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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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서론

보수주의자와 질서 교란자라는 크게 두 찌 주체가 존재하는 것처럼, 전쟁 동기를 물질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 두 가


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예전에 레닌은 “무엇을 할 것인가?"라고 자문했다. 그런데 이러한 질문은 다음과 같은 전제
를 가정한다. 즉 “우리는 왜 싸우는가?"로 요약되는 행동 목표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영국의 고전적인 정치 이론(토머스 홉스, 존 로크)에서는 모든 정치적 사회가 보존과 번영 추구라는 이중 목적을 지
향한다고 말한다. 첫 번째 목적은 부정적인 것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기득권을 보존하며, 다른 개체의 공격에 맞서
대비하는 것을 말한다. 두 번째는 진보 또는 성장 추구라는 긍정적 목표들을 전개시키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과도한
힘의 팽창 또는 좌절로 나타나기도 한다. 후에 루소(Jean Jacques Rouseau)는 소유권이나 인간의 불평등 속에서 갈
등의 주된 동인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러한 전쟁의 동기들은 다시 지정학적 용어들로 표현될 수 있는데, 다음 분류
를 통해 여러 가지 동기들을 비교,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1차적 동기들
생존 : 자연 혹은 생태계와 인간 집단 간의 원초적인 관계이다. 또한 조금 더 발전된 형태로서 하나의 지정학계(地政
學界, géosystème) - 저자가 자신의 저서 󰡔유보와 기대(la Réserve et l’attente)󰡕, (Economica, 2000)에서 제안하고
전개시켰던 개념이다 - 를 구성하는 정치 조직화된 사회들 간의 관계이기도 하다.
전투적 집합체는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 최소의 조직체에도 출현한다. 생태계에서 필요한 공간 보존을 목표로 다른
집단과 맞서기 위해 조직되는 것이다. 가령 번식과 생존을 위한 토양과 물의 필요성은 미개발권 내에 살고 있는 지
구상 인구의 3분의 1에게 아직도 일차적이고도 결정적인 동기이다.

- 2차적 동기들
번영 및 성장의 추구와 관련되는 이 분야는 매우 유동적이다. 여기서는 이미 획득된 힘에 대한 자연스러운 압력, 사
적인 조직체나 개인의 탐욕이 복잡하게 뒤얽히며 충돌한다. 독재자, 압제자, 선동가와 같은 이들은 자신의 이익과 권
력 유지를 위해 여론, 군중, 대중을 조작하는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일반 민중을 상대로 이기주의의 당위성을 역설하
기 위해 가공의 국가적 이익을 조작해 낸다.

- 최후 혹은 최상의 동기들
이것은 민족이나 종교, 때때로 보편적임을 자처하는 가치 체계 등의 이념과 관련된다. 여기서는 인간에게 내재된 ‘허
영심’이 한몫을 한다. 즉 위신, 신분, 명예 같은 것들이 강력한 동기로 존재하게 되는데, 이 점은 특히 핵무기 보유를
설명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이념이 ‘미천한’ 물질적 동기를 은폐하고 있지나 않은지, 다시 말해 마르크시
즘이 주장한 바 대로 하부 구조가 위장된 상태로의 진전을 위해 상부 구조를 결정하고 있지나 않은지 등의 질문 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각기 다른 동기를 지닌 다양한 주체들로 이루어진 복합적인 지정학계 내에서 이와 같은 여러 차원의 동
기가 필연적으로 서로 교차된다는 데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이질적 요소들에 대한 분석적인 구분, 그리고 이
틀의 상호 작용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가 전략적 사고의 핵심 기운데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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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인구, 또 하나의 전쟁 무기

가스통 부툴(Gaston Boudthoul)은 자신의 저서 󰡔전쟁학 개론󰡕에서 인구를 전쟁의 근접 여부를 탐지할 수 있는 기본
‘지표들’ 중 하나로 소개하고 있다. 실제로 인구 구조 – 인구 밀도, 규모, 연령별ㆍ성별 구성비, 증가율 - 는 집단 폭
력을 조건짓는 변수 가운데 하나다. 전쟁은 인구 ‘완화’ 기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인구 과잉이 전쟁 발발의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전쟁 원인이 될 수 있는 인구는 또한 효율성의 원천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숫자와 힘의 상관관계는 아직도
널리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국력이 인구 규모와 관련해서 측정되는 사례는 매우 빈번하다. 1960년대
말 인구 노령화 문제를 안고 있던 서구 사회에서는 제3세계의 급속한 인구 증가로 초래될 불균형의 결과에 대한 두
려움이 확산되면서 이민이 잠재적인 침략으로 인식되기 시작한다.
62억 인구로 이루어진 이 세계에서 대륙, 지역, 국가 간의 격차는 매우 크다. 인구 밀집 지역은 주로 동남아시아, 유
럽, 미국 북서부, 브라질 남동부, 아프리카 서부 해안, 그리고 중동에 편중되어 있다. 게다가 대륙을 기준으로 할 때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아시아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불안을 가중시킨다. 이 중에서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파
키스탄, 방글라데시가 가장 많은 인구 보유국이다. 이슬람 세계의 인구 비중 역시 지주 거론된다.
카슈미르를 놓고 벌이는 인도-파키스탄 전쟁과 같은 국가 간 전쟁에 대한 가정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해도, 국가
내 분쟁들이 오늘날의 전쟁 형태를 특정짓고 있는 것 같다. 국내 분쟁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인구는 전쟁의 폭력적
성향에 계속해서 영향을 주고 있다.
인구는 또한 특정 지역 내에 거주하는 민족 간의 역학 관계 변화를 위해 국가가 이용하는 수단이다. 중국 신장성 분
리주의 지역에서 한족과 위구르족 간의 인구 비율 변화는 이러한 관점에서 매우 의미심장하다. 이 경우 전쟁과 인구
변수의 정태적인 개념이 아니라 동태적 개념의 관계는 여러 방식으로 표현된다. 예를 들어 분리주의 그룹의 관점에
서 볼 때 실존적 불안감을 일으키며 정당성 부여를 위한 도구로써 폭동과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인구가 많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희박하거나 감소 추세를 보이는 경우이다. 이러한 양적인 불균형은 분산된 민족 집단들(디아스
포라), 또는 약한 집단과 근접한 국가들의 지원을 통해, 또는 전투에 대한 저항이나 의지의 차이로 보완된다.
게다가 문화가 유사한 경우에도 인구수가 관건이 된다. 지난 30여 년 동안 인구증가와 인구의 도시 집중 현상이 결
합되면서 남반구 여러 나라에서 거대 도시들이 수없이 출현했는데, 이곳에서는 통제하기 어려운 도시 폭력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실업, 빈곤, 범죄, 좌절감 등 민중 폭동을 조장하는 조건들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들이
내란의 불씨들이다.

