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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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20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이효영
이 글은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에서 매주 개최되는
주요국제문제분석 세미나에서의 논의를 참고로 하여 저자가 작성한 것입니다.

세미나 일자  2020. 6. 5.

발 표  이효영 경제통상개발연구부 교수

토 론  김영무 아시아태평양연구부장
최진백 중국연구센터 연구교수
정기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발 행 일 2020년 7월 14일
발 행 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편 집 노유경 연구원
디 자 인 역사공간
발간등록번호 11-1261021-000001-03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우)06750 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572
http://www.ifans.go.kr
E-mail: ifans@mofa.go.kr

이 문건은 집필자의 견해를 바탕으로 ‘열린 외교’의 구현과 외교정책수립을 위한


참고자료로 작성된 것으로서 외교부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한 것입니다.
2020-20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CONTENTS

문제의 제기 01

WTO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 논의의 배경과 함의 03

최근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를 통한 반보조금 대응 10

보조금 규범 강화의 미-중 전략적 경쟁에 대한 의미 18

정책적 고려사항 23
1. 문제의 제기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한 팬데믹발 경제 위기 상황의 심화


속에서 미-중 간 무역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
2년여 간 점증되어오던 미-중 무역 갈등을 일차적으로 해소한 미-중 간 ‘1단계
합의’에 대한 중국의 이행 문제를 미국이 계속 제기하면서 합의 내용을 철회하겠다는
위협도 하고 있으며, 기존 중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중국 기업의 수출 통제 강화 등
중국과의 ‘탈동조화(de-coupling)’ 행보를 심화하고 있음.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발생하기 이전 미국은 올해 초 EU, 일본과의 공동성명을


통해 기존의 WTO 보조금 규범을 강화하여 미-중 ‘1단계 합의’에서 다루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국영기업과 산업보조금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나타냄.
WTO 차원의 다자적 접근 방식을 통해 중국 산업 육성 정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산업보조금 문제에 대하여 공동 연대를 통한 효과적 압박과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고자
했던 것으로 평가됨.

이 외에도 최근 미국은 교역상대국의 환율 평가절하에 대하여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자국의 상계관세 규정을 개정하여 중국의 산업보조금 정책에 대한 대응을 강화
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함.
‘환율 상계관세’ 규정 개정 이후 첫 조사 사례로써 최근 베트남에 대하여 상계관세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향후 중국에 대한 수입규제 수단으로써 활용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됨.

미국은 일련의 자국법 개정 및 다자 규범 강화를 위한 논의의 확산 등을 통해 세계


경제 패권 유지를 위하여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됨.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1


그동안 미국은 자국의 기술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 통제 강화, 외국인 투자
규제를 실시하였으며, 향후에도 미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공급망의 안전 확보를
위한 수입 금지 조치, 중국 국영기업의 미국 내 라이선스 철회, 화웨이 수출대상
반도체 수출 통제 등을 통해 중국과의 ‘탈중국화’ 노력을 심화할 것으로 보임.

본 보고서는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의 심화 상황 속에서 WTO 차원의 다자적 산업


보조금 규제 강화 논의와 미국의 반보조금 대응을 위한 통상 정책 동향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정책적 시사점 및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자 함.

2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2. ­WTO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 논의의
배경과 함의

가.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를 위한 다자적 논의의 배경

미국은 EU, 일본과의 공동성명(1.14)을


통해 기존의 WTO 보조금 규정을 강화하는
미-중 ‘1단계 합의’에서 다루어지지
방안을 발표, 이는 미-중 ‘1단계 합의’에서
못한 중국의 국영기업 및 산업보조금에
다루어지지 못한 중국의 국영기업 및 산업
대한 내용을 실질적으로 다루기 위한
보조금에 대한 내용을 실질적으로 다루기
사실상의 ‘2단계 협상’의 개시로 평가...
위한 사실상의 ‘2단계 협상’의 개시로 평가됨.
미-중 1단계 합의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통한 무역불균형 문제 해소,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기술이전 강요 금지, 환율조작 금지 등 미국이 중국에 대하여
제기했던 내용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으나 가장 중요하면서도 해결이 쉽지 않은 중국의
국영기업 및 산업보조금 문제는 포함하고 있지 않음.

중국의 국영기업 및 산업보조금 문제의


해소를 위하여 미국이 양자적 방식이 아닌
다자적 접근 방식을 채택한 배경은 보조금의 중국의 국영기업 및 산업보조금
‘다자적 성격’ 때문임. 문제의 해소를 위하여
양국 간 합의를 통해 보조금의 지급을 미국이 양자적 방식이 아닌
상호 규제한다 하더라도 나머지 국가들은 다자적 접근 방식을 채택한 배경은
보조금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무임 보조금의 ‘다자적 성격’ 때문...
승차(free-riding)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3


다자적 형태의 규범 하에서는 모든 국가들이 보조금 규제에 동참해야 하며 이를
통해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국제시장 왜곡 등 부정적 영향이 효과적으로 다루어질
수 있음.

나.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 제안의 주요 내용과 쟁점

(1) 금지보조금의 범위 확대

미국, EU, 일본은 현행 WTO 보조금 규범이 특정 국가의 보조금 정책에 의하여
시장과 무역이 왜곡되는 문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WTO 보조금
규정상 ‘금지보조금’의 목록에 네 가지 유형의 보조금을 추가할 것을 제안하고 있음.
현행 WTO 보조금 협정은 금지보조금의 유형으로 ▲수출 보조금과 ▲수입대체
보조금을 규정하고 있으며, 금지보조금에 해당하는 회원국의 보조금 조치는 즉각
철회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금지보조금 목록에 추가하도록 제안된 보조금 조치는 ▲조건이나 제한 없이 제공
되는 대출 보증, ▲구조조정 계획이 없는 부실·도산 기업에 지급되는 보조금, ▲공급
과잉을 유발하는 분야·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으로서 민간 금융기관으로부터 장기금융·
투자를 조달할 수 없는 기업에 지급하는 보조금, ▲직접적인 채무 면제 형태의 보조
금임.

