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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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자료
2009
- 03







과 : : www.stepi.re.kr : :






정책자료 2009-03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제1장 서 론ㅣ제2장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ㅣ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기술정책ㅣ제4장 결론과 향후 연구과제

장영배

156-849 서울특별시 동작구 보라매길 44(신대방 2동 395-70) 전문건설회관 26층


Tel : 02)3284-1800 Fax : 02)849-8016 http://www.stepi.re.kr
정책자료 2009-03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S&T Policies and Social Inequalities

장영배
발 간 사

세계적으로 과학기술투자의 증대, 과학기술정책의 세련화와 발전, 과학기술의


사회경제적 중요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평등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
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0년대 말 외환경제위기 이후
한국사회의 불평등 심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이러
한 불평등 심화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과 경쟁력 강화, 국민의 삶의 질 개선을 목표로 과학기술정책을 수립․
추진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사회적 불평등의 확대나 심화는 정부 정책의 신뢰
도나 사회통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정부는 사회적 불평등의 축
소나 완화, 사회적 형평의 증진을 위하여 각 정책영역에서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국내외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동향에 비추어 사회적 불평등의 축소나 개
선에 기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정책의 발전방안을 찾는 것은 시의적절한 연구주제임
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가 없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입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바로 이러한 연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초적 탐색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이
해하기 위한 개념적 틀을 탐색하고, 이에 근거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축소하거나 개
선하는데 기여하는 과학기술정책의 발전방안을 찾기 위한 향후 연구방향을 모색하
고 있습니다. 본 연구가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중요한
정책의제의 하나로 고려하고 사회통합적 기여와 역할을 강화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
기를 희망합니다. 아울러 앞으로 더 심화된 후속연구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본 보고서에서 제시된 내용이나 의견은 연구자 개인의 의견이며, 본 연구원
의 공식견해가 아님을 밝혀 둡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2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원 장 김 석 준
요 약 1

|요 약|

과학기술투자의 증대, 과학기술정책의 세련화와 발전, 과학기술의 사회경제적 중


요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평등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소득격차 등 사회적 불평등의
심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경제사회발전에서 과학기술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나(지식기반경제, 새로운 첨단기술산업의 등장 등), 그와 병행하여
국가간 격차와 사회 내부의 불평등은 전세계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국내외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동향에 비추어 사회적 불평등의 축소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정책의 발전방안을 찾는 것은 시의적절한 연구주제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
기 위한 개념적 틀을 탐색하고, 이에 근거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축소하거나 개선하
는데 기여하는 과학기술정책의 발전방안을 찾기 위한 향후 연구방향을 모색하는 것
이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과학기술연구 또는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적 불평등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악화시키는데 기여한다고 믿는 주요 이유들을 검토하였고, 사
회적 불평등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정책 개입방향을 아래와 같이 탐
색해보았다.

- 분배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 대표성(참여)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 구조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끝으로, 본 연구의 의의를 다시 한 번 요약․성찰하고 향후 연구과제들을 모색하


였다.
|목 차|

제1장 서 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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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연구의 배경과 목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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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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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제1절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은 무관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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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의 관계: 개념적 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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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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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절 분배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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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절 대표성(참여)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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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3절 구조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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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결론과 향후 연구과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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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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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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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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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목차|

[그림 2-1]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 개념적 틀(CARE cycl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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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서 론 5

│제1장│서 론

제1절 연구의 배경과 목적

1. 연구의 배경과 목적

과학기술투자의 증대, 과학기술정책의 세련화와 발전, 과학기술의 사회경제적


중요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불평등이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들어 소득격차 등 사회적 불평
등의 심화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방하남 외, 2004; 한겨레, 2009; 경향신
문, 2009; 연합뉴스, 2009). 경제사회발전에서 과학기술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나(지식기반경제, 새로운 첨단기술산업의 등장 등), 그와 병행하여 국
가간 격차와 사회 내부의 불평등은 전세계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이
러한 경향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맞물려 적지 않은 사회적 불만과 국가간 갈등을
낳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의 사회경제적 환경과 동향에 비추어 사회적 불평등의 축소나 개
선에 기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정책의 발전방안을 찾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연구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이 주제에 대한 연구는 과학기술정책 연구에서 거의
주목 받지 못하였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사회적 불평등이나 갈등이 과학기술정책에서 소홀히 취급되는 부분적 이유
는 과학기술진보의 지배적인 신화 때문이다(Woodhouse and Sarewitz, 2007). 이
신화는 새로운 과학지식과 기술에 대하여 거의 전적으로 긍정적인 사회적 역할을
부여하며, 이러한 과학지식과 기술의 연구결과가 모든 사람들에게 이득으로 (정도
의 차이는 있지만) 자동적으로 전환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인식은 과학기술 연구
의 방향 ․ 속도 ․ 생산물 또는 기타 결과들이 사회적 불평등이나 갈등과 어떤 관계를
6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맺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만든다. 그리하여 대부분의 국가


에서 국가과학기술정책이 빈곤, 환경정의, 사회적 불평등, 또는 과학기술 연구성과
의 향유에 있어서 승자와 패자에 관한 우려를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또 하나의 이유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과학기술정책이 경제주의적 편향을 갖고 있
기 때문이다(Cozzens et al., 2006, 2007). 여기에서 핵심정책목표로서 강조되는
것은 생산성, 경쟁력, 총 경제성장이며, 사회적 형평이나 분배, 지속가능성은 고려
되지 않거나 주변적 변수로 처리된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과학기술혁신에 의해서 생
산성과 경쟁력이 높아지고 총 경제성장이 이루어지면 그 과실은 자연히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흘러들어갈(‘trickle-down') 것이라고 가정하거나 이러한 사회적 배
분은 다른 정책(특히 사회정책)이 맡아서 할 영역이라고 치부해버린다. 그러나 최근
급속한 불평등 증가는 이러한 가정과 태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
고, 이에 대하여 이론적으로도 다양한 비판이 이루어졌다(Cozzens, 2007).
과학기술이 여러 가치와 시각들 중에서 특정 가치와 시각을 반영하여 사회적으
로 형성된다는 ‘사회적 형성론’의 시각에서 보면, 과학기술정책 결정과 실행과정에
참여하는 과학자, 국가연구위원회 위원, 정부기구의 행정가, 그리고 모든 다른 참
여자들은 흔히 생각하듯이 공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적 목적과 사적 목적
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종합한 것을 추구한다(Woodhouse and Sarewitz,
2007). 따라서 이들은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시각들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한
어떤 이해관계를 옹호하거나 그 이외의 다른 이해관계들을 무시하거나 반대하는 경
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과학기술정책 시스템의 현재의 구조에서 영향력을 행사
하거나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비용과 이익의 불균등배분에 관하여 부정
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상황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근거하여, 유럽과 미국의 연구자들
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또는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연
구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예컨대, Woodhouse and Sarewitz, 2007;
Cozzens et al., 2002, 2005, 2006, 2007, 2008; Cozzens, 2007 등). 예를 들면,
10개국의 11개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국제공동연구 프로그램으로 EU의 6차
Framework Programme의 지원을 받아 2006년 4월부터 3년에 걸쳐 수행하고 있
제1장 서 론 7

는 ResIST(Researching Inequality through Science and Technology) 프로그


램1)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학기술
정책과 사회적 불평등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다룬 연구는 거의 없으며, 기존의 연구
(예컨대, 최항섭, 2005; 양재진, 2005)는 특정기술이 특정영역의 사회적 불평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데 머물고 있다.
본 연구는 바로 이러한 연구의 공백을 메우는 데 기여하는 것을 1차적 출발점으로
한다. 본 연구의 목적은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이해하
기 위한 개념적 틀을 탐색하고, 이에 근거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축소하거나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과학기술정책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며, 향후 연구방향을 제안하는 것이
다. 이를 통하여 본 연구는 불평등(공평성․ 공정성) 쟁점이 과학기술정책에 어떻게 관
련되어 있는가를 이해하려고 한다. 본 연구의 또 하나의 목적은 ‘과학기술정책과 불
평등’을 둘러싼 쟁점을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 공평성 문제를 과학기술정책
의제에서 더 높은 순위에 올려놓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다.

