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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심화 주제 엮어 읽기_ ➊ 자화상
내는 태도가 나타나 있다. 1연에서는 이와 같은 신분과 궁핍했던
자아 성찰의 태도를 드러내고 있는 작품
가정 형편을 자세히 밝힘으로써, 가난이 주는 고통이 자신을 규
정하고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2연에서는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현대시 자화상 | 서정주 |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라며 자신의 성장 과정이 고통과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시련, 방황의 연속이었다는 것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화자는
세상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으며, 다른 사람들의 비난도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대추꽃이 한 주* 서 있을 뿐이
받아 왔다. 3연에는 처음으로 순결한 이미지가 나타나는데, 고통
었다.
스러운 삶의 역정 뒤에 피워 낸 결정체인 ‘시(詩)의 이슬’이 바로
어매는 달을 두고* 풋살구가 꼭 하나만 먹고 싶다 하였으 그것이다. 이로 보아 화자는 인생에 있어서 이와 같은 아름다움
나…… 흙으로 바람벽한 호롱불 밑에 은 부정적인 요소들이 있을 때에만 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손톱이 까만 에미의 아들. 있다. 화자는 이러한 깨달음 때문에 ‘병든 수캐’처럼 살아온 자
갑오년(甲午年)*이라든가 바다에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는 신의 삶을 당당하게 밝히고 뉘우치지 않겠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다 하는 ➊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머리털과 이다.

그 커다란 눈이 나는 닮았다 한다.


시어·시구 연구
➋ 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팔할(八割)이 바람이다. ➊ ‌외할아버지의 숱 많은 ~ 닮았다 한다. : 외할아버지의 외모
세상은 가도 가도 부끄럽기만 하더라. 를 화자가 닮았다고 하였는데, 이는 화자가 할아버지의 외양
어떤 이는 내 눈에서 죄인(罪人)을 읽고 가고 뿐 아니라 내면 세계까지 닮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화자의
어떤 이는 내 입에서 천치(天痴)를 읽고 가나 반항적이고 도전적인 성격이 외할아버지에게서 비롯되었음을
➌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련다. 나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➋ ‌스물세 해 동안 ~ 팔할이 바람이다. : 여기서 ‘스물세 해’는 화
자가 살아온 지난 세월을 의미한다. 그리고 ‘바람’은 고통, 시
찬란히 틔어 오는 어느 아침에도
련과 방황을 상징한다. 따라서 화자는 23년간 살아온 자신의
이마 위에 얹힌 시(詩)의 이슬에는
삶이 방황과 시련으로 가득 차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몇 방울의 피가 언제나 섞여 있어
볼 수 있다.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➌ ‌나는 아무것도 뉘우치진 않으련다. : 화자는 자신의 삶 중 팔
병든 수캐마냥 헐떡거리며 나는 왔다.
할이 바람인 힘든 시간을 견뎌 왔다. 하지만 스스로의 삶을 후
*한 주 : 한 그루. 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이는 굴욕적
*달을 두다 : 여자가 아이를 배다. 삶에 굴복하지 않고 맞서겠다는 의지의 표출로 볼 수 있다.
*갑오년(甲午年) : 갑오개혁이 일어난 1894년.

갈래 자유시, 서정시
작가 연구 _ 서정주(1915~2000)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벽’이 당선되었고, 김동리, 함형수
성격 고백적, 성찰적
등과 함께 “시인부락” 동인으로 활동하였다. 초기에는 토속성을
① 과거의 삶에 대한 당당한 태도를 드러냄.
특징 바탕으로 인간의 원죄 의식과 원초적 생명력을 노래한 작품을 주
② 비유적 표현을 통해 화자의 정서를 드러냄.
로 창작하였고, 이는 이후 동양 사상이 짙게 배인 토착적, 고전적
주제 지난 삶에 대한 회고와 성찰
무드의 작품들로 이어진다. 중기 이후에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한과 자연관의 맥을 잇는 작품들, 설화를 기반으로 한 작품들을
이해와 감상 많이 발표하였다.
자신의 존재와 이제까지 살아온 삶의 역정에 대해 진솔하게 고 그의 작품들은 전통적 서정 세계에 바탕을 둔 탁월한 감수성과
백하고 있는 작품이다. 첫 행에서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종이었다 시어의 조탁 등으로 한국 현대시사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되
는 사실을 선언하듯이 밝히면서 자신의 지난 삶을 당당하게 드러 고 있다.