이들 금지보조금 목록 추가 대상 보조금은 철강 및 조선 산업 분야에서 중국 등의


회원국이 과도하게 보조금을 지급하여 공급 과잉 문제가 초래되었다고 오랫동안 지적
되어온 내용임.
한국에게도 조선 산업과 관련하여 EU, 일본으로부터 WTO 분쟁해결제도 하에서
이의가 제기된 바 있는 보조금 유형임.

4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2) 조치가능 보조금 규제 강화

미국 등 3국은 회원국의 보조금 지급으로 인해 부정적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보조금을


지급한 국가가 해당 보조금 지급의 정당성에 대하여 입증을 하도록 하는 ‘입증책임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음.
현행 WTO 규정상 입증책임(burden of proof)은 보조금의 지급으로 인해 부정적
피해가 발생하였다고 문제를 제기하는 제소국의 몫이나, 상대국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한 경우가 많아 입증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었음.
입증책임 전환 대상 보조금의 유형으로 ▲과도하게 규모가 큰 보조금, ▲경쟁력을
상실한 기업을 회생시켜 시장으로부터의 퇴출을 막는 보조금, ▲민간 부문의 참여
없이 대규모 제조역량(공급 과잉)을 유발하는 보조금, ▲동일 제품의 수출상품보다
투입재의 국내 가격을 낮추는 보조금 등을 제안하고 있음.
이 외에도 현행 보조금 규정 하에서는 보조금으로 인한 공급능력의 왜곡 문제가
충분히 다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 조치가능 보조금(WTO 제소 또는
상계관세 부과) 대상이 되기 위해 충족되어야 하는 ‘심각한 손상’에 대한 정의 규정의
개정을 위한 논의를 지속할 것을 제안하고 있음.

(3) 보조금 통보 의무의 이행 강화

미국 등 3국은 현행 WTO 보조금 협정에는 보조금 조치의 통보 의무가 충분히 이행


되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 회원국들의 보조금 통보가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관련 규정의 개정을 제안하고 있음.
보조금 통보 의무의 이행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회원국이
정해진 기한 내에 보조금에 대한 관련 정보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통보되지 않은
보조금 조치에 대하여 다른 회원국이 역통보(counter-notification)를 한 경우 해당
보조금 조치는 금지보조금으로 간주하여 즉각 철회 조치를 하도록 제안함.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5


실제로 WTO 회원국들의 보조금 통보 의무 이행 실적은 2017년 기준 41% 수준으로
저조한 상황임.
최근 보조금 통보와 관련하여 미국은 EU, 일본 외에도 호주, 캐나다, 대만 등 다른
회원국들과 공조하여 WTO 일반이사회에 WTO 투명성 의무 제고를 위한 결정문
초안을 제출하였음.
초안은 통보 기한 내에 통보 의무를 불이행한 회원국에 대하여 ▲‘통보 지연 회원국’
으로 지정, ▲WTO 공식회의에서 다른 모든 회원국의 발언이 종료된 후 발언 기회
제공, ▲일반이사회에서 발언 시 ‘통보 지연 회원국’으로 지명, ▲각종 WTO 기구의
의장직 선출 기회 박탈 등 다양한 제재 조치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함.

(4) 시장 왜곡 상황을 반영한 반보조금 조치의 신설

미국 등 3국은 현행 보조금 규정상 회원국의 국내 시장이 왜곡되어 있는 경우 보조금


조치에 의한 피해 규모만큼 관세를 부과하는 상계관세 부과율을 제대로 산정하기 위한
기준이 부재하여 시장 왜곡 상황을 반영한 상계관세의 부과가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음.
이에 따라 WTO 보조금 협정 개정을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회원국의 국내가격을
적절한 ‘시장 기준(benchmark)’으로 채택하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정의 규정을
마련하고 이러한 경우 국외가격을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제안함.

이와 같은 제안의 배경에는 미국이 중국과 같은 비시장경제국(NME: Non-Market


Economy)에 대하여 국외가격 등을 적용하여 고율의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고자
하는 의도가 존재하며, 이러한 산정 방식에 대한 WTO 규범 합치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음.
미국은 2015년 무역특혜연장법(Trade Preferences Extension Act) 개정을 통해
덤핑 조사대상 기업이 비시장경제국가의 기업인 경우 국내시장 또는 제3국의 시장

6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가격을 사용하지 않고 ‘구성가격’을 사용하여 반덤핑 관세율을 산정하고 있으며 이는
WTO 반덤핑 협정 제2.2조의 ‘특별시장상황(particular market situation)’에 근거를
두고 있음.
그러나 WTO 보조금 협정은 이러한 ‘특별시장상황’을 인정하는 규정이 부재하여
중국에 대하여 비시장경제국 방식을 적용하여 고율의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경우
WTO 규범과 불합치할 소지가 큼.