- 인구 변천의 추이를 보면, 높은 출산율과 높은 사망률로 인구증가가 미약한 상황(17세기까지의 전 세계)으로부터,


사망률 저하로 높은 인구증가가 야기되는 두 번째 단계(제3세계)로, 그리고 인구 감소를 초래할 만큼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세 번째 단계(선진국)로 나아가고 있다.

- 1900년에는 전 세계 인구 1000명 당 아시아인이 580명 유럽인이 250명, 남북 아메리카 대륙 인구가 92명, 아프리
카인이 68명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지난 뒤 인구비는 각각 609, 119, 135, 132로 변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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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땅에 대한 갈망, 전쟁 위험들

예전에는 땅이 모든 것을 의미했다. 오늘날에는 어떨까? 쌈짓돈에 대한 집착과 토지에 대한 애착이 혼동될 만큼 부


동산 자본은 오랫동안 부의 기반으로 군림해 왔다. 땅은 상징 또는 최상의 가치에 해당되는 것으로 사람들은 이를
위해 피 흘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논리는 경제가 고도로 발달한 나라들에서는 이미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인구가 가장 집중된, 세계의 방대한 지역에서 이것은 아직도 힘을 발휘하고 있다.
대개의 경우 인구가 늘어나 상대적으로나 절대적으로 혹은 객관적으로나 주관적으로 땅이 부족해지면 무장 폭력을
통해 강제적으로 질서 유지를 도모하는 것이 보편적인 관행으로 정착되고 있다.

토지 확보를 위한 투쟁은 내전, 그리고 국가 간의 전쟁이라는 두 가지 범주의 분쟁을 발생시킨다.


첫 번째 경우는 두 개의 사회 계층, 두 가지의 생존 방식, 두 개의 노동자 집단 간 대립을 말한다. 가령 유목민과 정
착민의 관계처럼 목축업자와 농민은 평화로운 공존이 어려운데, 이와 같은 토지 공간 수용 방식의 차이는 아직도 근
동, 아시아,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분열과 대립을 설명해 주는 주된 요인이 된다.
토지를 놓고 벌이는 국가 간의 분쟁은 자연적 국경이나 생존권 또는 안보 방위권 추구를 위한 영토 주장으로 표출
될 때 더욱 정치적인 분쟁으로 발전된다. 식민 개척자들이 찬탈하는 땅은 개척지에서조차 결코 처녀지가 아니다. 그
럼에도 대단히 광활한 공간이 소집단들에 의해 점유되고, 이 소집단들은 공간을 과도하게 개발한다.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개척자들이 대량 유입된 중앙아메리카 대평원에서도, 아마존 일부 지역과 중국 북서부 신장성의 광활
한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공간이 감소되는 경우 충격은 더욱 증대된다. 예를 들어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정
착촌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기존의 지역 주인들로부터 토지를 사들이는 것과 같은 방식이 적용되었다. 그럼에도 40년
전부터 해마다 ‘토지의 날’을 경축해 온 팔레스타인 단체들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 기아의 지리학, 폭력의 지리학

땅이 점점 부족해짐에 따라 세계에서는 수많은 인간이 똑같은 토지 분쟁 시나리오를 반복하고 있다. 인간들이 땅을


개발하는 경우 그 땅이 불모지화될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열대 지역의 수많은 나라의 경우 이미 자연 균형이 매
우 취약해져 있으며, 토양은 황폐화되고 있다. 온두라스나 과테말라의 경우 그 같은 토지 고깔 현상이 숱한 폭동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이러한 저항은 무자비하게 탄압되고 있다. 양질의 토지가 계급 체계나 봉건적인 구속관계로 지
배력을 유지하려는 소수의 대지주에게 독점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경우에는 돈으로 매수된 민병대들이 강제적인 질서 유지를 위한 일상적인 도구로 동원 되고 있다.