⑴ 문학의 숲과 나무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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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충
심화 주제 엮어 읽기_ ➊ 자화상
는 도구인 ‘연필’은 화자와 동일시되는 대상으로, 화자는 예리한
경건한 어투의 내적 독백을 다룬 작품
칼로 자신의 몸이 깎여도 단정하고 꼿꼿한 연필처럼 시련에 굴하
지 않고 올바른 삶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현대시 살아 있는 날은 | 이해인 |

➊ 마른 향내 나는 시어·시구 연구
갈색 연필을 깎아 ➊ ‌마른 향내 나는 ~ 글을 쓰겠습니다. : 화자는 경건한 마음으로
글을 쓰겠습니다. 글을 쓰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 시인이 수녀임을 고려할 때,
이런 행위는 신에게 기도하는 구도자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사각사각 소리 나는 ➋ ‌몇 번이고 지우며 ~ 나의 하루 : 화자는 자신의 하루를 기록

연하고 부드러운 연필 글씨를 하는데 정성을 다하고 있다. 이는 구도자로서 수행에 정진하

➋ 몇 번이고 지우며
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
➌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 화자는 자신을 신의 연필에 비
다시 쓰는 나의 하루
유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신에게 의탁된 것으로 여기
는 종교인으로서의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이 시에서 ‘연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필’은 글을 쓰는 행위, 즉 자아 성찰을 하는 도구로 기능하고
단정하고 꼿꼿한 한 자루의 연필처럼
있다. ‘연필’은 예리한 칼끝으로 몸을 깎이어도 단정하고 꼿꼿
정직하게 살고 싶습니다.
함을 유지하는 사물로 고난과 시련에도 곧고 올바른 삶의 자
세를 보여 주는 대상이며, 절대자의 뜻을 따르는 대상이다.
➌ 나는 당신의 살아 있는 연필 ➍ ‌정결한 몸짓으로 ~ 당신을 위하여 소멸하겠습니다. : 화자는
어둠 속에도 빛나는 말로 죽는 날까지 오직 신을 위해 살아갈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내
당신이 원하시는 글을 쓰겠습니다. 고 있다. 즉, 절대자를 향한 헌신과 사랑을 드러내고 있다.

➍ 정결한 몸짓으로 일어나는 향내처럼 작가 연구 _ 이해인(1945~ )


당신을 위하여 그의 시 형태는 의도적이고 계산된 형태라기보다 소박하고 자
소멸하겠습니다. 연 발생적인 것에 가깝다. 그의 운율은 담담한 어조처럼 간결하
고 순수한 느낌을 준다. 그것은 긴장과 자극을 수반하는 격정적
갈래 자유시, 서정시 인 어조와는 관계가 멀다. 그는 이미지를 비유적으로 쓰고 있다.
성격 종교적, 의지적 모든 이미지의 배후에는 반드시 그것을 지탱하는 종교적 이념이

① 종교적 엄숙함과 경건한 분위기가 드러남. 도사리고 있다. 이러한 점은 그의 세 권의 시집이 보여 주는 일관


특징
② 종교적 수행의 과정을 글을 쓰는 과정에 비유함. 된 특색이다. 방법에 대한 의도적 추구나 변화가 있는 것 같지가
주제 신을 향한 경건한 삶의 다짐 않다. 오히려 후기로 올수록 그러한 방법적인 문제들을 거의 방
기해 버리고 있는 느낌이다. 방기해 버린 만큼 이념 쪽으로 더욱
치열해 갈 뿐이다. 이런 점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앞에서 말한

이해와 감상 대로 이념에의 경사 때문이다.


이념(종교적)과 시인 사이에 가로놓인 한 치의 간격도 용납할
이 시는 수녀인 시인이 자신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의 삶에 대한 다짐을 드러내고 있다. 화자는 시를 쓰는 것을, 종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럴 때 그가 이념으로 믿고 있는 사랑
교적 수행자인 자신이 삶의 전부라고 여기는 신에게 기도를 드리 과 기도의 실천 의지가 곧 시 그 자체가 된다. 또 그 역도 가능하
는 것과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또한 화자는 자신의 삶을 한 다. 다만 그에게는 그 기도와 사랑의 질적인 내용만이 문제가 된
편의 글을 쓰는 과정에 비유하고 있다. 화자는 시를 몇 번이고 지 다. 얼마나 자기 진실에서 우러나온 기도와 사랑이냐 하는 것이
우고 다시 쓰기를 반복한다. 이는 보다 진실하고 성실한 마음으 문제가 된다. 그는 시를 하나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다.
로 신에게 다가서려는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글을 쓰고 있 - 권국명, ‘이해인 수녀의 시 세계’

