에
포격을 가한 세르비아 병사들을 기소하였다. 기소이유는 ‘아드리아해의 진
주’라고 불릴 만큼 문화적 보호가치가 커 도시 전체가 유엔의 ‘세계문화재’
로 지정되어 있던 지역을 파괴한 것은 인류에 대한 범죄라는 논리를 적용
한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또한 1954년 전시문화재보호에 관한 헤이그협약
에도 반하는 범죄로 국제적 처벌대상이 된다.

4 . 문화재범죄의 특성

가. 국제성

문화재범죄의 특성 가운데 하나로 들 수 있는 것이 국제성이다. 일찍부


터 각국은 타국의 문화재가 그 국가 또는 민족의 정신적 산물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으며, 전쟁시 승전국은 패전국의 정신적 구심점을 없애기 위
하여 문화재를 파괴하거나 자국으로 정당한 전리품이라는 명목으로 약탈
해 가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재화로서의 문화재를 약탈하였을 뿐만 아니
라 정신적 황폐화와 자신감의 상실을 목적으로 문화재를 약탈한 경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식민지배가 발달하면서 식민지배시대에 조직적으로 문화재를 약탈 또는
6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반출해 간 것도 문화재범죄의 국제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범죄가


이렇게 국제적 성격을 가지게 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문화재
소유국에서 문화재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고 이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힘든 정치적, 경제적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의 소유국이
대부분 과거의 영광을 잃고 약소국으로 전락하였기 때문에 국가 또는 민
간 차원에서 문화재의 반출이 쉬운 상황이었다. 또한 문화재는 과거에도
금전적으로 부담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가 있는 국가
의 재력 있는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고 구입하여 소장하였다. 따라서 문화
재가 가장 많이 있는 이집트, 그리스 등의 경우 자국에 판매하기 보다는
외국에 판매하는 것이 이익이 더 되었기 때문에 도굴과 불법반출로 문화
재의 해외유출이 매우 심각하였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이다. 일제 치하에서 동산문화재 뿐
아니라 부동산 문화재가 일본으로 반출된 것이 밝혀지고 있으며, 일부는
반환되었다. 우리나라의 문화재유출은 주로 일본이 식민통치를 하면서 약
탈한 것으로 반환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반환협정을 통해서 일부 반환되기
도 했으나, 대부분의 문화재가 반환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병인
양요시 프랑스가 약탈한 외규장각 도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로 외국으로의 반출과 약탈이 문제되고 있으나 최근
중국의 고구려 벽화가 국내로 반입된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외국
의 문화재가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는 문화재 보
유국의 경우 현재에는 잘 살지 못하는 나라들이 많아 고객이 있는 외국으
로 반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화재범죄는 주요 국제범죄로
거론된다. 인터폴에서도 문화재범죄의 국제성을 인정하고 있다. 국제성 범
죄를 예방하거나 처벌하기 위한 절차들은 국제협약에 의해 규율되는 경우
가 있으나 모든 국가들이 동일하게 그러한 국제협약들을 비준하고 있지는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6 1

않다. 사무총국은 인터폴 총회에서 결정된 내용에 부응해서 또는 타국제기


구·회의들의 권유로 국제성 범죄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
여 왔다. 이러한 보고서들에 의해 다루어지는 주제들은 국제사기, 민간항
공기에 대한 불법행위, 국제 매춘착취, 인신매매, 문화재 절도·유통, 멸종
위험 동·식물의 불법유통, 화폐위조의 법적 고찰 등이다.

나. 전문성

문화재범죄는 전문성을 가진 범죄이다. 우선 문화재범죄를 저지르기 위


해서는 문화재에 대한 기본적 안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기 때문이다. 매장
문화재의 도굴이나 사찰이나 서원, 사당 등에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의 절
도는 풍수지리, 회화, 도자기, 고문서 등 문화재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
있어야 가능한 범죄이다.
실제로 도굴범으로 검거된 범인들은 체계적인 문화재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풍수지리 등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지
금은 봉분의 흔적도 없는 경우에도 도굴 대상분묘를 찾아내는 등의 지식
을 가지고 있다.
또한 비지정 불교문화재만을 전문적으로 훔쳐 팔다 적발된 문화재 밀매
단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어떤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을 가지고 한 분
야에 집중하는 경우도 있는데 가장 쉬운 대상이 비지정 불교문화재로 문
화재 절도범들의 단골 표적이었다. 비지정문화재를 절도의 대상으로 하기
위해서는 비지정문화재의 가치를 감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다.
문화재위조범들의 경우에도 매우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 문화재
위조범으로 적발된 경우 관련 협회의 간부와 감정위원, 화랑의 주인 등 전
6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문가들까지 가세하여 진품과 구별이 힘든 위조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앞


서 본 바와 같이 도자기류에 있어서는 유적지에서 흙을 구하여 새로운 작
품을 만들어내는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다.

다. 문화재의 보호 관리의 특수성

문화유산은 손상되기 쉬우며 한 번 손상되면 재생 불가능한 대체할 수


없는 자원이다. 그리고 문화환경이란 오랜 기간에 걸쳐 형성된 자연과 인
간사이의 조화로운 상호작용의 산물로서 특별한 가치를 가진 환경을 일컫
는다. 그러므로 문화유산과 문화환경은 최소한의 개입이라는 전략을 바탕
으로 정기적이고 지속적이며 예방적인 관리 프로그램에 의하여 처리되고
보존되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면 문화유산이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한
성격이 지속·보존되는 방향으로 그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38)
문화재의 보호를 위한 관리는 원칙적으로 소유자에 의한 관리가 원칙이
다. 그러나 사유재산인 문화재에 대하여는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문화재
가 비록 사유재산이라 하더라도 국가적·인류적 견지에서 볼 때 인류공동
의 자산으로서 공공적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공익목적에 따라
보존·활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관리·보호의 범위는 당해 문화재가 도
난·훼손 또는 멸실되지 않도록 안전하게 보존·보관함과 아울러 더 이상
손상되는 일이 없도록 필요한 사전·사후의 보존조치와 수리 등을 포함하
고 있다. 관리자의 선임·해임 또는 변경, 소유자의 변경, 소재지의 변경,
도난 또는 훼손, 현상변경시에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할 신고의무(문
화재보호법 제27조)가 있다.
국가지정문화재의 소유자가 불분명하거나 소유자 또는 관리자의 관리가

38) 강찬석, “유형문화재 보호실태와 개선방안,” 월간 민족예술, 2000. 5. www.kpaf.org.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6 3

곤란 또는 부적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지방자치단체나 문화재를 관리함


에 적당한 법인 또는 단체를 지정하여 당해 국가지정문화재를 관리하게
할 수 있다(문화재보호법 제16조 제1항). 이 경우의 관리자라 함은 당해
문화재의 소유자를 대리하여 문화재를 보호, 관리하기 위하여 소유자 또는
국가가 선임한 자이며, 적당한 법인 또는 단체는 문화재의 보존과 관련이
있는 법인과 학교 등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문제되는 것은 관리경비의 문
제이다. 관리경비는 원칙적으로 당해 관리단체의 부담으로 하되 관리단체
가 부담능력이 없는 경우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할 수 있도록 하
고 있다(제16조 제5항). 그러나 이렇게 관리경비를 관리단체에 부담하게
함으로써 문화재의 관리를 기피하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단점
이 있다. 따라서 문화재의 보호는 공동유산이라는 점을 중시하여 관리비의
부담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의 차원에서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필요 때문에 문화재에 대한 보호는 주로 국가에 의한 보존 및
보호의 관점에서 논의되어 왔다. 문화재의 보호관리제도는 각국의 사정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중점보호정책과 해외수출의 금지, 소유자
와 관리자의 의무 강조 등이 일반적이다. 중점보호주의는 국가의 한정된
재원과 인력으로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보존하기 위하여 세계 대부분의 국
가가 채택하고 있는 제도이다. 이 제도는 중점보호대상문화재를 지속적으
로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중점보호 문화재에서 제외된 경우 보호
가 소홀해 질 수 있는 단점이 있다. 중점보호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에
서 보호대상문화재에 대하여 지정제도와 등록제도를 취하는 국가로 나뉘
어져 있는데 지정제도는 우리나라,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대만 등에서,
미국과 독일은 등록제도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정제도를 취하
는 국가에서도 대부분 등록제도를 병행하고 있다.39)

39) 문화재청, 동산문화재 관리와 보존, 29-30면.


6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이와 같이 국가가 문화재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국가가


문화재의 관리자의 지위에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보호를 위한 국제규범의
발전은 그다지 오래 되지 않았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전쟁법규에 따라 문
화재는 노획의 대상이 되었다. 문화재에 대한 국제적 보호노력은 문화재
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대량파괴무기의 위험성이 널리 인정된
20세기에 들어서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문화재에 대한 보호를 처음으로
입법화한 것은 1907년 헤이그에서 채택된「육전에서의 법규 및 관습에
관한 협약」으로 자국 영토내에 있는 문화재에 대한 각국의 책임원칙을
정립하였다.
이는 국제적으로 확립된 원칙으로「무력충돌시 문화재보호를 위한 1954
년 헤이그협약」(Hague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Cultural Property
in the Event of Armed Conflict) 전문에서 “문화재는 세계의 문화에 공헌
하기 때문에 어떤 국민이 소유하였든 문화재에 대한 손해는 모든 인류의
문화유산에 대한 손해”라고 선언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를 위한 1972년 협약에서도 현저한 보편적 가치가 있는 유산의 보존
에 협력할 의무를 국제사회 전체에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 보호의
1차적 의무는 유산이 위치해 있는 영역국에 있다고 선언함으로써(동협약
제4조) 국가가 문화재보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국가는 인류의 공동이익을 위하여 자국의 영역에 위치한 문화유산을 보
호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1978년의 동산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유네스코
권고 전문에서 다른 문화를 대표하고 있는 동산문화재는 공동유산의 일부
를 구성하며 모든 국가는 이러한 동산문화재를 보존하기 위해 국제공동체
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진다고 하고 있다. 이와 같이 모든 국가에 문화유
산의 보존책임을 부여하고 있는데 효율적인 관리를 위하여 국제문화유산
의 설정, 문화재의 새로운 분류, 국제기구에 의한 관리와 모든 사람들이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6 5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40)


문화재의 선정에 있어서 문화재는 각국의 사회·경제 및 정치과정의 산
물이기 때문에 미적인 관점보다는 사회적인 현실성의 관점에서 고려되어
야 한다. 역사적 및 사회적으로 이러한 문화재는 전체국민 또는 국민 속의
소수집단 등 특별한 인간집단과 관련이 있다. 문화재는 당해 문화재를 만
든 국민들에 대하여 문화적 및 정신적 중요성을 가지는 것이다. 국제문화
유산 사상은 국가유산의 사회·경제적 기초를 고려하여 나타난 것이 아니
라, 어느 정도까지는 기원국과 관계 없이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문
화적, 역사적 및 정신적 중요성을 가지는 것이다.41)
세계의 모든 국가와 민족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국가차원에
서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이며, 이에 따라 국가에 문화재 보호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예외적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으면 세계유산의
구성요소로서 보존되어야 할 것이다. 이 밖에 유럽, 동아시아 등 특정 지
역에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유산들에 대하여는 관련 국가의 협력을
통하여 이의 보호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문화재는 보호의 대상으로 뿐만 아니라 공개함으로써 활용하여야 한다.
즉 문화재의 소유자 및 관리자는 모든 사람이 문화를 누릴 기회를 확대하
고 학술연구, 국제교류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전시하여 문화재의 공공성
을 높여야 한다. 이는 문화재는 어느 특정인의 것이 아닌 전 인류의 유산
이므로 모든 인류가 공평하게 이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40) Williams, S. A., The International and National Protection of Movable Cultural
Property : A Comparative Survey, Ocean Publications Inc., 1978, pp.52-63.
41) 박성욱, 전게논문, 17-18면.
6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제3 절 문화재범죄의 원인

1 .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소장욕구 증가

문화재범죄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소장 욕구의 증


가로 인한 수요의 증가에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문화재는 필요에 따라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아닌 비탄력적 성격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문화재
에 대한 관심과 소장욕구의 증가는 문화재의 도굴이나 절취로 이어지게
된다.
즉 매장 문화재 도굴과 문화재의 절도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문화재 수집가들의 소장욕구 때문이라 할 것이다. 문화재와 예술품 수집가
들의 수요가 있으면 공급은 자연스럽게 따르게 된다. 과거 문화재의 수집
은 일부 관심계층에 한정되고 있었으나 경제의 발전으로 문화재를 수집하
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수집가들이 늘어나면서 수요는 크게
증가되면서 문화재의 가격 또한 매우 높게 형성되었다. 이러한 높은 가격
상승은 다시 문화재를 안전한 투자수단으로 생각하게 하는 경향을 가져와
수요의 증가로 이어지게 되었다.42)
이와 같은 경로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출처를 가리지 않고 수집하려는
수집가들이 다수 나타나게 되었으며, 전문지식이 없는 수집가들이 늘어나
면서 문화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수요의 증가에는
문화재를 감상의 대상으로 보는 경우 뿐만 아니라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
으면 가격이 상승한다는 생각이 나타나면서 그 속도가 빨라졌다. 즉 출처
를 가리지 않는 수집가들의 무분별한 수집행태와 문화재 수집을 축재로
여기는 현실이 문화재범죄의 토양이 되고 있다. 또한 문화재범죄는 앞에서

42) Conklin, J. E, Art Crime, Praeger Publishers, 1994, pp. 24-26.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6 7

본 바와 같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암수범죄가 많다는


점 즉 적발가능성이 적다는 점과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문화재
범죄가 발생할 수 있는 토양이 되는 것이다.

2 . 문화재에 대한 인식변화

문화재범죄가 확산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문화재에 대한 인식변화이다.


문화재를 모두가 합심해서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보기보다는 일정한
가치를 지닌 재화로 보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문화재범죄도 늘어나고 있다.
문화유산이라는 단어보다 문화재라는 단어가 주로 사용되는 것은 문화재
를 인류공동의 유산으로 여기기보다는 재화로 보는 성격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현대사회에서 문화재는 자본주의의 발전과 함께 역사적,
문화적 가치 보다는 얼마의 가치를 지닌 물건인가가 더욱 중요한 사항이
되었다. 문화재를 고가로 교환가능한 재화로 보는 시각이 광범위하게 유포
되면서 문화재범죄자들도 다양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인식변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방송매체
를 통한 문화재감정 프로그램을 드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문화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하였으나 그 부작용으로
문화재를 환금가능한 재물로 보는 시각 또한 크게 늘어나게 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실제 이러한 프로그램에서 과거 사당에 모셔져
있던 影幀과 같은 것이 높은 가격이 매겨지는 것을 보고 도난의 대상으로
삼게 되는 경우가 늘었다는 것을 볼 때 상당한 역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문화재의 재화성을 인식하면서 과거에는 전문적인 문화
재범죄자들만이 활동하였으나, 이제는 일반 범죄자들도 문화재를 범죄의
대상으로 삼고 있어 문화재범죄의 확산을 초래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
6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다. 우리나라의 문화재는 불교 문화재가 많으나 문화재 절취범이나 밀매자


들은 불상이나 불화를 종교적 귀의와 예배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범죄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재범죄는 수요자와 공급자의 이해관
계가 합치하는 한 존재할 것이다.
해외에 있는 문화재를 불법으로 들여오는 것과 관련하여서도 인식에 상
당한 차이가 있다. 과거 한국인이 일본에서 절취한 문화재를 한국으로 반
입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서 원소유자가 소송을 제기하여 그 문화재
를 원소유자에게 반환하도록 한 일이 있다.43) 이 사안은 명백한 문화재
절도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절도에 따른 죄책은 묻되 문화재는 원소유자에
게 반환할 필요가 없다는 여론이 조성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해외에 있
는 우리 문화재를 절취하여 반입한 경우 죄의식이 별로 없는 것도 문제가
된다.