전통적 형태이건 현대화된 형태이건 토지 분쟁은 100억에 가까운 인구가 불균형하게 분포되어 있는 이 지구상에서
앞으로도 오랫동안 주요 관심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 르완다와 부룬디에서 발생한 1994년의 종족 말살 사태는 부분적으로 땅을 확보하려는 투쟁으로 설명된다. 수백년
동안 주민 대부분이 거주하던 비옥한 평원은 반(半)봉건체제로 다스려지고 있었는데, 식민지개척자들이 이곳을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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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소수 종족인 투치족이 이 지역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치적ㆍ지정학적 투쟁, 종족 간의 반목,
인구문제, 양질의 땅에 대한 소유욕 등의 상호 작용으로 결국 파국에 이른 것이다.

- 중남미의 수많은 나라는 토지 확보를 위한 투쟁이 집중된 지역이다. 유대계 스페인 사람들에게 몰수당한 비옥한
토지 일부를 요구하는 과테말라 인디언들의 투쟁, 또한 대지주들에 대항하는 브라질 소작민들의 운동이 대표적인 경
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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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물, 수 많은 분쟁의 원천
이미 과도한 개발 후유증에 시달리는 21세기 초 현재, 모든 생명의 원천인 수자원은 희귀해져 가는 동시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 전 지구 차원에서 물의 양은 이전 시대와 거의 다름이 없으나, 전체 수자
원에서 특정 분야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의 과도한 소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수자원 확보에 관한 여러 문제가 야기되고 있으며, 생태계의 균형이 변화되고, 국가 관계에도 큰
영향이 미치고 있다.

지금도 세계 인구의 4분의 1이 충분한 양의 물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태이고, 그 결과 해마다 수백만의 인


구가 오염된 물로 인한 감염으로 죽어 가고 있다. 물의 확보와 정화 및 그에 따르는 비용과 관련된 문제
들이 대부분의 국가와 주민 들에게 타격을 주고 있는데,수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난한 나라에서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각하다.

• 200개가 넘는 하천 유역들

불과 한 세기 동안 물 소비는 700% 가까이 증가했는데, 농업 분야가 다른 분야보다 훨씬 앞서서 소비 증


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특히 농업 분야에서 수비 패턴의 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부적절하고 비효율적인 농업 기ᅵ술이 실행됨으로써 수자원의 막대한 손실이 야기되
고 있는 것이다.

지정학적 차원에서 물은 당연히 국가 간에, 그리고 한 국가 내에서 갈등의 원천이다. 특히 두 번째 경우


비축된 분량이 부족할 때나 갑작스러운 가격 상승이 나타날 때 정치적 혼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가령
2000년 봄 볼리비아 산악 지대에 서는 물값 폭등이 농민 폭동으로 이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수
자원의 사용과 분배와 관련된 분쟁은 주로 국가 간에 발생한다. 지구상에는 200개 이상의 온^ᅵ적인 하천
유역이 존재하고 있는데, 이것은 지구상의 독립 국가들의 수와 거의 비슷한 수치이다. 그런데 지난 반세기
동안 수많은 국가가 출현하면서 국경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다. 이러한 상황이 물 소비 규모나 용도상의
변화와 더불어 국가 간의 긴장을 야기하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 현재 발효 중인 약 300개에 달하는 조약들

국제적인 차원에서 물의 사용과 분배 문제는 오늘날 어느 것보다 중요한 사안이며,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
다. 물과 관련된 국제법은 처음에는 주로 항해 문제에 한정되었으나, 점차 어업권이나 수력 자원 개발 같
은 수자원 관리 쪽으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문제 전체를 해결하는 데는 아직도 매우 불충분하나, 오늘
날 300개 정도 되는 이 분야 관련 조약들이 발효되고 있다. 가령 항해 이외 다른 목적의 ‘국제적 하천 사
용에 관한 법’과 관련해서 1997년에 제정된 유엔 협약은 국제적 하천 관리에 관한 법을 해양법과 가깝게
연결지음으로써 한 단계를 넘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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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국제법에도 불구하고 물은 여전히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 물은 그 자체로서 긴장을 조성하는
원인이며, 두 개 이상의 국가가 물의 사용과 분배를 두고 다투는 경우 그 긴장의 정도는 매우 극심해질
수 있다. 수자원의 양이 제한적이거나 관련 국가들의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클 때 긴장의 정도는 더욱 높
아진다. 그 경우 물은 상류 지역 국가와 하류 지역 국가 간의 대단한 전략 도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물
은 관련국 간의 역학 관계를 부분적으로 규명하는 요소이다.

고전적 전쟁으로부터 멀어지고 경제와 외교가 점차 큰 위치를 점하는 전략 지정 학적 현 상황에서 물은


효과적인 전략 도구로 등장할 수 있다. 즉, 정치적 수단으로서의 물은 협박, 강제와 같은 전통적 압력 수
단에 보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잠재적인 장애 원인

다른 분야에서도 관련국 간의 긴장이 존재하는 경우 이러한 요소가 더 큰 효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당연


한 일이다. 그런 까닭으로, 물이 교란 원인 또는 외교적 협박 도구가 되는 지역들이 중동과 같이 본래‘뜨
거운’ 지역들인 것도 바로 그런 까닭이다. 야무르크 강과 요르단강의 수자원 분배 문제는 이스라엘과 팔레
스타인, 시리아와 요르단 등 세계적인 수자원 빈곤 국가에 심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 현대적이고 효과적인
유압 시스템을 갖춘 이스라엘조차도 식수 일부분을 인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수십 년간
적국에 이용된 아킬레스건으로 텔아비브의 정치적 계산이나 외교 협상에는 항상 물 문제가 개입된다. 이
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의존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물 보급을 통제하고 있다. 팔레스타
인 주민들의 일상적인 소비와 농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 물 문제는 따라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
인 간의 협상 또는 긴장 관계에서 들 그 중심에 있다.