2. 연구방법과 연구내용

이미 밝힌 바와 같이, 본 연구는 그동안 소홀히 취급되거나 무시되었던 ‘과학기


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주제의 연구공백을 메우기 위한 탐색적 기초연구이다. 이
를 위하여 본 연구는 국내외 연구자, 국제공동연구프로그램(ResIST 등)의 문헌 자
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고, 이 분야 주요 연구자와 인터뷰를 하기도 하였다.2)
제2장에서는 과학기술정책에서 불평등의 문제가 왜 중요한가를 다루고, 과학기
술정책과 불평등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한 개념적 틀을 탐색한다. 제3장에서는 사회
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의 방향을 주로 이론적 ․ 개념적 차원에서 몇
가지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제4장에서는 본 연구의 결론을 제시하고 향후 연구과제
들을 모색한다.

1) 웹사이트 http://www.resist-research.net/home.aspx
2) 필자는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 주제에 대하여 선구적으로 연구를 계속해왔던 Susan Cozzens를 인터뷰
할 기회가 있었다. 이 인터뷰는 2009년 10월 4일 오전 미국 애틀랜타에서 이루어졌으며, 이 주제에 대한
최근의 연구동향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Cozzens 에게 감사드린다.
8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제2장│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제1절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은 무관한가?

과학기술 또는 과학기술정책은 사회적 불평등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우리에게


익숙한 사고방식을 그대로 따른다면, 과학기술은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다. 과학기술은 교육, 발견, 연구, 전문직업, 숙련 등을 통하여 사람들의 지식과
권한을 강화함으로써 불평등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EC, 2009). 간단히 말
해서 기술과학 지식은 일상생활에서 누가 무엇을 얻는가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다.
더 나아가 R&D에 의해서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이 낮아지거나 입수가능성이 높아
질 때 과학기술정책은 사회정의와 간접적 연관을 맺게 된다. 즉, 덜 부유한 사람들
이 이미 부유층이 소비하는 제품들을 더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면, 가진 자와 가지
지 못한 자 사이의 격차가 줄어들고 입수가능성 증가의 한계 이득은 최빈곤층에게
종종 가장 클 것이다(Woodhouse and Sarewitz, 2007).
대부분의 국가에서 과학기술정책은 기본적으로 공리주의적인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즉, 과학기술투자와 연구개발은 사회의 경제적 ․ 사회적 복지를 전체적으로
증진시켜 줄 것이고, 그 이득은 사회의 전반적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다.3)
그러나 많은 사례에서 이러한 기본가정의 타당성은 부정되거나 도전받고 있다
(Cozzens, 2007. 88-89). 즉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의 전반적 복지에 기여한다는 주
장과는 달리, 과학기술정책과 연구개발 프로그램의 이득이 사회 내에서 상당히 불
평등하게 배분되고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3) 그러나 이러한 기본가정의 타당성이 실제로 경험적으로 검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냥 암묵적으로 당
연시되는 가정으로 공유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것은 과학기술 ․ 과학기술정책 옹호자들이 사회적
공평성을 향상시킬 역량을 늘 강조하지만 그 반대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에서
드러난다. 그렇다면, 이러한 논의의 불균형은 과학기술정책이 그 본질상 늘 더 큰 형평성을 가져오며 더
큰 불공평을 가져오는 일은 없다는 것을 뜻하는가? 아니면, 과학기술정책 담론은 어느 한 측면만을 강조
하는 독단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가? 이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다룬다.
제2장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9

예컨대, 혁신의 의해서 창출된 부가 특허정책(지적재산권)의 보호를 받는 것은


인센티브로 간주된다. 그것은 잠정적 독점을 통하여 혁신기업에게 큰 수익과 보상
을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집약적 지역발전정책은 특정지역에 부를 축적
하고 (보통 소수의) 고임금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4) 그리고
OECD 국가들에서 실행되고 있는 혁신정책 일반은 새로운 시장에서 더 큰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려는 부유한 국가들 사이의 경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R&D에 대한 대부분의 공공자금지원은 건강보건의 개선이나 더 깨끗한 환
경과 같은 공동의 목표를 지향하지만, 부유층과 저소득층이 이러한 R&D의 이득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명시적인 메커니즘이나 기준이 대부분의 과학기술 프로그
램에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예컨대,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은 의료보장 시스템
이 잘 갖추어진 부유한 국가들에서 판매됨으로써 큰 이윤을 가져다 줄 제품을 생산
하려한다. 따라서 이 기업들은 빈곤층의 질병(AIDS, 말라리아, 결핵 등)보다는 부
유층의 질병(심장혈관질환, 비만 등)을 다루는 약품들을 개발할 것이다. 생명공학
기술은 지난 30여 년 동안 OECD 국가들의 과학기술정책의 중심이었으며, 자금지
원과 기술이전정책에 있어서 강력한 시장지향을 추구하여 왔다. 그 결과 대부분의
생명공학기술 약품은 부유한 국가들의 의료문제와 질병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사실 생물의학연구의 우선순위는 오랫동안 빈곤국의 최빈곤층의 가장 시급한 필
요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계층의 덜 긴급한 건강문제를 지향해왔다. 이것은 ‘10-90
문제’로 정의되며, 세계 보건연구의 10% 미만이 세계질병부담의 90% 이상을 발생
시키는 문제들에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열대질병 연구를 진흥하려
는 최근의 시도들(Gates 재단 등)은 상대적으로 건강한 부유한 사람들의 조건을 더
욱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생물의학연구에 결코 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주류 생물의학연구 우선순위가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에 의
하여 상당히 형성된다는 사실, 그리고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 부유층에 유리하게
편향되어 있다는 사실은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공평 사이의 하나의 인과관계를

4) Cozzens et al, (2005)는 미국 4개 주(버지니아, 오하이오, 아칸소, 알래스카)의 과학기술중심 경제발전


전략을 비교하면서 이러한 과학기술 발전전략의 지향(각각, 고임금 ․ 중간임금 ․ 저임금 일자리)에 따른 임
금불평등의 유형을 분석하고 있다.
10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증명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Woodhouse and Sarewitz, 2007, 140). 최근 우리나