3 . 문화재 감정 및 유통의 문제

문화재범죄가 발생하는 주요 요인 중의 하나는 투명한 거래가 이루어지


지 않는 유통구조상의 문제에서 찾을 수 있다. 문화재의 유통은 공개된 시
장에서 거래되는 경우와 비공개 시장에서 거래되는 경우가 있다.
경매 등 공개된 시장에서 거래되는 문화재의 경우는 전문가들에 의한
공개적인 검증을 거친 것이기 때문에 감정시비 등에 휘말릴 위험이 적으
나 이러한 객관적인 감정을 거치지 않은 문화재가 음성적으로 거래되면서,

43) 1990년 8월 13일 부산지법은 일본에서 훔쳐 온 고려청자 등 9점에 대하여 피해자


인 일본인 소유자는 1990년 4월 10일 기자회견시 한국에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
혔으나 일본인 원소유자에게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기증을 받으려
는 우리 정부와 원상회복을 주장하는 일본정부간에 외교적 마찰을 빚은 끝에
1990년 9월 일본에 반환하였다. 그러나 이들 도자기는 1995년 관서대지진으로 모
두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일보, 1990. 9. 10, 1996. 12. 30 참조.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6 9

문화재범죄가 일어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문화재의 상당부


분이 은밀하게 유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 경우에는 공식적인 감정
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문화재 밀매는 근본적으로 공신력을
지닌 감정기관이 없다는 데서 가장 큰 문제점을 찾을 수 있다. 고미술품의
감정을 화상들로 구성된 이익단체에 맡겨,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위조품을
진짜로 둔갑시키는 일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민간 혹은 이익단체의 감정
위원이라 할지라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문화재 감정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감정이 정확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즉 문화재를 전문적으로 감정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문화재
감정을 둘러싼 잡음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대책이다. 화상들의 오랜
경험을 통한 문화재 감정기술과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양성된 문화재 전
문 감정인력을 결합한 국가적 감정기관이 필요하다.44)
문화재감정의 어려움은 최근의 압수품 감정사례에서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2001년 5월말 경찰청이 도굴범들로부터 압수한 금동불상 3점의 진품
여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문화재청이 전문가 10명에게 의뢰해 이
불상을 다시 감정했으나 진품이라는 의견과 모조품이라는 의견이 5:5로 갈
리는 등 감정결과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문화재의 유통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특
성은 범죄의 좋은 환경이 된다. 따라서 공신력 있는 기관의 감정과 유통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 문화재의 거래가 투명하게 되면 도난 또는 도굴
된 문화재 뿐만 아니라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문화재의 거래가 이루어지
기 어렵게 된다.

44) 박유리, 전게논문.


7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4 . 문화재에 대한 관리 소홀

문화재범죄가 쉽게 일어나는 이유는 문화재에 대한 관리소홀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 관리소홀은 발굴문화재의 국가귀속이 잘 이루어지지 않
는 경우에서 시작하여 중요 문화재에 대한 관리의 부실로 도난이 쉬운 상
태로 방치되는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감사원이 1999년 8월부터 한 달간
실시한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 16만여 점에 달
하는 매장 문화재가 국가에 귀속되지 않은 채 대학 박물관 등지에 임시로
보관되어 있는 등 문화재청의 유물관리가 허술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
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관리소홀은 관리인력의 부족과 인식의 부족 때
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에 대한 인식부족에서 비롯된 가장 심각한 사례는 문화재의 원형
을 변형시키는 경우이다. 조사결과 보물 제422호 선원사 철조여래좌상은
철조불상인데도 금동불상으로 변형시켰고, 보물 667호인 한천사 철조여래
좌상은 불상의 손가락 모양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행태들은 출
토 유물이 개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의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는 점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문화재는 원형 그대로
보존될 때 가치와 생명력이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국가에 귀속된 문화재도 관리가 허술한 경우도 있다. 일본이 강탈해 갔
다가 지난 1966년 한일문화재협정에 따라 반환된 문화재들의 소재가 국립
중앙박물관, 문화재청, 중앙도서관 모두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등 관리가 소홀하다. 사찰의 경우 경비가 소홀하여 문화재 절도사건
이 빈발하고 있다. 문화재 관리는 무엇보다도 인력문제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문화재 발굴시에 발굴된 문화재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국가에 귀속시
킬 수 있도록 하는 인력뿐 아니라, 전국에 산재해 있는 문화재들을 체계적
제2장 문화재범죄의 의의와 특성 7 1

으로 관리·점검·보수할 인력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현


재의 문화재 보호정책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관리의 소홀은 매우 심각하다. 다수의 비지정
불교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사찰이 인적이 드문 깊은 산중에 있는 데다,
체계적인 조사가 되지 않아 사진 등 문화재의 동일 여부를 판단할 수 있
는 자료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비지정 불교문화재는
훔친 뒤 적발된다 해도 출처확인이 어려워 처벌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 발생한 공양왕릉 도굴 사건은 문화재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잘
보여주고 있다.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여년간 도굴 사건은 매년
3-4건 정도가 보고되고 있으나 실제로는 전국에서 매년 수백 건의 도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문화재 관련 전문가의 지적이다. 고분 도굴이 가장 빈
번한 곳은 신라 가야 고분이 밀집한 영남과 고려 고분이 남아있는 경기와
강원 북부지역이라 한다. 특히 영남에서 고분을 발굴해 보면 2-3% 정도만
이 도굴되지 않은 ‘처녀분’이라고 한다. 경기, 강원 북부의 고려 고분은 고
려청자를 노리는 도굴범들이 집중적으로 노리는 고분이다.45)
이 같은 사실을 알고는 있으나 문화재청 등 문화재 관리 당국의 인력부
족으로 대책마련이 쉽지 않은 것이 문제이다. 지방에 있는 고분은 대부분
공양왕릉처럼 지역 주민에게 위탁 관리를 맡긴다. 그러나 이들의 관리가
철저하지 못한데다 고분들이 인적이 드문 곳에 있어 위탁관리 인력 1명으
로는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도난이나 도굴의 위험은 항상 존재하게 된
다.
또한 정부의 소극적인 매장 문화재 발굴정책도 문제이다. 어떤 지역에서
공사 등을 통해 유물이 발견되어도 적극적으로 공사를 중단하고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하여 소

45) 박유리, 전게 논문.


7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공사중 문화재발견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신고


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알고 시민·사회단체들이 발굴과 조사를 요
구하고 나서 그때서야 유물 발굴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도 많아,46) 신고되
지 않는 경우 문화재가 그대로 파괴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발견된 경
우에도 상당수의 매장문화재가 발견된 후 적절한 절차를 거쳐 발굴되지
않고 도굴되는 경우도 생겨나게 된다. 적절한 발굴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사후 관리소홀로 이어져 문화재 범죄에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46) 대표적인 사례가 풍납토성 발굴과 관련된 사례이다. 서울시 사적 11호 풍납토성은
몽촌토성과 함께 한성백제 5백년의 중요한 토성으로 일찍부터 학계의 주목을 받
아왔으나 주거단지가 조성되도록 방치되어 왔으며, 아파트 건립을 허가하였다.
2000년 아파트 지하 굴착작업중 발견된 토기조각 때문에 문화재 발견신고가 접수
되면서 학계와 시민단체의 요구에 의하여 아파트 건축공사를 중단하고 발굴작업
에 착수하였다. 이 과정에서 발굴을 반대하는 주민들과의 마찰 등 많은 문제가 야
기되고 있다.
73

제3 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제1 절 문화재범죄에 대한 규제

1 . 규제법규

우리나라에서 문화재범죄를 막고 범죄자를 처벌하기 위해서 형법에 관


련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문화재의 중요성에 비추어 문화재범죄자에 대한
가중처벌을 위하여 문화재보호법을 제정하여 형법보다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 문화재보호법은 무허가 수출 등의 죄(제80조), 손상 또는 은닉 등의
죄(제81조), 도굴 등의 죄(제82조), 집단행동에 대한 가중처벌(제83조), 구
역 외 무허가 반출 등의 죄(제89조)에 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도난의 경우 문화재보호법 제81조에서는 문화재를 손상·절취 또는 은
닉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효용을 해한 자, 위의 행위를 알고 당해 문화재
를 취득·양도·양수·운반한 자 및 취득 등의 행위를 알선한 자에 대하
여 3년(국가지정문화재인 경우) 또는 2년 이상(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닌 문
화재인 경우)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굴 등의 죄는 문화재보호법 제82조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지정·가지
정문화재의 보호물, 보호구역 내에서 무허가 발굴한 자에 대하여는 5년 이
상의 유기징역과 몰수를(제82조 제1항), 위 1항 이외의 장소에서 무허가
발굴자의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과 몰수를
(제82조 제2항), 1,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발굴 및 현상변경의 정을 알고
유상이나 무상으로 양도·취득·운반·보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몰수를(제3항), 위 3항의 행위를 알선한 자는 7년
7 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과 몰수를(제4항), 발견된 매장문화


재를 신고하지 않고 은닉, 처분, 현상변경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
천만원 이하의 벌금, 몰수를 규정하고 있다(제5항). 지정문화재 뿐만 아니
라 비지정문화재 보호를 위하여 2001년 3월 28일 문화재보호법을 개정하
여, 비지정문화재범죄에 대하여도 처벌규정을 두어 문화재보호법의 보호범
위를 넓혀 효율적인 문화재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처벌규정과 함께 도난 문화재의 발견 및 일반 국민의 문화재 보
호의 감시적 기능을 격려하기 위해 문화재 사범에 대한 수사기관 제보자
와 체포에 공로가 있는 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문화재보
호법 제67조).
현행 법률 규정상 문화재 도난 방지를 위한 장치들은 처벌법규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문화재 도난 사범들에 대한 처벌은 일반 형
법 법규에 비해 상당히 가중되어 있어(형법상 절도범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형법 제329조), 강도범은 3년 이상의 유기징
역에(형법 제333조), 장물을 취득, 양도, 운반, 보관한 자 및 그 행위를 알
선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형법 제362
조), 손괴 또는 은닉범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형
법 제366조) 처하도록 각각 규정되어 있다.
문화재의 보호범위는 문화재를 국가적·민족적·세계적 유산으로서 역
사적·예술적 가치가 큰 것이라고 규정하면서(문화재보호법 제2조) 우리나
라의 것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외국에 소재하고 있는 문화재에 대
한 범죄도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의 규율을 받게 된다. 여기에서의 문화재
는 우리나라 문화재 뿐만 아니라 외국의 문화재에도 그 효력이 미친다. 이
와 관련하여 1984년 신안해저유물의 도굴과 관련하여 비록 신안해저유물
이 송나라의 유물이지만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처벌할 수 있다고 한 판례
도 있다.47)
제3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7 5

외국의 문화재보호는 대한민국이 가입한 국제조약에 가입된 나라의 문


화재도 조약과 문화재보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보호하도록 되어 있다
(문화재보호법 제78조). 외국문화재의 경우 당해 국가로부터 불법반출된
것으로 인정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문화재를 留置하여 박물관
등에 보관, 관리한 후 반환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상호주의의 원칙에 의하여 국제적 보호를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에
따를 경우 앞서 고구려 고분벽화의 경우 우리나라와 중국이 모두 ‘문화재
불법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의 당사국이기
때문에 보호의 대상이 된다.

2 . 문화재에 대한 관리실태

문화재에 대한 관리는 소유자에 대한 관리를 원칙으로 하면서 해외로의


유출을 엄격히 금지하는 제도를 취하고 있다. 지정문화재는 원칙적으로 국
외로 수출하거나 반출할 수 없으며, 비지정문화재 역시 이를 준용하며, 문
화재로 오인될 우려가 있는 일반 동산문화재를 국외로 수출할 경우에는 문
화재청장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하여 공항과 주요 항만에 문화재
감정관실을 설치하여 비문화재 확인과 밀반출 단속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문화재감정관실은 문화재보호법 제76조와 동법 시행령 제43조 및 제45조
의 규정에 의하여 각 시·도지사에게 위임 운영되고 있다. 2001년 현재 10
개소(국제공항 5개소, 국제항만 5개소)에 26명이 근무하고 있다.48) 감정관실
의 주요 업무는 외국으로 반출되는 골동품에 대하여 비문화재 확인업무이
다. 감정위원은 문화재보호법시행규칙 제52조(동산문화재 감정위원의 감정

47) 1894년 5월 29일 대법원판결 83도 2680 참조.


48) 공항으로는 인천, 부산, 대구, 제주, 청주가 있고 항구로는 인천, 부산페리, 다대포,
군산, 속초가 있다.
7 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자격)에 규정된 자격에 해당하는 자 중 문화재청장의 위촉을 받은 자 가운


데 시·도지사가 전문직 공무원으로 2-3년 단위로 계약하여 채용하고 있다.
여행자가 휴대하여 국외로 반출 또는 수출하는 물품으로 문화재로 오인
될 우려가 있는 동산에 대하여 비문화재 확인을 위한 감정이 주가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수사기관의 요청에 의한 문화재감정도 하고 있다.
연도별 비문화재 확인실적은 다음과 같다.

<표 6> 연도별 비문화재 확인실적

연도 감정건수 가치없음(반출) 가치있음(반출불가) 비고


1968-1980 301,471 293,350 8,121
1981-1990 90,563 89,656 907
1991 10,988 10,886 102
1992 7,738 7,636 102
1993 9,186 9,092 94
1994 9,027 8,938 89
1995 9,584 9,529 55
1996 8,441 8,394 47
1997 9,214 9,061 153
1998 12,398 12,279 119
1999 12,440 12,388 52
2000 12,231 12,161 70
2001 2,725 2,684 41
계 496,006 486,054 9,952

자료 :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3 . 범죄와 관련된 문화재 처리

문화재범죄와 관련되어 몰수된 문화재는 원칙적으로 주인이 있는 경우


제3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7 7

주인에게 반환되며 주인이 밝혀지지 않은 경우에는 국가로 귀속된다. 이는


형법상 범죄에 사용된 물건은 몰수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문화재에 대한 선의취득을 인정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문화재범죄는 대부분 자신이 소장하기 위하여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영리의 목적으로 한 범죄이기 때문에 도굴 또는 절취한 문화
재를 스스로 보관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타인에게 매매하는 경우가 대
부분이다. 이 경우 도굴 또는 절취된 문화재의 귀속이 어떻게 될 것인가가
문제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상세히 서술한다.
압수 문화재 가운데에는 국보로 지정할만한 가치가 있는 문화재도 포함
되어 있는 등 압수문화재 가운데 중요한 문화재들이 발견되는 경우도 상
당히 있다.

<표 7> 연도별 압수문화재 국가귀속 현황(2001년은 10월 31일까지)

연도 건수 수량 비고
1988 16 451점
1989 9 141점
1990 9 128점
1991 36 353점
1992 9 119점
1993 6 36점
1994 5 86점
1995 3 71점
1996 4 308점
1997 3 4점
1998 0 0점
1999 36 1,495점
2000 28 1,036점
2001 3 22점

자료 :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7 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제2 절 문화재범죄에 대한 방지대책

1 . 관리체계의 정비

가. 박물관 건립

현재 문화재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재의 도난 방지대책으로는 사찰


의 유물전시관 즉 박물관 건립을 지원함으로써 방치되고 있는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즉 1995년부터
2001년까지 23개소 189억원을 지원하여 2001년 5월 현재 12개소를 완공하
고 11개소가 공사중에 있다. 이렇게 국고로 지원되는 경우 외에도 자체건
립한 것도 6개소에 이르고 있다.49)
이는 특히 불교문화재의 경우 사찰 경내 또는 사찰 인근에 산재해 있기
때문에 관리의 어려움이 많다는 점에서 도난방지장치가 되어 있는 건물내
에 보관함으로써 보존성도 높이고 도난을 막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호응을
받아 불교계에서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즉 사찰 내에 위치
함으로써 예배도 하고 박물관처럼 관리도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확산되
고 있으나 예산상의 문제로 쉽지 않은 실정이다.
박물관을 건립하기 힘든 경우 동산문화재 보관 관리시설을 지원하기 위
하여 보관 금고 장기대여 78개소, 감시회로(CCTV) 및 도난경보기 설치
42개소 등을 통하여 문화재를 도난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보완을 통하여 지금까지 쉽게 절도의 대상이 되던 문화유산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위한 기초자료를 수집하기 위하여 개인소장자 파악 및 보관장소,

49)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관리과 내부자료.