28 1. 문학, 쓰기, 읽기와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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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작가 엮어 읽기_ ➊ 자화상
➋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 깨끗하고 도덕적
윤동주의 다른 작품
인 삶을 추구했기에 그것을 방해하는 작은 시련에도 고통이
컸다는 화자의 고백이다. 순결한 도덕적 삶을 살고자 했던 화
현대시 서시 자의 의지와 고뇌가 드러나 있다.
➊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➌ ‌별을 노래하는 ~ 사랑해야지. :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무한한 연민과 사랑을 표현한 구절이다. 여기서 ‘별을 노래하
➋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는 마음’은 화자가 지향하는 도덕적 순결을 추구하는 자세를
나는 괴로워했다. 가리킨다.

➌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➍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 걸어가야겠다. : 화자에게 ‘주어


진 길’은 사랑을 실천하고 부끄러움이 없는 삶을 의미한다. 이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러한 소명 의식을 바탕으로 화자는 앞으로 민족을 위하는 자
➍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신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결의를 담담하게 다짐하고 있다.
걸어가야겠다.
➎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밤’은 어두운 현실 상황
을, ‘별’은 이상, 희망을, ‘바람’은 현실의 시련과 고난을 의미
➎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한다. 이 구절은 식민지 현실에서 화자가 이상을 실현시키는
데 끊임없이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암시적으로 표현
갈래 자유시, 서정시
하고 있다.
성격 고백적, 성찰적

① ‌‘과거 → 미래 → 현재’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시상을


특징 전개함.
② 이미지의 대립(별과 바람)을 통해 시적 상황을 제시함.

주제 부끄럼 없는 삶에 대한 소망

현대시 별 헤는 밤
이해와 감상 ➊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이 작품은 윤동주의 유고 시집인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맨 처음에 실린 시로서, ‘서시(序詩)’라는 제목에 걸맞게 시집 전
체의 내용을 대표하는 역할을 한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이 시는 시간적 흐름에 따라 크게 ‘과거 - 미래 - 현재’의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부분(1~4행)은 순결하고 도덕적
가슴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인 삶을 살고자 했던 시적 화자의 의지와 그로 인한 고뇌를 과거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의 시점에서 말하고 있다. 두 번째 부분(5~8행)에서 시적 화자는
살아 있는 존재들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드러내면서 앞으로 살아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갈 삶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마지막 부분은 2연으로 밤과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별, 그리고 바람 간의 관계를 통해서 현재 시적 화자가 처한 부정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적인 상황을 형상화했다.

별 하나에 추억과
시어·시구 연구 별 하나에 사랑과
➊ ‌죽는 날까지 ~ 부끄럼이 없기를, : 부정적인 현실에 타협하지 별 하나에 쓸쓸함과
않고 양심에 부끄럽지 않은 순수한 삶을 살겠다는 화자의 삶 별 하나에 동경과
의 태도가 드러나 있는 구절이다. 여기에서 ‘하늘’은 화자에게 별 하나에 시와
양심, 이상과 같은 윤리적 판단의 절대적 기준이다.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⑴ 문학의 숲과 나무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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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작가 엮어 읽기_ ❶ 자화상
➋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봅 시어·시구 연구
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➊ ‌계절이 지나가는 ~ 가득 차 있습니다. : 이 시의 시간적 배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 이 가을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가을’은 화자의 쓸쓸한 정서
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를 부각하고 있다. 이러한 쓸쓸함은 암울한 시대 상황에서 기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➋ ‌어머님, 나는 ~ 불러 봅니다. : 화자는 별을 세며 그리움의 대


상인 어머니를 떠올리고 있다. 따라서 ‘별’은 과거를 환기하는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화자와는 거리가 먼, 동경의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대상이기도 하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➌ ‌내 이름자를 ~ 덮어 버리었습니다. : 이름을 쓰는 행위는 자
신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화자에게 그
어머님,
이름은 부끄러운 것으로 자각되고 있다. 그래서 화자는 그 이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름을 덮어 버리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➌ 내 이름자를 써 보고, 죽어서 시인이 된 시인 윤동주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윤동주는 생존 시에 문인으로 자처하지도 않았고 문단에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관여하지도 않았다. 그 흔한 동인회에도 가입하지 않았고 문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단 친구도 없다. 그가 사망한 후 그의 시집이 발간되면서 ‘사


