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Documents
Culture Documents
[2024 국어 학습지] 2) 황혼, 쉽게쓰여진시, 그복숭아나무곁으로, 등꽃아래서 2
[2024 국어 학습지] 2) 황혼, 쉽게쓰여진시, 그복숭아나무곁으로, 등꽃아래서 2
시멘트 장판 위 그 많은 수인(囚人)들에게도
의지가지없는 그들의 심장(心臟)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땀내와 사랑 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육 첩 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나는 왠지 가까이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나) 한껏 구름의 나들이가 보기 좋은 날
흰 꽃과 분홍 꽃을 나란히 피우고 서 있는 그 나무는 아마
등나무 아래 기대어 서서 보면
사람이 앉지 못할 그늘을 가졌을 거라고
가닥가닥 꼬여 넝쿨져 뻗는 것이
멀리로 멀리로만 지나쳤을 뿐입니다
참 예사스러운 일이 아니다
흰 꽃과 분홍 꽃 사이에 수천의 빛깔이 있다는 것을
철없이 주걱주걱 흐르던 눈물도 이제는
내 가슴에 기쁨 같은 슬픔 같은 것의 물결이
그래서 외로웠을 것이지만 외로운 줄도 몰랐을 것입니다
반반씩 한꺼번에 녹아 흐르기 시작한 것은
그 여러 겹의 마음을 읽는 데 참 오래 걸렸습니다
평발 밑으로 처져 내린 등꽃 송이를 보고 난
그 후부터다
밑뿌리야 절제 없이 뻗어 있겠지만 [2] <보기>를 참고하여 ㉠~㉢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아랫도리의 두어 가닥 튼튼한 줄기가 꼬여 < 보 기 >
큰 둥치를 이루는 것을 보면 시에서는 두 종류의 감각이 결합하는 방식으로 시인의 주관적 감정이
구체화되는 경우가 있다. 그중에서 청각적 이미지를 시각적 이미지로
그렇다 너와 내가 자꾸 꼬여 가는 그 속에서
전이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와 같은
좋은 꽃들은 피어나지 않겠느냐? 표현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반대로 시각적 이미지를 청각적 이미지
로 전이시키는 경우도 있다. 소리 없는 모양을 청각적 이미지로 바꾸는
과정은, 울림과 여운이 있는 시적 정서로 환기되어 주제를 효과적으로
또 구름이 내 머리 위 평발을 밟고 가나 보다
형상화할 수 있다.
그러면 어느 문갑 속에서 파란 옥빛 구슬
① ㉠은 ‘심심한 얼굴을 하고 있는 그 복숭아나무 그늘’을 시각적 이미
꺼내 드는 ㉢은은한 소리가 들린다. 지로 전이시킨 것으로, 시인의 주관적 감정이 구체화된다고 볼 수 있겠
< 보 기 >
「그 복숭아나무 곁으로」는 화자가 대상을 이해해 가는 변화의 과정이
드러난 작품이다. 처음에 화자는 대상의 특징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갖
고 대상에 거리감을 느끼며 그와의 본격적인 만남을 유예하게 된다. 하
지만 멀리서 대상을 바라본 화자는 그의 진실한 모습을 발견하여 대상
에 다가가게 되고, 대상의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 화자는 자신의 편견으
로 인해 상대의 마음을 읽는 데 오랜 시간이 지나게 되었음을 고백하고
성찰하며, 비로소 대상과의 성숙한 만남을 이룬 후 교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