제3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7 9

보관상태 등 보관관리 상태를 점검하고 도난, 화재 등에 대비한 안전장치


를 설치할 필요가 있으며, 피해시를 대비해 정밀조사, 촬영 등 복구를 위
한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필요에 따라 2001년부터 개인소장
자 파악 및 보관장소 등 보관관리 상태 점검에 들어갔으며, 안전보호시설
확충에도 착수하였다.
동산문화재 보존관리를 위하여 현재 국가지정동산문화재 기록을 보존하
기 위하여 매년 사진촬영을 실시하고 지정내용과 함께 ‘동산문화재 지정보
고서’를 1984년부터 발간하고 있다. 또한 국가지정 동산문화재의 실태조사
를 2000년부터 실시하여 2000년에 387건의 조사를 완료하였다. 또한 주요
전적문화재를 마이크로 필름화하여 CD-ROM으로 제작하고 있다.
이 밖에 우리나라 동산문화재의 상당부분을 점하고 있는 중요불교문화
재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하여 조계종 총무원과 25개 교구에 대한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1997년부터 전국 사찰소장 불화조사를
실시하여 현재 화엄사 등 132개 사찰의 조사를 마친 상태이다. 그러나 이
러한 조사에는 상당한 어려움도 따르고 있다. 우선 소요예산의 확보가 필
요하며, 조사를 위한 전문가의 양성과 함께 개인 소장자 또는 기관소장자
의 협조가 필요하지만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이 밖에 문화재의 등급조정
과 지정확대를 통하여 문화재 보호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러한 보호범위
확대를 통하여 문화재에 대한 보호가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나. 단속인력의 확충

문화재 사범 단속반을 운영하여 도난문화재의 유통을 막기 위하여 노력


하고 있다. 현재 문화재청의 단속 요원 2명이 유관기관과 수사 공조 등 문
화재범죄의 단속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시·군·구별도 별도의 문화재단
8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속반(226명)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수준의 단속인력은 문화재가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인적이 드문 곳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
할 때 매우 부속한 숫자이다. 따라서 이러한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즉 현재 2명인 단속반을 2002년 4명으로 확대할
예정으로 있으며, 유기적인 공조수사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문화재청의 단속인력은 전국적인 문화재의 단속을 위해서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에 다양한 단속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찰청
내에 ‘우리 문화재 지킴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재 전담수사반을 2001년 7월
12일 발족시켜 활동에 들어갔다. 또한 민간자원봉사자들을 활용하여 문화
재의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과 문화재의 보호를 겸하고 있다.
이 밖에 유적지 도굴 감시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에는 지방자치단
체 (시·군·구) 공무원 순시 활동과 문화재 명예관리인 제도 운영(5,200
여명 위촉) 등이 있다. 또한 지방 자매결연 단체 및 NGO 활동 지원 등
으로 유적지 도굴을 감시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또한 검찰에서도 문
화재전담검사를 지정함으로써 문화재사범의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
다.

2 . 도난 문화재 유통에 대한 통제

문화재범죄는 절도, 또는 도굴을 통하여 얻은 문화재를 실수요자에게 연


결하여 매매함으로써 완성된다. 실제로 절도 또는 도굴자가 직접 소장하기
위한 경우는 많지 않고 영리의 목적으로 밀매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도
난 문화재자료를 전산입력하여 유통을 차단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고 있
다. 이를 위하여 문화재청에서는 장물 목록 및 사진 정보에 대한 입력작업
을 하여 2001년 4월 현재 129건을 입력하였으며, 입력을 확대하고 있다.
제3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8 1

경찰청에서도 도난 문화재·미술품 데이타 베이스를 구축함으로써 도난


문화재의 유통을 막기 위한 활동에 들어갔다. 이는 문화재청이 운영하고
있는 도난문화재 사이트가 문화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비해 예술품
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 자료를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과 미 연방수사
국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데이타 베이스 ‘문화유산프로그램’과 연계하는 한
편 영국도난미술품등록센터, 박물관 등 해외 유관기관과 연계해 전 세계에
유출된 국내 문화재를 찾아낸다는 계획이다.
이 데이타 베이스는 미술품 경매회사인 마이아트와 문화재청의 도움을
받아 미국의 표준문화재등록 시스템인 ‘오브젝트 ID’를 이용해 도난 문화
재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유물의 이름과 도난 일시 및
장소·제작 연도, 원소유자, 사진 외에 유물의 재질과 기법, 실측, 특별 표
기 사항, 특징, 제작자 등 6-7개의 항목이 추가된다. 문화재청 도난문화재
사이트에 등록된 도난 문화재는 132건 5,468점이 되고 있다.50) 문화재청은
지정·비지정 문화재에 대한 정보만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사유재산
물품은 제외되어 있어, 여기에 일반 문화재와 그림, 조각 등 미술품을 추
가하면 도난 문화재수는 그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은
중·장기계획으로 해외유출 문화재 데이타 베이스도 마련할 계획이다. 지
금까지 공식적으로 확인된 해외유출문화재는 프랑스의 파리국립박물관에
소장된 외규장각 도서를 비롯해 75,548점에 이른다. 문화재사범의 경우 다
른 조직범죄에 비해 국제공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 한계가 있지만 국제
적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도난 문화재를 추적하면 10%대에 머물고 있는
현재의 회수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51)
장물로 등록된 것 뿐만 아니라 도굴품에 대한 유통도 문제가 된다. 도굴
을 막기 위해서는 도굴품이 시중에 매매되지 않도록 처벌 규정을 강화해

50) www.ocp.go.kr 참조.


51) 현대불교 불기 2544년 11월 1일 292호.
8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야 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현재 문화재보호법상 시효는 최장 7년에 그


치기 때문에 도굴한 지 7년이 지난 뒤 도굴품을 매매함으로써 처벌을 피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도굴품이라는 사실을 제3자가 확인한 시점부터 공
소시효를 적용하게끔 법개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52)

3 .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관리

문화재범죄에 있어 문제가 되는 것이 비지정문화재이다. 비지정문화재는


실태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리에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
라 사진자료 등이 남아 있지 않아 도난시 회수에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효율적인 범죄억제책의 하나로 제시되고 있는 도난품 목록을 만들어 관리
하기 위해서는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조사 및 관리가 필요하다.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것인지 단순한 골동품으로 거래가 가능한 것인지
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평소의 조사, 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외국으로 반출할 수 있는 물품의 기준 마련을 위해서도 필요
하다. 이러한 조사를 위하여 문화재청에서는 예산을 요구하고 있으나 반영
되지 않고 있어 문화재관리에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을 잘 나타내주는 사건이 비지정 불
교문화재만을 전문적으로 훔쳐 파는 절도단의 존재이다. 이들은 상대적으
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은 비지정문화재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다. 비지
정 불교문화재를 소유하고 있는 사찰이 인적이 드문 깊은 산중에 있는 데
다, 조사가 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적발이 쉽게 되지 않고, 판매가 용이하
기 때문이다. 적발된다 해도 출처확인이 어려워 처벌이 쉽지 않은 게 사실
이다. 특히 복장유물과 같은 것은 유물을 소유하고 있는 사찰에서도 실태

52) 동아일보, 2001. 12. 9.


제3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실태 8 3

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쉽게 범죄의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조계종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매년 1
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에 있는 사찰의 비지정 불교문화재의 실태를
조사해 데이타 베이스화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전국 12만여 건에 이르는 불교문화재를 조사하기에는 인력과 재
원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2000년 문
화재청의 문화재 관련 범죄예방 대책은 비지정 문화재 절도범에 대한 처
벌강화를 위해 공소시효 특례 조항을 신설하는 문화재보호법 개정 추진과
사찰 문화재 실태 일제 조사, 사찰 유물전시관 및 도난방지시설 지원확대
등 비지정 불교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어, 비지정문화재의
보호에 한 발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4 . 문화재 해외 밀반출 및 불법 거래 예방

문화재는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속성이 있으며, 일단 해외로 유출된 문화


재의 반환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해외밀반출과 불법거래를 사
전에 막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문화재청에서는 문화재 감정관실 10
개소에 26명을 두어 사전에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 해외로 반출되
는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재와 단순 골동품의 구별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해외반출이
가능한 물품인지 여부의 감별에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는 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감정이 필요하다. 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감정을 바탕으로 하는 경매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문화재와 단순골동품의
구별과 함께 문화재 유통을 양성화함으로써 문화재의 공개를 촉진하게 된
다. 이를 통하여 공동유산인 문화재를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8 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불법으로 반출된 경우 외에도 문화재범죄의 개념이 없던 시절 해외로
반출된 많은 문화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국내로의 환수는 제
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외국에서의 반출과 불법거래 예방을 위해 많
은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85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제1 절 국제적 차원에서의 노력

1 . 전시문화보호협약

「전시문화재보호협약」(헤이그협약, Convention for the Protection of


Cultural Property in the Event of Armed Conflict)은 1954년 5월 14일 헤
이그에서 열린 제5차 유네스코총회에서 채택된 것으로 전쟁시에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는 문화재가 최근의 전쟁에서
많은 피해를 입었으며 또 전쟁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문화재가 점점 더 파
괴의 위험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에 전시에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이 필요
하다는 인식하에 체결된 것이다.
이 협약에서의 문화재는 1) 종교적이거나 세속적인 건축, 예술, 역사의
기념물과 같이 모든 국민의 문화적 유산에 대해서 큰 중요성을 갖는 동산
또는 부동산 문화재, 고고학적 유적지, 하나의 전체로서 역사적인 또는 예
술적인 관심사가 되는 건축물의 집단, 예술작품, 예술적, 역사적 또는 고고
학적 관심사가 되는 고본, 서적 및 기타 물건들, 과학적 수집품, 중요한 장
서, 또는 공공문서보관소 또는 위에서 정의한 바와 같은 문화재의 복사품,
2) 박물관, 대형 도서관, 공문서보관소, 그리고 전시에 1)항의 동산문화재
를 보호하기 위한 대피소와 같은 건물로서 그의 주요하고도 효과 적인 목
적이 1)항에 규정된 바와 같은 동산문화재를 보존하거나 전시하기 위한
건물, 3) 1)항과 2)항에 규정된 바와 같은 문화재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중심지가 보호대상이 된다(제1조).
8 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이는 다른 협약의 규정과 다소 다르게 나타나는데 문화재 뿐만 아니라


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는 곳까지 보호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협
약에서는 각 국가에 평시에 전시에 대비하여 문화재의 보호를 위한 조치
를 취할 것(제3조), 타 체약국들의 영토 내에 위치하고 있는 문화재에 대
한 존중과 절도, 약탈, 불법사용 및 문화재 파괴행위의 예방 및 방지의무,
동산문화재의 징발금지(제4조) 등의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다른 체
약국의 영토의 점령시에도 해당된다(제5조). 전시에 동산문화재에 대하여
는 대피소 등을 제공하여 보호하여야 하며, 부동산문화재에 대하여도 보호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제8조).
문화재의 운반시에는 특별한 보호하에 운반하여야 하며, 이에 대하여 적
대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고 있으며(제12조), 문화재는 차압이나 포획의 대
상이 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제14조). 이 협약의 적용범위는 국제적,
국내적 성격을 불문하고 무력분쟁시 적용된다. 따라서 체약국들 중의 하나
이상의 국가가 전쟁상태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에도 적용된다(제18조 및
제19조).
이 협약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무력충돌시 야기되기 쉬운 문화재 파괴
행위를 막기 위하여 체결된 것이다. 이러한 협약이 체결된 것은 1, 2차 세
계대전을 통해 대량파괴무기가 등장하면서 무차별 폭격과 포격으로 많은
문화재들이 사라져버린 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문화재의 보호는 어떠한 상
황에서도 가장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천명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 협약은 대량파괴무기가 등장하고 무차별적 문화재파괴가 이루어졌던
2차 세계대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체결되었다. 그러나 적용범위가 전시와
무력충돌시로 한정되어 있고 미국과 영국이 핵전쟁 발발시 조약준수가 어
렵다는 것을 우려하여 가입하지 않음으로써 이 협약은 실질적인 효력을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8 7

지니지 못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 협약의 중요성은 구유고슬라비


아지역에서의 무력충돌과 걸프전쟁을 계기로 오늘날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53)

2 . 문화재의 불법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


한 협약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서 유네스코를 비롯한 국제기구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제연합에서는 전시의 문화재보호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
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1970년에 체
결된 「문화재의 불법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방수단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Means of Prohibiting and Preventing the
Illicit Import, Export and Transfer of Ownership of Cultural Property)54)
이다.
이 협약은 자국의 영역내에 존재하는 문화재를 도난, 도굴 및 불법적인
반출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에 부과된 책임이며, 자국의
고유문화 유산과 다른 모든 국가의 문화유산을 존중하여야 한다는 점을
기초로 하여 1970년 11월 14일에 체결되었다.
이 협약에서 ‘문화재’라 함은 고고학, 선사학, 역사학, 문학, 예술 또는
과학적으로 중요함으로써 종교적 또는 세속적 근거에서 각국에 의하여 특
별히 지정된 재산으로, 다음 범주에 속하는 재산을 의미한다(제1조).
1) 진귀한 수집품과 동물군, 식물군, 광물군, 해부체의 표본 및 고생물학

53) Eirinberg, K. W., The United States Reconsiders the 1954 Hague Convention,
International Journal of Cultural Property, No.1, Vol.3, 1994, pp.28-29.
54) The 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 Records
of the General Conference, Sixteenth Session, Vol. I, Resolution, pp.135-141.
8 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적으로 중요한 물체
2) 과학, 기술 및 군사의 역사와 사회사를 포함하여 역사와 관련되고 민
족적 지도자, 사상가, 과학자 및 예술가의 생애와 관련되며, 국가적으로 중
대한 사건과 관련된 재산
3) (정식 또는 비밀리의) 고고학적 발굴 또는 고고학적 발견의 산물
4) 해체된 예술적 또는 역사적 기념물 또는 고고학적 유적의 일부분
5) 비문, 화폐, 판각된 인장류로 백년 이상된 골동품
6) 인종학적으로 중요한 물건
7) 미술적으로 중요한 재산으로 손으로 제작된 회화, 유화 및 도화(손으
로 장식한 공업용 의장과 공산품은 제외), 조상 및 조각물의 원작, 목판화,
동판화, 석판화의 원작, 미술적인 조립품 및 몽타쥬의 원작, 역사적, 예술
적, 과학적 및 문학적 등으로 특별히 중요한 진귀한 고판본, 필사본과 고
서적, 고문서 및 고출판물, 우표, 수입인지 또는 유사 인지물, 녹음, 사진,
영화로 된 기록물을 포함한 고문서, 백 년 이상된 가구와 오래된 악기
이러한 문화재의 정의는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에서 무형문화재를 포함
시키는 것과 달리 유형문화재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협약은 전시가
아닌 평시문화재의 불법적 반출입을 금지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각국은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입과 반출 및 소유권의 양도가 그 문화
재 출처국의 문화유산을 고갈시키는 주된 원인의 하나이며, 국제협력은 이
로부터 발생하는 여러 위험으로부터 각국의 문화재를 보호하는 가장 효과
적인 방법의 하나임을 인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
로 협약의 당사국에게 스스로 현행 악습 즉 문화재의 불법적 반입, 반출
및 소유권양도를 중지함으로써 원인을 제거하고 또한 필요한 복구를 하도
록 협조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제2조 제2항). 따라서 협약당사국이 협약
상의 규정에 위반하여 문화재를 반입, 반출 또는 소유권을 양도함은 불법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8 9

이다(제3조).
이러한 것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구체적으로 국가의 의무를 확
대하고 있다. 첫째로 문화재보호를 위한 국가기관의 설립이다. 즉 불법적
인 반입과 반출 및 소유권 양도로부터 문화재의 보호를 확실하게 하기 위
하여 문화유산의 보호를 위하여 국가기관이 없는 경우 국가기관을 설립하
여 효율적인 문화재보호 업무수행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5조). 그 업
무범위로는 문화유산의 보호 특히 중요 문화재의 불법적인 반입과 반출
및 소유권 양도의 방지를 확실히 하기 위한 법안 작성, 문화재 목록 작성,
문화재보호에 관한 연구의 장려, 보호구역의 설정 등과 교육업무 등을 규
정하고 있다.
문화재의 귀속과 관련하여 관계국가 국민에 의하여 창조된 문화재, 또한
관계국 영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또는 무국적인에 의하여 그 국가의 영
역내에서 창조된 관계국에 중요한 문화재, 국가 영역내에서 발견된 문화
재, 출처국 주무관청의 동의하에 고고학, 인종학 또는 자연과학 사절단에
의하여 획득된 문화재, 자유로이 합의된 교환의 대상이 되어온 문화재, 출
처국 주무관청 동의하에 선물로서 증여 받거나 합법적으로 구입한 문화재
를 당해 국가에 귀속시키게 된다(제4조).
또한 협약당사국은 협약 발효 이후 박물관 등에서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의 취득을 방지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불
법적으로 이전된 문화재의 제공을 그 당사국에 통고하도록 하고 문화재의
회수 및 반환에 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으며(제7조), 위반행
위에 대한 책임자에 대하여 형벌 및 행정적 제재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제8조).
이와 같이 이 협약은 문화재에 대한 관리의 권한과 책임을 영토국에 부
여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협약은 효과적인 집행이 이루어지기 어려
9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운 여러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화재가 주로 반입되는 국가