(5) 국영기업 보조금 규제 강화

미국 등 3국은 국영기업을 통해 지급되는 보조금 조치에 대하여 WTO 보조금 협정상


‘공공기관(public body)’으로 간주되지 않아 적절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며, ‘공공기관’의 범위에 국영기업이 분명하게 포함될 수 있도록 정의규정 마련을
위한 논의를 계속할 의지를 표명함.
그동안 보조금 규정상 ‘공공기관’에 대한 해석을 제시해온 WTO 상소기구의 판정
결과는 국영기업이 ‘공공기관’에 포함된다는 미국의 입장과 충돌해왔음.
최근 미국의 중국에 대한 상계관세 조치와 관련된 분쟁 사건인 U.S.- Countervailing
Measures(DS437) 사건에서 WTO 상소기구는 중국 정부가 특정 기업의 지분을
다수 소유하거나 통제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미 상무부가 해당 기업을 국영기업이라
판단한 것은 WTO 보조금 협정을 위반한 것이라 판정함.
반면, 미국은 정부가 다수 지분을 소유하거나 정부의 통제를 받는 국영기업은 ‘정부
당국’에 해당하며, ‘공공기관’ 해당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국영기업이 정부의 기능을
수행하는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정부와의 관계 등 주요
특성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임.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7


다.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 제안의 시사점 및 전망

금번 미국, EU, 일본 3국이 제안한 보조금 규정 개정 내용에는 미국이 오랫동안


불만을 제기해왔던 회원국들의 보조금 통보 의무 불이행에 대한 문제뿐 아니라 회원국
들이 오랫동안 합의를 이루지 못해온 WTO 보조금 협정의 개정에 관한 내용을 모두
포함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음.
일부 개정 제안은 보조금 통보 의무의 강화 등 기존에 제기되어 왔던 보조금 관련
현안들이며, 국영기업 보조금의 규제 강화는 중국과의 WTO 분쟁을 통해 충돌했던
사안임.
시장 왜곡 상황을 반영한 상계관세 규정을 도입하자는 제안도 규범으로 도입될
경우 중국을 비롯하여 아직 완벽한 시장 경제 체제를 갖추지 못한 다수의 WTO
신규 회원국 및 개도국 회원국을 대상으로 부정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어 회원국
들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으로 평가됨.
또한 금지보조금의 범위 확대 및 조치가능 보조금에 대한 입증책임의 전환 제안은
새롭게 제시되는 내용으로 실제 규범으로 도입하게 될 경우 상당한 파급 효과가
예상되며, 특히 과거 한국과 EU 간에 WTO 분쟁 사건에서 제기되었던 구조조정
보조금 및 간접 보조금을 WTO 보조금 규정상 금지되는 보조금으로 분류하여 강력한
규제를 하자는 것으로 우리가 수용하기 어려운 내용인 것으로 판단됨.

산업보조금의 규제 강화 제안 내용에 포함되어 다루어지고 있는 국영기업에 대한


논의는 미-중 간 체제 대립의 ‘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다수의 국영기업을 통해 주요 산업 분야에 대한 보조금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국 경제 체제의 특성상 다자 규범 차원의 산업보조금 규제의 강화는 최소한
중국의 체제 변화를 유도하거나 중국이 현 체제를 유지하는 한 WTO 체제 하에서
더 이상 공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됨.
현재 WTO 보조금 규범상 보조금 정책에 대한 통보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입장에서 통보 의무의 강화를 비롯한 보조금에 대한 전반적 규제 강화

8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방향으로 규범이 도입될 경우 사실상
중국이 이행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중국
산업보조금의 규제 강화 제안 내용에
경제 체제의 이질성을 더욱 돋보이게 할
포함되어 다루어지고 있는 국영기업에
것으로 판단됨. 대한 논의는 미-중 간 체제 대립의
‘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한편, 미국, EU, 일본 3국이 공동성명을
발표한 올해 초 당시에는 미국이 중국에
대하여 오랫동안 불만을 제기해왔던 WTO
보조금 현안들에 대한 논의가 과거보다 동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WTO 개혁 의제를 비롯한 각종 협상 이슈들에 대한 논의가 사실상
정체된 상황임.
당초에는 3국의 산업보조금 관련 공동성명을 비롯하여 미국을 포함한 12개 회원
국이 공동으로 보조금 조치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안서를 WTO 일반이사회에
제출하여 WTO 개혁과 산업보조금 문제 해결을 위한 다수의 WTO 회원국 간 의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되었음.

코로나19 위기의 지속적 확대와 긴급재난상황 극복을 위한 명목으로 미국, EU,


일본을 포함한 많은 선진국들이 자국의 국내 산업 지원을 위한 산업보조금 정책을 도입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동안 WTO 차원의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됨.
그러나 또 한편, 최근 중국을 비롯한 교역상대국의 통화 평가절하 조치에 대하여
‘환율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여 일방주의적 조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
하고 있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은 중국의 산업 보조금 문제에 대하여 미국이
대응 수준을 늦추고 있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음.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9


3. ­최근 미국의 수입규제 강화를 통한
반보조금 대응

가. ‘환율 보조금’에 대한 상계관세1)

(1) 추진 배경

WTO 차원의 산업보조금 규제를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미국은 교역상대국의 통화 평가절하 조치를 자국의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보조금
지원 행위로 간주하여 ‘환율 상계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규정 개정 작업을 올해 초 최종
공포(2.4)하여 발효(4.6)시킴.
2019년 5월 ‘환율 상계관세’ 부과 방안을 처음 입법 예고한 후 미 상무부는 47건의
의견을 접수, 주요 지적 사항을 반영하여 통화 평가절하 행위를 보조금으로 간주하기
위한 주요 기준에 대한 상세한 규정을 도입하며 최종적으로 기존의 상계관세 규정
(19 CFR351)을 개정함.