라에서도 의료법 개정을 둘러싸고 정부가 국내 부유층과 돈 많은 외국 환자들을 대
상으로 한 ‘중증 질환 위주의 고가 상품 개발’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홍기빈, 2008).
빈곤한 개도국의 지구적 질병인 AIDS치료 약품개발의 경우에도 제약회사들은
약품가격을 매우 높게 책정하고 있다. 부유한 국가들의 시장에서는 그러한 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가격은 AIDS 치료약품이 개도국에서 널리 사용되지 못
하도록 하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NGO와 시민단체 등이 AIDS 치료약품 가격을 낮
추기 위하여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 이러한 사례
를 통하여 드러나는 것은, 사회정의와 형평성를 염두에 둔 적절한 의도적인 분배
정책이나 행동이 없다면, 원칙적으로 사회 전체에 광범위한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과학기술의 진보도 결국 시장메커니즘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더 나아가 빈곤층은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한 생산시스템의 환경적 비용을 부담
할 가능성이 더 크다. 빈곤한 지역사회와 국가는 부유한 지역사회와 국가보다 정보
사회의 유독한 쓰레기나 폐기물과 함께 살 가능성이 더 크다. 환경정의운동은 이러
한 불균형을 바로잡을 것을 요구하여 왔으며 이를 위한 적절한 규제정책을 촉구하
여 왔다.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린 UN 기후변화 당사국 회의를 앞두고, 국
제노총(ITUC)도 기후변화에 대응한 사회경제시스템 전환과정에서 사회정의와 공
평성을 실현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촉구하였다(ITUC, 2009).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기술집약적 발전정책, 보건의료, 생물의학, 환경정의
등과 같은 사례들은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적 불평등과 무관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
다. 그렇다면,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 문제는 과학기술정책연구에서 왜 전반적으
로 무시되거나 소홀히 취급되어 왔을까?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있다
(Woodhouse and Sarewitz, 2007; Cozzens, 2007).
많은 사람들은 과학기술정책과 관련하여 경제적 관점에서 불공평을 생각하고 있
다. 정보 격차(digital divide), 의료 격차 ․ 불평등(첨단의료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
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 그리고 과학기술과 연관된 기타 불평등
제2장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11

한 결과들은 R&D 활동 자체의 구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배분 ․ 접근성 ․ 적정가


격의 패턴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통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해석에 따르면, 신제품
에 대한 접근은 자연히 비용을 요구하며, 이러한 비용을 몇 몇 사람들은 갖고 있지
않다. 따라서 그 해결책은 해외원조, 경제발전, 더 많은 일자리, 혹은 국민건강보험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과학기술자들은 공평성 ․ 불평
등의 쟁점을 다른 사람들에게 맡기고 자신의 임무를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과학기술정책결정자들은 과학기술투자와 연구개발의 이득의 불평등한 배분이
근본적으로 공익적인 좋은 목적을 가진 과학기술정책의 의도되지 않은 결과라고 믿
고 있다. 이러한 믿음은 과학기술정책은 부를 창출하고 이 부를 배분하는 것은 다른
정책들의 몫이라는 생각과 잘 맞아떨어진다. 이 경우 과학기술정책 연구나 논의에서
사회적 불평등, 공평성, 사회정의 등의 쟁점이 다루어질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그러나 이러한 믿음처럼 과학기술정책은 사회적 불평등, 사회정의와 아무런 관
련이 없는 것일까?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적 불평등과 관련이 있다고 기대하는 몇 가
지 이유들이 있다(Woodhouse and Sarewitz, 2007, 141-142).
우선, 과학기술에 대한 공공투자에 비하여 민간투자의 비율은 많은 나라에서 지
난 수 십 년 동안 급속히 증가하여 왔다. 이 경우 민간투자는 기업의 우선순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윤창출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기업의 우선순위는 시
장에서 수요를 창출할 능력이 없는 빈곤층보다는 재산과 접근권을 가진 부유한 잠
재적 고객들을 지향한다. 더구나, WTO, 그리고 신자유주의 지적재산권 체제의 여
러 구성요소들은 과학지식의 증가하는 사유화를 증폭하고 있다. 또한 기업의 혁신
노력과 공공과학의 연계관계는 늘 강력하였지만, 최근의 과학기술정책의 경향은
기업의 노력에 대한 공적지원을 강화하였다. 이에 따라 공적 자금지원에 의한 R&D
비율이 줄어드는데 더하여, 그것조차도 기업부문의 혁신우선순위에 의하여 더욱
영향 받고 있다. 따라서 과학기술정책의 전체적 기조나 지향이 사회적 불공평의 유
지나 확대에 기여할 개연성이 더욱 커졌다.
둘째, 과학기술정책과 지식집약적 혁신은 경제성장을 위하여 소중히 여겨지고
있다. 이것은 대부분의 나라에서 과학기술기반 발전전략이 경제성장에 집중적 초
점을 맞추고 있고, 인간적 ․ 사회적 발전을 위한 과학기술의 이득을 더 포괄적으로
12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로 드러난다(Cozzens et al., 2007). 이러한 시각에서


는 경제성장이라는 압도적 목표 때문에 사회적 불평등, 공평성의 문제가 제대로 다
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탈규제와 무역자유화 시대에 교육 받고
숙련을 가진 사람들은 소위 지식경제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있는
반면, 정보기술에 의해서 가능해진 서비스부문에는 저임금 일자리가 급격히 늘고
있다.
셋째,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부유한 세계의 지식 ․ 혁신 요구는 빈곤국가에 살고
있는 최빈층의 요구와는 완전히 다르다. 과학기술의 역사는 자원과 의제에 대한 권
력과 영향력을 둘러싸고 경쟁하는 이해관계들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경제적 ․ 정
치적 ․ 과학적 영향력이 거의 없는 사람들은 어떤 과학이 실행되고 누가 그것으로부
터 이득을 보는가에 대한 발언권을 갖기 어렵다. 그 반대의 경우를 기대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정책과 전문화된 R&D에 있어서
과학기술의제는 노골적인 정치에서 장비(장치)기술, 환경관련 신문헤드라인기사에
이르는 모든 것을 포괄하는 복잡한 과정을 통하여 진화한다. 문제점 ․ 정책 ․ 프로그
램은 자금지원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새로운 탐구
의 길을 점진적으로 열어준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과학기술 의제 설정이나 정책
목표의 확정은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불균등한 권력관계와 불평등을 반영하게 된다
(‘과학기술의 사회적 형성론’).
넷째, 과학기술이 불공평과 연계하는 또 하나의 방식은 첨단군사기술의 기술적
정교화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즉, 전쟁 사상자들은 기술적으로 열악한 측에서 더욱
많이 발생한다. 예컨대, 1991년 걸프전 때 이라크 사상자 수는 미군 사상자 수보다
약 1,000배 더 많았다. 더 나아가, 대부분의 기술혁신역사는 군사적 경쟁의 관점에
서 서술할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기 측의 사상자를 줄이는 한편 상대방의
사상자 수를 늘리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이와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것은 소위 ‘깡
패국가들’에 대한 ‘대량살상의 경제적 제재’이다. 이 제재는 기술적으로 발전된 강
력한 국가들이 권위주의적 지도자가 위협적인 소란을 피우는 쿠바, 북한, 이란, 기
타 기술적으로 열악한 국가들을 국제규범에 따르게 하기 위하여 이 국가들에게 강
요된다. 이러한 경제적 제재는 모든 대량살상무기보다 더 많은 사람들(압도적으로
제2장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13