그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유프라테스강의 수자원은 터키와 시리아, 그리고 터키와 이라크를 대립


시키는 분쟁 원인이다. 이 분쟁은 1980년 터키 정부가 야심적인 치수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다. 여
기에는 유프라테스강에 거대한 댐을 건설한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었다. 터키는 이 카드를 정치적으로
활용하기도 했는데, 예를 들어 시리아로 하여금 쿠르디스탄 노동당(PKK)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도록 하는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이용하는 식이었다.

마지막으로 테러 집단에게 물은 잠재적인 장애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조직적인 식수 오염 기도는 목


표가 되는 인구 밀집 지역의 주민들에게 파국을 가져다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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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원자재, 전략적 자원인가?

- 정보화가 주축이 되는 시대, 그리고 후기 산업 시대에


천연자원 확보를 위한 전쟁이 가능한가?

- 전략적 자원이란?
ㆍ가치가 시장을 통해서 결정
ㆍ이 자원이 박탈될 때
-> 해당 국가의 경제 및 군사 기능
원활히 가동하지 않거나
치명타를 입는 자원

- 천연자원과 밀착하려는 모든 국가의 관계


ㆍ이욕(利慾)과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을 확보하고자 하는 욕구
ㆍ번영과 보존 추구

- 오랜 세월 동안 전쟁

-> 부의 원천인 영토 확보를 위한 투쟁

- 영토 정복, 군사력의 목표

ㆍ막대한 이윤이 될 전략적 자원을 얻기 위한 접근 통로 확보

-> 이러한 인식은 20세기 초 지정학자들에게 방향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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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예, 프랑스 : 1994년에도 여전히 전략적 자원 비축을 무장 병력 양성을

정당화하는 주요 구실로 간주하고 있음

- 석유, 천연가스 자원의 통제, 분배 문제와 전쟁 간의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부인할 수 없음

ㆍ예, 1990년 이라크 쿠웨이트 사태도 석유가 침공을 설명하는 변수 중 하나

ㆍ중앙아시아 지역에 매장된 석유와 천연가스

미국의 주요 관심사로 워싱턴은 이 지역에 영향력을 증대시키기 위해 힘씀

이 경우, 군사력이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한 최상의 혹은 유일한 방법인가?

- 자급자족 경제가 완전히 의미를 상실한 이 세계에서 자원 분배

ㆍ갈등과 혼란의 주요 요소이다

ㆍ옳건 그르건 보유 자원을 약탈당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국가

-> 모든 기존 질서를 당연히 부당한 것으로 인식함

이러한 인식하에서 실제로 이들 나라는 그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해

질서 교란자의 역할을 함

- 키푸르 전쟁1)(제4차 이스라엘-아랍 전쟁)과 이란 혁명2) 후 유럽 국가들과 일본

ㆍ산유국들이 영향력 있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인식함

석유 파동으로 유럽 경제 : 심한 타격을 입음

하지만 이러한 인식 - 여기서 미국은 제외됨 – 은 여러 가지 상반된 사실을 포함함

ㆍ ∵ 이란-이라크 전쟁 : 1981년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힘을 크게 약화시킴

또한 산유국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 조치

-> 오히려 산유국들에 심각한 타격을 입힘

특히, 이라크 : 1991년 이후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음

- 비축 자원의 다양화, 시장의 분산, 대체 에너지 개발과 같은 요소들로 인해 천연자원 의존도가 감소하는 추세

-> 이 중, 핵에너지는 가장 직접적으로 사용 가능한 에너지 자원임

ㆍ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의 안정적 확보에 대한 두려움이 완화되자

ㆍ이번에는 전 세제의 천연자원을 탐사하고 개발함으로써 번영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남

개인 기업, 프랑스의 지질 및 광산 탐사 사무국(BRGM) 같은 국가 기관의 관심사이기도 함

ㆍ극도로 정밀한 도구 제작에 사용되는 일부 광물질이나 베릴륨, 텅스텐, 바나듐 :

고도의 무기 제조에 필요한 물질 -> 그 희소성 때문에 전략적 자원

1) 1973년 10월 6일, 제4차 중동전쟁(라마단 전쟁, 욤 키푸르 전쟁)


2) 1979년 2월 11일, 팔레비왕조를 무너뜨리고 이슬람 원리주의에 입각한 이란이슬람공화국을 탄생시킨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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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하지만, 우라늄 :

매장량이 풍부하고 재처리도 가능해서 고갈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물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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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금융과 주식의 유통

- 금융과 주식의 유통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

-> 새삼스럽게 거론할 필요조차 없을 것

- 전제 : 세계라는 지정학적 각축장 = 무정부 상태의 사회

-> 이 전제하에서, 금융 시장이나 주식 시장을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ㆍ일반적으로 금융 시스템에는