미 상무부는 무역적자의 근본적 원인인 교역상대국의 환율조작 행위에 대하여 실질


적인 제재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함.
특히 중국 등 미국의 주요 교역국들이 의도적으로 자국의 환율 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수입품에 징벌적 관세를 부과할 수 있게 되어 미국이 추구
하는 ‘공정 교역(fair trade)’을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함.
환율조작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매년 390만~2,100만
달러 규모의 추가 세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음.

1) ­‘상계관세(countervailing duty)’란 수출기업이 수출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인해 경쟁력이 증대


되어 수입국 국내시장에 피해를 입혔을 경우, 이에 상응하여 부과하는 관세를 의미함.

10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2) 주요 내용

금번에 개정된 상계관세 규정은 교역국의 인위적인 통화 평가절하 행위가 ‘정부의


개입(government action)’으로 인하여 발생하였고 평가절하로 인해 혜택을 입은
기업이 ‘수출입 행위를 하는 기업군’에 해당하는 경우에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음.
일반적으로 WTO 규범의 규제 대상이 되는 보조금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①정부의
재정적 기여(financial contribution), ②혜택(benefit), ③특정성(specificity)의
세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결국 ‘정부 또는 공공기관(public body)’의
‘재정적 기여’를 통해 ‘특정한 기업(군) 또는 산업(군)’이 ‘경제적 혜택’을 입게 되는
경우 조치가능(actionable) 보조금에 해당하게 됨.

개정 상계관세 규정은 신규 조항을 도입하여 해당 기업이 ‘국제적으로 상품을 판매


하거나 구입하는 기업(enterprise that buys or sells goods internationally)’인 경우
상계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기업군(group of enterprises)’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특정성’ 기준을 자의적으로 변경함.
미 상무부는 이와 같은 해석 방식을 통해 국영기업 및 외국인 투자 기업이 ‘기업
군’에 해당하도록 하여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음.
또한 동 조항이 ‘기업군’에 대한 정의 규정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출·
입을 하는 기업은 국가 경제 주체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해석 방식이
미국의 국내법상 합치하는 접근 방식이라 강조하고 있음.

개정 규정은 ‘정부의 개입(government action)’이 존재하는 경우 통화의 인위적인


평가절하가 이루어진 것으로 해석하도록 하고 있음.
반면, 독립적인 중앙은행 또는 통화당국의 통화 및 신용 정책과 관련된 정부의
행위는 일반적으로 ‘정부의 개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음.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11


정부의 개입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환율 변동을 일으키는 정부의 조치와 관련된
‘투명성(transparency)’의 정도를 판단의 요소로 적용하겠다고 설명하고 있음.

개정 규정은 상계관세율을 산정하기 위한 방식으로 수출국의 실질 실효환율(REER:


Real Effective Exchange Rate)과 장기적으로 적정 정책을 채택하여 대외 균형을
달성하게 되는 ‘적정 실질 실효환율(Equilibrium REER)’ 간의 차이를 적용하겠다는
것임.
이와 같은 산정 방식은 IMF의 접근 방식과 일치하는데, 이와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적절한 통화 평가절하 규모를 산정하기 위하여 다른 산정 방식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대안적인 산정 방식도 채택할 것을 제안하고 있으며, 상무부는
이에 대하여 추후 경험이 축적된 이후 더욱 구체적인 규정의 도입 필요 여부와 함께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제시함.

통화의 평가절하가 정부에 의한 ‘재정적 기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여러 반대


의견이 접수되었으나, 상무부는 해당 상계관세 규정의 개정 범위는 ‘재정적 기여’에
대하여 새로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하며 일축함.
일반적으로 WTO 보조금 규정에 합치하는 국내 규정상 조치가능 보조금에 해당
하기 위해서는 해당 보조금이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 의한 재정적 기여’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이에 해당하는 재정적 기여의 형태는 4가지 유형2)에 한정되어 있음.
통화의 평가절하 조치는 ‘자금의 직접 이전(direct transfer of funds)’을 비롯하여
네 가지 유형 중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으나, 상무부는 수출기업이
수출 당국으로부터 미 달러화 대신 국내 통화를 지급받는 행위가 재정적 기여에 해당
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음.

2) ­정부 또는 공공기관에 의한 ‘재정적 기여’는: (1) 자금의 직접이전(무상지원, 대출, 지분참여 등) 또는 잠재적 직접
이전(대출보증 등), (2) 정부가 받아야 할 세입의 포기 또는 미징수(세액공제 등), (3) 정부가 일반적인 사회간접자
본 이외의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 또는 상품을 구매한 경우, (4) 정부가 자금공여기관에 지불하거나, 일반적으로
정부에 귀속되는 앞서 3가지 기능 중 한 가지 이상을 민간기관에게 위임하거나 지시한 경우의 네 가지 유형이
해당됨.

12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일반적으로 환율에 대한 정책적 결정은 미 재무부에게 권한이 있으므로 상무부에
의한 통화 평가절하 관련 대응 조치는 권한을 벗어난다는 비난에 대하여 미 상무부는
국내 산업에 대한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정책적 권한은 상무부에게 있다고
강조하고 있음.
재무부의 정책 권한은 교역상대국이 국제수지를 효과적으로 조작하거나 국제
무역에서의 불공정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타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결정
하는 것인 반면, 상무부는 수입에 의해 피해를 입은 국내 기업에 대한 무역 구제 조치인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정책적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는 입장임.