빈곤층이 더 많았을 것임)의 죽음과 궁핍화의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체제의 행위에 대하여 거의 책임이 없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성
공적인 경제적 재제는 미국과 그 동맹국이 보유한 과학기술적 역량이 없었다면 불
가능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적 역량에 근거한 확고한 군사기술적 우위는
국가간의 국제적 정치적 ․ 군사적 불평등을 유지하는 토대가 된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정책은 사회적 불평등과 상당한 연관을 맺고 있다.5) 물론 과
학기술적 요소가 홀로 사회적 불공평이나 불평등을 야기하는 것은 아니며, 거기에는
다른 요인들이 결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컨대, 빈곤국가의 보건의료문제는 상
호작용하는 많은 변수들(지리와 기후, 식민지배의 역사, 취약한 제도와 무책임한 정
부, 허술한 공공보건 ․ 교육 하부구조 등)의 결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기술
정책이 사회적 불평등과 상당한 관련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사회적 불공평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과학기술정책이 있을 수 있는가?, 그것은 어떠한 내용의
정책일까?’라는 실천적 질문이 제기된다.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이전에, 과학기술
정책과 불평등의 관계를 좀 더 체계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2절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의 관계: 개념적 틀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의 관계를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개념틀로


서 여기에 소개하고자 하는 것은 2006년에 시작된 국제공동연구프로그램 ResIST6)
에 참여한 연구자들이 개발한 것이다. 이 개념틀은 이 연구자들의 공동작업으로 만
들어진 것인데, [그림 2-1]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의 관계를
세 가지 범주로 나누어 분석하고 있다(Cozzens et al, 2007, 2008).7)

5) Woodhouse and Sarewitz(2007, 142)는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하나의 일반적 법칙을 공
식화하고 있다. “결코 평등주의적이지 않은 문명에 도입된 새로운 기술과학적 역량은 부유층과 권력자에
게 이득을 주는 경향이 훨씬 더 강할 것이다.” 이들에 의하면, 이 법칙은 경험적으로 검증하고 반박할 수
있는 것이다.
6) http://www.resist-research.net/
7) 여기에서 다룬 세 범주의 불평등이 과학기술정책과 관련한 유일한 중요한 불평등 측면이라고 할 수는 없
으나 과학기술정책과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주목을 받는 세 유형의 불평등이라고 할 수 있다.
14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그림 2-1]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 개념적 틀(CARE cycle)

자료: Cozzens et al. (2008), p. 6

1. 구조적 불평등

구조적 불평등은 과학기술과 관련한 인간적 ․ 제도적 역량의 불균등한 배분을 말


한다. 예컨대, 국민 일인당 과학기술자(또는 R&D 인력) 수의 국가별 차이, 또는 과
학기술자 수에 있어서 남녀의 비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연구성과가 뛰어난 연구
기관들의 지역적 ․ 국가별 불균등 분포도 여기에 포함된다. 인력자원과 제도정비에
초점을 맞추는 과학기술정책은 이러한 구조적 불평등을 줄이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 대표성(참여)의 불평등

대표성의 불평등은 다양한 사회집단들이 과학기술정책 의사결정과정에 의견을


제시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도의 차이를 뜻한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보건의
료연구와 관련된 의사결정에는 과학자뿐 아니라 조직화된 질병치료집단들이 영향
을 미칠 수 있는 반면, 국방연구와 관련된 의사결정에는 국방관련 계약기업들은 상
당히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시민집단들은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연구정책의 핵심개념인 동료평가(peer review)는 프로젝트 자금지원과 관련한 의
사결정에서 ‘연구자’라는 하나의 외부집단의 역할을 제도화하는 반면 ‘비연구자들’
을 이러한 의사결정에서 배제한다. 물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나 시민집단이 과
제2장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15

학기술관련 의사결정이나 위원회에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3. 분배의 불평등

분배의 불평등은 과학기술변화의 이득과 비용의 불균등한 배분을 의미한다. 예


컨대, 의료보험이 있는 사람들은 의료보험이 없는 사람들보다 새로운 약품과 치료
법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크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부유층은 주요 오염원에
가까이 살 가능성이 적다. 생존수준의 자급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은 새로운 종자
의 값이 비싸면 그 혜택을 볼 가능성이 적어진다. 이와 같이 분배의 불평등은 보건
․ 영양의 불평등(영양 결핍 등에 따른 질병 발생 빈도), 환경 불평등, 정보 불평등,
빈곤 유형 등을 포함한다. 공공 과학기술정책과 프로그램의 이득과 비용을 평가하
고 모니터링하며 그러한 이득과 비용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많은 정부들의 공
공관리 정책 틀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으며, 따라서 과학기술정책에서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4. 세 유형의 불평등의 관계

앞에서 살펴 본 세 유형의 불평등은 보통 개별적으로 분석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세 유형의 불평등은 [그림 2-1]과 같이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의 관계의 변화
주기의 세 요소를 구성한다. 이 세 요소들은 하나의 변화 주기를 구성하며, 더 좋은
방향으로 또는 더 나쁜 방향으로 순환할 수 있다. 역량의 불평등은 대표성의 불평
등에 기여하며, 다시 이것은 과학기술투자의 이득과 비용의 불균등 배분을 가져온
다(악순환). 역으로, 사회집단들과 지역사회들 사이의 역량의 평등성 증가는 의사
결정과정의 참여와 책임성을 더 높일 수 있으며, 다시 이것은 사회적으로 더 광범
위하게 과학기술의 이득을 확산할 수 있고 기초적 니즈의 실제적 충족을 개선할 수
있다(선순환).
과학기술정책에 있어서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를 다루는 표준적 접근법은 특정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결책을 찾으려 하는 것이다. 예컨대, 말라리아 백신을 개발
16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하려는 노력이 그 하나의 보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적 접근법은 한정된 의미의
분배의 불평등만을 다루고 있을 뿐 역량의 불평등, 참여 ․ 대표성의 불평등을 그대
로 방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기술적 해결책이 지속가능하기 어려울 것이
며, 더 광범위한 구조적 이득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 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새로
운 기술들이 서로 다른 국가적 맥락들 속에 뿌리내리고 있는 방식을 더 폭넓게 인식
해야 하며, 새로운 기술들의 분배 효과와 여러 다양한 정책들 사이의 관계를 파악
해야 한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과학기술정책은 과학기술투자와 R&D의 이득과 비용의
불균등 배분의 문제를 다른 정책영역, 예컨대 규제정책이나 사회복지정책으로 떠
넘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책의 이러한 분배 결과는 사회적 행위자들
의 과학기술적 역량, 대표성 ․ 참여의 조직화 방식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즉 앞에
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세 유형의 불평등은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17

│제3장│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앞 장에서는 과학기술정책과 불평등의 관계에 관한 개념적 틀을 소개하였고, 과


학기술과 관련된 세 유형의 불평등을 다루었다. 본 장에서는 이러한 개념적 틀에
근거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개입 방향을 아래와 같이 세
개의 범주로 나누어 제시하고자 한다.8)
- 분배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 대표성(참여)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 구조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여기에서 제시하는 정책적 개입방안은 다분히 이론적인 것으로서 향후 추가연구
로 보완되어야 할 것이다.