들은 문화재 유출국과는 다른 완화된 수출입규정을 가지고 있다. 또한 협
약의 실효성은 다른 국가의 국내법을 어느 범위까지 인정할 것인가의 문
제로 각국가의 정책의지에 의존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의 국내법을 자
국에서 적용하는 것을 꺼리는 국가들의 태도로 미루어 실현가능성이 거의
없다. 또한 제7조에 규정하고 있는 선의취득자에 대한 정당한 배상을 조건
으로 한 반환은 결과적으로 많은 국가의 국내법과 불일치하는 경우가 발
생하게 된다.55)
1970년 유네스코 협약에서는 다른 체약국에서 도난 및 불법반출된 문화
재는 반환하도록 함으로써 선의취득자에 대한 보호조치와 소멸시효를 규
정하지 않았다. 이는 선의취득규정을 두고 있는 대부분의 대륙법계 국가들
이 자국 법체계와의 상이와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지 않는 이 조약에의
가입을 기피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이 협약에는 80개국이 넘는
국가들이 참여하였으나 문화재 유입국 가운데 미국, 캐나다. 호주 등만이
참여하여 실효성면에서 우려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에 따라 이를 보완하기
위하여 1995년 UNIDROIT협약이 탄생하게 되었다.56)

3 . 동산문화유산을 침해하는 범죄예방을 위한 국제연합 모범조약

이 모범조약은 동산문화재를 침해하는 범죄를 예방하고 불법적으로 이


동된 문화재 반환에 관한 표준조약안을 제공함으로써 국제협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 모범협약의 주요 내용은 동산의 문화유산을 침해하는 범죄예방과 동

55) 홍성필, “불법반출 문화재반환에 관한 국제법적 규제,”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에


대한 고찰(문화산업연구소 창립학술회의 자료집), 1998. 11, 49면.
56) 전게논문, 49-50면.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9 1

산문화재의 원상화복을 위한 것이다. 동산문화재가 절취여부와 무관하게


그 문화재를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 거래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도
입하여 문화재와 관련된 범죄행위에 대처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동산문화재의 범위는 문화재의 불법반출입 및 소유권 양도의 금지와 예
방수단에 관한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과 거의 같다(제1조 참조). 조약
의 적용범위는 조약이 발효된 후 절취 또는 다른 나라로 불법수출된 동산
의 문화재에 적용된다.
각국가의 의무로는 다른 당사국에서 절취되거나 다른 당사국으로부터
불법수출된 동산의 문화재의 수입과 수출을 금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 위에 위반하여 수입된 동산문화재를 수취하고 자국의 영토내에
서의 거래금지 조치, 절취된 동산문화재에 관한 정보를 당사국 사이에서
동의한 국제 데이타 베이스에 제공하는 것, 국제 데이타 베이스에 등록된
절취된 동산문화재의 구입자가 선의로 취득한 자가 되지 않도록 할 수 있
는 조치를 강구하는 것, 동산문화재의 수출을 수출허가장에 의하여 허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 동산문화재의 회복 및 반환을 위한 조치 등
을 규정하고 있다(제2조).
동산문화재의 회복 및 반송을 위한 절차는 외교채널을 통하여 행해져야
하며, 비용은 요청국이 부담하도록 한다(제4조 제1항). 선의취득자나 합법
적으로 취득한 자에 배상금이 지불되더라도 요청국은 문제의 재산을 외국
으로 불법송부하는 데 참여하는 방법으로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
문화재의 원활한 반환을 위하여 반환된 동산에 대하여 어떤 관세도 부
과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수 있으며, 범죄에 대처하기 위하여 정보를 상호
이용하도록 한다.
9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4 . 도난 또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와


협약

「도난 또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와협약」


(UNIDROIT Convention on Stolen or Illegally Exported Cultural
Objects)은 1995년 로마에서 채택된 것으로 문화재의 불법적인 거래와 그
에 의해서 야기되는 훼손을 막고, 약탈된 문화재는 원소유주에게 반환하고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는 원산지국으로 반환하기 위하여 채택된 것이
다. 그러나 이 협약은 불법거래에 의해서 야기된 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단
일체제를 확립하여 문화재반환이라는 결과를 가져오는 해결책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문화협력을 증진하고 합법적인 거래를 위한 적법한 역할
을 유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것이다. 즉 문화재의 보호와 반출에 관한 국내
법들을 조화시키기 위해 성안된 것이다.57) 구체적으로 이 협약은 개별국
가의 상이한 법규로부터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해결, 문화재의 불법적 유통
근절을 위해 협력하고 문화재보호에서 영토중심주의적 접근을 국제사회의
연대와 조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하여 마련된 것이다.
이 협약은 도난 문화재의 원소유주 반환, 체약국의 문화유산을 보호할
목적으로 문화재 반출을 규정하는 법에 반해서 체약국의 영토에서 이전된
문화재의 반환에 적용된다(제1조).
이 협약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도난 문화재의 반환이다. 따라서 도
난 문화재의 반환의무를 부여하고 있다(제3조 제1항). 도난문화재의 범위
에는 불법적으로 발굴되었거나 합법적으로 발굴된 물건을 불법적으로 소
지하고 있는 경우에 도난 문화재로 간주하여 도난문화재의 범위를 넓히고

57) Merryman, J. H., “The UNIDROIT Convention : Three Significant Departures


from the Urtext,” International Journal of Cultural Property, Vol. 5, No. 1,
1996, p.11.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9 3

있다(제3조 제2항). 또 허가를 받아 전시회, 연구 또는 복구의 목적으로


청원국가의 영토에서 일시적으로 반출되었다가 허가 조건대로 반환되지
않은 문화재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것으로 간주한다(제5조 제3항).
도난문화재 반환청구와 관련하여 문화재의 소재지와 그 소유자의 신원
을 파악한 때로부터 3년 이내, 도난 당한 때로부터 50년의 기간 이내에 반
환청구 소송을 내야 한다고 규정하여(제3조 제3항) 도난당한 때부터 시효
를 기산하여 보관을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는 형법에 예외규정을 인정하
고 있다. 또한 동일한 무리로 인정된 고고학적 유적지를 형성하거나 공공
콜렉션에 속하는 문화재의 반환은 청구자가 그 문화재의 소재지와 소유자
의 신원을 파악한 때로부터 3년 이외의 시간적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제3조 제4항), 시효문제로 반환받을 수 없는 경우를 크게 줄이고
있다.
공공 콜렉션은 체약국, 체약국의 지역 또는 지방정부, 체약국의 종교기
관, 또는 근본적으로 문화적, 교육적, 또는 과학적 목적을 위해서 체약국에
설립되어 그 나라에서 공공 이익에 봉사한다고 인정된 기관이 기관이 소
유하는 등록목록에 기재되어 있거나 동일한 무리로 인정된 하나의 집단으
로 구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조 제7항). 즉 국유 또는 공유의 문화재
에 대하여는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 것으로 반환의무를 광범위하게 인
정하고 있다.
도난 문화재의 반환을 요구받은 소유자는 그 문화재가 도난된 것임을
몰랐거나 알 수 없었던 경우와 상당한 주의를 행했다는 것이 증명되는 경
우에만 반환시에 보상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조 제1
항). 즉 어떤 경우에도 선의취득은 인정되지 않고 보상만 가능한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상당한 주의여부는 당사자들의 성격, 지불한 대가,
소유자가 합당하게 접근할 수 있는 도난문화재 목록과 입수할 수 있는 기
9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타 관련 정보와 문건들을 조사해 았는지의 여부, 그리고 소유자가 관련에


조회하거나 다른 조치를 취했는지 등 취득에 관한 모든 상황을 고려하도
록 하고 있다(제4조 제4항).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위하여 체약국은 자국의 영토에서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위해서 다른 체약국의 법원이나 다른
관할권을 가지고 있는 당국에게 청원할 수 있다(제5조 제1항).
반환의 청원은 청원국가가 문화재의 소재지와 그 소유자의 신원을 파악
한 때로부터 3년 이내에, 그리고 여하간에 제5조 2항에 언급된 허가대로
반출된 때로부터 또는 그 문화재가 반환되었어야 할 때로부터 50년의 기
한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제5조 제4항). 불법반출문화재의 반환과 관련한
보상은 불법적으로 반출된 뒤에 그 문화재를 취득한 소유자는 취득할 당
시에 그 문화재가 불법적으로 반출되었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알 수 없었
을 경우에는 반환시에 청원국으로부터 합리적인 보상금을 받을 권리를 갖
는다(제6조 제1항).
그러나 반환요청시 문화재의 반출이 불법이 아니게 된 경우와 문화재를
창작한 사람이 살아 있는 동안 또는 그 사람이 사망한 날로부터 50년의
기간 이내에 반출된 문화재는 반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제7조).
도난문화재에 관한 규정은 소송을 제기한 국가에서 본 협약이 발효된
뒤에 도난 당한 문화재에만 적용한다. 다만 체약국에서 본 협약이 발효된
뒤에 그 국가의 영토에서 도난 당한 문화재, 체약국에서 본 협약이 발효된
뒤에 그 국가에 소재하는 문화재는 적용대상이 된다(제10조 제1항). 불법
반출문화재에 대한 규정은 청원국가와 청원을 받은 국가에서 본 협약이
발효된 뒤에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에만 작용한다.
이 협약은 1970년 협약과 비교해 볼 때 1970년 협약이 반환대상이 되는
문화재를 등록문화재로 한정하고 있어, 범위에 제약이 많았으나 이 협약에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9 5

서는 등록되지 않은 문화재나 개인소장자의 문화재도 도난된 경우 반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으며, 불법적으로 발굴되었
거나 합법적으로 발굴된 경우라 하더라도 불법적으로 보유된 경우에도 도
난된 것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는 점에서 협약의 적용범위를 크게 넓혔
다.
또한 선의취득자와 원소유주 가운데 누구를 보호할 것인가에 대하여도
대륙법계와 영미법계 국가 사이의 입장을 적절히 조화시켜 도난 또는 불
법적으로 유출된 문화재의 반환을 의무화하는 동시에 구입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다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선의취득자에 대하여는 정당하고 합리
적인 보상을 하도록 하여 선의취득자도 보호하도록 하고 있다.
이 협약은 1970년 협약에 비하여 진일보한 것이기는 하지만 공·사법적
규율을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 협
약은 영미법계와 대륙법계 국가 모두에 적용할 수 있는 규범체계를 예상
하고 있으나 실제적 적용에 쉽게 이루어질 수 있을 지 의문이다.58) 문화
재반환의 경우 ‘정당하고 합리적인 보상’을 판단하는 것이 결국 국내법에
의하기 때문에 국가간 차이도 있을 수 있는 등 상당한 문제가 있을 수 있
다.
유네스코는 인류공동유산의 보호를 위해 문화재 보호를 위한 각종 노력
을 경주하였다. 1964년에는「문화재 불법수출입 및 소유권 이양금지 및 방
지수단에 관한 권고결의안」을 채택하고 1970년에는「문화재의 불법수출
입과 소유권 이양금지 및 방지수단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였으며, 1972년
에는「세계문화 및 자연유산보호를 위한 협약」을 채택하였다.
이는 1954년 헤이그협약에서 전시 문화재보호를 위한 원칙을 확립한 것
을 확장하여 평시에도 문화재를 보호할 의무를 각국에 부여하였다는 점에

58) 홍성필, 전게논문, 53면.


9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서 의의가 있다. 1974년 UNIDROIT에서「유체동산의 선의취득에 관한 통


일법 제정 협약안」(Draft Convention Providing a Uniform Law on the
Acquisition in Good Faith of Corporeal Movables)을 마련하여 각국가에
따라 달리 적용되고 있는 선의취득제도의 통일을 기하기 위한 노력을 하
였다. 이 협약안은 선의취득자를 보호하되 양수인의 주의의무를 강화함으
로써 원소유주와 선의취득자간의 이해관계에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노력
하였다.

제2 절 지역적 차원의 노력

1 . 유럽지역

유럽지역은 소규모의 많은 국가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국 등 일부 국


가를 제외하고는 육지로 연결되어 있어 국가간의 이동이 쉬운 지역이다.
역사적으로도 국가적으로 다양성과 차이점이 많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전통을 바탕으로 많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전통으로 인하
여 다른 지역에 비하여 많은 분야의 협력이 일찍부터 이루어지고 있었다.
특히 국제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형사사법분야에서의 협력도 잘 이루
어지고 있는 등 다른 지역에 비하여 특이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이후 교통의 발달과 인적 교류의 확대로 협력의 필요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으며, 문화재보호 분야에서의 협력도 다른 지역에서보다 잘 이
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협력들을 바탕으로 유럽연합을 발족시켜 협력의 강
도를 더욱 높여 일부분야에서는 한 국가에서처럼 협력하고 있는 등 다른
지역과는 다른 협력을 보이고 있다.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9 7

문화재보호와 관련하여 볼 때 유럽지역 국가들은 대부분 문화재의 수요


국이기 때문에 앞서 본 국제조약들에 대하여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
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서 실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법적 규제는 유럽
연합의 각종 법제이다. 유럽지역의 법제의 중요성은 유럽연합 회원국의 상
당수가 문화재거래국가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의 중요 원칙의 하나는 역내에서의 상품의 자유로운 유통이지
만 문화재에 대한 반출입의 제한은 예외적으로 허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마스트리히트조약의 발효에 따라 1993년부터 회원국간의 국경에서의 세관
검사가 철폐되면서 국내법에 의한 규제가 사실상 어려워지고 유럽연합차
원에서의 문화재반출에 대한 규율이 필요하게 되었다.

가. 1 95 4 년 유럽문화협약

「유럽문화협약」(European Cultural Convention)은 1954년 유럽문화를


보호하고 발전을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되었다. 문화유산의 보호와
관련하여 각체약국은 유럽의 공동문화유산의 중요한 일부로서 규제하에
있는 유럽의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물건을 존중해야 하고, 이러한 물건들
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합리적인 조치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조). 이 협약에서는 문화적 가치가 있는 물건의
이동 및 교환과 같이 사람의 이동 및 교류를 쉽게 하도록 하고 있어 이동
을 금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체제를 취하고 있다.

나. 1 96 9년 고고학적 유산의 보호에 관한 유럽협약

「고고학적 유산의 보호에 관한 유럽협약」(European Convention on th


9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Protection of the Archaeological Heritage)은 매장물과 유적 등 고고학적


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 협약에서도 문화재의 불법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들을 두고 있다. 각 국가는 국가의 통제하에 있는 박물관 기타
유사기관이 은밀한 발굴로 취득했거나 공식적 발굴중에 유출된 것으로 추
정되는 고고학적 물건을 취득하지 못하게 할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다
(제6조 제1항). 이러한 조치는 문화재의 불법적 거래를 막음으로써 문화재
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이 협약은 문화재의 거래를 막는 것에
주안을 두는 것은 아니고 문화재의 거래를 활성화하면서 불법적인 거래를
막음으로써 도굴 등을 간접적으로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따라서 합법적인
고고학적 유물의 거래를 제한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건전한 유통을 장려하
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하여 고고학적 물건의 소유권의 합법적 거래를
제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제8조).