(3) 평가 및 시사점

금번 상계관세 규정 개정을 통해 미국은 수출국의 기업이 ‘수출·입 행위를 하는


기업’인 경우 상계관세 부과 대상이 되도록 하여 중국의 국영기업과 외국투자기업에
대하여 환율 상계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함.
향후 미-중 무역 합의의 이행으로 인하여 중국의 무역수지 악화 및 경기 부진 등이
발생할 경우 중국의 위안화 약세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는데, 미국은 이와 같은 상황
발생을 염두에 두고 금번 상계관세 규정의 개정을 적극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환율 상계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보임.
미국의 대중 환율 상계관세 부과가 중국의 보복관세 부과 등을 부추겨 미-중 간
무역 합의가 무산될 뿐 아니라 미-중 간 갈등이 전면적으로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음.

‘환율 보조금’에 대한 상계관세 규정 개정에 대하여 미국 내 전문가들은 미 국내법뿐


아니라 WTO 규정에도 환율조작과 상계관세를 연계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가 부족
하다는 점과 상계관세율의 산정 방식 관련 국가별 적정 환율 산정의 객관성이 부족
하다고 지적하고 있음.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13


미 재무부도 미 교역상대국에 대한 환율 상계관세 부과에 따른 외환시장 왜곡 가능
성과 환율정책의 ‘정치화’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음.

상무부의 환율 상계관세 부과는 미 재무부가 매 2년 조사하여 발표하는 환율정책


보고서와는 별도의 작업으로 미 재무부에 의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환율 상계관세’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음.
이에 따라 우리도 미 재무부의 환율 보고서 평가에서 조치 대상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미 상무부에 의해 통화 평가절하 행위가 존재한다고 판단될 경우 환율
상계관세의 부과 대상이 될 수 있음.
특히 과거 미국과의 반도체 관련 WTO 분쟁에서 한국 정부에 의한 ‘위임 및 지시’
행위가 존재한다고 판정된 선례가 있음을 비추어볼 때 향후 미국이 의심스럽게 여기는
간접적 보조금 지원 조치에 대하여 환율 상계관세 규정을 적용하여 수입규제를
부과할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 없음.

미국은 다자 차원의 규범을 통해 중국의 산업보조금 및 국영기업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소하는 전략과 동시에 국내법에 입각하여 일방적인 수입규제 조치를 통해 중국의
국영기업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이는 과거에도 미국이 WTO 출범 전에 슈퍼 301조 등 국내법에 근거한 수입규제
조치를 적극 활용하여 주요 교역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가했던 전술적 성격의 일환
으로, 추후 WTO 차원의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를 위한 보조금 규범의 도입을 위해
다른 회원국들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음.

14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나. 보조금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1) 추진 배경 및 주요 내용

미국은 2015년 발효된 무역특혜연장법(Trade Preferences Extension Act)에


‘특별시장상황(PMS: Particular Market Situation)’ 규정을 추가 도입하여 수출국의
국내 시장이 왜곡되었다고 판단하는 경우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함.
이는 사실상 중국에 대한 비시장경제(NME) 지위 적용이 만료되는 상황에 대비
하여 기존과 같이 중국에 대하여 높은 수준의 반덤핑 규제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평가됨.

문제는 이러한 배경 하에서 개정된 PMS 규정이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 Oil
Country Tubular Goods)에 대하여 최초로 적용되어 6.66~46.3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었다는 점임.
일반적으로 수출국의 보조금 지원 조치에 대하여 반보조금 대응 조치인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통상적이나, 미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의 생산 원가가 보조금
지원 등으로 인하여 왜곡되어 ‘특별시장
상황’이 존재한다는 제소자 측의 주장을 미국은 다자차원의 규범을 통해
받아들여 반덤핑 관세 조사를 실시함. 중국의 산업보조금 및 국영기업
구체적으로 유정용 강관 제품의 생산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소하는 전략과
원가의 약 80~90%를 차지하는 열연
동시에 국내법에 입각하여 일방적인
수입규제 조치를 통해 중국의
강판과 전기료가 ▲한국 정부의 열연강판
국영기업 문제를 단기적으로
생산에 지급하는 보조금, ▲과잉 생산된
해결하고자 하는 전략...
중국산 저가 열연강판 사용, ▲한국 정부의
전기료 통제로 인한 보조금 효과, ▲기업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15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에 근거한 한국 정부의 산업구조개편을 위한 보조금 등으로
인하여 왜곡되어 있다고 판단함.

관련법 개정 이후 PMS 규정을 적용하여 덤핑 마진을 최초로 산정한 사건인 한국산


유정용 강관 재심 1건(2017년) 이후에도 2018년에는 한국산 3건을 비롯하여 총 6건,
2019년에는 한국산 10건을 비롯하여 총 12건 등으로 한국에 대한 PMS 규정 적용
사례가 가장 많음.
미국 국제무역법원(CIT: Court of International Trade)은 PMS를 적용한 미 상무
부의 반덤핑 마진 산정 방식 관련 7건에 대하여 파기환송 시켜 일부 사례의 경우
미 상무부는 PMS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재판정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건에서
상무부는 CIT 판정에 불복하였음.
한국산 OCTG 관련 PMS 존재 여부에 대한 CIT 판정의 주요 내용은 미 상무부에게
PMS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할 법적 권한이 있지만, PMS 존재 결정에 이르기 위해
서는 충분한 증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판시하며 상무부의 PMS 판단이 불충분한
증거에 근거한 것이라고 판정함.

(2) 평가 및 시사점

미국의 PMS 규정은 당초 중국의 비시장경제(NME) 지위 만료에 따라 기존의 반덤핑


규제의 실효성을 유지하기 위해 도입된 규정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적용은 한국산 철강
제품을 대상으로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 우려되는 부분임.
특히 미국의 PMS 적용 관행의 최대 문제점은 시장경제체제인 한국의 철강 제품에
대하여 원가 시장이 왜곡되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임.
이에 따라 일단 한국 시장에 대하여 ‘특별시장상황’이 존재한다는 판단이 성립
되면 관련된 제품들이 동일한 논리에 따라 연쇄적으로 PMS 규정을 적용받게 되며

16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이러한 경우 개별 기업 차원에서 미 상무부의 판정 논리를 반박하기에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됨.