제1절 분배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1. 빈곤층과 사회적 약자의 문제에 초점을 맞춘 R&D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는데 기여하는 과학기술정책 활동의 가장 분명한 범주는


빈곤층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문제를 다루기 위한 행동들이다. 이 범주에 정확히 무
엇이 포함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을 수 있고, 현재 수행되는 R&D 중
에서 이러한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되는지 아주 잘 측정할 수 있는

8) 여기에서의 논의는 기본적으로 Woodhouse and Sarewitz(2007), 142-147에 의존하고 있으며, 필요한
곳에서는 다른 이론적 논의와 자료로 보완하였다. 여기에서는 국가간의 국제적 불평등보다는 한 국가내부
의 사회적 불평등을 주로 다룬다.
18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사람은 아무도 없으나, 그 비율이 아주 낮다는 것은 분명하다. 지구적 차원에서 보


면, 연구수행을 위한 자원과 인력이 부유한 국가들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부유
한 국가의 기술과학자들과 자금지원기구들이 연구자원과 인력투자의 방향 전환을
하도록 이끌려면, 계몽된 이기심과 진정한 이타주의의 결합이 필요할 것이다.
예컨대, 앞에서 간략히 지적한 바와 같이, 생물의학 분야는 이것이 어떻게 가능
할 수 있는지를 어렴풋이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서는 UN, WHO, 록펠러 재단, 빌
게이츠 등을 포함한 비전통적인 고위수준의 행위자 그룹이 등장해서 ‘10-90 문제’
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법을 추구하고 있다. 즉 세금이나 정부제도에 의존하
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공적 임무에 초점을 맞추는 ‘정부민간파트너십’에 집중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새로운 접근법을 둘러싸고 논쟁이 예상되지만, 이러한 행동주
의, 박애주의적 관심, 제도적 혁신은 다른 불공평한 연구정책들을 창조적 방식으로
바로잡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현상이 과학기술정책 전반에 걸
쳐 전면적으로 일괄하여 반복될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지만, 말라리아, 어린이 설
사, 그리고 극빈층의 기타 문제들을 다루기 위한 생물의학 연구의 이러한 극적인
방향전환은 첨단 생물의학연구가 자신의 고유한 불변의 궤적(‘부유한 국가의 부유
층 질병위주의 연구’)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부질없음을 보여준다.
최근의 극심한 자연재해로 드러난 지구기후변화의 도전은 빈곤층의 문제를 목표
로 하지 않은 과학기술연구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2004년
의 아시아 쓰나미, 2005년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증명한 바와 같이, ‘자연’ 참사의
결과는 빈곤층이 압도적으로 감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부유국의 환경운동은
영향력 있는 연구자 사회와 결합하여, 정부 관료들이 기후변화를 추적하고 그 원인
을 파헤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명망 높은 원천과학(기초과학)에 막대한 자금을
지출하도록 유도하였다. 이러한 접근법은 기후영향의 실제적 극복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했으며, 해변가 건축 제한이 오히려 기후영향을 실제적으로 극복하는데 도
움을 주었을 것이다. 기후과학자들이 자신들의 관심을 추구하는 동안, 자연재해에
노출된 해변지역 사람들의 수는 약 10 억 명 더 증가하였던 것이다. 미국의 경우,
1980년에 해변지역에 사는 주민은 28%였으나, 2003년에는 53%에 이르러 1억 5천
만명이 넘는다. 대부분의 기후과학연구는 증가된 위험에 대응하는데 그다지 도움
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19

을 주지 못했을 뿐 아니라 기후모델링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자연재해 극복이라는


실제적 과제에 생산적으로 적용될 수 있었을 과학적 ․ 정치적 관심을 실제로 흡수해
버렸다.
또한 에너지 ․ 화학물질 ․ 소재(재료)를 얻기 위해 석유 ․ 석탄에 전지구적으로 의존
하는 것은 높은 에너지 가격, 환경영향, 전쟁, 억압적인 산유국들에 관용적인 지정
학(geopolitics)을 통하여 불평등하게 배분되는 상당한 희생을 강요한다. 세계적으
로 에너지 R&D 투자가 심각하게 부족하며, 현재 R&D 투자의 1/2 이상이 전통적인
연료와 원자력에너지에 투입되고 있다. 석탄과 석유를 지정학적 영향력이 적고 더
청정한 기술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와 혁신의 증가는 지구적 공평성에 분명히 기여
할 것이다.
이와 같이, 과학기술정책과 R&D는 현재 과학기술의 이익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
는 사람들에게 더 좋은 직 ․ 간접적 이득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지향할 수 있다. 이러
한 연구가 과학기술정책에서 높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사실은 과학기술정책 의사
결정에서 특정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보다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것에 부분적으로 기
인한다.

2. 공공재 창출에 초점을 맞춘 R&D

과학기술과 관련된 분배의 불평등을 축소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과학기술정책


이 새로운 공공재의 창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공공재는 덜 유복한 사람들보다
는 부유한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보통 재원이 조달된다. 공공재는 사용자에게 전혀
비용을 발생시키지 않거나 적어도 보조금을 지급 받으므로, 공공재에 대한 접근은
시장에서 일상적 구매와 판매를 통하여 입수 가능한 재화와 서비스보다 더 공평한
것이 일반적이다.
환경관련 R&D와 기술혁신은 부분적으로 공공재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혜택 받지 못한 사람들은 오염된 공기 ․ 물 ․ 토양 혹은 건강에 해로운 건
물환경의 피해를 압도적으로 받고 있다. 유독폐기물 등 환경오염물질 근접성은 사
회경제적 지위에 의하여 서열화 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독물질 노출 감소에
20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기여하는 연구는 사회적 불공평을 줄이는 것이다. 물론 문제가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현재 사회경제 시스템에서 유복한 사람들은 회복된 황무지 혹은 천연 황무지
와 같은 환경공공재를 즐기는데 필요한 여가시간과 기타 자원을 더 많이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는 공공재의 장점을 조심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공공자금 지원에 의
한 과학기술적 연구결과가 항상 공공재로 남아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과
교수진의 지적재산권 주장은 매우 중요시되었지만, 아마 더 중요한 것은 산업계가
공공자금 지원을 받은 과학을 일상적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이다.
시장경제사회에서도 공공재를 목표로 한 과학기술정책 부분을 늘리는 방법이 있
을 수 있다. 예컨대, 에너지 R&D, 환경의 질을 높이기 위한 R&D, 소비자 보호를
위한 R&D도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다.
여기에서 지적한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 R&D 사례들은 현재의 과학기술시스템에
서는 ‘실제 과학기술자들’이 추구하고 싶어 하는 연구가 아닐 수도 있다. 그 부분적
이유는 이러한 성격의 R&D의 가능성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했던 과학자 ․ 기업가
․ 과학정책유력자 ․ 사회과학자 ․ 이익집단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