다. 유럽문화재 범죄협약

「1985년 체결된 유럽문화재범죄협약」(European Convention on Offences


Relating to Cultural Property)에서 유럽이사회 회원국은 유럽문화유산의 보
호에서 회원국의 공동책임 및 연대를 인정하고, 문화재에 관한 범죄예방 및
처벌을 위해 형사상 및 행정상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
다. 회원국들에 부과된 의무로는 문화재에 관한 범죄예방에 대한 협력(제5
조), 문화재 보호를 위한 적절한 제재조치(제12조) 등과 함께 제4장에서 문
화재의 반환문제에 대하여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협약에서는 어느 한 당사국의 영토에서 저지른 문화재범죄에 수반하
여 다른 당사국의 영토로부터 반출된 문화재의 반환에 대하여 협력할 의
무를 부여하고 있으며(제6조), 문화재범죄를 소추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제4장 문화재 보호에 관한 국제적 노력 9 9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해당하는 문화재범죄는 체약국의 내수, 영


해, 영공을 포함하는 영토에서 저지른 범죄, 체약국에 등록된 선박이나 항
공기에서 저지른 범죄, 체약국 국민에 의해 그 영토 밖에서 저지른 범죄,
체약국의 영토에서 계속 거주하는 자에 의해 체약국 영토 밖에서 저지른
범죄, 문화재가 당해 체약국 또는 다른 체약국 국민중의 한 사람의 것으로
서 체약국의 영토 밖에서 저지른 범죄, 체약국 영토내에서 발견된 문화재
에 대해 체약국의 영토 밖에서 저지른 범죄를 그 관할대상으로 하고 있어
(제13조 제1항), 문화재범죄에 대하여 속인주의, 속지주의, 보호주의를 모
두 포괄하여 문화재범죄자에 대한 처벌의 확실화를 도모하고 있다. 보호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체약국 사이에 관할권의 중복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
우 높기 때문에 이의 해결을 위하여 일사부재리의 원칙과 관할권의 조정
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제17조-제19조).

2 . 미주지역

미주지역은 잉카문명, 마야문명, 아즈텍문명 등 많은 문명의 유적과 문


화재들이 있는 지역으로 이들 지역에서 미국 등 선진국으로의 문화재의
불법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의 위하여
1976년 산살바도르에서 「미주국가의 고고학적, 역사적 및 예술적 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the Protection of the Archaeological,
Historical, and Artistic Heritage of the American Nations)59)을 체결하여
문화재의 불법적인 수출입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협약은 미주국가의 문화유산을 구성하고 있는 재산을 확인, 등록, 보
호 및 안전하게 하고 이를 위해 미주국가간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

59) 조약원문은 15 International Legal Material, 1976, p.1350 이하 참조.


1 0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다. 따라서 국내적인 문화재의 유통은 규제대상이 아니며 이에 대한 규제


는 국내법에 의해야 한다고 하고 있다(제7조). 이 협약에서 규정하고 있는
행위는 허가 없이 다른 국가로부터의 문화재의 수입의 금지(제7조 c), 불
법적 발굴의 방지(제9조) 등이다.
이 협약에서도 문화재의 교류를 촉진함으로써 문화재의 음성적이고 불
법적인 거래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하에서 문화재의 범미주등록소를 설치
하고, 기술적 협력방안을 마련하고, 교류를 촉진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다
(제17조). 이와 같이 문화재의 교류와 합법적인 거래를 장려함으로써 문화
재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문화재의 불법적인 거래를 막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협약에서는 특히 문화재의 반환에 대하여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문화재의 반환을 청구받은 국가는 사법적 조치를 포함하
여, 당해 문화재를 회수하여 반환하기 위한 모든 이용가능한 합법적인 수
단을 이용할 수 있다(제11조). 청구국은 이러한 회수를 위하여 피청구국에
적절한 사법적 조치를 제기할 권한을 가진다. 청구를 받은 국가는 반출된
문화재를 청구국에 반환하도록 하고 있다(제12조).
1 01

제5 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제1 절 법적 정비

1 . 선의취득 원칙의 배제문제

가. 선의취득제도의 의의

문화재범죄에서 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동산문화재에 대한 절도, 도굴


및 밀거래이다. 문화재범죄는 문화재를 소장하려는 사람이 존재하는 한 계
속될 것이기 때문에 처벌규정의 강화보다는 범죄로 인한 물품을 소유하지
못하도록 할 필요가 있으며, 이러한 방안이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현행 문화재범죄에 대한 규정은 다른 절도범 등과 비교하여 볼 때 형량이
가볍지 않으나 문화재 도난 사건은 줄지 않고 더욱 전문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처벌의 강화만으로 문화재범죄를 효율적으로 규제할 수 없
음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재범죄를 통해서 이익을 얻을 수 없
도록 하는 것이 가장 실효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마약류범죄에서
공급의 차단에 실패하면서 자금원의 차단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과 일맥
상통하는 것이다.
문화재범죄가 중형으로 처벌됨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것은 처벌의 위
험보다는 문화재 도난을 통해 얻게 되는 이익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
책도 불법적인 문화재에 대한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
은 선의취득의 문제와 연결된다. 일단 도난 또는 도굴된 문화재라 하더라
도 취득자는 선의취득이라고 주장함으로써 자신의 소유권을 지킬 수 있기
1 0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때문에 불법문화재의 수요와 공급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매수자의 법적 위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도난 문화재에 대하여 민법상
인정되고 있는 선의취득제도의 적용을 배제하는 규정을 문화재보호법에
신설할 필요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 민법은 평온, 공연하게 동산을 양수한 자가 선의이며 과실 없이 그
동산을 점유한 경우에는 양도인이 정당한 소유자가 아닌 때에도 즉시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다(제249조)라고 선의취득제도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다. 즉 진정한 소유권자가 아니면서 물건을 점유하고 있는 갑이 을에게
물건을 양도하였을 때 갑이 물건의 진정한 소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물
건을 양수한 을 또한 소유권자가 될 수 없고, 사후 물건의 진정한 소유권
자가 반환을 요구하는 경우 이에 응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 원칙을 고수할 경우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할 뿐 아니
라 법적 안정성도 해하게 된다. 특히 동산의 거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부동산의 경우에는 부동산등기부를 통해 그 소유자인지 여부가 외부로 공
시되는데 반해 동산의 경우에는 그 물건을 점유하는 것 외에 양수인으로
서는 양도인이 적법한 소유권자인지 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경제적 필요성으로 인해 동산의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질
때 얻을 수 있는 사회적 이익은 원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할 때 얻을 수 있
는 이익보다 크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거래의 안전을 보호하
여 동산의 유통을 촉진시키고자 원소유자의 권리를 다소 양보시킨 것이
선의취득제도이다.
즉 위의 예에서 갑이 정당한 소유자라고 믿고 을이 물건을 양수한 것이
라면 그 거래 후에 갑이 진정한 소유자가 아니라는 것이 판명되더라도 을
은 적법하게 그 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비단 우리
민법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민법에서도 인정하고 있는 제도이다.
제5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1 0 3

나. 문화재범죄와 선의취득

문화재 절도범이 불법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절취한 문화재


를 고가에 매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도난 문화재인
것을 알면서, 또는 알 수 있었으면서도 매수자가 이를 매입하고자 하는 저
변에는 그 도난 문화재가 몇 단계의 유통을 거치면서 몇 년 후에는 그 도
난 문화재를 점유한 자가 더 이상 원소유자로부터 반환을 청구당하지 않
을 수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선의취득제도
의 허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비록 도품 및 유실물에 대하여 2년의 기간 동안에 원소유자의 추급권을
인정하는 특칙을 민법이 마련하고 있지만(민법 제250조), 이러한 특칙만으
로는 문화재 도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미흡한 면이 있다. 왜냐하면
문화재 도난 사건의 실태에서 알 수 있듯이 절취된 문화재가 시중에서 그
유통사실이 포착되는 경우는 문화재를 도난 당한 시점으로부터 2년이 경
과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민법에서 선의취득제도를 두는 이유는 원소유자의 소유권의 보호라는
이익보다 거래의 원활한 유통이라는 사회적 이익이 크다는 정책적 판단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문화재는 특수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문화재는
다른 재화와 달리 유통을 촉진하거나 거래를 원활히 할 필요성이 없는 성
질의 재화라고 할 것이다. 문화재는 인류의 공동유산으로서 그 가치가 소
유에 있지 않고 공동으로 향유하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소유보다는 공
중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박물관 등에서 소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현
실에서도 일반인들이 빈번하게 거래하는 것도 아니다. 관심을 가지고 있는
수집가들만이 거래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가지는 것이다. 따라서 동
산문화재를 선의취득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한다고 하여 사회적으로 거래의
1 0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안정성이 심각히 훼손되는 결과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 동산문화재에 대한 선의취득 원책의 배제

오히려 동산문화재를 선의취득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 동산문화


재를 양수하고자 하는 자는 그 물건이 도난된 문화재인지 여부에 따라 적
법한 소유권의 취득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법적 위험성 때문에 그 문화재
의 매수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유통의 제한은 문화재 절취에
대한 유인의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문화재의 가치는 원래의 보존장소에
보관, 비치될 때 더욱 가치를 가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산문화재를 선의
취득의 적용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경우, 사후에 발견된 도난 문화재에 대하
여 원소유자가 언제든지 그 문화재의 반환을 청구하여 원래의 보존장소에
보관, 비치할 수 있게 되어 그 문화재의 가치를 현상대로 보존할 수 있다
는 사회적 이익도 얻게 될 것이다.
문화재보호법은 문화재를 지정문화재와 비지정문화재로 나누고 있다. 지
정문화재에 대하여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그 문화재의 가치를 공적
으로 인정하고 사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인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
고 있기 때문에 선의취득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이로 인한 선의의
양수인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지정문화재는 양수
인이 도난 여부 등을 확인하려는 노력만 한다면 이를 문화재 관리 당국의
관리자료를 통해 문화재의 해당여부, 도난 사실 여부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지정문화재의 경우는 유통 단계에서 양수인이 그
물건이 문화재인지, 그렇지 않으면 단순한 골동품인지 여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선의취득원칙의 배제를 비지정문화재
로까지 확대하는 것은 혼란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우선 선의취득 배제
제5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1 0 5

대상을 지정문화재로 한정할 필요가 있다.


차후 문화재에 대한 데이타베이스가 구축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다면, 비지정문화재에 대해서도 일정한 요건을 정하여 주의의무를
다했는가에 따라 선의취득을 인정할 것인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문
화재 도난 방지를 위해, 그리고 도난 문화재의 발견시 이의 원소유자에게
로의 신속한 반환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지정문화재에 한하여 선의취득을
배제하는 규정을 문화재보호법에 신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제
기되고 있다.60)
제3국으로 불법반출된 문화재가 거래된 경우 원소유자를 보호할 것인가
선의의 취득자를 보호할 것인가가 문제된다. 대체로 영미법계 국가들에서
는 불법에서 권리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리에 따라 원소유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대륙법계 국가들에서는 거래의 안전과 법적
안정성을 중시하여 선의의 취득자를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따라
서 국제적인 문제가 될 경우 대륙법계 국가와 영미법계 국가 사이에서 문
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전술한 바와
같이 「도난 또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반환에 관한 유니드로와협
약」에서 국내법간의 상충을 막기 위한 장치들을 두고 있으며, 선의취득을
인정하지 않고 보상규정만 두고 있는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2 . 시효에 대한 특례인정문제

문화재범죄에 있어 일선에서 느끼는 애로사항 중의 하나가 시효기간이


짧아 문화재의 절취 후 시효기간이 경과하기를 기다려 문화재를 처분하는

60) 박용대, “문화재 도난 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 월간 민족예술 2001


년 9월호, www.kpaf.org
1 0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경우의 문제라 할 것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문화재범죄관련 처벌규정은 국가지정문화재의 손
상·절취 또는 은닉시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비지정문화재의 경우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또 지정문화재 또는 가지정문
화재의 보호물 또는 보호구역 안에서 허가 없이 매장문화재를 발굴시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되어 있으며, 기타 지역의 경우 10년 이
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손상, 절취 또
는 은닉한 지정문화재임을 알고 당해 문화재를 취득 또는 운반시에는 2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억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이
러한 규정에 따라 현재 문화재사범에 대한 공소시효는 3-7년으로 되어 있
다. 문화재보호법의 규정은 일반 절도범 등에 비해서 상당히 강화된 규정
으로 형량을 높여야 할 필요는 그다지 없다.
그러나 문제되는 것은 문화재절도의 경우 시효기간이 경과한 후 이를
처분하기 때문에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문제를 해결하기 위하
여 시효에 대한 특례조항을 두는 개정안을 만들었으나 법무부의 반대로
입법에 성공하지는 못하였다. 즉 2000년 8월 문화재청에서 입법예고한 개
정안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공소시효 연장’과 ‘보관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 신설이 법무부 심의 과정에서 삭제된 것이다.61)
문화재청은 개정안에서 조계종 총무원 등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정문화
재와 가지정문화재 및 일반동산문화재에 대한 은닉행위는 그 행위 이전의
손상·절취·취득행위의 처벌여부와 관계없이 처벌되며, 이 경우 공소시효
는 은닉사실이 발견된 때부터 진행되도록 한다’는 조항(개정안 제81조 제4
항)과 보관한 자에 대한 처벌규정(제82조 제3항)을 포함시켰다. 이는 문화
재사범의 경우 장기간 은닉했다 공소시효 경과 후 시중에 유통시키기 때

61) 현대불교 불기 2545년 2월 28일 308호


제5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1 0 7

문에 이를 적발하고도 처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은닉과 보관에 대한


특례조항을 두는 것이 문화재범죄에 대한 효율적인 방안이라는 생각에서
개정안을 성안한 것이다. 지정문화재를 보관하고 있는 사람을 적발해도 선
의취득을 주장 공소시효가 지난 이상 처벌근거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
라서 문화재의 은닉행위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볼 경우 문화재보호법의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없기 때문에 시효의 기산을 문화재가 발견된 때로
하여야 한다는 입장이다.62)
즉 문화재 은닉행위는 그 문화재의 발견을 불능 또는 곤란하게 하는 모
든 행위를 말하기 때문에 법익침해가 계속되는 계속범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재 은닉행위에 대한 공소시효의 기산점은 문화재 은닉
행위가 종료된 시점을 기산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입장이다. 따라서 이러한 특례조항을 규정할 경우 공소시효의 연장 없이
실질적인 공소시효 연장의 효과가 가능하며, 이는 타 법률과의 형평을 해
치지 않으면서 문화재범죄의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법안의 검토과정에서 법무부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사실상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것이고 공소시효를 지나치게 장기간 연장하
는 것은 법률적 형평성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렵다”면서 이를 반대하고
있다. 즉 절취 행위에 수반된 은닉행위와 관련하여 그 은닉행위의 가벌성
이 이미 주된 범죄인 절취행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여 절취행위에 수반

62) 1989년 충남 무량사에서 훔친 불상을 시중에 판매하려다 검거된 피의자의 경우


12년 전 5천만 원을 주고 불상 3점을 구입했으며 훔친 물건인 줄 몰랐다고 주장
했다. 피의자에게 불상을 팔았다는 사람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문화재
보호법 상 공소시효(7년)와 특수강도혐의 공소시효(10년)도 지나 검찰은 문화재보
호법 상 은닉죄와 장물은닉죄를 적용, 구속했다. 무량사 사건의 경우 일반 형법이
론상 절취 행위에 대한 공소시효가 완성되더라도 장물성은 계속 인정된다는 통설
에 따라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으나 문제의 소지가 있다.
1 0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된 은닉행위를 불가벌적 사후행위로 보고 있는 형법의 일반원리에 비추어


볼 때 문화재보호법에 이러한 예외를 두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범
죄의 특수성에 비추어 이러한 규정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다른 범죄에서도
이러한 규정을 둘 필요성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공소시효제도의 목적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점에서「도난 또는 불법적으로 반출된 문화재반환에 관한 유니
드로와협약」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협약에서는 문화재의 소재
지와 소유자의 신원을 파악한 때로부터 3년 이내, 도난당한 때로부터 50년
이내에 반환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하여 특례조항을 두고 있다. 이러한 점은
우리의 입법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것이다.