후(死後)의 훈장’처럼 그에게 시인의 타이틀이 붙여졌고 그가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일본 경찰에 체포돼 2년 징역형을 받고 옥사했다고 해서 ‘저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항 시인’이라는 ‘덤’까지 붙여 주었다. 그래서 윤동주는 ‘죽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서 시인이 된 시인’이다. 1918년에 태어나서 1945년 해방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6개월 앞둔 2월 16일 27세의 나이로 옥사한 그는 참으로 여


한이 많은 일생을 산 인물이다. 우선 그는 장가를 한 번도 못
갈래 자유시, 서정시 가 보았다. 공부한다고 일본을 오락가락하다가 결혼할 기회
성격 회상적, 사색적 를 만들지 못했다. 결혼을 해 볼까 하다가 그만 감옥살이 신

① ‌‘현재 → 과거 → 현재 → 미래’의 시간적 흐름에 따라 세가 되었고 감옥에서 사망하니 물론 혈육이 있을 리 없다.


특징 시상을 전개함. 생존 시에 ‘시인’ 소리를 못 들은 것은 그렇다 치고라도 직
② 동일한 문장 구조를 반복하여 정서를 강조함.
장이란 것도 가져 보지 못했다. 그 시절 남자 나이 20세 전후
주제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상념과 미래에 대한 소망 가 되면 결혼하고 취직해서 남자로서 갖출 것은 대충 갖추는
것이 관습인데 그는 문학 공부하는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모
든 다른 것을 돌아보지 않았다. 성격이 무섭도록 침착한 그
이해와 감상
는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 다른 일은 전혀 오불관언이었다.
이 시는 윤동주의 1941년 작품으로, 별을 바라보며 떠오르는
상념을 통해 어린 시절의 애틋한 추억과 아름다운 과거에 대한
윤동주는 자기 작품에 대해 지나치게 결벽증이 있어 다듬
그리움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현실 속에서 무기력한 자신의 모 고 또 다듬고 해서 완벽하다고 스스로 판정을 내리기 전까지
습을 부끄러워하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의지로 현재의 어려움 는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라도 보여 주지 않았다.
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 조영규, ‘죽어서 시인이 된 시인 윤동주’

30 1. 문학, 쓰기, 읽기와의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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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 주제 엮어 읽기_ ➋ 최척전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다룬 작품 갈래 군담 소설, 영웅 소설

배경 병자호란

고전 소설 임경업전 | 작자 미상 | ①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


특징 ② ‌실존 인물이 등장하여 사건 전개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➊ 호장(胡將)이 조선 국왕의 항서를 받고 세자 대군을 볼 있음.
모로 잡아 들어갈새, 세자 대군이 내전에 들어가 하직한대, 주제 임경업의 영웅적 활약상과 비극적 생애
중전(中殿)이 세자 대군의 손을 잡으시고 눈물을 흘려 서로
잡아 떠나지 못하는지라. 상이 세자 대군을 나오라 하사 눈 이해와 감상
물을 흘려 왈, 이 작품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여 인조 때의 명장이었던
“과인의 박덕함을 하늘이 밉게 여기사 이 지경을 당하게 임경업 장군의 생애를 영웅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임경업전’
되니, 누를 원망하며 누를 한하리오. 너희는 만리 타국에 에는 역사적인 사실이 반영되어 있기는 하지만 허구적인 면을 활
몸을 보호하여 잘 가 있어라.” 용하여 병자호란의 치욕으로 인한 한을 풀고자 하는 민중적 정서