3.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업의 활성화

분배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개입 방식의 하나로 기술집약적 사


회적 기업을 활성화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업은 기술
적 지식을 활용하여 사회적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사회적 기업들은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을 통해 사회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
회적 혁신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어떤 사회적 기업들은 기술혁신 성과와
기존 기술지식을 활용하여 그것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재
화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업은 과학기술적 지식에 기반
해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지역이나 시민사회에 공익사업을 수행하는 기업인
경우가 많다. 또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도 환경·에너지·보건·안전과 같은
영역에서 지식집약적이고 공적인 성격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
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21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업은 저탄소 사회 구축, 안전 사회


구축, 예방적 의료시스템 구축, 양극화 해소 등과 같은 공공적 ․ 사회적 목표를 지향
하는 과학기술혁신 정책을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사회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혁신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구현하는 효과적인 도구로
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공영역에서 개발된 기술과 서비스는 수요자들
에 대한 전달과정에서 기술과 수요의 불일치, 관료주의 등과 같은 많은 문제가 발
생할 수 있는데, 사회적 기업을 그것을 뛰어 넘어 사용자 지향적 혁신, 사회주도형
혁신을 현실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공공적·사회적 문제를
민간의 혁신역량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집약적 사
회적 기업은 사회적 필요는 존재하나 수요자가 저소득층이나 사회적 약자여서 시장
규모가 작거나 충분히 성장하지 않아 민간 기업들이 무시해왔던 사회적 시장을 발
굴하여 니치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하여 빈곤층이
나 사회적 약자를 목표로 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 제
품이나 서비스를 새롭게 제공함으로써 과학기술정책과 관련된 분배의 불평등 효과
를 완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업은 혁신정책을 입안하거나 국가연구개발사업을 기획
할 때, 사회현장의 문제점과 해결해야할 과제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통로가 될
수 있다. 공급자 중심으로 기획되고 집행되기 쉬우며, 첨단기술 중심으로 과제가
기획·집행되는 경향이 강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과제들을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
업은 좀 더 현실지향적이고 문제해결 중심으로 이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사회적 목표를 지향하는 국가연구개발사업과 기술집약적 사회
적 기업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9)

9) 기술집약적 사회적 기업 육성과 관련된 더 자세한 정책적 논의는 송위진 외(2009)를 참조.
22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제2절 대표성(참여)의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1. 과학기술정책 의사결정에 대한 더 폭넓은 참여

과학기술정책의 불균등한 결과를 줄이는 방법의 하나는 정치적 ․ 사회경제적으로


특권을 가진 사람들이 과학기술정책 의사결정을 지배하는 정도10)를 줄이는 것이
다. 과학정책 심의와 의사결정이 여러 사회집단들과 이해관계자들의 더 다양한 시
각들을 반영할 수 있다면,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수행되는 연구는 더 폭넓
은 사회집단들의 니즈를 충족시켜 줄 가능성이 커진다. 이러한 의미에서 마땅히 포
함되어야 할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대표하는 숙의적 민주적 과정에 기초한 과학기
술정책 결정과정이 필요하다(장영배 ․ 한재각, 2008; Chang and Han, 2008).
과학기술정책 결정과정 참여자의 이러한 다양성은 내부자들이 외부자들의 니즈
와 시각을 고려하지 않으면 자신의 프로그램을 통과시키는데 충분한 지지를 모으는
것을 더 어렵게 한다. 그러므로 과학기술정책과정이 군사기술 개발이나 과학연구
자체를 위한 과학연구보다는 사회적 공평성을 촉진하는데 더 헌신적인 사람들과 기
구들을 포함한다면, 과학기술정책과 프로그램을 통하여 사회적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커진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사회 전체적 관점에서 보면, 과학기술정책 결정과정의 초기 ․ 상위 단계에
참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많은 나라에서 구체적 기술개발 프로그램의 영향평
가와 같이 세부 기술개발의 사회적 ․ 환경적 영향평가에 시민참여가 활성화되고 있
지만, 이것은 사회적 불평등 완화나 축소의 관점에서 국가과학기술투자의 방향이
나 기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기술정책 결정과정의 초기
․ 상위 단계로 시민참여를 이끌어 올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
리는 과학기술정책의 근본적 질문들, 예컨대, 국가 과학기술투자의 전략적 방향과
연구우선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암묵적 ․ 명시적 목표 ․ 비전 ․ 가정, R&D 프로그램과
주제의 선택, 국가과학기술 발전의 궤적 등을 사회적 불평등 완화의 시각에서 더

10) UCS(2004)는 미국의 부시 행정부를 예로 들어, 정치권력에 의하여 과학기술 연구와 정책의 내용과 과
정이 어떻게 부당하게 왜곡되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23

면밀하게 점검할 수 있다(Joly and Kaufmann, 2008; Stirling, 2008; Wilsdon


and Willis, 2004; Irwin, 2006). 지난 20여 년 동안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시민참
여가 확대되어 왔지만 아직은 이런 근원적 수준의 참여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참여방식이 정치적 ․ 사회경제적 환경변화에 따라 후퇴하는 경우도 있다(Kurath
and Gisler, 2009; Mejlgaard, 2009). 그러나 이러한 근원적 수준의 참여가 성공
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과학기술정책의 투명성을 더 높여줄 것이고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 있어서 과학기술정책의 효과성을 높여줄 것이다.
여러 사회집단과 이해관계자들이 더 많이 참여하는 과학정책과정이 사회적 불평
등을 줄이거나 공평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여기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정책 의사결정과정을 다양한 이해관계의 더 큰 영향력
에 개방하는 것은 과학기술정책의 비민주성을 줄일 수 있으나, 반드시 사회적 불평
등을 줄이거나 공평성을 높이는 것은 아니다. 이 모든 것은 어떤 이해관계의 대표
성이 개선되는가에 달려있다. 예컨대, 미국의 노동계급, 사회과학자, 인문과학자,
개도국의 지배엘리트는 전세계 과학기술의 우선순위 설정에서 마땅히 더 나은 대표
성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으나, 이미 이들은 상대적으로 혜택 받은 자들이
다. 따라서 이 경우 과학기술정책 결정과정에 다양한 이해관계의 포괄성 ․ 대표성을
높인다 해도 세계의 가장 심각한 불공평을 퇴치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 지식과 연구성과가 사회적 불공평을 낳는 많은 요인들 중의 하나
라면, 그것은 공평성을 추구하는 이익집단들이 택할 수 있는 다른 접근법들보다 더
중요한 경로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예컨대, 1980년대 중엽에서 1980
년대 말에 AIDS 연구의 정치가 빈곤한 아프리카 ․ 아시아 국가들의 대표자들에 의
하여 강력하게 영향을 받았다면, 정책논쟁은 AIDS 문제를 이들의 시각에서 맥락화
했을 수도 있다. 이 경우 부유한 소비자들을 위한 첨단약품치료보다는 공공보건 하
부구조가 취약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적정가격의 정책개입에 초점이 두어졌
을 수도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 두 가지 정책개입을 모두 시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서는 정책결정과정에 참여하는 지배적 이해관
계자의 성격에 따라 하나의 접근법이 다른 접근법을 압도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24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2. 연구결과가 적용될 사회경제적 맥락의 정직한 평가