한국 외에도 시장경제체제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반덤핑 조사 과정에서 요소 시장


가격의 왜곡을 지적하며 PMS 규정이 적용되는 사례가 축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WTO에 제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음.
우리의 상계관세 국내 규정 개정을 통해 PMS 규정을 도입할 필요성 검토를 제안
하는 경우도 있으나, 수입규제 조치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더욱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됨.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17


4. ­보조금 문제의 미-중 전략적 경쟁에
대한 의미

가. ‘Reform Option’으로서의 WTO 보조금 규제 강화 제안

미국이 EU, 일본과 연대하여 제안하고 있는 보조금 규제 강화의 내용은 중국을


비롯한 WTO의 개도국 회원국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매우 높은 수준의 규범화 방향
으로 이를 제안한 배경 및 미국의 의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함.
미국은 일부 선진국 회원국들이 원하는
높은 수준의 무역 규범과 의무를 담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다자무역체제를 재구축하려
미국은 일부 선진국 회원국들이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원하는 높은 수준의 무역 규범과
회원국들만 새로운 체제로 수용하고자 하는
의무를 담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의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다자무역체제를 재구축하려 하고
새로운 보조금 규범은 높은 수준의 무역
있으며, 이에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규범을 수용할 수 있는 회원국과 수용이 어려운
회원국들만 새로운 체제로
회원국을 구분하는 일종의 기준점 역할을 하게
수용하고자 하는 의도...
될 것으로 보이며, 포용성(inclusiveness)을
강조해온 기존의 다자무역협상 방향으로부터
선회하여 혜택과 의무를 모두 준수할 준비가
되어 있는 회원국 중심의 배타적(exclusive)인 형태의 다자무역협정 또는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분석됨.
기존의 다자무역체제는 중국의 WTO 가입을 통해 중국의 제도 및 체제의 변화를
유도하며 중국을 포용하고자 하는 목적을 지닌 것이라면, 새로운 형태의 다자무역

18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체제는 중국의 산업 정책 수단 등 불공
정한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 방향
새로운 형태의 다자무역체제는
으로의 개혁(reform)을 의미하는 것으로
중국의 산업 정책 수단 등 불공정한
파악됨. 관행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는
보조금 규범이 강화된 새로운 형태의 방향으로의 개혁(reform)을 의미...
다자무역체제는 중국 산업 정책의 기반을
이루고 있는 보조금 지원 및 국영기업
행태를 강력하게 규제하게 될 것이며,
이와 같은 엄격한 보조금 규범과 의무는 중국이 새로운 형태의 다자무역체제에 편입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될 수 있음.

이에 따라 다자무역체제에서의 보조금 규범의 강화는 미-중 전략적 경쟁의 심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변화하는 보조금 규범에 대하여 중국이 제도 개선
또는 기존 관행의 유지 중 어떠한 전략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됨.
한편, WTO 보조금 규범이 강화되더
라도 개도국 지위를 가진 회원국은 WTO
협정 의무로부터 면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중국과 같은 거대 신흥경제국이 개도국 중국이 국내 제도의 개선을 통해
지위 유지를 통해 무임승차하는 것을 막기 국영기업 문제를 해소하고 보조금
위하여 WTO 개혁 논의의 일환으로 통보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여
개도국 세분화 문제가 현안으로 제기되어 새로운 형태의 다자무역체제에
있음. 편입될 가능성도 있지만,
중국이 국내 제도의 개선을 통해 국영 이는 중국의 근본적인 정치·경제
기업 문제를 해소하고 보조금 통보 의무를
체제의 변화를 의미하므로
성실히 이행하여 새로운 형태의 다자무역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체제에 편입될 가능성도 있지만, 이는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19


중국의 근본적인 정치·경제 체제의 변화를 의미하므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
이에 따라 미국은 새로운 형태의 다자무역체제에 중국이 편입되지 못할 가능성과
중국 외에 다른 개도국 회원국 등의 반대로 인하여 보조금 규범이 강화된 새로운
형태의 무역 협상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국을 배제시키는
방향의 다양한 통상 정책을 동시다발적으로 준비 및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나. ‘Reset Option’으로서의 중국 배제 전략

최근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국무장관의 발언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과의 경제연합체인 ‘경제번영 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언급하며(4.29) 한국을 비롯한 호주, 인도, 일본,
뉴질랜드, 베트남의 동참 가능성을 시사하였음.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 구상은 디지털 상거래, 에너지, 인프라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교육, 무역, 투자 등 전 분야에서 통일된 높은 수준의
글로벌 표준을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됨.
신뢰(trust)를 기반으로 하는 파트너쉽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핵심가치로써
투명성, 책임성, 법치주의, 호혜성 등을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연대 형성을 통해 공동
번영이 가능함을 강조하고 있음.

특히 디지털 분야와 관련하여 미국은 행정명령을 통해 중국의 ICT 수출제품에 대한


미국 시장 진출을 막기 위하여 ‘외국 적국(foreign adversaries)’에 해당하는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ICT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음(5.15).
이 외에도 미 상무부는 중국의 거대 통신기업인 화웨이에 대하여 상무부 산업
안보국(BIS: Bureau of Industry and Security)의 기업목록(Entity List)에 올려,

20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허가 승인을 받도록
하고 미국의 국익에 위해가 되는 거래로 판단하는 경우 허가 신청을 거부하도록 함.
인프라 분야에서도 미국은 일본, 호주와 함께 ‘Blue Dot Network’를 발표(2019.11월)
하여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에 대항하고 있으며, 국제표준(global standard)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중국식 사업 방식을 비난하며 이에 대치되는 높은 수준의 인프라 투자
협력을 추진하고 있음.