하시며 손을 차마 놓지 못하시거늘, 대군이 눈물을 흘리며 가 나타나 있다. 이 작품은 임경업 장군의 충성심을 예찬함과 동
시에 병자호란을 일으킨 청나라에 대한 적개심과, 나라의 위기
오열하여 아뢰어 왈,
앞에서도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채우기에 바빴던 집권층에 대한
“전하, 슬퍼하심이 무익하고, 신 등이 또한 무죄히 가니 설
비판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마 어이하리까. 바라옵건대 전하는 만수무강하소서.”
상이 슬퍼하심을 마지아니하시고 학사 이영(李影)을 부르 전체 줄거리
사 왈, / “경의 충성을 아나니, 세자 대군과 한가지로 보호하 임경업은 무과에 급제한 뒤, 이시백의 무관으로 명나라에 가서
여 잘 다녀오라.” 명나라군을 이끌고 호국을 침입한 가달을 물리친다. 호국은 임경
하시니 세자 대군은 천안을 하직하시고 나오시며 망극하심이 업을 피해 바닷길로 조선을 침략해 인조의 항복을 받은 뒤, 세자
비할 데 없는지라. 한 걸음에 세 번이나 엎더지며 눈물이 진 와 대군을 인질로 잡아간다. 임경업이 의주에서 세자 일행을 인
질로 끌고 가던 호국 군대를 격파하자 호왕이 분노하여 인조에게
하여 피 되니, 그 모습은 차마 못 볼러라. <중략>
임경업을 호국에 보내라고 한다.
이때 임경업이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낮이면 높은 데
호왕은 임경업에게 명나라를 칠 것을 명령하나 임경업은 명
올라 호적(胡敵)의 옴을 기다리더라. 문득 바라본즉 호병(胡 나라의 편을 들어 거짓 항복을 받고 귀국했다가, 승려 독보의 배
兵)이 승전고를 울리며 세자 대군을 앞세우고 의기양양하여 반으로 호왕에게 잡혀간다. 호왕은 임경업의 충절에 감복해 세
나오거늘, 경업이 분기 대발하여 절치부심(切齒腐心)하며 소 자 일행을 조선에 돌려보내고, 임경업을 부마로 삼으려 한다. 이
리하여 왈, 를 거절하고 조선으로 돌아오던 임경업은 김자점의 모략으로 살
“이 도적을 편갑(片甲)도 돌려보내지 말고 무찌르리라.” 해된다. 인조가 사건의 전모를 알고 김자점을 처형하고 임경업의
충성에 대해 포상한다.
하고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말에 올라 큰 칼 들고 나가며
중군에 분부하여, / “군사를 거느려 뒤를 따르라.” / 하더라.
구절 연구
호장이 정제히 나오는지라.
➊ ‌호장이 조선 국왕의 ~ 볼모로 잡아 들아갈새, : 병자호란 중
➋ 경업이 노기충천하여 맞아 내달아 칼을 들어 호장의 머
조선의 왕이 호장에게 항복했던 역사적 사건을 제시하고 있
리를 베어 내리치고, 진중을 짓쳐 들어가 좌충우돌하여 호병
다. 이러한 장치는 작품에 사실성을 부여하고 독자들의 관심
을 베기를 무인지경같이 하니, 호병이 황겁하여 각각 헤어져 을 고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목숨을 도모하여 달아나고, 남은 군사는 아무리 할 줄 몰라 ➋ ‌경업이 노기충천하여 ~ 죽는 자가 무수하더라. : 임경업의 활
죽는 자가 무수하더라. 약상이 나타나 있는 부분이다. 임경업은 신이한 능력으로 적
호장이 상혼낙담(喪魂落膽)하여 십 리를 물러 진을 치고, 들을 물리치고 있다. 보잘것없는 집안에서 태어난 경업이 이
패잔군을 모아 의논 왈, 러한 활약을 보임으로써 양반 영웅이 아닌 민중적 영웅이 부
“경업은 용맹하니 장차 어찌하리오.” 각되고 있다.

36 1. 문학, 쓰기, 읽기와의 첫 만남

고등국어지도서시안1-1.indd 36 2017-06-30 오후 2:07:15


부정적 현실을 소설적으로 보상한 작품 갈래 군담 소설, 영웅 소설

성격 전기적, 설화적

고전 소설 임진록 | 작자 미상 | ① ‌실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인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하고