3 . 불법거래자에 대한 실질적 처벌 강화

문화재범죄에 대한 효율적 예방을 위하여는 법적 규제 장치와 함께 실


질적 처벌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문화재사범에 대한 형량은 상당히 높지
만 실제의 양형에 있어서는 다수가 벌금 또는 집행유예로 석방된다. 이는
다른 범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지만 도굴범이 검거되어도 징역 1-2년에
서 수백만 원의 벌금을 물거나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현행법으로는 도굴범
의 근절은 요원할 일일 수 밖에 없다. 이와 함께 도굴된 고미술품을 사려
는 수요자에 대한 사법처리도 강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문화재전문가를
중심으로 주장되어 왔다.63) 이러한 주장에 부응하여 문화재범죄에 대하여
문화재범죄의 특수성을 고려한 판결이 나오는 등 실무계에서도 적극적으
로 호응하고 있다.64)

63) 박유리, 전게논문.


64) 2001년 1월 12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합의부에서 법천사지 석조불상(강원도
지방기념물 제48호)을 훔쳐 문화재보호법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들에
제5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1 0 9

불법거래자에 대한 처벌의 강화를 통한 문화재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지


금까지의 방법인 공급자에 대한 처벌 뿐만 아니라 수요자에 대하여도 처
벌 또는 소유권취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수요자에 대한 처
벌 또는 선의취득의 제한 등 재산권에 대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은 음성적
인 문화재의 거래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마약류사범의 경우 사용자도 처벌하도록 하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처벌강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상당한 부작
용이 있다. 따라서 뒤에서 보는 것과 같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화재범죄
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제2 절 인력과 관리체계의 확립

1 . 인력의 확충 및 전문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서는 문화재사범 단속을 위한 인력을


문화재청에 현재 2명으로 되어 있는 것을 4명으로 늘리고 경찰청에 문화
재지킴이 제도를 신설하고 시, 도의 문화재사범 단속인력을 확충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양적 확대에 치우치고
있어 노력만큼 성과가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문화재에 관한 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인력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문
화재사범 단속을 위한 인력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력부족현상이 나타나

대하여 징역 2년과 1년을 각각 선고하면서 “문화재 보존 의식이 희박해지고 죄의


식 없이 문화재를 절취하거나 훼손하는 행위가 잇따라 이 같은 범죄에 경종을 울
리기 위해 실형을 선고했다”라고 판결이유를 설명하여 문화재범죄 예방을 위해
처벌을 강화한다는 것을 밝혔다.
1 1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고 있는 것이다. 매년 400여건의 발굴을 승인하고 관리하는 문화재청 직원


은 4명, 국보 보물 시도지정 문화재 등 지정 동산문화재 1,600여점을 관리
하는 직원은 3명에 불과하다. 전국에서 해마다 나오는 수십만점의 발굴 유
물을 보존 처리할 인력은 문화재청에 10여명, 중앙박물관에 10여명이다.
경주박물관을 제외한 다른 국립지방박물관에는 보존 인력이 1명도 없다.
문화재청은 법에 규정된 국가지정문화재 보존. 관리. 활용에 대한 기본
계획은 물론, 문화재 보존·관리 업무집행기준이나 지침도 수립하지 못하
는 실정으로 문화재 보존·관리업무가 일관된 계획에 따라 추진되지 못하
고 있는 형편이다.
문화재 사범들은 전문적이고 은밀한 방법으로 범죄를 저지르기 때문에
여기에 대응한 전담수사반 운용이 필요하다. 즉 수사요원도 전문화할 필요
가 있는 것이다. 문화재범죄의 특징상 한 번의 범죄로 국가적으로 큰 피해
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문화재범죄에 대한 전문요원의 양성으로 대비하여
야 할 것이다.
가능하다면 마약, 밀수 등과 같이 별도의 직제를 두는 것도 좋을 것이
다. 그러나 문화재범죄가 매우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사건의 발생건수가 많
지 않은 실정이기 때문에 별도의 직제를 두는 것보다는 소수의 인력을 전
문화하는 것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부족한 감시인력은 주민들과의 연계를
강화하여 민간의 신고체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근래
문제되고 있는 석물과 같이 인적이 드문 곳에 소재해 있는 문화재에 대한
관리는 관리인력의 확충만으로는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에 인근 주민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즉 석물 등을 반출하기 위해서는 중
장비 등이 동원되어야 하기 때문에 중장비의 움직임이 있으면 신고하게
하는 등의 연계강화가 더욱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제5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1 1 1

2 . 관리체계의 확립

현재 문화재에 대한 관리체계는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관


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구조는
문화재의 보관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화재나 도난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문화재에 대한 관리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
우선 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가 차원의
문화재 매장 가능 지역의 조사와 체계적인 발굴 계획이 시급하다. 또한 문
화재 또는 문화재에 준하는 물품에 대한 조사 및 데이타 베이스 작업을
통하여 문화재의 도난시 동일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기회에 기존의 문화재에 대한 출처의 조사와 가능하면 소유권의
변화도 추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국내외의 박물관이나 개인소장 문화
재 가운데 전문도굴범이나 절도범들이 고분이나 사찰에서 훔친 것이 많기
때문에 정확한 입수경위를 조사하여 소장문화재의 연원을 밝힘으로써 문
화재로서의 가치를 살릴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원소유주에게
반환해야 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으나, 이에 대하여는 보상을 하는 등 특
별조치를 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현행법상 원소유주 반환은 상당히 어
려울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원소유주에게는 적정한 보상을 지급하고 국
가에서 매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문화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문화재나 문중에서 전
해 내려오는 문화재에 대한 보호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불교문화재나 가문
에 전승되어 오는 문화재에 대한 보호 관리수준은 매우 취약하다. 이러한
취약점을 해소하고 문화재를 공개함으로써 문화재의 본래의 의미를 살리
기 위하여 가장 좋은 방법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사찰, 서원 등에 박
물관을 건립하여 문화재를 보호하고 일반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
11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으로써 사찰이나 가문의 금고 속에 잠자고 있는 문화재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으며, 문화재의 의의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조계종을 중심
으로 박물관을 짓는 사업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관계당국의
예산지원도 비교적 원활하게 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사찰 소유 비지정 문
화재는 문화재적 가치보다 종단측 관리재산 또는 종교적 대상으로만 인식
하고 있어 관련기관과의 유기적 협조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유기적
협조체제 확립이 시급하다. 이러한 사업을 불교문화재 뿐만 아니라 서원,
문중문화재 등에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관계당국의 대폭적인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3 . 데이타 베이스의 구축, 관리 및 문화재지정의 확대

문화재에 대한 자료의 구축 관리는 지정, 비지정을 막론하고 매우 중요


하다. 모든 문화재를 지정문화재로 지정하여 관리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비지정문화재도 데이타 베이스를 구축, 관리할 필요는 매우 높다. 이러한
필요성을 인식하여 경찰청에서는 도난 문화재에 대한 데이타 베이스를 구
축하여 문화재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데이타 베
이스에는 도난 문화재의 사진을 비롯 재질, 기법, 특징 등이 기록된다. 이
러한 데이타 베이스의 구축은 도난문화재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
로써 도난문화재의 유통을 막고 현재 10%대에 머물고 있는 회수율을 높
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조사 및 평가를 통하여 공적인 관리의 필요성이
있는 문화재를 국가 또는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을 확대하는 것
으로 비지정문화재를 보호할 수 있다.65) 문화재 실태파악에 대한 조사는

65) 박용대, “문화재 도난 방지를 위한 법적·제도적 개선 방안,” 월간 민족예술 2001


제5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1 1 3

이처럼 비지정문화재의 지정문화재로의 확대를 위한 선행 정책적 성격이


있으므로 선의취득 배제규정의 신설을 통해 문화재 도난을 방지하는 장치
를 마련함에 있어서도 새로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
으로 예상된다.
문화재에 해당되지만 실태의 파악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은 문화재 소
유 사찰 및 소장자들이 공개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어 문화재로 지정하여
보호관리하는 것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실태
파악은 모든 일의 기본이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조사를 바탕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있는 경우 문화재로 지정, 관
리를 강화해야 한다. 비지정 불교문화재가 도난의 집중 표적이 되는 것은
지정이 되지 않았을 뿐 가치 있는 문화재가 많다는 점, 정확한 실태파악이
되지 않아 절취 후 유통이 용이한 점, 지정문화재에 비해 관리가 허술한
점, 검거되었을 경우 처벌이 관대한 점 등으로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범죄
가 많았다고 볼 때 비지정문화재의 문화재지정 및 관리강화도 중요한 것
으로 생각된다.
문화재로 지정되어 가치를 재인식하면 보존을 위한 자체 노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또 문화재로 지정되면 문화재청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관리대
상이 되기 때문에 허가 없이는 현상변경(훼손)을 못하게 되며, 공개된 문
화재라 유통이 어려워져 도난위험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제3 절 국제적 차원의 협력

문화재범죄는 국내적 차원 뿐만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협력하여 해결

년 9월호, www.kpaf.org.
11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해야 할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문화재의 불법적인 거래가 국제적으로, 조


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국제적으로 할 필요
가 있는 것이다. 국제적 대응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일찍부터
유엔에서는 문화재범죄가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점에 착안하여 문화재범
죄가 조직범죄의 주요 유형 가운데 하나로 포함시켜 문화재범죄에 대한
국제적 협력방향을 조직범죄 단속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유엔범죄방지위원회 제1차회의(1992년 4월, 비
엔나)에서 ‘조직범죄’(Organized Crime)라는 제목의 결의문이 채택되었다.
이 결의문은 유엔범죄방지프그램 개편을 위한 ‘원칙선언문’(Statement of
Principles) 및 ‘프로그램창설계획’(Programme of Action), ‘유엔범죄방지사
업계획’(Programme 29) 제2호(국제범죄 공동단속), 범죄방지위원회 제1차
회의 결의문(범죄방지사업의 추진과 조정에 관한 총회결의문 46/152 이행)
을 근거로 작성되었다. 결의문은 전문가회의에서 작성한 권고사항을 원안
대로 채택하면서 유엔이 취해야 할 조치들을 결의한 형식으로 되어 있다.
이 국제조직범죄단속을 위한 권고사항 제9항에서 “도난문화재에 관한 정
보를 광범위하게 배포하여 이동가능한 문화재의 거래와 운반을 어렵게 만
든다”라고 규정하여 조직범죄의 유형 가운데 하나로 문화재범죄를 두고
있다. 이러한 규정과 함께 국제조직범죄를 단속하고 국가별 국내범죄단속
활동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장치, 절차, 협약, 제도 등을 마련하기 위한 노
력을 촉구하고 있다. 또한 국제형사경찰기구(ICPO-Interpol) 등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여 문화재범죄를 막기 위하여 노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
다.
이와 같이 국제적 협력을 위한 기초적 단계로 도난문화재 데이타 베이
스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들 수 있다. 문화재 도난 범죄는 이미 국제화되
었으며, 유통 또한 국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도난 문화재는 국내
제5장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응의 문제점과 대책 1 1 5

에서보다는 외국에서 유통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외국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나라 문화재가 7만점 이상 되기 때문에 출처가 노출되지 않고 유통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이 같은 사실에 주목해 구축된 자료를 인터폴
과 미국의 FBI, 영국의 도난미술품등록센터 등과도 연계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국제적 연계를 통하여 도난 문화재 회수는 물론 예방에도 효과가 있
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협력체제의 구축에 따라 중요 문화재범죄가 발생한 경우 국제형
사경찰기구(인터폴)를 통한 공조수사가 가능하다. 인터폴에서는 효과적으
로 국제성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수배서’를 발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
해 해외도피범·실종자·우범자·장물 등 인적·물적 사항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각 회원국에 통보하는 등 공동 대처하고 있다. 인터폴의 활동대상
에 문화재범죄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밖에도 통상적인 국제형사사법협력을 통하여 문화재범죄에
대한 수사의 협조, 범죄인인도 등을 통하여 문화재범죄에 대한 국제적 협
력체제 구축이 가능하다.
117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제1 절 개 요

국가에 의한 문화재약탈은 국제법상의 문제로 약탈문화재를 반환할 것


인가의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외국의 경우 문화재의 반환에 대하여 주
로 약탈국가의 입장인 영국, 프랑스, 미국 등의 입장과 다른 나라의 입장
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약탈문화재에 대한 최초의 대규모의 반환은 나폴레옹이 패배한 후 나폴
레옹에 의해 프랑스로 약탈되었던 문화재들이 대규모로 출처국으로 반환
되었으나 상당수의 문화재는 반환되지 않고 프랑스에 그대로 보관되었다.
이 반환은 평화조약에 의해 규정되지는 않았으나 평화조약의 체결 이전에
원상회복이 이루어졌다.66)
전시 문화재에 대한 보호와 약탈을 금지하는 규정은 앞에서 본 바와 같
이 헤이그회담 이후 확립되었으며 이는 1907년 헤이그협약에 잘 표현되고
있다. 약탈문화재에 대한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제1차 세계대전시에도
문화재의 약탈은 이어졌다. 이러한 문제가 생기자 제1차 세계대전을 마무
리하는 베르사이유조약에서 제1차 세계대전 뿐만 아니라 1870년의 普佛戰
爭(프로이센-프랑스전쟁)으로 인한 모든 문화재반출에 대하여도 독일에
대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였으며, 이러한 예는 같은 해 생 제르망조약에서
도 이어져 오스트리아가 1718년까지 소급하여 폴란드의 문화재를 반환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조약은 1921년 리가 평화조약으로 이어져

66) 이에 대한 상세한 것은 김형만, 문화재반환에 대한 국제법적 고찰, 연세대학교 박


사학위 논문, 1997, 35-37면 참조.
11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도 폴란드로부터 1772년에 빼앗은 문화재에 대한


완전한 반환원칙을 천명하고 이를 위한 특별혼합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상과 같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의 조약들에 언급된 문화재 원상회복
조항들은 과거까지 소급하여 책임을 지도록 하였다. 100년 이상 지난 역사
적 사건에 대하여 책임을 묻는 이러한 조항들은 국가에 의한 약탈문화재
의 반환은 시효가 없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 조약들은 제2
차 세계대전 이후 약탈문화재의 반환을 주장하는 신생독립국들의 주장의
근거가 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의 경우에도 약탈과 파괴가 자행되었으며,
특히 대량파괴무기의 발달로 문화재파괴는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문화재문제의 해결을 위해 평화조약에서는 문화재의 원상회복에 관한 규
정을 포함하도록 하여 문화재의 반환·회복이 이루어지도록 하였으며, 원
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대체물에 의한 문화재의 반환이 이루어지도
록 하였다.67) 피해조사와 원상회복을 위하여 「피해문화재의 회복을 위한
전문가위원회」는 유럽 전역을 돌면서 문화재가 원래의 소재지로 반환되
도록 노력하였다.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Rosenberg 등의 전범이 피점령
국에서의 문화재 약탈행위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받음으로써 전시문화재약
탈이 범죄라는 것을 명백히 하였다.68) 그러나 이러한 반환조치는 유럽국
가에 국한되어 아프리카나 아시아국가의 권리는 인정되지 않았다. 일본에
대해서는 문화재반환조치가 내려지지 않았으며, 전범재판에서도 문화재약
탈에 대하여는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많은 식민지지역이 독립하면서 식민지배시절의 약탈
문화재에 대한 반환문제가 대두되었다. 신생독립국들은 식민지배시 약탈한

67) Merryman, J. H., “Two Ways of Thinking about Cultural Property,” Americ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 Vol. 80(1986), p. 835.
68) Rosenberg는 나치의 문화재약탈 책임자로서 독일점령지에서 문화재를 약탈, 독일
로 가져갔으며, 이로 인하여 기소되었다. Ibid., p. 836.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1 9