자금이 필요한 자들을 저축 여력이 있는 자들과 맺어 주는 기관이 결집되어 있음

따라서 이러한 금융 시스템 =

자본 시장(금융 시장과 통화 시장) + 자본 모집과 투자 자금 배분을 담당하는 기관들

- 세계화 - 세계화에 따라 국가 간의 상호 의존도가 중대 된다 - 와 자유 경제 시대에,

또한 만성적인 지정학적 불안정을 특징으로 하는 이 시대에 금융과 주식의 유통

-> 그 어떤 것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

그 역할은 경제 분야 이외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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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30여 년 동안 이루어진 금융상의 규제 완화로 이 시스템들은

ㆍ크게 변화했음

ㆍ예전의 규제들로부터 크게 벗어나는 테두리에서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재화와 용역을 산출하는 신경제 체제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음

ㆍ하지만 이와 같은 금융 체제의 국제화에도

국가 경제 체제 간에 지속적으로 존재하는 큰 격차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음

- 가장 중요한 주체로서 금융ㆍ주식 시스템

ㆍ안정을 위한 특별한 규약이 있음에도 내재적인 취약성을 특징으로 함

ㆍ국가적, 국제적, 초국가적 주체로서의 이 시스템

-> 국가 경제력과 통화의 권위에 중대한 위기를 초래하기도 함

예1, 주식 시장에서 투기 거품의 파열,

특정 국가의 통화를 상대로 하는 급작스러운 투기,

정치ㆍ경제적 안정이 위협받고 있다고 판단되는 국가로부터 자본의 대대적인 회수 등

-> 연속적 위기로 인해 국제적인 금융ㆍ주식 시스템이 주기적으로 위협 받고 있음

예2, 최근에 있었던 몇몇 사건 :

국제적인 금융ㆍ주식 시스템의 불안정성과

정치ㆍ군사적 요인과의 상호 의존 관계

-> 전반적인 인식을 더욱 강화시킴

인도네시아의 금융 위기, 신경제 체제 주위로 형성된 금융 거품과 그 후의 파열 현상

2001년 9월 11일 테러에 뒤이은 금융 위기 등이 그 대표적 사례임

- 이는

ㆍ금융과 주식 유통의 변화는 정보에 대한 접근이 쉬워졌으며

ㆍ정보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최근 상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음

ㆍ하지만 시장의 불안정성과 대폭락 사태에 관한 설명은 매우 불분명

-> 앞으로의 움직임을 예측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함

ㆍ시장에서의 맹목적인 성향과 그에 따른 위험성 : 언제나 존재

- 11 -
- 금융 주식 시장의 내재적인 상호 의존성 :

ㆍ금융 위기는 원천적으로 본래의 발원지에 한정될 수 없음

ㆍ즉, 금융 공황 상태는 정치적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무장 분쟁으로 격화될 수도 있음

ㆍ예, 1999년 동티모르 사태로 이어졌던 인도네시아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임

- 12 -
전쟁의 동기

마약, 법의 테두리 밖의 세계

- 악화 일로에 있는 마약 밀매 : 전 세계적인 경제적, 정치적 침식 요인으로 급부상하고 있음

- 파산 상태에 처한 국가들, 조세 회피 지역, 회색 군대 :

ㆍ이런 것들은 완벽하게 법 테두리 밖에서 또 하나의 세계를 형성하고 있음

- 1990년대 : 마약은 국제 정치 무대로 당당하게 등장

ㆍ냉전 종식과 그로 인한 전략 지정학적 경계의 완화

마약 거래에 종사하는 범죄 조직들 : 자유롭게 활동할 여건을 마련함

국제 교역량의 급증 : 불법 상품의 해외 유출(수출)을 쉽게 만듦

ㆍ공급에 상응한 수요 증가, 재앙을 막아 보려는 관련국의 노력에도

-> 마약 거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

- 1994년 아프가니스탄

ㆍ대략 3500톤의 생산량으로 세계 최대의 아편 생산국으로 떠오름

ㆍ전통적인 황금의 삼각 지대 : 미얀마, 태국, 라오스 3국 접경지대에 뒤이어

ㆍ황금의 초승달 지역 :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이란, 터키로 이어지는 지역이 부상하고 있음

ㆍ그 밖에 독립국가연합(CIS) 회원국 중 중앙아시아 나라들 : ‘아편의 통로’라는 옛 소명을 되찾아 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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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 : 당연히 ‘생산국’과 ‘소비국’ 간 잠재적 분쟁 요인임

ㆍ자국 내의 수요 억제가 불가능한 마약 소비국들

생산 중단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생산국들을 비난

예, 특히 미국과 라틴아메리카 여러 나라 간

-> 긴장 요인이 됨

- 이러한 상황에서 특정 형태의 협력 관계가 출현

ㆍ마약 생산자, 거래상과 맞서 싸우도록 해당국 정부를 돕기 위해 산업화된 국가들이 자금 지원

마약의 군사적 해결을 위해 미국-콜롬비아 정부 간의 계획

-> ‘콜롬비아 플랜’ : 대표적인 경우

- 마약은 막대한 자본을 산출하는 만큼 : 폭동, 반란 등 무장 행동을 촉발하는 새로운 요인이 되고 있음

ㆍ폭력 단체의 사조직화라는 새로운 현상이 출현하는 데 기여

ㆍ냉전 종식 이후 두 초강대국이 여러 폭동 집단에 제공하던 자금 지원을 급작스럽게 중단하면서부터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다른 수단을 강구