미국의 EPN 구상은 명시적으로 중국을


미국의 EPN 구상은 명시적으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글로벌 공급망의
중국을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재편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어 기존의 공급망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 필요성을
으로부터 중국의 ‘탈동조화’ 내지 중국을
언급하고 있어 기존의 공급망으로부터
배제한 새로운 경제연합체 구성 등을 목적
중국의 ‘탈동조화’ 내지 중국을
으로 하고 있는 일종의 ‘reset’ 전략으로 평가될
배제한 새로운 경제연합체 구성
수 있음.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특히 일련의 ICT 기술에 대한 유출 방지 일종의 ‘reset’ 전략...
등 안전 확보 및 중국 기업 배제 노력은
미국이 편입되어 있는 공급망의 ‘탈중국
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평가됨.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주요국에 대해서도 각국의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
하도록 압박하며 기존 ICT 공급망의 ‘탈중국화’를 위해 ‘신뢰’ 관계와 ‘경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

이 외에도 최근 미 백악관이 발표한 對중국 전략적 접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하여 미국에 대한 경제·안보적 위협뿐 아니라 가치(values)의 위협 요인으로서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는 공식적 입장을 표명함.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21


미국은 2019년 국방수권법(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에 의거하여
‘중화인민공화국에 대한 전략적 접근(Strategic Approach to the Republic of
China)’을 발표하여(5.21) 중국이 경제적 수단을 통해 미국의 주요 핵심 산업에
접근해온 것에 대하여 전략적 측면에서 평가하고 공식적 입장과 대응 계획을 대외적
으로 표명함.
중국의 국수주의적 일당독재 체제, 국가 주도의 경제 체제, 국가의 목적 추구를
위한 과학기술의 이용, 중국공산당의 목적 추구를 위한 인권 유린 등을 모두 미국의
가치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음.

미국의 對중 전략 보고서의 발표를 계기로


미-중 간 무역 갈등은 지금까지의 ‘관세 전쟁’,
미국의 對중 전략 보고서의 발표를
‘기술 패권 경쟁’, ‘환율 전쟁’을 넘어서 이제는
계기로 미-중 간 무역 갈등은
‘체제 간 경쟁’, ‘가치와 이념의 갈등’으로
지금까지의 ‘관세 전쟁’,
또 한 차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됨.
‘기술 패권 경쟁’, ‘환율 전쟁’을
전략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넘어서 이제는 ‘체제 간 경쟁’,
시행해온 각종 무역·투자 관련 조치에 대하여
‘가치와 이념의 갈등’으로
또 한 차례 확대... 일관된 정책 방향성을 제시할 뿐 아니라,
향후 도입·시행할 무역·투자 규제 조치에
대해서도 중국을 공격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것으로 명분을 제공하고자 한 것으로 평가됨.
중국의 정치·경제 체제를 비롯한 기술 정책 및 인권유린 상황 등에 대하여 모두
자유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체제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으로 비난하고 있어,
서방 국가를 비롯한 많은 국가들이 표방하는 보편적 가치와 이념과는 매우 상이하고
공존이 불가능한 것으로 구조화되고 있음.
최근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에 대하여 미국은 2019년 제정한 ‘홍콩인권
민주주의법’에 근거하여 홍콩의 특별지위 박탈 및 수출허가 예외 폐지로 대응하고
있어 향후 미-중 간 갈등은 서로 상이한 ‘가치’와 ‘체제’ 문제를 둘러싸고 더욱 격화
될 것으로 전망됨.

22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5. 정책적 고려사항

가. ‘Reform Option’(다자무역체제의 개혁)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

미국의 보조금 규범 강화 제안은 기능을 상실한 WTO의 입법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금번 WTO 개혁 노력과 함께 규범 강화
작업이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기존의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는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됨.
미국의 주도로 WTO 내에서 복수국 간 무역 협정 형태로 논의되고 있는 디지털
무역 규범화 노력도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미국, EU, 중국의 입장이 매우 상이하여
합의 도출 가능성이 불투명함.
미국이 EU, 일본과의 공동 연대를
형성하여 추진하고 있는 보조금 규범 강화
보조금 규범 강화 방향은 중국뿐
방향은 중국뿐 아니라 우리를 비롯한
아니라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대부분의 신흥경제국들이 산업 정책을
신흥경제국들이 산업 정책을 추진함에
추진함에 있어 매우 부담스러운 내용으로,
있어 매우 부담스러운 내용으로,
대다수 회원국들의 반대로 합의 도출이
대다수 회원국들의 반대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됨.
합의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
그러나 과거 미국이 그러했듯이 다자
무역 의제에 대한 합의 도출을 유도하기
위하여 자국의 일방적 수입규제 조치를
비롯한 다양한 통상 정책을 활용하여 다른 회원국들을 압박하여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음.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23


WTO 개혁 논의 의제 중에서 중국과 가장 심하게 충돌하고 있는 개도국 지위 문제와
관련하여 미국은 중국 등 신흥경제국의 개도국 지위 유지에 대하여 매우 불만이 큰
상황으로, 앞으로 구축될 다자무역체제는 경제 규모가 크고 발전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일부 개도국에 대하여 예외 적용이 없는 보다 엄격한 형태의 규범과 의무 규정을
갖추게 될 것으로 전망됨.
개도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은 기존의 방식과 달리 무역자유화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는 국가와 상호주의(reciprocity)에 입각하여 무역·투자 관계를 형성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으며, 향후 양자 및 다자무역협상에서 미국은 높은 수준의
무역·투자 자유화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과는 매우 제한적으로 경제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됨.
우리는 개도국 지위 문제와 관련하여 기존에 유지하던 농업 협상 분야에서의
개도국 지위의 적용을 더 이상 인정받지 않기로 결정함에 따라 개도국 지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의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다른 WTO 개혁 의제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김.