문화재에 대하여 전시약탈 문화재와 같은 법리에 의하여 반환할 것을 요


구하였으나 반환은 일부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
기 위하여 유네스코가 중심이 되어 1970년 식민지배 기간중 반출된 문화
재의 반환과 현재 널리 이루어지고 있는 문화재의 불법유통방지라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는 많은 제약이 따르는
데 우선 문화재의 반환을 요구하는 신생 독립국들과 문화재의 반환에 소
극적 태도를 가지는 구식민지배국가의 이해상충이 가장 큰 문제이다. 식민
지배시절의 문화재반출은 국가가 중심이 된 불법반출과 개인이 합법적으
로 소유권을 이전받은 반출 등이 있어 일률적으로 규제하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조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문화재의 소재파악도 어려운 것이 현실
이다. 대부분의 경우 전시약탈과는 달리 식민지배시의 문화재반출은 합법
적인 성격을 주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현재 문화재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자신들이 문화재를 더욱 효율적으
로 잘 보관하고 있으며, 원소유국은 문화재를 반환하더라도 제대로 보관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의 반환은 상당히 어려운 문제가
있다. 이 밖에 문화재의 거래 역시 문화재의 수출국은 빈국이며, 문화재의
수입국은 부국이기 때문에 문화재의 불법적인 유통을 방지하는 것이 문제
이다.
오늘날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전시에 약탈한 것이 명백한
문화재의 반환, 식민시대에 반출한 문화재의 반환, 문화재의 불법유통방지
의 세 가지이다. 이 가운데 전시문화재 약탈에 대하여는 1, 2차 세계대전
을 통하여 나타난 국제조약으로 미루어 볼 때 원소유지국으로의 무조건적
인 반환이 국제법상의 원칙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식민시대 반출문화
재의 반환은 아직 국제법상의 규범이 정리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국제법
상 국가책임의 법리 등을 감안하여 볼 때 국가가 주체가 되어 반출한 문
1 2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화재는 전시약탈 문화재의 반환에 준하는 것이 상당한 것으로 보이며, 민


간인에 의한 합법적 문화재의 반출에 대하여는 문화재의 성격 등을 고려
해 다양한 방법에 의한 해결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문화재의 불법
유통방지를 위해서는 각국이 공동노력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제2 절 원소유국으로의 반환

1. 원 칙

1815년 비엔나 회의에 의해 약탈문화재는 원소유국으로 반환되어야 한


다는 국제적 규범이 확립되었으며 1907년의 헤이그 규칙에서는 문화재의
훼손과 약탈을 범죄행위로 규정하였다. 1차대전을 종결하기 위하여 체결된
베르사이유 조약과 생 제르망조약에서는 1차대전 중 패전국에 의해 약탈
된 모든 문화재를 원소유국으로 반환하도록 규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과거
의 역사적 사실에까지 소급하여 100년 이상 지난 역사적 사실에서 발생한
약탈문화재도 소급하여 반환하도록 규정하여 문화재는 시효에 구애받지
않고 반환한다는 중요한 원칙을 확립하였다.
제2차대전 이후에는 UNESCO를 중심으로 문화재보호운동이 지속되었
다. 특히 1970년 11월 유네스코 제16차 총회에서 채택된 협약 제11조에는
“외국이 나라를 점령한 결과로 인해 발생한 문화재의 강제적인 반출 및
소유권 이양은 불법적인 것으로 간주한다”고 규정하였으며, 제13조 4항에
서는 “협약 참가국들의 시효에 의하여 그런 문화재들이 훨씬 이전에 반출
되었을 경우에도 원소유국에 반환하도록 협력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원
소유국으로의 반환이 원칙이라는 것을 명백히 하였다. 이 경우 반환을 받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2 1

기 위해서는 문화재를 약탈했다는 증거가 명백해야 반환을 요구할 수 있


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문화재을 약탈당한 것이 명백하지 않은 경우에
는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식민지 지배시 반출한 문화재는 형
식적으로 합법성을 가장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민간 차원의 반출도 많
기 때문에 문화재의 반환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2 . 반환사례

문화재의 반환에는 많은 사례가 있다. 앞에서 본 바 있는 나폴레옹의 문


화재약탈에 대한 반환을 결정한 1815년 비엔나회의를 비롯하여 제1차 세
계대전과 그 전의 전쟁시 약탈한 문화재를 반환할 것을 결정한 제1차 세
계대전 강화조약들 및 제2차 세계대전시의 약탈문화재의 반환을 규정한
제2차 세계대전 강화조약 등에서 문화재의 반환을 규정하고 실제로 반환
한 사례가 있다.
전쟁종결시 문화재의 반환 외에도 많은 문화재 반환사례가 있다. 국가,
단체 또는 개인이 자발적 또는 요청에 의해 문화재를 반환한 사례들을 통
하여 문화재의 출처국으로의 반환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주요 반환사례들은 다음과 같다.
1994년 독일은 2차 세계대전중 약탈해 간 프랑스 미술품 28점을 프랑스
에게 반환했다. 이들 그림은 모네, 르느와르, 고갱, 세잔 등의 작품으로 문
화재적 가치가 매우 큰 것이었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 독일은 최근 들어
전시 약탈 문화재 반환을 선도하고 있다. 1999년 쾰른의 로마-게르만 박
물관은 2차 대전 당시 로마 카피톨 박물관에서 분실된 고대 회화작품 ‘잠
자는 에로스’를 런던 경매 시장에서 구입, 보관해 오다 이탈리아에 반환하
였으며, 1943년 주독 이탈리아 대사관으로부터 불법 탈취, 기프호른 미술
1 2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관에 전시해 오던 요하네스 링겔바흐의 ‘콘스탄티누스의 전투’를 이탈리아


에 반환하는 등 활발한 반환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 독일 연방정부와 각 주정부는 국내 149개 미술관과 관련 단체
에 제2차 대전 종전 당시 철수하던 독일군이 약탈했거나 나치 권력자들이
구입 또는 선물로 받은 것 등 문화재 1,700여점을 조사해 왔는데 이중 18
점을 이탈리아의 것으로 확인하였으며, 이들 문화재의 반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독일은 프랑스, 러시아 등에 대해서도 약탈 문
화재 반환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다른 나라들은
이러한 노력에 동참하고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러시아와 독일은 지난
1990년과 1992년 2차례에 걸쳐「상호약탈 문화재 반환협상에 관한 협정」
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협정은 양국 모두 보유하고 있는 약탈 문화재를
숨기고 축소함으로써 실질적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95년 에르미타즈 박물관에서 ‘알려지지 않은 걸작전’ 이란 이름으로 소
련군이 독일에서 약탈한 18세기 인상파 화가 작품들을 전시하면서 문화재
반환협정이 실제로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에 독
일은 2차 세계대전말 소련군에 의해 약탈된 30만점 이상의 미술품과 2백
만권의 희귀도서를 러시아가 보관하고 있다며 반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러
시아 하원은 이와 같이 약탈문화재를 모두 돌려주는 것으로 되면 대영박
물관 등 주요 박물관의 문화재도 모두 반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논리
로 문화재 반환을 거부하고 ‘문화재 반환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옐친 대통
령은 독일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
으나, 하원이 다시 대통령 거부를 기각했으며, 결국 상원이 지난 1997년 5
월 14일 이 법안을 확정시킴으로써69) 문화재의 반환이 얼마나 어려운 일

69) 조선일보, 1997. 5. 21.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2 3

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피해국가의 노력에 의해 반환된 경우도 실제로 많이 있다. 1867년 영국
이 이디오피아를 침략, 약탈한 문화재인 황제의 왕관, 직인 등이 1872년부
터 네 차례에 걸쳐 반환된 사례는 이러한 반환이 일찍부터 이루어지고 있
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문화재의 반환은 이디오피아 정부가 1872년
부터 영국정부에 계속적으로 요청하여 이루어졌으나 완전한 반환은 되지
못하고 일부분에 그쳤다. 이 때 반환되지 않았던 문화재 가운데 하나인 왕
관에 대하여는 1924년에 이디오피아의 셀라시에 황제가 영국을 방문하였
을 때 조지5세로부터 ‘선물’의 형식으로 반환받은 사례가 있으며, 엘리자베
스 2세여왕의 방문시 일부가 다시 선물의 형식으로 반환되기도 하는 등
선물형식의 반환이 많이 이루어졌다.
이디오피아는 영국으로부터 침략을 받았을 뿐 아니라 1935년 이탈리아
로부터 침략을 받아 유다의 사자상, 메넬리크 황제동상 등 많은 문화재가
이탈리아로 약탈되었다. 이러한 문화재에 대하여도 이탈리아와의 강화조약
에서 18개월 이내에 반환할 것을 규정하였으나 일부 품목에 대하여는 반
환이 지연되어 항의하는 등 많은 문제가 노출되었다. 이러한 사례는 일단
유출된 문화재의 반환이 매우 어렵다는 사례가 되고 있다.
이 밖에도 많은 반환사례들이 있는데 국가에 의한 반환의 경우는 대부
분 주변국가들의 비난 등 국제정세에 의해서 반환하는 경우가 많다. 1900
년 중국 의화단 사건 때 프랑스군과 독일군이 북경 관상대의 천문기구들
을 약탈하였으나 국제적 비난의 결과 프랑스는 1902년, 독일은 1921년에
각각 반환한 사실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문화적 고려에 의해 자발적으로 문화재를 출처국으로
반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는 문화재는 원래의 장소에서 원래의 목적
에 맞게 사용될 때 가장 좋다는 고려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1971년 덴
1 24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마크는 250년 전에 약탈한 문화재인 중세 고서를 아이슬란드에게 돌려주


었다. 1977년 호주는 파푸아 뉴기니의 독립기념에 즈음해 과거 식민통치
시절 약탈한 문화재 17점을 파푸아 뉴기니에 반환했다. 1977년과 1978년
벨기에는 1894년 및 1897년 식민지배 하에 있던 콩고에서 약탈한 문화재
892점을 콩고 킨샤샤박물관으로 인도했다. 1978년 네덜란드는 과거 식민지
였던 인도네시아에 프라즈냐파라미타상을 반환했다. 이탈리아에 밀반입된
에쿠아도르 문화재 12,00점이 1982년 반환되었다. 이스라엘은 1967년 시나
이 반도 점령 이후 100만 달러 이상을 들여 이곳에서 발굴한 기원전 4천
년-기원후 1400년경의 유물 수백점을 반환했다.
민간에 의한 반환도 늘고 있다. 미국의 브루클린 박물관은 1973년에 과
테말라에게 문화재(돌기둥)를 반환하였고, 1974년에는 미국의 뉴아크박물
관은 시리아에 5세기의 고미술품을 반환하였다. 1981년에는 남아프리카공
화국이 짐바브웨(Zimbabwe)에 문화재를 반환하였고, 뉴질랜드는 1,000여
점의 문화재를 솔로몬군도에 반환하였다. 또한 영국의 웰컴박물관은 1981
년에 예멘에 문화재를 반환하였다. 이처럼 1980년대에는 온두라스, 케냐,
이라크, 에쿠아도르, 페루 등 수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문화재를 돌려받았
다.70) 미국 로스엔젤레스의 폴 게티 미술관은 지난 해 2월 불법유출된 것
으로 밝혀진 고대 예술품을 자진해서 이탈리아 정부에 반환하겠다고 발표
했다. 게티 미술관의 결단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외국 문화재를 입수
해 온 소장기관과 수장가들에게 도덕적 모범을 보인 것이라는 평가를 받
았다. 이와 더불어 최근 미국이 유대인 약탈문화재를 무조건 반환키로 한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71) 이와 같이 문화재의 반환이 늘어나

70) 조하연, “외규장각도서 반환협상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월간 민족예술 2001년 9


월호, www.kpaf.org
71) 약탈문화재의 반환에 대한 상세한 것은 김형만, 전게 학위논문, 195-210면 ; 이강
숙, 전게학위논문, 69-80면 참조.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2 5

는 추세에 있으나 반환의 법제화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남아 있으며 반


환은 반환국의 선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반환하지 않으면서 반환과
유사한 효과를 거두기 위한 방법들도 나타나고 있다.

제3 절 반환 외의 방법에 의한 협력

1. 기 증

해외유출 문화재의 경우 무조건적인 반환이 대세를 이루고 있으나 민간


인이 소장하고 있는 경우에는 어려운 문제가 있다. 국가가 전쟁시에 약탈
한 문화재에 대하여는 원소유국으로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으나 민간인이
소장하고 있는 경우에 반환요구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기증
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외교적으로 많은 노력이 경주
되어야 하지만 실제의 성과가 미미한 무조건적 반환요구보다 현실적인 방
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민간인이 소장하고 있는 문화재의 경우 합법적인
방법으로 매매된 경우도 있고 국가가 약탈한 경우라 할지라도 선의취득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민간인이 소유한 문화재에 대하여 가장 효율적
인 방법이라 할 것이다.
개인에 의한 기증도 국가적으로 통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문화재를 기
증형식으로 외국으로 유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원산
지국으로의 기증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에 기증받을 수 있는 유출문화재의
범위는 거의 제한이 없다. 특히 내국인이 선물하거나 헐값에 판매하는 경
우와 전쟁 등 정치·사회적 혼란기에 국내에 거주했던 외국인이 습득한
경우인데, 선물·판매·습득으로 유출된 문화재를 기증받는 사례가 많다.
1 2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그러나 기증을 받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따라야 한다. 우선 기증을 받기


위해서는 문화재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조사를 통해 유출문화재
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해당 문화재 소장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기증을 받기 위한 각종 노력을 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을 위해서는 정부의
의지와 재정적 지원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문화재 관련 예산이 0.2%를 넘
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은 반환이나 재구입은 고사하고 기증받기 위한 노
력을 기울이기 힘들 정도로 열악하다고 한다.72)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개
선함으로써 우리의 문화재가 원래의 자리에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는 환
경마련에 노력해야 한다.

2 . 현지에서의 보존, 전시

일단 국외로 유출된 유물의 공식적인 반환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실적인 대안으로 현지에서 ‘한국관’ 등을 설치하여 우리 문화재를 따로
전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화재는 이제 한 국가만의 것이 아니
라 인류 모두의 것이며, 우리의 우수 문화재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외국에
서 전시되는 것이 오히려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실제의 성과가 의심스러운 반환요구보다는 현지에서 보존하고 전시하는
것도 하나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실제 많은 반환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반환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반환이나 기증을 받는 것보다 주요 박물관 등에 ‘한국관’ 설치를
통해 우리문화재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해외에 유출
된 우리 문화재들이 대부분 제대로 전시, 관리되지 못하고 박물관 수장고
에 방치되고 있기 때문에 전시공간을 마련하여 전시하도록 할 필요가 있

72) 이호관, 현대불교, 불기 2544년 11월 15일 294호.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2 7

다는 것이다.
한국국제교류재단이 1990년대 초 설립 이후 주요사업으로 추진해 온 해
외박물관 한국실 설치 사업은 한국유물을 다량 소장하고 있는 해외 주요
박물관에 한국미술 전시공간을 마련하여 이들 유물이 보존, 관리 될 수 있
도록 하고 이들 통해 우리 문화예술을 세계인들에게 소개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전시실 설치가 해외 문화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
지는 못한다. 많은 유물들이 여전히 손상된 채 보존처리 전문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고, 한국실의 운영 활성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도 필요하다.
국내 전문기관이나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절실히 필요하다
고 하겠다.73) 그러나 한국관 설치 역시 재정적 한계가 따른다. 하나의 한
국관을 설치하는 데는 30여억원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방법은 현실적인 방안이기는 하지만 재정문제로 단계적인 추진이 가능할
뿐 일시적이고 대폭적인 추진이 어려운 난점이 있다.

3. 교 환

국가간 약탈문화재의 무조건적인 반환이 어려운 경우 상호교류와 대여


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도 있다. 예컨대 1956년 프랑스가 기메박
물관에 소장된 일본 문화재 21점을 일본에 돌려주면서 도쿄박물관 소장
일본문화재 36점과 영구히 맞교환했으며 1963년에는 프랑스가 약탈한 인
도의 상아 공예품 반환에도 이런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나 이러한 예는 아주 희귀한 경우로 일반적으로 볼 수 없다. 오히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무조건적 반환이 일반적이며, 반환이 어려운 경우 기
증이나 선물형식의 반환, 영구임대 등의 방법이 이용되는 것이 일반적이

73) 손희정, 현대불교, 불기 2544년 11월 15일 294호.