일부 국가의 게릴라들 : 여러 카르텔 또는 다른 범죄 조직과 제휴

ㆍ다양한 교란 요소 간의 결탁, 즉 ‘마약 게릴라(narco3)-guérilla)’라고도 일컬어짐

게릴라의 정치 군사적 요소와 범죄적 상업적 요소 간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음

예, 콜롬비아 : 이런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

콜롬비아에서는 게릴라 부대와 대립하는 군대식 조직들이 출현

이 단체들 역시 마약 자금을 바탕으로 민병대를 조직

극심한 폭력 사태를 일으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음

- 이러한 조직들

ㆍ인접국에 새로운 거점을 확보하고

ㆍ마약의 생산, 밀매와 보급을 원활하게 할 새로운 고립 지역 개척에 지대한 관심을 가짐

-> 이러한 상황은 해당 국가의 국경 너머로 확산될 수 있음

ㆍ이처럼 문제가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갈 때 필연적으로 관련국 간의 긴장이 야기되는 것임

- 일반적으로, 마약 자체가 무장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경우는 드묾

3) narco : 마비·마취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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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하지만 그것은

폭력을 야기하는 강력한 요인이며,

한 국가 내 또는 국가 간의 정치적 긴장을 일으키는 확실한 원천임에 틀림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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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시대를 초월하는 내셔널리즘의 충동

- 냉전 종식 직후 내셔널리즘의 회귀를 언급했던 까닭은 무엇인가?

그것이 국경이 사라져 가는 시점에서 서유럽인들에게 엄습한 지정학적 환상 가운데 하나는 아닐까?

- 냉전

ㆍ그동안 수많은 내셔널리즘의 움직임을 억제했음

- 또한 프롤레타리아 국제주의

ㆍ국가 차원의 적대 의식을 넘어설 수 있다고 호연장담

ㆍ세계의 양극화는 소비에트 영향권 내에 제국적 논리를 심는 데 일조를 했음

- 하지만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음

∵ 나머지 세계에서는

-> 결코 식을 줄 모르는 내셔널리즘의 열망과 요구가 끈질기게 존재하고 있었음

- 내셔널리즘

ㆍ그것을 표명하는 데는 수많은 정도와 단계들이 존재함

ㆍ반드시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일 필요는 없음

ㆍ특정한 문화적 정체성의 주장

특정한 정치적 소속에 대한 거부와 동의어가 아님

내셔널리즘의 동의어가 아님

ㆍ다양성과 다원주의적 공존을 보장하는 것

-> 반드시 국가에 대한 거부로 나타나지는 않음

ㆍ하지만 여러 가지 ‘-주의’ :

과거와 현재 저질러진 여러 가지 폭력과 관계가 있음

-> 따라서 오늘날은 신중함과 불신의 시각으로 다루어지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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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셔널리즘의 네 가지 양태

- 내셔널리즘의 네 가지 양태

① 정치적 접합제 구실을 하는 강력한 국가주의적 감정의 영속화

예, 인도, 중국, 미국.

② 확실하게 보장된 국경 내 주권 획득을 추구하면서

민족적 정체성을 인정받으려는 1세대의 투쟁을 지속시키는 경우

예, 쿠르디스탄, 팔레스타인, 신장의 위구르족, 체첸인들,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 여러 곳.

③ 확실성이 부족하고 정의가 불분명한 국가적 (혹은 민족적) 실체들이 출현하는 경우

이들은 스스로의 정체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과장된 통일주의를 부르짖는 경향을 띰

예, ‘위대한 알바니아’, ‘위대한 세르비아’

-> 이 경우 대부분 하나의 내셔널리즘이 또 다른 내셔널리즘을 억압하는 경향을 보여 줌

따라서 그 내부의 소수민족들의 관점에서 국가 주권이 다시 문제가 됨

④ 지역 자치주의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출현하는 경우

ㆍ비교적 근접한 역사에서 자신들의 뿌리를 찾는 움직임은 다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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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서유럽에서 국경이 사라지고 그로 인해

-> 국가적 감시 체제가 이완되는 틈을 타 활발하게 활동을 벌이고 있음

ㆍ이 형태에 속하는 독립운동

소속 국가와 유지해 온 역사적 관계의 질에 따라 각기 다른 성격을 보여 줌

예1, 스코틀랜드

- 영국이라는 통일 국가를 문제 삼지 않으면서

‘자치’(self-government) 노선을 채택

예2, 이탈리아 롬바르디아와 베네치아 같은 일부 지역

- 이탈리아 통일 국가의 필요성을 완전히 배제한 채

자치주의를 회복하고자 함

-> 절대왕정, 그리고 그 후의 자코뱅주의적 중앙 집권 체제가 전체적인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

예3, 프랑스에서도 이 문제가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음

- 무정부적 상황으로 악화하고 있는 코르시카섬,

그리고 스페인 영토에 한정되고는 있으나 바스크 분리주의 무장 단체인


ETA의 공격이 계속되는 바스크 지방이 이에 해당함

ㆍ전체적으로 유럽의 지역 자치주의

비폭력적 방법으로 새로운 정치적ㆍ경제적 상황에서

자신들의 정체성과 동시에 국경을 초월하는 유대 관계를 모색하고 있음

예, 유럽 서부 지역에 산재한 켈트 문화도 이에 해당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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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여러 형태의 원리주의 : 긴장 요소들