미국은 WTO 개혁 및 보조금 관련 다자무역 규범화 작업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접근


하고 있는 반면, 이와 동시에 단기적으로는 자국 시장의 보호를 위하여 국내법에 의거한
수입규제의 강화를 통해 대응하고 있어, 한동안 보호무역 조치의 확산과 심화는 불가
피할 것으로 예상됨.
한국은 그동안 무역자유화의 기반이 되어온 WTO 체제의 최대 수혜자로 반덤핑,
상계관세 등 무역구제제도를 소극적으로 운영해 왔으나, 앞으로 한동안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적 통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국내 제도의 정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임.
특히 중국과 같은 비시장경제체제의 견제를 목적으로 미국, EU 등이 도입하고 있는
무역구제조치의 규정들이 우리 기업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최소한의 ‘수비용 무기’를 정비해둘 필요가 있음.

24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한편,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미국, EU, 일본 등 선진국들은 경기 회복과 국내
산업의 회생을 위하여 상당한 규모의 재정 투입을 통해 사실상의 산업보조금을 지원
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상황임.
미국과 EU 등은 중국과의 체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는 명분을
축적하고 있으나 이와 같은 방향으로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지원 조치가 세계적으로
확산될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국내 산업의 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
성이 높음.
선진국들의 통상 및 산업 정책의 향방을 면밀하게 살펴보며 우리의 자립화·국산화
전략을 현명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의 무역구제제도 정비를 통해 ‘공격용
무기’도 정비할 필요가 있음.

나. ‘Reset Option’(미국의 중국 배제 전략)에 대한 정책적 시사점

중국과의 체제 갈등을 명분으로 미국은 새로운 형태의 국제통상질서를 구축해나


가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 과정에서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자유화와 투명성을
약속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국가들은 배제하고 ‘신뢰’를 명분으로 미국의 리더십을
따를 준비가 되어 있는 국가들과의 공조 체제를 추구할 것으로 보임.
미국의 ‘경제번영네트워크(EPN)’도 이러한 전략적 목표에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
되며, 디지털 분야에서는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국가 안보를 강조하며 중국의 경제
발전에 악용되지 않도록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방지하고, 인프라 측면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중국식 모델’의 확산도 저지하고자
하고 있음.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통한 ‘탈중국화’ 전략은 국가 안보 논리에 입각하여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이와 같은 핵심기술 분야에서의 미국의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25


중국 배제 정책은 아직은 미국의 발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기술력 육성
핵심기술 분야에서의 미국의 중국
배제 정책은 아직은 미국의 발전 전략에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됨.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중국에 진출한 미국 및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의 기술력 육성 전략에 중국의 기술 인력 및 전기·전자 산업 기반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평가... 중심으로 구축되어 있는 기존의 글로벌 공급


망으로부터 현실적으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이나, 미국이 확산시키고 있는 중국 정부와
시장에 대한 불신과 금번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주목하게 된 중국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의 불안정성 등을 감안해볼 때 기업
차원에서 안전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상업적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상존함.

미국은 중국의 대표적인 통신 기업인 화웨이를 글로벌 5G 시장에서 배제시킴으로서


중국의 기술패권 국가로서의 부상을 초반에 저지하고자 하는 것으로 평가되며, 효과적인
배제를 위한 연대를 형성하기 위해 기존의 동맹국들에게 화웨이 배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음.
최근 중국의 홍콩보안법 제정 이후 미국의
화웨이 배제 동참 요구에 미온적 반응을
보이던 일부 유럽 국가들이 제재에 동참
우리의 화웨이 배제 동참은 對중국
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우리도 배제 동참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는
여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음.
매우 큰 리스크가 수반되는
과거 중국과의 ‘사드 경험’에 비추어보아
결정일 것으로 보이며, 상업적인
우리의 화웨이 배제 동참은 對중국 무역
이해관계에 대한 검토를 통해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는 매우 큰 리스크가
민간 부문에서 결정을 내린다는
수반되는 결정일 것으로 보이며, 상업적인
기존의 입장 유지가 현명...
이해관계에 대한 검토를 통해 민간 부문에서
결정을 내린다는 기존의 입장 유지가 현명한
대응 방안이라 판단됨.

26 주요국제문제분석 2020 - 20
현재 미국 정부 차원에서 아직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발표하지 않은 EPN 구상과 관련
하여 향후 한국의 동참을 요구하게 될 경우에 대비하여 우리의 입장을 내부적으로 정립
해둘 필요가 있음.
EPN 구상의 핵심을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디지털, 인프라, 에너지 등
분야별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규범화 방향, 협력 사업, 정책 수단 등 사안에 따라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결정을 내리고 해당 결정 과정에서 미·중
양국과의 외교적 협의의 채널을 적극 활용해야 할 것으로 판단됨.

보조금 규제 강화와 미-중 전략적 경쟁 27


CONTRARIA SVNT COMPLEMENTA
상반되는 것은 보완적인 것이다
Institute of Foreign Affairs & National Security
Korea National Diplomatic Acade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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