많은 경우 과학기술투자나 R&D는 전체적 사회적 ․ 경제적 복지의 확대나 사회적


불공평 개선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정당화되고 있다. 예컨대, 농업생명공학은 세계
식량문제의 해결책으로 오랫동안 장려되어왔고, 나노기술도 부분적으로 그러한 근
거로 현재 장려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모든 주장과 정당화는 하나의 중요한 의미에서 필연적으로 거짓
이다. 즉, 과학기술 그 자체는 어떤 특정한 사회적 결과도 성취할 수 없다는 것이
다. 대학연구자, 정부연구자, 기업에 고용된 기술과학자들은 모두 일련의 광범위한
사회적 ․ 문화적 ․ 정치적 ․ 경제적 힘과 제도 속에서 활동하면서 문제들과 그 문제들
의 부분적 해결책을 동시에 만들어내고 있다. 바꿔 말하면, 과학기술이 하나의 주
어진 사회적 결과를 이룩하려면, 일련의 광범위한 사회적 ․ 문화적 ․ 정치적 ․ 경제적
맥락과 제도가 적합하게 갖춰져야 한다.
여기에서 간과하고 있는 것은 과학기술적 연구라고 알려진 값비싼 간접적 활동
을 통하여 거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것보다 목표에 이르는 더 좋은 길이 있을 수 있
다는 사실이다. 즉, 특정방향의 과학기술적 연구가 주어진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
다고 해서 그것이 최선의 접근법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노기술이 빈국
들이 겪는 중요한 문제들의 해결을 도울 수 있으며, 세계의 물 ․ 에너지 ․ 보건 ․ 식품
문제들에 대한 오랫동안 찾던 해결책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많은
그러한 문제들이 우물 ․ 펌프와 같은 현존기술을 이용하여 더 간단하고 값싸게 개선
될 수 있다면, 이러한 나노기술 예찬은 정치엘리트와 과학기술자 사회의 유력자들
의 이해관계에 봉사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2장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과학기술투자와 R&D의 이득에 대하여 낙
관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과학기술적 역량과 이득이 공평하게 배분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예상되는 과학기술적 지식과 성과가 실제
로 사용될 사회경제적 맥락에 대해서는 거의 논의하지 않으며, 공평한 배분이 가능
하다고 믿는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전혀 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과학기술투자나 R&D 성과가 실제로 적용되고 배분되는 사회경제적 맥락
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25

에 대한 정직한 평가가 장려되고 논의된다면, 과학기술정책결정은 사회적 불평등


완화의 관점에서 더욱 조심스럽게 이루어질 것이고, 그 정책결정의 의미함축의 복
잡성을 더 잘 인식하면서 이루어질 것이다. 이 경우 사회적 불공평을 우려하는 사
람들은 불공평 유지에 기여하는 과학기술적 궤적에 대한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3. 사회적 공평성을 위협하는 기술변화와 R&D 궤적의 속도 늦추기

논리적으로 사회적 불평등 ․ 불공평을 바로잡는 방법의 하나는 이미 유복한 사람


들에게 불리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학기술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예컨
대, 부유한 사람들은 새로 승인된, 그러나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의약품의 부작용
의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부유층은 혁신제품에 대한 초기 접근을 촉진하는
정보 ․ 자원 ․ 기대를 갖고 있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역 불공평’
은 값비싼 새로운 의약품의 이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불이익에 비하면 사소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새로운 의약품에 대한 임상실험이 지구적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규제
승인과 판매에 앞서서 의약품의 부작용에 더욱 더 노출되는 것은 세계의 가장 가난
한 환자들이다. 미국에서도 구조적 불평등, 그리고 보편적 의료보험의 부재 때문에
새로운 의약품 연구는 보험이 없는 빈곤한 시민들에게 압도적으로 행해지고 있으
며, 이들은 치료받기 위하여 이러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잠재적 기술과학 승자와 패자 사이에 공정경쟁의 장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또 하
나의 접근법은 정치적으로 불리한 집단들이 공평성 위협이나 사회적 불평등 심화의
위험을 인식하고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하여 기술과학 변화의 속도를 의
도적으로 늦추는 것이다. 예컨대, 생명공학의 기술적 혁신에 근거하여 인간의 여러
능력을 향상시키는 기술의 경우, 이러한 기술에 대한 접근 가능성 ․ 공평성의 문제
가 심각하게 대두한다. ‘누가 이러한 기술혁신 이득에 힘입어 육체적 힘에서 지능에
이르는 향상된 특성을 받을 것인가?’, ‘이러한 신기술이 인류를 기술 향유자와 비향
유자로 양분할 것인가?’ 등과 같은 복잡하고 심각한 쟁점들이 나타난다. 이 경우,
26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어떤 사람들은 힘이 더 세지고 아름다워지고 똑똑해지는 반면, 과학에 의해서 촉발


된 생명공학 혁신의 이득을 구입할 수 없는 다른 사람들은 태생적 정상상태의 한계
에 묶여있게 된다. 이러한 생명공학기술의 출현에 따른 불평등의 심화는 거의 불가
피해 보이며, 하나의 적절한 정책개입은 그러한 연구와 혁신의 속도를 늦추어 학
습, 정치적 조직, 적절한 보상적 정책개발을 위한 시간을 허용하는 것이다.
과학기술정책은 과학기술진보의 속도를 늦추는 것에 대하여 진지하게 논의한 경
험이 거의 없다(핵무기와 재결합 DNA를 둘러싼 논쟁은 예외적 경우임). 그러나
R&D 자원 배분은 다른 영역들보다 특정 기술과학 영역을 가속화하겠다는 선택을
일상적으로 포함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책결정자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그러
한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자금지원을 받은 과학기술과 그렇지
못한 과학기술 사이에는 거대한 격차가 만들어진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에너지연
구보다 생물의학에 유리한 사회적 선택이 이루어졌고, 친환경화학도 상대적으로
무시되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무시되거나 사회적 선택에서 배제된 과학기술영역
은 ‘수행되지 않은 과학’(undone science)으로 남게 된다(Hess, 2007).
이와 같이 과학기술 투자에 있어서 사회적 선택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미래의 선택을 더 분명히 한다면, 특정 연구영역의 발전 속도를 늦춘다는 개념은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렇게 하는 이유가 공평성이나 사회적 불평등
효과에 관한, 근거가 충분하고 널리 공유된 우려에 뿌리박은 것이라면, 더더욱 그
렇다.