- 지속적으로 존재해 온 모든 형태의 이념은 역사적으로 볼 때 비판적 움직임들로 점철되어 있음

ㆍ16세기에서 19세기까지 앵글로색슨 어권에 분포되었던 수많은 기독교 개혁파 탄생

ㆍ이러한 움직임은 유대교, 불교, 힌두교, 그리고 이슬람교에도 존재함

ㆍ그리고 이들은 현재 미국에서 발전을 계속하고 있음

- 21세기 현재

ㆍ세계는 이슬람 원리주의와 연관된 야만적 폭력 위협에 시달리고 있음

알제리에서 아프가니스탄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팔레스타인에서 파키스탄을 거쳐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ㆍ하지만 신학적 개혁주의, 종교적 전통주의 또는 원리주의가

반드시 종교적 광신이나 불관용 또는 폭력을 뜻하지는 않음

물론 긴장을 조성하는 교란 세력임에는 부인할 수 없음

∵ 정치 권력이 교권 정치 체제에 근접할수록

사회와 그 정치 체제의 관계가 더욱 중요성을 띠기 때문

cf. 정교분리 / 정교일치 -> 정치와 종교의 분리(laïcité,

(separation of religion and politics)

정경분리 / 정경일치 -> 정치와 경제의 분리(separation of economy and politics)

• 전통적으로는

- 원리주의의 대두가 갖는 의미

ㆍ어떠한 사고의 흐름 또는 특정 종교의 본래적 정신과 원래의 의미로 회귀하려는 의지 표출

∵ 원리주의는 부패하고 타락했다고 판단된 현재 상태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되었기 때문

-> 따라서 이전에 존재했다고 여겨지는 진리와 순수성을 추구함

ㆍ하지만 이것은 사실상

준거가 되는 텍스트에 대한 하나의 해석의 관점일 뿐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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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거 텍스트의 진위 여부가 논란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음

- 원리주의와 연관된 폭력의 두 가지 원천

ㆍ정당성이 위협받는다고 생각한 기존 권력의 비관용적 반응으로 폭력이 나타나는 경우

-> 이러한 대립은 우선 제재의 형태를 취하고, 그다음으로는 박해의 형태를 취함

ㆍ첫 번째 경우와는 반대로 교란 세력이 복종을 거부하고, 나아가 반란을 선동하는 경우

-> 이것은 일종의 권력 투쟁으로

신(神) 혹은 최상의 원리 등을 명분으로 내세운 내전으로 확대되기도 함

• 오늘과 내일

- 1979년 이란에서 아야툴라 호메이니에 의해 주도된 시아파 혁명 이후

최근 20년 동안 일어난 사태를 지켜본 세계는

ㆍ현재 이슬람권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음

∵ 냉전이 끝난 뒤 더욱 지역 집중의 성격이 짙어지는 위기 지역이

-> 과격파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활동 영역과 일치하고 있기 때문

ㆍ이들 지역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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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드(聖戰)라는 오래된 사고가 복원되면서 다음 두 가지 대상이 표적이 되고 있음

즉, 이슬람교에 대한 ’베두인‘(전통적인 유목민 사회) 식의 해석과 단절된 부패 체재들,

그리고 유대교의 ‘악마주의’의 조종을 받는다고 여겨지는 외부 세력들의 유해한 행동

-> cf. 하다르(hadar) : 도시에 사는 사람들

베두인(Bedouin) : 도시가 아닌 곳에서 사는 사람들

- 과격한 이슬람주의 운동

ㆍ이교도를 물리치려 한 역(逆)십자군 정신에서 비롯됨

ㆍ예로부터 소그룹의 행동은 기존 권력에 대항하는 약자들의 행동 양식으로 존재해 왔음

소그룹의 행동 양식으로는 조직망을 이루고,

극단적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 전사들을 양성하며,

테러를 동원하기도 함

- 폭력적 이슬람주의

ㆍ오랫동안 발원 지역에 국한되었음

ㆍ하지만 초국가적 차원(프랑스에서 이슬람 과격 단체인 GIA에 의해 저질러진 테러 사태)으로 확대되고,

급기야 미국을 공격하면서

드디어 세계적인 차원으로 부상하고 있음

- 한편

ㆍ여러 급진적 전통주의가 나머지 세계에서도 불관용과 폭력적 행동을 일으키는 현실을 간과해서는 안 됨

ㆍ예, 인도, 미국 등지의 각처에서

-> 아리안족의 순수성 또는 아프리카 고유성 등의 이데올로기를 통해 이러한 움직임이 관찰됨

- 2001년 9월 11일의 테러가 그 파괴력을 입증했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

ㆍ군사 경찰 차원의 개입을 결합한 총체적 전략 차원으로 넘어가고 있음

ㆍ이에 대한 해결은 미흡하나마

-> 문화·경제·사회 교육 분야의 역할 능력에 달려 있음

ㆍ물론 이슬람 세계의 인구 폭증도 격렬한 반체제 토양 형성에 한몫하고 있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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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동기

서구 사회에 새로이 등장한 비판 세력들


altermondialism(e)

- 그런데 체제 반대 세력들은 오늘날 어떻게 되었을까?