1 28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다. 상호교류와 임대는 예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4절 우리나라와 관련된 문제

1 . 검토의 필요성

우리나라에서도 일제에 의한 약탈로 많은 문화재들이 일본으로 약탈되


었다. 이들 문화재 가운데 일부분은 국교정상화와 함께 반환되기도 하였으
나 여전히 절대다수의 약탈문화재가 반환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의 문화재
약탈 외에도 근래 문제되고 있는 것이 프랑스의 우리 문화재 약탈이다. 이
는 1866년의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 해군이 강화도를 침범하여 외규장각을
불태워 4,700여 권의 도서를 없앴으며, 300여 권의 외규장각도서를 약탈해
간 것으로 이의 반환협상과 관련하여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현재 실체가 정확히 밝혀져 있는 프랑스가 약탈한 외규장각 도서는 왕
의 등극, 세자책봉, 포상 등 조선시대 왕실 및 국가의 주요행사에 대해 준
비과정, 의식절차 등을 상세히 기록한 의궤들이며, 우리 선조들이 남긴 주
요한 자산이다. 프랑스의 문화재강탈 및 점유는 오늘날의 관점에서 볼 때
국제법에 위배되는 행위이며, 유럽의 여러 조약들에 비추어 볼 때 분명한
반환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선진국들은 이러한 논리에 의해 반
환하여야 할 경우 자국이 소장하고 있는 많은 문화재를 반환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 문제의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중의 잣대를
사용하고 있어 해결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일본의 문화재약탈은 식민지배를 통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조선총독부가
문화재 조사를 통하여 국유 또는 사유의 문화재를 불법으로 약탈한 것과,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2 9

민간 차원에서 문화재를 구입, 기증받아 일본으로 반출한 경우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총독부를 통한 조직적 반출로 이는 총독부의 서류
등을 통해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류를 통해 확인되는 경우 반환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75,000여점으로 파악되고 있는 해외 문화재 가운데 반환된 것은 4
천점에 불과할 정도로 반환의 실적이 적다. 이는 우리 정부가 국제법적 측
면에서 조직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도 그 원인의 하나가 될 수 있으
므로 지금부터라도 문화재 환수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2 . 한일문화재반환 협약

우리나라는 일찍부터 약탈문화재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그 반환을 위


해 노력하였다. 그 결과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시에 과거 식민지배
에 따른 법적 문제의 해결을 위해 5개의 조약 및 협정을 체결하였으며, 여
기에 문화재반환문제도 포함되어 있다.74) 문화재협정에서는 반환대상문화
재를 6개월 이내에 인도하고 일본 국민이 사유재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문
화재에 대하여도 한국에 기증하도록 권장하도록 하고 있다.75) 이와 관련
하여 목록에 있는 문화재의 반환으로 일본은 더 이상의 의무가 없는 것인
가가 문제된다. 이에 관하여 일본이 반환하기로 합의한 문화재 외에도 일
본국민이 私有하고 있는 문화재의 반환을 장려한다고 합의의사록에 명기
함으로써 향후 일본이 소유하고 있는 문화재가 출처국인 한국으로 반환되

74) 이들 조약 및 협정은 1965년 6월 22일 도쿄에서 서명하였으며 동년 12월 18일 발


효하였다. 5개조약 및 협정은 대한민국과 일본국간의 기본관계에 관한 조약, 대한
민국과 일본국간의 일본국에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법적 지위와 대우에 관한
협정, 어업에 관한 협정, 재산 및 청구권에 관한 문제의 해결과 경제협력에 관한
협정, 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75) 동협정 합의의사록.
1 3 0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일본의 의무가


목록문화재의 반환으로 완결된 것이 아니라 일본정부나 공공기관 소유의
문화재도 기증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뜻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협약은 불법반출과 반환, 원상회복 등의 단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식민지 지배하에서의 불법반출에 대한 원상회복이라는 것을 명시하지 않
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아쉬움이 있다. 이러한 규정의 미비로 일본의 의
무와 우리의 권리가 분명하게 부각되지 못한 점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 법
적인 의무에 대한 불비는 이 협정 전체에 나타나고 있는데 ‘문화재의 인도
에 협력’ 등의 용어와 사유 문화재의 ‘기증을 권장’한다는 용어를 사용함으
로써 법적인 권리를 포기하고 일본의 처분에 맡기는 인상을 주어 개정의
필요성이 있다.
이러한 규정의 미비로 일본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후속 반환조치를 취
하지 않았으며 우리도 일본의 부작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일본은 실제로 더 이상의 추가반환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국공유문화재는 더 이상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
이고 있으며 자발적 기증노력도 자발적 기증을 하는 것을 일본정부가 허
락한다는 정도의 소극적 의미로 해석하고 있어,76)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1970년대 이후 체결되는 조약들에서는 문화재의
원상회복 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조약으로는
1970년의 미국과 멕시코간의 조약, 1981년의 미국과 페루간의 행정협정 등
이 있다.

76) 한·일문화교류 실무자회의 문화재반환에 관한 제의 및 답변내용, 배재식·백충


현·이상면, “한·일간의 법적 제문제 - 1965년 제조약의 시행상의 문제점,” 서울
대학교 법학, 제35권 제1호, 1994. 10, 38면.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3 1

3 . 우리나라의 대응방안

우리나라의 경우 약탈문화재와 관련하여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


째는 일본의 식민지배시대에 약탈당한 문화재의 반환문제와 병인양요시에
프랑스에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문제가 그것이다. 이 두 사례는 그 증거
가 충분한 사례이며 따라서 국제법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해외에 소재하고 있는 우리 문화재는 75,000여점이
확인되고 있으며, 미확인 문화재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
로 보인다. 따라서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적극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불법으로 반출한 문화재는 원소유국으로 반환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
이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문화재의 반환에 대한 각종 조약에는 합법적이
든 불법적이든 문화재를 이전받아 점유하고 있는 국가들에서는 비교적 소
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어 협력이 활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
근 문화재의 무조건적인 반환이 늘어나고 있으며, 문화재의 보호를 위해
자국법을 해외문화재의 보호를 위해 확대 적용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자
국내로 반입되는 문화재에 대하여 출처국의 국유재산임을 추정하여 국내
법에 의하여 도난품으로 보고 관계자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던 사례가 있다.
이와 같이 국제법과 판례, 세계적 추세는 문화재를 출처국으로 반환하는
것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이를 토대로 일본, 프랑스 등 우리 문화
재를 약탈한 국가에 우리의 권리를 주장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와는 외규장각도서반환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프랑스측의 등가
교환 주장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1700년대에 이루어진 폴란드
문화재의 반환을 제1차 세계대전을 종결짓는 생 제르망조약에서 규정한
것으로 미루어 병인양요시의 문화재 약탈은 교전중에 이루어진 것으로 국
1 32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제법상 반환요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재 알려진 프랑스측의 자료에 의


하더라도 프랑스군이 강화도에서 문화재를 약탈하고 파괴하였다는 명백한
증거가 존재하고 약탈문화재의 목록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무조건적 반환
을 촉구하여야 한다. 이들 문화재는 프랑스의 국유로 되어 있기 때문에 사
유재산의 침해문제도 없어 반환의사만 확실히 한다면 반환에 지장이 되는
것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 유엔에는 도난 또는 약탈된 문화재를 원래 소유국으로 반환하는
활동을 촉진하기 위하여 유네스코 산하에 문화재반환촉진위원회가 기능하
고 있다. 이러한 국제기구에 프랑스이 문화재 약탈의 부도덕성을 알려내고
외규장각 고문서 반환문제를 전 세계적 차원에서 이슈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정부의 노력과 맞물려 필요한 것이 바로 시민·사회단체 등 민간
단체의 지속적인 노력이다. 따라서 프랑스정부가 외규장각도서를 자국문화
재로 등록하고 강제점유하는 자체가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는 불법행위
인 것이므로 무조건적으로 우리 나라에 반환해야 한다.77) 우리나라는 반
환협상에서 우리의 입장을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프랑스가
주장하고 있는 등가교환 방식이나 기타 방식은 국제법적인 근거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적 반환을 주장해야 할 것이다. 최근의 국제적 흐름
이 우리에게 유리한 입장이기 때문에 서둘러 다른 방식으로 합의하면 일
본과의 문화재협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이 그대로 문제될 수도 있다.
일본과의 문제는 좀 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미 한일국교정상화
회담시 문화재의 일부 반환을 받았고 조약의 해석상 더 이상의 요구가 어
려운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1965년 협정 체결 당시에는 알려
지지 않았던 문화재들이 많았기 때문에 목록에 포함시키지 못한 것이 많

77) 조하연, “외규장각도서 반환협상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월간 민족예술 2001년 9


월호, www.kpaf.org.
제6장 약탈문화재 문제의 해결 1 3 3

았다. 협정 이후 조선총독부에서 조직적으로 반출해 간 문화재의 목록들이


발견되고 있고 이렇게 조직적으로 반출해 간 문화재목록을 근거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의 반환사례 가운데에는 국내법에 의한 소송을 통해 반환되는 사
례도 있으며, 우리나라 법원도 일본에서 절취한 우리 문화재를 일본의 원
소유주에게 반환토록 한 전례가 있다.78)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 소극적인데다 일본 법원에 대한 소송의 전례가 없기 때문
에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새로운 조약의 체결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개인적 차원의 기증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많은 문화재들이
소장자들이 본국에 기증하는 형식을 취하여 반환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의
우리 문화재 소장자들이 일정 조건하에 또는 무조건적으로 기증하는 사례
들이 다수 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문화재반환을 위한 일본정부와의
협상을 계속하는 한편 개인적으로 기증을 받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의 기증에 대하여 일본정부는 노력한다고 하고 있어 이를 반대할 명
분이 없다. 따라서 우리의 역량을 새로운 조약의 체결을 통한 국가 또는
공공소유의 문화재 반환노력과 함께 민간소유 문화재에 대한 기증노력에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78) 주 39 참조.
1 35

제7 장 결 론

문화재에 대한 선호는 남들이 가지지 못한 것을 독점적으로 가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에 의하여 범죄로 연결된다. 고대부터 도굴을 비롯한 문
화재범죄가 있었으나 오늘날 문화재범죄는 고도의 전문성을 가지고 국제
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문화재는 한 번 파괴되면
다시 회복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문화재범죄에 대한 규
제도 문화재의 파괴를 막고 문화재를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문화재에 대한 파괴는 실질적으로 범죄에 의한 경우보다는 개발에 의한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발논리에 밀려 많은 문화재들이 사라지고
있다. 풍납토성의 훼손사례 등에서 보듯이 문화재에 대한 파괴는 문화재범
죄에 의한 것보다 개발에 의한 경우가 더욱 많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재산적 가치가 있는 문화재가 아니기 때문에 훼손을 쉽게 하게 되는 것이
다. 따라서 문화재보호를 위해서는 개발과 관계되는 제반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금전적 가치가 적은 문화재는 개발과 관련한 파괴가 가장 큰 문제이며,
금전적 가치가 큰 문화재는 범죄의 대상이 되기 쉽다. 경제성장과 함께 문
화재의 소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문화재가 범죄의 대상이 되었
으며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문화재범죄로부터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도굴 또는 절취된 동산문화재의 밀거래를 막기 위
한 선의취득원칙에 대한 예외규정의 설정을 통해 불법적인 문화재에 대한
수요를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산문화재를 선의취득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경우 동산문화재를 취
1 3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득하기 위하여는 문화재 구입에 대하여 고도의 주의를 하여야 한다. 문화


재범죄의 효율적 예방을 위하여는 법적 규제 장치와 함께 실질적 처벌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불법거래자에 대한 처벌의 강화를 통한 문화재거래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방법인 공급자에 대한 처벌 뿐만 아니라 수요
자에 대하여도 처벌 또는 소유권취득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문화재범죄에 대한 대책으로는 무엇보다도 인력의 확충과 전문화가 필
요하다. 문화재 사범들은 전문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범죄에 효율적으
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단속 인력 역시 전문화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범죄
의 특징상 한 번의 범죄로 국가적으로 큰 피해가 올 수 있기 때문에 문화
재범죄에 대한 전문요원의 양성으로 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인력의 전문화와 함께 관리체계의 정비도 필요하다. 현재 문화재에 대한
관리체계는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개인이나 기관에게 거의 전적으로 의
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전통가옥의 구조는 문화재의 보관에 적합하
지 않은 경우가 많다. 화재나 도난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구조이기 때문
에 문화재에 대한 관리체계의 확립이 시급하다. 이를 위하여 우선 문화재
에 대한 정확한 실태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가 차원의 문화재 매장 가
능 지역의 조사와 체계적인 발굴 계획이 시급하다. 또한 문화재 또는 문화
재에 준하는 물품에 대한 조사 및 데이타 베이스 작업을 통하여 문화재의
도난시 동일품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문화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불교문화재나 문중에
서 전해 내려오는 문화재에 대한 보호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불교문화재나
가문에 전승되어 오는 문화재에 대한 보호 관리수준은 매우 취약하기 때
문에 박물관 건립 등의 방법으로 문화재를 공유하면서 보관상의 안전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문화재범죄는 국내적 차원 뿐만 아니라 국제적 차원에서 협력하여 해결
제7장 결 론 1 3 7

해야 할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국제적 대응은 다양한 방법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제사회는 문화재범죄를 조직범죄의 유형의 하나로 들면서 국제조
직범죄를 단속하고 국가별 국내범죄단속활동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장치,
절차, 협약, 제도 등을 마련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방안을 제대로 시행하기 위하여 예산의 확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문화재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재정적 지원을 강
화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가 강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조상의 창의성과 지
혜가 배여 있는 문화재는 지식기반을 만들어 가는 가장 중요하고 원초적
인 자원임을 인식하고 문화재범죄를 막기 위한 제반 조치를 강화할 필요
가 있다.
1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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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45

Cultural Property Crime in Korea

79)

Shin, Eui-Gi *

Cultural property includes immovable and other objects of special cultural


and historical importance. Cultural creativity is the source of human
progress and cultural diversity, being a treasure of humankind, is an
essential factor of development. Crime on the cultural property aims at
movable cultural property. It shall be understood as referring to property
which, on religious or secular grounds, is specifically designated as being
subject to export control by reason of its importance for archaeology,
prehistory, history, literature, art or science, and as belonging to one or
more of the following categories:
a) Rare collections and specimens of fauna, flora, minerals and anatomy,
and objects of pale ontological interest;
b) Property relating to history, including the history of science and
technology, military history, and the history of societies and religions, as
well as to the lives of leaders, thinkers, scientists and artists, and to events
of national importance;
c) Products of archaeological excavations or discoveries, including
clandestine excavations or discoveries, whether on land or under water;
d) Elements of artistic or historical monuments or archaeological sites
which have been dismantled;
e) Antiquities, including tools, ceramics, ornaments, musical instruments,

* Research Fellow, K.I.C., Ph.D. in Law


1 46 문화재범죄의 효율적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pottery, inscriptions, coins, engraved seals, jewels, weapons and funerary


remains;
f) Materials of anthropological, historical or ethnological interest;
g) Property of artistic interest, including paintings, statues, prints and
assemblages;
h) Rare manuscripts and incunabula, old books, documents and
publications of special interest;
i) Postage and revenue stamps;
j) Phonographic, photographic and cinematographic archives;
k) Articles of furniture and musical instruments of more than 100 years
of age.
To protect these cultural property, the Cultural Properties Adminstration,
the agency of Korean government, is engaged in a wide range of activities
and programs for effective management of cultural properties including
protect against crime. Korean government prohibit the import and export of
movable cultural property which has been stolen, and prohibit the
acquisition of, and dealing within Korean territory with, movable cultural
property which has been imported contrary to the above prohibitions. And
provide information concerning stolen movable cultural property to an
international data base.
Korean government impose sanctions upon persons or institutions
responsible for illicit import or export of movable cultural property, persons
or institutions that knowingly acquire or deal in stolen or illicitly imported
movable cultural property and persons or institutions that enter into
international conspiracies to obtain, export or import movable cultural
property by illicit means. It is essential to prevent illicit traffic in cultural
영문요약 1 4 7

property on a worldwide basis and in particular the acquisition of


unprovenaced objects by museums and private collectors.
As the role of local governments in the protection of cultural properties
in their jurisdiction has increased, the system of designation and protection
has also become gradually more comprehensive and complete. Also it is
important to recognizing that in a democratic framework civil society will
become increasingly important in the field of culture.
Cultural policy, as one of the main components of endogenous and
sustainable development policy, should be implemented in co-ordination
with policy in other social areas, on the basis of an integrated approach.
Any policy for development must be profoundly sensitive to culture itself.
Government should endeavour to achieve closer partnerships with civil
society in the design and implementation of cultural policies that are
integrated into development strategies.
Under the terms of cultural property protection regulations, prefectures
and municipalities are directly responsible for the custody, repair and public
display of the cultural properties so designated, and provide subsidies to
owners and others for the custody, repair and presentation of cultural
proper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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