특징 있음.
이때, 왜왕이 김응서와 강홍립이 죽은 후로 기탄함이 없 ② 임진왜란의 패배에 대한 정신적 보상을 꾀함.
어, 다시 기병코자 하여 병기를 수축(修築)하며 군사를 연습 주제 임진왜란 때 영웅들의 활약상
하더니, 문득 조선 패문이 왔거늘, 왕이 경이하여 급히 떼어
보니 하였으되, 이해와 감상
 “너희가 다시 반코자 함을 우리 주상(主上)이 알으시고
➊ 이 작품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영웅들의 활약상을 그리
생불을 보내사 너의 죄를 자세히 물은 후에 항서(降書)를 고 있다. 주로 왜적이 쳐들어왔을 때 나라를 구하려고 일어선 민
족적 영웅들인 최일경, 이순신, 강홍립, 정충남, 김덕령, 김응서,
받으라 하시니, 만일 순종치 아니하면 옥석(玉石)이 구분
사명당 등의 활약상을 서술하고 있다.
(俱焚)하리라.”
역사적으로 임진왜란은 몇몇 전투를 제외하면 우리 민족에게
하였거늘, 왕이 간필(看畢)에 대소 왈, 패전의 아픔을 안겨 주었던 전쟁이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우
“조선에 어찌 생불이 있으리오. 이는 우리를 의혹케 함이라.” 리가 전쟁에서 승리한 것으로 바꾸어 놓고 있다. 이는 허구의 세
하고, 제신(諸臣)으로 의논할새, 제신이 주(奏) 왈, 계에서나마 정신적 위안을 얻으면서 민족의 사기를 진작하고, 패
전으로 인한 수모를 정신적으로 보상하여 민족의 기운을 회복하
“제 생불이라 하오니 취맥(取脈)하여 볼 것이 있으니 여차
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여차하소서.”
하고, 급히 병풍 일만팔천 칸을 만들어 글씨를 써 들어오는 전체 줄거리
길 좌우편에 세우고, 사명당을 호위하여 말을 급히 몰아 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선조는 꿈을 꾸고 그 해몽을 최일경
이더라. <중략> 에게 시킨다. 최일경이 왜가 침입할 징조라고 꿈을 풀이하자 선
일일은 밖에 나와 천기를 살피다가 상좌를 불러 왈, 조는 노여워하며 그를 귀양 보낸다. 3년 뒤 왜군이 침입하자 이
“사명당이 급한 일이 있어 나를 향하여 재배한다.” 순신, 정충남이 항전하지만 전사하고, 강홍립, 김덕령 등은 대승

하고, ➋ 손톱에 물을 묻혀 동을 향하여 세 번 뿌리니, 문득 을 거둔다. 선조는 피란길에 오르고 김도경이 의주까지 호송한
다. 최일경이 복귀하여 김응서를 천거하고 유성룡은 명나라에 구
삼색 구름이 사면으로 일어나며, 사해용왕이 구름을 끌며 바
원병을 요청한다. 관운장의 도움으로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참전
람을 끼고 일본으로 살같이 가더니, 이윽고 천지 아득하여
하여 활약하나 조선 산천의 맥을 끊으려다 태백산 산신령에게 봉
뇌성벽력(雷聲霹靂)이 진동하며 큰 비와 얼음덩이 내려와 일
변을 당하고 본국으로 쫓겨난다. 한편 김덕령은 역적으로 몰려
본이 거의 바다가 되매, 인민의 죽음을 이루 헤아리지 못하
원통하게 죽는다. 강홍립과 김응서는 일본 원정에서 승리하지만
며, 군신 상하가 피할 곳이 없어 서로 붙들고 탄식하며, 살기 강홍립의 배신으로 둘 다 죽는다. 사명당은 일본에서 왜왕을 혼
를 원한들 물이 점점 들어와 망망대해(茫茫大海) 되어 일본이 내 주고 돌아온다.
거의 함몰함에 미치매, 어찌 두렵고 겁나지 아니하리오.
구절 연구
사명당이 조화를 부려 몸을 공중에 올라앉으니, 그 모양이
➊ ‌너희가 다시 반코자 ~ 옥석이 구분하리라. : 조선 패문에서는
한 떼구름이 머무는 듯 그 형묘(形妙)함을 형용치 못하더라.
적국이 항복하지 않으면 처참한 결과가 일어날 것이라며 협박
사명당이 고성대매(高聲大罵) 왈,
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역사적 사건과 반대되는 일이
“무도한 왜왕이 천의(天意)를 모르고 우리 조선을 경히 여
다. 이는 전쟁의 패배로부터 받은 치욕을 소설을 통해 보상받
겨 종시 침범코자 하니 그 죄 용서하기 어렵고, 또 임진 이
으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후로 조선 인민의 사망이 부지기수라. 우리 조선이 주야로 ➋ ‌손톱에 물을 묻혀 ~ 거의 바다가 되매. : 신이한 능력을 부리
도축(禱祝)하기를 왜왕을 베고 일본을 씨 없이코자 하나니, 는 대목으로,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전기성이 드러난 부
왜왕은 빨리 머리를 올리라.” 분이다.

⑴ 문학의 숲과 나무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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