ㆍ마르크스주의적 메시아사상이 결국 실패로 끝나면서 전 세계의 비판 세력들은 의지할 곳을 잃음

ㆍ마르크스주의적 메시아 신앙의 소멸

다양한 정치 문화와 관련해서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유럽에 큰 타격을 주고

근본적이고 지속적인 이념의 공백 상태를 만들었음

- 이른바 ‘역사의 종말’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갈 길이 먼 현 상황에서

ㆍ지역 분권주의나 원리주의같이 보편성을 주장하기에는 특수하고 잡다한 이념들로는

-> 세력 결집에 한계가 있음

ㆍ그 결과

윤곽이 뚜렷하지 않은,

세계적 차원의 새로운 비판 세력들이 등장하게 되는데,

이들은 이전 시대의 혁명 세력보다 더욱 반동적인 태도를 보여 주고 있음

• 경제 성장에 대한 비판은 물론 새로운 것이 아니다

- 1968년 로마 클럽은 0% 성장률을 계획

ㆍ후기 산업 사회에서 성장과 발전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인 만큼

-> 이러한 주장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유효할 것

- 금융 유통 체제, 상품의 유통 경로 체계에 대한 비판은 오늘날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음

ㆍ불법적인 금융 유통의 경우처럼

야만적인 유통 질서는 실제로 끈질긴 사법 소송의 대상이 되곤 함

- 현대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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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자유주의 경제의 불완전한 성공,

ㆍ잘못 이해된 세계화의 그림자가 갑작스럽게 찾아온 정보 혁명으로 충격을 받은

-> 현대 사회의 실제 변화와 맞물리고 있음

- 미신적 사고와 과학적 지식이 뒤섞여 있는 보수 성향의 이데올로기들

ㆍ시간과 지식 분야에 근본적 변화를 겪고 있는 오늘날 인간 사회의 막연한 불안감을 표현하고 있음

• 여러 가지 형태의 두려움

- 에이즈의 확산으로 심리적 혼란을 겪고 있는 서구 사회에서는

ㆍ각자의 신체, 삶의 질, 그리고 환경 보호라는 공공 안전에 대한 세 가지 요구를 통해

-> 개인성이 표출되고 있음

ㆍ소(광우병)와 양(아프타열) 등 가축을 강타했던 전염병

-> 이제 먹을거리가 또 하나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음

ㆍ이러한 불안감은 유전자 조작(GMO)을 비판하는 또 다른 분야의 활동을 조장하고 있음

생산 이전 단계의 생물학적 연구부터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까지

전 과정이 하나의 라인으로 조직화된 농산물 가공 산업 복합체들

-> 현재 비판 세력의 표적이 되고 있음

- 한 가지 흥미로운 점

ㆍ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 이처럼 모호한 불안감이 어떤 급진적 경향으로 표출되고 있음

ㆍ독일이나 영국 같은 나라에서는

잠재적인 테러 세력으로 여겨질 만큼 그것은 결코 가볍게 취급할 사안이 아님

대표적인 예, 동물 실험이나 생체 해부를 반대하는 세력들

• 새로운 경제 질서가 수립되고 이것이 점차 1945년을 전후해 결성된 기구들을 계승하게 된다

- 새로운 권력, 자문, 그리고 결정 기구들이 탄생

ㆍG7(+1, 러시아가 포함될 때),

CEC(유럽공동체위원회),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이후의 WTO(세계무역기구,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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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구들은

무역을 통해 번영을 이루려는 국가들의 모임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국가를 결집하고 있음

- 이렇게 형성된 세계화는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음

- 이는

ㆍ1960~1970년대를 풍미하던 반제국주의 물결과

ㆍ소비 사회에 대한 마르쿠제식 비판을 연상케 함

ㆍ예, 1999년 시애틀의 WTO 정상회담,

2001년 제노바의 G7 정상회의,

다보스 경제 포럼은 비판 세력들의 시위 장소가 되고 있음

- 대립의 주체들도 많이 변화하였음

ㆍ한쪽에는 국가 또는 개인 기업체처럼 강력하지만 매우 둔중한 조직체들이 자리 잡고 있으며,

예, 1994년 민영화된 프랑스의 석유 회사 엘프 아키텐, 쉘, 프랑스의 원자력 관련 회사 코제마

ㆍ다른 한쪽에는 무수한 비정부기구(NGO) 단체들이 진을 치고 있음

ㆍ이들 대부분은

유엔과 같이 상당한 채널,

또는 작은 국가나 ‘여론 주도자들(opinion leaders)'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고 있음

ㆍ그린피스와 같은 선구적 비판 단체들은 이미 한물간 듯 보임

∵ 환경 운동 역시 활동 무대를 달리하고 있기 때문

ㆍ개념적 토론, 반핵 운동으로부터

초국가적 가치를 지닌 새로운 규범 창출을 위한 투쟁으로 나아가고 있음

예, 아동들의 노동 금지, 노동조합의 자유 보장

ㆍ이로써

모든 형태의 생산과 교역 시스템은 점진적으로 규제 대상이 될 것임

ㆍ일부 다국적 기업들

이러한 상황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이익이 최대한 보장되는 한도에서 현대화된 상법 제정에 이미 참여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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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쌍방에 이로운 규범을 찾기 위한 투쟁은 새로운 국제 경쟁 형태로서 자리 잡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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