제3절 구조적 불평등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

빈곤층이나 사회적 약자의 과학기술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개입이 필요하다(장영배 ․ 한재각, 2008, 169-170)
첫째, 빈곤층,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 등 사회적으로 취약한 집단이 과학기술적
역량, 기술영향평가 능력이나 대항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 지원할
제3장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과학기술정책 27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과학기술정책형성에 대한 시민참여 기회의 공평성 강화에 기


여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사회적 불평등이나 공평성 등의 쟁점에 과학기술정책이
더 민감하게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공공연구기관과 비영리시민사회단체나 조
직 사이의 파트너십을 지원하여 과학적 지식과 전문성에 대하여 사회적 약자나 빈
곤층이 더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둘째, 사회적 약자나 빈곤층의 참여를 촉진하는 새로운 정책문화의 형성과 전반
적인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하여, 정부는 주요 과학기술적 의사결정이나 쟁점
에 대하여 잘 발전된 시민참여 모델을 활용하여 시민참여적 평가와 공공적 토론을
정기적으로 조직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과학기술적 선택에 대한 공공적 대화 공간
을 창출할 것이고, 일반시민과 사회적 약자의 기술영향평가 능력 배양에도 크게 기
여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기존의 과학기술문화나 홍보 관련기구를 새로운 방식으
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셋째, 경제 ․ 사회 ․ 환경 ․ 문화 등 사회의 여러 영역에 큰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과학기술개발 프로그램 예산의 일정비율(예컨대, 2-3%)을 특히 사회적
불평등 효과에 주목하는 시민참여적 기술영향평가와 과학기술정책 연구에 할당하
여, 이 분야의 사회과학적 연구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그 동안 실시되
었던 우리나라의 기술영향평가에서도 정책권고로 제시되었던 것이지만, 다시 한
번 강조할 필요가 있다.
28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제4장│ 결론과 향후 연구과제

앞에서 우리는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적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몇 가지 방식을


검토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리고 과학기술연구가 사회적 불공평을 유지하거나 심지
어 악화시키는데 기여한다고 믿는 주요 이유들을 검토하였으며, 사회적 불평등을
줄이고 공평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과학기술정책 개입 방식들을 이론적
수준에서 간략히 살펴보았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회적 불평등의 관점에서 보면, 과학기술은 한 편으
로는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
이미 존재하는 사회적 편견을 반영하고 현존하는 권력관계와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의미에서 과학기술정책이 사회적 불평등과 관련하여 어떠한 분
배적 정의의 개념을 암묵적 ․ 명시적으로 갖고 있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Cozzens(2007)는 과학기술정책이 지향하는 4개의 분배적 정의 개념(자유주의적 ․
공리주의적 ․ 계약주의적 ․ 공동체주의적)을 제시하면서 후자의 두 개의 분배적 정의
개념이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 더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물론
이러한 분배적 정의 개념을 넘어서서 과학기술과 연관되거나 과학기술에 의해서 매
개된 활동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람들의 삶의 기회에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재와 같은 사회경제적 상황 속에서 과학기술
정책과 사회적 불평등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살펴본다는 것이 시의적절하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인식과 시각이 진지하
게 받아들여지고 많은 과학기술정책 결정자와 과학기술 연구자들의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과정일 것이다.
우리는 앞에서 과학기술연구와 정책이 사회적 불평등과 내재적으로 연관되어 있
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내재적 연관은 충분히 분명하고 널리 퍼져있으며 잘 알려
져 있고 오랫동안 계속된 일이어서, 과학정책 ․ 과학연구 참여자가 이것을 알지 못
제4장 결론과 향후 연구과제 29

한다고 주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떤 불평등은 불행할 뿐 아니라 비도덕적이기


도 하다. 과학기술연구와 정책이 이러한 불평등 개선에 기여하는 것은 과학기술자
들의 전문가 윤리에도 부합하는 일이며, 과학기술에 대한 대중의 신뢰와 지원을 확
보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다른 한 편 사회적 불평등과 과학기술연구 ․ 정책의 관계는 구조적인 것이고 개인
들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 조직들은 과학기술자가 사회정의에
기여하는 과학기술연구와 정책에 있어서 자신들의 윤리적 의무가 무엇인가를 탐색
하도록 촉구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규모의 윤리적 성찰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과학기술 엘리트들이 과학기술진보와 지배적인 권력관계에 관한 자신의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사회적 불평등 ․ 불공평의 패턴은 과학기술문명의 미래발전에 핵심적으로 중요한 과
제를 던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기술계 내외부에서 과학기술연구 ․ 정책과 사회적 불
평등의 관계를 재검토할 도덕적 ․ 실천적 필요와 의무가 존재한다.
제3장에서 우리는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과학기술정책 개입 방안을 세 유형
의 불평등(분배의 불평등, 대표성의 불평등, 구조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정책들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향후에는 이러한 불평등 개선 정책방안에 대한 세부적 후속연
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과학기술지표에 있어서도 R&D의 사회적 효과
․ 결과와 관련된 지표, 특히 (불)평등 관련 지표 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한 정책연구도 시급하다 하겠다. 아울러 과학기술정책의 목표설정 전환을 위하
여 의사결정 기구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도 모색하여야 한다.
이러한 이론적 연구와 실제적 제도개선은 현재의 지배적인 권력관계 하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사회적 불평등 완화에 기여하는 과학기
술연구 ․ 정책은 그것을 뒷받침하는 사회제도적 변화와 함께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과학기술과 사회는 ‘공진화’하며, ‘동시에 함께 만들어 진다’는 것을 여
기에서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참고문헌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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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ARY 33

│SUMMARY│

[Title] S&T Policies and Social Inequalities

∙Project Leader: Young-Bae CHANG

Abstract

Despite the continued increase of S&T investment, the refinement and


sophistication of S&T policies, and the pervasive importance of S&T in social and
economic life of the contemporary world, social inequalities have not been reduced
but rather deepened or worsened in many parts of the world. Korea is no exception
in this regard and has, especially since the late 1990s, seen a rising tide of criticism
on and social opposition to deepening domestic social and economic inequalities.
These circumstances seem to make 'S&T policies and social inequalities' both
theoretically interesting and practically relevant research subject, but there is in reality
a conspicuous lack of research in this research particularly in Korea. This study is
intended as an attempt to fill this research gap and aims to do an exploratory and
conceptual research for the purpose of better understanding the relations between S&T
policies and social inequalities and, based on such understanding, to search for ways in
which we can make use of S&T policies to reduce such inequalities or increase equities.
This study suggest five such ways in which S&T policies can contribute to reducing
or weakening social inequalities.
- Policies for improving distributional inequalities
- Policies for improving representational inequalities
- Policies for improving structural inequalities
This study concludes with some suggestions for further research.
CONTENTS 35

│CONTENTS│

Chapter 1. Introduction ···················································································· 5

Chapter 2. S&T Policies and Social Inequalities ········································· 8

Chapter 3. S&T Policies for Reducing Social Inequalities ······················· 17

Chapter 4. Conclusions and Implications for Further Research ··············· 28

References ········································································································· 31

Summary ············································································································ 33

Contents ············································································································· 35
저 자

ㆍ장영배 Ⅰ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Ⅰ

: : 정책자료 2009-03
과학기술정책과 사회적 불평등

2009년 12월 일 인쇄
2009년 12월 일 발행

著 者 ㅣ 장영배
發行人 ㅣ 김석준
發行處 ㅣ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서울특별시 동작구 보라매길 44(신대방동 395-70) 전문건설회관 26층
Tel: 02)3284-1800 Fax: 02)849-8016
登 錄 ㅣ 2003년 9월 5일 제20-444호
組版 및 印刷ㅣ경성문화사 Tel: 02)786-2999 Fax: 02)782-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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